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7_1073_c_01L
중아함경 제6권
017_1073_c_01L中阿含經卷第六

3. 사리자상응품 제3②

26) 구니사경(瞿尼師經) 제6초 1일송
017_1073_c_02L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譯
舍梨子相應品瞿尼師經第六 初一日誦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17_1073_c_04L我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을 유행하실 때에 죽림가란다원(竹林迦蘭哆園)에 계셨다.
017_1073_c_05L一時佛遊王舍城在竹林迦蘭哆園
그때 구니사(瞿尼師) 비구도 왕사성을 유행하고 있었는데, 무사실(無事室)에 있으면서 조롱하며 비웃고 교만하게 남을 업신여기고 방정맞게 까불고 쉽게 잊어버리며, 마음은 원숭이와 같아 종잡을 수 없었다. 구니사 비구는 사소한 일로 왕사성에 왔었다. 이때에 존자 사리자는 비구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마친 뒤에 조그마한 일 때문에 강당에 모여 있었다. 구니사 비구도 왕사성에서 볼 일을 마치고 강당으로 갔다.
017_1073_c_06L爾時瞿尼師比丘亦遊王舍城在無事室調笑憍傲躁擾喜忘心如獼猴瞿尼師比丘爲少緣故王舍城是時尊者舍梨子與比丘衆中食已後因小事故集在講堂尼師比丘於王舍城所作已訖往詣講堂
사리자는 멀리서 구니사가 오는 것을 보고 구니사에 대해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무사(無事) 비구1)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공경하고 존중하며 순종하고 따라 관찰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만일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할 때에 공경하고 존중하지 않거나 순종하고 따라 관찰하지 않으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공경하고 존중하지 않는 일이 허다하고 순종하고 따라 관찰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대중 가운데 가서도 또한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공경하고 존중하기를 배우고 순종하고 따라 관찰해야 합니다.
017_1073_c_12L尊者舍梨子遙見瞿尼師來已因瞿尼師告諸比丘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敬重而隨順觀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多不敬重隨順觀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所以者何此賢無行於無事多不敬重不隨順觀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敬重隨順觀
017_1074_a_02L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남을 조롱하거나 비웃지 않아야 하며 조급하게 서두르지도 않아야 합니다. 만일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남을 조롱하거나 비웃으며 조급하게 서두르는 일이 많으면 곧 비구들의 이런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남을 조롱하고 비웃으며 조급하게 서두르는 일이 많다.’
그래서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남을 조롱하거나 비웃지 않는 것을 배우고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아야 합니다.
017_1073_c_21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學不調笑而不躁擾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多行調笑而躁擾者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所以者何此賢無事行於無事多行調笑及於躁擾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不調笑令不躁擾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축생들과 관련되는 이야기[畜生論]2)를 하지 않기를 배워야 합니다. 만일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축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하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축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대중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축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기를 배워야 합니다.
017_1074_a_07L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不畜生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多畜生論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何爲行無事所以者何此賢無事行於無事多畜生論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不畜生論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교만하지 않고 또 말을 적게 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만일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교만하게 굴거나 말이 많으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 하면서 교만하게 굴고 말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교만하지 않고 또 말을 적게 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017_1074_a_14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不憍傲及少言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多行憍傲多言說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所以者何賢無事行於無事多行憍傲及多言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不憍傲及少言說
017_1074_b_02L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모든 감각기관[根]을 잘 보호하기를 배워야 합니다. 만일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면서 모든 감각기관을 보호하지 않으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은 무사 비구라 하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고 하면서, 모든 감각기관을 잘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모든 감각기관을 잘 보호하는 것부터 배워야 합니다.
017_1074_a_22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護諸根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多不護諸根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以者何此賢無事行於無事多不護諸根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護諸根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음식에 만족할 줄 아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만일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더 많은 음식을 탐하여 만족할 줄 모르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더 많은 음식을 탐하여 만족할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음식에 만족할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017_1074_b_06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學食知止足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貪餘多食不知足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以者何此賢無事行於無事貪餘多不知止足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當學食知止足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기를 배워야 합니다. 만일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정진하지 않고 게을리 하면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정진하지 않고 도리어 게으름만 피우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기를 배워야 합니다.
017_1074_b_13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精進而不懈怠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多不精進而懈怠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所以者何此賢無事於無事多不精進而反懈怠若至衆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諸賢事比丘行於無事當學精進而不懈
017_1074_c_02L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바른 생각과 또 바른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만일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바른 생각이 없고 바른 지혜가 없으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바른 생각이 없고 또 바른 지혜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바른 생각과 또 바른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017_1074_b_21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正念及正智也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多無正念無正智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以者何此賢無事行於無事多無正念及無正智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當學正念及正智也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때를 아는 것과 좋은 때를 배워 너무 일찍 마을에 들어가 밥을 빌지 않아야 하고, 또한 너무 늦게까지 마을에 나돌아 다니지도 않아야 합니다. 만일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너무 일찍 마을에 들어가 밥을 빌거나 또는 늦게까지 마을에 나돌아 다니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너무 일찍 마을에 들어가 밥을 빌기도 하고 또는 너무 늦게까지 마을에 나돌아 다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때를 알고 좋은 때가 언제인가를 배워야 합니다.
017_1074_c_05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知時及善時也早入村而行乞食亦不晩出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早入村邑而行乞食又晩出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所以者何賢無事行於無事早入村邑而行乞又復晩出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當學知時及善時也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자리에 잘 앉는 것을 배워서, 장로의 자리를 핍박하거나 젊은 비구를 꾸짖어 자리에서 내쫓지 않아야 합니다. 만일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장로의 자리를 핍박하거나 젊은 비구를 꾸짖어 내쫓는다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장로의 자리를 핍박하고 젊은 비구를 꾸짖어 내쫓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자리에 잘 앉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017_1074_c_14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知坐及善坐也逼長老坐爲小比丘訶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逼長老坐爲小比丘訶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所以者何此賢無事於無事逼長老坐爲小比丘訶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知坐及善坐也
017_1075_a_03L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대중들과 함께 율(律)과 아비담(阿毗曇:論)에 대하여 논하기를 배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할 때 어떤 사람이 와서 율과 아비담에 대해 묻는데,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율과 아비담에 대해 대답할 줄 모른다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율과 아비담에 대해서 대답할 줄을 모른다.’
그래서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대중들과 함께 율과 아비담에 대해서 의논하기를 배워야 합니다.
017_1074_c_23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共論律阿毘曇何以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時或有來問律阿毘曇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不知答阿毘曇者則致比丘訶數詰責賢無事何爲行無事所以者何此賢無事行於無事不知答律及阿毘曇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共論阿毘曇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대중들과 함께 식해탈(息解脫)3)을 배워 색(色)의 선정을 여의고 무색정(無色定)에 이르는 것에 대하여 논하기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할 때 어떤 사람이 와서 색정(色定)을 초월하여 무색정에 이르는 식해탈에 대하여 묻는데,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색정을 초월하여 무색정에 이르는 식해탈에 대하여 대답할 줄을 모른다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색의 선정을 초월하여 무색정에 이르는 식해탈에 대하여 대답할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대중들과 함께 색의 선정을 초월하여 무색정에 이르는 식해탈에 대하여 의논하기를 배워야 합니다.
017_1075_a_10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共論息解脫離色至無色定以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時有來問息解脫離色至無色定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不知答息解離色至無色定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所以者此賢無事行於無事不知答息解離色至無色定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是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共論息解脫離色至無色定
017_1075_b_03L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대중들과 함께 누진지통(漏盡智通)4)에 대하여 논하기를 배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와서 누진지통에 대하여 묻는데,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누진지통에 대하여 대답할 줄을 알지 못하면 곧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이 무사 비구라지만 어떻게 무사를 행한다고 하겠는가? 왜냐하면 이 사람은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한다면서 누진지통에 대하여 대답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비구들의 꾸짖음과 힐책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무사 비구로서 무사를 행하려면 마땅히 대중들과 함께 누진지통에 대하여 논하기를 배워야 합니다.”
017_1075_a_21L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共論漏盡智通何以故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時或有來問漏盡智通諸賢若無事比丘行於無事而不知答漏盡智通者則致比丘訶數詰責此賢無事何爲行無事所以者何賢無事行於無事而不知答漏盡智若至衆中亦致比丘訶數詰責諸賢無事比丘行於無事當學共論漏盡智通
이때에 존자 대목건련도 대중 가운데 있었는데, 그가 말하였다.
“존자 사리자여, 무사 비구가 무사를 행하는 경우에만 이와 같은 법을 배워야 하고 마을에 거주하는 다른 비구는 배우지 않아도 되는가?”
017_1075_b_07L是時尊者大目揵連亦在衆中尊者大目乾連白曰尊者舍梨子但無事比丘行於無事應學如是法非謂人閒比丘耶
존자 사리자가 대답하였다.
“존자 대목건련이여, 무사 비구가 무사를 행하는 데도 오히려 이와 같은 법을 배워야 하는데 하물며 다른 비구이겠는가?”
017_1075_b_10L尊者舍梨子答曰尊者大目揵連無事比丘行於無事尚學如是法況復人閒比丘耶
이와 같이 두 존자는 다시 서로를 ‘훌륭하다’고 칭찬해 주었다. 이와 같이 이야기를 나눈 다음 그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7_1075_b_12L如是二尊更相稱說讚歎善哉聞所說已從座起去

공경하고 존중하여 조롱하거나 비웃지 말고
축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논하거나 교만하지 말고
모든 감관[根]을 보호하고 먹는 것에 만족할 줄 알며
정진ㆍ바른 생각ㆍ바른 지혜를 가지도록 하라.
017_1075_b_14L敬重無調笑
不畜生論傲
護根食知足
精進正念智

때를 알고 또한 잘 앉을 줄[善坐] 알고
율과 아비담에 대하여 논할 줄 알며
식해탈을 설명할 줄 알아야 하며
누진통(漏盡通) 또한 그러하다.

