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365_b_01L증일아함경 제9권
018_0365_b_01L增壹阿含經卷第九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018_0365_b_02L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18. 참괴품(慚愧品)
018_0365_b_03L慚愧品第十八

[ 1 ]1)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365_b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365_b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묘한 법이 있어서 세상을 잘 옹호(擁護)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이른바 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慚]과 남에 대한 부끄러움[愧]이 그것이다.
비구들아, 만약 이 두 가지 법이 없다면 세상에는 부모ㆍ형제ㆍ처자ㆍ지식(知識)ㆍ존장ㆍ노소의 구별이 없어져 돼지ㆍ개ㆍ소ㆍ양 등의 6짐승과 같을 것이다.
세상에 이 두 가지 법이 있어서 세상을 잘 옹호해 주기 때문에 부모ㆍ형제ㆍ처자ㆍ어른ㆍ노소의 구별이 있어서 여섯 짐승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부끄러워 할 줄을 알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018_0365_b_06L爾時,世尊告諸比丘有二妙法,擁護世閒云何爲二法所謂有慚有愧也諸比丘若無此二法世閒則不別有父有母,有兄有弟,有妻子知識大小便當與豬羊六畜之類,而同一等以其世閒有此二法,擁護世閒,則別有父母兄弟妻子尊長大小,亦不與六畜共同是故諸比丘,當習有慚有愧如是諸比丘,當作是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365_b_15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365_b_16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다 만족할 줄을 모르고 목숨을 마친다. 어떤 것이 그 두 종류의 사람인가? 이른바 재물을 얻어 간직하기만 하다가 아주 거덜나는 사람과 재물을 얻으면 남에게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것을 만족할 줄을 모르고 목숨을 마치는 두 종류의 사람이라고 말하느니라.”
018_0365_b_17L爾時,世尊告諸比丘世有二人,無有厭足,而取命終云何爲二人謂得財物恒藏擧之,復有得物,而喜與人是謂二人,無有厭足,而取命終
그때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너무 간략히 말씀하시니 저희들은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것이 재물을 얻어 간직하기만 하다가 아주 거덜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재물을 얻으면 남에게 주기를 좋아하는 것입니까?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하여 주십시오.”
018_0365_b_20L爾時,有比丘白世尊曰我等,世尊,不解此略說之義,云何得物藏擧云何得物與人唯願世尊,廣演其義
018_0365_c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해 기억하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분별해 주리라.”
018_0365_c_02L世尊告曰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其義
대답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對曰如是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어떤 족성자(族姓子)가 있다. 그들은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는데, 혹은 농사짓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혹은 문학을 익히기도 하며, 혹은 계산법을 익히고 혹은 천문(天文)을 익히기도 하며, 혹은 지리(地理)를 익히기도 하고 혹은 점치기[卜相]를 익히기도 하며, 혹은 사신의 일을 익히기도 하고 혹은 왕을 보필하는 일을 하기도 하는데, 추위와 더위를 피하지 않고 굶주림과 헐벗음으로 고통 받으면서 스스로 경영한다. 그는 이렇게 노력하여 재물을 얻으면 저도 잘 먹지 않고 처자(妻子)나 종들이나 친척들에게도 나누어 주지 않는다.
그는 그렇게 애써 벌어놓은 재물을 혹 왕에게 수탈당하기도 하고, 혹은 도둑에게 빼앗기기도 하며, 혹은 불에 타거나 물에 떠내려 보내는 둥 다른 곳에 흩어버려 큰 손해를 보게 된다. 또는 그 집안사람이 그 재물을 탕진하여 그것을 보존하지 못한다. 비구들아, 이것을 재물을 얻어 간직하기만 하다가 아주 거덜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18_0365_c_04L爾時,佛告諸比於是有族姓子學諸技術,或習田作或習書疏,或習計算,或習天文習地理,或習卜相,或學遠使,或作王佐,不避寒暑,飢寒懃苦,而自營己作是功力,而獲財物,彼人不能食噉,亦不與妻子,亦不與奴婢,親親之屬,皆悉不與,彼所得財物,或王劫奪,或復被賊,或火燒,水漂,分散異處,不獲其利卽於家中,有人分散,此物不得停住是謂比丘得財藏擧者也
어떤 것이 재물을 얻으면 잘 나누어 주는 것인가? 여기 어떤 족성자가 있다. 그들은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는데, 혹은 농사짓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혹은 문학을 익히기도 하며, 혹은 계산법을 익히고 혹은 천문(天文)을 익히기도 하며, 혹은 지리(地理)를 익히기도 하고 혹은 점치기[卜相]를 익히기도 하며, 혹은 사신의 일을 익히기도 하고 혹은 왕을 보필하는 일을 하기도 하는데, 추위와 더위를 피하지 않고 굶주림과 헐벗음으로 고통 받으면서 스스로 경영한다.
그는 이렇게 노력하여 재물을 얻으면 중생들에게 보시한다. 즉 부모ㆍ종ㆍ처자를 돌보고, 나아가서는 사문(沙門)이나 바라문(婆羅門)에게 보시하여 많은 공덕을 짓고 천상의 복을 심는다. 비구들아, 이것을 재물을 얻으면 잘 보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만족할 줄 모르는 두 종류의 사람이라고 말한다. 앞의 한 사람은 재물을 모았다가 거덜나는 것이니 그런 일에 대해서는 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뒷사람은 애써 모은 재물을 널리 보시하는 것이니 그런 일은 본받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018_0365_c_14L彼云何得財分布有族姓子學諸伎術,或習田作,或習書疏,或習計算,或習天文地理,或習卜相,或學遠使,或作王佐,不避寒暑,飢寒懃苦,而自營己,彼作是功力,而獲財物,彼人慧施衆生,給與父母奴婢妻子,亦復廣及沙門婆羅門,造諸功德,種天上之福是謂比丘,得而慧施是謂比丘,二人無厭如前一人得財物而擧者,當念捨第二人得而廣布,當學此業如是諸比丘,當作是學
018_0366_a_02L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366_a_02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2)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366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366_a_0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항상 마땅히 법을 보시해야 할 것이요, 음식을 보시하는 것은 익히지 말라. 왜냐하면 너희들에겐 지금 과보(果報)의 도움이 있고, 내 제자들로 하여금 법을 공경하고 이양(利養)을 탐내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양을 탐하면 곧 여래의 처소에 큰 허물이 있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중생들은 법을 분별(分別)하지 못하여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할 것이요, 이미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하고 나면 나중에 다시는 열반(涅槃)의 길[道]에 이르지 못할 것이니, 나에게 곧 부끄러움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의 제자로서 이양을 탐하여 법을 행하지 않고 법을 분별하지 못하면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하고 바른 법을 따르지 않을 것이요,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하면 다시는 열반의 길에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 너희 비구들은 법(法) 보시하기를 생각하고, 재물을 보시하려고 생각지 말라. 그러면 좋은 이름이 사방에 펴지게 될 것이요, 법을 공경(恭敬)하고 재물을 탐내지 않으면 거기에는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의 제자는 법보시를 좋아하고 욕구를 바라는 보시를 탐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마땅히 법을 보시하기를 생각해야 하고 욕구를 바라고 보시하는 것을 좋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너희 비구들아, 나는 여기에서 인(因)이 되는 이치를 말하였다. 그러면 무슨 뜻으로 나는 이 사실을 말하였는가?”
018_0366_a_05L爾時,世尊告諸比丘常當法施,勿習食施所以然者,汝等今有果報之祐,使我弟子恭敬於法,不貪利養設貪利養者,則有大過於如來所以故謂衆生類不分別法,毀世尊教,已毀世尊教,後不復得至涅槃道,我便有恥所以然者,謂如來弟子貪著利養,不行於法,不分別法,毀世尊教,不順正法,已毀世尊教,復不至涅槃汝今比丘,當念法施,勿思欲施便得稱譽,多聞四遠,恭敬於法,不貪財物,此則無有羞恥所以然者,如來弟子以好法施,不貪思欲之施是謂比丘當念法施,勿學財施汝等比丘,吾說此義,爲因何義,而說此緣乎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 일일이 자세하게 분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018_0366_a_19L爾時,諸比丘白世尊曰唯願世尊,事事分
018_0366_b_02L그러자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어떤 사람이 나를 초청하여 공양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그때 버려야 할 남은 음식이 있었다. 때마침 멀리서 두 비구가 찾아왔는데, 그들은 몸이 매우 피로해 보였고 얼굴도 수척하였다.
그때 나는 그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기 남은 음식이 있어 버려야 할 처지이다. 필요하거든 마음대로 먹고 시장기를 면하도록 하라.’
그때 한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세존께서 남은 음식이 있어 버려야 할 처지이니 필요하거든 마음대로 먹고 시장기를 면하라고 하신다. 가령 우리가 그것을 먹지 않는다 하더라도 곧 이 음식은 깨끗한 땅에 버려지거나 또는 물에 버려질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그 음식을 가져다 먹고 시장기를 면하고 기운을 차리자.’
그러나 그 비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마땅히 법보시를 행하고 어떤 욕구를 바라고 보시하지 말라. 왜냐하면 보시 중에 재물을 보시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지만 그러나 또 법을 보시하는 것은 그 중에서도 최상(最上)이기 때문이다〉라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종일 먹지 않는다 해도 그런 대로 견딜 수 있다. 꼭 저 시주의 복(福)을 받을 필요는 없다.’
그래서 그 비구는 곧 스스로 단념하고 그 밥을 먹지 않았고, 몸이 매우 지쳤지만 목숨을 돌아보지 않았다.
018_0366_a_21L爾時,世尊告諸比丘昔有一人請吾供養然吾爾時,有遺餘法,而可除棄,有二比丘從遠方來,形體困篤,顏色變易爾時,我便語彼比丘作是語有遺餘法,而可除棄,隨時須者,便可取之,而自營己時,一比丘便作是念世尊今日有遺餘法,而可除棄,隨時須者,便可取之設復我等不取食者,便當以此食,捨于淨地,若著水中,然今我等宜取此食,以充虛乏,加得氣爾時,彼比丘復作是學佛亦作是當行法施,莫行思欲之施所以然者,施中之上,無過財施然復法施於中最尊我今堪任竟日不食,猶得自濟不須受彼信施之福爾時彼比丘便自息意,不取彼施,形體困篤,不自顧命
그때 또 다른 한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남은 음식이 있어서 버려야 할 처지라고 하신다. 우리는 그것을 가져다 먹지 않으면 매우 곤란을 당할 것이다. 지금 저 음식을 가져다 먹고 허기를 면하고 기력(氣力)을 얻으면 이 밤을 편히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비구는 그 밥을 가져다 먹고 기력이 회복되어 그 밤을 편히 지냈느니라.”
018_0366_b_14L彼時,第二比丘復作是念世尊亦有遺餘之法,而可除者,設我等不取食者,便當困篤今以此食,用充虛乏,加得氣力,晝夜安寧爾時,彼比丘便取食之,晝夜安隱,氣力充足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비구는 그 밥을 가져다 먹고 허기를 면하고 기력을 얻었지만,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하며 매우 존중할 만한 앞에서 말한 비구만 못하다. 앞에서 말한 비구는 오랜 세월 동안 좋은 이름이 멀리 퍼지고 만족할 줄 알아 쉽게 채워지고 쉽게 가득해졌느니라.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마땅히 법보시를 배워야 하고 어떤 욕구를 바라고 하는 보시는 배우지 말아야 하느니라. 내가 앞에서 말한 것은 이런 인연 때문이니라.”
018_0366_b_18L佛告諸比丘彼比丘雖復取彼供養,除去虛乏,氣力充足,不如先前比丘可敬可貴,甚可尊重彼比丘長夜,名稱遠聞,於律知足,易充易滿諸比丘,當學法施,勿學思欲之施我前所說者,由此因緣
그때 세존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시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018_0366_b_23L爾時,世尊說此語已,便從坐起而去
