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465_b_01L증일아함경 제22권
018_0465_b_01L增壹阿含經卷第二十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018_0465_b_02L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30. 수타품(須陀品)
018_0465_b_03L須陁品第三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65_b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 파사산(波沙山)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465_b_05L一時,佛在摩竭國波沙山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고요한 방에서 나와 밖에서 거닐고 계셨다. 그때 수타(須陀)라고 하는 사미(沙彌)가 세존의 뒤를 따라 거닐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돌아보시며 사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에게 어떤 이치를 물을 터이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018_0465_b_06L爾時,世尊淸旦,從靜室起,在外經行是時,須陁沙彌在世尊後而經行爾時,世尊還顧謂沙彌曰我今欲問卿義,諦聽,善思念之
수타 사미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須陁沙彌對曰如是,世尊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영원한 형상과 무상한 형상은 그 이치가 하나인가, 혹은 여러 가지인가?”
018_0465_b_10L是時,世尊告曰有常色及無常色,爲是一義,爲有若干之貌
수타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영원한 형상과 무상한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러 가지이고, 한 이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영원한 형상은 곧 안[內]이고, 무상한 형상은 바깥[外]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 이치는 여럿이고, 하나가 아닙니다.”
018_0465_b_12L須陁沙彌白佛言有常色及與無常色者,此義若干,非一義也所以然者,有常色者是內,無常色者是外以是之故,義有若干,非有一也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너는 그 뜻을 잘 설명하였다. 영원한 형상과 무상한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럿이며 하나가 아니다. 어떠냐? 수타야, 번뇌[漏]가 있다는 뜻과 번뇌가 없다는 뜻은 그 이치가 하나인가, 혹은 여럿인가?”
018_0465_b_16L世尊告曰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快說此義,有常色常色,此義若干,非一義也云何須陁,有漏義,無漏義,爲是一義,爲若干義
수타 사미가 대답하였다.
“번뇌가 있다는 뜻과 번뇌가 없다는 뜻은 그 이치가 여럿이며, 하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번뇌가 있다는 뜻은 곧 나고 죽음의 번뇌[結使]이고, 번뇌가 없다는 뜻은 열반(涅槃)의 법입니다. 그러므로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닙니다.”
018_0465_b_20L須陁沙彌對曰有漏義無漏義,是若干,非一義也所以然者,有漏義,是生死結使無漏義者,是涅槃之法是之故,義有若干,非一義也
018_0465_c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번뇌는 곧 나고 죽는 것이요, 번뇌가 없는 것은 곧 열반이니라.”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모이는 법과 흩어지는 법은 그 이치가 하나인가, 아니면 여럿인가?”
018_0465_c_02L世尊告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有漏是生死,無漏是涅槃世尊告曰聚法法,爲是一義,爲是若干義乎
수타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이는 법의 형상과 흩어지는 법의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모이는 법의 형상은 4대(大)의 형상이요, 흩어지는 법의 형상은 괴로움이 다한 진리입니다. 이런 까닭에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018_0465_c_05L須陁沙彌白佛言聚法之色散法之色,此義若干,非一義也所以然者,聚法之色者,四大形也散法之色者,苦盡諦也以是言之,義有若干,非一義也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모이는 법의 형상과 흩어지는 법의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니라. 어떠냐? 수타야, 느낌의 이치[受義]와 쌓임의 이치[陰義]는 하나인가, 아니면 여럿인가?”
018_0465_c_09L尊告曰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聚法之色散法之色,義有若干,非一義也云何須陁,受義陰義,爲是一義,爲有若干乎
수타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느낌과 쌓임[陰]1)의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느낌이란 형상이 없어서 볼 수 없는 것이요, 쌓임이란 형상이 있어서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닙니다.”
018_0465_c_13L須陁沙彌白佛言與陰義,有若干,非一義也所以然者,受者,無形不可見陰者有色,可見是之故,義有若干,非一義也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느낌과 쌓임의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니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름이 있는 것과 이름이 없는 것은 그 이치가 여럿인가, 혹은 하나인가?”
018_0465_c_16L世尊告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受義事有若干,非一義也世尊告曰有字字,義有若干,爲是一義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름이 있는 것과 이름이 없는 것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름이 있는 것은 곧 나고 죽음의 결박[結]이요, 이름이 없는 것은 바로 열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018_0465_c_19L沙彌白佛言有字無字,義有若干,非一義也所以然者,有字者,是生死結無字者,是涅槃也以是言之,義有若干,非一義也
018_0466_a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이름이 있는 것은 곧 나고 죽는 것이요, 이름이 없는 것은 곧 열반이니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수타야, 무슨 까닭에 이름이 있는 것은 곧 나고 죽는 것이요, 이름이 없는 것은 곧 열반이라고 말하느냐?”
018_0465_c_22L世尊告曰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有字者,是生死無字者,是涅槃世尊告曰云何須陁,何以故,名有字是生死,無字是涅槃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름이 있는 것은 태어남이 있고 죽음이 있으며, 끝이 있고 시작이 있는 것이며, 이름이 없는 것은 태어남도 없고 죽음도 없으며, 끝도 없고 시작도 없기 때문입니다.”
018_0466_a_04L沙彌白佛言有字者,有生,有死,有終,有始無字者,無生,無死,無終,無始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이름이 있는 것은 곧 나고 죽는 법이고, 이름이 없는 것은 곧 열반의 법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사미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한 말이 참으로 통쾌하다. 나는 이제 네가 대비구(大比丘)임을 인정하노라.”
018_0466_a_06L世尊告曰善哉,善哉陁,如汝所言,有字者,是生死之法字者,是涅槃之法爾時,世尊告沙彌快說此言今卽聽汝爲大比丘
그때 세존께서는 보집강당(普集講堂)으로 돌아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마갈국 경계는 유쾌한 이익을 얻었다. 수타 사미로 하여금 이 경계에서 유행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에게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을 공양한 이도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요, 그를 낳은 부모도 또한 훌륭한 이익을 얻을 것이니, 곧 수타 비구를 낳았기 때문이다. 또 수타 비구가 태어난 집도 곧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나는 지금 너희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노라. 너희들은 마땅히 수타 비구처럼 되기를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이 수타 비구는 매우 총명하여 설법을 하는데 조금도 걸림이 없고 또 겁내거나 연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수타 비구처럼 되기를 배워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66_a_09L時,世尊還詣普集講堂,告諸比丘竭國界,快得善利,使須陁沙彌,遊此境界其有以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持供養者,亦得善利彼所生父母亦得善利,乃得生此須陁比丘須陁比丘所生之家,彼家便爲獲其大幸我今告諸比丘當學如須陁比所以者何此須陁比丘極爲聰明,說法無滯㝵,亦無怯弱是故諸比丘,當學如須陁比丘是諸比丘,當作是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66_a_20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466_a_21L一時,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與大比丘衆五百人俱
018_0466_b_02L그때 세존께서는 무앙수(無央數)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인 채 설법하고 계셨다. 그때 어떤 장로(長老) 비구가 대중들 속에서 세존을 향해 발을 죽 뻗고 졸고 있었다. 그때 수마나(修摩那)라고 하는 사미는 당시 나이가 겨우 여덟 살이었는데 세존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었다.
018_0466_a_22L爾時,世尊與無央數之衆,前後圍遶,而爲說爾時,有長老比丘在彼衆中,向世尊,舒腳而睡爾時,修摩那沙彌年向八歲,去世尊不遠,結加趺坐,計念在
그때 세존께서 발을 죽 뻗고 앉아서 졸고 있는 장로 비구와 단정히 앉아서 사유에 잠겨있는 사미를 보시고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수염과 머리를 깎았다 해서
반드시 그가 장로는 아니다.
그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어리석은 그 행을 면치 못한다.
018_0466_b_04L爾時,世尊遙見長老比丘舒腳而眠,復見沙彌端坐思惟,世尊見已,便說此偈
所謂長老者
未必剃髮鬚
雖復年齒長
不免於愚行

만일 네 가지 진리를 보고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고
더럽고 나쁜 온갖 행 버리면
그야말로 장로라 부르느니라.
018_0466_b_08L若有見諦法
無害於群萌
捨諸穢惡行
此名爲長老

내가 지금 말하는 이른바 장로란
반드시 남 먼저 출가한 이가 아니다.
착한 그 본업(本業)을 닦고
바른 행을 분별하는 자이다.
018_0466_b_09L我今謂長老
未必先出家
修其善本業
分別於正行

