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4_0052_a_01L불설사배경(佛說四輩經)


서진(西晋) 축법호(竺法護) 한역
송성수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 네 무리[四輩]의 제자와 천신들의 임금ㆍ용ㆍ귀신ㆍ질량신(質諒神)이 모두 기수(祇樹)로 찾아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늘 앉던 자리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말하는 경의 법은 능히 가르치고 경계할 만한 것이니, 모두들 각각 스스로의 뜻과 생각을 지키라. 독이 만연한 말세에는 네 무리의 제자들이 출가한 자건 집에 있으면서 도를 닦는 자건 모두들 온갖 색(色)에 미치고 취할 것이다. 불경의 법은 의지하지 않고 어리석은 짓만 오로지하여 나의 법을 엷어지게 하고, 세상 사람들이 나의 법을 비방하게 할 것이니, 진실로 제자들이 오만한 탓이다.”
추로자(鶖鷺子:사리불)는 의복을 바르게 고치고 합장하고는 일심으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배경』을 이와 같이 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말세에 남자가 집을 떠나 머리를 깎고 도를 닦는다면 첫째 애욕을 여의고 대승(大乘)에 뜻을 두어야 한다. 항상 자(慈)ㆍ비(悲)ㆍ희(喜)ㆍ호(護:捨)를 으뜸을 삼아 망상을 버릴 것이며, 널리 모든 날벌레와 고물거리는 벌레들마저 자기 몸과 다름없이 보아야지 망령되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명도(明度:반야바라밀)에 깊이 들어가 항상 명도의 방편[權便]으로 무지몽매한 무리들을 이끌어 무극(無極:열반)에 들게 할 것이며, 계행의 덕으로써 마음의 더러운 병을 제거해야지 세간의 업을 지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행할 수 있는 자라야 곧 출가했다고 할 수 있고, 도사(道士)라고 할 수 있다. 나의 법을 믿고 의지해 스스로 출가함으로써 믿음을 보이고도 도에 전념하지 않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 혹 어떤 천한 사람들은 도에 빌붙어 생활수단으로 삼고는 누구에게도 이익을 주지 못하면서 그저 생각나는 대로 지껄인다. 그러고도 사람들의 스승이 되어 경박하게 희롱하며 스스로를 살피거나 단속하지 않음으로써 거룩한 법을 얇아지게 하고, 세상 사람들이 믿지 못하게 하니, 이는 나의 출가제자들의 법이 아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여인이 출가하여 머리를 깎고 도를 위해 애욕을 버리고자 한다면 마땅히 고요한 곳에서 오로지 정진해야지 출가한 남자들과 같은 절[廟]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스승에게 배우러 갈 때는 반드시 같은 무리와 함께 가야지 혼자 찾아가 배워서는 안 된다. 항상 뒤에 참석하고 먼저 돌아올 것이며 함부로 절 밖에서 자서도 안 된다. 여인만을 가르치고 남자를 가르치지 말며, 입는 옷은 문채 있는 비단이나 채색으로 아로새긴 것을 쓰지 말라. 가벼운 말로 농담해서는 안 되며, 재물과 보배를 탐내서도 안 된다. 계행이 청정한 것을 출가한 도인이라 한다. 만일 가벼운 말로 농담하고, 말하기도 전에 미리 웃으며, 마음과 뜻이 고요하지 못하고, 마음씀씀이가 더럽고 탁하며, 나쁜 말로 욕하며 꾸짖고, 가벼운 말을 절제하지 않으며, 고요한 곳에서 지내지 못하고, 교만하게 잘난 체하며 스스로를 단속하지 않는다면, 비록 집을 나왔다고는 하나 여전히 천한 사람이지 출가제자는 아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남자가 마음을 도에 두었으되 집을 떠나지 못해 애욕 가운데서 지낸다면, 5계와 달마다 지키는 6재계(齋戒)를 지켜야 한다. 첫째 부모에게 효도하고 순종하며 집안을 다스리고 자식들을 기를 것이며, 아침저녁으로 향을 사르고 등을 밝혀 삼보께 예배하고 시방에 참회하라. 네 무리를 공경해야지 교만하고 경솔하게 잘난 체하지 말며, 아까워하고 욕심내는 마음을 버리고 항상 지극한 정성으로 받들어라. 세상 사람을 속이지 말며, 세간의 부인들과 같은 자리에서 앉고 놀지 말며, 다니고 멈출 때 항상 함께하는 부부 사이라도 다른 평상을 써야 한다. 네 가지 일을 제거하고 네 가지 평등한 마음으로 널리 모두를 보아 늙은이는 어머니나 아버지처럼 여기고 나이가 어린 이는 동생이나 아들처럼 여겨라. 항상 법의 약인 명도(明度)로 뭇 병을 제거하되 망령되게 성내고 꾸짖지 말며, 항상 끝없는 방편으로 세간 사람들을 이끌고 깨우쳐 대승으로 들어오게 하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깊은 경의 오묘한 뜻을 말해서는 안 되니, 망상과 알음알이를 제거하여 걸림이 없게 해야 한다. 의복을 호화롭게 꾸미지 말 것이며, 세간의 부인이나 여인들과 어울려 희롱하는 말을 하거나 서신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맺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자라야 청정한 도인이다.
