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4_1161_b_01L대지도론 제67권
014_1161_b_01L大智度論釋歎信行品第四十五之餘卷六十七


용수 지음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송성수 번역
014_1161_b_02L聖者龍樹造
後秦龜茲國三藏鳩摩羅什譯


45. 탄신행품을 풀이함②

【경】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희유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큰 공덕이 성취되었나니, 이른바 온갖 중생들을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고자 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모든 보살마하살이 구족하게 반야바라밀을 닦게 되는지요?”
014_1161_b_04L【經】須菩提白佛言希有世尊諸菩薩摩訶薩大功德成就所謂爲一切衆生行般若波羅蜜欲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世尊云何諸菩薩摩訶薩具足修行般若波羅蜜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물질[色]을 더한 모양[增相]으로 보지 않고 물질을 덜한 모양[減相]으로도 보지 않으며,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의식[識]을 더한 모양으로도 보지 않고 또한 덜한 모양으로도 보지 않으며, 나아가 일체종지(一切種智)를 더한 모양으로 보지 않고 또한 덜한 모양으로도 보지 않는다면 보살마하살은 이때에 반야바라밀을 구족하는 것이니라.
014_1161_b_09L佛告須菩提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時不見色增相亦不見色減相不見受增相亦不見減相乃至一切種智不見增相亦不見減相菩薩摩訶薩是時具足般若波羅蜜
다시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것은 법이요, 이것은 법이 아니다.’라고 보지 않고 ‘이것은 과거의 법이요, 이것은 미래의 법이며 이것은 현재의 법이다.’라고 보지 않으며, ‘이것은 착한 법이요 착하지 않은 법이며, 이것은 유기(有記)의 법이요 무기(無記)의 법이다.’라고 보지 않으며, ‘욕계요 색계며 무색계이다.’라고 보지 않으며, ‘이것은 유위(有爲)의 법이요, 무위(無爲)의 법이다.’라고 보지 않고 ‘단바라밀이요, 시라바라밀이며, 찬제바라밀이요, 비리야바라밀이며, 선바라밀이요, 반야바라밀이다.’라고 보지 않으며, 나아가 ‘일체종지이다.’라고 보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은 구족하게 반야바라밀을 닦는 것이니라.
014_1161_b_14L復次須菩提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時不見是是非法不見是過去法是未來現在法不見是善法不善法有記法記法不見是有爲法無爲法不見欲色界無色界不見檀波羅蜜尸羅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乃至不見一切種智如是菩薩摩訶薩具足修行般若波羅蜜
014_1161_c_01L왜냐하면 모든 법은 모양이 없기 때문이요, 모든 법은 공하고 거짓이고 견고하지 않아서 깨닫는 이[覺者]도 없고 수명을 누리는 이[壽者]도 없기 때문이니라.”
014_1161_c_01L何以故諸法無相故法空欺誑不堅固無覺者無壽者故
수보리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바는 불가사의합니다.”
014_1161_c_02L菩提言世尊世尊所說不可思議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물질이 불가사의하기 때문에 말한 바도 불가사의하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불가사의하기 때문에 말한 바도 불가사의하며, 6바라밀이 불가사의하기 때문에 말한 바도 불가사의하고, 나아가 일체종지가 불가사의하기 때문에 말한 바도 불가사의하느니라.
014_1161_c_03L告須菩提色不可思議故所說不可思議識不可思議故所說不可思議六波羅蜜不可思議故所說不可思議乃至一切種智不可思議所說不可思議
수보리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물질 이것은 불가사의하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불가사의하다고 알며, 나아가 일체종지도 바로 불가사의하다고 안다면, 이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구족할 수 없느니라.”
014_1161_c_08L須菩提若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時知色是不可思議識是不可思議乃至知一切種智是不可思議是菩薩則不能具足般若波羅蜜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그 누가 믿고 이해할 수 있는지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오랫동안 6바라밀을 행하고 선근을 많이 심었으며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고 공양하였으며 선지식을 따랐으면, 그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을 믿고 이해할 수 있느니라.”
014_1161_c_12L須菩提白佛言是深般若波羅蜜誰當信解者若有菩薩摩訶薩久行六波羅蜜種善根多親近供養諸佛與善知識相隨是菩薩能信解深般若波羅蜜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했기에 보살마하살이 오랫동안 6바라밀을 행하고 선근을 많이 심었으며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고 공양하였으며 선지식을 따랐는지요?”
014_1161_c_16L須菩提白佛言世尊云何菩薩摩訶薩久行六波羅蜜種善根多親近供養諸佛與善知識相隨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보살마하살은 물질을 분별하지 않고 물질의 모양[相]을 분별하지 않고 물질의 성품[性]을 분별하지 않았으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을 분별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의 모양을 분별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의 성품을 분별하지 않았으며, 눈ㆍ귀ㆍ코ㆍ혀ㆍ몸과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ㆍ법과 눈의 경계[眼界] 내지는 의식의 경계[意識界]에 대해서도 또한 그와 같았느니라.
014_1161_c_19L佛言若菩薩摩訶薩不分別色不分別色相不分別色性不分別受不分別識不分別識性眼界乃至意識界亦如是
014_1162_a_01L욕계와 색계와 무색계를 분별하지 않고 삼계(三界)의 모양과 성품을 분별하지 않았으며, 단바라밀로부터 반야바라밀까지와 내공으로부터 무법유법공까지와 4념처로부터 8성도분까지와 부처님의 10력으로부터 18불공법까지를 분별하지 않고 18불공법의 모양과 성품을 분별하지 않았으며, 도종지(道種智)의 모양과 성품을 분별하지 않고 일체종지를 분별하지 않았으며, 일체종지의 모양을 분별하지 않고 일체종지의 성품을 분별하지 않았느니라.
014_1161_c_23L不分別欲界色界無色界不分別三界相不分別檀波羅蜜乃至般若波羅蜜內空乃至無法有法空四念處乃至八聖道分佛十力乃至十八不共法不分別十八不共法相分別道種智不分別一切種智不分別一切種智相不分別一切種智性
왜냐하면 수보리야, 물질은 불가사의하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불가사의하며 일체종지도 불가사의하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아서 수보리야, 이것을 바로 보살마하살이 오랫동안 6바라밀을 행하고 선근을 많이 심었으며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고 공양하였으며 선지식을 따랐다고 하느니라.”
014_1162_a_08L何以故須菩提色不可思議識不可思議乃至一切種智不可思議如是須菩提是名菩薩摩訶薩久行六波羅蜜種善根多親近供養諸佛與善知識相隨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물질은 매우 깊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심히 깊으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매우 깊고 나아가 일체종지가 매우 깊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심히 깊습니다.
014_1162_a_12L須菩提白佛世尊色甚深故般若波羅蜜甚深識甚深乃至一切種智甚深般若波羅蜜甚深
세존이시여, 이 반야바라밀은 값진 보배 더미[珍寶聚]이오니, 수다원 과위의 보배가 있기 때문이요 사다함 과위와 아나함 과위와 아라한 과위와 벽지불의 도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보배가 있기 때문이며, 4선(禪)ㆍ4무량심(無量心)ㆍ4무색정(無色定)ㆍ5신통(神通)ㆍ4념처(念處) 내지는 8성도분ㆍ부처님의 10력ㆍ4무소외ㆍ4무애지ㆍ대자대비ㆍ18불공법ㆍ일체지 및 일체종지의 보배가 있기 때문입니다.
014_1162_a_15L世尊是般若波羅蜜珍寶聚有須陁洹果寶故有斯陁含果阿那含果阿羅漢果辟支佛阿耨多羅三藐三菩提寶故有四禪四無量心四無色定五神通四念處乃至八聖道分佛十力四無所畏無碍智大慈大悲十八不共法一切一切種智寶故
014_1162_b_01L세존이시여, 이 반야바라밀은 청정한 더미[淸淨聚]이오니, 물질이 청정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이 청정한 더미요,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청정하고 나아가 일체종지가 청정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이 청정한 더미입니다.”
014_1162_a_22L世尊是般若波羅蜜是淸淨聚色淸淨故般若波羅蜜淸淨聚識淸淨乃至一切種智淸淨故般若波羅蜜淸淨聚
【논】해석한다. 이 보살이 큰 공덕을 성취한 이임은 앞에서의 설명과 같나니, 자기 자신이 행하면서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행하게 한다.
014_1162_b_02L【論】釋曰是菩薩大功德成就如先說自行亦敎他人
또 ‘공덕이 많다.’ 함은, 중생이 친척이요 향리(鄕里)라고도 생각지 않고 또 이익을 탐낸 바도 없으면서 이 중생을 위하여 부지런히 애쓰면서 반야바라밀을 행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이런 이를 바로 보살마하살이라 하고 큰 은분(恩分)이 있기 때문에 큰 공덕이라 한다.
반야바라밀을 닦는 모양은 앞의 품[先品] 가운데서 갖가지 인연으로 설명한 것과 같다.
014_1162_b_04L復次多功德者衆生非親里又無所貪利而爲是衆生勤苦行般若波羅蜜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名菩薩摩訶薩有大恩分故名大功德修般若波羅蜜相如先品中種種因緣說
여기서는 반야를 구족하게 수행하는 모양[具足相]을 묻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되 “반야를 구족하게 수행하는 모양도 또한 그러하다. 그것은 왜냐하면, 보살이 물질 등의 모든 법을 더하거나 덜하는[增減] 것으로 보지 않으면 이와 같은 것을 바로 구족하다 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014_1162_b_09L今問修般若具足佛言如修般若具足相亦如是以者何若菩薩不見色等諸法增減如是名具足
이 보살은 비록 10지(地)를 얻어 도량(道場)에 가 앉아 그때 반야바라밀을 구족하게 닦는다 하더라도 마치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아서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나니 마침내 공하기 때문에 그렇게 설명한다.
