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미가라부인[彌伽羅母]1)의 불바라(弗婆羅) 동산에 있는 환희전(歡喜殿) 안에 계셨다.
014_0001_a_05L一時佛住舍衛國彌伽羅母弗婆羅園歡喜殿中。
이때 비사가모(毘舍佉母)와 1,500명의 청신(淸信) 우바이들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숙여 예를 올리고 물러가 한쪽에 머물렀다.
014_0001_a_06L於是毘舍佉母與千五百淸信優婆夷來詣佛所,稽首佛足,卻住一面。
그때 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무엇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찾아왔는가?”
014_0001_a_08L爾時佛告毘舍佉:“何緣晨朝而來至?”
비사가모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전에 지극히 깊어 이해하기 어려운 위없는 법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하신 것을 이름하여 우바이정행(優婆夷淨行)이라 한다는 것을 이미 들었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미묘한 법상(法相)을 자세히 풀어 분별하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이 법문을 듣고서 앞으로 올 긴 밤 동안 편안하고 즐거우며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서 보리에 이르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들어라. 내가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분별해서 간략하게 말해 주리라.
014_0001_a_19L佛告毘舍佉:“諦聽,諦聽!我當爲汝分別略說。
014_0001_b_01L선여인이여, 과거 아주 멀고도 오랜 무량겁 가운데 파라내(波羅奈)라는 나라가 있었으니, 왕의 이름은 범여(梵與)이고 왕비의 이름은 발타라(跋陀羅)였다. 또한 왕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이 연화(蓮花)였다. 그 모습이 단정하고 덕이 있었으며 총명한 지혜로 분명하게 잘 이해하였고 많이 듣고 배우는 데 뜻을 두고 좋아했으며, 정근하여 용맹하게 항상 선행(善行)을 닦았고 세간의 기예(技藝)에 능숙하게 통달하여서, 항상 부모가 애지중지하였다.
그때 왕의 딸은 선우(善友)의 처소에서 범지가 신통력이 있고, 이와 같이 공덕을 헤아리기 어려우며, 항상 대중을 위해 오묘한 법을 널리 편다는 찬탄을 듣게 되었다.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곧 스스로 생각하여 말하길, ‘훌륭한 사람은 만나 뵙기 어렵고 훌륭한 법 역시 듣기 어려우며, 몸과 목숨 또한 보전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빨리 가서 예배드리고 법을 여쭈어야겠다.’라고 하였다.
부모가 대답하였다. “너는 아직 어리니 깊은 궁전에서 자라야 하고, 품성이 유약하여 아직 한 번도 밖에 나가본 적이 없다. 더구나 설산은 아득히 멀고 험하여 아주 힘들고 어려울 것인데, 네가 지금 어떻게 그곳에 갈 수 있다는 말이냐? 우리나라에도 나이 들고 경험 많은 범지가 많이 계시니, 신통함과 지혜가 다르지 않아서 매우 깊고 오묘한 법을 잘 설해 주실 것이다. 내가 마땅히 너를 위하여 궁으로 초청해서 도법(道法)을 강론하도록 할 것이니 마음껏 질문하거라. 결코 설산에 찾아가겠다는 말은 하지 말아라.”
014_0001_c_01L그때 부왕은 네 명의 신하와 궁중의 채녀(婇女)들에게 명을 내려서 장엄하는 일이나 공양하는 일이 다 원만하게 갖추어지도록 하였다. 신하가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께서 내리신 명을 다 제대로 처리하였습니다.”
이에 왕의 딸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여 말하길, ‘내가 법을 듣기를 구하였으니 지금이 바로 그때다’ 하고, 곧 궁 안에 있는 채녀와 권속 등 천 오백 명과 함께 향과 꽃을 가지고 범지에게 찾아가 법을 들었다.
비사가여, 만약 선여인(善女人)이 악지식(惡知識)을 버리고 선우(善友)를 가까이 하며 공양해야 할 사람에게 공양한다면, 이를 우바이의 청정한 행[淨行]이라고 한다. 숙세의 인연에 의해 감응되어진 좋은 국토에 처하여 몸을 잘 안치시키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부모를 잘 봉양하고 지아비를 잘 받들며 자식을 잘 돌보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 한다.
