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7_0926_c_01L불설장아함경 제13권
017_0926_c_01L佛說長阿含經卷第十三

후진(後秦) 불타야사(佛陀耶舍)ㆍ축불념(竺佛念) 한역
017_0926_c_02L後秦弘始年佛陁耶舍共竺佛念譯

[제3분] ①

20. 아마주경(阿摩晝經)1) 제1
017_0926_c_03L第三分阿摩晝經第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7_0926_c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俱薩羅國)을 유행하실 때에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이차능가라(伊車能伽羅)의 구살라 바라문 마을에 이르러 그곳에 있는 이차 숲에서 묵으셨다.
017_0926_c_05L一時佛遊俱薩羅國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至伊車能伽羅俱薩羅婆羅門村卽於彼伊車林中止宿
그때 비가라사라(沸伽羅娑羅)2)라는 바라문이 욱가라(郁伽羅) 마을에 있었는데, 그 마을은 풍요롭고 살기 좋아 백성들이 많았다. 파사닉왕(波斯匿王)은 비가라사라 바라문에게 그 마을을 봉(封)해 주어 범분(梵分)으로 삼았다. 이 바라문은 7대를 내려오는 동안 부모가 바르고 진실해서[眞正] 남의 멸시나 비방을 받지 않았고, 3부(部)의 구전(舊典)3)을 읽고 외워 기뻐 알고 갖가지 경서도 다 분별하였다. 또 대인(大人)의 상법(相法)과 제사의 의례(儀禮)를 잘 알았으며, 5백의 제자를 두고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의 첫째가는 마납(摩納) 제자4)는 이름이 아마주(阿摩晝)였다. 그도 7대를 내려오는 동안 부모가 바르고 진실해서 남의 멸시나 비방을 받지 않았고, 3부의 구전을 읽고 외워 환히 알고 갖가지 경서를 모두 잘 분별했다. 또 대인의 상법(相法)과 제사의 의례도 잘 알았으며 또 500의 마납 제자를 두고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그 스승과 다름이 없었다.
017_0926_c_08L有沸伽羅婆羅婆羅門郁伽羅村其村豐樂人民熾盛波斯匿王卽封此村與沸伽羅婆羅婆羅門以爲梵分此婆羅門七世已來父母眞正不爲他人之所輕毀三部舊典諷誦通利種種經書皆能分別又能善解大人相法祭祀儀禮有五百弟教授不廢其第一摩納弟子名阿摩晝七世以來父母眞正不爲他人之所輕毀三部舊典諷誦通利種種經書皆能分別亦能善解大人相法祭祀儀禮亦有五百摩納弟子教授不廢與師無異
017_0927_a_01L비가라사라 바라문은 석가종족 출신인 사문 구담이 집을 나와 도(道)를 이루고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이차능가라라는 구살라 바라문 마을에 있는 이차숲 속에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분은 큰 명성이 천하에 퍼져 여래ㆍ지진ㆍ등정각 등 10호를 구족하였으며,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악마와 또 악마의 하늘과 사문 바라문들에게 자신이 몸소 증득한 것을 설법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법은 처음도 중간도 끝도 다 훌륭하고 의미가 구족하며 범행이 청정하다고 하였다. 그는 생각했다.
‘그러한 참다운 사람은 찾아가서 친히 뵈어야 한다. 나는 이제 저 사문 구담에게 과연 32상(相)이 있는지, 사방에 퍼진 명성이 사실과 같은지 알아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과연 어떻게 해야 그 부처님의 상(相)을 확인할 수 있을까?’
그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내 제자 아마주는 7대를 내려오는 동안 부모가 올바르고 진실해서 남의 멸시나 비방을 받지 않았고, 3부의 구전을 모두 읽고 외워 환하게 알며 갖가지 경서를 능히 분별한다. 또 대인의 상법과 제사의 의례도 잘 안다. 부처님을 살펴보고 32상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올 사람은 오직 이 사람뿐이다.’
017_0926_c_20L沸伽羅婆羅婆羅門聞沙門瞿曇釋種子出家成道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至伊車能伽羅俱薩羅婆羅門村止伊車林有大名稱流聞天下如來至眞正覺十號具足於諸天世人若魔沙門婆羅門中自身作證爲他說上中下善義味具足梵行淸淨此眞人應往親覲我今寧可觀沙門瞿曇爲定有三十二相名聞流布稱實不當以何緣得見佛相復作是念言今我弟子阿摩晝七世以來父母眞正不爲他人之所輕毀三部舊典諷誦通利種種經書盡能分別能善解大人相法祭祀儀禮唯有此人可使觀佛知相有無
그 바라문은 곧 제자 아마주에게 명령해 말했다.
“너는 가서 저 사문 구담에게 과연 32상이 있는지 혹은 거짓말인지 가서 보고 오라.”
017_0927_a_13L婆羅門卽命弟子阿摩晝而告之曰汝往觀彼沙門瞿曇爲定有三十二相爲虛妄
017_0927_b_01L아마주는 그 스승에게 물었다.
“제가 어떤 징험으로 그 구담의 상을 살펴야 그 허실(虛實)을 알 수 있겠습니까?”
스승이 곧 대답했다.
“내가 이제 너에게 말하리라. 만일 32대인상(大人相)을 구족한 사람이라면 그는 틀림없이 두 곳[處]으로 나아간다.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만일 그가 세속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4천하(天下)의 왕으로서 법으로 다스리고, 만백성을 통치[統領]하며 7보를 구족할 것이다. 7보란 첫째는 금륜보(金輪寶)이며, 둘째는 백상보(白象寶)이며, 셋째는 감마보(紺馬寶)이며, 넷째는 신주보(神珠寶)이며, 다섯째는 옥녀보(玉女寶)이며, 여섯째는 거사보(居士寶)이며, 일곱째는 전병보(典兵寶)이다. 그 왕에게는 용맹스럽고 지혜가 많은 천 명의 아들이 있어 원적(怨敵)을 항복받아 무기를 쓰지 않게 되고, 천하는 태평하여 국내의 백성들이 두려워함이 없게 된다. 만일 그가 세간을 좋아하지 않고 집을 나가 도(道)를 구한다면 마땅히 여래ㆍ지진ㆍ등정각 등 10호를 구족한 자가 될 것이다. 너는 이것으로서 구담의 허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017_0927_a_16L阿摩晝尋白師言我以何驗觀瞿曇相知其虛實師卽報曰我今語其有具足三十二大人相者必趣二處無有疑也若在家當爲轉輪聖王四天下以法治化統領民物寶具足金輪寶白象寶紺馬神珠寶玉女寶居士寶典兵寶王有千子勇猛多智降伏怨兵杖不用天下泰平國內民物無所畏懼若其不樂世閒出家求道成如來至眞等正覺十號具足以此可知瞿曇虛實
아마주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곧 보배 수레를 장엄하게 꾸며 마납 제자 500을 거느리고 이른 아침에 마을을 떠나 이차 숲으로 갔다. 그리고 동산에 이르자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세존께 나아갔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앉으면 그는 서고 부처님께서 서면 그는 앉곤 하였다. 그러는 동안에 둘은 서로 담론하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일찍이 나이 많고 덕이 높은 모든 큰 바라문들과도 이런 식으로 담론하였는가?”
017_0927_b_04L阿摩晝受師教已卽嚴駕寶車將五百摩納弟子淸旦出村往詣伊車林到已下車步進詣世尊所佛坐彼立佛立彼坐於其中閒共談義理佛告摩納曰汝曾與諸耆舊長宿大婆羅門如是論耶
마납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017_0927_b_09L摩納白佛此爲何言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앉으면 자네는 서고 내가 서면 자네는 앉는다. 그러는 동안에 서로 담론한다. 자네 스승이 담론하는 법은 언제나 이러한가?”
017_0927_b_10L佛告摩納我坐汝立我立汝坐中閒共論汝師論法當如是耶
마납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우리 바라문들은 법을 담론할 때에는 앉으면 같이 앉고 서면 같이 서며 누우면 같이 눕습니다. 지금 모든 사문들은 머리를 깎고 홀아비로 살며 비루하고 용렬하여 어리석은 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에는 앉고 서고 하는 것을 함께하지 않습니다.”
017_0927_b_12L摩納白佛言我婆羅門論法則俱坐立則俱立臥則俱臥今諸沙門毀形鰥獨卑陋下劣習黑冥法與此輩共論義時坐起無在
세존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마납아, 자네는 아직 길들여지지 않았구나.”
017_0927_b_15L爾時尊卽語彼言卿摩納未被調伏
그러자 마납은 세존께서 ‘그대’라고 부르는 말과, 또 ‘아직 길들여지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곧 화를 내며 부처님을 비방하였다.
‘이 석가족들은 질투와 악의를 잘 품고 예의가 없구나.’
017_0927_b_16L納聞世尊稱卿又聞未被調伏卽生忿恚毀謗佛言此釋種子好懷嫉惡無有義法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석가족 사람들이 그대에게 무슨 잘못한 일이라도 있는가?”
017_0927_b_19L佛告摩納諸釋種子何過於卿
마납이 말하였다.
“옛날 제가 언젠가 스승을 위해 조그마한 볼 일이 있어 석가족의 가유라월국(迦維羅越國)에서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많은 석가족 사람들이 무슨 일로 강당에 모여 있었는데, 그들은 멀리서 제가 오는 것을 보고는 업신여기고 희롱하면서 예법을 지키지 않고 공경을 다해 대우하지도 않았습니다.”
017_0927_b_20L摩納言昔我一時爲師少緣釋迦迦維羅越國有衆多諸釋種以少因緣集在講堂遙見我來慢戲弄不順儀法不相敬待
017_0927_c_01L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저 모든 석가 종족의 아들은 제 나라에 돌아가서도 자유롭게 유희한다. 마치 날아다니는 새가 숲 속 둥지를 자유로이 드나드는 것처럼, 모든 석가 종족의 아들이 본국에서 자재하게 유희하는 것도 그와 같다.”
017_0927_b_23L佛告摩彼諸釋子還在本國遊戲自恣如飛鳥自於樔林出入自在諸釋種子自於本國遊戲自在亦復如是
마납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상에는 4성(姓)이 있으니 찰리ㆍ바라문ㆍ거사(居士)ㆍ수다라(首陀羅)입니다. 저 세 족성은 항상 바라문을 존중하고 공경하며 공양해야 하니, 저 모든 석가 종족의 아들은 도리로 보아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 석가 종족의 아들은 비천한 종놈들로 비루하고 용렬하여 우리 바라문을 공경하지 않습니다.”
017_0927_c_03L納白佛言世有四姓——刹利婆羅門首陁羅其彼三姓常尊重恭敬養婆羅門彼諸釋子義不應爾彼釋廝細下劣而不恭敬我婆羅門
세존께서는 묵묵히 혼자서 생각하셨다.
‘이 마납은 갖가지로 헐뜯고 비방하며 비천한 종놈이란 말까지 하는구나. 이제 내가 차라리 그 근본 인연을 설명하여 항복받는 것이 좋지 않을까?’
부처님께서 이내 마납에게 물으셨다.
“자네의 성은 무엇인가?”
017_0927_c_07L爾時世尊默自念言此摩納子數數毀罵言及廝細我今寧可說其本緣調伏之耶佛告摩納汝姓何等
마납이 대답했다.
“제 성은 성왕(聲王)입니다.”
017_0927_c_10L摩納答言我姓聲王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성이 그렇다면 그대는 곧 석가족 종[奴]의 후손이구나.”
017_0927_c_11L佛告摩納汝姓爾者則爲是釋迦奴種
그러자 마납의 500명 제자들이 모두 큰 소리로 부처님께 말했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마납이 석가족 종의 후손이라니요?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이 큰 마납은 참된 족성(族姓)의 아들로서 용모가 단정하고 걸림 없는 변재가 있으며 널리 알고 많이 들어 구담과 더불어 서로 주고받으면서 담론(談論)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017_0927_c_12L彼五百摩納弟皆擧大聲而語佛言勿說此言此摩納爲釋迦奴種所以者何此大摩納眞族姓子顏貌端正辯才應機廣博多聞足與瞿曇往返談論
세존께서 500명의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너의 스승이 너희들의 말과 같지 않다면 나는 마땅히 너희들과 이야기할 것이다. 만일 너희들의 스승이 앞에서 너희들의 말한 것과 같다면 너희들은 잠자코 있으라. 나는 마땅히 너희들의 스승과 이야기할 것이다.”