018_0366_c_02L그때 많은 비구들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까 세존께서는 그 요점만 간략히 말씀하셨을 뿐 자세히 해설해 주지 않으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적막하고 고요한 방으로 들어가셨다. 지금 이 대중들 가운데 이렇게 간략하게 말씀하신 것에 대하여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 줄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리고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저 존자 사리불(舍利弗)은 세존의 칭찬을 받는 분이다. 우리 저 사리불에게 가보자.’
그들은 곧 사리불의 처소로 찾아가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한쪽에 앉았다. 많은 비구들은 세존께 들은 일을 모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018_0366_b_24L是時,衆多比丘復作是念向者世尊略說其要,竟不廣普,便從坐起,入寂靜室今此衆中,誰能堪任於此略義而廣普演其義者也是時,衆多比丘復作是念今尊者舍利弗世尊所譽我當盡共詣彼舍利弗所是時,衆多比丘便往至尊者舍利弗所,共相禮拜,在一面坐在一面坐已,是時,衆多比丘所可從世尊聞事,盡向舍利弗說之
이때 존자 사리불이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어떤 것이 세존의 제자로서 이양(利養)만을 탐하고 집착하여 법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세존의 제자로서 법 수행하기를 탐하고 이양을 탐하지 않는 것입니까?”
018_0366_c_11L是時,尊者舍利弗告諸比丘何世尊弟子貪著利養,不修行法何世尊弟子貪修行法不貪利養
그때 비구 대중이 아뢰었다.
“우리들은 먼 곳에서 와서 그 뜻을 청해 묻고 수행하려고 합니다. 존자 사리불께서는 그 일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분입니다. 우리에게 그 뜻을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018_0366_c_13L時,衆多比丘白舍利弗曰我等乃從遠來,請問其義,得修行之尊者舍利弗堪任者,便與我等廣演其義
사리불이 말하였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시오. 내 그대들을 위해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 드리리다.”
018_0366_c_16L舍利弗告曰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與汝廣演其義
그때 많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018_0366_c_18L爾時,衆多比丘對曰
018_0367_a_02L사리불이 말하였다.
“세존의 제자로서 꼭 배워야 할 것은 적막하고 고요한 곳에서 편안함을 생각하는 것인데, 성문(聲聞)제자들이 그렇게 배우고 있지 않습니다. 세존께서는 반드시 없애야 할 법들을 가르치시는데, 비구들은 그것도 없애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곤 그 가운데서 게으름을 피우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꼭 해야 할 일은 즐겨 실천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될 일만을 굳이 익히고 실천합니다.
그렇게 할 때 여러 장로(長老) 비구들은 세 가지 일에 대하여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세존께서는 항상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는데, 그런데도 성문들이 그렇게 배우지 않으니 거기에 장로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반드시 이 법만은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는데, 비구들은 그 법을 없애지 못하고 있으니 거기에 장로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뜻이 전일(專一)하지 못하니 거기에 장로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018_0366_c_19L舍利弗告曰世尊弟子所學寂靜,念安,聲聞弟子不如是學世尊吐教所應滅法,而諸比丘亦不滅之,於中懈怠,起諸亂想,所應爲者,而不肯行所不應爲者,便修行之爾時,諸賢,長老比丘於三處,便有羞恥云何爲三世尊常樂寂靜之處,爾時,聲聞不作是學,長老比丘便有羞恥世尊教人當滅此法,然比丘不滅此法,長老比丘便有羞恥於中起亂想之念,意不專一,長老比丘便有羞恥
여러분은 꼭 알아야만 합니다. 중년 비구도 세 가지 일에 대하여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세존께서는 항상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는데, 그런데도 성문들이 그렇게 배우지 않으니 거기에 중년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반드시 이 법만은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는데, 저 비구들은 그 법을 없애지 못하고 있으니 거기에 중년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다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뜻이 전일하지 못하니 거기에 중년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018_0367_a_06L諸賢,當知中比丘於三處,便有羞恥云何爲三世尊常樂寂靜之處,爾時,聲聞不作是學,中比丘便有羞恥世尊教人當滅此法,然彼比丘不滅此法,中比丘便有羞恥於中起亂想之念,意不專一,中比丘便有羞恥
여러분은 꼭 알아야만 합니다. 연소(年少) 비구도 세 가지 일에 대하여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세존의 제자들은 항상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는데, 그런데도 성문들은 그렇게 배우지 않으니 거기에 연소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이 법만은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는데, 저 비구들은 그 법을 없애지 못하고 있으니 거기에 연소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다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뜻이 전일하지 못하니 거기에 연소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여러분이 재물을 탐하고 집착하면서 법은 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018_0367_a_12L諸賢,當知年少比丘於三處,便有羞恥云何爲三尊弟子常樂寂靜之處,爾時,聲聞不作是學,年少比丘便有羞恥世尊教人當滅此法,然彼比丘不滅此法,年少比丘便有羞恥於中復起亂想之念,意不專一,年少比丘便有羞恥謂諸賢,貪著於財,不著於法
모든 비구들이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어떤 것이 비구들이 법을 탐하고 집착하며 재물을 탐하지 않는 것입니까?”
018_0367_a_19L諸比丘白舍利弗曰云何比丘貪著於法,不著於財
018_0367_b_02L사리불이 말하였다.
“비구들이여, 세존께서는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면 성문들도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고, 세존께서 마땅히 그 법만은 없애야 한다고 말씀하시면 모든 비구들은 곧 그 법을 없앱니다. 그리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며, 꼭 행해야 할 것은 곧 닦아 행하고, 행해서 안 될 것은 곧 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장로 비구는 이 세 가지 일에 대하여 명예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세존께서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면 성문들도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합니다. 거기에 장로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세존께서 사람들에게 그 법만은 꼭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면, 그때 비구들은 곧 그 법을 없앱니다. 거기에 장로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어지러운 생각의 기억을 일으키지 않고 뜻이 항상 전일(專一)하면 거기에 장로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018_0367_a_21L舍利弗曰於是比丘世尊樂寂靜之處,聲聞亦學如來樂寂靜之世尊所說當滅此法,諸比丘便滅此法不懈怠亦不亂,所應行者,便修行之,所不應行者,便不行之諸賢,當知長老比丘於三處,便有名稱云何爲三世尊樂寂靜之處,聲聞亦樂寂靜之處,長老比丘便有名稱世尊教人當滅此法,爾時,比丘便滅此法,長老比丘便有名稱於中不起亂想之念,意常專一,長老比丘便有名稱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중년 비구도 이 세 가지 일에 대하여 명예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세존께서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면 성문들도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합니다. 거기에 중년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세존께서 사람들에게 그 법만은 꼭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면, 그때 비구들은 곧 그 법을 없앱니다. 거기에 중년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어지러운 생각의 기억을 일으키지 않고 뜻이 항상 전일하면 거기에 중년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018_0367_b_08L賢當知中比丘於三處,便有名稱何爲三世尊樂寂靜之處,聲聞亦樂寂靜之處,中比丘便有名稱世尊教人當滅此法,爾時,比丘便滅此法,中比丘便有名稱於中不起亂想之念,意常專一,中比丘便得名稱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연소 비구도 이 세 가지 일에 대하여 명예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비구들이여, 세존께서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면 연소 비구도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합니다. 거기에 연소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세존께서 사람들에게 그 법만은 꼭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면, 그때 비구들은 곧 그 법을 없앱니다. 거기에 연소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어지러운 생각의 기억을 일으키지 않고 뜻이 항상 전일하면 거기에 연소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018_0367_b_14L諸賢,當知年少比丘於三處,便有名稱云何爲三於是比丘,世尊樂寂靜之處,年少比丘亦樂寂靜之處,年少比丘便有名稱世尊教人當滅此法,爾時,比丘便滅此法,年少比丘便有名稱中不起亂想之念,意常專一,年少比丘便有名稱
018_0367_c_02L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탐욕(貪欲)은 병이 되고, 아주 큰 재앙입니다. 성내는 것도 또한 그러합니다. 탐욕ㆍ음욕ㆍ성냄을 없애면, 곧 중도를 얻어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모든 얽매임을 풀고 열반(涅槃)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간탐과 질투가 병이 되는 것도 또한 매우 중하고, 번뇌는 사람을 불사르고 볶으며, 교만 역시 심각합니다. 거짓되어 진실하지 못한 것과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남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것과 바른 마음을 해치는 음욕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만(慢)과 증상만(增上慢)을 버리지 못하는데, 만일 만과 증상만을 버린다면 곧 중도(中道)를 얻어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온갖 얽매임을 풀고 열반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018_0367_b_21L諸賢,當知貪之爲病,甚大災患瞋恚亦然瞋恚滅者,便得處中之道,眼生,智生,諸縛休息,得至涅槃疾爲病,亦復極重,煩惱燒煮,憍慢亦深幻僞不眞無慚無愧不能捨離婬欲敗正增上慢亦復不此二慢滅,便得處中之道,眼生,智生,諸縛休息,得至涅槃
비구들이 아뢰었다.
“존자 사리불이여, 어떻게 하면 중도를 얻어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온갖 얽매임을 풀고 열반에 이르게 되겠습니까?”
018_0367_c_05L比丘白曰何尊者舍利弗,處中之道,眼生,智生,諸縛休息,得至涅槃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현성(賢聖)의 8품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른바 바른 소견[正見]ㆍ바른 다스림[正治]ㆍ바른 말[正語]ㆍ바른 행위[正行]ㆍ바른 생활[正命]ㆍ바른 방편[正方便]ㆍ바른 기억[正念]ㆍ바른 삼매[正三昧]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성현이 중도에 이르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온갖 얽매임을 풀고 열반에 이르게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018_0367_c_07L舍利弗言諸賢,當知所謂賢聖八品道是所謂正見正治正語正行正命正方便正念三昧,是謂諸賢,處中之道,眼生智生,諸縛休息,得至涅槃
그때 많은 비구들은 존자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18_0367_c_11L爾時,衆多比丘聞尊者舍利弗所說,歡喜奉行

