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의 도를 배우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여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첫째는 헤아림[數]이며, 둘째는 따름[隨]이며, 셋째는 멈춤[止]이며, 넷째는 관찰함[觀]이며, 다섯째는 돌아옴[還]이며, 여섯째는 맑음[淨]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째, 헤아린다 함은 단바라밀(檀波羅蜜:보시바라밀)이다. 호흡을 헤아리는 이는 정신[神]이 하늘로 올라간다. 몸 가운데의 정신에게 보시하면 저절로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에 도달하게 되고 부처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안의 단바라밀로서 보시하여 제도를 얻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둘째, 따른다 함은 시바라밀(尸波羅密:지계바라밀)이다. 뜻과 마음이 서로 따르면서 함께 출입하되 삿된 생각을 하지 않고, 뜻을 바꾸지 않으며, 도법(道法)에서 금하는 것을 범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안의 시바라밀로서 도법에서 금하는 것을 범하지 않아 제도를 얻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셋째, 멈춘다 함은 찬제바라밀(羼提波羅蜜:인욕바라밀)이다. 뜻에 음욕과 성냄이 일어나도 참고 하지 않으며, 입이 달콤하고 기름진 맛있는 음식을 원하고 몸이 보드라운 것을 원해도 스스로 뜻을 억제해 능히 참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안의 찬제바라밀로서 인욕하여 제도를 얻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넷째, 밝게 관찰한다 함은 유체바라밀(惟逮波羅蜜:정진바라밀)이다. 안으로 세 가지 신체(身體)를 관찰하고 밖으로 만물을 관찰해보면 모두 무너져 없어지는 것으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따라서 다시는 탐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도를 향하며, 무위(無爲)를 생각해 항상 분별하고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안의 유체바라밀로서 정진하여 제도를 얻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째, 돌아온다 함은 선바라밀(禪波羅蜜:선정바라밀)이다. 6입(入)을 끊고 5음을 돌이키는 것이다. 어떤 것이 6입인가? 색입(色入)으로 눈이 쇠퇴하고, 성입(聲入)으로 귀가 쇠퇴하고, 향입(香入)으로 코가 쇠퇴하고, 미입(味入)으로 입이 쇠퇴하고, 세활입(細滑入)으로 몸이 쇠퇴하고, 많이 생각하면 마음이 쇠퇴한다. 이것이 6입이며 6쇠(衰)라고도 한다. 또 5음(陰)이라고도 하니, 무엇이 5음인가? 색음(色陰)ㆍ통양음(痛痒陰:受陰)ㆍ사상음(思想陰:想陰)ㆍ생수음(生殊陰:行陰)ㆍ식음(識陰)이니, 이것이 5음이다. 몸을 돌이켜서 청정함을 지키고, 구함을 끊고 공을 생각해야 하니, 이것이 안의 선바라밀로서 한결같음을 유지해 제도를 얻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섯째, 맑다 함은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지혜바라밀)이다. 인간과 만물 모두 소멸함을 알고 뜻으로 생사와 애욕을 다투지 않아, 마음을 끊어 정결하게 하고 지혜를 성취하는 것이다. 이것이 안의 마하반야바라밀이니 밝은 지혜로 제도를 얻는 것이다.” 물었다. “무엇이 단이고, 무엇이 시며, 무엇이 찬제이고, 무엇이 유체이며,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반야이며, 무엇이 바라밀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단은 보시이며, 시는 지계이며, 찬제는 인욕이며, 유체는 정진이며, 선은 악을 버림[棄惡]이며, 반야는 밝은 지혜[黠慧]이며, 바라(波羅)는 생사를 건넘이며, 밀(蜜)은 무극(無極:彼岸)이다. 