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이 만약 악한 마음으로 나를 때리고 매도하고 헐뜯고 욕보이더라도, 원컨대 나는 이로 인하여 자애심을 증장하게 하고 악한 생각을 내지 않겠나이다.
014_0260_a_14L衆生若以惡心打罵,毀辱我身,願我因是,更增慈心,不生惡念!
원컨대 내가 뒤의 세상 어디에서나 여자의 몸이나, 무근(無根)이나, 두 가지 근[二根]이나, 노비의 몸을 받지 않게 하옵소서.
014_0260_a_16L願我後生,在在處處,不受女身、無根、二根、奴婢之身!
또 원컨대 내 몸에 자재한 힘이 있어 남을 위하여 봉사하게 하옵시고, 남이 힘이 있어 마음대로 나를 부리지 않게 하옵소서.
014_0260_a_17L復願令我身,有自在力,爲他給使,不令他人,有自在力,而驅使我!
원컨대 내 몸에 모든 근(根)이 갖추어지고, 나쁜 벗을 멀리하며, 악한 나라의 변방의 족속으로 태어나지 않고 항상 좋은 신분으로 태어나고 기운이 뛰어나고 재보(財寶)에 구애되지 않으며 좋은 생각과 자재한 마음을 얻어 마음이 용감하고 건실하며, 대체로 말을 하면 듣는 자가 잘 받아들이며, 모든 장애가 없고 방일하지 않겠나이다.
항상 십이부경 받아 지니기를 좋아하고 이미 받아 가지면 다시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서 능히 중생의 악한 소견과 악한 업을 부수며, 모든 세간사로는 능히 이길 수 없는 바가 되어, 수승함을 얻고 나서는 또 다시 가르쳐서 중생의 몸과 마음의 중병을 잘 다스리며, 떠나거나 파괴하는 자를 보면 능히 화합하게 하며, 두려워하는 자를 보면 구제하고 보호하여 주고, 구제하고 보호하고서 갖가지 법을 설하여
선남자야, 보살이 만약 능히 인(因)을 관찰하고 과(果)를 관찰하며, 능히 인과(因果)를 관찰하고 능히 과인(果因)을 관찰하면, 이러한 보살은 능히 인과를 끊고 능히 인과를 얻나니, 보살이 능히 인과를 끊고 얻고 한다면 이것이 법과(法果)며, 모든 법의 왕이며, 법에 자재한 것이니라.
014_0261_b_01L“선남자여, 중생이 만약 보리심을 발하고 나서 외도의 실천법과 그 전적(典籍)을 받기를 즐거워하고 읽고 외고 또 이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며, 자신을 위하여 남의 목숨을 살해하고 자비를 즐겨 닦지 않으며, 생사를 좋아하고 항상 모든 업을 지어 생사의 낙을 받으며, 신심이 없고 삼보를 의심하며 마음을 가리고, 몸과 목숨을 보호하고 아까워하여 인욕하지 못하며, 말이 거칠고 남을 비난하고 원한을 품으며 방일하며, 자기에게 스스로 경멸하는 생각을 내어‘나는 무상보리를 얻을 수 없다’고 하며, 번뇌 가운데서 공포심을 내면서도 번뇌를 부수는 방편을 부지런히 닦지 않으며, 항상 인색하고 탐하고, 질투하고, 성을 내고, 나쁜 벗을 가까이 하고, 게으르고 나태하여 어지러운 마음으로 무명(無明)에 처하기를 좋아하며, 6도(度)를 믿지 않고, 복 닦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생사를 관하지 않고, 항상 타인이 한 악한 말을 사용하기를 좋아한다면 이것이 가명 보살이니라.
선남자여, 또 어느 중생이 보리심을 발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하다가 무량겁을 고행하고 수도한 연후에야 얻는 다는 것을 듣고는 후회하면서 비록 도를 행하나 마음으로 진실하지 않고, 참괴심이 없고, 연민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며, 외도를 받들기를 즐겨하고 양을 죽여서 하늘에 제사하며, 비록 작은 믿음이 있으나 마음이 견고하지 않으며, 오욕락을 위하여 갖가지 악을 지으며, 몸과 목숨과 재산을 믿고 큰 교만을 내며, 하는 짓이 뒤바뀌어서 이롭지 않으며, 생사의 즐거움을 위하여 보시를 하며, 천상에 태어나는 즐거움을 위하여 금계를 지키며, 비록 선정을 닦으나 목숨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면 이것이 가명 보살이니라.