설령 나이가 어리다 하더라도
모든 감각기관[根]에 번뇌와 결함 없으면
그 사람이야말로 장로라 이름하리.
그는 바른 법행(法行)을 분별하기 때문이다.
018_0466_b_10L設有年幼少
諸根無漏缺
此謂名長老
分別正法行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혹 이 장로가 발을 죽 뻗고 졸고 있는 것을 보았느냐?”
018_0466_b_12L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頗見此長老舒腳而睡乎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다 보았습니다.”
018_0466_b_14L諸比丘對曰如是尊,我等悉見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장로 비구는 5백 생 동안 늘 용(龍)으로 살았다. 만일 지금 목숨을 마치면 틀림없이 다시 용으로 태어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대해서 공경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중생으로서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용으로 태어나리라.
너희들은 나이 겨우 여덟 살인데도 나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단정히 앉아 사유하고 있는 저 수마나 사미가 보이느냐?”
018_0466_b_15L世尊告曰此長老比丘五百世中,恒爲龍身今設當命終者,當生龍中所以然者,無有恭敬之心於佛若有衆生無恭敬之心於衆者,身壞命終,皆當生龍中等頗見修摩那沙彌年,向八歲,去我不遠,端坐思惟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예, 세존이시여.”
018_0466_b_21L諸比丘對曰如是,世
018_0466_c_02L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미는 앞으로 이레 뒤에는 꼭 4신족(神足)과 4제진법(諦眞法)2)을 얻고, 4선(禪)에서 자재(自在)를 얻고, 4의단(意斷)을 잘 닦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수마나 사미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향해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언제나 힘써 부처님과 법과 비구를 공경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66_b_22L是時,世尊告諸比丘此沙彌卻後七日,當得四神足及得四諦之法,於四禪而得自在,善修四意斷所以然者,此修摩那沙彌有恭敬之心,向佛以是之故,諸比丘,恒當勤加恭敬佛法之衆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66_c_04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3)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66_c_05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대비구들 1,250명과 함께 계셨다.
018_0466_c_06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
그때 아나빈저(阿那邠邸)4)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는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았으니, 그것은 곧 금(金)ㆍ은(銀)ㆍ진보(珍寶)ㆍ자거(車)𤦲ㆍ마노(馬瑙)ㆍ진주(眞珠)ㆍ호백(虎魄)ㆍ수정(水精)ㆍ유리(琉璃)ㆍ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노비ㆍ하인 등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었다. 또 그때 만부성(萬富城)5) 안에는 만재(滿財)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 또한 재물이 풍부하고 보물이 많아 자거ㆍ마노ㆍ진주ㆍ호박ㆍ수정ㆍ유리ㆍ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노비ㆍ하인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었다. 또 그는 아나빈저 장자와 어려서부터 서로 친해 사랑하고 공경하여 잊어버린 일이 없었다.
그러나 또 이 아나빈저 장자는 항상 수천만의 보배와 재물을 저 만부성 안에 두고 장사를 하면서 만재 장자로 하여금 기록하고 보호하게 하였다. 그리고 만재 장자 역시 수천만의 보배와 재물을 사위성 안에 두고 장사하면서 아나빈저 장자로 하여금 기록하고 돌보게 하였다.
018_0466_c_08L爾時,有長者,名阿那邠邸,饒財多寶,金珍寶車璖馬瑙眞珠虎魄水精琉璃奴婢僕使,不可稱計爾時,滿富城中,有長者,名滿財,亦饒財多寶,車璖馬瑙眞珠水精琉璃奴婢僕使,不可稱量復是阿那邠邸長者,少小舊好共相愛敬,未曾忘捨,然復阿那邠邸長者,恒有數千萬珍寶財貨,在彼滿富城中販賣,使滿財長者,經紀將然滿財長者亦有數千萬珍寶財貨,在舍衛城中販賣,使阿那邠邸長者,經紀將護
이때 아나빈저 장자에게는 수마제(修摩提)6)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얼굴이 단정(端正)하고 도화(桃花) 빛처럼 고와서 세상에서 보기 드문 존재였다.
그때 만재 장자는 작은 볼일이 있어서 사위성의 아나빈저 장자 집으로 찾아가 자리에 나아가 앉았다. 그때 수마제는 고요한 방에서 나와 먼저 그 부모에게 무릎을 꿇어 절하고 다음에는 만재 장자에게 꿇어앉아 절하고는 고요한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018_0466_c_20L是時,阿那邠邸有女,名修摩提,顏貌端正,如挑華色,世之希爾時,滿財長者有少事緣,到舍衛城,往至阿那邠邸長者家,到已就座而坐是時,修摩提女從靜室出,先拜跪父母,後拜跪滿財長者,還入靜室
018_0467_a_02L그때 만재 장자는 수마제의 얼굴이 단정하고 도화 빛처럼 고와 세상에 보기 드문 존재라는 것을 알고는 아나빈저 장자에게 물었다.
“저 여인은 어느 집 딸입니까?”
018_0467_a_02L爾時,滿財長者見修摩提女,顏貌端正,如桃華色,世之希有見已,問阿那邠邸長者曰此是誰家女
아나빈저 장자가 대답하였다.
“아까 본 그 아이는 내 딸입니다.”
018_0467_a_05L阿那邠邸報曰向者女者,是我所生
만재 장자가 대답하였다.
“내게 아들이 있는데 아직 혼인을 시키지 못했으니, 저희 집으로 시집보내 주실 수 있겠습니까?”
018_0467_a_06L滿財長者我有小息,未有婚對,可得適貧家
이때 아나빈저 장자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마땅치 않습니다.”
018_0467_a_08L是時,阿那邠邸長者報曰事不宜
만재 장자가 대답하였다.
“무엇 때문에 마땅치 않다고 하십니까? 족성(族姓) 때문입니까, 아니면 재물 때문입니까?”
018_0467_a_09L滿財長者曰以何等故,事不宜爾爲以姓望,爲以財貨耶
아나빈저 장자가 대답하였다.
“종성(種姓)이나 재물은 서로 걸맞습니다. 다만 섬기는 신[神祠]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딸아이는 부처님을 섬기는 석가(釋迦)의 제자이고, 당신들은 외도(外道)를 섬기는 이학(異學)의 무리들입니다. 그 때문에 그 청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018_0467_a_10L阿那邠邸長者報曰種姓財貨足相詶匹,但所事神祠,與我不同此女事佛釋迦弟子,汝等事外道異學以是之故,不赴來
그때 만재 장자가 말하였다.
“우리들이 섬기는 것은 스스로 따로 특별하게 제사를 지내고, 그 처녀가 섬기는 것은 또 따로 공양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018_0467_a_14L時滿財長者曰我等所事自當別祀,此女所事別自供養
아나빈저 장자가 말하였다.
“만일 내 딸을 당신 집안으로 시집보낸다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보(財寶)를 내놓아야 할 텐데, 당신이 헤아릴 수 없는 재보를 내놓으시겠습니까?”
018_0467_a_15L阿那邠邸長者曰我女設當適汝家者,所出財寶,不可稱計,長者亦當出財寶,不可稱
만재 장자가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얼마큼의 재보를 요구하는 것입니까?”
滿財長者曰汝今責幾許財寶
아나빈저 장자가 말하였다.
“나는 지금 금 6만 냥을 요구하려고 합니다.”
그때 만재 장자는 즉시 금 6만 냥을 주었다.
018_0467_a_18L那邠邸長者曰我今須六萬兩金時,長者卽與六萬兩金
이때 아나빈저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방편을 써서 먼저 거절하려고 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물리치지 못했다.’
다시 그 장자에게 말하였다.
“만일 내가 딸을 보내려면 마땅히 부처님께 가서 여쭈어 보아야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무슨 분부가 계시면 나는 그대로 받들어 행할 것입니다.”
018_0467_a_20L時,阿那邠邸長者復作是念我以方便前卻,猶不能使止語彼長者曰設我嫁女,當往問若世尊有所教勅,當奉行
018_0467_b_02L아나빈저 장자는 거짓으로 일을 만들어 마치 무슨 일이 있어서인 것처럼 곧 성을 빠져나가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아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섰다. 그때 아나빈저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제 딸 수마제를 만부성의 만재 장자가 며느리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내야합니까, 보내지 말아야합니까?”
018_0467_a_23L是時,阿那邠邸長者假設事務,如似小行,卽出門,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爾時,阿那邠邸長者白世尊曰摩提女,爲滿富城中滿財長者所求,爲可與,爲不可與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그대의 딸 수마제가 그 나라에 간다면 그 나라에 많은 이익을 주고 한량없이 많은 사람들을 제도할 것이다.”
아나빈저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방편의 지혜로써 틀림없이 저 나라로 가실 모양이다.’
018_0467_b_05L世尊告曰若當修摩提女適彼國者,多所饒益度脫人民不可稱量是時,阿那邠邸長者復作是念世尊以方便智,應適彼土
그는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떠나왔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만재 장자를 대접하였다. 이때 만재 장자가 다시 물었다.
“내가 이 음식은 먹겠지만 딸을 우리 집에 시집보내시겠습니까, 안 보내시겠습니까?”
018_0467_b_08L是時,長者頭面禮足,遶佛三帀,便退而去,還至家中,供辦種種甘饌飮食,與滿財長者滿財長者曰我用此食,爲但嫁女與我不也
아나빈저가 대답하였다.
“생각이 꼭 그러하시면 그 뜻을 따르겠습니다. 지금부터 보름 뒤에 아들을 저희 집으로 오라고 하십시오.”
이렇게 말하자 그는 곧 떠나갔다.
018_0467_b_12L阿那邠邸曰欲爾者,便可相從卻後十五日,使兒至此作此語已,便退而去
그때 만재 장자는 필요한 물건을 모두 준비해 가지고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80유연(由延:由旬)까지 나아갔다. 아나빈저 장자도 그 딸을 목욕시키고 향을 피우고는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만재 장자의 아들을 맞이하기 위해 나아가 중도에서 서로 만났다. 그때 만재 장자는 그 처녀를 데리고 만부성으로 돌아갔다.
018_0467_b_14L是時,滿財長者辦具所須,乘寶羽之車,從八十由延內來阿那邠邸長者復莊嚴己女,沐浴香熏,乘寶羽之車,將此女,往迎滿財長者男,中道相遇時,滿財長者得女,便將至滿富城中
그때 만부성 사람들은 이런 규칙을 만들어 놓았었다.
‘만일 이 성에 살던 처녀가 다른 나라로 나가게 되면 중한 벌을 받는다. 또 다른 나라의 여자를 데리고 들어오는 사람도 중한 벌을 받는다.’
018_0467_b_19L爾時,滿富城中人民之類各作制限若此城中,有女出適他國者,當重刑罰若復他國取婦將入國者,亦重刑罰
018_0467_c_02L그때 그 나라에는 6천 명의 범지(梵志)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이 나라 사람들이 받들어야 할 규칙을 만들어 놓고, 만일 이 규칙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그는 6천 명 범지들에게 식사를 대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때 만재 장자는 그 규칙을 범한 것을 스스로 알았기 때문에 곧 6천 명의 범지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기로 하였다. 범지들이 먹을 음식은 그들 모두가 먹을 만큼의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국과 맑은 술이었다. 또 범지들이 입을 옷으로 흰 천이나 혹은 솜털로 만든 옷을 준비하였다. 그런데 그 범지들의 법에 나라로 들어올 때에는 옷으로 오른쪽 어깨만 덮고 몸의 반은 드러내게 되어 있었다.
018_0467_b_22L爾時,彼國有六千梵志,國人所奉,制限有言犯制者,當飯六千梵志爾時,長者自知犯制,卽飯六千梵志然梵志所食,均食豬肉及豬肉羹,重釀之酒又梵志所著衣服,或被白㲲,或披毳衣彼梵志之法,入國之時,以衣偏著右肩,半身露見
그때 장자가 곧 그들에게 알렸다.
“때가 되어 음식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018_0467_c_06L爾時長者卽白時到,飮食已具
그때 6천 명의 범지들은 모두 한 쪽만 옷으로 가리고 몸의 반은 드러낸 채 장자의 집에 들어갔다.
018_0467_c_07L是時,六千梵志皆偏著衣裳,半身露見,入長者家
장자는 범지들이 오는 것을 보고 무릎으로 걸어 나아가 맞이하여 공경을 다해 예를 올렸다. 그러자 그 중 우두머리 범지가 손을 들어 장하다고 칭찬하고는 장자의 목을 끌어안고 자리에 나아가 앉았다. 다른 범지들도 저마다 차례대로 앉았다.
018_0467_c_08L時,長者見梵志來,膝行前迎,恭敬作禮最大梵志擧手,稱善,前抱長者項,往詣坐所,餘梵志者各隨次而坐
6천 범지들이 자리에 앉기를 마치자 장자가 수마제에게 말하였다.
“너는 화장을 하고 나와서 우리 스승들을 향하여 예를 올려라.”
018_0467_c_11L爾時,六千梵志坐已定訖,時,長者語修摩提女曰汝自莊嚴,向我等師作禮
수마제가 대답하였다.
“그만두십시오, 제발 그만두십시오. 시아버님[大家], 저는 옷을 벗은 사람들에게 예를 올릴 수 없습니다.”
018_0467_c_13L修摩提女報曰止,止大家,我不堪任向裸人禮
장자가 말하였다.
“저분들은 옷을 벗은 것이 아니다. 부끄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저분들이 입은 옷은 곧 법복(法服)일 따름이다.”
018_0467_c_14L長者此非裸人,非不有慚但所著衣者,是其法服
수마제가 말하였다.
“저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모두 몸을 밖으로 드러내 놓고 있습니다. 무슨 저런 옷을 법복으로 사용합니까? 장자께서는 들어 보소서. 세존께서는 세상 사람들이 귀하게 여겨야 할 것으로 두 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이른바 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慚]과 다른 사람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것입니다.
