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5_0412_a_01L묘법연화경우바제사(妙法蓮花經憂波提舍) 상권
015_0412_a_01L妙法蓮華經憂波提舍 卷上
바수반두(婆藪槃豆) 지음
후진 북천축 삼장 보리류지(菩提留支, 사문 담림(曇林) 공역
015_0412_a_02L大乘論師婆藪槃豆釋後魏北天竺三藏菩提留支共沙門曇林等譯
정각(正覺)의 바다 청정한 법
함이 없는[無爲] 스님께 정례하오니
깊고 날카로운 지혜 있는 이를 위해
논(論)의 법[毘伽典]을 열어 보이소서.
015_0412_a_04L頂禮正覺海
淨法無爲僧
爲深利智者
開示毘伽典
부처님과 보살ㆍ성문께
공경드리오니
법으로 나와 남을 이익되도록
간략히 늑가(勒伽)의 변(辯)을 내소서.
015_0412_a_06L祇虔牟尼尊
及菩薩聲聞
令法自他利
略出勒伽辯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불 보살께
목숨 바쳐 귀의하나이다.
넓으신 자애로 신력(神力)을 내시어
마음에 두려움 없게 하시고
대비(大悲)로써 네 가지 마군을 물리치시어
보리를 두호하여 커지고 자라나게 하소서.
015_0412_a_07L歸命過未世
現在佛菩薩
弘慈降神力
願施我無畏
大悲止四魔
護菩提增長
1. 서품(序品)
015_0412_a_09L妙法蓮華經序品第一
【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비구(比丘) 대중 일만 이천인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다 아라한(阿羅漢)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고 마음에 자재함을 얻어 심해탈(心解脫)을 잘 얻고, 혜해탈(慧解脫)을 잘 얻었다. 마음을 잘 조복(調伏)하여 사람 가운데 큰 용이요, 마땅히 지어야 할 것을 짓고 지을 것을 이미 갖추어 모든 무거운 짐을 여의고, 자신의 이로움을 얻어 모든 존재의 결박에서 벗어나 바른 지혜와 심해탈을 잘 얻었으며, 모든 마음에 자재함을 얻어 제일의 피안(彼岸)에 이른 이들이었다.
015_0412_a_10L如是我聞一時佛住王舍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衆萬二千人俱皆是阿羅漢諸漏已盡無復煩惱心得自善得心解脫善得慧解脫心善調人中大龍應作者作所作已辦諸重擔逮得己利盡諸有結善得正智心解脫一切心得自在到第一彼岸
015_0412_b_01L보살마하살 팔만인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에서 물러나지 아니하며, 다라니(陀羅尼)와 말 잘하는 변재(辯才)를 얻어서 물러나지 않는 법륜(法輪)을 굴리며, 한량 없는 백천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였고, 여러 부처님 계신 곳에서 모든 선의 근본을 심었으므로 항상 여러 부처님께서 칭찬하셨으며, 대자비로써 몸과 마음을 닦아서 부처님의 지혜를 잘 이해하였으며, 큰 지혜를 통달하여 피안에 이르렀다. 그 이름이 한량없는 세계에 널리 알려져 무수한 백천의 중생을 제도할 수 있었다.
015_0412_a_17L菩薩摩訶薩八萬人皆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退轉皆得陁羅尼辯才樂說轉不退轉法輪供養無量百千諸佛於諸佛所種諸善根常爲諸佛之所稱歎以大慈悲而修身心善入佛慧通達大智到於彼岸名稱普聞無量世界能度無數百千衆生
【釋】 이 경의 법문은 처음 제1품에서 일곱 가지 공덕의 성취를 나타내 보이니, 이 뜻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일곱 가지인가? 첫째 서분(序分)을 성취함이요, 둘째 대중(大衆)을 성취함이요, 셋째 여래께서 설법하시고자 하는 때의 이르름을 성취함이요, 넷째 말씀하신 바의 법에 의거하여 위의(威儀)에 따라서 머무름을 성취함이요, 다섯째 말씀하실 인연에 의지함을 성취함이요, 여섯째 대중이 현재 앞에 존재하여 법을 듣고자 함을 성취함이요, 일곱째 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이 답함을 성취함이다.
015_0412_b_02L釋曰此經法門初第一品示現七種功德成就此義應知何等爲七一者序分成就二者衆成就三者如來欲說法時至成就四者依所說法威儀隨順住成就五者依止說因成就者大衆現前欲聞法成就七者文殊師利菩薩答成就
서분을 성취함이라는 것은 이 법문 가운데 두 가지 뛰어난 뜻을 성취하였음을 나타내 보인 것이니, 이 뜻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 모든 법문 가운데 가장 뛰어난 뜻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인 것이요, 둘째 자재한 공덕의 뜻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인 것이다. 예컨대 왕사성은 다른 모든 성보다 뛰어나고, 기사굴산은 다른 모든 산보다 뛰어나다. 이 법문이 가장 뛰어나다는 뜻을 드러내므로, 경에 “바가바(婆伽婆)께서 왕사성의 기사굴산에서 머무르셨다”라고 한 것이다.
015_0412_b_09L序分成就者此法門中示現二種勝義成就此義應知何等爲二一者示現諸法門中最勝義成就二者示現自在功德義成就如王舍城勝於一切諸餘城舍耆闍崛山勝餘諸山此法門最勝義故如經婆伽婆住王舍城耆闍崛山中
015_0412_c_01L대중을 성취함이라는 것에는 네 가지 뜻이 있으니, 성취의 나타내 보임을 알아야 한다. 첫째 숫자[數]를 성취함이요, 둘째 수행을 성취함이요, 셋째 섭공덕을 성취함이요, 넷째 위의가 법다운 데 머무름을 성취함이다. 숫자를 성취함이라는 것은 모든 대중이 셀 수 없이 많은 까닭이다. 수행을 성취함이라는 것은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 모든 성문(聲聞)이 소승의 수행을 닦았음을 이름이요, 둘째 모든 보살이 대승의 수행을 닦았음을 이름이요, 셋째 모든 보살이 신통(神通)이 자재하여 수시로 나타내 보이며 능히 대승을 수행함을 이른다. 발타파라보살(颰陀波羅菩薩) 등 열여섯 대현사(大賢士)와 같이 보살의 불가사의한 일을 구족하고 얼굴에 항상 갖가지 형상을 나타내 보이니, 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ㆍ비구(比丘)ㆍ비구니(比丘尼) 등을 이른다. 넷째 출가한 성문은 위의가 일정하여 보살과 같지 않음을 이른다.
015_0412_b_16L衆成就者有四種義故成就示現應何等爲四一者數成就二者行成三者攝功德成就四者威儀如法住成就數成就者諸大衆無數故行成就者有四種一者謂諸聲聞修小乘行者謂諸菩薩修大乘行三者謂諸菩薩神通自在隨時示現能修行大乘如颰陁波羅菩薩等十六大賢士足菩薩不可思議事而常示現種種形相謂優婆塞優婆夷比丘比丘尼四者謂出家聲聞威儀一定不同菩薩故
‘모두 다 아라한이다’라는 등의 16구(句)는 성문의 공덕 성취를 나타내 보인 것이다.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아니했다’라는 13구(句)는 보살의 공덕 성취를 나타내 보인 것이다.
015_0412_c_06L皆是阿羅漢有十六句示現聲聞功德成就皆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退轉有十三句示現菩薩功德成就
성문의 공덕 성취에 대해서 그 16구에 세 가지 문(門)으로 뜻을 포섭하여 나타내보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세 가지 문인가? 첫째 상상(上上)을 일으키는 문이요, 둘째 총상(總相)과 별상(別相)의 문이요, 셋째 사(事)를 섭취하는 문이다.
