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474_a_01L증일아함경 제23권
018_0474_a_01L增壹阿含經卷第二十三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018_0474_a_02L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譯

31. 증상품(增上品)
018_0474_a_03L增上品第三十一

[ 1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74_a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74_a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생루(生漏)라는 바라문이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서로 문안 인사를 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굴속에서 한가하게 사는 것은 매우 괴로울 일이요, 혼자 지내고 혼자 다니면서 마음 쓰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018_0474_a_06L爾時,生漏婆羅門往至世尊所,共相問訊,在一面坐爾時,婆羅門白世尊曰在閑居穴處甚爲苦哉獨處隻步用心甚難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범지여. 네 말과 같다. 굴속에 한가하게 사는 것은 매우 괴로울 것이요, 혼자 지내고 혼자서 다니면서 마음 쓰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나도 옛날 아직 부처가 되기 전에 보살행(菩薩行)을 닦을 때에는 항상 ‘굴속에 한가하게 사는 것은 매우 괴로울 것이요, 혼자 지내고 혼자서 다니면서 마음 쓰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018_0474_a_09L世尊告曰如是梵志,如汝所言,閑居穴處甚爲苦哉獨處隻步用心甚難所以然者,我曩昔未成佛道時,爲菩薩行,恒作是念在閑靜穴處甚爲苦哉獨處隻步用心甚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족성자(族姓子)들이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道)를 배운다면 사문 구담(瞿曇)께서는 가장 우두머리가 되어 많은 이익을 주시고, 저 중생들을 위하여 그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십니다.”
018_0474_a_14L婆羅門白佛言若有族姓子以信堅固,出家學道,今沙門瞿曇最爲上首,多所饒益,爲彼萌類而作獎導
018_0474_b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바라문아. 네가 한 말과 같다. 모든 족성자들이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나는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많은 이익을 주고, 또 저 중생들을 위해 그들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그러나 저들이 나를 보고 부끄러운 마음[慚愧]을 일으켜 산이나 늪지대나 한적하고 고요한 굴속으로 나갔을 때, 나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저 여러 사문이나 바라문은 몸으로 짓는 행(行)이 깨끗하지 못하다. 몸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지 못하면 사람이 없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친근히 하더라도 그것은 부질없이 수고만 더할 뿐이다. 그들은 진실한 행을 가지지 못해서 그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몸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고, 또한 한적한 곳에서 살기를 좋아한다. 몸으로 짓는 온갖 행이 깨끗하지 못하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굴속을 친근히 하는 것은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몸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여, 모든 아라한(阿羅漢)들로서 몸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고 굴속에서 한가히 살기를 좋아하는 이들 중에 내가 제일 우두머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바라문아, 나는 내 몸의 행이 깨끗한 것을 스스로 관찰하였고, 한적한 곳에서 살기를 좋아할 때 그 기쁨은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018_0474_a_16L尊告曰如是婆羅門,如汝所言,諸有族姓子以信堅固,出家學道,我最爲上首,多所饒益,與彼萌類而作獎導設彼見我,皆起慚愧,詣山澤之中閑靜穴處我爾時,便作是念諸有沙門婆羅門身行不淨,親近閑居無人之處,身行不淨唐勞其功不是眞行,畏惡不善法然我今日,身行非爲不淨,親近閑靜之處諸有身行不淨親近閑靜之處者,此非我之所有所以然者,我今身行淸淨,諸阿羅漢身行淸淨者,樂閑居穴處,我最爲上首如是婆羅門,我自觀身,所行淸淨,樂閑居之處倍復喜悅
그때 나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저 여러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뜻으로 짓는 행이 깨끗하지 못하고 생활도 깨끗하지 못하면서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 살기를 친근히 한다. 그들이 아무리 그런 행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오히려 진정(眞正)한 것이 아니어서 악(惡)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그들은 모두 다 갖추고 있으므로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몸ㆍ입ㆍ뜻ㆍ생활에서 짓는 행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몸ㆍ입ㆍ뜻ㆍ생활이 깨끗하면서 한적하고 청정한 곳에서 살기를 좋아한다면, 그것은 나와 관계가 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몸ㆍ입ㆍ뜻ㆍ생활이 깨끗하다. 몸ㆍ입ㆍ뜻ㆍ생활이 깨끗한 여러 아라한들로서 한적한 곳에 살기를 좋아하는 이들 중에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바라문아, 나는 지금 몸ㆍ입ㆍ뜻ㆍ생활이 깨끗하였고,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지낼 때 그 기쁨은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018_0474_b_09L我爾時,便作是念諸有沙門婆羅門意行不淸淨,命不淸淨,親近閑居無人之處,彼雖有此行,猶不眞正,惡不善法,彼皆悉備具此非我有所以然者,我今所行身淸淨有沙門婆羅門身命淸淨,樂在閑居淸淨之處,彼則我所有以然者,我今所行身命淸淨,諸有阿羅漢身命淸淨者,樂在閑靜之處,我最爲上首如是婆羅門,當我身命淸淨,在閑靜之處時,倍增喜悅
018_0474_c_02L그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저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두려워하는 것이 많으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있다. 그때 그들은 곧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나는 오늘날 두려운 것이 조금도 없으면서 사람이 없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있다. 저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사는 것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두려움이 조금도 없고, 게다가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지내며 스스로 즐겁게 노닐기 때문이다. 온갖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사는 것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괴로움과 근심을 여의어 그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와 같아서 바라문아,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아무 두려움도 없었고, 그 기쁨은 더욱더 늘어났느니라.
018_0474_b_20L爾時,我便作是念是謂沙門婆羅門多所畏懼,處在閑靜之處時,便畏懼惡不善法然我今日,永無所畏,在無人閑靜之處謂諸沙門羅門有畏懼之心在閑靜處謂,彼非我有所以然者,我今永無畏懼,在閑靜之處而自遊戲諸有畏懼之心,在閑居者,此非我也所以然者,我今以離苦患,不與此同也如是婆羅門,我觀此義已,無有恐怖,增於喜悅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남을 헐뜯고 자기 자신을 칭찬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오히려 그 생각이 깨끗하지 못하다. 그러나 범지야, 나는 남을 헐뜯지도 않고, 또 나 자신을 칭찬하지도 않는다. 자기 자신을 칭찬하고 남을 헐뜯는 모든 사람들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교만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만함이 없는 여러 성현(聖賢)들 중에서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그 기쁨이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018_0474_c_06L諸有沙門婆羅門毀彼自譽,雖在閑居之處,猶有不淨之想然我梵志亦非毀他,復非自譽,諸有自歎,復毀他者,此非我有所以然者,我今無有慢故賢聖無有慢者,我最爲上首我觀此義已,倍復喜悅
저 모든 사문들은 이양(利養)을 추구하며 스스로 멈출 줄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오늘 이양을 추구하는 일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다른 사람에게 바라는 것이 하나도 없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만족할 줄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그 기쁨이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018_0474_c_12L諸有沙門求於利養,不能自休然我今日無有利養之求所以然者,我今無求於人,亦同知足然我知足之中,我最爲上首我觀此義已,倍復歡喜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마음에 게으름을 품고 있어 부지런히 정진(精進)하지 않으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친근히 한다. 그것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용맹스러운 마음이 있고 게으름을 피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용맹스러운 마음을 가진 성현(聖賢)들 중에서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그 기쁨이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018_0474_c_16L諸有沙門婆羅門心懷懈怠,不勤精進,親近閑靜之處,彼非我有所以然者,我今有勇猛之心故,中不懈惓,諸有賢聖勇猛之心者,我最爲上首也我自觀此義已,倍增歡喜
018_0475_a_02L그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온갖 것들을 잘 잊어버리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있다. 비록 이러한 행(行)이 있더라도 그들에게는 오히려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온갖 것에 대하여 잊어버리는 일이 없다.’
범지야, 잊어버리는 일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잊어버리지 않는 여러 성현들 중에서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사는 기쁨이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018_0474_c_21L我爾時,復作是念諸有沙門羅門多諸忘失,居在閑處雖有此行,猶有惡不善法然我今日無有諸忘失,設復梵志有忘失之人者,彼非我諸有賢聖之人不忘失者,我最爲上首我今觀此義已,在閑居處,倍增歡喜
나는 그때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마음이 어지러워 안정되지 못하다. 그들은 곧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어서 악한 행을 병행(竝行)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뜻이 끝까지 어지럽지 않고 마음이 늘 한결같다. 그러므로 저 뜻이 어지럽고 마음이 고요하지 못한 모든 사람들과 나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마음이 한결같기 때문이다. 만일 마음이 일정(一定)한 성현들이 있다면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비록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있지만 그 기쁨은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018_0475_a_04L爾時,我復作是念諸有沙門羅門意亂不定,彼便有惡不善法,與惡行共幷然我今日意終不亂,恒若一心諸有亂意,心不定者,彼非我有所以然者,我恒一心,設有賢聖心一定者,我最爲上首我今觀此已,雖居閑靜之處,倍增歡喜
나는 그때 또 이렇게 생각했다.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어리석고 어둡기가 마치 양 떼와 같고, 또 저 사람들에게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있다. 나는 저들과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항상 지혜롭고 어리석음이 없이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그와 같은 행이 있는 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과 나는 아무 관계가 있다. 나는 지금 지혜를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혜를 성취한 모든 사람 중에서 내가 가장 우두머리가 된다.’
나는 이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는 비록 한가한 곳에 살고 있지만 그 기쁨은 곱절이나 더 늘어났느니라.
018_0475_a_10L我爾時,復作是諸有沙門婆羅門愚癡闇冥,亦如群羊彼人便有惡不善法,彼非我有然我今日恒有智慧,無有愚癡,處在閑居,設有如此行者,彼是我有我今智慧成就,諸有賢聖智慧成就者,我最爲上首我今觀此義已,雖在閑居,倍增歡喜
018_0475_b_02L내가 항상 한적하게 지내는 동안에 혹 때로 나무가 부러지고 짐승들이 내달리는 일이 있다.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곳은 매우 두려운 숲이다.’
그러고 나서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만일 두려움이 밀려오면 마땅히 방편을 구해 두려움이 밀려오지 않게 하리라.’
내가 거닐 때 두려움이 생기면, 나는 앉지도 않고 눕지도 않은 채 기어코 그 두려운 생각을 없앤 다음에야 비로소 앉았다. 내가 서 있을 때 두려움이 생기면, 나는 거닐지도 않고 앉지도 않은 채 기어코 두려움을 없앤 다음에야 앉았다. 내가 앉아 있을 때 두려움이 생기면, 나는 거닐지 않고 기어코 그 두려움을 없앤 다음에야 앉았다. 내가 누웠을 때 두려움이 생기면, 나는 거닐지도 않고 앉지도 않은 채 기어코 그 두려움을 없앤 다음에야 누웠다.
018_0475_a_17L我當在閑居之中時,設使樹木摧折,鳥獸馳走,爾時,我作是念此是大畏之林爾時,復作是念設使畏怖來者,當求方便,不復使來若我經行,有畏怖來者,爾時,我亦不坐臥,要除畏怖,然後乃坐設我住時,有畏怖來者,爾時,我亦非經行,亦復不坐,要使除其畏怖,然後乃坐設我坐時,有畏怖來者,我不經行,要除畏怖,然後乃坐若我臥時,有畏怖來者,爾時,我亦非經行,亦復不坐,要使除其畏怖然後乃臥
범지야, 꼭 알아야만 한다. 저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밤이고 낮이고 도법(道法)을 알지 못한다. 나는 지금 저 사람들을 매우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범지야, 나는 밤이나 낮이나 할 것 없이 도법을 안다. 그리고 더욱 용맹스러운 마음을 내어 허망하지 않고 뜻이 어지럽지 않으며, 마음이 늘 한결같으니라. 그렇게 탐욕의 생각 없이 각(覺)과 관(觀)이 있어서 기쁨과 즐거움을 생각하면서 첫 번째 선정에 노닌다. 범지야, 이것을 일러 ‘내가 첫 번째 마음으로 현세(現世)에서 스스로 즐긴다’고 한다.
만일 각과 관을 없애고 안으로 기쁨과 한결같은 마음은 있으나 각과 관이 없으면 선정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겨 제2선에서 노닐게 된다. 범지야, 이것을 일러 ‘두 번째 마음으로 현세에서 즐긴다’고 한다.
나는 스스로 마음속에 바라는 생각이 없는 것을 관찰해 알고 몸으로 즐거움[快樂]을 깨달아 모든 성현들이 희망(希望)하는 평정한 생각으로 즐거워하는 제3선에서 노닌다. 범지야, 이것을 일러 세 번째 마음이라고 한다.
또 괴로움과 즐거움이 이미 다 제거되고 근심과 기쁨도 없으면,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평정한 생각이 청정한 제4선에서 노닐게 된다. 범지야, 이것을 일러 ‘네 번째 보다 더 훌륭한 마음으로서 스스로 깨달아 알고 마음에서 노닌다’라고 한다.
018_0475_b_05L梵志,當知諸有沙門婆羅門日夜之中,不解道法我今說彼人極爲愚惑然我梵志日夜之中,解於道法,加有勇猛之心,亦不虛妄,意不錯亂,恒若一心,無貪欲想,有覺有觀,念持喜樂,遊於初禪,是謂梵志,是我初心於現法中而自娛樂若除有覺有觀,內有歡喜,兼有一心,無覺無觀,定念喜遊於二禪,是謂梵志,第二之心,於現法中而得歡樂我自觀知,內無念欲,覺身快樂,諸賢聖所希望,護念歡樂,遊於三禪,是謂梵志,第三之心若復苦樂已除,無復憂喜,無苦無樂,護念淸淨,遊於四禪,是謂梵志,第四增上之心,而自覺知,遊於心意