014_1162_b_12L是菩薩雖得十地坐道爾時修般若波羅蜜具足如夢如不增不減以畢竟空故說
또 만일 보살이 온갖 법에 대하여 ‘이것은 법이다, 이것은 법이 아니다.’고 분별하지 않으면, 모두가 다 법이 됨은 마치 온갖 시내의 오만 흐름이 모두 큰 바닷물의 한 맛[一味]으로 합해진 것과 같다. 그때에야 반야바라밀을 구족하게 닦는 것이다.
014_1162_b_14L復次菩薩於一切法不分別是法是非法悉皆是法如大海水百川萬流皆合一味爾時修般若波羅蜜具足
또 만일 보살이 법공(法空) 가운데에 들어가면 법에 3세(世)와 착하고 착하지 않는 것 등을 분별하지 않고 6바라밀 내지는 일체종지도 분별하지 않나니, 그때에 반야바라밀을 구족하게 닦는다. 왜냐하면 모든 법의 모양이 없는[無相] 이것이 바로 실상이기 때문이다.
014_1162_b_17L復次若菩薩入法空中不見法有三世不善等不見六波羅蜜乃至一切種智爾時修般若波羅蜜具足何以故法無相是實相
014_1162_c_01L만일 모든 법을 분별하면 모두 삿된 소견의 모양이니, 18공(空)을 쓰기 때문에 모든 법은 공하다 한다. 모든 법은 인연이 화합하여 생기면서 있다고 생각되다가 모든 연이 떠나면 파괴되기 때문에 거짓이라 한다. 온갖 유위(有爲)의 법 가운데서는 무상하고 진실이 없기 때문에 이것을 바로 견고하지 않다고 한다.
014_1162_b_21L若分別諸法皆是邪見相用十八空故名諸法空諸法和合因緣生以爲有諸緣離則破壞一切有爲法中無常無實故是名不堅固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이가 없으니 중생이 공하기 때문이다. 깨닫는 이가 없다는 것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느낄 이가 없다는 뜻이요, 수명(壽命)을 누리는 이도 없다 한 데서 수명이란 목숨의 뿌리[命根]이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이 목숨 뿌리에는 나라는 모양[我相]이 있나니, 이 때문에 수명을 나라 여긴다.’고 한다.
014_1162_c_02L無受苦樂者衆生空故無覺不覺苦樂無壽命者壽名命根人言是命根有我相是故壽命爲我
중생이 공한 가운데서 이미 갖가지의 인연으로 논파했나니, 이 때문에 법을 닦는 이도 없고 법을 받는 이도 없다. 만일 모든 법이 공한 것임을 관찰하면 중생도 공하고 법도 공하다. 이와 같이 되면 곧 반야바라밀을 구족하게 닦는 것이다.
014_1162_c_04L衆生空中已種種因緣破是故無行法者無受法者若觀諸法空衆生空法空如是則具足修般若波羅蜜
수보리는 이때에 놀라고 한편 기뻐서 스스로 편안하지 못한지라 말씀하신 반야바라밀이 불가사의하다고 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되 “물질 등의 모든 법은 불가사의하기 때문에 보살마하살이 불가사의하다. 그것은 왜냐하면, 인과(因果)가 엇비슷하기[相似] 때문이다.”고 한다.
014_1162_c_07L菩提是時驚喜不能自安所說般若波羅蜜不可思議佛言色等諸法不可思議故不可思議所以者何因果相似故
또 만일 보살이 물질 등의 법도 또한 불가사의인 줄 알거나 이 불가사의 가운데에 머무르면 반야바라밀을 구족할 수 없나니, 불가사의하다는 모양을 취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말하기를 “만일 보살이 물질 등 법의 불가사의한 모양을 알면 반야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한다.”고 하신다.
014_1162_c_11L復次若菩薩知色等法亦不可思議若住是不可思議中則不具足般若波羅蜜取不可思議相故故說若菩薩知色等法不可思議相則不具足般若波羅蜜
그때 수보리는 반야 가운데서 의지할 곳[依止處]을 얻지 못함이 마치 큰 바다에 빠진 것과 같았나니, 이 때문에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이 깊은 반야는 불가사의하며 불가사의도 또한 불가사의한데 그렇다면 그 누가 믿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한다. 곧 “다만 불가사의한 것만도 오히려 믿을 수 없다면 하물며 불가사의한 그것조차 또한 불가사의한 것이랴.”고 하자,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시되 “만일 보살이 오래도록 6바라밀을 행하고 오래도록 선근을 심으며 오래도록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친근하며 오래도록 선지식을 따른 이면 이 인연 때문에 믿는 마음이 견고하여 깊은 반야바라밀을 믿고 받을 수 있다.”고 하신다.
014_1162_c_15L爾時須菩提於般若中不得依止處如沒大海是故白佛是深般若不可思議不可思議亦不可思議故誰當信解者但不可思議猶不可信何況不可思議復不可思議佛答若菩薩久行六波羅蜜久種善根久供養親近諸佛久與善知識相隨是因緣故信心牢能信受深般若波羅蜜
014_1163_a_01L그 밖의 품(品) 가운데서 설명하기를 “새로 뜻을 낸 이라도 깊은 반야바라밀을 믿을 수 있다.”고 하였지만 여기서는 부처님께서 “오래전에 뜻을 낸 이라야 믿을 수 있다.”고 하시기 때문에 수보리는 여쭈기를 “어떻게 한 이가 오래전에 뜻을 낸 이입니까”라고 하는 것이다.
014_1162_c_23L餘品中說有新發意者亦能信深般若波羅蜜今佛說久發意故能信是以須菩提云何是久發意者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되 “만일 보살마하살이 분명하게 반야바라밀의 모양을 알면 온갖 법을 분별하지 않나니, 이른바 물질의 4대(大)와 4대로 만들어진 물질을 분별하지 않는 것이다.”고 하신다.
014_1163_a_03L佛言若菩薩摩訶薩了了知般若波羅蜜相不分別一切法所謂不分別色——四大若四大造
‘물질의 모양을 분별하지 않는다.’ 함은 “물질은 볼 수 있는 것이다, 소리는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물질은 아름답다, 추하다, 짧다, 길다, 항상 있는 것이다, 무상한 것이다, 괴로운 것이다, 즐거운 것이다.”라고 분별하지 않는 것이다.
‘물질의 성품을 분별하지 않는다.’ 함은 물질을 항상하다는 법[常法], 즉 땅을 단단한 성품[堅性]으로 분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014_1163_a_06L不分別色相不分別色是可見是可聞是色若好若醜若短若長若常若無常若苦若樂等不分別色性見色常法所謂地堅性等
또 물질의 진실한 성품을 법성(法性)이라 하나니, 마침내 공하기 때문이다. 이 보살이 법성을 분별하지 않음은 법성은 파괴되지 않는 모양이기 때문이니, 나아가 일체종지도 또한 그와 같다.
014_1163_a_09L復次色實性名法性畢竟空故是菩薩不分別法性法性不壞相故乃至一切種智亦如
【문】땅은 바로 단단한 모양이거늘 무엇 때문에 성품[性]으로 논하는가?
問曰地是堅相何以言性
【답】이 모양을 쌓고 익히면 성품이 된다. 비유하건대 마치 사람이 날마다 성내는 습관을 그만두지 않으면 나쁜 성품[惡性]으로 되는 것과 같다.
014_1163_a_12L答曰相積習成性譬如人瞋日習不已成惡性
혹은 성품과 모양이 다르기도 하나니, 마치 연기를 보고 불인 줄 아는 것과 같다. 그러나 연기는 바로 불의 모양이면서도 불이 아니다. 혹은 모양과 성품이 다르지 않기도 하나니, 마치 뜨거운 열은 그것이 불의 모양이요 또한 그것은 불의 성품인 것과 같다.
014_1163_a_14L或性相異如見煙知火煙是火相而非火也或相性不異如熱是火相亦是火性
이 가운데서 부처님께서는 그 인연을 말씀하시면서 “물질 등의 모든 법은 불가사의하니, 불가사의가 곧 필경공이요 모든 법의 실상이며 항상 청정한 것이다.”고 하신다.
014_1163_a_16L此中佛說因緣色等諸法不可思議不可思議卽是畢竟諸法實相常淸淨
수보리는 말하기를 “보살은 비록 세월이 오래되지 않더라도 이와 같이 행하는 이면 바로 오래되었다고 한다.”고 한다.
014_1163_a_18L須菩提言菩薩雖日月年歲不久能如是行是名久
수보리는 반야바라밀을 듣고 다시 깊은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은 매우 깊으니, 물질 등이 매우 깊기 때문입니다.”고 한다. 물질 등의 매우 깊은 모양은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014_1163_a_19L須菩提聞般若波羅蜜更得深利益故白佛言世尊般若波羅蜜甚深等甚深故色等甚深相如先說
014_1163_b_01L‘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은 바로 값진 보배 더미[珍寶聚]입니다.’고 했는데, 값진 보배란 이른바 수다원의 과위는 3결(結)의 나쁜 독을 없애기 때문이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온갖 번뇌와 습기를 없애면서 온갖 소원을 만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위[果]는 모든 선(禪) 내지는 일체종지에 의하는 것으로 원인[因]과 결과[果]를 합쳐서 말하는 것이니, 이것을 바로 값진 보배더미라 한다.
014_1163_a_22L世尊般若波羅蜜是珍寶聚——珍寶所謂須陁洹果能滅三結惡毒故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能滅一切煩惱及習能滿一切願是諸果依諸禪乃至一切種智因果合說是名珍寶聚
이 반야바라밀은 청정한 더미[淸淨聚]이니, 물질 등의 모든 법은 청정하기 때문이다. 물질 등의 법 가운데서 바른 행으로 삿되지 않은 것을 청정하다고 한다. 모든 허물이 없으며, 나아가 마침내 공에도 집착하지 않고 불가사의에도 또한 집착하지 않나니, 이 때문에 청정한 더미라 한다.