017_0927_c_16L爾時世尊告五百摩納若汝師盡不如汝言者當捨汝師共汝論義若汝師有如上事如汝言者汝等宜默當共汝師論
500명 마납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다 잠자코 스승님과 이야기하시는 것을 듣겠습니다.”
그제야 500마납은 모두 침묵하였다.
017_0927_c_20L五百摩納白佛言我等盡默聽共師論五百摩納盡皆默然
017_0928_a_01L 세존께서 아마주에게 말씀하셨다.
“아주 먼 옛날에 성마(聲摩)5)라는 왕이 있었다. 그 왕에게는 네 왕자가 있었는데, 첫째는 면광(面光)이며, 둘째는 상식(象食)이며, 셋째는 노지(路指)이며, 넷째는 장엄(莊嚴)이었다. 그 네 왕자가 작은 잘못을 저지르자 왕은 그들을 나라 밖으로 쫓아냈다. 그들은 설산 남쪽으로 가서 직수림(直樹林) 속에서 살았다. 그 왕자들의 어머니와 가족들은 모두 그들을 보고 싶어 했다. 그들은 모여 서로 의논한 뒤 성마왕에게 나아가 말했다.
‘대왕이여, 부디 아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네 왕자와 이별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제 찾아가 만나보고 싶습니다.’
왕이 곧 말했다.
‘가보고 싶거든 마음대로 하라.’
그 어머니와 권속들은 왕의 허락을 얻어 곧 설산 남쪽의 직수림으로 가서 네 왕자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여러 어머니들끼리 서로 말했다.
‘내 딸을 당신의 아들에게 줄 테니 당신의 딸은 내 아들에게 주시오.’
그리하여 서로 짝을 맺어 주어 마침내 부부가 되게 하였다. 그 후로 그들은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용모가 단정하였다.
017_0927_c_21L爾時世尊告阿摩晝乃往過去久遠世時有王名聲摩王有四子一名面二名象食三名路指四名莊嚴王四子少有所犯王擯出國到雪山住直樹林中其四子母及諸家屬皆追念之卽共集議詣聲摩王所大王當知我等與四子別久欲往看視王卽告曰欲往隨意母眷屬聞王教已卽詣雪山南直樹林中四子所諸母言我女與汝子汝女與我子卽相配疋遂成夫婦後生男容貌端正
성마왕은 네 왕자의 어머니들이 딸들을 시집보내 서로 부부로 맺어주었고 또 그들이 아들을 낳았는데 그 용모가 단정하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는 진정한 석가 종족의 아들[釋子]이고, 진정한 석동자(釋童子)로구나.’
능히 스스로 존립(存立)했기에 석가라고 이름하였던 것이다. 석(釋)은 진(秦)나라 말로 능(能)이다. 직수림에 있었기 때문에 ‘석’이라 이름했으니, 석은 진나라 말로 직(直)이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성마왕은 곧 석종(釋種)의 조상이다. 왕에게 방면(方面)이란 이름의 하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용모가 단정했다. 그녀가 어떤 바라문과 교통하여 곧 아기를 배었고 한 마납을 낳았는데, 아기는 땅에 떨어지자마자 말을 할 줄 알았다. 그 아이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저를 목욕시켜 모든 더러운 것을 씻어 주십시오. 제가 자라면 마땅히 은혜를 갚겠습니다.’
그는 처음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왕(聲王)이라고 불렀다. 요즘 처음 태어나자마자 말하는 아이가 있으면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여 가외(可畏)라고 이름 짓는 것처럼, 그도 이와 같이 처음 태어나자마자 말을 하였기 때문에 성왕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로부터 바라문 종족은 드디어 성왕으로써 성을 삼게 되었다.”
017_0928_a_10L聲摩王聞其四子諸母與女共爲夫婦生子端正王卽歡喜而發此言此眞釋子眞釋童子能自存立因此名釋釋秦言能在直樹林故名釋秦言亦言直摩王卽釋種先也王有靑衣名曰方面顏貌端正與一婆羅門交通遂便有娠生一摩納子墮地能言尋語父母當洗浴我除諸穢惡我年大已自當報恩其初生能言故名聲王如今初生有能言者人皆怖畏名爲可畏彼亦如生便能言故名聲王從此已來羅門種遂以聲王爲姓
부처님께서 또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그래, 너는 나이 많고 덕이 높은 큰 바라문에게서 이런 종성(種姓)의 인연을 들은 적이 있는가?”
017_0928_a_21L又告摩納頗從先宿耆舊大婆羅門聞此種姓因緣已不
017_0928_b_01L마납은 잠자코 대답하지 못했다. 이와 같이 거듭 물으셨으나 그는 또 대답하지 못했다. 부처님께서는 세 번 물으신 뒤에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세 번씩이나 물었다. 너는 마땅히 빨리 대답해보아라. 만일 네가 대답하지 못하면 손에 금강저[金杵]를 잡고 내 곁에 있는 밀적역사(密迹力士)가 곧 네 머리를 부수어 일곱 조각을 낼 것이다.”
017_0928_b_01L彼摩納默然不對如是再問又復不對佛至三問語摩納言吾問至三汝宜速答設不答者密迹力士手執金杵在吾左右卽當破汝頭爲七分
밀적역사는 손에 금강저를 잡고 마납의 머리 위 허공에 서서 만일 마납이 제 때에 대답하지 못하면 곧 금강저로 내리쳐 마납의 머리를 부수려 하였다.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위를 쳐다보라.”
마납이 위를 쳐다보니 밀적역사가 손에 금강저를 잡고 허공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그는 두려워서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는 곧 일어나 자리를 옮겨 세존께 가까이 가서 앉았다. 그리고는 세존께 의지해 구원과 보호를 받으려고 하였다.
그는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물으십시오. 저는 지금 대답하겠습니다.”
017_0928_b_05L密迹力士手執金杵摩納頭上虛空中立若摩納不時答卽下金杵碎摩納首佛告摩納可仰觀摩納仰觀見密迹力士手執金杵立虛空中見已恐怖衣毛爲豎卽起移坐附近世尊依恃世尊爲救爲護白世尊言世尊當問我今當答
부처님께서 곧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전에 나이 많고 덕이 높은 큰 바라문에게서 이러한 종성의 인연을 들은 적이 있는가?”
017_0928_b_11L佛卽告摩納汝曾於先宿耆舊大婆羅門聞說如是種姓緣不
마납이 대답했다.
“저는 사실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017_0928_b_13L摩納答言我信曾聞實有是事
이때 500명 마납 제자들은 다들 소리를 높여 서로 말하였다.
“이 아마주는 진실로 이 석가 종족의 후손입니다. 사문 구담의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우리가 철이 없어 업신여기고 교만한 마음을 가졌었습니다.”
017_0928_b_14L五百摩納弟皆各擧聲自相謂言此阿摩晝是釋迦奴種也沙門瞿曇所說眞實我等無狀懷輕慢心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500마납은 뒷날 반드시 교만한 마음을 품고 저 사람을 종[奴]이라고 부를 것이다. 이제 내가 방편을 써서 종이라는 오명을 없애 주어야겠다.’
그리고 곧 500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사람들아, 그를 종의 자식이라고 부르지 말라. 왜냐하면 그의 선조는 바라문으로서 큰 선인(仙人)이었고 큰 위력이 있었다. 그래서 성마왕을 정벌하여 여자를 요구했고 왕은 두려워서 곧 여자를 주었던 것이다.”
그는 이 부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종이라는 이름을 면할 수 있었다.
017_0928_b_17L爾時世尊便作是念此五百摩納後必懷慢稱彼爲今當方便滅其奴名卽告五百摩納曰汝等諸人愼勿稱彼爲奴種也所以者何彼先婆羅門是大仙人大威力伐聲摩王索女王以畏故以女與由佛此言得免奴名
017_0928_c_01L 세존께서 아마주에게 말씀하셨다.
“어떤가? 마납아, 찰리(刹利)의 여자로서 7대를 내려오는 동안 그 부모가 올바르고 진실해서 남의 업신여김과 비난을 받지 않는 여인이 있다고 하자. 그녀가 어떤 바라문에게 시집가서 아들을 낳았다고 하자. 마납아, 그 아이는 용모도 단정하다. 그 아이는 찰리 종족에 들어가 앉아서 관정(灌頂)의식을 받고 찰리의 법을 외울 수 있겠는가?”
017_0928_b_23L爾時尊告阿摩晝曰云何摩納若刹利女七世已來父母眞正不爲他人之所輕毀若與一婆羅門爲妻生子摩納容貌端正彼入刹利種得坐受水誦刹利法不
그가 대답했다.
“없습니다.”
答曰不得
“그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겠는가?”
得父財業不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017_0928_c_05L不得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을 수 있겠는가?”
得嗣父職不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答曰不得
“그러면 어떤가? 마납아, 바라문의 여자로서 7대를 내려오는 동안 그 부모가 올바르고 진실해서 남에게 업신여김이나 비난을 받지 않는 여인이 있다고 하자. 그녀가 찰리에게 시집가 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이의 용모가 단정하다고 하자. 그러면 그 아이는 바라문의 무리에 들어가 앉고 서서 관정의식을 받을 수 있겠는가?”
017_0928_c_06L云何摩納若婆羅門女七世以來父母眞不爲他人之所輕毀與刹利爲妻生一童子顏貌端正彼入婆羅門衆得坐起受水不
그가 대답했다.
“있습니다.”
答曰
“바라문의 법을 외울 수 있고 아버지의 유산을 받을 수 있으며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을 수 있겠는가?”
017_0928_c_10L得誦婆羅門得父遺財嗣父職不
그는 대답했다.
“있습니다.”
答曰
“그러면 어떤가? 마납아, 만일 바라문으로서 바라문을 배척하고 찰리 종족에 들어갔다면 그는 같이 앉고 서고 관정의식을 받으며 찰리의 법을 외울 수 있겠는가?”
017_0928_c_11L云何摩納若婆羅門擯婆羅門投刹利種寧得坐起受水誦刹利法不
그는 답했다.
“없습니다.”
017_0928_c_13L答曰不得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고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을 수 있겠는가?”
得父遺財嗣父職不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答曰不得
“만일 찰리 종족으로 찰리를 배척하고 바라문에 들어갔다면 그는 같이 앉고 서서 관정의식을 받으며 바라문의 법을 외우고 아버지의 유산을 받고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 받을 수 있겠는가?”
017_0928_c_14L若刹利種擯刹利投婆羅門寧得坐起受水誦婆羅門法得父遺財嗣父職不
그는 대답했다.
“있습니다.”
答曰
“그러므로 마납아, 여자 중에서는 찰리 여자가 가장 훌륭하고 남자 중에서도 찰리 남자가 가장 훌륭하다. 바라문이 훌륭한 것이 아니다.”
017_0928_c_17L是故摩納女中刹利女男中刹利男勝非婆羅門也
범천이 직접 게송으로 말했다.
017_0928_c_18L梵天躬自說偈言

찰리가 중생 중에 가장 훌륭하고
종성도 순수하고 참되다네.
지혜와 행실이 두루 구족하여
하늘과 사람 중에 가장 훌륭하다네.
017_0928_c_19L刹利生中勝
種姓亦純眞
明行悉具足
天人中最勝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범천이 말한 이 게송은 참으로 훌륭한 말이며, 훌륭하지 않은 말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제 나 여래ㆍ지진ㆍ등정각도 이 뜻을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017_0928_c_21L佛告摩納梵天說此偈實爲善說不善也我所然可所以者何我今如來至眞等正覺亦說此義
017_0929_a_01L
찰리가 중생 중에 가장 훌륭하고
종성도 순수하고 참되다네.
지혜와 행실이 두루 구족하여
하늘과 사람 중에 가장 훌륭하다네.