만일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부모ㆍ형제ㆍ친족과 다섯 친족(親族)들의 높고 낮음을 분별할 수 없게 되어, 지금은 닭ㆍ개ㆍ돼지ㆍ양ㆍ나귀ㆍ노새의 무리들과 다를 바 없이 높고 낮음이 없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법이 세상에 있기 때문에 곧 높고 낮음의 구분이 있는 줄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이 두 가지 법을 여의어 흡사 닭ㆍ개ㆍ돼지ㆍ양ㆍ나귀ㆍ노새의 무리들과 같습니다. 저는 결코 저들을 향해 예를 올릴 수 없습니다.”
018_0467_c_16L修摩提女曰此無慚愧之人,皆共露形,體在外有,何法服之用長者願聽,世尊亦說有二事因緣,世人所貴,所謂有慚有愧若當無此二事者,則父母兄弟宗族五親尊卑下,則不可分別,如今有鷄騾之屬,皆共同類,無有尊卑以有此二法在世故,則知有尊卑之異然此等之人,離此二法,似雞同群,實不堪任向作禮拜
018_0468_a_02L수마제의 남편이 그 아내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일어나서 우리 스승님들에게 인사를 드리시오. 이분들 모두 내가 하늘처럼 섬기는 분들이오.”
018_0468_a_02L時,修摩提夫語其婦曰汝今可起,向我等師作此諸人皆是我所事之天
수마제 여인이 대답하였다.
“그만두십시오. 족성자(族姓子)여, 나는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남부끄러운 줄도 몰라 몸을 들어낸 사람들에게 예를 올릴 수 없습니다. 나는 사람인데 어떻게 짐승들을 향해 예를 올리겠습니까?”
018_0468_a_04L修摩提女報曰且止族姓子,我不堪任向此無慚愧裸人作禮我今是人,向驢犬作禮
남편이 다시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그런 말하지 마시오. 그대의 입을 조심하여 죄를 짓지 마시오. 저분들은 짐승이 아니고, 또 미친 사람들도 아니오. 저분들이 입은 옷은 바로 법의(法衣)일 뿐이오.”
018_0468_a_07L夫復語曰止,止貴女,勿作是言,自護汝口,勿有所犯此亦非驢,復非誑惑,但所著之衣,正是法衣
그때 수마제 여인은 얼굴빛이 변하고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차라리 우리 부모와 다섯 친척들에게 몸이 다섯 조각이 나 이 목숨이 끊길지언정 끝내 이러한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는 않겠습니다.”
018_0468_a_09L是時,修摩提女涕零悲泣,顏色變異,竝作是我父母五親寧形毀五刻,斷其命根,終不墮此邪見之中
그때 6천 범지들이 저마다 큰 소리로 고함을 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제발 그만 하시오. 장자여, 무슨 까닭에 그 여인으로 하여금 저렇게 욕을 하게 하는가? 만약 청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음식을 돌리시오.”
그때 장자와 수마제의 남편은 곧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국과 맑은 술을 내어 6천 범지들을 배불리 먹였다. 모든 범지들은 그것을 먹고 나서 얼마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곧 일어나 떠나갔다.
018_0468_a_12L時,六千梵志各共高聲,而作是說止,止長者,何故使此婢罵詈乃爾若見請者時,供辦飮食是時,長者及修摩提夫卽辦豬豬肉羹重釀之酒,食六千梵志,皆使充足諸梵志食已,少多論議,便起而去
그때 만재 장자는 높은 누각에 혼자 앉아서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저 여자를 데리고 와서 이제 우리 집이 망하게 되었구나. 내가 우리 문중을 욕되게 한 것이나 다름없다.’
018_0468_a_18L是時,滿財長者在高樓上,煩冤愁惋,獨坐思惟我今取此來,便爲破家,無異辱我門戶
그때 다섯 가지 신통[五通]7)을 얻고 모든 선정(禪定)을 다 얻어 만재 장자의 존경을 받고 있던 수발(修跋)8)이라는 범지가 있었다. 그때 수발 범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장자와 헤어진 지도 오래되었다. 지금 가서 만나보리라.’
그는 만부성(滿富城)으로 들어가 장자의 집에 이르러 그 문지기에게 물었다.
“장자께서 지금 계십니까?”
018_0468_a_20L是時,有梵志,名修跋,得五通,亦得諸禪,然滿財長者所見貴重時,修跋梵志而作是念我與長者別來日久,今可往相見是時,梵志入滿富城,往詣長者家,問守門者長者今爲所在
018_0468_b_02L문을 지키는 이가 대답하였다.
“장자께서는 지금 높은 누각 위에서 말할 수 없이 깊은 시름에 빠져 계십니다.”
018_0468_b_02L守門人報曰長者在樓上,極爲愁憂大,不可言
범지는 누각 위로 재빨리 올라가 장자를 만나보았다.
범지가 장자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이처럼 근심하고 계십니까? 관청이나 도둑이나 수재(水災)나 혹은 화재(火災)의 변(變)을 당했습니까? 아니면 집안에 무슨 불화라도 생긴 것은 아닙니까?”
018_0468_b_03L時,梵志徑上樓上,與長者相見,梵志問長者何故愁憂乃至於斯無縣官盜賊水火災變所侵抂乎又非家中不和順耶
장자가 대답하였다.
“관청이나 도둑의 변은 없습니다. 다만 집안 일이 조금 뜻대로 되지 않아서 그럽니다.”
018_0468_b_07L長者報曰無有縣官盜賊之變,但小家中事緣不遂
범지가 물었다.
“그 사정을 듣고 싶습니다. 무슨 사연입니까?”
018_0468_b_08L梵志問曰須聞其狀,有何事緣
장자가 대답하였다
“어제 우리 아이가 장가를 들어 아내를 맞이함으로 인하여 나라 법을 범(犯)하고, 게다가 다섯 친척들을 욕되게까지 하였습니다. 즉 여러 스승님들을 집에 초청하고 며느리를 데리고 가서 인사를 시키려고 하였으나 며느리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018_0468_b_09L長者報曰昨日爲兒娶婦,又犯國限,五親被辱請諸師,在舍,將兒婦往禮拜,而不從命
범지 수발이 말하였다.
“그 여자의 집은 어느 나라에 있습니까? 가까운 데서 데려왔습니까, 아니면 먼 곳에서 데려 왔습니까?”
018_0468_b_11L梵志修跋報曰此女家者爲在何國近遠娉
“그 여인은 사위성에 사는 아나빈저의 딸입니다.”
018_0468_b_13L長者曰此女,舍衛城中阿那邠邸
범지는 그 말을 듣고 나서 깜짝 놀라면서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이렇게 말하였다.
“아아, 장자여, 매우 기이한 일이고 매우 특별한 일입니다. 그 여자가 아직 그대로 살아 있습니까? 또 자살(自殺)을 하지도 않았고 다락에서 몸을 던지지도 않았다니 참으로 매우 다행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여인이 섬기는 스승들은 모두 범행(梵行)을 닦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오. 그런데 아직도 그 여자가 살아 있다는 것은 매우 기이한 일이고 매우 특별한 일입니다.”
018_0468_b_14L時,彼梵志修跋聞此語已,愕然驚怪,兩手掩耳,而作是說咄,咄長者,甚奇甚特此女乃能故在又不自殺,不投樓下,甚是大幸所以然者,此女所事之師,皆是梵行之人今日現在,甚奇,甚特
장자가 말하였다.
“내가 지금 당신 말을 듣고 나니 도리어 비웃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외도(外道)로서 배우는 것이 저들과 다른데 어째서 저 사문 석씨 아들의 행(行)을 찬탄하는 것입니까? 그 여자가 섬기는 스승이 무슨 위덕(威德)이나 무슨 신통변화라도 가지고 있습니까?”
018_0468_b_19L長者曰我聞汝語,復欲嗤笑所以然者,汝爲外道異學,何故歎譽沙門釋種子,行此女所事之師有何威德,有何神變
범지가 대답하였다.
“장자여, 그대는 그 여인의 스승들이 가진 신령스러운 덕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까? 내가 이제 대충 그 내력을 말해 주겠습니다.”
018_0468_b_22L梵志報言長者,欲聞此女師神德乎我今粗說其原
장자가 말하였다
“그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018_0468_b_23L長者願聞其說
018_0468_c_02L범지가 말하였다.
“나는 옛날 설산 북쪽에 가서 어떤 마을에서 걸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밥을 얻어 가지고 아뇩달(阿耨達)이라는 못으로 날아 왔습니다. 그때 저 하늘ㆍ용ㆍ귀신들이 멀리서 내가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칼을 들고 내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수발 선인이여, 이 못 가엔 오지 마시오. 제발 이 못을 더럽히지 마시오. 만일 우리의 말을 듣지 않으면 바로 그대의 목숨을 끊어버리겠소.’
나는 그 말을 듣고 곧 그 못을 떠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018_0468_b_24L梵志報曰我昔日詣雪山北,人閒乞食,得食已,飛來詣阿耨達泉時,彼天鬼神遙見我來,皆護持刀劍而來,向我竝語我言修跋仙士,莫來止此泉邊,莫污辱此泉,設不隨我語者,正爾命根斷壞我聞此語,卽離彼泉,不遠而食
장자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그 여자가 섬기는 스승들 중에 가장 어린 제자로서 균두(均頭)라는 사미가 있었습니다. 그 사미도 설산 북쪽에 가서 걸식(乞食)을 하다가 아누달이라는 못으로 날아와 두 손으로 무덤 사이에 있는 죽은 사람의 옷을 집었습니다. 그 옷은 피투성이에 매우 더러웠습니다. 그때 아누달이라는 못에 사는 큰 신(神)과 하늘ㆍ용ㆍ귀신(鬼神)들은 모두 일어나서 나아가 맞이하며 공경하고 문안하였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사람들의 스승이시여,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그때 균두 사미는 그 못으로 갔습니다. 장자여, 그 못 속에는 순금(純金)으로 된 책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사미는 죽은 사람의 옷을 물에 담가 푹 젖게 놔두고 물러나 앉아서 밥을 먹었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나서는 발우를 씻고 순금 책상 위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초선(初禪)에 들었습니다.
018_0468_c_07L長者,當知此女所事之師最小弟子,名均頭沙彌此沙彌亦至雪山北乞食,飛來詣阿耨達泉,叉手執塚閒死人之衣血垢污染是時,阿耨達大神鬼神,皆起前迎,恭敬問訊善來,人師,可就此時均頭沙彌往至泉水之處又復長者,當泉水中央,有純金之案爾時,沙彌以此死人之衣漬著水中,卻後坐食食竟,盪鉢在金案上,結加趺坐,正身正意,繫念在前,便入初禪
018_0469_a_02L그는 다시 초선에서 일어나 제2선에 들고, 제2선에서 일어나 제3선에 들고, 제3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들고, 제4선에서 일어나 공처(空處)에 들고, 공처에서 일어나 식처(識處)에 들고, 식처에서 일어나 불용처(不用處)에 들고, 불용처에서 일어나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들고, 유상무상처에서 일어나 멸진삼매(滅盡三昧)에 들고, 멸진삼매에서 일어나 염광삼매(炎光三昧)에 들고 염광삼매에서 일어나 수기삼매(水氣三昧)에 들었습니다.
다시 수기삼매에서 일어나 염광삼매(炎光三昧)에 들고, 다시 멸진삼매(滅盡三昧)에 들고, 다시 유상무상삼매(有想無想三昧)에 들고, 다시 불용처삼매(不用處三昧)에 들고, 다시 식처삼매(識處三昧)에 들고, 다시 공처삼매(空處三昧)에 들고, 다시 제4선에 들고, 다시 제3선에 들고, 다시 제2선에 들고, 다시 초선에 들고, 초선에서 일어나서는 그 죽은 사람의 옷을 빨았습니다.
그때 하늘ㆍ용ㆍ귀신들 중에는 혹 그 옷을 밟아 주는 이도 있었고, 혹 씻어 주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물을 길어 마시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때 그는 옷을 다 빨고 나서는 공중에 널어 말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사미는 옷을 거두어 가지고 허공을 날아 돌아갔습니다.
018_0468_c_17L從初禪起,入第二禪從第二禪起,入第三從第三禪起,入第四禪從第四禪起,入空處從空處起,入識處從識處起,入不用處從不用處起,入有想無想處從有想無想處起,入滅盡三昧從滅盡三昧起,入炎光三昧從炎光三昧起,入水氣三昧從水氣三昧起,入炎光三昧次復入滅盡三昧,次復入有想無想三昧,次復入不用處三昧,次復入識處三昧,次復入空處三昧,次復入四禪,次復入三禪,次復入二禪,次復入初禪從初禪起,而浣死人之衣是時,天龍鬼神,或與蹹衣者,或以洗者,或取水而飮者爾時,浣衣已擧,著空中,而曝之爾時,彼沙彌收攝衣已,便飛在空中,還歸所在
장자여, 꼭 알아야만 합니다. 나는 그때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고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그 여자가 섬기는 스승의 제일 어린 제자에게도 그런 신력이 있었는데, 하물며 가장 큰 제자에게야 어떻게 미칠 수가 있겠습니까? 더구나 그들의 스승이신 여래ㆍ지진(至眞:阿羅漢)ㆍ등정각(等正覺)이야 어떠하겠습니까?
나는 이런 사실을 보았기 때문에 ‘매우 기이한 일이고 매우 특별한 일입니다. 그 여자가 아직 그대로 살아 있습니까? 또 자살(自殺)을 하지도 않았고 목숨도 끊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한 것입니다.”
018_0469_a_10L長者,當知我爾時,遙見而不得近此女所事之師最小弟子有此神力,況復最大弟子有何可及乎何況彼師如來至眞等正覺,而可及乎觀此義已,而作是說甚奇,甚特此女乃能而不自殺,不斷命根
그때 장자가 범지에게 말하였다.
“우리도 그 여자가 섬기는 그 스승을 뵐 수 있겠습니까?”
018_0469_a_16L是時,長者語梵志曰等可得見此女所事師乎
범지가 대답하였다.
“그 여자에게 물어 보십시오.”
018_0469_a_17L梵志報曰可還問此女
그때 장자는 수마제 여인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네가 섬기는 스승을 뵙고 싶다. 그분을 오시게 할 수 있겠느냐?”
018_0469_a_18L是時,長者問須摩提女吾今欲得見汝所事師,能使來不
그때 그 여자는 이 말을 듣고 못내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원컨대 지금 음식을 준비하십시오. 내일 여래와 그 비구 스님들이 장차 이리로 오실 것입니다.”
018_0469_a_20L時,女聞已,歡喜踊躍,不能自勝,而作是說願時辦具飮食,明日如來當來至此,及比丘僧
장자가 말하였다.
“네가 지금 청해보아라. 나는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
018_0469_a_22L長者報曰汝今自吾不解法
018_0469_b_02L그때 장자의 여자는 곧 목욕하고 손에 향로(香爐)를 들고 누각 위에 올라가 여래 계신 곳을 향해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마땅히 잘 관찰해 보십시오. 당신의 정수리를 보는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아무 일도 없고 살피지 못하시는 일도 없습니다. 소녀는 지금 여기서 곤액(困厄)을 당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꼭 잘 관찰해 보십시오.”
018_0469_a_23L是時,長者女沐浴身體,手執香爐,上高樓上,叉手向如來,而作是說唯願世尊,當善觀察,無能見頂者然世尊無事不知,無事不察,女今在此困厄,唯願世尊,當善觀察
그는 또 이 게송을 말하였다.