014_1163_b_04L是般若波羅蜜淸淨聚色等諸法淸淨故色等法中正行不邪名爲淸淨無諸過患乃至畢竟空亦不著不可思議亦不著是故名淸淨聚
그때 수보리는 생각하기를 ‘이 반야바라밀은 바로 값진 보배 더미여서 온갖 중생의 소원, 즉 이 세상의 즐거움과 뒷세상의 즐거움과 열반의 즐거움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즐거움을 만족시켜 준다.
014_1163_b_08L爾時菩提應作是念是般若波羅蜜是珍寶聚能滿一切衆生願所謂今世樂世樂涅槃樂阿耨多羅三藐三菩提樂
그런데도 어리석은 사람은 이 반야바라밀의 청정한 더미를 파괴하려고 한다. 마치 여의보주(如意寶珠)는 흠이 없고 허공과 같아서 더러운 때가 없는 것처럼 반야바라밀은 마침내 청정한 더미인데, 사람들은 스스로 삿된 소견의 인연을 일으켜 방해하고 파괴하려고 한다. 비유하건대 마치 사람의 눈에 병이 있으면 값진 보배를 보면서도 그것이 청정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이다.
014_1163_b_11L愚癡之人而復欲破壞是般若波羅蜜淸淨聚如如意寶珠無有瑕穢如虛空無有塵垢般若波羅蜜畢竟淸淨而人自起邪見因緣欲作留難譬如人眼翳見妙珍寶謂爲不淨作是念已
【경】수보리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괴이하게도 이 반야바라밀을 설할 때에는 많은 장애가 있습니다.”
014_1163_b_17L【經】須菩提言世尊甚可怪說是般若波羅蜜時多有留難
014_1163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수보리야, 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에는 많은 장애가 있느니라. 이런 일 때문에 선남자나 선여인이 만일 이 반야바라밀을 쓰려고 할 때는 마땅히 빨리 써 마쳐야 하고 만일 읽고 외우고 생각하고 설하며 바르게 기억하고 수행하는 때에도 역시 신속히 수행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을 쓸 때에나 읽고 외우고 생각하고 해설하며 바르게 기억하고 수행할 때에 모든 장애가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014_1163_b_19L佛言如是如是菩提是甚深般若波羅蜜多有留難以是事故善男子善女人若欲書是般若波羅蜜時應當疾書若讀正憶念修行時亦應疾修行以故是甚深般若波羅蜜若書時思惟正憶念修行時不欲令諸難起故
선남자나 선여인이 만일 한 달 동안에 쓰려고 하면 마땅히 그 동안에 다 써서 마쳐야 하고, 두 달ㆍ석 달ㆍ넉 달ㆍ다섯 달ㆍ여섯 달ㆍ일곱 달 동안이거나 일 년 동안에 다 써서 마치려 하면 그 동안에 부지런히 써서 마쳐야 하며, 또 읽고 외우고 생각하고 해설하며 바르게 기억하고 수행하면서 한 달 동안에 다 성취하려 하거나 나아가 1년 만에 다 성취하려 하면 마땅히 부지런히 하여 성취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이 값진 보배 가운데는 장애가 많이 있기 때문이니라.”
014_1163_c_03L善男子善女人若能一月書當應勤書若二月三月四月五月六月七月若一歲書成亦當勤書思惟正憶念修行若一月得成就乃至一歲得成就應當勤成就以故須菩提是珍寶中多有難起故
수보리가 말씀드렸다.
“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 안에는 악마가 기뻐하면서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쓸 수 없게 하며 읽고 외우거나 생각하고 해설하거나 바르게 기억하면서 수행하거나 하는 데에도 성취할 수 없게 하는 것입니다.”
014_1163_c_08L須菩提言世尊是甚深般若波羅蜜中惡魔喜作留難故不得令書不得令讀思惟正憶念修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악마가 비록 이 반야바라밀에 장애를 일으켜서 쓰고 읽고 외우고 생각하며 해설하고 바르게 기억하면서 수행할 수 없게 한다 하더라도 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수행하는 일을 파괴할 수는 없느니라.”
014_1163_c_11L佛告須菩提惡魔雖欲留難是深般若波羅蜜令不得書思惟正憶念亦不能破壞是菩薩摩訶薩書般若波羅蜜乃至修行
그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그 누구의 힘 때문에 악마로 하여금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수행하는 데에 장애를 일으킬 수 없게 하는 것인지요?”
014_1163_c_15L爾時舍利弗白佛言世尊誰力故令惡魔不能留難菩薩摩訶薩書深般若波羅蜜乃至修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힘 때문에 악마가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수행하는 데에 장애를 일으키지 못하느니라.
014_1163_c_18L佛言是佛力故惡魔不能留難菩薩摩訶薩書深般若波羅蜜乃至修行
014_1164_a_01L사리불아, 또한 시방세계에 현재 계시는 모든 부처님의 힘 때문이요, 이 모든 부처님이 이 보살을 옹호하고 생각하고 계시기 때문에 이 악마로 하여금 이 보살마하살을 장애할 수 없게 하며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수행하는 일을 할 수 없게 하지도 못하느니라.
왜냐하면 시방세계 안에 현재 계시는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의 모든 부처님께서 이 보살을 옹호하고 생각하고 계시기 때문이며 깊은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수행하면 으레 장애를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니라.
014_1163_c_20L舍利弗亦是十方世界現在諸佛力故是諸佛擁護念是菩薩故魔不能留難菩薩摩訶薩令不書成般若波羅蜜乃至修行何以故十方世界中現在無量無邊阿僧祇諸佛擁護念是菩薩書深般若波羅蜜乃至修行法應爾無能作留難
사리불아, 선남자ㆍ선여인은 마땅히 ‘내가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수행하는 것은 이 모두가 시방에 계신 모든 부처님의 힘이다.’라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014_1164_a_03L舍利弗善男子善女人應當作是念我書是深般若波羅蜜乃至修行皆是十方諸佛力
사리불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수행하면 이것은 모두 부처님의 힘이기 때문에 이 사람은 이 모든 부처님의 옹호를 받는 줄 알아야 합니다.”
014_1164_a_06L舍利弗言世尊若有善男子善女人書是深般若波羅蜜乃至修皆是佛力故當知是人是諸佛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사리불아,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수행하면 이 모두는 부처님의 힘인 줄 알아야 하며, 또한 이 모든 부처님께서 옹호하고 계시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014_1164_a_09L佛言如是如是舍利弗當知若有善男子善女人書是深般若波羅蜜乃至修行皆是佛力故當知亦是諸佛所護
사리불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시방에 현재 계시는 한량없고 끝이 없는 아승기의 모든 부처님께서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수행하는 때를 모두 아시고 모두 불안(佛眼)으로써 보고 계십니다.”
014_1164_a_12L舍利弗言世尊十方現在無量無邊阿僧祇諸佛皆識皆以佛眼見是善男子善女人書深般若波羅蜜乃至修行時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사리불아, 시방에 현재 계시는 한량없고 끝이 없는 아승기의 모든 부처님께서 이 선남자와 선여인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수행하는 때를 모두 아시고 모두 불안으로써 보시느니라.
014_1164_a_15L佛言如是如是舍利十方現在無量無邊阿僧祇諸佛皆識皆以佛眼見是善男子善女人書深般若波羅蜜乃至修行時
사리불아, 이 가운데서 보살의 도를 구하는 선남자ㆍ선여인이 만일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서사해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바르게 기억하면서 말씀대로 수행하면,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까워지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014_1164_a_18L舍利是中求菩薩道善男子善女人若書是深般若波羅蜜受持正憶如說修行當知是人近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久
014_1164_b_01L사리불아,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서사해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나아가 바르게 기억하면, 이 사람은 깊은 반야바라밀에 믿고 이해하는 모양이 많으며 또한 이 깊은 반야바라밀에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꽃과 향과 영락 내지는 번기와 일산으로 공양하는 것이니라.
014_1164_a_22L舍利弗善男子女人書是深般若波羅蜜受持乃至正憶念是人於深般若波羅蜜多信解相亦供養恭敬尊重讚歎是深般若波羅蜜華香瓔珞乃至幡蓋供養
사리불아, 모든 부처님께서는 이 선남자ㆍ선여인을 모두 아시고 모두 불안으로써 보시게 되며,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이 공양하는 공덕으로 당연히 큰 이익과 큰 과보(果報)를 얻을 것이니라.
014_1164_b_04L舍利弗諸佛皆識皆以佛眼見是善男子善女人是善男子善女人供養功德當得大利益大果報
사리불아,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이 공양하는 공덕과 인연 때문에 끝내 악도(惡道) 가운데에 떨어지지 않으며 아비발치(阿鞞跋致)의 지위에 이르기까지 끝내 모든 부처님을 멀리 여의지 않느니라.
014_1164_b_06L舍利弗是善男子善女人以是供養功德因緣故終不墮惡道中乃至阿鞞跋致終不遠離諸佛
사리불아,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이 선근의 인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기까지 끝내 6바라밀을 여의지 않고 끝내 내공으로부터 무법유법공까지를 여의지 않으며 끝내 4념처 내지는 8성도분을 여의지 않고 끝내 부처님의 10력 내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멀리 여의지 않느니라.”
014_1164_b_09L舍利弗是善男子善女人以是善根因緣故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終不遠離六波羅蜜終不遠離內空乃至無法有法空不遠離四念處乃至八聖道分終不遠離佛十力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
【논】해석한다. ‘장애[留難]’라 함은 악마의 일[魔事] 등으로 반야바라밀을 파괴하는 인연이다.
014_1164_b_15L【論】釋曰留難者魔事等壞般若波羅蜜因緣
부처님께서는 수보리가 하는 말을 옳다 하시면서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을 쓰고자 하면 빨리 써서 마쳐야 하며, 나아가 바르게 기억하고 말씀대로 수행할 때에도 신속히 수행해야 한다.”고 하신다.
