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433_b_01L증일아함경 제18권
018_0433_b_01L增壹阿含經卷第十八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018_0433_b_02L 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26. 사의단품(四意斷品)①
018_0433_b_03L四意斷品第二十六之一

[ 1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33_b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33_b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산(山)ㆍ강(江)ㆍ석벽(石壁)ㆍ온갖 풀과 다섯 가지 곡식은 모두 땅을 의지해서 자라나고 큰다. 그러나 땅은 가장 높고 최상(最上)이다. 이 또한 그와 같아서 모든 착한 도인 37도품(道品)1)의 법이 다 방일(放逸)하지 않은 땅에 머물러 모든 착한 법을 거기에서 자라나게 한다.
018_0433_b_06L爾時,世尊告諸比丘猶如山河石壁百草五穀,皆依於地而得長大,然復此地最尊最上,此亦如是,諸善道品之法住不放逸之地,使諸善法而得長大
그래서 방일하지 않은 비구는 4의단(意斷)2)을 닦고 또 4의단을 닦는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그것은 비구가 아직 생기지 않은 나쁜 법[弊惡法]은 방편을 구해 생기지 않게 하고, 마음이 항상 멀리 떠나지 않으며, 항상 그것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다. 이미 생긴 나쁜 법은 방편을 구해 생기지 않게 하고, 마음이 항상 떠나지 않으며, 그것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다.
아직 생기지 않은 착한 법은 방편을 구해 생기게 하고, 이미 생긴 착한 법은 방편을 구해 더욱 늘려서 많아지게 하며 잃어버리지 않고 원만하게 갖추어 닦아 수행하고 마음과 뜻에 잊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는 4의단을 닦는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방편을 구해 4의단을 닦아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018_0433_b_10L無放逸比丘修四意斷,多修四意斷云何爲四於是比丘,未生弊惡法,求方便,令不生,心不遠離,恒欲令滅已生弊惡法,求方便,令不生,心不遠離,恒欲令滅未生善法,求方便,令生已生善法,求方便,令增多,不忘失,具足修行,心意不忘如是比丘,修四意斷是故諸比丘,當求方便,修四意斷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33_b_18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33_b_19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33_b_20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433_c_02L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조그만 나라의 왕과 여러 큰 나라의 왕들이 다 전륜성왕(轉輪聖王)에게 와서 붙어 가까이한다. 전륜성왕은 거기에서 가장 높고 최상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아서 37도품법(道品法 가운데에서 방일(放逸)하지 않는 법이 제일이다. 그러므로 방일하지 않는 비구는 4의단(正斷)을 닦는다.
018_0433_b_21L爾時世尊告諸比丘比丘當知諸有粟散國王及諸大王,皆來附近於轉輪王,轉輪王於彼,最尊最上亦如是,諸善三十七道品之法,無放逸之法,最爲第一無放逸比丘修四意斷
이에 비구들은 아직 생기지 않은 나쁜 법은 방편을 구해 생기지 못하게 하고, 마음이 항상 멀리 떠나지 않고 그것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이미 생긴 나쁜 법은 방편을 구해 생기지 못하게 하고, 마음이 항상 멀리 떠나지 않고 그것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아직 생기지 않은 착한 법은 방편을 구해 생기게 하고 이미 생긴 착한 법은 더욱 늘려 많아지게 하며, 끝까지 잃지 않고 원만하게 수행하면서 마음에 잊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4의단을 닦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018_0433_c_05L於是比丘,未生弊惡法,求方便,令不生,心不遠離,恒欲令滅已生弊惡法,求方便,令不生,心不遠離,恒欲令滅未生善法,求方便,令生已生善法,重令增多,終不忘失,具足修行,心意不忘如是諸比丘,修四意斷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33_c_11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33_c_1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33_c_13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별빛 가운데 달빛이 제일인 것처럼, 이것도 또한 그와 같아서 온갖 착한 공덕의 37도품 가운데 방일하지 않은 행(行)이 가장 제일이요 가장 높고 가장 귀(貴)하다.
018_0433_c_14L爾時,世尊告諸比丘諸有星宿之光,月光最爲第一此亦如是,諸善功德三十七品之法,無放逸行最爲第一,最尊最貴
그러므로 방일하지 않은 비구는 4의단을 닦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곧 비구는 생기지 않은 나쁜 법은 방편을 구해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긴 나쁜 법은 방편을 구해 사라지게 한다. 생기지 않은 착한 법은 방편을 구해 생겨나게 하고, 이미 생긴 착한 법은 방편을 구해 더욱 늘려 많아지게 하며, 끝까지 잃지 않고 원만하게 수행하면서 마음에 잊지 않는다.
이와 같이 비구는 4의단을 닦는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4의단을 닦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018_0433_c_17L無放逸比丘修四意斷云何爲四於是比丘,若未生弊惡法,求方便,令不生,若已生弊惡法,求方便,令滅若未生善法,求方便,令生若已生善法,求方便,重令增多,終不忘失,具足修行,心意不忘如是比丘,修四意斷是故諸比丘,當求方便,修四意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33_c_24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018_0434_a_02L
[ 4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34_a_0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34_a_03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첨복화(瞻蔔華)3)ㆍ수마나화(須摩那華)4) 등 천상(天上)과 인간(人間) 세상의 모든 꽃들 중에서 바사화(婆師華)5)가 가장 제일인 것처럼, 모든 착한 공덕(功德)의 37도품 가운데서는 방일하지 않은 행(行)이 제일이다.
018_0434_a_04L爾時,世尊告諸比丘諸有華之屬,瞻蔔之華須摩那華,天上人中婆師華最爲第一此亦如是,諸善功德三十七道品之法,無放逸行爲第一
그러므로 방일하지 않은 비구는 4의단을 닦는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그것은 곧 비구는 아직 생기지 않은 나쁜 법은 방편을 구해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긴 나쁜 법은 방편을 구해 사라지게 한다. 아직 생기지 않은 착한 법은 방편을 구해 생기게 하고, 이미 생긴 착한 법은 방편을 구해 더욱 늘려 많아지게 하며 끝까지 잃지 않고 원만하게 수행하면서 마음에 잊지 않는다.
이와 같이 비구는 4의단을 닦는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4의단을 닦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018_0434_a_07L若無放逸比丘修四意斷云何爲四於是比丘,若未生弊惡法,求方便,令不生已生弊惡法,求方便,令滅若未生善法,求方便,令生已生善法,求方便,令增多,終不忘失,具足修行,心意不如是比丘,修四意斷是故諸比丘,當求方便,修四意斷是故諸比丘,當作是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6)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34_a_15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34_a_16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바사닉왕(波斯匿王)은 보배 깃털로 만든 수레를 타고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으로 가서 세존을 뵈려고 하였다.
그는 모든 왕의 일상적인 법대로 다섯 가지 위용(威容)7)을 한쪽에 끌러두고, 세존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禮)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018_0434_a_17L爾時,王波斯匿乘寶羽之車,出舍衛城,至祇洹精舍,欲覲世尊諸王常法,有五威容,捨著一面,前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
그때 세존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이 세간에는 네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종류인가? 혹 어떤 사람은 먼저는 어둡다가도 나중에는 밝아지는 이가 있고, 혹 어떤 사람은 먼저는 밝다가도 나중에는 어두워지는 이가 있으며, 혹 어떤 사람은 먼저도 어둡지만 나중에도 어두운 이가 있고, 혹 어떤 사람은 먼저도 밝고 나중에도 밝은 사람이 있습니다.
018_0434_a_20L爾時,世尊告大王曰大王,當知世閒有四種人出現於世云何爲四或有一人先闇而後明,或有一人先明而後闇,或有一人先闇而後闇,或有一人先明而後
018_0434_b_02L저 어떤 자들을 먼저는 어둡다가도 나중에는 밝아지는 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비천(卑賤)한 집안인, 전다라(旃陀羅)종ㆍ담인종(噉人種)ㆍ공사종(工師種)이나 혹은 음일(淫佚)한 집안에 태어났으면서 혹은 눈이 없거나, 혹은 손발이 없거나, 혹은 발가벗거나 맨발이거나, 혹은 모든 감각기관이 다 어지러운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는 몸과 입으로 착한 법을 행(行)하고 뜻으로 착한 법을 생각합니다. 그는 또 사문(沙門)이나 바라문(婆羅門)이나 모든 어른[尊長]들을 보면 항상 기억하고 예(禮)를 올리며, 맞아들이고 배웅함에 있어서 때를 놓치지 않으며, 먼저 웃음을 띠고 나중에 말하며, 수시(隨時)로 일용품을 공급해줍니다.
또 어느 때든지 걸식하는 사람ㆍ사문ㆍ바라문ㆍ나그네ㆍ가난한 이들을 보았을 때에는 돈이나 재물이 있으면 곧 베풀어 주고, 만일 재물이 없으면 곧 장자의 집으로 가서 빌어다가 보시하곤 합니다. 또 저 보시하는 이를 보면 곧 도리어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그는 몸으로 착한 법을 행하고 입으로 착한 법을 행하며 뜻으로 착한 법을 생각하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天上)의 좋은 곳에 태어나게 됩니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땅에서 평상에 오르고 평상에서 말을 타며, 말에서 코끼리를 타고 코끼리에서 강당(講堂)에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나는 이제 ‘이 사람은 먼저는 어둡다가도 나중에는 밝아지는 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런 사람을 일러 먼저는 어둡다가도 나중에는 밝아지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018_0434_b_02L彼人云何先闇而後明於是或有一人生卑賤家,或旃陁羅種,或噉人種,或工師種,或婬泆家生,或無目,或無手足,或時裸跣,或諸根錯亂,然復口行善法,意念善法彼若見沙門羅門諸尊長者,恒念禮拜,不失時節,迎來起送,先笑後語,隨時供給若復有時,見乞兒者,若沙門婆羅門,若路行者,若貧匱者,若有錢財,便持施與,設無財貨者,便往至長者家,乞求施若復見彼施者,便還歡喜踊躍,不能自勝,身行善法,口修善法,意念善法,身壞命終,生善處天上猶如有人從地至牀,從牀乘馬,從馬乘象,從象乘講堂由是故,我今說此人先闇而後明
018_0434_c_02L저 어떤 자들을 먼저는 밝다가도 나중에는 어두운 사람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큰 종족의 집안인, 찰리종(刹利種)ㆍ장자종(長者種)ㆍ바라문종(婆羅門種)에 태어납니다. 그는 재물도 넉넉하고 보물도 많아 금(金)ㆍ은(銀)ㆍ진보(珍寶)ㆍ자거(車)𤦲ㆍ마노(馬瑙)ㆍ수정(水精)ㆍ유리(琉璃)ㆍ종복(從僕ㆍ노비(奴婢) 등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코끼리ㆍ말ㆍ돼지ㆍ염소도 모두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또 이 사람은 얼굴 모양이 단정(端正)하여 도화색(桃花色)과 같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항상 삿된 소견[邪見]을 가져 치우친 견해와 서로 호응합니다. 그는 곧 이런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는 이도 없고 받는 이도 없으며 전생의 사람이 보시한 바도 없으며, 또한 선(善)한 행도 없고 악(惡)한 행도 없으며, 금세(今世)와 후세(後世)라는 것도 없으며, 도를 얻는 이도 없고 세상에는 존경할 만한 아라한(阿羅漢)이나 금세와 후세에서 증득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그는 사문이나 바라문을 보면 곧 성을 내며 공경(恭敬)하는 마음이 없고, 혹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기쁘거나 즐겁지 않으며,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행(行)이 고르지 못합니다. 그는 이미 행한 일이 법답지 않으므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地獄)에 떨어집니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강당으로부터 코끼리에 이르고 코끼리로부터 말에 이르며, 말로부터 평상에 이르고 평상으로부터 땅에 이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말하기를 ‘이 사람은 이와 같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이런 사람을 일러 ‘먼저는 밝다가도 나중에는 어두워지는 사람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018_0434_b_17L如是大王,此人名曰先闇而後彼人云何先明而後闇於是或有一人在大家生,若剎利種,若長者種,若婆羅門種,饒財多寶,金馬瑙水精琉璃僕從奴婢不可稱計,象馬豬羊,皆悉具足然復此人顏貌端政,如桃華色彼人恒懷邪見,邊見相應,彼便有此見無施無受,亦無前人何所施物,亦無善惡之行,亦無今世後世,亦無得道者,世無阿羅漢可承敬者,於今世後世可作證者若見沙門婆羅門,便起瞋恚,無恭敬心,若見人惠施者,心不喜樂,身所作行而不平均,以行非法之行,身壞命終,生地獄中猶如有人從講堂至象,從象至馬,從馬至牀,從牀至地由是故,我今說此人,如是大王,所謂此人先明而後闇
018_0435_a_02L저 어떤 자들을 먼저도 어둡고 나중에도 어두운 사람이라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비천(卑賤)한 집안인, 전다라의 집, 사람을 잡아먹고 사는 집, 혹은 지극히 빈궁(貧窮)한 집에 태어납니다. 혹 또 어떤 때에는 불구자(不具者)로서 얼굴이 추악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또 그 사람은 항상 삿된 견해를 가지고 있어 이렇게 주장합니다.
‘금세와 후세라는 것은 없는 것이며, 사문이나 바라문도 없으며, 또한 도(道)를 얻는 자도 없고 존경할 만한 아라한도 없으며, 금세와 후세에서 증득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면서 그는 혹 사문이나 바라문을 보면 곧 성을 내어 공경하는 마음이 없고, 또 사람이 와서 보시하는 것을 보면 마음으로 기뻐하거나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그는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행(行)이 평등(平等)하지 않고, 성인(聖人)을 비방(誹謗)하며 3존(尊)을 헐뜯습니다. 그는 자기도 이미 보시하지 않고 또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면 매우 성을 내곤 합니다. 그는 성냄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떨어집니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어두운 데에서 어두운 곳으로 가고 불 속에서 불 속으로 가며 지혜를 버리고 어리석음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말하기를 ‘이 사람은 먼저도 어두웠고 나중에도 어두울 것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을 일러 ‘어두운 데에서 어두운 곳으로 가는 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018_0434_c_11L彼云何有人從闇至闇若復有人生卑賤家,或旃陁羅家,或噉人家,或極下窮家,此人必生此中,或復有時,諸根不具,顏色麤惡復彼人恒懷邪見,彼便有此見無今後世,無沙門婆羅門,亦無得道者,亦無阿羅漢可承敬者,亦無今世世可作證者彼若見沙門婆羅門,便起瞋恚,無恭敬心若見人來惠施者,心不喜樂,身意所作行而不平等,誹謗聖人,毀辱三尊,彼旣自不施,又見他施甚懷瞋恚,以行瞋恚,身壞命終,生地獄中猶如有人從闇至闇,從火焰至火焰,捨智就愚由是而言,此人可謂先闇而後闇大王,當知故名此人從闇至闇
저 어떤 자들을 밝은 데에서 밝은 데로 이르는 사람이라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부호(富豪) 종족(種族)의 집안인, 찰리의 종족이나 국왕(國王)의 집안이나 혹은 대신의 집안에 태어나서 재물이 넉넉하고 보물이 많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다 그는 안색(顔色)도 단정하여 도화색(桃花色)과 같고, 또 저 사람은 항상 바른 견해를 가져 마음에 어지러움이 없습니다. 그는 이러한 바른 소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시(布施)도 있고 복(福)도 있으며, 받는 이도 있고 선악(善惡)의 과보(果報)도 있으며, 금세와 후세라는 것도 있고 사문이나 바라문도 있다.’
그래서 그는 혹 사문이나 바라문을 보면 공경하는 마음을 내고 얼굴빛을 온화하고 부드럽게 가지며, 자기 자신도 직접 보시하지만 다른 사람을 권해 보시하게 하기도 하며, 보시하는 날에는 마음이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그는 몸으로 착한 일을 행하고 입으로는 착한 말만을 하며 뜻으로도 착한 일을 행하여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天上)과 같이 좋은 곳에 태어납니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강당으로부터 강당으로 이르고 궁전(宮殿)으로부터 궁전으로 이르는 경우와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나는 지금 말하기를 ‘이 사람은 밝은 데에서 밝은 데로 이르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이것을 일러 ‘이 세간에 네 종류 사람이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018_0435_a_03L彼名何等人從明至或有一人生豪族家,或剎利種,或國王家,或大臣家,饒財多寶,不可稱然復彼人顏色端政,如桃華色,彼人恒有正見,心無錯亂,彼有此正見有施有福,有受者,有善惡之報,有今後世,有沙門婆羅門設復彼人若見沙門婆羅門,起恭敬心,和顏悅色,己身恒喜布施,亦復勸人使行布施之,設布施之日,心懷踊躍,不能自勝,彼身行善,口行善,意行善身,壞命終生善處猶如有人從講堂至講堂,從宮至宮由是而言,我今說此人從明至明是爲大王,世閒有此四人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대왕은 꼭 알아야만 합니다. 가난한 사람도
믿음이 있고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또 보시할 만한 사람을 보면,
018_0435_a_16L爾時,世尊便說此偈
王當知貧人
有信好布施
見沙門婆羅
及諸可施者

