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7_1186_b_01L
중아함경 제17권
017_1186_b_01L中阿含經卷第十七

7. 장수왕품(長壽王品) ①
이 품에는 모두 소경 15개가 수록되어 있으며, 제2 토성송에 해당된다.
017_1186_b_02L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譯
中阿含長壽王品第二有十五經第二小土城誦

장수왕본기경(長壽王本起經)ㆍ천경(天經)ㆍ팔념경(八念經)과
정부동도경(淨不動道經)이며
욱가지라경(郁伽支羅經)과
사계제삼족성자경(娑雞第三族姓字經)이며
범천청불경(梵天請佛經)과
유승천경(有勝天經)ㆍ가치나경(迦絺那經)이며
염신경(念身經)ㆍ지리미리경(支離彌離經)과
장로상존수면경(長老上尊睡眠經)이며
무자경(無刺經)ㆍ진인경(眞人經)과
설처경(說處經)이 맨 나중에 설해져 있다.
017_1186_b_04L長壽天八念
淨不移動道
郁伽支羅說
娑鷄三族姓
梵天迎請佛
勝天伽絺那
念身支離彌
上尊長老眠
無刺及眞人
說處最在後

72) 장수왕본기경(長壽王本起經)1) 제1제2 소토성송
017_1186_b_08L中阿含長壽王品長壽王本起經第一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17_1186_b_09L我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사미국(拘舍彌國)2)에 유행하실 때에 구사라(瞿師羅) 동산에 계셨다.
017_1186_b_10L一時佛遊拘舍彌在瞿師羅園
그때에 구사미의 비구들이 자주 다투자 세존께서 구사미의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서로 다투지 말라. 이유가 무엇이냐?