014_1164_b_17L佛可須菩提所說若善男子女人欲書是般若波羅蜜當疾疾書乃至正憶念如說行時疾修行
빨리 해야 하는 까닭은 이 유위(有爲)의 법은 믿을 수 없을 뿐만이 아니라 장애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반야바라밀에 속한 경전 중에는 권수가 많은 것도 있고 적은 것도 있으며 상ㆍ중ㆍ하가 있기도 하나니, 광찬(光讚)ㆍ방광(放光)ㆍ도행(道行) 등이 그것이다.
쓰고 베끼는 이 중에는 더디게 쓰는 이도 있고 빨리 쓰는 이도 있으며, 어떤 이는 한 마음으로 부지런히 쓰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게으름을 피우면서 부지런히 쓰지 않는 이도 있나니, 사람의 몸은 덧없고 유위의 법은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014_1164_b_19L所以疾是有爲法不可信多有留難起是般若波羅蜜部黨經卷有多有少有上下——光讚放光道行有書寫者書有有一心勤書者有懈墮不精勤人身無常有爲法不可信
014_1164_c_01L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악한 세상에 나오셨기 때문에 많은 장애가 있다. 이 때문에 “만일 한 달 동안에 써서 마칠 것이면 반드시 부지런히 써서 마쳐야 하며 그 중간에 그만두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하신다. 그것은 장애가 있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나아가 1년 동안에 써서 마칠 것이면 그 동안에 다 써야 하며, 나아가 수행하는 일도 또한 그와 같다.
014_1164_c_01L釋迦文佛出惡世故多有留難是故說若可一月書竟當勤書成莫有中廢畏有留難故乃至一歲如書乃至修行亦如是
사람의 근기의 예리함과 둔함에 따라 더디기도 하고 빠를 수도 있으므로 이 가운데서 부처님께서는 다시 그 인연을 말씀하시면서 “세간에는 값진 보배 때문에 도둑이 많이 있는 것처럼 반야도 크고 값진 보배이기 때문에 장애가 많이 있다.”고 하신다.
014_1164_c_05L隨人根利鈍得有遲疾此中佛更說因緣世閒以珍寶故多有賊出般若卽是大珍寶故多有留難
장애에는 비록 질병이나 굶주림 등이 있다손 치더라도 악마의 일이 더 크기 때문에 ‘악마의 일[魔事]’이라고 한다. 악마나 악마의 백성이나 나쁜 귀신 등이 나쁜 인연을 만들어 사람 몸속으로 들어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요란시키면서 쓰고 있는 반야를 깨뜨리기도 하고, 혹은 쓰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달프게 하기도 하며, 혹은 그 국토에 어떤 사건을 일으키기도 하고, 혹은 쓰고 있는 사람에게 공양을 얻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014_1164_c_07L留難雖有疾病飢餓等但以魔事大故說言魔事若魔若魔民惡鬼作惡因入人身中嬈亂人身心破書般若令書人疲厭或令國土事起或書人不得供養
이와 같은 등으로 읽고 외우고 할 적에 스승과 제자들이 화합하지 않게 하기도 하고, 대중 가운데서 설할 때에는 혹 어떤 사람이 와서 법사의 허물을 말하기도 하고 혹 어떤 이는 말하기를 “말씀하신 대로 행할 수 없다면야 듣고 받아서 무엇 하겠느냐.”고 한다.
014_1164_c_12L如是等讀誦時師徒不和合大衆中說時或有人來說法師過罪或言不能如說行何足聽受
어떤 이는 말하기를 “비록 계율을 잘 지닌다 하더라도 근기가 둔하므로 깊은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설한 바를 듣는다 해도 마침내 이익은 없다.”고 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말하기를 “반야바라밀은 공이요, 아무것도 없으므로 온갖 법이 모두 소멸되어 행할 만한 곳이 없다. 비유하건대 마치 벌거벗은 사람이 ‘나는 하늘옷[天衣]을 입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와 같은 등의 장애를 일으키면서 설할 수 없게 한다.
014_1164_c_14L或言能持戒而復鈍根不解深義聽其所了無所益或說般若波羅蜜空無所有滅一切法無可行處譬如裸人自言我著天衣如是等留難令不得
‘바르게 기억하지 못한다.’ 함은 악마가 좋은 몸이나 혹은 선지식의 몸이나 혹은 공경하고 믿을 만한 사문의 형상이 되어서 그에게 “반야바라밀은 공하여 아무것도 없고 비록 죄와 복의 이름이 있다 하더라도 도의 이치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혹은 “반야바라밀은 공하므로 곧 열반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하는 것이다.
014_1164_c_19L不正憶念者魔作好身若善知識或作所敬信沙門形爲說般若波羅蜜空無所有雖有罪福名而無道理或說般若波羅蜜空可卽取涅槃
014_1165_a_01L이와 같은 따위로 부처님 도를 닦으면서 바르게 기억하는 일을 파괴하나니, 새로 뜻을 낸 보살은 이런 일을 듣고 마음에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우리들은 나고 죽고 하는 몸이요 악마는 욕계의 주인으로서 그 위세가 아주 대단하거늘 우리들이 어떻게 반야바라밀을 수행하여 위없는 도를 얻는다는 말이냐’고 하게 된다.
014_1164_c_22L如是破修佛道正憶念事新發意菩薩聞是事心大驚怖我等生死身魔是欲界主威勢甚大我等云何行般若波羅蜜得無上道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악마가 비록 장애를 일으킨다 하더라도 파괴할 수는 없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큰 인연은 항상 작은 인연을 파괴하기 때문이니, 마치 욕심을 여읜 사람은 항상 탐욕하는 이보다 뛰어나고 자비 있는 사람은 항상 성을 내는 이보다 뛰어나며 지혜 있는 사람은 항상 지혜 없는 이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014_1165_a_03L是故佛說惡魔雖欲留難亦不能破壞何以故大能破小故如離欲人常勝貪欲者悲人常勝瞋恚者智人常勝無智
반야바라밀은 진실한 지혜이어서 그 힘이 아주 크거니와 악마의 일은 거짓이라 아주 작다. 이 보살은 비록 아직 반야바라밀을 완전히 갖추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기분(氣分)을 얻고 있기 때문에 악마가 파괴할 수는 없다. 이런 일의 인연 때문에 사리불은 부처님께 여쭈기를 “누구의 힘 때문에 악마가 파괴할 수 없습니까?”라고 한다.
014_1165_a_07L般若波羅蜜是眞智慧其力甚大魔事虛誑是菩薩雖未得具足般若波羅蜜得其氣分故魔不能壞是事因緣故舍利弗白佛誰力故魔不能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시기를 “부처님의 힘 때문이다.”고 하셨다. 마치 나쁜 사람 안에서는 악마를 큰 이로 삼듯이 착한 사람 안에서는 부처님을 큰 이로 삼고, 속박된 사람 가운데서는 악마를 큰 이로 삼거니와 해탈한 사람 가운데서는 부처님을 큰 이로 삼으며, 장애를 일으키는 사람 가운데서는 악마를 큰 이로 삼고 통달한 사람 가운데서는 부처님을 큰 이로 삼는 것과 같다.
014_1165_a_11L佛答佛力故如惡人中魔爲大人中佛爲大縛人中魔爲大解人中佛爲大留難人中魔爲大通達人中佛爲大
처음에 설명한 ‘부처님의 힘’이라 함은 석가모니부처님이요, 나중에 설명한 ‘부처님의 힘’은 시방에 현재 계신 부처님이며, 그 밖의 부처님께서는 아촉불(阿閦佛)과 아미타불(阿彌陀佛) 등이다.
마치 나쁜 도둑은 그 밖의 나쁜 모양을 돕는 것처럼 모든 부처님의 법도 그와 같아서 항상 온갖 중생들을 위하여 뜻을 낸 이가 있으면 곧 그들을 수호하게 된다. 그것은 왜냐하면 반야바라밀은 바로 시방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너뜨리려 하면 보호하지 않을 수 없다.
014_1165_a_14L初說佛力釋迦文佛後說十方現在佛是餘佛阿閦阿彌陁等如惡賊餘惡相助諸佛法亦如是爲一切衆生故有發意者便爲作護所以者何般若波羅蜜是十方諸佛人欲沮壞不得不護
그러므로 그 어떤 이가 쓰고 읽고 나아가 바르게 기억한 이는 모두가 시방 부처님의 힘인 줄 알아야 하며 그것은 모든 장애의 힘이 크기 때문이니, 사리불은 말하기를 “만일 어떤 이가 쓰고 지니고 나아가 수행하면 이 모두는 모든 부처님의 옹호를 받는다.”고 하며 부처님께서는 그의 말을 옳다고 하신다.
014_1165_a_19L應當知其有讀乃至正憶念者皆是十方佛力是諸留難力大故舍利弗言若有書持乃至修行皆是諸佛所護佛可其
014_1165_b_01L사리불은 다시 여쭈기를 “세존이시여, 쓰고 지니는 모든 선남자ㆍ선여인을 시방에 현재 계신 모든 부처님께서는 모두가 불안(佛眼)으로써 보시고 아시고 생각하는 것인지요?”라고 하시고, 부처님께서는 그의 말을 옳다 하시면서 “그러하느니라. 먼저 악마가 와서 파괴하려 하면 부처님과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수호하면서 파괴되지 않게 하며 지금은 불안으로써 이 선남자ㆍ선여인을 보시고 이 사람의 공덕은 있기 어려운 것임을 아느니라.”고 하신다.
014_1165_a_23L舍利弗復說世尊持等善男子善女人十方現在諸佛皆以佛眼見知念耶佛可言如是先惡魔來欲破壞佛及十方諸佛守護不令沮壞今以佛眼見是善男子善女人知是人功德難有
그는 아직 악마의 그물을 파괴하지 못했으면서도 이 반야바라밀의 큰일을 능히 하기 때문이니, 이 때문에 시방의 부처님께서는 불안으로써 이 사람을 보시고 아시며 생각해 주신다.