014_0261_c_01L 대중의 처소에 공포심을 내지 않으며, 항상 중생에게 보리는 얻기 쉬운 것이라고 가르쳐서 듣는 자로 하여금 두려운 생각을 내지 않게 하며, 부지런히 닦아 정진하고, 번뇌를 가볍고 천하게 여겨 저 번뇌로 하여금 자재(自在)함을 얻지 못하게 하느니라.
비록 중생이 여러 가지 나쁜 짓을 많이 하는 것을 보더라도 조금이라도 잘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항상 잊지 않으며, 삼보에 의심을 내지 않고 즐겨 공양을 올리며, 만약 재물이 적을 때면 먼저 빈궁을 구제하여 주고 뒤에 복 밭에 베풀며, 먼저 빈곤한 이를 위하고 뒤에 부자를 위하며, 사람의 착한 것을 좋아하고 찬탄하여 열반을 열어주느니라.
지닌 기예(伎藝)를 사람들로 하여금 배우게 하고자 하며, 배움이 자기보다 나은 것을 보면 기뻐하는 마음을 내며, 자기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항상 남을 이롭게 할 것을 생각해서, 몸과 입과 뜻으로 하는 모든 선한 것이 끝까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항상 남을 위한 것이면 이것이 실의 보살이니라.
선생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의보살(義菩薩)이라고 하면, 어떻게 스스로 의보살임을 아나이까?”
014_0262_a_02L善生言:“世尊!義菩薩者,云何自知是義菩薩?”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고행(苦行)을 닦을 때 먼저 스스로 마음을 시험하느니라.
014_0262_a_04L“善男子!菩薩摩訶薩修苦行時,先自誡心。
선남자야, 내가 생각하건대, 옛적에 보살도를 닦을 때 먼저 외도에게서 고행법(苦行法)을 받고 지극한 마음으로 받들어 행하여, 마음에 퇴전함이 없었느니라.
014_0262_a_05L善男子!我念往昔行菩薩道時,先從外道,受苦行法,至心奉行,心無退轉。
무량한 세상에서 재를 몸에 바르고, 오직 깨[胡麻]와 팥[小豆]과 멥쌀과 좁쌀과 싸래기 등을 날마다 한 알씩만 먹었고 따가운 가시나무ㆍ등걸ㆍ맨땅ㆍ돌로써 침구(臥具)를 삼았으며, 소똥ㆍ소오줌으로써 약을 삼았고, 한여름에 오열(五熱)로 몸을 지졌으며, 한겨울이면 얼음으로 속옷을 삼았느니라. 그리고 혹은 초식(草食)ㆍ근식(根食)ㆍ경식(莖食)ㆍ엽식(葉食)ㆍ과식(果食)ㆍ토식(土食)ㆍ풍식(風食)도 받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먼 예전에 네 가지 일을 위하여 몸과 목숨을 버렸나니, 첫 번째는 중생의 모든 번뇌를 부수기 위한 것이요, 두 번째는 중생으로 하여금 안락함을 얻게 하기 위한 것이며, 세 번째는 스스로 몸에 탐착(貪着)함을 부수기 위한 것이요. 네 번째는 부모님이 낳아서 길러주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었느니라.
또 내가 먼 예전에 정법을 위하여 한 겁 동안 온 몸에 좌우로 천이나 되는 부스럼이 나는 고통을 받았나니, 그때 온갖 번뇌를 가지고 있어 몸으로 괴로움을 느꼈지만, 모든 중생의 해탈을 위하여 마음을 달래어 굳게 하여서 퇴전하지 않았나니, 이것을 보살의 불가사의라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온갖 나쁜 벗과 모든 번뇌의 업이 곧 보살도를 장엄하는 도반(道伴)이니, 왜 그런가 하면 모든 범부들은 지혜와 정념(正念)의 마음이 없으므로 번뇌를 원적(怨敵)으로 삼지만 보살은 지혜와 정념을 갖추고 있으므로 번뇌로써 도반(道伴)을 삼나니, 악우(惡友)와 악업도 마찬가지이니라.