만일 다툼으로 다툼을 막으려 하면
끝내 그침을 보지 못하며
오직 참는 것만이 다툼을 그치게 하리.
이 법은 존귀하다 할 만하다.
017_1186_b_11L爾時拘舍彌諸比丘數共鬪諍於是世尊告拘舍彌諸比丘曰比丘汝等莫共鬪諍所以者何
若以諍止諍
至竟不見止
唯忍能止諍
是法可尊貴
017_1186_c_02L
왜냐하면 옛날 구사라국(拘娑羅國)에 장수(長壽)라고 하는 왕이 있었고, 가사국(加赦國)에는 범마달다(梵摩達哆)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 두 국왕은 늘 서로 다투곤 하였다. 그때 가사국왕인 범마달다가 코끼리군사ㆍ말군사ㆍ수레군사ㆍ걷는 군사 등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켰다.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켜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몸소 군사를 끌고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와 맞서 싸우려고 하였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코끼리 군사ㆍ말 군사ㆍ수레 군사ㆍ걷는 군사 이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켜 자기와 싸우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 구사라국왕 장수도 그 말을 듣고 또한 코끼리 군사ㆍ말 군사ㆍ수레 군사ㆍ걷는 군사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켰다. 군사를 일으켜 구사라국왕 장수가 직접 군사를 끌고 나가 국경 사이에 진을 치고 서로 싸움이 붙었다. 그러자 구사라국왕 장수는 저 범마달다의 네 종류 군사인 코끼리 군사ㆍ말 군사ㆍ수레 군사ㆍ걷는 군사를 공격하여 모두 빼앗고 또 가사국왕 범마달다를 사로잡았다가 놓아주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곤궁한 사람이다. 이제 용서하여 놓아주니 뒤에는 다시 그런 짓을 하지 말라.’
017_1186_b_15L所以者何昔過去時有拘娑羅國王名曰長壽復有加赦國王名梵摩達彼二國王常共戰諍於是加赦國王梵摩達哆興四種軍象軍馬軍步軍興四種軍已加赦國王梵摩達哆自引軍往欲與拘娑羅國王長壽共戰拘娑羅國王長壽聞加赦國王梵摩達哆興四種軍象軍馬軍步軍興四種軍已來與我戰拘娑羅國王長壽聞已亦興四種軍象軍馬軍車軍步軍興四種軍已拘娑羅國王長壽自引軍出往至界上列陣共戰卽摧破之於是拘娑羅國王長壽盡奪取彼梵摩達哆四種軍衆馬軍車軍步軍乃復生擒加赦國王梵摩達哆身得已卽放而語彼曰汝窮厄人今原赦汝後莫復作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다시 두 번 세 번 코끼리 군사ㆍ말 군사ㆍ수레 군사ㆍ걷는 군사 이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켰다. 다시 몸소 군사를 끌고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와 싸웠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다시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켜 자기와 싸우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그 말을 듣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미 그에게 이겼는데 또 무엇 때문에 꼭 이기려 할 것이며, 내가 이미 그를 항복받았는데 무엇 때문에 다시 항복받을 필요가 있겠으며, 내가 이미 그를 해쳤는데 다시 무엇 때문에 해칠 필요가 있겠느냐? 다만 빈 활로 그를 항복받으면 족하겠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느긋한 마음으로 다시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키지 않고 또한 몸소 싸우러 나가지도 않았다. 그때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와서 쳐부수고, 구사라국왕 장수의 네 종류 군대를 모두 빼앗아 갔다.
017_1186_c_11L加赦國王梵摩達哆復再三興四種軍馬軍車軍步軍興四種軍已復自引軍往與拘娑羅國王長壽共戰娑羅國王長壽聞加赦國王梵摩達哆復興四種軍象軍馬軍車軍步軍興四種軍已來與我戰拘娑羅國王長壽聞已便作是念我已剋彼何須復剋我已伏彼何足更伏我已害彼何須復害但以空弓足能伏彼拘娑羅國王長壽作是念已晏然不復興四種軍象軍馬軍車軍步軍亦不自於是加赦國王梵摩達哆得來破盡奪取拘娑羅國王長壽四種軍象軍馬軍車軍步軍
017_1187_a_02L그러자 구사라국왕 장수는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와서 자기의 네 종류 군대를 모두 빼앗아 갔다는 말을 듣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싸움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싸움이란 아주 나쁜 것이다. 이기고 나면 다시 상대방에게 져야 하고, 항복받고 나면 다시 상대에게 항복을 해야 하며, 해치고 나면 다시 상대에게 해침을 당해야 한다. 나는 이제 차라리 혼자 아내만 데리고 수레 하나에 함께 타고 바라내(波羅㮈)시로 달아나야겠다.’
그리고는 구사라국왕 장수는 곧 혼자서 아내만 데리고 수레 하나를 타고 바라내시로 달아났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시골로 내려가서 책이나 읽으면서 지식이나 넓혀야겠다.’
구사라국왕 장수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시골로 내려가 학문을 배우고 지식을 넓혀 나갔다. 그렇게 널리 들어 아는 게 많아졌다 하여 곧 이름을 장수 박사(長壽博士)로 바꾸었다.
017_1187_a_02L於是拘娑羅國王長壽聞加赦國王梵摩達哆來盡奪取我四種軍衆象軍馬軍車軍步軍已復作是念鬪爲甚奇鬪爲甚所以者何剋當復剋伏當復伏當復害我今寧可獨將一妻共乘一走至波羅捺於是拘娑羅國王長壽卽獨將妻共乘一車走至波羅柰拘娑羅國王長壽復作是念我今寧可至村村邑邑受學博聞拘娑羅國王長壽作是念已卽便往至村村邑受學博聞以博聞故卽轉名爲長壽博士
장수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배울 만한 것을 나는 이제 다 배웠다. 나는 차라리 바라내시의 서울로 가서 이 거리 저 거리, 이 골목 저 골목에 머물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풍류나 하며 살자. 이렇게 하면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이것을 들은 뒤에 틀림없이 매우 기뻐하며 스스로 즐거워할 것이다.’
장수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바라내시로 가서 이 거리 저 거리, 이 골목 저 골목에 머무르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풍류를 연주하였다. 이렇게 하자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이 연주를 듣고 매우 기뻐하며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017_1187_a_14L長壽博士復作是念所爲學我今已得我寧可往波羅柰都邑住街街巷巷以歡悅顏色作妙音如是波羅柰諸貴豪族聞已當極歡喜而自娛樂長壽博士作是念已便往至波羅柰都邑中住街街巷巷以歡悅顏色作妙音伎如是波羅柰諸貴豪族聞已極大歡喜而自娛樂
017_1187_b_02L그때 가사국왕 범마달다의 바깥 권속이 그 연주를 들었고, 중간 권속과 안 권속 및 범지(梵志) 국사도 다 같이 그 연주를 들었다. 범지 국사는 그 연주를 듣고 나서 곧 불러 만나보려고 하였다. 그러자 장수 박사는 범지 국사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를 향해 서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풍류를 연주하였다. 범지 국사는 그 노래 연주를 듣고 매우 기뻐하며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이에 범지 국사가 장수 박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오늘부터 나를 의지하고 살라. 내가 마땅히 네가 필요로 하는 것을 다 공급해 주겠다.’
장수 박사가 말하였다.
‘존자여, 내게는 한 아내가 있습니다. 그를 어떻게 하리까?’
범지 국사가 대답하였다.
‘박사여, 너는 그 아내도 데리고 와서 우리 집에서 같이 살라. 내가 마땅히 보살펴 주겠다.’
그러자 장수 박사는 곧 그 아내를 데리고 범지 국사 집에 들어가 함께 살았고, 범지 국사는 곧 그들을 보살펴 주었다.
017_1187_a_21L於是加赦國王梵摩達哆外眷屬聞中眷屬內眷屬及梵志國師展轉悉梵志國師聞已便呼見之於是壽博士往詣梵志國師所向彼而立以歡悅顏色作妙音伎梵志國師聞極大歡喜而自娛樂於是梵志國師告長壽博士汝從今日可依我住當相供給長壽博士白曰尊者我有一妻當如之何梵志國師報曰博士汝可將來依我家住當供給之於是長壽博士卽將其妻依梵志國師家梵志國師卽便供給彼
그 뒤에 장수 박사의 아내는 마음에 걱정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다.
‘네 종류의 군사로 하여금 노부(鹵簿:旌旗 따위의 儀仗)를 벌여 놓고 서릿발같이 잘 드는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가게 해놓고 내가 그것을 구경하면서, 또한 칼을 간 물을 마시고 싶다.’
장수 박사의 아내는 이렇게 생각하고 곧 장수 박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마음에 걱정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네 종류의 군사로 하여금 의장을 벌여 세우고 서릿발 같이 잘 드는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가게 하고, 나는 그것을 두루 구경하면서 또 칼을 간 물도 마시고 싶습니다.’
장수 박사가 곧 아내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왜냐하면 우리들은 이제 범마달다왕에게 파괴되었다. 그대는 무엇으로 네 종류의 군사로 하여금 의장을 벌여 세우고 서릿발 같이 잘 드는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게 하고, 또 두루 보고 싶어 하며, 칼을 간 물을 마시고자 하는가?’