017_0929_a_01L刹利生中勝
種姓亦純眞
明行悉具足
天人中最勝

마납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어떤 사람이 무상사(無上士)이고 지혜와 행을 구족한 자입니까?”
017_0929_a_03L摩納白佛言瞿曇何者是無上士明行具足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고 기억하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설명하겠다.”
017_0929_a_05L佛告摩納諦聽諦聽善思念之當爲汝說
그는 대답했다.
“예, 즐겨 듣고자 합니다.”
對曰唯然願樂欲聞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마납아, 만일 여래가 세상에 나타나면 그는 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다. 그는 모든 하늘신과 세상사람ㆍ사문 바라문ㆍ하늘 악마ㆍ범왕 가운데서 홀로 깨달아 스스로 증험했다. 남을 위해 법을 설명할 때에는 처음에 하는 말도 좋고 중간에 하는 말도 좋으며 맺는말도 좋고 의미도 구족하여 청정한 행을 행하게 한다. 혹 거사(居士)나 거사의 아들이나 그 밖의 종성들도 이 바른 법을 들은 사람은 곧 믿음과 즐거운 마음을 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 믿고 즐거워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내가 이제 세속에 있게 되면 처자에 얽매여 범행을 청정하고 순결하게 닦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차라리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을 것이다.’
그는 뒷날 집과 재산을 버리고 친족을 줄이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다. 그리고 다른 출가인과 더불어 장식을 버리고 모든 계행을 구족하고, 중생을 해치지 않는다.
017_0929_a_06L佛告摩納若如來出現於世應供正遍知明行足爲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於一切諸天沙門婆羅門梵王中獨覺自爲人說法上語亦善中語亦善語亦善義味具足開淸淨行若居士居士子及餘種姓聞正法者卽生信以信樂心而作是念我今在家子繫縛不得淸淨純修梵行今者寧可剃除鬚髮服三法衣出家修道於異時捨家財產捐棄親族剃除鬚服三法衣出家修道與出家人同捨飾好具諸戒行不害衆生
017_0929_b_01L칼과 몽둥이를 버리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으로 일체를 사랑하고 돌볼 것이니 이것을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도둑질하려는 마음을 버려 주지 않는 것은 취하지 않으며 그 마음이 청정하여 몰래 훔치려는 생각조차 없을 것이니, 이것을 도둑질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음욕을 버리고 범행을 깨끗이 닦기를 은근히 하고 정진하며 욕심에 물들지 않고 정결하게 머무를 것이니, 이것을 간음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거짓말을 버리고 지극히 성실하고 속이지 않으며 남을 놀리지 않을 것이니, 이것을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이간하는 말[兩舌]을 버리고 비록 이 사람의 말을 들었더라도 저 사람에게 전하지 않고 또 저 사람의 말을 들었더라도 이 사람에게 전하지 않는다. 갈라서려는 이가 있으면 잘 화합시켜 서로 친하게 하고 공경하게 한다. 하는 말이 온화하고 순하며 또 때를 아니, 이것을 이간하는 말[兩舌]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또 악한 말[惡口]을 버린다. 하는 말이 거칠고 사나우며 남 괴롭히기를 좋아하면 다른 이의 분노를 일으키게 되므로 그런 말을 버린다. 그 말이 부드럽고 유연하며 원망을 사거나 해를 입히지 않고 남에게 이로움이 많으면 모든 사람이 공경하고 사랑하며 그 말 듣기를 좋아할 것이니, 이것을 악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또 꾸밈말[綺語]을 버린다. 때에 맞게 말하고 성실하고 법에 맞게 말하며 율(律)에 따라 다툼을 없애고, 인연이 있으면 말하되 말을 헛되게 하지 않으니, 이것을 꾸밈말을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017_0929_a_19L捨於刀懷慚愧心慈念一切是爲不殺竊盜心不與不取其心淸淨無私竊是爲不盜捨離婬欲淨修梵行懃精進不爲欲染潔淨而住是爲不捨離妄語至誠無欺不誑他人爲不妄語捨離兩舌若聞此語不傳至彼若聞彼語不傳至此有離別者善爲和合使相親敬凡所言說和順知時是爲不兩舌捨離惡口所言麤喜惱他人令生忿結捨如是言言則柔濡不生怨害多所饒益衆人敬愛樂聞其言是爲不惡口捨離綺語言知時誠實如法依律滅諍有緣而言不虛發是爲捨離綺語
또 술 마시는 것을 버리고 방탕한 곳을 떠나며, 향과 꽃과 영락으로 치장하지 않고, 노래와 춤과 광대 노름을 보거나 듣지 않으며, 높은 자리에 앉지 않고 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 금ㆍ은 따위의 7보를 가지거나 쓰지 않고 아내와 첩을 두지 않으며, 남녀 노비나 코끼리ㆍ말ㆍ수레ㆍ소ㆍ닭ㆍ개ㆍ돼지ㆍ염소ㆍ토지ㆍ집ㆍ동산 따위를 쌓아 두지 않는다. 됫박이나 저울질로 사람을 속이지 않고 주먹으로 서로 멱살잡이를 하거나 때리지 않으며, 사람을 모략하지 않고 거짓으로 속이지 않는다. 이러한 악을 버려 모든 다툼이나 송사, 갖가지 착하지 못한 일을 없애며, 행하려면 곧 때를 맞추어 행하고 때가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 음식은 알맞게 먹고 쌓아두는 것이 없으며 몸에 맞추어 옷을 입을 뿐이다. 몸에는 항상 법의와 발우만 지니니 마치 나는 새에 날갯죽지가 붙어 있는 것과 같다. 비구에게 여분의 물건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017_0929_b_10L捨于飮離放逸處不著香華瓔珞歌儛倡伎不往觀聽不坐高牀非時不食銀七寶不取不用不娶妻妾不畜奴象馬車牛鷄犬豬羊田宅園觀爲虛詐斗秤欺人不以手拳共相牽亦不觝債不誣罔人不爲僞詐捨如是惡滅於諍訟諸不善事行則知時時不行量腹而食無所藏積度身而衣趣足而已法服應器常與身俱如飛鳥羽翮隨身比丘無餘亦復如
017_0929_c_01L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받아 다시 쌓아두려고 하고 또 의복과 음식에 만족할 줄을 모르지만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의 시주한 것을 먹고도 자신의 생업(生業)을 경영하며 나무를 심어 귀신이 의지할 곳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다시 방편으로써 갖가지 이양(利養)을 위해 상아(象牙)ㆍ잡보(雜寶)ㆍ높고 넓고 큰 평상ㆍ온갖 비단 이부자리ㆍ침구 따위를 구하지만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받고 또 방편으로써 소유(酥油)를 몸에 바르고 향수(香水)에 목욕하며 향료를 바르고 향기름으로 머리를 빗질하며 아름다운 꽃다발을 걸치고 눈을 짙푸른 빛으로 물들이며 얼굴을 문질러 치장하고 깨끗한 고리를 차고 끈을 매고는 거울에 비춰 본다. 온갖 빛깔의 가죽신에 하얀 웃옷을 입고 칼과 몽둥이를 든 시종을 거느리고 보배 일산과 보배 부채를 들고 장식한 보배 수레를 구한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오로지 놀음만 일삼아 바둑ㆍ장기ㆍ8도(道)ㆍ10도ㆍ100도 나아가 일체도의 온갖 잡기로 즐기고 논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017_0929_b_21L摩納如餘沙門婆羅門受他信施更求餘積衣服飮食無有厭足入我法者無如此事摩納如餘沙門婆羅門食他信施自營生業種殖樹木神所依入我法者無如是事摩納餘沙門婆羅門食他信施更作方便求諸利養象牙雜寶高廣大牀種種文繡綩綖被褥入我法者無如是事摩納如餘沙門婆羅門受他信施作方便求自莊嚴酥油摩身香水洗香末自塗香澤梳頭著好華鬘目紺色拭面莊飾鐶紐澡潔以鏡自雜色革屣上服純白刀杖侍從寶扇莊嚴寶車入我法者無如此摩納如餘沙門婆羅門食他信施專爲嬉戲棋局博弈八道十道至一切道種種戲笑入我法者無如此事
017_0930_a_01L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도에 방해되는 실없는 말만 한다. 그들은 왕들의 전투와 군마(軍馬)에 관한 일이나 모든 대신들이 말이나 수레를 타고 동산에 드나들며 노는 일 따위만을 이야기한다. 또 눕고 일어나고 걷는 일과 여자에 관한 일과 의복ㆍ음식ㆍ친구에 관한 일들을 이야기하고 또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캐는 일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무수한 방편으로써 삿된 직업을 가지며 달콤한 말로 얼굴을 붉히며 아첨하고 서로 헐뜯기도 하고 이익으로써 이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그저 서로 다투기만 한다. 혹은 동산에서 혹은 욕지(浴池)에서 혹은 당(堂)에서 서로 시비를 가리며 이렇게 말한다.
