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4_0071_a_01L보살지지경(菩薩地持經) 제1권
014_0071_a_01L菩薩地持經
菩薩地持經卷第一


담무참(曇無讖) 한역
김월운 번역
014_0071_a_03L北涼中印度三藏曇無讖於姑臧譯


1. 방편처(方便處)
1) 종성품(種性品)
014_0071_a_04L菩薩地持初方便處種性品第一第一段有一十八品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께 경례하나이다.
014_0071_a_05L敬禮過去未來世 現在一切佛世尊
열 가지 법이 있어 보살도를 구족하고 마하연(摩訶衍)에 속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지(持)요, 둘째는 상(相)이요, 셋째는 익(翼)이요, 넷째는 정심(淨心)이요, 다섯째는 주(住)요, 여섯째는 생(生)이요, 일곱째는 섭(攝)이요, 여덟째는 지(地)요, 아홉째는 행(行)이요, 열째는 안립(安立)이다.
014_0071_a_06L有十法具足菩薩道摩訶衍攝云何爲十一者持二者相三者翼四者淨五者住六者生七者攝八者地者行十者安立
무엇을 지(持)라 하는가? 보살이 종성(種性)에서 처음으로 발심하여 모든 보리분법(菩提分法)에 이르기까지를 ‘지’라 한다. 무슨 까닭인가? 보살이 종성에 의지하면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감당해낼 수 있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종성을 일러서 필정지(必定持:반드시 결정코 유지함)라고 한다.
014_0071_a_10L云何名持菩薩自種初發心及一切菩提分法是名爲何以故菩薩依種性必定堪任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故種性名必定持
보살은 초발심에 의지하여 단바라밀(檀波羅蜜)ㆍ시바라밀(尸波羅蜜)ㆍ찬제바라밀(羼提波羅蜜)ㆍ비리야바라밀(毘梨耶波羅蜜)ㆍ선바라밀(禪波羅蜜)ㆍ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수행하며, 이 육바라밀의 공덕율의(功德律儀)와 지혜율의(智慧律儀)와 보리분법(菩提分法)을 닦나니 그러므로 초발심을 행방편지(行方便持:방편을 행하려는 기초)라고 한다.
014_0071_a_14L菩薩依初發心修行檀波羅蜜尸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禪波羅蜜般若波羅蜜修此六波羅蜜功德律儀智慧律儀菩提分法是故初發心名爲菩薩行方便持
보살은 행방편지에 의지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만족하나니, 그러므로 행방편을 대보리지(大菩提持)라고 한다.
014_0071_a_18L薩依行方便滿足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故行方便名爲大菩提持
종성이 아닌 사람은 종성이 없기 때문에 비록 발심하여 부지런히 수행하여도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알라. 비록 발심하지 않았거나 방편을 수행하지 않았더라도 오히려 얻으면 종성지(種性持)라고 한다.
014_0071_a_20L種性人無種性故雖復發心勤精進必不究竟阿耨多羅三藐三菩提故當知雖不發心不修行方便猶得名爲種性持
014_0071_b_01L만일 보살종성이 발심하지 않거나 방편을 수행하지 않으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이룰 수 없고, 또한 보살종성이 보리심을 일으켜 부지런히 정진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성취한다.
014_0071_b_01L若有菩薩種性而不發不修行方便不能疾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有菩薩種性發菩提心勤行精進則能疾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또 종성(種性)을 지(持)라고도 하고 장양(長養)이라고도 하고, 인(因)이라고도 하고 의(儀)라고도 하고, 제(梯)라고도 하고, 도(導)라고도 하고, 부(覆)라고도 하나니, 종성의 발심과 같이 행방편(行方便) 또한 이와 같다.
014_0071_b_05L又種性名爲持名爲長養爲因名爲依名爲挮名爲導名爲覆如種性發心行方便亦如是
무엇을 종성이라 하는가? 간략히 말하면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성종성(性種性)이요, 둘째는 습종성(習種性)이다. 성종성이라 함은 이 보살의 육입(六入)이 뛰어나서 다음다음으로 이어져 끝없는 과거에서부터 으레 그러하니 이것을 성종성이라고 한다.
014_0071_b_07L云何爲種性略說有二一者性種性二者習種性性種性者是菩薩六入殊勝展轉相續無始法爾是名性種性
습종성이라 함은 과거부터 선행을 닦아 얻어진 것이면 이를 습종성이라고 한다. 또 종성을 종자(種子)라고도 하고 계(界)라고도 하고 성(性)이라고도 한다. 또 익히지 않는 자는 과(果)가 가늘고 멀지만 익히는 자는 과가 굵고 가깝다.
014_0071_b_10L習種性若從先來修善所得是名習種性又種性名爲種子名爲界名爲性不習者果細果遠習者果麤果近
보살이 종성을 성취하면 모든 성문ㆍ벽지불을 뛰어넘나니 무슨 까닭인가? 두 가지 정(淨)이 있기 때문이니, 첫째는 번뇌장정(煩惱障淨)이요, 둘째는 지장정(智障淨)이다. 이승(二乘)의 종성은 번뇌장정뿐이요, 지장정은 없다. 그러나 보살의 종성은 두 가지 정(淨)을 갖추었으므로 모든 부류에서 가장 뛰어나다.
014_0071_b_13L薩成就種性者出過一切聲聞辟支佛上何以故有二種淨一者煩惱障二者智障淨二乘種性煩惱障淨非智障淨菩薩種性具足二淨是故一切最勝最上
다시 네 가지 일이 있어 모든 성문이나 연각보다 뛰어나나니, 첫째는 근승(根勝)이요, 둘째는 도승(道勝)이요, 셋째는 교편승(巧便勝)이요, 넷째는 과승(果勝)이다.
014_0071_b_18L復有四事勝於一切聲聞緣覺一者根勝二者道勝三者巧便勝四者果勝
보살의 종성은 원래 이근(利根)으로서, 연각은 중근(中根)이요 성문은 연근(軟根:下根)이니 그러므로 근승이라고 한다.
014_0071_b_20L菩薩性自利根覺中根聲聞軟根是名根勝
성문과 연각은 오직 자기만을 제도하지만 보살은 그렇지 않다. 나와 남을 함께 제도한다. 그러므로 도승이라고 한다.
014_0071_b_21L聲聞緣覺但爲自度菩薩不爾自度度彼名道勝
014_0071_c_01L성문과 연각은 음(陰)과 계(界)와 입(入)과 십이인연과 옳고 그른 경우와 네 가지 진리[四眞諦]만을 아는데 보살은 선교방편(善巧方便)으로 모든 법을 분명하게 아나니 이를 교편승이라고 한다.
014_0071_b_23L聲聞緣覺唯能了知陰界諸十二緣起是處非處及四眞諦薩巧便悉能了知一切諸法是名巧便勝
성문은 성문의 보리를 얻고 연각은 연각의 보리를 얻고 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나니 이를 과승(果勝)이라고 한다.
014_0071_c_03L聲聞得聲聞菩提緣覺得緣覺菩提菩薩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名果勝
여섯 바라밀이 있나니, 이는 보살종성의 모습이어서 중생들로 하여금 보살임을 알게 한다. 어떤 것이 여섯인가 하면 이른바 단바라밀에서부터 지혜바라밀까지를 말한다.
014_0071_c_05L有六波羅蜜是菩薩種性相令諸衆生知是菩薩云何爲六謂檀波羅蜜乃至般若波羅蜜
단바라밀 보살 종성의 모습이란 이 보살의 성품이 본래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받을 자에게 베풀어야 할 물건으로 균등히 베풀되 싫증을 내지 않는다.
014_0071_c_07L檀波羅蜜菩薩種性相者是菩薩性自樂施彼受者以所施物等施不惓
재물이 많건 적건 평등한 마음으로 베풀고는 기뻐하되 후회하는 일이 없으며, 만일 보시할 물건이 없으면 마음에 항상 아쉬워한다.
014_0071_c_09L於諸財物若多若少等心惠施歡喜無悔無所施心常慚愧
항상 사람들에게 보시의 공덕을 찬탄하여 보시하도록 권하며, 보시하는 이를 보면 진심으로 항상 기뻐하며 존경하는 어르신네나 복전(福田)으로서 공양할 곳을 만나면 앉은 자리까지도 버려서 공경히 받들어 보시한다. 만일 사람들이 금생이나 후생의 법다운 일에 대하여 물으면 모두 대답해 주며 만일 왕이나 도둑 그리고 물이나 불의 재난을 만나거나 악지식으로 인해 두려움이 일어나는 사람에게는 힘닿는 대로 무외(無畏)를 베풀어 준다. 남이 맡긴 물건은 조금도 틀림이 없게 하며 남의 빛을 져서는 끝내 거역하지 않으며 형제간에 재물을 나눌 때에는 평등하여 두 마음이 없으며 온갖 보물에 깊이 애착하는 이에게는 탐욕을 여의도록 가르치나니 남도 가르쳐 여의게 하거늘 하물며 스스로 탐내겠는가?
014_0071_c_11L常爲他人歎施功德勸令行施見有施者心常隨喜諸尊重耆宿福田應供養者捨所坐處恭敬奉施若有人問今世後世如法事者悉皆爲說若有王賊水火惡知識怖隨力所能施以無畏受他寄物未曾差違若負人債終不抵捍弟分財平等無二於諸珍寶深愛著教令離貪尚教他離況自貪著
014_0072_a_01L본성이 재물을 좋아했더라도 자기가 쓸 생각을 버리어 뛰어난 업을 즐겨 닦아 이로운 과보가 크고도 많게 하며, 모든 주색ㆍ가무ㆍ창기와 갖가지로 변화해 나타나는 온갖 광대놀이에 대하여 항상 부끄럽다는 생각을 내어 속히 여읜다. 큰 재물을 얻더라도 탐내지 않거늘 하물며 작은 이익이겠는가? 이러한 종류를 단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고 한다.
014_0071_c_19L於好財能捨受用樂修勝業報利弘於諸酒色歌舞倡伎種種變現一切戲事常生慚愧能速遠離得大財寶猶不貪著何況小利如是等比名檀波羅蜜菩薩種性相
시라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 함은 이 보살의 신ㆍ구 의업의 성품이 부드러워서 나쁜 행을 늘리지 않고 살생을 좋아하지 않으며 설사 나쁜 업을 지었더라도 진심으로 부끄러워하고 빨리 뉘우쳐서 더 자라지 않게 하며, 칼이나 몽둥이로 중생을 위협하지 않는다. 성품이 인자하여 항상 자비로운 생각을 품으며 어른을 공경하여 받들어 맞아 공양하며 적절한 시기[機宜]와 해야 할 방편을 잘 알며 사람들의 마음을 잘 따르고 말씨에는 항상 미소를 머금으며 화사한 얼굴과 평화스러운 눈길로 먼저 인사한다. 그리고 은혜를 알고 은혜에 보답하며 구하는 바는 정직하여 거짓되거나 굽지[曲] 않으며 법다운 재물만 받아들이고 그릇된 법을 행하지 않으며 성품이 항상 기쁘고 즐거워서 모든 복덕 닦기를 좋아하나니 남이 복 짓는 것을 보아도 몸소 돕거늘 하물며 자기가 하는 일이겠는가?