선남자여, 번뇌를 버리면 마침내 나쁜 세계(惡有)의 몸을 받지 않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비록 악업을 나타내더라도 실로 몸과 입과 뜻이 나빠서 짓는 것이 아니며, 이는 서원의 힘이니라. 이 서원의 힘으로 사나운 짐승의 몸도 받나니, 저 축생들을 조복하고자 하기 때문이니라.
014_0262_c_01L선남자여, 내가 먼 예전에 곰의 몸을 받았을 때 비록 번뇌를 갖추었으나 번뇌가 나를 마음대로 할 힘이 없었으니 무슨 까닭이었는가? 바른 생각을 갖추었기 때문이니라. 내가 그때 중생을 가엾이 여기고 바른 법을 옹호하고 법행(法行)을 닦아 행하였느니라.
구타(瞿陀)의 몸ㆍ겁빈기라(劫賓耆羅)의 몸ㆍ토끼의 몸ㆍ뱀의 몸ㆍ용의 몸ㆍ코끼리의 몸ㆍ금시조의 몸ㆍ비둘기의 몸ㆍ사슴의 몸ㆍ원숭이의 몸ㆍ양의 몸ㆍ닭 ㆍ꿩ㆍ공작ㆍ앵무새ㆍ두꺼비ㆍ개구리의 몸도 받았나니, 내가 이러한 새와 짐승의 몸을 받을 때도 비록 번뇌를 갖추었으나 번뇌가 나를 마음대로 할 힘이 없었으니, 무슨 까닭이었는가. 바른 생각을 갖추었기 때문이며, 중생을 가엾이 여기면서 정법을 옹호하고, 법행을 닦아 행하였기 때문이니라.
보살은 행하는 바에 대한 은혜의 보답을 구하지 않고, 은혜를 받으면 항상 갚을 것을 생각하느니라.
014_0262_c_19L菩薩所行,不求恩報,受恩之處,常思反報。
선남자여, 모든 중생들은 항상 제 이익만 구하지만 보살의 행위는 항상 남을 이롭게 하기를 구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불가사의이니라.
014_0262_c_20L善男子!一切衆生,常求自利,菩薩所行,恒求利他,是名菩薩不可思議。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번뇌를 가지고 있으나 원수에게나 친한 이에게나 평등하게 이익을 주나니 이것이 보살의 불가사의이니라.
014_0262_c_22L菩薩摩訶薩,具足煩惱,於怨親所平等利益,是名菩薩不可思議。
014_0263_a_01L선남자여, 모든 외도들은 중생을 교화할 때에 혹 욕설을 하고 채찍으로 치고 꾸짖고 욕하고 밀어내고 한 연후에 조복하지만, 보살은 그렇지 않아서 중생을 교화할 때에 추악한 말ㆍ성난 말, 꾸미는 말이 없고 오직 온화한 말과 진실한 말이 있어 중생이 듣고 나면 푸른 연꽃이 달을 만난 것 같고 붉은 연꽃이 해를 만난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보시 할 때에 재물이 비록 적고 걸식하고 구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더라도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않나니 이것을 보살의 불가사의라 하느니라.
014_0263_a_06L善男子!菩薩施時,財物雖少,見多乞求,不生厭心,是名菩薩不可思議。
보살이 장님ㆍ귀머거리ㆍ벙어리ㆍ바보ㆍ오지의 악한 중생들을 교화할 때 마음으로 피로와 싫증을 내지 않으니 이것을 보살의 불가사의라 하느니라.
014_0263_a_08L菩薩教化盲、聾、瘖、瘂,愚癡邊地惡衆生時,心無疲厭,是名菩薩不可思議。
선남자여, 보살에게 네 가지 불가사의가 있으니, 첫 번째는 사랑하고 소중히 하는 물건을 능히 남에게 주는 것이요, 두 번째는 모든 번뇌를 갖추고도 능히 모든 나쁜 일을 참는 것이며, 세 번째는 분열하고 파괴하는 무리들을 능히 화합하게 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임종시에도 악을 보면 법을 설하여 고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네 가지 불가사의이니라.