‘나는 경(經)과 율(律)을 알지만 너는 모른다. 나는 바른 길로 나아가지만 너는 삿된 길로 향하면서 앞의 것을 뒤에 붙이고 뒤의 것을 앞에 붙인다. 나는 능히 네게 참지만 너는 능히 참지 못한다. 네가 하는 말은 진실하고 올바른 것이 아니다. 만일 의심나는 것이 있거든 내게 와서 물으라. 내가 다 대답해 주겠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017_0929_c_15L摩納如餘沙門婆羅門食他信施但說遮道無益之言王者戰鬪軍馬之事群僚大臣騎乘出入遊園觀事及論臥起行步女人之事衣服飮食親里之事又說入海採寶之事入我法者無如此事摩納如餘沙門婆羅門食他信施無數方便但作邪諂諛美辭現相毀訾以利求利我法者無如此事摩納如餘沙門羅門食他信施但共諍訟或於園觀或在浴池或於堂上互相是非知經律汝無所知我趣正道汝向邪以前著後以後著前我能忍汝不能忍汝所言說皆不眞正若有所當來問我我盡能答入我法者如此事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또 방편을 써서 심부름꾼 되기를 바란다. 혹은 왕이나 왕의 대신, 바라문이나 거사를 위하여 심부름꾼이 되어 여기서 저기로 가고 저기서 여기로 온다. 이 소식을 저기에 가져다주고 저 소식을 여기에 가져다주며 혹은 자기가 하기도 하고 혹은 남을 시켜서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그저 전장에서 싸우는 일만 익힌다. 혹은 칼과 창과 활 쏘는 일을 익히고 혹은 닭ㆍ개ㆍ돼지ㆍ염소ㆍ코끼리ㆍ말ㆍ소ㆍ낙타 등 모든 짐승들을 싸움 붙이며 혹은 남녀 간에 싸움을 붙이기도 한다. 또 고동 소리ㆍ북 소리ㆍ노래 소리ㆍ춤추는 소리 등 온갖 소리를 내게 하고 깃대를 오르거나 거꾸로 떨어지는 등 온갖 재주를 부린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도에 방해되는 법을 행하고 삿된 직업으로 생활해 간다. 남녀의 관상을 보아 길흉과 호추(好醜)를 점치고 또 짐승의 관상을 보아주고 이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017_0930_a_07L摩納如餘沙門婆羅門食他信施更作方便求爲使命若爲王大臣婆羅門居士通信使從此詣彼從彼至此持此信授彼持彼信授此或自爲或教他爲入我法者無如此摩納如餘沙門婆羅門食他信施但習戰陣鬪諍之事或習刀杖弓矢之事或鬪鷄犬豬羊象馬牛駝諸畜或鬪男女及作衆聲貝聲鼙聲歌聲儛聲緣幢倒絕種種伎戲入我法者無如是事摩納如餘沙門婆羅門食他信施行遮道法邪命自活瞻相男吉凶好醜及相畜生以求利養我法者無如是事
017_0930_b_01L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도에 방해되는 일을 행하고 삿된 직업으로 생활해 간다. 귀신을 부르거나 내쫓기도 하고 혹은 머물러 있게도 하며 갖가지 푸닥거리와 무수한 방법으로 사람을 위협하여 모으기도 하고 흩어지게도 하며 괴롭게도 하고 즐겁게도 한다. 그들은 또 태(胎)를 편안하게 하고 태의(胎衣)를 빠져나올 수 있게도 하며, 또 사람을 저주하여 나귀로 만들기도 하고 또 사람을 장님ㆍ귀머거리ㆍ벙어리로 만들기도 한다. 또 여러 가지 술법을 부리고 손을 모으고 해와 달을 향하는 등 갖가지 고행을 하며 이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도에 방해되는 법을 행하고 삿된 직업으로 생활해 간다. 남을 위하여 병을 치유하는 주문을 외우는데 혹은 악술(惡術)을 외우기도 하고 혹은 선한 주문을 외우기도 한다. 혹은 의방(醫方)ㆍ침ㆍ뜸ㆍ약석(藥石)으로써 온갖 병을 고친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017_0930_a_20L摩納如餘沙門羅門食他信施行遮道法邪命自活召喚鬼神或復驅遣或能令住種種 ((袖-由+厭)) 無數方道恐嚇於人能聚能散能苦能樂又能爲人安胎出衣亦能呪人使作驢馬亦能使人盲聾瘖瘂現諸技術叉手向日月作諸苦行以求利養入我法者無如是事摩納餘沙門婆羅門食他信施行遮道法邪命自活爲人呪病或誦惡術或爲善呪或爲醫方鍼灸藥石療治衆入我法者無如是事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고 도에 방해되는 법을 행하고 삿된 직업으로 생활해 간다. 혹은 물과 불의 주문을 외우기도 하고 혹은 귀신의 주문을 외우기도 하며, 혹은 찰리 주문을 외우기도 하고, 혹은 새[鳥] 주문이나 팔 다리의 주문을 외우기도 하며, 혹은 집을 편안하게 하는 부적과 주문, 혹은 불에 데거나 쥐에 물린 것을 낫게 해주는 주문을 외우기도 한다. 혹은 죽고 사는 것을 판별하는 글을 외우기도 하고 혹은 꿈을 풀이하는 글을 외우기도 한다. 혹은 손금과 관상을 보기도 하고 혹은 천문 (天文)에 관한 글을 외우기도 하며 혹은 일체 소리에 대한 글을 외우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으면서 도에 방해되는 법을 행하고 삿된 직업으로 생활해 간다. 천기를 살펴 비가 올지 안 올지 곡식이 귀할지 천할지 병이 많을 것인지 적을 것인지 세상이 혼란스러울지 태평할지 따위를 말한다. 혹은 지진ㆍ혜성(彗星)ㆍ일식ㆍ월식을 말하기도 하고 혹은 별과 일식ㆍ월식 따위를 말하기도 하며 혹은 불식(不蝕)을 말한다. 또 이러이러한 것은 좋은 상서이고, 이러이러한 것은 나쁜 징조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017_0930_b_08L摩納如餘沙婆羅門食他信施行遮道法邪命自活或呪水火或爲鬼呪或誦刹利或誦鳥呪或支節呪或是安宅符或火燒鼠嚙能爲解呪或誦別死生書或讀夢書或相手面或誦天文或誦一切音書入我法者無如是摩納如餘沙門婆羅門食他信施行遮道法邪命自活瞻相天時言雨不雨穀貴穀賤多病少病恐怖安隱或說地動彗星日月薄蝕或言星蝕或言不蝕如是善瑞如是惡徵入我法者無如是事
017_0930_c_01L마납아, 다른 사문 바라문들은 남이 시주한 것을 먹으면서 도에 방해되는 일을 행하고 삿된 직업으로 생활해 간다. 혹은 ‘이 나라가 저 나라를 이기고 저 나라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혹은 ‘저 나라가 이 나라를 이기고 이 나라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하기도 하며 길흉을 점쳐 그 성쇠를 말해 준다. 그러나 우리 법에 들어온 자는 그런 일이 없다.
다만 성계(聖戒)를 닦아 물들고 집착하는 마음 없이 안으로 기쁨과 즐거움을 누린다. 눈이 비록 색(色)을 대하나 그 모습[相]을 취하지 않으므로 눈은 색에 얽매이지 않고, 견고하고 적연(寂然)하여 탐착하는 것이 없다. 또 걱정이나 근심이 없고 모든 악을 누설시키지 않으며 계품(戒品)을 굳게 지켜 안근(眼根)을 잘 보호한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마찬가지이다. 여섯 가지 촉(觸)을 잘 제어하고 보호하고 항복받아 안온하게 하니, 비유하면 마치 평지에서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를 능숙한 마부가 채찍을 잡고 고삐를 당겨 수레바퀴가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비구도 그와 같아 6근(根)의 말을 잘 몰아 안온함을 잃지 않는다.
017_0930_b_20L摩納如餘沙門婆羅食他信施行遮道法邪命自活言此國勝彼彼國不如或言彼國勝此國不如瞻相吉凶說其盛衰我法者無如是事但修聖戒無染著內懷喜樂目雖見色而不取相不爲色之所拘繫堅固寂然無所貪亦無憂患不漏諸惡堅持戒品護眼根意亦復如是善御六觸護持調伏令得安隱猶如平地駕四馬車善調御者執鞭持控使不失轍比丘如是御六根馬安隱無失
그들은 이와 같이 성계(聖戒)를 지켜 성스러운 모든 근(根)을 얻는다.6)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또한 맛을 탐하지 않으며 그저 몸을 기르고 괴로움과 근심을 없앤다. 그리하여 거만하지 않고 그 몸을 조화(調和)하여 이전의 괴로움은 없애고 새 괴로움이 생겨나지 않게 하며, 힘은 있어도 일을 하지 않고 그 몸을 안락하게 한다. 마치 사람이 부스럼에 약을 바르는 것은 곧 부스럼을 낫게 하려는 것이지 모양을 내거나 스스로 잘난 체하려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마납아, 비구는 이와 같이 음식은 몸을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교만과 방자한 마음을 품지 않는다. 이것은 또 수레에 기름을 쳐 잘 돌아가게 하여 짐을 목적지에 옮기는데 이용하는 것과 같다. 비구도 이와 같이 음식은 몸을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도를 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017_0930_c_08L彼有如是聖戒得聖眼根食知止足亦不貪味趣以養身令無苦患而不貢高調和其身令故苦滅新苦不生有力無事令身安樂猶如有人以藥塗瘡趣使瘡差不求飾好不以自高摩納比丘如是食足支身不懷慢恣如膏車欲使通利以用運載有所至比丘如是食足支身欲爲行道
017_0931_a_01L마납아, 비구는 이와 같이 성계(聖戒)를 성취하여 성스러운 모든 근(根)을 얻는다. 음식에 대하여 만족할 줄 알고 저녁이나 새벽이나 부지런히 도를 닦아 깨닫고, 또 낮에도 다니던지 앉던지 간에 항상 일심으로 모든 음개(陰蓋) 없앨 것만 생각한다. 그는 초저녁에도 다니던지 앉던지 간에 일심으로 모든 음개를 없애며 한밤중에 이르러서는 오른쪽 옆구리를 대고 비스듬히 누워서 제 때에 일어나겠다는 생각을 가다듬고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 새벽이 되면 곧 일어나 다니던지 혹은 앉던지 간에 항상 일심으로 온갖 음개를 없앨 것만 생각한다. 비구는 이렇게 성계(聖戒)를 구족하여 깨끗한 모든 근(根)을 얻는다. 또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초저녁이나 새벽에 부지런히 닦고 깨달아 항상 일심으로 생각하여 어지러움이 없다.
017_0930_c_16L比丘如是成就聖戒得聖諸根知止足初夜後夜精進覺悟又於晝若行若坐常念一心除衆陰蓋於初夜若行若坐常念一心除衆陰乃至中夜偃右脅而臥念當時起想在明心無錯亂至於後夜便起思若行若坐常念一心除衆陰蓋丘有如是聖戒具足得聖諸根食知止足初夜後夜精勤覺悟常念一心無有錯亂
‘비구는 생각이 어지럽지 않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렇게 비구들은 안의 몸을 몸 그대로[內身身] 관하되 부지런히 닦아 게으르지 않고 기억하여 잊지 않으며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앤다. 또 밖의 몸을 몸 그대로[外身身] 관하되 부지런히 닦아 게으르지 않고 기억하여 잊지 않으며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앤다. 안팎의 몸을 몸 그대로[內外身身] 관하되 부지런히 닦아 게으르지 않고 기억하여 잊지 않으며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앤다. 수(受)ㆍ의(意)ㆍ법(法)을 관하는 것도 이와 같다. 이것이 ‘비구는 생각이 어지럽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무엇을 한마음[一心]이라고 하는가? 이렇게 비구들은 걸어 다니거나 드나들거나 좌우를 돌아보거나 몸을 굽혔다 펴거나 위를 올려다보고 아래를 내려다보거나 옷을 입거나 발우를 들고 음식을 받거나 대소변을 보거나 잠자거나 깨거나 앉거나 서거나 말하거나 잠자코 있거나 모든 때에 항상 생각하여 위의(威儀)를 잃지 않는다. 이것을 일심이라고 한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대중과 함께 갈 때에는 앞에서 가건 혹은 가운데에 있건 뒤에 있건 항상 안온함을 얻어 두려움이 없는 것과 같다. 마납아, 비구도 이와 같아서 걸어 다닐 때나 드나들 때나 말하거나 잠자코 있을 때나 항상 일심으로 생각하여 근심과 두려움이 없다.
017_0931_a_03L云何比丘念無錯亂如是比丘內身身觀精勤不懈憶念不忘除世貪憂外身身觀內外身身觀勤不懈憶念不忘捨世貪憂觀亦復如是是爲比丘念無錯亂何一心如是比丘若行步出入左右顧視屈申俯仰執持衣鉢受取飮食左右便利睡眠覺悟坐立語默於一切時常念一心不失威儀是爲一心譬如有人與大衆行若在前行若在常得安隱無有怖畏摩納比丘如是行步出入——至於語默常念一心無有憂畏
017_0931_b_01L비구는 이와 같이 성계(聖戒)를 지켜 성스러운 모든 근(根)을 얻는다.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저녁이나 새벽이나 정근하여 깨달아서 항상 일심으로 생각하여 착란(錯亂)이 없다. 그들은 고요한 곳이나 나무 밑이나 무덤 사이에서 지내기를 즐기고 혹은 산굴에 혹은 한데 및 거름 무더기 사이에 머물면서 때가 되면 걸식하고 돌아와서는 손발을 씻는다. 가사와 발우를 정돈해 두고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단정히 하고 뜻을 바로 가지고 생각을 앞에 묶어 둔다. 아끼고 탐하는 마음을 없애 그런 마음을 가지지 않고 성내는 마음을 없애 원결(怨結)이 없다. 마음을 청정한 데 머물러 두어 항상 자비심을 품고 수면을 제거하여 생각을 밝은 데에 매어 두며, 생각에 어지러움이 없고 들뜨고 희롱하는 마음을 끊어 없애 그런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 안으로 적멸(寂滅)을 행하여 들뜨고 희롱하는 마음을 없애고 의혹을 끊어 없애 의심의 그물[疑綱]을 넘어서면 그 마음은 전일하여 착한 법에 머무르게 된다. 비유하면 아이 종[僮僕]이 양반의 성(姓)을 받으면 안온하고 해탈하여 종의 고역을 벗어나 그 마음이 기쁘고 다시는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는 것과 같다.
017_0931_a_15L比丘有如是聖戒得聖諸食知止足初夜後夜精勤覺悟念一心無有錯亂樂在靜處若在山窟或在露地及糞聚閒時乞食還洗手足安置衣鉢結跏趺端身正意繫念在前除去慳貪不與俱滅瞋恨心無有怨結心住淸常懷慈愍除去睡眠繫想在明無錯亂斷除掉戲心不與俱內行寂滅掉戲心斷除疑惑已度疑網心專一在於善法譬如僮僕大家賜安隱解脫免於僕使其心歡喜復憂畏
또 어떤 사람이 남에게 돈을 빌려 장사하여 큰 이익을 얻어 가지고 돌아와서 본 주인의 재물을 갚고도 남은 재산이 쓰기에 넉넉하자 스스로 ‘나는 원래 남의 빚을 얻을 때에는 뜻대로 되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그런데 이제 이익을 얻어 가지고 돌아와 본 주인에게 돈을 갚고도 남은 재산이 쓰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고는 다시는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어 크게 기뻐하는 것과 같다.