018_0475_c_02L지금 나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지낼 때에 이 네 가지 증상(增上)하는 마음이 있다. 나는 이 삼매(三昧)에 드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또한 번뇌도 없으며, 두려운 것이 없어 전생의 무수한 겁(劫) 동안 있었던 일을 스스로 안다. 그때 나는 전생의 일인, 1생(生)ㆍ2생ㆍ3생ㆍ4생ㆍ5생ㆍ10생ㆍ20생ㆍ30생ㆍ40생ㆍ50생ㆍ백 생ㆍ천 생 동안의 일과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겁 등의 일을 모두 다 안다. 즉 나는 과거에 저기에 태어났고 자(字)는 무엇이며, 이름은 무엇이었는지, 이와 같은 음식을 먹었고 이와 같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다는 것과, 저기에서 죽어 여기에 태어나고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난 인연의 본말(本末)을 모두 다 밝게 안다.
018_0475_b_19L當我在閑居之時,有此四增上之心,我以此三昧之心,淸淨無瑕穢,亦無結使得無所畏,自識宿命,無數劫事爾時,我憶宿命之事一生二生三生四生五生二十三十四十五十百生千生敗之劫,皆悉分別我曾生彼,字某,名某,食如是之食,受如是苦樂,從彼終而此閒生,死此生彼因緣本末,皆悉明了
범지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초저녁에 첫 번째 밝음[初明:宿命智證明]을 얻고 무명(無明)을 없애 다시는 어두움이 없고, 마음은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면서 스스로 깨달아 안다. 또 삼매에 드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더러운 티가 없어지고 또 번뇌[結使]도 없어지며, 마음과 뜻이 안정되어 두려움이 없게 되고, 다시 중생들로서 태어나는 이와 죽는 이를 다 알게 된다.
나는 다시 천안(天眼)으로 중생들로서 태어나는 이와 죽는 이ㆍ좋은 몸과 나쁜 몸ㆍ좋은 길과 나쁜 길, 혹은 좋고 추(醜)한 것이 다 그 행의 선악(善惡)을 따른다는 것을 모두 다 분별해 안다. 즉 어떤 중생은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행하며, 뜻으로 악을 행하여, 성현(聖賢)을 비방(誹謗)하고 항상 삿된 소견을 가져 삿된 소견과 서로 호응하고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진다.
또 어떤 중생은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행을 닦으며, 뜻으로 선행을 닦아 현성(賢聖)을 비방하지 않고 항상 바른 소견[正見]을 닦아 바른 소견과 서로 호응하고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天上)과 같은 좋은 곳에 태어난다. 나는 다시 깨끗하고 더러움이 없는 천안으로 중생들로서 태어나는 이와 죽는 이ㆍ좋은 몸과 나쁜 몸ㆍ좋은 길과 나쁜 길, 혹은 좋고 추한 것은 그 본래의 행을 따른다는 것을 다 아느니라.
018_0475_c_06L梵志,當知我初夜時,而得初明,除其無明,無復闇冥,心樂閑居,而自覺知,復以三昧心無瑕穢,亦無結使,心意在定,得無所畏,復知衆生生者死者我復以天眼,觀衆生類生者死者,善色惡色,善趣惡趣,若好若醜,隨行善惡,皆悉分別諸有衆生身行惡口行惡,意行惡,誹謗賢聖,恒懷邪見,與邪見相應,身壞命終,生地獄中有衆生身行善行,口修善行,意修善行,不誹謗賢聖,恒修正見,與正見相應,身壞命終,生善處天上復以天眼淸淨無瑕穢,觀衆生類生者死者,善色惡色,善趣惡趣,若好若醜,隨其行本,皆悉知之
018_0476_a_02L범지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처럼 밤중에 두 번째 밝음[第二明:生死智證明]을 얻고 다시는 어두움이 없이 스스로 깨달아 알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느니라.
나는 다시 삼매에 드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청정하여 더러운 티가 없고 또 번뇌[結使]도 없으며, 마음과 뜻에 안정을 얻어 두려운 것이 없고, 번뇌[漏]가 없어진 마음을 얻어 ‘이것은 괴로움이다’고 사실 그대로 진실하게 안다. 나는 이런 마음을 얻었을 때 욕루(欲漏)와 유루(有漏)와 무명루(無明漏)에서 마음이 해탈하였고 해탈함으로 인해 곧 해탈했다는 지혜를 얻는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다 안다.
018_0475_c_20L梵志,當知若中夜時,得第二明,無復闇冥,而自覺知,樂於閑居,我復以三昧心,淸淨無瑕穢,亦無結使,心意得定,得無所畏,得盡漏心,亦知此苦,如實不虛當我爾時,得此心時,欲漏有漏無明漏,心得解脫得解脫,便得解脫智,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胎,如實知
범지야, 이것을 일러 ‘내가 새벽에 세 번째 밝음[第三明:漏盡智證明]을 얻어 다시는 어두움이 없다’고 하는 것이니라.
어떠냐? 범지야, 너는 ‘여래는 탐하는 마음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이 다하지 못했으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사는구나’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
범지야, 그렇게 관찰하지 말라. 왜냐하면 여래는 지금 모든 번뇌가 아주 없어지고서 항상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해 사람들 속에 살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는 지금 이 두 가지 이치를 보았기 때문에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또 스스로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여 노니는 것과 아울러 중생들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제도하는 것이니라.”
018_0476_a_06L是謂梵志,我後夜時,得第三明,無復闇冥云何梵志,頗有此心如來有欲心瞋恚心愚心未盡,在閑居之處梵志,莫作是觀所以然者,如來今日諸漏永除,恒樂閑居,不在人閒然我今日觀此義已,樂閑居之處云何爲二又自遊閑居之處,兼度衆生不可稱計
그때 생루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중생을 위하고 일체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입니다.”
범지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제 그만두소서, 이제 그만두소서. 세존이시여, 충분히 들었습니다. 비유하면 마치 꼽추가 등이 펴지고 헤매는 이가 길을 얻은 것 같으며, 장님이 눈을 얻고 어두운 데에서 등불을 본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이 사문 구담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저를 위해 설법하셨습니다. 저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지금부터는 5계(戒)를 받들어가져 다시는 살생하지 않고 우바새(優婆塞)가 되겠습니다.”
018_0476_a_13L爾時,生漏梵志白佛言以爲衆生,愍度一切梵志復白佛言止,止世尊所說過多猶如僂者得申,迷者得道,盲者得眼,目在闇見明如是沙門瞿曇無數方便,而爲說法我今歸衆,自今以後受持五戒,不復殺生,爲優婆塞
그때 생루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76_a_19L爾時,生漏梵志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76_a_20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심국(拘深國)에 있는 구사원(瞿師園)1) 과거에 네 분 부처님께서 계셨던 곳을 지나가셨다.
018_0476_a_21L一時,佛在拘深瞿師園中,過去四佛所居之處
018_0476_b_02L그때 우전왕(優塡王)은 5백 여인(女人)과 사미(舍彌) 부인 등과 같이 동산으로 놀이를 나갔다. 마침 그때 사위성에 있던 어떤 비구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세존과 헤어진 지 오래이다. 지금 가서 예를 올리고 문안을 드리리라.’
그때 그 비구는 때가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乞食)한 뒤에 가사와 발우와 좌구를 챙겨두고, 신통력으로 허공을 날아 구심국 동산으로 갔다. 그때 그 비구는 신통을 거두고 어떤 숲으로 들어가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지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었다.
018_0476_a_22L爾時,王優塡及五百女人舍彌夫人等欲詣園觀遊戲當於爾時,舍衛城中,有一比丘便作是念與世尊別久,欲往禮敬,承受問爾時,彼比丘到時,著衣持鉢,入舍衛城乞食,食後除去衣鉢坐具,又以神足飛在虛空,往詣拘深園中爾時,彼比丘還捨神足,往詣林中,在一閑靜之處,結加趺坐,正身正意,繫念在
그때 사미 부인이 5백 명의 여인들을 거느리고 그 숲으로 왔다. 그때 사미 부인은 멀리서 어떤 비구가 신통으로 나무 밑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나서, 비구 앞으로 다가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린 뒤에 합장하고 서 있었다. 5백 명의 부인들도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린 다음 그들도 또한 빙 둘러 서 있었다.
018_0476_b_09L爾時,舍彌夫人將五百女人等往到此林是時,舍彌夫人遙見比丘以道神足在樹下坐,見已,往至比丘前,頭面禮足,在前叉手而住,及五百夫人皆悉頭面禮足,亦復叉手,而圍遶
그때 우전왕은 5백 여인들이 합장한 채 그 비구를 둘러싸고 서 있는 것을 멀리서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가운데에 틀림없이 사슴 떼든지 아니면 다른 짐승들이 있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때 왕은 곧 말을 타고 급히 달려 그 여인들이 모여 있는 속으로 갔다.
018_0476_b_14L爾時,優塡王遙見五百女人叉手遶此比丘而住,見已,便作是念此中必當有群鹿,若當有雜獸,必然不疑爾時,王乘馬急走,往詣女人聚中
그러자 사미 부인은 멀리서 왕이 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우전왕은 매우 흉악(凶惡)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반드시 이 비구를 붙잡아 해칠 것이다.’
그때 부인은 오른손을 들고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이 사람은 비구(比丘)입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018_0476_b_17L時,舍彌夫人遙見王來,便作是念優塡王極爲凶惡,備能取此比丘害是時,夫人擧右手,白王曰大王當知此是比丘,勿復驚怖
그러자 왕은 곧 말에서 내려 활을 버리고 비구에게로 가서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비구여, 나를 위해 설법하라.”
018_0476_b_21L是時,王卽下馬,捨弓來至比丘所,謂比丘言比丘,與我說法
그때 그 비구는 눈을 들어 왕을 우러러보고는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018_0476_b_23L是時,彼比丘卽擧眼仰觀王,默然不語
그러자 왕이 다시 비구에게 말하였다.
“빨리 나를 위해 설법하라.”
018_0476_b_24L爾時,王復語比丘曰與我說法
그러자 비구는 또 눈을 들어 왕을 우러러보고는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018_0476_c_02L爾時,比丘復擧眼仰觀王已,默然不語
018_0476_c_02L그때 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선정을 닦을 적에 그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물어보리라. 만일 지금 나를 위해 설법을 하면 그를 공양(供養)할 것이요, 또 이 한 목숨 다할 때까지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의약을 공급할 것이지만, 만일 나를 위해 설법하지 못한다면 당장 잡아 죽이리라.’
왕이 다시 비구에게 말하였다.
“비구여, 나를 위해 설법해 보라.”
그런데도 비구는 여전히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018_0476_c_03L是時,王復作是念我今可問禪中閒事,若當與我說者,當供養之,盡其形壽,施與衣被飮食牀敷臥具病瘦醫藥,設不與我說者,當取殺之爾時,王復語比丘言比丘,與我說法爾時,彼比丘亦默然不對
그때 나무 신이 그 마음을 알고 멀리 사슴 떼를 변화로 만들어서 왕의 이목(耳目)을 어지럽혀 다른 생각을 일으키게 하였다. 그때 왕은 멀리서 그 사슴 떼를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선 이 사문은 버려두자. 사문이야 결코 어디로 달아날 곳이 있겠는가?’
그리고는 곧 말을 타고 가서 사슴 떼를 쏘았다.
018_0476_c_08L爾時,樹神卽知其心,便遙化作鹿群,欲亂王耳目,使起異想是時,王遙見鹿已,便作是念今且捨此沙門,沙門竟當何所至湊卽乘馬往射群鹿
그때 부인이 비구에게 말하였다.
“비구여,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018_0476_c_12L是時,夫人白道人曰比丘,今爲所詣
비구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머물고 계시던 곳으로 가서 세존(世尊)을 뵈려고 합니다.”
018_0476_c_13L比丘曰欲至四佛住處,往覲世尊
부인이 말하였다.
“비구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어서 빨리 그리로 가십시오. 여기에 머물지 마소서. 왕의 해침을 받으면 왕의 죄는 매우 중할 것입니다.”
018_0476_c_14L夫人白言比丘,今正是時,速往所在,勿復住此,爲王所害者,罪王甚重
비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와 발우를 챙겨 가지고 허공(虛空)을 날아 멀리 떠나버렸다. 그때 부인은 도인(道人)이 허공을 높이 날아 멀리 떠나는 것을 보고 멀리에서 곧 왕에게 소리쳤다.
“원하옵건대 대왕께선 저 비구를 보십시오. 저렇게 큰 신통이 있어 지금 허공에서 자유자재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있습니다. 저 비구도 저런 신통력이 있는데, 하물며 석가문(釋迦文)부처님이겠습니까?”
018_0476_c_16L是時,彼比丘卽從坐起,收攝衣鉢,飛在虛空,遠逝而去是時,夫人見道人在虛空中高飛而去,便遙語王曰唯願大王,觀此比丘有大神足,今在虛空踊沒自在今此比丘尚有此力,何況釋迦文佛而可及乎
018_0477_a_02L그때 그 비구는 구사원으로 가서 신통을 버리고 평상적인 법으로 돌아와 세존께 나아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그 비구에게 물으셨다.
“어떤가? 비구야, 사위성에서 여름 안거(安居)를 지냈느냐? 때를 따라 걸식하기가 피곤하지 않더냐?”
018_0476_c_22L是時,彼比丘到瞿師園中,還捨神足,以常凡法,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世尊問比丘曰云何比丘,在舍衛城,勞於夏坐乎時乞食,不亦惓耶
비구가 아뢰었다.
“저는 사위성에서 지내며 아무 괴로움도 없었습니다.”
018_0477_a_03L比丘曰我在舍衛城,實無所惓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왜 여기 왔느냐?”
018_0477_a_04L佛語比丘今日何故,來至此閒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 문안드리려고 일부러 왔습니다.”
018_0477_a_05L比丘白佛故來覲尊,問訊起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나와 네 부처님께서 사셨던 이곳을 보느냐? 너는 지금 왕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으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너는 왜 왕을 위해 설법하지 않았느냐? 또 우전왕이 이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비구여, 지금 나를 위해 설법하라. 너는 지금 왜 나를 위해 설법하지 않느냐?’
비구야, 만일 네가 왕을 위해 설법하였더라면 우전왕은 매우 기뻐하였을 것이고, 이미 기뻐하고 나서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의약 등을 공양 받았을 것이다.”
018_0477_a_06L世尊告曰汝今見我,及見此四佛住處耶汝今得脫王手,甚爲大奇何爲不與王說法又復優塡王作是比丘,今當爲我說法汝今何故不爲我說法若當比丘與王說法者,優塡王極懷歡喜,已有歡喜,盡其形壽,供養衣被飮食牀敷臥具病瘦醫藥
그때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때 그 왕은 선정 중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물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이치를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018_0477_a_12L是時比丘白佛言時,王欲問禪中閒事故不報此義耳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너는 왜 왕을 위해 선정 중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았느냐?”
018_0477_a_14L世尊告曰汝比丘,何故不與王說禪中閒事
비구가 대답하였다.
“우전왕은 이 선정으로써 근본을 삼는다면서 흉포(凶暴)한 마음을 품고 자애로운 마음 없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을 죽입니다. 그는 탐욕과 서로 호응하고 3독(毒)이 왕성하여, 깊은 구렁에 빠져 바른 법을 관찰하지 못하며, 의혹을 익혀 아는 것이 없고 온갖 악이 두루 모여 교만을 부리나이다. 그는 왕이라는 세력을 의지하여 재보(財寶)를 탐하고 집착하며, 세상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눈이 없는 장님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무슨 선정이 필요하겠습니까?
대개 선정법(禪定法)은 모든 법 중에서도 가장 묘(妙)하여 깨달아 알기 어렵고 형상(形相)이 없으며, 마음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어서 보통 사람으로서는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지혜로운 사람이라야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왕을 위해 설법하지 않았습니다.”
018_0477_a_15L比丘報曰塡王用此禪爲本,懷凶暴,無有慈心,殺害衆生,不可稱計與欲相應,三毒熾盛,沒在深淵,不睹正法,習惑無知,諸惡普集,行於憍慢,依王力勢,貪著財寶,輕慢世人,盲無有眼此人復用禪爲夫禪定法,諸法中妙,難可覺知,無有形相,非心所測此非常人所及,乃是智者所知以是之故,不與王說法
018_0477_b_02L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가령 낡고 더러운 옷이라면 반드시 씻어야 깨끗해지고, 왕성한 욕심(欲心)은 반드시 깨끗하지 못한 생각을 관찰한 뒤라야 비로소 없어지며, 만약 성내는 마음이 왕성하면 자애로운 마음으로 없애고, 어리석음으로 인한 어두움은 12인연법(因緣法)을 써야 없앨 수 있다. 그런데 비구야, 너는 왜 그 우전왕을 위해 설법하지 않았느냐? 만일 그때 그를 위해 설법해 주었더라면 그 왕은 매우 기뻐하였을 것이다. 아무리 왕성한 불이라 해도 끌 수 있는 것이거늘 하물며 사람이겠느냐?”