또 세 가지 불가사의가 있으니, 첫 번째는 처음 보시하고자 할 때 마음에 환희와 즐거움을 내는 것이요, 두 번째는 보시할 때 남을 위하되 과보를 구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보시하고 나서 마음이 즐거워 후회하거나 원한을 갖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세 가지 불가사의이니라.
014_0263_b_01L선남자여, 보살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재가보살이요, 두 번째는 출가보살인데, 출가 보살은 이와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나, 재가보살은 이와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어려우니, 왜 그런가? 재가보살은 많은 악연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니라.”
선생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성문ㆍ연각이 얻는 깨달음의 결과가 곧 보리요 곧 보리도 이온데 어찌하여 훨씬 뛰어난 것이라고 하십니까?”
014_0263_b_12L善生言:“世尊!聲聞、緣覺所得道果,卽是菩提,卽是菩提道,云何言勝?”
“선남자여, 성문ㆍ연각의 도는 넓고 크지 않아서 모든 것에 대한 깨달음이 아니니, 그러므로 보리와 보리의 도가 뛰어나다고 하는 것이니라. 마치 저 세간의 모든 경서에서 십이부경이 최고인 것과 같나니, 왜 그런가? 설하는 것에 오류가 없고 전도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2승(乘)의 도도 보리도에 견주면 역시 이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보리의 도라는 것은 곧 학이며 학과이니, 학이란 어떠한 것인가, 보리도를 행하되 아직 불퇴전심을 갖추지 못한 것을 학이라고 하고, 불퇴전을 얻은 것은 학과라 하며, 아직 정유(定有)를 얻지 못하였으면 학이요, 제3겁(劫) 중에 이미 정유를 얻었으면 학과이니라.
014_0263_c_01L 첫 아승기겁에는 일체혜시(一切惠施)와 일체시시(一切時施)와 일체중생시(一切衆生施)를 못하고, 제2 아승기겁에 능히 비록 일체시를 하지만, 아직 일체시시와 일체 중생시를 하면, 이와 같은 두 경우를 학과라고 한다. 제3 아승기겁에 능히 일체시와 일체시시와 일체 중생시를 하면 학과이니라.
선남자여, 보시도 아니요 바라밀도 아닌 것은 학이고 보시이기도 하고 바라밀이기도 한 것은 학과이니라.
014_0263_c_16L善男子!非施非波羅蜜,是名爲學;亦施亦波羅蜜,是名學果。
선남자여, 대체로 보리라는 것은 곧 진지(盡智)며 무생지(無生智)이니, 이 두 지혜를 위하여 부지런한 마음으로 37품을 닦으면 이것이 학이요, 보리를 얻고 나면 이것이 학과이며, 스스로 모든 근(根)을 조복하고, 다음에 중생을 조복하는 것이 학이요, 스스로 해탈을 얻고 중생으로 하여금 얻게 하는 것이 학과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의 신근(信根)이란 이미 자기를 이롭게 하고, 또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인데, 스스로의 이익이란 것은 참된 것이 아니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자리(自利)이니 왜 그런가? 보살마하살은 남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몸과 목숨과 재물을 아끼고 인색하게 하지 않는 것이 자리이니라.
또 여섯 가지 법이 능히 나와 남을 이롭게 하나니, 6념을 말하는 것이니라. 또 일곱 가지 법이 능히 나와 남을 이롭게 하나니, 7만(慢)을 없애는 것이니라.
014_0264_b_16L復有六法,能自他利:所謂六念。復有七法,能自他利:謂壞七慢。
선남자여, 만약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장자(長者)거나 남자거나 여자거나 혹 대중 가운데에 여러 가지 과실이 있으면 보살이 먼저 그 의도를 따라 보고 나서 법을 설하여 조복되게 하느니라. 만약 먼저 그 의도에 따라 법을 설할 수 없다면 이는 곧 하품(下品) 보살이라 하느니라.
014_0264_c_01L선남자여, 착한 벗을 가까이 하는 것을 좋아하는 데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공양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공양하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 것이다. 공양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자는 능히 나와 남을 이롭게 하지만 공양하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 자는 모두를 이롭게 하지 못하느니라.