일어나 맞이하고 또 배웅하며
바른 견해를 가르쳐 주고
보시할 때에는 매우 기뻐하여
구하는 대로 주고 거절하지 않네.
018_0435_a_19L能復起迎逆
而教於正見
施時極歡喜
所求不逆人

그는 진실하고 좋은 벗으로
마침내 악한 짓을 행하지 않고
바른 견해 행하기를 좋아하며
항상 착한 법 구하기를 생각한다네.
018_0435_a_20L彼人是良友
終不爲惡行
恒喜行正見
常念求善法

대왕이시여, 그런 사람은
죽을 때에는 가는 곳이 있어
반드시 저 도술천(兜術天)에 태어나리니
먼저는 어두웠으나 나중에는 밝은 사람이라네.
018_0435_a_21L大王如彼人
死時有所適
必生兜術天
先闇而後明

아무리 부자인 사람이라도
믿음이 없고 성내기를 좋아하며
아끼고 탐내고 마음이 나약하여
삿된 소견을 고치지 못하거나,
018_0435_a_23L如人極爲富
不信好喜恚
慳貪心怯弱
邪見而不改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보시를 구하는 사람을 볼 때에는
언제나 꾸짖고 욕하기를 좋아하고
삿된 소견으로 없다고 말하며
018_0435_a_24L見沙門梵志
及諸乞求者
恒喜呵罵詈
邪見言無有
018_0435_b_02L
보시하는 것을 보면 곧 성을 내어
보시하는 일을 끊게 하나니
그 사람의 행은 지극히 나빠
온갖 악의 근본을 지어낸다네.
018_0435_b_02L見施起瞋恚
不令有施人
彼人行極弊
造諸惡元本

그런 종류의 나쁜 사람은
목숨이 끝나고 나면
반드시 지옥에 떨어지리니
먼저는 밝았으나 뒤에는 어두운 사람이라네.
018_0435_b_04L如是彼人者
臨欲命終時
當生地獄中
先明而後闇

또 만일 빈천한 사람으로서
믿음도 없고 성내기만 좋아하며
착하지 않은 온갖 행 짓고
삿된 소견으로 바른 견해 믿지 않아,
018_0435_b_05L如有貧賤人
無信好瞋恚
造諸不善行
邪見不信正

만일 혹 저 사문 선비나
섬겨야 할 만한 사람을 보면
곧 업신여기고 그를 헐뜯으며
아끼고 탐내고 믿음이 없네.
018_0435_b_06L設見沙門士
及諸可事者
而取輕毀之
慳貪無有信

보시할 때에도 기뻐하지 않고
남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도 그러하니
그런 사람은 자기가 지은 행으로
가는 곳마다 편안한 곳이 없으리.
018_0435_b_08L施時而不喜
見他施亦然
彼人所造行
所適無安處

그런 종류의 나쁜 사람은
반드시 장차 목숨 끝나고 나면
저 지옥 속에 떨어지리니
먼저도 어둡고 나중에도 어두운 사람이라네.
018_0435_b_09L如此彼之人
必當取命終
當生地獄中
先闇而後闇

혹 어떤 사람은 재물도 많고
믿음도 있고 보시하기도 좋아하며
바른 소견 지녀 다른 생각이 없고
항상 착한 법 구하기를 좋아하여,
018_0435_b_10L如人極有財
有信好布施
正見不他念
恒喜求善法

만일 혹 어떤 도사(道士)나
또 보시할 만한 사람을 만나면
일어나 맞이하고 또 공경하며
바른 소견을 배우네.
018_0435_b_12L設見諸道士
及諸可施者
起恭迎敬之
而學於正見