그러자 그 비구는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018_0477_a_24L是時,世尊告曰若有朽故之衣,要須浣之乃淨,極盛欲心,要當觀不淨之想,然後乃除若瞋恚盛者,以慈心除之愚癡之闇,以十二緣法,然後除盡比丘,何故不與優塡王說法當與說法者,王極歡喜,正使極盛之火,猶可滅之,何況人哉爾時,彼比丘默然不語
그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여래의 처세(處世) 방법은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하다. 설령 하늘ㆍ용ㆍ귀신ㆍ건답화(乾沓惒)가 와서 여래에게 이치를 묻더라도 나는 그들을 위해 설명할 것이요, 가령 국왕(國王)ㆍ대신(大臣)ㆍ인민(人民) 등의 무리들이 여래에게 이치를 묻더라도 또한 설명해 줄 것이며, 만약 찰리(刹利) 등 네 가지 족성(族姓)이 와서 이치를 묻더라도 역시 설명해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여래는 네 가지 두려움 없음을 얻었기 때문에 설법하는 데에 겁을 내거나 나약하지 않고, 또 4선(禪)을 얻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자재(自在)로울 수 있으며, 또 4신족(神足)을 얻었기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신통력이 있고, 또 4등심(等心)을 실천하기 때문에 여래는 설법하는 데에 겁을 내거나 나약하지 않다. 이런 것들은 아라한이나 벽지불(辟支佛)로서는 미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여래는 설법하는 일에 있어서 아무 어려움이 없느니라. 지금 너희 비구들도 마땅히 방편을 구해 4등심(等心)인 자애로운 마음ㆍ불쌍히 여기는 마음ㆍ기뻐하는 마음ㆍ평정한 마음을 닦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77_b_08L爾時,佛告比丘如來處世甚奇甚特設天鬼神乾沓和問如來義者,吾當與說之若使國王大臣人民之類問如來義者,亦當與說之若剎利四姓來問義者,亦當與說之所以然者,今日如來得四無所畏,說法無有怯弱,亦得四禪,於中自在,兼得四神足,不可稱計,行四等心是故如來說法無有怯弱,非羅漢辟支佛所能及也是故如來說法,亦無有難汝今諸比丘,當求方便,行四等心,慈如是諸比丘,當作是學
018_0477_c_02L왜냐하면 만일 비구라면 중생이나 선지식(善知識)을 위하거나 부모 또는 친척들을 만나면, 그때마다 마땅히 네 가지 일로써 그들을 가르쳐 법을 알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부처님을 공경하는 것이다. 이때 여래란 지진(至眞)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를 말하는데, 그분은 한량없이 많은 사람들을 제도하신 분이시니라.
다음에는 마땅히 법을 구하는 것이다. 바르고 진실한 법을 수행하여 더럽고 나쁜 행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니, 이것은 곧 지혜로운 사람이 닦고 실천하는 것이니라.
다음에는 마땅히 방편을 구해 비구를 공양하는 것이다. 여래 대중이란, 항상 서로 화합하여 다툼이 없고, 법을 성취하고 계(戒)를 성취하며, 삼매(三昧)를 성취하고 지혜(智慧)를 성취하며, 해탈(解脫)을 성취하고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성취한 사람으로서, 이른바 사쌍팔배(四雙八輩)와 12현사(賢士)이다. 이 여래의 성중(聖衆)은 존경할 만하고 높일 만하여 세상의 최상의 복밭[福田]이니라.
다음에는 마땅히 물들거나 더러움이 없고 지극히 고요하고 함이 없는 현성(賢聖)의 법과 도를 권하고 도와 행하게 하는 것이니라.
만일 비구가 도를 행하고자 하면 이 네 가지 법을 두루 다 행하도록 하라. 왜냐하면 3존(尊)에 법으로 공경하는 것은 가장 거룩하고 가장 높아 그 어느 것도 거기에 미칠만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77_b_19L所以然者,若比丘所爲衆生善知識,遇及一切父母知親,盡當以四事,教令知云何爲四一者當恭敬於佛是時,如來者,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衆祐度人無量,當求於法,修行正眞之法,除穢惡之行,此是智者之所修復當方便,供養衆僧如來衆者,恒共和合,無有諍訟,法成就,戒成就,三昧成就,智慧成就,解脫成就,解脫知見成就所謂四雙八輩十二賢士,此是如來聖衆,可尊可貴,世閒無上福復當勸助使行賢聖法律無染寂靜無爲若有比丘欲行道者,普共行此四事之法所以然者,法之供養,三尊,最尊最上,無能及者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77_c_13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77_c_1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77_c_1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4행적(行跡)2)이 있다. 어떤 것이 그 4행적인가? 첫째는 즐거움이 있는 행적이니, 그 행하는 것이 미련하다. 이것을 이름하여 첫 번째 행적이라고 한다. 다음에도 또 즐거움이 있는 행적이니, 그 행하는 것이 날카롭다. 다음에는 괴로움이 있는 행적이니, 그 행하는 것이 미련하다. 다음에도 또 괴로움이 있는 행적이니, 그 행하는 것이 날카롭다.
018_0477_c_16L爾時,世尊告諸比丘有四事行迹,云何爲四有樂行迹,所行愚惑,此名初行迹復有樂行迹,所行速疾有苦行迹,所行愚惑復有苦行迹,所行速疾
어떤 것을 즐거움이 있는 행적으로서 그 행하는 것이 미련하다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탐욕이 불꽃처럼 왕성하고 성냄과 어리석음도 불꽃처럼 왕성하여, 그 행하는 것이 너무도 괴로워 행의 근본과 서로 호응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람은 5근(根)이 어리석고 어두워 또한 민첩하지도 빠르지도 못하다. 어떤 것을 5근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신근(信根)ㆍ정진근(精進根)ㆍ염근(念根)ㆍ정근(定根)ㆍ혜근(慧根)이다. 그러나 만약 이 미련한 마음으로도 삼매(三昧)를 구해 번뇌를 다 없애면, 이것을 일러 ‘즐거운 행적의 둔한 근기[鈍根]로서 도를 얻은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7_c_20L彼云何名爲樂行迹,所行愚或有一人貪欲熾盛,瞋恚愚癡熾盛,所行甚苦,不與行本相應彼人五根愚闇,亦不捷疾云何爲五所謂信精進根念根慧根定根若以愚意,求三昧,盡有漏者,是謂名爲樂行迹,鈍根得道者也
018_0478_a_02L저 어떤 것을 즐거운 근기[樂根]로서 그 행적이 신속하고 빠르다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탐욕이 없고 음욕이 없다. 그리하여 탐욕에 대해 항상 치우치게 줄이고 애쓰지 않으며, 성냄과 어리석음도 자꾸 줄인다. 또 5근은 민첩하고 빠르며 방일(放逸)하지 않다. 어떤 것을 5근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신근ㆍ정진근ㆍ염근ㆍ정근ㆍ혜근이니, 이것을 5근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5근을 얻어 삼매를 성취하고 번뇌[有漏]를 다 끊고 번뇌가 없음을 이룩한다. 이것을 일러 ‘영리한 근기로 도적(道跡)을 행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8_a_03L彼云何名爲樂根行迹速疾或有一人無欲無婬,然於貪欲,恒自偏少不慇懃,爲瞋恚愚癡極爲減少,五根捷疾,無有放逸云何爲所謂信根精進根念根定根慧根,是謂五根然得五根,成於三昧,盡有漏,成無漏,是謂名爲利根行於道迹
저 어떤 것을 괴로운 행적으로서 그 행이 어리석고 미련하다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음욕의 마음이 치우치게 많고, 성냄과 어리석음도 불꽃처럼 왕성하다. 그러나 그는 이 법으로 스스로 즐기면서도 번뇌를 다 끊어 번뇌가 없음을 성취한다. 이것을 일러 ‘괴로운 행적으로서 어리석고 미련한 근기’라고 하느니라.
018_0478_a_10L彼云何名爲苦行迹行於愚惑有一人婬意偏多,瞋恚愚癡熾盛,彼以此法,而自娛樂,盡有漏,成無漏,是謂名爲苦行迹鈍根者也
어떤 것을 괴로운 행적으로서 그 행이 영리하다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욕심도 적고, 음욕도 적으며, 성냄이 없고, 또 생각을 일으켜 이 세 가지 법을 행하지도 않는다. 그때 그는 이 5근을 가져 조금도 이지러져 새는 것이 없다. 어떤 것을 5근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신근ㆍ정진근ㆍ염근ㆍ정근ㆍ혜근이니, 이것을 5근이라고 한다. 그는 이 법으로써 삼매를 얻고 번뇌를 다 끊어 번뇌가 없음을 성취한다. 이것을 일러 ‘괴로운 행적으로서 영리한 근기’라고 하느니라.
018_0478_a_13L云何苦行迹行於速疾於是或有一人少欲少婬,無有瞋恚,亦不起想,行此三法時,有此五根無有缺漏云何爲五謂信根精進根念根定根慧根,是謂爲五彼以此法,得三昧,盡有漏,成無漏,是謂苦行迹利根者也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4행적이라고 한다. 마땅히 방편을 구해 앞의 세 가지 행적은 버리고 뒤의 한 가지 행적을 마땅히 함께 받들어 행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괴로운 행적의 삼매는 얻기는 어렵지만, 이미 얻고 나면 곧 도를 이루어 이 세상에 오랫동안 머무르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즐거움으로는 즐거움을 구할 수가 없고, 괴로움을 말미암고서야 도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방편을 구해 이 행적을 성취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78_a_19L是謂比丘,有此四行迹,當求方便,捨前三行迹後一行者,當共奉行所以然者,苦行迹三昧者難得,以得便成道,久存於所以然者,不可以樂求樂由苦然後成道是故諸比丘,恒以方便,成此行迹如是諸比丘,當作是學
018_0478_b_02L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78_b_02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4 ]3)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78_b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가란타죽원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478_b_04L一時,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모두 다섯 가지 신통[五通]을 얻은 네 범지가 착한 법을 수행하면서 한 곳에 모여 의논하였다.
‘죽음의 사자[伺命]가 오면 그 억센 힘을 피할 수 없다. 제각기 숨어서 그 사자로 하여금 어디로 와야 할지 모르게 하자.’
018_0478_b_05L爾時,四梵志皆得五通,修行善法,普集一處,作是論議此伺命來時,不避豪强,各共隱藏,使伺命不知來處
그때 첫 번째 범지는 허공으로 날아올라 죽음을 면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죽음을 면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목숨을 마쳤다. 두 번째 범지는 큰 바다 밑으로 들어가 죽음을 면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거기서 목숨을 마쳤다. 세 번째 범지는 죽음을 면하려고 수미산(須彌山 중턱에 들어갔으나 거기서 죽고 말았다. 네 번째 범지는 땅 속으로 들어가 금강제(金剛際)에 이르러 죽음을 면하려고 하였으나, 그도 또한 거기서 목숨을 마치고 말았다.
018_0478_b_08L爾時,一梵志飛在空中,欲得免死,然不免其死,卽在空中而命終第二梵志復入大海水底,欲得免死,卽於彼命終彼三梵志欲得免死,入須彌山腹中,復於中死彼第四梵志入地至金剛際欲得免死,復卽彼而命終
그때 세존께서는 네 범지들이 제각기 죽음을 피하려고 하였으나 모두 한꺼번에 목숨을 마친 것을 천안(天眼)으로 보셨다.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허공도 아니고 바다 속도 아니며
험한 산의 바위 속에 들어갈 일도 아니다.
어디로 가도 숨을 곳이 없으니
이것을 벗어나면 죽음을 받지 않으리.
018_0478_b_14L爾時,世尊以天眼觀見四梵志各各避死普共命終爾時,世尊便說此偈
非空非海中
非入山石閒
無有地方所
脫止不受死
018_0478_c_02L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야, 어떤 네 명의 범지가 한 곳에 모여 죽음을 면하려고 제각기 돌아가야 할 곳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죽음을 면하지 못하였다. 한 사람은 허공에 있었고, 한 사람은 바다 속으로 들어갔으며, 한 사람은 산 중턱으로 들어갔고, 한 사람은 땅 속으로 들어갔지만 모두 한꺼번에 죽고 말았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죽음을 면하려고 하거든 마땅히 네 가지 법의 근본을 사유해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일체의 행(行)은 무상(無常)한 것이다.’
이것을 일러 첫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잘 사유해서 수행해야 한다.
‘일체의 행은 괴로운 것이다.’
이것을 일러 두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다 함께 사유해야 한다.
‘일체의 법은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이것을 일러 세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다 함께 사유해야 한다.
‘아주 사라져 다 없어진 것이 열반(涅槃)이다.’
이것을 일러 네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함께 사유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이 네 가지 법의 근본을 다 함께 사유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곧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시름ㆍ걱정ㆍ괴로움ㆍ번민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78_b_18L爾時,世尊告諸比丘於是比丘,有梵志四人集在一處,欲得免死,各歸所奔,故不免死一人在空,一人入海水,一人入山腹中,一人入地,皆共同死是故諸比丘,欲得免死者,當思惟四法本云何爲四一切行無常,是謂初法本,當念修行一切行苦,是謂第二法本,當共思惟一切法無我,此第三法本,當共思惟滅盡爲涅槃,是謂第四法本,當共思惟如是諸比丘,當共思惟此四法本所以然者,便脫生愁憂苦惱,此是苦之元本是故諸比丘,當求方便,成此四法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78_c_09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78_c_10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78_c_11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삼십삼천(三十三天)에 네 개의 공원이 있다. 여러 하늘들은 거기에서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누리면서 스스로 즐기고 논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난단반나(難檀般那) 공원ㆍ추삽(麤澁) 공원ㆍ주야(晝夜) 공원ㆍ잡종(雜種) 공원이다.
그리고 그 네 개의 동산 안에는 네 개의 목욕을 할 수 있는 못이 있다. 지극히 차가운 목욕 못[極冷浴池], 향기롭고 맛있는 목욕 못[香味浴池], 몸이 가벼워지는 목욕 못[輕便浴池], 몹시 맑은 목욕 못[淸澈浴池]이니,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이름이 난타욕지(難陀浴池)이고, 두 번째는 이름이 난타정욕지(難陀頂浴池)이며, 세 번째는 이름이 소마욕지(蘇摩浴池)이고, 네 번째는 이름이 환열욕지(歡悅浴池)이다.
018_0478_c_12L爾時,世尊告諸比丘三十三天有四園觀,諸天於中而自娛樂,五樂自娛云何爲四難檀槃那園觀麤澀園觀晝夜園觀雜種園觀然四園之內,有四浴池,極冷浴池香味浴池便浴池淸徹浴池云何爲四一者難陁浴池,二名難陁頂浴池,三名蘇摩浴池,四名歡悅浴池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네 개의 공원에는 네 개의 목욕 못이 있어 사람의 몸을 향기롭고 깨끗하게 하여 때가 없게 하느니라.
왜 그 이름을 난단반나 공원이라고 하는가? 만일 삼십삼천이 그 난단반나 공원에 들어가고 나면 심성(心性)이 기뻐 스스로 이기지 못하고 그 가운데에서 스스로 즐기며 논다. 그런 까닭에 난단반나 공원이라고 한다.
018_0478_c_19L比丘,當知四園之內,有此四浴池,令人身體香潔,無有塵垢何以故名爲難檀槃那園三十三天入難檀槃那園已,心性喜悅,不能自勝,於中而自娛樂,故名爲難檀槃那園
018_0479_a_02L 또 무슨 까닭에 추삽 공원이라고 하는가? 만일 삼십삼천이 그 공원에 들어가면 몸이 매우 거칠어진다. 비유하면 마치 겨울에 향(香)을 몸에 바르면 몸이 매우 거칠어지는 것처럼, 이 또한 그러하여 만약 삼십삼천이 그 공원에 들어가면 몸이 매우 거칠어져서 보통 때와 같지 않다. 그러므로 추삽 공원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8_c_24L復以何故名爲麤澀園若三十三天入此園中已,身體極麤,猶如冬時,以香塗身,身體極麤,此亦如是,若三十三天入此園中已,身體極麤,不與常同以是之故,名爲麤澀園觀
또 무슨 까닭에 주야 공원이라고 하는가? 만일 삼십삼천이 그 공원에 들어가고 나면, 그때 모든 하늘들의 얼굴빛이 각각 달라져서 여러 가지 형체(形體)가 된다. 비유하면 마치 부녀자(婦女子)들이 여러 가지 옷을 입으면, 본래 형상과 같지 않은 것처럼, 그 또한 그러하여 삼십삼천이 그 공원에 들어가고 나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하여 본래와 같지 않다. 그런 까닭에 주야 공원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9_a_06L復以何故名爲晝夜之園使三十三天入此園中已,爾時諸天顏色各異,作若干種形體,猶如婦女著種種衣裳,不與本形同,此亦如是,若三十三天入此園中已,作若干種色,不與本同以是故,名爲晝夜之園
또 무슨 까닭에 잡종 공원이라고 하는가? 그때 가장 높은 하늘과 중간 하늘과 맨 아래 하늘이 그 공원에 들어가고 나면 모두 동일한 종류가 되지만, 가령 맨 밑에 있는 하늘이면 다른 세 개의 공원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비유하면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들어가는 공원이면 다른 왕은 그 공원에 들어가 목욕하지 못하고, 백성들은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처럼, 가장 높은 하늘이 들어가 목욕한 공원에는 다른 작은 하늘들은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잡종욕지라고 하느니라.