작은 죄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차례로 하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법을 닦아서 짓고 벗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술 마시는 것을 멀리하고 여러 가지 악을 행하지 않으며, 항상 부드러운 말을 하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014_0002_a_01L법을 많이 듣고 기예가 뛰어나고 몸가짐에 대해서 잘 배우고 들은 것을 깊이 연구하여 잊어버리지 않게 하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스승이나 웃어른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고, 은혜를 입었으면 갚을 줄 아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여덟 가지 법2)에 의해 동요하지 않고 얼굴의 표정이 항상 즐겁고 기쁜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마음속으로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항상 편안하여, 만일 이와 같이 갖가지 맡은 일에서 물러나거나 쉬지 않으면 이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선법(善法)에 대해서 게으른 마음을 내지 않고 속히 위없는 해탈과 열반을 증득하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인욕(忍辱)하여 그에 따라 말하고 사문 보기를 좋아하며, 몸으로 행함이 정직하고 큰 그늘[大蔭]에 의지하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능히 지혜의 불길로 번뇌를 태워 없애고 선법(善法)을 갖추어 용맹하게 물러나지 않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을 헐뜯어 비방하지 않고 매나 회초리를 들지 않으며, 모든 신체 기관을 잘 보호하고 마음을 거두어 어지럽게 하지 않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곧은 마음으로 탐내지 않고 항상 고요한 곳을 좋아하며 부지런히 닦고 익혀서 영원히 물러서지 않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보리도(菩提道)로 나아가되 물러서지 않으며, 3계(界)를 마치 죽은 시체 대하듯 싫어하여 이와 같이 깊이 관찰하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마음이 항상 버리기 어려운 몸을 버리기 좋아하고 지니기 어려운 금계(禁戒)를 잘 수호하여 간직하며, 선정(禪定) 닦기를 좋아하여 산란(散亂)하지 않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014_0002_b_01L한량없는 중생이 보리도에서 물러날 마음을 내더라도 일체 중생을 보리도에 나아가게 하고, 자신도 보리도에서 물러나지 않고 행하여 머무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일체 중생이 선근(善根)을 태워 없애더라도 자신은 그것을 생겨나게 하고 사람들이 즐겨 태어나는 바라도 자신은 바로 그것을 멸하여 생사가 끝이 없으나 그 끄트머리를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청정한 행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행법(行法)이 있으니, 그대는 마땅히 닦아 배워야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인색하고 탐욕한 잘못을 깨달아 보시를 즐겨 수행하고, 둘째는 다섯 가지 감각기관의 허물을 깨달아 금계(禁戒)를 즐겨 간직하며, 셋째는 재가(在家)의 허물을 깨달아 즐겨 출가하고자 하고, 넷째는 의심하고 미혹한 허물을 깨달아 지혜를 즐겨 닦으며, 다섯째는 게으름의 허물을 깨달아 즐겨 부지런히 정진하고, 여섯째는 성냄의 허물을 깨달아 즐겨 인욕을 행하며, 일곱째는 거짓된 말의 허물을 깨달아 충실하고 믿음이 가는 것을 즐거워하고, 여덟째는 어지러운 마음의 허물을 깨달아 항상 선정 닦기를 좋아하며, 아홉째는 죄와 고(苦)의 허물을 깨달아 자비를 즐거워하고, 열째는 괴로움과 즐거움의 허물을 깨달아 평등한 마음을 즐겨 행하는 것이다.”
014_0002_c_01L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쉰여덟 가지 법이 있으니, 마땅히 닦아서 익혀야 하고 또한 마땅히 멀리하여야 한다.
014_0002_c_01L佛告毘舍佉:“有五十八法,應當修學,亦應遠離。
무엇을 말하는가? 이른바 일체의 청정하지 않은 법을 여의고 청정한 법을 친근히 하는 것이다. 마땅히 악법을 여의고 선법을 친근히 해야 하니, 악법은 양육하지도 말고 자라게도 하지 말아야 하며, 그곳에 가지도 말아야 하고 가서 친근히 하지도 말아야 하지만, 마땅히 가야 하는 것이라면 곧 마땅히 가야 한다.
마땅히 짓지 말아야 할 것은 끝내 망령되게 짓지 않아야 하며, 마땅히 지어야 할 일은 방편으로 짓는다. 법으로 구하여 얻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여법하게 얻었다면 마땅히 수용해도 된다.
014_0002_c_06L所應作者,方便應作;非法求得,不應用之;如法而得,應當受用;
몸과 마음을 잘 조절하여 항상 조용한 곳을 좋아하며, 속임수를 버려서 멀리하고 바른말을 하며, 나태하고 게으름을 싫어하여 정진하고 모든 감각기관을 잘 단속하여 방일하지 않게 하며, 먼저 겸손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자신을 높이는 교만한 마음을 버리며, 항상 인욕을 행하여 분노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스스로 다투거나 소송하는 일을 하지 않고 대중과 잘 화합한다.