014_0072_a_01L尸羅波羅蜜菩薩種性相者是菩薩身口意業性自柔軟不增惡行不樂殺生設作惡業心生慚愧能疾悔除不令增長不以刀杖恐怖衆生體性仁賢常懷慈愛恭敬尊長奉迎供養善知機宜所作巧便善隨人心言常含笑舒顏平視先意問訊知恩報恩所求正直不僞不曲受如法財不爲非法性常喜樂修諸福德見人修福尚以身助況復自爲
만일 중생들이 서로 해치고 때리고 결박하고 죽이고 헐뜯고 꾸짖는 등의 업을 지어 이러한 인연으로 한량없이 고통 받는 것을 보거나 들으면 항상 가엾이 여기며, 금생의 선(善)이나 내생의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며 가벼운 죄에 대하여도 항상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거늘 그 밖의 무거운 죄에 대하여 어찌 두려워하고 조심하지 않겠는가?
014_0072_a_11L若有衆生更相殘害打縛割截毀訾呵責有如是等無量衆苦若見若聞心常憐愍重今世善及後世樂於輕罪中心常恐怖況餘重惡而不畏愼
014_0072_b_01L만일 사람들이 농사짓고 장사하고 목장을 경영하며 문서를 헤아리고 계산하거나 어울려 쟁송하면서 재물을 구하여 지키거나 자식들을 혼인시키거나 집회하는 등 이렇듯 온갖 법다운 일을 하는 것을 보면 모두 힘을 모아 함께 해주며, 싸우거나 소송하거나 서로 겁을 주어 나와 남에게 아무런 이익도 없는 온갖 일에는 전혀 함께 하지 않는다. 열 가지 착하지 못한 도는 잘 막으며 남의 심부름을 할 때엔 그 일러주는 것을 잘 따르고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대하여는 또박또박 물어서 시행하며 모든 사업에 있어 자기를 폐하고 남을 성취케 하며 항상 측은한 마음을 내어 성내거나 해치지 않으며 설사 잠시 화를 냈더라도 이내 잊는다. 항상 진실한 말만 하여 중생을 속이지 않으며 친한 사이를 이간시키는 말이나 실속 없는 말을 하지 않으며, 말씨는 항상 부드러워 거칠거나 포악함이 없다. 자신이 부리는 하인에게도 거친 말을 않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는가.
014_0072_a_15L若見他人農商放牧書數算計和合諍訟求財守護出息施與婚姻集會如是一切如法事中悉與同事鬪亂諍訟互相恐怖若自若他無義無益如是一切不與同事善能遮制十不善道若爲他使隨順其教已所宜行諮訪明哲於諸事業廢我成彼常懷悲惻不興怒害設令蹔起尋卽除滅恒修實語不誑衆生不離他親及無義語言常柔軟無有麤惡於己僮僕尚不麤言況於他人
모든 공덕에 대해 마음으로 항상 사랑하고 좋아하며 다른 이가 이렇게 행하는 것을 보면 따라서 찬탄하나니, 이러한 종류를 시라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 한다.
014_0072_b_03L於諸功德心常愛樂見人行者隨喜讚善如是等比是名尸羅波羅蜜菩薩種性相
찬제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 함은 이 보살의 성품이 원래 부드러워서 남에게 해로운 일을 당하여도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보복할 마음도 내지 않으며 남의 참회를 받으면 곧 받아들여 원한을 맺지 않으며 다른 생각도 없나니 이러한 종류를 찬제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 한다.
014_0072_b_05L羼提波羅蜜菩薩種性相者是菩薩性自柔和若遇他人不饒益事不起恚害無反報心若他悔謝卽受其懺不懷結恨無復餘想如是等比是名羼提波羅蜜菩薩種性相
비리야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 함은 이 보살의 성품이 본래 부지런하여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되 앉아서 졸거나 누워서 잠자는 습관을 멀리 여의며, 무릇 하는 일에는 정진을 놓지 않으며, 잘 생각하여 끝까지 완성코자 하며, 처음으로 시작하는 일에는 반드시 견고히 하며, 일이 설사 잘 되지 않더라도 중도에 그만두지 않으며 제일의제에서 마음이 물러나지 않으며 이 일을 끝내지 못하겠다는 말을 경솔히 하지 않으며 하는 일에는 용맹스러우며, 대중 속에 들어가서는 삿된 주장을 겪으며, 온갖 질문에 잘 대답하며, 온갖 괴로운 일을 잘 견디어 낸다. 큰 방편의 힘에 대하여서도 조금도 후회함이 없거늘 하물며 작은 일이겠는가? 이러한 종류들을 비리야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 한다.
014_0072_b_10L毘梨耶波羅蜜菩薩種性相者是菩薩性自精進晨起夜寐不樂習著眠睡偃臥凡所作事精勤不捨能善思惟要令究竟創始造業必定堅固若未成終不中廢於第一義心不退不自輕言不能成辦於所作事堪能勇猛入諸大衆摧伏邪論善能酬答一切難問諸餘苦事悉能堪耐方便力終不憂悔何況小事如是等是名毘梨耶波羅蜜菩薩種性相
014_0072_c_01L선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 함은 이 보살이 법과 뜻에 대하여 천성인 냥 잘 생각하여 아무런 어지러운 생각이 없으며, 어느 산과 숲이 시끄러움을 여의고 적묵(寂黙)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듣거나 보면 곧 ‘이곳은 안락하고 이곳은 멀리 여의었다’라고 생각하고서 곧 그리로 가서 더욱 부지런히 닦아 배운다.
014_0072_b_20L禪波羅蜜菩薩種性相者是菩薩於法於義性善思量無諸亂想若見若聞山巖林藪離諸憒亂隨順寂默生念言是處安樂是處遠離尋往其勤加修學
이 보살은 원래 성품에 번뇌가 엷고 업[陰蓋]이 경미하므로 멀리 여읜 곳[遠離處]에 이르러서 자기가 이로웠다고 생각하나 나쁜 지혜[惡覺]에 끄달지는 않으며, 설사 잠시 일으켰더라도 곧 제거하여 없앤다.
014_0072_c_02L是菩薩性薄煩惱陰蓋輕微至遠離處思量己利不爲惡覺之所惱亂或時蹔起尋卽除滅
원망하고 미워하는 이에게도 항상 인자한 마음을 내거늘 하물며 그 밖의 사람이겠는가?
014_0072_c_04L於怨憎所常起慈心況復餘人
어떤 중생이 고통을 당하는 일을 보거나 들으면 곧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켜 힘닿는 대로 방편으로 제도해서 고통을 여의게 한다.
014_0072_c_05L若見若聞衆生受苦卽起悲心隨力方便度令離苦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고 편안하게 해주기를 좋아하는 성품인지라 친척이나 재물ㆍ죽임ㆍ속박ㆍ구박과 같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참아내며 모든 법의 깊은 이치를 빨리 받아 지니니 기억의 힘[念力]을 성취했기 때문이며, 이미 들은 진리[專諦]와 이미 오래 전에 닦은 업을 빠짐없이 모두 기억해 지니며, 또 다른 이들로 하여금 기억해 잊지 않게 하나니 이러한 종류를 선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 한다.
014_0072_c_07L性樂饒益安樂衆生或有親屬錢財殺縛驅擯如是等難悉能安忍能速受持諸法深義念力成就所受專諦久遠所修悉能憶持亦令他人憶念不忘如是等比是名禪波羅蜜菩薩種性相
반야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 함은 이 보살이 모든 밝은 곳[明處]과 지혜로운 곳[智處]에서 지혜가 생기는 공덕을 성취했으므로 완고하거나 둔하지 않으며 경박하거나 왜소하지 않으며 어리석지 않으며 온갖 방일한 곳에서 모두 잘 생각하나니 이것을 반야바라밀 보살종성의 모습이라 한다.
014_0072_c_12L般若波羅蜜菩薩種性相者是菩薩於一切明處一切智處生慧成就頑鈍不薄少不愚癡諸放逸處悉能思量是名般若波羅蜜菩薩種性相
이 보살종성의 거친 모습을 내가 이제 간략히 설하였는데 그 밖의 깊은 뜻은 불ㆍ세존만이 확실하게 아신다.
014_0072_c_16L是菩薩種性麤相我已略說諸餘實義唯佛世尊能決定知
종성의 보살로서 이와 같은 본성의 공력을 갖추었다면 진실로 백정법(白淨法)을 성취한다. 그러므로 난득(難得)ㆍ기특(奇特)ㆍ불가사의(不可思議)ㆍ부동(不動)ㆍ무상(無上)ㆍ여래주처(如來住處)ㆍ정인상응(正因相應)이라 한다.
014_0072_c_18L種性菩薩具足如是性功德者成就眞實白淨之是故名爲難得名爲奇特名爲不可思議名爲不動名爲無上名爲如來住處正因相應
014_0073_a_01L종성의 보살이 백정법을 성취하면 네 가지 번뇌에 더럽혀지지 않나니, 만일 더럽혀지면 백정법이 눈앞에 나타나지 않고 혹 나쁜 길[惡道]에 떨어지는 수가 있다.
014_0072_c_22L種性菩薩成就白淨法者不爲四種煩惱之所染污若染污者白淨之法不現在前或生惡道
종성의 보살이 오랫동안 생사에 처해 있거나 혹은 나쁜 길에 떨어지는 일이 있으나 나쁜 길에 떨어진 이는 빨리 해탈을 얻고 비록 나쁜 길에 처해 있더라도 큰 괴로움을 받지는 않는다. 다른 중생이 지옥에 들어 몸에 괴로움이 닥치면 그것을 능히 싫어하여 여의며 남이 고통 받는 것을 보고 자비심을 일으킨다.
014_0073_a_02L種性菩薩久處生死或墮惡道墮惡道者疾得解脫雖處惡道不受大苦如餘衆生入地獄者若苦觸身卽能厭離見他受苦能起悲心
이렇듯이 종성은 대비심의 원인이 되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설사 나쁜 길에 떨어지더라도 다른 나쁜 길의 중생보다 뛰어나다.
014_0073_a_06L如是種性爲大悲因是故菩薩雖墮惡道勝餘一切惡道衆生
무엇이 네 가지 번뇌인가? 첫째는 오랫동안 방일(放逸)을 익히어 번뇌가 잦고 날카로움이요, 둘째는 어리석어 나쁜 벗을 가까이 익힘이요, 셋째는 존주(尊主)나 왕이나 도적이나 원수에게 쫓기므로 자재하지 못하며 마음이 어지러움이요, 넷째는 모든 살림살이가 부족하여 항상 살아갈 일을 걱정함이다.
