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497_a_01L 증일아함경 제25권
018_0497_a_01L增壹阿含經卷第二十五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018_0497_a_02L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33. 오왕품(五王品)
018_0497_a_03L五王品第三十三

[ 1 ]1)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97_a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97_a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바사닉왕(波斯匿王)을 우두머리로 한 다섯 큰 나라의 왕들은 공원에 모여 각각 이런 변론을 하고 있었다. 다섯 왕이란 어떤 이들인가? 이른바 바사닉왕ㆍ비사왕(毗沙王)ㆍ우전왕(優塡王)ㆍ악생왕(惡生王)ㆍ우타연왕(優陀延王)이었다.
018_0497_a_06L爾時,五大國王波斯匿爲首,集在園觀之中,各作此論云何爲五王所謂波斯匿王毘沙王優塡王惡生優陁延王
그때 다섯 왕은 한 곳에 모여 각각 이런 변론을 하고 있었다.
“여러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여래께서는 이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눈으로 빛깔을 보고는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이 희망(希望)하는 것입니다. 혹은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알고, 몸으로 감촉을 느끼는 것입니다. 여래께서는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이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즐거운 것인가? 눈으로 빛깔을 보는 것이 가장 즐거운가, 귀로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즐거운가, 코로 냄새를 맡는 것이 가장 즐거운가, 혀로 맛을 보는 것이 가장 즐거운가, 몸으로 감촉을 느끼는 것이 가장 즐거운가? 이 다섯 가지 중에 어느 것이 가장 즐거운가?”
018_0497_a_09L爾時,五王集在一處,各作此論諸賢,當知如來說此五欲何爲五若眼見色,甚愛敬念,世人所希望若耳聞聲,鼻嗅香,舌知味,身知細滑如來說此五欲此五欲中,何者最妙爲眼見色妙耶,爲耳聞聲妙耶,爲鼻嗅香妙耶,爲舌知味妙耶,爲身知細滑妙耶此五事何者爲最妙
018_0497_b_02L그 중에 혹 어떤 왕은 빛깔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고, 혹 어떤 왕은 소리가 가장 즐겁다고 말하며, 혹 어떤 왕은 냄새가 가장 즐겁다고 말하고, 혹 어떤 왕은 맛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며, 혹 어떤 왕은 감촉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였다.
그때 빛깔이 가장 즐겁다는 것은 우타연왕의 지론이고, 소리가 가장 즐겁다고 말한 것은 우전왕의 지론이며, 냄새가 가장 즐겁다고 말한 것은 악생왕의 지론이고, 맛이 가장 즐겁다고 말한 것은 바사닉왕의 지론이며, 감촉이 가장 즐겁다고 말한 것은 비사왕의 지론이었다.
그때 다섯 왕은 각각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들이 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하여 논란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것이 가장 즐거운 것인지 알아내지 못하였습니다.”
018_0497_a_16L中或有國王而作是說色最爲妙有作是論聲最爲妙或有作是論最爲勝或有作是論味最爲妙或有作是論細滑爲最勝是時,言色妙者,優陁延王之所說也言聲妙者,優塡王之所論也言香妙者,惡生王之所論也言味妙者,波斯匿王之所論也細滑妙者,毘沙王之所論也是時,五王各相謂言我等共論此五欲,然復不知何者爲妙
그때 바사닉왕이 다른 네 왕에게 말하였다.
“지금 여래께서 여기에서 가까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십니다. 우리 다 같이 세존께 가서 그 뜻을 여쭈어봅시다. 그래서 만일 세존께서 무슨 말씀이 있으시면 우리는 그대로 받들어 행합시다.”
018_0497_b_05L是時波斯匿王語四王曰今如來近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我等盡共至世尊所,問斯義若世尊有所教勅,當共奉行
그때 여러 왕들은 바사닉왕의 말을 듣고 곧 다 같이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바사닉왕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하여 논란을 벌인 일을 자세히 갖추어 여래께 아뢰었다.
018_0497_b_08L是時,諸王聞波斯匿王語已,便共相將,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是時,波斯匿王以所共論五欲者,具白如來
018_0497_c_02L그러자 세존께서 다섯 왕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왕들의 주장은 저마다 때를 따라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개 그 사람의 성행(性行)이 빛깔에 깊이 집착하면, 아무리 그것을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는 빛깔이 가장 묘하고 가장 즐거운 것이어서 그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습니다. 그때 그 사람은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에는 집착하지 않으므로 다섯 가지 즐거움 중에서 빛깔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의 성행은 소리에 집착합니다. 그래서 그는 소리를 듣고 나면 매우 기뻐하며 싫증을 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는 소리가 가장 묘하고 가장 즐거운 것이어서 다섯 가지 즐거움 중에서 빛깔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의 성행은 냄새에 집착합니다. 그래서 그는 냄새를 맡고 나면 매우 기뻐하며 싫증을 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에게는 냄새가 가장 묘하고 가장 즐거운 것이어서 다섯 가지 즐거움 중에서 냄새가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의 성행은 맛에 집착합니다. 그래서 그는 맛을 보고 나면 매우 기뻐하며 싫증을 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에게는 맛이 가장 묘하고 가장 즐거운 것이어서 다섯 가지 즐거움 중에서 맛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의 성행은 감촉에 집착합니다. 그래서 그는 감촉을 느끼고 나면 매우 기뻐하여 싫증을 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에게는 감촉이 가장 묘하고 가장 즐거운 것이어서 다섯 가지 즐거움 중에서 감촉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018_0497_b_11L爾時,世尊告諸五王曰諸王所論,各隨時所以然者,夫人性行深著色者,睹無厭足此人於色最妙最上,無復過爾時,彼人不著聲細滑之法,五欲之中色爲最妙若復有人性行著聲,彼聞聲已,極懷歡喜,而無厭足此人於聲最妙最上,五欲之中聲最爲妙若復有人性行著香,彼聞香已,極懷歡喜,而無厭足此人於香最妙最上,五欲之中香最爲妙若復有人性行著味,彼知味已,極懷歡喜,而無厭足此人於味最妙最上,五欲之中味最爲妙若復有人性行著細滑,彼得細滑已,極懷歡喜,而無厭足此人於細滑最上,最妙,五欲之中細滑最爲妙
또 만일 그 사람의 마음이 빛깔에 집착하면, 그때 그 사람은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에는 집착하지 않습니다. 또 만일 그 사람의 마음이 소리에 집착하면, 그때 그 사람은 빛깔ㆍ냄새ㆍ맛ㆍ감촉에는 집착하지 않습니다. 또 만일 그 사람의 성행(性行)이 냄새에 집착하면, 그때 그 사람은 빛깔ㆍ소리ㆍ맛ㆍ감촉에는 집착하지 않습니다. 또 만일 그 사람의 마음이 맛에 집착하면, 그때 그 사람은 빛깔ㆍ냄새ㆍ맛ㆍ감촉에는 집착하지 않습니다. 또 만일 그 사람의 성행이 감촉에 집착하면, 그때 그 사람은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에는 집착하지 않습니다.”
018_0497_c_04L若復彼人心以著色,爾時,彼人不著聲細滑之法若復彼人性行著聲,爾時,彼人不著色細滑之法若復彼人性行著香,爾時,彼人不著細滑之法若復彼人性行著味,爾時,彼人不著色細滑之法復彼人性行著細滑,爾時,彼人不著味之法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설하셨다.

하고자 하는 마음 왕성할 때는
그 욕망 기어코 이루려고 하나니
그것을 얻고 나서는 더욱 기뻐해
원하는 일에 대해 의심이 없다.
018_0497_c_11L是時,世尊便說此偈
欲意熾盛時
所欲必可克
得已倍歡喜
所願無有疑

그는 이 욕망 이룸으로써
탐하는 마음이 풀리지 않아
그것으로써 기쁨을 삼나니
그를 따라 그것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018_0497_c_13L彼以得此欲
貪欲意不解
以此爲歡喜
緣之最爲妙

또 만일 소리를 들을 때에는
그 욕망 기어코 이루려고 하나니
그 소리 듣고는 더욱 기뻐해
원하는 일에 대해 의심이 없다.
018_0497_c_14L若復聽聲時
所欲必可克
聞已倍歡喜
所願無有疑

그는 이 소리를 얻음으로써
탐하는 마음이 풀리지 않아
그것으로써 기쁨을 삼나니
그를 따라 그것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018_0497_c_15L彼以得此聲
貪之意不解
以此爲歡喜
從之最爲妙

또 만일 냄새를 맡을 때에는
그 욕망 기어코 이루려고 하나니
그 냄새를 맡고는 더욱 기뻐해
하고자 하는 일에 의심이 없다.
018_0497_c_17L若復嗅香時
所欲必可克
嗅已倍歡喜
所欲無有疑

그는 이 냄새를 얻음으로써
탐하는 마음이 풀리지 않아
그것으로써 기쁨을 삼나니
그를 따라 그것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018_0497_c_18L彼以得此香
貪之意不解
以此爲歡喜
從之最爲妙

또 만일 맛을 볼 때에는
그 욕망 기어코 이루려고 하나니
그 맛을 보고는 더욱 기뻐해
하고자 하는 일에 의심이 없다.
018_0497_c_19L若復得味時
所欲必可克
得已倍歡喜
所欲無有疑

그는 이 맛을 얻음으로써
탐하는 마음이 풀리지 않아
그것으로써 기쁨을 삼나니
그를 따라 그것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018_0497_c_21L彼以得此味
貪之意不解
以此爲歡喜
從之最爲妙

또 만일 감촉을 느낄 때에는
그 욕망 기어코 이루려고 하나니
그 감촉을 느끼고는 더욱 기뻐해
하고자 하는 일에 의심이 없다.
018_0497_c_22L若得細滑時
所欲必可克
得已倍歡喜
所欲無疑難