이 니구사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모두 1,740자이다.
017_1075_b_16L 知時亦善坐
論律阿毘曇
及說息解脫
漏盡通亦然
瞿尼師經第六竟千七百四十字

27) 범지타연경(梵志陀然經) 제7초 1일송
017_1075_b_18L中阿含舍梨子相應品梵志陁然經第七 初一日誦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17_1075_b_19L我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을 유행하실 때에 죽림가란다원(竹林加蘭哆園)에서 큰 비구들과 함께 여름 안거를 지내셨다. 그때 존자 사리자(舍梨子)는 사위국(舍衛國)에서 또한 여름 안거를 지냈다.
017_1075_b_20L一時佛遊王舍城在竹林加蘭哆園與大比丘衆俱共受夏坐爾時尊者舍梨子在舍衛國亦受夏
017_1075_c_03L이때 한 비구가 왕사성에서 3개월 동안의 여름 안거를 마치고, 옷을 기워 단속하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서 사위국으로 가서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머물고 있었다. 그 비구는 존자 사리자에게 가서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017_1075_b_23L是時有一比丘於王舍城受夏坐過三月已補治衣竟攝衣持鉢王舍城往舍衛國住勝林給孤獨園彼一比丘往詣尊者舍梨子所稽首禮足卻坐一面
존자 사리자가 물었다.
“현자는 어디서 왔으며 어느 곳에서 여름 안거를 지냈는가?”
017_1075_c_04L尊者舍梨子問曰從何處來於何夏坐
그 비구는 대답하였다.
“존자 사리자여, 저는 왕사성에서 왔고 또한 그곳에서 여름 안거를 지냈습니다.”
017_1075_c_05L彼一比丘答尊者舍梨子我從王舍城來在王舍城受夏坐
사리자가 다시 물었다.
“현자여,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신 세존께서는 거룩한 몸이 건강하시고 편안하시며 무병하시고, 기거는 가벼우시며 기력도 여전하시던가?”
017_1075_c_07L復問賢者世尊在王舍城受夏坐聖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耶
“그렇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신 거룩한 몸은 건강하시고 편안하시며 무병하시고 기거도 가벼우시며 기력도 한결같으십니다.”
017_1075_c_09L答曰如是尊者舍梨子世尊在王舍城受夏坐聖體康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
사리자가 다시 물었다.
“현자여,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지낸 비구와 비구니들도 다들 건강하고 편안하며, 무병하고 기거하기에 가벼우며 기력은 한결같으며, 자주 부처님을 뵙고 즐거이 법을 듣고자 하던가?”
017_1075_c_11L賢者比丘衆比丘尼衆在王舍城受夏坐聖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欲數見佛樂聞法耶
“그렇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지낸 비구와 비구니들도 다들 건강하고 편안하며 무병하고 기거도 가벼우며, 기력도 한결같고 자주 부처님을 뵙고 즐거이 법을 듣고자 했습니다.”
017_1075_c_14L如是尊者舍梨子比丘衆比丘尼衆在王舍城受夏坐聖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欲數見佛盡樂聞法
“현자여, 왕사성의 우바새와 우바이들도 몸이 건강하고 편안하며 무병하고 기거도 가벼우며, 기력도 한결같고 자주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자 하던가?”
017_1075_c_18L復問賢者優婆塞衆優婆夷衆住王舍城身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欲數見佛樂聞法耶
“그렇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왕사성의 우바새와 우바이들도 몸이 건강하고 편안하며, 무병하고 기거도 가벼우며 기력도 한결같고 자주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자 했습니다.”
017_1075_c_21L答曰如是尊者舍梨子優婆塞優婆夷衆住王舍城身體康强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欲數見盡樂聞法
017_1076_a_02L“현자여,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지낸 이학(異學)인 몇몇의 사문(沙門) 범지(梵志)들도 몸이 건강하고 편안하며 무병하고 기거도 가벼우며, 기력도 한결같고 자주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자 하던가?”
017_1075_c_24L復問賢者若干異學沙梵志在王舍城受夏坐身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欲數見佛樂聞法耶
“그렇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지낸 이학인 몇몇의 사문 범지들도 여름 안거 동안 몸이 건강하고 편안하며 기거도 가볍고 기력도 한결같으며, 자주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자 했습니다.”
017_1076_a_03L答曰如是尊者舍梨若干異學沙門梵志在王舍城受夏坐身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欲數見佛盡樂聞法
사리자가 물었다.
“현자여, 왕사성에 타연(陀然)이라는 한 범지가 있는데, 그는 내가 출가하기 전의 옛 벗이다. 현자는 아는가?”
“압니다.”
017_1076_a_06L復問賢者在王舍城有一梵志名曰陁然是我昔日未出家友賢者識耶答曰識之
“현자여, 왕사성의 범지 타연도 몸이 건강하고 편안하며 무병하고, 기거도 가벼우며 기력도 한결같고 자주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자 하던가?
017_1076_a_09L復問賢者梵志陁然住王舍城身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欲數見佛樂聞法耶
“존자 사리자여, 왕사성의 범지 타연도 몸이 건강하고 편안하며, 무병하고 기거도 가벼우며 기력도 한결같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을 뵈려고 하지 않았고, 법 듣기를 즐겨하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존자 사리자여, 범지 타연은 정진하지 않고 또한 금계(禁戒)를 범하기 때문입니다. 저들은 왕에게 붙어서는 범지와 거사들을 속이고, 또한 바라문과 거사들에게 의지해서 왕을 속이곤 합니다.”
017_1076_a_11L答曰尊者舍梨子梵志陁然住王舍城身體康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欲見佛不樂聞法所以者何尊者舍梨梵志陁然而不精進犯於禁戒彼依傍於王欺誑梵志居士依恃梵志居士欺誑於王
사리자는 그 말을 듣고 사위국에서 3개월 동안의 여름 안거를 마친 뒤에, 옷을 기워 단속하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국에서 왕사성으로 옮겨가서 죽림가란다원(竹林加蘭哆園)에 머물렀다.
017_1076_a_17L尊者舍梨子聞已於舍衛國受夏坐訖過三月已補治衣竟衣持鉢從舍衛國往詣王舍城住竹林加蘭哆園
그때 존자 사리자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차례로 밥 빌기를 마치고, 범지 타연의 집에 이르렀다. 이때 범지 타연은 그 집에서 나와 우물가에 가서 그곳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었다.5)
017_1076_a_20L於是尊者舍梨子過夜平旦著衣持鉢入王舍城次行乞食乞食已竟往至梵志陁然家是時志陁然從其家出至泉水邊苦治居
017_1076_b_02L범지 타연은 멀리서 존자 사리자가 오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의 옷을 벗어 메고 합장한 채 사리자를 향해 찬탄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사리자여, 사리자께서는 오랫동안 여기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범지 타연은 공경스런 마음으로 존자 사리자를 부축해 모시고 집안으로 들어가, 좋은 자리를 깔고 앉기를 청했다. 사리자는 곧 그 평상에 앉았다. 범지 타연은 사리자가 앉는 것을 보고 금조관(金澡灌)을 잡고 사리자에게 드시기를 청했다.
017_1076_a_24L梵志陁然遙見尊者舍梨子來坐而起偏袒著衣叉手向尊者舍梨子讚曰善來舍梨子舍梨子久不來於是梵志陁然敬心扶抱尊者舍梨子將入家中爲敷好牀請使令坐尊者舍梨子卽坐其牀梵志陁然見尊者舍梨子坐已執金澡灌請尊者舍梨子食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타연이여, 다만 마음이 기쁘면 만족한다.”
017_1076_b_07L尊者舍梨子曰陁然但心喜足
범지 타연은 다시 두 번 세 번 먹기를 청하였다. 존자 사리자도 두 번 세 번 말하였다.
“그만두라. 타연이여, 다만 마음이 기쁘면 만족한다.”
017_1076_b_08L梵志陁然復再三請食者舍梨子亦再三語曰陁然心喜足
이때 범지 타연이 물었다.
“사리자여, 무슨 까닭으로 이 집에 들어오시고선 잡수려 하지 않습니까?”
017_1076_b_10L是時梵志陁然問曰舍梨子何故入如是家而不肯食
사리자가 말했다.
“타연이여, 너는 정진하지도 않으면서 금계를 범하고 있다. 왕에게 붙어서는 범지와 거사들을 속이고, 범지와 거사들에게 붙어서는 왕을 속이고 있다.”
017_1076_b_11L答曰陁然汝不精進犯於禁戒依傍於王欺誑梵志居士依傍梵志居士欺誑於王
범지 타연이 말하였다.
“사리자여, 알아야 합니다. 나는 지금 세속에 있으면서 가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나는 스스로도 안온해야 하겠으나 부모를 공양하고 처자를 보살피며 종들까지도 부양해야 합니다. 왕에게 조세를 보내야 하고, 모든 하늘에 제사지내야 하며 선조에게 제사지내고 또 사문 범지에게도 보시해야 합니다. 그것은 후세에 하늘에 나서 장수를 누리고 즐거운 과보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사리자여, 이런 모든 일을 그만두고 한결같이 법만을 따를 수는 없습니다.”
017_1076_b_13L梵志陁然答曰舍梨子當知我今在以家業爲事我應自安隱供養父瞻視妻子供給奴婢當輸王租祀諸天祭餟先祖及布施沙門梵志爲後生天而得長壽得樂果報故梨子是一切事不可得疑一向從法
017_1076_c_02L이에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다.
“타연이여, 내가 지금 너에게 물을 것이니 아는 대로 대답하라. 범지 타연이여, 너의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어떤 사람이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나쁜 짓을 했다고 하자. 그는 나쁜 짓을 했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악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났다. 지옥에 나자, 옥졸들이 그를 잡아 몹시 괴롭게 다스릴 때 그는 옥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옥졸이여, 알아야 한다. 나를 괴롭게 다스리지 말라. 왜냐하면 나는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서 악을 행했기 때문이다.’
어떠냐? 타연이여, 그 사람은 옥졸에게서 이 고통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017_1076_b_19L於是尊者舍梨子告曰陁然我今問隨所解答梵志陁然於意云何使有人爲父母故而行作惡因行惡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地獄已獄卒執捉極苦治時彼向獄卒而作是語獄卒當知莫苦治我以者何我爲父母故而行作惡云何陁然彼人可得從地獄卒脫此苦耶