[ 4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367_c_1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367_c_13L一時,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세존께서는 때가 되어 가사(袈裟)를 입고 발우를 들고 라열성에 들어가 걸식(乞食)하시며 어떤 골목에 계셨다. 그때 그 골목에 어떤 범지(梵志)의 아내가 바라문(婆羅門)에게 밥을 차려 주려고 바라문을 찾아 문을 나섰다가 멀리서 세존을 보고는 곧 세존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
“혹 바라문을 보셨습니까?”
018_0367_c_14L爾時,世尊到時,著衣持鉢,入羅閱城乞食在一街巷爾時,彼巷,有一梵志婦欲飯食婆羅門,卽出門,遙見世尊,便往至世尊所,問世尊曰頗見婆羅門不
그때 존자 대가섭(大迦葉)이 그 골목에 벌써부터 와 있었다. 세존께서는 손으로 그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저 사람이 바라문이다.”
018_0367_c_18L時,尊者大迦葉先在其巷世尊便擧手,指示曰此是婆羅門
그 범지의 아내는 여래(如來)를 물끄러미 보고는 잠자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욕심이 없고 성냄 없으며
어리석음을 버려 어리석음 없으며
온갖 번뇌 다 버린 아라한이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018_0367_c_20L是時,梵志婦熟視如來面,默然不語爾時,世尊便說此偈
無欲無恚者
去愚無有癡
漏盡阿羅漢
是謂名梵志

욕심이 없고 성냄 없으며
어리석음을 버려 어리석음 없으며
번뇌[結使]의 무더기 버려버리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018_0367_c_24L無欲無恚者
去愚無有癡
以捨結使聚
是謂名梵志
018_0368_a_02L
욕심이 없고 성냄 없으며
어리석음을 버려 어리석음 없으며
나를 내세우는 교만함을 끊으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018_0368_a_02L無欲無恚者
去愚無有癡
以斷吾我慢
是謂名梵志

만일 네가 삼불[三佛:等正覺]께서 말씀하신
바른 법을 알고자 한다면
지극한 정성으로 저분께 귀의하라
그는 가장 존귀한 최상의 분이시다.
018_0368_a_03L若欲知法者
三佛之所說
至誠自歸彼
最尊無有上

그때 세존께서 대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범지의 아내에게 가서 그 부인을 위해 곧 몸을 나타내어 전생의 죄를 면하게 하라.”
018_0368_a_05L爾時,世尊告大迦葉曰汝可往,爲此梵志婦,便現身得免宿罪
그래서 가섭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그 범지 아내의 집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그때 그 바라문의 아내가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장만해 가섭에게 바쳤다.
018_0368_a_07L是時,迦葉從佛受教,往至梵志婦舍已,就座而是時,彼婆羅門婦便供辦餚膳種種飮食,以奉迦葉
그러자 가섭은 그 음식을 받고 그 부인을 제도하기 위해 다음 게송을 읊어 법보시(法布施)를 하였다.

제사(祭祀)에는 불이 으뜸이 되고
여러 글 중에는 게송(偈頌)이 제일이며
사람 중에는 임금이 제일 높고
모든 물에서는 바다가 으뜸이다.
018_0368_a_10L是時,迦葉卽受食欲度人故,而爲彼人,說此達嚫
祠祀火爲上
衆書頌爲最
王爲人中尊
衆流海爲上

뭇 별 중에는 달이 우두머리요
밝은 것에는 해가 첫째가 되며
모든 방위와 지역 경계에는
동ㆍ서ㆍ남ㆍ북과 상ㆍ하가 있다.
018_0368_a_13L衆星月爲首
照明日爲先
四維及上下
於諸方域境

천상이나 세간의 사람 중에는
부처님이 가장 높으신 분이니
그 복을 구하려 하는 사람은
마땅히 삼불께 귀의해야 하리라.
018_0368_a_14L天與世閒人
佛爲最尊上
欲求其福者
當歸於三佛