아내가 다시 말하였다.
‘만일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나는 살 희망이 생기겠지만 만일 그렇게 될 수 없다면 나는 틀림없이 죽을 것입니다.’
017_1187_b_10L於後時長壽博士妻心懷憂慼作如是念欲令四種軍陣列鹵簿拔白露刃徐庠而我欲遍觀亦復欲得磨刀水飮壽博士妻作是念已便白長壽博士我心懷憂慼作如是念(欲令四種軍陣列鹵簿拔白露刃徐庠而過我欲遍觀亦復欲得磨刀水飮)長壽博士卽告妻曰卿莫作是念所以者何等今爲梵摩達哆王所破壞卿當何由得見四種軍陣列鹵簿拔白露刃徐庠而過我欲遍觀亦復欲得磨刀水飮耶妻復白曰尊若能得者我有活望若不得者必死無疑
017_1187_c_02L장수 박사는 곧 범지 국사에게 나아가 그를 바라보고 섰다. 낯빛은 시름에 겨워 참담했고 힘없는 음성으로 풍류를 연주하였다. 범지 국사는 그 연주를 듣고 기뻐할 수 없었다. 범지 국사가 물었다.
‘박사여, 그대는 본래부터 나를 바라보고 서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아름다운 소리로 풍류를 연주하였고, 나는 그 음악을 듣고는 매우 기뻐하며 스스로 즐거워하였었다. 그런데 지금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나를 바라보고 서 있는데도 낯빛에 근심이 가득해 보이며, 힘없는 소리로 풍류를 연주하는가? 내가 지금 그런 음악을 듣고는 기뻐할 수가 없다. 장수 박사여, 너의 몸에 혹 병이 생긴 건 아닌가? 혹은 마음에 걱정이나 없는가?’
017_1187_b_23L長壽博士卽便往詣梵志國師所向彼而立色愁慘以惡微聲作諸音伎梵志國師聞已不得歡喜於是梵志國師問博士汝本向我立以歡悅顏色作妙音伎我聞已極大歡喜而自娛樂汝今何以向我立顏色愁慘以惡微作諸音伎我聞已不得歡喜長壽博士汝身無疾患意無憂慼耶
장수 박사가 말하였다.
‘존자여, 내 몸에는 아무 병도 없으며 다만 마음에 걱정이 있을 뿐입니다. 존자여, 내 아내가 마음에 근심을 품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종류의 군대로 하여금 의장을 갖추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가게 하고, 아내는 그것을 구경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또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곧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우리의 처지가 지금 이러하거늘 그대가 무엇으로 네 종류의 군대로 하여금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가게 해놓고, 그대가 그것을 구경하고 싶어 하는가? 또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고자 하는가? 아내는 다시 내게 말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나는 살 희망이 생기겠지만 만일 그렇게 될 수 없다면 나는 틀림없이 죽을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존자여, 만일 아내가 온전하지 못하면 나도 역시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017_1187_c_08L長壽博士白曰尊者我身無患但意有憂慼耳尊者我妻心懷憂慼作如是念(我欲得四種軍陣列鹵簿拔白露刃徐庠而過我欲遍觀亦復欲得磨刀水飮)我卽報妻曰(卿莫作是念所以者何我今如此卿當何由得四種軍陣列鹵簿拔白露刃徐庠而過我欲遍觀亦復欲得磨刀水飮耶)妻復白我曰(尊若能得者我有活望若不得必死無疑)尊者若妻不全我亦無
017_1188_a_02L범지 국사가 물었다.
‘박사여, 너의 아내를 볼 수 있겠는가?’
‘존자여,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범지 국사는 장수 박사를 데리고 그의 아내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 때 장수 박사의 아내는 덕이 있는 아들을 안고 있었다. 범지 국사는 장수 박사의 아내가 덕이 있는 아들을 안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곧 오른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장수 박사의 아내를 향하여 두 번 세 번 찬탄하며 말하였다. 구사라국 왕이 태어나셨다. 구사라국 왕이 태어나셨다. 그리고 곧 좌우에 명하여 말하였다.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
범지 국사가 말하였다.
‘박사여, 그대는 염려하지 말라. 내가 그대의 아내에게 네 종류의 군대로 하여금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지나가는 모습을 보게 해주겠다. 또한 칼을 간 물도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
017_1187_c_19L梵志國師問曰博士汝妻可得見白曰尊者可得見耳於是梵志國師將長壽博士往至妻所是時長壽博士妻懷有德子梵志國師見長壽博士妻懷有德子故便以右膝跪地叉手向長壽博士妻再三稱說生拘娑羅國王生拘娑羅國王教勅左右莫令人知梵志國師告曰博士勿憂慼我能令汝妻得見四種軍陣列鹵簿拔白露刃徐庠而過亦能令得磨刀水飮
그러자 범지 국사는 가사국왕 범마달다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천왕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덕 있는 별이 나타났습니다. 원컨대 천왕은 네 종류의 군사를 엄숙하게 하여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인도하여 나가 군대의 위엄을 떨치게 하고, 물로써 칼을 갈게 하십시오. 그리고 천왕은 직접 나가 그것을 보십시오. 천왕이여, 만일 그렇게 하면 반드시 좋은 보답이 있을 것입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곧 주병신(主兵臣)에게 명하였다.
‘너는 지금 마땅히 알라. 덕 있는 별이 나타났다. 너는 빨리 네 종류의 군대를 엄숙하게 하여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인도해 나가 군사의 위엄을 떨치게 하라. 그리고 또 칼을 갈도록 하라. 내가 친히 나가 보겠다. 만일 이렇게 하면 좋은 과보가 있을 것이다.’
그때 주병신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네 종류의 군사를 엄숙하게 하여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천천히 인도해 나가 군사의 위엄을 빛나게 하고 칼을 갈았다. 그리고 범마달다는 곧 몸소 나가 보았다.
017_1188_a_06L於是梵志國師往詣加赦國王梵摩達哆所到已白曰天王當知有德星現唯願天王嚴四種軍陣列鹵簿拔白露刃徐庠導引出曜軍威以水磨刀唯願天王自出觀視天王若作是者必有吉應加赦國王梵摩達哆卽勅主兵臣今當知有德星現卿宜速嚴四種之軍陣列鹵簿拔白露刃徐庠導引出曜軍威水磨刀我自出觀若作是者必有吉應主兵臣卽受王教嚴四種軍陣列鹵簿拔白露刃徐庠導引出曜軍威以水磨刀梵摩達哆卽自出觀
017_1188_b_03L이로 말미암아 장수 박사의 아내는 네 종류의 군사가 의장을 벌려 세우고 서릿발 같은 칼을 뽑아 들고 천천히 인도해 나가 군사의 위엄을 떨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다시 칼을 간 물을 얻어 마시게 되었다. 칼을 간 물을 마신 뒤에는 답답한 증세는 없어지고 이내 덕망이 있는 아들을 낳았다. 곧 이름을 장생 동자라 짓고 다른 사람에게 맡겨 은밀히 길러 날로 장대하여 갔다.
장생 동자가 만일 찰리 정생왕이 되면 천하를 바르게 다스려 큰 국토를 얻고, 온갖 기예(技藝)인 코끼리 다루기ㆍ말 타기ㆍ말 몰기ㆍ말달리기ㆍ활쏘기ㆍ손뼉 치기ㆍ그물 던지기ㆍ갈고리 던지기ㆍ수레 타기ㆍ연(輦) 타기 등 이러한 여러 가지 묘한 기예에 능숙하고, 몇 가지 묘한 촉사(觸事)도 특히 훌륭하며 용맹하고 굳세기가 세상 사람들보다 뛰어나며, 총명도 특출하게 뛰어나 그윽하고 은은한 것까지도 두루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017_1188_a_18L因是長壽博士妻得見四種軍陣列鹵簿拔白露刃徐庠導引出曜軍威幷亦復得磨刀水飮飮磨刀水已憂慼卽尋生德子便爲作字名長生童子寄人密養漸已長大長生童子若諸剎利頂生王者整御天下得大國土種種伎藝乘象騎馬調御馳驟射戲手搏擲羂擲鉤乘車坐輦如是種種諸妙伎藝皆善知之若干種妙觸事殊勝猛毅超世聰明挺出幽微隱遠無不博達
이에 범마달다는 구사라 국왕 장수가 박사가 되어 이 바라내시 성중에 있다는 말을 듣고 곧 측근에 명령하였다.
‘그대들은 빨리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를 잡아 두 손을 뒤로 묶어 나귀에 태우고, 나귀 울음소리처럼 나는 다 떨어진 북을 쳐서 두루 알리게 한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아래 앉히고 그 까닭을 따져 물어 보라.’
측근 신하들은 명령을 받고 곧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를 잡아 두 손을 뒤로 묶어 나귀에 태워 나귀 울음소리처럼 나는 다 떨어진 북을 쳐 두루 알린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까닭을 따져 물었다.
017_1188_b_07L於是梵摩達哆聞拘娑羅國王長壽彼作博士轉名在此波羅柰城中梵摩達哆卽勅左右卿等速往收拘娑羅國王長壽反縛兩手彼騎驢打破敗鼓聲如驢鳴遍宣令從城南門出坐高標下詰問其辭左右受教卽便往收拘娑羅國王長反縛兩手令彼騎驢打破敗鼓如驢鳴遍宣令已從城南門出坐高標下詰問其辭
이때 장생 동자는 아버지의 뒤를 따라 측근에 모시고 있다가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제가 즉시 이 자리에서 반드시 구원해 드리겠습니다. 반드시 구원해 드리겠습니다.’
구사라왕 장수가 말하였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여러 사람들은 장수왕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곧 왕에게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왕은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 동자는 총명하여 반드시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017_1188_b_16L是時長生童子尋隨父後或在左右而白父曰天王勿怖天王勿怖我卽於此必能拔濟必能拔濟拘娑羅王長壽告曰童子可忍童子可忍莫起怨結但當行慈衆人聞長壽王而作此語便問於王所道何等王答衆人曰此童子聰明必解我語