보시할 때에는 매우 즐거워하고
고르게 하기를 언제나 생각하며
은혜로이 주면서 아낌이 없어
받는 사람 마음을 거슬리지 않고
018_0435_b_13L與時極和悅
常念於平均
惠施無悋惜
不逆於人心

목숨을 걸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온갖 나쁜 행 짓지 않나니,
마땅히 알아야 하오. 그런 종류의 사람은
그 목숨 끝나려 할 때에 이르러
반드시 저 좋은 천상에 태어나리니
먼저도 밝고 또 나중에도 밝은 사람이라네.
018_0435_b_14L彼人受命決
不造諸非法
當知彼之人
臨欲命終時
必生好善處
先明而後明

“그러므로 대왕이시여, 마땅히 먼저도 밝고 나중에도 밝은 것을 배우고, 먼저는 밝으나 뒤에는 어두운 것은 배우지 않아야만 합니다. 대왕이시여,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018_0435_b_16L是故大王,當學先明而後明,莫學先明而後闇如是大王,當作是學
그때 바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35_b_18L爾時,波斯匿王聞佛所說,歡喜奉行

[ 6 ]8)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35_b_19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35_b_20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존자 아난(阿難)이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조금 뒤에 다시 두 손으로 여래의 발을 어루만지면서 발등에 입을 맞추고 이렇게 아뢰었다.
“천존(天尊)의 몸이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 되었습니까? 몸이 너무나 느슨해지셨습니다. 여래(如來)의 몸이 이전과 많이 다르옵니다.”
018_0435_b_21L爾時,尊者阿難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住斯須,復以兩手,摩如來足已,復以口鳴如來足上,而作是天尊之體何故乃爾身極緩爾來之身不如本故
018_0435_c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아난아, 네 말과 같다. 지금 여래의 몸은 피부와 살이 다 많이 느슨해졌다. 오늘의 이 몸은 이전과 많이 다르다. 왜냐하면 대개 몸을 받으면 질병으로 핍박(逼迫)을 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마땅히 병이 든 중생은 병으로 핍박을 받고, 죽음에 처한 중생은 죽음의 핍박을 받는 법이다. 지금 여래는 이미 늙었다. 내 나이 이미 80이 넘었느니라.”
018_0435_c_02L世尊告曰如是難,如汝所言,今如來身皮肉已緩,今日之體不如本故所以然者,夫受形體,爲病所逼若應病衆生,爲病所困應死衆生,爲死所逼今日如來年已衰微,年過八十
이때 아난이 그 말을 듣고 슬피 흐느껴 울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 늙음이 이르러 이 지경이 되었구나.”
그때 세존께서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가지시고 사위성에 가서 걸식(乞食)하시다가 세존께서 점점 바사닉왕의 집 가까이에 이르게 되셨다. 마침 그때 바사닉왕의 문 앞에는 낡아 부서진 수레 수십 대가 한쪽에 버려진 채 있었다.
018_0435_c_07L是時,阿難聞此語已,悲泣哽噎,不能自勝,竝作是語咄嗟老至乃至於斯是時,世尊到時,著衣持鉢,入舍衛城乞食是時,世尊漸漸乞食至王波斯匿舍當於爾時,波斯匿門前,有故壞車,數十乘,捨在一面
존자 아난이 한쪽에 버려진 수레를 보고 세존께 아뢰었다.
“이 수레들은 바사닉왕의 수레입니다. 옛날에 새로 만들 때에는 매우 아름답더니 오늘 보니 와석(瓦石)9)과 똑같은 꼴이 되었습니다.”
018_0435_c_12L時,尊者阿難以見車棄在一面,見已,白世尊曰此車王波斯匿車,昔日作時極爲精妙如今日觀之,與瓦石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아난아, 네가 말한 것과 같다. 지금 본 저 수레들도 옛날에는 매우 정밀하고 미묘했었다.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는데, 그런데 오늘은 낡고 부서져 다시는 쓸 수가 없게 되었다. 이와 같이 바깥 물건도 오히려 낡고 부서지거늘 하물며 마음이겠느냐?”
018_0435_c_16L世尊告曰如是阿難,如汝所言,如今觀所有車,昔日之時極爲精妙,金銀所造今日壞敗,不可復用如是外物尚壞敗,況復內者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아! 이 늙음과 병과 죽음이
사람의 젊었던 몸을 무너뜨리는구나.
처음에는 그렇게도 좋았었는데
지금은 죽음의 핍박을 받고 있구나.
018_0435_c_19L爾時,世尊便說此偈
咄此老病死
壞人極盛色
初時甚悅意
今爲死使逼

비록 백 년 동안 오래 산다 하여도
마침내는 모두 죽음으로 돌아가거니
이런 근심과 괴로움을 면할 길 없어
모두 다 이 한 길로 돌아가리라.
018_0435_c_22L雖當壽百歲
皆當歸於死
無免此患苦
盡當歸此道

안으로 이 몸뚱이가 지닌 모든 것
죽음의 핍박을 받는 것처럼
밖으로 저 모든 4대(大)
모두 본래 없었던 데로 돌아간다.
018_0435_c_23L如內身所有
爲死之所驅
外諸四大者
悉趣於本無
018_0436_a_02L
그러므로 죽음이 없는 것을 구하려 하면
오직 이 열반의 길만 있을 뿐이다.
그것엔 남도 없고 죽음도 없어
이런 모든 현상들 아무것도 없다네.
018_0435_c_24L是故求無死
唯有涅槃耳
彼無死無生
都無此諸行

그때 세존께서는 곧 바사닉왕의 자리에 앉으셨다.
018_0436_a_03L爾時,世尊卽就波斯匿王坐
바사닉왕은 세존을 위해 갖가지 음식을 준비하여 공양하였다. 왕은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신 것을 보고 조그만 자리를 가지고 와서 세존의 앞에 앉아서 아뢰었다.
“어떠하십니까?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의 몸은 다 금강(金剛)으로 되어 있는데, 그런 몸도 장차 늙음ㆍ병ㆍ죽음이 있습니까?”
018_0436_a_04L是時,王波斯匿,與世尊辦種種飮食,觀世尊食竟,王更取一小座,在如來前坐,白世尊曰云何世尊,諸佛形體皆金剛數,亦當有老病死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시여. 대왕의 말씀과 같습니다. 여래에게도 그러한 남ㆍ늙음ㆍ병ㆍ죽음이 있습니다. 나도 사람의 수(數)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은 진정(眞淨:淨飯)이시고, 어머니의 이름은 마야(摩耶)로서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종족(種族)으로 태어났습니다.”
018_0436_a_08L世尊告曰如是大王,如大王語,如來亦當有此生老病死我今亦是人數,父名眞淨,母名摩耶,出轉輪聖王種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도 사람에게서 태어났으니
그 아버지의 이름은 진정이시고
어머니의 이름은 극묘청(極妙淸)이시며
그 호족(豪族)의 이름은 찰리종(刹利種)이다.
018_0436_a_11L爾時,世尊便說此偈
諸佛出於人
父名曰眞淨
母名極淸妙
豪族剎利種

죽음의 길은 매우 고달파
높고 낮은 것 전연 상관이 없네.
모든 부처도 오히려 못 면하거든
하물며 그밖에 다른 범속(凡俗)이랴.
018_0436_a_14L死徑爲極困
都不觀尊卑
諸佛尚不免
況復餘凡俗

세존께서 다시 바사닉왕을 위해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제사 중에는 불에 제사함이 으뜸이고
시(詩) 중에는 송(頌)이 가장 뛰어나다.
사람 중에는 왕이 가장 귀하고
물 가운데에는 바다가 우두머리이다.
018_0436_a_15L爾時,世尊與波斯匿王而說此偈
祠祀火爲上
詩書頌爲尊
人中王爲貴
衆流海爲首

별 중에는 달이 가장 위가 되고
광명 가운데에는 해가 제일 먼저이다.
8방과 상ㆍ하와 또 중간은
이 세계가 싣고 있나니.
018_0436_a_18L衆星月爲上
光明日爲先
八方上下中
世界之所載

