통합대장경

013_1305_a_01L불설사자소타사왕단육경(佛說師子素駄裟王斷肉經)
013_1305_a_01L佛說師子素馱娑王斷肉經
지엄(智嚴) 한역
013_1305_a_02L 大唐沙門 智嚴 譯
“내가 과거의 한량없는 겁을 되돌아보네.
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소타사(素駄裟)라.
그 왕이 어느 때인가 산에 나가 노니는데
뭍 신하가 따라와서 짐승 사냥을 하였네.
013_1305_a_03L我憶過去無量劫有王名曰素馱娑其王一時出遊山群臣部從獵虫獸
갑자기 천둥ㆍ우박과 악풍이 일어남을 만나
모든 사람들이 흩어졌는데, 모두 놀라고 당황하여
왕이 홀로 깊은 산 숲으로 달아났지만
강가에 이르러 숨을 돌려보니 함께 한 이[伴] 하나 없네.
013_1305_a_05L忽逢雷雹惡風起諸人分散悉驚惶王獨走入深山林臨河蘇息無人伴
어미 사자가 산 덤불 속에 있다가
왕이 홀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왕에게 다가왔네.
중생의 악업이 숙세의 인연인 까닭에
지옥에 굴러 괴롭기 그지없나니
013_1305_a_07L牝母師子在山藪見王獨坐逼王身衆生惡業夙緣故轉種地獄苦無量
왕과 사자도 숙세의 인연으로
욕정이 함께 일어나 같이 한 자리에서 만났는데
여러 겁 동안 고기를 먹고 산 것을 죽였던 것이
숙세의 버릇[習]으로 사자의 태에 들었네.
013_1305_a_09L王與師子夙因緣欲情俱起共交會多劫食肉殺生者夙習故入師子胎
사람 몸에 사자 머리로 태어났는데
발에 점이 있는 장부로 백수의 왕[獸王]과 같았고
빠르게 자라나 몹시 용맹하고 날카로웠으며
어미에게 ‘내가 누구의 씨이냐?’고 물었네.
013_1305_a_11L便生人身師子首班足丈夫如獸王長成迅速甚猛利問母我是誰體胤
그 어미 사자가 아들에게 대답하기를
‘갈국(竭國) 소타왕이 네 아버지란다.’
아들이 이 말을 듣고 속히 가서
마갈제(摩竭堤: 마가다)국 부왕의 처소를 찾아갔네.
013_1305_a_13L其母師子答子云 汝父竭國素馱王子聞是已速往尋摩竭提國父王所
뵙고서 지나간 인연을 갖추어 아뢰니
왕이 듣고서 스스로 깨달아 아들로 삼았네.
그러나 부왕의 나이 늙어가니
누각에 올라 ‘아들을 세워 왕으로 하라’고 칙서를 내렸네.
013_1305_a_15L引現具啓往因緣王聞自悟收爲子然爲父王年老邁登樓冊子立爲王
사자 소타사라고 부르고
어전과 조정에서 신하와 백성을 다스리는데
사자는 나쁜 버릇[惡習]에 뒹굴러온 까닭에
여러 겁 동안 고기를 먹고 중생을 해쳤네.
013_1305_a_17L號爲師子素馱娑御殿朝政理臣民師子展轉惡習故多劫食肉害衆生
비록 사람의 왕으로 머물렀으나 곡식은 먹지 않고
오직 새와 짐승, 물과 육지의 벌레만 먹는데
고기를 바칠 때가 장차 다가오니
대궐 문에서 개가 짐승 고기를 물어갔었네.
013_1305_a_19L雖居人王不食穀唯飡鳥獸水陸虫供進雜肉時將至闥拔獸肉狗銜將
대궐에서 고기를 책임 맡은 사람은 왕이 목을 벨까 두려워
달아나다가 어린 아이를 붙잡아
남몰래 머리·목과 손·발을 잘라서
모두 가마솥에 삶아서 왕에게 바쳤네.
013_1305_a_21L闕肉廚人懼王斬走出捕捉小嬰孩密截頭項幷手足全煮鑊中供進王
013_1305_b_01L왕이 그 고기를 먹고 매우 감미롭게 여겨
오래도록 고기 맛을 즐기는 모습이 섶나무를 태우듯 하였네.
음식 맡은 이에게 왕이 ‘이 무슨 고기냐?’고 물으니
음식 맡은 이가 두려워서 사실을 모두 왕께 아뢰었네.