018_0479_a_11L復以何故名爲雜種之園爾時,最尊之天及中天下天入此園已,皆同一類,設復最下之天大不得入餘三園中,猶如轉輪聖王所入之園,餘王不復得入園中浴洗,人民之類正可得遙見耳此亦如是,若最尊神天所入園中浴洗,餘小天不復得入是故名爲雜種浴池
또 무슨 까닭에 그 이름을 난타욕지라고 하는가? 만약 삼십삼천이 그 못에 들어가고 나면, 매우 기쁜 마음이 생긴다. 그런 까닭에 난타욕지라고 한다.
018_0479_a_19L復以何故名爲難陁浴若三十三天入此池中已,極懷歡是故名爲難陁浴池
또 무슨 까닭에 이름을 난타정욕지라고 하는가? 만일 삼십삼천이 그 못에 들어가고 나면, 서로 두 손을 마주잡고 그 정수리를 문질러 씻는다. 가령 천녀(天女)라 하더라도 역시 그와 같이 한다. 그런 까닭에 난타정욕지라고 하느니라.
018_0479_a_21L復以何故名爲難陁頂浴池若三十三天入此池中已,兩兩捉手,摩其頂而浴洗,正使天女亦復如是以是之故,名爲難陁頂浴池
018_0479_b_02L또 무슨 까닭에 그 이름을 소마욕지라고 하는가? 만약 삼십삼천이 그 못에 들어가고 나면 그때 모든 하늘들의 얼굴 모습이 모두 사람의 모양과 같아져서 조금도 다름이 없다. 그런 까닭에 소마욕지라고 하느니라.
018_0479_b_02L復以何故名爲蘇摩浴池十三天入此池中已,爾時,諸天顏貌盡同人色,無有若干是故名爲蘇摩浴池
또 무슨 까닭에 그 이름을 환열욕지라고 하는가? 만일 삼십삼천이 그 못에 들어가고 나면, 모두들 높으니 낮으니 하는 교만한 생각이 없고, 바라는 마음이 아주 적어져서 그때는 꼭 같은 마음으로 목욕을 한다. 그런 까닭에 환열욕지라고 한다. 비구들아, 이런 인연이 있어 그런 이름이 있게 되었느니라.
018_0479_b_05L復以何故名爲歡悅浴池若三十三天入此池中已,盡無憍慢上下之想,望意偏少,爾時,盡同一心而浴洗,故名爲歡悅浴池是謂比丘,有此因緣,便有此之名
여래의 바른 법 안에도 또한 이와 같은 네 공원의 이름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자원(慈園)이요, 둘째는 비원(悲園)이며, 셋째는 희원(喜園)이요, 넷째는 호원(護園)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여래의 바른 법 안에 있는 네 공원이라 하느니라.
018_0479_b_09L今如來正法之中,亦復如是,有四園之名云何爲四者慈園,二者悲園,三者喜園,四者護園,是謂比丘,如來正法之中,有此四園
어떤 것을 자원이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자원으로부터 범천(梵天)에 태어나고 범천에서 죽으면 귀족의 집안에 태어나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으며, 항상 다섯 가지 즐거움[五樂]이 있어 스스로 즐기면서 잠깐도 눈을 떼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자원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9_b_12L復以何故名爲慈園比丘,當知由此慈園,生梵天上,從梵天終,當生豪尊之家,饒財多寶,恒有五樂自娛,未曾離目以是之故,名爲慈園
또 무슨 까닭에 비원이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일 불쌍하게 여김으로 해탈(解脫)하는 마음을 친근하면 범광음천(梵光音天)에 태어나고, 만약 인간 세상에 오면 귀족의 집안에 태어나서 성냄이 없고 재물이 풍족하며 보배도 많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비원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9_b_16L復以何故名爲悲園比丘,當知若能親近悲解脫心,生梵光音天,若來生人中,生豪族家,無有瞋恚,亦饒財多寶,故名爲悲園
또 무슨 까닭에 희원이라고 하는가? 만일 희원을 친근히 하면 광음천(光音天)에 태어나고, 만약 인간 세상에 오면 국왕의 집안에 태어나서 언제나 기쁨을 누린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희원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9_b_20L復以何故名爲喜園若能親近喜園者,生光音天,若來生人閒,國王家生,恒懷歡喜,故名爲喜園
018_0479_c_02L또 무슨 까닭에 호원이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사람이 평정함을 친근히 하면 무상천(無想天)에 태어나서 8만 4천 겁(劫)을 살고, 만약 인간 세상에 오면 마땅히 중심국의 집안에 태어나서 성냄이 없고 언제나 법답지 않은 모든 행(行)에서 평정을 지킨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호원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9_b_22L復以何故名爲護園若有人親近護者,生無想天,壽八萬四千劫,若復來生人中,當生中國家,亦無瞋恚,恒護一切非法之行以是故,名爲護園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의 바른 법 안에는 이 네 개의 공원이 있어 모든 성문들로 하여금 그 안에서 즐거이 놀게 하느니라.
그런데 여래의 이 네 개 공원 안에는 또 네 개의 목욕할 만한 못이 있어서, 우리 성문(聲聞)들로 하여금 그 안에서 목욕을 하면서 즐거이 놀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못인가? 첫째는 각(覺)과 관(觀)이 있는 못이요, 둘째는 각도 관도 없는 못이며, 셋째는 평정한 기억의 못이요, 넷째는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는 못이니라.
018_0479_c_03L比丘,當知如來正法之中,有此四園,使諸聲聞得遊戲其中然如來此四園之中,有四浴池,使我聲聞,於中洗浴而自遊戲,盡有漏,成無漏,無復塵垢云何爲四名有覺有觀浴池,二名無覺無觀浴池,三名護念浴池,四名無苦無樂浴
어떤 것을 각과 관이 있는 못이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초선을 얻고 나면, 모든 법 안에서 항상 각과 관이 있어서, 온갖 법을 생각하여 결박[結纏]을 다 제거하여 영원히 남음이 없게 한다. 그런 까닭에 각과 관이 있는 못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9_c_10L以何等故名爲有覺有觀浴池有比丘得初禪已,於諸法中,恒有覺觀,思惟諸法,除去結纏,永無有餘,以是之故,名爲有覺有觀
또 어떤 것을 각도 관도 없는 못이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제2선을 얻고 나면 각과 관을 없애고 선정으로 음식을 삼는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각도 관도 없는 못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9_c_13L復以何故名爲無覺無觀浴池若有比丘得二禪已,滅有覺有觀,以禪爲食,以是故名之爲無覺無觀
또 어떤 것을 평정한 기억[念]의 못이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제3선을 얻고 나면, 각과 관을 없애버려 각도 없고 관도 없이 항상 제3선을 평정하게 기억한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평정한 기억[念]의 못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9_c_16L復以何故名爲護念浴池若比丘得三禪已,滅有覺有觀,無覺無觀,恒護念三禪,以是之故名爲護念浴池
또 어떤 것을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못이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제4선을 얻고 나면, 즐거움도 생각하지 않고 괴로움도 생각하지 않으며, 또한 과거(過去)와 미래(未來)의 법도 생각하지 않고 다만 현재(現在)의 법에만 마음을 쓴다. 그런 까닭에 그 이름을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못이라고 하느니라.
018_0479_c_19L復以何故名爲不苦不樂浴池若有比丘得四禪已,亦不念樂,復非念苦,亦不念過去當來之法,但用心於現在法中,以是之故名爲不苦不樂浴池
018_0480_a_02L모든 비구들아, 이와 같이 여래의 바른 법 안에는 이 네 개의 목욕하는 못이 있어서, 우리 성문들로 하여금 그곳에서 목욕하여 21결(結)4)을 없앤 뒤, 죽음의 바다를 건너 열반성(涅槃城)에 들어가게 하느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만일 이 나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려고 하거든, 마땅히 방편을 구해 21결(結)을 없애고, 열반성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79_c_23L是故諸比丘,如來正法之中,有此四浴池,使我聲聞於中洗浴,滅二十一結,度生死海,入涅槃是諸比丘,若欲度此生死海者,當求方便,滅二十一結,入涅槃城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80_a_05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6 ]5)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80_a_06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80_a_07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매우 사나운 네 마리 큰 독사(毒蛇)를 상자에 넣어 둔 것과 같다. 그때 어떤 사람이 사방에서 찾아왔는데, 그는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였으며, 즐거움을 구하고 싶어하고 괴로움을 바라지 않았다. 또 그는 어리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으며, 마음이 어지럽지도 않고 어디에 얽매인 데도 없었다.
018_0480_a_08L爾時,世尊告諸比丘猶如四大毒蛇,極爲凶暴,擧著一函中,若有人從四方來,欲令活,不求死,欲求樂,不求苦,不愚不闇,心意不亂,無所繫屬
그때 왕이나 혹은 대신이 그 사람을 불러 말하였다.
‘여기 매우 사납고 흉악한 네 마리 큰 독사가 있다. 너는 지금 그것을 수시로 목욕시켜 깨끗하게 기르되 수시로 먹이를 주어 그 뱀들이 굶어죽는 일이 없도록 하라. 지금 당장 가서 시행(施行)하라.’
그때 그 사람은 매우 두려운 생각이 들어 감히 그 앞에 나아가지 못하고, 곧 그것을 버리고 내달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왕은 다시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다섯 사람을 시켜 칼을 들고 네 뒤를 따르게 하리라. 그가 너를 잡으면 곧 죽일 것이니 너는 우물쭈물 하지 말라.’
018_0480_a_11L是時,若王若王大臣喚此人,而告之今有四大毒蛇,極爲凶暴汝今當隨時將養,沐浴令淨,隨時飮食,無令使乏今正是時,可往施行是時,彼人心懷恐懼,不敢直前,便捨馳走,莫知所湊深復重告彼人,作是語今使五人,皆持刀劍,而隨汝後,其有獲汝者,當斷其命,不足稽遲
018_0480_b_02L그 사람은 네 마리 큰 독사와 또 칼을 든 다섯 사람에게 잡힐까봐 두려워서 동서(東西)로 치달리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왕은 다시 그 사람에게 말하였다.
‘다시 너와 원수진 사람 여섯 명을 시켜 네 뒤를 따르게 하리라. 만일 그들이 너를 잡으면 곧 죽일 것이다. 무슨 방법이 있거든 곧 마련하라.’
그 사람은 네 마리 큰 독사와 또 칼을 든 다섯 사람과 또 여섯 명의 원수가 두려워 동서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였다. 그 사람은 혹 빈 마을을 보고 거기에 숨으려고 들어갔으나 담이 무너져 허술하여 든든한 곳이 없었고, 또 빈 그릇에는 남아 있는 음식이 하나도 없었다.
그때 이 사람과 친한 어떤 사람이 그를 구원하기 위하여 그에게 말하였다.
‘이 쓸쓸하고 빈 마을에는 온갖 도적들이 수없이 많다. 무슨 방법이 있으면 네 마음대로 하라.’
018_0480_a_19L是時,彼人畏四大毒蛇,復畏五人捉持刀劍者,馳走東西,不知如何復告彼人曰今復使六怨家,使隨汝後,其有得者,當斷其命,欲所爲者,可時辦之是時,彼人畏四大毒蛇,復畏五人持刀杖者,復畏六怨家,便馳走東西彼人若見空墟之中,欲入中藏,若値空舍,若破牆閒,無堅牢處,若見空器盡無所有若復有人,與此人親友,欲令免濟,便告之此閒空閑之處,多諸賊寇,欲所爲者,今可隨意
그는 네 마리 큰 독사와 또 칼을 든 다섯 사람과 그리고 여섯 사람 원수와 또 빈 마을이 두려워 곧 동서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였다. 그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큰 강물을 만났다. 그 물은 너무도 깊고 또 넓은데다가 사람도 없고 다리도 없어 그 물을 건너 저쪽 언덕으로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또 그 사람이 서 있는 곳에는 온갖 악한 도둑들이 많았다.
그때 그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강은 매우 깊고 넓다. 게다가 온갖 도둑들도 많다. 나는 어떻게 해야 저쪽 언덕으로 건너갈 수 있을까? 나는 지금 나무와 풀을 모아 뗏목을 만들어 그 뗏목을 타고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야겠다.’
그때 그 사람은 곧 나무와 풀을 모아 뗏목을 만들어 그것을 타고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에 이르러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느니라.
018_0480_b_07L是時,彼人復畏四大毒蛇,復畏五人持刀杖者,復畏六怨家,復畏空墟村中,便馳走東西彼人前行,若見大水極深且廣,亦無人民及橋梁,可度得至彼岸然復彼人所立之處,多諸惡賊是時,彼人作是思惟此水極爲深廣,饒諸賊寇,當云何得度彼岸我今可集聚材木草蘘,作栰,依此栰,從此岸得至彼岸是時,彼人便集薪草,作栰已,卽得至彼岸,志不移動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내가 지금 비유를 들어 말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생각하여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을 했을 때 그 말에 어떤 뜻이 들어 있느냐? 네 마리 독사란 곧 4대(大)를 가리킨 것이다. 어떤 것이 그 4대인가? 말하자면 흙의 요소[地種]ㆍ물의 요소[水種]ㆍ불의 요소[火種]ㆍ바람 요소[風種]이니, 이것을 일러 4대(大)라고 한다. 칼을 든 다섯의 사람이란 곧 5성음(盛陰)을 가리킨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말하자면 색음(色陰)ㆍ통음(痛陰:受陰)ㆍ상음(想陰)ㆍ행음(行陰)ㆍ식음(識陰)이니라.
여섯 명의 원수란 욕애(欲愛)가 바로 그것이다. 빈 마을이란 6입(入)을 가리킨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이른바 6입이란 안입(眼入ㆍ이입(耳入)ㆍ비입(鼻入)ㆍ구입(口入:舌入)ㆍ신입(身入)ㆍ의입(意入)이니라.
018_0480_b_17L諸比丘,當知我今作喩,當念解之說此義時,爲有何義言四毒蛇者,卽四大是也云何爲四大所謂地水種火種風種,是謂四大五人持刀劍者,此是五盛陰也云何爲五謂色陰痛陰想陰行陰識陰是也怨家者,欲愛是也空村者,內六入是云何爲六所謂六入者,眼入耳入鼻入口入身入意入
018_0480_c_02L만일 지혜가 있는 이라면 이 눈을 관찰할 때에 그것은 모두 공한 것이어서 아무것도 없으며 또한 견고한 것도 아니다. 또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을 관찰할 때에도 그것은 모두 공한 것이어서 아무것도 없는 것이고, 모두가 공허하고 고요한 것이며, 또 단단한 것도 아니다.
강물이란 네 갈래 흐름을 가리킨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갈래 흐름인가? 이른바 욕망의 흐름[欲流]ㆍ생존의 흐름[有流]ㆍ무명의 흐름[無明流]ㆍ소견의 흐름[見流]이니라.
뗏목이란 현성(賢聖)의 8품도(品道)를 가리킨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여덟 가지인가? 바른 소견[正見]ㆍ바른 다스림[正治]ㆍ바른 말[正語]ㆍ바른 방편[正方便]ㆍ바른 업[正業]ㆍ바른 생활[正命]ㆍ바른 기억[正念]ㆍ바른 선정[正定]이다. 이것을 일러 현성의 8품도라고 하느니라.
물에서 건너기를 구하는 것이란 훌륭한 방편을 써서 정진(精進)하는 힘이다. 이쪽 언덕이란 몸에 대한 삿된 견해이고, 저쪽 언덕이라 그 삿된 견해가 사라져 없어진 것이다. 또 이쪽 언덕이란 아사세국(阿闍世國) 경계이고, 저쪽 언덕이란 빈비사라(頻毗沙羅) 왕의 국경이니라. 또 이쪽 언덕이란 파순(波旬)의 나라 경계이고, 저쪽 언덕이란 여래의 경계이니라.”
018_0480_c_02L若有智慧者,而觀眼時,盡空無所有,亦不牢固若復觀耳意時,盡空無所有,皆虛皆寂,亦不牢固云水者,四流是也何爲四所謂欲流有流無明流見流大栰者,賢聖八品道是也云何爲八正見正治正語正方便正業正命正定,是謂賢聖八品道也水中求度者,善權方便精進之力也此岸者,身邪也彼岸者,滅身邪也此岸者,阿闍世國界也彼岸者毘沙王國界也此岸者,波旬國界也彼岸者,如來之境界也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80_c_14L是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7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80_c_15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80_c_16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481_a_02L그때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사위성에 어떤 우바새(優婆塞)가 있었는데, 그는 목숨을 마치고 도로 사위성에 있던 어떤 장자(長者)의 집안에 태어났게 되어 그 장자의 큰 부인의 몸에 잉태되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깨끗하여 더러운 티가 없는 천안(天眼)으로 그 우바새가 사위성 안의 제일 부자(富者)인 장자의 집에 태어난 것을 보셨다. 그리고 곧 그날 어떤 범지(梵志)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지옥에 떨어졌다.
그때 세존께서는 또 천안으로 바로 그날 아나빈저(阿那邠邸) 장자가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天上)의 좋은 곳에 태어난 것을 보셨고, 그때 또 세존께서는 천안으로 바로 그날 어떤 비구가 멸도(滅度:涅槃)에 든 것을 보셨다.
018_0480_c_17L爾時,世尊與大比丘衆五百人爾時,舍衛城中,有一優婆塞,而命終,還生舍衛城中大長者家,最大夫人妊身爾時,世尊以天眼觀淸淨無瑕穢,見此優婆塞生舍衛城中最富長者家卽於其日,復有梵志身壞命終生地獄中,爾時,世尊亦以天眼觀復卽以其日,阿那邠邸長者命終生善處天上,是時,世尊亦以天眼觀其日有一比丘,而取滅度,世尊亦以天眼觀見
그때 세존께서는 이 네 가지 일을 보시고 나서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어떤 사람은 포태(胞胎)를 받고
악(惡)을 행하면 지옥에 들어가고
선을 행한 이는 천상에 태어나며
번뇌가 없는 이는 열반에 든다.
018_0481_a_04L爾時,世尊見此四事已,便說斯偈
若人受胞胎
惡行入地獄
善者生天上
無漏入涅槃