그는 이 감촉을 얻음으로써
탐하는 마음이 풀리지 않아
그것으로써 기쁨을 삼나니
그를 따라 그것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018_0497_c_23L彼以得細滑
貪之意不解
以此爲歡喜
從之最爲妙
018_0498_a_02L
“그런 까닭에 대왕들이여, 만일 빛깔을 가장 좋다고 말하는 이라면 마땅히 평등하게 그것을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빛깔에 그 기운과 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빛깔에 아무 맛이 없었다면 중생들은 마침내 거기에 집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맛이 있기 때문에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서 빛깔을 가장 절묘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빛깔에는 또 과실(過失)이 있습니다. 만일 빛깔에 과실이 없었다면 중생들은 걱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과실이 있기 때문에 중생들은 그것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또 빛깔에는 벗어나는 길[出要]이 있습니다. 만일 빛깔에서 벗어나는 길이 없었다면 저 중생들은 나고 죽음의 바다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길이 있기 때문에 중생들은 두려움이 없는 열반성(涅槃城)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 빛깔이 가장 미묘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018_0498_a_02L是故大王,若言色妙者,當平等論之所以然者,於色有氣味若色無味者,衆生終不染著以其有味故,五欲之中,色爲最妙然色有過失,若當色無過失,衆生則無厭患以其有過失故,衆生厭患之然色有出要若當色無出要者,此衆生類不得出生死之海其出要故,衆生得至無畏涅槃城中,五欲之中色爲最妙
그러나 또 대왕들이여, 만일 소리를 가장 좋다고 말하는 이라면 마땅히 평등하게 그것을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소리에는 그 기운과 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소리에 아무 맛이 없었다면 중생들은 끝내 거기에 집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맛이 있기 때문에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서 소리를 가장 미묘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소리에는 또 과실이 있습니다. 만일 소리에 과실이 없었다면 중생들은 걱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과실이 있기 때문에 중생들은 그것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또 소리에는 벗어나는 길이 있습니다. 만일 소리에서 벗어나는 길이 없었다면 저 중생들은 나고 죽음의 바다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길이 있기 때문에 중생들은 두려움이 없는 열반성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 소리가 가장 미묘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018_0498_a_11L然復大王,若言聲妙者,當平等論之所以然者,於聲有氣味故若聲無味者,衆生終不染以其有味故,五欲之中,聲爲最妙然聲有過失,若當聲無過失,衆生則無厭患以其有過失故,衆生厭患之然聲有出要,若當聲無出要者,此衆生類不得出生死之海以其出要故,衆生得至無畏涅槃城中,五欲之中聲爲最妙
018_0498_b_02L대왕들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만일 냄새가 가장 좋다고 말하는 이라면 마땅히 평등하게 그것을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냄새에는 그 기운과 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냄새에 아무 맛이 없었다면 중생들은 끝내 거기에 집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맛이 있기 때문에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서 냄새를 가장 미묘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냄새에는 또 과실이 있습니다. 만일 냄새에 과실이 없었다면 중생들은 걱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과실이 있기 때문에 중생들은 그것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또 냄새에는 벗어나는 길이 있습니다. 만일 냄새에서 벗어나는 길이 없었다면 저 중생들은 나고 죽음의 바다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길이 있기 때문에 중생들은 두려움이 없는 열반성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 냄새가 가장 미묘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018_0498_a_20L大王,當知若言香妙者,當平等論之所以然者,於香有氣味故若香無氣味者,衆生之類終不染著以其有味故,五欲之中,香爲最妙,然香有過失,若香無過失者,衆生則不厭患以其有過失故,衆生厭患之香有出要,若當香無出要者,此衆生類不得出生死之海以其出要故,衆生得至無畏涅槃城中,五欲之中香爲最妙
또 대왕들이여, 만일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이라면 마땅히 평등하게 그것을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맛에는 그 기운과 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맛에 아무 맛이 없었다면 중생들은 끝내 거기에 집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맛이 있기 때문에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서 맛을 가장 미묘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맛에는 또 과실이 있습니다. 만일 맛에 과실이 없었다면 중생들은 걱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과실이 있기 때문에 중생들은 그것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또 맛에는 벗어나는 길이 있습니다. 만일 맛에서 벗어나는 길이 없었다면 저 중생들은 나고 죽음의 바다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길이 있기 때문에 중생들은 두려움이 없는 열반성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 맛이 가장 미묘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018_0498_b_06L然復大王,若言味妙者,當平等論之所以然者,於味有氣味故味無氣味者,衆生之類終不染著其有氣味故,五欲之中,味爲最妙味有過失,若當味無過失者,衆生則不厭患以其有過失故,衆生厭患之然味有出要,若當味無出要者,此衆生類不得出生死之海以其出要故,衆生得至無畏涅槃城中,味爲最妙
또 대왕들이여, 만일 감촉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이라면 마땅히 평등하게 그것을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감촉에는 그 기운과 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감촉에 아무 맛이 없었다면 중생들은 끝내 거기에 집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맛이 있기 때문에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서 감촉을 가장 미묘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감촉에는 또 과실이 있습니다. 만일 감촉에 과실이 없었다면 중생들은 걱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기에 과실이 있기 때문에 중생들은 그것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또 감촉에는 벗어나는 길이 있습니다. 만일 감촉에서 벗어나는 길이 없었다면 저 중생들은 나고 죽음의 바다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길이 있기 때문에 중생들은 두려움이 없는 열반성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 욕망 가운데 감촉이 가장 미묘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대왕들이여, 제 자신이 좋아하는 데에 마음이 집착하는 것입니다. 대왕들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만 합니다.”
018_0498_b_14L然復大王,當知言細滑妙者,當平等論之所以然者,於細滑無氣味者,衆生終不染著以其有味故,五欲之中細滑爲最妙然細滑有過失,若細滑無過失者,衆生之類則不厭患之以其有過失故,衆生厭患之然細滑有出要,若當細滑無出要者,此衆生類不得出生死之海以其出要故,衆生得至無畏涅槃城中,五欲之中細滑爲最妙是故大王,所樂之處,心卽染著如是大王,當作是知
그때 다섯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五王聞佛所說,歡喜奉行
018_0498_c_02L
[ 2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498_c_0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498_c_03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사위성에 살고 있던 월광(月光) 장자에게는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았다. 코끼리와 말 등 7보가 다 갖추어져 있었고 금(金)ㆍ은(銀) 등의 보배도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월광 장자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그때 그 장자는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하늘 신[天神]에게 기도를 하였다. 즉 해ㆍ달ㆍ하늘 신ㆍ땅 신ㆍ귀자모(鬼子母ㆍ사천왕(四天王)ㆍ스물여덟 큰 귀신들의 왕ㆍ제석천ㆍ범천ㆍ산신(山神)ㆍ수신(樹神)ㆍ다섯 길[道]의 신과 풀ㆍ나무ㆍ약초(藥草) 등 어느 곳 하나 빠짐없이 모든 곳에 귀의(歸依)하여 아들 하나만 점지해 달라고 빌었다.
018_0498_c_04L爾時,舍衛城中,有月光長者,饒財多寶,象七珍,皆悉備具,金寶,不可稱計然月光長者無有兒息爾時,長者以無兒故,求禱天神,請求天神地神鬼子母四天王二十八大神鬼王釋及梵天山神樹神道之神藥草,靡處不周,皆悉歸命,見賜一男兒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며칠 뒤에 그 장자의 부인이 곧 회임(懷妊)하고는 장자에게 말하였다.
“제 생각에 아기를 밴 것 같습니다.”
장자는 그 말을 듣고 몹시 기뻐하면서 어찌할 줄 몰랐다. 그는 곧 부인을 위해 좋은 자리를 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좋은 옷을 입혔다.
018_0498_c_11L爾時,月光長者婦經數日中,便自懷妊,卽語長者我自懷卽語長者我自覺有娠長者聞已,歡喜踊躍,不能自勝,卽與夫人敷好牀座,食好甘食,著好衣裳
부인은 8ㆍ9개월이 지나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이의 얼굴은 매우 단정하여 세상에 보기 드문 존재였고 복숭아꽃 빛깔처럼 아름다웠다.
그때 그 아이는 두 손에 값을 매길 수 없이 값진 마니주(摩尼珠)2)를 쥐고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보물과 곡식 등
이 집에는 재물이 많다.
나는 이제 그것을 보시해
가난한 이들이 부족함이 없게 하리라.
018_0498_c_15L是時,夫人經八九月,便生男兒,顏色端正,世之希有,如桃華色是時,此兒兩手執無價摩尼珠,卽時,便說此偈
此家頗有財
寶物及穀食
我今欲惠施
使貧無有乏

재물과 보배와 곡식 등
그런 재물이 만약 없어지면
값을 매길 수 없는 구슬 여기 있나니
이것으로써 항상 보시하리라.
018_0498_c_20L若此無物者
財寶及穀食
今有無價珠
常用惠施人
018_0499_a_02L
그러자 부모와 집안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달아났다.
“어쩌다가 이런 귀매(鬼魅)의 종자를 낳았는가?”
그러나 그의 부모는 아이를 불쌍하게 여겼기 때문에 동서(東西)로 달아나지 않았다. 그때 어머니는 아이를 보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는 하늘이냐, 건답화(乾沓惒)냐?
귀매인가, 아니면 나찰(那刹)이냐?
너는 누구며, 성명은 무엇이냐?
나는 지금 그것이 알고 싶다.
018_0498_c_21L是時,父母及家中人聞此語已,各各馳走云何乃生此鬼魅種唯有父母哀愍兒故,不東西馳走卽時,母向兒說此偈
爲天乾沓和
鬼魅及羅剎
是誰姓字何
我今欲知之

이때 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는 하늘도 아니고 건답화도 아니며
또 귀매도 아니고 나찰도 아닙니다.
저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이니 조금도 의심하지 마소서.
018_0499_a_04L是時,小兒復以偈,報母曰
非天乾沓和
非鬼魅羅剎
我今父母生
是人不足疑

그때 부인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기뻐하며 어찌할 줄 몰랐다. 그리하여 월광 장자에게 이 사실을 모두 말하였다.
018_0499_a_07L是時,夫人聞此語已,歡喜踊躍,不能自勝以此因緣,盡向月光長者說是
그러자 장자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이 장차 무슨 인연일까? 나는 지금 이 일을 가지고 저 니건자(尼犍子)3)에게 가서 물어보리라.’
그리고는 곧 그 아이를 안고 니건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그때 월광 장자는 그간에 있었던 사실을 모두 갖추어 니건자에게 말하였다. 그러자 니건자는 그 말을 듣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이 아이는 박복한 사람이다. 그 아이의 몸에는 아무 유익함이 없다. 당장 잡아 죽여 버려야 한다. 만일 이 아이를 죽이지 않으면 온 집안이 망할 것이고 또 장차 집안사람들이 다 죽고 말 것이다.”
018_0499_a_10L時,長者便作是念此將是何緣今當以此事,向尼犍子說卽抱此兒,詣尼犍子所,頭面禮足,在一面坐時,月光長者以此因緣,具向尼犍子時,尼犍子聞此語已,告長者此兒薄福之人,無益於身,當取殺之若不殺者,門戶衰耗,皆當死盡
그때 월광 장자는 생각하였다.
‘나는 원래 자식이 없었다. 그런 인연 때문에 온 천지(天地)에 어느 곳 하나 빠짐없이 빌고 다녔었고 몇 해가 지나서야 겨우 이 아이를 낳았다. 나는 지금 이 아이를 감히 죽일 수 없다. 이제 다른 사문(沙門)이나 바라문(婆羅門)에게 물어보아 내 의심을 끊으리라.’
018_0499_a_16L是時,月光長者作是思惟我前後來,無有兒息由此因緣,請求天地,無處不遍,乃經歷爾許年歲,方生此兒我今不堪取此兒殺當更問餘沙門婆羅門,令斷我疑
018_0499_b_02L그때 여래께서는 성불(成佛)하신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은 모두들 큰 사문이라고 칭송하였다. 그때 월광 장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인연을 가지고 저 큰 사문에게 자세히 말해 보리라.’
그때 장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아이를 안고 세존의 처소를 찾아갔다. 그곳으로 가는 도중에 그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저 장로 범지(梵志)는 나이가 대단히 많고 총명한 데다 지혜롭기까지 하여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런 사람도 오히려 이 일을 잘 모르고 있는데, 하물며 저 사문 구담(瞿曇)은 아직 나이도 젊고 도(道)를 배운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어떻게 이 일을 알 수 있겠는가? 아마 그도 지금 내 의심을 풀어 주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만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018_0499_a_21L爾時,如來成佛未久,衆人稱號名大沙門是時,月光長者便作是念我可以因緣,具向大沙門說之是時,長者卽從座起,抱此兒,往詣世尊所,中道復作是念今有長老梵志年,過耆艾,聰明黠慧,衆人所敬待彼尚不知不見,況此沙門瞿曇,年少,學道未久,豈能知此事乎將恐不解吾疑今宜可中道還家
그때 옛날에 장자와 친구였던 어떤 하늘 신이 있었다. 그는 장자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는 허공(虛空)에서 그에게 말하였다.
“장자는 마땅히 알아야 하리라. 어서 앞으로 나아가라. 반드시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또 마땅히 감로(甘露)가 내리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여래께서 감로를 내리시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또 장자여, 아무리 작다고 해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는 네 가지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국왕은 아무리 어려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고, 불은 아무리 작아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며, 용은 아무리 어려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고, 도를 배우는 이는 아무리 어려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장자여, 이것을 일러 아무리 작다고 해도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네 가지라고 한다.”
018_0499_b_06L是時,有天神,昔與長者知舊,知長者心中所念,在虛空中,而告之曰長者,當知小可前進,必當獲利,得大果報,亦當至甘露之處如來出世甚爲難遇如來降甘露雨,時時乃有又復長者有四事最小,不可輕云何爲四國王雖小,最不可輕火雖小,亦不可輕龍雖小,復不可輕學道之人雖復年幼,亦不可輕是謂長者,有此四事,最不可輕
하늘 신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국왕은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그 법을 따라 사람을 죽인다.
작은 불씨는 아직 치성하지 못하지만
결국 온 산의 초목(草木)을 다 태운다.
018_0499_b_15L是時,天神便說此偈
國王雖復小
斬害由其法
小火雖未熾
焚燒山草木

신령한 용은 아무리 작게 보여도
그때를 맞춰 비를 내리고
배우는 이는 나이 어려도
한량없는 사람을 건지느니라.
018_0499_b_18L神龍雖現小
降雨隨時宜
學者年幼稚
度人無有量