또 사람이 오랫동안 병을 앓다가 병이 나아 음식 소화도 잘되고 원기도 완전히 회복되었을 때 그는 스스로 ‘나는 병을 앓다가 이제 병이 나았다. 음식 소화도 잘되고 원기도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생각하고 다시는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어 크게 기뻐하는 것과 같다. 또 어떤 사람이 오랫동안 감옥에 갇혔다가 옥에서 무사히 빠져 나왔을 때 그는 스스로 ‘나는 여태껏 구속되었지만 이제는 이미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다시는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어 크게 기뻐하는 것과 같다. 또 어떤 사람이 많은 재보를 가지고 도적을 만나는 일이 없이 무사히 큰 광야를 지나자 그는 스스로 ‘나는 재물을 가지고 이 험난한 곳을 지나 왔다’고 생각하고 다시는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어 크게 기뻐하면서 그 마음이 안락한 것과 같다.
017_0931_b_04L又如有人擧財治生大得利還本主物餘財足用彼自念言本擧財恐不如意今得利還還主本餘財足用無復憂畏發大歡喜人久病從病得差飮食消化色力充彼作是念我先有病而今得差食消化色力充足無復憂畏發大歡又如人久閉牢獄安隱得出彼自念言我先拘閉今已解脫無復憂畏發大歡喜又如人多持財寶經大曠不遭賊盜安隱得過彼自念言持財寶過此嶮難無復憂畏發大歡其心安樂
017_0931_c_01L마납아, 5개(蓋)로 스스로를 덮어 항상 걱정과 두려움을 품는 것이 이와 같다. 마치 빚진 사람, 오랫동안 앓는 사람, 감옥에 갇힌 사람, 드넓은 광야를 건너가는 사람과 같다. 그는 스스로 자기가 아직 모든 음개(陰蓋)의 마음을 떠나지 못해 덮임과 어둠으로 지혜의 눈이 밝지 못함을 보고 곧 정근하여 탐욕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버린다. 그리하여 각(覺)과 관(觀)을 갖추고 떠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離生喜樂]이 있는 초선(初禪)에 들어간다. 그는 이미 기쁨과 즐거움에 온몸을 담가 두루하고 가득해 충만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마치 사람이 목욕 그릇에 여러 가지 약을 담고 물에 우리면 안팎에 다 배어 나와 두루 퍼지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다. 비구들도 이처럼 초선에 들었을 때 기쁨과 즐거움이 온몸에 충만하게 된다. 마납아, 이것을 ‘현신(現身)으로써 얻는 최초의 즐거움’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진하고 생각에 착란(錯亂)이 없으며 고요한 것을 좋아해 한가하게 살아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017_0931_b_16L摩納比丘有五蓋自覆常懷憂畏亦復如奴如負債人久病在獄行大曠野自見未離諸陰蓋心覆蔽闇冥慧眼不明彼卽精勤捨欲惡不善法與覺觀俱離生喜得入初禪彼已喜樂潤漬於身周遍盈溢無不充滿如人巧浴器盛衆藥以水漬之中外俱潤無不周遍比丘如是得入初禪喜樂遍身無不充滿如是摩納是爲最初現身得樂所以者何斯由精進念無錯亂樂靜閑居之所得也
또 그는 각(覺)과 관(觀)을 버리고 곧 믿음을 낸다. 항상 한마음[一心]으로 생각하여 각(覺)도 없고 관(觀)도 없으며,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定生喜樂]이 있는 제2선(第二禪)에 들어간다. 그는 이미 한마음으로 기쁨과 즐거움에 몸을 담가 두루하고 가득해 충만하지 않는 곳이 없게 된다. 마치 산꼭대기에 맑은 샘물이 저절로 솟고 밖에서 흘러 들어온 것이 아닌, 곧 이 샘 가운데서 솟은 청정한 물이 다시 스스로를 적시며 두루하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다. 마납아, 비구도 이와 같아 제2선에 들어가면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충만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이것을 ‘현신(現身)으로써 얻는 두 번째 즐거움’이라고 한다.
017_0931_c_04L彼於覺便生爲信專念一心無覺無觀定生喜入第二禪彼已一心喜樂潤漬於身周遍盈溢無不充滿猶如山頂涼泉水自中出不從外來卽此池中出淸淨水還自浸漬無不周遍摩納比丘如是入第二禪定生喜無不充滿是爲第二現身得樂
또 그는 기쁨에 머묾을 버리고, 평정[護:捨]과 기억[念]이 착란하지 않으며, 몸에 쾌락을 느낀다. 이른바 성인(聖人)이 말씀하시는 평정[護]ㆍ기억[念]ㆍ즐거움[樂]을 일으켜 제3선에 들어간다. 그의 몸은 기쁨[喜]이 없어지고 즐거움[樂]에 젖어 두루하고 가득해 충만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비유하면 우발꽃ㆍ발두마꽃ㆍ구두마꽃ㆍ분다리꽃이 처음으로 진흙탕에서 나와 아직 물밖에 떠오르지 않았을 때에 뿌리ㆍ줄기ㆍ가지ㆍ잎이 물속에 잠겨 두루 젖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다. 마납아, 비구들도 이와 같아 제3선에 들어가면 기쁨을 떠나 즐거움에 머물며 그 몸은 두루 젖지 않은 데가 없게 된다. 이것을 ‘현신으로 얻는 세 번째 즐거움’이라고 한다.
017_0931_c_11L彼捨喜護念不錯亂身受快如聖所說起護念樂入第三禪彼身無喜以樂潤漬周遍盈溢無不充滿譬如優鉢花鉢頭摩華拘頭摩花陁利花始出淤泥而未出水根莖枝葉潤漬水中無不周遍摩納比丘如是入第三禪離喜住樂潤漬於身不周遍此是第三現身得樂
017_0932_a_01L또 그는 기쁨도 즐거움도 모두 버리는데, 걱정과 기쁨은 이미 멸하였으며,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평정[護]ㆍ기억[念]ㆍ청정(淸淨)이 있는 제4선에 들어간다. 그의 몸과 마음에는 청정함이 갖추어져 가득 차 넘치고 두루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마치 사람이 깨끗이 목욕하고 하얀 새 천으로 그 몸을 감싸 온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과 같다. 마납아, 비구도 이와 같아 제4선에 들어가면 그 마음의 청정이 온몸에 충만하여 두루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또 제4선에 들어가면 마음에 더해지거나 덜해짐이 없고 또 기울거나 움직이지도 않으며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일도 없어 움직임이 없는 땅에 머무르게 된다. 마치 밀실의 안팎을 틈새 없이 바르고 굳게 문을 닫아 바람이나 먼지가 새어들지 못하게 하고 그 안에서 등불을 밝혀 건드리지 않으면 그 등의 불꽃은 고요히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다. 마납아, 비구도 이와 같아 제4선에 들어가면 마음에 더함도 덜함도 없고 또 기울거나 움직임도 없으며 사랑도 미움도 없어진 움직임이 없는 땅에 머무른다. 이것을 ‘현신으로써 얻는 네 번째 즐거움’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게으름 없이 정근하고 생각이 착란하지 않으며 고요한 것을 좋아해 한가하게 살므로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017_0931_c_18L彼捨喜喜先滅不苦不樂護念淸淨第四禪身心淸淨具滿盈溢無不周猶如有人沐浴淸潔以新白疊被覆其身擧體淸淨摩納比丘如是入第四禪其心淸淨充滿於身無不周遍又入第四禪心無增減亦不傾住無愛恚無動之地譬如密室外塗治堅閉戶嚮無有風塵於內燃燈無觸嬈者其燈焰上怗然不動比丘如是入第四禪心無增減不傾動住無愛恚無動之地此是第四現身得樂所以者何斯由精勤不懈念不錯亂樂靜閑居之所得也
그는 안정된 마음을 얻어 청정하고 더러움이 없으며 부드럽고 길들여져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무른다. 그는 스스로 그 몸속에서 변화를 부리려는 마음을 일으켜 다른 몸을 변화로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변화로 만들어 낸 몸은 지절(支節)이 구족하고 모든 근(根)이 빠짐이 없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관(觀)한다.
‘4대(大)로 이루어진 이 색신(色身)에서 저 몸을 만들었으나 이 몸과 저 몸은 다르다. 그러나 이 몸에서 마음을 일으켜 저 몸을 변화로 만들어 낸 것이므로 모든 근이 구족하고 지절도 빠짐이 없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칼집에서 칼을 빼는 것과 같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칼집과 칼은 다르다. 그러나 그 칼은 칼집에서 나왔다.’
또 어떤 사람이 삼실을 꼬아 노끈을 만드는 것과 같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삼과 노끈은 다르다. 그러나 노끈은 삼에서 나왔다.’
또 어떤 사람이 상자에서 뱀을 끄집어내는 것과 같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상자와 뱀은 다르다. 그러나 뱀은 상자에서 나왔다.’
또 어떤 사람이 상자에서 옷을 꺼내는 것과 같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상자와 옷은 다르다. 그러나 상자에서 옷이 나왔다.’
마납아, 비구도 이와 같다. 이것은 비구가 최초로 얻는 훌륭한 법[勝法]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진하고 생각이 착란하지 않으며 고요한 것을 즐겨 한가히 살므로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017_0932_a_08L彼得定心淸淨無穢柔濡調伏住無動地自於身中起變化心化作異身支節具足諸根無闕彼作是觀此身色四大化成彼身此身亦異彼身亦異此身起心化成彼身諸根具足支節無闕譬如有人鞘中拔刀彼作是念鞘異刀異而刀從鞘出又如有人合麻爲繩彼作是念麻異繩異而繩從麻出又如有人篋中出蛇彼作是念篋異蛇異而蛇從篋出又如有人從簏出衣彼作是念簏異衣異而衣從簏出摩納比丘亦如是此是最初所得勝法所以者何斯由精進念不錯亂靜閑居之所得也
017_0932_b_01L그는 이미 정심(定心)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부드럽게 길들여져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무른다. 이미 4대로 이루어진 색신 속에서 마음을 일으켜 변화로 몸을 만들어냈는데, 그것은 모든 근과 지절이 구족하다. 그러면 그는 이렇게 관한다.
‘이 몸은 4대가 모여 된 것이며, 저 몸은 변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몸과 저 몸은 다르다. 그러나 이 마음은 이 몸 가운데 있고 이 몸에 머물다가 변화로 만들어진 몸에까지 간다.’
비유하면 이렇다. 유리와 마니(摩尼)를 티 없이 밝고 깨끗하게 다듬어 만일 푸른색ㆍ노란색ㆍ붉은색 실로 꿰면 눈이 있는 사람은 손바닥 위에 놓고 보아, 구슬과 실은 다르지만 실이 구슬에 의지하여 이 구슬에서 저 구슬에까지 간 것임을 알 것이다. 마납아, 비구가 마음이 이 몸에 의지해 머무르면서 저 변화로 만들어진 몸에까지 이르는 것을 관찰하는 것도 이와 같다. 이것은 비구의 두 번째 훌륭한 법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근하고 생각이 착란하지 않으며 혼자 있기를 즐겨해 한가하게 살므로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017_0932_a_22L彼已定心淸淨無柔濡調伏住無動地從己四大色身中起心化作化身一切諸根支節具足彼作是觀此身是四大合成身從化而有此身亦異彼身亦異心在此身中依此身住至他身中如琉璃摩尼瑩治甚明淸淨無穢以靑赤綖貫之有目之士置掌而知珠異綖異而綖依於珠從珠至摩納比丘觀心依此身住至彼化身亦復如是此是比丘第二勝法以者何斯由精勤念不錯亂樂獨閑居之所得也
그는 정심(定心)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부드럽게 길들여져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무른다. 그는 또 일심으로 닦고 익혀 신통지(神通智)를 증득하여 능히 갖가지 조화를 부린다. 한 몸을 변화시켜 무수한 몸이 되고 무수한 몸을 합해 한 몸이 되기도 한다. 석벽도 걸림이 없이 날아다니되 마치 공중을 날아다니는 새와 같고 땅에서처럼 물 위를 걷는다. 몸에서는 연기와 불꽃을 내뿜는 것이 마치 큰 불더미 같고 손으로 해와 달을 만지고 선 채로 범천에까지 이른다. 비유하면 옹기장이가 진흙을 잘 빚어 마음대로 어떤 그릇이나 만들어 많은 이익을 얻는 것과 같다. 또 능숙한 목수가 나무를 잘 다듬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많은 이익을 얻는 것과 같다. 또 상아 세공사[牙師]가 코끼리의 이빨을 능숙히 다루는 것과 같고, 또 금 세공사[金師]가 순금[眞金]을 잘 제련하여 마음대로 물건을 만들어 많은 이익을 얻는 것과 같다. 마납아, 비구도 이와 같아 정심(定心)이 청정하여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무르면서 뜻대로 변화하고 나아가 손으로 해와 달을 어루만지며 서서 범천에까지 이른다. 이것은 비구의 세 번째 훌륭한 법이다.