015_0412_c_10L聲聞功德成就者彼十六句三門攝義示現應知何等三門一者上上起二者摠別相門三者攝取事門
상상을 일으키는 문이란 모든 번뇌가 이미 다했기 때문에 아라한이라 하고, 마음에 자재(自在)를 얻었기 때문에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였다고 하며, 다시는 번뇌가 없기 때문에 마음에 자재를 얻었다고 하고, 심해탈을 잘 얻고 혜해탈을 잘 얻었기 때문에 마음에 자재를 얻었다고 하며, 능히 보는 자[能見]와 보이는 대상[所見]을 멀리 여의었기 때문에 다시는 번뇌가 없다고 하고, 심해탈을 잘 얻고 혜해탈을 잘 얻었기 때문에 마음을 잘 조복(調伏)한다고 하는 것이다.
015_0412_c_13L上上起門者謂諸漏已盡故名爲阿羅漢以心得自在故名爲諸漏已盡以無復煩惱故名爲心得自在以善得心解脫善得慧解脫故名爲心得自在以遠離能見所見故名爲無復煩惱以善得心解脫善得慧解脫故名爲心善調伏
015_0413_a_01L사람 가운데 큰 용이란 모든 나쁜 길을 가되 평탄한 길을 거리낌 없이 가는 것처럼 행하여야 할 것은 이미 행하고 이르러야 할 곳은 이미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어야 할 것을 지었다는 것은 사람 가운데 큰 용이 이미 다스려 번뇌의 원적(怨敵)을 항복받았기 때문이다. 지을 것을 이미 갖추었다는 것은 다시는 죽은 뒤에 생(生)을 받지 않는 이에 상응하는 일을 이미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모든 무거운 짐을 여의었다는 것은 지어야 할 것을 짓고, 지을 것을 이미 갖추어 후생의 무거운 짐을 이미 버리고 여읜 때문이요, 자신의 이로움을 얻었다는 것은 이미 무거운 짐을 버리고 열반을 증득하였기 때문이요, 모든 존재의 결박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은 자신의 이로움을 얻고 모든 번뇌의 원인을 끊었기 때문이요, 바른 지혜와 심해탈을 잘 얻었다는 것은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였기 때문이다.
015_0412_c_20L人中大龍者行諸惡道如平坦路無所拘碍應行者已行應到處已到故應作者作人中大龍已得對治降伏煩惱之怨敵故所作已辦者更不後生如相應事已成就離諸重擔者以應作者作所作已後生重擔已捨離故逮得己利者已捨重擔證涅槃故諸有結者以逮得己利斷諸煩惱因善得正智心解脫者諸漏已盡故
모든 마음에 자재를 얻었다는 것은 견도(見道)와 수도(修道)의 지(智)를 잘 알기 때문이요, 제일의 피안(彼岸)에 이르렀다는 것은 바른 지혜와 심해탈을 잘 얻고 신통과 다툼이 없는[無諍] 삼매 등 모든 공덕을 잘 얻었기 때문이다. 대아라한 등이란 마음에 자재를 얻어 피안에 이르렀기 때문이요, 여러 사람들이 잘 아는 이들이란 모든 왕과 왕자와 대신(大臣)ㆍ인민ㆍ제석천왕ㆍ범천왕들이 다 알고 있기 때문이요, 또다시 성문ㆍ보살ㆍ부처님 등 이들은 뛰어난 지혜를 지닌 자라, 그 뛰어난 지혜를 지닌 자는 모두 다 잘 알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다 잘 아는 이들이라고 하는 것이다.
015_0413_a_06L一切心得自在者善知見道修道智到第一彼岸者善得正智心解脫善得神通無諍三昧等諸功德故阿羅漢等者心得自在到彼岸故所知識者諸王王子大臣人民帝釋天王梵天王等皆識知故又復聲聞菩薩佛等是勝智者彼勝智者皆悉善知是故名爲衆所知識
총상과 별상문이란 ‘모두 다 아라한이다’라고 한 등의 16구의 첫 구절은 총상이요, 나머지 구절은 별상이다. 저 아라한을 이름하여 응(應)이라 하니, 열다섯 가지의 뜻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열다섯 가지인가? 첫째 음식ㆍ와구(臥具) 등의 공양과 공경을 받음에 응하기 때문이요, 둘째 대중들을 도와 모든 중생을 교화함에 응하기 때문이요, 셋째 마을과 성읍에 들어감에 응하기 때문이요, 넷째 모든 외도들을 항복받음에 응하기 때문이요,
015_0413_a_14L摠別相門者皆是阿羅漢等十六句初句是摠餘句別故彼阿羅漢名之爲應有十五種應義應知何等十五一者應受飮食臥具供養恭敬等故二者應將大衆敎化一切故三者應入聚落城邑等故四者應降伏諸外道等故
015_0413_b_01L다섯째 지혜로써 속히 법을 관찰함에 응하기 때문이요, 여섯째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게 설법함에 법답게 상응하여 피로하거나 싫증내지 않음에 응하기 때문이요, 일곱째 비고 한적한 곳에 고요히 앉아 음식ㆍ의복과 모든 생활에 필요한 것을 쌓아두지 않고 모으지도 않으며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앎에 응하기 때문이요, 여덟째 한결같이 선행을 행하되 모든 선정에 집착하지 아니함에 응하기 때문이요, 아홉째 공(空)의 성스러운 행을 행함에 응하기 때문이요, 열째 상이 없는[無相] 성스러운 행을 행함에 응하기 때문이요, 열한째 바람 없는[無願] 성스러운 행을 행함에 응하기 때문이요, 열두째 세간의 선정심(禪淨心)을 항복받음에 응하기 때문이요, 열셋째 모든 신통의 뛰어난 공덕을 일으킴에 응하기 때문이요, 열넷째 제일의(第一義)의 뛰어난 공덕을 증득함에 응하기 때문이요, 열다섯째 같이 사는 모든 대중을 여실히 알아서 모든 공덕을 얻어 모든 중생을 이익되게 함에 응하기 때문이다.
015_0413_a_21L五者應以智慧速觀察法故六者應不疾不遲說法如法相應不疲惓故七者應靜坐空閑處飮食衣服一切資生不積不聚少欲知足故八者應一向行善行不著諸禪故者應行空聖行故十者應行無相聖行故十一者應行無願聖行故十二者應降伏世閒禪淨心故十三者應起諸通勝功德故十四者應證第一義勝功德故十五者應如實知同生諸衆得諸功德爲利益一切諸衆生
사를 섭취하는 문[攝取事門]이란 15구(句)이다. 열 가지 공덕을 섭취함을 알아야 하니, 말할 수 있는 과(果)와 말할 수 없는 과를 나타내 보이는 까닭이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 공덕을 포섭하여 거두어들임을 두 구절로 나타내 보이니, 경에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 세 구(句)로 모든 공덕을 거두어들였는데 1구는 세간의 공덕을 항복받음이니, 경에 “마음에 자재를 얻었다”고 하는 것이요, 2구는 출세간 학인(學人)의 공덕을 항복받음이니,
015_0413_b_09L攝取事門者此十五句攝取十種功德應知示現可說果不可說果故何等爲十一者攝取德功德二句示如經諸漏已盡無復煩惱二者三句攝取諸功德一句降伏世閒功如經心得自在二句降伏出世閒學人功德
경에 “심해탈을 잘 얻고, 혜해탈을 잘 얻었다”고 한 것이다. 셋째 어긋나지 않는 공덕을 거두어들임이니, 여래의 가르침과 행을 수순하는 까닭이다. 경에 “마음을 잘 조복(調伏)하였다”고 한 것이다. 넷째 뛰어난 공덕을 거두어들임이니, 경에 “사람 가운데 큰 용이다”고 한 것이요, 다섯째 응당 지어야 할 뛰어난 공덕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니, 응당 지어야 할 것이란 능히 법공양에 의지하여 여래를 공경하고 존중함을 말하는 것으로, 경에 “지어야 할 것을 지었다”라고 한 것이다. 여섯째 원만 구족한 공덕을 거두어들임이니,
015_0413_b_15L如經善得心解脫善得慧解脫三者攝取不違功德隨順如來敎作故如經心善調伏四者攝取勝功德如經人中大龍五者攝取所應作勝功德所應作者謂能依法供養恭敬尊重如來如經應作者作六者攝取滿足功德
015_0413_c_01L배움의 단계[學地]를 원만 구족함이다. 경에 “지을 것을 이미 갖추었다”고 한 것 같은 것이다. 일곱째 세 구절에 지나친 공덕을 거두어들임이니, 첫째 지니치게 사랑함이요, 둘째 지나치게 생명을 구하여 공양하고 공경함이요, 셋째 상계(上界), 하계(下界)를 뛰어넘어 이미 배움의 단계를 지난 까닭이다. 경에 “모든 무거운 짐을 여의었고 자신의 이로움을 얻었으며, 모든 존재의 결박으로부터 벗어나 있다”라고 하였다. 여덟째 상상(上上)의 공덕을 거두어들임이니, 경에 “바른 지혜와 심해탈을 잘 얻었다”라고 하였다. 아홉째 응당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공덕을 지음을 거두어들임이니, 경에 “모든 마음에 자재를 얻었다”라고 하는 것이요, 열째 최상의 으뜸 공덕을 거두어들임이니, 경에 “제일의 피안에 이르렀다”라고 한 것이다.