보시지 못하는 세계가 없는
부처님 눈이 살피는 힘이시네.
온갖 귀신과 신의 왕들과
귀신들의 자식과 어미를 항복 받았네.
018_0469_b_04L以此偈而歎曰
觀世靡不周
佛眼之所察
降鬼諸神王
及降鬼子母

사람을 잡아먹는 저 귀신이
사람 손가락을 잘라 꽃다발을 만들고
마지막엔 다시 그 어미를 해치려 하였지만
부처님께서 그를 잡아 항복 받았네.
018_0469_b_07L如彼噉人鬼
取人指作鬘
後復欲害母
然佛取降之

또 라열성에 있으면서
사나운 코끼리가 해치려 하다가
스스로 귀명(歸命)하여 의지했을 때
하늘들은 모두 장하다 찬탄했네.
018_0469_b_08L又在羅閱城
暴象欲來害
且如自歸命
諸天歎善哉

그리고 저 마제국(馬提國)에서
다시 악한 용왕을 만났을 때에
용은 밀적(密迹) 역사(力士)를 보고
스스로 목숨 바쳐 귀의하였네.
018_0469_b_09L復至馬提國
復値惡龍王
見密迹力士
而龍自歸命

헤아릴 수 없는 그 신통력
모든 것을 바른 길에 세워 주시네.
제가 지금 이 곤욕 당했으니
원컨대 세존이시여 굽어 살피소서.
018_0469_b_11L諸變不可計
皆使立正道
我今復値厄
唯願尊屈神

그때 향불은 구름처럼 피어올라
멀리 허공에 달려 있다가
기원정사(祇洹精舍)를 두루 채우고
여래 앞에 와서 머물러 있었다.
018_0469_b_12L爾時香如雲
玄在虛空中
遍滿祇洹舍
住在如來前

제석천(帝釋天)은 저 허공에서
못내 기뻐하며 예를 올리고
또 그 앞에 피어오르는 향을 보았는데
그것은 수마제가 청하는 것이다.
018_0469_b_13L諸釋虛空中
歡喜而作禮
又見香在前
須摩提所請

갖가지 꽃들을 비처럼 내려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고
저 기원림(祇洹林)에 가득 찼고
여래는 웃으시며 광명 놓으셨네.
018_0469_b_15L雨諸種種花
而不可計量
悉滿祇洹林
如來笑放光

그때 아난이 기원정사에 있는 미묘한 향을 보고 나서,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어떤 향이기에 기원정사에 두루 가득 찼습니까?”
018_0469_b_16L爾時,阿難見祇洹中有此妙香,見已,至世尊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阿難白世尊言唯願世尊,此是何等香,遍滿祇洹精舍中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향은 곧 부처님의 사자(使者)이다. 만부성에 살고 있는 수마제 여인이 청하고 있다. 너는 지금 모든 비구들을 불러 한 곳에 모아 산가지[籌]를 돌리고 이렇게 명령하라.
‘모든 비구들이여, 번뇌가 없어진 아라한으로서 신통을 얻은 이는 곧 이 사라(舍羅)9)를 집어라. 내일은 마땅히 만부성으로 가서 수마제의 청을 받으리라.’”
018_0469_b_20L世尊告曰此香是佛使滿富城中,須摩提女所汝今呼諸比丘,盡集一處,而行籌,作是告勅諸比丘,有漏盡阿羅漢,得神足者,便取舍羅,明日當詣滿富城中,受須摩提請
018_0469_c_02L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때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나서 곧 모든 비구들을 보회강당(普會講堂)에 모으고 이렇게 말하였다.
“도를 얻은 모든 아라한은 이 사라를 집으시오.”
그 당시에 많은 스님들의 상좌(上座) 군두파한(君頭波漢)10)은 수다원(須陀洹)이 되었으나 아직 번뇌[結使]가 다하지 못해서 신통을 얻지 못했었다. 그때 상좌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대중들 가운데서 제일 나이가 많지만 아직 번뇌가 다하지 못해 신통을 얻지 못했다. 나는 내일 만부성으로 가서 공양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래의 여러 제자들 중에서 가장 나이 어린 균두 사미는 이런 신통이 있고 큰 위력(威力)이 있어서 저기에 가서 청을 받는다. 나도 이제 저기 가서 청을 받으리라.’
그때 그 상좌는 깨끗한 마음으로 아직 배워야 할 자리에 있지만 사라를 받았다.
018_0469_c_02L阿難白佛如是,世尊是時,阿難受佛教已,卽集諸比丘在普會講堂,而作是念諸有得道羅漢者,便取舍羅當於爾時,衆僧上坐,名君頭波漢,得須陁洹,結使未盡,不得神足是時,上坐而作是念我今大衆之中最是上坐,又結使未盡,未得神足,我明日不能得至滿富城中食如來衆中,最下坐者,名均頭沙彌,此有神足,有大威力,得至彼受請我今亦當往受彼請爾時,上坐以心淸淨,居在學地,而受舍羅
그때 세존께서는 군두파한이 배워야 할 자리에 있으면서 사라를 받고 곧 무학(無學:아라한)이 된 것을 청정한 천안(天眼)으로 보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제자들 중에서 사라를 받기로 으뜸가는 사람은 바로 군두파한 비구이니라.”
018_0469_c_13L爾時,世尊以天眼淸淨見君頭波漢居學地,而受舍羅,卽得無學爾時,世尊告諸比丘我弟子中,第一受舍羅者,君頭波漢比丘是也
그때 세존께서 이어 신통을 얻은 비구들인, 대목련(大目連)ㆍ대가섭(大迦葉)ㆍ아나율(阿那律ㆍ이월(離越)11)ㆍ수보리(須菩提)ㆍ우비가섭(優毗迦葉)ㆍ마하가필나(摩訶迦匹那12)ㆍ존자 라운(羅云)ㆍ균리반특(均利般特)13)ㆍ균두(均頭) 사미 등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신통으로 먼저 저 성으로 들어가라.”
018_0469_c_17L爾時,世尊告諸神足比丘大目大迦葉阿那律離越須菩提優毘迦葉摩訶迦匹那尊者羅云均利般均頭沙彌汝等以神足,先往至彼城中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諸比丘對曰如是,世尊
그때 많은 스님들의 사환으로 건다(乾茶)라고 하는 이가 있었다. 그는 이튿날 아침에 큰 가마를 몸소 지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그 성(城)으로 갔다.
018_0469_c_21L是時,衆僧使人,名曰乾荼,明日淸旦,躬負大釜,飛在空中,往至彼城
018_0470_a_02L이때 장자와 모든 사람들은 높은 누각에 올라 세존을 뵈려고 하다가 멀리서 그 사환(使喚)이 가마를 지고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장자는 그 며느리에게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흰옷을 입고 머리 기르고
드러낸 몸 빠르기가 바람 같구나.
거기에 또 큰 가마를 등에 졌으니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69_c_23L是時,彼長者及諸人民上高樓上,欲覲世尊,遙見使人負釜而來時長者與女便說此偈
白衣而長髮
露身如疾風
又復負大釜
此是汝師耶