흙을 갈아엎어서 저장하지 못할 땅은 버리고 흙을 갈아엎어서 저장할 만한 땅에는 머물며, 뜻이 없는 말은 버리고 뜻이 있는 말에 머물며, 옳지 못한 생활은 버리고 바른 생활을 스스로 영위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잘 헤아려 음식을 섭취하며, 많이 구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적은 욕심에 머물며, 강하고 굳센 땅은 버리고, 고르고 부드러운 땅에 머문다.
겸손한 말을 닦아서 익히고 거친 말을 멀리 여의며, 안락하지 못한 곳을 버리고 안락한 처소에 머물며, 남과 다른 견해를 버리고 함께 동등한 부류에 머물며, 자문을 구할 수 없는 곳은 버리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곳에 가며, 3계를 싫어하여 떠나고 3계를 좋아하지 않음에 머무르며, 일체의 작위(作爲)를 버리고 짓는 바가 없음에 머무르며, 나[我]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공법(空法)을 닦아 배우는 것이다. 비사가여, 이것이 쉰여덟 가지 닦아야 할 최초의 법이니, 이와 같이 그대는 마땅히 수행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신심이란 부처님을 믿는 것이다. 부처님이 바로 바가바(婆伽婆)ㆍ아라가(阿羅呵)3)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4)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니, 믿고 따르는 것을 대신심이라 한다. 무엇이 대정진인가? 수행하는 가운데 정진의 행을 성취하여 일체의 악법을 멀리 여의고 일체의 선법을 마땅히 받아들이되, 선법을 행하는 데 있어 용맹스럽고 쉼이 없는 것을 대정진이라고 한다. 무엇이 대지혜인가? 어떤 사람이 지혜의 눈으로 생멸법(生滅法)을 보거나 성인(聖人)이 무상(無常)한 고(苦)의 다함을 헤아리는 것을 대지혜라고 한다. 이상을 세 가지 큰 행(大行)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행이 있어야 불지를 취한다. 무엇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뛰어나게 부지런한 정진이고, 둘째는 미혹됨이 없는 지혜이며, 셋째는 선정에 들어 물러서지 않음이고, 넷째는 자비를 행하여 중생을 이롭게 함이다. 비사가여, 이 네 가지 법이 불지(佛地)로 나아가는 것이다.”
최초로 짝할 만한 법에는 서른두 가지 관법(觀法)이 있으니, 이른바 부처님을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고, 승가를 생각하고, 계를 생각하고, 보시를 생각하고, 하늘을 생각하고, 아나(阿那)5)를 생각하고, 반나(般那)6)를 생각하며, 멸함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몸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적정(寂靜)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지수화풍(地水火風)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청황적백(靑黃赤白)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허공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식처(識處)를 관찰하여 사유하고, 허황된 것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냄새나고 더러운 것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구멍이 나서 새는 것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문드러지고 무너진 모습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곳곳으로 흩어진 모습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뼈와 살점이 종횡으로 분리된 모습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뼈가 축축한 모습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백골(白骨)의 색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일체가 무상함을 관찰하여 사유하고, 일체법이 무아(無我)임을 관찰하여 사유하는 것을 서른두 가지 관법(觀法)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서른두 가지 법문이 있으니, 깨끗하지 못한 것 가운데서 마음이 즐거이 머물면 속히 번뇌를 떠나 6문을 통달할 수 있다. 무엇이 그 서른두 가지 법문인가? 이른바 몸에 있는 머리카락ㆍ몸 털ㆍ손톱ㆍ치아ㆍ피부ㆍ살점ㆍ힘줄ㆍ뼈ㆍ지방ㆍ기름ㆍ척수ㆍ뇌ㆍ심장ㆍ신장ㆍ간ㆍ담ㆍ대장ㆍ소장ㆍ비장ㆍ폐ㆍ배ㆍ위ㆍ고름ㆍ피ㆍ가래ㆍ땀ㆍ눈물ㆍ침ㆍ흐르는 침ㆍ흐르는 눈물ㆍ똥ㆍ오줌의 깨끗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정행법문에 대해 앞의 모든 보살들은 일곱 가지의 매여 애착함이 있기 때문에 세간에 머무신다.