014_0073_a_07L云何四種煩惱一者久習放逸煩惱數利二者愚癡習惡知識三者尊主王賊怨敵所迫不得自在其心迷亂四者衆具不足常憂身命
종성의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나니, 무엇이 넷인가 하면 첫째는 좋은 벗이나 불ㆍ보살과 같이 설법해 주는 이가 본래 없는 것이요, 둘째는 비록 좋은 벗이나 불ㆍ보살의 설법을 만났더라도 잘못 배우는 것이요, 셋째는 비록 좋은 벗이나 불ㆍ보살의 가르침을 받아 잘못 배우지는 않았으나 방편을 부지런히 닦지 않거나 애써서 정진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비록 좋은 벗이든지 불ㆍ보살의 설법을 듣고 부지런히 방편을 닦으나 선근이 익어지지 않고 장엄이 갖추어지지 않아 오랫동안 마음이 조복되지 않는 것이다. 보살이 비록 보살의 종성을 갖추고 있더라도 인연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위없는 보리를 이를 수 없고 이 네 가지 법을 여의면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요, 만일 보살의 종성이 없으면 온갖 방편의 행을 닦더라도 끝내 위없는 보리를 이루지 못한다.
014_0073_a_11L種性菩薩復有四法不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云何爲四一者本無善友諸佛菩薩善說法者二者雖値善友佛及菩薩善說法者而謬受學者雖値善友佛及菩薩善說法者謬受學而不勤方便不熾然精進者雖値善友佛及菩薩善說法者修方便而善根未熟莊嚴未備久遠已來心不調伏菩薩雖有菩薩種性因緣不具不能得成無上菩提離是四法疾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無菩薩種性雖有一切諸方便行不得成無上菩提
014_0073_b_01L2) 발보리심품(發菩提心品)
014_0073_b_01L菩薩地持方便處發菩提心品第二
보살의 초발심은 모든 바른 서원[正願]의 시초이어서 모든 바른 서원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므로 처음의 바른 서원을 자성원(自性願)이라 한다.
014_0073_b_02L菩薩初發心是一切正願始悉能攝受一切正願是故初正願爲自性願
보살은 생각하기를 ‘나는 위없는 보리를 구하고 모든 중생을 제자리에 세워 무여열반과 여래의 큰 지혜를 완성 할 것이다’라고 이렇게 발심하여 보살도를 구한다. 그러므로 초발심을 구행(求行)이라 한다.
014_0073_b_04L菩薩發心而作是言我當求無上菩安立一切衆生令究竟無餘涅槃及如來大智如是發心求菩薩道故初發心名爲求行
보살은 보리를 반연하고 또 중생을 반연하여 발심해서 구하나니 그러므로 초발심은 모든 보리와 선근을 거두어 모아 높은 안내자[上導]가 되고 극히 공교한 방편이고 공덕을 구족하고 극히 어질고 선량하며 지극히 진실하다.
014_0073_b_08L菩薩緣於菩提及緣衆生而發心求是故初發心攝受一切菩提善根爲上導爲極巧便功德具足爲極賢善爲極眞實
일체 중생에게는 악행을 모두 여읜 이요 세간과 출세간의 바른 서원은 위가 되고 위없음이 된다.
그러므로 알라. 초발심에는 다섯 가지 모습이 있으니, 첫째는 자성(自性)이요, 둘째는 행이요, 셋째는 연(緣)이요, 넷째는 덕이요, 다섯째는 뛰어남이다.
014_0073_b_11L於一切衆生悉捨惡行於世閒出世閒正願爲上無上如是當知初發心有五一者自性二者行三者緣四者德五者勝
초발심보살은 제도한다고 하나니 대승의 보리는 보살의 부류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초발심은 제도함에 속한다.
014_0073_b_15L初發心菩薩名爲度大乘菩提諸菩薩數是故初發心度之所攝
이런 마음을 낸 뒤엔 차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나니 그러므로 초발심은 보리의 근본이 된다.
이런 마음을 낸 뒤엔 모든 중생들이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는 자비심을 일으켜 제도하고자 하나니 그러므로 초발심은 대비(大悲)의 의지할 곳이 된다.
014_0073_b_16L發是心已漸得阿耨多羅三藐三菩是故初發心是菩提根本發是心見諸衆生受無量苦而起悲心欲度脫之是故初發心是大悲所依
초발심에 의지하여 보살의 보리분법(菩提分法)을 건립하며 중생들의 일과 보살이 배워야 할 것을 모두 닦아 익히나니 그러므로 초발심은 보살이 배울 것의 의지가 된다. 이렇듯 초발심은 속한다고 하고 근본이라 하고 의지라 한다.
014_0073_b_20L初發心建立菩薩菩提分法及衆生所作菩薩所學悉能修習是故初發心是菩薩學之所依如是初發心名爲攝名爲根本名爲依
014_0073_c_01L초발심 보살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벗어남이요, 둘째는 벗어나지 못함이다. 벗어남이라 함은 초발심으로부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끝내 물러나지 않는 것이요, 벗어나지 못함이라 함은 물러남이 있는 것이다. 물러남에는 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끝내 물러나는 것이요, 둘째는 끝내 물러나지 않는 것이다. 끝내 물러난다 함은 물러난 뒤에 두 번 다시 보살의 원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요, 끝내 물러나지 않는다 함은 물러났다가 다시 일으키는 것이다.
014_0073_c_01L初發心菩薩有二種一者出二者不出者從初發心乃至究竟終不退不出者則有退轉退有二種一者究竟退二者不究竟退究竟退者退已終不復起菩薩之願不究竟退者退已還起
초발심보살에게는 네 가지 연(緣)과 네 가지 인(因)과 네 가지 힘[力]이 있으니 어떤 것이 네 가지 연인가?
첫째는 선남자 선여인이 모든 불보살에게 불가사의한 신통변화가 있다는 것을 보거나 들으면 곧 생각하기를 ‘이는 큰일이며 불가사의하구나. 능히 이렇듯 모든 변화를 나투시다니……’ 한다. 이렇게 보고 들은 것이 증상연(增上緣)이 되는 까닭에 부처님의 큰 지혜를 좋아하여 보리심을 일으킨다.
014_0073_c_07L初發心菩薩有四種緣四種因四種云何四緣一者善男子善女人見若聞諸佛菩薩有不可思議神通變化彼見聞已卽發是念是爲大事不可思議能爲如是諸變化事以此見聞爲增上緣故樂佛大智發菩提
둘째는 비록 위와 같은 신통변화는 듣고 보지 못했으나 설법하는 이가 보리와 보살장(菩薩藏)을 찬탄하는 것을 듣고는 기뻐하고 믿고 좋아한다. 이렇게 법문 들은 것이 증상연이 되는 까닭에 부처님의 큰 지혜를 좋아하여 보리심을 일으킨다.
014_0073_c_14L二者雖不見聞如上神變聞說法者讚歎菩提及菩薩藏聞則欣慶歡喜信樂以此聞法爲增上緣故樂佛大智發菩提心
셋째는 비록 법문은 듣지 못했으나 정법이 멸해가는 모습을 보고 ‘무량한 중생이 큰 고통을 당하게 되었는데 보살이 세상에 계셨다면 능히 제거하여 멸해주셨겠지만 지금은 내가 보리도를 닦아 정법을 잘 보호하고 지녀서 중생들을 위해 무량한 고통을 덜어 주리라’ 하고 생각한다. 이렇듯 법을 지키려는 것이 증상연이 되는 까닭에 부처님의 큰 지혜를 좋아하여 보리심을 일으킨다.
014_0073_c_17L三者雖不聞法見法滅相而作是念無量衆生當遭大苦菩薩住世則能除滅我今當修菩提之道護持正法爲諸衆生滅無量苦以護法爲增上緣故樂佛大智發菩提心
014_0074_a_01L넷째는 정법이 멸하는 것을 보지는 않았지만 악세중생(惡世衆生)들이 열 가지 번뇌에 시달리는 것을 보나니 첫째는 우치(愚癡)요, 둘째는 무참괴(無慚愧)요, 셋째는 간질(慳忄疾)이요 넷째는 고뇌(苦惱)요, 다섯째는 예오(穢汚)요, 여섯째는 번뇌(煩惱)요, 일곱째는 악행(惡行)이요, 여덟째는 방일(放逸)이요, 아홉째는 해태(懈怠)요, 열째는 불신(不信)이다. 이런 일을 보고는 ‘대단히 혼탁한 세상이 벌어지는구나. 이 악세에서는 이승의 원도 내기 어렵거늘 하물며 위없는 보리에 뜻을 두어 구하겠는가? 내가 발심하고 또 그들도 발심케 하리라’ 하고 생각하나니 탁세에는 발심하기 어렵거늘 증상연이 있는 까닭에 부처님의 큰 지혜를 좋아하여 보리심을 낸다.
014_0073_c_22L四者不見法滅見惡世衆生爲十煩惱之所惱亂一者愚癡二者無慚愧三者慳嫉四者苦惱五者穢污六者煩惱七者惡行八者放逸九者懈怠十者不信見已作是念大濁世於此惡世尚不能發二乘之願能志求無上菩提我當發心亦令他以濁世中發心難得爲增上緣故樂佛大智發菩提心
어떤 것이 네 가지 인연인가? 첫째는 종성의 구족이요, 둘째는 불ㆍ보살과 좋은 벗의 보살핌을 받음이요, 셋째는 대비심을 일으킴이요, 넷째는 생사의 괴로움ㆍ살아가기 어려운 괴로움과 같은 온갖 괴로움을 오래도록 한량없이 받더라도 이 뭇 괴로움에 대하여 두려움이 없는 것이다.
첫째 종성의 구족이란 이른바 끝없는 예부터 으레 그러한 것이다.
014_0074_a_07L云何四因一者種性具足二者諸佛菩薩善友所攝三者起大悲心四者生死苦難行苦如是久遠無量諸苦於此衆苦心不怖畏種性具足者謂無始法爾
둘째 선우의 보살핌을 받음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선우가 어리석거나 둔하지 않고 똑똑하되 삿되지 않은 것이요, 둘째는 사람들을 방일하게 하지 않고 사람을 방일하게 하는 도구를 남에게 주지도 않으며, 셋째는 사람들로 하여금 악행을 하지 않게 하고 또 악행을 하는 도구를 남에게 주지도 않으며, 넷째는 사람들이 끝까지 높게 향하는 믿음[上信], 더 선하게 하려는 의욕[上欲], 더 높은 경지에서의 받아들임[上受], 위로 나아가려는 정진[上精進], 높은 방편[上方便], 높은 공덕[上功德]을 그치지 않도록 하고, 그것이 물러나거나 하락하지 않게 하고 저열한 믿음[下信], 하급한 의욕[下欲], 저급한 수용[下受], 낮은 정진[下精進], 저급한 방편[下方便], 낮은 공덕[下功德]을 다른 이들에게 주지 않도록 한다. 이른바 위없는 대승[無上大乘]을 끊고 이승을 배우게 하며 수혜(修慧)를 끊고 사혜(思慧)를 주거나 사혜를 끊고 문혜(聞慧)를 주거나 문혜를 끊고 복업(福業)을 주거나 계(戒)를 끊고 보시를 주는 것은 이와 같이 높은 공덕을 끊어 물러나게 하고 낮은 공덕을 주어 닦아 익히게 하는 것이다.