그때 월광 장자는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겨 매우 기뻐하면서 어쩔 줄 몰랐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 세존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서 그 사실을 세존께 자세히 아뢰었다.
018_0499_b_19L爾時,月光長者心開意解,歡喜踊躍,不能自勝,卽前進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以此因緣,具白世尊
018_0499_c_02L그때 세존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아이는 매우 큰 복(福)이 있다. 이 어린아이가 만약 장차 어른이 되면 틀림없이 5백 제자를 데리고 나에게 와서 출가하여 도(道)를 배워 아라한이 될 것이며, 내 성문(聲聞)들 중에서 복덕(福德)이 제일이어서 아무도 그에게 미칠 자가 없을 것이다.”
018_0499_b_22L時,世尊告長者曰今此小兒極有大此小兒若當大者,當將五百徒衆,來至我所,而出家學道,得阿羅漢,我聲聞中,福德第一,無能及者
그때 장자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어쩔 줄 몰라서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의 말씀과 같다면 저 니건자 말과는 너무도 다릅니다.”
이때 월광 장자가 거듭 세존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이 아이를 가엾이 여겨 비구(比丘)들과 함께 제 청(請)을 받아 주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였다.
018_0499_c_03L是時,長者聞此語已,歡喜踊躍,不能自勝,白世尊言如世尊教,非如尼揵子語時,月光長者重白世尊唯願受請,及比丘僧,幷愍此小兒爾時,世尊默然受請
그때 장자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나서 떠나갔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고 좋은 자리를 펴고는 이른 아침에 몸소 가서 아뢰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부디 세존께서는 왕림해 주시기 바랍니다.”
018_0499_c_08L時,長者以見默然受請,卽從座起,頭面禮足,便退而去,還至家中,供辦種種甘饌飮食,敷好坐具,淸旦自時到,唯願降神
이때 세존께서는 때가 된 줄을 아시고 모든 비구들을 거느리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인 채 사위성(舍衛城)으로 들어가 장자의 집에 이르러 곧장 자리에 앉으셨다. 장자는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이 자리에 앉으신 것을 보고 곧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손수 돌리면서 기뻐하며 혼란스러워하지 않았다. 공양이 끝나자 발우를 거두고 깨끗한 물을 돌린 뒤에 다시 작은 자리를 가지고 가서 여래의 앞에 앉아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미묘한 법을 듣고자 하였다.
그때 월광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우리 집과 농사를 모두 이 아이에게 맡겼습니다. 부디 세존께서는 이 아이의 이름을 지어 주시기 바랍니다.”
018_0499_c_11L是時,世尊以知時到,將諸比丘,前後圍遶,入舍衛城,至長者家,卽就于座是時,長者見佛丘僧坐已定,卽辦種種飮食,自手斟酌,歡喜不亂以見食竟,除去鉢器,行淸淨水,更取小座,如來前坐,欲得聞佛所說妙法是時,月光長者白世尊我今持居家田業,盡與此兒唯願世尊,當與立名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에 사람들은 모두 동서(東西)로 달아나면서 말하기를 ‘저것은 시바라(尸婆羅) 귀신(鬼神)이다’라고 하였을 것이다. 그러니 저 아이의 이름을 시바라라고 하라.”
018_0499_c_19L世尊告曰此兒生時,人皆馳走東西,云是尸婆羅鬼今卽立字尸婆羅
018_0500_a_02L그때 세존께서 장자와 그 아내를 위해 미묘한 논(論)을 말씀하셨다. 그때 말씀하신 논은 보시에 대한 론(施論)과 계율에 대한 론(戒論)과 천상(天上)에 태어나는 법에 대한 논이었으며, 탐욕은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과 번뇌[漏]는 큰 근심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장자와 그 아내의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겨 다시는 의심이 없으리라는 것을 보시고, 여러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盡]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장자를 위해 설법해 주셔서 그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게 하셨다. 장자 부부(夫婦)는 그 자리에서 모든 번뇌[塵垢]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마치 새로 짠 흰 천은 물감에 쉽게 물들어 빛깔이 있는 천이 되는 것처럼, 장자 부부도 역시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래서 그는 법을 보고 모든 법을 분별하여 망설임이나 의심이 없어졌고, 두려움도 없게 되어 여래의 심오(深奧)한 법을 이해하고, 곧 5계를 받았다.
018_0499_c_21L爾時,世尊漸與長者及長者婦,而說妙論所謂論者,施論生天之論,欲不淨想,漏爲大患,出要爲妙爾時,世尊以見長者及長者婦心開意解,無復狐疑,諸佛世尊常所說法,苦道,是時,世尊盡與長者說之,令發歡喜之心長者夫婦卽於座上,諸塵垢盡,得法眼淨,猶如新白㲲易染爲色是時,長者夫婦,亦復如是,卽於座上,得法眼淨彼以見法,分別諸法,以度猶預,無復狐疑,得無所畏,解如來深奧之法卽受五戒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제사에는 불이 으뜸이 되고
온갖 문장에는 게송이 제일이며
왕은 사람 중에 가장 높은 이요
바다는 모든 물의 근원이 되며
달은 별 가운데 제일 밝고
해는 밝은 빛 중에 제일이라네.
018_0500_a_09L時,世尊便說此偈
祠祀火爲上
諸論頌爲首
王爲人中尊
海爲衆流源
月爲星中明
日爲衆明最

팔방과 또 위와 아래
거기서 태어난 모든 중생들
만일 그 복을 구하려고 한다면
3존(尊)이 그 중에서 가장 높다네.
018_0500_a_12L八方及上下
所生萬品物
欲求其福者
三佛最爲尊

그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018_0500_a_14L爾時,世尊說此偈已,卽從座起而去
이때 장자는 5백 동자(童子)를 구해 시바라를 모시게 하였다. 시바라는 나이 스무 살이 가까워지자 부모에게 가서 이렇게 아뢰었다.
“원컨대 부모님[二尊]께서는 제가 출가하여 도를 배우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018_0500_a_15L是時,長者求五百童子,使侍衛尸婆是時,尸婆羅年向二十,往至父母所,白父母言唯願二尊,許使出家學
그때 부모는 곧 허락하였다. 왜냐하면 세존께서 전에 ‘장차 5백 동자를 데리고 세존께 나아가 사문이 될 것이다’라고 예언하셨기 때문이다. 이때 시바라와 5백 동자들은 부모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갔다. 그들은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린 뒤에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 시바라가 세존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건대 도 닦기를 허락해 주소서.”
018_0500_a_19L爾時,二親卽便聽許所以然者,世尊先以記之當將五百童子至世尊所,求作沙門是時,尸婆羅及五百人禮父母足,便退而去,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尸婆羅白世尊唯願聽許得在道次
018_0500_b_02L그때 세존께서 곧 허락하시어 사문이 되게 하셨다. 그는 며칠이 못 되어 곧 아라한이 되어 여섯 가지 신통[六通]이 맑게 통하고 여덟 가지 해탈(解脫)4)을 두루 갖추었다.
이때 5백 동자들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오직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이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그들은 출가한 지 며칠이 채 못 되어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018_0500_a_24L是時,世尊卽便聽許使作沙門未經幾日,便成阿羅漢,六通淸徹,具八解脫是時,五百童子前白佛言唯願世尊,聽作沙門世尊默然可之出家未經幾日,便成羅漢
그때 존자 시바라는 본국인 사위국(舍衛國)으로 돌아갔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공경하고 우러러 의복[衣被]ㆍ음식(飮食)ㆍ침구[牀褥臥具]ㆍ의약[病瘦醫藥] 등 네 가지를 공양(供養)하였다. 존자 시바라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본국(本國)에 돌아와 있어보니, 매우 시끄럽다. 이제 인간 세상에 나아가 돌아다니면서 교화해야겠다.’
이때 존자 시바라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을 마치고 나서 머물고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 좌구(坐具)를 챙겨두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기환정사(祇桓精舍)를 나와 5백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인간 세상으로 나가 유행하였다. 그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모두 의복ㆍ음식ㆍ평상과 침구ㆍ의약 등을 공양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또 여러 하늘들은 모든 마을[村落]에 알렸다.
“지금 존자 시바라는 아라한이 되어 복덕이 제일(第一)인 사람이다. 5백 비구를 거느리고 인간 세상을 유행하면서 교화하고 있다. 여러분들은 어서 가서 공양하도록 하라. 지금 가서 공양하지 않으면 뒤에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으리라.”
018_0500_b_06L爾時,尊者尸婆羅還在舍衛國本邦之處,衆人敬仰,得四事供養,衣飮食牀褥臥具病瘦醫藥是時,尊者尸婆羅便作是念我今在此本邦之中,極爲煩鬧,今可在人閒遊化時,尊者尸婆羅到時,著衣持鉢,入舍衛城乞食乞食已,還詣所止,收攝坐具,著衣持鉢,出祇桓精舍,將五百比丘,前後圍遶,在人閒遊化,所至到處,無不供養者,皆供給衣被飮食牀褥臥具病瘦醫藥復有諸天告諸村落今有尊者尸婆羅得阿羅漢,福德第一,將五百比丘,在人閒遊化諸賢,可往供養今不去者,後悔無益
018_0500_c_02L그때 존자 시바라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이 공양들이 매우 귀찮다. 장차 어느 곳으로 피해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게 할까?’
그때 그는 곧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 모든 하늘들은 다시 여러 마을에 알렸다.
“지금 존자 시바라가 이 산 속에 있다. 너희들은 어서 가서 공양하도록 하라. 지금 공양하지 않으면 뒤에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때 사람들은 하늘의 말을 듣고 곧 음식을 짊어지고 존자 시바라를 찾아갔다.
“원컨대 존자 시바라시여, 저희들을 위해 저희들에게 와 주십시오.”
018_0500_b_19L是時,尊者尸婆羅便作是念今甚厭患此供養,當何處避之,令人不知吾處是時,卽入深山之中,諸天復在村落閒各各告曰今尊者尸婆羅在此山中,可往供養今不爲者,後悔無益是時,人民聞天語已,卽負飮食,往詣尊者尸婆羅所唯願尊住爲我等故
이때 시바라는 차츰 다시 인간 세상을 유행하다가 라열성(羅閱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으로 가서 대비구(大比丘) 5백 명과 함께 있었다. 거기에서도 의복ㆍ음식ㆍ평상과 침구ㆍ의약 등의 공양을 받았다. 그때 존자 시바라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서 여름 안거[夏坐]를 지내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그 누구도 내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게 할까?’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저 기사굴산(耆闍崛山) 동쪽에 있는 광보산(廣普山) 서쪽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야겠다.’
그는 곧 5백 비구들을 데리고 그 산으로 가서 여름 안거를 보내고 있었다.
018_0500_c_03L是時尸婆羅漸漸人中遊化,來至羅閱城迦蘭陁竹園所,與大比丘五百人俱,亦得供養衣被飮食牀褥臥具病瘦醫藥時,尸婆羅復作是念我今向在何處夏坐,令人不知吾處復重作念當在耆闍山東廣普山西,於中夏坐卽將五百比丘,在彼山中,而受夏坐
그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시바라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곧 그 산 속에다 변화로 부도(浮圖)를 만들었는데 그 동산에 과수목(果樹木)까지 모두 갖추어 만들었다. 그 주위에는 목욕할 못이 있고 5백 개의 높은 누대(樓臺)와 5백 개의 평상을 변화로 만들어 놓았고, 또 변화로 5백 개의 작은 평상과 5백 개의 노끈 평상을 만들어 놓았으며, 또 하늘의 감로(甘露)로 공양하였다.
그때 존자 시바라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여름 안거를 마쳤다. 여래(如來)를 뵌 지 너무 오래되었다. 지금 가서 뵈어야겠다.’
그는 곧 5백 비구들을 데리고 사위성으로 갔다. 그때는 한창 더운 철이어서 비구 대중들이 모두 땀을 흘려 온몸이 더러웠다.
018_0500_c_10L是時,釋提桓因知尸婆羅心中所念,卽於山中,化作浮啚,園果樹木,皆悉備具帀有浴池,化作五百高臺,復化作五百牀座,復化作五百小牀座,復化作五百繩牀,以天甘露而食之是時,尊者尸婆羅便作是念我今已夏坐訖,不見如來甚久,今可往親覲世尊將五百比丘,往舍衛城爾時盛熱,比丘衆皆悉汗出污染身體
018_0501_a_02L그때 시바라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비구 대중들이 매우 더워하고 있다. 잠시나마 구름이 끼고 보슬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또 목욕할 만한 못이 있고 장(漿)이라도 조금 얻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자 하늘에 큰 구름이 끼고 보슬비가 내렸으며, 목욕할 못이 나타났다. 또 비사문왕(毗沙門王)이 보낸 비인(非人) 네 사람이 달고 맛있는 장을 지고 와서 말하였다.
“원컨대 존자여, 이 달고 맛있는 장을 받아 비구승(比丘僧)들에게 주십시오.”
그래서 그 장을 받아 비구승들에게 주어 마시게 하였다.
018_0500_c_19L是時,尊者尸婆羅作是念今日比丘衆身體極熱,得少許雲在上,及細雨者,甚是佳事,値小浴池及得少漿以生此念,卽空中有大雲及作細雨,亦有浴池,有四非人負好甘漿,毘沙門王所遣願尊者,受此甘漿,及施比丘僧爾時,受此漿已,與比丘僧使飮之
그때 시바라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쉬어야 하겠다.’
그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시바라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곧 길가에다 5백 개의 방을 변화로 만들었다. 그리고 평상과 침구도 모두 갖추어놓았다. 그때 모든 하늘들이 음식을 바쳤다. 시바라는 공양을 마치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0501_a_03L爾時,尸婆羅復作是念,我今可在此閒止宿是時,釋提桓因知尸婆羅心中所念,卽於道側,化作五百房舍,牀臥備具是時,諸天奉上飮食尸婆羅食訖,卽從坐起而去
그때 존자 시바라의 숙부(叔父)가 사위성에 살고 있었다. 그는 재물이 풍족했고 보배도 많아 아쉬운 것이 없었다. 그러나 간탐(慳貪)이 많아서 보시(布施)하기를 좋아하지 않았고,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믿지 않았으며, 공덕을 짓지 않았다. 그때 그의 친족(親族)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장자여, 그 재물을 다 어디에 쓰려고 하는가? 왜 후세의 자량(資糧)을 장만하지 않는가?”
018_0501_a_08L爾時,尊者尸婆羅叔父在舍衛城內住,饒財多寶,無所短乏然復慳貪,不肯布施,不信佛衆,不造功德是時,諸親族語此人曰長者用此財貨爲,然復不作後世遺糧
그러자 그 장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하루 동안에 백천 냥의 금(金)을 외도(外道) 범지(梵志)들에게 보시하였다. 그러나 3존(尊)인 불(佛)ㆍ법(法)ㆍ승(僧)에는 보시하지 않았다.
018_0501_a_12L時,彼長者聞此語已,一日之中,以百千兩金,布施與外道梵志,不向三尊
이때 존자 시바라는 그 숙부가 백천 냥의 금으로 외도들에게는 보시하면서 3존(尊)에게는 보시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존자 시바라는 기원정사(祇洹精舍)로 가서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그를 위해 미묘한 법을 말씀하셨다.
그때 존자 시바라는 여래로부터 법을 듣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곧 물러갔다.
018_0501_a_14L是時,尊者尸婆羅聞叔父以百千兩金施與外道異學,不布施與三尊時,尊者尸婆羅往詣祇洹精舍,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世尊與尸婆羅說微妙之法是時,尊者尸婆羅從如來聞法已,卽從坐起,禮世尊足,右繞三帀,便退而去
018_0501_b_02L이때 존자 시바라는 곧 그날로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乞食)하면서 점점 그 숙부의 집으로 다가가 문 밖에 잠자코 서 있었다. 이때 장자는 존자 시바라가 문 밖에서 걸식하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너는 어제 왜 오지 않았느냐? 나는 어제 백천 냥의 금을 보시하였다. 나는 담요 한 장을 너에게 보시하리라.”
018_0501_a_21L是時,尊者尸婆羅卽其日,著衣持鉢,入舍衛城乞食,漸漸往詣叔父家,到已,在門外默然立是時,長者見尊者尸婆羅在門外乞食,卽語之曰汝昨日何故不來我昨日以百千兩金惠施我可以一張㲲,持用施卿
시바라가 대답하였다.
“저는 지금 담요가 필요 없습니다. 오늘 여기 온 것은 밥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018_0501_b_04L尸婆羅對曰我今不用㲲爲今日來者,故乞食耳
장자가 말하였다.
“나는 어제 백천 냥이나 금을 보시하였다. 이제 또 보시할 수는 없다.”
018_0501_b_05L長者對我昨日以用百千兩金惠施,更不能復惠施
그때 시바라는 장자를 제도하려고 곧 공중으로 날아올라 몸에서 물과 불을 뿜고,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마음대로 신통을 부렸다.
이때 장자는 이 변화를 보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려와서 자리에 앉아라. 지금 보시하리라.”
018_0501_b_07L是時,尊者尸婆羅欲得度長者故,便飛在空中,身出水火,坐臥經行,隨意所造是時,長者見此變化已,便作是說可還來下就坐今當相
이때 존자 시바라는 곧 신통[神足]을 버리고 잠시 후 내려와서 자리에 앉았다. 장자는 가장 나쁜 음식을 시바라에게 주었는데 너무도 거칠고 추한 음식이었다. 이런 것을 시바라에게 주면서 먹으라고 하였다. 그러자 존자 시바라는 부유한 집에서 자라나 음식을 마음대로 먹었었지만 다만 그 장자를 위해 그런 음식을 받아먹었다. 그리고 존자 시바라는 그것을 먹고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018_0501_b_11L是時,尊者尸婆羅卽捨神足,尋來就坐是時,彼長者以弊惡飮食,極爲麤醜,與尊者尸婆羅,使食之是時,尊者尸婆羅生長豪家,飮食自恣,但以彼長者故,而受此食,便取食之是時,尊者尸婆羅食訖,還詣所在
그날 밤에 하늘에서 하늘 신이 내려와서 장자에게 말하였다.