만일 청정하지 못한 짓을 하고 재물과 여색을 탐내거나, 혹은 세속에서 의복이나 치장하고서 서로 자랑하거나, 잘못되고 나쁜 인연만 맺으면서 욕심나는 것을 엿보거나, 가벼운 말로 농담하고 말하기 전에 미리 웃으면서 자기와 같은 법이라 핑계대거나, 입으로는 묘한 말을 해 겉으로는 청허(淸虛)한 것처럼 보이지만 안으로는 욕심과 미혹이 가득하거나, 재물과 패물에 마음을 두어 스스로 사용하고 처자를 먹여 살리려 하거나, 부처님의 존귀한 경은 업신여겨 배우고 익히려 하지 않고 도리어 외도의 술법과 세간의 약방문과 부적과 주문(呪文)과 저주하는 말을 익혀 뭇 병을 고치고 외도들의 풀이하는 술법을 인연하거나, 혹은 재물과 패물로 아래 사람ㆍ윗사람을 낚거나, 도둑놈 심보로 주문하는 술법을 얻으려 한다면 이것은 나의 법을 지니지 않는 것이다. 오는 세상에 불법이 물러나는 것은 모두 이런 무리들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의 법을 배우는 제자가 아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여인이 집을 떠나지 못해 애욕 가운데 지내면서 마음으로 도를 즐긴다면, 5계와 달마다 지키는 6재계를 지켜야 한다. 부모와 시부모[姑嫜]와 시숙[叔]과 자매[妹]와 남편[夫壻]에게 효순할 것이며, 아이들과 하인들을 때리고 꾸짖지 말 것이며, 가벼이 다른 집에 가서 자지 말 것이며, 세간의 남자들과 어울려 말하고 농담하거나 웃지 말며, 함부로 성내고 꾸짖고 욕하지 말며, 남의 잘못을 드러내 말하지 말며, 남의 처첩(妻妾)과 아이와 노비를 나쁘다고 모함하지 말라. 항상 오로지 도를 생각하는 것으로써 으뜸을 삼아야지 세간의 속된 사람과 함께 법의 겉모습만 말해서는 안 된다. 남의 남자들과 다투지 말며, 남의 남자들을 가르치지 말며, 세간의 길하고 흉함과 좋고 나쁜 재앙의 모습을 말하지 말며, 교만하게 스스로 잘난 체하지 말라. 낮과 밤의 세 때에 향을 사르고 삼보께 예배하며 시방에 참회하고 경을 배워 행할 것이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말을 자주 하라. 공양받기를 희망하거나 재물과 패물을 탐내서는 안 되며, 남편을 질투해서도 안 된다. 스스로 여자 몸을 천하게 여겨 남자의 몸으로 바꿔 복을 받고자 소원하면 하늘로 올라가 아름다운 궁전이 저절로 얻어질 것이다. 이것이 청신녀(淸信女)가 도를 배우는 법이다.