014_0265_a_01L이 사람이 이와 같이 8지를 갖추면, 무릇 16가지를 갖춘다고 하니, 첫 번째는 시설(時說)이요, 두 번째는 지심설(至心說)이요, 세 번째는 차제설(次第說)이요, 네 번째는 화합설(和合說)이요, 다섯 번째는 수의설(隨意說)이요, 여섯 번째는 희락설(喜樂說)이요, 일곱 번째는 수의설(隨意說)이요, 여덟 번째는 불경중설(不輕衆說)이요,
아홉 번째는 불가중설(不呵衆說)이요, 열 번째는 여법설(如法說)이요, 열한 번째는 자타리설(自他利說)이요, 열두 번째는 불산란설(不散亂說)이요, 열세 번째는 합의설(合意說)이요, 열네 번째는 진정설(眞正說)이요, 열다섯 번째는 말을 한 다음에 교만한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며, 열여섯 번째는 말을 한 다음에 세상의 과보(果報)를 구하지 않는 것이니라.
이러한 사람은 남의 말을 듣나니 남의 말을 들을 때에는 열여섯 가지를 갖추나니, 첫 번째는 때에 알맞게 듣는 것이요, 두 번째는 즐겁게 듣는 것이요, 세 번째는 지극한 마음으로 듣는 것이요, 네 번째는 공경하며 듣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허물을 구하지 않고 듣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논의를 하지 않고 듣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이기려고 하지 않고 듣는 것이요, 여덟 번째는 들을 때 말을 가볍게 보지 않는 것이요,
아홉 번째는 들을 때 법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이요, 열 번째는 들을 때 항상 자신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이요, 열한 번째는 들을 때 5개(蓋)를 멀리 여의는 것이요, 열두 번째는 들을 때 수지하고 읽는 것이요, 열세 번째는 들을 때 5욕(欲)을 없애는 것이요, 열네 번째는 들을 때 신심을 갖추는 것이요, 열다섯 번째는 들을 때 중생을 조복하는 것이요, 열여섯 번째는 들을 때 문근(聞根)을 끊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능히 설법하는 것에 또 두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청정한 것이요, 두 번째는 청정하지 못한 것이다. 청정하지 못한 것에 다시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이익을 위하여 말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과보를 위하여 말하는 것이요, 세 번째는 남을 이기기 위하여 말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세상의 보답을 위하여 말하는 것이요, 다섯 번째는 의심하는 말이니라.
014_0265_b_01L청정하게 설하는 것에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먼저 음식을 베푼 연후에 설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삼보를 증장(增長)하기 위하여 설하는 것이요, 세 번째는 나와 남의 번뇌를 끊기 위하여 설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삿된 것과 바른 것을 가리기 위하여 설하는 것이요, 다섯 번째는 듣는 자가 가장 뛰어난 것을 얻게 하기 위하여 설하는 것이니라.
또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허물과 번뇌의 해탈을 말하고, 착한 이의 덕을 찬탄하고 나쁜 사람의 허물을 질책하며, 보시의 공덕을 기리고 인색한 과실을 나무라느니라.
014_0265_c_08L復爲衆生,說煩惱過、煩惱解脫,歎善友德,呵惡友過,讚施功德,毀慳過失。
보살은 항상 고요히 하면서 고요한 공덕을 찬탄하고, 항상 법행(法行)을 닦으면서 법행의 공덕을 찬탄하나니, 만약 능히 이와 같이 하면 이것을 일러 모두를 이롭게 한다고 하느니라.
014_0265_c_10L菩薩常寂,讚寂功德,常修法行,讚法行德;若能如是,是名兼利。
재가 보살은 먼저 스스로 조복할 것이니, 만약 조복하지 못하면, 출가하지 못하느니라. 재가 보살은 능히 많은 사람을 제도하나 출가 보살은 이와 같지 않으니 왜 그런가? 만약 재가자가 없으면, 3승(乘)에 출가한 사람이 없으리니, 삼승에 출가하여 수도ㆍ지계ㆍ송경ㆍ좌선하는 것이 모두 재가자로 말미암아 장엄되는 것이니라.
보살마하살은 먼저 스스로의 악을 없앤 연후에 남에게도 없애도록 가르쳐야 하나니, 만약 제가 없애지 않고 남에게 없애라고 가르친다는 것은 옳지 않느니라.