좋은 음식을 보시하는 것은 큰 보시이니
저 시바라 존자에게 곧 보시하여라.
탐욕 없으면 곧 해탈할 것이요
욕망이 끊어지면 의심이 없으리라.
018_0501_b_16L卽其夜,虛空神天,來語長者曰
善施極大施
乃與尸婆羅
無欲以解脫
愛斷以無疑

또 밤중에도 새벽에도 이 게송을 말하였다.

좋은 음식을 보시하는 것은 큰 보시이니
저 시바라 존자에게 곧 보시하여라.
탐욕 없으면 곧 해탈할 것이요
욕망이 끊어지면 의심이 없으리라.
018_0501_b_19L夜半淸旦二時,說此偈
善施極大施
乃與尸婆羅
無欲以解脫
愛斷以無疑
018_0501_c_02L
이때 장자는 하늘 신의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어제 백천 냥의 금(金)을 외도들에게 보시했을 때도 이런 반응이 없었는데, 오늘은 나쁜 음식을 시바라에게 보시하였더니 이런 반응이 있구나. 날이 언제나 밝을 것인가? 나는 백천 냥의 금을 저 시바라에게 보시하리라.’
장자는 그날로 온 집안을 샅샅이 뒤져 백천 냥의 금과 맞먹을 만한 물건을 가지고 시바라를 찾아갔다. 그곳에 이른 그는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 장자는 백천 냥의 금을 시바라에게 바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이 백천 냥 금을 받아 주십시오.”
018_0501_b_22L是時,長者聞天人語,便作是念我昨日以百千兩金施與外道,乃無此應我今日以弊惡食施與尸婆羅,乃致此何時當曉,自當以百千兩金,施尸婆羅是時,長者卽其日,撿校家中,有直百千兩金者,卽持,詣尸婆羅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住爾時,長者以百千兩金,奉上尸婆羅,竝作是語願受此百千兩金
그러자 존자 시바라가 대답하였다.
“지금 장자로 하여금 무궁(無窮)한 복을 받게 할 것이요, 저절로 장수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래께서는 비구가 백천 냥의 금을 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018_0501_c_08L是時,尊者尸婆羅報曰當使長者受福無窮,長壽自然然復如來不許,比丘受百千兩金
그때 장자는 곧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 시바라 비구가 이 백천 냥 금을 받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제가 복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십시오.”
018_0501_c_10L時,長者便往至世尊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彼長者白世尊言唯願世尊,使尸婆羅比丘,受此百千兩金,使我蒙其福
그때 세존께서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시바라 비구에게 가서 내가 부른다고 전하여라.”
018_0501_c_14L爾時,世尊告一比汝往至尸婆羅比丘所云吾喚卿
비구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시바라에게 가서 여래의 말씀을 그에게 전했다.
018_0501_c_15L比丘對曰如是,世尊是時,彼比丘從佛受教,卽往至彼尸婆羅所,以如來語而告之
그때 존자 시바라는 그 비구의 말을 받들고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시바라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저 장자의 백천 냥 금을 받아라. 그리하여 그로 하여금 복을 받게 하라. 그것은 전생의 인연[宿緣]이니 그 과보(果報)를 받아야 하느니라.”
018_0501_c_18L是時,尊者尸婆羅承彼比丘語,卽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世尊告尸婆羅曰汝今可受此長者百千兩金,使蒙其福此是宿緣之業,可受其報
시바라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018_0501_c_22L尸婆羅對曰是,世尊
018_0502_a_02L이때 존자 시바라는 곧 게송으로 축원[達嚫]5)을 하였다.

옷이나 그밖의 물건을 보시하여
그에 따른 복과 덕을 구하려고 하면
그는 저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나
다섯 가지 즐거움을 스스로 누리리라.
018_0501_c_23L是時,尊者尸婆羅卽時,而說達嚫
施衣及餘物
欲求其福德
往至天世人
五樂自娛樂

그는 천상으로부터 인간에 태어나
존재를 끊고 의심이 없으리니
함이 없는 저 열반(涅槃)의 경계는
모든 부처님께서 즐기시는 것이다.
018_0502_a_03L從天至人中
度有無疑難
涅槃無爲處
諸佛之所樂

보시하면서 의심이 없으면
그것으로 말미암아 복 얻으리니
마땅히 사랑하고 은혜로운 마음 내어
복을 짓되 게으름 없이 하여라.
018_0502_a_04L施惠無難者
蒙此獲福祐
當起慈惠心
作福無有懈