014_0003_c_23L佛告毘舍佉:“淨行法門,前諸菩薩有七縛著,住於世閒。
014_0004_a_01L무엇이 그 일곱 가지인가? 첫째는 나는 건넜지만 세간 사람들이 아직 건너지 못했으며 내가 건네주고자 하는 것이고, 둘째는 나는 해탈했지만 세간 사람들이 아직 해탈하지 못했으면 내가 해탈시켜주려고 하는 것이며, 셋째는 나는 이미 깨달았지만 세간 사람들이 아직 깨닫지 못했으면 내가 깨닫게 해주려는 것이고, 넷째는 나는 이미 조복 받았지만 세간 사람들이 아직 조복 받지 못했다면 내가 조복 받게 해주려는 것이며, 다섯째는 나는 이미 편안하지만 세간 사람들이 편안하지 못하다면 내가 편안하게 해주려는 것이고, 여섯째는 나는 도(道)를 이루었지만 세간 사람들이 아직 도를 이루지 못했으면 내가 이끌어주려고 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나는 이미 열반을 얻었지만 세간 사람들이 아직 열반을 얻지 못했으면 내가 그들로 하여금 열반에 들어가도록 하려는 것이다.
비사가여, 이것이 보살이 일곱 가지 연민의 애착 때문에 세간에 머물러 해탈을 얻지 않는 이유이다.”
014_0004_a_09L毘舍佉!是爲菩薩七種戀著,住於世閒不得解脫。”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重說偈言:
이미 건넜지만 중생을 건네주고 이미 해탈했지만 중생을 해탈시키며 이미 깨달았지만 중생을 깨닫게 하고 이미 조복 받았지만 중생을 조복시키며 이미 편안하지만 중생을 편안하게 하고 이미 도(道)에 이르렀지만 중생을 인도하여 나는 이미 열반을 얻었지만 중생으로 하여금 열반을 얻도록 하네.
이 세 가지 선행이 원만하면 일체의 법을 만족시킬 수 있으니, 이른바 보시를 만족시킬 수 있고, 지계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출가를 만족시킬 수 있고, 지혜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정진을 만족시킬 수 있고, 인욕을 만족시킬 수 있으며, 진실을 만족시킬 수 있고, 서원을 만족시킬 수 있으며, 자비희사(慈悲喜捨)를 만족시킬 수 있다.
014_0004_b_01L4사(思)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4정(定)을 만족시킬 수 있고, 4신족(神足)을 만족시킬 수 있으며, 5근(根)을 만족시킬 수 있고, 5력 (力)을 만족시킬 수 있으며, 7보리(菩提)를 만족시킬 수 있고, 8정도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9지(智)를 만족시킬 수 있고, 10력지(力智)를 만족시킬 수 있다.
수다원의 도지(道智)를 만족시킬 수 있고, 수다원의 과지(果智)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사다함의 도지를 만족시킬 수 있고, 사다함의 과지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아나함의 도지를 만족시킬 수 있고, 아나함의 과지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아라한의 도지를 만족시킬 수 있고, 아라한의 과지를 만족시킬 수 있다.
4지(智)를 만족시킬 수 있으니 이른바 법지(法智)ㆍ미지지(未知智)ㆍ명자지(名字智)ㆍ타심지(他心智)를 만족시킬 수 있고, 진지(盡智)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무생지(無生智)를 만족시킬 수 있고, 쌍신력(雙神力)을 만족시킬 수 있으며 , 대자삼매지(大慈三昧智)를 만족시킬 수 있고, 일체지(一切智)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무애지(無礙智)를 만족시킬 수 있다.
세 가지 선행을 닦고 나면 일체의 법을 다 만족시킬 수 있으며 일체의 법을 만족시키고 나면 보리도를 증득할 수 있네.
014_0004_b_12L修三善行已, 一切法皆滿, 滿一切法已,
而證菩提道。
부처님께서 게송을 설해 마치시자 비사가모는 마음이 크게 기쁘고 더욱 더 향상되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정행법문에는 몇 가지 대인(大人)의 생각[念]이 있습니까?”
014_0004_b_14L佛說偈已,毘舍佉母心大歡喜,更增上問:“世尊!淨行法門有幾大人念?”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덟 가지 대인의 생각이 있다. 무엇이 그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욕심을 적게 내거나 욕심을 적게 내지 않는 것도 아니며, 둘째는 만족함을 알거나 만족함을 모르는 것도 아니며, 셋째는 마음을 적정(寂靜)하게 하거나 적정하게 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넷째는 온갖 번뇌를 멀리 여의거나 멀리 여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다섯째는 부지런히 정진하거나 정진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여섯째는 선정에 들거나 선정에 들지 않는 것도 아니며, 일곱째는 지혜가 있거나 지혜가 없는 것도 아니며, 여덟째는 걸림[無礙]이 없거나 걸림이 없지 않은 것도 아니다. 비사가여, 이를 여덟 가지 대인의 생각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처음 배우는 보살은 쉰 가지를 닦아 배워야 보리를 얻을 수 있다. 무엇이 쉰 가지인가? 이른바 법성(法性)에 깊이 깨달아 들어가서 버리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으며, 떨어지지도 않고, 물러나지도 않으며, 버리는 마음을 닦아 배우고, 많이 들음을 닦아 배우며, 몸가짐을 닦아 배우고, 온갖 마(魔)를 항복시키는 방법을 닦아 배우며, 광명(光明)을 닦아 배우고,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닦아 배워야 한다.