017_0932_b_11L彼以定心淸淨無穢濡調伏住無動地一心修習神通智能種種變化變化一身爲無數身無數身還合爲一身能飛行石壁無遊空如鳥履水如地身出煙焰如大火 ((卄/積)) 手捫日月立至梵天譬如陶師善調和泥隨意所造在作何器多所饒益亦如巧匠善能治木隨意所造自在能成多所饒益又如牙師善治象牙亦如金師善煉眞金隨意所多所饒益摩納比丘如是定心淸住無動地隨意變化乃至手捫日立至梵天此是比丘第三勝法
017_0932_c_01L그는 정심(定心)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부드럽게 길들여져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무른다. 그는 또 일심으로 닦아 익혀 천이지(天耳智)를 증득한다. 그의 천이(天耳)는 깨끗하고 사람의 귀보다 뛰어나 하늘 소리와 사람 소리, 두 가지 소리를 다 듣는다. 마치 성내에 높고 넓고 환히 드러난 큰 강당이 있을 때 귀 밝은 사람이 그 강당 안에 있으면 그 안에서 나는 소리를 애써 힘들이지 않고도 모두 듣는 것과 같다. 비구도 이와 같아 마음이 안정되었기 때문에 하늘 귀가 청정하여 두 가지 소리를 다 듣는다. 마납아, 이것은 비구의 네 번째 훌륭한 법이다.
017_0932_b_23L以心定淸淨無穢柔濡調伏住無動一心修習證天耳智彼天耳淨於人耳聞二種聲天聲人聲譬如城內有大講堂高廣顯敞有聰聽人居此堂內堂內有聲不勞聽功種種悉比丘如是以心定故天耳淸淨二種聲摩納此是比丘第四勝法
그는 정심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부드럽게 길들여져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무른다. 그는 또 일심으로 닦아 익혀 타심지(他心智)를 증득한다. 그는 남의 마음속에 욕심이 있는지 없는지와 번뇌가 있는지 없는지, 어리석음이 있는지 없는지와 마음이 넓은지 좁은지, 마음이 큰지 작은지와 마음이 안정되었는지 어지러운지, 마음이 막혔는지 풀렸는지와 훌륭한 마음과 용렬한 마음, 위없는 마음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안다. 마치 사람이 맑은 물에 자신을 비추면 좋고 나쁨을 틀림없이 아는 것과 같다. 비구도 이와 같이 마음이 깨끗하기 때문에 능히 남의 마음을 안다. 마납아, 이것은 비구의 다섯 번째 훌륭한 법이다.
017_0932_c_07L以定心淸淨無穢柔濡調伏住無動一心修習證他心智彼知他心有欲無欲有垢無垢有癡無癡廣心狹小心大心定心亂心縛心解心心下心至無上心皆悉知之譬如有人以淸水自照好惡必察比丘如以心淨故能知他心摩納此是比丘第五勝法
017_0933_a_01L그는 정심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부드럽게 길들여져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무른다. 일심으로 닦아 익혀서 숙명지(宿命智)를 증득하고 곧 능히 전생의 무수한 갖가지 일들을 기억해 안다. 능히 한 생에서부터 무수한 생에 이르기까지 겁수(劫數)와 겁의 성패와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는 것과 성명ㆍ종족ㆍ음식의 좋고 나쁨ㆍ수명의 길고 짧음ㆍ고락의 경험ㆍ형상과 모습을 모두 기억해 안다. 비유하면 이렇다. 어떤 사람이 자기 마을에서 다른 나라로 가 거기서 다니기도 하고 서기도 하며 말도 하고 잠자코 지내기도 하다가 다시 그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갔다. 이렇게 여기저기를 전전하다가 다시 본토에 돌아온 그는 애써 마음을 쏟지 않고도 돌아다닌 모든 나라와 여기서 저기로 가고 저기서 여기로 오며 걷고 머물고 말하고 침묵했던 것을 모두 기억한다. 마납아, 비구도 이와 같다. 능히 정심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무른다. 그래서 숙명지로써 능히 전생의 무수한 겁에 있었던 일들을 다 기억한다. 이것은 비구가 첫 번째 승(勝)7)을 얻은 것이다. 무명(無明)이 영원히 소멸되고 큰 지혜[大明]의 법이 생겨나며 어둠이 소멸되고 광요(光耀)의 법이 생겨난다. 이것이 비구의 숙명지의 밝음[明]이다. 왜냐 하면 이것은 정근하고 생각에 착란이 없으며 혼자 있기를 즐겨해 한가히 살므로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017_0932_c_15L彼以心定淸淨無穢濡調伏住無動地一心修習宿命智便能憶識宿命無數若干種事憶一生至無數生劫數成敗死此生名姓種族飮食好惡壽命長短受苦樂形色相貌皆悉憶識譬如有從己村落至他國邑在於彼處行若住若語若默復從彼國至於餘如是展轉便還本土不勞心力能憶識所行諸國從此到彼從彼到行住語默皆悉憶之摩納比丘如能以定心淸淨無穢住無動地宿命智能憶宿命無數劫事此是比丘得第一勝無明永滅大明法生冥消滅光曜法生此是比丘宿命智所以者何斯由精勤念無錯亂獨閑居之所得也
017_0933_b_01L그는 정심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부드럽게 길들여져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무른다. 그는 또 일심으로 닦아 익혀 생사를 아는 지혜[見生死智]를 증득한다. 그는 깨끗한 천안(天眼)으로 모든 중생이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에 나는 것을 본다. 형색의 아름답고 추함과 선과 악의 모든 과보와 존귀하고 비천한 것과 짓는 업에 따른 보응(報應)의 인연을 모두 안다.
‘이 사람은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고 뜻으로 악을 생각하며 현성을 비방하고 삿되고 거꾸로 된 소견을 믿었으므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세 갈래 악도(惡道)에 떨어진다. 이 사람은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고 뜻으로 선을 생각하며 현성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을 믿고 행하였으므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난다.’
이렇게 깨끗한 천안으로써 모든 중생이 업연(業緣)에 따라 5도(道)로 오가는 것을 본다. 비유하면 성 안의 높고 넓은 평지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사거리에 높은 누각을 지어 놓고 눈 밝은 사람이 그 위에 올라가 모든 행인을 살핀다면 그들이 동ㆍ서ㆍ남ㆍ북으로 가는 것과 그들의 거동과 하는 짓을 모두 보게 되는 것과 같다. 마납아, 비구도 이와 같아 정심이 청정하여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무르고 생사를 보는 지혜를 증득한다. 그는 깨끗한 천안으로써 모든 중생들이 그가 지은 선악의 업에 따라 생(生)을 받아 다섯 갈래 세계에 오가는 것을 보고 그것을 다 안다. 이것은 비구가 두 번째 명(明)을 얻은 것이다. 무명을 끊고 혜명(慧明)을 내며 어둠을 버리고 지혜의 광명을 낸다. 이것이 중생의 생사를 보는 지혜의 밝음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근하여 생각이 착란하지 않고 혼자 있기를 즐겨해 한가히 살므로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017_0933_a_08L彼以定心淸淨無柔濡調伏住無動處一心修習見生死智證彼天眼淨見諸衆生死此生彼從彼生此形色好醜善惡諸果尊貴卑賤隨所造業報應因緣皆悉知之此人身行惡口言惡意念惡謗賢聖信邪倒見身敗命終墮三惡此人身行善口言善意念善不謗賢聖見正信行身壞命終生天人中以天眼淨見諸衆生隨所業緣往來五道譬如城內高廣平地四交道頭起大高樓明目之士在上而觀見諸行人東西南北擧動所爲皆悉見之摩納比丘如是以定心淸淨住無動見生死智證以天眼淨盡見衆生所爲善惡隨業受生往來五道皆悉知之此是比丘得第二明斷除無明生於慧明捨離闇冥出智慧光此是見衆生生死智證明也所以者何由精勤念不錯亂樂獨閑居之所得
그는 정심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부드럽게 길들여져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머무른다. 그는 또 일심으로 닦아 익혀 무루지(無漏智)를 증득한다. 그는 여실히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알고 유루(有漏)가 모이는 것을 알며 여실히 유루(有漏)가 없어지는 것을 알고 여실히 누진(漏盡)으로 나아가는 길을 안다. 그는 욕루(欲漏)ㆍ유루(有漏)ㆍ무명루(無明漏)를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아서 그 마음이 해탈을 얻고 해탈의 지혜를 얻는다. 생사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며 할 일을 다해 마치고 뒷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 비유하면 맑은 물속에 나무와 돌과 고기와 자라 따위의 족속[水性]들이 동서로 돌아다닐 때 눈이 있는 사람은 ‘이것은 나무와 돌이며, 이것은 고기와 자라다’라고 분명히 보는 것과 같다. 마납아, 비구도 이와 같아 정심이 청정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없는 경지에 머물러 무루지를 증득하고 나아가 뒤의 목숨을 받지 않게 된다. 이것은 비구가 세 번째 명(明)을 얻은 것이다. 무명을 끊고 혜명을 내며 어둠을 버리고 큰 지혜의 광명을 낸다. 이것을 번뇌가 없는 지혜의 밝음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근하여 생각이 착란하지 않고 혼자 있기를 즐겨해 한가히 살므로 해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마납아, 이것을 ‘위없는 명행(明行)의 구족’이라고 한다. 너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이러한 명행을 옳다고 하겠느냐, 그르다고 하겠느냐?”
017_0933_b_05L彼以定心淸淨無穢柔濡調伏不動地一心修習無漏智證彼如實知苦聖諦如實知有漏集如實知有漏盡如實知趣漏盡道彼如是知是見欲漏有漏無明漏心得解脫解脫智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不受後有譬如淸水中有木石鼈水性之屬東西遊行有目之士明了見之此是木石此是魚鼈摩納丘如是以定心淸淨住無動地得無漏智證乃至不受後有此是比丘得第三明斷除無明生於慧明捨離闇出大智光是爲無漏智明所以者斯由精勤念不錯亂樂獨閑居之所得也摩納是爲無上明行具足汝意云何如是明行爲是爲非
017_0933_c_01L부처님께서 다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위없는 명행의 구족을 얻지 못해 네 가지 방편(方便)을 행한다. 어떤 것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마납아, 어떤 사람은 위없는 구족을 얻지 못해 도끼를 들고 광주리를 지고 산에 들어가 약을 구하고 나무뿌리를 먹는다. 마납아, 이것을 위없는 명행구족을 얻지 못해 쓰는 첫 번째 방편이라고 한다. 어떠냐? 마납아, 이것이 첫 번째 방편인데 너와 너의 스승은 이 법을 실천하느냐?”
017_0933_b_20L佛告摩納有人不能得無上明行具足行四方便云何爲四摩納或有人不得無上明行具足而持斫負籠入山求藥食樹木根是爲摩納不得無上明行具足而行第一方便云何摩納此第一方便汝及汝師行此法不
그는 대답했다.