저 현자(賢者)는 지금 태(胎)에 들었고
범지는 지옥에 떨어졌으며
수달(須達)은 천상에 태어났고
저 비구는 열반에 들었네.
018_0481_a_07L賢者今受胎
梵志入地獄
須達生天上
比丘取滅度

그때 세존께서 조용한 방에서 일어나 보집강당(普集講堂)으로 가시어 자리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네 가지 일이 있다. 만약 사람이 그것을 닦아 행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인간 세계에 태어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일인가? 이른바 몸[身]ㆍ입[口]ㆍ뜻[意]ㆍ생활[命]이니, 그것이 청정하여 더러운 티가 없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 세상에 태어나느니라.
018_0481_a_08L是時世尊從靜室起,詣普集講堂而就坐爾時,世尊告諸比丘今有四事,若人能修行者,身壞命終,得生人中云何爲四所謂身命淸淨無瑕穢者,若命終時,得生人中
비구들아, 또 네 가지 법이 있다. 만약 사람들이 그것을 익혀 행하면 지옥(地獄)에 떨어진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이인가? 이른바 몸ㆍ입ㆍ뜻ㆍ생활이 청정하지 못한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이 있다고 하는데, 만약 사람이 그것을 친근히 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태어나느니라.
018_0481_a_13L若復比丘,更有四法,有人習行者,入地獄中何爲四所謂身命不淸淨是謂比丘,有此四法,若有人親近者,身壞命終,生地獄中
비구들아, 또 네 가지 법이 있다. 그것을 익히고 수행하면 천상 같이 좋은 곳에 태어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법인가? 보시[惠施]ㆍ인애(仁愛)ㆍ남을 유익하게 함[利人]ㆍ평등한 이익[等利]이 그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사람이 이 법을 실천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천상과 같은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이라 하느니라.
018_0481_a_17L復次,比丘,復有四法,習修行者,生善處天上云何爲四仁愛人等利,是謂比丘,有人行此法者,身壞命終,生善處天上
018_0481_b_02L비구들아, 또 네 가지 법이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법을 행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번뇌가 다 끊어지고 번뇌가 없음을 이룩하여, 마음이 해탈(解脫)하고 지혜로 해탈한다.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사실 그대로 다 아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각(覺)과 관(觀)이 있는 선정ㆍ각도 없고 관도 없는 선정ㆍ평정한 기억의 선정ㆍ괴로움도 즐거움도 다 사라진 선정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이라고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것을 익히고 행하면, 번뇌가 다 끊어지고 번뇌 없음을 이룩하여,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한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018_0481_a_20L復次,比丘,更有四法,若有人修行者,身壞命終,盡有漏,成無漏,心解脫,智慧解脫,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胎,如實知之云何爲四有覺有觀禪無覺無觀禪護念禪苦樂滅禪,是謂比丘,有四事法,若有人習行者,盡有漏,成無漏,心解脫,智慧解脫,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胎,如實知之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만일 족성자(族姓子)나 사부대중, 그 누구든지 인간 세계에 태어나고자 하거든 마땅히 방편을 구해 몸ㆍ입ㆍ뜻ㆍ생활에서 청정한 행을 닦아야 하느니라. 또 만일 천상에 태어나려고 하거든 또한 마땅히 방편을 구해 네 가지 은혜를 실천해야 하느니라. 또 만일 번뇌가 다 끊어지고 번뇌 없음을 이룩하여,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려고 하거든 그 또한 마땅히 방편을 구해 4선(禪)을 닦아 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81_b_06L是故諸比丘,若有族姓子四部之衆,欲生人中者,當求方便,行身命淸淨若得生天上者,亦當求方便,行四恩若得盡有漏,成無漏,心解脫,智慧解脫,亦當求方便,行四禪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81_b_11L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8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81_b_1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성(毗舍離城) 밖 숲에 계셨다.
一時,佛在毘舍離城外林中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 불도(佛道)를 이루기 전이었다. 그때 저 대외산(大畏山)을 의지하여 머물러 있었다. 그때 그 산은 욕심이 있는 사람이던지 욕심이 없는 사람이던지 간에 누구나 그 산에 들어간 사람은 모두 두려워서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만약 또 한창 뜨거울 때에 아지랑이[野馬]가 이리 저리 아른거리면, 나는 몸을 드러내어 앉았다가 밤이 되어서야 곧 깊은 숲 속에 들어갔고, 또 몹시 추운 날에 바람과 비가 섞여 휘몰아치면 낮에는 곧 숲 속에 들어갔다가 밤에 한데로 나와 앉았다.
018_0481_b_13L爾時,世尊告諸比丘我昔未成佛道時,爾時,依彼大畏山而住是時,彼山,其有欲心,無欲心,入中者,衣毛皆豎若復極盛熱時,野馬縱撗,露其形體而坐,夜便入深林中若復極寒之日,風雨交流,晝便入林中,夜便露坐
나는 그때 한 게송을 읊었다. 그것은 일찍이 듣지도 보지도 못하던 것이었다.