그때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 자는 스승의 제자가 아니라
저 자는 여래의 심부름꾼입니다.
그는 세 길에서 다섯 신통 갖추었으니
저 자의 이름은 건다라고 합니다.
018_0470_a_04L是時,女人復以偈報曰
此非尊弟子
如來之使人
三道具五通
此人名乾茶

그때 하인 건다는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0_a_07L爾時,乾茶使人遶城三帀,往詣長者
그때 균두 사미는 신통으로 5백 그루의 꽃나무를 만들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의 꽃이 피어 모두 무성하였고, 그 모양은 매우 아름다운 우발연화(優鉢蓮華) 같은 것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그는 그 꽃을 가지고 그 성으로 갔다.
018_0470_a_09L是時,均頭沙彌化作五百華樹,色若干種,皆悉敷茂,其色甚好,優鉢蓮華,如是之華,不可計限,往至彼城
이때 장자는 멀리서 사미가 오는 것을 보고는 다시 게송으로 물었다.

저런 아름다운 여러 가지 꽃들이
모두 다 허공에 널려 있고
거기에 또 신통을 부리는 사람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70_a_11L時長者遙見沙彌來,復以此偈,問曰
此華若干種
盡在虛空中
又有神足人
爲是汝師乎

그때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분은 수발이 예전에 말했던
못 가의 바로 그 사미입니다.14)
그의 스승 이름은 사리불(舍利弗)이고
저분은 그분의 제자입니다.
018_0470_a_14L是時,女復以偈報曰
須跋前所說
衆上沙彌者
師名舍利弗
是彼之弟子

이때 균두 사미는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0_a_17L是時,均頭沙彌遶城三帀,往詣長者
이때 존자 반특화(般特化)는 신통으로 5백 마리 소를 만들었는데, 그 털은 모두 푸른빛이었다. 그는 소의 등에 가부좌하고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018_0470_a_19L是時,尊者般特化作五百頭牛,衣毛皆靑,在牛上,結加趺坐,往詣彼城
그때 장자는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게송으로 여인에게 물었다.

저 많은 5백 마리 소 떼들
그 털이 모두 푸르구나.
그 위에 혼자 앉아 있는 이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70_a_20L是時,長者遙見,復以此偈,問女曰
此諸大群牛
衣毛皆靑色
在上而獨坐
此是汝師耶
018_0470_b_02L
여자도 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1천 비구를 잘 교화하며
기역원(耆域園)에서 살고
마음과 정신이 매우 총명하신 분
저분의 이름은 반특화입니다.
018_0470_a_23L女復以偈,報曰
能化千比丘
在耆域園中
心神極爲朗
此名爲般特

그때 존자 반특화는 성을 세 바퀴 돌고 나서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0_b_03L爾時,尊者周利般特,遶彼城三帀已,往詣長者家
그때 또 라운(羅云)은 다시 신통으로 5백 마리의 공작(孔雀)을 만들었는데 그 빛깔이 갖가지였다. 그는 공작의 등에 가부좌하고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018_0470_b_05L爾時,羅云復化作五百孔雀,色若干種,在上結加趺坐,往詣彼城
장자는 그것을 보고 다음 게송으로 여인에게 물었다.

저 5백 마리 공작 떼
그 빛깔 너무도 아름답구나.
저 군사들의 대장과 같은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70_b_07L長者見已,復以此偈,問女曰
此五百孔雀
其色甚爲妙
如彼軍大將
此是汝師耶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여래께서 금계(禁戒)를 말씀하시면
그 일체를 범하는 일 없이
계(戒)를 능히 잘 지키는
저분은 부처님의 아들 라운입니다.
018_0470_b_09L時,女復以此偈,報曰
如來說禁戒
一切無所犯
於戒能護戒
佛子羅云者

이때 라운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0_b_12L是時,羅云遶城三帀,往詣長者家
그때 존자 가필나는 신통으로 5백 마리 금시조(金翅鳥)를 만들었다. 그 새들은 모두 매우 용맹스러웠다. 그는 그 새의 등에 가부좌하고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018_0470_b_13L時,尊者迦匹那化作五百金翅鳥,極爲勇猛,在上結加趺坐,往詣彼城
장자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다시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저 5백 마리 금시조 떼
저들은 매우 용맹스럽구나.
그 등에 앉아 있는 두려움 없는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70_b_15L時,長者遙見已,復以此偈,問女曰
五百金翅鳥
極爲盛勇猛
在上無所畏
此是汝師耶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드나드는 숨길을 잘 헤아릴 줄 알아
그것을 돌려 마음이 착해지고
지혜의 힘이 매우 용맹스러운
저분의 이름은 가필나입니다.
018_0470_b_18L時,女以偈,報曰
能行出入息
迴轉心善行
慧力極勇盛
此名迦匹那

존자 가필나는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0_b_21L時,尊者迦匹那遶城三帀,往詣長者
그때 우비가섭은 신통으로 5백 마리의 용을 만들었다. 그 용들은 모두 일곱 개의 머리가 달려있었다. 그는 그 용의 등에 가부좌하고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018_0470_b_23L爾時,優毘迦葉化作五百龍,皆有七頭,在上結加趺坐,往詣彼城
018_0470_c_02L장자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다시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지금 일곱 개의 머리 달린 용들
위엄스런 그 얼굴 너무도 두려워라.
다가오는 저 헤아릴 수 없는 자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70_b_24L長者遙見已,復以偈,問女曰
今此七頭龍
威顏甚可畏
來者不可計
此是汝師耶

그러자 여자가 대답하였다.

항상 1천 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신통으로 빈비사라를 교화하신
우비가섭(優毗迦葉)이라는 분
저분이 바로 그분입니다.
018_0470_c_04L時女報曰
恒有千弟子
神足化毘沙
優毘迦葉者
可謂此人是

우비가섭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0_c_07L時,優毘迦葉遶城三帀,往詣長者家
그때 존자 수보리는 신통으로 유리(琉璃) 산을 만들고, 그 산에 들어가 가부좌하고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018_0470_c_08L是時,尊者須菩提化作琉璃山,入中結加趺坐,往詣彼城
그때 장자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나서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저 산은 너무도 아름답구나.
모두 다 유리로 만들어졌네.
지금 저 굴속에 앉아 있는 자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70_c_10L爾時,長者遙見已,以偈,問女曰
此山爲極妙
盡作琉璃色
今在窟中坐
此是汝師耶

그때 여자가 또 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과거에 보시한 과보로 인해
지금 저러한 공덕을 얻고
이미 좋은 복밭[福田]을 이룬
공(空)을 잘 아는 수보리이십니다.
018_0470_c_13L時,女復以此偈,報曰
由本布施報
今獲此功德
以成良福田
解空須菩提

그때 수보리는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0_c_16L爾時,須菩提遶城三帀,往詣長者家
그때 존자 대가전연(大迦旃延)은 신통으로 5백 마리 고니[鵠]를 만들었는데, 그 새들은 모두 새하얀 빛깔이었다. 그는 그 새떼를 거느리고 그 성으로 갔다.
018_0470_c_17L時,尊者大迦旃延復化作五百鵠,色皆純白,往詣彼城
장자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지금 저 5백 마리 고니
그 빛깔 모두 새하얗구나.
저 허공을 가득 채웠으니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70_c_19L是時,長者遙見已,以此偈,問女曰
今此五百鵠
諸色皆純白
盡滿虛空中
此是汝師耶

그때 여자가 다시 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부처님 경전에서 말씀하신 바
그 깊은 이치를 잘 분별하고
또 번뇌 무더기를 연설하나니
저분의 이름은 가전연입니다.
018_0470_c_22L時,女復以此偈,報曰
佛經之所說
分別其義句
又演結使聚
此名迦旃延
018_0471_a_02L
그때 존자 대가전연은 그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1_a_02L是時,尊者大迦旃延遶彼城三帀,往詣長者家
이때 이월(離越)은 신통으로 5백 마리의 호랑이를 만들고, 그 호랑이의 등에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018_0471_a_04L是時離越化作五百虎,在上坐,而往詣彼城
장자는 그것을 보고 나서 이런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지금 저 5백 마리 호랑이 떼
그 털은 윤기가 잘잘 흐르네.
그리고 그 위에 앉아 있는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71_a_05L長者見已,以此偈,問女曰
今此五百虎
衣毛甚悅澤
又在上坐者
此是汝師耶

그러자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옛날에 저 기원사(祇洹寺)에 있을 때
6년을 움직이지 않으셨네.
좌선으로 가장 으뜸이 되는
저분의 이름은 이월입니다.
018_0471_a_08L時,女以偈,報曰
皆在祇洹寺
六年不移動
坐禪最第一
此名離越者

이때 존자 이월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1_a_11L是時,尊者離越遶城三帀,詣長者家
그때 존자 아나율은 신통으로 5백 마리 사자를 만들었는데, 그 사자들은 다 매우 용맹스러웠다. 그는 그 사자의 등에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018_0471_a_12L是時尊者,阿那律化作五百師子,極爲勇猛,在上坐,往詣彼城
이때 장자는 그것을 보고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이 5백 마리 사자 떼
용맹스러워 참으로 무섭구나.
저 사자 등에 앉아 있는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71_a_14L是時,長者見已,以偈,問女曰
此五百師子
勇猛甚可畏
在上而坐者
此是汝師耶

그러자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분이 태어났을 때 천지는 진동하고
온갖 보배는 땅 위로 솟아올랐네.
깨끗한 눈에 티가 없는 이
부처님의 제자 아나율입니다.
018_0471_a_17L時,女以偈,報曰
生時天地動
珍寶出於地
淸淨眼無垢
佛弟阿那律