014_0074_a_12L善友所攝者有四事者善友不愚不鈍黠慧不邪二者不教人放逸亦不以放逸之具授與他三者不教人惡行亦不以惡行之具授與他人四者終不斷人上信上受上精進上方便上功德令其退下不以下信下欲下受下精進方便下功德授與他人所謂斷無上大乘令學二乘斷修慧與思惠斷思慧與聞慧斷聞慧與福業斷戒與施如是等斷上功德令其退下以下功德授令修習
014_0074_b_01L셋째 대비심을 일으킨다 함에는 네 가지 일이 있으니, 어떤 세계에는 고뇌가 있고 어떤 세계에는 고뇌가 있는데 보살은 고뇌가 있는 곳에만 태어나서 남이 고통 받는 것을 보거나 자신이 고통을 받거나 나와 남이 모두 고통을 받는 것을 보거나 혹은 생사에서 오랫동안 쉼 없는 고통을 받는 것을 본다.
보살은 스스로의 종성이 본래 어질고 현명하므로 이러한 네 가지 경계에서 하ㆍ중상의 자비를 일으킨다.
014_0074_a_23L起大悲心者有四事有世界有苦惱處或有世界無有苦菩薩生於有苦惱處見他受苦自受苦或見俱受或見生死長久受無閒苦菩薩依自種性性自仁賢四境界起下中上悲
넷째 끝없는 생사의 쉼 없는 큰 괴로움에서 두려운 마음을 내지 않는다 함은 네 가지 일이 있으니, 첫째는 성품이 평안하고 용맹스러우며, 둘째는 똑똑하여서 일관되게 사유를 닦으며, 셋째는 위없는 보리에 가장 높은 즐거움을 일으키며, 넷째는 모든 중생에게 가장 높은 자비를 일으킨다.
014_0074_b_05L於無窮生死無閒大苦心不怖畏者有四事一者性安隱勇猛二者黠慧專修思惟三者於無上菩提起增上樂四者於諸衆生發增上悲
어떤 것이 네 가지 힘[力]인가?
첫째는 자력(自力)이요, 둘째는 타력(他力)이요, 셋째는 인력(因力)이요, 넷째는 방편력(方便力)이다.
014_0074_b_09L云何四力一者自力者他力三者因力四者方便力
보살이 자기의 힘으로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면 이를 자력이라 하고 남에 의해 발심하면 타력이라 하고 먼저 익힌 대승법과 상응하는 선근 때문에 지금 불ㆍ보살을 잠시보거나 찬탄하는 말씀을 조금만 듣고도 문득 발심하면 이를 인력이라 하고 금생 동안에 선지식의 설법을 듣고 능히 갖가지 선을 닦으면 이를 방편력이라 한다.
014_0074_b_10L菩薩自力發菩提心是名自力因他發心是名他力先習大乘相應善根今少見佛及諸菩薩或少聞歎說則便發是名因力於現世中近善知識其說法能修衆善是名方便力
보살이 네 가지 연(緣)과 네 가지 인(因)과 자력(自力)과 인력(因力)에 의하여 보리심을 내면 견고하고 요동치 않고 결정되어 구경에 이르겠지만 타력(他力)과 방편력(方便力)에 의하여 발심한 이는 견고치 못하고 요동하고 결정되지 못한다.
014_0074_b_15L菩薩以四緣四因自力因力發菩提心者堅固不動決定究竟他力方便力而發心者不堅固動轉不定
보살에게 네 가지 일이 있어 보리심에서 물러나나니 어떤 것이 넷인가?
첫째는 종성이 구족치 못함이요, 둘째는 나쁜 벗에게 포섭됨이요, 셋째는 중생들에게 자비심이 엷음이요, 넷째는 생사의 괴로움에 대하여 두려워하는 마음을 냄이다.
014_0074_b_18L菩薩有四事退菩提心云何爲四一者種性不具足二者惡知識所攝三者於諸衆生悲心微薄四者於生死苦生怖畏心
014_0074_c_01L초발심이 견고해지는데 두 가지 일이 있어 세간의 수승하고 기특하고 미증유한 법을 뛰어넘나니, 첫째는 중생들에게 친척이라는 생각을 내는 것이요, 둘째는 친척을 거두는 허물이 없는 것이니 친척을 거두는 허물이라 함은 친척을 맞이할 때 마음에 애착이나 성법을 품는 것이다.
014_0074_b_22L初發心堅固有二事出過世閒殊勝奇特未曾有法一者於諸衆生起親屬想二者無攝親屬之過攝親屬過受親屬故心生愛恚
또 초발심이 견고해지는데 두 가지 일이 있어 중생들에게 참되고 맑은 마음을 일으키나니, 첫째는 편안한 마음이요, 둘째는 쾌락한 마음이다. 편안한 마음이라 함은 중생들을 위하여 착하지 못한 것을 제거하고 착한 것을 놓아두는 것이요, 쾌락한 마음이라 함은 가난한 중생이 믿고 의지할 곳이 없거든 사섭법(四攝法)의 평등한 마음으로 이익되게 해 주는 것이다. 또 초발심이 견고해지는데 두 가지 방편이 있으니, 첫째는 정심방편(淨心方便)이요, 둘째는 도방편(道方便)이다. 정심방편이라 함은 위의 편안한 마음과 쾌락한 마음이 날마다 늘어나는 것이요, 도방편이라 함은 스스로가 밤낮으로 불법을 성취하고는 그 역량에 따라 정심방편에 의해서 모든 중생을 안락하고 이롭게 하는 것이다.
014_0074_c_03L初發心堅固有二事於諸衆生起眞淨心一者安隱心二者快樂心安隱心者爲諸衆生除不善處安置善處快樂心者乏衆生無所依怙能以攝法等心饒益初發心堅固有二方便一者淨心方便二者道方便淨心方便者彼安隱心快樂心日日增長道方便者自於日夜成熟佛法隨其力能依淨心方便安樂饒益一切衆生
초발심이 견고해지는데 두 가지 문이 있어 착한 법으로 들어가게 하나니, 첫째는 자리방편(自利方便)으로 보리심을 내는 것이요, 둘째는 이타방편(利他方便)으로 못 고통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다.
014_0074_c_12L初發心堅固有二門善法所入一者自利方便發菩提心二者他利方便滅除衆苦
초발심이 견고해지는데 두 가지 일이 있어 발심과 성도에 속하는 선법(善法)으로서 모든 선법을 넘어서나니, 첫째는 인승(因勝)이요, 둘째는 과승(果勝)이다. 그 보리의 인에 의하여 닦은 선법을 인승이라 하고, 위없는 보리를 과승이라 하는데 모든 성문ㆍ연각보다 뛰어나므로 보살의 인과는 수승하다.
014_0074_c_15L初發心堅固有二事發心成道所攝善法出勝一切所攝衆善一者因勝二者果勝彼菩提因所修善法是名因勝無上菩提是名果勝勝於一切聲聞緣覺是故菩薩因果殊勝
014_0075_a_01L초발심이 견고해지는데 두 가지 이익이 있으니, 첫째는 이 마음을 낸 뒤에 모든 한량없는 중생들을 위하여 청정한 보시를 지어 복전으로 존중하는 것이요, 둘째는 순수하고 깨끗한 복덕을 거두어 잡아 복덕을 성취하는 것이니, 이 둘은 전륜왕(轉輪王)의 복덕이 보호하는 것이니, 누었을 때나 깨었을 때나 나쁜 짐승이나 나쁜 귀신의 시달림을 받지 않으며 태어나는 곳마다 병이 적거나 또는 병이 없으며 설법할 때엔 몸이 피곤하지 않고 마음은 기억력이 줄지 않는다.
014_0074_c_20L初發心堅固有二種利益一者發是心已卽爲一切無量衆生而作淨施尊重福田二者攝取純淨福德成就淨福二轉輪王福德所護若臥若覺不爲惡獸惡鬼神等之所惱害在所生處少病無病若說法時身不疲惓心不忘失
성종성보살은 몸ㆍ입ㆍ뜻의 나쁜 성품이 저절로 엷어지지만 이렇게 발심한 뒤에는 더욱 경미해져서 다른 사람이 써도 영험이 없던 주술(呪術)을 이 보살이 쓰면 한결같이 신묘해지고 영험이 있다.
014_0075_a_04L性種性菩薩身口意惡性自微薄旣發心已轉復輕微若他所用無驗呪術菩薩用之悉皆神驗
이렇게 성취한 뒤에는 상품(上品)의 인욕에 수순하여 능히 다른 이의 시달림을 참고 또 다른 이를 괴롭히지도 않으며 다른 사람들끼리 서로 괴롭히는 것을 보면 속으로 가엾은 생각을 낸다.
014_0075_a_06L已能成就隨順上忍能忍他惱亦不惱他見人相惱心生憐愍
성내고 질투하고 숨기고 거짓되고 아첨하는 등 온갖 상 등의 번뇌가 모두 엷어지고 설사 일으켰더라도 속히 사라진다.
014_0075_a_08L瞋嫉隱覆幻僞諂曲諸上煩惱皆悉微薄設起速滅
머무는 곳마다 아무런 두려움이 없나니 싸움과 주림과 귀신들의 시달림과 같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온갖 장난들은 영영 일어나지 않고 설사 일어났더라도 속히 사라진다.
014_0075_a_09L在所住處無諸恐怖鬪諍飢饉非人所惱如是諸難未起不起設起速滅
발심한 보살은 혹 나쁜 길에 태어나더라도 속히 해탈하며 고통을 받으면 작은 것으로 여기고, 괴로운 삶을 벗어나며, 다른 중생들에게 자비한 마음을 일으키나니 순수하고 깨끗한 복덕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이와 같이 한량없는 깨끗한 복을 성취한다.
014_0075_a_11L發心菩薩或生惡道速得解脫受苦微少疾生厭離於餘衆生能起悲心純淨福德之所護故成就如是等無量淨福
3) 자타리품(自他利品)
014_0075_a_15L菩薩地持方便處自他利品第三
어떤 것이 보살의 행(行)인가? 간략히 말하면 보살들이 배울 것[所學]과 배운대로 행하는 것이니 통틀어 말하면 이것이 보살의 행이다.
014_0075_a_16L云何菩薩行略說諸菩薩所學如學而學摠說是菩薩行
보살은 어디서 배우는가? 배울 것이 일곱 곳이 있으니, 어떤 것이 일곱인가? 첫째는 자리(自利)요, 둘째는 이타(利他)요, 셋째는 진실의(眞實義)요, 넷째는 역(力)이요, 다섯째는 성숙중생(成熟衆生)이요, 여섯째는 자숙불법(自熟佛法)이요, 일곱째는 무상보리(無上菩提)이다.