013_1305_b_01L王食其肉甚將美長嗜肉味狀燒薪王問食官是何肉 食官惶怖具啓王
왕이 그 죄를 용서해주면서 ‘근심하지 말고
매일 이 고기를 바치라’고 하였네.
음식 맡은 이가 이미 대왕의 명령을 받아서
옷을 바꾸어 입고 매일 남의 아이를 훔치고 말았네.
013_1305_b_03L王赦其罪勿憂愁每日供進是肉來廚人旣承大王敎變服每日盜他兒
여러 해 동안 남의 아들딸을 훔치니
하는 짓이 나찰(羅刹) 같고 또 매[鷹]와 같았네.
나라 안 백성들이 모두 자식의 옷을 가지고
잃은 자식 때문에 각기 두려워하였네.
013_1305_b_05L積年竊盜他男女如行羅剎復如鷹國內人民竝持服爲失子息各慞惶
쌍쌍이 손을 잡고 서로 물어보니
기가 막히고 목이 잠기지만 하늘[皇天]에도 고할 수 없었네.
마을 사람들이 지켰다 그 도적을 잡으면
음식책임을 맡은 도적이 호소하며 ‘마음대로 한 일이 아니라’ 하네.
013_1305_b_07L兩兩執手互相問氣噎無處告皇天邑人守捕獲其賊廚賊訴云不自由
국인이 이를 듣고 왕에게 아뢰어 간하면
왕이 듣고서 화를 내고 크게 성을 내어 꾸짖긴 하지만
이 날 ‘아이 고기를 몰래 바치고
이제부터는 매일 한 사람만 요리하라’ 영을 내렸네.
013_1305_b_09L國人聞此啓諫王王聞忿怒大嗔責比日令密進孩肉從今每自料一人
친척과 신하와 백성을 차례로 먹어치워
염소처럼 외양간에 끌려오게 되니
온 나라가 절망(絶望)하여도 말할 데가 없으므로
널리 왕의 대궐집에 모여 임금을 없애고자 하였네.
013_1305_b_11L親戚臣民次第食如羊欄內被牽將闔國絕望無控告普集王衙欲除君
왕은 높은 대(臺)에 올라 귀신께 빌었네.
‘청하옵니다. 날개로 날아 이 난을 면하게 해주소서.
만일 날개를 얻어 날게 되면 모든 방편을 취하여
100나라 왕의 머리로 산신에 제사하겠사옵니다.’
013_1305_b_13L王上高臺祈神鬼 請翅飛騰免斯難若得翅飛取諸方百國王頭祭山神
사자는 사나운 짐승이고 악한 버릇 때문에
날개를 얻어 날게 되자 모든 왕을 차례로 잡아와서
높은 봉우리에 있는 높다란 바위위에 매어놓으니
이미 아흔아홉[99] 나라 왕을 얻었네.
013_1305_b_15L師子猛獸惡習故立得翅飛接諸王囚縶高峯峻巖上已得九十九國王
오직 한 왕이 모자라서 제사를 못 지내자
사자가 내려와 다시 찾아다녔네.
이 때 왕사(성)의 보살왕은
문월(聞月)이라 불렀는데 동산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네.
013_1305_b_17L惟少一王擬當祭師子而下更尋求於時王舍菩薩王號爲聞月園苑浴
왕이 옥섬돌에 앉아 있는 것을 사자가 보고
내려와 오른 팔을 붙잡아 사로잡고자 하였네.
이 때 문월왕이 슬피 우니
사자가 왕에게 ‘무슨 까닭으로 우느냐?’고 물었네.
013_1305_b_19L師子見王坐王矴下捉右臂欲擒將爾時聞月王悲泣師子問王何故啼
‘내가 대왕은 용맹하고 지혜롭다고 들었는데
보살은 목숨과 재물을 돌보지 아니하므로
이와 같은 것도 응당 참을 만 한데
어찌 괴로움과 근심을 자유로이 하지 못하는가?’
013_1305_b_21L我聞大王勇猛智菩薩不顧身命財若也如是當應忍何得苦憂不自由
013_1305_c_01L문월왕이 사자에게 대답하기를
‘일체 근심과 괴로움은 어여삐 여김[慈]에 지나지 않네.
보살의 큰 자비를 수행하여
내가 이제 저 100나라 왕을 근심하오.