타연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017_1076_c_04L答曰不也
사리자가 또 물었다.
“타연이여, 너의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처자를 위하느라고 악을 행했다 하자. 그는 악을 행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났다. 지옥에 나자, 옥졸이 그를 잡아 몹시 괴롭게 다스릴 때 그는 옥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옥졸이여, 알아야 한다. 나를 괴롭게 다스리지 말라. 왜냐하면 나는 처자를 위하느라고 악을 행했기 때문이다.’
어떠냐? 타연이여, 그 사람은 옥졸에게서 이 고통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017_1076_c_05L復問陁然於意云何若復有人爲妻子故而行作惡因行惡故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生地獄獄卒執捉極苦治時彼向獄卒而作是語獄卒當知莫苦治我所以者我爲妻子故而行作惡云何陁然彼人可得從地獄卒脫此苦耶
타연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017_1076_c_11L答曰不也
“타연이여, 너의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종들을 위하느라고 악을 행했다 하자. 악을 행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났다. 지옥에 나자, 옥졸이 그를 잡아 몹시 괴롭게 다스릴 때 그는 옥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옥졸이여, 알아야 한다. 나를 괴롭게 다스리지 말라. 나는 종들을 위하느라고 악을 행했기 때문이다.’
어떠냐? 타연이여, 그 사람은 옥졸에게서 이 고통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017_1076_c_12L復問陁然於意云何若復有人爲奴婢故而行作惡因行惡故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生地獄已獄卒執捉極苦治時彼向獄卒而作是語獄卒當知莫苦治我所以者何我爲奴婢故而行作惡云何陁然人可得從地獄卒脫此苦耶
타연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017_1076_c_18L答曰
017_1077_a_02L또 물었다.
“타연이여, 너의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왕을 위하고 하늘을 위하고 선조를 위하고 사문 범지를 위하느라고 악을 행했다 하자. 그는 악을 행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났다. 지옥에 나자, 옥졸이 그를 잡아 몹시 괴롭게 다스릴 때 그는 옥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옥졸이여, 알아야 한다. 나를 괴롭게 다스리지 말라. 나는 왕을 위하고 하늘을 위하고 선조를 위하고 사문 범지를 위하느라고 악을 행했다.’
어떠냐? 타연이여, 그 사람은 옥졸에게서 이 고통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017_1076_c_19L復問陁然於意云何若復有人爲爲天爲先祖爲沙門梵志故而行作惡因行惡故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生地獄已獄卒執捉極苦治時彼向獄卒而作是語獄卒當知莫苦治我所以者何我爲王爲天先祖爲沙門梵志故而行作惡云何陁然彼人可得從地獄卒脫此苦耶
타연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017_1077_a_03L答曰不也
다시 물었다.
“타연이여, 족성자(族姓子)는 법답고 업다우며 공덕답게 재물을 얻어, 존중하고 공경을 다하며 효도로써 부모를 섬기고, 복덕의 업을 행하여 악한 업을 짓지 않아야 한다. 타연이여, 만일 족성자가 법답고 업다우며 공덕답게 재물을 얻어 존중하고 받들어 공경하며 부모를 효도로써 섬기고, 복덕의 업을 행하여 악한 업을 짓지 않으면, 그는 곧 부모의 사랑을 받게 되어 부모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로 하여금 굳세고 건강하여 수명이 끝없게 하리라. 왜냐하면 우리가 너로 말미암아 안온하고 쾌락하기 때문이다.’
타연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부모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면 그 덕은 날로 나아가 마침내 쇠퇴함이 없을 것이다.
017_1077_a_04L陁然族姓子可得如法如功德得錢財尊重奉敬孝養父行福德業不作惡業陁然若族姓子如法如業如功德得錢財尊重奉敬孝養父母行福德業不作惡業者彼便爲父母之所愛念而作是言汝强健壽考無窮所以者何我由汝安隱快樂陁然若有人極爲父母所愛念者其德日進終無衰退
타연이여, 족성자는 법답고 업다우며 공덕답게 재물을 얻어, 처자를 사랑하고 염려하며 공급해주어 보살피며 복덕의 업을 행하고 악한 업을 짓지 않아야 한다. 타연이여, 만일 족성자가 법답고 업다우며 공덕답게 재물을 얻어 처자를 사랑하고 염려하며, 공급해주어 보살피며 복덕의 업을 행하여 악한 업을 짓지 않으면, 그는 곧 처자들의 존경을 받게 되어 처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원컨대, 당신은 굳세고 건강하여 수명이 다함이 없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당신으로 말미암아 안온하고 쾌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연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처자의 지극한 존경을 받으면, 그 덕은 날로 늘어나 마침내 쇠퇴함이 없을 것이다.
017_1077_a_12L陁然族姓子可得如法如業如功德得錢愛念妻子供給瞻視行福德業作惡業陁然若族姓子如法如業功德得錢財愛念妻子供給瞻視福德業不作惡業者彼便爲妻子之所尊重而作是言願尊强健壽考無所以者何我由尊故安隱快樂若有人極爲妻子所尊重者其德日進終無衰退
017_1077_b_02L타연이여, 족성자는 법답고 업다우며 공덕답게 재물을 얻어, 종들을 가엾이 여겨 먹을 것을 주어 보살피며, 복덕의 업을 행하여 악한 업을 짓지 않아야 한다. 타연이여, 만일 족성자가 법답고 업다우며 공덕답게 재물을 얻어 종들을 가엾이 여겨 먹을 것을 주어 보살피며, 복덕의 업을 행하여 악한 업을 짓지 않으면, 그는 곧 종들의 존경을 받게 되어 종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원컨대 상전께서는 굳세고 건강하여 수명이 다함없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상전으로 말미암아 우리들이 안온함을 얻기 때문입니다.’
타연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종들의 지극한 존경을 받으면, 그 덕은 날로 늘어나 마침내 쇠퇴함이 없을 것이다.
017_1077_a_21L陁然族姓子可得如如業如功德得錢財愍傷奴婢恤瞻視行福德業不作惡業陁然族姓子如法如業如功德得錢財傷奴婢給恤瞻視行福德業不作惡業者彼便爲奴婢之所尊重而作是願令大家强健壽考無窮所以者由大家故我得安隱陁然若有人極爲奴婢所尊重者其德日進終無衰退
타연이여, 족성자는 법답고 업다우며 공덕답게 재물을 얻어, 사문 바라문을 존중하고 공양하며 복덕의 업을 행하여 악한 업을 짓지 않아야 한다. 타연이여, 만일 족성자가 법답고 업다우며 공덕답게 재물을 얻어, 사문 범지를 존중하고 공양하며 복덕의 업을 행하여 악한 업을 짓지 않으면, 그는 곧 사문 범지의 지극한 사랑을 받게 되어, 사문 범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시주는 굳세고 건강하여 수명이 끝이 없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시주로 말미암아 안온과 쾌락을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타연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사문 범지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면 그 덕은 날로 늘어나 마침내 쇠퇴함이 없을 것이다.”
017_1077_b_07L陁然族姓子可得如法如業功德得錢財尊重供養沙門梵志福德業不作惡業陁然若族姓子如如業如功德得錢財尊重供養沙梵志行福德業不作惡業者彼便極爲沙門梵志之所愛念而作是言令施主强健壽考無窮所以者何由施主故得安隱快樂陁然若有人極爲沙門梵志所愛念者其德日進終無衰退
이에 범지 타연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의 옷을 벗어 메고 합장하며 존자 사리자에게 말했다.
“사리자여, 내게 단정(端正)이라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데, 나는 그녀에게 반했기 때문에 방일하게 되어 크게 죄업을 지었습니다. 사리자여, 나는 오늘부터 아내 단정을 버리고 스스로 존자 사리자에게 귀의하겠습니다.”
017_1077_b_16L於是梵志陁然卽從坐起偏袒著衣叉手向尊者舍梨子白曰舍梨子我有愛婦名曰端正我惑彼而爲放逸大作罪業舍梨子我從今日始捨端正婦自歸尊者舍梨子
존자 사리자가 대답하였다.
“타연이여, 너는 내게 귀의하지 말라. 너는 마땅히 내가 귀의한 부처님께 직접 귀의하라.”
017_1077_b_20L尊者舍梨子答曰陁然汝莫歸我所歸佛汝應自歸
“존자 사리자여, 나는 오늘부터 스스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께 귀의하겠습니다. 원컨대 존자 사리자께서는 나를 받아 주셔서 부처님의 도량에 우바새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이 몸을 마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며, 마침내 목숨이 다할 때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017_1077_b_22L梵志陁然白曰者舍梨子我從今日自歸於佛法及比丘衆唯願尊者舍梨子受我爲佛優婆塞終身自歸乃至命盡
017_1077_c_02L이에 존자 사리자는 범지 타연을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간절히 우러르게 하며 그의 뜻을 성취하여 기뻐하게 하였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여 그로 하여금 발심하게 하고 우러러 사모하게 하며, 그의 뜻을 성취하여 기뻐하게 한 다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왕사성을 유행하였다. 거기서 몇 날을 지내다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서 나와 남산으로 가서, 남산 작은 마을 북쪽에 있는 섭화(攝惒)숲에 머물렀다.
017_1077_c_02L於是者舍梨子爲梵志陁然說法勸發渴成就歡喜無量方便爲彼說法發渴仰成就歡喜已從坐起去遊王舍城住經數日攝衣持鉢從王舍城往詣南山住南山村北尸攝和林
그때에 어떤 비구도 왕사성을 유행하며 며칠을 지내다가 옷과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을 나왔으며, 역시 남산으로 가서 남산 작은 마을 북쪽에 있는 섭화숲에 머물렀다.
017_1077_c_08L彼時有一比丘遊王舍城住經數攝衣持鉢從王舍城出亦至南山住南山村北尸攝和林中
그 비구는 존자 사리자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017_1077_c_10L於是彼一比丘往詣尊者舍梨子所稽首禮足卻坐一面
존자 사리자가 물었다.
“현자는 어디서 오며 어디서 유행하였는가?”
017_1077_c_12L尊者舍梨子問曰賢者何處來何處遊行
“존자 사리자여, 저는 왕사성에서 왔으며 그곳에서 유행하였습니다.”
017_1077_c_13L比丘答曰尊者舍梨子我從王舍城來遊行王舍城