하늘과 세간의 사람들 중에
저 여래가 가장 높나니
그 복록(福祿)을 구하려 하거든
마땅히 부처님에게 공양하여라.
018_0436_a_19L天及世人民
如來最爲尊
其欲求福祿
當供養三佛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마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기원정사(祇洹精舍)로 돌아가시어 자리에 앉으셨다.
018_0436_a_20L是時,世尊說此偈已,便從座起而去,還祇洹精舍,就座而坐
018_0436_b_02L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에는 네 가지 법이 있는데, 이 법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젊은 나이가 세간에서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병들어 아픈 것이 없는 것이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수명(壽命)이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은애(恩愛)의 덩어리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느니라.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이 있어 세간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니라.
018_0436_a_22L爾時,世尊告諸比丘有四法,在世閒人所愛敬何爲四少壯之年,世閒人民之所愛無有病痛,人所愛敬壽命,人所愛恩愛集聚,人所愛敬是謂比丘,有此四法,世閒人民之所愛敬
비구들아, 다시 네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은 세간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지 못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젊은 나이가 때로 늙고 병들면 세간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고, 또 병이 없다가도 사람이 나중에 병을 얻으면 세간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으며, 수명을 얻었다가 나중에 죽으면 세간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고, 은애가 모였다가 나중에 헤어지게 되면 세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은 세간과 함께 돌고 돈다’고 한 것이다. 저 하늘이나 세간 사람들, 그리고 전륜성왕(轉輪聖王)이나 모든 불세존(佛世尊)에 이르기까지도 다 이 법을 함께 가졌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세간에 네 가지 법이 있어 세간과 함께 돌고 돈다’고 하는 것이다.
018_0436_b_04L復次,比丘復有四法,世閒人民所不愛敬云何爲四比丘,當知少壯之年,若時老病,世人所不喜若無病者,後便得病,世人所不喜若有得壽命,後便命終,世人所不喜恩愛得集,後復別離,是世人所不喜是謂比丘,有此四法,與世迴轉諸天世人乃至轉輪聖王諸佛世尊共有此法是爲比丘,世閒有此四法,與世迴轉
또 만일 네 가지 법을 깨닫지 못하면, 그때는 곧 나고 죽음에 유전(流轉)하면서 다섯 갈래 세계를 두루 돌아다닐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현성(賢聖)의 계(戒)ㆍ현성의 삼매(三昧)ㆍ현성의 지혜(智慧)ㆍ현성의 해탈(解脫)이다. 비구들아, 이 네 가지 법을 깨닫지 못하면 위의 네 가지 법[四法:生ㆍ老ㆍ病ㆍ死]을 받을 것이다. 나나 너희들은 이 성현(聖賢)의 네 가지 법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고 죽는 근본을 끊고 다시는 후생에 몸을 받지 않게 된 것이다.
지금 여래의 몸은 쇠하고 늙었다. 마땅히 이 쇠모(衰耗)하는 과보를 받아야 한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병들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영원히 고요한 열반(涅槃)을 구해야 하고, 은애하는 이와 헤어짐에 있어서 무상(無常)한 것이고 변하는 것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018_0436_b_13L若不覺此四法時,便流轉生死,周旋五道云何爲四聖賢戒賢聖三昧賢聖智慧賢聖解脫,是爲比丘,有此四法,而不覺知者,則受上四法我今及汝等以覺知此賢聖四法,斷生死根,不復受有如今如來形體衰老,當受此衰耗之報是故諸比丘,當求此永寂涅槃,不生不老不病不死,恩愛別離,常念無常之變如是比丘,當作是念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7 ]10)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36_b_2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36_b_23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436_c_02L그때 바사닉왕이 곧 보좌하는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보배 깃털로 만든 수레를 준비하라. 사위성을 나가 지강당(地講堂)을 구경하리라.”
그때 바사닉왕의 어머니는 수명이 매우 쇠(衰)하고 늙었는지라, 그때 나이 백 살에 가까웠다. 왕은 매우 존중하고 공경하여 늘 생각하던 터라 잠깐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때 바사닉왕의 곁에 불사밀(不奢蜜)이라고 하는 대신이 있었다. 그의 뛰어난 재주는 세간을 뒤덮었고, 세간 사람들은 그를 매우 존중(尊重)하였다. 그때 그 대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바사닉왕의 어머니는 나이가 백 살이 가까웠다. 오늘 목숨을 마칠 것이다. 만일 지금 이 말을 듣는다면 왕은 매우 근심하고 슬퍼하여 음식도 먹지 못하고 중병(重病)을 얻을 것이다. 나는 지금 방편(方便)을 써서 왕으로 하여금 근심하거나 또한 병에 걸리지 않게 하리라.’
018_0436_b_24L爾時,王波斯匿卽勅臣佐,嚴寶羽之車,欲出舍衛城觀地講堂當於爾時,波斯匿王母命過,年極衰老,垂向百歲王甚尊敬念,未曾離目是時,波斯匿王邊有大臣,名不奢蜜,高才蓋世,世人尊重時,大臣便作是念此波斯匿王母年向百歲,今日命終,設當聞者,王甚愁憂,不能飮食,而得重病我今當設方便,使王不愁憂,亦使不
그때 대신들은 곧 5백 마리 흰 코끼리에 수레를 메워 장엄(莊嚴)하고, 또 5백 마리 말에 수레를 메워 장엄하였으며, 5백 명 보병에다가 5백 명의 기녀를 꾸미게 하고, 5백 명의 노모(老母)ㆍ5백 명의 바라문ㆍ5백 명의 사문ㆍ5백 벌의 의상(衣裳)ㆍ5백 가지 보배를 장엄하고 또 죽은 사람들을 위해 좋고 큰 관(棺)을 만들었는데, 그 채색(彩色) 그림이 지극히 아름다웠고, 비단으로 만든 번기와 일산을 달고 창기(倡伎)들로 하여금 풍류를 울리게 하는 등 헤아릴 수 없이 장엄한 광경을 지으며 사위성을 나섰다.
018_0436_c_10L是時,大臣卽嚴駕五百白象,亦嚴駕五百疋馬,復嚴五百步兵,復嚴駕五百妓女,復嚴駕五百老母,復嚴駕五百婆羅門,復有五百沙門,復嚴駕五百衣裳,復嚴駕五百珍寶,與亡者作好大棺,彩畫極令使妙,懸繒幡蓋,作倡妓樂,不可稱計,出舍衛城
이때 바사닉왕이 다시 성으로 돌아왔다. 때마침 바사닉왕에게 조그만 일이 있었다. 이때 왕이 멀리서 그 죽은 이의 상여를 보고 측근 신하들에게 물었다.
“저것은 어떤 사람이기에 공양이 저런 지경에 이르렀는가?”
018_0436_c_16L是時,波斯匿王還來入城是時,王波斯匿有少事是時,王遙見亡者,問左右曰此是何人,供養乃至於斯
그러자 불사밀이 말하였다.
“이 사위성에 살고 있는 어떤 장자의 어머니가 죽었는데, 저것은 바로 그 장례 행렬입니다.”
018_0436_c_19L時,不奢蜜此舍衛城中有長者母無常,是彼之具
그때 왕이 다시 물었다.
“저 온갖 코끼리와 말이 끄는 수레는 또 무엇에 쓰려고 하는 것인가?”
018_0436_c_21L時,王復告曰此諸象馬車乘復用爲
대신들이 대답하였다.
“이 5백 명 할머니들을 염라대왕(閻羅大王)에게 갖다 바쳐 죽은 이의 목숨을 대신하려는 것입니다.”
018_0436_c_22L大臣報曰此五百,老母者用奉上閻羅王,持用贖命
018_0437_a_02L왕은 곧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것은 미련한 사람들이 하는 법이다. 목숨이란 보전하기 어려운 것이거늘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는가? 비유하면 마치 마갈어(摩竭魚)11)의 입 속에 든 사람을 구해 내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아서, 염라대왕의 앞에 끌려간 사람을 구해 내려 한들 어찌 그렇게 될 수 있겠느냐?”
018_0436_c_23L時,王便笑,而作是此是愚人之法命也難保,有何可如有人墮摩竭魚口,欲求出者,實復難得此亦如是,墮閻羅王邊,欲求出,實難可得
“저 5백 명의 기녀를 이용하면 될 것입니다.”
此五百妓女亦用贖命
왕이 대답하였다.
“그것으로도 안 되느니라.”
018_0437_a_04L報曰此亦難得
그러자 대신들이 말하였다.
“저 기녀로도 안 되면 마땅히 다른 것을 쓰면 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018_0437_a_05L時,大臣曰若此妓女不可得者,當用餘者贖之
왕이 말하였다.
“그것도 안 되느니라.”
018_0437_a_06L王曰此亦難得
대신들이 말하였다.
“만일 그것으로도 안 된다면 5백 가지 진보(珍寶)를 쓰면 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018_0437_a_07L大臣曰若此不可得者,當用五百珍寶贖之
왕이 대답하였다.
“그것으로도 안 되느니라.”
王報曰此亦難得
대신들이 말하였다.
“그것으로도 안 된다면 5백 벌 의상을 쓰면 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018_0437_a_08L大臣此不可得者,用五百衣裳贖之