014_1165_b_05L未破魔網而能行是般若波羅蜜大事是故十方佛以佛眼見知念是人
【문】천안(天眼)으로써 보시는 것인가, 아니면 불안으로써 보시는 것인가? 만일 천안으로써 본다면 어찌하여 이 가운데서 불안을 말씀하며 만일 불안으로써 본다면 중생은 거짓이거늘 어떻게 불안으로써 보신다는 것인가?
014_1165_b_07L問曰爲以天眼見以佛眼見若以天眼見云何此中說佛眼若以佛眼見衆生虛誑云何以佛眼見
【답】천안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불안에 포섭되는 것이요, 둘째는 불안에 포섭되지 않는 것이다. 포섭되지 않은 것으로 현재 중생을 보면 한계가 있고 수량이 있거니와 불안에 포섭되는 것으로 3세의 중생을 보면 한계도 없고 수량도 없다.
법안(法眼)이 불안 안에 들어가면 다만 모든 법안을 보고 중생은 보지 못하거니와 혜안(慧眼)이 불안 안에 들어가면 법은 보지 못하고 다만 필경공만을 볼 뿐이다.
014_1165_b_09L答曰天眼有二種一者佛眼所攝二者佛眼所不攝者見現在衆生有限有量佛眼所攝者見三世衆生無限無量法眼入佛眼中但見諸法不見衆生慧眼入佛眼中不見法但見畢竟空
【문】불안에 포섭되는 천안은 진실한 것인가, 허망한 것인가? 만일 허망하다면 부처님께서는 허망한 것을 보지 않으셔야 하고, 만일 진실하다면 중생은 공한 것이라 현재의 중생조차도 오히려 진실하지 않거늘 하물며 미래와 과거이겠는가?
014_1165_b_15L問曰佛眼所攝天眼爲實爲虛若虛妄佛不應以虛妄見若實者衆生空現在衆生尚不實何況未來過去
【답】불안에 포섭된 것이면 모두가 진실이다. 중생은 열반에 있어서는 그것이 허망한 것이로되 세계에서 보는 것으로는 허망한 것이 아니다. 만일 사람이 중생에 대하여 일정한 모양을 취하면 그 때문에 허망하다고 말하거니와 그것은 세속 이치로 허망하다고 말한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불안에 포섭되는 천안으로는 중생을 본다.
014_1165_b_18L答曰佛眼所攝皆是實衆生於涅槃是虛妄非於世界所見是虛妄若人於衆生取定相故說言虛妄爲世諦故說虛妄以是故佛眼所攝天眼見衆生
【문】만일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불안에 포섭되는 혜안으로는 중생을 보지 못하는가?
014_1165_b_22L問曰若爾者何以不以佛眼所攝慧眼見衆生
014_1165_c_01L【답】혜안은 모양도 없고 날카롭기 때문이며 혜안은 언제나 공하고 모양이 없고 지음이 없는 것과 함께 상응(相應)하므로 중생을 보는 데에 알맞지 않다. 왜냐하면 5중(衆)이 화합하며 임시로 이름을 붙여서 중생이라 하기 때문이니, 비유하건대 마치 어린아이에게는 작은 매로써 때려야 하고 큰 매로써 때리지 않아야 하는 것과 같다.
이 가운데서 보살이 행하는 반야바라밀을 찬탄하는 것은 세속의 이치로서이지 첫째가는 이치[第一義]는 아니다.
014_1165_b_23L答曰慧眼無相利故慧眼常以空無相無作共相不中觀衆生何以故五衆和合名衆生譬如小兒可以小杖鞭之可與大杖此中讚菩薩行般若波羅爲世諦故說非第一義諦
【문】미래 세상은 아직 있지 않으므로 기억하고 아는 것조차도 오히려 어렵거늘 하물며 눈으로 보는 것이겠는가?
014_1165_c_05L問曰來世未有念知尚難何況眼見
【답】과거의 법은 비록 소멸하여 있는 바가 없다고 해도 마음과 마음에 속한 법 안의 기억하는 힘 때문에 과거의 일을 기억하고 그 전생 일을 모조리 알 수 있는 것처럼, 성인도 또한 그와 같아서 거룩한 지혜의 힘이 있으므로 비록 아직 생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알 수도 있고 볼 수도 있다.
014_1165_c_06L答曰如過去法雖滅無所有而心心數法中念力故能憶過去事盡其宿命聖人亦如是有聖智力雖未起而能知
또 이 반야 가운데서는 3세(世)가 나누어짐도 없으므로 미래와 과거와 현재는 다르지 않다. 만일 현재를 본다면 과거와 미래도 역시 보아야 하며, 만일 과거에 미래를 보지 못하면 역시 현재도 보지 못해야 한다.
014_1165_c_10L復次是般若中三世無分別未來過去現在不異若見現在過去未來亦應見若不見過去未來亦應不見現在
【문】북방(北方)의 말법(末法) 중생들은 번뇌가 아직 다하지 못하여 죄악이 있는 사람들이거늘 부처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보시고 아시며 기억하시는가?
014_1165_c_13L問曰北方末法衆生漏結未盡是罪惡人佛何以故見知念
【답】부처님께서는 대비(大悲)로 사랑해 주심이 골수까지 사무친다. 이 보살은 위없는 도의 마음을 일으켜 중생을 위하고 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이 법이 한창 마지막일 적에 당신이 열반하신 뒤에도 이 사람은 부처님 법을 도울 것이라고 관찰하기 때문에 기억하시고 아시는 것이다.
014_1165_c_14L答曰大悲相愛徹骨髓是菩薩能發無上道心爲衆生故佛觀是法末後熾盛我涅槃後是人佐助佛法故是以念
또 북방의 말세 사람들은 변두리 땅의 나쁜 세상에 태어나고 3독(毒)이 왕성하며 도병겁(刀兵劫)1) 동안이라 성현들이 드물다. 그러나 이 사람만은 스스로가 모든 죄와 복의 업의 인연을 모르면서도 다만 사람들로부터 반야의 경전을 듣기만 해도 곧 믿고 좋아하면서 공양하여 위없는 도에 오래지 않아 빨리 가까워질 것이다. 이런 일은 몹시 어렵거니와 만일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적에 아비발치(阿鞞跋致)가 되어서 반야바라밀을 믿고 행한다면 이것은 어려운 일이 되지 못한다. 이와 같은 갖가지의 한량없는 인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마땅히 보시고 기억하시고 아신다.
014_1165_c_18L復次北方末後人生於邊地惡世三毒熾盛刀兵劫中賢聖希少是人自不知諸罪福業因緣但從人聞讀經便能信樂供養疾近無上道不是事爲難若佛在世作阿鞞跋致信行般若波羅蜜不足爲難如是等種種無量因緣故佛應見念知
014_1166_a_01L이 사람은 믿고 이해하는[信解] 모양이 크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에 공양할 수 있나니, 공양 거리와 꽃ㆍ향 등에 대해서는 앞의 설명과 같다. 이런 공양 때문에 큰 과보[大果報]를 얻고 반대로 헐뜯는 이는 큰 괴로움[大苦惱]을 받는다.
014_1166_a_01L是人信解相大故能供養般若波羅蜜養具華香等如先說是供養故得大果報如毀呰者受大苦惱
‘큰 과보’라 함은 마치 수다원이 끝내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이 보살이 일심으로 반야바라밀을 믿고 이해하면서 공양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014_1166_a_04L大果報者如須陁洹終不墮三惡道是菩薩一心信解供養般若波羅蜜
모든 부처님을 애경하고 염해서 항상 염불삼매(念佛三昧)를 행하기 때문에 끝내 모든 부처님을 여의지 않거니와 아비발치에 이르도록 중생들을 교화하면서 모든 부처님을 여의는 것에는 허물이 없나니, 마치 어린아이가 그 어머니를 여의지 않는 것은 모든 재난에 떨어질까 두렵기 때문인 것과 같다.
014_1166_a_06L亦如是愛念諸佛故常行念佛三昧故終不離諸佛乃至到阿鞞跋致地敎化衆生離諸佛無咎如小兒不離其母恐墮諸難故
그는 항상 착한 법을 사랑하고 염하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기까지 끝내 6바라밀 등을 여의지 않으므로 이와 같은 등 금세와 후세의 큰 과보를 얻는 것이다.
014_1166_a_10L常深愛念善法故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終不離六波羅蜜得如是等今世後世大果報
【경】“사리불아, 이 깊은 반야바라밀은 부처님이 열반한 뒤에는 남방(南方)의 국토에 이를 것이니, 그 안에 있는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등은 반드시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쓸[書] 것이요, 또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생각하고 해설하고 바르게 기억하면서 수행할 것이니라.
014_1166_a_12L【經】舍利弗是深般若波羅蜜佛般涅槃當至南方國土是中比丘比丘尼婆塞優婆夷當書是深般若波羅蜜受持思惟正憶念修行
이런 선근의 인연 때문에 끝내 악도 가운데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의 쾌락을 누리며 6바라밀은 더욱 늘어나고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점차로 성문승(聲聞乘)ㆍ벽지불승(辟支佛乘)ㆍ불승(佛乘)으로써 열반을 얻을 것이니라.
014_1166_a_16L以是善根因緣故終不墮惡道中受天上人中樂增益六波羅蜜供養恭敬讚歎諸佛漸以聲聞辟支佛佛乘而得涅槃
사리불아, 이 깊은 반야바라밀은 남방으로부터 옮아가 서방(西方)에 이를 것이니, 그곳에 살고 있는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등은 반드시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쓸 것이요, 또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생각하고 해설하고 바르게 기억하면서 해설할 것이니라.
014_1166_a_20L舍利弗是深般若波羅蜜從南方當轉至西方所在處是中比比丘尼優婆塞優婆夷當書是深般若波羅蜜當受持思惟憶念修行
014_1166_b_01L이런 선근의 인연 때문에 끝내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 안의 쾌락을 누리며 6바라밀은 더욱 늘어나고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점차로 성문승ㆍ벽지불승ㆍ불승으로써 열반을 얻을 것이니라.