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여섯 가지 광명이 있다. 무엇이 그 여섯 가지인가? 첫째는 청색 광명이고, 둘째는 황색 광명이며, 셋째는 적색 광명이고, 넷째는 백색 광명이며, 다섯째는 홍색 광명이고, 여섯째는 광명의 색상이 밝게 비추는 것이다. 비사가여, 이를 여래의 여섯 가지 광명이라고 한다.
처음 배우는 보살은 어떻게 닦아 배워야 이런 광명을 얻을 수 있는가? 비사가여, 보살은 청색 광명을 얻기 위하여 항상 청색 꽃과 청색 도향(塗香)이나 말향(末香)과 청색 무명과 청색 보배를 공양하고, 만일 선정(禪定)에 들더라도 청색을 관찰하며, 그런 다음에는 미래세에 청색 광명을 얻기를 발원해야 한다.
014_0005_c_01L무엇이 두 가지 도인가? 재가자인 경우에는 전륜성왕이 되는 것이니, 사천하(四天下)의 왕이 되어 모든 나라를 항복시켜 7보(寶)가 뒤따른다. 7보란 첫째는 금륜보(金輪寶)이고, 둘째는 백상보(白象寶)이며 , 셋째는 백마보(白馬寶)이고, 넷째는 마니보(摩尼寶)이며, 다섯째는 옥녀보(玉女寶)이고, 여섯째는 장신보(藏臣寶)이며, 일곱째는 주병보(主兵寶)이다.
또한 천 명의 아들이 있어 모두 용맹하고 건장하며 기세가 등등하여 능히 원수나 적을 항복시킬 수 있으며, 대해(大海)의 끝에 이르기까지 법으로 항복받아 병기[兵仗]는 사용하지 않는다.
014_0005_c_04L復有千子勇健威猛,能伏怨敵,盡大海際,以法降伏,不用兵仗。
출가자의 경우에는 부처님이 되는 것이니, 천상이나 인간 가운데 가장 존경받으며 서른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갖춘다.
014_0005_c_06L若出家者,得成爲佛,天上、人中最尊第一,具三十二大人之相。
무엇이 서른두 가지 모습인가? 이른바 몸은 황금색이어서 원만한 빛이 하나로 이어져 마치 순금과 같고 청정한 몸은 단정하고 곧으며, 목 뒤에는 햇빛 같은 광명이 있고 정수리에는 살이 솟아올라 상투처럼 생겼으며, 그 머리털은 감청색(紺靑色)이고 부처님의 몸은 원만하여 마치 니구율수(尼俱律樹)7)와 같으며, 미간에 있는 털의 모양은 도라면(兜羅綿)과 같고 위 아래로 깜빡이는 눈썹은 감청색이며, 혀는 얼굴을 덮을 수 있고 범음(梵音)은 여덟 가지 소리를 내니 마치 가릉빈가의 소리와 같으며, 입 안에는 마흔 개의 치아가 있고 치아는 하얗고 가지런하고 치밀하며,
뺨은 사자와 같고 피부는 곱고 얇아 티끌이나 때가 끼지 않으며, 낱낱의 털구멍마다 하나씩 털이 나 있는데 감색이며 세밀하고 부드러우며 모두 오른쪽으로 감겨져 있고, 가슴은 사자와 같으며, 흉부에는 만(卍)자가 있고 몸의 일곱 군데 합쳐지는 곳이 원만하며,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는 그물이나 가죽 같은 얇은 막이 붙어 있고 손가락은 가늘고 길며, 손은 안과 밖을 잘 잡고 손을 뻗으면 무릎을 지나며, 남근(男根)은 말의 것처럼 몸 안에 은밀하게 숨겨져 있고 다리는 곧아 사슴과 같으며, 양쪽 장딴지는 점차로 가늘어져 원만한 모습이고, 발바닥에는 천 개의 바퀴살이 있는 바퀴 문양이 있으며, 발꿈치는 길고 원만하니, 이것을 서른두 가지 대인의 모습이라고 한다.