왕이 말하였다.
“그것으로도 안 되느니라.”
018_0437_a_09L此亦難得
신하들이 말하였다.
“만일 의상으로도 안 된다면, 마땅히 5백 명 범지(梵志:婆羅門)의 주술(呪術)을 쓰면 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018_0437_a_10L臣曰若此衣裳不可得者,當用此五百梵志呪術,呪術取之
왕이 대답하였다.
“그것으로도 안 되느니라.”
018_0437_a_11L王曰此亦難得
대신들이 말하였다.
“만일 저 5백 명 범지로도 안 된다면, 또 마땅히 이 훌륭한 재주가 있는 사문의 설법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018_0437_a_12L大臣曰若此五百梵志不可得者,復當持此沙門高才說法,持用贖之
왕이 말하였다.
“그것으로도 안 되느니라.”
王曰此不可得
대신들이 말하였다.
“만일 설법으로도 안 된다면, 마땅히 군사를 모아 한 번 싸워서 취해 오겠습니다.”
018_0437_a_14L大臣曰若說法不可得者,當集兵衆,共大戰鬪,而取之
그때 바사닉왕이 크게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것은 미련한 사람들이나 하는 방법이다. 마갈어의 입 속에 떨어지면 끝내 벗어날 수 없느니라.”
018_0437_a_16L時,波斯匿王大笑而曰是愚人之法,以墮摩竭魚口,終不得
그러자 왕이 말하였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과연 생(生)이 있는데 죽지 않을 수 있겠느냐?”
018_0437_a_18L時,王曰汝當知之頗有生而不死
대신들이 말하였다.
“그것은 실로 그렇게 될 수 없는 일입니다.”
時,大臣曰此實不可得也
그때 대왕이 말하였다.
“실로 그렇게 될 수 없다.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생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다. 목숨은 얻기 어려운 것이다’라고 하셨다.”
018_0437_a_19L時,大王報曰實不可得諸佛亦作是說夫生有死,命亦難得
그러자 불사밀이 꿇어앉아 왕에게 아뢰었다.
“그런 까닭에 대왕이시여, 너무 근심하지 마소서. 모든 중생들은 다 죽음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018_0437_a_21L是時,不奢蜜跪,白王是故大王,甚莫愁憂,一切衆生皆歸於死
그때 왕이 물었다.
“내가 무엇 때문에 근심하겠느냐?”
時,王問曰我何故愁憂
대신이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반드시 아셔야만 합니다. 대왕의 어머님이 오늘 돌아가셨습니다.”
018_0437_a_23L時,臣白王王,當知之大王母者今日已死
018_0437_b_02L바사닉왕은 그 말을 듣고 여덟아홉 번이나 한숨을 지으면서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너희들의 말과 같다. 너는 능히 좋은 방편을 알고 있구나.”
018_0437_a_24L是時,波斯匿王聞此語已,八九歎息,而語大臣曰善哉如汝所言,乃能知善㩲方便
그때 바사닉왕이 성으로 들어가 갖가지 향(香)과 꽃을 마련해 죽은 어머니께 공양하고 곧 수레를 돌려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018_0437_b_04L是時,王波斯匿還入城,辦種種香華,供養亡母,供養亡母已,便還駕乘,至世尊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坐
그때 세존께서 물으셨다.
“대왕이시여, 무슨 일로 먼지를 온몸에 뒤집어썼습니까?”
018_0437_b_07L是時,世尊問曰大王何故塵土坌身
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아까 어머님이 돌아가셨기에 성 밖에서 장례를 치르고, 그 까닭을 여쭈어보려고 세존께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어머님께서 세간에 살아 계실 때에 계를 지키고 정진(精進)하면서 항상 착한 법만을 구하다가 나이 백 세가 가까워 오늘 돌아가셨습니다. 그 때문에 세존을 찾아왔습니다.
만일 제가 지금 코끼리를 가지고 어머님의 목숨을 대신할 수만 있다면 코끼리를 가지고 살 것이요, 또 말로써 대신할 수 있다면 말로써 대신할 것이며, 만일 수레로써 목숨을 대신할 수 있다면 수레로 대신할 것이요, 금ㆍ은 따위의 보배로 목숨을 대신할 수 있다면 금ㆍ은 따위의 보배로 대신할 것이며, 따르는 노비와 나라나 성(城)으로 목숨을 대신할 수 있다면 성과 나라로 대신할 것이요, 가시국 안의 백성으로 대신할 수 있다면 가시국의 백성들로 목숨을 대신하여 내 어머니가 목숨을 마치지 않도록 하고 싶습니다.”
018_0437_b_08L王白世尊天母命終,向送至城外,今來詣世尊所,問其所由然天母在時,持戒精進,恒修善法,年向百今日已命終,故來至世尊所耳當我持象贖命可得者,亦當用象贖若當馬贖命可得者,當用馬贖之若當車乘贖命可得者,便當用車乘贖之若當金珍寶贖命可得者,當用金銀珍寶贖之若當以奴婢僕從城郭國界贖命可得者,當以城郭界贖命若以加尸國界人民贖命可得者,當以加尸人民贖之莫令我天母命終
018_0437_c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까닭에 대왕이시여, 너무 근심하지 마시오. 일체 중생들은 다 죽음으로 돌아가게 마련이오. 일체 것은 다 바뀌고 변하는 법으로서 아무리 바뀌고 변하지 않게 하려고 해도 결국에는 그리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사람의 몸은 마치 눈덩이와 같아서 반드시 부서지는 데로 돌아갈 것이요, 또 그것은 흙덩이와 같아서 반드시 부서져서 오래 보존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 그것은 아지랑이[野馬]와 같아서 허망하고 진실하지 못한 것이요, 또 그것은 텅 빈 주먹으로 어린애를 속이는 것과 같은 것이니. 그런 까닭에 대왕은 이 몸을 믿지도 말고 근심하지도 마십시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이 네 가지 두려움이 이 몸에 닥치면 그것은 막아 보호할 수 없습니다. 말ㆍ주술ㆍ약초ㆍ부적으로도 그것을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늙음이 젊음을 부수어 아름다움을 없애는 것이요, 둘째는 병으로서 건강을 부수는 것이며, 셋째는 죽음으로써 목숨의 뿌리를 부수는 것이요, 넷째는 유상(有常)한 물건이 덧없음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은 막아 보호할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힘으로 항복 받을 수 없습니다.
018_0437_b_20L世尊告曰是故大王,甚莫愁一切衆生,皆歸於死一切變易之法,欲令不變易者,終不有此事大王,當知人身之法,猶如雪揣,要當歸壞,亦如土坏,同亦歸壞,不可久保亦如野馬幻化,虛僞不眞,亦如空拳,以誑小兒是故大王,莫懷愁憂,恃怙此身大王,當知有此四大恐怖,來至此身,不可障護,亦不可以言語呪術藥草符書,所可除去云何爲四一者名爲老,壞敗少壯,使無顏色二者名病,盡壞敗無病三者名爲死,盡壞敗命根四者有常之物,歸於無常是謂大王,有此四法,不可障護,非力所能伏也
대왕이시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비유하면 마치 사방에 있는 네 개의 커다란 산이 사방으로부터 와서 중생을 짓누르면 그것을 힘으로 물리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대왕이시여, 견고(堅固)하지 않은 물건은 믿을 것이 못 됩니다. 그런 까닭에 대왕께서는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교화하고 법 아닌 것은 쓰지 말아야 합니다. 왕도 오래지 않아 나고 죽는 바다로 가게 될 것입니다.
왕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天上)과 같이 좋은 세계에 태어날 것이지만 법이 아닌 것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地獄)에 떨어질 것이오.
그런 까닭에 대왕이시여, 마땅히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고 법이 아닌 것으로 다스려 교화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대왕이시여,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018_0437_c_10L大王,當知猶如四方有四大山,從四方來使壓衆生,非力所卻是故大王,非牢固物,不可恃怙是故大王,當以法治化,莫以非法王亦不久當至生死之海王亦當知諸以法治化者,身壞命終,生善處天上若復以非法治化者,身壞命終,生地獄中是故大王,當以法治化,莫以非法如是大王,當作是學
그때 바사닉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법을 무어라고 이름하고 어떻게 받들어 행하오리까?”
018_0437_c_19L爾時,波斯匿王白世尊曰此法名何等當云何奉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법은 ‘근심의 가시를 없애는 것’이라고 합니다.”
018_0437_c_20L世尊告曰此法名除愁憂之刺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오면 저는 이 법을 듣고 나서 온갖 근심의 가시가 이제 다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나라 일이 많아 저는 이만 돌아가려고 하나이다.”
018_0437_c_21L王白佛言實爾世尊,所以然者,我聞此法已,所有愁憂之刺,今日已除然世尊,國界事猥,欲還所在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럴 때입니다.”
바사닉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 떠났다.
018_0437_c_24L世尊告曰宜知是時波斯匿王卽從坐起,頭面禮足,便退而去
018_0438_a_02L그때 바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38_a_02L爾時,波斯匿王聞佛所說,歡喜奉行