“현자여, 왕사성에 내가 출가하기 전의 친한 친구 타연이란 범지가 있는데 그를 아는가?”
017_1077_c_14L賢者知王舍城有一梵志名曰陁是我昔日未出家友耶
“압니다.”
答曰知也
“현자여, 왕사성에 있는 범지 타연은 몸이 건강하고 편안하며, 무병하고 기거가 가벼우며 기력도 한결같은가? 그리고 또 자주 부처님을 뵙고 즐거이 법을 듣고자 하던가?”
017_1077_c_16L復問賢者梵志陁然住王舍城身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欲數見佛樂聞法耶
비구가 대답하였다.
“존자 사리자여, 범지 타연은 자주 부처님을 뵙고자 하며, 또한 자주 법을 들으려고 합니다. 다만 편안하지 못해 기력이 갈수록 쇠해가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존자 사리자여, 범지 타연은 지금 병을 앓아 아주 위독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칠지도 모릅니다.”
017_1077_c_19L答曰尊者舍梨梵志陁然欲數見佛欲數聞法不安快氣力轉衰所以者何尊者舍梨子梵志陁然今者疾病極困危篤或能因此而至命終
017_1078_a_02L존자 사리자가 이 말을 듣고는 곧 가사와 발우를 챙겨 가지고 남산에서 왕사성으로 가서 죽림가란다원(竹林迦蘭哆園)에 머물렀다. 존자 사리자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범지 타연의 집으로 갔다. 범지 타연은 멀리서 존자 사리자가 오는 것을 보고 곧 평상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존자 사리자가 달려가 만류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범지 타연이여, 그대는 누워 있으라. 일어나지 말라. 다른 평상이 있으니, 나는 거기에 따로 앉겠다.”
017_1077_c_23L尊者舍梨子聞是語已卽攝衣持鉢從南山出至王舍城住竹林加蘭哆園於是尊者舍梨子過夜平旦著衣持鉢往詣梵志陁然家梵志陁然遙見尊者舍梨子見已便欲從牀而起尊者舍梨子見梵志陁然欲從牀起便止彼曰志陁然汝臥勿起更有餘牀我自別
그리고는 존자 사리자는 곧 그 평상에 앉은 다음 물었다.
“타연이여, 병은 이제 어떤가? 음식은 얼마나 먹는가? 앓는 고통이 더 심하지나 않는가?”
017_1078_a_08L於是尊者舍梨子卽坐其牀坐已問曰陁然所患今者何似飮食多少疾苦轉損不至增耶
“나는 병 때문에 너무도 고달프고 음식도 먹히지 않으며, 앓는 고통이 날로 더할 뿐 덜한 줄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마치 역사(力士)가 잘 드는 칼로 머리를 찔러 심한 고통을 주는 것처럼, 지금 내 머리가 아픈 것도 그와 같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마치 역사가 단단한 노끈으로 머리를 졸라매어 심한 고통을 주는 것처럼 지금 내 머리가 아픈 것도 그와 같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마치 송아지를 잡을 때 잘 드는 칼로 그 배를 쪼개어 지극한 고통을 주는 것처럼, 지금 내 배가 아픈 것도 그와 같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마치 두 역사가 바짝 여윈 어떤 사람을 붙잡아 불 위에 올려놓고 구워 지극한 고통을 주는 것처럼, 지금 내 몸도 그렇게 아파서 온몸에 고통이 더할 뿐 덜하지 않음도 그와 같습니다.”
017_1078_a_10L陁然答曰所患至困飮食不進疾苦但增而不覺損尊者舍梨子猶如力士以利刀刺頭但生極苦我今頭痛亦復如是尊者舍梨子猶如力士以緊索繩而纏絡但生極苦我今頭痛亦復如是者舍梨子猶屠牛兒而以利刀破於牛腹但生極苦我今腹痛亦復如是尊者舍梨子猶兩力士捉一羸人在火上炙但生極苦我今身痛擧體生但增不減亦復如是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다.
“타연이여, 내가 이제 그대에게 물을 것이니 그대는 아는 대로 대답하라. 범지 타연이여, 너의 생각은 어떠한가? 지옥과 축생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017_1078_a_20L尊者舍梨子告曰陁然我今問汝隨所解答梵志陁然於意云何地獄畜生何者爲勝
타연이 대답하였다.
“축생이 낫습니다.”
017_1078_a_22L陁然答曰畜生勝也
“타연이여, 축생과 아귀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017_1078_a_23L復問陁然畜生餓鬼何者爲勝
“아귀가 낫습니다.”
陁然答曰餓鬼勝也
“타연이여, 아귀와 사람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017_1078_a_24L復問陁然餓鬼比人何者爲勝
017_1078_b_02L“사람이 낫습니다.”
017_1078_b_02L陁然答曰人爲勝也
“타연이여, 사람과 사왕천(四王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017_1078_b_03L復問陁然四王天何者爲勝
“사천왕이 낫습니다.”
陁然答曰四王天勝
“타연이여, 사왕천과 삼십삼천(三十三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017_1078_b_04L復問陁然四王天三十三天何者爲勝
“삼십삼천이 낫습니다.”
017_1078_b_05L然答曰三十三天勝
“타연이여, 삼십삼천과 염마천(焰摩天)6)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017_1078_b_06L復問陁然三十三天㷿摩天何者爲勝
“염마천이 낫습니다.”
017_1078_b_07L陁然答曰㷿摩天勝
“타연이여, 염마천과 도솔타천(兜率陀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017_1078_b_08L復問陁然㷿摩天兜率陁天何者爲勝
“도솔타천이 낫습니다.”
陁然答曰兜率陁天勝
“타연이여, 도솔타천과 화락천(化樂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017_1078_b_09L陁然兜率陁天化樂天何者爲勝
“화락천이 낫습니다.”
017_1078_b_10L陁然答曰化樂天勝
“타연이여, 화락천과 타화락천(他化樂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017_1078_b_11L復問陁然化樂他化樂天何者爲勝
“타화락천이 낫습니다.”
017_1078_b_12L陁然答曰化樂天勝
“타연이여, 타화락천과 범천(梵天) 중 어느 것이 낫겠는가?”
017_1078_b_13L復問陁然他化樂天梵天何者爲勝
“범천이 제일 좋습니다. 범천이 가장 좋습니다.”
017_1078_b_14L陁然答曰梵天最勝梵天最勝
017_1078_c_02L존자 사리자가 말했다.
“타연이여, 세존(世尊)ㆍ지견(智見)ㆍ여래(如來)ㆍ무소착(無所着)ㆍ등정각(等正覺)께서 4범실(梵室)7)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족성남과 족성녀가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혀서 욕심을 끊고 욕념(欲念)을 버리게 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범천에 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타연이여,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이 자애[慈]와 함께하여 한 방위[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2ㆍ3ㆍ4방과 4유ㆍ상하의 일체에 두루한다. 마음은 자애와 함께하므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도록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불쌍히 여김[悲]과 기뻐함[喜] 또한 그러하며, 마음은 평정[捨]과 함께하므로 맺힘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다.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도록 성취하여 노닌다. 이것이 이른바 세존ㆍ지견ㆍ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 설하신 4범실이라는 것이다. 또 족성남과 족성녀가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혀서 욕심을 끊고 욕념을 버리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범천에 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017_1078_b_15L尊者舍梨子告曰陁然世尊知如來無所著等正覺說四梵室族姓男族姓女修習多修習斷欲欲念身壞命終生梵天中云何爲四陁然多聞聖弟子心與慈俱遍滿一方成就遊如是二三四方四維上下普周一切心與慈俱無結無怨無恚無諍極廣甚大無量善修遍滿一切世閒成就遊如是悲喜心與捨俱結無怨無恚無諍極廣甚大無量善遍滿一切世閒成就遊是謂陁然世尊知見如來無所著等正覺說四梵室謂族姓男族姓女修習多修習斷欲捨欲念身壞命終生梵天中
이에 존자 사리자는 타연을 교화하고 그를 위해 범천의 법을 설하여 마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사리자가 왕사성에서 나와 미처 죽림가란다원에 이르기도 전에, 범지 타연은 4범실을 닦아 익혀 욕심을 끊고 욕념을 버리고 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범천에 태어났다.
017_1078_c_05L尊者舍梨子教化陁然爲說梵天法已從坐起去尊者舍梨子從王舍城出未至竹林加蘭哆園於其中閒梵志陁然修習四梵室斷欲捨欲念身壞命終生梵天中
이때 세존께서는 무량한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셨다. 세존께서 멀리서 존자 사리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리자 비구는 총명한 슬기[聰慧]ㆍ빠른 슬기[速慧]ㆍ민첩한 슬기[捷 慧]ㆍ예리한 슬기[利慧]ㆍ넓은 슬기[廣慧]ㆍ깊은 슬기[深慧]ㆍ도(道)로 나아가는 슬기[出要慧]ㆍ밝게 통달한 슬기[明達慧]ㆍ변재의 슬기[辯才慧]가 있다. 사리자는 진실한 슬기를 성취했다. 사리자 비구는 범지 타연을 교화하고, 그를 위해 범천의 법을 설명해주고 오는 중이다. 만일 다시 범천법보다 더 윗단계의 법으로 교화했더라면 법다운 법을 속히 깨닫게 했을 것이다.”
017_1078_c_10L是時世尊無量大衆前後圍繞而爲說法世尊遙見尊者舍梨子來告諸比丘舍梨子比丘聰慧速慧捷慧利慧廣慧深慧要慧明達慧辯才慧舍梨子比丘成就實慧此舍梨子比丘教化梵志陁爲說梵天法來若復上化者速知法如法
이에 존자 사리자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여, 너는 어찌하여 범지 타연에게 범천보다 더 윗단계의 법을 가르치지 않았느냐? 만일 더 윗단계의 법으로 교화했더라면 그는 더 빨리 법다운 법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017_1078_c_17L於是尊者舍梨子往詣佛所稽首禮足卻坐一面世尊告曰舍梨汝何以不教梵志陁然過梵天法若上化者速知法如法
사리자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 모든 범지들은 오랫동안 범천에 집착하고 범천을 좋아하며 범천을 구경(究竟)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들은 범천을 존경하며 실로 범천이 있다고 하면서 ‘우리 범천’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제가 그렇게 대응해 주었습니다.”
017_1078_c_20L尊者舍梨子白曰世尊彼諸梵志長夜愛著梵天於梵天究竟梵天是尊梵天實有梵爲我梵天是故世尊我如是應
017_1079_a_03L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자와 한량없는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범지타연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331자이다.
017_1078_c_23L說如是尊者舍梨子及無量百千衆聞佛所說歡喜奉行
梵志陁然經第七竟三千三百三十一字