그때 그 범지의 아내는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며 어쩔 줄을 모르면서 대가섭 앞으로 다가가 아뢰었다.
“원컨대 범지시여, 제 청(請)을 받아 항상 저희 집에서 공양하소서.”
018_0368_a_15L是時,彼梵志婦,聞此語已,卽歡喜踊躍,不能自勝,前白大迦葉曰唯願梵志,恒受我請,在此舍食
018_0368_b_02L대가섭은 그 청을 받아들여 그 집에서 공양하였다. 그때 바라문의 부인은 가섭의 공양이 끝난 것을 보고 낮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가섭 앞에 앉았다. 그러자 가섭은 미묘한 법을 차례로 말하였다. 그 자리에서 논한 것은 보시론(布施論)ㆍ계율론(戒律論)ㆍ생천론(生天論)이었고, 탐욕은 깨끗하지 못한 것이므로 번뇌를 끊는 것이 제일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출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등이었다.
존자(尊者) 대가섭은 범지 아내의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못내 기뻐하는 줄을 알고 나서, 모든 부처님께서 늘 말씀하셨던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盡]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에 대하여 범지 아내를 위하여 모두 설명하였다. 범지의 아내는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의 때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마치 새롭고 깨끗한 흰 천은 때가 없어서 색깔이 쉽게 물이 드는 것처럼, 범지의 아내도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법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는 이미 법을 얻었고 법을 보았으며 법을 분별하였으므로 의심이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어져 3존(尊)인 불(佛)ㆍ법(法)ㆍ승(僧)에 귀의하여 5계를 받아 가졌다.
그때 존자 대가섭은 거듭 범지의 아내를 위해 미묘한 법을 설명하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0368_a_18L是時,大迦葉卽受彼請,在彼處受彼食是時,婆羅門婦見迦葉食訖,更取一卑座,在迦葉前坐是時,迦葉以次,與說微妙之法,所謂論者,施論戒論生天之論,欲爲不淨,斷漏爲上,出家爲要尊者大迦葉已知彼梵志婦心開意解,甚懷歡喜諸佛所可常說法者,苦是時,尊者大迦葉悉爲梵志婦說時,梵志婦卽於座上,諸塵垢盡,得法眼淨猶如新淨白褺,無有塵垢,易染爲色時,梵志婦亦復如是,卽於座上得法眼淨彼已得法,見法,分別其法,無有狐疑已逮無畏,自歸三尊,佛聖衆,受持五戒是時,尊者大迦葉重爲梵志婦,說微妙法已,卽從坐起而
가섭이 떠나간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그 남편이 집에 돌아왔다. 바라문은 아내의 얼굴빛이 매우 빛나고 부드러워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을 보고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는 그 동안에 있었던 사실을 그 남편에게 자세히 말하였다. 그러자 바라문은 그 말을 듣고 나서 곧 아내를 데리고 정사(精舍)에 계신 세존을 찾아갔다. 바라문은 세존께 문안을 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바라문의 아내는 세존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나서 한쪽에 앉았다. 그때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아까 어떤 바라문이 저희 집에 오셨다가 가셨다는데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018_0368_b_11L迦葉去未久時,婦夫壻來至家,婆羅門見婦顏色甚悅,非復常人時,婆羅門卽問其婦,婦卽以此因緣,具向夫壻說之時,婆羅門聞是語已,便將其婦,共詣精舍,往至世尊所時婆羅門,與世尊共相問訊,在一面坐婆羅門婦,頭面禮世尊足,在一面坐時,婆羅門白世尊曰向有婆羅門來至我家,今爲所在
그때 존자 대가섭은 세존께서 계신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묘한 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018_0368_b_19L爾時,尊者大迦葉去世尊不遠,結跏趺坐,正身正意,思惟妙
그때 세존께서 멀리서 대가섭을 가리키셨다.
“저 사람이 존장(尊長) 바라문이다.”
018_0368_b_21L爾時,世尊遙指示大迦葉曰此是尊長婆羅門也
바라문이 말하였다.
“구담(瞿曇)이시여, 어찌하여 사문(沙門)을 바라문이라 말씀하십니까? 사문과 바라문은 다르지 않습니까?”
018_0368_b_22L婆羅門曰云何瞿曇沙門卽是婆羅門耶沙門與婆羅門豈不異乎
018_0368_c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문을 말하려면 내가 바로 사문이다. 왜냐하면 나는 곧 사문으로서 사문이 받들어 가지는 모든 계율을 이미 다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또 바라문을 논하려고 하면 내가 바로 바라문이다. 왜냐하면 나는 곧 바라문으로서 과거 바라문들이 가졌던 법(法)과 행(行)을 이미 다 알았기 때문이다.
만일 사문을 논하려고 하면, 대가섭이 바로 사문이다. 왜냐하면 사문이 지녀야 할 모든 계율을 가섭 비구는 다 거두어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바라문을 논하려고 하면 가섭 비구가 바로 바라문이다. 왜냐하면 모든 바라문이 받들어 가져야 하는 계율을 가섭 비구는 다 환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018_0368_b_24L世尊告曰欲言沙門者,卽我身是所以然者,我卽是沙門諸有奉持沙門戒律,我皆已得如今欲論婆羅門者,亦我身是所以然者,我卽是婆羅門也諸過去婆羅門所持法吾已悉知欲論沙門者,卽大迦葉所以然者諸有沙門律,迦葉比丘皆悉包攬欲論婆羅門者,亦是迦葉比丘所以然者,諸有婆羅門奉持禁戒,迦葉比丘皆悉了知
그때 세존께서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저 주술(呪術)을 아는 이를
범지(梵志)라 말하지 않는다.
범천에 태어난다 외쳐대지만
아직 결박[縛]을 벗어나지 못했다.
018_0368_c_10L爾時,世尊便說此偈
我不說梵志
能知呪術者
唱言生梵天
此則不離縛

결박도 없고 태어나는 세계도 없고
일체의 번뇌[結]를 능히 벗어나
다시 천상의 복을 일컫지 않으면
그것이 사문이요 범지니라.
018_0368_c_13L無縛無生趣
能脫一切結
不復稱天福
卽沙門梵志

그때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결박(結縛)이란 어떤 것입니까?”
018_0368_c_14L爾時,婆羅門白世尊曰言結縛者,何等名爲結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욕애(欲愛)가 곧 결박이요, 성냄[瞋恚]과 어리석음[愚癡]이 곧 결박이다. 여래는 이 욕애가 아주 사라져 남음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도 또한 그와 같다. 여래는 그런 결박이 다시는 없느니라.”
018_0368_c_16L世尊告曰欲愛是結,瞋恚是結,愚癡是結如來者,無此欲愛,永滅無餘瞋恚愚癡,亦復如是如來無復此結
바라문이 말하였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깊고 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다시는 저희에게 그런 결박이 없게 하여 주소서.”
018_0368_c_19L婆羅門曰唯願世尊,說深妙法,無復有此諸結縛著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을 위해 미묘한 논을 차례로 말씀하셨다. 이른바 논이란 보시론ㆍ계율론ㆍ천상에 태어나는 것에 대한 논이며, 탐욕은 더러운 것이므로 번뇌를 끊는 것이 제일이요, 그러기 위해서는 출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의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매우 기뻐하고 있음을 아시고는, 옛날의 여러 부처님들께서 늘 말씀하셨던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盡:滅]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의 법에 대하여 설명하셨다.
018_0368_c_20L是時,世尊漸與彼婆羅門,說微妙之論,所謂論者,施論戒論生天之論,欲爲不淨,斷漏爲上,出家爲要爾時,世尊知彼婆羅門心開意解,甚懷歡喜古昔諸佛常所說法,苦道,爾時,世尊盡爲婆羅門說之
018_0369_a_02L 세존께서 그 바라문을 위한 설법을 마치자, 바라문은 곧 그 자리에서 번뇌의 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하게 되었다. 마치 새롭고 깨끗한 흰 천은 빛깔이 쉽게 물이 드는 것처럼 그 바라문도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곧바로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는 법을 얻고 법을 보고 그 법을 분별하여 의심이 없어졌다. 두려움이 없게 되어 3존인 불ㆍ법ㆍ승에 귀의하고 5계를 받아 가져 여래의 참다운 제자가 되어 다시는 물러나지 않았다.
018_0369_a_03L時,婆羅門卽於座上,諸塵垢盡,得法眼淨猶如新淨白褺,無有塵垢,易染爲色時,婆羅門亦復如是,卽於座上,得法眼淨彼已得法,見法,分別其法,無有狐疑,已逮無畏,自歸三尊,佛聖衆,受持五戒,爲如來眞子,無復退還
그때 그 바라문 부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369_a_09L爾時,彼婆羅門夫婦聞佛所說,歡喜奉行