014_0075_a_18L菩薩於何處學學有七處云何爲七一者自利二者利他三者眞實義四者力五者成熟衆生六者自熟佛法七者無上菩提
014_0075_b_01L어떤 것이 자리와 이타인가? 자리와 이타를 간략히 말하면 열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순(純)이요, 둘째는 공(共)이요, 셋째는 안(安)이요, 넷째는 낙(樂)이요, 다섯째는 인섭(因攝)이요, 여섯째는 과섭(果攝)이요, 일곱째는 차세(此世)이요, 여덟째는 타세(他世)이요, 아홉째는 필경(畢竟)이요, 열째는 불필경(不畢竟)이다.
014_0075_a_21L云何自利他利自利他利略說十種一者純二者共三者安四者樂五者因攝六者果攝七者此世八者他世九者畢竟十者不畢竟
순(純)과 공(共)의 자리(自利)와 타리(他利)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순자리(純自利)요, 둘째는 순타리(純他利)이니, 보살도에 어기는 것은 끊고 보살도에 순하는 것은 닦아배우라.
014_0075_b_02L純共自他利者有二種一者純自利二者純他利菩薩道者應知應斷順菩薩道者應當修學
자기의 쾌락을 위하여 재물을 구하여 스스로 쓰거나 법을 비장(秘藏)하기 위하여 부처님의 경법(經法)을 구해다가 굳건히 수호하거나 하늘에 태어나기 위하여 계율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 등의 법을 수지하거나 세간의 과보를 탐내서 불탑에 공양하거나 이익을 탐하기 위하여 이익을 구하는 모습을 짓거나 상대방을 속이기 위하여 까닭 없이 갖가지 스스로의 공덕을 말하거나 남들이 따라 주기를 탐하여 그릇된 방법으로 거두어 모으거나 스스로가 선정의 쾌락에 머물기 위하여 중생 위하는 일을 버리면 이를 순자리(純自利)라 하나니 끓어야 한다.
014_0075_b_05L爲已樂故求財自用爲秘法故求佛經法守護執持爲生天故受持禁戒精進禪定智慧等法爲世閒貪果故供養佛塔爲貪利故作求利爲欺彼故無緣自說種種功德他親附非法攝受自住禪樂捨爲衆是名純自利應知應斷
보시ㆍ인욕 자비심을 우두머리로 삼아 보리에 회향하거나 하늘에 태어나기를 바라면 이는 자리공타(自利共他)이니 닦아 배워야 한다. 이렇게 말한 것을 제외하고 순자리(純自利)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이를 자리공타(自利共他)라 한다.
014_0075_b_11L布施忍辱悲心爲首迴向菩提及欲生天是名自利共他應當修學除如是所說純自利相違者是名自利共他
순이타(純利他)라 함은 인(因)도 없고 과(果)도 없다는 삿된 견해를 가지고 보시하거나 계를 범하고 도를 어기면서 남에게 설법하거나 자신은 낮은 자리에 있으면서 낮은 경지의 밝은 법을 남에게 주거나 보살이 선(禪)을 버리고 욕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면서도 스스로는 보살의 경지에서 시방세계에서 갖가지로 변화해 나타나서 중생들을 교화하되 여래의 완벽한 힘과 무소외(無所畏) 등 남과 함께하지 않는 뛰어난 법으로 모든 중생을 이익되게 하면 이를 순타리(純他利)라 한다.
014_0075_b_14L純他利者無因無果邪見布施犯戒違道爲他說法自度下地而以下地淨法授與他人菩薩捨禪願生欲界自在菩薩十方世界種種變現教化衆生如來畢竟力無所畏不共之法利益一切無量衆生是名純他利
앞에 말한 두 가지 순이타는 끊어버려야 하고, 그 밖의 순이타는 닦아 배워야 하며, 이렇게 말한 것을 제외하고 순이타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이타와 자리를 함께하는 것[他利共自]이라 한다.
014_0075_b_20L前所說二種純他利應知應斷餘純他利當勤學除如是所說餘純他利相違是名他利共自
014_0075_c_01L안(安)의 자리(自利)와 타리(他利)를 간략히 말하면 다섯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죄 없는 모습[無罪相]이요, 둘째는 거두어주는 모습[攝受相]이요, 셋째는 이 세상[此世]이요, 넷째는 다른 세상[他世]이요, 다섯째는 고요함[寂滅]이다.
014_0075_b_23L安自他利者略說五種一者無罪相二者攝受相三者此世四者他世者寂滅
보살은 받아들인 선근이 많건 적건 닦아 익히어 성취하고 또 이 선근으로 중생들을 성취시키고 조복시키고 건립(建立)시키니 이를 무죄상(無罪相)의 안자타리(安自他利)라 한다.
014_0075_c_03L菩薩所攝善根若多若少修習成就亦以此善成就衆生調伏建是名無罪相安自他利
보살이 염오(染汚)를 여읜 즐거움과 갖가지 도구의 즐거움과 선에 머무는 즐거움으로 나와 남을 이롭게 하면 이를 섭수상(擺受相)의 안자타리(安自他利)라 한다.
014_0075_c_05L菩薩以離染污樂衆具樂住禪樂饒益自他名攝受相安自他利
보살이 혹은 이 세상은 편안하고 다른 세상은 그렇지 않기도 하고, 혹은 다른 세상은 편안하고 이 세상은 그렇지 않기도 하고, 혹은 다른 세상은 편안하고 이 세상은 그렇지 않기도 하고, 혹은 이 세상과 다른 세상 모두가 편안치 않기도 하는 이 네 가지에서 네 가지 법을 받아들여 차례대로 마땅함에 따라 응한다.
014_0075_c_07L菩薩有此世安非他世有他世非此世有此世他世有非此世非他世此四種受四種法次第隨其所應
어떤 것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 어떤 법은 현세에는 즐거움을 받지만 다른 세상에서는 고통을 받고, 둘째 어떤 법은 현세에는 고통을 받지만 다른 세상에서는 즐거움을 받고, 셋째 어떤 법은 현세에서도 즐거움을 받고 다른 세상에서도 즐거움을 받고, 넷째 어떤 법은 현세에서도 고통을 받고 다른 세상에서도 고통을 받는 것이니 이것을 차세상(此世相)과 타세상(他世相)의 안자타리(安自他利)라고 한다.
014_0075_c_10L云何爲四有法現世受樂他世受苦有法現世受苦他世受樂有法現世受樂他世受樂有法現世受苦他世受苦是名此世他世安自他利
보살에게는 열반과 열반도(涅槃道)와 열반분(涅槃分)과 세간법과 출세간법이 있나니, 이를 적멸(寂滅)의 안자타리(安自他利)라 한다.
014_0075_c_14L涅槃及涅槃道涅槃分閒法出世閒法是名寂滅安自利他
낙(樂)의 자타리(自他利)라 함은 간략히 말하면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인락(因樂)이요, 둘째는 수락(受樂)이요, 셋째는 고대치락(苦對治樂:괴로움을 물리치는 즐거움)이요, 넷째는 단수락(斷受樂)이요, 다섯째는 무죄락(無罪樂)이다.
014_0075_c_15L樂自他利者略說五種一者因樂者受樂三者苦對治樂四者斷受樂五者無罪樂
인락(因樂)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정(情)과 진(塵)이 부딪치는 인연 때문에 태어나기를 즐기는 일이요, 둘째는 금세와 후세의 과업(果業)을 사랑하는 일이니 이를 인락이라 한다.
014_0075_c_18L因樂有二種一者情塵觸因緣故樂受生二者今世後世愛果業是名因樂
뭇 고통이 멈춘 뒤에 세 가지 인락을 생각하여 몸과 마음의 느낌[受]을 일으키나니 이것을 수락(受樂)이라 한다.
014_0075_c_20L衆苦息已思惟三種因樂起身心受是名受樂
014_0076_a_01L수락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유루와 무루이다. 무루라 함은 무학(無學)을 배우는 일이요, 유루라 함은 욕계ㆍ색계ㆍ무색계의 삼계에 얽매이는 것이니 저 온갖 삼계에서 그 알맞은 바에 따라 6입(入)으로 분별하나니 안촉(眼觸)의 인연으로부터 의촉(意觸)의 인연에 이르기까지 여기에서 생긴 5식(識)과 상응하는 것을 신수(身受)라 하고 의식(意識)과 상응하는 것을 심수(心受)라 하는데 추위ㆍ더위ㆍ주림ㆍ목마름 등 이미 일어난 갖가지 고뇌이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고뇌이거나 간에 모두 대치하여 쉬게 한다. 쉰 뒤에 삶의 즐거움을 아나니 이를 고대치락(苦對治樂)이라 하고, 멸수상정(滅受相定)을 단수락(斷受樂)이라 한다.
014_0075_c_21L受樂有二有漏及無漏無漏者學無學有漏三界繫欲界色界無色界彼一切三界隨其所應六入分別眼觸因緣乃至意觸因緣生五識相應名爲身意識相應名爲心受寒暑飢渴種種苦惱已起未起對治令息息已樂知生是名苦對治樂滅受想定是名斷受樂
무죄락(無罪樂)이라 함에는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출가락(出家樂)이요, 둘째는 원리락(遠離樂)이요, 셋째는 적멸락(寂滅樂)이요, 넷째는 보리락(菩提樂)이다. 집은 집이 아님을 믿고 집을 떠나 도를 배워서 갖가지 집에 있는 고난을 벗어나는 것을 출가락이라 하고 나쁜 욕심 등 착하지 못한 법을 끊고 초선천(初禪天)의 떠남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離生喜樂]을 얻는 것을 원리락이라 하고 2선천을 시작으로 하여 각(覺)과 관(觀)을 쉬는 것을 적멸락이라 하고 모든 번뇌가 끝까지 멸하여 모든 법을 여실하게 즐겁다고 느끼고 아는 것을 보리락이라 한다.
014_0076_a_06L無罪樂者有四種一者出家二者遠離樂三者寂滅樂四者菩提樂信家非家出家學道解脫種種在家之難是名出家樂斷欲惡不善得初禪離生喜樂是名遠離樂禪爲首覺觀止息是名寂滅樂一切煩惱究竟滅於一切法如實覺知樂是名菩提樂
인락(因樂)이라 함은 낙(樂)의 요인일 뿐 자성(自性)이 아니요, 수락(受樂)이라 함은 낙의 요인이 아닌 자성일 뿐이요, 대치락(對治樂)이라 함은 낙의 요인도 아니요 자성도 아니니 그저 고(苦)를 쉬게 하고 제거할 뿐이요, 단수락(斷受樂)이라 함은 낙의 요인도 아니요 자성도 아니요 고를 제거하는 것도 아니라 모든 느낌은 진실도 괴로움이라는 것이요 선정에 머무는 대로 이 수(受:느낌)가 멸하니 무죄락(無罪樂)에 속한다. 최후의 보리락(菩提樂)으로서 미래와 현재의 모든 번뇌가 끝까지 멸하면 그 밖의 무죄락이 이에 수순하나니 이를 무죄락이라 한다.