014_0266_a_08L菩薩摩訶薩先自除惡,後教人除,若不自除,能教他除,無有是處。
그러므로 보살은 먼저 마땅히 스스로 보시하고 지계하고, 만족함을 알고, 부지런히 수행 정진한 연후에 사람을 교화하나니 보살이 만약 스스로 보시하고 지계하고, 만족함을 알고, 부지런히 수행 정진한 연후에 사람을 교화하나니 보살이 만약 스스로 법행을 하지 않는다면 능히 중생을 교화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중생들의 근기에 대체로 세 가지가 있는데 보살들의 근기도 역시 세 가지이니 하와 중과 상을 말하는 것이니라, 하근 보살은 능히 하근을 교화하나 중근과 상근에는 미치지 못하고, 중근 보살은 능히 중근과 하근은 교화하나 상근에는 미치지 못하며, 상근 보살은 능히 세 가지를 다 교화하느니라.
선생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몇 가지 법을 갖춰야만 나와 남을 이롭게 할 수 있습니까?”
014_0266_a_21L善生言:“世尊!菩薩摩訶薩具足幾法能自他利?”
014_0266_b_01L“선남자여, 팔법을 갖춰야만 나와 남을 이롭게 할 수 있나니, 팔법이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수명이 긴 것이요, 두 번째는 뛰어난 외모를 갖추는 것이요, 세 번째는 몸에 큰 힘을 갖추는 것이요, 네 번째는 좋은 신분을 갖추는 것이요, 다섯 번째는 재산이 많은 것이요, 여섯 번째는 남자의 몸을 갖는 것이요, 일곱 번째는 언변이 분명함이요, 여덟 번째는 대중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여덟 가지에 세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 번째는 물건이 청정한 것이요, 두 번째는 마음이 청정한 것이며, 세 번째는 복 밭이 청정한 것이니라.
014_0266_b_16L如是八事,有三因緣:一者、物淨,二者、心淨,三者、福田淨。
물건이 청정한 것은 무엇인가? 도둑질한 물건이 아니요, 성인이 금하는 물건이 아니며, 대중의 공용물이 아니요, 삼보의 물건이 아니며, 한 사람에게 준 것을 많은 사람에게 돌려 준 것이 아니요, 많은 사람에게 준 것을 한 사람에게 돌려준 것이 아니며, 남을 괴롭혀서 얻은 것이 아니요, 남을 속여서 얻은 것이 아니며, 남을 속여 얻은 것이 아니면, 이것을 물건이 청정한 것이라고 한다.
마음이 청정한 것은 무엇인가? 베풀 때에 생사의 좋은 과보를 위한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며, 좋은 외모와 힘과 재물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며, 가문의 대를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권속이 많고 넉넉하기를 위해서가 아니며, 오직 보리의 장엄만을 위하여서 보시하고, 중생을 조복하고자하여 베풀면 이것이 마음이 청정한 것이니라.
이와 같이 보살은 항상 남에게 나쁜 인연을 짓지 않나니, 왜 그런가? 참괴심이 견고하기 때문이니라.
014_0266_c_22L如是菩薩終不爲他作惡因緣,何以故?慚愧堅故。
014_0267_a_01L선남자여, 재가자가 설사 한 세상에서만 이와 같은 우바새계를 수지하면 비록 다시 뒤에 삼보가 없는 곳에 태어나더라도 전혀 모든 나쁜 인연을 만들지 않나니, 왜 그런가? 두 가지 인연 때문인데, 첫 번째는 지혜요, 두 번째는 방일하지 않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뒤에 나쁜 거처에서도 나쁜 일을 하지 않는 데는 네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 번째는 번뇌의 허물을 분명히 알기 때문이요, 두 번째는 모든 번뇌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요, 세 번째는 능히 모든 악행과 괴로움[惡苦]을 참기 때문이요, 네 번째는 공포심을 내지 않는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이와 같은 팔법을 갖추면, 혹 비난하고 험담을 듣더라도 마음이 능히 참고 견디며, 만약 찬탄함을 들으면 도리어 참괴심은 내느니라.