이때 존자 시바라가 장자에게 말하였다.
“이 백천 냥의 금을 가져다 내 방에 두시오.”
그러자 장자는 존자 시바라의 분부를 받고 그 백천 냥 금을 존자 시바라의 방에 가져다 두고 이내 떠나갔다.
018_0502_a_05L是時,尊者尸婆羅語長者言可持此百千兩金,著我房中爾時,長者承受其教,持此百千兩金,著尊者尸婆羅房中,便退而去
그때 시바라가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부족한 것이 있는 이는 여기 와서 가져가라. 만일 의복ㆍ음식ㆍ평상과 침구ㆍ의약 등이 필요하거든 여기 와서 그런 것들을 다 가져가고 다른 데 가서 구하지 말라.”
이렇게 서로서로 전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게 하였다.
018_0502_a_09L是時,尸婆羅告諸比諸有所乏者,來至此而取之若復須衣被飮食牀敷臥具病瘦醫藥,皆來取之,勿在餘處而求之也展轉相告,令知之
그때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시바라는 전생에 무슨 복을 지었기에 장자의 집안에 태어났으며, 단정하기 짝이 없고 복숭아꽃 빛깔처럼 저렇게도 아름답습니까? 또 무슨 복을 지었기에 두 손에 구슬을 쥐고 어머니의 태(胎)에서 나왔습니까? 또 무슨 복을 지었기에 5백 사람이나 거느리고 여래께 나아가 출가하여 도(道)를 배우면서 여래의 세상을 만났습니까? 또 무슨 복을 얻었기에 그는 가는 곳마다 의복과 음식이 거절로 생겨 부족한 것이 없어, 어떤 비구도 그를 따를 수 없습니까?”
018_0502_a_13L是時,衆多比丘白世尊言此尸婆羅,昔作何福,生長者家,端正無雙,如桃華色復作何福,兩手捉珠,出母胎中復作何福,將五百人,詣如來所,出家學道,値如來世復作何福,所至到處,衣食自然無所短乏,餘比丘無能及者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먼 과거 91겁(劫) 전에 비바시(毗婆尸)6)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라고 불리는 분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반두(槃頭)7)국 경계를 유행하면서 60만 8천 대중들과 함께 계셨다. 그리고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의 네 가지 공양을 받았다.
018_0502_a_19L爾時,世尊告諸比丘去久遠九十一劫,有佛號毘婆尸如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出現於世,遊在槃頭國界,與六十萬八千衆俱四事供養,衣被飮食牀敷臥具病瘦醫藥
018_0502_b_02L그때 야야달(耶若達)이라는 범지(梵志)가 그 나라에 살고 있었다. 그는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아, 금ㆍ은 등 갖가지 귀중한 보배와 자거(車)𤦲ㆍ마노(馬瑙)ㆍ진주(眞珠)ㆍ호박(琥珀) 따위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그때 야야달은 그 나라에서 나와 비바시여래의 처소로 찾아가 서로 문안인사를 나누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비바시여래는 그를 위해 차례로 설법하여 기쁜 마음을 내게 하셨다. 그때 야야달이 비바시여래께 아뢰었다.
‘부디 바라옵건대 제 청을 받아 주십시오. 저는 부처님과 비구 스님께 공양하고자 합니다.’
그러자 여래께서 잠자코 허락하셨다. 야야달 범지는 세존께서 잠자코 허락하신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떠나갔다.
그는 집에 돌아와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였다.
018_0502_b_02L爾時,有梵志,名曰耶若達,住彼土界,饒財多寶,金銀珍寶車璖馬瑙眞珠琥珀,不可稱計是時,耶若達出彼國界,往至毘婆尸如來所,到已,共相問訊,在一面坐是時,毘婆尸如來漸與說法,便發歡喜之心是時耶若達白毘婆尸如來唯願當受我請欲飯佛及比丘僧是時,如來默然受請耶若達梵志以見世尊默然受請,卽從座起,遶佛三帀而去,至家中,辦種種甘饌飮食
그때 야야달은 밤중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갖가지 음식을 만들었다. 그런데 낙(酪)이 없다. 내일 아침 일찍 성에 들어가 낙을 파는 이가 있으면 그것을 모두 사 가지고 오리라.’
그때 야야달은 이튿날 아침에 좋은 자리를 펴 두고 이내 성으로 들어가 낙을 찾았다.
018_0502_b_12L是時,耶若達夜半,便作是念我今已辦種種飮食,唯乏無酪明日淸旦,當往城門中,其有賣酪者,盡當買之是時,耶若達淸旦,敷好坐具,尋復詣城門中,求酪
018_0502_c_02L때마침 시바라(尸婆羅)라는 소치는 사람이 낙을 가지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사당으로 가고 있었다. 그때 야야달 범지가 소치는 사람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낙을 판다면 내 후한 값을 치르리라.’
시바라가 대답하였다.
‘저는 지금 이것으로 제사를 지내려고 합니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너는 하늘에 제사를 올려 무엇을 구하려고 하느냐? 그러지 말고 내게 팔아라. 그러면 매우 후한 값을 주리라.’
소치는 사람이 대답하였다.
‘범지여, 이 낙을 사서 어디다 쓰려고 하십니까?’
범지가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비바시 여래와 비구 스님을 초청했다. 음식은 다 준비되었는데 다만 낙이 없다.’
이때 시바라가 범지에게 물었다.
‘비바시여래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범지가 대답하였다.
‘그 여래는 아무도 짝할 이가 없다. 계(戒)를 갖추어 청정하고 지혜와 삼매는 천상이나 인간 세상에서 아무도 따를 이가 없다.’
018_0502_b_16L當於爾時,有放牛人持酪,名尸婆羅,欲往祠祀是時,耶若達梵志語放牛人卿,酪賣者,吾當與價尸婆羅報曰我今欲祠祀婆羅門報曰汝今祀天爲何所求但賣與我,當重顧價放牛人報曰梵志今用酪爲梵志報曰我今請毘婆尸如來及比丘僧然飮食盡辦,唯無有酪是時,尸婆羅問梵志曰毘婆尸如來者,爲何等相貌梵志報曰來者,無與等,戒具淸淨,慧三昧不可及,天上人中,無能及者
그때 야야달 범지는 이렇게 여래의 덕을 찬탄하였다. 시바라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겼다. 이때 시바라가 범지에게 말하였다.
‘제가 지금 직접 이 낙(酪)을 가지고 가서 여래께 보시하겠습니다. 그 뒤에 다시 하늘에 제사지내겠습니다.’
그때 야야달 범지는 이 소치는 사람을 데리고 집으로 갔다가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원컨대 여래께서는 왕림하소서.’
018_0502_c_04L是時,耶若達梵志歎說如來之德尸婆羅聞已,心開意解是時,尸婆羅語梵志曰今躬持此酪,往施如來,復用祀天爲是時,耶若達梵志將此放牛人,往至家中,卽白時到今正是時唯尊屈顧
여래께서는 때가 된 줄을 아시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인 채 야야달 범지의 집으로 가셨고, 저마다 차례대로 자리에 앉았다. 이때 소치는 사람은 여래의 모습이 세상에 보기 드물고 모든 감각기관은 담박하며, 32상과 80종호로 장엄(莊嚴)한 그 몸은 해와 달과 같고, 또 숱하게 많은 산 위로 불쑥 솟은 수미산(須彌山)과 같으며, 그 광명이 멀리 비추어 혜택을 입지 않는 곳이 없는 것을 보았다. 그는 매우 기뻐하면서 세존 앞으로 나아가 이렇게 아뢰었다.
‘만일 여래의 공덕이 저 범지가 말한 대로라면 이 한 병의 낙을 가지고도 저 비구 스님들에게 충분하게 다 나누어 줄 수 있으리라.’
그때 시바라가 세존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이 낙을 받아 주십시오.’
그러자 여래께서 곧 발우를 내밀어 낙을 받으시고 다시 비구 스님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랬는데도 낙은 아직 남아 있었다.
018_0502_c_09L時如來以知時到,著衣持鉢,將諸比丘,前後圍遶,至耶若達梵志家,各次第坐是時,放牛人見如來容貌,世之希有,諸根惔怕,有三十二相八十種好莊嚴其身,亦如日月,猶如須彌山,出衆山上,光明遠照,靡不蒙潤見已,歡喜,便前進世尊所,而作是說設當如來功德如梵志所論者,使此一缾酪,盡充衆僧爾時,尸婆羅白世尊言願受此酪是時,如來卽舒鉢,受酪,亦復與比丘僧,猶故有酪
018_0503_a_02L그때 소치는 사람이 세존께 아뢰었다.
‘아직도 낙이 남았습니다.’
그러자 여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다시 그 낙을 가져다가 부처님과 비구 대중에게 돌려라.’
그러자 소치는 사람이 말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때 소치는 사람은 다시 낙을 돌렸다. 그래도 낙은 남았다. 소치는 사람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직도 낙이 남았습니다.’
그러자 여래께서 그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그 낙을 가지고 가서 저 비구니(比丘尼)들과 우바새(優婆塞) 대중과 우바이(優婆夷) 대중들에게 나누어 주어 배불리 먹게 하라.’
그래도 낙은 남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소치는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그 낙을 가지고 가서 저 시주[檀越]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018_0502_c_20L爾時,放牛人白世尊言今故有餘酪時,如來告曰汝今更持此酪,施佛及比丘衆時放牛人對曰如是,世尊是時,放牛人更重行酪,猶故遺餘酪在放牛人復白佛言今故有遺餘酪在是時,如來告此人曰可持此酪與比丘尼衆優婆塞優婆夷衆,使得充飽故有遺餘酪爾時,佛語放牛人汝今持此酪與檀越主人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는 곧 그 낙을 가져다가 시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도 낙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다시 걸인(乞人)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래도 낙은 남아 있었다. 그는 돌아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직도 낙이 남았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그 낙을 가져다가 깨끗한 땅에 버리던지 아니면 물에 쏟아라. 왜냐하면 나는 아직 여래를 제외하고는 어떤 하늘이나 사람도 그 낙을 다 소모시킬 수 있는 이를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소치는 사람은 곧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그 낙을 가져다가 물에 부었다. 그러자 잠시 뒤에 물 속에서 큰 불꽃이 일어나 수십 길이나 치솟았다.
018_0503_a_06L對曰如是尋復與檀越主人,故有遺餘酪在復施與乞人貧匱者,亦有遺餘酪在來白佛言故有遺餘酪在時,佛告曰今持此酪,瀉著淨地,若著水中所以然者,我不見有人天及世,能消此酪者,唯除如來放牛人卽受佛教,持此酪而著水中尋時,水中大火炎出,高數十仞
그때 소치는 사람은 그 변괴(變怪)를 보고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그는 세존의 처소로 돌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합장하고 서서 다시 이렇게 서원(誓願)하였다.
‘지금 이 낙을 사부대중에게 보시하였는데, 만일 이것으로 인해 복덕이 있게 된다면 그 복으로 말미암아 여덟 가지 어려운 곳에 떨어지지 말게 하고, 가난한 집에 태어나지 말게 하며, 태어나는 곳마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완전히 갖추게 하고, 얼굴은 단정하게 하며, 또 속가에 있지 말게 하고, 미래 세상에서도 이와 같은 거룩한 분을 만나게 하소서.’
018_0503_a_13L是時,放牛人見此變怪已,歎未曾有,還至世尊所,頭面禮足,叉手而住復作此誓願今持此酪施與四部之衆,設當有福德者,緣此福祐,莫墮八難之處,莫生貧匱之家,所生之處六情完具,面目端正,亦莫在家,使將來之世,亦値如此聖尊
018_0503_b_02L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또 31겁 전에는 식힐(式詰)8)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셨다. 이때 식힐여래는 야마(野馬) 세계를 유행하며 교화하셨고 대비구 10만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식힐여래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그때 그 성에 선재(善財)9)라고 하는 큰 장사꾼[商客]이 있었다. 그는 멀리서 식힐여래가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얼굴이 단정하기 그지없으며,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하였고 얼굴이 해와 달과 같음을 보았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나서 그는 매우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세존의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리고는 좋은 보배 구슬을 여래 위에 뿌려 작은 정성을 나타내면서 널리 서원을 세웠다.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아 부족한 것이 없고 손이 빌 때가 없게 하며, 나아가 어머니의 태(胎) 안에서조차도 또한 비지 않게 하소서.’
018_0503_a_20L比丘,當知三十一劫,復有佛,名式詰如來出現於世是時,式詰如來遊化於野馬世界,與大比丘十萬人俱是時,式詰如來到時,著衣持鉢,入城乞食時,彼城中,有大商客,名曰善財,遙見式詰如來,諸根寂靜,容貌端正,有三十二相八十種好,莊嚴其身,面如日月見已,便發歡喜之心,前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賈人以好寶珠散如來上,現其微心,普作誓願持此功德,所生之處,饒財多寶,無所乏短,無令手中有空缺時,乃至母胞胎中,亦使不空
또 그 겁 중에 비사라바(毗舍羅婆)10)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는 명호를 가진 분이 출현하셨다. 그때 선각(善覺)이라는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재물이 풍족하였고 보배가 많았다. 그 역시 비사라바 여래ㆍ지진ㆍ등정각과 비구 스님들을 초청하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시중을 드는 사람이 없어 몸소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장만해 가지고 여래께 공양하면서 이렇게 서원하였다.
‘저의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3존(尊)을 만나게 하고 가난하지 않게 하며, 늘 시중을 드는 사람이 많고 미래 세상에서도 오늘처럼 여래를 만나게 하소서.’
018_0503_b_09L於此劫中,復有毘舍羅婆如來至眞等正覺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爾時,有長者名,善覺饒財多寶,復請毘舍羅婆如來至眞等正覺及比丘僧時,彼長者少於使人是時,長者躬,自辦種種甘饌飮食,飯彼如來,作是誓願我持功德,所生之處,常値三尊,無所短乏,恒多使人,令將來之世,値如來如今日也