28) 교화병경(敎化病經)8) 제8초 1일송
017_1079_a_04L中阿含舍梨子相應品教化病經第八 初一日誦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17_1079_a_05L我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때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017_1079_a_06L一時佛遊舍衛國在勝林給孤獨園
마침 장자 급고독(給孤獨)이 병이 들어 위독하였다. 그때 장자 급고독이 한 심부름꾼[使者]에게 말했다.
“너는 부처님께 나아가 나를 위하여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세존께 ‘거룩한 몸은 건강하시고 편안하시며 병도 없으시고, 기거하시기에 불편한 점은 없으시며 기력도 여전하십니까?’ 하고 문안드려라. 또 ‘장자 급고독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세존께 문안드립니다. 거룩한 몸은 건강하시고 편안하시며 병도 없으시고, 기거하시기에 불편한 점은 없으시며 기력도 여전하십니까?’ 하고 나 대신 말씀드려라.
너는 나를 대신하여 부처님께 문안을 드린 뒤에 존자 사리자에게 가서 나를 위하여 그의 발에 절하고 ‘거룩한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며 질병이나 없으신지, 또 기거하는 데에 불편한 점은 없으며 기력도 여전하십니까?’ 하고 문안드려라.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씀드려라.
‘장자 급고독은 존자 사리자 발에 머리를 조아려 문안드립니다. 거룩한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며 질병이나 없으신지, 또 기거하는 데에 불편한 점은 없으며 기력도 여전하십니까? 존자 사리자여, 장자 급고독은 병을 앓아 지극히 피곤하며 지금은 위독하게 되었습니다. 장자 급고독은 지극한 마음으로 존자 사리자를 뵙고자 합니다. 그러나 몸이 몹시 쇠약하여 존자 사리자를 찾아뵐 힘이 없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부디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셔서 장자 급고독의 집으로 와 주십시오.’”
017_1079_a_07L爾時長者給孤獨疾病危於是長者給孤獨告一使人汝往詣佛爲我稽首禮世尊足問訊世尊聖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耶作如是語長者給孤獨稽首佛足問訊世尊(聖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耶)汝旣爲我問訊佛已往詣尊者舍梨子所爲我稽首禮彼足已問訊尊者聖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不作如是語長者給孤獨稽首尊者舍梨子足問訊尊(聖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力如常不)尊者舍梨子長者給孤獨疾病極困今至危篤長者給孤獨至心欲見尊者舍梨子然體至羸乏力可來詣尊者舍梨子所善哉尊者舍梨子爲慈愍故願往至長者給孤獨家
017_1079_b_03L이에 심부름꾼은 장자 급고독의 분부를 받고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장자 급고독께서는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존께 문안드립니다. 거룩한 몸은 건강하시고 편안하시며 질병이 없으시고, 기거하시는 데에 불편한 점은 없으시며 기력도 여전하십니까?”
017_1079_a_24L於是使人受長者給孤獨教已往詣佛所稽首禮足卻住一面白曰世尊長者給孤獨稽首佛足問訊世尊聖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力如常耶
그러자 세존께서 심부름꾼에게 말씀하셨다.
“장자 급고독을 안온하고 쾌락하게 하며, 하늘과 사람ㆍ아수라(阿修羅)ㆍ건탑화(揵塔惒)ㆍ나찰(羅刹)과 다른 온갖 중생들의 몸까지도 안온하고 쾌락하게 하리라.”
이에 심부름꾼은 부처님 말씀을 들어 잘 받아 지니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 떠나갔다.
017_1079_b_05L爾時世尊告使人曰令長者給孤獨安隱快樂令天及人阿修揵塔和羅剎及餘種種身安隱快於是使人聞佛所說善受善持首佛足繞三帀而去
다시 존자 사리자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말씀드렸다.
“존자 사리자여, 장자 급고독은 존자 사리자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문안드립니다. 거룩한 몸은 건강하고 편안하며, 질병이 없으시고, 기거하시기 불편한 점은 없으시며, 기력도 여전하십니까? 존자 사리자시여, 장자 급고독은 병을 심하게 앓아 지금은 위독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장자 급고독은 지극한 마음으로 존자 사리자를 뵙고자 합니다. 그러나 몸이 몹시 쇠약하여 존자 사리자를 찾아뵐 힘이 없습니다. 존자 사리자시여, 부디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셔서 장자 급고독의 집으로 와 주십시오.”
존자 사리자는 곧 그를 위하여 잠자코 받아들였다. 심부름꾼은 존자 사리자가 잠자코 받아들인 것을 알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그 주위를 세 번 돌고 떠나갔다.
017_1079_b_09L往詣尊者舍梨子所稽首禮足卻坐一面白曰尊者舍梨子長者給孤獨稽首尊者舍梨子足問訊尊者聖體康强安快無病起居輕便氣力如常不尊者舍梨子長者給孤獨疾病極困今至危篤者給孤獨至心欲見尊者舍梨子體至羸乏無力可來詣尊者舍梨子善哉尊者舍梨子爲慈愍故往詣長者給孤獨家尊者舍梨子卽爲彼默然而受於是使人知尊者舍梨子默然受已卽從坐起稽首作禮三帀而去
사리자는 그 밤을 지내고 이른 새벽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장자 급고독의 집으로 갔다. 장자 급고독은 멀리서 존자 사리자가 오는 것을 보고 곧 평상에서 일어나려 하였다.
017_1079_b_21L尊者舍梨子過夜平旦衣持鉢往詣長者給孤獨家長者給孤獨遙見尊者舍梨子來見已便欲從牀而起
사리자는 그것을 보고 곧 그를 만류하며 말하였다.
“장자여, 일어나지 마시오. 장자여, 일어나지 마시오. 다른 평상이 있으니 나는 거기에 따로 앉을 것입니다.”
017_1079_b_24L尊者舍梨子見彼長者欲從牀起便止彼曰長者莫起長者莫更有餘牀我自別坐
017_1079_c_03L사리자는 곧 그 평상에 앉은 뒤에 물었다.
“장자의 병은 지금은 어떠하며 음식은 얼마나 먹습니까? 앓는 고통이 더하지는 않습니까?”
017_1079_c_03L尊者舍梨子卽坐其牀坐已問曰長者所患今復何似飮食多少疾苦轉損不至增耶
장자가 대답하였다.
“질병에 지극히 시달리고 음식도 잘 먹지 못하며, 앓는 고통이 날로 더할 뿐, 덜해짐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017_1079_c_05L長者答曰所患至困飮食不進疾苦但增而不覺損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만일 어리석은 범부라면, 불신(不信)을 성취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곳에 이를 것이니 틀림없이 지옥에 태어날 것이오. 그러나 장자는 불신이 없고 오직 훌륭한 믿음만 있으니, 장자는 훌륭한 믿음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기며 혹은 사다함과(斯陁含果)를 증득하거나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증득할 것이오. 장자는 옛날에 이미 수다원(須陁洹)을 증득하였소.
017_1079_c_07L尊者舍梨子告曰者莫怖長者莫怖所以者何若愚癡凡夫成就不信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長者今日無有不信唯有上信長者因上信故或滅苦痛生極快樂因上信故或得斯陁含果或阿那含果長者本已得須陁洹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만일 어리석은 범부라면, 악한 계율로 인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곳에 이를 것이니 틀림없이 지옥에 날 것이오. 그러나 장자에겐 악한 계율은 없고 오직 선한 계율만 있으니, 장자는 그 선한 계율로 말미암아 고통이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기며, 혹은 사다함과를 증득하거나 아니면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증득할 것이오. 장자는 옛날에 이미 수다원을 증득하였소.
017_1079_c_13L長者莫長者莫怖所以者何若愚癡凡夫因惡戒故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長者無有惡戒唯有善戒長者因善戒故或滅苦痛生極快樂因善戒故或得斯陁含果或阿那含果者本已得須陁洹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만일 어리석은 범부라면, 많이 듣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곳에 이를 것이니 틀림없이 지옥에 날 것이오. 그러나 장자는 많이 들었으니, 장자는 많이 들음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기며, 많이 들었기 때문에 혹 사다함과를 증득하거나 아니면 아나함과를 증득할 것이오. 장자는 옛날에 이미 수다원을 증득하였소.
017_1079_c_19L長者莫怖長者莫所以者何若愚癡凡夫因不多聞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長者無不多聞唯有多聞長者因多聞故或滅苦痛生極快樂因多聞故或得斯陁含果或阿那含果長者本已得須陁洹
017_1080_a_03L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만일 어리석은 범부라면, 간탐(慳貪)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곳에 이를 것이니 틀림없이 지옥에 날 것이오. 그러나 장자에겐 간탐이 없고 오직 은혜로 보시한 일만 있으니, 장자는 은혜로써 베풀어 보시한 일로 말미암아 고통이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기며, 은혜로써 보시한 일로 말미암아 혹은 사다함과를 증득하거나 아니면 아나함과를 증득할 것이오. 장자는 옛날에 이미 수다원을 증득하였소.
017_1079_c_25L長者莫怖長者莫怖所以者若愚癡凡夫因慳貪故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長者無有慳貪唯有惠施長者因惠施故或滅苦痛生極快樂因惠施故或得斯陁含果或阿那含果長者本已得須陁洹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만일 어리석은 범부라면, 악한 지혜[惡慧]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곳에 이를 것이니 틀림없이 지옥에 날 것이오. 그러나 장자에겐 악한 지혜는 없고 선한 지혜만 있으니, 장자는 선한 지혜로 말미암아 고통이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기며, 좋은 지혜로 말미암아 혹은 사다함과를 증득하거나 아니면 아나함과를 증득할 것이오. 장자는 옛날에 이미 수다원을 증득하였소.
017_1080_a_07L者莫怖長者莫怖所以者何若愚癡凡夫因惡慧故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長者無有惡慧唯有善慧長者因善慧故或滅苦痛生極快樂因善慧故或得斯陁含果或阿那含長者本已得須陁洹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만일 어리석은 범부라면, 삿된 소견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곳에 이를 것이니 틀림없이 지옥에 날 것이오. 그러나 장자는 삿된 소견이 없고 바른 소견만이 있으니, 장자는 바른 소견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기며, 바른 소견으로 인하여 혹은 사다함과를 증득하거나 아니면 아나함과를 증득할 것이오. 장자는 옛날에 이미 수다원을 증득하였소.