013_1305_b_23L聞月答王師子云 一切憂苦不過慈修行菩薩大慈悲我今憂彼百國王
일생 동안 호귀(豪貴)하게 천하의 주인노릇을 한 이들이
오늘은 갇혀 목숨을 마치게 되었네.
내가 또한 100나라에 불법을 구하고
먼 데에서 법사가 오기를 청하였는데
013_1305_c_02L一生豪貴主天下今日囚縶命欲終我又百國求佛法請得法師遠方來
법을 듣고 친히 가르침을 받지 못하고
나라 사람들이 몹시 바라는 것을 일찍이 듣지 못하였네.
그대가 나를 7일 간 놓아주면
3보께 공양하고 법음(法音)을 들어
013_1305_c_04L未及聽法親授敎國人渴仰未曾聞汝捨施我一七日供養三寶聽法音
모든 신하를 모아 여러 법을 부탁하고
8일째는 스스로 대왕을 맞이하겠소.’
그 보살은 거짓이 없으므로
사자가 왕에게 7일의 기한을 허락하였네.
013_1305_c_06L集會群臣囑累法八日當自迎大王以其菩薩無詐妄師子許王七日期
8일째 문월이 성을 나와 맞으며
몸을 내던져 놓아 사자왕을 기다리니
이에 사자가 구름같이 나타나
문월을 잡아다가 이미 잡혀있는 여러 사람들을 대해 놓고
013_1305_c_08L八曰聞月出城迎捨身施待師子王於時師子如雲現擒接聞月對衆將
사자가 왕에게 묻기를 ‘두려움이 없는가,
짐승들의 왕 같은 내 앞에 감히 나오느냐?’
문월이 사자 왕에게 대답하기를
‘이 몸은 헛되이 가합[虛假]된 데 불과하니 대왕에게 보시하오.
013_1305_c_10L師子問王可無畏 敢出我前如獸王聞月答王師子言 是身虛假施大王
차라리 백천(百千) 목숨과 재물을 버릴지언정
전에 말한 것을 어기고 그대와의 약속을 놓치지 않겠노라.’
화(和)한 얼굴과 기쁜 빛을 하고 방편으로 말하기를
‘내가 잠시 인연을 말할 터이니 들어보시오.
013_1305_c_12L寧捨百千身命財不犯前言失汝期和顏悅色方便語聽我少時說因緣
그대가 삿된 귀신에게 제사하고자 하지만
여러 곳의 선신이 그대에게 재앙을 줄 것이고
시방(十方) 불찰(佛刹)의 여러 성현을
여러 겁 동안 다시 이름도 듣지 못하리.
013_1305_c_14L汝欲祭祀邪神鬼諸部善神與汝殃十方佛剎諸賢聖多劫汝不更聞名
이 몸은 인연이 헛되이 가합된 데 불과하니
목숨은 번개 빛과 같아서 잠깐조차 머무는 일 없고
5근과 6식과 남과 내가 없는 것이라.
안ㆍ이ㆍ비ㆍ설ㆍ촉이 인(因)이 되어
013_1305_c_16L是身虛假合因緣命若電光無停住五根六識無人我眼耳鼻舌觸爲因
눈 흘림[幻] 같이 변화해 여러 모양[像]을 보인 것인데
중생이 망녕된 생각으로 집착하여 참[眞]이라고 하네.
머리에서부터 발까지 이 몸을 살펴보면
한 가지 일도 항상 머무는 것이 없으니
013_1305_c_18L如幻變化見衆像衆生妄想執爲眞從頭至足驗此軀無有一事是常住
물속의 거품이 찰나에 없어지듯이
늙음[老]ㆍ병ㆍ죽음[死]ㆍ괴로움[苦] 또한 덧없네.
그대가 지금 비록 고기로 그 몸을 기르지만
마침내 의지할 데 없고 좋은 길]善路]이 없으니.
013_1305_c_20L如水中泡剎那滅苦亦無常汝今雖肉養其身究竟無依無善路
생물을 죽임이 한량없고 고기를 먹으면
악도 가운데서 뒹굴며 괴로움을 받으리.’
이 때 문월이 한량없는 게송으로
사자 소태왕을 열심히 교화하였네.
013_1305_c_22L殺生無量食噉肉展轉受苦惡道中爾時聞月無量偈勸化師子素馱王
013_1306_a_01L사자가 듣고 점차 마음을 돌이켜
나[我]라는 것이 실상의 체가 없음을 듣고
사자가 왕에게 묻기를 ‘무슨 방편을 써야
제사하는 데 죄도 안 되고 신의 기쁨도 얻을 수 있나요?’