015_0413_b_21L滿足學地故如經所作已辦七者三句攝取過功德一者過愛二者過求命供養恭敬三者過上下界已過學地故如經離諸重擔逮得己利盡諸有結八者攝取上上功德如經得正智心解脫九者攝取應作利益衆生功德如經一切心得自在十者攝取上首功德如經到第一彼
보살의 공덕 성취에 대해서는 13구(句)에 두 가지 문(門)으로 뜻을 포섭하여 나타내 보였음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두 가지 문인가? 첫째 상지문(上支門)과 하지문(下支門)이요, 둘째 사(事)를 섭취하는 문이다.
015_0413_c_07L菩薩功德成就者彼十三句二門攝義示現應知何等二門一者上支下支門二者攝取事門
상지문과 하지문이란 총상과 별상을 말함이니, 이 뜻을 알아야 한다.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다고 한 것은 바로 총상이요, 나머지는 별상이다. 그 물러나지 아니함[不退轉]을 열 가지로 나타내 보이니, 이 뜻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 머물러 법을 들음에 머물러 물러나지 아니함이니, 경에 “모두 다라니를 얻었다”고 한 것이다. 둘째 요설(樂說)에서 물러나지 아니함이니, 경에 “매우 말 잘하는 변재”라고 한 것이다.
015_0413_c_10L上支下支門者所謂摠相別相此義應知皆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退轉者是摠相餘者是別相彼不退轉十種示現此義應知何等爲十者住聞法不退轉如經皆得陁羅尼二者樂說不退轉如經大辯才樂
셋째 [법을] 말함에서 물러나지 아니함이니, 경에 물러나지 않는 법륜을 굴린다”라고 한 것이다. 넷째 선지식에 의지하여 물러나지 아니함이니, 몸과 마음의 업으로 색신(色身)의 섭취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경에 “한량 없는 백천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한 까닭이요, 여러 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모든 선근을 심은 까닭이다”라고 하였다. 다섯째 모든 의심을 끊음에 물러나지 아니함이니, 경에 “항상 여러 부처님께서 칭찬하셨다”라고 하였다. 여섯째 어떠어떠한 일을 설법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법에 들어가 물러나지 아니함이니, 경에 “대자비로써 몸과 마음을 닦는다”라고 한 것이요,
015_0413_c_17L三者說不退轉如經轉不退轉法輪四者依止善知識不退轉身心業依色身攝取故如經供養無量百千諸佛於諸佛所種諸善根五者斷一切疑不退轉如經常爲諸佛之所稱歎六者爲何等何等事說法入彼彼法不退轉如經以大慈悲而修身心
015_0414_a_01L일곱째 모든 지혜로 여실한 경계에 들어가 물러나지 아니함이니, 경에 “부처님의 지혜에 잘 들었다”라고 한 것이요, 여덟째 아공(我空)과 법공(法空)에 의거하여 물러나지 아니함이니, 경에 “큰 지혜를 통달하였다”라고 한 것이다. 아홉째 여실한 경계에 들어가 물러나지 아니함이니, 경에 “피안에 이르렀다”라고 한 것이다. 열째 지어야 할 것을 지어서 물러나지 아니함이니, 경에 “무수한 백천의 중생을 제도할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015_0414_a_01L七者入一切智如實境界不退轉如經善入佛慧者依我空法空不退轉如經通達大九者入如實境界不退轉如經到於彼岸十者作所應作不退轉如經能度無數百千衆生
사(事)를 섭취하는 문이란 모든 보살은 어떤 청정한 지(地) 가운데에 머물러서 어떤 방편을 가지며, 어떤 경계 가운데에서 지어야 할 것을 지음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지(地)의 청정함이라 한 것은 8지 이상의 3지는 상 없는 행[無相行]으로서 고요하고[寂靜] 청정하기 때문이다. 방편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 묘법을 섭취하는 방편이니, 묘법에 주지(住持)하여 말 잘하는 변재의 힘으로 사람들을 위하여 설법하는 까닭이요, 둘째 선지식을 섭취하는 방편이니, 선지식에 의지하여 지어야 할 것을 짓는 까닭이요, 셋째 중생을 섭취하는 방편이니, 중생을 버리지 아니하는 까닭이요, 넷째 지혜를 섭취하는 방편이니, 중생을 교화하여 그 지혜에 들어가게 하고자 하는 까닭이다.
015_0414_a_06L攝取事門者示現諸菩薩住何等淸淨地中以何等方便於何等境界中作所應作故地淸淨者八地已上三地無相行寂靜淸淨故方便者有四一者攝取妙法方便住持妙法以樂說力爲人說故二者攝取善知識方便以依善知識作所應作故三者攝取衆生方便以不捨衆生故四者攝取智方便以敎化衆生令入彼智故
015_0414_b_01L또다시 사를 섭취하는 문이 있으니 모든 지(地)에서 섭취하는 뛰어난 공덕이 이승(二乘)의 모든 공덕과는 같지 아니함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제8지 가운데의 무공용(無功用)의 지혜는 8지 위나 8지 아래와는 같지 않기 때문이다. 아래와 같지 않다는 것은 8지 아래의 공용의 행으로는 능히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요, 위와 같지 않다는 것은 8지 위의 상(相) 없는 행은 능히 움직일 수 없고 자연스럽게 행하기 때문이다. 제9지 중에서 뛰어나게 정진하는 다라니문을 얻어 사무애ㆍ자재ㆍ지혜를 구족하기 때문이요, 제10지 중에서 물러나지 않는 법륜으로 부처님의 지위를 받아 전륜성왕의 태자와 같기 때문이요, 함께 공덕을 섭취하는 뜻을 얻기 때문이다.