나는 대외산 속에서
밤에도 담담하고 편안하네.
내 형체를 드러내는 것
이것이 나의 서원이었다.
018_0481_b_19L爾時正能誦一偈,昔所未聞,昔所未見也
澹淡夜安
大畏山中
露其形體
是我誓願
018_0481_c_02L
나는 무덤 사이로 가면 저 죽은 사람들의 옷을 주워 내 몸을 덮었다.
그때 저 안타(案陀) 마을 사람들은 내게 와서 나무 가지를 꺾어 내 귓구멍을 찌르기도 하고, 혹은 콧구멍을 찌르기도 하였다. 혹은 침을 뱉는 이도 있었고 오줌을 깔기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흙을 내 몸에 끼얹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때에도 끝내 그들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그때 이런 평정한 마음[護心]을 가졌었느니라.
그때는 외양간에 가서 만약 송아지의 똥을 보면 곧 그것을 집어먹었고, 만약 송아지의 똥이 없으면 큰 소의 똥을 집어먹었다. 그때 나는 그것을 먹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나는 먹었으니 오늘은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으리라.’
마침 내가 이렇게 생각했을 때 저 모든 하늘들이 곧 나에게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너는 이제 단식(斷食)하지 말라. 그래도 굳이 단식을 하겠다면 우리는 마땅히 감로(甘露)로써 정기(精氣)를 유익하게 해 주어 목숨을 보전하게 할 것이다.’
그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단식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저 모든 하늘들로 하여금 감로를 내게 보내오게 하겠는가? 그것은 지금의 내 자신을 속이는 짓이다.’
그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부터는 깨와 쌀을 먹자.’
018_0481_b_22L若我至塚閒取彼死人之衣而覆形體爾時若案,咤村人來取木支著我耳中,或著鼻中,或有唾者,或有溺者,或以土坋其身上然我爾時,終不起意向彼人民爾時有此護心爾時有牛之處設見犢子屎便取食之若無犢子屎者,便取大牛屎食之爾時食此之食,我復作是念今用食爲,乃可終日不食時,我以生此念,諸天便來到我所,而作是言汝今勿復斷食若當斷食者,我當以甘露精氣相益,使存其命爾時,我復作是念今以斷食,何緣復使諸天,送甘露與我,今身將有虛詐是時,我復作是念今可食麻,米之餘
그때부터 나는 하루에 깨 한 알과 쌀 한 알씩을 먹었다. 그리하여 몸은 점점 쇠약해져 뼈와 뼈가 서로 맞붙고 정수리에는 부스럼이 생겼으며 가죽과 살이 저절로 떨어져 나갔다. 비유하면 마치 깨진 조롱박은 그 머리도 다시 온전할 수 없는 것처럼, 그 당시 나는 정수리에 부스럼이 생겨 가죽과 살이 저절로 떨어져 나갔다. 그것은 다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깊은 물속에 별이 나타나는 것처럼 그 당시 내 눈도 그와 같았다. 그것도 다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비유하면 오래된 수레가 낡아 부서지는 것처럼 내 몸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두 부서져서 뜻대로 되지 않았다. 또 낙타(駱駝)의 다리처럼 내 두 엉덩이도 그와 같았다. 만약 내가 손으로 배를 어루만지면, 그때 곧 등뼈가 손에 만져지고 또 등을 어루만지면 뱃가죽이 손에 만져졌다. 몸이 이처럼 쇠약해진 것은 다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018_0481_c_15L爾時,日食一麻一米,形體劣弱,骸骨相連,頂上生瘡,皮肉自墮,猶如敗壞瓠盧亦不成就我頭爾時,亦復如是,頂上生瘡,皮肉自墮皆由不食故也亦如深水之中,星宿現中,爾時,我眼亦復如是皆由不食故,猶如故車敗壞,我身亦復如是皆悉敗毀不可承順亦如駱駝腳迹,兩尻亦復如是若我以手桉摩腹時,便値脊骨若按脊時,復値腹皮,身體羸弱者,皆由不食故
018_0482_a_02L나는 그때 깨 한 알과 쌀 한 알로 음식을 삼았으나 끝내 아무 이익이 없었고, 또 그 최상의 거룩한 법도 얻지 못하였느니라.
또 나는 대소변(大小便)이 보고 싶어 변소에 가려고 일어나면 곧 땅에 넘어져서 혼자서는 일어나지도 못하였다. 그때 저 여러 하늘들은 그것을 보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문 구담(瞿曇)은 이미 열반[滅度]에 들었다.’
또 어떤 하늘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문은 아직 목숨을 마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문은 곧 죽고 말 것이다.’
또 어떤 하늘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문은 역시 죽지 않았다. 이 사문은 진실로 아라한(阿羅漢)이다. 대개 아라한의 법에는 이런 고행(苦行)이 있다.’
018_0482_a_02L我爾時,復以一麻,一米,以此爲食,竟無所益,亦復不得上尊之若我意中,欲大小便者,卽便倒地,不能自起居是時,諸天見已,便作是此沙門瞿曇以取滅度或復有諸天而作是說此沙門未命終,今必命或復有諸天而作是說此沙門亦非命終,此沙門實是阿羅漢夫羅漢之法,有此苦行
나는 그때 그래도 아직 의식이 있어서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죄다 알 수 있었다. 그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숨이 없는 선정에 들자.’
나는 곧 숨이 없는 선정에 들어 드나드는 숨을 헤아렸다. 나는 그 드나드는 숨을 헤아리다가 어떤 기운이 귀로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때 그 바람 소리는 우레가 울리는 소리 같았다. 그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입을 막고 귀를 막아 숨이 나가지 못하게 하자.’
그러자 숨이 나가지 않았다. 그때 안의 기운은 손과 다리로부터 나가고 정녕 기운으로 하여금 귀ㆍ코ㆍ입으로 나가지 않게 하였다.
그때 내 안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가 울렸다. 나는 그때 또한 그와 같았다. 그때에도 의식[神識]은 여전히 온몸을 따라 돌았다.
018_0482_a_10L我爾時,猶有神識,知外來機趣時,我復作是念今可入無息禪中便入無息禪中,數出入息,我今以數出入息,覺知有氣從耳中出是時,風聲如似雷鳴爾時,復作是念我今閉口塞耳,使息不出息以不出,是時,內氣便從手腳中出,正使氣不得從耳口出爾時,內聲如似雷吼我爾時,亦復如是是時,神識猶隨身
018_0482_b_02L그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다시 숨이 없는 선정에 들어야겠다.’
나는 곧 모든 구멍의 숨을 다 막았다. 내가 드나드는 모든 숨을 다 막자 그때 곧 머리와 이마가 아픈 병이 생겼다. 마치 어떤 사람이 송곳으로 머리를 쑤시는 것처럼, 나 또한 그와 같아서 머리가 아파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그런데도 나는 아직 의식이 있었다. 그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다시 선정에 들어 숨길을 드나들지 못하게 하리라.’
그때 나는 곧 드나드는 숨을 막았다. 그러자 모든 숨은 다 끊어지고 뱃속에 모였다. 그때 나는 숨을 굴릴 때 그 움직임이 지극히 미세하였다.
그러나 비유하면 마치 백정이 칼로 소를 죽이는 것처럼 그 당시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 고통이 극심하였다. 또 건장한 두 사람이 연약한 사람을 함께 잡아다가 불 위에 구우면 그 고통이 지독하여 견딜 수 없는 것처럼, 그때의 내 고통도 그와 같아서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 그때에도 나는 오히려 의식이 붙어 있었다.
내가 좌선(坐禪)할 그때의 내 형체는 사람 꼴이 아니었다. 그 중에 어떤 사람은 나를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문(沙門)은 얼굴빛이 너무 검다.’
또 어떤 사람은 나를 보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문의 얼굴빛은 흡사 죽은 자 같구나.’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6년 동안 이렇게 고행을 하였다. 그런데도 그 거룩한 법을 얻지 못하였다.
018_0482_a_19L是時,復作是念我宜更入無息禪是時,盡塞諸孔之息我以塞諸出入息是時,便患頭額痛,如似有人以鑽鑽頭,我亦如是,極苦頭痛爾時,我故有神識爾時,我復作是念我今更可坐禪,息氣不得出入爾時,我便塞出入息是時,諸息盡集腹中爾時,息轉時極爲少類,猶如屠牛之家以刀殺牛我亦如是,極患苦痛亦如兩健人共執一劣人,於火上炙,極患疼痛,不可堪忍我亦如是,此苦疼痛,不可具爾時,我猶有神識存當我爾時,坐禪之日,形體不作人色其中有人見已,而作是說此沙門顏色極黑有人見已,而作是說此沙門顏色似終丘,當知我六年之中,作此苦行,不得上尊之法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은 과일 하나를 먹자.’
그때 나는 곧 과일 하나를 먹었다. 과일 하나를 먹은 그날도 몸이 쇠약하여 스스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나이 120살이 되어 뼈마디가 서로 떨어지고 흩어져서 부지할 수 없는 것과 같았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때의 과일 하나란 오늘날의 조그만 대추와 같았느니라.
그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은 도를 성취하는 근본이 아니다. 그러므로 마땅히 다른 길이 있을 것이다.’
그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옛날의 일들을 기억한다. 옛날 나는 부왕의 그늘 아래서 지낼 때, 음욕도 없고 탐욕이 없이 온갖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버리고 초선에서 노닐었고, 각(覺)과 관(觀)이 없는 제2선에서 노닐었으며, 평정한 기억이 청정하여 아무 생각도 없는 제3선에서 노닐었고, 다시는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고 기억이 청정한 제4선에서 노닐었다. 이것이 혹 올바른 길일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마땅히 그 길을 찾아보자.’
018_0482_b_12L爾時,我作是念今日可食一果爾時,我便食一果當我食一果之日,身形萎弱,不能自起居,如年百二十,骨節離散,不能扶持比丘,當知爾時,一果者,如似今日小棗耳爾時,我復作是念非我成道之本故,當更有餘道爾時,我復作是念我自憶昔日,在父王樹下,無婬無欲,除去惡不善法,遊於初禪無覺無觀,遊於二禪念淸淨,無有衆想,遊於三禪無復苦樂,意念淸淨,遊於四禪此或能是道,我今當求此道
018_0482_c_02L이처럼 나는 6년 동안 수고롭게도 도(道)를 구하였으나 능히 얻지 못하였느니라. 혹은 가시 위에 드러눕기도 하였고, 혹은 널판자나 쇠못 위에 눕기도 하였으며, 혹은 땅에서 멀리 떨어져 새처럼 매달려 있기도 하였고, 두 다리를 위로 올리고 머리를 땅에 두기도 하였으며, 혹은 다리를 꼬고 걸터앉기도 하였고, 혹은 수염과 머리를 길러 아예 깎지 않기도 하였으며, 혹은 햇볕에 노출시키고 불로 굽기도 하였고, 혹은 한 겨울에 얼음 위에 앉기도 하였고, 혹은 몸을 물속에 담그기도 하였으며, 혹은 잠자코 아무 말하지 않기도 하였다.
혹은 하루에 한 끼니만 먹기도 하였고, 혹은 두 끼ㆍ세 끼ㆍ네 끼를 먹기도 하였으며, 나아가 일곱 끼니를 먹기도 하였다. 혹은 나물과 과일만 먹기도 하였고, 혹은 벼나 깨를 먹기도 하였으며, 혹은 풀뿌리를 먹기도 하였고, 혹은 나무의 열매를 따먹기도 하였고, 혹은 꽃과 향기를 먹기도 하였고, 혹은 여러 가지 과일을 먹기도 하였다.
018_0482_b_23L我六年之中,勤苦求道,而不剋獲或臥荊棘之上,或臥板木鐵釘之上,或懸鳥身體遠地,兩腳在上而頭首向地,或交腳踞,或養長鬚髮未曾揃除,或日暴火炙,或盛冬坐冰,身體沒水,或寂寞不語,或時一食,或時二食,或時三食四食乃至七食,或食菜果,或食稻麻,或食草根,或食木實,或食花香,或食種種果蓏
혹 때로는 옷을 벗기도 하였고, 혹 때로는 해진 옷을 입기도 하였으며, 혹 때로는 띠 풀로 만든 옷을 입기도 하였고, 혹은 털옷을 입기도 하였으며, 혹 때로는 사람의 털로 몸을 가리기도 하였고, 혹 때로는 머리를 기르기도 하였으며, 혹 때로는 남의 머리털을 취하여 머리에 얹기도 하였느니라.
비구들아, 나는 옛날 이처럼 고행을 하였다. 그랬는데도 네 가지 법의 근본을 얻지 못하였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깨닫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려운 현성(賢聖)의 계율(戒律)과 깨닫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려운 현성의 지혜와 깨닫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려운 현성의 해탈과 깨닫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려운 현성의 삼매(三昧)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이라고 한다. 나는 옛날에 그렇게 고행을 하였으나 이 법을 얻지 못하였느니라.
018_0482_c_09L或時裸形,或時著弊壞之衣,或著莎草之衣,或著毛毳之衣,或時以人髮覆形,或時養髮,或時取他髮益戴如是比丘,吾昔苦行乃至於斯,然不獲四法之本云何爲四謂賢聖戒律,難曉難知,賢聖智慧難曉難知,賢聖解脫難曉難知,賢聖三昧難曉難知是謂比丘,有此四法,吾昔苦行,不獲此要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꼭 위없는 도를 구해야 한다.’
어떤 것이 곧 위없는 도인가? 네 가지 법으로 향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니, 현성의 계율ㆍ현성의 삼매ㆍ현성의 지혜ㆍ현성의 해탈이다. 그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처럼 쇠약한 몸으로는 그 위없는 도를 구할 수 없다. 얼마간 정미(精微)한 기운을 먹어 몸을 기르고 기력이 왕성해진 뒤라야 도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마땅히 정미한 기운을 먹자.’
이때 다섯 비구는 나를 버리고 돌아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문 구담은 그 성행(性行)이 어지러워져 참다운 법을 버리고 삿된 업[邪業]으로 나아갔다.’
018_0482_c_17L爾時,我復作是念吾今要當求無上之道何者是無上之道所謂向四法是也賢聖戒律聖三昧賢聖智慧賢聖解脫爾時,我復作是念不可以此羸劣之體,求於上尊之道,多少食精微之氣,長育身體,氣力熾盛,然後得修行道,當食精微之時,五比丘捨我還退此沙門瞿曇性行錯亂,以捨眞法,而就邪業
018_0483_a_02L나는 그때 곧 자리에서 일어나 동쪽을 향해 거닐었다. 나는 그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먼 과거 항하(恒河)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들께서 성도(成道)하신 곳은 어디일까?’
그때 허공에서 하늘 신(神)이 내게 이렇게 말하였다.
‘현사(賢士)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과거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불세존(佛世尊)들께서는 저 보리수의 시원한 그늘 밑에 앉아 성불(成佛)하셨다.’
그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디에 앉아 불도(佛道)를 성취하셨을까? 앉았었을까, 섰었을까?’
그때 모든 하늘들은 다시 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과거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불세존들께서는 풀 자리에 앉아 부처님이 되셨다.’
018_0483_a_02L當我爾時,卽從坐起,東向經行是時,我復作是念過去久遠,恒沙諸佛成道之處,爲在何處是時,虛空神天住在上,而語我曰賢士,當知過去恒沙諸佛世尊坐於道樹淸涼蔭下,而得成佛時,我復作是念爲坐何處,得成佛道坐耶,立耶是時,諸天復來告我而作是說過去恒沙諸佛世尊坐於草蓐,然後成佛
그때 나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길상(吉祥)이라는 범지가 풀을 베고 있었다. 나는 곧 그에게 가서 물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 이름은 무엇이며, 성은 무엇입니까?’
범지가 대답하였다.
‘내 이름은 길상이고, 성은 불성(弗星)입니다.’
나는 그때 그 사람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그런 성과 이름은 세상에 드뭅니다. 성명이란 헛되지 않아 반드시 그 이름대로 이룩하는 것이니 이 현세(現世)를 길(吉)하게 하여 유익하지 않음이 없게 하고,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을 영원히 없앨 것입니다. 당신의 성(姓)인 불성(弗星)은 나의 성과 같습니다. 나는 지금 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풀을 조금만 나눠주시오.’
길상이 나에게 물었다.
‘구담이여, 지금 이 풀을 어디에 쓰려고 하십니까?’
그때 나는 길상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그것을 나무 아래에 깔고 앉아서 네 가지 법을 구하려고 합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현성의 계율ㆍ현성의 삼매ㆍ현성의 지혜ㆍ현성의 해탈입니다.’
018_0483_a_11L是時,去我不遠,有吉祥梵志,在側刈草卽往至彼問汝是何人爲名何等爲有姓耶梵志報曰我名吉祥,其姓弗星我爾時,語彼人曰哉,善哉如是姓字世之希有姓名不虛,必成其號,當使現世,吉無不利老病死,永使除盡汝姓弗星,與我共同,吾今欲所求,見惠少草吉祥問曰瞿曇今日用斯草爲爾時,我報吉祥吾欲敷樹王下,求於四法,云何爲所謂賢聖戒律賢聖三昧賢聖智賢聖解脫
018_0483_b_02L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때 길상은 몸소 풀을 안아다가 나무 밑으로 가서 깔았다. 나는 그 위에 앉아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었다.
그때 나는 탐욕의 마음이 풀리고 온갖 악한 법이 없어지고 오직 각(覺)과 관(觀)만 있어 그 뜻이 초선에 노닐었고, 다음에는 각과 관이 모두 다 없어져서 뜻이 제2선ㆍ제3선에 노닐었으며, 평정한 기억이 청정해지고 근심과 기쁨이 모두 없어져서 그 뜻이 제4선에 노닐었다. 그때 나는 이 청정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번뇌[結使]가 없어지고 두려움 없음을 얻게 되어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무수히 변해 내려온 전생의 일을 스스로 알았다.
나는 곧 스스로 무수한 세상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해냈다. 혹 1생ㆍ2생ㆍ3생ㆍ4생ㆍ5생ㆍ10생ㆍ20생ㆍ30생ㆍ40생ㆍ50생ㆍ백 생ㆍ천 생ㆍ백천만 생ㆍ성겁(成劫)6)ㆍ패겁(敗劫:壞劫)7)ㆍ무수한 성겁ㆍ무수한 패겁(敗劫)ㆍ무수한 성패겁(成敗劫) 동안에, 나는 일찍이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났고 저기에서 죽어 여기에 와서 태어났다는 시작이 없는 그 본말(本末)과 인연(因緣)의 무수한 세상 동안의 일을 모두 기억하였다.
018_0483_a_22L比丘,當知爾時,吉祥躬自執草,詣樹王所吾卽坐其上,正身正意,結加趺坐,計念在前爾時貪欲意解,除諸惡法,有覺有觀,遊志初禪,有覺有觀除盡,遊志二三禪,護念淸淨,憂喜除盡,遊志四禪我爾時,以淸淨之心,除諸結使,得無所畏,自識宿命無數來變我便自憶無數世事一生二生五生十生二十三十四十五十百生千生百千萬生成劫敗劫無數成劫無數敗劫無數成敗之劫,我曾死此生彼,從彼命終,而來生無其本末因緣所從,憶如此無數世事
나는 또 청정하여 더러운 때가 없는 천안(天眼)으로 중생들로서 태어나는 이ㆍ죽는 이ㆍ나쁜 세계[惡趣]ㆍ좋은 세계[善趣]ㆍ좋은 몸[善色]ㆍ나쁜 몸[惡色]과 혹은 좋고 혹은 추(醜)한 것은 모두 그 행의 근본을 따른다는 것을 다 관찰해 깨달았다. 혹 어떤 중생은 몸으로 악행(惡行)을 짓고 입으로 악행을 행하며 뜻으로 악행을 닦아, 현성(賢聖)을 비방(誹謗)하고, 삿된 업(業)의 근본을 짓고 삿된 업과 서로 호응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졌다. 또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선행(善行)을 지어 현성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과 서로 호응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인간 세상에 태어났다. 이것을 일러 그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삿된 업을 행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나는 삼매의 마음으로 청정하고 더러운 때가 없어져서 번뇌가 다 끊어져 번뇌가 다 없어지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였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깨달아 알고, 곧 위없이 바르고 참다운 도를 이룩하였느니라.
018_0483_b_12L我復以天眼淸淨無瑕穢,觀衆生類,生者終者,善趣善色,惡趣惡色,若好若醜,隨其行本,皆悉知之或有衆生身修惡行,口修惡行,意修惡行,誹謗賢聖,造邪業本,與邪見相應,身壞命終,生地獄中或有衆生之類,身意行善,不誹謗賢聖,與正見相應,身壞命終生於人閒是謂此衆生身意行無有邪業我以三昧之心,淸淨無瑕穢,有漏盡,成無漏,心解脫,智慧解脫,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胎,如實知之,卽成無上正眞之道
018_0483_c_02L가령 비구들이나 혹은 어떤 사문(沙門)이나 바라문(婆羅門)이 모든 세계를 밝게 깨달아 안다면, 그 세계에는 본래의 내가 시작이 없는 과거에 일찍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다만 한 정거천(淨居天)만은 예외로 이 세상에 오지 않는다.
또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장차 가서 태어나야 할 곳이지만, 그런데도 내가 거기에 가서 태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옳지 않은 것이요, 이미 정거천에 태어났다면 다시는 이 세상에 오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은 이미 현성의 계율을 얻었고,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현성의 삼매를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현성의 지혜를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현성의 해탈을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현성의 해탈지견을 그대들은 얻었고,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그리하여 후세의 몸을 받는 근본을 끊고 나고 죽음이 아주 다하여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을 것이다.
018_0483_b_24L若使比丘,或有沙門婆羅門明了諸趣,然此趣無本吾昔未始不行,除一淨居天上,不來此世或復沙婆羅門當可所生之處,然我不生者,則非其宜,已生淨居天,不復來此世閒,卿等以得賢聖戒律,我亦得之賢聖三昧卿等亦得,我亦得之賢聖智慧,卿等亦得,我亦得之賢聖解脫,卿等亦得,我亦得之賢聖解脫知見,卿等亦得,我亦得之以斷胞胎之根,生死永盡,更不復受胞胎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만약 비구가 이 네 가지 법을 얻으면 도를 이루기 어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위없이 바르고 참다운 도를 이룬 것도 다 이 네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그 과(果)를 이룩한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83_c_11L是故諸比丘,當求方便,成就四法所以然者,若比丘得此四法者,成道不難如我今日成無上正眞之道,皆由四法而得成果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83_c_15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9 ]8)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83_c_16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83_c_17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구원겁(久遠劫)에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석제환인(釋帝桓因)이 여러 옥녀(玉女)들을 거느리고 난단반나(難檀般那) 공원으로 나가 놀았었다.
018_0483_c_18L爾時,世尊告諸比丘過去久遠,三十三天釋提桓因及將諸玉女,詣難檀槃那園遊
그때 어떤 천인(天人)이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난단 공원을 보지 않고는
어떠한 즐거움도 알지 못하리.
모든 하늘들이 사는 곳으로
이보다 더 나은 곳 없으리.
018_0483_c_20L是時,有一天人便說此偈
不見難檀園
則不知有樂
諸天之所居
無有過是者
018_0484_a_02L
그때 다시 어떤 하늘이 그 하늘에게 말하였다.
‘네가 지금 무지(無智)하여 바른 이치를 분별하지 못하는구나. 근심스럽고 괴로운 것을 도리어 즐거운 것이라고 말하고, 견고하지 못한 것을 견고하다 말하며, 무상(無常)한 것을 도리어 영원하다 말하고, 긴요하지 않은 것을 또한 긴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무슨 까닭인가? 너는 끝내 여래께서 말씀하신 이런 게송을 듣지 못하였는가?