[ 8 ]12)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38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38_a_0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비단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들 중에서만 높은 것이 아니다. 모든 세간의 사람들 중에서 나 혼자만이 유독 높다. 나는 지금 네 가지 법의 본말(本末)을 스스로 알았고, 사부대중과 천상ㆍ인간 세계에서 증득하였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로 일체 모든 행은 다 무상(無常)한 것임을 나는 이제 알았다. 그래서 사부대중들과 천상ㆍ인간 세계에서 증득하였다. 둘째로 일체 모든 행(行)은 괴롭다는 것, 셋째로 일체 모든 행에는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 넷째로 열반은 휴식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 모두 알았고 사부대중들과 천상ㆍ인간 세계에서 증득하였다.
비구들아, 이것이 네 가지 법의 근본이다. 그런 이유로 천상과 인간에서 혼자 높게 된 것이다.”
018_0438_a_05L爾時,世尊告諸比丘我今非獨在比丘比丘尼淸信士淸信女中爲尊,乃至世閒人民中獨尊今有四法本末,我躬自知之,而作證於四部之天上人中云何爲四一者一切諸行皆悉無常,我今知之,於四部之衆天上人中而作證二者一切諸行苦,三者一切諸行無我,四者涅槃休息,我今知之,於四部之衆,於天上人中而作證是謂比丘,四法之本是故於天上人中而獨得尊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38_a_15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9 ]①13)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38_a_16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38_a_17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 라열성(羅閱城)으로 가셔서 여름 안거[夏坐]를 지내려고 하였다. 사리불(舍利弗)과 천 2백 50명의 제자들도 라열성으로 가서 여름 안거를 지내려고 하였다. 그런데 사리불과 목건련은 여름 안거를 마치고는 장차 열반에 들게 되어 있었다.
018_0438_a_18L爾時,世尊與大比丘衆五百人爾時,世尊欲詣羅閱城夏坐舍利弗亦欲詣羅閱城夏坐千二百五十弟子皆欲詣羅閱城夏坐然舍利弗目揵連夏坐竟,當取涅槃
018_0438_b_02L세존께서 모든 비구들과 사리불ㆍ목건련을 데리고 라열성의 가란타죽원에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셨다.
그때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1,250명의 제자들이 너희들을 위해 여기서 여름 안거를 마쳤다. 그런데 사리불과 목건련은 이제 곧 열반하게 되어 있다. 어떠냐? 사리불아, 그대는 비구들을 위해 묘(妙)한 법을 설명해줄 수 있겠느냐? 나는 지금 등이 아파 조금 쉬고자 한다.”
018_0438_a_22L爾時,世尊將諸比丘舍利弗目揵連等遊羅閱城迦蘭陁竹園,受夏坐已爾時,世尊告舍利弗今千二百五十弟子爲汝等,在此夏坐然舍利弗目揵連比丘當取滅度云何舍利弗,堪任與諸比丘說妙法乎我今脊痛,欲小止息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018_0438_b_05L利弗對曰如是,世尊
그때 세존께서 몸소 승가리(僧伽利)를 접어놓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 두 다리를 서로 포개고 생각을 매어 밝은 데 두었다.
018_0438_b_06L爾時,世尊躬襞僧迦利,右脅著地,腳腳相累,計意在
그때 존자 사리불이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처음에 계(戒)를 받고 반 달이 지나 4변재(辯才)를 증득하였고 그 이치를 완전히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제 그 이치를 분별하여 설명해 주어서 그대들로 하여금 알 수 있게 하겠소.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시오.”
018_0438_b_08L爾時,尊者舍利弗告諸比丘我初受戒時,以經半月,得四辯才而作證,義理具足我今當說之,分別其義,使汝等知,布現分別之,諦聽,善思念之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때 비구들은 사리불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018_0438_b_11L諸比丘對曰如是是時,諸比丘從舍利弗受教
018_0438_c_02L 사리불이 말하였다.
“어떤 것이 그 4변재인가? 내가 증득한 4변재는, 첫째가 의변(義辯)이니, 나는 이로 말미암아 법변(法辯)을 증득하였고, 이 법변으로 말미암아 응변(應辯)을 증득하였으며, 응변으로 말미암아 자변(自辯)을 증득하였습니다. 내가 이제 그 이치를 자세히 해설하리니, 만일 사부대중들 중에 의심나는 사람이 있거든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그 뜻을 물으십시오.
또 여러분이 만일 4禪에 대해서 의심이 있거나 4等心에 대해서 의심이 있으면 내게 물으십시오. 내가 설명해 주겠습니다.
또 여러분이 만일 4의단(意斷), 4신족(神足), 4의지(意止), 4성제(聖諦)에 대해서 의심이 있으면 내게 그 뜻을 물으시오. 내가 그것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만일 지금 묻지 않으면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또 나에게는 지금 세존(世尊)ㆍ무소착(無所着)ㆍ등정각(等正覺)이 가지고 계신 심오한 법과 행하신 일들이 있소. 내게 그 이치를 물으시오. 내가 설명해 주리니 뒷날 후회하지 말도록 하시오.”
018_0438_b_13L舍利弗告曰何等是四辯我得證者,所謂義辯我由此,得證所謂法辯我由此,得證所謂應辯,我由此,得證所謂自辯我今當廣分別其義若當四部之衆有狐疑者,我今現在,可問其義若復諸賢於四禪,有狐疑者,若復諸賢於四等心有狐疑者,可問我,今當說之設復諸賢於四意斷,有狐疑者,可問我義,我今當說四神足四意止四諦有狐疑者,便來問我義,我今當說之今不問者,後悔無益我今唯有世尊無所著等正覺所有深法,所行衆事,亦問我義,我當說之,後勿有悔
이때 존자 대목건련은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라열성에 들어가 걸식(乞食)하려 하였다. 그때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범지(梵志)들이 멀리서 목련이 오는 것을 보고 저희들끼리 수군거렸다.
‘저 사람은 사문 구담(瞿曇)의 제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다. 우리들은 저 사람을 에워싸고 때려죽이자.’
018_0438_c_03L是時,尊者大目揵連到時,著衣持鉢,欲入羅閱城乞食時,執杖梵志遙見目連來,各各相詣謂曰此是沙門瞿曇弟子中無有出此人上我等盡共圍已,而取打殺
그들은 곧 그를 둘러싸고 저마다 기왓장과 돌로 죽도록 때려 쓰러지게 만들고 그대로 버려 둔 채 떠나갔다.
목건련은 온몸의 뼈와 살이 모두 문드러지고 심한 고통이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018_0438_c_07L時,彼梵志便共圍捉,各以瓦石打殺,而便捨去身體無處不遍骨肉爛盡,酷痛苦惱,不可稱計
이때 대목건련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범지들이 나를 에워싸고 때려 뼈와 살이 모두 문드러지게 해 놓고는 나를 버려 둔 채 떠나가 버렸다. 지금 나는 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고 매우 고통스러워 동산으로 돌아갈 기운조차 없다. 내 이제 신통의 힘을 이용해서 정사(精舍)로 돌아가리라.’
그는 곧 신통을 부려 정사로 돌아가 사리불을 찾아가서 한쪽에 앉아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018_0438_c_10L是時,大目揵連而作是念此諸梵志圍我取打骨肉爛盡,捨我而去我今身體無處不痛,極患疼痛又無氣力,可還至園我今可以神足,還至精舍是時,目連卽以神足,還至精舍,到舍利弗所,在一面坐
“저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범지들이 나를 에워싸고 때려서 이렇게 뼈와 살이 모두 문드러졌습니다. 온몸의 고통을 실로 견딜 수 없습니다. 나는 이제 반열반(般涅槃)에 들고 싶어 당신에게 하직인사를 하러 왔습니다.”
018_0438_c_15L是時,尊者大目揵連語舍利弗言執杖梵志圍我取打,骨肉爛盡,身體疼痛,實不可堪我今欲取般涅槃,故來辭汝
그때 사리불이 말하였다.
“당신은 세존의 제자들 중에서 신통이 제일이요 큰 위력(威力)이 있는데, 왜 그 신통력으로 그 일을 피하지 않았습니까?”
018_0438_c_19L時,舍利弗言世尊弟子之中,神足第一,有大威力,何故不以神足而避乎
목건련이 대답하였다.
“내가 본래 지은 업은 매우 깊고 무겁소. 그 과보를 받기 위해 끝내 피하지 않았습니다. 공중에서 그 과보를 받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온몸의 고통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당신에게 와서 하직인사를 하고 저 반열반에 들려고 합니다.”
018_0438_c_21L目連報言我本所造行極爲深重,要索受報,終不可避,非是空中而受此報然我今日身極患疼痛,故來辭汝取般涅槃
018_0439_a_02L사리불이 말하였다.
“모든 비구와 비구니들이 4신족(神足)을 닦고 그 이치를 자세히 설명하는데, 그 사람은 자기의 생각에 겁(劫) 동안 머무르고 싶으면 그 겁이 지나도록 열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그 겁 동안 머무르지 않고 반열반(般涅槃)을 하려고 합니까?”
018_0438_c_24L舍利弗言諸有比丘丘尼修四神足,多廣演其義,若彼人意中,欲住劫,過劫乃至不滅度,何以不住而滅度乎
목건련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사리불이여. 여래께서도 말씀하시기를 ‘만일 비구와 비구니로서 4신족을 닦은 사람은 목숨을 겁(劫) 동안 머무르게 하려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다만 여래께서 겁을 머무르게 하여 머물러 계실 수만 있으시겠다면 나도 겁 동안 머무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래께서는 오래지 않아 반열반에 드실 것입니다. 중생들은 수명(壽命)이 매우 짧습니다. 또 나는 세존께서 반열반에 드시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내 몸에 고통이 너무 심해 반열반에 들고만 싶습니다.”
018_0439_a_04L目連報言如是舍利弗,如來言若比丘比丘尼修四神足,欲住壽經劫者,亦可得耳但如來住劫住者,我亦住耳但今日世尊不久當取般涅槃衆生之類壽命極短,又我不忍見世尊取般涅槃,然我身體極爲疼痛,欲取般涅槃
사리불이 목련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잠깐만 기다리시오. 내가 지금 먼저 멸도(滅度:涅槃)에 들겠습니다.”
그때 목련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018_0439_a_10L爾時,舍利弗語目連言汝今小停我當先取滅度時,目連默然不對
이때 사리불이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사리불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멸도에 들고 싶습니다. 바라건대 허락하여 주십시오.”
018_0439_a_12L是時,舍利弗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時,舍利弗白世尊言我今欲取滅度唯願聽
세존께서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셨다. 그때 사리불이 두 번 세 번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바로 열반에 들고 싶습니다.”
018_0439_a_15L是時,世尊默然不對時,舍利弗再三白世尊言我今正是時,欲取般涅
이때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왜 1겁을 머무르게 하여 1겁을 더 지내지 않는가?”
018_0439_a_17L是時,世尊告舍利弗汝今何故不住一劫乃過一劫
이때 사리불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친히 세존께 들었고 또 직접 스스로 받들어 받았습니다.
‘중생들은 받은 목숨이 매우 짧아 한껏 살아도 백 년을 지나지 못한다. 중생들의 목숨이 짧기 때문에 마땅히 여래의 목숨도 짧은 것이다.’
만일 장차 여래께서 1겁 동안 목숨을 머물러 계신다고 하신다면 저도 마땅히 1겁 동안 목숨을 머무르도록 하겠습니다.”
018_0439_a_18L舍利弗白世尊言我躬從世尊聞,躬自承受衆生之類受命極短,極壽不過百歲以衆生命短故,如來壽亦短若當如來住壽一劫者,我當亦住壽一劫