014_0076_a_13L因樂者是樂因非自性受樂者非樂因是自性對治樂者樂因非自性而是息苦除苦斷受樂非樂因非自性非除苦而所有受是眞實苦隨住定時是受滅無罪樂所攝最後菩提樂未來現在一切煩惱究竟滅諸餘無罪樂於彼隨順名無罪樂
014_0076_b_01L이 보살이 안온락(安隱樂)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고 안온락이 아닌 것은 여실하게 알아서 힘껏 방편으로 가르쳐 끊게 한다. 만일 괴로움 뒤에 편안할 이가 비록 근심하고 괴로워하더라도 끝내는 이롭게 하고자 한다면 이는 보살이 선교한 방편에 의하는 것이지만 만일 즐거운 뒤에 편안치 못할 이가 비록 괴롭고 근심스럽더라도 버리지 않으려하면 방편의 힘으로 제거해 끊어주려 하나니, 무슨 까닭인가 하면 뒤에는 반드시 즐거움을 얻기 때문이다. 이 보살은 중생이 편안하고자 원하면 즐거움도 얻게 하고자 원하나니, 그 편안함과 더불어 또한 즐거움도 주고 싶어 한다. 편안함[安]이라 함은 원인에 해당하는 곳이요 즐거움[樂]이라 함은 결과에 해당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알라. 중생을 즐겁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편안하게 해야 한다.
014_0076_a_20L是菩薩以安隱樂饒益衆生非安隱樂如實知之隨力方便教令除斷苦而後安者彼雖憂惱要當饒益則菩薩依巧方便若樂而後不安者彼雖憂苦不欲去之以方便力要爲除斷何以故以後必得樂故是菩薩欲衆生安者欲令得樂與其安者亦欲與樂安者謂因處樂者謂果處是故當知樂衆生者必先安之
그들이 과업(果業)을 사랑하는 것은 금생과 후세의 인락(因樂)에 속하며 고대치락(苦對治樂)과 단수락(斷受樂)과 무죄락(無罪樂)에 속한다.
결정코 이것으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면 역시 섭(攝)이라 하고 또 무죄수락(無罪受樂)이라고도 하고 정진촉인락(情塵觸因樂)이라 한다.
014_0076_b_06L彼愛果業今世後世因樂所攝及苦對治樂斷受樂無罪樂決定以此饒益衆生亦名爲攝亦名無罪受樂及情塵觸因樂
만일 물들고 죄가 있어서 편안하지 못한 이는 중생을 이롭게 하지 못하고 끊도록 가르치지 못하지만 만일 물들지 않고 죄가 없고 편안한 이는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한다. 보살 또한 항상 힘에 따라 스스로 행하나니 이것을 보살의 안락자타리(安樂自他利)라 한다.
014_0076_b_10L是染污有罪不安隱者不以饒益教令除斷若非染污無罪安隱者以此饒益一切衆生菩薩亦常隨力自行是名菩薩,安樂自他利
인섭ㆍ과섭ㆍ자타리(因攝果攝自他利)라 함은 간략히 말하면 세 가지 인(因)과 세 가지 과(果)가 있나니 보인(報因)과 보과(報果), 복인(福園)과 복과(福果), 지인(智因)과 지과(智果)이다.
014_0076_b_13L因攝果攝自他利者略說三種因種果報因報果福因福果智因智果
무엇을 보(報)라 하는가? 보에는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수구족(壽具足)이요, 둘째는 색구족(色具足)이요, 셋째는 종성구족(種性具足)이요, 넷째는 자재구족(自在具足)이요, 다섯째는 신언구족(信言具足)이요, 여섯째는 대력구족(大力具足)이요, 일곱째는 인구족(人具足)이요, 여덟째는 역 구족(力具足)이다.
014_0076_b_15L云何爲報報有八種一者壽具足者色具足三者種性具足四者自在具足五者信言具足六者大力具足七者人具足八者力具足
014_0076_c_01L장수하면서 오래 사는 것을 수구족이라 하고 얼굴 모습이 단정한 것을 색구족이라 하고, 높은 종족에 태어나는 것을 종성구족이라 하고 큰 재물과 많은 무리와 많은 권속을 얻으면 자재구족이라 한다. 사리를 판단하여 송사를 주재하며 법도를 제정하고 받거나 주는 일에 모두 엄정하며 말을 하면 사람들이 모두 믿고 따르나니 이를 신언구족이라 하고, 명성이 높고 방편이 능숙하며 큰 지혜와 갖가지 재주가 있어 사람들의 공경과 존중과 찬탄을 받으면 대력구족이라 하고, 대장부의 법을 성취하면 인구족이라 하고, 병이나 번뇌가 적어 일을 감당해낼 수 있으면 역구족이라 한다.
014_0076_b_19L長壽久是名壽具足顏容端政是名色具生於上族是名種性具足得大財大衆大眷屬是名自在具足斷事聽訟制作法度受與寄付悉從取正所出言人所信伏是名信言具足大名稱大方便大智慧種種技藝爲人所重大衆恭敬尊重讚歎是名大力具足成就丈夫法是名人具足病少惱有所堪能是名力具足
어떤 것을 보인(報因 =과보의 원인)이라 하는가? 중생을 해치지 않고 해칠 마음도 없으면 이는 수인(壽因)이라 하고, 인등(引燈)이나 깨끗한 물건을 보시하면 이를 색인(色因)이라 하고, 교만한 마음을 버리면 이를 종성인(種性因)이라 하고, 뭇 도구로 베풀면 이를 자재인(自在因)이라 하고, 입의 네 가지 허물을 여의면 이를 신언인(信言因)이라 하고, 모든 공덕을 모아 큰 서원을 세우고 삼보와 존귀한 어른에게 공양하면 이를 대력인(大力因)이라 하고, 장부의 법을 좋아하고 여인의 법을 싫어하며 장부의 법을 설해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고 여인의 법을 여의게 하면 이를 인인(人因)이라 하고, 중생들이 하는 여법한 일에 자기의 능력에 따라 모두 가서 도와주면 이를 역인(力因)이라 하나니 이러한 여덟 가지를 보인이라 한다.
014_0076_c_05L云何報因不害衆生無傷害心是名壽因施燈明淨物是名色因捨離憍是名種性因衆具惠施是名自在離口四過是名信言因攝諸功德立大誓願供養三寶及諸尊長是名大力因樂丈夫法厭女人法說丈夫法饒益他人教令厭離女人之法名人因衆生所作如法事中隨其所能悉往營助是名力因如是八種是名報因
보인을 간략히 말하면 세 가지 뛰어남이 있어 보를 더욱 수승하게 하나니, 첫째는 마음의 깨끗함이요, 둘째는 방편의 깨끗함이며, 셋째는 복전의 깨끗함이다. 티끌 없는 마음으로 위없는 보리를 희망하여 선근에 회향하고 점점 늘어나서 수승하고 묘하고 순수한 선행을 믿고 즐기어 수행하며 다른 이가 행하는 것을 보면 함께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밤낮으로 끊임없이 정법에 수순하되 느끼는 대로 관찰하면 이를 마음의 깨끗함이라 한다.
014_0076_c_15L略說報因有三種勝令報增一者心淨二者方便淨三者福田淨心悕望無上菩提迴向善根漸漸增長信樂修行勝妙純善見人行者心生隨喜日夜念念隨順正法隨覺隨觀是名心淨
밤새도록 닦아 익히되 부지런하여 끓임이 없고 다시 이 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어 전해 줄 곳이 있음을 보면 수희하여 칭찬하고 그가 받아 행하는 것을 보면 수순하고 훈도하며 또 이 법으로 자신도 바로 세우면 이를 방편의 깨끗함이라 한다.
간략히 방편을 말해주어 바야흐로 방편의 결과가 일어나면 이를 복전의 깨끗함이라 한다.
014_0076_c_20L長夜修習精勤無復以此法轉授他人見有授者隨喜讚善見彼受行隨順訓導亦以此法而自建立是名方便淨略說方便正起方便果是名福田淨
014_0077_a_01L어떤 것이 보과(報果:보의 결과)인가? 보살이 수명을 구족하는 까닭에 오랫동안 선법을 닦아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을 성취하게 하면 이를 수구족과(壽具足果)라 한다. 보살이 색을 구족하는 까닭에 대중이 좋아하고 대중이 좋아하기 때문에 모두가 다 숭상하고 그의 말을 공경히 들으면 이를 색구족과(色具足果)라 한다.
014_0077_a_01L云何報果菩薩壽具足故久修善法令諸衆生成就善根是名壽具足果菩薩色具足故大衆愛樂衆愛樂故悉共宗敬樂聽所說是名色具足果
보살이 종성을 구족하는 까닭에 대중의 공경과 존중과 찬탄을 받아, 말하면 반드시 받들어 행하되 어김이 없게 하면 이를 종성구족과(種性具足果)라 한다.
014_0077_a_05L菩薩種性具足故衆所敬重供養讚言必受行無所違犯是名種性具足果
보살이 자재를 구족하는 까닭에 보시로써 모든 중생을 널리 거두어 중생들을 성취시키면 이를 자재구족과(自在具足果)라 한다.
014_0077_a_08L菩薩自在具足故布施普攝成就衆生是名自在具足果
보살이 신언이 구족하는 까닭에 항상 사랑스러운 말과 이익되는 일과 함께 일을 하는 것으로 중생들을 끌어안아 교화해서 성취케 하면 이를 신언구족과(信言具足果)라 한다.
014_0077_a_09L菩薩信言具足故常以愛語利益同事攝取衆生化令成就是名信言具足果
보살이 대력을 구족하는 까닭에 중생들이 하는 일을 빠짐없이 도와주어 중생들이 은혜를 알아 모두 와서 귀의하고 말을 하면 모두 그 자리에서 받들어 행하나니 이를 대력구족과(大力具足果)라 한다.
014_0077_a_11L菩薩大力具足故衆生所作悉能營助生知恩咸來歸仰凡出言教卽皆承是名大力具足果
보살이 인(人)을 구족하는 까닭에 남자의 모습을 성취하여 능히 모든 공덕의 법기(法器)가 되매, 모든 방편과 모든 지견(知見)에 두려울 것이 없으며 언제나 자유롭게 왕래하는 곳에 모든 중생이 왕래하면서 함께 일을 도모하며 마을과 넓은 들에 마음대로 걸림이 없으면 이를 인구족과(人具足果)라고 한다.
014_0077_a_14L菩薩人具足故男相成就堪爲一切功德法器於一切方便一切知見得無所畏於一切時自在遊處一切衆生往來同事閒曠野隨意無㝵是名人具足果
보살이 역(力)을 구족하는 까닭에 정근(精勤)방편과 견고방편과 속질방편으로 선행 닦기에 싫증을 내지 않고 중생을 거두기에 싫증내지 않으면 이를 역구족과(力具足果)라 한다.