일체의 행은 덧없는 것이어서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음이 있다.
태어나지 않으면 결코 죽지 않나니
그러므로 열반이 가장 즐거우니라.
018_0483_c_23L是時,有天語彼天言汝今無智,不能分別正理,憂苦之物,反言是樂無牢之物,而言是牢,無常之物,反言是常,不堅要之物,復言堅要所以然者,汝竟不聞如來說偈乎
一切行無常
生者必有死
不生必不死
此滅最爲樂

저기에 이런 이치가 있기 때문에 또 이런 게송을 읊으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가?
너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께서는 또 네 가지 흐름[四流]의 법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만약 일체 중생들이 누구나 이 흐름에 빠져 있으면, 그는 끝내 도를 얻지 못할 것이다. 어떤 것을 그 네 가지 흐름[四流]이라고 하는가? 탐욕의 흐름[欲流]ㆍ생존의 흐름[有流]ㆍ소견의 흐름[見流]ㆍ무명의 흐름[無明流]을 말한다.
018_0484_a_07L彼有此義,又有此偈,云何方言此處最爲樂耶汝今當知如來亦說有四流法,若一切衆生沒在此流者,終不得道云何爲四所謂欲流有流見流無明流
어떤 것을 탐욕의 흐름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욕망[五欲]이 바로 그것이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욕망인가? 가령 눈으로 빛깔을 보면 빛깔이라는 분별을 일으키고, 귀로 소리를 들으면 소리라는 분별을 일으키며, 코로 냄새를 맡으면 냄새라는 분별을 일으키고, 혀로 맛을 보면 맛이라는 분별을 일으키며, 몸으로 부드러움을 알면 부드럽다는 분별을 일으킨다. 이것을 탐욕의 흐름이라고 한다.
018_0484_a_12L云何名爲欲流所謂五欲是云何爲五所謂若眼見色,起眼色若耳聞聲,起識想若鼻嗅香,起識若舌知味,起識想若身知細滑,起識是謂名爲欲流
어떤 것을 생존의 흐름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3유(有)가 곧 그것이다. 어떤 것이 그 3유(有)인가? 이른바 욕유(欲有)ㆍ색유(色有)ㆍ무색유(無色有)이다. 이것을 일러 생존의 흐름이라고 한다.
018_0484_a_16L云何名爲有流所謂有者,三有是也云何爲三所謂欲有無色有是謂名爲有流也
어떤 것을 소견의 흐름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소견의 흐름이란, 이 세상은 항상하다고 하는 소견과 무상하다고 하는 소견, 이 세상은 끝이 있다고 하는 소견과 끝이 없다고 하는 소견, 이 몸이 곧 목숨이라는 소견과 이 몸은 목숨이 아니라는 소견, 여래에게 죽음이 있다는 소견, 여래에게 죽음이 없다는 소견, 여래에게 죽음이 있기도 하고 죽음이 없기도 하다는 소견, 여래에게 죽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죽음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하는 소견이니, 이것을 일러 소견의 흐름이라고 한다.
018_0484_a_18L云何名爲見流所謂見流者,世有常無常,世有邊無邊見,彼身彼命,非身非命,有如來死,無如來死,若有如來死,無如來死,亦非有如來死,亦非無如來死是謂名爲見流
018_0484_b_02L어떤 것을 무명의 흐름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무명이란 앎이 없고[無知], 믿음이 없고[無信], 소견이 없으며[無見], 마음에 항상 탐욕이 있고 항상 희망(希望)하는 것이 있으며, 또 탐욕의 덮개[貪欲蓋]ㆍ성냄의 덮개[瞋恚蓋]ㆍ수면의 덮개[睡眠蓋]ㆍ들뜸의 덮개[調戱蓋]ㆍ의심의 덮개[疑蓋], 이 5개(蓋)가 있다. 그리고 또 괴로움[苦]을 알지 못하고, 괴로움의 발생[集]을 알지 못하며, 괴로움의 소멸[盡]을 알지 못하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을 알지 못한다. 이것을 일러 무명의 흐름이라고 한다.
천자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께서는 이 네 가지 흐름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든지 간에 여기에 빠져 있으면 역시 도를 얻을 수 없느니라.’
018_0484_a_23L彼云何無明流所謂無明者,無知,無信,無見,心意貪欲,恒有希望,及其五蓋貪欲蓋瞋恚蓋睡眠蓋調戲疑蓋若復不知苦,不知習,不知盡,不知道是謂名爲無明流天子,當知如來說此四流若有人沒在此者,亦不能得道
그때 그 하늘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짧은 시간에 삼십삼천에서 사라져 내게로 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 그 하늘이 나에게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그런 말씀을 속 시원하게 해 주셨습니다. 여래께서는 곧 네 가지 흐름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범부가 이 네 가지 흐름에 대한 설법을 듣지 못하면 그는 네 가지 즐거움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어떤 것을 그 네 가지라고 하는가? 이른바 휴식하는 즐거움[休息樂]ㆍ바르게 깨닫는 즐거움[正覺樂]ㆍ사문의 즐거움[沙門樂]ㆍ열반의 즐거움[涅槃樂]입니다. 만일 범부가 이 네 가지 흐름을 알지 못하면 그는 이 네 가지 즐거움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018_0484_b_06L是時,彼天聞此語已,猶如力士屈申臂頃,從三十三天沒,來至我所,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彼天而白我言善哉世尊,快說此語如來乃說四流若凡夫之人不聞此四流者,則不獲四樂云何爲四所謂休息正覺樂沙門樂涅槃樂若凡夫之人不知此四流者,不獲此四樂作是語已,我復告曰如是天子,如汝所言,若不覺此四流,則不覺此四樂
이런 말을 마치자 나는 그에게 말하였다.
‘그렇다, 천자여. 네 말과 같다. 만약 이 네 가지 흐름을 깨닫지 못하면 이 네 가지 즐거움을 깨닫지 못할 것이다.’
나는 곧 그를 위해 차례로 설명해 주었다. 그때 설해준 논은 보시에 관한 론[施論]ㆍ계율에 관한 론[戒論], 그리고 천상에 태어나는 법에 대한 논[生天論]이었으며, 탐욕은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과 번뇌는 큰 근심거리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말하였다. 그때 천자는 기뻐하는 마음을 내었느니라.
그때 나는 다시 네 가지 흐름[四流]의 법과 네 가지 즐거움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때 그 천자는 전일한 마음과 한결같은 뜻으로 이 법에 대하여 사유하고 나서 온갖 번뇌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나도 그때 이 네 가지 법과 네 가지 즐거움에 대해 설명하고는 곧 네 가지 진리의 법을 얻었었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84_b_15L我時,與彼天人漸漸共論所謂論者,施論戒論生天之論,欲不淨想,漏爲大患,出要爲樂爾時,天人以發歡喜之心是時,我便廣演說四流之法,及說四爾時,彼天專心一意,思惟此法已,諸塵垢盡,得法眼淨我今亦說此四四樂,便得四諦之法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484_b_23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84_b_24L聞如是
018_0484_c_02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84_c_02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라. 이미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폈다면 욕계(欲界)의 애욕을 끊고 색계(色界)의 애욕을 끊으며 무색계(無色界)의 애욕을 끊을 것이다. 무명을 다 끊어 없애고 교만을 다 끊어 없애게 될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초목(草木)에 불을 놓아 태우면 모두 다 없어지고 마는 것처럼, 이 또한 그와 같아서 만일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으면 일체 번뇌를 다 끊어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하리라.
먼 옛날 구원겁에 어떤 천자가 5백 옥녀(玉女)를 데리고 앞뒤로 둘러싸인 채 난단반나 공원의 유희장(遊戱場)에 나가 놀다가, 다시 가니(迦尼)라는 나무 밑으로 가서 다섯 가지 욕망을 스스로 즐겼다. 그때 그 천자는 나무에 올라가 놀고 있었다. 그는 나무 위에서 마음이 어수선해졌는데, 또 거기에서 꽃을 꺾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목숨을 마쳤다. 그리하여 그는 이 사위성 안의 큰 장자 집에 태어났다.
그때 5백 옥녀들은 가슴을 치고 울부짖으면서 어쩔 줄 몰랐다.
018_0484_c_03L爾時,世尊告諸比丘當修無常想,當廣布無常想已修無常想,廣布無常想,斷欲界愛,色愛,無色愛,盡斷無明,盡斷憍慢,猶如燎燒草木,皆悉除盡此亦如是,若修無常想,盡除斷一切諸結所以然者,往昔久遠,有一天子將五百玉女,前後導從,出遊難檀槃那園中戲廬,轉詣迦尼樹下,五欲自娛時彼天子登樹遊戲,心意錯亂,竝復採華,卽便墮樹而命終,生此舍衛城中大長者家是時,五百玉女推胸喚呼,不能自勝
나는 그때 천안으로 천자가 목숨을 마치고 사위성 안에 살고 있는 큰 장자의 집에 태어난 것을 보았다. 8ㆍ9개월이 지나 곧 그는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단정하기 짝이 없었고 도화(桃華 빛처럼 아름다웠다.
그때 장자의 아들이 점점 자라 어른이 되자, 그 부모는 그의 아내를 구해 장가를 들였다. 그러나 아내를 맞이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그는 곧 죽었고 큰 바다의 용(龍)으로 태어났다. 이때 그 장자는 문에 서서 아들을 생각하며 울부짖고 통곡하면서 마음 아파하였다.
그때 그 용은 다시 금시조(金翅鳥)에게 잡아 먹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졌다. 그때 모든 용녀(龍女)들이 추모(追慕)한 간절한 정(情)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느니라.”
018_0484_c_14L我爾時,以天眼觀見,天子而命終,生舍衛城中大長者家八九月便生男兒,端正無雙,如桃華是時,長者子漸漸長大,父母便求婦處,取婦未久,便復命終,生大海中,作龍蛇形是時,彼長者居門大小追慕號哭,痛毒傷心是時,彼龍復爲金翅鳥所食,身壞命終,生地獄中是時,諸龍女追慕情切,實不可言
그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그 하늘 신 꽃을 꺾을 때
마음이 어지러워 편하지 못했네.
마치 큰물이 마을을 쓸어버릴 때
모두 빠져 구할 수 없는 것 같았네.
018_0484_c_22L爾時,世尊便說此偈
彼天採華時
心意亂不寧
猶水飄村落
悉沒不得濟
018_0485_a_02L
그때 아름다운 여인들
그를 둘러싸고 통곡하였네.
얼굴 모습은 너무도 단정했건만
그는 꽃을 사랑하다가 목숨 마쳤네.
018_0485_a_02L是時玉女衆
圍遶而啼哭
顏貌極端正
愛華而命終