015_0414_a_16L又復更有攝取事門示現諸地攝取勝功德不同二乘諸功德故謂第八地中無功用智不同下上故不同下下功用行不能動故不同上者無相行不能動自然而行故第九地中得勝進陁羅尼門具足四無碍自在智故第十地中不退轉法輪得受佛位如轉輪王之太子故以得同攝功德義故
공덕의 성취를 섭취한다는 것은 어느 곳에 의하고 어떤 마음에 의하며 어떤 지혜에 의하고 어떠한 경계의 행에 의하며 어떠한 수행을 갖춤에 의함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어느 곳에 의한다는 것은 선지식에 의지하는 것이요, 어떤 마음에 의한다는 것은 중생의 마음을 교화함에 의지하여 필경에 모든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까닭이요, 어떤 지혜에 의한다는 것은 세 가지 지혜에 의함이니, 첫째 수기(授記)한 비밀 지혜요, 둘째 모든 신통의 지혜요, 셋째 진실한 지혜이다. 어떠한 경계의 행에 의하고, 어떠한 수행을 갖춤에 의한다는 것은 곧 세 가지 지혜가 포섭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015_0414_b_02L攝功德成就者示現依何處依何心依何智依何等境界行依何等能辦依何處者依善知識故依何心者依敎化衆生心畢竟利益一切衆生依何智者依三種智一者授記密二者諸通智三者眞實智依何等境界行依何等能辦者卽三種智所攝應知
위의에 법답게 머무름을 성취한다는 것은 네 가지로 나타내 보이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대중이 둘러앉음이요, 둘째 앞과 뒤요, 셋째 공양하고 공경함이요, 넷째 존중하고 찬탄함이니, 경에 “이때에 세존께서는 둘러앉은 사부대중으로부터 공양과 공경과 존중과 찬탄을 받으시면서”라고 하는 것이다.
015_0414_b_10L威儀如法住成就者四種示何等爲四一者衆圍繞二者前後三者供養恭敬四者尊重讚歎如經爾時世尊四衆圍繞供養恭敬尊重讚歎
015_0414_c_01L여래께서 설법하시고자 하는 때가 이르렀음을 성취한다는 것은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승경(大乘經)을 말씀하신 까닭이다. 이 대승경에 열일곱 가지 이름이 있으니, 매우 깊은 공덕을 나타내 보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열일곱 가지이며, 어떻게 나타내 보였는가? 첫째 무량의경(無量義經)이라 이름한 것은 글자의 뜻을 성취한 것이니, 이 법문으로써 그 매우 깊은 법의 미묘한 경계를 말씀하신 까닭이다. 그 매우 깊은 법의 미묘한 경계란 모든 부처님과 여래의 가장 뛰어난 경계이다. 둘째 가장 뛰어난 수다라(修多羅)라 이름한 것은 삼장(三臧)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미묘한 장(臧)을 이 법문 가운데에서 잘 성취한 까닭이다. 셋째 대방광경(大方廣經)이라 이름한 것은 한량 없는 대승 문(門) 중에서 잘 성취한 까닭이요, 중생의 근기에 따라서 머물러 유지함을 성취한 까닭이다. 넷째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라 이름한 것은 근기가 성숙한 보살을 교화하여 그릇에 따라서 법을 잘 성취한 까닭이다.
015_0414_b_14L如來欲說法時至成就者爲諸菩薩說大乘經故此大乘修多羅有十七種名顯示甚深功德應知何等十七云何顯示一名無量義經者成就字義故以此法門說彼甚深法妙境界彼甚深法妙境界者諸佛如來最勝境界故二名最勝修多羅者於三藏中最勝妙藏此法門中善成就故三名大方廣經者無量大乘門中善成就故隨順衆生根住持成就故名敎菩薩法者以爲敎化根熟菩薩隨順法器善成就故
다섯째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바라 이름한 것은 여래에 의하여 이 법이 있게 된 까닭이다. 여섯째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법이라 이름한 것은 이 법은 심히 깊어 오직 부처님께서만 아시는 까닭이다. 일곱째 모든 부처님의 장(臧)이라 이름한 것은 여래의 공덕과 삼매의 장이 이 경에 있는 까닭이다. 여덟째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처소라 이름한 것은 근기가 미숙한 중생들은 법을 받을 그릇이 아니므로 아직 주지 않은 까닭이다. 아홉째 능히 모든 부처님을 낳는 경이라 이름한 것은 이 법문을 듣고 모든 부처님의 큰 깨달음을 이룰 수 있는 까닭이요,
015_0414_c_03L五名佛所護念以依如來有此法故六名一切諸佛秘密法者此法甚深唯佛知故名一切諸佛之藏者如來功德三昧之藏在此經故八名一切諸佛秘密處者以根未熟衆生等非受法器不授與故九名能生一切諸佛經者此法門能成諸佛大菩提故
열째 모든 부처님의 도량이라 이름한 것은 이 법문으로써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수 있는데 다른 나머지 경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열한째 모든 부처님께서 굴린 법륜(法輪)이라 이름한 것은 이 법문을 가지고 능히 모든 장애를 깨뜨리는 까닭이다. 열두째 모든 부처님의 견고한 사리(舍利)라 이름한 것은 여래의 진실한 법신이 이 수다라에서 패하여 무너지지 않는 까닭이다. 열셋째 모든 부처님의 크고 교묘한 방편의 경이라 이름하는 것은 이 법문에 의하여 큰 보리를 이루고나서 중생을 위하여 하늘[天]ㆍ사람[人]과 성문과 벽지불 등의 모든 좋은 법문을 말하는 까닭이다.
015_0414_c_10L十名一切諸佛之道場者以此法門能成諸佛阿耨多羅三藐三菩提非餘修多羅故十一名一切諸佛所轉法輪者以此法門能破一切諸障碍故十二名一切諸佛堅固舍利者謂如來眞實法身於此修多羅不敗壞故十三名一切諸佛大巧方便經者依此法門成大菩提已爲衆生說天人聲聞辟支佛等諸善法故
015_0415_a_01L열넷째 일승(一乘)을 말하는 경이라 이름하는 것은 이 법문으로써 여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구경의 실체를 나타내 보이고, 저 이승(二乘)의 도는 구경이 아닌 까닭이다. 열다섯째 제일의(第一義)에 머무른다고 이름한 것은 이 법문은 곧 이 모든 부처님 여래의 법신이 구경에 머무르는 곳인 까닭이다. 열여섯째 묘법연화경이라 이름한 것은 두 가지 뜻이 있으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 물에서 나온다[出水]는 뜻이니, 소승의 탁한 진흙물에서 다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요,
015_0414_c_19L十四名說一乘經者以此法門顯示如來阿耨多羅三藐三菩提究竟之體彼二乘道非究竟故十五名第一義住者以此法卽是諸佛如來法身究竟住處故十六名妙法蓮華經者有二種義等二種一者出水義以不可盡出離小乘泥濁水故
또 다시 그 연꽃이 진흙물에서 나온다는 뜻이 있으니, 모든 성문이 여래가 대중 가운데 앉아 계신 데에 들어가서 모든 보살과 같이 연꽃 위에 앉아서 여래의 위 없는 지혜의 청정한 경계에 대해 말함을 듣고 여래의 깊은 비밀의 장(臧)을 증득함을 비유하는 까닭이다. 둘째 연꽃이 핀다는 뜻이니, 모든 중생이 대승에 대해 그 마음이 겁이 많고 연약하여 능히 믿음을 내지 못하므로 모든 부처님 여래의 청정하고 미묘한 법신을 열어 보여서 믿는 마음을 내게 하는 까닭이다. 열일곱째, 최상의 법문이라 이름한 것은 성취를 섭취하는 까닭이다. 성취를 섭취한다는 것은 한량 없는 명신(名身)ㆍ구신(句身)ㆍ자(字身)을 섭취함이니, 빈바라(頻婆羅), 아촉파(阿閦婆) 등의 게송(偈頌)과 서로가(舒盧迦)의 반송(反頌)이 있는 까닭이다. 이 17구(句)의 법문은 총상(總相)이고 나머지 구는 이 별상(別相)이니, 경에 “모든 보살을 위하여 대승경을 말씀하시니 무량의(無量義)라 이름한다”라고 한 이와 같은 것들이다.