018_0503_c_02L또 이 현겁(賢劫) 중에 구루손(拘屢孫)11)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그때 다재(多財)라고 하는 장자가 있었는데, 그 또한 구루손여래를 초청하여 이레 동안 그 부처님과 비구들께 공양하였고,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을 공급해 주면서 이렇게 서원을 세웠었다.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게 하옵고, 빈천(貧賤)한 집안에 태어나지 말게 하시며, 언제나 네 가지 공양을 받게 하고 사부대중과 국왕과 백성들의 존경을 받게 하며, 하늘ㆍ용ㆍ귀신ㆍ사람ㆍ비인(非人)들에게 대접받게 하소서.’
018_0503_b_18L此賢劫中,有佛名拘屢孫如來至眞等正覺出現於世爾時,有長者,名多財,復請拘屢孫如來,七日之中,飯佛及比丘僧,供養衣被飮食牀敷臥具病瘦醫藥所生之處,常饒財多寶,莫生貧賤之家,使我所生之處,恒得四事供養,爲四部之衆國王人民所見宗敬天鬼神人若非人所見接遇
모든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때의 야야달 범지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지금의 저 월광 장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때의 소치는 사람으로서 낙을 부처님께 공양한 시바라는 지금의 저 시바라 비구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때의 장사꾼 선재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지금의 시바라 비구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때의 선각 장자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지금의 시바라 비구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018_0503_c_03L諸比丘,當知爾時耶若達梵志,豈異人乎莫作是觀所以然者,今月光長者今身是也爾時,放牛人名尸婆羅以酪供養佛者,今比丘尸婆羅是也爾時,善財賈人,豈異人乎莫作是觀今尸婆羅比丘是也
018_0504_a_02L모든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시바라 비구는 이런 서원을 세웠었다.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단정하기 짝이 없게 하고 늘 부귀(富貴)한 집에 태어나게 하며, 미래(未來) 세상에서도 저로 하여금 세존(世尊)을 만나게 하고, 만약 저를 위해 설법하시면 곧 해탈을 얻고 출가하여 사문이 되게 하소서.’
그런 공덕으로 말미암아 지금 시바라 비구는 부귀한 집안에 태어나게 되었고 단정하기 짝이 없게 되었으며, 지금 나를 만나 곧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또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다시 보배 구슬을 여래 위에 뿌린 그 공덕으로 어머니의 태 안에 있으면서 손에 두 개의 구슬을 쥐고 어머니의 태에서 이 세상에 나왔다. 그 구슬의 가치는 이 염부제(閻浮提)만한 값어치이다. 그는 세상에 나오는 때를 당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구루손여래를 다시 초청하고 서원(誓願)하오니 이제 많은 심부름꾼을 가지게 하소서.’
그래서 지금 5백 사람을 거느리고 나에게 와서 출가하여 도(道)를 배워 아라한이 된 것이다.
또 이레 동안 구루손여래를 공양하고, 네 가지 공양을 얻기를 구했으므로 지금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 어는 것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 공덕으로 인하여 다른 비구로서는 도저히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석제환인도 직접 와서 공양하여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하고, 또 모든 하늘들이 여러 마을에 알려 사부대중들로 하여금 시바라가 있는 곳을 알려 준 것도 다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 제자 중에서 복덕으로 제일가는 이는 시바라 비구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018_0503_c_09L爾時,善覺長者,豈異人乎莫作是觀今尸婆羅比丘爾時多財長者,豈異人乎莫作是今日尸婆羅比丘是也諸比丘,當知尸婆羅比丘作此誓願使我所生之處,恒端正無雙,常在富貴家生,使將來之世,値遇世尊,設爲我說者,卽得解脫,得出家作沙門緣此功德,今尸婆羅比丘得生富貴家,端正無雙,今遭値我卽得阿羅漢然比丘,當知復以寶珠散如來上,持是功德,今處母胎手執雙珠,出母胎中,價直閻浮提,當生之日,便作是說復請拘屢孫如來,求多使人今將五百徒衆至我所,出家學道,得阿羅漢復於七日之中,供養拘屢孫如來,求得四事供養,今日不乏衣被飮食牀敷臥具病瘦醫藥,緣此功德,餘比丘所不及釋提桓因身來供養,給其所須,又且諸天轉告村落,使四部之衆知有尸婆羅,此其義也我弟子中,第一福德者,尸婆羅比丘是也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04_a_07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04_a_08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04_a_09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전투를 하는 건장한 사람에는 다섯 종류가 이 세상에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사람인가? 어떤 사람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전투(戰鬪)에 나아가다가 멀리서 바람을 따라 일어나는 티끌만 보고도 곧 두려워한다. 이것을 일러 첫 번째 군인이라고 한다.
018_0504_a_10L爾時,世尊告諸比丘五健丈夫堪任戰鬪,出現於世云何爲五於是有人著鎧,持仗,入軍戰鬪,遙見風塵,便懷恐怖是謂第一戰鬪人也
또 두 번째, 전투하는 사람 중에는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전투에 나아갈 때에, 가령 바람을 따라 일어나는 티끌을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높은 깃발만 보이면 곧 두려워하며 감히 나아가 싸우지 못하는 이가 있다. 이것을 일러 두 번째 군인이라고 한다.
018_0504_a_13L復次,第二戰鬪人著鎧,持仗,欲入軍戰,若見風塵,不懷恐怖,但見高幢,便懷恐怖,不堪前鬪是謂第二人
또 세 번째, 전투하는 사람 중에는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아가려고 할 때에, 바람에 일어나는 티끌이나 또는 높은 깃발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활과 화살을 보면 곧 두려워하며 감히 싸우지 못하는 이도 있다. 이것을 일러 세 번째 군인이라고 한다.
018_0504_a_16L復次第三戰鬪人著鎧,持仗,欲入軍戰鬪,彼若見風塵,若見高幢不懷恐怖,若見弓箭,便懷恐怖,不堪戰鬪是謂第三人也
또 네 번째, 전투하는 사람 중에 어떤 이는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아가려고 할 때에, 바람에 일어나는 티끌을 보거나 높은 깃발을 보거나 활과 화살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적진에 들어갔다가 곧 적에게 붙잡히거나 혹은 살해당한다. 이것을 일러 네 번째 군인이라고 한다.
018_0504_a_19L復次,第四戰鬪人著鎧,持仗,入軍共鬪,彼若見風塵,若見高幢,若見箭,不懷恐懼,但入陣時,便爲他所捉,或斷命根是謂第四戰鬪人也
018_0504_b_02L또 다섯 번째, 전투하는 사람 중에 어떤 이는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아가려고 할 때에, 만약 바람에 일어나는 티끌을 보거나, 또는 높은 깃발을 보거나 활과 화살을 보거나, 또는 적에게 붙잡혀 죽음에 이르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적군의 내외(內外 진지를 부수고 백성들을 거느린다. 이것을 일러 다섯 번째 군인이라고 한다.
018_0504_a_23L復次,第五戰鬪人著鎧,持仗,欲入陣鬪,彼若見風塵,若見高幢,若見箭,若爲他所捉,乃至於死,不懷恐怖,能壞他軍境界,無外而領人民是謂第五戰鬪人也
비구들아, 이 세상에는 이와 같은 다섯 종류의 사람이 있느니라.
지금 이 비구 대중들 중에도 이러한 다섯 종류의 사람이 이 세상에 있느니라. 어떤 것이 그 다섯 종류인가? 혹 어떤 비구는 다른 촌락(村落)을 유행하다가 그 촌락의 어떤 부인이 단정하기 짝이 없고, 얼굴도 복숭아꽃 빛과 같다는 말을 듣는다. 그는 그 말을 듣고 나서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촌락으로 걸어가서 걸식을 하다가 아름다기 짝이 없는 여자의 얼굴을 보고는 곧 탐욕의 마음을 일으켜 세 가지 법의(法衣)를 버리고 부처님의 금계(禁戒)를 버리고 속세로 돌아간다. 비유하면 저 첫 번째 군인이 바람에 일어나는 티끌을 조금만 보고도 곧 두려워하는 것처럼, 이 비구도 그와 같다.
018_0504_b_04L如是比丘,世閒有此五種人今比丘衆中,亦有此五種之人出現於世云何爲或有一比丘遊他村落,彼聞村中有婦人,端正無雙,面如桃華色彼聞已,到時,著衣,持鉢,入村乞食,卽見此女人,顏貌無雙,便起欲想,除去三衣,還佛禁戒,而作居家猶如彼鬪人,小見風塵,以懷恐怖,似此比丘也
또 어떤 비구는 어떤 촌락에 단정하기 짝이 없는 여자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그 여자를 보고 욕심을 내지는 않지만, 다만 그 여자와 서로 희롱하며 말을 주고받게 되면 그 희롱으로 말미암아 법복(法服)을 버리고 세속의 옷으로 갈아입고 만다. 이를 비유하면 저 바람에 일어나는 티끌을 보고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다만 높은 깃발을 보고 나서는 곧 두려워하는 두 번째 군인처럼, 이 비구도 그와 같으니라.
018_0504_b_12L復次,有比丘聞有女人在村落中住,端正無比,到時,著衣,持鉢,入村乞食,彼若見女人不起欲想,但與彼女人共相調戲言語往來,因此調戲,便捨法服還爲白衣如彼第二人見風塵不怖,但見高幢,便懷恐怖此比丘,亦復如
018_0504_c_02L또 어떤 비구는 어느 촌락에 얼굴이 단정하여 세상에 보기 드물고 복숭아꽃 빛깔과 같은 여자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그 여자를 보게 되어도 애욕의 생각을 내지 않고 서로 희롱하면서도 애욕의 생각을 내지 않지만, 다만 그 여자와 서로 손을 맞잡고 서로 만지작거리게 되면 그러는 사이에 곧 애욕의 생각을 일으켜 세 가지 법의를 버리고 세속의 옷으로 갈아입고 가정을 만든다. 비유하면 저 세 번째 군인이 적진(敵陣) 속에 들어가 바람에 날리는 먼지를 보거나 높은 깃발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다가 활과 화살을 보고는 곧 두려워하는 경우와 같으니라.
018_0504_b_19L復次,有一比丘聞村落中有女人,容貌端正,世之希有,如桃華色,到時著衣,持鉢,入村乞食,若見女人不起欲想,設共女人共調戲,亦復不起欲意之想,但與彼女人手拳相加,或相捻挃,於中便起欲想,捨三法衣,還爲白衣,習於家業如彼第三人入陣時,見風塵,見高憧,不恐怖,見弓箭便懷恐怖
또 어떤 비구는 어느 촌락에 얼굴이 단정하여 세상에 정말 보기 드문 여자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마을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다가, 그 여자를 보게 되어도 애욕의 생각을 내지 않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애욕의 생각을 내지 않지만, 그 여인과 서로 만지작거리게 되면 그러는 사이에 곧 애욕의 생각을 일으켜 법복을 버리고 가업(家業)을 익힌다. 비유하면 저 네 번째 군인이 적진에 들어가 적에게 잡히거나 혹은 목숨을 잃고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와 같으니라.
018_0504_c_04L復次,有一比丘聞村落中有女人,面容端正,世之希有,到時,著衣,持鉢,入村乞食,彼若見女人不起欲想,設共言語,亦復不起欲想,設彼女人共相捻挃,便起欲想,然不捨法服,習於家業如彼第四人入軍爲他所獲,或喪命根,而不得出
또 어떤 비구는 어느 마을에 의지해 살며 그런 여자가 그 마을에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그 비구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그 여자를 보게 되더라도 애욕의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서로 말을 건네며 웃더라도 애욕의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서로 만지작거리게 되더라도 애욕의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때 그 비구는 이 몸속의 36가지 나쁘고 더러우며 깨끗하지 못한 물질12)을 관찰하고 ‘무엇이 이런 것에 집착하는가, 무엇 때문에 애욕을 일으키는가? 이 욕심은 어느 곳에 머무는가, 머리로부터 나오는가, 형체(形體)로부터 나오는가?’ 하고 관찰한다. 그 온갖 물질에 대하여 아무리 관찰해 보아도 그런 것들이 존재하는 곳이 없다. 머리에서 발끝까지도 역시 그와 같다. 오장(五臟)이 소속되어 있는 것도 그 형상을 생각할 수 없고, 또 어디서부터 온 곳도 없다. 그 인연의 근본을 관찰해 보아도 좇아 온 곳이 없다.
018_0504_c_10L復次,有一比丘依村落而住,彼聞村中有女人比丘到時,著衣持鉢,入村乞食,彼若見女人,不起欲想,設共言笑,亦不起欲想,設復共相捻挃,亦復不起欲想是時,比丘觀此身中三十六物惡穢不淨誰著此者,由何起欲,此欲爲止何所,爲從頭耶形體出耶觀此諸物了無所有,從頭至足,亦復如是,五藏所屬無有想像,亦無來處,彼觀緣本,不知所從來處
018_0505_a_02L그는 또 이렇게 생각한다.
‘이러한 욕심은 다 인연(因緣)을 따라 생기는 것이라고 나는 관찰하였다.’
그 비구는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는 욕루(欲漏)에서 마음이 해탈을 얻고, 유루(有漏)에서 마음이 해탈을 얻으며, 무명루(無明漏)에서 마음이 해탈을 얻고는 곧 해탈지혜[解脫智]가 생긴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는다’라고 사실 그대로 다 안다. 이는 비유하면 저 다섯 번째 전투하는 사람이 많은 적군을 어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돌아다니면서 교화하는 경우와 같으니라. 그런 까닭에 나는 지금 말한다.
‘이 사람은 애욕(愛欲)을 버리고 두려움이 없는 곳에 들어가 열반성(涅槃城)에 이르게 되었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 세상에는 다섯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 것이니라.”
018_0504_c_20L彼復作是念我觀此欲從因緣生彼比丘觀此已,欲漏心得解脫,有漏心得解脫,無明漏心得解脫,便得解脫智,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胎,如實知之彼第五戰鬪之人,不難衆敵,而自遊由是故,我今說此人捨於愛欲,入於無畏之處,得至涅槃城是謂比丘,有此五種之人出現於世
그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설하셨다.