[ 5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369_a_10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의 가란타죽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369_a_11L一時,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아사세왕(阿闍世王)에게는 나라기리(那羅祇梨)라는 코끼리가 있었다. 그 코끼리는 흉악하고 사나우며 모질고 용감하여 능히 바깥에서 침략해 들어오는 도적들을 항복 받았다. 또 그 코끼리의 힘으로 마갈타(摩竭陀)의 온 나라를 모두 항복 받았다.
018_0369_a_12L爾時,王阿闍世有象,名那羅祇梨,極爲凶弊,暴虐勇健,能降外怨,緣彼象力,使摩竭一國,無不靡伏
그때 제바달다(提婆達多)는 아사세왕에게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저 코끼리는 매우 사나워서 어떤 원수든 다 항복 받습니다. 그러니 저 코끼리에게 독(毒)한 술을 먹여 취하게 한 뒤에, 내일 아침이면 사문 구담이 틀림없이 성에 들어와 걸식할 것이니, 그때 그 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아 그를 밟아 죽이게 하십시오.”
018_0369_a_15L爾時,提婆達兜便往至王阿闍世所,到已而作是說王當知今此象惡能降伏衆怨可以醇酒飮彼象醉淸旦沙門瞿曇必來入城乞食,當放此醉象,蹹蹈殺之
그때 아사세왕은 제바달다의 말을 듣고 곧 나라에 영(令)을 내렸다.
“내일 아침에는 술에 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을 것이니 아무도 길에 나와 다니지 말라.”
018_0369_a_19L時,王阿闍世聞提婆達兜教,卽告令國中明日淸旦,當放醉象,勿令人民在里巷遊行
제바달다가 아사세왕에게 말하였다.
“만일 사문 구담에게 일체지(一切智)가 있어서 닥쳐올 일을 미리 안다면, 내일은 분명히 성에 들어와 걸식하지 않을 것입니다.”
018_0369_a_22L是時,提婆達兜告王阿闍世若彼沙門瞿曇有一切智,知當來事者,明日必不入城乞食
018_0369_b_02L왕이 말하였다.
“존자의 말씀과 같이 만일 그에게 일체지가 있다면 내일 아침에는 반드시 성에 들어와 걸식하지 않을 것입니다.”
018_0369_a_24L王阿闍世亦如尊教,設有一切智者,明日淸旦,不入城乞食
그때 왕사성 안에 살고 있던 부처님을 섬기는 남녀(男女)와 노소(老少)들은 아사세왕이 이른 아침에 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아 부처님을 해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모두들 걱정하면서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서서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내일 아침에는 성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아사세왕이 영을 내려 ‘성 안 사람들은 내일 아침에 거리에 나와 다니지 말라. 내가 술 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아 사문 구담을 죽이려고 한다. 만일 저 사문에게 일체지가 있다면 내일 아침에는 성에 들어와 걸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니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성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만일 세존께서 다치시면 세상 사람들은 눈을 잃게 되고 다시는 구호(救護)해줄 이가 없게 될 것입니다.”
018_0369_b_03L爾時,羅閱城內男女大小事佛之者,聞王阿闍世淸旦當放醉象,害於如來聞已,各懷愁憂,便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住,白世尊曰明日淸旦,願世尊勿復入城所以然者,王阿闍世今有教令,勅語城內人民之類明日,勿復在里巷行來,吾欲放醉象,害沙門瞿曇設沙門有一切智,明日淸旦,不入城乞食願世尊,勿復入城,傷害如來,世人喪目,無復救護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모든 우바새(優婆塞)들은 걱정하지 말라. 왜냐하면 여래의 몸은 세속 무리들의 몸이 아니다. 그래서 남의 해침을 받지 않는다.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우바새들아, 꼭 알아야 한다. 이 염부리(閻浮里) 땅은 동서(東西)의 너비가 7천 유순(由旬)이요, 남북(南北)의 길이는 2만 1천 유순이나 된다. 또 구야니(瞿耶尼)는 길이와 너비가 8천 유순인데 반달 모양처럼 생겼다. 또 불우체(弗于逮)는 길이와 너비가 9천 유순인데 그 지형은 네모나다. 또 울단월(鬱單越)은 길이와 너비가 1만 유순인데 땅이 보름달처럼 둥글다.
가령 이러한 네 천하를 벼나 삼대나 나무숲처럼 많은 취한 코끼리로 가득 채운다 하더라도 여래의 털끝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거늘, 하물며 여래를 해칠 수 있겠느냐?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018_0369_b_13L世尊告曰止,止諸優婆塞,勿懷愁惱所以然者,如來之身非俗數身然不爲他人所害終無此事諸優婆塞,當知閻浮里地東西廣七千由旬,南北長二十一千由旬瞿耶尼縱廣八千由旬,如半月形弗于逮縱廣九千由旬,土地方正鬱單越縱廣十千由旬,土地圓如滿月正使此四天下醉象滿其中,如似稻叢林,其數如是,猶不能得動如來毫毛,況復得害於如來終無此事
018_0369_c_02L이 네 천하는 고사하고, 다시 천 개의 천하ㆍ천 개의 해와 달ㆍ천 개의 수미산ㆍ천 개의 네 바다ㆍ천 개의 염부제ㆍ천 개의 구야니ㆍ천 개의 불우체ㆍ천 개의 울단월과 1천의 사천왕(四天王)ㆍ1천의 삼십삼천(三十三天)ㆍ1천의 도술천(兜術天)ㆍ1천의 염천(豔天)ㆍ1천의 화자재천(化自在天)ㆍ1천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을 천 세계라 하고, 나아가 2천 세계를 중천세계(中千世界)라고 하며, 3천 세계를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라고 한다. 이 삼천대천세계에 이라발(伊羅鉢)용왕을 가득 채우더라도 여래의 털끝 하나 움직이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저 코끼리가 여래를 해치겠는가?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의 신력(神力)은 불가사의(不可思議)하기 때문이다. 여래는 세상에 나와 결코 남의 해침을 받지 않는다. 너희들은 각기 자기 집으로 돌아가라. 여래가 스스로 알아서 그 일을 처리할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사부대중을 위해 미묘한 법을 자세하게 설명하셨다. 그러자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들은 바른 법을 듣고는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갔다.
018_0369_b_23L則捨四天下,復有如千天下千日月千須彌山千四海水千閻浮提千瞿耶尼千弗于逮千鬱單越千四天王千三十三千兜術天千豔天千化自在天他化自在天,此名千世界乃至二千世界,此名中千世界,乃至三千世界,此名三千大千世界,滿其中伊羅鉢龍王,猶不能動如來一毛,況復此象欲害如來哉終無是處所以然者,如來神力不可思議,如來出世,終不爲人所傷害也汝等各歸所在如來自當知此變趣爾時,世尊與四部衆,廣爲說微妙之法時,優婆塞優婆斯聞正法已,各從坐起,頭面禮足,便退而
018_0370_a_02L그때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라열성에 들어가 걸식하려고 하셨다. 이때 제두뢰타천왕(提頭賴吒天王)은 건답화(乾沓惒) 무리들을 거느리고 동쪽으로부터 와서 세존을 모셨고, 비류륵왕(毗留勒王)은 구반다(拘槃茶) 무리들을 거느리고 남쪽으로부터 와서 세존을 모셨으며, 서방의 비류바차(毗留波叉)는 모든 용의 무리들을 거느리고 와서 세존을 모셨고, 북방 천왕 구비라(拘毗羅)는 나찰귀(羅刹鬼) 무리들을 거느리고 와서 세존을 모셨다.
이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하늘사람 수천만을 거느리고 도술천(兜術天)에서 사라져 세존에게로 내려왔고, 범천왕도 범천 수천만을 거느리고 범천에서 세존이 계신 곳으로 왔다. 제석천ㆍ범천ㆍ사천왕과 또 28천과 큰 귀신왕들이 각각 말하였다.
“우리 오늘 저 용과 코끼리 두 신이 싸우는 것을 구경하자, 누가 이기고 누가 질까?”
018_0369_c_15L爾時,世尊淸旦,著衣持鉢,欲入羅閱城乞食是時,提頭賴咤天王將乾沓和等從東方來侍從世尊是時毘留勒王將拘槃茶衆侍從如來西方毘留波叉將諸龍衆,侍從如來北方天王拘毘羅將羅剎鬼衆,侍從如來時,釋提桓因將諸天人數千萬衆,從兜術天沒,來至世尊所時梵天王將諸梵天數千萬衆,從梵天上,來至世尊所,釋四天王及二十八天大鬼神,王各各相謂言我等今日,當觀二龍象共鬪,誰者勝負
그때 라열성에 있던 사부대중들은 부처님께서 비구들을 데리고 걸식하기 위해 성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멀리서 보았고, 이때 성안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아사세왕은 그 소리를 듣고 좌우 신하들에게 물었다.
“저 소리는 무슨 소리기에 여기까지 들리는가?”
018_0370_a_03L時,羅閱城四部之衆,遙見世尊將諸比丘,入城乞時城內人民皆擧聲喚曰,王阿闍世復聞此聲,問左右曰此是何等聲響,乃徹此閒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저 소리는 여래가 걸식하러 성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지르는 소리입니다.”
018_0370_a_07L侍臣對曰此是如來入城乞食,人民見已,故有此聲
아사세왕이 말하였다.
“사문 구담도 성인의 도가 없구나. 사람의 마음에 닥쳐오는 변고(變故)의 징조를 알지 못하는구나.”
아사세왕은 곧 코끼리 조련사에게 명령했다.
“너는 빨리 코끼리에게 독한 술을 먹이고, 그 코에 날카로운 칼을 달고는 곧 풀어놓아 제멋대로 달리게 하라.”
018_0370_a_08L阿闍世沙門瞿曇亦無聖道,不知人心來變之驗王阿闍世卽勅象師汝速將象飮以醇酒,鼻帶利劍,卽放使走
그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데리고 성문(城門)에 이르러 성문에 발을 막 들여놓으셨다. 이때 천지(天地)는 크게 진동하였고 모든 귀신과 하늘들은 허공에서 갖가지 꽃을 뿌렸다. 그때 5백 비구들은 술에 취한 코끼리가 오는 것을 보고 저마다 달아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때 그 사나운 코끼리는 멀리서 세존이 오는 것을 보고 곧 달려왔다. 시자(侍者) 아난(阿難)은 술 취한 코끼리가 오는 것을 보고 세존의 뒤에서 어쩔 줄 모르면서 세존께 아뢰었다.
“저 코끼리는 매우 사납습니다. 장차 해칠까 두려우니 마땅히 피하시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018_0370_a_11L時,世尊將諸比丘,詣城門,適擧足入門時,天地大動,諸神尊天在虛空中,散種種之華時,五百比丘見醉象來,各各馳走,莫知所如時,彼暴象遙見如來,便走趣向侍者阿難見醉象來,在世尊後,不自安處,白世尊曰此象暴惡,將恐相害,宜可遠之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이제 여래의 신력으로 저 코끼리를 항복 받으리라.”
018_0370_a_18L世尊告曰阿難,吾今當以如來神手,降伏此
018_0370_b_02L세존께서는 사나운 코끼리로부터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에서 자세히 관찰하시고는, 곧 좌우 사람을 변화시켜 사자왕(師子王)을 만들고, 그 코끼리 뒤쪽에는 큰 불구덩이를 만들었다. 그때 그 사나운 코끼리는 좌우의 사자왕과 또 뒤의 불구덩이를 보고 그만 오줌과 똥을 싸고 말았다. 그러나 달아날 곳이 없게 되자 여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왔다.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는 이 용을 해치지 말라.
용을 만나 보기는 매우 어렵다.
만일 이 용을 해치지 않으면
그로써 좋은 곳에 태어나리라.
018_0370_a_20L如來觀察暴象,不近不遠,便化左右,作諸師子王,於彼象後,作大火坈時,彼暴象見左右師子王,及見火坈,卽失尿放糞,無走突處,便前進,向如爾時,世尊便說此偈
汝莫害於龍
龍現甚難遇
不由害龍已
而得生善處

그때 사나운 코끼리는 세존께서 설하신 이 게송을 듣고 불에 덴 듯 곧 스스로 칼을 풀더니, 여래를 향해 두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코로 여래의 발을 핥았다. 그러자 세존께서 오른손을 펴 코끼리의 머리를 쓰다듬으시면서 다음 게송을 설하셨다.