013_1306_a_01L師子聞已漸迴心聽聞無我實相體師子問王如何計 祭祀無罪得神歡
문월이 대답하길 ‘소박한 음식을 장만하여
죄가 되지 않는 청정한 음식으로 하늘께 제사하시오.’
사자가 분부대로 산신에 제사하고
목숨을 버려[捨身] 문월왕에게 보시하였네.
013_1306_a_03L聞月答云辦素味無辜淨食祭祀天師子依命祭山神捨身施與聞月王
산속에 갇혔던 모든 왕들도
아울러 문월에게 맡기니
문월은 각기 본국으로 인도해 돌아가게 해
본래대로 안치하여 인민을 다스리게 하고
013_1306_a_05L山中囚禁諸王者竝皆付囑聞月將聞月各引還本國依舊安置理人民
아울러 사자 소타왕을 데려다가
마갈제(摩竭堤: 마가다)국 본궁(本宮)에 앉히고
모든 신하와 백성을 화합시키니
온 나라가 고기를 끊고 살생을 하지 않았네.
013_1306_a_07L幷將師子素馱王摩竭提國坐本宮和合諸臣及萬姓合國斷肉不殺生
이 때 문월이 큰 서원을 내니
‘제가 정등각을 이룰 때
일체 중생을 해탈시키고
이 왕들은 모두 함께 부처님을 이루게 되길 원하옵니다.
013_1306_a_09L爾時聞月發大願 願我成等正覺時解脫一切普含生此等諸王同成佛
사자 왕에게 준 미묘 법[妙法]으로
그 중한 죄가 눈 녹듯 하기를 원하옵니다.’
013_1306_a_11L所授師子王妙法願其重罪得雲銷
또한 과거 아승기겁을 생각해보면,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도리궁(忉利宮)에 처하여 과거 고기 먹던 남은 습관으로 몸을 변하여 매가 되어 비둘기를 쫓았었다.
이 때 내가 왕이 되어 이름이 시비(尸毘)였는데, 그 비둘기를 어여삐 생각하고 몸을 저울질하여 살을 베어 비둘기를 대신하여 목숨을 바쳤었다. 시비왕이 바로 나였으며 뒤에 왕이 되었으니 이름이 문월이었으며, 그 때 제석(帝釋)이 화하여 매가 되었던 이가 뒤에 왕이 되었으니 사자 소타였다. 제석도 나를 시험했기 때문에 오히려 악도에 태어났는데, 하물며 다른 중생이 부끄러움이 없이 마음대로 죽이고 피와 고기를 먹되 그치거나 만족할 때가 없음이겠는가?
013_1306_a_12L又念過去阿僧祇劫釋提桓因處忉利宮以於過去食肉餘習變身爲鷹而逐於鴿我時作王名曰尸毘愍念其鴿枰身割肉代鴿償命尸毘王者我身是也後當作王名曰聞月其時帝釋化爲鷹者後當作王師子素馱釋試我故尚生惡道況餘衆生無慚專殺食噉血肉無止足時
013_1306_b_01L일체 중생이 처음이 없을 때부터[無始以來] 일찍이 부모와 친속(親屬)이 되지 아니한 이가 없으며 새와 짐승으로 쉽게 태어나는데 어떻게 차마 먹을 수 있겠는가? 고기를 먹는 이는 여러 겁을 지내는 동안에 새와 짐승으로 태어나서 남한테 피와 고기를 먹게 하고, 전전하며 목숨을 바치게 된다. 만일 사람들 사이에 태어날지라도 마음대로 죽이고 고기를 좋아하면, 죽어서 아비(阿鼻) 지옥에 떨어져 잠시도 쉼이 없게 되니, 만일 사람이 일생에 고기 먹는 것을 끊을 수 있으면 부처님을 이룰 적까지도 두 번 다시 먹지 않게 되는 것이다.”
013_1306_a_20L一切衆生從無始來靡不曾作父母親屬易生鳥獸如何忍食夫食肉者歷劫之中生於鳥獸食他血肉展轉償命若生人閒專殺嗜肉死墮阿鼻無時蹔息若人能斷一生食肉乃至成佛無由再食
佛說師子素馱娑王斷肉經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