014_1166_b_01L以是善根因緣故終不墮惡道中受天上人中樂增益六波羅供養恭敬尊重讚歎諸佛漸以聲辟支佛佛乘而得涅槃
사리불아, 이 깊은 반야바라밀은 서방으로부터 옮아가 북방(北方)에 이를 것이니, 그곳에 살고 있는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등은 반드시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쓸 것이요, 반드시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생각하고 해설하고 바르게 기억하면서 수행할 것이니라.
014_1166_b_04L舍利弗深般若波羅蜜從西方當轉至北方所在處是中比丘比丘尼優婆塞婆夷當書是深般若波羅蜜當受持思惟正憶念修行
이런 선근의 인연 때문에 끝내 악도 가운데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의 쾌락을 누리며 6바라밀은 더욱 늘어나고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점차로 성문승ㆍ벽지불승ㆍ불승으로써 열반을 얻을 것이니라.
014_1166_b_08L以是善根因緣故終不墮惡道中受天上人中增益六波羅蜜供養恭敬尊重歎諸佛漸以聲聞辟支佛佛乘而得涅槃
사리불아, 이 깊은 반야바라밀은 이때에 북방에서 불사(佛事)를 지을 것이니, 왜냐하면 사리불아, 나의 법이 흥성할 때요 소멸하는 모양이 없기 때문이니라.
014_1166_b_12L舍利弗是深般若波羅蜜是時北方當作佛事何以故舍利弗我法盛時無有滅相
사리불아, 나는 이미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나아가 수행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으며, 또한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을 서사해 공경하고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며 꽃과 향 내지는 번기ㆍ일산으로 공양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느니라.
014_1166_b_14L舍利弗我已念是善男善女人受持是深般若波羅蜜乃至修行亦念是善男子善女人能書是般若波羅蜜恭敬供養尊重讚歎華香乃至幡蓋
사리불아,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이런 선근의 인연 때문에 끝내 악도 가운데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 안의 쾌락을 누리며 6바라밀은 더욱 늘어나고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점차로 성문승과 벽지불승과 불승으로써 열반을 얻을 것이니라.
014_1166_b_18L舍利弗是善男子善女人以是善根因緣故終不墮惡道中受天上人中樂增益六波羅蜜供養恭敬讚歎諸佛漸以聲聞辟支佛佛乘而得涅槃
014_1166_c_01L왜냐하면 사리불아, 나는 불안(佛眼)으로써 이 사람을 보고 나 또한 칭찬하고 찬탄할 뿐만 아니라 시방세계 안의 한량없고 끝이 없는 아승기의 모든 부처님도 역시 불안으로써 이 사람을 보고는 또한 칭찬하고 찬탄하기 때문이니라.”
014_1166_b_22L何以故舍利弗我以佛眼見是人我亦稱譽讚歎十方世界中無量無邊阿僧祇諸佛亦以佛眼見是人亦稱譽讚歎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깊은 반야바라밀은 뒷날에 북방에 있으면서 널리 행하게 되는지요?”
014_1166_c_02L舍利弗白佛言是深般若波羅蜜後時當在北方廣行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사리불아, 이 깊은 반야바라밀은 뒷날에 북방에 있으면서 널리 행하게 될 것이니라.
사리불아, 뒷날에 북방에서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만일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듣거나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생각하고 해설하고 바르게 기억하면서 말씀대로 수행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오래전에 대승(大乘)의 마음을 일으켜 모든 부처님을 많이 공양하였고 모든 선근을 심었으며 오랫동안 선지식을 따랐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014_1166_c_04L佛言如是如是舍利弗是深般若波羅蜜後時在北方當廣行利弗後時於北方是善男子善女人若聞是深般若波羅蜜若書受持思惟正憶念如說修行當知是善男子善女人久發大乘心多供養諸佛種諸善根久與善知識相隨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뒷날에 북방에서 얼마나 많은 선남자ㆍ선여인이 부처님 도를 구하면서 깊은 반야바라밀을 쓰고 나아가 말씀대로 수행할 것인지요?”
014_1166_c_10L利弗白佛言世尊後時北方當有幾所善男子善女人求佛道書深般若波羅蜜乃至如說修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뒷날에 북방에서 비록 부처님 도를 구하는 선남자ㆍ선여인은 많이 있을지라도 소수의 선남자ㆍ선여인만이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듣고도 침몰하지 않고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겁내지도 않을 것이니, 왜냐하면 이 사람은 모든 부처님을 많이 친근하고 공양하였으며 모든 부처님께 많이 물었기 때문이니라.。
014_1166_c_13L佛告舍利弗後時北方雖多有求佛道善男子女人少有善男子善女人聞是深般若波羅蜜不沒不驚不怖不畏何以故人多親近供養諸佛多諮問諸佛
이 사람은 반드시 반야바라밀과 선바라밀과 비리야바라밀과 찬제바라밀과 시라바라밀과 단바라밀을 완전히 갖출 것이요 4념처를 완전히 갖출 것이며, 나아가 18불공법을 완전히 갖출 것이니라.
014_1166_c_17L是人必能具足般若波羅蜜禪波羅蜜毘梨耶波羅蜜羼提波羅蜜尸羅波羅蜜波羅蜜具足四念處乃至具足十八不共
014_1167_a_01L사리불아,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선근이 순수하고 두텁기 때문에 중생을 많이 이익되게 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느니라. 왜냐하면 나는 이제 이 선남자ㆍ선여인을 위하여 살바야(薩婆若)에 상응한 법을 설하기 때문이요, 과거의 모든 부처님도 또한 이 선남자와 선여인을 위하여 살바야에 상응한 법을 설했기 때문이니라.
014_1166_c_21L舍利弗是善男子善女人善根純厚能多利益衆生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以故我今爲是善男子善女人說應薩婆若法過去諸佛亦爲是善男子善女人說應薩婆若法
이런 인연 때문에 이 사람은 뒤에 태어났을 때에도 계속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얻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해설하느니라.
014_1167_a_02L以是因緣故是人後生時續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亦爲他人說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모두가 일심에 화합한지라 악마나 악마의 백성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무너뜨릴 수가 없거늘 하물며 악행을 짓는 사람[惡行人]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행한 이를 헐뜯겠으며 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무너뜨릴 수 있겠느냐.
014_1167_a_05L是善男子善女人皆一心和合若魔民不能沮壞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何況惡行人毀呰行深般若波羅蜜者能壞其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사리불아, 이 보살의 도를 구하는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들으면 크게 법의 기쁨과 법의 즐거움을 얻으며 또한 많은 사람을 선근에 세우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느니라.”
014_1167_a_09L舍利弗是求菩薩道諸善男子善女人聞是深般若波羅蜜大得法喜法樂亦立多人於善根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
【논】해석한다. “이 깊은 반야바라밀이 부처님께서 멸도(滅度)하신 뒤에 남방의 국토에 이를 것이다.”고 했는데, 부처님께서는 동방에서 나오셔서 그 안에서 반야바라밀을 설하고 악마와 악마의 백성과 외도를 파괴하며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고 그런 뒤에야 구이나갈쌍수(拘夷那竭雙樹) 아래서 멸도(滅度)하셨다. 그 뒤에 반야바라밀은 동방으로부터 남방에 이른 것이니, 마치 해와 달과 5성(星)과 28수(宿)가 항상 동방으로부터 남방에 이르고 남방으로부터 서방에 이르며 서방으로부터 북방에 이르러 수미산(須彌山)을 둘러싸는 것과 같다.
014_1167_a_12L【論】釋曰是深般若波羅蜜佛滅度後至南方國土佛出東方於中說般若波羅蜜破魔及魔民外道度無量衆生然後於拘夷那竭雙樹下滅度後般若波羅蜜從東方至南方如日五星二十八宿常從東方至南方從南方至西方從西方至北方圍繞須彌山
또 마치 공양하는 법도에 오른편을 돌면서 두루 염부제 사람을 제도하는 것과 같나니, 이 인연 때문에 동방으로부터 남방에 이르고 남방으로부터 서방에 이른다.
마치 부처님께서는 집착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한 처소에 머물지 않는 것처럼 반야바라밀도 그와 같아서 한 곳에 일정하게 머무르지 않나니, 서방으로부터 북방에 이르는 것이다.
014_1167_a_20L又如供養常法右繞遍度閻浮提人以是因緣故從東方至南方從南方至西方如佛無著心故不定一處般若波羅蜜亦如是不定住一從西方至北方
014_1167_b_01L두 방향의 중생들은 공양하고 쓰고 읽으며, 나아가 수행하고, 꽃과 향 내지는 번기ㆍ일산으로 공양하기를 좋아하여 큰 과보를 받는 것이니, 마치 경 가운데서 설명한 것과 같다. 그 뒤에는 점차로 북방에 이르며 이 가운데서 공양하여 얻는 과보도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014_1167_b_01L二方衆生好供養讀乃至修行華香乃至幡蓋受大果報如經中說後展轉至北方此中供養所得果報如上所說
“사리불이여, 이 반야바라밀은 북방에서 장차 불사(佛事)를 이룰 것이다.”고 하시고, 여기에 대하여 그 인연을 말씀하신다. 즉 부처님이 계실 때는 여러 의심들을 끊을 수 있고 부처님 법이 흥성하므로 법의 소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014_1167_b_04L舍利弗是般若波羅蜜北方當作佛事是中說因佛在時能斷衆疑佛法興盛不畏法滅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5백 년을 지나면 바른 법[正法]은 점차로 소멸한다. 이때에는 불사는 갈수록 어렵게 되며 이때에 근기가 예리한 이는 읽고 외우고 바르게 기억하면서 또한 꽃과 향으로 공양하고 근기가 둔한 이도 서사하고 꽃과 향 등으로 공양하므로 이 두 가지의 사람들은 오래되면 모두 제도되는 것이니, 이 때문에 “장차 불사를 지을 것이다.”고 하신다.