017_1080_a_13L長者莫怖者莫怖所以者何若愚癡凡夫因邪見故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長者無有邪見唯有正見長者因正見故或滅苦痛生極快樂因正見故或得斯陁含果或阿那含果長者本已得須陁洹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만일 어리석은 범부라면, 삿된 뜻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곳에 이를 것이니 틀림없이 지옥에 날 것이오. 그러나 장자는 삿된 뜻이 없고 오직 바른 뜻만 있으니, 장자는 바른 뜻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기며, 바른 뜻으로 인하여 혹은 사다함과를 증득하거나 아니면 아나함과를 증득할 것이오. 장자는 옛날에 이미 수다원을 증득하였소.
017_1080_a_19L長者莫怖長者莫怖以者何若愚癡凡夫因邪志故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長者無有邪志唯有正志長者因正志故或滅苦痛生極快樂因正志故或得斯陁含果或阿那含果長者本已得須陁
017_1080_b_03L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만일 어리석은 범부라면, 삿된 깨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곳에 이를 것이니 틀림없이 지옥에 날 것이오. 그러나 장자에겐 삿된 깨침이 없고 바른 깨침만이 있으니, 장자는 바른 깨침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기며, 바른 이해로 말미암아 혹 사다함과를 증득하거나 아니면 아나함과를 증득할 것이오. 장자는 옛날에 이미 수다원을 증득하였소.
017_1080_a_25L長者莫怖長者莫怖所以者何愚癡凡夫因邪解故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長者無有邪解唯有正解長者因正解故或滅苦痛生極快樂因正解故或得斯陁含果或阿那含果長者本已得須陁洹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만일 어리석은 범부라면, 삿된 해탈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곳에 이를 것이니 틀림없이 지옥에 날 것이오. 그러나 장자에겐 삿된 해탈이 없고 바른 해탈만이 있으니, 장자는 바른 해탈로 말미암아 고통이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기며 사다함과를 증득하거나 아니면 아나함과를 증득할 것이오. 장자는 옛날에 이미 수다원을 증득하였소.
017_1080_b_07L長者莫長者莫怖所以者何若愚癡凡夫因邪脫故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長者無有邪脫唯有正脫長者因正脫故或滅苦痛生極快樂因正脫故或得斯陁含果或阿那含果者本已得須陁洹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만일 어리석은 범부라면, 삿된 지혜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곳에 이를 것이니 틀림없이 지옥에 날 것이오. 그러나 장자에겐 삿된 지혜가 없고 바른 지혜만 있으니, 장자는 바른 지혜로 말미암아 고통이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기며, 바른 지혜 때문에 혹 사다함과를 증득하거나 아니면 아나함과를 증득할 것이오. 장자는 옛날에 이미 수다원을 증득하였소.”
017_1080_b_13L長者莫怖長者莫所以者何若愚癡凡夫因邪智故身壞命終趣至惡處生地獄中長者無有邪智唯有正智長者因正智故或滅苦痛生極快樂因正智故或得斯陁含果或阿那含果長者本已得須陁洹
017_1080_c_02L이와 같이 말하자 장자는 병이 곧 나아 옛날처럼 회복되었다. 그는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존자 사리자를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병든 사람을 위하여 설법하시는 것이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합니다. 존자 사리자여, 저는 병든 사람을 교화하는 법을 듣고 고통이 곧 없어지고 지극한 쾌락만 생겼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저는 이제 병이 나아 옛날처럼 회복되었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저는 지난날 언젠가 일이 조금 있어서 왕사성에 갔다가 어떤 장자 집에서 묵었습니다. 그때 그 장자는 다음날 부처님과 비구 스님께 공양하기로 결정되어 있었습니다. 그 장자는 그 밤이 지나고 이튿날 새벽이 되자 아이들과 종들과 권속들에게 ‘너희들은 일찍 일어나 다 같이 준비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분부를 받고 주방을 만들고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함께 준비했습니다.장자는 몸소 높은 자리를 만들고 한량없이 화려하게 꾸몄습니다.
017_1080_b_19L於是長者病卽得差平復如從臥起坐歎尊者舍梨子曰善哉善哉爲病說法甚奇甚特尊者舍梨我聞教化病法苦痛卽滅生極快樂尊者舍梨子我今病差平復如故者舍梨子我往昔時少有所爲至王舍城寄宿一長者家彼長者明當飯佛及比丘衆彼長者過夜向曉教勅兒孫奴使眷屬汝等早起當共嚴辦彼各受教共設廚宰供辦餚饌種種腆美長者躬自敷置高座無量嚴飾
존자 사리자여, 저는 그것을 보고는 ‘이제 저 장자가 무슨 혼인 잔치를 하려는가, 신부를 맞이하려는가, 국왕을 청하려는가, 대신을 부르려는가, 재회(齋會)를 열어 큰 보시를 행하려는가?’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곧 장자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혼인 잔치를 하려는가, 신부를 맞이하는 잔치를 하려는가, 국왕을 초대하려는가, 대신을 부르려는가, 재회를 열어 큰 보시를 행하려는가?’
그 장자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혼인 잔치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신부를 맞이하려는 것도 아니며, 국왕을 초대하거나 대신을 부르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재회를 열어 큰 보시를 행하려고 하는데, 내일은 부처님과 비구 스님께 공양하려고 한다.’
017_1080_c_06L尊者舍梨子我旣見已便作是今此長者爲婚姻事爲迎婦節會爲請國王爲呼大臣爲作齋會施設大施耶尊者舍梨子我旣念已便問長者汝爲婚姻事爲迎婦節會爲請國王爲呼大臣爲作齋會施設大施彼長者而答我曰吾無婚姻事亦不迎婦不爲節會不請國王及呼大臣但爲齋會施設大施明當飯佛及比丘衆
존자 사리자여, 저는 일찍이 부처라는 이름을 듣지 못했었는데, 그 말을 듣자 온몸의 털이 곤두섰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장자는 부처라고 말했는데, 어떤 것을 부처라고 하는가?’
장자는 저에게 답했습니다.
‘그대는 듣지도 못했는가? 어떤 석가(釋迦) 종족의 아들이 석가 종족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 없는 곳에서 도를 배워 위없는 등정각을 얻으셨다. 이분을 부처님이라고 한다.’
017_1080_c_15L尊者舍梨子我未曾聞佛聞已擧身毛豎卽復問曰長者說何名爲佛彼長者而答我曰不聞乎有釋種子捨釋宗族剃除鬚著袈裟衣至信捨家無家學道無上等正覺是名爲佛
017_1081_a_03L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장자는 비구 스님이라고 말했는데, 어떤 것을 스님이라 하는가?’
장자가 저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습니다.
‘특별한 성명(姓名)을 지닌 여러 종족 출신으로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 없이 부처님을 따라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을 스님이라고 한다. 이 부처님과 스님을 오늘 내가 초대하는 것이다.’
존자 사리자여, 저는 다시 그 장자에게 물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지금 어디 계신가? 내가 가서 뵙고자 한다.’
그 장자가 다시 저에게 대답했습니다.
‘세존께서는 지금 이 왕사성 죽림가란다원에 계신다. 가려거든 가보라.’
017_1080_c_20L我復問曰者說衆何名爲衆彼長者復答我有若干姓異名異族剃除鬚髮袈裟衣至信捨家無家從佛學道名爲衆此佛及衆吾之所請尊者舍梨子我卽復問彼長者曰世尊於今爲在何處我欲往見彼長者復答我曰世尊今在此王舍城竹林加蘭哆園欲往隨意
존자 사리자여,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어서 날이 새어라. 빨리 가서 부처님을 뵈리라.’
존자 사리자여, 저는 그때 부처님을 찾아가 뵙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곧 날이 밝았다는 생각을 하고는 곧바로 장자의 집을 나와 성식문(城息門)으로 갔습니다. 그때에 성식문에는 두 문지기가 있었습니다. 한 문지기는 초야(初夜)로서 바깥의 손님을 걸림 없이 들게 하고, 한 문지기는 후야(後夜)로서 만일 손님이 있으면 또한 걸림 없이 나가게 하였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저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직 날이 새지 않았구나. 성식문에는 두 문지기가 있다. 한 문지기는 초야로서 바깥의 손님을 걸림 없이 들게 하고, 한 문지기는 후야로서 만일 손님이 있으면 걸림 없이 나가게 한다.’
존자 사리자여, 성식문을 벗어나 밖으로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밝음은 없어지고 도로 어두워졌습니다. 저는 갑자기 두려워져 온몸의 털이 곤두섰습니다.
‘사람인 듯 사람 아닌 것[人非人:긴나라]들이 저를 해치지 못하게 해주십시오.’
017_1081_a_06L尊者舍梨子我作是若速曉者疾往見佛尊者舍梨子我時至心欲往見佛卽於其夜生晝明想便從長者家出往至城息門是時城息門中有二直士一直初夜外客使入不令有礙一直後夜若客使出亦不作㝵尊者舍梨子我復作是念夜尚未曉所以者何城息門中有二直士一直初夜外客使入不令有㝵一直後夜若客使出亦不作㝵尊者舍梨子出城息門出外不久滅還暗尊者舍梨子我便恐怖擧身毛豎莫令人非人來觸嬈我
017_1081_b_02L그때 성식문에 있던 한 천인(天人)이 왕사성에서 죽림가란다원까지 광명을 널리 비추면서 제게 와서 말했습니다.
‘장자여, 두려워하지 말라. 장자여,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전생에 너의 친구로서 이름을 밀기(密器)라 하며, 어릴 때부터 서로 아끼는 마음이 지극했다. 장자여, 나는 옛날 마하 목건련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려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었다. 존자 대목건련은 나를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어 간절히 우러르게 하고 성취하여 기뻐하게 하였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나를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어 간절히 우러르게 하고 성취하여 기뻐하게 한 뒤에, 세 가지 자귀(自歸)를 주고 다섯 가지 계를 주었다. 장자여, 나는 3귀의와 5계를 받아 가짐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사천왕천에 나서 이 성식문 안에 살게 되었다. 장자여, 빨리 가라. 장자여, 빨리 가라. 가는 것이 진실로 여기 있는 것보다 낫다.’
017_1081_a_18L城息門而有一天從王舍城至竹林加蘭哆園光明普照來語我言長者莫怖長者莫怖所以者何我本前世是汝朋友名密器年少極相愛念長者本昔時往詣尊者大目乾連所稽首禮足卻坐一面尊者大目乾連爲我說法勸發渴仰成就歡喜無量方便爲我說法勸發渴仰成就歡喜已三自歸見授五戒長者我因三歸持五戒身壞命終生四天王天住此城息門中長者速去長者速去去實勝住
그 하늘[天]은 이렇게 저에게 권하고 또 게송을 설하였습니다.
彼天勸我而說頌曰