017_1188_c_02L그때에 장생 동자는 바라내시 성 안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에게 권하였다.
‘여러분,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구사라국왕 장수를 위하여 주원(呪願)하십시오. 이 복을 베풀므로 말미암아 원컨대 구사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하게 하고 해탈을 얻게 하십시오.’
그때 바라내 성 안에 살고 있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이 장생 동자를 위해 권장하고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았다. 그리고 또 구사라국왕 장수를 위해서 주원을 하였다. 이렇게 보시하여 복을 닦음으로써 구사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하게 하고 해탈하게 해 주기를 빌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이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구사라국왕 장수를 위하여 이 복을 지음으로써 부디 구사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하게 하고 해탈을 얻게 하도록 주원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그 말을 듣고 곧 크게 두려워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이 바라내시 성중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이 나를 배반하지 않게 할 수 없을까? 그 일은 우선 제쳐 두고 나는 지금 급히 이 일부터 먼저 처리해 없애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측근에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를 죽여 일곱 토막을 내어라.’
측근 신하들은 명령을 받고 곧 가서 장수왕을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017_1188_b_23L爾時長生童子勸波羅柰城中諸貴豪族諸君行施修福爲拘娑羅國王長壽呪願以此施福願拘娑羅國王長壽令安隱得解脫於是波羅柰城中諸貴豪族爲長生童子所勸行施修福爲拘娑羅國王長壽呪願以此施福願拘娑羅國王長壽令安得解脫加赦國王梵摩達哆聞此波羅柰諸貴豪族行施修福爲拘娑羅國王長壽呪願以此施福願拘娑羅國王長壽令安隱得解脫聞卽大身毛皆豎莫令此波羅柰城中諸貴豪族反於我耶且置彼事我今急當先滅此事於是加赦國王梵摩達哆教勅左右汝等速去殺拘娑羅國王長壽斬作七段左右受教卽便速殺長壽王斬作七段
017_1189_a_02L이에 장생 동자는 바라내 성 안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을 권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이것을 보시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無道)하여 아무 죄도 없는 내 아버지 구사라국왕 장수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고 그것도 모자라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서 일곱 토막을 내었습니다. 여러분은 가서 새 비단천으로 내 아버지의 일곱 토막 난 시체를 거두어 염하고, 일체의 향과 향나무를 쌓아 화장한 뒤에 사당을 세우고 나를 위해 글을 지어 범마달다에게 주면서 말하시오. 구사라국왕 장생 동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너는 뒷날 자손을 위해 재앙을 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가?〉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장생 동자의 권유를 듣고 곧 새 비단천을 가지고 가서 그 일곱 토막 난 시체를 거두어 염하고 일체의 향과 향나무를 쌓아 그것을 화장한 뒤에 사당을 세우고, 다시 그를 위하여 글을 지어 범마달다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구사라국왕 장생 동자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는 뒷날의 자손을 위하여 재앙을 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가?〉라고 말입니다.’
017_1188_c_15L於是長生童子勸波羅柰城中諸貴豪族而作是諸君看此加赦國王梵摩達哆酷暴無道彼取我父拘娑羅國王長壽無過之人奪取其國倉庫財物怨酷枉殺斬作七段諸君可往以新繒疊收斂我父取七段尸以一切香香木積聚而闍維之立於廟堂爲我作書與梵摩達哆言(拘娑羅國王長生童彼作是語汝不畏後爲子孫作患)於是波羅捺諸貴豪族爲長生童子所勸以新繒疊卽往斂取彼七段以一切香香木積聚而闍維之立廟堂亦爲作書與梵摩達哆言娑羅國王長生童子彼作是語汝不畏後爲子孫作患耶
이에 장수왕의 아내가 장생 동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알라. 이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너의 아버지 구사라국왕 장수를 구금했고, 그 나라는 물론 창고에 있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동자야, 너는 와서 나와 함께 수레를 타고 달아나 바라내시를 빠져나가자. 만일 떠나지 않으면 장차 화가 너에게도 미칠 것이다.’
이에 장수왕의 아내는 장생 동자와 함께 한 수레를 타고 달려서 바라내시를 빠져나갔다. 그때에 장생 동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시골로 내려가서 학문을 연마하여 지식이나 넓혀야겠다.’
장생 동자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시골로 내려가 학문을 연마하고 지식을 넓혔다. 이렇게 지식을 넓혔기 때문에 곧 이름을 바꾸어 장생 박사라고 하였다.
017_1189_a_07L於是長壽王妻告長生童子曰汝當知此加赦國王梵摩達哆酷暴無道彼取汝父拘娑羅國王長壽無過之人奪取其國倉庫財物怨酷枉殺斬作七段童子汝共乘一車走出波羅捺若不去者禍將及汝於是長壽王妻與長生童子共乘一車走出波羅捺爾時長生童子作如是念我寧可往至村村邑受學博聞長生童子作是念已便往至村村邑邑受學博聞以博聞故卽轉名爲長生博士
017_1189_b_03L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배워야 할 것을 나는 이미 다 배웠다. 나는 차라리 바라내시로 가서 이 거리 저 거리와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연주하겠다. 그렇게 하면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즐거워할 것이다.’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바라내시로 가서 이 거리 저 거리와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연주하였다. 이렇게 하자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고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의 바깥 권속이 들었고 중간 권속ㆍ안 권속ㆍ범지 국사 등 이렇게 잇따라 들었으며, 마침내는 가사국왕 범마달다도 듣고 곧 불러서 만나 보려고 하였다.
017_1189_a_18L長生博士復作是念所爲學者我今已得我寧可往波羅捺都邑中住街街巷巷以歡悅顏色作妙音伎如是波羅捺諸貴豪族聞已當大歡喜而自娛樂長生博士作是念已便往至波羅捺都邑中住街街巷巷歡悅顏色作妙音伎是波羅捺諸貴豪族聞已極大歡喜而自娛樂於是加赦國王梵摩達哆外眷屬聞中眷屬內眷屬梵志國師展轉乃至加赦國王梵摩達哆聞便呼見
그리하여 장생 박사는 곧 가사국왕 범마달다에게 나아가 그를 향해 서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연주해 주었다. 이렇게 하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고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말하였다.
‘박사여, 너는 오늘부터 나를 의지하여 살아가도록 하라. 내가 모든 것을 공급해 주겠다.’
이에 장생 박사는 곧 그를 의지하여 살아갔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곧 그에게 모든 것을 공급해 주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마침내 그를 신임하여 전부를 그에게 맡겼다. 그리하여 몸을 보호하는 호신용 칼마저 장생 박사에게 주었다.
017_1189_b_07L於是長生博士卽往詣加赦國王梵摩達哆所向彼而立以歡悅顏色作妙音伎如是加赦國王梵摩達哆聞已極大歡喜而自娛樂於是赦國王梵摩達哆告曰博士汝從今日可依我住當相供給於是長生博士卽依彼住加赦國王梵摩達哆卽供給之後遂信任一以委付卽持衛身刀劍授與長生博士
그때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곧 마부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수레를 준비하라. 내가 사냥하러 나가고자 한다.’
마부는 명령을 받고 곧 수레를 채비한 뒤에 돌아와 말하였다.
‘수레 준비를 이미 마쳤습니다. 천왕의 뜻대로 하십시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곧 장생 박사와 함께 수레를 타고 나갔다. 장생 박사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 구사라국왕 장수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나는 이제 수레를 몰아 네 종류의 군사와 떨어져 있게 하여 제각기 다른 곳에 있게 하겠다.’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수레를 몰아 네 종류의 군사를 제각기 떨어뜨려 각각 다른 곳에 있게 하였다.