014_1167_b_07L佛滅後過五百歲正法漸滅時佛事轉難是時利根者正憶亦華香供養鈍根者書寫華香等供養是二種人久久皆當得度是故當作佛事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되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나와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모두가 불안(佛眼)으로써 보고 기억하고 알고 찬탄한다.”고 하신다.
사리불은 부처님께 여쭈기를 “이 깊은 반야는 북방에 있으면서 널리 행하게 되는지요?”라고 한다.
014_1167_b_11L佛言是善男子善女人我及十方諸佛皆以佛眼見念知舍利弗白佛言是深般若在北方廣行耶
‘널리 행한다.’ 함은 염부제에서 북방이 광대하기 때문이며 또 북방의 땅에는 설산(雪山)이 있어서 설산은 한랭한 곳이기 때문에 약초들은 모든 독을 죽이고 먹는 쌀 곡식은 3독(毒)을 크게 일으키지 못하며, 3독을 크게 일으키지 못하기 때문에 중생들은 순해져서 신근(信根) 등의 5근(根)이 모두가 세력을 얻나니, 이런 등의 인연으로 북방에서 반야바라밀을 많이 행하는 것이다.
014_1167_b_14L廣行者於閻浮提北方廣大又北方地有雪山雪山冷故藥草能殺諸毒所食米穀三毒不能大三毒不能大發故衆生柔軟信等五根皆得勢力如是等因緣北方多行般若波羅蜜
이 사람들은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듣고 써서 지니고 나아가 바르게 기억하면서 말씀하신 대로 수행하나니, 그러므로 이 사람들은 오래전에 대승의 뜻을 일으켰고 부처님을 많이 공양하였으며 선근을 심었고 선지식을 따른 이들인 줄 알아야 한다. 이 때문에 나쁜 세상에서도 써서 지니고 믿고 받으며, 나아가 말씀하신 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014_1167_b_19L是人聞是深般若波羅蜜持乃至正憶念如說行當知是人久發大乘意多供養佛種善根與善知識相隨是故能於惡世書信受乃至如說修行
014_1167_c_01L사리불은 묻기를 “북방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듣고서 쓰고 읽고 외우며, 나아가 말씀하신 대로 수행하는지요?”라고 하자,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시되 “이 깊은 반야바라밀은 알기도 어렵고 행하기도 어려우므로 비록 많은 사람들이 위없는 도의 마음을 일으키어 보살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하더라도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 반야바라밀을 듣고 마음이 통달하여 놀라지도 않고 침몰하지도 않는다.”고 하신다.
014_1167_b_23L舍利弗問北方有幾許人聞是深般若波羅蜜能書誦乃至如說修行佛答是深般若波羅蜜難知難行雖多有人發無上道心得名菩薩少有人聞是般若波羅蜜心通達不驚不沒
마음이 통달하여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 모양에 대하여 부처님께서는 이 가운데서 직접 말씀하시되 “이 사람은 모든 부처님을 많이 가까이했다.”고 하신다. ‘모든 부처님을 가까이한다.’ 함은 한량없는 세상에서 항상 모든 부처님을 뵙고 공경하면서 공양했다는 것이다.
‘묻고 따진다.’ 함은, 곧장 그 일을 물었지만 의심이 풀리지 않았으므로 거듭하여 갖가지로 묻는 것을 따진다[難]고 한다.
014_1167_c_05L心通達不驚不怖相佛此中自說是人多親近諸佛——親近諸佛於無量世常見諸佛恭敬供問難直問其事疑心不解重種種問名爲
이 사람은 세상에서마다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반야바라밀을 묻고 따진 것이니, 이 사람의 공덕과 과보는 비록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 사람은 6바라밀과 37품(品) 내지는 18불공법을 완전히 갖추었고 이 복덕을 완전히 갖추어서 순숙(淳熟)하기 때문에 중생들을 이익되게 함이 많다.
014_1167_c_09L是人世世從諸佛問難般若波羅蜜事是人功德果報雖未當知是人具足六波羅蜜三十七乃至十八不共法具足是福德淳熟多利益衆生
이른바 단바라밀과 시라바라밀의 인연 때문에 재산이 풍부하고 귀한 집에 태어나서 자기 자신이 보시를 행하면서 남들에게도 보시하게 하며, 찬제바라밀과 선바라밀의 인연 때문에 한량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출가(出家)하고 계율을 받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게 한다.
014_1167_c_13L所謂檀波羅蜜尸羅波羅蜜因緣故生於富貴家自行布敎人布施羼提波羅蜜禪波羅蜜因緣故令無量衆生出家受戒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이 가운데서 부처님께서는 그 인연을 말씀하시면서 “이 사람은 나와 과거의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살바야(薩婆若)와 상응한 대승의 법을 들었으므로 이 때문에 후생(後生)에 그의 마음을 상실하지 않는다. 이 사람이 또한 다른 사람을 교화하면서 이러한 일을 해설하는 것은 마치 한 개의 등불에 불을 붙여 켜고는 차츰차츰 모든 등불에 불을 옮겨 붙이는 것과 같다.
014_1167_c_17L此中佛說因是人從我及過去諸佛聞應薩婆若大乘法是故後生不失是心是人亦敎化他人說如是事如然一燈轉皆然
이 사람은 모든 번뇌가 희박하여지고 간탐과 질투와 성내는 일이 없기 때문에 남을 헐뜯거나 비방하지 않고 항상한 마음에 화합하여 있기 때문에 악마나 악마의 백성이 무너뜨릴 수가 없다.”고 하신다.
014_1167_c_21L是人諸煩惱薄無慳貪嫉妒瞋恚故不相讒謗常一心和合是故若魔民不能沮壞
014_1168_a_01L만일 사람이 조그마한 착오라도 있으면 악마는 그의 틈[便]을 얻으니, 마치 어떤 사람의 몸에 상처가 있으면 곧 그곳으로 독이 들어가는 것과 같다. 악마는 바로 욕계(欲界)의 주인[主]인데도 오히려 무너뜨릴 수가 없거늘 하물며 악을 행한 사람이겠는가.
014_1167_c_23L若人少有錯故魔得其便如人有瘡受毒魔是欲界尚不能沮壞何況惡行人
혹 어떤 사람이 악을 행하면서도 악이 아님은 마치 아직 욕심을 여의지 못한 성인과 같나니, 이 때문에 말하기를 “악을 행한 사람은 반야바라밀을 헐뜯고 곧 보살을 헐뜯어 무너뜨린다.”고 한다.
014_1168_a_02L或有人惡行而非惡如未離欲聖人以是故惡行人毀呰般若波羅蜜卽毀壞菩薩
또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은 한량없는 세상 동안에 부처님 법을 사랑하고 진실한 법에 깊이 집착하며 믿음의 힘[信力]과 지혜의 힘[慧力]이 많기 때문에 깊은 반야바라밀을 듣고 대자대비의 마음을 얻는다. 때문에 중생의 힘에 따라 깊은 반야바라밀에 들게 하며, 또 반야의 인연인 이른바 보시와 지계 등의 모든 선근을 얻게 한다.
014_1168_a_05L復次諸善男子善女人無量世來愛佛法深著實法信力慧力多故聞深般若波羅蜜得大慈大悲心故隨衆生力令入深般若波羅蜜若令得般若因緣——所謂布施持戒等諸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한다.’ 함은,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위없는 도를 구하는 까닭에 다른 이로 하여금 모든 선근과 복덕에 머무르게 한다는 것이다.
014_1168_a_10L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故善男子善女人求無上道故敎他令住諸善根福德
【경】“이 선남자ㆍ선여인은 나의 앞에서 서원을 세우되 ‘저는 보살도를 행할 때에 수없는 백천만억의 중생을 제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며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익되게 하고 기쁘게 하면서 나아가 아비발치(阿鞞跋致)의 지위에 이르리라는 수기(授記)를 받게 하리이다.’고 하므로, 나는 그의 마음을 알며 나는 또한 따라 기뻐하느니라.
014_1168_a_12L【經】是善男子善女人我前立誓願我行菩薩道時當度無數百千萬億衆生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乃至阿鞞跋致地受記我知其心我亦隨喜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또한 과거의 모든 부처님 앞에서 서원을 세우되 ‘저는 보살의 도를 행할 때에 수없는 백천만억의 중생들을 제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며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익되게 하고 기쁘게 하면서 나아가 아비발치의 지위에 이르리라는 수기를 받게 하리이다.’고 하므로, 모든 과거의 부처님도 역시 그의 마음을 알면서 따라 기뻐하느니라.
014_1168_a_16L是善男善女人亦於過去諸佛前立誓願我行菩薩道時當度無數百千萬億衆生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乃至阿鞞跋致地受記過去佛亦知其心而隨喜
014_1168_b_01L사리불아,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그 하는 바 마음이 크고 받아들이는 바 빛깔[色]ㆍ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촉감[觸] 및 법(法)도 크며 또한 크게 보시하고 크게 보시한 뒤에는 큰 선근을 심으며 큰 선근을 심은 뒤에는 큰 과보를 얻으며, 중생들을 거두어 주기 위하여 몸을 받아 중생들 가운데서 안팎의 온갖 물건들을 잘 버리느니라.
014_1168_a_21L舍利弗諸善男子善女人所爲心大所受色法亦大亦能大施能大施種大善根種大善根已得大果報爲攝衆生故受身能於衆生中捨內外所有物
이런 선근의 인연 때문에, 원을 세워 다른 지방 세계에 현재 계시는 모든 부처님께서 깊은 반야바라밀을 설하는 처소에 가 나고자 하며 그 모든 부처님 앞에서 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들은 뒤에는 역시 그곳에서 백천만억의 중생에게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익되게 하고 기쁘게 하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느니라.”