018_0439_b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의 말과 같이 중생들의 목숨이 짧기 때문에 여래의 목숨도 짧다. 그러나 또 이런 일은 의논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과거 머나먼 아승기겁(阿僧祇劫)에 선념서원(善念誓願)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 세간에 출현하셨다. 그때에는 사람의 목숨이 8만 살로서 중간에 요절(夭折)해 죽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그 선념서원 여래께서 성불(成佛)하실 때를 당하여 그날로 한량없이 많은 부처를 변화로 만들었고,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을 성취시켰는데, 3승(乘)의 행(行)에 있으면서 물러나지 않는 자리[不退轉地]에 머무르는 이도 있었고, 다시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을 성취시켜 네 족성(族姓)의 집안에 있는 이들도 있었으며, 또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을 성취시켜 사천왕궁(四天王宮)ㆍ염천(艶天)ㆍ도술천(兜術天)ㆍ화자재천(化自在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ㆍ범가이천(梵迦夷天)ㆍ욕천(欲天)ㆍ색천(色天)ㆍ무색천(無色天)에 있게 하고는 바로 그날로 무여열반(無餘涅槃) 세계에서 반열반(般涅槃)하셨다. 그런데 지금 사리불께서는 말하기를 ‘중생들의 수명이 짧기 때문에 여래의 수명도 짧다’고 하였다. 어떤가? 사리불아, 또 그대는 말하기를 ‘여래께서 장차 1겁을 머무르게 하여 1겁 동안을 더 지내신다면, 나도 꼭 1겁 동안 더 머무르게 하여 1겁 동안을 더 지낼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018_0439_a_22L世尊告曰如舍利弗言,以衆生命短故,如來壽亦短然復此事亦不可論所以然者,過去久遠阿僧祇劫,有佛,名善念誓願如來至眞等正覺,出現於世當於爾時,人壽八萬歲,無有中夭者彼善念誓願如來當成佛時,卽其日,便化作無量佛,立無量衆生在三乘行,有在不退轉地住者復立無量衆生,在四姓家復立無量衆生在四天王宮豔天兜術天化自在天他化自在天梵迦夷天欲天無色天亦於其日,於無餘涅槃界而般涅槃而今舍利弗言以衆生壽短故,如來壽命亦短,云何舍利弗而作是說如來當住一劫至一劫,我亦當住一劫至一劫
그러나 또 중생들은 여래의 수명이 길고 짧은 것을 알지 못한다. 사리불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여래에게는 네 가지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일이 있다. 그 일은 소승(小乘)으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세계(世界)의 불가사의와 중생들의 불가사의와 용(龍)의 불가사의와 불토(佛土) 경계(境界)의 불가사의이다. 사리불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불가사의라고 하느니라.”
018_0439_b_14L然復衆生不能知如來壽命長短舍利弗,當知如來有四不可思議事,非小乘所能知云何爲四世不可思議,衆生不可思議,龍不可思議,佛土境界不可思議是謂舍利弗,有四不可思議
018_0439_c_02L사리불이 아뢰었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네 가지 불가사의한 일이 있습니다. 세계(世界)ㆍ중생(衆生)ㆍ용궁(龍宮)ㆍ불토(佛土)는 진실로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항상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석가모니(釋迦文)부처님께서는 마침내 1겁도 더 머무르게 하시지 않으실 것이다.’
또 모든 하늘들이 저의 처소에 이르러 저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세간에 오래 머무르시지 않는다. 나이 80이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 세존께서는 오래지 않아 분명히 열반에 드실 것이다.’
그러니 저는 지금 세존께서 반열반에 드시는 것을 차마 뵈올 수가 없습니다. 또 저는 친히 여래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가장 우두머리 제자가 먼저 반열반에 든 뒤에 부처님께서도 반열반에 들 것이다. 또 최후의 제자가 먼저 반열반에 든 뒤에 머지않아 세존께서도 반열반에 드실 것이다.’
오직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멸도에 드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018_0439_b_19L舍利弗言世尊有四不可思議,世界衆生佛土實不可思議然長夜恒有此釋迦文佛終不住一劫又復諸天來至我所,而語我言釋迦文佛不久在世,年向八十,然今世尊,不久當取涅槃我今不堪見世尊取般涅槃我躬從如來聞此語諸過去當來現在諸佛上足弟子先取般涅槃,然後佛取般涅槃又最後弟子亦先取般涅槃,然後世尊不久當取滅度願世尊,聽取滅度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라.”
018_0439_c_07L世尊告曰今正是
사리불은 곧 여래의 앞에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지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는 첫 번째 선정[初禪]에 들었다. 첫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두 번째 선정에 들고, 두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세 번째 선정에 들고, 세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네 번째 선정에 들었다. 또 네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또 공처(空處)ㆍ식처(識處)ㆍ불용처(不用處)ㆍ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들어가고, 유상무상처에서 일어나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갔다.
다시 멸진정에서 일어나 유상무상처에 들어갔고, 유상무상처에서 일어나 불용처ㆍ식처ㆍ공처에 들어갔으며, 공처에서 일어나 네 번째 선정에 들어갔고, 네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세 번째 선정에 들어갔으며, 세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두 번째 선정에 들어갔고, 두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첫 번째 선정에 들어갔다.
다시 첫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두 번째 선정에 들어갔고, 두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세 번째 선정에 들어갔으며, 세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네 번째 선정에 들어갔다.
그때 존자 사리불이 네 번째 선정에서 일어나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을 사자분신삼매(師子奮迅三昧)라고 한다.”
018_0439_c_08L舍利弗卽住如來前坐,正身正意,繫念在前,而入初禪從初禪起,入二禪,從二禪起,復入三禪從三禪起,復入四禪從四禪起,復入空處識處不用有想無想處從有想無想起,入滅盡從滅盡定起,入有想無想處從有想無想起,入不用處識處空處從空處起,入第四禪從第四禪起,入三禪從第三禪起,入第二禪從第二禪起,入初從初禪起,入第二禪從第二禪起,入第三禪從第三禪起,入第四禪時,尊者舍利弗從四禪起已,告諸比丘此名師子奮迅三昧
이때 모든 비구들은 일찍이 없었던 일에 대하여 찬탄하였다.
“매우 기이하고 매우 특별한 일이다. 존자 사리불이 삼매(三昧)에 드는 것이 저처럼 빠르구나.”
018_0439_c_20L是時,諸比丘歎未曾有,甚奇甚特尊者舍利弗入三昧速疾乃爾
그때 사리불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 떠나갔다.
018_0439_c_22L爾時,舍利弗卽從坐起,頭面禮世尊足,便退而去
그때를 당하여 모든 비구들은 사리불의 뒤를 따랐다. 그때 사리불은 뒤를 돌아보면서 말하였다.
“여러분은 제각기 갈 곳으로 가십시오.”
018_0439_c_23L當於爾時,衆多比丘從舍利弗後時,舍利弗還顧語諸賢,各欲所至
018_0440_a_02L많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존자 사리불을 공양하고 싶습니다.”
018_0440_a_02L衆多比丘報曰我等欲得供養尊者舍利
사리불이 말하였다.
“여러분, 그만두시오. 제발 그만두시오. 그것으로써 이미 공양은 끝났소. 내게는 사미(沙彌)가 있습니다. 그 사미가 나에게 공양할 것입니다. 그대들은 각각 있던 곳으로 돌아가 도로써 교화하기를 생각하고 범행(梵行)을 잘 닦아 괴로움의 끝까지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시오. 여래께서 세간에 나오시는 것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모처럼 나오시기 때문입니다. 비유하면 마치 우담발화(優曇鉢華)가 모처럼 피는 것처럼, 여래의 출현도 그와 같아서 억(億) 겁만에야 한 번씩 나오십니다. 또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나기도 어렵고 믿음을 성취하는 것도 어려우며, 출가하여 여래의 법을 배우려고 하는 것도 어렵고, 모든 행(行)을 아주 없애기도 또한 어렵습니다. 애욕(愛欲)을 남김없이 아주 없애면 그것이 멸진열반(滅盡涅槃)입니다.
지금 여기 여래께서 말씀하신 네 가지 법의 본말(本末)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모든 행은 무상(無常)한 것이다.’
이것이 첫 번째 법의 본말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모든 행은 괴롭다.’
이것이 두 번째 법의 본말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모든 행에는 나라는 것이 없다.’
이것이 세 번째 법의 본말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열반은 영원히 고요한 것이다.’
이것이 네 번째 법의 본말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의 본말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라고 합니다.”
018_0440_a_03L舍利弗言止止諸賢,此則爲供養已吾自有沙彌,足得供養我耳汝等各還所在,思惟道化,善修梵行,盡於苦際如來出世甚難可遇,時時乃出猶優曇鉢華時時乃出,如來亦復如是,億劫乃出人身亦復難剋,有信成就亦復難得,欲求出家學如來法亦復難得,一切諸行欲使不滅盡,此亦難得,滅於愛欲,永盡無餘,滅盡涅槃今有四法本末,如來之所說云何爲四一切諸行無常,是謂初法本末,如來之所說一切諸行苦,是謂第二法本末,如來之所一切諸行無我,是謂第三法本末,如來之所說涅槃爲永寂,是謂第四法本末,如來之所說是謂諸賢,四法本末,如來之所說
이때 비구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지금 사리불의 멸도가 어찌 이다지 빠르단 말인가?”
018_0440_a_19L爾時,諸比丘咸共墮淚今舍利弗滅度,何速乃爾
018_0440_b_02L그때 존자 사리불이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제발 그만두시오. 여러분, 제발 근심하지 마시오. 변하고 바뀌는 법은 아무리 변하고 바뀌지 않게 하려고 해도 그 일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저 수미산왕(須彌山王)도 오히려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거든 하물며 겨자씨 같은 몸을 가진 이 사리불 비구가 어떻게 이 근심을 면할 수 있겠습니까? 여래의 금강(金剛) 같은 몸으로도 머지않아 반열반에 들겠거늘, 하물며 내 몸이겠습니까? 그러니 그대들은 각각 법다운 행을 닦아 괴로움의 끝까지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십시오.”
018_0440_a_20L爾時,尊者舍利弗告諸比丘止止諸賢,愼莫愁憂變易之法欲使不變易者,此事不然須彌山王尚有無常之變,況復芥子之體舍利弗比丘而免此患如來金剛之身不久亦當取般涅槃,何況我身然汝等各修其法行,得盡苦際
그때 존자 사리불은 정사에 돌아가 가사와 발우를 두고 죽원(竹園)을 나가 본래 출생지(出生地)인 자신이 살았던 고장을 향해 떠나갔다. 이때 존자 사리불은 걸식을 하면서 점점 마수국(摩瘦國)에 이르렀다. 그때 존자 사리불은 그의 출생지인 마수국 본고장에서 노닐다가 몸에 병이 들어 고통이 심하였다. 그때 그에게는 오직 균두(均頭)14)라는 사미만이 있어 그의 공양을 보살폈는데, 우선 눈에 보이는 더러운 것을 받아 치우고 깨끗한 것을 공급하곤 하였다.
018_0440_b_04L是時,尊者舍利弗往詣精舍,到已,收攝衣鉢,出於竹園,往詣本生住處是時,尊者舍利弗漸漸乞食,至摩瘦國爾時,尊者舍利弗遊於摩瘦本生之處,身遇疾病,極爲苦痛時,唯有均頭沙彌供養,目下除去不淨,供給淸淨