인간으로 태어나서도 그 부모 통곡했으니
내 속으로 난 아들 잃어 버렸다 했네.
아이를 갖자마자 목숨을 마쳤으니
그것은 다 무상함으로 무너진 것이라.
018_0485_a_03L人中亦啼哭
失我窮腸子
尋復取命終
無常之所壞

용녀가 용의 뒤를 따를 때
모든 용들 다 모여들었네.
머리 일곱 달린 용 용맹했지만
이내 금시조에게 잡아먹혔네.
018_0485_a_04L龍女隨後追
諸龍皆共集
七頭極勇猛
金翅之所害

모든 하늘도 근심하고 걱정하고
세상 사람들도 또한 그러하였으며
용녀도 근심하고 걱정하였으나
그는 지옥에서 고통 받았네.
018_0485_a_06L諸天亦愁憂
人中亦復爾
龍女亦愁憂
地獄受苦痛

네 가지 진리의 묘한 법문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면
태어남도 있고 또한 죽음도 있어
긴 흐름의 바다를 벗어나지 못하네.
018_0485_a_07L四諦之妙法
如實而不知
有生亦有死
不脫長流海

그런 까닭에 마땅히 생각을 내어
청정한 모든 법을 닦아 행하면
반드시 괴로움과 번민을 여의고
다시는 근심되는 몸 받지 않으리.
018_0485_a_08L是故當起想
修諸淸淨法
必當離苦惱
更不受有患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아 행하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면, 곧 색계의 욕애를 끊고 무색계의 욕애를 끊으며, 또 교만을 끊고 무명을 영원히 끊어 남음이 없게 될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85_a_10L是故諸比丘,常當修行無常想,廣布無常想,便斷色愛,無色愛,亦斷憍慢,無明永盡無餘如是諸比丘,當作是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11 ]9)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85_a_1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85_a_1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제자 목련(目連)과 제자 아난(阿難)이 서로 내기를 하였다.
“우리 둘이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보자, 누가 이기는가?”
018_0485_a_16L爾時,目連弟子阿難弟子二人共談我等二人同聲經唄,誰者爲勝
그때 많은 비구들은 이 두 사람이 서로 내기를 한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저 두 사람이 ‘우리 둘이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 보자, 누가 더 잘하는가?’ 하고 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018_0485_a_17L是時,衆多比丘聞此二人各各共論,聞已,便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衆多比丘白世尊言今有二人共論我等二人共誦經唄,何者爲妙
그때 세존께서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그 두 비구를 불러오너라.”
018_0485_a_22L爾時,世尊告一比丘汝往呼此二比丘使來
비구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그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두 사람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당신들을 부르십니다.”
018_0485_a_23L比丘對曰如是,世尊丘從佛受教,卽往至彼二人所,語彼二人曰世尊喚卿
018_0485_b_02L그때 두 사람은 비구의 말을 듣고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섰다.
018_0485_b_02L是時,二人聞比丘語已,卽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
그때 세존께서 두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어리석은 사람이로구나. 정말로 ‘우리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 보자 누가 더 잘하는가?’ 하고 그런 말을 하였느냐?”
018_0485_b_04L爾時,世尊告二人曰汝等愚人實有此語我等共誦經唄,何者爲妙
두 사람이 대답하였다.
“그랬습니다. 세존이시여.”
018_0485_b_05L人對曰如是,世尊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혹 내가 서로 경쟁(競諍)하는 일에 대하여 설법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느냐? 그런 법이라면 범지들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018_0485_b_06L世尊告曰汝等頗聞我說此法,共競諍乎如此之法,何異梵志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여래께서 그런 법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018_0485_b_08L諸比丘對曰不聞如來而說此法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처음부터 모든 비구들을 위해 그런 법을 말한 일이 없다. 그런데 지금 서로 승부(勝負)를 다투어서야 되겠느냐? 내가 지금 설법하는 것은 항복(降伏)시키고 교화(敎化)하려는 것이다.
만일 어떤 비구가 내 법을 받을 때에는 마땅히 명심하여 네 가지 인연법(因緣法)을 생각해야 한다.
‘이 법은 계경(契經)과 아비담(阿毘曇)과 율(律)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해 보고서 만일 맞거든 받들어 행해야 하느니라.”
018_0485_b_09L世尊告曰我由來,不與諸比丘而說,此法當諍勝負耶然我今日所說法,欲有降伏,有所教化若有比丘受法之時,當念思惟四緣之法意與契經阿毘曇律共相應不設共相應者,當念奉行
그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설하셨다.

아무리 많이 외워도 이익 될 것 없나니
그 법은 훌륭하다 하지 않으리.
그것은 소의 머리수를 헤아림과 같나니
사문으로서의 중요한 일 아니다.
018_0485_b_14L爾時,世尊便說此偈
多誦無益事
此法非爲妙
猶算牛頭數
非此沙門要

만약 적건 많건 외우고 익혀
그 법에 대해 법대로 따라 행하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하나니
정말 사문의 법이라고 할 만하니라.
018_0485_b_16L若少多誦習
於法而行法
此法極爲上
可謂沙門法

아무리 1천 문장을 외운다 해도
이치가 아니면 무슨 이익 있으리.
그보다는 차라리 한 글귀나마
들어서 도(道)를 얻음만 못하네.
018_0485_b_17L雖誦千章
不義何益
不如一句
聞可得道

비록 천 마디 말 외운다 해도
이치 아니면 무슨 이익 있으리.
그보다 차라리 한 이치나마
들어서 도를 얻음만 못하네.
018_0485_b_19L雖誦千言
不義何益
不如一義
聞可得道

천에 천을 곱한 수의 적이 있을 때
나 혼자 그것을 이긴다 해도
자기를 이기는 것만 같지 못하니
스스로 참는 것이 제일이니라.
018_0485_b_20L千千爲敵
一夫勝之
未若自勝
已忍者上
018_0485_c_02L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지금부터 이후로는 다투는 마음으로 승부를 겨루지 말라. 왜냐하면 일체 사람들을 항복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만일 비구가 승부를 겨루려는 마음으로 서로 다투면 곧 법률(法律)로써 그를 다스릴 것이다.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너희들은 제 자신을 닦아야 하느니라.”
018_0485_b_21L是故諸比丘自今以後,未復諍訟有勝負心所以然者,念當降伏一切人若復比丘,有勝負心共諍訟心,而共競者,卽以法律治彼比丘以是之故,當自修行
그때 그 두 비구는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잘못을 뉘우쳤다.
“지금부터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참회를 받아 주소서.”
018_0485_c_03L是故二比丘聞佛此語已,卽從坐起,禮世尊足,而求悔過今已後,更不復爲唯願世尊,受其悔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큰 법 안에서 허물을 잘 고쳤다. 서로 겨루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알았구나. 너희들의 참회를 용서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다시는 그런 짓을 말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485_c_06L世尊告曰大法之中,快得改過,自知有諍競之心,聽汝悔過諸比丘,更莫復爾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증상(增上)ㆍ좌선(坐禪)ㆍ행적(行跡)과
무상(無常)ㆍ공원 못과
무루(無漏)ㆍ무식(無息)ㆍ선정과
네 가지 즐거움과 다툼 없음에 대하여 설하셨다.
018_0485_c_08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增上行迹無常園觀池無漏無息禪,四樂無諍訟
增壹阿含經卷第二十三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구사미성(拘舍彌城)에 있던 구사라(瞿師羅) 장자가 부처님께 보시한 공원이다.
  2. 2)4제(諦)의 이치를 통달하여 열반(涅槃)으로 향하는 네 가지 무루(無漏) 성도(聖道)이다. 첫째 낙지통행(樂遲通行), 둘째 낙속통행(樂速通行), 셋째 고지통행(苦遲通行), 넷째 고속통행(苦速通行)을 이르는 말이다.
  3. 3)이 소경의 이역경(異譯經)으로는 후한(後漢) 시대 안세고(安世高)가 한역한 『불설바라문피사경(佛說婆羅門避死經)』이 있다.
  4. 4)진(瞋)ㆍ에해(恚害)ㆍ수면(睡眠)ㆍ조희(調戱)ㆍ의(疑)ㆍ노(怒)ㆍ기(忌)ㆍ뇌(惱)ㆍ질(嫉)ㆍ증(憎)ㆍ무참(無慚)ㆍ무괴(無愧)ㆍ환(幻)ㆍ간(姦)ㆍ위(僞)ㆍ쟁(諍)ㆍ교(憍)ㆍ만(慢)ㆍ투(妬ㆍ증상만(增上慢)ㆍ탐(貪) 등 21가지 번뇌를 말한다.
  5. 5)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3권 1,172번째 소경인 「독사경(毒蛇經)」이 있다.
  6. 6)4겁의 하나. 이 세계가 성립하는 동안의 20중겁(中劫)을 말한다. 세계가 괴멸(壞滅)한 뒤 20중겁의 아무것도 없는 기간[空劫]이 지나가고, 다음에 중생의 업증상력(業增上力)에 의하여 미풍(微風)이 일어나 풍륜(風輪)이 생기고, 다음은 풍륜 위에 수륜(水輪)이 생기고, 수륜 위에 금륜(金輪)이 생기고, 거기에 수미산(須彌山)과 4대주(大洲)가 성립되고, 다음에 야마천(夜摩天) 등 여러 하늘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7. 7)4겁의 하나. 세계가 파멸(破滅)되는 기간 동안의 20중겁을 말한다. 19겁 동안 지옥(地獄)ㆍ축생(畜生ㆍ아귀(餓鬼)ㆍ아수라(阿修羅)ㆍ인간(人間)ㆍ천상계(天上界)에 살던 이 중에서 가장 나쁜 지옥에 있던 이부터 차례로 파멸하고[有情壞], 마지막 1중겁에 일곱 개의 해가 나타나 화재(火災)를 일으켜 먼저 지옥에서부터 색계(色界) 초선천(初禪天)까지를 태워버리고, 다음은 수재(水災)를 일으켜 색계 제2선천 이하를 떠내려 보내고, 다음엔 풍재(風災)를 일으켜 제3선천 이하를 불어 없앤다고 한다.
  8. 8)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22권 576번째 소경인 「난타림경(難陀林經」과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제9권 161번째 소경이 있다.
  9. 9)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31권 1,138번째 소경인 「무위법경(無爲法經)」과 『별역잡아함경』 제6권 113번째 소경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