014_0077_a_18L薩力具足故精勤方便堅固方便疾方便修善無厭攝人不惓是名力具足果
보살은 이 여덟 가지 보과(報果)로써 중생을 이롭게 하며 스스로가 불법을 성숙하여 공덕에 수순한다.
보살이 이 보과에 머물러서 중생들로 하여금 해야 할 일을 하게 하면 중생들은 가르침에 따라 제각기 소원을 닦는다.
014_0077_a_21L菩薩以此八種報果饒益衆自熟佛法隨順功德菩薩住是報令諸衆生作所應作衆生隨教各修所願
014_0077_b_01L만일 보살이 비록 스스로에게는 힘이 있으나 그가 따라 주지 않으면 이타(利他)라 하지 못하고, 자기에게 힘이 없는데 감화를 받는 자가 순응한다 하여도 역시 이타라 할 수 없고 만일 스스로에게 힘이 있고 감화를 받는 이가 순응하여 이 두 가지가 구족하면 능히 겸하여 이익케 한다.
014_0077_b_01L若菩薩雖自有力而彼不從不名利他若自無力而受化者順不名利他若自有力受化者順是二具足則能兼利
보살은 두 가지 법을 구족하여 능히 스스로 부처님의 법을 행하고 다시 삼승의 법으로써 중생을 성취시키며 능히 스스로 위없는 보리를 원만히 하고는 중생들이 익어졌으면 해탈을 얻게 한다.
014_0077_b_04L菩薩具足二法能自行佛法以三乘法成就衆生能自究竟無上菩提衆生熟者令得解脫
그러므로 보살은 여덟 가지 보과에 머물러야 비로소 능히 모든 중생을 안락케 하나니 모든 중생이 끝없는 생사에서 끝없는 예부터 공연히 이익 없이 지내던 자들로 하여금 모두가 헛되지 않고 큰 과위를 얻게 한다.
014_0077_b_06L故菩薩住八種報果乃能安樂一切衆生一切衆生無際生死從本已來空無義利悉令不空獲大果實
어떤 것이 복이며, 어떤 것이 지(智)인가? 단바라밀과 시라바라밀과 찬제바라밀은 복이요, 반야바라밀은 지요, 선바라밀과 비리야바라밀에는 각기 두 분(分)이 있으니 첫째는 복분(福分)이요, 둘째는 지분(智分)이다.
014_0077_b_09L云何爲福云何爲智檀波羅蜜尸羅波羅蜜羼提波羅蜜是名爲福般若波羅蜜是名爲智禪波羅蜜毘梨耶波羅蜜各有二分一者福分二者智
선바라밀에 의하여 사무량 등을 닦으면 복분(福分)이라 하고, 선바라밀에 의하여 음ㆍ계ㆍ입(陰界入)의 방편과 처비처(處非處)의 방편을 닦아 고ㆍ집ㆍ멸ㆍ도와 선ㆍ불선의 법과 유죄ㆍ무죄의 법과 상법ㆍ하법과 구법(垢法)ㆍ정법(淨法)과 모든 연기(緣起)를 관찰하여 모두를 여실히 분별하고 관찰하면 이를 지분(智分)이라 한다.
014_0077_b_14L依禪故修四無量等是名福分禪故修陰界入巧便處非處巧便苦習滅道善不善法有罪無罪法法上法垢法淨法及諸緣起皆能如實分別觀察是名智分
정진바라밀에 의하여 보시ㆍ지계ㆍ사무량 등을 수행하면 이를 복분이라 하고 정진에 의하여 문ㆍ사 수(聞思修)의 지혜와 음(陰) 등의 방편을 닦되 앞에 말한 것 같이 하면 이를 지분이라 한다. 이렇듯이 복과 지를 간략히 말하면 여섯 가지가 되지만 널리 말하면 한량이 없다.
014_0077_b_18L依精進故行施戒四無量等是名福分依精進修聞思修惠陰巧便等如前說名智分如是福智略說六種廣說則無量
어떤 것이 복인(福因)과 지인(智因)인가? 복인과 지인에는 대략 세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복과 지를 자라나게 하는 방편의 의욕을 얻음[得長養福智方便處欲]이요, 둘째는 그에 수순하는 근연[隨順近緣]이요, 셋째는 본래 익힌 복과 지혜[本習福智]이다.
014_0077_b_22L云何福因智因福因智因略說三一者得長養福智方便處欲二者隨順近緣三者本習福智
014_0077_c_01L근연(近緣)이라 함은 뒤바뀐 연에 머물지 않고 뒤바뀌지 않은 연에 머무는 것이니, 나쁜 벗을 가까이 하여 복과 지혜를 거꾸로 말하고 거꾸로 기억하고 거꾸로 느끼면 이것을 뒤바뀐 연에 머문다고 하고 이와 반대되는 깨끗한 쪽[淨分]은 뒤바뀌지 않는 연에 머문다고 한다.
014_0077_c_01L近緣者不住顚倒緣住不顚倒緣習近惡知識說福智倒念倒受是名住顚倒緣此相違淨分名住不顚倒緣
복과 지혜를 자라게 하는 방편의 의욕ㆍ장애를 여의어 일어나지 않으면 이를 근(近)이라 하나니, 이 세 가지 인(因)이 갖추어 지지 않으면 복과 지혜가 나지 않는다.
어떤 것이 복과(福果)와 지과(智果)인가? 보살이 복에 의하여 끝없는 생사에서 뭇 괴로움을 갖추 겪는 중생들을 위해 그들의 욕망에 따라 중생을 거두어 준다.
014_0077_c_04L離長養福智方便處欲障不起是名爲近三因不具者福智不生云何福果智果菩薩依福故爲諸衆生於無窮生死備經衆苦隨其所欲攝取衆生
보살은 지에 의하여 바른 복을 누리면서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들을 위하되 끝내 위없는 보리를 얻게 한다. 이렇듯 복과 지를 간략히 말하면 네 가지 과가 있지만 널리 말하면 한량이 없다.
014_0077_c_09L菩薩依智故攝受正福種種巧便爲諸衆生乃至無上菩提是略說福智有四種果廣說則無量
보(報)와 보인(報因)과 보과(報果)가 모두 복에 의해 일어나고 복은 지혜에 의해 일어나나니, 이 두 가지가 구족하여 가장 훌륭하고 가장 높으며 위없는 보리를 얻지만 만일 복과 지를 구족하지 않으면 끝내 얻을 수 없다. 이것을 보살의 인섭과섭(因攝果攝)의 자타리(自他利)라 한다.
014_0077_c_11L若報若報因若報果一切依福起依智起智此二具足最勝最上得無上菩提若福智不具終不能得是名菩薩因攝果攝自他利
어떤 것이 차세(此世)와 타세(他世)의 자타리(自池利)라고 하는가? 현세에 복업(福業)을 닦아 여법한 재물을 얻으며, 숙세선근의 인연으로 금생에 과보를 받으며, 선(禪)을 잘 닦아서 이 세간의 즐거움에 머무르며 이 세간에 의지해 있으면서 중생을 이롭게 하며 모든 선정에 의지해 있으면서 현법열반(現法溫繁)을 여실히 하며 세간과 출세간에서 현법열반의 유위법을 향하면 이는 차세(此世)의 자리(自利)라고 하고, 이 법으로써 중생을 교화하면 차세(此世)의 타리(他利)라고 한다.
014_0077_c_15L云何此世他世自他利現修福業獲如法財宿善因緣今受果報善能轉禪住此世樂於此世爲利衆生依於諸禪現法涅如實世閒出世閒向現法涅槃有爲法是名此世自利卽以此法教化衆生是名此世他利
타세(他世)의 자타리(自他利)라 함은 욕계의 몸[身財]과 색계[禪], 무색계[無色]의 삶에 이르기까지 이 세계의 근심과 고통에서 저 세계의 인(因)을 닦아 익히나니 이를 타세(他世)의 자타리(自他利)라 한다.
014_0077_c_21L他世欲界身財乃至禪無色生此世憂苦思惟修習彼因是名他世自他利
014_0078_a_01L이 세계의 기쁨과 즐거움에서 몸과 재물의 인(身財因)과 내지 이 세계에서 물러날 일[退分]과 색계ㆍ무색계의 삼매 [正受]를 사유하고 닦으면 이를 차세(此世)와 타세(他世)의 자타리(自他利)라 한다.
014_0077_c_23L此世喜樂惟修身財因乃至此世退分禪無色正受是名此世他世自他利
어떤 것이 필경(畢竟)과 불필경(不畢竟)의 자타리(自他利)라 하는가? 욕계의 몸에 인과가 있거나 범부와 세속의 청정으로 인과가 있으면 이를 불필경자타리(不畢竟自他利:완벽치 못한 자타리)라 하고, 모든 번뇌를 끝까지 멸하고 팔정도와 그에 의해 생긴 세속의 선법(善法)을 필경자타리(畢竟自他利)라 한다.
014_0078_a_02L云何畢竟不畢竟自他利欲界身財有因有果凡夫世俗淨有因有果名不畢竟自他利一切煩惱畢竟滅八正道及依此生世俗善法是名畢竟自他利
필경과 불필경에 세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자성(自性)이요, 둘째는 퇴(退)요, 셋째는 수용과진(受用果盡)이다.
자성(自性)이라 함은 열반이니, 필경이다. 모든 유위법은 불필경이고 팔정도는 불퇴(不退)이며 수용하는 과덕이 다하지 않으면 필경이요 나머지 유루의 선한 법은 퇴(退)요 수용하는 과덕이 다하면 불필경이다.
014_0078_a_07L畢竟不畢竟有三種一者自性二者退三者受用果盡自性者涅槃畢竟一切有爲法不畢竟八正道不退受用果不盡畢竟餘善有漏法退受用果盡不畢竟
이것이 열 가지 자타리이니 이렇게 간략히 말하기도 하고 널리 말하기도 하였으니 보살은 힘껏 배우고 닦으라. 과거에도 이미 배웠고 미래에도 장차 배우라, 모든 열 가지 자타리를 필경불필경자타리라 한다.
014_0078_a_11L是名十種自他利如是略說廣說菩薩應當隨力修學過去已學未來當學一切十種自他利是名畢竟不畢竟自他利
4) 진실의품(眞實義品)①
014_0078_a_14L菩薩地持方便處眞實義品第四之一
어떤 것이 진실의(眞實義)인가? 간략히 말하면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실법성(實法性)이요, 둘째는 일체사법(一切事法:모든 사물과 법칙)이다.
이 두 가지 법성을 종류에 따라 나누면 다시 네 가지가 있게 되나니, 첫째는 세간소지(世間所知:세간에서 아는 것)온 둘째는 학소지(學所知:배워서 아는 것)요, 셋째는 번뇌장정지소행처법(煩惱障淨智所行處法:번뇌장이 맑아진 지혜로 행하는 법)이요, 넷째는 지장정지소행처법(智障淨智所行處法 지장이 다한 지혜로 행하는 법)이다.