017_1189_b_15L爾時加赦國王梵摩達哆便勅御者汝可嚴駕欲出獵御者受教卽便嚴駕訖還白嚴駕已辦隨天王意於是加赦國王梵摩達哆便與長生博士共乘車長生博士卽作是念此加赦國王梵摩達哆酷暴無道彼取我父拘娑羅國王長壽無過之人奪取其國倉庫財物怨酷枉殺斬作七段我今寧可御車使離四種軍衆各在異處生博士作是念已卽便御車離四種各在異處
017_1189_c_02L그때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진흙길을 애써 건너고 바람과 더위에 시달려 괴롭고 목마르고 피로가 극에 달하여 눕고 싶기만 했다. 그는 곧 수레에서 내려 장생 박사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다. 이에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결국은 혹독하고 억울하게 우리 아버지를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그런데 오늘 그가 마침 내 손 안에 있다. 마땅히 원수를 갚으리라.’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칼을 빼어 가사국왕의 목 위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잘못하는 짓이다. 왜냐하면 아버지께서 옛날 높은 표목 아래서 임종하실 때 내게 말씀하신 것을 나는 기억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다.’
이것을 생각한 뒤에 그는 칼을 들어 도로 칼집에 넣었다.
017_1189_c_02L彼時加赦國王梵摩達哆冒涉塗路風熱所逼煩悶渴乏極欲臥卽便下車枕長生博士膝眠於是長生博士復作是念此加赦國王梵摩達哆酷暴無道彼取我父無過之人奪取其國倉庫財物怨酷枉斬作七段然于今日已在我手當報怨長生博士作是念已卽拔利著加赦國王梵摩達哆頸上而作是語我今殺汝我今殺汝長生博士復作是念我爲不是所以者何憶父昔日在標下時臨終語我(童子可忍童子可忍莫起怨結但當行慈)憶已擧刀還內鞘中
그때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꿈에서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가 손으로 예리한 칼을 뽑아 자기 목 위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을 알았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
그 말을 듣고는 두려워서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리고 곧 놀라 깨어 벌떡 일어나 장생 박사에게 말했다.
‘너는 마땅히 알라. 내 꿈에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가 손으로 예리한 칼을 뽑아 내 목 위에 대고 〈내가 마땅히 너를 죽이겠다. 내가 마땅히 너를 죽이겠다〉고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
017_1189_c_15L彼時加赦國王梵摩達哆夢見拘娑羅國王長壽兒長生童子手拔利刀著我頸上而作此言我今殺汝我今殺汝見已恐怖身毛皆豎便疾驚寤起語長生博士汝今當知我於夢中見拘娑羅國王長壽兒長生童子手拔利刀著我頸上而作是言(我今殺汝我今殺汝)
017_1190_a_02L장생 박사는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저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는 바로 나입니다. 천왕이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다.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결국엔 혹독하고 억울하게 우리 아버지를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그런데 오늘 그는 결국 내 손 안에 있다. 마땅히 원수를 갚으리라〉고 말입니다. 천왕이여, 나는 예리한 칼을 빼어 왕의 목 위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겠다〉고 말입니다. 천왕이여, 나는 다시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잘못하는 짓이다. 왜냐하면 나는 아버지께서 옛날 높은 표목 아래서 임종하실 때에 내게 말씀하신 것을 기억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시지 않았는가?〉 그 말을 생각한 뒤에 칼을 들어 도로 칼집에 넣었습니다.’
017_1189_c_22L長生博士聞已白曰天王勿怖天王勿怖以者何彼拘娑羅國王長壽兒長生童子者卽我身是天王我作是念(加赦國王梵摩達哆酷暴無道彼取我父無過之人奪取其國倉庫財物酷抂殺斬作七段而于今日已在我但當報怨)天王我拔利刀著王頸上而作是語(我今殺汝我今殺汝)天我復作是念(我爲不是所以者何憶父昔日在標下時臨終語我童子可忍童子可忍莫起怨結但當行慈)憶已擧刀還內鞘中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말하였다.
‘동자여, 너는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나는 이미 그 뜻을 알았다. 동자여, 너는 또 말하기를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장생 동자가 대답하였다.
‘천왕이여,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이것을 말한 것입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동자여, 오늘부터 내가 다스리는 나라를 다 너에게 주고 네 아버지의 나라도 너에게 돌려주겠다. 왜냐하면 네가 한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곧 내게 은혜를 베풀어 목숨을 살려 주었기 때문이다.’
장생 동자는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천왕의 본국은 그대로 천왕의 것입니다. 우리 아버지의 나라만 돌려받으면 됩니다.’
017_1190_a_11L加赦國王梵摩達哆語曰童子汝作是說(童子可忍童子可忍)我已知此義童子又言(莫起怨結但當行慈)者此謂何義長生童子答曰天王莫起怨結但當行慈卽謂此也加赦國王梵摩達哆聞語曰童子從今日始我所領國盡以相與汝父本國還持付卿所以者汝所作甚難乃惠我命長生童子聞已白曰天王本國自屬天王我父本國可以見還
017_1190_b_02L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장생 동자와 함께 수레를 타고 돌아와 바라내 성으로 들어가 정전 위에 앉아서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만일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를 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모든 신하들은 이 말을 들었다. 그중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만일 그를 본다면 마땅히 그 손을 잘라버리겠습니다.’
어떤 이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만일 그를 본다면 마땅히 그 발을 잘라버리겠습니다.’
어떤 이는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마땅히 그 목숨을 끊어버리겠습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구사라국왕인 장수왕의 아들 장생 동자를 보고자 한다면 여기 있는 이분을 보라. 너희들은 악의를 가지고 이분을 대하지 말라. 왜냐하면 이 동자가 한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은혜를 베풀어 나의 목숨을 살려주었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왕이 목욕하는 물로써 장생 동자를 목욕시키고 왕이 바르는 향을 발라 주고 왕이 입는 옷을 입히고 황금 평상에 앉힌 뒤에, 제 딸을 아내로 주어 그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017_1190_a_21L於是加赦國王梵摩達哆與長生童子共載還歸入波羅捺城坐正殿上告諸臣曰卿等若見拘娑羅國王長壽兒長生童子者云何耶諸臣聞已或有白曰天王見彼者當截其手或復作是語天王若見彼者當截其足或復作是語斷其命加赦國王梵摩達哆告諸臣卿等欲見拘娑羅國王長壽兒長生童子者卽此是也汝等莫起惡意向此童子所以者何此童子所作甚惠與我命於是加赦國王梵摩達哆以王沐浴浴長生童子塗以王香衣以王服令坐金御牀以女妻之其本國
부처님께서 다시 말을 이으셨다.
“비구들아, 그는 국왕 찰리(刹利) 정생왕(頂生王)으로서 큰 나라의 주인이 되어 천하를 바르게 다스리고 스스로 욕됨을 참아 내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가 욕됨을 참는 것을 보면 칭찬하였으며,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것을 보면 칭찬하였으며, 스스로 은혜를 베풀었을 뿐만 아니라 또 남이 은혜를 베푸는 것을 보면 칭찬하였다. 비구들아, 너희들도 마땅히 이렇게 하라.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되 마땅히 욕됨을 참고 또 다른 이가 욕됨을 참는 것을 보거든 칭찬하며,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고 다른 이가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거든 또 칭찬하며, 스스로 은혜를 베풀고 다른 이가 은혜를 베풀거든 그 또한 칭찬해야 한다.”
017_1190_b_12L比丘彼諸國王剎利頂生王爲大國主整御天下自行忍辱復稱歎忍自行慈心復稱歎慈自行恩惠復稱恩惠諸比丘汝亦應如是至信捨家無家學道當行忍辱復稱歎忍自行慈心復稱歎慈自行恩惠復稱恩惠
이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세존 법주(法主)께서는 이제 잠깐만 계십시오. 세존께서는 우리를 인도해 말씀하셨는데, 우리들이 어떻게 저들을 인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017_1190_b_18L於是諸比丘聞佛所說有作是世尊法主今且住也彼導說我那得不導說彼
이에 세존께서는 구사미의 모든 비구들의 소행, 곧 위의ㆍ예절ㆍ배운 바ㆍ익힌 것에 대하여 기뻐하지 않으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1190_b_20L於是世尊不悅可拘舍彌諸比丘所行威儀禮節所學卽從坐起而說頌曰