말과 온갖 신하와 여자를 얻고
수레 백 대에 보배 가득 채웠어도
부처님께 나아가는 걸음, 한 걸음
그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네.
017_1081_b_06L得馬百臣女
車百滿珍寶
往詣佛一步
不當十六分

최고로 좋은 백 마리 흰 코끼리에
금ㆍ은의 안장 굴레 장식하여도
부처님께 나아가는 걸음, 한 걸음
그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네.
017_1081_b_08L白象百最上
金銀鞍勒被
往詣佛一步
不當十六分

백 명의 여자 얼굴이 단정하고
영락과 꽃으로 몸을 꾸며도
부처님께 나아가는 걸음, 한 걸음
그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네.
017_1081_b_09L女百色端正
瓔珞花嚴身
往詣佛一步
不當十六分

전륜성왕이 공경하는 바
제일가는 옥녀보(玉女寶)도
부처님께 나아가는 걸음, 한 걸음
그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네.
017_1081_b_10L轉輪王所敬
玉女寶第一
往詣佛一步
不當十六分

하늘은 게송을 마치고 다시 저에게 권했습니다.
‘장자여, 빨리 가라. 장자여, 빨리 가라. 가는 것이 진실로 여기 있는 것보다 낫다.’
존자 사리자여, 저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부처님께는 존우(尊祐)의 덕이 있으시다. 법과 비구 스님께도 존우의 덕이 있다. 왜냐하면 하늘 신들까지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017_1081_b_12L天說頌已而復勸曰長者速去長者速去去實勝住尊者舍梨子我復作是念佛尊祐德法及比丘衆亦尊祐所以者何乃至於天亦欲使見
존자 사리자여, 저는 이 광명으로 인하여 죽림가란다원으로 갔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선실에서 나와 바깥을 거니시면서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저는 멀리서 부처님을 뵈었는데, 단정하고 아름다워 마치 뭇별 가운데 달과 같았고, 빛나고 환하여 그 밝기는 금산(金山)과 같았습니다. 좋은 상호를 두루 다 갖추셨고 위의는 당당하셨으며, 모든 감각기관은 고요하고 안정되어 아무런 장애가 없으며, 조어(調御)를 성취하셨으며 마음이 쉬어 고요하고 잠잠하셨습니다.
017_1081_b_16L者舍梨子我因此光明往至竹林加蘭哆園爾時世尊夜其向旦從禪室露地經行而待於我尊者舍梨子我遙見佛端正姝好猶星中月光耀暐曄晃若金山相好具足威神巍巍諸根寂定無有蔽㝵成就調御息心靜默
저는 그것을 보고 기뻐하며 부처님께 나아가 발에 예배한 뒤에, 부처님을 따라 거닐면서 장자의 법대로 게송으로 문안드렸습니다.
017_1081_b_23L見已歡喜前詣佛所接足作禮隨佛經行以長者法說頌問訊
017_1081_c_03L
세존이시여, 지극히 안온하고
또 유쾌하게 주무셨습니까?
멸도에 든 바라문처럼
모든 욕심에 물들지 않으시네.
017_1081_b_24L世尊寐安隱
至竟眠快耶
如梵志滅度
以不染於欲

온갖 바람을 여의어 버리고
지극한 편안함을 체득하시어
마음을 없애고 번열도 없이
스스로 즐거이 주무셨습니까?
017_1081_c_04L 捨離一切願
逮得至安隱
心除無煩熱
自樂歡喜眠