014_1168_b_03L以是善根因緣故發願欲生他方世界現在諸佛說深般若波羅蜜於諸佛前聞是深般若波羅蜜已亦於彼示喜百千萬億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사리불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희유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법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법이 없고 안다는 모양[知相]에 대해서도 알지 못함이 없으며 중생들이 행하는 일에 대해서도 알지 못함이 없으십니다. 그리고 지금 부처님께서는 과거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과 성문을 모두 다 아시고 또한 지금 현재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에 계신 모든 부처님과 보살과 성문들도 모두 아시며 또한 미래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과 성문들을 모두 아십니다.
014_1168_b_07L舍利弗白佛言希有世尊佛於過去未來在法無法不知無法知相不知衆生之行無事不知今佛悉知過去諸佛及菩薩聲聞亦知今現在十方諸佛世界菩薩及聲聞亦知未來諸佛及菩薩聲聞
세존이시여, 미래 세상에 선남자ㆍ선여인이 부지런히 6바라밀을 구하면서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나아가 수행하면서 얻는 이도 있고 얻지 못하는[不得] 이도 있는지요?”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일심으로 정진하면서 힘써 구하면 6바라밀과 상응한 모든 경전을 얻느니라.”
014_1168_b_13L世尊未來世有善男子女人勤求六波羅蜜受持誦乃至修行有得有不得佛告舍利弗若善男子善女人一心精進勤求當得應六波羅蜜諸經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와 같이 부지런히 행하면 반드시 이 6바라밀과 상응한 깊은 경전을 얻는지요?”
014_1168_b_17L舍利弗白佛言善男子善女人如是勤行當得是應六波羅蜜深經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이 6바라밀과 상응한 깊은 경전을 얻나니, 왜냐하면 선남자와 선여인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여 중생에게 설법하면서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익되게 하고 기쁘게 하면서 여섯 가지 바라밀 안에 머무르게 하기 때문이니라.
014_1168_b_19L佛語舍利弗是善男子善女人得是應六波羅蜜深經何以故善男子善女人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故與衆生說法令住六波羅蜜中
014_1168_c_01L이런 인연 때문에 이 선남자와 선여인은 후생 몸으로 바꾸어 태어나도 6바라밀과 상응한 깊은 경전을 쉽게 얻으며, 얻은 뒤에는 6바라밀에서 말한 대로 수행하되 부지런히 힘쓰면서 쉬지 않으며, 나아가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하고 중생을 성취시키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느니라.”
014_1168_b_23L以是因緣故是善男子善女人後身轉生易得應六波羅蜜深經得已如六波羅蜜所說修行精勤不息乃至淨佛世界成就衆生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논】해석한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되 “선남자ㆍ선여인은 내 앞에서 또한 과거의 모든 부처님 앞에서 서원을 세우기를 ‘저는 보살도를 행하면서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중생으로 하여금 위없는 도에 뜻을 두게 하며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익되게 하고 기쁘게 하면서 아비발치의 수기를 얻게 하리이다.’고 하느니라.
014_1168_c_05L【論】釋曰佛說善男子善女人於我前及過去諸佛前立誓願我行菩薩道令無量百千萬億衆生發無上道意令得阿鞞跋致記
나와 과거의 부처님께서는 이 선남자의 마음에 크게 짓는 것이 있음을 알기 때문에 따라 기뻐하며, 선남자ㆍ선여인은 부처님께서 그들의 마음을 아신다 함을 듣고 기쁜 마음을 내고 스스로가 과거에 서원을 세웠다는 일을 염(念)하면서 갑절 더 정진을 하는 것이니라.”고 하신다.
014_1168_c_09L我及過去知是善男子心大能有所作故隨善男子善女人聞佛知其心則生歡喜自念過去作誓願事倍加精進
‘큰마음[大心]’이라 했는데, 온갖 중생들의 마음은 모두가 6진[塵]을 반연하기 좋아한다. 어떤 사람은 잡스런[雜] 복덕을 행하나니, 이른바 복을 지을 때에 마음에 의심과 뉘우침을 내는지라 이 복덕의 과보로 비록 부귀를 얻는다 하더라도 좋게 이용할 수도 없고 또한 다른 이에게도 주지 못하며 죄업의 인연 때문에 모든 근기가 암둔(闇鈍)하여 아름답고 추함도 가리지 못한다.
014_1168_c_12L大心一切衆生心皆樂緣六塵人行雜福德所謂作福時心生疑悔是福德果報雖得富貴不能好用不能與他罪業因緣故諸根闇鈍擇好醜
그러나 이 선남자는 아직 도를 얻지 못한 때에도 청정한 복덕 때문에 훌륭한 5욕(欲)을 얻고 또한 뜻을 다하여 이용하여 마음대로 베풀어 줄 수 있어서 혹은 궁핍한 이에게 보시하기도 하고 혹은 복전을 심기도 한다.
014_1168_c_17L是善男子未得道時淸淨福德得上妙五欲亦能盡意用能隨意施或施窮乏或種於福田
만일 선지식(善知識)을 만나 불법을 들으면 집착하는 욕심이 쉬어지고 중생을 가엾이 여기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는 까닭에 안팎의 가진 모두를 보시하면서도 애석해 함이 없으며, 만일 계율을 지니면 두루 10선도(善道)를 행하면서 계율의(戒律儀)를 갖추며 자비로운 마음으로써 함께 행한다.
그 밖의 착한 법도 그와 같아서 모두가 깊은 마음으로 자기 자신이 행하면서 다른 사람을 인도하여 착한 길을 행하게 한다.
014_1168_c_19L若得善知聞佛法著欲心息憐愍衆生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故內外所有布無所愛惜若持戒遍行十善道戒律儀以慈悲心共行餘善法亦如皆以深心自行及引導他人令行善道
014_1169_a_01L이 복덕의 인연 때문에 세간의 쾌락과 천상의 왕과 인간의 왕과 부유하고 귀한 처소를 구하지 않으며 현재 부처님이 계신 곳을 들으면 그곳에 가 나기를 원한다.
014_1169_a_02L是福德因緣故不求世樂天王人王富貴處聞有現在佛處願往生
이 보살은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알기 때문에 태어나기를 좋아하지 않고 만일 중생을 위하여 태어난다면 시방의 부처님 앞에 가 태어나 깊은 반야바라밀을 들으며 들은 뒤에는 그곳에서 한량없는 백천 중생을 교화하면서 위없는 도의 마음을 일으킨다.
014_1169_a_04L是菩薩知諸法實相故不樂生爲衆生生十方佛前聞深般若波羅聞已於彼開化無量百千衆生無上道心
사리불은 일체지가 없으므로 3세(世) 보살의 서원과 행하는 일을 듣고는 희유하다는 마음을 일으키면서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3세 가운데서 법마다 알지 못함이 없고 여(如)ㆍ법성(法性)ㆍ실제(實際)로부터 알지 못한 것이 없으며, 모든 중생이 마음으로 행한 업(業)과 과보(果報)와 인연(因緣) 등의 일을 알지 못함이 없고 시방에 현재 계신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과거와 미래 세상의 부처님과 세계의 제자들이 행한 일을 모두 다 아시나니, 부처님의 일체지(一切智)는 그 힘이 매우 커서 불가사의합니다.”고 한다.
014_1169_a_07L舍利弗無一切智聞說三世菩薩願行事發希有心白佛言佛於三世中無法不知從如法性實際無不知者諸衆生心所行業報因緣無事不知從十方現在諸佛及過去未來世佛及世界弟子及所行事皆悉遍知佛一切智其力甚大不可思議
사리불은 또 생각하여 말하기를 “똑같이 출가한 사람들이 다함께 반야바라밀을 구하는데 무엇 때문에 얻는 이가 있고 얻지 못하는 이가 있을까”라고 하자,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시되 “만일 이 보살이 항상 일심으로 6바라밀을 구하면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면 이 사람은 안으로는 좋은 마음이 있고 밖으로는 모든 부처님과 보살과 모든 하늘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고 하신다.
014_1169_a_14L舍利弗意謂同是出家人俱求般若波羅蜜何以故有得有不得者佛答若是菩薩常一心求六波羅蜜不惜身命是人內有好心外諸佛菩薩及諸天所護助故
사리불의 뜻으로는 ‘비록 또 정진이 있더라도 부처님이 세상에 계시지 않으면 악마의 힘이 더욱 크거늘 이 보살이 어떻게 이 반야바라밀의 깊은 경전을 얻겠는가.’ 하고, 이 때문에 다시 “이 6바라밀과 상응한 깊은 경전을 얻는지요?”하고 묻는다.
014_1169_a_18L舍利弗意雖復精進佛不在世魔力復大是菩薩云何得是般若波羅蜜深經是故更問得是應六波羅蜜深經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되 “얻느니라.”고 하시고 이 가운데서 얻는 인연을 말씀하나니, 이른바 선남자ㆍ선여인은 위없는 도를 위하여 중생들에게 설법하며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면서 6바라밀에 머무르게 하며 부처님 도를 깨우쳐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014_1169_a_21L佛言此中說得因緣所謂善男子善女人爲無上道故爲衆生說法令住六波羅蜜開佛道
014_1169_b_01L이 업(業)의 과보 때문에 몸을 바꾸어도 6바라밀과 상응한 깊은 경전을 쉽게 얻는다. 만일 신속히 받아 지니고 나아가 말씀대로 수행하면서 정진하고 버리지 않으며 세상마다 항상 여의지 않으면 6바라밀의 과보 때문에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하고 중생을 성취시키면서 이에 위없는 도에 이르게 하거니와 만일 법에 인색하면 항상 불법이 없는 변두리에 태어나게 된다.
014_1169_b_01L是業果報故轉身易得應六波羅蜜深經若得疾受持乃至如所說修行精進不捨世世常不離用六波羅蜜果報故佛世界成就衆生乃至無上道若悋惜法則常生邊地無佛法處
大智度論卷第六十七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범어로는 śastra-kalpa. 무기와 폭력으로 얼룩진 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