이때 아나율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1_a_20L是時,阿那律遶城三帀,往詣長者家
그때 존자 대가섭은 신통으로 5백 마리 말을 만들었는데, 그 말들은 다 꼬리털이 붉고 금과 은으로 치렁치렁 장식하였다. 그는 그 말 등에 앉아 하늘 꽃을 뿌리면서 그 성으로 갔다.
018_0471_a_21L是時,尊者大迦葉化作五百疋馬,皆朱毛,尾金銀挍飾,在上而坐,竝雨天華,往詣彼城
018_0471_b_02L장자가 멀리서 그것을 보고 나서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저 말은 금빛에 꼬리는 붉고
그 마리 수는 5백이나 되네.
저분은 아마도 전륜왕이리니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018_0471_a_24L長者遙見,以偈,問女曰
金馬朱毛尾
其數有五百
爲是轉輪王
爲是汝師耶

여자도 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두타행(頭陀行)으로 으뜸이시고
빈궁한 이를 항상 불쌍히 여기며
여래께서 자리의 반을 나누어 주신
가장 어른 대가섭이 이분입니다.
018_0471_b_03L女復以偈,報曰
頭陁行第一
恒愍貧窮者
如來與半坐
最大迦葉是

이때 대가섭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1_b_06L是時,大迦葉遶城三帀,往詣長者家
그때 존자 대목련은 신통으로 5백 마리 흰 코끼리를 만들었는데, 그들은 모두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지고 있고, 일곱 곳이 평평하며 금과 은으로 치렁치렁 장식하였다. 그는 그 코끼리 등에 앉은 채 오면서 큰 광명(光明)을 놓아 온 세계를 가득 채웠다. 성으로 갈 때에는 허공에서 풍류를 울리는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었으며, 갖가지 꽃을 뿌렸다. 또 허공에 비단으로 만든 번기와 일산을 달아 놓았는데, 그것들은 매우 아름다웠다.
018_0471_b_07L是時尊者大目犍連化作五百白象,皆有六牙七處平整,金銀挍飾,在上坐,而來放大光明,悉滿世界,詣城在虛空之中,作倡伎樂,不可稱計雨種種雜華,又虛空之中,懸繒幡蓋,極爲奇妙
그때 장자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나서 이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진 흰 코끼리
그 등에 앉으신 분 천왕 같구나.
이제 또 거기서 울리는 풍류 듣나니
저분이 바로 그 석가문(釋迦文)이신가?
018_0471_b_13L爾時,長者遙見已,以偈,問女曰
白象有六牙
在上如天王
今聞伎樂音
是釋迦文耶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는 저 큰 산에 있을 때
난타(難陀)라는 용을 항복 받았던
신통에 있어 가장 으뜸가는
그 이름은 바로 대목련입니다.
018_0471_b_15L時,女以偈,報曰
在彼大山上
降伏難陁龍
神足第一者
名曰大目連

우리 스승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이분들은 모두 그 제자들이십니다.
거룩한 스승님 이제 오시리니
그때는 광명이 비치지 않는 곳 없으리.
018_0471_b_18L我師故未來
此是弟子衆
聖師今當來
光明靡不照

존자 대목련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018_0471_b_19L是時尊者大目乾連遶城三帀,往詣長者家
그때 세존께서는 때가 된 줄을 아시고 승가리(僧伽梨)를 입고 땅에서 일곱 길쯤 떨어진 허공에 계셨다. 이때 존자 아야구린(阿若拘鄰)은 여래의 오른쪽에 서고 사리불은 여래의 왼쪽에 섰다. 그때 아난(阿難)은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받들어 여래의 뒤에서 손에 불자(拂子)를 잡고 있었으며, 1천2백 제자들은 부처님을 앞뒤로 에워쌌고, 여래와 신통을 얻은 제자들은 그 한 가운데에 있었다.
018_0471_b_21L是時,世尊以知時到,被僧伽梨,在虛空中,去地七仞是時,尊者阿若拘鄰在如來右,舍利弗在如來左爾時,阿難承佛威神,在如來後,而手執拂千二百弟子前後圍遶,如來最在中央,及諸神足弟子
018_0471_c_02L아야구린은 변화하여 월천자(月天子)가 되고 사리불은 변화하여 일천자(日天子)가 되었다. 그밖에 다른 여러 신통력을 얻은 비구들은 혹은 석제환인(釋帝桓因)으로 변화하기도 하고, 혹은 범천왕(梵天王)으로 변화하기도 하였으며, 혹 제두뢰타(提頭賴吒)15)ㆍ비류륵(毗留勒)16)ㆍ비류박차(毗留博叉)17)ㆍ비사문(毗沙門)18)의 형상이 되어 여러 귀신들을 거느리기도 하였고, 혹은 전륜성왕(轉輪聖王)의 모양이 되기도 하였다. 혹은 화광삼매에 들기도 하고 혹은 수정삼매에 드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광명을 내 비추기도 하고, 혹은 연기를 뿜어내는 등 이런 갖가지 신통을 나타내었다.
그때 범천왕은 여래의 오른쪽에 있었고, 석제환인은 여래의 왼쪽에서 손에 총채를 잡고 있었으며, 밀적(密迹) 금강역사(金剛力士)는 여래 뒤에서 금강저(金剛杵)를 손에 잡고 있었고, 비사문천왕은 7보로 장식하여 만든 일산을 들고 여래의 위쪽 허공(虛空)에 있으면서 여래의 몸에 티끌이 앉을까 조심하였다.
반차순(般遮旬)은 손에 유리 거문고를 들고 여래의 공덕(功德)을 찬탄하였고, 모든 하늘 신들은 허공에 있으면서 수천만 가지의 악기를 연주하였으며, 하늘에서는 온갖 꽃을 여래 위에 뿌렸다.
018_0471_c_03L阿若拘鄰化作月天子,舍利弗化作日天子諸餘神足比丘,或化作釋提桓因,或化作梵天者,或有化作提頭賴咤毘留勒形者,毘留博叉或作毘沙門形者,領諸鬼神,或有作轉輪聖王形者或有入火光三昧,或有入水精三昧,或有放光者,或有放煙者,作種種神足時,梵天王在如來右,釋提桓因在如來左,手執拂,密迹金剛力士在如來後,手執金剛杵,毘沙門天王手執七寶之蓋,處虛空中,在如來上,恐有塵土坋如來身是時,般遮旬手執琉璃琴,歎如來功德,及諸天神悉在虛空之中,作倡伎樂,數千萬種雨天雜華,散如來上
그때 바사닉왕(波斯匿王)과 아나빈저 장자와 사위성 안의 모든 사람들은 여래께서 땅에서 일곱 길쯤 떨어져 허공에 계시는 것을 보고 모두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018_0471_c_18L是波斯匿王阿那邠邸長者及舍衛城內人民之類,皆見如來在虛空中,去地七仞見已,皆懷歡喜踊躍,不能自勝
그때 아나빈저 장자가 이렇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께선 참으로 신묘(神妙)하시네.
백성들을 어린아이처럼 사랑하시니
가슴이 시원하구나, 저 수마제여.
지금 여래의 법 받으리로다.
018_0471_c_21L是時,阿那邠邸長者便說此偈
如來實神妙
愛民如赤子
快哉須摩提
當受如來法
018_0472_a_02L
바사닉왕과 아나빈저 장자는 여러 가지 좋은 향과 꽃을 뿌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있었고, 온갖 귀신들과 하늘들의 수효는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었다. 마치 허공을 날아가는 봉황새처럼 여래는 그 성으로 나가셨다.
018_0471_c_24L爾時波斯匿王及阿那邠邸長者散種種名香雜華是時,世尊將諸比丘衆,前後圍遶,及諸神天不可稱計,如似鳳凰王在虛空中,往詣彼城
그때 반차순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모든 생존의 결박 아주 없애고
마음이 고요해져 어지럽지 않으며
아무런 번뇌의 장애도 없이
지금 그 옛 나라로 들어오시네.
018_0472_a_05L是時,般遮旬以偈,歎佛
諸生結永盡
意念不錯亂
以無塵垢㝵
入彼舊邦土

마음과 성품 지극히 깨끗하여
마(魔)의 삿된 생각 끊어버리고
그 공덕 저 큰 바다 같거니
지금 그 옛 나라로 들어오시네.
018_0472_a_08L心性極淸淨
斷魔邪惡念
功德如大海
今入彼邦土

그 얼굴 모습 뛰어나 특별하고
모든 번뇌 영원히 일으키지 않네.
그러나 스스로 잘난 체 안하고
지금 그 옛 나라로 들어오시네.
018_0472_a_09L顏貌甚殊特
諸使永不起
爲彼不自處
今入彼邦土

네 가지 흐름[四流]을 건넘으로써
나고 늙고 죽는 것 이미 벗어나
모든 생존의 뿌리 끊으시고서
지금 그 옛 나라로 들어오시네.
018_0472_a_10L以渡四流淵
脫於生老死
以斷有根原
今入彼邦土

그때 만재 장자는 멀리서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았는데, 모든 감각기관[根]이 담박하고, 세상에서 보기 드문 세존의 모습은 깨끗하기가 마치 천금(天金)과 같았으며,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한 것이 마치 모든 산들 중에서 가장 빼어난 수미산(須彌山)과 같고, 또 금 덩어리가 광명을 놓는 것 같았다.
018_0472_a_12L是時,滿財長者遙見世尊從遠來,諸根惔怕,世之希有,淨如天金,有三十二相八十種好,莊嚴其身,猶須彌山出衆山上,亦如金聚放大光明
장자는 다음 게송으로 수마제에게 물었다.

저것은 태양의 모습인가
내 일찍 저런 얼굴 본 적 없나니
저처럼 빛나는 수천 억 광명(光明)
감히 눈이 부셔 자세히 못 보겠네.
018_0472_a_16L是時,長者以偈,問須摩提曰
此是日光耶
未曾見此容
數千萬億光
未敢能熟視

이때 수마제 여인은 꿇어앉아 합장하고 여래를 향해 이런 게송으로 장자에게 대답하였다.

저분은 태양도 태양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1천 가지 광명을 놓으시니
그것은 모든 중생 위하기 때문이라
저분이 바로 저의 스승이십니다.
018_0472_a_19L是時,須摩提女長跪叉手,向如來,以此偈報長者曰
非日非不日
而放千種光
爲一切衆生
亦復是我師

온갖 중생들 여래 찬탄하는 것
그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습니다.
지금 당장 큰 과보 얻으리니
온 정성을 다해 공양을 올리소서.
018_0472_a_23L皆共歎如來
如前之所說
今當獲大果
勤加供養之
018_0472_b_02L
그때 만재 장자는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다시 게송으로 여래를 찬탄하였다.