그때 세존께서는 곧 거니시던 길가에 니사단(尼師檀)을 깔고 가부좌하고 앉으셨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제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자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설법하셔서, 마음을 내어 간절히 우러르게 하셨으며 성취하여 기뻐하게 하셨습니다. 그러신 뒤에 모든 부처님의 법과 같이 먼저 단정법(端正法)을 말씀하시자, 듣는 사람은 다 즐거워하고 기뻐하였습니다. 말하자면 보시를 말씀하시고 계율을 말씀하시며 하늘에 나는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욕심을 꾸짖어 재앙과 걱정거리가 된다 하셨고, 나고 죽음을 더러움[穢]이라 하셨으며, 욕심 없음이 묘도품(妙道品)의 백정(白淨)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017_1081_c_05L於是世尊卽便往至經行道頭敷尼師檀結加趺坐尊者舍梨子我禮佛卻坐一面世尊爲我說法勸發渴成就歡喜無量方便爲我說法發渴仰成就歡喜已如諸佛法先說端正法聞者歡悅說施說戒說生天法毀呰欲爲災患生死爲穢稱歎無欲爲妙道品白淨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이러한 법을 말씀하신 뒤에, 저에게 기뻐하는 마음[歡喜心]ㆍ두루 갖춘 마음[具足心]ㆍ부드러운 마음[柔軟心]ㆍ참아내는 마음[堪耐心]ㆍ위로 오르는 마음[昇上心]ㆍ한결같이 향하는 마음[一向心]ㆍ의심 없는 마음[無疑心]ㆍ덮임이 없는 마음[無蓋心]이 있고, 또 재능이 있고 힘이 있어, 바른 법을 감당해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이른바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른 법칙과 같았습니다.
세존께서는 곧 나를 위해 또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習]ㆍ괴로움의 소멸[滅]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을 말씀하셨습니다.
017_1081_c_13L世尊爲我說如是法已佛知我有歡喜心具足心軟心堪耐心昇上心一向心無疑心無蓋心有能有力堪受正法謂如諸佛所說正要世尊卽爲我說苦
존자 사리자여, 저는 곧 그 자리에서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의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에 대하여 깨달았습니다. 마치 흰 천은 물들기 쉬운 것처럼 저도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의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깨달았습니다.
017_1081_c_18L尊者舍梨子我卽於坐中見四聖諦苦猶如白素易染爲色亦如是卽於坐中見四聖諦苦
017_1082_a_03L존자 사리자여, 저는 이미 법을 깨달았고 그 법을 증득하였습니다. 백정법(白凈法)을 깨달아 의심을 끊고 의혹을 건너니, 이보다 더 높은 다른 것이 없었고 다시는 남을 따르지 않으며 망설임 없이 이미 과증(果證)에 머물러 세존의 법에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스스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께 귀의합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받아들여 우바새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지금부터 시작하여 이 몸을 마치도록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끝날 때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017_1081_c_21L尊者舍梨子我已見法得法覺白淨法斷疑度惑更無餘尊不復從他無有猶豫已住果證於世尊法得無所畏卽從坐起爲佛作禮世尊我今自歸於佛法及比丘衆唯願世尊受我爲優婆塞從今日始終身自歸至命盡
존자 사리자여, 저는 또 합장하고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원하건대 제 청을 들어 주셔서, 사위국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시고 비구 스님들도 그렇게 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저에게 물었습니다.
‘네 이름은 무엇이며, 사위국 사람들은 너를 어떻게 부르는가?’
저는 곧 대답했습니다.
‘제 이름은 수달다(須達哆)이며, 저는 모든 고독한 사람들에게 베푼다고 해서 사위국 사람들은 저를 급고독이라고 부릅니다.’
세존께서는 다시 저에게 물으셨습니다.
‘사위국에는 방사(房舍)가 있는가?’
‘사위국에는 방사가 없습니다.’
017_1082_a_04L尊者舍梨子我卽叉手白曰世尊願受我請於舍衛國而受夏坐及比丘衆佛問我汝名何等舍衛國人呼汝云何我卽答曰我名須達以我供給諸孤獨者是故舍衛國人呼我爲給孤獨爾時世尊復問我舍衛國中有房舍未我復答曰衛國中無有房舍
세존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장자여, 마땅히 알라. 만일 방사가 있으면 비구들이 오고 갈 수가 있고 머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렇게 하기 위하여 방사를 짓겠습니다. 비구들이 오고 갈 수가 있게 하며, 사위국에서 머물 수 있게 하겠습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곁에서 저를 도와줄 사람을 한 명 임명해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존자 사리자를 보내어 일을 돕게 하셨습니다.
017_1082_a_11L爾時世尊而告我長者當知若有房舍比丘可得往可得住止我復白曰唯然世尊當如是爲起房舍比丘可得往來舍衛國可得住止唯願世尊差一佐爾時世尊卽差尊者舍梨子遣尊者舍梨子令見佐助
017_1082_b_03L저는 그때 부처님의 말씀을 들어, 잘 받아 지니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떠나갔습니다. 왕사성에서 볼 일을 마치고, 존자 사리자와 함께 사위국으로 가서는 사위성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또한 집에도 돌아가지 않고 성 밖에서 두루 땅을 살펴보았습니다.
‘어느 곳이 오고 가는데 가장 편리할까? 낮에도 시끄럽지 않고 밤이면 고요하며 모기나 등에도 없고 파리나 벼룩도 없으며 또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으니, 방사를 세워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드릴만 할까?’
존자 사리자여, 저는 그때에 오직 동자(童子) 승(勝)9)의 동산이 오고 가는데 가장 편리하며 낮에도 시끄럽지 않고 밤이면 고요하며 모기나 등에도 없고 파리나 벼룩도 없으며,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안 뒤에 곧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바로 이곳이 좋겠다. 이곳이라면 방사를 세워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에게 드릴만 하다.’
017_1082_a_17L我於爾時聞佛所說善受善持卽從坐起爲佛作禮繞三帀而去於王舍城所作已訖尊者舍梨子俱往至舍衛國不入舍衛城亦不歸家便於城外周遍行爲於何處往來極好晝不喧鬧則寂靜無有蚊蝱亦無蠅蚤不寒不可立房舍施佛及衆尊者舍梨子我時唯見童子勝園往來極好晝不喧鬧夜則寂靜無有蚊蝱亦無蠅蚤不寒不熱我見此已便作是念唯此處好可立房舍施佛及衆
존자 사리자여, 저는 그때 사위국에는 들어갔으나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먼저 동자 승(勝)을 찾아가 말했습니다.
‘동자여, 이 동산을 저에게 팔 수 있겠습니까?’
그때 동자는 곧 저에게 말했습니다.
‘장자여, 마땅히 아십시오. 나는 이 동산을 팔지 않겠습니다.’
‘동자여, 이 동산을 저에게 파십시오.’
이렇게 두세 번 말했습니다. 그때 동자도 두세 번 제게 말했습니다.
‘억억금을 가져다 이 동산에 쫙 깔아 놓기 전까진 나는 동산을 팔지 않겠소.’
저는 곧 그에게 말했습니다.
‘동자여, 이제 이미 값은 결정되었으니 그저 돈만 받으시면 됩니다.’
존자 사리자여, 저와 동자는 값을 결정했다느니 결정하지 않았다느니 하여 크게 승강이가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곧 사위국의 재판소로 같이 가서 이 일에 대하여 재판을 받았습니다. 그때 사위국의 심판관은 동자 승에게 말했습니다.
“동자여, 이미 당신 스스로 값을 결정했으니, 그저 돈만 받으시면 됩니다.”
017_1082_b_05L尊者舍梨我於爾時入舍衛國竟不還家便先往詣童子勝所白曰童子可賣此園持與我耶爾時童子便語我曰者當知吾不賣園如是再三白曰可賣此園持與我耶爾時童子亦復再三而語我曰吾不賣園至億億布滿我卽白曰童子今已決斷價數但當取錢尊者舍梨子我與童子或言斷價或言不斷大共訜訟卽便俱往至舍衛國大決斷處判論此事舍衛國大決斷人語童子勝曰童子已自決斷價數但當取錢
존자 사리자여, 저는 곧 사위국으로 들어가서 집으로 달려가 코끼리와 말과 수레에 억억금을 실어 내어 땅에 깔았습니다. 그런데 돈이 조금 모자랐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어느 창고의 것을 가져 와야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게 남은 곳에 깔아 채울 수 있을까?’
이때 동자 승은 내게 말했습니다.
‘장자여, 만일 후회되거든 그만 돈을 거두어 돌아가고 이 동산을 내게 돌려주시오.’
제가 동자에게 말하였습니다.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느 창고의 것을 가져 와야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게 남은 곳을 깔아 채울 수 있을까 하고 생각 중일뿐입니다.’
017_1082_b_17L尊者舍梨我卽入舍衛國還家取錢以象馬車擧負輦載出億億布地少處未尊者舍梨子我作是念當取何藏不大不小可此餘處持來布滿子勝便語我曰長者若悔錢自相歸園地還吾我語童子實不悔也但自思念當取何藏不大不小可此餘處持來滿耳
017_1082_c_02L이때 동자 승은 문득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반드시 크고 높으신 어른으로 큰 덕과 복이 있는 분일 것이다. 그 법과 비구들도 반드시 크고 높으며 큰 덕과 복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저 장자가 저토록 재물을 아끼지 않고 큰 보시를 행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차라리 여기에 큰 집을 세워 부처님과 대중에게 보시해야겠다.’
이때 동자 승은 곧 저에게 말했습니다.
‘장자여, 잠시 멈추시오. 그리고 돈을 내어 여기 깔지 마시오. 내가 여기에 큰 집을 세워 부처님과 대중에게 보시할 것이오.’
존자 사리자여, 저는 그를 대견스럽게 여겨, 곧 그곳을 동자 승에게 돌려주었습니다.
017_1082_b_25L童子勝便作是念佛必大尊有大德祐法及比丘衆亦必大有大德祐所以者何乃令長者施設大施輕財乃爾吾今寧可卽於此處造立門屋施佛及衆童子勝便語我曰長者且止莫復出錢布此處吾於此處造立門屋施佛及衆者舍梨子我爲慈愍故卽以此處與童子勝
존자 사리자여, 저는 그해 여름에 열여섯 개의 큰 집과 60개의 방사[拘絺:庫舍]를 세우게 하였는데, 그때 존자 사리자께서 그것을 감독하셨습니다. 그런 존자 사리자께서 병을 다스리는 법을 말씀해 주시니 너무도 기이하고 특별한 일입니다. 저는 병을 다스리는 이 법을 듣고 나서 그토록 심하던 고통이 곧 사라지고 지극한 쾌락을 얻었습니다. 존자 사리자여, 저는 이제 병이 없고 지극히 편안하게 되었습니다. 원컨대 존자 사리자께서는 이곳에서 공양하십시오.”
그때 존자 사리자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었다.
017_1082_c_09L尊者舍梨子我卽於此夏起十六大屋六十拘絺尊者舍梨子時見佐助然尊者舍梨子說教化病法甚奇甚特我聞此教化病法已極重疾苦卽得除愈生極快樂尊者舍梨我今無病極得安隱願尊者舍梨子於此飯食尊者舍梨子默然受
그러자 장자는 존자 사리자가 잠자코 청을 받아 준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몸소 손 씻을 물을 돌리고, 지극히 맛있고 깨끗하고 미묘한 갖가지 단단한 음식과 부드러운 음식을 손수 집어드리고 권하며 한껏 공양하게 하였다. 공양을 마치자,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린 뒤에 작은 자리를 깔고 따로 앉아 법을 들었다. 장자가 앉자, 존자 사리자는 그를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어 간절히 우러르게 하고 성취하여 기뻐하게 하였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어 간절히 우러르게 하고 성취하여 기뻐하게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7_1082_c_16L於是長者知尊者舍梨子默然受卽從坐起自行澡水以極美淨妙種種豐饒食噉含消手自斟酌令得充滿食訖擧器行澡水竟敷一小牀別坐聽法長者坐已尊者舍梨子爲彼說法勸發渴仰成就歡喜無量方便爲彼說法勸發渴仰成就歡喜已坐起去
017_1083_a_03L이때 세존께서는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설법하고 계셨다. 세존께서는 멀리서 존자 사리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리자 비구는 총명한 지혜ㆍ신속한 지혜ㆍ민첩한 지혜ㆍ예리한 지혜ㆍ넓은 지혜ㆍ깊은 지혜ㆍ도(道)로 나아가는 지혜ㆍ환히 아는 지혜ㆍ변재의 지혜가 있다. 사리자 비구는 진실한 지혜를 성취하였다. 내가 간략하게 말한 네 종류의 수다원에 대하여, 그는 장자 급고독을 위하여 열 종류로 늘려 설명하였다.”
017_1082_c_23L是時世尊無量大衆前後圍繞而爲說法世尊遙見尊者舍梨子告諸比丘舍梨子比丘聰慧速慧捷慧利慧廣慧深慧出要慧明達慧辯才慧舍梨子比丘成就實慧所以者何我所略說四種須陁洹舍梨子比丘爲長者給孤獨十種廣說來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교화병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898자이다. 제 6권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모두 8,969자이다.
017_1083_a_07L說如是彼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教化病經第八竟三千八百九十八字

  1. 1)아련야(阿練若) 비구로 표기하기도 하며, 곧 한림(閑林)에 머무르면서 수행하는 비구를 말한다.
  2. 2)『중아함경』 제17권 179번째 소경인 오지물품경(五支物品經)에 의하면 “왕론(王論)ㆍ적론(賊論)ㆍ투쟁론(鬪爭論)ㆍ음식론(飮食論)ㆍ의복론(衣服論)ㆍ세간론(世間論)ㆍ사도론(邪道論)ㆍ해중론(海中論) 등 이런 것들을 모아 몇 가지 축생론(畜生論)을 설명하고 있다”라고 되어 있다. 이런 내용으로 보아 쓸데없는 잡다한 이야기라는 뜻인 것 같다.
  3. 3)색(色)의 선정을 초월하여 무색(無色)의 선정에 이르러서 적정해탈(寂靜解脫)에 안주하는 것을 말한다.
  4. 4)누진지증통(漏盡智證通)이라고도 한다. 6통(通)의 하나로서 무명번뇌를 끊어 자유자재하며 4제(諦)의 이치를 깨달아 다시는 삼계(三界)에 미혹하지 않는 부사의(不思議)한 경지.
  5. 5)“우물가에 가서 그곳 백성들을 괴롭혔다”는 내용이 파리본(巴利本)에는 “성 밖 소 키우는 막사에 가서 사람을 시켜 소젖을 짜고 있었다”로 되어 있다.
  6. 6)고려대장경에는 험마천(㷿摩天)으로 되어 있다. 송ㆍ원ㆍ명 3본(本)에 의거하여 염마천(焰摩天)으로 수정하였다.
  7. 7)4무량심(無量心), 즉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 네 가지를 일컫는 말로서 이 네 가지를 잘 닦아 익히면 능히 대범천(大梵天)의 과보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8. 8)이 경의 참고가 될 만한 경문으로는 『증일아함경』 제49권 제51품인 「비상품(非常品)」의 여덟 번째 소경이 있다.
  9. 9)원래 기원(祇園)을 소유하고 있던 바사닉왕(波斯匿王)의 아들인 기타태자(祇陀太子)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