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일체 법은 ≺나[我]≻가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이 일체 법이고 어떤 것을 ≺나≻가 없음이라 하는가 하면, 일체 법에 대략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마음의 법이고, 둘째는 마음이 지닌[心所法]이고, 셋째는 물질의 법이고, 넷째는 마음과 상응(相應)하지 않는 법이고, 다섯째는 함이 없는 법이다. 첫째는 일체에서 가장 수승하므로 이 법과 더불어 상응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나타나는바 그림자 때문이고, 셋째는 분위(分位)의 차별이기 때문이고, 넷째는 나타내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니, 이와 같은 차례이다. 첫째의 마음의 법에는 대략 여덟 가지가 있다. 안식(眼識)이 그 하나이고, 이식(耳識)이 그 둘이고, 비식(鼻識)이 그 셋이고, 설식(舌識)이 그 넷이고, 신식(身識)이 그 다섯이고, 의식(意識)이 그 여섯이고, 말나식(末那識)이 그 일곱이고, 아뢰야식(阿賴耶識)이 그 여덟이다. 둘째의 마음이 지닌 법이 대략 쉰 한 가지가 있어서 이것을 여섯 계위로 나누었다. 첫째는 두루 작용하는 것이 다섯 가지 있고, 둘째는 각각 다른 경계가 다섯 가지 있고, 셋째는 선한 것이 열한 가지 있고, 넷째는 번뇌가 여섯 가지 있고, 다섯째는 딸린 번뇌[隨煩惱]가 스무 가지 있고, 여섯째는 결정되지 않은 것이 네 가지이다. 맨 처음 두루 작용하는 것의 다섯 가지란, 뜻을 지음이 그 하나이고, 닿임이 그 둘이고, 느낌이 그 셋이고, 상상이 그 넷이고, 지혜가 그 다섯이다. 다음 각각 다른 경계의 다섯 가지란, 욕심이 그 하나이고, 수승한 견해[勝解]가 그 둘이고, 기억하는 것이 그 셋이고, 선정이 그 넷이고, 지혜가 그 다섯이다. 다음 선한 것의 열한 가지란, 믿음이 그 하나이고, 정진이 그 둘이고, 제부끄러움이 그 셋이고, 남부끄러움이 그 넷이고, 탐욕이 없음이 그 다섯이고, 진실이 엇음이 그 여섯이고, 우치가 없음이 그 일곱이고, 경쾌하고도 편안함이 그 여덟이고, 방일(放逸)하지 않음이 그 아홉이고, 버림을 행함이 그 열이고, 해치지 않음이 그 열하나이다. 넷째 번뇌의 여섯 가지란, 탐욕이 그 하나이고, 진심이 그 둘이고, 교만이 그 셋이고, 무명(無明)이 그 넷이고, 의혹이 다섯이고, 바르지 못한 소견이 그 여섯이다. 다섯째 딸린 번뇌의 스무 가지란, 분노[忿]가 그 하나이고, 원한[恨]이 그 둘이고, 고뇌가 그 셋이고, 덮음이 그 넷이고, 속임이 그 다섯이고, 아첨이 그 여섯이고, 난체함이 그 일곱이고, 해침이 그 여덟이고, 질투가 그 아홉이고, 간탐이 그 열이고, 제부끄러움 없음이 그 열하나이고, 남부끄러움 없음이 그 열둘이고, 믿지 않음이 그 열 셋이고, 게으름이 그 열 넷이고, 방일함이 그 열다섯이고, 혼침함이 그 열여섯이고, 들뜸이 그 열일곱이고, 기억을 잃어버림이 그 열여덟이고, 바르게 알지 못함이 그 열아홉이고, 산란함이 그 스물이다. 여섯째 결정되지 않은 것의 네 가지란, 수면(隨眠)이 그 하나이고, 뉘우침이 그 둘이고, 머트러운 생각이 그 셋이고, 세밀한 생각이 그 넷이다. 셋째의 물질의 법이 대략 열한 가지가 있으니, 눈이 그 하나이고, 귀가 그 둘이고, 코가 그 셋이고, 혀가 그 넷이고, 몸이 그 다섯이고, 빛이 그 여섯이고, 소리가 그 일곱이고, 냄새가 그 여덟이고, 맛이 그 아홉이고, 닿임이 그 열이고, 법의 곳에 섭수되는 물질이 그 열하나이다. 넷째의 마음과 상응하지 않는 법이 대략 스물네 가지가 있다. 얻음이 그 하나이고, 생명의 뿌리[命根]가 그 둘이고, 중동분(衆同分)이 그 셋이고, 범부의 성품[異生性]이 그 넷이고, 생각 없는 선정[無想定]이 그 다섯이고, 아무것도 없는 선정[滅盡定]이 그 여섯이고, 생각 없는 과보[無想報]가 그 일곱이고, 명신(名身)이 그 여덟이고, 구신(句身)이 그 아홉이고, 문신(文身)이 그 열이고, 나는 것이 그 열 하나이고, 늙는 것이 그 열둘이고, 머무는 것이 그 열셋이고, 무상(無常)한 것이 그 열넷이고, 유전하는 것이 그 열다섯이고, 결정코 다른 것이 그 열여섯이고, 상응하는 것이 그 열일곱이고, 형세의 빠른 것이 그 열여덟이고, 차례가 그 열아홉이고, 방위가 그 스물이고, 때[時]가 그 스물 하나이고, 수(數)가 그 스물 둘이고, 화합하는 성품이 그 스물 셋이고, 화합하지 않는 성품이 그 스물넷이다. 다섯째의 함이 없는 법이 대략 여섯 가지가 있으니, 허공의 함이 없음이 그 하나이고, 택멸(擇滅)의 함이 없음이 그 둘이고, 간택하거나 판정하는 것이 비택멸(非擇滅(의 함이 없음이 그 셋이고, 부동멸(不動滅)의 함이 없음이 그 다섯이고, 진여의 함이었음이 그 여섯이다. 말하자면 ≺나≻없음이란 것이 대략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중생의 ≺나≻없음이고, 둘째는 법의 ≺나≻ 없음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