애욕아, 나는 너의 근본을 안다.
너는 생각을 의지해 생기는 것이다.
내가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면
너도 또한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018_0505_a_05L爾時世尊便說此偈
欲我知汝本
意以思想生
非我思想生
且汝而不有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음행(淫行)은 나쁘고 더러우며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찰하고 색욕(色欲)을 제거해 없애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05_a_08L是故諸比丘,當觀惡穢婬不淨行,除去色欲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05_a_10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4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05_a_11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05_a_12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전투하는 사람에는 다섯 종류가 이 세상에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종류인가? 혹 어떤 사람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군대에 들어가 전투를 한다. 그러나 그는 바람에 일어나는 먼지를 보고는 곧 두려워하며 감히 저 큰 군진(軍陣)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이것이 첫 번째 군인이니라.
018_0505_a_13L爾時,世尊告諸比丘有五戰鬪之人出現於世云何爲五或有一人著鎧,持仗,入軍戰鬪彼見風塵,便懷恐怖,不敢入彼大陣之中是謂第一之人
또 두 번째, 전투하는 어떤 사람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군대에 들어가 전투를 한다. 그는 바람에 일어나는 먼지를 보고는 두려워하지 않지만, 북을 치는 소리만 들으면 곧 두려워한다. 이것이 두 번째 군인이니라.
018_0505_a_17L復次,第二戰鬪之人著鎧,持仗,入軍戰鬪彼見風塵,不生畏懼,但聞擊鼓之音,便懷恐怖是謂第二之人
또 세 번째, 전투하는 어떤 사람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군대에 들어가 전투를 한다. 그는 바람에 일어나는 먼지를 보고 두려워하지 않고 북을 치는 소리를 듣고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만약 높은 깃발을 보게되면 곧 두려워하여 감히 나가 싸우지 못한다. 이것이 세 번째 군인이니라.
018_0505_a_19L復次,第三之人著鎧,持仗,入軍戰鬪彼見風塵,不生畏懼,設聞鼓角之聲,不起畏懼彼若見高幢,便懷恐怖,不堪戰鬪是謂第三之人
018_0505_b_02L또 네 번째, 전투하는 어떤 사람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군대에 들어가 전투를 한다. 그는 바람에 일어나는 먼지를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고, 또 북을 치는 소리를 듣고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높은 깃발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적군에게 잡히면 혹 목숨이 끊어지고 만다. 이것이 네 번째 군인이니라.
018_0505_a_23L復次,第四戰鬪之人著鎧,持仗,入軍戰鬪中,若見風塵,不起畏懼,若聞鼓角之音,復非恐懼,若見高幢,亦非怖畏,設爲他所捉或斷命根是謂第四之人
또 다섯 번째, 어떤 사람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군진(軍陣)에 들어가 전투를 한다. 그는 적군을 모두 무찌르고 넓은 땅을 점령한다. 이것이 다섯 번째 군인이니라.
018_0505_b_04L復次,第五有人著鎧,持仗,入軍共鬪彼盡能有所壞,廣接國界是謂第五之人出現於世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지금 비구들도 다섯 종류가 이 세상에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종류인가?
어떤 비구가 촌락(村落)에 살고 있는데, 그는 어떤 여인(女人)이 단정하기 짝이 없고, 얼굴이 복숭아꽃 빛깔처럼 아름답다는 말을 듣는다. 그 비구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면서, 감각기관의 문[根門]을 지키지 않고 몸과 입과 뜻을 보호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만약 그 여인을 보게 되면 곧 애욕(愛欲)의 마음을 일으켜 금계(禁戒)를 버리고 돌아가 세속 옷으로 갈아입는다. 비유하면 저 첫 번째 군인이 바람에 먼지가 일어나는 소리를 듣고 감히 전투를 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나는 이런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018_0505_b_07L比丘,當知今比丘亦有五種之人出現於世閒云何爲五或有一比丘住村落中,彼聞有女人端正無雙如桃華色彼比丘到時,著衣,持鉢,入村乞食,不守根門,不護身口意法彼若見女人,便起欲意,還捨禁戒,習白衣如彼初人聞揚塵之聲,不堪戰鬪,便懷恐怖我由是故,而說此人
또 어떤 비구가 촌락에 살고 있는데, 그는 어느 마을에 어떤 여자가 단정하기 비할 데 없고, 얼굴 모습도 복숭아꽃 빛깔 같다는 말을 듣고는 곧 계(戒)를 버리고 세속의 법을 익힌다. 비유하면 저 두 번째 군인이 북 소리만 듣고도 감히 싸우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018_0505_b_14L復次,有比丘住在村落,彼聞村中有女人,端正無比,面如桃華色,而便捨戒,習白衣法如彼第二鬪人但聞鼓角之聲,不堪戰鬪,此亦如是
또 어떤 비구가 촌락에 살고 있는데, 그는 어느 마을에 어떤 여자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 말을 듣고 나서는 곧 애욕의 마음을 일으킨다. 그러다가 그 여인을 보더라도 애욕의 생각을 일으키지 않다가, 오직 그 여인과 서로 희롱하는 동안에 곧 금계를 버리고 세속의 법을 익힌다. 비유하면 저 세 번째 군인이 멀리서 깃발을 보고 나서는 곧 두려워하며 감히 전투를 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사람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일러 세 번째 군인이라고 하느니라.
018_0505_b_18L復次,有比丘住在村落,聞有女人在彼村落彼聞已,便起欲意,若見女人,不起欲想,但共女人共相調戲,於中便捨禁戒,習白衣法如彼第三人遙見幢已,便懷恐怖,不堪戰鬪由是故,今說此人是謂第三戰鬪之人
018_0505_c_02L또 어떤 비구가 촌락에 살고 있는데, 그 비구는 어느 마을에 어떤 여자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면서 몸과 입과 뜻을 단속하지 못한다. 그 여인이 단정하기 그지없음을 보고 그 사이에서 곧 애욕의 마음을 일으킨다. 그러다가 혹 그 여인과 서로 꼬집기도 하고 손을 마주잡기도 하다가 곧 금계를 버리고 세속의 법을 익힌다. 비유하면 저 네 번째 전투하는 사람이 큰 군진(軍陣)에 있으면서 적군에게 잡혀 목숨을 잃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사람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다.
018_0505_b_24L復次,有比丘住在村落彼比丘聞村中有女人聞已,著衣,持鉢,入村乞食,不守護身見女人端正無雙,於中便起欲意,或與女人共相捻挃,或手拳相加,便捨禁戒,還爲白衣如彼第四戰鬪之人在大軍中,爲他所捉,喪失命根由是之故,今說此人
또 어떤 비구는, 어느 마을에 어떤 여자가 살고 있는데 세상에 보기 드물게 어여쁘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는 비록 그런 말을 듣더라도 애욕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 비구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면서 몸과 입과 뜻을 잘 단속한다. 그는 비록 여인을 보더라도 애욕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삿된 생각이 없으며, 그 여인과 서로 말을 주고받으면서도 역시 애욕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삿된 생각도 없다. 그러나 혹 그 여인과 서로 꼬집고 손을 마주잡게 되면 그 사이에 곧 애욕의 마음이 일어나 몸과 입과 뜻이 불꽃처럼 치성(熾盛)해진다. 그는 동산으로 돌아가 장로 비구들의 처소로 찾아가서 장로 비구들에게 그런 사실을 고백한다.
‘여러분은 지금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저는 지금 애욕의 마음이 불꽃처럼 일어나 스스로 금하고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부디 바라옵건대 설법하시어 이 애욕의 더러운 오로(惡露)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그때 장로 비구들은 이렇게 말한다.
‘너는 지금 잘 관찰해 보아라. 이 애욕은 무엇을 좇아 생기며, 무엇을 좇아 없어지는가? 여래께서는 〈대개 애욕을 버리려고 하거든 부정관(不淨觀)으로써 그것을 제거해 없애고 부정관의 도(道)를 닦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018_0505_c_08L復次,有比丘聞村落中有女人,世之希有彼雖聞此,不起欲想彼比丘到時,著衣,持鉢,入村乞食而守護身口意彼雖見女人不起欲想,無有邪念,設共女言語往返,亦不起欲想,亦無邪念,設共女人共相捻挃,手拳相加,爾時便起欲想,身意便熾盛,欲意已熾盛,還詣園中,至長老比丘所,以此因緣,向長老比丘說之諸賢,當知我今欲意熾盛,不能自禁制,唯願說法,使脫欲之惡露不是時,長老比丘告曰汝今當觀此欲爲從何生,復從何滅如來所說,夫去欲者,以不淨觀除之,及修行不淨觀之道
그때 장로 비구들은 곧 이런 게송을 읊는다.