014_0006_a_01L비사가여, 무엇이 스무 가지 일로써 대인의 모습을 닦는 것이라고 하는가? 여래가 지난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선법(善法) 가운데 견고함을 성취하여 바꾸지 않고 받아 지녀서 몸으로 선행을 하고 입으로 선행을 하며 마음속 생각으로 선행을 하였고, 또한 일체를 보시하여 중생과 함께하였으며, 금계(禁戒)를 견고하게 지녀서 항상 포살(布薩)하는 생활을 하였고, 부모와 사문과 바라문과 장로(長老)ㆍ숙덕(宿德) 및 육친권속(六親眷屬)을 공양하였다.
모든 선법(善法)을 다 행하였고, 수행하여 공덕을 몸에 지녀서 만족스럽게 하였으며, 공덕을 쌓아 높고 넓게 하여 생사가 한량없는 가운데 마침내 일생보처 (一生補處)에 이르러 마음먹은 대로 자재하게 되어 항상 천상 세계의 즐거움을 누렸다. 수명과 색력(色力)과 왕위와 명성과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에서 천상의 즐거움을 누린 다음에는 인간의 세계에 태어나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발바닥이 평평하고 원만하여 땅을 밟았을 때 잘 닿고 발을 들었을 때에는 위로 잘 올라가며, 발등은 원만하게 잘 솟아올라 마치 거북의 등과 같았다.
출가하여 도를 행하고 배워서 생사의 근원을 단절하면 많은 행(行)이 이미 만족되어 무상존(無上尊)을 이룰 수 있다네.
014_0006_a_19L出家行學道,
斷絕生死源, 衆行已滿足, 得成無上尊。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천 개의 바퀴살이 있는 바퀴 문양[千輻輪相]을 얻을 수 있는가? 여래는 지난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중생의 짐을 떠맡아 그 공포를 제거해 주고 두려움이 없는 즐거움을 베풀었으며, 보시 받은 것은 모두 중생과 함께 공유하여 선업(善業)을 쌓은 것이 높고 넓어서 이루 헤아릴 수가 없었다.
014_0006_b_01L여기서 목숨을 마치고 천상으로 왕생하여 항상 오묘한 즐거움을 누렸으며, 이와 같이 한량없고 가없이 전전(展轉)하다가 인간 세계에 태어나서는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발바닥에 천 개의 바퀴살이 있는 바퀴 문양이었는데, 바퀴의 모습을 구족한 것이 마치 진짜 금 바퀴 같았다.
이런 모습을 얻으면, 재가자의 경우에는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에서 왕 노릇 하여 7보가 뒤따르며, 항상 사문ㆍ바라문ㆍ거사ㆍ대신(大臣)ㆍ장자(長者) 및 네 부류의 병사들이 에워싼다. 출가자의 경우에는 부처님이 되므로 대중들이 빙 둘러 에워싸고,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이 공경하고 존중한다.”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세 가지 대인상(大人相)을 얻을 수 있는가? 여래는 지난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중생을 해치지 않았고, 살생하려는 생각을 버렸으며, 매나 회초리를 들지 않았고, 일체의 무기를 쌓아놓지 않았으며, 항상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고 자비로움을 닦아 익혀서 선업을 쌓은 것이 높고 아득하여 불가사의하였다.
014_0006_c_01L나고 죽기를 한량없이 하다가 일생보처에 이르러 인간 세계에 태어나서 세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첫째는 발꿈치가 길고, 둘째는 손가락이 섬세하고 길며, 셋째는 청정한 몸이 원만하고 곧은 것이다. 이런 모습 때문에 수명이 길고 현세에 오래 머무르는 모습을 기별 받으며, 또한 수명을 보호하여 끝내 중도에 요절하지 않는다. 만약 출가자라면 성불하게 될 것이니, 수명이 길고 오래여서 일체 세간의 천상ㆍ인간ㆍ사문ㆍ바라문이 여래의 수명을 해칠 수 없다.”
일체의 죽음을 두려워하여 칼이나 매조차 두렵게 여겨 자기를 깨우쳐 지팡이조차 짚지 않으니, 그러므로 멀리 여의고 생각하지 않아서 이런 선행으로 천상에 태어나네.
014_0006_c_07L一切畏死怖刀杖, 以己爲喩勿行杖,
是故遠離不思念, 以此善行生天上。
천상의 과보를 받아 한량없는 즐거움을 누리고 수명이 다하면 하생(下生)하여 세 가지 대인상을 얻으니 손가락과 발뒤꿈치가 길며 청정한 몸이 원만하여 땅 위에 편히 두니 마치 금 거북 같네.