약간의 말로써
가장 높은 무리를 파괴하네.
거룩한 무리를 파괴할 때에
능히 꾸짖어 말리는 이 없구나.
017_1190_b_22L以若干言語
破壞最尊衆
破壞聖衆時
無有能訶止

몸을 부수고 목숨을 끊고
코끼리ㆍ소ㆍ말ㆍ재물을 빼앗고
나라를 부수어 다 멸망시켜도
그는 오히려 일부러 화해하였네.
017_1190_b_24L碎身至斷命
奪象牛馬財
破國滅亡盡
彼猶故和解
017_1190_c_02L
하물며 너는 작은 말로 꾸짖어
능히 화합을 이루지 못함이랴.
만일 참 이치를 생각하지 않으면
맺힌 원한이 어찌 끝나리.
017_1190_c_02L況汝小言罵
不能制和合
若不思眞義
怨結焉得息

꾸짖고 욕하며 탓하기 자주해도
능히 화합을 이루며
만일 진실한 이치를 생각하면
원한의 맺힘은 반드시 끝나게 되리.
017_1190_c_03L罵詈責數說
而能制和合
若思眞實義
怨結必得息

만일 다툼으로써 다툼을 그치게 하려 하면
끝끝내 다툼은 쉬지 않는다.
오직 참음만이 다툼을 쉬게 하며
이 법만이 존귀할 뿐이다.
017_1190_c_05L若以諍止諍
至竟不見止
唯忍能止諍
是法可尊貴

지혜 있는 진인(眞人) 향해 성내고
입으로 불량한 말을 하면서
모니(牟尼) 성인을 비방하는 것
이것은 가장 천하고 지혜롭지 못한 일이네.
017_1190_c_06L瞋向慧眞人
口說無賴言
誹謗牟尼聖
是下賤非智

다른 사람은 이런 이치 모르고
오직 나만이 혼자 아는데,
만일 능히 이치를 아는 자이면
그는 성냄을 곧 그치게 되리.
017_1190_c_07L他人不解義
唯我獨能知
若有能解義
彼恚便得息

만일 반드시 친구가 되어
슬기로운 사람과 함께 선(善)을 닦으면
본래 고집하던 생각 버리고
기뻐하며 항상 서로 따르리.
017_1190_c_09L若得定爲侶
慧者共修善
捨本所執意
歡喜常相隨

만일 반드시 친구를 얻지 못해
지혜로운 사람이 혼자 선을 닦으면
왕이 가혹하게 나라를 다스리는 것 같고
코끼리가 홀로 들에 있는 것 같네.
017_1190_c_10L若不得定伴
慧者獨修善
如王嚴治國
如象獨在野

혼자 다니더라도 악은 짓지 말라
코끼리가 홀로 들에 있는 것처럼
혼자 다니더라도 착한 일 하고
악한 사람과 서로 어울리지 말라.
017_1190_c_11L獨行莫爲惡
如象獨在野
獨行爲善勝
勿與惡共會

수행할 때 좋은 벗 얻지 못하고
자기와 같은 사람 함께하지 못하거든
마땅히 마음먹고 혼자 살면서
악한 사람과 서로 어울리지 말라.
017_1190_c_13L學不得善友
不與己等者
當堅意獨住
勿與惡共會

그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곧 여의족(如意足)으로써 허공을 타고 가서, 바라루라(婆羅樓羅)라는 마을에 이르셨다. 이때에 바라루라 마을에는 존자 바구(婆咎)라는 석씨 집안의 아들이 있었다. 낮이나 밤이나 자지 않고 부지런히 힘써 도를 닦으며 마음과 행동이 늘 고요해 도품(道品:37助道品)의 법에 머물러 있었다. 존자 석씨 가문의 아들은 멀리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는 가서 맞이하여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를 받들고 부처님을 위해 자리를 펴고 물을 길어다 발을 씻어 드렸다. 부처님께서 발을 씻으신 뒤에 존자 석씨 가문의 아들인 바구의 자리에 앉으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바구 비구야, 너는 늘 안온하며 부족한 것은 없느냐?”
017_1190_c_14L爾時世尊說此頌已卽以如意足乘虛而去至婆羅樓羅村於是婆羅樓羅有尊者婆咎釋家子晝夜不眠勤行道志行常定住道品法尊者釋家子遙見佛來見已往迎攝佛衣鉢爲佛敷牀汲水洗足佛洗足已坐尊者釋家子婆咎座坐已告曰婆咎比汝常安隱無所乏耶
존자 바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늘 안온하며 부족한 것도 없습니다.”
017_1190_c_22L尊者釋家子婆咎白曰世尊我常安隱無有所乏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바구 비구야, 어떻게 안온하며 또한 부족한 것도 없느냐?”
017_1190_c_23L世尊復問婆咎比丘云何安隱無所乏耶
017_1191_a_02L존자 바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낮이나 밤이나 자지 않고 부지런히 힘써 도를 행하며, 마음과 행동이 늘 고요해 도품의 법에 머물러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도 없습니다.”
017_1191_a_02L尊者婆咎白曰世尊我晝夜不精勤行道志行常定住道品法世尊如是我常安隱無有所乏
세존께서 다시 생각하셨다.
‘이 족성자는 안락하게 유행(遊行)하는구나. 나는 이제 그를 위하여 설법하리라.’
이렇게 생각하신 뒤에 곧 존자 바구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호사림(護寺林)으로 가셨다. 호사림에 들어가 어떤 나무 밑에 이르러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셨다.
017_1191_a_04L世尊復念此族姓子遊行安樂我今寧可爲彼說法作是念已便爲尊者婆咎說法勸發渴仰成就歡喜無量方便爲彼說法勸發渴仰成就歡喜已坐起去往至護寺林入護寺林中一樹下敷尼師檀結跏趺坐
세존께서 다시 생각하셨다.
‘나는 이미 저 구사미(拘舍彌)의 모든 비구들에게서 벗어나게 되었다. 저들은 자주 서로 싸우고 서로 헐뜯으며, 서로 미워하고 서로 성내어 언쟁을 벌인다. 나는 저쪽 구사미의 비구들이 사는 곳은 생각하기조차 싫다.’
017_1191_a_10L世尊復我已得脫彼拘舍彌諸比丘輩數鬪訟相伏相憎相瞋共諍我不喜念彼方謂拘舍彌諸比丘輩所住處
마침 그때에 어떤 큰 코끼리 한 마리가 있었는데, 코끼리들의 왕이 되었다. 그 코끼리는 코끼리 떼를 떠나 혼자 노닐다가 그 또한 호사림으로 왔다. 호사림에 들어와 현사라(賢娑羅)나무 밑에 이르러 그 나무에 기대섰다. 그때에 큰 코끼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저 많은 코끼리떼의 암코끼리ㆍ수코끼리ㆍ크고 작은 코끼리 새끼들에게서 벗어나게 되었다. 저 숱한 코끼리 떼들은 늘 앞서가려고 하여, 그 때문에 풀이 짓밟히고 물도 흐려졌다. 나는 그때에는 저 짓밟힌 풀을 먹고 흐린 물을 마셨었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 돋아난 풀을 먹고 맑은 물을 마시게 되었다.’
017_1191_a_14L當爾之時有一大象爲衆象王離象衆而獨遊行亦至護寺林入護寺林中至賢娑羅樹倚賢娑羅樹立爾時大象而作是念我已得脫彼群象輩牝象牡象大小象子彼群象輩常在前行草爲之蹹水爲之渾我於爾時食彼蹹草飮渾濁水我今飮食新草淸水
이에 세존께서는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로써 저 큰 코끼리가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1191_a_21L於是世尊以他心智知彼大象心之所念卽說頌曰