성내거나 분노하면 지옥에 태어나고
나중에는 또 뱀이나 독사의 몸 받는다.
그러므로 마땅히 성냄을 버려
다시는 그런 몸 받지 말아라.
018_0370_b_03L爾時,暴象聞世尊說此偈,如被火燃,卽自解劍,向如來,跪雙膝投地,以鼻舐如來足時,世尊伸右手,摩象頭,而作是說
瞋恚生地獄
亦作蛇蚖形
是故當捨恚
更莫受此身

그때 모든 신과 하늘사람들은 허공에서 백 천 가지 꽃을 여래 위에 뿌렸다. 이때 세존께서는 사부대중들과 하늘ㆍ용ㆍ귀신들을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다. 그때 코끼리를 항복 받는 것을 본 남녀 6만 여 명은 온갖 번뇌의 때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으며, 또 하늘사람 8만 여 명도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리고 술에 취한 코끼리는 몸에 칼바람[刀風]3)을 일으키더니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사천왕의 궁전에 태어났다.”
018_0370_b_09L爾時,神尊諸天在虛空中,以若干百千種花,散如來上是時,世尊與四部之衆天龍鬼神說微妙法爾時見降象男女六萬餘人諸塵垢盡得法眼淨八萬天人亦得法眼淨時,彼醉象身中,刀風起,身壞命終,生四天王宮
그때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하늘ㆍ용ㆍ귀신들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370_b_15L時,比丘比丘尼諸優婆塞優婆夷及鬼神,聞世尊所說,歡喜奉行

[ 6 ]4)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370_b_17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370_b_18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370_c_02L그때 존자 난타(難陀)는 눈이 부시도록 빛깔이 찬란하고 매우 아름다운 옷을 입고, 금(金)으로 장식한 신을 신고, 또 두 눈썹을 예쁘게 그리고는 발우를 들고 사위성(舍衛城)으로 들어가 걸식(乞食)을 하려고 하였다. 그때 많은 비구들은 존자 난타가 매우 아름다운 옷을 입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려고 하는 것을 멀리서 보았다. 많은 비구들은 곧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가 조금 뒤에 세존께 아뢰었다.
“아까 난타 비구가 매우 아름다운 옷을 입었는데, 그 빛깔이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였습니다. 그런 옷을 입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습니다.”
018_0370_b_19L爾時,尊者難陁著極妙之衣,色曜人目,著金廁履屣,復抆飾兩目,手執鉢器,欲入舍衛城爾時,衆多比丘遙見尊者難陁著極妙之衣,入舍衛城乞食爾時,衆多比丘便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於一面坐,須臾退坐,白世尊曰向者難陁比丘著極妙之衣色曜人目,入舍衛城乞食
그때 세존께서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빨리 난타에게 가서 여래가 부른다고 일러라.”
대답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018_0370_c_03L爾時,世尊告一比丘汝速往至難陁比丘所,如來呼卿
그 비구는 세존의 분부를 받고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린 다음 난타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대를 부르십니다.”
018_0370_c_05L對曰如是,世尊時彼比丘受世尊教,頭面禮足而去,往至難陁比丘所,到已,語難陁曰世尊呼卿
난타는 그 비구의 말을 듣고 곧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어쩌자고 그렇게 아름다운 옷을 입고, 게다가 금으로 꾸민 신까지 신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려고 하였느냐?”
존자 난타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018_0370_c_07L時,難陁聞比丘語,卽來至世尊所已,頭面禮足,在一面坐是時,世尊告難陁曰汝今何故,著此極妙之衣,又則著履屣,入舍衛,城乞食時,尊者難陁默然不語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어떠냐? 난타야, 너는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지 않은가?”
018_0370_c_12L世尊復重告曰云何難陁,汝豈不以信牢固,出家學道乎
난타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018_0370_c_13L陁對曰如是,世尊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족성자로서 율(律)에 맞지 않는 행위를 했다.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서 어쩌자고 또 그렇게 아름다운 옷을 입고 몸을 다듬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려고 하느냐? 저 속인[白衣]들과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
018_0370_c_14L世尊告曰汝今族姓子,不應律行,以信牢固,出家學道,何由復著極妙之衣,摩治形服,欲入舍衛城乞食與彼白衣,有何差別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언제나 난타가
아련야행(阿練若行)을 능히 닦으며
사문(沙門)의 법을 좋아하면서
두타(頭陀) 바라밀[度無極] 행하는 걸 보려나.
018_0370_c_17L時,世尊便說此偈
何日見難陁
能治阿練行
心樂沙門法
頭陁度無極

“난타야, 너는 다시는 그런 행(行)을 하지 말아라.”
018_0370_c_20L汝今難陁,更莫造此如是之行
그때 존자 난타와 사부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370_c_21L爾時尊者難陁及四部衆聞佛所說,歡喜奉行

[ 7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370_c_2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370_c_2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존자 난타는 범행(梵行) 닦기를 견디지 못해 법의(法衣)를 벗고 속인[白衣]의 행(行)을 익히려고 하였다.
018_0371_a_02L爾時,尊者難陁不堪行梵行,欲脫法衣,習白衣行
018_0371_a_02L그때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난타 비구가 범행 닦기를 견디지 못하여 법의를 벗고 속인의 행을 익히려고 합니다.”
018_0371_a_03L爾時,衆多比丘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衆多比丘白世尊曰難陁比丘不堪行梵行,欲脫法服,習居家行
그러자 세존께서는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난타가 있는 곳으로 가서 여래가 부른다고 일러라.”
018_0371_a_06L爾時,世尊告一比丘汝往至難陁所,云如來喚卿
대답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세존의 분부를 받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린 다음 물러갔다. 그리고는 난타가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대를 부르십니다.”
018_0371_a_08L對曰如是,世尊時,彼比丘受世尊教,卽從坐起,禮世尊足,便退而去,至彼難陁比丘所云世尊喚
대답하였다.
“곧 가겠소.”
난타 비구는 잠시 뒤에 그 비구를 따라서 곧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018_0371_a_10L難陁對如是爾時,難陁比丘尋隨此比丘,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
그때 세존께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어떠냐? 난타야, 범행 닦기를 좋아하지 않아 법의를 벗고 속인의 행을 따르려하느냐?”
018_0371_a_12L是時,世尊告難陁曰云何難陁,不樂修梵行,欲脫法衣,修白衣行乎
난타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018_0371_a_14L難陁對曰如是,世尊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이냐? 난타야.”
世尊告曰何以故難陁
난타가 대답하였다.“음욕이 불꽃처럼 일어나 스스로 억제할 수가 없습니다.”
018_0371_a_15L陁對曰欲心熾然,不能自禁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난타야, 너는 족성자로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지 않느냐?”
018_0371_a_16L世尊告云何難陁,汝非族姓子,出家學道
난타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족성자로서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018_0371_a_18L難陁對曰如是世尊,我是族姓子,以信牢固,出家學道
018_0371_b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족성자로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집을 버리고 도를 배우면서 청정한 행(行)을 닦는데, 어찌하여 바른 법을 버리고 더러운 것을 익히려고 하느냐?
난타야, 너는 꼭 알아야 하느니라.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에 만족이란 없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 법을 익히면 끝내 만족할 줄 모를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음욕(淫欲)과 술을 마시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만족할 줄 모르는 두 가지 법이니라. 어떤 사람이라도 이 두 가지 법을 익히면 끝끝내 만족할 줄을 모르느니라. 따라서 그 행의 결과로 말미암아 또한 함이 없는 곳[無爲處:涅槃]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난타야, 마땅히 이 두 가지 법을 버리기를 생각하면, 뒤에는 반드시 번뇌가 없는 과보[無漏報]를 얻게 될 것이다. 난타야, 너는 지금부터 범행을 잘 닦아야 하느니라.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결과가 이것으로 말미암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018_0371_a_19L世尊告曰汝族姓子,此非其宜以捨家學道,修淸淨行,云何捨於正法,欲習穢污難陁,當知有二法無厭足,若有人習此法者,終無厭足云何爲二法所謂婬欲及飮酒是謂二法無厭足若有人習此二法,終無厭足,緣此行果,亦不能得無爲之處是故難陁,當念捨此二法,後必成無漏之報汝今難陁,善修梵行,趣道之果,靡不由之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붕을 촘촘히 덮지 않으면
비가 내리면 곧 새나니
사람이 범행을 닦지 않으면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새게 되리라.
018_0371_b_05L爾時,世尊便說此偈 蓋屋不密
天雨則漏
人不惟行
漏婬怒癡

지붕을 촘촘하게 잘 덮으면
비가 내려도 새지 않으니
사람이 능히 범행을 닦으면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어지리라.
018_0371_b_07L蓋屋善密
天雨不漏
人能惟行
無婬怒癡