만약 전도(顚倒)된 생각을 알고 싶다면
그것은 불꽃같은 마음 때문이니라.
마땅히 온갖 불꽃같은 마음 버려라.
그러면 애욕은 곧 그치어 쉬느니라.
018_0505_c_22L是時,長老比丘便說此偈言
設知顚倒者
加心而熾盛
當去諸熾心
欲意止休息
018_0506_a_02L
‘여러분, 알아야 하오. 애욕은 생각[想]을 따라 일어난다. 애욕의 마음을 일으키면, 곧 애욕의 뜻이 생기는 것이다. 혹 자기 자신을 해치고 또 다른 사람을 해치며, 여러 가지 재환(災患)을 일으켜 현세에서 그런 고통과 걱정을 받고, 또 후세에서도 한량없이 많은 고통을 받는다. 만일 애욕의 마음을 제거해 버리면, 또한 제 자신도 해치지 않고 또 다른 사람도 해치지 않으며, 현세에서도 괴로움의 과보(果報)를 받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너는 지금 마땅히 생각을 없애버려야 한다. 생각이 없으면 곧 애욕의 마음이 없어지고, 애욕의 마음이 없으면 곧 어지러운 생각이 없어질 것이다.’
018_0505_c_24L諸賢,知之,欲從想生,以興想念,便生欲意,或能自害,復害他人,起若干災患之變,於現法中,受其苦患,復於後世,受苦無量欲意以除,亦不自害,不害他人,於現法報不受其苦是故今當除想念以無想念,便無欲心,以無欲心,便無亂想
그때 그 비구는 이와 같은 가르침을 받고, 곧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으로 사유(思惟)한다.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으로 사유함으로써 그때 번뇌[有漏]에서 마음이 해탈하여 함이 없는 곳[無爲處:涅槃]에 이르게 된다. 비유하면 저 다섯 번째 군인이 갑옷을 입고 무기를 가지고 군진에 들어가 전투에 나아갔을 때, 아무리 많은 적을 보아도 두려움이 없고, 비록 해치려는 사람이 오더라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며, 능히 외구(外寇)를 무찌르고 다른 세상에 사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나는 지금 이런 사람은 ‘마(魔)의 무리를 쳐부수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려 함이 없는 곳에 이른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일러 이 현재 세상의 다섯 번째 비구라고 한다.
018_0506_a_08L爾時,彼比丘受如此教勅,卽思惟不淨之相以思惟不淨之想,爾時,有漏心得解脫,至無爲處如彼第五人著鎧,持仗,入軍戰鬪見衆敵,無有恐懼,設有來害者,心不移動,能破外寇,居他界中由是故,今說此人能破魔衆,去諸亂想,至無爲是謂第五人出現於世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세간(世間)에는 이런 다섯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늘 수행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06_a_15L比丘,當知世閒有此五人出現世閒是故諸比丘,當念修行欲不淨想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06_a_18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06_a_19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06_a_20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506_b_02L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대개 땅을 소제(掃除)하는 사람에게 이런 다섯 가지 일이 있으면 공덕을 얻지 못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땅을 소제하는 사람으로서 역풍(逆風)을 알지 못하고, 순풍(順風)을 알지 못하며, 또 모아서 무더기를 만들지 않고, 똥을 치우지 않으며, 소제한 곳이 또한 깨끗하지 않으면,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땅을 소제하는 사람에게 이런 다섯 가지 일이 있으면 큰 공덕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 것이니라.
018_0506_a_21L爾時,世尊告諸比丘夫掃地之人,有五事,不得功德云何爲五於是掃地之人不知逆風,不知順風,復不作聚,復不除糞,然掃地之處復非淨是謂比丘,掃地之人,雖有五事,不成大功德
또 비구들아, 땅을 소제하는 사람은 다섯 가지 공덕을 성취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땅을 소제하는 사람이 역풍과 순풍의 이치를 알고, 또한 모을 줄 알고 치울 줄을 알며, 나머지를 남겨두지 않아 매우 깨끗하게 하면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이 다섯 가지 일은 큰 공덕을 성취한다’고 하느니라.
018_0506_b_03L復次,比丘,掃地之人成五功德云何爲五於是掃地之人知逆順風之理,亦知作聚,亦能除之,不留遺餘,極令淨好是謂比丘,有此五事,成大功德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앞의 다섯 가지 일은 버리고, 뒤의 다섯 가지 법을 닦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06_b_07L是故諸比丘,當除前五事,修後五法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06_b_08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6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06_b_09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06_b_10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탑[偸婆]을 소제하고도 다섯 가지 공덕(功德)을 얻지 못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공덕인가? 어떤 사람은 탑을 소제하면서 물을 땅에 뿌리지 않고, 기왓장이나 조약돌을 치우지 않으며, 땅을 편편하게 고르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땅을 소제하지 않으며, 더럽고 나쁜 것을 치우지 않는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땅을 소제하는 사람이 다섯 가지 공덕을 성취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018_0506_b_11L爾時,世尊告諸比丘若有人掃偸婆,不得五功德云何爲五於是有人掃偸婆,不以水灑地,不除去瓦石,不平整其地,不端意掃地,不除去穢是謂比丘,掃地之人不成五功德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탑을 소제하는 사람은 다섯 가지 공덕을 성취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공덕인가? 탑을 소제하는 사람이 물을 땅에 뿌리고, 기왓장이나 조약돌을 치우며, 땅을 편편하게 고르고 정성을 다하여 땅을 소제하며, 더럽고 나쁜 것을 치우면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다섯 가지 일이 있어 그 사람으로 하여금 공덕을 얻게 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이 공덕을 얻으려 하거든 마땅히 이 다섯 가지 일을 행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06_b_15L比丘,當知掃地之人成五功德云何爲五於是掃偸婆之人以水灑地,去瓦石,平整其地,端意掃地,除去穢惡是謂比丘,有五事,令人得功德是故諸比丘,欲求其功德者,當行此五事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06_b_21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7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06_b_2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06_b_23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506_c_02L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래도록 나다니며 노는 사람은 다섯 가지 어려움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어려움인가? 항상 나다니며 노는 사람은 가르친 법을 외우지 못하는 것, 외웠던 법을 잊어버리는 것, 삼매(三昧)를 얻지 못하는 것, 얻었던 삼매를 잃어버리는 것, 법을 듣고도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많이 나다니며 노는 사람은 이 다섯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하느니라.
018_0506_b_24L爾時,世尊告諸比丘長遊行之人有五艱難云何爲五於是恒遊行人不誦法教,所誦之教而忘失之,不得定意,以得三昧,復忘失之聞法,不能持是謂比丘,多遊行人有此五難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많이 나다니며 놀지 않는 사람은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공덕인가? 얻지 못했던 법을 얻는 것, 이미 얻은 법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 많이 들어 능히 잘 가지는 것, 능히 삼매를 얻는 것, 이미 얻은 삼매는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많이 나다니며 놀지 않는 사람은 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하느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많이 나다니며 놀지 말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06_c_05L比丘,當知不多遊行人有五功德何爲五未曾得法而得法已得不復忘失多聞,能有所持能得定意,以得三昧,不復失之是謂比丘,不多遊行人有此五功德是故諸比丘,莫多遊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06_c_11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8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06_c_1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06_c_13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항상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면, 다섯 가지 법답지 않는 일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비구가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면 그 집에 집착하여 남이 빼앗을까 두려워하는 것, 혹 재산(財産)에 집착하여 남이 빼앗을까 두려워하는 것, 혹 재물을 많이 모으기를 속인처럼 하는 것, 친한 이에게 집착하여 다른 사람이 그 친한 이의 집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항상 속인들과 서로 왕래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한 곳에 오래 머무는 사람은 이 다섯 가지 법답지 않은 일이 있다’고 하느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방편을 구해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말아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06_c_14L爾時,世尊告諸比丘若有比丘恒一處止,有五非法云何爲五於是比丘一處住者,意著屋舍,畏恐人奪或意著財產,復恐人奪或多集物猶如白衣貪著親親不欲使人至親親恒共白衣而相往來是謂比丘,一處住人有此五非法是故諸比丘,當求方便,勿一處住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06_c_22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9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06_c_2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06_c_2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507_a_02L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공덕인가? 집을 탐하지 않는 것, 살림살이 도구를 탐하지 않는 것, 재물을 많이 모으려고 하지 않는 것, 친족들에게 집착하지 않는 것, 속인들과 서로 왕래하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런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하느니라.
018_0507_a_02L爾時,世尊告諸比丘不一處住人有五功德云何爲五不貪屋,不貪器,物不多集財物,不著親族,不與白衣共相往來是謂比丘,不住一處人有此五功德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방편을 구해 이 다섯 가지 일을 행하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07_a_06L是故諸比丘,當求方便,行此五事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07_a_07L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07_a_08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 광명(光明)이라는 못 가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인간 세상을 유행하고 계셨다.
018_0507_a_09L一時,佛在摩竭國光明池側爾時,世尊與大比丘衆五百人,俱在人閒遊化
그때 세존께서는 멀리서 큰 나무가 불에 타는 것을 보셨다. 그 모습을 보시고 여래께서는 다시 어떤 나무 밑으로 가서 앉으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떠냐? 비구들아, 차라리 이 몸을 저 불 속에 던지겠느냐, 아니면 차라리 아름다운 여자와 사귀며 놀겠느냐?”
018_0507_a_11L爾時,世尊遙見大樹爲火所燒見已,如來更詣一樹下,到已,就樹下坐爾時,世尊告諸比丘云何比丘,寧持身投此火中爲寧與端正女人,而共交遊
그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차라리 여인과 사귀며 놀지 저 불 속에 이 몸을 던지지는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저 불은 독하고 뜨겁기가 이루 다 말할 수 없고, 목숨이 끊어지는 고통 또한 한량없기 때문입니다.”
018_0507_a_15L爾時,諸比丘白佛言與女人共相交遊,不投身入此火中所以然者,此火毒熱不可稱計,斷其命根,受苦無量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너희들에게 말하노라. 사문(沙門)의 행(行)이 아니면서 사문이라고 말하고, 범행(梵行)을 닦지 않는 사람이 범행을 닦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바른 법을 듣지 못했으면서 바른 법을 들었다고 말하고, 맑고 깨끗한 법이 없는 그런 사람은 차라리 저 불 속에 뛰어들지언정, 여자와 함께 사귀면서 놀지 말라. 왜냐하면 그 사람은 차라리 그런 고통을 받을지언정, 그 죄로 말미암아 지옥에 들어가 한량없이 많은 고통을 받지는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떠냐? 비구들아, 사람의 예배(禮拜)와 공경(恭敬)을 받겠느냐, 아니면 사람들에게 예리한 칼을 주어 자신의 손발을 끊게 하겠느냐?”
018_0507_a_18L世尊告曰我今告汝非沙門行,言是沙門非梵行人,言是梵行不聞正法,言我聞法無淸白法,如是之人寧投入此火中,不與女人共相交遊所以然者,彼人寧受此苦痛,不以此罪,入地獄中,受苦無量云何比丘,寧受人禮拜恭敬爲寧使人取利劍斷其手足
018_0507_b_02L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차라리 남의 예배 공경을 받을지언정 사람에게 예리한 칼을 주어 자기의 손발을 끊게 하지는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손발을 끊는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018_0507_b_02L諸比丘對曰受恭敬禮拜,不使人以劍斷其手足所以然者,斷其手足,痛不可稱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너희들에게 말하노라. 사문의 수행을 하지 않으면서 사문이라고 말하고, 범행을 닦는 않는 사람이 범행을 닦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바른 법을 듣지 못했으면서 바른 법을 들었다고 말하고, 맑고 깨끗한 행이 없어 선근(善根)을 끊은 그런 사람은 차라리 몸을 맡겨 예리한 칼을 받을지언정 계행(戒行)도 없이 남의 공경을 받지는 말아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이런 고통은 잠깐이지만 지옥의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어떠냐? 비구들아, 차라리 남의 옷을 받겠느냐, 아니면 뜨거운 쇠사슬로 그 몸을 감싸겠느냐?”
018_0507_b_04L尊告曰我今告汝等非沙門行,言是沙門非梵行人,言是梵行不聞正法,言聞正法無淸白行,斷善根,如是之人寧投身受此利劍,不以無戒,受他恭敬所以然者,此痛斯須閒耳地獄苦痛不可稱計云何比丘,寧受人衣爲寧以熱鐵鍱用纏裹身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차라리 남의 옷을 받을지언정 그런 고통은 받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018_0507_b_11L諸比丘對曰寧以受人衣裳,不受此苦痛以然者,此毒痛不可稱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거듭 너희들에게 말하노라. 계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차라리 뜨거운 쇠사슬로 그 몸을 감쌀지언정 남의 옷은 받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런 고통은 잠깐이지만, 지옥의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어떠냐? 비구들아, 차라리 신도가 주는 음식을 먹겠느냐, 아니면 뜨거운 쇠 구슬을 삼키겠느냐?”
018_0507_b_13L世尊告曰我今重告汝無戒之人寧以熱鐵鍱纏裹其身不受人衣裳所以然者此痛須臾閒耳地獄苦痛不可稱計云何比丘,寧受人信施之食爲寧以呑熱鐵丸乎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차라리 남이 주는 음식을 먹을지언정 뜨거운 쇠 구슬은 삼키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고통은 도저히 견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018_0507_b_18L諸比丘對曰寧受人信施之食,不呑熱鐵丸所以然者,此痛不可堪處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너희들에게 말하노라. 차라리 뜨거운 쇠 구슬을 삼킬지언정 계를 지키지 않으면서 남이 믿음으로 주는 음식을 먹지는 말아라. 왜냐하면 뜨거운 쇠 구슬을 삼키는 고통은 잠깐이기 때문이다. 계를 지키지 않는다면 남이 믿음으로 주는 보시를 받지 말아야 한다.
어떠냐? 비구들아 차라리 남이 주는 침구(寢具)를 받겠느냐, 아니면 뜨거운 쇠 평상 위에 눕겠느냐?”
018_0507_b_20L世尊告曰我今語汝寧呑熱鐵丸,不以無戒受人信施所以然者,呑熱鐵丸痛斯須閒,不以無戒受他信施云何比丘,寧受人牀敷之具爲寧臥熱鐵牀上
018_0507_c_02L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차라리 남의 침구를 받을지언정 뜨거운 쇠 평상 위에 눕지는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018_0507_b_24L諸比丘對曰我等,世尊,寧受人牀臥之具,不臥鐵牀上所以然者,此之毒痛不可稱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계행(戒行)이 없다. 사문도 아니면서 사문이라고 말하고, 범행이 없으면서 범행을 닦는다고 말한다. 차라리 뜨거운 쇠 평상 위에 누울지언정 계행이 없으면서 남이 믿음으로 주는 보시를 받지는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뜨거운 쇠 평상 위에 눕는 고통은 잠깐이기 때문이다. 계행이 없다면 남이 믿음으로 주는 보시를 받지 말아야 한다.
018_0507_c_03L世尊告曰彼愚癡之人無有戒行,非沙門言,是沙門,無有梵行,言修梵行,寧當臥鐵牀上,不以無戒受他信施何以臥鐵牀上痛斯須閒,不以無戒受他信施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오늘 계행이 없는 사람이 나아가는 곳을 보았다. 그들은 혹 인간에 태어나더라도 몸은 바짝 마르고, 끓는 피가 얼굴 구멍으로 흘러나와 곧 목숨을 마치고 만다. 그래서 그는 여자와 사귀어 놀지도 못하고 남의 예경(禮敬)을 받지도 못하며, 남에게서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도 받지 못한다.
저 계행이 없는 사람은 후세(後世)와 전세(前世)의 죄를 관찰하지 못하고 목숨을 돌보지 않다가 그런 고통을 받는다. 계행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악행(惡行)을 지었기 때문이다.
018_0507_c_08L比丘,當知如我今日觀,無戒之人所趣向處,設彼人閒者,形體枯悴,沸血從面孔出,便取命終,不與女人共相交遊,不受人禮敬之德,不受人衣被飯食牀敷臥具病瘦醫藥以其無戒之人不觀後世前世之罪,不顧命根,受此苦痛,無戒之人當生三惡趣中所以然者,以其造惡行之所致
나 여래는 오늘 선(善)을 행하는 사람이 나아가는 곳을 보았다. 그들은 혹 중독(中毒)이 되거나 칼에 상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왜냐하면 그 몸을 버리고 하늘의 복(福)을 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장차 좋은 세계에 태어날 것이다. 모두 전세(前世)에 닦은 선행(善行)으로 그 과보를 받기 때문이다.
018_0507_c_16L如來今日觀察善行人之所趣向正使中毒,爲刀所傷,自斷命根何以欲捨此身受天之福,當生善處,皆由前世受善行報之所致也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계행의 몸ㆍ선정의 몸ㆍ해탈의 몸ㆍ해탈지견의 몸을 늘 생각하고 닦아야 한다. 그래야 금생(今生)에서 그 과보를 얻어 감로(甘露)의 길을 얻고, 비록 남에게서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을 받더라도 과실(過失)이 없으며, 또 시주[檀越]들로 하여금 무궁한 복을 받게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07_c_19L是故比丘,當念修行戒身定身慧身解脫身解脫所見身欲使今世獲其果報,得甘露道,正使受人衣被飮食牀敷臥具病瘦醫藥而無過失又使檀越受福無窮如是諸比丘,當作是學
018_0508_a_02L이렇게 설법하셨을 때 비구 60명은 번뇌[漏]가 다해 뜻에 이해가 생겼지만, 다른 비구 60명은 법복(法服)을 버리고 세속으로 돌아갔다.
018_0507_c_24L爾時,說此法時,六十比丘漏盡意解,六十比丘還捨法服,而作白衣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다섯 왕과 월광 장자와
시바라와 두 가지 싸움과
두 가지 소제와 두 가지 행과
가고 머무름의 두 가지에 대해 설하셨고
메마른 나무에 대해 마지막으로 설하셨다.
018_0508_a_03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五王及月光
尸婆二種鬪
二掃二行法
去住有二種
枯樹最在後
增壹阿含經卷第二十五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2권 1,149번째 소경인 「칠왕경(七王經)」과 『별역잡아함경』 제4권 72번째 소경이 있다.
  2. 2)또는 말니(末尼)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여의보(如意寶)ㆍ여의주(如意珠)라고 하는데, 이 구슬은 보물을 비 내리듯 한다고 한다.
  3. 3)팔리어로는 Nigaṇṭha-Nātaputta라고 한다. 또는 니건타야제자(尼乾陀若提子)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이계친자(離繫親子)라고 한다. 온몸을 드러내고 다니는 외도(外道)로서 육사외도(六師外道) 중 하나이며, 그의 본명(本名)은 와록달마나(瓦錄達摩那)라고 한다. 그는 그 교의 무리들에게 대웅(大雄)이라고 불렸으며, 찰리종(刹利種) 출신으로 그 당시 아주 유명한 대종교가(大宗敎家)였다.
  4. 4)8배사(背捨)라고도 한다. 즉 여덟 가지 관념(觀念)을 말한다. 이 관념에 의하여 5욕(欲)의 경계를 등지고, 탐하여 고집하는 마음을 버리므로 배사라고 하고, 또 이것으로 말미암아 3계의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므로 해탈이라고 한다. 여덟 가지란, 첫째, 안으로 색욕(色欲)을 탐하는 생각이 있으므로 이 탐심을 없애기 위하여 밖의 부정(不淨)한 퍼렇게 어혈(瘀血)이 든 색(色) 따위를 관하여 탐심을 다시는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內有色想觀外色解脫]이다. 둘째는 안으로 색욕을 탐하는 생각은 이미 없어졌으나, 이것을 더욱 굳게 하기 위하여 밖의 퍼렇게 어혈이 든 색 따위를 관하여 탐심을 다시는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內無色想觀外色解脫]이다. 셋째는 깨끗한 색을 관하여 탐심(貪心)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을 정해탈(淨解脫)이라고 하는데, 이 정해탈을 몸소 증득하여 구족원만(具足圓滿)하며 선정에 드는 것[淨解脫身作證具足住]이다. 넷째는 공무변처해탈(空無邊處解脫), 다섯째는 식무변처해탈(識無邊處解脫), 여섯째는 무소유처해탈(無所有處解脫), 일곱째는 비상비비상처해탈(非想非非想處解脫)이다. 네 번째부터 일곱 번째까지는 각각 능히 그 아랫단 계의 탐심을 버리므로 해탈이라고 한다. 여덟째는 멸수상정해탈신작증구족주(滅受想定解脫身作證具足住)인데, 이것은 멸진정(滅盡定)은 수(受ㆍ상(想) 등의 마음을 싫어하여 영원히 무심(無心)에 머물므로 해탈이라고 한다.
  5. 5)팔리어로는 dakkhiṇā라고 한다. 달친(噠嚫)으로 쓰기도 하는데, 친(嚫)을 번역하면 재시(財施), 또는 우수(右手)라고 한다. 재식(齋食)이 끝난 뒤에 재주(齋主)가 스님에게 재물을 보시하면, 스님은 오른쪽 손으로 그 보시를 받고 설법하여 보답하거나 또는 시송(施頌)을 읊기도 한다.
  6. 6)팔리어로는 Vipassin이라고 한다. 또는 유위(維衛)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승관(勝觀)이라고 한다. 과거 7불 중 첫 번째 분으로서 과거 장엄겁(莊嚴劫 중에 출현하신 부처님이시다.
  7. 7)갖추어 말하면 반두바제(槃頭婆提, Bandhumatī)라고 하며, 번역하여 친혜성(親惠城)이라고 한다. 비바시부처님의 부왕(父王)이 다스리던 나라의 도성(都城)이었다.
  8. 8)시기(尸棄, Sikhin)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정계(頂髻)ㆍ화(火)라고 하는데, 과거 7불 중 두 번째 위치에 계시는 분으로 과거 장엄겁 중에 출현하셨던 부처님이시다.
  9. 9)팔리어로는 Sudhana라고 하며, 또는 수두(須頭)로 쓰기도 한다.
  10. 10)비사부(毗舍浮, Vesabhū)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변일체자재(遍一切自在)ㆍ승존(勝尊)이라고 하는데, 과거 7불 중 세 번째 위치에 계시는 분으로 과거 장엄겁 부처님 중에 최후로 출현하셨던 부처님이시다.
  11. 11)구루손(拘樓孫, Kakusandha)이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영지(領持)ㆍ성취미묘(成就微妙)라고 하는데, 과거 7불 중 네 번째 위치에 계시는 분으로 현겁(賢劫 부처님 중 제일 먼저 출현하셨던 부처님이시다.
  12. 12)『증일아함경』 제2권 「광연품(廣演品)」 9번째 소경에서는 36가지 더러운 물질을 머리털[髮]ㆍ털[毛]ㆍ손발톱[爪]ㆍ이[齒]ㆍ피부[皮]ㆍ살[肉]ㆍ힘줄[筋]ㆍ뼈[骨]ㆍ골수[髓]ㆍ쓸개[膽]ㆍ간장[肝]ㆍ허파[肺]ㆍ심장[心]ㆍ지라[脾]ㆍ콩팥[腎]ㆍ대장(大腸)ㆍ백직(白䐈)ㆍ방광(膀胱)ㆍ똥[屎]ㆍ오줌[尿]ㆍ백엽(百葉)ㆍ창(滄)ㆍ장(腸)ㆍ위(胃)ㆍ포(脬)ㆍ닉(溺ㆍ눈물[淚]ㆍ침[唾]ㆍ콧물[涕]ㆍ고름[濃]ㆍ피[血]ㆍ방지(肪脂)ㆍ선(羨)ㆍ촉루(髑髏)ㆍ뇌(腦)라고 하였는데, 이중 몇 가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자세하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