한 큰 코끼리도 보통 코끼리들처럼
몸을 이루고 어금니를 갖추었다.
마음을 대중들 마음과 같이 하면서
혼자서 숲에 살며 즐기는 것 같으리.
017_1191_a_22L一象與象等
成身具足牙
以心與心等
若樂獨住林
017_1191_b_02L
이에 세존께서는 호사림에서 가사를 거두고 발우를 가지시고 반나만사사(般那蔓闍寺) 숲으로 가셨다. 그때에 반나만사사 숲에는 세 족성자(族姓子)가 함께 살고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은 존자 아나율타(阿那律陀)ㆍ존자 난제(難題)ㆍ존자 금비라(金毘羅)였다. 그 존자들의 실천 방법은 이러하였다. 곧 만일 누구나 걸식하고 먼저 돌아온 이가 있으면 자리를 깔고 물을 긷고 발 씻는 대야를 내어놓고, 발 씻는 발판과 종아리 닦는 수건과 물병ㆍ물동이를 제자리에 두고, 만일 빌어 온 밥을 다 먹을 수 있으면 다 먹지만, 만일 남기게 되면 그릇에 담아 뚜껑을 덮어둔다. 밥을 먹은 뒤에는 발우를 거두고 손발을 씻고 니사단(尼師檀)을 어깨에 걸치고 방에 들어가 연좌(燕坐)한다. 만일 걸식하고 뒤에 돌아오는 자가 있어서 밥을 먹을 수 있으면 또한 다 먹고, 만일 모자라면 먼저 남은 밥을 가져다 먹을 만큼 먹고, 남게 되면 곧 쏟아서 깨끗한 땅에나 벌레 없는 물속에 담그고 밥그릇을 가져다 깨끗이 씻고 닦은 뒤에는 한쪽에 치워 둔다. 평상 자리를 걷고 발 씻는 발판을 거두고, 종아리 닦는 수건을 거두고, 발 씻는 대야ㆍ물병ㆍ물동이를 치우고 식당을 청소하고, 뒷간을 깨끗이 소제한 뒤에는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발을 씻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방에 들어가 연좌하였다.
017_1191_a_24L於是世尊從護寺林攝衣持鉢往至般那蔓闍寺林爾時般那蔓闍寺林有三族姓子共在中住尊者阿那律尊者難提尊者金毘羅彼尊者等所行如是若彼乞食有前還者便敷汲水出洗足器安洗足蹬及拭腳水甁澡罐若所乞食能盡食者便盡食之若有餘者器盛覆擧食訖收鉢澡洗手足以尼師檀著於肩上入室宴坐若彼乞食有後還者能盡食者亦盡食之若不足者取前餘食足而食之若有餘者便瀉著淨地及無虫水中取彼食器淨洗拭已擧著一面收卷牀席斂洗足蹬收拭腳巾擧洗足器及水甁澡罐掃灑食堂糞除淨收擧衣鉢澡洗手足以尼師檀著於肩上入室宴坐
그 존자들은 해질 무렵이 되어 만일 연좌에서 먼저 일어난 자가 있어 물병과 물동이가 비어 물이 없는 것을 보면, 곧 가지고 가서 힘겹지 않으면 물을 들고 와서 한쪽에 두고, 만일 힘에 겨우면 곧 손뼉을 쳐 다른 비구를 불러 둘이서 함께 들고 와서 한쪽에 두되 서로 말하지도 않고 서로 묻지도 않았다. 그 존자들은 닷새에 한 번씩 모여 혹은 함께 설법하고 혹은 부처님처럼 침묵하였다.
017_1191_b_18L彼尊者等至於晡若有先從宴坐起者見水甁澡罐空無有水便持行取若能勝者便擧持來安著一面若不能勝則便以手招一比丘兩人共擧持著一面各不相語各不相問彼尊者等五日一集或共說法或聖默然
017_1191_c_02L이에 동산지기는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가로막고 꾸짖으며 말하였다.
“사문(沙門)이여, 사문이여, 이 숲에 들어오지 마시오. 지금 이 숲에는 세 명의 족성자가 있으니, 그들은 곧 존자 아나율타와 존자 난제와 존자 금비라입니다. 저들이 만일 당신을 보면 혹 언짢아할지도 모른다.”
017_1191_b_24L於是守林人遙見世尊來逆訶止曰沙門沙門莫入此林所以者何今此林中有三族姓尊者阿那律陁尊者難提尊者金毘羅彼若見汝或有不可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 동산지기야, 저들이 만일 나를 보면 반드시 좋다 하면 했지 절대로 언짢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017_1191_c_05L世尊告曰汝守林人彼若見我必可無不可
존자 아나율타는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그들을 꾸짖었다.
“너 동산지기야, 세존을 꾸짖지 말라. 너 동산지기야, 선서(善逝)를 막지 말라. 왜냐하면 이분은 바로 나의 세존이신데 지금 오셨기 때문이다. 나의 선서가 오셨기 때문이다.”
존자 아나율타는 나와서 세존을 맞이하고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를 받았다. 존자 난제는 부처님을 위하여 평상을 펴고, 존자 금비라는 부처님을 위하여 물을 떠다 바쳤다.
017_1191_c_06L尊者阿那律陁遙見世尊來卽訶彼曰汝守林人莫訶世尊汝守林人莫止善逝所以者何是我尊來我善逝來尊者阿那律陁出迎世尊攝佛衣鉢尊者難提爲佛敷牀尊者金毘羅爲佛取水
그때 세존께서는 손발을 씻으신 뒤에 존자가 편 자리에 앉으셨다. 앉으신 다음에 물으셨다.
“아나율타야, 너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은 없느냐?”
017_1191_c_12L爾時世尊洗手足已彼尊者所敷之座坐已問曰阿那律汝常安隱無所乏耶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017_1191_c_14L尊者阿那律陁白曰世尊我常安隱無有所乏
세존께서 다시 아나율타에게 물으셨다.
“아나율타야, 어떤 것이 안온한 것이며 또한 부족함이 없는 것이냐?”
017_1191_c_15L尊復問阿那律陁云何安隱無所乏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내게는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곧 나는 이러한 범행자(梵行者)들과 함께 수행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이 범행자들을 향하여 자애로운 마음으로 몸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여 알아주거나 알아주지 않거나 간에 평정하여 달리 대하지 않으며, 자애로운 마음으로 입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뜻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여 알아주거나 알아주지 않거나 간에 평정하여 달리 대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내 마음을 버리고 저분들의 마음을 따르자’고 말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곧 제 마음을 버리고 저분들의 마음을 따르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이 한번도 언짢은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이 없었습니다.”
017_1191_c_17L尊者阿那律陁白曰世尊我作是我有善利有大功德謂我與如是梵行共行世尊我常向彼梵行行慈身業見與不見等無有異行慈口業行慈意業見與不見等無有異世尊我作是念我今寧可自捨己心隨彼諸賢心世尊我便自捨己心隨彼諸賢心世尊我未曾有一不可心世尊如是我常安隱無有所乏
017_1192_a_02L존자 난제에게 물으셨으나 대답은 또한 이와 같았다.
017_1192_a_02L問尊者難答亦如是
다시 존자 금비라에게 물으셨다.
“너도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이 없느냐?”
017_1192_a_03L復問尊者金毘羅曰常安隱無所乏耶
존자 금비라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도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017_1192_a_04L尊者金毘羅白曰世尊我常安隱無有所乏
“금비라야, 어떤 것이 안온한 것이며 또한 부족함이 없는 것이냐?”
존자 금비라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게는 좋은 이익이 있고 큰 공덕이 있다. 곧 나는 이러한 범행자들과 함께 수행한다’고 말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저 범행자들을 향하여 자애로운 마음으로 몸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되, 알아주거나 알아주지 않거나 간에 평정하여 달리 대하지 않으며 자애로운 마음으로 입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뜻으로 짓는 업을 실천하되 알아주거나 알아주지 않거나 간에 평정하여 달리 대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이제 내 마음을 버리고 저분들의 마음을 따르자’고 말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곧 제 마음을 버리고 저 여러분의 마음을 따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이 한번도 언짢은 마음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017_1192_a_05L問曰金毘云何安隱無所乏耶尊者金毘羅白曰世尊我作是念我有善利有大功德謂我與如是梵行共行世尊常向彼梵行行慈身業見與不見無有異行慈口業行慈意業見與不等無有異世尊我作是念我今寧可自捨己心隨彼諸賢心世尊我便自捨己心隨彼諸賢心世尊我未曾有一不可心世尊如是我常安隱無有所乏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아나율타여, 그렇게 너희들은 항상 서로 화합하고 안락하여 다툼이 없으며, 한마음으로 한 스승을 섬기면서 물과 젖이 하나로 화합하듯 하는구나. 사람으로서 최상의 법을 얻어 등급이 있게 안락한 곳에 머물고 있느냐?”
017_1192_a_15L世尊歎曰善哉善哉阿那律陁如是汝等常共和合安樂無諍一心一師合一水乳頗得人上之法而有差降安樂住止耶
“세존이시여, 그러합니다. 저희들은 항상 서로 화합하고 안락하여 다툼이 없으며, 한마음으로 한 스승을 섬기면서 물과 젖이 하나로 합해지듯 하며, 사람으로서 최상의 법을 얻어 등급이 있게 안락하게 지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광명을 얻어 곧 색을 보는데, 그 색에서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합니다.”
017_1192_a_18L尊者阿耶律陁白世尊如是我等常共和合安樂無一心一師合一水乳得人上之法而有差降安樂住止世尊我等得光明便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017_1192_b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야, 너희들은 이 모습[相]에 대하여 통달하지 못하였구나. 곧 어떤 상으로 광명을 얻어 색을 보면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할 것이다. 아나율타야, 나도 본래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미처 깨닫지 못하였을 때에는 또한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하였었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걱정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나타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멸하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정근(精勤)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몸이 그쳐 머무르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있고 어리석음이 없어 결정된 한마음을 얻었다.
017_1192_a_22L世尊告曰阿那律陁汝等不達此相謂相得光明而見色者彼見色光明尋復阿那律陁我本未得覺無上正眞道時亦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作是念我心中有何患令我失定而滅眼眼滅已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行精勤無懈怠止住有正念正智無有愚癡得定一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정근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몸이 그쳐 머무르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있고 어리석음이 없어 결정된 한마음을 얻었다. 만일 세상에 도가 없더라도 나는 그것을 볼 수 있고 알 수 있을 것인가?’
내 마음속에는 이런 의심하는 병이 생겼다. 이 의심하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2_b_09L阿那律陁我作是念我行精勤無懈怠身止住有正念正智無有愚癡得定一心若世中無道我可見可知彼耶我心中生此疑患因此疑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내 마음속에 의심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문득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2_b_14L阿那律陁我今要當作是念我心中不生疑患阿那律陁我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懃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
017_1192_c_02L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마저 이내 다시 멸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생각 없는 병이 생겼다. 이 생각 없는 병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마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 병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병을 내지 않도록 하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말았다.
017_1192_b_20L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有何患令我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生無念患因此無念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今要當作是念我心中不生疑患亦不生無念患阿那律陁我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는 걱정이 생겼다. 이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는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나는 마음속에 이런 걱정을 하지 말고 생각 없는 걱정도 내지 말며 또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는 걱정을 일으키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런 걱정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2_c_09L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有何患令我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生身病想患因此身病想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今要當作是念我心中不生疑患生無念患亦不生身病想患阿那律我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因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017_1193_a_03L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걱정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 속에 수면(睡眠)에 대한 걱정이 생겼다. 이 수면에 대한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하는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걱정을 내지 않으며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는 걱정을 내지 않고 또한 수면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런 걱정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서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하였다.
017_1192_c_21L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有何患令我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生睡眠患因此睡眠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今要當作是念心中不生疑患不生無念患不生身病想患亦不生睡眠患阿那律陁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因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마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지나친 정근(精勤)의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지나친 정근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마치 역사(力士)가 파리를 사로잡으려 하면서 너무 성급하게 굴면 파리가 곧 죽는 것처럼, 아나율타야, 내 마음속에는 지나친 정근에 대해 걱정이 생겼다. 이 정근에 대해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3_a_12L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有何患令我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生過精勤患因此過精勤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猶如力士捉蠅太急蠅卽便死如是阿那律陁我心中生過精勤患因此過精勤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彼見色光明尋復滅
017_1193_b_03L아나율타야, 나는 꼭 이렇게 생각했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데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하여 생각하는 걱정을 내지 않고 수면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또한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게 하자.’
아나율타여,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3_a_23L阿那律陁今要當作是念我心中不生疑患生無念患不生身病想患不生睡眠亦不生過精勤患阿那律陁我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住心無放修行精勤因在遠離獨住心無放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見色光明尋復滅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걱정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걱정거리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마치 역사가 파리를 잡으려 할 때에 너무 느리게 행동하면 파리는 곧 날아가 버리는 것처럼, 아나율타야, 내 마음속에는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걱정거리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이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3_b_07L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有何患令我失定而滅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生太懈怠患因此太懈怠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阿那律陁猶如力士捉蠅太緩便飛去阿那律陁我心中生太懈怠因此太懈怠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는 의심으로 인한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에 대해 생각하는 걱정을 내지 않고 수면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또한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리하여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3_b_18L阿那律陁我今要當作是念我心中不生疑患不生無念不生身病想患不生睡眠患不生太精勤患亦不生太懈怠患阿那律我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因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017_1193_c_03L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 무슨 걱정거리가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마저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두려움에 대한 걱정이 생겼다. 이 두려움에 대한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마치 사람이 길을 갈 때에 사방에서 도적이 나타나면 그 사람은 그것을 보고 두려워하고 겁이 나서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처럼, 아나율타야, 내 마음속에는 두려움에 대한 걱정이 생겼다. 이 두려움에 대한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3_b_25L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有何患令我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生恐怖患因此恐怖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猶如人行道四方有怨賊來彼人見已畏懼恐怖擧身毛如是阿那律陁我心中生恐怖患因此恐怖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하여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몸으로 인해 생겨나는 질병을 염려하는 걱정을 내지 말고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너무 게으름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또한 두려움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걱정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리하여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3_c_14L阿那律陁我今要當作是我心中不生疑患不生無念患生身病想患不生睡眠患不生大精勤患不生太懈怠患亦不生恐怖患阿那律陁我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因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017_1194_a_02L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 무슨 걱정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기뻐하는 걱정이 생겼다. 이 기뻐하는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었다.’