014_0006_c_09L受天果報無量樂, 壽盡下生得三相,
指足跟長梵身滿, 安置地上如金龜。
유연하고 섬세하며 긴 것이 금 절굿공이[金杵] 같으며 신체의 광명이 비추는 것이 수미산과 같으니 세 가지 모습으로 천인존(天人尊)이 될 것을 기별하고 또한 여래의 수명도 길 것임을 나타낸다네.
014_0006_c_11L柔耎纖長如金杵, 身體光曜如須彌,
三相記成天人尊, 亦表如來壽命長。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일곱 곳이 원만한 모습을 얻을 수 있는가? 여래는 지난날 무량겁 동안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항상 시주하는 이가 되어 고기ㆍ생선ㆍ음식ㆍ갖가지 달콤한 과일ㆍ향과 맛이 좋은 갖가지 음료를 정성껏 보시하고, 선행을 쌓은 것이 높고 넓어서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이에 일생보처에 이르러 항상 천상의 즐거움을 누리다가 세간에 하생해서는 일곱 곳이 원만한 모습을 얻었으니, 즉 양쪽 어깨ㆍ목ㆍ양 팔ㆍ양 다리가 모두 원만하였다.
014_0007_a_01L 더할 나위 없는 맛있는 음식으로 시주(施主)는 항상 이와 같은 행을 닦아서
이 선행이 한량없으니 난타(難陀) 동산 가운데서 쾌락을 누리네.
014_0006_c_23L食噉舐嘗無上味, 施主恒修如是行,
以此善行無有量, 難陁園中受快樂。
그 선업의 과보로 일생보처에서 인간 세상에 하생해서는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일곱 곳이 원만하고 팔과 다리가 유연하여 비할 데 없으니 이런 모습 때문에 최상의 맛을 얻네.
014_0007_a_02L業報一生下世閒, 得大人相七處滿,
手腳柔軟無有比, 以此相故得上味。
재가(在家)든 출가(出家)든 다 이와 같아서 여래는 영원히 3계의 번뇌를 끊었으니 그런 까닭에 무상존(無上尊)을 이루리라.
014_0007_a_04L在家出家皆如是, 如來永斷三界漏,
是故得成無上尊。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해야 손과 발이 유연하고 손가락이나 발가락 사이에 그물이나 가죽 같은 얇은 막이 생길 수 있는가? 부처님이 지난 옛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항상 4섭법(攝法)으로 중생을 거두었으니, 보시하고 부드럽게 말하고 이익을 주고 더불어 하였다. 구하고 찾는 그대로 중생을 거스르지 않았으며, 선업을 쌓은 것이 높고 넓어서 이에 일생보처에 이르러 항상 천상의 즐거움을 누렸다. 인간 세상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첫째는 손과 발이 유연한 것이고, 둘째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사이에 그물이나 가죽 같은 얇은 막의 모습이 있었다.
만약 오욕(五欲)을 버리고 출가하면 부처를 이루리니, 중생을 위해 법을 설하여 들은 이는 모두 머리 숙여 받으리라.
014_0007_b_02L若棄捨五欲,
出家得成佛, 爲衆生說法, 聞者悉頂受。
“또한 비사가여, 여래는 다리의 모양과 발목이 곧고 길며 또한 몸의 털이 돌아서 나니[旋起], 어떻게 수행하여야 얻을 수 있는가?”
014_0007_b_03L“復次,毘舍佉!云何修行如來腳相傭直,身毛旋起?”
부처님께서 비사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난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항상 선법(善法)으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였고, 항상 법시(法施)를 행하여 처음부터 일찍이 무의미한 말을 설하지 않았다. 이런 업 때문에 선업(善業) 자라나 넓고 커져서 마침내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이르렀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두 가지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첫째는 다리가 곧고 길며 복사뼈가 튀어나오지 않았고, 둘째는 몸의 털이 단정하게 돌아서 났다.
이런 모습 때문에, 만일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되어 인간 가운데서 가장 존귀하고 고명하며 훌륭하고, 5욕 가운데서도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일곱 가지 보배와 천 명의 자식들이 따라다니며 모신다. 만약 집이나 일을 버리고 산에 들어가 도(道)를 배우는 이라면 성불하여 천상과 인간 가운데 가장 존귀하고 가장 높아서 그와 같은 이가 또 없을 것이니, 일체 중생이 모두 공경하고 존중한다.”