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족성자는 음욕이 너무 세구나. 내가 이제 불로써 저 음욕의 불을 꺼 주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곧 신력(神力)으로써 손으로 난타를 잡고,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만큼의 짧은 시간에 난타를 향산(香山) 위로 데리고 올라갔다. 그 산 위에는 바위 동굴이 하나 있었고, 그 동굴 속에는 한 마리 애꾸눈 원숭이가 살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오른손으로 난타를 잡고 물으셨다.
“난타야, 너는 이 애꾸눈 원숭이가 보이느냐?”
018_0371_b_08L爾時世尊復作是念此族姓子欲意極多,我今宜可以火滅火是時世尊卽以,神力手執難陁猶如力人,屈伸臂頃將難陁至香山上爾時山上有一巖穴復有一瞎獼猴在彼住止是時世尊,右手執難陁而告之曰汝難陁,頗見此瞎獼猴不
대답하였다.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너의 아내 석씨(釋氏) 종족 손타리(孫陀利)가 아름다우냐, 이 애꾸눈 원숭이가 아름다우냐?”
018_0371_b_15L對曰如是世尊告曰何者爲妙爲孫陁利釋種妙耶爲此瞎獼猴妙乎
난타가 대답하였다.
“이 원숭이는 마치 어떤 사람이 매우 추악한 개 코에 상처를 내고 거기에 다시 독약(毒藥)을 발라 그 개가 갑절이나 더 흉악해진 것과 같습니다. 석씨 가문의 딸 손타리와 이 애꾸눈 원숭이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마치 큰 불 덩어리가 산과 들을 태울 때 마른 섶나무를 거기에 보태면 불길이 더욱 왕성해지는 것처럼, 저는 지금 저 석씨의 딸에 대한 생각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018_0371_b_17L難陁對曰猶如有,人傷極惡犬鼻復加毒塗彼犬倍惡此亦如是孫陁利釋女今以此,瞎獼猴相比不,可爲喩猶如大火焚燒山野加,益以乾薪火轉熾然此亦如是我,念彼釋女不,去心懷
018_0371_c_02L그때 세존께서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의 짧은 시간에 그 산에서 사라져 삼십삼천으로 가셨다. 그때 삼십삼천의 여러 하늘들은 모두 선법강당(善法講堂)에 모여 있었다. 선법강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다시 궁전이 있는데, 거기에는 5백 옥녀(玉女)들이 서로 즐겁게 놀고 있었다. 온통 여자들뿐이고, 남자는 하나도 없었다. 난타는 멀리서 5백 천녀들이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서로 즐겁게 노는 것을 보고 세존께 여쭈었다.
“여기가 어디기에 저 천녀(天女)들이 저렇게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즐겁게 놀고 있습니까?”
018_0371_b_22L時世尊如,屈伸臂頃從,彼山不現便至,三十三天爾時三,十三天上諸普集善法講堂,去善法講堂不遠,復有宮殿,五百玉女自相娛樂,純有女人,無有男子爾時,難陁遙見五百天女作倡伎樂,自相娛樂見已,問世尊曰此是何等五百天女作倡伎樂,自相娛樂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난타야, 네가 가서 물어 보아라.”
世尊告曰汝難陁,自往問之
그때 존자 난타는 곧 5백 천녀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 궁전에 이르러보니, 수백 가지 좋은 자리를 깔아놓았는데, 순전히 여자들뿐이고 남자는 하나도 없었다. 존자 난타는 그 천녀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떤 하늘의 여인들이기에 이처럼 서로 즐겁게 놀며 이와 같은 쾌락을 누리는가?”
018_0371_c_08L時,尊者難陁便往至五百天女所見彼宮舍,敷好坐具,若干百種,純是女人,無有男子是時,尊者難陁問彼天女曰汝等是何天女,各相娛樂,快樂如是
천녀들이 대답하였다.
“저희 5백 명은 모두 청정(淸淨)하고 남편이 없습니다. 저희들이 들으니 세존의 제자 중에 난타라는 이가 있는데, 그는 부처님과는 이종(姨從)간으로서, 여래 밑에서 범행을 깨끗이 닦는다고 합니다. 그가 목숨을 마친 뒤에 장차 이곳에 태어나 우리들의 남편이 되어 서로 즐기게 될 것입니다.”
018_0371_c_13L天女報曰我等有五百人,悉皆淸淨,無有夫主我等聞有世尊弟子名曰難陁,是佛姨母兒彼於如來所,淸淨修梵行,命終之後,當生此閒,與我等作夫主,共相娛樂
존자 난타는 못내 기뻐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세존의 제자(弟子)요, 또한 이종 간이다. 이 여러 천녀들은 다 내 아내가 될 것이다.’
그때 난타는 곧 물러나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갔다.
018_0371_c_17L是時,尊者難陁甚懷喜悅,不能自勝,便作是念今是世尊弟子,且又復是姨母兒,此諸天女,皆當爲我作婦是時,難陁便退而去,至世尊所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난타야, 저 옥녀(玉女)들이 무슨 말을 하던가?”
018_0371_c_21L世尊告曰云何難陁,彼玉女何所言說
난타가 대답하였다.
“저 옥녀들이 저마다 말하기를, ‘저희는 모두 남편이 없습니다. 듣자하니 세존의 제자로서 범행을 잘 닦는 이가 있는데, 그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여기 와서 태어날 것이라고 합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018_0371_c_22L難陁報曰彼玉女各作是說我等各無夫主,聞有世尊弟子,善修梵行,命終之後,當來生
018_0372_a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난타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난타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난타가 대답하였다.
“저는 그때 곧 생각하기를, 나는 세존의 제자이며, 또 세존과는 이종 간이다. 이 여러 천녀들은 장차 모두 내 아내가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018_0372_a_02L世尊告曰難陁汝意云何難陁汝意云何難陁報曰爾時,卽自生念我是世尊弟子,又且復是佛姨母兒,此諸天女盡當與我作妻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매우 유쾌한 일이다. 난타야, 네가 범행을 잘 닦으면, 이 5백 명의 여자들로 하여금 모두 너를 시봉(侍奉)하게 할 것을 내 너에게 증명하리라.”
018_0372_a_05L世尊告曰哉難陁善修梵行,我當與汝作證,使此五百女人,皆爲給使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어떠냐? 난타야, 석씨 종족의 딸 손타리가 아름다우냐? 저 5백 명의 천녀들이 더 아름다우냐?”
018_0372_a_07L世尊復告何難陁孫陁利釋女妙耶爲是五百天女妙乎
난타가 대답하였다. “마치 저 산꼭대기의 애꾸눈 원숭이가 손타리 앞에서는 조금도 광택(光澤)이 없는 것처럼, 손타리도 저 천녀들 앞에 있으면 또한 아무 광택이 없을 것입니다.”
018_0372_a_09L難陁報曰猶如山頂瞎獼猴,在孫陁利前無有光澤,亦無有色此亦如是,孫陁利在他天女前,亦復如是,無有光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범행을 잘 닦아라. 내가 꼭 너에게 저 5백 명의 천녀들을 얻도록 보증해줄 것이다.”
018_0372_a_12L世尊告曰汝善修梵行,我當證汝得此五百天人
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불로써 난타의 불을 꺼 주리라.’
그렇게 생각하시고는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가 펴는 만큼의 짧은 시간에 세존께서는 오른손으로 난타의 손을 잡고 지옥으로 데리고 갔다. 그때 지옥에 있던 중생들은 여러 가지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지옥에는 커다란 빈 가마솥 하나만 있고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그것을 보고 몹시 두려워 온몸의 털이 다 곤두섰다. 그는 세존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 모든 중생들이 모두 고통을 받고 있는데, 오직 이 가마솥만은 비어 있고 아무도 없으니 무슨 까닭입니까?”
018_0372_a_13L爾時,世尊便作是念我今當以火滅難陁火猶如力人屈伸臂頃,世尊右手執難陁臂,將至地獄中爾時,地獄衆生受若干苦惱爾時彼地獄中,有一大鑊,空無有人見已,便生恐懼,衣毛皆豎,前白世尊曰此諸衆生皆受苦痛有此釜,而獨空無人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곳이 바로 아비지옥(阿毗地獄)이라고 하는 곳이니라.”
018_0372_a_20L世尊告曰此者名爲阿毘地獄
그러자 난타는 더욱더 겁이 나서 온몸의 털이 모두 일어섰다. 그는 세존께 아뢰었다.
“이 아비지옥만이 비어 있사온데, 여기는 죄인이 아무도 없습니까?”
018_0372_a_21L爾時,難陁倍復恐怖,衣毛皆豎,白世尊曰此是阿毘地獄,而獨自空,亦無罪人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난타야, 네가 직접 가서 물어 보아라.”
018_0372_a_23L世尊告曰汝難陁自往問之
그때 존자 난타가 직접 가서 물었다.
“어떻습니까? 옥졸(獄卒)이여, 여기는 무슨 지옥인데 텅 비어 있고 아무도 없습니까?”
018_0372_a_24L是時,尊者難陁便自問云何獄卒此是何獄,此是何獄空無有人
018_0372_b_02L옥졸이 대답하였다.
“비구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석가모니(釋迦文)부처님의 제자 난타는 여래의 처소에서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고 있는데,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좋은 세계인 천상(天上)에 태어나, 천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스스로 쾌락을 누릴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는 거기에서 목숨을 마치고 이 아비지옥에 태어날 것입니다. 그때 이 빈 가마는 곧 그의 집이 될 것입니다.”
018_0372_b_03L獄卒報曰比丘,當知釋迦文佛弟子名曰難陁,彼於如來所,淨修梵行,身壞命終,生善處天上,於彼壽千歲,快自娛樂,復於彼終,生此阿毘獄中此空鑊者,卽是其室
존자 난타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렵고 무서워서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빈 가마솥이 바로 내 집이구나.’
그는 세존께 돌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바라건대 제가 지금 참회하오니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범행은 닦지 않고 여래를 괴롭혔습니다.”
018_0372_b_07L時,尊者難陁聞此語已,便懷怖懅,衣毛皆豎,卽生此念此之空釜,正爲我耳來至世尊所,頭面禮足,白世尊曰願受懺悔,我自罪緣,不修梵行,觸嬈如來
그때 존자 난타는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의 삶이란 귀할 것 하나 없고
하늘의 목숨도 다하면 죽는다네.
지옥은 아프고 쓰라리고 괴로운 곳
오직 열반에만 즐거움이 있네.
018_0372_b_11L爾時,尊者難陁便說此偈
人生不足貴
天壽盡亦喪
地獄痛酸苦
唯有涅槃樂