10력을 가진 분께 귀의하나니
원만한 광명에 황금빛 몸
천상과 인간의 찬탄을 받는 분
저는 오늘 당신께 귀의합니다.
018_0472_a_24L是時,滿財長者右膝著地,復以偈,歎如來曰
自歸十力尊
圓光金色體
天人所歎敬
今日自歸命

거룩한 당신은 중생의 태양
뭇별 속에 빛나는 달님 같구려.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네주는 분
저는 오늘 당신께 귀의합니다.
018_0472_b_05L尊今是日王
如月星中明
以度不度者
今日自歸命

거룩한 당신은 천제(天帝)의 형상
범행을 닦는 이의 자비심 같아
스스로 해탈하고 남도 해탈시키는 분
저는 오늘 당신께 귀의합니다.
018_0472_b_06L尊如天帝像
如梵行慈心
自脫脫衆生
今日自歸命

천상과 인간에서 가장 높은 분
모든 귀신왕보다 더 뛰어난 분이여
저 모든 외도(外道)를 항복 받으셨으니
저는 오늘 당신께 귀의합니다.
018_0472_b_07L天世人中尊
諸鬼神王上
降伏諸外道
今日自歸命

그때 수마제 여인도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을 찬탄하였다.

자기도 항복 받고 남도 항복 받으며
스스로도 바르고 남도 바르게 하며
스스로도 벗어나고 남도 벗어나게 하며
스스로도 해탈하고 남도 해탈케 하시네.
018_0472_b_09L是時,須摩提女長跪叉手,歎世尊曰
自降能降他
自正能正人
以度度人民
已解復脫人

스스로 때를 버리고 남도 버리게 하며
스스로도 비추고 중생들도 비추어
제도하지 못할 이 한 사람 없고
싸움을 버리시어 다툼이 없네.
018_0472_b_12L度垢使度垢
自照照群萌
靡不有度者
除鬪無鬪訟

스스로 지극히 깨끗하게 머물러
그 마음 조금도 흔들리지 않으며
10력으로 세상을 가엾이 여기나니
거듭거듭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립니다.
018_0472_b_13L極自淨潔住
心意不傾動
十力哀愍世
重自頂禮敬

자애로운 마음ㆍ불쌍히 여기는 마음ㆍ기뻐하는 마음ㆍ평정한 마음을 가지시고,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을 갖추시어 욕계(欲界)에서 가장 높으시고 천상에서도 가장 뛰어나시며, 일곱 가지 재물을 원만하게 다 갖추시어 모든 천상이나 인간이나 자연이나 범들로서는 비교할 만한 이도 없고 본뜰 이도 없습니다. 저는 지금 당신께 귀의합니다.”
018_0472_b_14L有慈護之心,具空無相願,於欲界中最尊第一,天中之上,七財具足,諸天人自然梵生,亦無與等,亦不可像貌,我今自歸命
018_0472_c_02L그때 6천 범지들은 세존의 이러한 신통을 보고 서로들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가야겠다. 이 사문 구담(瞿曇)이 이미 이 나라 백성들을 다 항복 받았다.”
그때 그 6천 범지들은 얼마 안 있어 그 나라를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비유하면 마치 백수의 왕인 사자가 산골짜기에서 나와 사방을 돌아보다가 세 번 포효하고는 먹이를 찾아 나서면, 모든 짐승들은 제각기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갈 곳을 몰라 혹은 날아가고 혹은 엎드려 숨기도 하며, 또 힘이 센 코끼리도 사자 소리를 들으면 제각기 치달리며 안심하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왜냐하면 짐승들의 왕인 사자에게는 큰 위신(威神)이 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저 6천 범지들도 세존의 큰 음성이 한 번 울리는 것을 듣고 제각기 달아나며 어쩔 줄을 몰랐다. 왜냐하면 사문 구담의 큰 위력(威力) 때문이었다.
018_0472_b_18L是時,六千梵志見世尊作如此神變,各各自相謂言等可離此國,更適他土此沙門瞿曇以降此國中人民是六千梵志尋出國去,更不復入國猶如師子獸王出於山谷,而觀四方,復三鳴吼,方行所求,諸有獸虫之類,各奔所趣,莫知所如,飛逝沈伏若復有力神象,聞師子聲,各奔所趣,不能自安所以然者,由師子獸王極有威神故此亦如是,彼六千梵志聞世尊音響之聲,各各馳走,不得自寧所以然者,由沙門瞿曇有大威力故
그때 세존께서는 온갖 신통을 다 거두시고 평상시와 같이 만부성 안으로 들어가셨다. 세존께서 성 문턱을 밟으시자 천지(天地)가 크게 흔들렸고 모든 신들은 꽃을 뿌려 공양(供養)하였다. 사람들은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32상과 80종호로 저절로 장엄(莊嚴)된 세존의 용모(容貌)를 보고, 백성들이 곧 이렇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 중의 높은 이 매우 묘하여
범지들도 그분을 감당 못하네.
이유 없이 저 범지들을 섬기다가
사람 중의 높은 분 잃을 뻔했네.
018_0472_c_07L是時,世尊還捨神足,如常法,則入滿富城中是時,世尊足蹈門閾上,是時,天地大動諸尊神天散華供養是時,人民見世尊容貌,諸根寂靜,有三十二相八十種好,而自莊人民之類便說此偈
二足尊極妙
梵志不敢當
無故事梵志
失此人中尊

세존께서는 장자의 집으로 가 자리에 앉으셨다.
그때 그 나라 백성들은 매우 번성하였다. 때마침 집에 있던 8만 4천 사람들이 모두 구름처럼 몰려들어 세존과 비구 스님을 보기 위하여 장자(長者)의 방을 헐려고 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사람들이 큰일을 내고야 말겠구나. 신통력으로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내 몸과 비구 스님들을 볼 수 있게 하리라.’
세존께서는 곧 신통을 부려 장자의 방을 모두 유리처럼 만들어 안팎에서 서로 보기를 마치 손바닥 위에 있는 구슬을 보는 것같이 하셨다.
018_0472_c_14L是時,世尊往詣長者家,就座而坐時,彼國人民極爲熾盛時,長者家有八萬四千人民之類,皆悉運集,欲壞長者房舍,見世尊及比丘僧爾時,世尊便作是念此人民之類必有所損,可作神力,使擧國人民盡見我身及比丘僧爾時,世尊化長者屋舍,作琉璃色,內外相視,如似觀掌中珠
018_0473_a_02L그때 수마제 여인은 세존의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슬픔과 기쁨이 한데 뒤엉킨 채 이렇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일체 지혜를 두루 갖추시고
일체의 법을 모두 벗어나셨네.
게다가 애욕의 결박마저 끊으신 분
저는 지금 당신께 귀의(歸依)합니다.
018_0472_c_22L爾時,須摩提女,前至世尊所,頭面禮足,悲喜交集,便說此偈
一切智慧具
盡度一切法
復斷欲愛結
我今而自歸

저는 차라리 제 부모에게
두 눈알을 뽑히는 일이 있더라도
삿된 소견으로 5역죄를 짓는
이곳으로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018_0473_a_03L寧使我父母
而毀我雙目
不來適此閒
邪見五逆中

전생에 무슨 나쁜 인연을 지었기에
지금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까?
마치 그물에 걸린 새와 같으니
원컨대 이 의심을 풀어 주소서.
018_0473_a_04L宿作何惡緣
得來至此處
如鳥入羅網
願斷此疑結

그러자 세존께서 게송으로 그 여인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지금 유쾌한 마음으로 아무 염려 마라.
담담하게 스스로 마음을 열어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여래가 이제 너를 위해 연설하리라.
018_0473_a_05L爾時,世尊復以偈,報女曰
汝今快勿慮
惔怕自開意
亦莫起想著
如來今當演

네가 지금 이곳에 오게 된 것은
과거에 지은 죄 때문이 아니니라.
이런 중생들을 제도하겠노라고
서원(誓願)을 세운 과보(果報) 때문이니라.
018_0473_a_08L汝本無罪緣
得來至此閒
願誓之果報
欲度此衆生

이제 그 근원을 뽑아버렸으니
세 갈래 나쁜 길에 빠지지 않을 것이고
저 수천 중생들의 무리가
장차 네 앞에서 제도되리라.
018_0473_a_09L今當拔根原
不墮三惡趣
數千衆生類
汝前當得度

오늘은 온갖 티끌 떨어버리고
그들로 하여금 지혜의 밝음 얻게 함으로
천상과 인간의 사람들로 하여금
너를 보기 구슬 보듯 하게 하리라.
018_0473_a_10L今日當淨除
使得智慧明
使天人民類
見汝如觀珠

그때 수마제 여인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기뻐 뛰면서 어쩔 줄 몰랐다. 그때 장자는 하인[從僕]들을 데리고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내어 공양하였다.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시자 그는 깨끗한 물을 돌리고 조그만 자리를 가져다가 여래의 앞에 앉았다. 그리고 경영에 종사하는 8만 4천 무리들도 저마다 차례대로 앉았는데, 어떤 이는 제 성명만 일컫고 앉기도 하였다.
018_0473_a_12L是時,須摩提女聞此語已,歡喜踊躍,不能自勝是時,長者將己僕從,供給飮食種種甘饌,見世尊食已訖,行淸淨水,更取一小座,在如來前坐及諸營從及八萬四千衆各各次第坐有自稱姓名而坐
018_0473_b_02L그때 세존께서는 그 장자와 8만 4천 대중들을 위해 차근히 미묘한 논(論)을 말씀하셨다. 그때 논한 내용은 계론(戒論)ㆍ시론(施論), 그리고 천상에 태어나는 데 대한 논이었고, 탐욕과 번뇌는 더러운 것으로서 출가(出家)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장자와 수마제 여인과 8만 4천 인민(人民)들의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린 것을 보시고, 모든 부처님들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苦]과 괴로움의 발생[習:集]과 괴로움의 소멸[盡]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그들은 각각 그 자리에서 모든 번뇌[塵垢]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마치 지극히 깨끗하고 흰 천은 물감에 쉽게 물이 드는 것처럼, 만재 장자와 수마제 여인과 8만 4천 인민들도 모든 번뇌가 다하고 법안이 깨끗해져 다시는 의심이 없고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거룩한 3존(尊)19)께 저마다 귀의하고 5계(戒)를 받들어 가졌다.
018_0473_a_18L爾時世尊漸與彼長者及八萬四千人民之類,說於妙所謂論者,戒論施論生天之論,欲不淨想,漏爲穢惡,出家爲要爾時,世尊以見長者及須摩提女八萬四千人民之類心開意解,諸佛世尊常所說法,苦道,普與此衆生說之各於坐上,諸塵垢盡,得法眼淨,猶如極淨白㲲易染爲色此亦如是,滿財長者須摩提女及八萬四千人民之類,諸塵垢盡,得法眼淨,無復狐疑,得無所畏,皆自歸三尊,受持五戒
그때 수마제 여인은 곧 부처님의 앞에서 이 게송을 말하였다.