이것이 6바라밀이다.” 물었다. “무슨 까닭에 6바라밀이 있습니까?” “사람에게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있기 때문이다. 보시하는 것은 나쁜 탐욕을 제거하기 위함이며, 지계는 음욕과 성냄을 제거하기 위함이며, 인욕은 성냄을 제거하기 위함이며, 정진은 게으름을 제거하기 위함이며, 일심(一心)은 어지러운 뜻을 제거하기 위함이며, 지혜는 어리석음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여섯 가지를 제거하기 위해 이 6바라밀을 행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또 사람에게 있는 여섯 가지 숨은 도적의 잘못을 끊기 위한 까닭이다. 단바라밀을 행해 주로 몸을 통제하고, 시바라밀은 주로 눈을 통제하고, 찬제바라밀은 주로 귀를 통제하고, 유체바라밀은 주로 코를 통제하고, 선바라밀은 주로 입을 통제하고, 반야바라밀은 주로 뜻을 통제한다.” 물었다. “무슨 까닭에 몸은 단바라밀에 해당합니까?” “사람들이 머리를 요구하면[索] 머리를 주고, 눈을 요구하면 눈을 주고, 살을 요구하면 살을 주며, 몸을 주린 범에게 던져주는 이것이 보시이다. 따라서 몸은 보시에 속한다.” “무슨 까닭에 눈은 시바라밀에 해당합니까?” “눈으로 빛깔을 따르지 않아 뜻이 어지럽게 생각하지 않으면 이것이 지계이다. 따라서 시라바라밀에 속한다.” “무슨 까닭에 귀는 찬제바라밀에 해당합니까?” “귀로 나쁜 소리를 들어도 성내지 않으면 이것이 인욕이다. 따라서 찬제바라밀에 속한다.” “무슨 까닭에 코는 유체바라밀에 해당합니까?” “코로 호흡이 들고 남을 알아 항상 지키고 여의지 않으면 이것이 정진이다. 따라서 유체바라밀에 속한다.” “무슨 까닭에 입은 선바라밀에 해당합니까?” “입으로 욕하지 않고, 이간질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고, 꾸미지 않으면 이것이 고요함이다. 따라서 선바라밀에 속한다.” “무슨 까닭에 뜻은 반야바라밀에 해당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도를 위한다면 항상 온갖 번뇌를 안정시키는 방법을 분명하게 깨달아 더러움이 청정해져 저절로 일어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게 해야 한다. 모든 근(根)을 끊어야 하며 모든 근이 끊어진 뒤에는 다시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도를 위하는 이는 평등한 마음을 내어 모두를 제도해야 하며, 법의 다리[法橋]를 놓아 모두를 법문에 들어오게 해야 한다. 널리 길잡이가 되어 시초[端]도 없고, 바닥도 없고, 형상도 없고, 소리도 없고, 가도 없고, 끝도 없고, 위도 없고, 아래도 없이 교법을 세워 베풀어야 한다. 본래 없는 가운데 법을 지녀 여래가 도를 구한 것처럼 하게 해야 한다. 마음에 있어서 마음과 뜻이 바르지 않으면 도가 또한 생기지 못하니, 행을 세울 때에는 반드시 본래 없는 가운데서 더러움을 제거하여 안과 밖을 청정하게 해야 한다. 청정함으로부터 견해가 밝아지면 저절로 드러나는 때에 이르게 되니, 이것이 공(空)의 청정함이다. 청정함도 다시 청정해지고 공함도 다시 공해 그 무엇도 없는 공이면 이것을 비로소 도라 한다. 도는 본래 없는 것으로서 의지하고 집착할 곳이 없으니, 위로 붙잡을 것이 없으며, 아래로 디딜 만한 곳도 없으며, 왼쪽으로 끌어당길 것이 없으며, 오른쪽으로 집을 것도 없다. 이렇게 저절로 세워져 청정함이 근본이 되고 공함마저도 공한 공(空)인 까닭에 니원(泥洹:열반)이라 한다. 있되 있다할 것이 없는 까닭에 있다 하고, 없되 없지 않은 것을 없다 하며, 얻었으되 얻은 것이 없는 것을 얻음이라 한다.” 제1 발의(發意)보살 제2 지지(持地)보살 제3 응행(應行)보살 제4 생귀(生貴)보살 제5 수성(修成)보살 제6 행등(行登)보살 제7 불퇴전(不退轉)보살 제8 동진(童眞)보살 제9 요생(了生)보살 제10 보처(補處)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