014_0078_a_15L云何眞實義略說二種一者實法性二者一切事法性此二法性以種分復有四種一者世閒所知二者學所知三者煩惱障淨智所行處法者智障淨智所行處法
014_0078_b_01L어떤 것을 세간소지(世間所智)의 진실의(眞實義)라 하는가? 세간의 모든 일은 세속의 법칙[數]에 수순하고 지견도 모두 같으니 이른바 지(地)는 지일 뿐 수(水)나 그 밖의 것이 아니며, 수ㆍ화ㆍ풍(水火風)과 색ㆍ냄새ㆍ맛ㆍ촉감에서 고락(苦樂)에 이르기까지 간략히 이 물건을 말하면 곧 이 물건일 뿐 저 물건이 아닌 것이다.
이렇듯 온갖 결정적인 생각이 시행되는 곳의 사물들은 세간에서 본래 스스로의 기억과 상상으로 알 뿐, 닦아 익힌 수행으로 말미암는 것이 아니니 이를 세간소지진실의(世間所知眞實義)라 한다.
014_0078_a_20L云何世閒所知眞實義耶世閒衆事隨順俗數知見悉同謂地卽是地非水非餘水火色聲香味觸乃至苦樂略說此物卽此物非彼物如是一切決定意解所行處事世閒本來自憶想知不從修習是名世閒所知眞實義也
어떤 것을 학소지(學所知)의 진실의(眞實義)라 하는가? 예컨대 세간의 지혜로운 사람이 현지(現智:직접 보거나 듣는 지혜)와 비지(比智:추측해 아는 지혜)와 그리고 스승에게 듣고 생각하거나 닦아 배우는 등 그러한 결정적인 지혜가 시행될 곳에서 결집(結集:외부상황을 파악함)하거나 건립(建立:능동적으로 행동함)하면 이를 학소지진실의(學所知眞實義)라고 한다.
014_0078_b_03L云何學所知眞實義耶如世智人依現智比智及從師聞思量修學彼決定智所行處事結集建立是名學所知眞實義也
어떤 것이 번뇌장정지(煩惱障淨智)로 행할 곳의 법의 소행처법진실의(所行處眞實義)인가? 모든 성문 연각의 무루지(無漏智)와 혹은 무루의 방편과 혹은 생사를 따르는 세속의 지혜로 닦는 경계이니 그러한 지혜의 반연에서 번뇌장이 깨끗해지고 미래세상의 장애가 끝까지 일어나지 않으면 이를 번뇌장정지소행처법진실의(煩惱障淨智所行處法眞實義)라고 한다.
014_0078_b_07L云何煩惱障淨智所行處法眞實義耶一切聲聞緣覺無漏智無漏方便若隨生世智修行境界於彼智緣中煩惱障淨未來世障畢竟不起是名煩惱障淨智所行處法眞實義也
이른바 사성제란 고ㆍ집ㆍ멸ㆍ도이니 이 사성제를 관찰하고 무간(無間) 등의 지혜와 무간 등에 의해 일어나는 지혜에 들어간 성문이나 연각들이 음(陰)과 음을 여읜 자리에서 ≺나≻의 실체를 찾을 수 없고 제행(諸行)은 연기(綠起)의 법이어서 생멸로 화합했고, 음과 음을 여읜 자리에는 ≺나≻와 남이란 진실의 성품이 없음을 보고는 지견(知見)을 닦아 익히는 것이다.
014_0078_b_12L所謂四聖諦苦集滅道此四諦入無閒等惠及無閒等所起智慧聲聞緣覺見陰離陰我不可得諸行緣起生滅和合陰與離陰無我人性修習知見
어떤 것이 지장정지(智障淨智)로 행할 곳의 법의 진실의[所行處法眞實義]인가? 지혜라 하는 알아야 할 곳을 장애하므로 장(障)이라 하는데 그러한 지장(智障)에서 벗어난 지혜도 수행할 경계이니 이를 지장정지소행처법진실의(智障淨智所行處法眞實義)라 한다.
014_0078_b_16L云何智障淨智所行處法眞實義耶智所知㝵是名爲障彼智障解脫智修行境界是名智障淨智所行處法眞實義也
이른바 여러 불ㆍ보살이 무아법(無我法)에 들어가고 들어간 뒤에는 청정해져서 모든 법의 언설을 여읜 자성[一切法離言說自性]과 거짓 이름의 자성[假名自性]에서 모든 망상을 여읜 평등하고 큰 지혜로 행하는 경계이니 제일이며 진실이며 위없고 가없어서 모든 법을 택멸(擇滅)하여 영원히 일어나지 않게 한다.
014_0078_b_19L所謂諸佛菩薩入無我法入已淸淨於一切法離言說自性假名自性離諸妄想平等大智修行境界第一如實無上無一切法擇永滅不起
014_0078_c_01L또 진실상(眞實相)은 두 가지를 건립하나니, 첫째는 유성(有性:성품 있음)이요, 둘째는 무성(無性:성품 없음)이다.
유성(有性)이라 함은 가명자성(假名自性)을 건립하고 시설(施設)하나니 끝없는 옛부터 세간에서 헤아리고 탐착하는 온갖 생각[憶想]의 허망한 근본이다.
이른바 색과 수ㆍ상ㆍ행ㆍ식과 안ㆍ이ㆍ비ㆍ설ㆍ신ㆍ의와 지ㆍ수ㆍ화ㆍ풍과 색ㆍ성ㆍ향ㆍ미ㆍ촉ㆍ법과 나아가 열반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세간의 거짓 이름은 자성이 있나니 이 를 유성(有性)이라 한다.
014_0078_c_01L又眞實相立二種一者有性二者無性有性者建立施設假名自性久遠已來世閒計著一切憶想虛妄根本所謂是色是受想行識眼耳鼻舌身意地水火色聲香味觸法乃至涅槃如是世閒假名有自性法是名爲有
무성(無性)이라 함은 색가명(色假名)과 나아가 열반가명(涅槃假名)을 일삼지도 않고 의지하지도 않는 것이니 거짓 이름인 가명(假名)에 의지한 것은 전혀 없는 것이다. 이것을 무성(無性)이라 한다.
014_0078_c_07L無性者色假名乃至涅槃假名無事無依假所依一切悉無是名爲無
위에서 말한 유성과 무성은 둘이나 모두가 법상(法相)을 여의었나니, 속하는 바는 둘이지만 법에는 둘이 없다. 둘이 없다[無二]함은 곧 중도(中道)이니 양 끝[二邊]을 여의었기 때문에 이를 무상(無上)이라고도 한다. 이렇듯 진실함은 불ㆍ세존의 맑은 지혜의 경계이며 모든 보살들이 배워야 할 법이다.
014_0078_c_09L如上所說有無是二俱離法相所攝二法無有二無二者是名中道離於二邊是名無上如是眞實是佛世尊淨智境是諸菩薩所應修學
만일 이 법을 닦아 배운 이를 대지방편보살(大智方便菩薩)이라 하나니,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보살이 공해탈(空解脫)과 상응하면 생사에 있으면서 생사의 도리를 여실히 알고 생사와 무상(無常) 등의 법칙에 대하여 싫어하는 생각을 내지 않게 되어 불법을 성취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다.
014_0078_c_13L若修學者爲大智方便菩薩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以故菩薩與空解脫相在於生死如實知生死不於生死無常等行而生厭離能成就佛法利益衆生
만일 생사의 법칙을 여실히 알지 못하면 탐ㆍ진ㆍ치 등 온갖 번뇌를 여의지 못할 것이요, 만일 그들을 여의지 못하면 더럽혀졌기 때문에 온갖 생사를 받을 것이요, 만일 더럽혀졌기 때문에 온갖 생사를 받으면 불법을 성취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지 못한다.
014_0078_c_18L若不如實知生死者不能捨離貪恚癡等一切煩惱若不捨離則以染污受諸生死以染污心受生死者不能成就佛法利益衆生
만일 생사와 무상 등의 법칙에 대하여 싫어 여의려는 마음을 내면 이 보살은 속히 열반을 얻을 것이나 속히 열반을 얻으면 도리어 불법을 성취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지도 못한다.
014_0078_c_21L若於生死無常等行生厭離者是菩薩疾得涅槃疾得涅槃者亦不能成就佛法利益衆生
014_0079_a_01L어떻게 해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가? 공해탈(空解脫)과 상응한 보살은 열반을 두려워하지 않고 열반을 구하지도 않는다.
014_0079_a_01L云何能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若空解脫相應菩薩則不畏涅槃亦不求涅槃
만일 보살이 열반을 두려워하면 열반도(涅槃道)를 만족하지 못하나니 열반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열반의 공덕과 이익을 보지 못하고 열반이 공덕과 이익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청정한 믿음을 모두 멀리 여의게 된다.
014_0079_a_03L若菩薩畏涅槃者不能滿足涅槃道以畏涅槃故不見涅槃功德利益不見涅槃功德利益淸淨信樂皆悉遠離
만일 보살이 열반을 구하면 많이 닦아 익히기 때문에 빨리 열반에 드나니 빨리 열반에 드는 이는 불법을 성취하여 중생을 이익되게 하지 못한다.
014_0079_a_06L若菩薩求涅槃者修習故疾般涅槃疾般涅槃者不能成就佛法利益衆生
만일 생사의 법칙에 대하여 여실하게 알지 못하면 오래도록 생사의 고통을 받나니 만일 생사를 싫어하면 빨리 열반에 든다.
014_0079_a_08L若於生死不如實知則長受生死若厭生死則疾般涅槃
열반을 두려워하는 이는 열반의 도를 만족치 못하고 열반을 구하여 많이 닦아 익히는 이는 빨리 열반에 드나니 마땅히 알라. 이 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큰 방편이 없다.
014_0079_a_10L若畏涅槃者不能滿足涅槃之若求涅槃多修習者則疾般涅槃當知是菩薩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無大方便
생사에 대하여 여실히 알면 생사에 대하여 물들어 집착함이 없고 생사의 무상함 등에 대하여 싫어하지 않는 이는 빨리 열반에 들지 않고 열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는 열반의 도를 만족하여 열반의 공덕과 이익을 깊이 보나니 만일 빨리 열반에 들기를 구하지 않으면 이 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큰 방편이 있다.
014_0079_a_13L若於生死得如實知於生死心不染著若於生死無常等行不厭離者不疾涅槃不畏涅槃者則能滿足涅槃之道深見涅槃功德利益若不勤求疾涅槃者當知是菩薩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有大方便
이 큰 방편은 제일의 공해탈에 의하는 까닭에 제일의 공해탈을 닦는 보살의 가장 큰방편이라 하나니, 이른바 여래의 위없는 큰 지혜를 향하기 때문이다.
014_0079_a_19L是大方便依第一空解脫是故名爲修第一空解脫菩薩最大方便向如來無上大智故
菩薩地持經卷第一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