여래께선 귀가 맑게 틔어
내가 당한 이 고통 들어 아시고
굽어 살피시어 여기에 내려와 교화하여
많은 사람들이 법안을 얻게 하셨네.
018_0473_b_06L是時,須摩提女卽於佛前,而說此偈
如來耳淸徹
聞我遇此苦
降神至此已
諸人得法眼

그때 세존께서는 설법을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셨다.
018_0473_b_09L爾時,世尊以說法訖,卽從坐起,還詣所在
그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수마제 여인은 과거에 무슨 인연을 지었기에 부귀(富貴)한 집안에 태어났으며, 또 무슨 인연을 지었기에 그런 삿된 소견을 가진 집안에 떨어졌습니까? 또 어떤 좋은 공덕을 지었기에 지금은 청정한 법안을 얻었으며, 또 무슨 공덕을 지었기에 8만 4천 사람들로 하여금 법안이 깨끗해지게 하였습니까?”
018_0473_b_11L是時,諸比丘白佛言須摩提女本作何因緣,生富貴家復作何因緣,墮此邪見之家復作何善功德,今得法眼淨復作何功德,使八萬四千人皆得法眼淨
018_0473_c_02L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구원겁(久遠劫)으로부터 이 현겁(賢劫)에 이르는 동안에 가섭(迦葉) 여래(如來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라고 하는 분이 계셨다. 그는 바라내국(波羅㮈國) 경계를 유행하시며 중생들을 교화(敎化)하고 대비구(大比丘)들 2만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애민(哀愍)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수마나(須摩那)라고 하는 딸이 있었다. 그때 그 딸은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가섭여래에게 향하였고, 계(戒)를 받들어 가졌으며,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였고, 또 네 가지를 공양하였다. 어떤 것을 그 네 가지 공양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보시(布施)요, 둘째는 애경(愛敬)이며, 셋째는 남을 이롭게 하는 것[利人]이요, 넷째는 이익을 고루 나누는 것[等利]이다.
그는 가섭여래의 처소에서 법구(法句)를 배우고 높은 누각 위에서 큰 목소리로 외우고 익히면서 이렇게 큰 서원(誓願)을 세웠다.
‘이 네 가지 받아들이는 법을 항상 가지고 여래 앞에서 법구를 외웁니다. 만일 거기에 털끝만한 복(福)이라도 있다면, 태어나는 곳마다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말고, 또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지 말며, 미래에도 역시 이런 거룩한 분을 다시 만나고, 저로 하여금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지 않게 하며, 법안을 얻게 하소서.’
018_0473_b_15L爾時,世尊告諸比丘去久遠此賢劫中,有迦葉佛明行成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衆祐,在波羅捺國界於中遊化,與大比丘衆二萬人俱爾時,有王名曰哀愍,有女名須摩那是時,此女極有敬心向迦葉如來,奉持禁戒,恒好布施,又四事供養云何爲四一者施,二者愛敬,三者利人,四者等利迦葉如來所,而誦法句,在高樓上,高聲誦習,普作此願恒有此四受之法,又於如來前而誦法句,其中設有毫釐之福者,所生之處,不墮三惡趣,亦莫墮貧家,當來之世,亦當復値如此之尊使我莫轉女人身,得法眼淨
그때 그 성중에 살던 사람들은 왕녀(王女)가 이와 같은 서원을 세웠다는 말을 듣고 모두 모여들어 그에게 나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왕녀께선 지금 지극한 믿음이 독실하여 모든 공덕을 짓고 보시ㆍ겸애(兼愛)ㆍ남의 이익ㆍ고른 이익 등 네 가지 일에 이지러짐이 없습니다. 그리고 또 〈미래 세상에서도 이와 같은 거룩한 이를 만나게 하여 만일 저를 위해 설법하면 곧 법안이 깨끗해지게 하소서〉라고 서원을 세우셨습니다. 이제 왕녀께서는 〈아울러 우리나라 백성들도 저와 함께 제도 받게 하소서〉라고 서원을 세워주십시오.’
그때 왕녀가 대답하였다.
‘나는 이 공덕을 그대들에게 모두 베풀겠습니다. 만일 여래의 설법을 듣게 된다면 동시(同時)에 제도를 받을 것입니다.’
018_0473_c_05L時,城中人民之類聞王女作如此誓願,皆共聚集,至王女所,而作是說女,今日極爲篤信,作諸功德,四事不乏,布施兼愛利人等利復作誓願,使當來之世,値如此之尊,若爲我說法,尋得法眼淨今日王女以作願誓,幷及我等國土人民,同時得度
너희 비구들아, 너희들은 의심하고 있느냐? 그렇게 관찰하지 말라. 그때 애민왕은 바로 지금의 저 아나빈저 장자이고, 그때의 왕녀는 바로 지금의 저 수마제 여인이며, 그때 그 나라 백성들은 바로 지금의 저 8만 4천의 무리들이니라. 저 수마제 여인은 그 서원으로 말미암아 지금 나를 만나 법을 듣고 도를 얻게 되었고, 저 인민들도 다 깨끗한 법안을 얻게 되었다. 이것이 그 내력이니 마땅히 그렇게 생각하고 받들어 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네 가지 일은 가장 좋은 복밭[福田]이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만일 어떤 비구가 이 네 가지 일을 친근히 하면, 곧 네 가지 진리를 얻을 것이니, 부디 방편(方便)을 구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73_c_12L爾時,王女報曰我持此功德,幷施汝等,設値如來說法者,同時得度汝等比丘,豈有疑乎莫作是觀,爾時,哀愍王今須達長者是爾時,王女者今須摩提女是也爾時國土人民之類,今八萬四千衆是由彼誓願,今値我身,聞法得道,及彼人民之類盡得法眼淨此是其義,當念奉行所以然者,此四事者,最是福田若有比丘親近四事者,便獲四諦當求方便,成四事法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73_c_23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增壹阿含經卷第二十二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고려대장경에는 이 음(陰)자가 없다. 아래 글 뜻으로 보면 마땅히 음(陰)자가 있어야 할 듯하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宋)․원(元)․명(明) 세 본에는 수여(受與)아래 음의(陰義) 두 글자가 더 있다”고 한다.
  2. 2)4제(諦)라고도 하며,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 4성제(聖諦)를 말한다.
  3. 3)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經)으로는 송(宋) 시대 시호(施護)가 한역한 『불설급고장자녀득도인연경(佛說給孤長者女得度因緣經)』과 오(吳) 시대 지겸(支謙)이 한역한 『수마제녀경(須摩提女經)』과 오 시대 축율염(竺律炎)이 한역한 『불설삼마갈경(佛說三摩竭經)』이 있다.
  4. 4)급고독 장자Anāthapiṇḍika를 이르는 말이다.
  5. 5)팔리어로는 Pūrṇadhana라고 한다. 복증성(福增城)이라고도 하며, 부루나발타나성(富樓那跋陀那城)이라고 한다.
  6. 6)팔리어로는 Cūḷa-sudhaddā라고 한다. 또는 수마가제(修摩迦提)라고도 하고, 번역하여 선무독(善無毒)이라고 한다. 급고독(給孤獨) 장자(長者)의 딸이다.
  7. 7)5신통(神通)이라고도 한다. 즉 천안통(天眼通)ㆍ천이통(天耳通)ㆍ타심통(他心通)ㆍ숙명통(宿命通)ㆍ신족통(神足通)을 말한다.
  8. 8)팔리어로는 Sudhadda라고 하며, 또는 수발(須跋)이라고도 한다.
  9. 9)팔리어로는 salākā라고 한다. 번역하여 주(籌)라고 하고, 또는 식권(食券)이라고도 한다. 사라는 본래 풀 이름이다. 그것으로 산가지[籌]를 만드는데, 지금은 대부분 대나무로 만든다. 그것으로 많은 승려들의 수효를 계산하는 데 사용하였다.
  10. 10)팔리어로는 Kuṇḍadhāna라고 한다. 또는 군두파한(軍頭波漢)ㆍ군두파막(軍頭波漠)이라고도 하며, 사위성에 살았던 사람이고, 바라문(婆羅門) 종족(種族)이다. 부처님의 제자 중에 산가지를 취하는 데 제일인 사람이다.
  11. 11)팔리어로는 Revata라고 한다. 또는 이왈(離曰)ㆍ이바다(離婆多)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실성(室星)ㆍ성수(星宿)라고 한다. 그는 한가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여 인간 세계에 나가지 않았으며, 항상 좌선(坐禪)만을 생각하고 남과 다투는 일이 없었다. 그는 지관(止觀)에 상응(相應)하여 부처님의 제자 중에 선정(禪定)이 제일가는 사람이었다.
  12. 12)팔리어로는 Mahākappina라고 한다. 또는 대겁빈나(大劫頻那)ㆍ대계빈나(大罽賓那)ㆍ마하겁빈나(摩訶劫賓那)라고도 하며, 가족을 버리고 출가 수도하여 과(果)를 증득하였다. 그는 항상 부드러운 말만 하여 부처님 제자들 중에 연어(軟語)로 제일가는 사람이었다.
  13. 13)팔리어로는 Cūḻapanthaka라고 한다. 또는 주리반타가(周利槃陀伽)ㆍ반특(般特)으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노변생(路邊生)ㆍ계도(髻道)라고 한다. 사위성에 살았던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나 과(果)를 증득한 후에 신족(神足)만 익히고 다른 법은 배우지 않아 늘 신통력으로 사람들을 교화하곤 하였다고 한다.
  14. 14)고려대장경에는 ‘중상사미자(衆上沙彌者)’로 되어 있으나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중(衆)자가 천(泉)자로 되어 있다”고 한다. 내용상 ‘천상사미자(泉上沙彌者)’가 옳을 것으로 생각되어 위와 같이 번역하였다.
  15. 15)팔리어로는 Dhataraṭṭha라고 한다. 번역하여 지국천(持國天)이라고 하는데, 이 신장은 국토를 잘 보호해 주고 수미산(須彌山) 황금타(黃金埵)에 살고 있고 현상성(賢上城)에 머무른다고 한다. 사천왕(四天王)의 하나로 동방(東方)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16. 16)팔리어로는 Virūḷha라고 한다. 번역하여 증장천(增長天)이라고 하며, 이 신장은 중생들의 선근(善根)을 증장(增長)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수미산 유리타(琉璃埵)에 거주하고 있고, 선견성(善見城)에 머무른다고 한다. 사천왕의 하나로 남방(南方)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17. 17)팔리어로는 Viūpakkha라고 한다. 번역하여 광목천(廣目天)이라고 하며, 이 신장은 깨끗한 천안(天眼)으로 항상 염부제(閻浮提)를 관찰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수미산 백은타(白銀埵)에 거주하고, 주라선견성(周羅善見城)에 머무른다고 한다. 사천왕의 하나로 서방(西方)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18. 18)팔리어로는 Vessavaṇa라고 한다. 번역하여 다문천(多聞天)이라고 하며, 이 신장은 중생들에게 복덕(福德)을 내려 주고 사방의 여론을 들어 아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수미산 수정타(水晶埵)에 거주하고 있고, 가외성(可畏城)ㆍ가경성(可敬城)ㆍ중귀성(衆歸城), 이 세 성에 머무른다고 한다. 사천왕의 하나로 북방(北方)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19. 19)불ㆍ법ㆍ승 3보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