만일 효순하지 못하여 시부모에게 교만하고, 남편을 질투하며, 하인들을 때리고 나무라며 죄악을 짓는다면 이것은 원한과 분노의 독기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수행자가 이와 같다면 그런 자는 법을 배우는 여자 제자가 아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의 마음을 청정하게 삼가고 몸과 입을 지키며, 항상 네 가지 평등으로써 중생을 제도하고, 불도의 보배로운 지혜를 모두에게 은혜롭게 베풀어라. 부처의 가르침대로 따른다면 반드시 세간을 제도하리라.”
모임에 참석한 모든 제자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을 듣고서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고, 예배하고 물러갔다.
014_0052_a_01L佛說四輩經西晉月氏國三藏竺法護譯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諸四輩弟子天帝鬼神質諒神皆詣祇樹稽首佛足卻就常位坐佛告諸弟子吾今所出經法可教誡皆自各守其意念末世毒然之時四輩弟子若出家若居家修道狂醉衆色不復承用佛經法專愚自便使吾道薄淡令世人謗訕吾道信是弟子傲慢所致鶖鷺子整衣服叉手一心聽佛說四輩經如是佛言若末世男子能出家除剃頭髮爲道者第一去離愛欲志存大乘當慈悲喜護爲主去想行普念一切蜎飛蠕動之類視之如身無異不得妄起恚怒深入明度常以明度權便誘致曚冥使入無極以戒德除心穢不得爲世閒之業能行此者便可出家名曰道士不可依恃吾法自以出家爲信不專念道或能有下賤之倚道自活無益一切而但出意說爲人師主輕薄戲調不自撿察使尊法薄淡世人不信非吾出家弟子之法也佛言若有女人出家除髮爲道以去愛欲當專精靜處不得與出家男子同廟止若行師受當有等類不得獨往稟受常當晚出早還不得妄出廟宿止但得教授女人不得教授男子所著衣服不得刻繒帛綵色苾芬得輕言戲語不得貪財寶物戒行淸名曰出家道人若輕言戲調未語預笑心志不寂意行穢濁惡口罵詈輕言不節不能靜處憍慢自大不自撿勅者雖復出家故是賤人非出家弟子也佛言若有男子心志繫道不能出家在於愛欲之中當受持五戒月六第一孝順父母治家養子朝暮燒香然燈稽首三尊悔過十方恭敬四不得慢輕自大去離慳貪常以至不得欺殆世人不得與世閒人妻婦坐起同席住行相隨同室異牀去四事以四等心普視一切老者若思中父若母少者若弟若子恒以明度法洗除衆病不得妄瞋恚罵詈常以無極方便誘解世人使入大乘不得爲新學者說深經奧妙之義當爲除想識無罣㝵者不得綺飾衣服不得與世閒妻女戲調言語往來報答致因緣如是者爲淸淨道人若行不淸淨貪利財色或於世俗綺飾衣服互相翹擧但結非惡眄睞所欲輕言戲調未語預笑託己同法口說妙言外似淸虛內懷貪惑心存財帛以自供活於妻子慢佛尊經不復修學習外道之術世藥解奏符呪厭說治衆病因緣外道解奏之術或於財帛勾束上下賊意欲得因解奏之術不持吾法當來者卻皆由斯輩是故非吾法學弟子也佛言若有女人不能出家在於愛欲之中心樂道者當持五戒月六齋順父母姑嫜叔妹夫壻不得撾罵兒子婢使不得輕行來宿止他家不得與世閒男子語言調弄譺笑不得妄瞋恚罵詈惡口不得證說他人惡不得陷人兒子妻妾奴婢過惡恒當專精念道爲上首不得與世閒凡人說法顏不得與人男子相斥不得教他人男子不得說世閒吉凶善惡災變之不得憍慢自大晝夜三時燒香稽首三尊悔過十方稟受經行言數自勸不得悕望供養貪利財帛不得嫉妒夫主當自賤女人身願爲男子轉身受福可得上天宮觀自然是淸信女人學道之法若不孝順憍慢姑嫜嫉妒夫主撾罵奴婢造惡自是怨恨恚毒意向人行者如是是爲非法學女人弟子也佛告諸弟子淸愼汝心守護身口以四等濟衆生已道寶之慧恩施一如佛教誡必得度世弟子諸來會者聞佛說經歡喜奉行作禮而去佛說四輩經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