015_0415_a_03L又復有義如彼蓮華出於泥水喩諸聲聞得入如來大衆中坐如諸菩薩坐蓮華上聞說如來無上智慧淸淨境界得證如來深密藏故二華開義以諸衆生於大乘中其心怯弱不能生信是故開示諸佛如來淨妙法身令生信心故十七名最上法門者攝成就故攝成就者取無量名句字身有頻婆羅阿閦婆等舒盧迦故此十七句法門是摠句是別如經爲諸菩薩說大乘經無量義如是等故
말씀하신 법에 의거하여 위의에 수순하여 머무름을 성취한다는 것은 어떠어떠한 법에 의거하여 설법함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니, 세 가지 법에 의거한다. 첫 번째 삼매의 성취에 의거함이니, 삼매의 성취를 두 가지로 나타내 보인다. 첫째 자재한 힘을 성취하여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함이요, 둘째 모든 장애를 여의어 자재한 힘을 따르는 것이다.
015_0415_a_14L依所說法威儀隨順住成就者示現依何等何等法說法依三種法故者依三昧成就三昧成就二種示現一者成就自在力身心不動故二者離一切障隨自在力故
015_0415_b_01L이 자재한 힘에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 중생을 수순하여 대치(對治)를 나타내지 않고 깨달음의 보리분법(菩提分法)을 섭취함이요, 둘째 한량 없는 세상으로부터 내려오면서 굳게 집착하는 번뇌를 대치하는 것이니, 경에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말씀하신 뒤에 결가부좌를 하시고 무량의처삼매(無量義處三昧)에 드시니 몸과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였다”라고 한 것 등이다. 두 번째 기세간(器世間)에 의거함이다. 세 번째 중생세간(衆生世間)에 의거함이니, 세계가 진동하고 과거 무량겁의 일을 아는 것 등이다. 경에 “그때 하늘에서는 만다라꽃을 내리고 …… 환희하여 합장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뵈었다”라고 하였다.
015_0415_a_19L此自在力復有二種一爲隨順衆生不見對治攝取覺菩提分法故二爲對治無量世來堅執煩惱故如經佛說此經已結加趺坐入於無量義處三昧身心不如是等故二者依器世閒三者依衆生世閒震動世界及知過去無量劫事如是等故如經是時天雨曼陁羅花次第乃至歡喜合掌一心觀佛
설법할 인(因)에 의지함을 성취한다는 것은 모든 대중을 위하여 다른 모양[相]의 불가사의한 일을 나타내 보임이다. 대중이 보고 희유한 마음을 내어 목말라 우러러 듣고자 하여 ‘여래께서 지금 나를 위하여 말씀하시는구나’라고 생각을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씀하실 원인에 의지함을 성취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어 타방 모든 세계의 갖가지 모든 일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먼저 대중을 위하여 여섯 가지로 진동하는 등의 바깥 일[外事]을 나타내 보이고, 그 다음 이 법문 가운데 안으로 증득한[內證] 매우 깊고 은밀한 법을 나타내 보임이요,
015_0415_b_04L依止說因成就者爲諸大衆示現異相不思議事大衆見已生希有心仰欲聞生如是念如來今者應爲我故名依止說因成就是故如來放大光明示現他方諸世界中種種諸事故先爲大衆示現外事六種震動次爲示現此法門中內證甚深微密之法
또 갖가지 수와 갖가지 양의 기세간ㆍ중생세간, 구족한 번뇌의 차별, 구족한 청정의 차별, 부처님과 법과 제자의 차별에 의거하여 삼보를 나타내 보이는 까닭이다. 다시 승(乘)의 차별이니, 부처님께서 계신 세계도 있고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는 세계도 있다. 중생으로 하여금 수행자는 아직 과(果)를 얻지 못했고, 해탈자는 이미 과를 얻었음을 알게 하고자 함이니, 경에 “모든 수행자, 해탈자”라고 하는 것이다.
015_0415_b_12L又依器世閒衆生世閒數種量種種具足煩惱差別具足淸淨差別佛法弟子差別示現三寶故乘差別有世界有佛有世界無佛衆生見修行者未得果得道者已得如經諸修行得道者
수가 갖가지라고 하는 것은 갖가지의 관(觀)을 나타내 보이는 까닭이다. 간략히 네 가지 관(觀)을 말하니, 첫째 식(食)이요, 둘째 법을 들음이요, 셋째 수행이요, 넷째 즐거워함[樂]이다. 경에 “그때 부처님께서는 미간의 백호상(白毫相)으로 광명을 놓으셨고 …… 그 부처님의 사리로 칠보탑을 일으켰다”라고 하였다. 보살도를 행한다는 것은 중생을 교화함에 사섭법(四攝法)에 의거하여 방편으로 섭취함이다. 이 뜻을 알아야 하니, 경에 “말씀하신 바를 스스로 미루어 취해야 될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015_0415_b_17L數種種者示現種種觀故略說四種觀一者食二者聞法三者修行四者樂如經時佛放眉閒白毫相光次第乃至以佛舍利起七寶塔行菩薩道者化衆生依四攝法方便攝取此義應如經所說當自推取
015_0415_c_01L이로부터 아래는 대중들이 듣고자 하는 법이 앞에 나타남이 성취되었음을 나타내 보임이다. 한 사람에게 질문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희유한 마음을 내어 듣고자 함이니, 이 때문에 오직 문수사리에게 질문한 것이다. 이와 같이 세존과 제자는 법에 수순하여 서로 어긋나지 아니함을 나타내 보였다. 지금 부처님 세존께서 신비한 변화의 모양을 나타낸 것은 어떠한 의미인가? 큰 법을 말씀하시기 위한 까닭이니, 큰 모양을 나타내어 설법할 인으로 삼음이다.
015_0415_b_23L自此以下示現大衆欲聞現前成就問一人者多人欲聞生希有心是故唯問文殊師利如是示現世尊弟子隨順於法不相違故今佛世尊現神變相者爲何等義爲說大法故現大相以爲說因
큰 모양을 나타낸 것은 묘법연화경을 말씀하시기 위해서이니, 큰 상서로운 모양을 나타내어 여래가 얻은 묘법의 불가사의 등의 문자와 장구(章句)를 말씀하는 까닭이다. 두 가지 뜻이 있으니, 이 때문에 문수사리를 높이 받들어 우러러 사모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 모든 법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요, 둘째 모든 인연을 여의고 오직 자신의 내심에 그 법을 성취한 까닭이다. 갖가지 모든 상서로운 모양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그 일들을 나타내 보이기 위한 까닭이니, 그 일의 모양과 같이 나타나고 숨고 머무르고 없어짐을 응당 잘 알아야 한다. 문수사리가 능히 그 일을 기억한 까닭에 문수사리가 소작성취(所作成就)와 인과성취(因果成就)로써 그 법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015_0415_c_06L現大相者爲說妙法蓮華經故現大瑞相爲說如來所得妙法不可思議等文字章句故有二種是故仰推文殊師利何等爲二者現見諸法故二者離諸因緣唯自內心成就彼法故示現種種諸瑞相以爲示現彼彼事故如彼事相現沒住滅應當善知以文殊師利能記彼事故以文殊師利所作成就因果成就現見彼法故
소작성취라고 하는 것은 여기에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공덕을 성취함이요, 둘째 지혜를 성취함이다. 인성취(因成就)라고 하는 것은 모든 지혜를 성취함이요, 또 인이 있으니, 곧 연인(緣因)이다. 연인(緣因)을 성취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모양을 구족하는 까닭이다. 과성취(果成就)라고 하는 것은 큰 법을 말하는 까닭이다. 갖가지 다르고 다른 불국토라고 하는 이것은 그 국토 중의 갖가지 다르고 다른 차별을 나타내 보이기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015_0415_c_15L所作成就者此有二種一者功德成就二者智慧成就因成就者一切智成就故又復有因謂緣因故緣因成就者衆相具足故果成就者說大法故種種異異佛國土者爲此示現彼國土中種種異異差別應知
015_0416_a_01L청정하고 미묘한 국토는 번뇌가 없는 중생이 머무르는 곳을 이르니, 경에 “동방으로 일만 팔천 세계를 비추어 …… 저 부처님 세계의 장엄을 다 볼 수 있게 하나이까?”라고 하였다. 여래가 상수(上首)가 되었다고 하는 것은 모든 보살들이 여래께 의지하여 머무르는 까닭이요, 그 여래께서 그 국토의 모든 대중 가운데에서 자재함을 얻었기 때문이다. 경에 “또 저 세계에 계신 모든 부처님들을 볼 수 있었다”라고 한 이와 같은 것들이다.