이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사리불이 마음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아주 짧은 시간에 삼십삼천(三十三天)에서 내려와 사리불이 머물고 있는 정사에 나타나서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다시 두 손으로 사리불의 발을 어루만지면서 자기의 성명을 일컫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천왕(天王 제석(帝釋)입니다.”
018_0440_b_10L是時,釋提桓因知舍利弗心中所念,譬如力士屈申臂頃,從三十三天沒不現,來至舍利弗精舍中,至已,頭面禮足,復以兩手摩舍利弗足,自稱姓名,而作是說我是天王帝釋
사리불이 말하였다.
“통쾌합니다, 천제시여. 수명이 무궁하십니다.”
018_0440_b_14L舍利弗言快哉天帝,受命無窮
석제환인이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존자 사리불께 공양하려고 합니다.”
018_0440_b_15L釋提桓因報言我今欲供養尊者舍利
그때 사리불이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제발 그만두시오. 천제시여, 그것으로써 공양은 이미 끝났습니다. 모든 하늘이 다 청정하고 아수륜(阿須輪)ㆍ용(龍)ㆍ귀신(鬼神)과 하늘의 무리들이 다 청정합니다. 나에게는 사미가 있어서 충분히 심부름을 해 주고 있습니다.”
018_0440_b_16L時,舍利弗報言止止天帝,此則爲供養已,諸天淸淨阿須輪鬼及諸天之衆,我今自有沙彌,足堪使令
그때 석제환인이 두 번 세 번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복업(福業)을 짓고 싶습니다. 내 소원을 거절하지 마십시오. 나는 지금 존자 사리불께 공양하려고 합니다.”
이때 사리불은 잠자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때 석제환인은 몸소 똥을 받아내면서 괴로움을 꺼려하지 않았다.
018_0440_b_19L時,釋提桓因再三白舍利弗言我今欲作福業,莫見違願今欲供養尊者舍利時,舍利弗默然不對時,釋提桓因躬自除糞,不辭謙苦
018_0440_c_02L이때 존자 사리불은 그 밤으로 반열반에 들어갔다. 그때 이 땅덩이는 여섯 번 진동(震動)하면서 큰 소리를 내고 온갖 하늘의 꽃이 비처럼 내리며 온갖 창기(倡伎)들이 온갖 하늘 풍류를 연주하고 모든 하늘들은 허공(虛空)을 막았다. 신묘(神妙)한 모든 하늘들은 구모두화(拘牟頭華)를 뿌리고, 혹은 전단(栴檀 가루 향을 그 위에 뿌렸다. 그때 사리불이 이미 멸도(滅度)에 들자, 모든 하늘들은 다 공중에서 슬피 울부짖으면서 어쩔 줄 몰랐다. 허공의 욕천(欲天)ㆍ색천(色天)ㆍ무색천(無色天)들은 모두 함께 눈물을 흘렸다. 마치 봄날 가랑비[細雨]가 화창(和暢)하게 내리는 것처럼, 그때도 그러하여 ‘지금 존자 사리불의 반열반이 어이 이다지도 빠르단 말인가?’라고 하였다.
018_0440_b_23L是時,尊者舍利弗卽以其夜而般涅槃是時,此地六變震動,有大音聲,雨諸天華,作倡伎樂,諸天側塞虛空神妙,諸天亦散拘牟頭華,或以栴檀雜碎之香,而散其上時,舍利弗已取滅度,諸天皆在空中,悲號啼哭,不能自勝虛空之中欲天色天無色天悉共墮淚,亦如春月細雨和暢爾時,亦復如是今尊者舍利弗取般涅槃,何其速哉
그때 석제환인은 온갖 향(香)을 모두 모아 존자 사리불의 몸을 화장[耶維]하고 갖가지로 공양한 다음 그의 사리(舍利)와 의발(衣鉢)을 거두어 균두 사미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이것이 바로 네 스승님의 사리와 의발이다. 가지고 가서 세존께 올려라. 그러고 나서 이런 사실을 세존께 갖추어 아뢰어라. 만일 무슨 말씀이 있으시거든 곧 그대로 받들어 행하라.” 
018_0440_c_09L是時,釋提桓因集一切衆香,而耶維尊者舍利弗身,種種供養已,而收舍利及衣鉢,而付均頭沙彌又告之曰此是汝師舍利及衣鉢往奉世尊,到已,以此因緣,具白世尊,若有所說者,便奉行之
그러자 균두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구익(拘翼)이시여.”
018_0440_c_14L是時,均頭報言如是,拘翼
그때 균두 사미는 가사와 발우와 사리를 가지고 아난의 처소를 찾아가서 아난에게 아뢰었다.
“저의 스승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지금 그 사리와 의발을 가지고 와서 세존께 올리려고 합니다.”
018_0440_c_15L是時,均頭沙彌捉衣持鉢及舍利,往至阿難所,白阿難曰我師已取滅度今持舍利衣鉢來,用上世尊
그때 아난은 그것을 보고 나서 곧 눈물을 떨어뜨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너도 오너라. 우리 함께 세존께 가서 이 사실을 아뢰고 만일 세존께서 무슨 말씀이 있으시거든 우리들이 그대로 받들어 행하자.”
018_0440_c_18L時,阿難見已,卽墮淚,而作是語汝亦來,共至世尊所,以此因緣共白世尊,若世尊有所說,我等常奉行之
균두가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여.”
均頭報言如是,尊者
아난은 균두 사미를 데리고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아뢰었다.
“이 균두 사미가 저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내 스승님은 이미 멸도하셨습니다. 지금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와서 여래께 올리려고 합니다.’
저는 오늘 마음이 괴롭고 정신이 아찔하여 동서(東西)를 분별하지 못하겠습니다. 존자 사리불이 반열반하셨다는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아프고 슬퍼져서 견딜 수 없습니다.”
018_0440_c_21L是時,阿難將均頭沙彌,至世尊所,頭面禮足,白世尊曰此均頭沙彌來至我所,白我言我師已滅度今持衣鉢來奉上如來我今日心意煩惱,志性迷惑,莫知東西,聞尊者舍利弗取般涅槃,悵然傷心
018_0441_a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아난아. 사리불 비구는 계(戒)를 잘 지키던 몸으로 반열반하였느냐?”
018_0441_a_03L世尊告曰云何阿難,舍利弗比丘用戒身般涅槃乎
아난이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018_0441_a_04L阿難對曰也,世尊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아난아. 사리불 비구는 선정의 몸[定身]ㆍ지혜의 몸[慧身]ㆍ해탈의 몸[解脫身]ㆍ해탈지견의 몸[解脫知見身]으로 반열반하였느냐?”
018_0441_a_05L世尊告曰云何阿難,用定身慧身解脫所見身,而取滅度乎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리불 비구는 계의 몸[戒身]ㆍ선정의 몸ㆍ지혜의 몸ㆍ해탈의 몸ㆍ해탈지견의 몸으로써 멸도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리불 비구는 항상 교화하기를 기뻐하고 설법하기를 좋아하여 만족할 줄 몰랐고, 모든 비구들을 가르치고 훈계하기에 또한 만족할 줄 몰랐습니다. 저는 지금 저 사리불의 너무나 많고 깊은 은혜를 생각하고 슬퍼하였습니다.”
018_0441_a_06L阿難白佛言舍利弗比丘不用戒身定身慧身解脫身解脫所見身,而取滅度舍利弗比丘恒喜教化說法,無厭足,與諸比丘教誡,亦無厭足我今憶此舍利弗,深恩過多,是以愁悒耳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이제 그만두어라, 아난아. 근심하지 말라. 무상한 것을 영원히 보존하려고 해도 그 일은 그렇게 될 수가 없다. 무릇 생(生)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떠냐? 아난아.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도 다 멸도하시지 않았느냐? 비유하면 마치 등불 심지에 기름이 다하면 등불은 곧 꺼지고 마는 것처럼, 보장(寶藏)ㆍ정광(定光) 두 여래로부터 지금의 일곱 부처와 그 제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반열반하지 않았느냐?
그와 같이 벽지불(辟支佛)인 심제(審諦)ㆍ고칭(高稱)ㆍ원문(遠聞)ㆍ니차우니(尼嗟優尼)ㆍ반차가라(般遮伽羅)ㆍ우반가라(優般伽羅) 등 그 많은 벽지불들도 다 멸도하지 않았느냐? 이 겁초(劫初)에는 큰 나라 성왕(聖王)의 이름을 선열마하제바(善悅摩訶提婆)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전륜성왕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모두 다 반열반하지 않았느냐?”
018_0441_a_11L世尊告曰止止阿難,莫懷愁憂不常之物,欲使恒在者,此事不然夫生有死云何阿難,過去諸佛盡非滅度乎譬如燈炷,油盡卽滅,如從寶藏定光,至今七佛及弟子衆盡非般涅槃乎如是辟支佛審諦高稱遠聞尼嗟優尼般嗟伽羅優般伽羅,爾許辟支佛盡非滅度乎賢劫之初大國聖王,名曰善悅摩訶提婆如是轉輪聖王今爲所在豈非盡非般涅槃乎
그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일체의 행은 덧없는 것이어서
한 번 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나니
나지도 않고 또 죽지도 않는
그 멸도(滅度)가 으뜸이니라.
018_0441_a_21L爾時,世尊便說此偈
一切行無常
生者當有死
不生不復滅
此滅最第一
  1. 1)또는 37조도품(助道品)이라고도 한다. 열반(涅槃)의 이상경(理想境)에 나아가기 위하여 닦는 도행(道行)의 종류로서 4념처(念處)ㆍ4정근(精勤)ㆍ4여의족(如意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분(覺分)ㆍ8정도(正道)를 말한다. 고려대장경에는 37이라는 글자는 없다.
  2. 2)또는 4정근(精勤)ㆍ4정단(正斷)ㆍ4정승(正勝)ㆍ4의단(意端)이라고 표기하기도 하며, 열반에 나아가기 위하여 수행하는 법 가운데 37류(類)가 있는데, 그 중 4념처(念處) 다음에 닦는 법. 선법(善法)을 더욱 자라게 하고 악법을 멀리 여의려고 부지런히 수행하는 네 가지 법. 첫째 이미 생긴 악을 없애려고 부지런히 수행함, 둘째 아직 생기지 않은 악은 미리 방지하려고 부지런히 노력함, 셋째 이미 생긴 선(善)을 더욱 자라게 하려고 부지런히 노력함, 넷째 아직 생기지 않은 선은 생기게 하려고 부지런히 노력하는 것이다.
  3. 3)팔리어로는 campaka라고 한다. 점파화(占婆華)ㆍ파화라고도 하며, 이를 번역하여 소향화(素馨華)ㆍ금색화(金色華)라고 한다. 노란 꽃이 피는데, 그 나무의 키는 크고 꽃의 향기가 매우 짙다고 한다.
  4. 4)팔리어로는 sumanā라고 한다. 또는 소마나화(蘇摩那華)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열의화(悅意華)라고도 한다. 그 꽃의 색깔은 노랗고 매우 향기롭다고 한다.
  5. 5) 팔리어로는 vassikī라고 한다. 또는 바사가화(婆師迦華)ㆍ바리사가(婆利師迦)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하생화(夏生華)ㆍ우시화(雨時華)라고 한다. 목서과(木犀科) 식물로 여름에 꽃이 피며, 그 꽃은 희고 짙은 향기가 난다고 한다.
  6. 6)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2권 1,146번째 소경인 「명명경(明冥經)」과 『별역잡아함경』 제4권 69번째 소경이 있고, 이역경으로는 유송(劉宋 시대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가 한역한 『불설사인출현세간경(佛說四人出現世間經)』이 있으며, 참고가 될 만한 전적으로는 당(唐) 시대 현장(玄奘)이 한역한 『집이문족론(集異門足論)』이 있다.
  7. 7)또는 5의식(儀飾)이라고도 하며, 곧 검(劍)ㆍ일산[蓋]ㆍ화만(華鬘)ㆍ주병불(珠柄拂)ㆍ엄식사(嚴飾屣)를 말한다.
  8. 8)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6권 1,240번째 소경인 「삼법경(三法經)」과 『별역잡아함경』 제4권 67번째 소경이 있다.
  9. 9)기와와 돌이라는 뜻으로, 아무 가치가 없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10. 10)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6권 1,227번째 소경인 「모경(母經)」과 『별역잡아함경』 제3권 54번째 소경이 있고, 이역경(異譯經)으로는 서진(西晉) 시대 법거(法炬)가 한역한 『불설바사닉왕태후붕진토분신경(佛說波斯匿王太后崩塵土坌身經)』이 있다.
  11. 11)팔리어로는 makara라고 한다. 또는 마가라(摩伽羅)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대체(大體) 또는 경어(鯨魚)라고 한다.
  12. 12)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35권 972번째 소경인 「삼제경(三諦經)」과 『별역잡아함경』 제11권 206번째 소경이 있다.
  13. 13)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24권 638번째 소경인 「순타경(純陀經)」이 있다.
  14. 14)또는 균제(均提)로 쓰기도 한다. 즉 마하균두(摩訶均頭, Mahā-cunda)를 말하며, 번역하여 대수단(大瘦短)이라고 한다. 사리불(舍利弗)의 시자(侍者)로 7세에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