014_0267_a_12L善男子!菩薩具足如是八法,若聞譏毀,心能堪忍;若聞讚歎,反生慚愧。
도를 닦아 갈 때 스스로 기뻐하면서 교만한 마음을 내지 않으며, 능히 악인을 조복시키고, 상가에서 이탈하거나 무너뜨리려 하는 것을 보면 능히 화합하게 하며, 남의 착한 일을 찬양하고, 허물을 숨겨주며, 남이 창피하게 여기는 것을 끝내 드러내 말하지 않으면, 남의 비밀을 들으면 다른 이에게 말하지 않느니라.
설사 내 몸이 고통을 받아도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낙을 받게 하는 것이면 달게 그렇게 하는 것을 즐거워하고, 세간의 일이 비록 유익할 게 없어도 중생을 위하여 또한 배우며, 배운 것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고, 비록 통달하였더라도 마음에 교만함이 없으며, 자기가 아는 것으로 부지런히 사람을 교화하여 이 일이 오래도록 세상에서 끊어지지 않게 하느니라.
014_0268_a_01L지혜로운 자는 능히 세간법과 출세간을 분별하나니, 세간법이란 것은 온갖 세론(世論)과 온갖 세정(世定)이요. 출세간법이라는 것은 오온과 십이처와 십팔계를 아는 것이니, 보살은 이 두 법을 알기 때문에, 능히 두 세상에서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느니라.
또 보살이 두 가지 법을 갖추고 능히 위없는 보리를 장엄하나니, 첫 번째는 생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는 깊이 해탈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또한 능히 두 세상을 이롭게 하나니 법상(法相)을 알고 대 지혜를 얻어서 능히 나와 남으로 하여금 재산과 수명이 늘어나게 하느니라.
014_0268_a_12L善男子!菩薩摩訶薩具足二法,一切施時,不生憂悔,見衆惡事,而能堪忍。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두 가지 법을 갖추면 일체를 보시할 때 근심과 비난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며, 여러 가지 악한 일을 보아도 능히 견디어 참느니라.
014_0268_a_14L菩薩施時,觀二種田:一者、福田,二、貧窮田。
보살이 보시할 때 두 가지의 밭을 보나니, 첫 번째는 복전(福田)이요, 두 번째는 빈궁(貧窮田)이라,
014_0268_b_01L보살이 베풀 때 인색한 마음을 버리면 이것이 시라(尸羅)바라밀이며, 능히 모든 책망하는 자의 말을 참으면, 이것이 인욕(忍欲)바라밀이며, 베푸는 물건을 손수 주는 것이 정진(精進)바라밀이며, 지극한 마음으로 생각을 집중하여 해탈을 관하면 선정(禪定)바라밀이며, 온갖 원한과 친애의 구별을 하지 않으면 반야바라밀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능히 중생을 조복하면 지장엄이요, 중생들과 함께 모든 고뇌를 받으면 복장엄이며 보살이 능히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나쁜 소견을 여의게 하면 지장엄이요, 능히 중생을 가르쳐서 신(信)ㆍ시(施)ㆍ계(戒)ㆍ다문(多聞)ㆍ지혜에 머물게 하면 복장엄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오법을 갖추면 능히 위없는 보리를 장엄하나니 무엇이 오법인가? 첫 번째는 신심(信心)이요, 두 번째는 비심(悲心)이며, 세 번째는 용기요, 네 번째는 세론을 독송하면서 피로나 싫어함을 내지 않는 것이요, 다섯 번째는 모든 세속의 업도 배우되 또한 싫어하지 않는 것이니라.
014_0268_c_01L선남자여, 보살이 두 가지의 장엄을 갖추려면 7상(相)이 있어야 하나니, 무엇이 칠상인가? 첫 번째는 스스로의 죄과를 아는 것이요, 두 번째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병자를 간호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기를 즐거워하는 것이요, 다섯 번째는 보리심을 얻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마음에 방일함이 없는 것이요, 일곱 번째는 항상 지극한 마음으로 육바라밀을 닦는 것이다.
선남자여, 또 일곱 가지 상이 있으니, 무엇이 일곱 가지인가? 첫 번째는 원수를 교화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교화할 때 싫어하지 않는 것이요, 세 번째는 반드시 해탈을 성숙하게 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자기가 아는 세상의 말과 세상사로 중생을 교화하되 마음에 탐욕과 집착이 없는 것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