015_0415_c_21L淨妙國土者謂無煩惱衆生住處如經照於東方萬八千世界次第乃至悉見彼佛國界莊嚴來爲上首者諸菩薩等依如來住故以彼如來於彼國土諸大衆中得自在故如經又見彼土現在諸佛如是等故
이로부터 이하는 다음으로 성자(聖者)를 밝히는 것이다. 문수사리가 숙명을 아는 지혜로써 과거의 인상(因相)과 과상(果相)을 나타내 보일 때 열 가지 일을 성취하여 현재 앞에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나타났다. 이 때문에 미륵보살에게 대답할 수 있었다. 어떻게 과거의 인상(因相)을 나타내 보이는가? 말하자면 문수사리는 자신이 일찍이 그 모든 국토의 곳곳에서 갖가지 행사(行事)를 수행하였음을 스스로 보았다. 어떻게 과거의 과상(果相)을 나타내 보이는가? 말하자면 문수사리는 자신이 과거세에 묘광보살이었고, 그 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이 법문을 듣고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였음을 스스로 보았다.
015_0416_a_04L自此以下次明聖者文殊師利以宿命智現見過去因相果相成就十事如現在前是故能答彌勒菩薩云何現見過去因相謂文殊師利自見己曾於彼彼諸國土中處處修行種行事故云何現見過去果相謂文殊師利自見己身是過去世妙光菩於彼佛所聞此法門爲衆生說故
어떤 것을 이름하여 열 가지 일[十事]을 성취한다고 하는가? 첫째 큰 뜻의 인(因)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임이요, 둘째 세간의 문자(文字)와 장구(章句)가 지닌 뜻이 매우 깊은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임이요, 셋째 희유한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임이요, 넷째 뛰어나고 묘한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임이요, 다섯째 수용하는 큰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임이요, 여섯째 섭취(攝取)하시는 모든 부처님께서 교법을 말씀하시는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임이요,
015_0416_a_12L何等名爲成就十事一者現見大義因成就二者現見世閒文字章句意甚深因成就三者現見希有因成就四者現見勝妙因成就五者現見受用大因成就六者現見攝取一切諸佛轉法輪因成就
일곱째 훌륭하고 견실한 여래의 법륜(法輪)의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임이요, 여덟째 능히 정진하여 들어가는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임이요, 아홉째 항상 생각해서 잊지 않는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임이요, 열째 자신이 겪은 일의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임이다.
015_0416_a_18L七者現見善堅實如來法輪因成就八者現見能進入因成就九者現見憶念因成就十者現見自身所經事因成就
015_0416_b_01L큰 뜻의 인을 성취한다는 것은 여덟 구절로 나타내 보이니, 이 뜻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 큰 법을 논하고자 함이요, 둘째 큰 법비를 내리고자 함이요, 셋째 큰 법고를 치고자 함이요, 넷째 큰 법당(法幢)을 세우고자 함이요, 다섯째 큰 법등을 켜고자 함이요, 여섯째 큰 법소라를 불고자 함이요, 일곱째 큰 법고 소리가 끊어지지 않게 하고자 함이요, 여덟째 큰 법을 말하고자 함이다. 이 여덟 구(句)는 여래께서 큰 법을 논하고자 하시는 것 등을 나타내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015_0416_a_21L大義因成就者八句示現此義應知何等爲八一者欲論大法二者欲雨大法雨三者欲擊大法鼓四者欲建大法幢五者欲然大法燈六者欲吹大法蠡七者欲不斷大法鼓八者欲說大法此八句欲示現如來欲論大法等故
어떤 것을 이름하여 여덟 가지 큰 뜻이라 하는가? 말하자면 의심이 있는 자는 의심을 끊기 때문이요, 이미 의심을 끊은 자는 그 지혜의 몸을 더 커지고 자라나게 하여 성숙하게[淳熟] 하기 때문이다. 근기가 순박하고 성숙하다는 것은 두 가지 미묘한 비밀 경계를 말함이니, 첫째 성문의 미묘한 비밀 경계요, 둘째 보살의 미묘한 비밀 경계이다. 큰 법고란 두 구절로 먼 곳에까지 알려짐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비밀 경계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로 하여금 정진하여 가장 훌륭한 청정의 뜻을 취하게 하는 것이요, 정진하여 가장 훌륭한 청정의 뜻을 취한다는 것은 그로 하여금 정진하여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취하여 나타내 보일 수 있게 하는 것이요, 그가 정진하여 일체종지를 취하여 나타내 보일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모든 법의 명(名)ㆍ자(字)ㆍ장(章)ㆍ구(句)의 뜻을 세우는 것이요, 명ㆍ자ㆍ장ㆍ구의 뜻을 세운다는 것은 그로 하여금 말할 수 없는 증지(證智)에 들어가 부처님의 설법을 굴리게 하는 것이다.
015_0416_b_05L何等名爲八種大義謂有疑者爲斷疑故已斷疑者增長淳熟彼智身故根淳熟者爲說二種微密境界一者聲聞微密境界二者菩薩微密境界大法鼓者二句示現以遠聞故入密境界者令彼進取上上淸淨義故取上上淸淨義者令彼進取一切種智得現見故令彼進取一切種智得現見者爲一切法建立名字章句義建立名字章句義者令入不可說證智轉法輪故
세간의 명ㆍ자ㆍ장ㆍ구의 뜻이 지닌 매우 깊은 인을 성취하였음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경에 “나는 과거 여러 부처님에게서 일찍이 이러한 상서를 보았나니 …… 이런 상서를 나타내신 것이다”라고 하였다.
015_0416_b_16L現見世閒名字章句意甚深因成就如經我於過去諸佛曾見此瑞第乃至故現斯瑞
015_0416_c_01L희유한 인을 성취하였음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한량없는 시간을 얻을 수 없는 까닭이다. 생각하거나 의논할 수 없고 일컬을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은 저 아승지겁을 지날지라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또다시 다섯 가지 겁(劫)을 나타내 보이니, 이른바 첫째 밤이요, 둘째 낮이요, 셋째 달[月]이요, 넷째 시(時)요, 다섯째 해[年]이다. (이는) 한량 없고 끝 없는 모든 법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니, 경에 “과거 한량 없고 끝 없는 불가사의한 아승지겁인 이때에 일월등명(日月燈明)이라 부르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서 일체종지를 이루게 하였다”라고 하였다.
015_0416_b_19L現見希有因成就者以無量時不可得故不可思議不可稱不可量者現過彼阿僧祇劫不可得故又復示現五種劫故所謂一夜二晝三月五年示現無量無邊諸法故如經如過去無量無邊不可思議阿僧祇爾時有佛號日月燈明次第乃至令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成一切種智
뛰어나고 묘한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의 자수용(自受用)을 나타내 보이는 까닭이니, 경에 “그 다음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또한 이름이 일월등명이라 …… 말씀하신 법문도 처음과 중간, 그리고 나중이 모두 좋으셨나이다”라고 하였다.