014_0007_c_01L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사슴의 장딴지[膞]와 장(腸)의 모습을 얻을 수 있는가? 여래는 지난날 무량겁 동안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아주 부지런히 사람들에게 일체의 전적(典籍)과 몸가짐과 기술과 의술과 주술을 가르치고, 금계(禁戒)를 지니도록 가르쳐 모두 다 구족하게 하였으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그 취지를 잘 이해하고 빨리 통달하여 피곤하다거나 싫증내고 싫어하는 마음이 생기게 하지 않을까를 항상 스스로 생각하였다. 이러한 업 때문에 선업(善業)을 부지런히 쌓은 것이 높고 넓어서 마침내 일생보처에 이르러 항상 천상의 즐거움을 누리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대인의 모습을 얻어 사슴의 장딴지와 장의 모습을 성취하였다.
거듭해서 나머지 사람들을 가르쳐 이렇게 선업을 행하였기 때문에 쌓아 모은 공덕이 헤아릴 수가 없어서 마침내 일생보처에 이르렀고 대인의 상호(相好)를 성취하였으니 사슴의 장딴지와 장의 모습을 얻었고 섬세하고 훌륭하여 원만함을 이루었으며 피부는 곱고 얇아 부드러우며 몸의 털은 모두 오른쪽으로 돌아서 났네.
014_0008_a_01L “또한 비사가여, 어떻게 수행하여야 피부가 곱고 부드러워서 먼지나 때가 끼지 않을 수 있는가? 여래가 지난날 평범한 사람이었을 때 사문과 바라문과 찰리(刹利)와 거사(居士)들이 모두 나의 처소로 찾아와 나에게 묻기를 ‘대덕이시여, 선행(善行)이란 무엇이고, 불선행(不善行)이란 무엇이며, 친근히 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멀리해야 할 것은 무엇이며, 어떤 업을 행해야 안락을 얻을 수 있고, 어떤 업을 행하면 고뇌를 얻게 됩니까?’라고 하였다.
이러한 업 때문에 선행을 쌓은 것이 무량하여 마침내 일생보처에 이르러 천상의 복락을 누리고, 인간 세계에 하생해서는 대인의 모습을 얻었으니, 피부가 곱고 부드러워서 먼지나 때가 끼지 않았다. 비유하자면 연꽃이 비록 물속에 있어도 물이 그것을 더럽히지 못하는 것처럼 여래의 몸의 모습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재가자라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니, 그 총명함이나 지혜가 세간의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찰리나 거사도 그에 미치지 못하며, 출가하면 도를 닦아 성불할 것이니, 지혜가 광대하고 날카롭고 신속하며, 그 지혜가 가장 훌륭하고 뛰어나 천상이나 인간이나 범(梵)이나 마(魔)나 사문이나 바라문 가운데 지혜 있는 어떤 자라도 그에 미칠 수가 없다.”
1)비사가모(毘舍佉母)라고도 하며, 녹자모(鹿子母)ㆍ녹모(鹿母)로 번역한다. 인도 앙가국 장자의 딸로 이름이 비사가였는데, 자라서 사위성의 장자인 미가라의 아내가 되었다. 남편이 아내의 불심에 감화되어 환희심을 내고 그녀를 어머니와 같다고 칭찬하였다 하여 이렇게 부른다. 부처님의 교화를 도왔고, 특히 사위성에 동원정사(東園精舍)를 지어 부처님께 바쳤다.
2)세간의 여덟 가지 법을 지칭한다. 즉 이로움[利]ㆍ이롭지 않음[無利]ㆍ명예[名聞]ㆍ불명예[不名聞]ㆍ논의(論議)ㆍ논의하지 않음[無論議]ㆍ즐거움[樂]ㆍ괴로움[苦]이다.
3)범어로 arhat이며 아라한이라 음역되기도 한다. 뜻은 응공(應供)의 의미이다.
4)범어로는 samyak-saṃbuddha이며 정변지(正遍知)로 번역된다.
5)아나는 범어로 āna이며 원래는 ‘보내오다’라는 뜻이었으나 전의(轉義)하여 숨을 들이쉬는 것을 말한다.
6)반나는 범어로는 apāna이며 원래는 보내다는 뜻이었으나 전의하여 숨을 내쉬는 것을 말한다. 아나반나는 수식관(數息觀)을 뜻한다.
7)키가 큰 나무로 높이가 30~50척이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더위를 피하기에 좋다. 가섭불(迦葉佛)은 이 나무 아래에서 득도하였다고 한다.
8)보살의 최고 위치인 등각(等覺)을 가리킨다. 미혹의 경계에 묶여 있는 것은 이것이 마지막이며, 한 생을 지나면 다음은 부처님의 지위와 자리를 도와야 할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