“실천하지 않습니다.”
017_0933_c_03L不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참으로 비천하고 한미[卑微]하여 참과 거짓도 모르면서 석자(釋子)를 비방하고 업신여겼다. 이는 스스로 죄의 뿌리를 심어 지옥의 근본을 키우는 것이다. 마납아, 또 어떤 사람은 위없는 명행구족을 얻지 못해 손에 물병을 들고 지팡이를 가지고 산림 속으로 들어가 저절로 떨어진 과일을 주워 먹는다. 마납아, 이것을 위없는 명행구족을 얻지 못해 쓰는 두 번째 방편이라고 한다. 어떠냐? 마납아, 너와 너의 스승은 이 법을 실천하느냐?”
017_0933_c_04L佛告摩納汝自畀微不識眞而便誹謗輕罵釋子自種罪根地獄本復次摩納有人不能得無上明行具足而手執澡甁持杖筭術山林中食自落果是爲摩納不得無上明行具足而行第二方便云何汝及汝師行此法不
그는 대답했다.
“실천하지 않습니다.”
答曰不也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참으로 비천하고 한미하여 참과 거짓도 모르면서 석자를 비방하고 업신여겼다. 이는 스스로 죄의 뿌리를 심어 지옥의 근본을 키우는 것이다. 마납아, 또 어떤 사람은 위없는 명행구족을 얻지 못해 이전에 캔 약과 떨어진 과일을 버리고 다시 마을로 돌아와 사람들에게 의지해 살면서 초막 암자를 세우고 풀과 나무의 잎을 먹는다. 마납아, 이것을 위없는 명행구족을 얻지 못해서 쓰는 세 번째 방편이라고 한다. 어떠냐? 마납아, 너와 너의 스승은 이 법을 실천하느냐?”
017_0933_c_10L告摩納汝自卑微不識眞僞而便誹輕慢釋子自種罪根長地獄本摩納不得無上明行具足而捨前採藥及拾落果還來向村依附人閒起草菴舍食草木葉摩納是爲不得明行具足而行第三方便云何汝及汝師行此法不
그는 대답했다.
“실천하지 않습니다.”
答曰不也
017_0934_a_01L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참으로 비천하고 한미하여 참과 거짓도 모르면서 석자를 비방하고 업신여겼다. 이는 스스로 죄의 뿌리를 심어 지옥의 근본을 키우는 것이다. 이것을 세 번째 방편이라고 한다.8) 마납아, 또 어떤 사람은 위없는 명행구족을 얻지 못해 약초도 먹지 않고 떨어진 과일도 먹지 않으며 풀잎도 먹지 않고 마을이나 성에다 큰 집을 짓고 살면 동ㆍ서ㆍ남ㆍ북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이 힘닿는 대로 공급한다. 이것을 위없는 명행구족을 얻지 못해서 쓰는 네 번째 방편이라고 한다. 어떠냐? 마납아, 너와 너의 스승은 이 법을 실행하느냐?”
017_0933_c_17L告摩納汝自畀微不識眞僞而便誹輕慢釋子自種罪根長地獄本爲第三方便復次摩納不得無上明行具足不食藥草不食落果不食草而於村城起大堂閣諸有東西南北行人過者隨力供給是爲不得無上明行具足而行第四方便云何汝及汝師行此法不
그는 대답했다.
“실행하지 않습니다.”
答曰不也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참으로 비천하고 한미하여 참과 거짓도 모르면서 석자를 비방하고 업신여겼다. 이는 스스로 죄의 뿌리를 심어 지옥의 근본을 키우는 것이다. 어떠냐? 마납아, 옛날의 여러 바라문과 선인(仙人)들은 모두들 재주가 많아 본래 외우고 익힌 것에 대해 찬탄하고 칭설(稱說)하였는데, 그것이 지금은 너희 바라문들이 외우고 칭설해야 할 것이 되었다. 그들은 곧 첫째 아타마(阿咤摩)이며, 둘째 바마(婆摩)이며, 셋째 바마제바(婆摩提婆)이며, 넷째 비파밀다(鼻波密多)이며, 다섯째 이두뢰실(伊兜瀨悉)이며, 여섯째 야바제가(耶婆提伽)이며, 일곱째 바바바실타(婆婆婆悉吒)이며, 여덟째 가섭(迦葉)이며, 아홉째 아루나(阿樓那)이며, 열째 구담(瞿曇)이며, 열한째는 수이바(首夷婆)이며, 열두째 손타라(損陀羅)이다.
이러한 여러 큰 선인(仙人) 바라문들도 지금 너의 스승이나 제자들이 살고 있는 곳처럼 모두 해자[塹]를 파고 당각(堂閣)을 세웠느냐?”
017_0934_a_02L告摩納汝自卑微不識眞僞而便誹輕慢釋子自種罪根長地獄本摩納諸舊婆羅門及諸仙人多諸伎術讚嘆稱說本所誦習如今婆羅門所可諷誦稱說阿咤摩婆摩婆摩提婆鼻波密多伊兜瀨耶婆提伽婆婆婆悉咤阿樓那瞿曇十一首夷婆損陁羅如此諸大仙婆羅門皆掘塹建立堂閣如汝師徒今所居止不
그는 대답했다.
“아닙니다.”
017_0934_a_12L答曰不也
“저 모든 큰 선인들도 지금 너의 스승이나 제자들이 살고 있는 곳처럼 성곽(城郭)을 세우고 집에 둘러싸인 채 그 가운데에서 살았느냐?”
017_0934_a_13L彼諸大仙頗起城郭圍遶舍宅居止其中如汝師徒今所止不
그는 대답했다.
“아닙니다.”
017_0934_a_14L答曰不也
“저 모든 큰 선인들도 지금 너의 스승이나 무리들처럼 높은 침상과 겹이불 위에서 부드러운 옷을 입고 살았느냐?”
017_0934_a_15L彼諸大仙頗處高牀重褥綩綖細軟如汝師徒今所止不
“아닙니다.”
017_0934_a_16L答曰不也
“저 모든 큰 선인들도 지금 너의 스승이나 제자들처럼 혹은 금ㆍ은ㆍ영락과 갖가지 빛깔의 화만과 미녀(美女)를 즐겼느냐?
저 모든 큰 선인들도 지금의 너의 스승이나 제자들처럼 혹은 보배 수레를 타고 창을 든 자를 앞장세우며 흰 일산으로 몸을 가리고 손에는 보배 총채를 잡으며 갖가지 빛깔의 보배 신을 신고 또 새하얀 옷을 입었느냐?”
017_0934_a_17L彼諸大仙頗以金銀瓔珞雜色花鬘美女自娛如汝師徒不彼諸大仙頗駕乘寶車 ((金*戟)) 導引白蓋自覆手執寶拂著雜色寶屣又著全白疊如汝師徒今所服不
그는 대답했다.
“아닙니다.”
答曰不也
017_0934_b_01L“마납아, 너는 참으로 비천하고 한미하여 참과 거짓도 모르면서 석자를 비방하고 업신여겼다. 이는 스스로 죄의 뿌리를 심어 지옥의 근본을 키우는 것이다. 어떠냐? 마납아, 저 모든 큰 선인과 옛날의 바라문들이 본래 외우고 익혔던 것에 대해 찬탄하고 칭설했던 것이 지금은 바라문들이 칭설하고 외워야 할 것이 되었다. 만일 아마타 등 선인들의 말을 전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으로써 범천에 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납아, 그것은 마치 파사닉왕이 사람들과 의논한 것이나 혹은 여러 왕과 혹은 대신과 바라문과 거사와 의논한 것을 다른 하인[細人]이 듣고는 사위성에 들어가 사람을 만나 곧 ‘파사닉왕은 이런 말을 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어떠냐? 마납아, 왕은 이 사람과 함께 의논한 적이 있느냐?”
017_0934_a_21L摩納汝自卑微不識眞僞而便誹謗輕慢釋子自種罪根長地獄本云何摩納如彼諸大仙舊婆羅門讚嘆稱說本所諷誦如今婆羅門所可稱說諷誦阿咤摩等若傳彼所說以教他人望生梵天者無有是處猶如摩納波斯匿與人共議或與諸王或與大婆羅門居士共論餘細人聞入舍衛城遇人便說波斯匿王有如是語云何摩納王與是人共言議不
그는 대답했다.
“아닙니다.”
017_0934_b_08L答曰不也
“마납아, 이 사람이 왕의 말을 외워 남에게 말한다고 해서 왕이나 대신 노릇을 할 수 있겠느냐?”
017_0934_b_09L摩納此人諷誦王言以語餘人寧得爲王作大臣不
그는 대답했다.
“그럴 수 없습니다.”
答曰無有是處
“마납아, 너희들이 오늘날 옛날의 큰 선인 바라문들이 한 말을 전하여 남에게 가르치는 것으로써 범천에 태어나려고 하나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떠냐? 마납아, 너희들은 남의 공양을 받고 능히 법에 따라 실천하느냐?”
017_0934_b_10L摩納汝等今日傳先宿大仙舊婆羅諷誦教人欲至生梵天者無有是云何摩納汝等受他供養能隨法行不
그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구담이시여, 남의 공양을 받으면 마땅히 법에 따라 실천합니다.”
017_0934_b_14L答曰如是瞿曇受他供養當如法行
“마납아, 너의 스승 비가라사라 바라문은 왕이 봉(封)해 준 마을을 받고도 파사닉왕과 함께 이야기할 때 왕에게 긴요한 말은 해주지 않고 무익한 말만 했으며 바른 일로써 서로 충고하고 깨우쳐 주지 않았다. 너는 이제 스스로 너와 너의 스승의 잘못을 살펴보아라. 그러나 그 일은 우선 두고 일단 네가 여기 온 이유를 생각해 보라.”
017_0934_b_15L摩納汝師沸伽羅婆羅門受王村而與王波斯匿共論議時說王不要論無益之言不以正事共相諫曉汝今自觀及汝師過且置是事但當求汝所來因緣
017_0934_c_01L마납은 곧 눈을 들어 여래의 몸을 살피면서 모든 상호(相好)를 찾아보았다. 다른 상호는 다 볼 수 있었으나 오직 두 가지 상만은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곧 마음에 의심을 품었다. 그때 세존께서 잠자코 생각하셨다.
‘이제 이 마납이 두 가지 상을 보지 못해 의심을 품는구나.’
곧 넓고 긴 혀의 상을 내어 귀를 핥고 얼굴을 덮었다. 그래도 저 마납은 다시 한 가지 상을 의심했다.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셨다.
‘이제 이 마납이 아직 한 가지 상을 보지 못해 의심하는구나.’
곧 신력으로 저 마납 혼자만 음마장(陰馬藏)을 볼 수 있게 하였다. 마납은 상을 전부 다 보고 나서야 여래에 대해서 다시는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돌고 물러갔다.
017_0934_b_19L摩納卽時擧目觀如來身求諸相好盡見餘相唯不見二心卽懷疑爾時世尊默自念言此摩納不見二相以此生疑卽出廣長舌相舐耳覆面彼摩納復疑一世尊復念今此摩納猶疑一相以神力使彼摩納獨見陰馬藏爾時摩納盡見相已乃於如來無復狐疑卽從座起遶佛而去
그 무렵 비가라 바라문은 문 밖에 서 있다가 멀리서 그 제자가 오는 것을 보고는 그를 맞이하며 물었다.
“네가 구담을 살펴보니 진실로 상을 갖추었더냐? 또 공덕(功德)과 신력(神力)이 듣던 바와 같더냐?”
017_0934_c_04L沸伽羅婆羅門立於門外遙望弟子見其遠來問之言汝觀瞿曇實具相不功德神力實如所聞不
그는 곧 스승에게 여쭈었다.
“구담 사문은 32상을 다 구족하고 있었고, 공덕과 신력도 듣는 바와 같았습니다.”
017_0934_c_07L卽白師言瞿曇沙門三十二相皆悉具足功德神力實如所聞
스승은 또 물었다.
“너는 구담과 잠시라도 이야기해 보았느냐?”