아나율타야, 마치 사람이 일찍이 어떤 보배 창고를 구하였다가 갑자기 네 보배 창고를 얻어, 그걸 보고는 곧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아나율타야, 내 마음속에는 기쁨이 생겼다. 이 기쁨으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었다.
017_1193_c_21L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有何患令我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生喜悅因此喜悅患故便失定而滅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猶若如人本求一寶藏頓得四寶藏彼見已便生悅歡喜如是阿那律陁我心中生喜悅患因此喜悅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아나율타야, 나는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몸에 생기는 질병에 대하여 염려하는 걱정을 내지 않고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데 대한 걱정을 내지 않으며 두려움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또한 기뻐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리하여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4_a_09L阿那律陁我今要當作是念我心中不生疑患不生無念不生身病想患不生睡眠患不生太精勤患不生太懈怠患不生恐怖亦不生喜悅患阿那律陁我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因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017_1194_b_02L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병이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뽐내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뽐내는 걱정거리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에 대한 걱정을 내지 않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몸에 생기는 병에 대하여 염려하는 걱정을 내지 말고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데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두려움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기뻐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또한 뽐내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리하여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017_1194_a_17L阿那律陁我復作是我心中有何患令我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復作是我心中生自高心患因此自高心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今要當作是念我心中不生疑患不生無念患不生身病想不生睡眠患不生太精勤患不生太懈怠患不生恐怖患不生喜悅患亦不生自高心患阿那律陁我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因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걱정거리가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을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약간의 생각하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약간의 생각하는 걱정거리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었다.’
017_1194_b_09L阿那律陁我復作是我心中有何患令我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復作是我心中生若干想患因此若干想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今要當作是念我心中不生疑患不生無念患不生身病想不生睡眠患不生大精勤患不生太懈怠患不生恐怖患不生喜悅患不生自高心患亦不生若干想患那律陁我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因在遠離獨住心無放逸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아나율타야, 나는 이제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하는 걱정을 내지 말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몸에 생기는 병에 대하여 염려하는 걱정을 내지 말고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지나친 정근으로 인한 걱정을 내지 말고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데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두려움으로 인한 걱정을 내지 말고 기뻐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뽐내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또한 약간의 생각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래서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하고 말았다.
017_1194_b_24L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有何患我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阿那律陁我復作是念我心中生不觀色因此不觀色患故便失定而滅眼眼滅已我本所得光明而見色彼見色光明尋復滅
017_1194_c_02L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무슨 걱정거리가 있어 나로 하여금 선정을 잃어 눈을 멸하게 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은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색을 본 광명도 이내 다시 소멸되고 마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는 색을 관찰하지 않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 색을 관찰하지 않는 걱정거리로 말미암아 곧 선정을 잃어 눈이 멸하고, 눈이 멸한 뒤에는 내가 본래 얻었던 광명으로 색을 보았으나, 그 색을 본 광명은 이내 다시 소멸되었다.’
아나율타야, 나는 꼭 이렇게 생각해야 했다.
‘내 마음속에 의심으로 인한 걱정을 내지 말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몸에 생기는 병에 대하여 염려하는 걱정을 내지 말고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두려움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기뻐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뽐내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고 약간의 생각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며 또한 색을 관찰하지 않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지 말자.’
아나율타야, 나는 이 걱정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곧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수행하고 정근하였다. 그리하여 곧 광명을 얻어 색을 보았다.
아나율타야, 만일 내가 마음에 의심으로 인해 걱정을 내면 그 마음은 청정을 얻고 마음에 생각이 없는 것에 대한 걱정, 몸에 생기는 질병을 염려하는 걱정, 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 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 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것에 대한 걱정, 두려움에 대한 걱정, 희열에 대한 걱정, 뽐내는 것에 대한 걱정, 약간의 생각하는 것에 대한 걱정, 색을 관찰하지 않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면 그 마음은 청정을 얻는다.
017_1194_c_08L阿那律陁我今要當作是念我心中不生疑患不生無念不生身病想患不生睡眠患不生太精勤患不生太懈怠患不生恐怖不生喜悅患亦不生自高心患生若干想患亦不生不觀色患阿那律陁我欲不起此患故便在遠離獨心無放逸修行精勤因在遠離獨心無放逸修行精勤故便得光明而見色阿那律陁若我心生疑患得心淸淨無念身病想睡眠太精勤太懈怠恐怖喜悅高心若干想觀色心患彼得心淸淨
017_1195_a_03L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세 가지 선정을 닦고 배우자. 곧 유각유관정(有覺有觀定)을 닦고 배우며 무각소관정(無覺少觀定)을 닦고 배우며 무각무관정(無覺無觀定)을 닦고 배우자.’
아나율타야, 나는 세 가지 선정을 닦고 배웠다. 곧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우고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웠으며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웠다. 만일 내가 유각유관정을 닦으면 마음은 곧 무각소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과 밤이 다하도록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만일 내가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무각무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017_1194_c_20L阿那律陁復作是念我當修學三定修學有覺有觀定修學無覺少觀定修學無覺無觀定阿那律陁我便修學三定學有覺有觀定修學無覺少觀定學無覺無觀定若我修學有覺有觀定者心便順向無覺少觀定如是我必不失此智見阿那律陁如是我知如是已竟日竟夜竟日夜修學有覺有觀定阿那律陁我爾時行此住止若我修學有覺有觀定者心便順向無覺無觀定如是我必不失此智阿那律陁如是我知如是已竟日竟夜竟日夜修學有覺有觀定阿那律陁我爾時行此住止行
아나율타야, 만일 내가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유각유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만일 내가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무각무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런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017_1195_a_12L阿那律陁若我修學無覺少觀定者心便順向有覺有觀定如是我必不失此智見阿那律陁如是我知如是已竟日竟日夜修學無覺少觀定阿那侓我爾時行此住止行若我修學無覺少觀定者心便順向無覺無觀定如是我必不失此智見阿那律陁是我知如是已竟日竟夜竟日夜修學無覺少觀定阿那律陁我爾時行此住止行
017_1195_b_02L아나율타야, 만일 내가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유각유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만일 내가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우면 마음은 곧 무각소관정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결코 이 지견을 잃지 않았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웠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 때에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017_1195_a_22L阿那律陁若我修學無覺無觀定者心便順向有覺有觀定是我必不失此智見阿那律陁如是我知如是已竟日竟夜竟日夜修學無覺無觀定阿那律陁我爾時行此住止行若我修學無覺無觀定者便順向無覺少觀定如是我不失此智見阿那律陁如是我知如是已竟夜竟日夜修學無覺無觀定那律陁我爾時行此住止行
아나율타야, 나는 때로는 광명을 알면서도 색을 보지 못하였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나는 광명을 알면서 색을 보지 못하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광명의 상을 생각하면서도 색의 상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때는 나의 광명을 알면서도 색을 보지 못할 것이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내가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며, 낮과 밤이 다하도록 광명을 알면서도 색을 보지 못하였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때로 나는 색을 보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하였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나는 색을 보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하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색의 상을 생각하고 광명의 상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때에 나는 색을 알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할 것이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색을 알면서도 광명을 알지 못하였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017_1195_b_07L阿那律有時我知光明而不見色阿那律我作是念何因何緣知光明而不見色阿那律陁我復作是念若我念光明相不念色相者爾時我知光明而不見色阿那律陁如是我知如是竟日竟夜竟日夜知光明而不見阿那律陁我爾時行此住止行那律陁有時我見色而不知光明那律陁我作是念何因何緣我見色而不知光明阿那律陁我復作是念若我念色相不念光明相者爾時我知色而不知光明阿那律陁如是我知如是已竟日竟夜竟日夜知色而不知光明阿那律陁我爾時行此住止行
017_1195_c_02L아나율타야, 때로 나는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무슨 인연으로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조금만 선정에 들면, 조금만 선정에 들었기 때문에 조금 눈이 깨끗해지고, 조금 눈이 깨끗해지기 때문에 나는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게 된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조금 광명을 알고 또한 조금 색을 보았다. 아나율타야, 그때 나는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아나율타야, 때로 나는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색을 보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나는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색을 보는가?’
아나율타야,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널리 선정에 들어가면, 널리 선정에 들었기 때문에 널리 눈이 청정해지고, 널리 눈이 청정해지기 때문에 나는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광명을 본다.’
아나율타야, 이렇게 하여 나는 이러한 것을 안 뒤에는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며 낮과 밤이 다하도록 널리 광명을 알고 또한 널리 색을 보았다. 아나율타야, 그때 나는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017_1195_b_22L阿那律陁有時我少知光明少見色阿那律陁我作是念何因何緣我少知光明亦少見色阿那律陁我復作是念若我少入定少入定故少眼淸淨少眼淸淨故我少知光明亦少見色阿那律陁如是我知如是竟日竟夜竟日夜少知光明亦少見色阿那律陁爾時我行此住止行阿那律陁有時我廣知光明亦廣見阿那律陁我作是念何因何緣我廣知光明亦廣見色阿那律陁我復作是念若我廣入定廣入定故廣眼淸淨廣眼淸淨故我廣知光明亦廣見色阿那律陁如是我知如是已竟夜竟日夜廣知光明亦廣見色阿那律陁爾時我行此住止行
아나율타야, 만일 내 마음속에 의심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내면 그 마음이 청정을 얻고, 생각 없는 것에 대한 걱정ㆍ몸에 생기는 질병에 대해 염려하는 걱정ㆍ잠자는 것에 대한 걱정ㆍ지나친 정근에 대한 걱정ㆍ너무 게으름을 피우는 것에 대한 걱정ㆍ두려운 것에 대한 걱정ㆍ희열에 대한 걱정ㆍ뽐내는 것에 대한 걱정ㆍ약간의 생각하는 것에 대한 걱정ㆍ색을 관찰하지 않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내면 그 마음은 청정을 얻는다. 유각유관정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무각소관정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무각무관정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일향정(一向定)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잡정(雜定)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적은 선정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며, 넓기가 한량없는 선정을 닦고 배우고 지극히 닦고 배우고서, 나는 지견을 내어 지극히 밝고 깨끗하여 선정에 나아가 머물러 부지런히 힘써 도품(道品)을 닦아야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이치를 알았다.
“아나율타야, 나는 그때 이것을 행하고 거기에 머물렀다.”
017_1195_c_14L阿那律陁若我心中生疑患彼得心淸淨無念身病想睡眠太精勤太懈怠喜悅高心生若干想不觀色心患彼得心淸淨有覺有觀定修學極修無覺少觀定修學極修學無覺無觀定修學極修學一向定修學極修雜定修學極修學少定修學極修廣無量定修學極修學我生知見極明淨趣向定住精勤修道品生已梵行已立所作已辦不更受有如眞阿那律陁爾時我行此住止行
017_1196_a_02L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나율타ㆍ존자 난제ㆍ존자 금비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장수왕본기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9,218자이다.
017_1196_a_02L佛說如是尊者阿那律陁尊者難提尊者金毘羅聞佛所說歡喜奉行
長壽王本起經第一竟九千二百一十八字
中阿含經卷第十七九千二百一十八字第二小土城誦
癸卯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

  1. 1)이 경전의 참고 경문으로는 『사분율』 제43권ㆍ『오분율』 제24권ㆍ『육도집경(六度集經)』 제1권의 열 번째 소경과 역자를 알 수 없는 『장수왕경(長壽王經)』과 『증일아함경』 제16권 「고당품(高幢品)」의 여덟 번째 소경이 그것이다.
  2. 2)나라 이름. 또는 교상미(憍賞彌)로 쓰기도 하고, 혹은 구섬미(拘睒彌)로 쓰기도 하는데 지금 중인도(中印度)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