그때 세존께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네 말과 같다. 열반만이 가장 즐거운 것이다. 난타야, 너의 참회를 받아 주노라. 너는 어리석었다. 너는 참으로 어리석었다. 그러나 이제 내 앞에서 스스로 그 허물을 알았으니, 나는 이제 네 참회를 들어준다. 뒤에는 다시 범하지 말라.”
018_0372_b_14L爾時,世尊告難陁曰善哉,善哉如汝所言,涅槃者最是快樂難陁,聽汝懺悔,汝愚汝癡,自知有咎於如來所,今受汝悔過,後更莫犯
018_0372_c_02L그리고는 세존께서 팔을 굽혔다 펴는 짧은 시간 동안에 손으로 난타를 붙들고 지옥에서 사라져 사위성에 있는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으로 돌아왔다.
그때 세존께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난타야, 너는 지금부터 반드시 두 가지 법(法)을 닦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지(止)와 관(觀)이다. 또 두 가지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태어나고 죽는 것은 즐거워할 만한 것이 아니요, 열반만이 즐거움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지혜(智慧)와 변재(辯才)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런 여러 가지 법을 난타에게 말씀해 주셨다.
018_0372_b_18L爾時,世尊屈伸臂頃,手執難陁,從地獄不現,便至舍衛城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難陁曰汝今難陁,當修二法云何爲二所謂止與觀也復當更修二法何爲二法生死不可樂,知涅槃爲樂是謂二法復當更修二法云何爲二所謂智與辯也爾時,世尊以此種種法,向難陁說
그때 존자 난타는 세존의 가르침을 받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갔다. 그는 곧 안타원(安陀園)으로 가서 한 나무 밑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지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여래의 이러한 가르침을 생각하였다.
이때 존자 난타는 한가하고 고용한 곳에서 지내면서 언제나 여래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잠시도 잊지 않았다. 그리하여 족성자들이 굳은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道)를 배우는 목적대로 위없는 범행을 닦아, ‘나고 죽음을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게 되었다.
그때 존자 난타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018_0372_c_03L是時,尊者難陁從世尊受教已,從坐起禮世尊足,便退而去,至安陁園到已在一樹下,結加趺坐正身正意,繫念在前思惟如來如,此言教是時,尊者在閑靜處,恒思惟如來教,不去須臾,所以族姓子以信牢固,出家學道,修無上梵行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有如實知之是時,尊者難陁便成阿羅漢
이미 아라한이 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는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린 다음 한쪽에 앉았다.
그때 존자 난타가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전에 5백 천녀들로 하여금 저를 시중들게 하겠다고 증명하셨지만 저는 이제 다 버리겠습니다.”
018_0372_c_11L已成阿羅漢,卽從坐起,整衣服,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是時,尊者難陁白世尊曰世尊,前許證弟子五百天女者,今盡捨之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였고, 범행이 이미 성취되었구나. 나도 곧 없던 일로 하리라.”
018_0372_c_15L世尊告曰汝今生死已盡梵行已立吾卽捨之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 이제 난타를 보니
사문의 법을 닦아 행하여
모든 악을 다 끊고
두타행에 잘못이 없구나.
018_0372_c_16L爾時,便說偈曰
我今見難陁
修行沙門法
諸惡皆以息
頭陁無有失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라한이 된 사람은 바로 난타 비구요,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는 이도 바로 난타 비구이니라.”
018_0372_c_19L爾時,世尊告諸比丘言得阿羅漢者,今難陁比丘是無婬癡,亦是難陁比丘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372_c_22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8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372_c_2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수(釋翅瘦) 가비라월(迦毗羅越) 니구류원(尼拘留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372_c_24L一時,佛在釋翅瘦迦毘羅越尼拘留園中,與大比丘五百人俱
018_0373_a_02L그때 대애도(大愛道 구담미(瞿曇彌)가 세존의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언제나 어리석은 이를 교화하시고 항상 생명을 보호하소서.”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구담미야, 여래를 향하여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여래는 오래 살기로 말하면 끝이 없을 것이요, 항상 그 목숨을 보호하느니라.”
그때 대애도 구담미가 다음 게송을 말하였다.

가장 높은 분께 어떻게 예배해야 할까
이 세상에서 견줄 데 없으신 분
일체의 의심을 끊으셨으니
그러므로 그런 말씀 능히 하시네.
018_0373_a_02L爾時,大愛道瞿曇彌便往至世尊所,頭面禮足,白世尊曰願世尊長化愚冥,恒護生命世尊告曰瞿曇彌,不應向如來作是言如來延壽無窮,恒護其命是時,大愛道瞿曇彌卽說此偈
云何禮最勝
世閒無與等
能斷一切疑
由是說此語

세존께서 또 게송으로 구담미에게 대답하셨다.

정진하며 그 뜻이 이지러짐 없고
언제나 용맹스런 마음 가져서
평등하게 저 성문(聲聞) 제자들 보면
그것이 곧 여래께 예배하는 것이다.
018_0373_a_09L爾時,世尊復以偈,報瞿曇彌曰
精進意難缺
恒有勇猛心
平等視聲聞
此則禮如來

이때 대애도가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부터 이후로는 마땅히 세존께 예를 올리겠습니다. 여래께서 지금 말씀하신 것과 같이, 모든 중생들에게 예를 올리되 마음에 차별을 두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천상(天上)과 인간(人間)과 아수륜(阿須倫) 가운데서 여래께서 가장 높으십니다.”
018_0373_a_12L是時大愛道白世尊曰自今以後當禮世尊如來今勅禮一切衆生意無增減天上人中及阿須倫,如來爲最
그때 세존께서는 대애도의 말을 옳다고 하셨다. 대애도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018_0373_a_16L是時,世尊可大愛道所說,卽從坐頭面禮足,便退而去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 가운데 제일가는 제자로서 널리 듣고 많이 아는 이는 바로 저 대애도이니라.”
018_0373_a_17L爾時,世尊告諸比丘我聲聞中,第一弟子,廣識多知,所謂大愛道是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373_a_19L是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9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373_a_20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373_a_21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373_b_02L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두 사람은 여래의 제자들을 비방한다. 어떤 이가 그 두 사람인가? 이른바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바른 법을 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이것이 ‘어떤 두 사람은 여래를 비방한다’고 하는 것이다.
또 어떤 두 사람은 여래를 비방하지 않는다. 어떤 이가 그 두 사람인가? 이른바 법이 아닌 것은 법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과 참된 법은 참된 법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이것이 ‘어떤 두 사람은 여래를 비방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법이 아닌 것은 법이 아니라고 말하고 참된 법은 참된 법이라고 말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이, 너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018_0373_a_22L爾時,世尊告諸比丘有此二人於如來衆,而興誹謗云何爲二人非法,言是法謂法,是非法是謂二人誹謗如來復有二人不誹謗如來何爲二所謂非法卽是非法眞法卽是眞法是謂二人不誹謗如來是故諸比丘,非法當言非法,眞法當言眞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373_b_05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373_b_06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373_b_07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두 사람은 한량없이 많은 복을 받는다. 어떤 이가 그 두 사람인가? 칭찬할 만한 사람을 칭찬하는 사람과 칭찬해서는 안 될 사람을 칭찬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이것이 ‘두 사람은 한량없이 많은 복을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또 어떤 두 사람은 한량없이 많은 죄를 받는다. 어떤 이가 그 두 사람인가? 칭찬할 만한 사람을 도리어 비방하는 사람과 칭찬해서는 안 될 사람을 도리어 칭찬하는 사람이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그렇게 배우지 말아야 한다.”
018_0373_b_08L爾時,世尊告諸比丘有此二人獲福無量云何爲二所謂應稱譽者,便嘆譽之不應稱者,亦不稱歎之謂二人獲福無量復有二人受罪無何等爲二所謂可稱嘆,反更誹謗不應稱嘆者,而更稱嘆諸比丘,莫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373_b_14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增壹阿含經卷第九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후한(後漢) 시대 안세고(安世高)가 한역한 『불설칠처삼관경(佛說七處三觀經)』의 제40번째 소경과 『잡아함경』 제47권 1,243번째 소경인 「이정법경(二靜法經)」과 내용이 비슷하다.
  2. 2)이 소경은 『중아함경』 제22권 88번째 소경인 「구법경(求法經)」과 내용이 비슷하다.
  3. 3)중생이 목숨을 마치려고 할 즈음 일어나는 바람의 기운. 사지 마디마디를 칼로 해체하듯 한다고 해서 도풍(刀風)이라고 한다.
  4. 4)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38권 1,067번째 소경인 「난타경(難陀經)」과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제1권 5번째 소경과 내용이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