015_0416_c_05L現見勝妙因成就者示現諸佛及諸菩薩自受用故如經次復有佛亦名日月燈明次第乃至所可說法初中後善
수용하는 큰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이때 왕자들이 뛰어나고 미묘한 즐거움을 받다가 각각 버리고 출가함이요, 또 그 대중이 그러할 때에 마음이 피곤하거나 게으르지 아니한 까닭이니, 경에 “그 최후의 부처님이 아직 출가하시기 전에 …… 부처님께서 수기(授記)를 마치시고나서 문득 한밤중에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드셨다”라고 하였다.
015_0416_c_09L現見受用大因成就者是時王子受勝妙樂各捨出家復彼大衆於爾許時心不疲惓故如經其最後佛未出家時次第乃至佛授記已便於中夜入無餘涅槃
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섭취(攝取)하는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법륜이 끊어지지 않은 까닭이니, 경에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묘광보살(妙光菩薩)이 묘법연화경을 가지고 팔십 소겁(小劫)이 다 차도록 사람을 위하여 연설하셨다”라고 하였다.
015_0416_c_14L現見攝取一切諸佛轉法輪因成就法輪不斷故如經佛滅度後妙光菩薩持妙法蓮華經滿八十小劫爲人演說
훌륭하고 견실한 여래의 법륜(法輪)의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도 한량 없는 시간 동안 설법하신 까닭이니, 경에 “일월등명불의 여덟 왕자는 모두 묘광보살을 스승으로 삼았고 ……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견고하게 하였다”라고 하였다.
015_0416_c_18L現見善堅實如來法輪因成就者滅度後無量時說故如經日月燈明佛八子皆師妙光次第乃至皆令堅固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015_0417_a_01L능히 정진하여 들어가는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그 모든 왕자들이 큰 보리를 얻은 까닭이니, 경에 “이 여러 왕자들이 …… 모두 불도를 이루었다”라고 하였다.
015_0416_c_22L現見能進入因成就者彼諸王子得大菩提故如經是諸王子次第乃至皆成佛道
항상 생각해서 잊지 않는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남을 위하여 설법하여 남을 이익되게 하는 까닭이니, 경에 “맨 나중에 성불한 이의 이름은 연등(然燈)이었고 …… 존중하고 찬탄하였다”라고 하였다.
015_0417_a_02L現見憶念因成就者爲他說法利益他故如經其最後成佛者名曰然燈次第乃至尊重讚歎
자신이 겪은 일의 인을 성취함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자신이 뛰어나고 묘한 즐거움을 받은 까닭이니, 경에 “미륵은 알아야 한다. ……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바이다. 그대 이름이 구명(求名)인 것은 그 과거의 일을 앎을 나타내 보인 것이고, 또다시 지금 그 법을 얻음이 모두 구족되었음을 나타내 보인 것이다. 또 뜻에 의거하여 세 가지를 포섭하는 까닭이다. 첫째 더불어 말하는 까닭이니, 경에 “부처님 세존께서 이제 큰 법을 말씀하시고자 한다”는 등이다. 둘째 여실하게 말함을 이룬 까닭이니, 경에 “나는 과거에 일찍이 보았다”라고 한 등이다. 셋째 설법을 기다리게 하는 까닭이니, 경에 “그대들은 바로 알라”라고 한 등이다. 이 이하부터는 말한 법의 인상과 과상을 나타내 보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015_0417_a_05L現見自身所經事因成就者以自身受勝妙樂故如經彌勒當知次第乃至佛所護念汝號求名者示現知彼過去事故又復示現今得彼法皆具足故又依義攝三故與說故今佛世尊欲說大法等成如實說故如經我於過去曾見等令待說故如經諸人今當知等自此已下示現所說法因果相應知
2. 방편품(方便品) ①
015_0417_a_14L方便品第二
015_0417_b_01L 【經】 그때 세존께서 매우 깊은 삼매에 드시어 바른 생각으로 움직이지 않으시고 여실한 지혜로 관(觀)하시고는 삼매에서 조용히 일어나셨다. 일어나시고는 곧 존자 사리불(舍利弗)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여러 부처님의 지혜는 매우 깊어 한량이 없으며, 그 지혜의 문은 보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고, 또 들어가기도 어려워서 여래께서 증득하신 바는 모든 성문(聲聞)이나 벽지불(辟支佛) 등은 알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사리불아, 여래ㆍ응공[應]ㆍ정변지(正遍知)께서는 이미 일찍부터 한량 없는 백천만억의 무수한 부처님을 친근하고 공양하셨고, 백천억 나유타(那由他) 부처님 처소에서 모든 부처님께서 닦으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을 행하셨느니라. 사리불아, 여래께서는 이미 한량 없는 백천억 나유타겁을 용맹하게 정진하여 소작(所作)을 성취하여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015_0417_a_15L經曰爾時世尊入甚深三昧正念不以如實智觀從三昧安詳而起已卽告尊者舍利弗言舍利弗諸佛智慧甚深無量其智慧門難見難覺難知難解難入如來所證一切聲聞辟支佛等所不能知何以故舍利弗如來正遍知已曾親近供養無量百千萬億無數諸佛於百千億那由他佛所盡行諸佛所修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舍利弗如來已於無量百千億那由他劫勇猛精進所作成名稱普聞
사리불아, 여래께서는 필경에 희유한 법을 성취하셨느니라. 사리불아, 이해하기 어려운 법을 여래께서는 아시느니라. 사리불아,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란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마땅함을 따라 말씀하셨으므로 뜻을 이해하기 어려워 모든 성문ㆍ벽지불 등도 알 수 없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사리불아,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자재한 설법의 인을 성취하신 까닭이니라. 사리불아, 여래께서는 여러 방편과 지견과 염관(念觀)과 말을 성취하셨느니라. 사리불아, 내가 성불한 뒤로 여러 곳에서 널리 가르침을 폈으며, 무수한 방편으로 중생들을 인도하여 모든 집착하는 곳에서 해탈을 얻게 하였느니라.
015_0417_b_04L舍利弗如來畢竟成就希有之法舍利弗難解之法如來能舍利弗難解法者諸佛如來隨宜所說意趣難解一切聲聞辟支佛等所不能知何以故舍利弗諸佛如來自在說因成就故舍利弗如來成就種種方便種種知見種種念觀種種言辭舍利弗吾從成佛已來於彼彼處廣演言敎無數方便引導衆生於諸著處令得解脫
사리불아, 여래께서는 지견과 방편으로 피안에 이르게 하시느니라. 사리불아, 여래께서는 지견이 넓고 크며, 깊고 멀어서 무장(無障)ㆍ무애(無碍)ㆍ십력(十力)ㆍ사무소외(四無所畏)ㆍ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ㆍ오근(五根)ㆍ오력(五力)ㆍ보리분(菩提分)ㆍ선정ㆍ해탈삼매ㆍ삼마발제(三摩跋提)를 모두 이미 구족하셨느니라. 사리불아,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끝없는 삼매에 깊이 드시어 온갖 미증유한 법을 성취하셨느니라. 사리불아, 여래께서는 여러 가지로 분별하시어 공교롭게 모든 법을 말씀하시니, 언어가 부드러워 여러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느니라.