017_0934_c_09L師又問曰汝頗與瞿曇少語議
그는 대답했다.
“실로 구담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答曰實與瞿曇言語往返
스승은 또 물었다.
“너는 구담과 무슨 일을 이야기하였느냐?”
017_0934_c_10L師又問汝與瞿曇共論何事
마납은 부처님과 이야기한 것을 낱낱이 그 스승에게 여쭈었다.
스승이 말했다.
“나의 총명한 제자가 이렇게 하였으니 우리가 지옥에 들어갈 날도 멀지 않았구나. 왜냐하면 너는 모든 탐욕이 좋다고 말하여 구담을 헐뜯어서 그를 불쾌하게 하였고 그가 나를 멀리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너는 총명한 제자라면서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머지않아 나를 지옥에 들어가게 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 스승은 분노에 찬 마음으로 곧 마납을 차서 수레에서 떨어뜨리고 자기는 수레에 올랐다. 저 마납은 수레에서 떨어질 때에 그만 백라(白癩)병이 생겼다.
017_0934_c_11L摩納如共佛論具以白師師言我遂得聰明弟子致使如是者我等將入地獄不久所以者何汝語諸欲勝毀呰瞿曇使之不悅於我轉疏汝與聰明弟子致使如是使我入地獄不久於是其師懷忿結心卽蹴摩納令墮師自乘車彼摩納當墮車時卽生白癩
그때 비가라사라 바라문은 하늘을 우러러 해를 보았다. 그리고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다.
‘오늘은 사문 구담을 만나기에 적당한 때가 아니다. 내일까지 기다렸다가 찾아가 만나 보리라.’
비가라사라 바라문은 이튿날 아침에 보배 수레를 엄숙하게 치장하고 500명 제자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이차(伊車) 숲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세존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안부를 물은 뒤 한쪽에 앉았다. 거기서 여래의 몸을 우러러보았는데 모든 상을 다 보았으나 오직 두 가지 상만은 보지 못했다.
017_0934_c_18L伽羅婆羅婆羅門仰觀日已然自念今覲沙門瞿曇非是時也須待明當往覲問於明日旦嚴駕寶車五百弟子前後圍遶詣伊車林中車步進到世尊所問訊已一面坐觀如來身具見諸相唯不見二相
017_0935_a_01L이렇게 바라문이 두 가지 상을 의심하자 부처님께서는 그의 생각을 아시고 곧 넓고 긴 혀의 상을 내어 귀를 핥고 얼굴을 덮었다. 바라문은 또 한 가지 상을 의심했다. 부처님께서는 그 생각을 아시고 곧 신력으로서 음마장(陰馬藏)을 볼 수 있게 하셨다. 그제야 바라문은 여래의 32상을 빠짐없이 보고 마음이 곧 열려 다시는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일 제가 길을 가다가 길에서 부처님을 만날 때, 잠깐이라도 수레를 멈추거든 곧 저는 이미 세존을 경례했다고 아십시오. 왜냐하면 저는 봉읍(封邑)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제가 수레에서 내리면 반드시 이 봉읍을 잃고 나쁜 소문이 퍼질 것입니다.”
017_0935_a_01L婆羅門疑於二相佛知其念卽出廣長舌相舐耳覆面婆羅門又疑一佛知其念卽以神力使見陰馬藏婆羅門具見如來三十二相心卽開悟無復狐疑尋白佛言若我行時中路遇佛少停止乘當知我已禮敬世尊所以者何我受他村封設下乘當失此封惡聲流布
그는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일 제가 수레에서 내리면서 칼을 풀고 일산을 물리고 또 깃대와 물병과 신발을 치우거든 곧 저는 이미 여래를 예경했다고 아십시오. 왜냐하면 저는 봉읍을 받아 다섯 가지 위의(威儀)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제가 예배한다면 곧 봉읍을 잃고 나쁜 소문이 퍼질 것입니다.
017_0935_a_09L又白佛言我下乘解劍退蓋幷除幢麾澡甁履當知我已禮敬如來所以者何受他封故有五威儀若禮拜者卽失所封惡名流布
그는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일 제가 여러 사람 속에 있다가 부처님을 보고 일어나서는 만일 오른 쪽 어깨를 드러내고 스스로 성명을 대거든 곧 저는 이미 여래를 예경했다고 아십시오. 왜냐하면 저는 봉읍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예배한다면 곧 봉읍을 잃고 나쁜 소문이 퍼질 것입니다.”
017_0935_a_13L又白佛言若我在衆見佛起者若偏露右臂自稱姓字知我已敬禮如來所以者何我受他若禮拜者則失封邑惡名流布
그는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제가 정법 가운데에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세존과 모든 대중께서는 제 초청을 들어주십시오.”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셨다.
017_0935_a_16L白佛言我歸依佛歸依法歸依僧聽我於正法中爲優婆塞自今已後不殺不婬不欺不飮酒唯願世尊及諸大衆當受我請爾時世尊默然受請
바라문은 부처님께서 잠자코 계시는 것을 보고 허락하신 줄을 알았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저도 모르는 사이에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떠나갔다.
그는 돌아가서 음식을 장만하였고 공양 준비가 다 되자 다시 돌아와 공양 때가 되었다고 여쭈었다.
017_0935_a_20L婆羅門見佛默然知以許可卽從坐起不覺禮佛遶三帀而去歸設飯供膳旣辦還白時到
017_0935_b_01L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모든 대중 1,250명과 함께 그의 집으로 가 자리에 앉으셨다.
017_0935_a_23L爾時世尊著衣持鉢與諸大衆千二百五十人往詣其舍就坐而坐
그러자 바라문은 손수 갖가지 맛난 음식을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바쳤다. 공양이 끝나자 발우를 거두고 물을 돌리기를 마쳤다. 그때 바라문은 오른손으로 제자 아마주의 손을 잡고 세존 앞에 나아가 여쭈었다.
“원하건대, 여래시여, 이 자의 참회를 받아주십시오. 원하건대, 여래시여, 이 자의 참회를 받아주십시오.”
이렇게 세 번 말하고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마치 잘 길들여진 코끼리나 말이 잠깐 미끄러져 넘어졌다가도 다시 바른 길로 돌아오는 것처럼 이 사람도 비록 실수가 있었으나 부디 그 참회를 받아주십시오.”
017_0935_b_02L婆羅門手自斟以種種甘膳供佛及僧食訖去鉢行澡水畢時婆羅門右手執弟子阿摩晝臂至世尊前言唯願如來聽其悔唯願如來聽其悔過如是至三又白佛言猶如善調象馬猶有蹶倒還復正路此人如是雖有漏失願聽悔過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너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현세에서 안온하게 하며 네 제자의 백라병도 낫게 해 주리라.”
부처님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그 제자의 백라병은 곧 나았다.
017_0935_b_08L佛告婆羅門當使汝受命延長現世安隱使汝弟子白癩得除佛言適訖時彼弟子白癩卽除
017_0935_c_01L 그때 바라문은 작은 자리를 가져다 부처님 앞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곧 바라문을 위하여 설법하시고 가르쳐 보여 이롭고 기쁘게 하셨으니, 그것은 시론(施論)ㆍ계론(戒論)ㆍ생천론(生天論)이었다. 욕심은 더러운 때[穢汙]이고, 상루(上漏)는 우환거리[患]가 되며 출요(出要)가 제일이라 하시면서 청정함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하셨다. 세존께서는 바라문의 마음이 이미 부드럽게 다루어지고 청정하고 때가 없어 도(道)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음을 아셨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들이 늘 그러하셨던 법과 같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苦出要諦]를 말씀하셨다. 그러자 바라문은 곧 그 자리에서 번뇌의 때를 멀리 여의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그것은 마치 정결한 흰 천이 쉽게 염색되는 것과 같았다. 비가라사라 바라문도 그와 같아 법을 보고 법을 얻어 도과(道果)가 확고해졌고 다른 도를 믿지 않고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이제 다시금 부처님과 법과 비구들께 귀의합니다.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간음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오직 원하건대, 세존과 모든 대중께서는 저를 가엾이 여기시어 7일 동안의 초청을 들어주십시오.”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것을 허락하셨다. 그리하여 바라문은 곧 7일 동안 부처님과 대중에게 갖가지로 공양하였다. 세존께서는 7일을 지내고 나서 세상에 나와 노니셨다.
017_0935_b_11L婆羅門取一小座於佛前坐世尊卽爲婆羅門說示教利喜施論戒論生天之論爲穢污上漏爲患出要爲上演布淸爾時世尊知婆羅門心已調柔無垢堪受道教如諸佛常法說苦聖諦集聖諦苦滅聖諦苦出要諦婆羅門卽於座上遠塵離垢得法眼猶如淨潔白疊易爲受染沸伽婆羅婆羅門亦復如是見法得法決定道不信餘道得無所畏卽白佛言我今再三歸依佛法及比丘僧聽我於正法中爲優婆塞盡形壽不殺不盜不欺不飮酒唯願世尊及諸大衆哀愍我故受七日請爾時世尊默然許之婆羅門卽於七日中種種供養佛及大衆爾時世尊過七日已行人閒
부처님께서 떠나신 지 오래지 않아 비가라사라 바라문은 병들어 목숨을 마쳤다. 그때 비구들은 이 바라문이 7일 동안 부처님께 공양하고는 곧 목숨을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각각 궁금해 하였다.
‘그는 목숨을 마치고 어느 세계에 태어났을까?’
여러 비구들은 세존께 나아가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저 바라문은 7일 동안 부처님께 공양하고 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났는데, 장차 어느 곳에 가서 태어났겠습니까?”
017_0935_c_05L佛去未久沸伽羅婆羅婆羅門遇病命終諸比丘聞此婆羅門於七日中供養佛已便取命終各自念此命終爲生何趣爾時衆比丘往至世尊所禮佛已一面坐白佛言彼婆羅門於七日中供養佛已身壞命終生何處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족성자(族姓子)는 모든 착함을 다 모아 법을 구족하였고 법을 어기지 않고 행하여 5하결(下結)을 끊었다. 그는 저 세상에서 반열반(般涅槃)에 들 것이며 이 세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017_0935_c_11L佛告比丘此族姓子諸善普法法具足不違法行斷五下結彼般涅槃不來此世
그러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7_0935_c_13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佛說長阿含經卷第十三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이 경의 이역본으로 오(吳)나라 지겸(支謙)이 한역한 『불개해범지아발경(佛開解梵志阿颰經)』이 있다.
  2. 2)팔리어로는 Pokkharasārī이고 비가사(費迦沙)라고도 음역하며 연화경(蓮華莖)이라 한역한다.
  3. 3)리그ㆍ사마ㆍ야주르 베다를 말한다.
  4. 4)팔리본에는 māṇavo antevāsī 즉 ‘나이 어린 제자’로 되어 있다. 마납(摩納)은 음역어로서 고유명사가 아니라 ‘나이 어린’이란 뜻이다.
  5. 5)팔리어로는 Okkāka라 하고, 범어로는 Ikṣvāku라 한다. 또한 의사마(懿師摩)ㆍ의마미(懿摩彌)라고도 하고 감자(甘蔗)로 한역한다. 석가족 시조의 이름이다. 원ㆍ명 2본에는 의마(懿摩)로 되어 있다.
  6. 6)고려대장경에는 ‘득성안근(得聖眼根)’으로 되어 있고, 명본에는 ‘득성제근(得聖諸根)’으로 되어 있다. 뒤의 문장에서 ‘득성제근(得聖諸根)’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아 ‘안(眼)’은 ‘제(諸)’로 써야 옳을 듯하다. 여기에서는 명본에 의거하여 번역하였다.
  7. 7)다음에 제2명(明)ㆍ제3명을 거론하며 비구가 3명(明)을 얻게 되는 과정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승(勝)’은 ‘명(明)’이 되어야 내용상 옳을 듯하다.
  8. 8)문맥상 ‘이것을 세 번째 방편이라 한다[是爲第三方便]’는 생략하고 읽는 것이 옳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용으로 보아도 옳지 않고 반복되고 있는 문장 구조상에도 빠지는 것이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