015_0417_b_13L舍利弗如來知見方便到於彼岸舍利弗如來知見廣大深遠無障無碍無所畏不共法菩提分禪定解脫三昧三摩跋提皆已具足舍利弗諸佛如來深入無際成就一切未曾有法舍利弗來能種種分別巧說諸法言辭柔軟悅可衆心
015_0417_c_01L 그만두어라. 사리불아, 다시 말할 것이 없느니라. 사리불아, 부처님께서 성취하신 가장 희유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니라. 사리불아,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만이 법을 설하시고, 모든 부처님 여래가 그 법의 구경의 실상을 아시느니라. 사리불아, 오직 부처님 여래만이 모든 법을 아시느니라. 사리불아, 오직 부처님 여래만이 모든 법을 말씀하시느니라. 어떤 법[何等法]이며, 무슨 법[云何法]이며, 무엇과 같은 법[何似法]이며, 어떤 모양의 법[何相法]이며, 어떤 바탕의 법[何體法]인가? 어떤[何等]ㆍ무슨[云何]ㆍ무엇과 같은[何似]ㆍ어떤 모양[何相]ㆍ어떤 바탕[何體] 이와 같은 등의 모든 법을 여래께서 나타내 보이시니, 나타내 보이시지 아니하는 것이 없느니라.”
015_0417_b_20L舍利弗不須復說舍利佛所成就第一希有難解之法利弗唯佛與佛說法諸佛如來能知彼法究竟實相舍利弗唯佛如來知一切法舍利弗唯佛如來能說一切何等法云何法何似法何相法體法何等云何何似何相何體如是等一切法如來現見非不現見
【釋】 “그때 세존께서 매우 깊은 삼매에 드시어 바른 생각으로 움직이지 않으시고 여실한 지혜로 관(觀)하시고는 삼매에서 조용히 일어나셨다. 일어나시고는 곧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는 것은 여래께서 자재한 힘을 얻으셨음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니, 여래께서 선정에 들어 능히 놀라 깨어나는 일은 없는 까닭이다. 무슨 까닭으로 오직 존자 사리불에게만 말씀하시고 다른 성문들에게는 말씀하시지 아니하였는가? (사리불이) 깊은 지혜를 따르는 것이 여래와 상응하는 까닭이다. 무슨 까닭으로 모든 보살들에게는 말씀하시지 아니하셨는가 하는 것에는 다섯 가지 뜻이 있다. 첫째 모든 성문들이 해야 할 일인 까닭이요, 둘째 모든 성문들이 마음을 돌이켜 큰 보리를 향하여 나아가게 함이요, 셋째 모든 성문들을 호념하여, 겁내고 연약함을 염려하는 까닭이요, 넷째 나머지 사람들로 하여금 잘 생각하게 하고자 함이요, 다섯째 모든 성문들이 지을 바를 이미 갖추었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015_0417_c_04L釋曰爾時世尊入甚深三昧正念不以如實智觀從三昧安詳而起已卽告舍利弗示現如來得自在力故如來入定無能驚寤故何故唯告尊者舍利弗不告其餘聲聞等者隨深智慧與如來相應故何故不告諸菩薩者有五種義一者爲諸聲聞所應事故二者爲諸聲聞迴心趣向大菩提故三者護諸聲聞恐怯弱故四者爲令餘人善思念故五者爲諸聲聞不起所作已辦心故
모든 부처님의 지혜는 매우 깊어 한량이 없다는 것은 모든 대중이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필경 여래의 설법을 듣고자 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매우 깊다고 말한 것은 두 가지의 매우 깊은 뜻을 드러내어 보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 증득한 것이 매우 깊다는 것이니, 말하자면 모든 부처님의 지혜는 매우 깊어 한량이 없는 까닭이다. 둘째 아함(阿含)이 매우 깊다는 것이니, 말하자면 지혜의 문은 매우 깊어 한량이 없는 까닭이다. 매우 깊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 총상(總相)이요, 나머지는 별상(別相)이다.
015_0417_c_15L諸佛智慧甚深無量者爲諸大衆生尊重心竟欲聞如來說故言甚深者顯示二種甚深之義應如是知何等爲二者證甚深謂諸佛智慧甚深無量故二者阿含甚深謂智慧門甚深無量言甚深者此是摠相餘別相
015_0418_a_01L증득한 것이 매우 깊다는 것은 다섯 가지로 나타내 보인다. 첫째 뜻이 매우 깊은 것이니, 어떤 뜻이 매우 깊음에 의거하는 까닭이다. 둘째 실체(實體)가 매우 깊은 것이요, 셋째 안으로 증득한 것이 매우 깊은 것이요, 넷째 의지하는 것이 매우 깊은 것이요, 다섯째 위 없이[無上] 매우 깊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매우 깊은 것인가? 곧 큰 보리를 말한다. 큰 보리란 여래께서 증득하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이다. 어찌하여 매우 깊다고 하는가? 모든 성문과 벽지불들이 능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매우 깊다고 하는 것이다. 지혜라고 말하는 것은 모든 종류의 모든 지혜라는 뜻이니, 경에 “여러 부처님의 지혜는 매우 깊어 한량이 없으며, 그 지혜의 문은 보기[見] 어렵고, 깨닫기 어렵고, 알기[知] 어렵고, 이해하기도[解]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려워서 모든 성문이나 벽지불은 알 수 없느니라”라고 하였다.
015_0417_c_21L證甚深者五種示現一者義甚深謂依何等義甚深故二者實體甚深三者內證甚深四者依止甚深五者無上甚何者甚深謂大菩提大菩提者來所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故何甚深一切聲聞辟支佛等所不能知故名甚深言智慧者謂一切種切智義故如經諸佛智慧甚深無量其智慧門難見難覺難知難解難入一切聲聞辟支佛等所不能知
아함이 매우 깊다는 것은 여덟 가지로 나타내 보인다. 첫째 받아 지녀 독송함이 매우 깊은 것이니, 경에 “일찍부터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무수한 부처님을 친근하고 공양하였다”라고 하였다. 둘째 수행함이 매우 깊은 것이니, 경에 “백천만억 나유타 부처님의 처소에서 모든 부처님께서 닦으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을 다 수행하였다”라고 하였다. 셋째 과행(果行)이 매우 깊은 것이니, 경에 “사리불아, 여래는 이미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겁 동안 용맹하게 정진하여 지을 바를 성취하였다”라고 하였다. 넷째 공덕을 증장하는 마음이 매우 깊은 것이니, 경에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라고 하였다.
015_0418_a_08L含甚深者八種示現一者受持讀誦甚深如經已曾親近供養無量百千萬億無數諸佛二者修行甚深於百千萬億那由他佛所盡行諸佛所修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三者果行甚深如經舍利弗如來已於無量百千億那由他劫勇猛精進所作成就四者增長功德心甚深如經名稱普聞
015_0418_b_01L다섯째 유쾌하고 미묘하게 마음을 부림이 매우 깊은 것이니, 경에 “사리불아, 여래께서는 필경 희유한 법을 성취하셨느니라”라고 하였다. 여섯째 위 없음이 매우 깊은 것이니, 경에 “사리불아, 이해하기 어려운 법을 여래께서는 능히 아시느니라”라고 하였다. 일곱째 들어감이 매우 깊은 것이니, 들어감이 매우 깊다는 것은 명자(名字)와 장구(章句)의 뜻은 터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스로 머물러 지니고 외도(外道)와 달리 인연법(因緣法)을 설하므로 매우 깊다고 이름하는 것이다. 경에 “사리불아, 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은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마땅함을 따라서 법을 말씀하였으므로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라고 하였다. 여덟째 성문ㆍ벽지불에는 공통되지 않는 소작(所作)을 머물러 가짐이 매우 깊은 것이니, 경에 “모든 성문이나 벽지불 등은 알 수 없느니라”라고 하였다.
015_0418_a_17L五者快妙事心甚如經舍利弗如來畢竟成就希有之法六者無上甚深如經舍利弗難解之法如來能知七者入甚深入甚深者名字章句意難得故自以住持不同外道說因緣法名爲甚深如經舍利弗難解法者諸佛如來隨宜說法意趣難解八者不共聲聞辟支佛所作住持甚深如經一切聲聞辟支佛等所不能知
妙法蓮華經憂波提舍卷上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