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526_c_01L증일아함경 제28권
018_0526_c_01L增壹阿含經卷第二十八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018_0526_c_02L 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36. 청법품(聽法品)
018_0526_c_03L聽法品第三十六

[ 1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26_c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26_c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시(隨時)로 설법을 들으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으니, 수시로 받들어 가지며 차례를 잃지 말라.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것을 듣게 되고, 이미 들었던 것은 외우게 되며, 소견이 삿된 데로 기울지 않고, 의심이 없어지며, 심오한 이치를 곧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수시로 설법을 들으면 이런 다섯 가지 공덕이 있느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방편을 구해 수시로 설법을 들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26_c_06L爾時,世尊告諸比丘隨時聽法,有五功德隨時承受,不失次第云何爲五未曾聞者,便得聞之以得聞者,重諷誦之見不邪傾無有狐疑卽解甚深之義隨時聽法,有五功德是故諸比丘,當求方便,隨時聽法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26_c_12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26_c_1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26_c_1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욕실(浴室)을 지으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풍기(風氣)를 없애고, 둘째는 병(病)이 나으며, 셋째는 때를 없애고, 넷째는 몸이 가뿐해지며, 다섯째는 살결이 하얘진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욕실을 지으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만일 이 다섯 가지 공덕을 구하는 사부대중이 있거든 방편을 써서 욕실을 짓도록 권유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26_c_15L爾時,世尊告諸比丘造作浴室,有五功德云何爲五一者除風,二者病得差,三者除去塵垢,四者身體輕便,五者得肥白是謂比丘,造作浴室,有此五功德是故諸比丘,若有四部之衆,欲求此五功德者,當求方便,造立浴室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26_c_21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26_c_2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27_a_02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527_a_02L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에게 양지(楊枝)1)를 보시하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공덕인가? 첫째는 풍기를 없애고, 둘째는 가래침을 없애며, 셋째는 생장(生藏)에 소화가 잘 되고, 넷째는 입에서 냄새가 나지 않으며, 다섯째는 눈이 맑아진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사람들에게 양지를 보시하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하는 것이니라. 만일 선남자(善男子)나 선여인(善女人)이 이 다섯 가지 공덕을 구한다면 마땅히 양지 보시할 생각을 하도록 하라.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27_a_03L爾時,世尊告諸比丘施人楊枝,有五功德云何爲五一者除風,二者除涎唾,三者生藏得消,四者口中不臭,五者眼得淸淨是謂比丘,施人楊枝,有五功德若善男子善女人求此五功德,當念以楊枝,用惠施如是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27_a_09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4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27_a_10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27_a_11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백정이 그 재업(財業)으로 뒤에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았느냐?”
018_0527_a_12L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頗見屠牛之人,以此財業,後得乘車馬大象乎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諸比丘對曰非也,世尊
018_0527_b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비구들아, 나도 또한 백정이 소 따위를 잡는 일이나 해 가지고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게 되었다는 말은 보지도 못했고 듣지도 못했다. 왜냐하면 나도 또한 백정이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 그럴 이치가 없기 때문이니라. 어떠냐? 비구들아, 너희들은 양을 잡거나 돼지를 잡거나 혹은 사슴을 잡는 사람이 그런 악행을 저지른 뒤에 벌어들인 재물로 뒤에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고 다니게 된 것을 보았느냐?”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비구들아. 나도 또한 백정이 살아 있는 동물을 죽여서 번 돈으로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게 되었다는 말은 보지도 못했고 듣지도 못했다. 그럴 이치가 없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아, 너희들이 만일 수레나 말을 타고 다니는 백정을 보았다면 그것은 전생(前生)의 덕이 있어서이지 금생(今生)의 복은 아니니라. 그것은 다 전생에 이미 지었던 행으로 이루어진 것이니라.
018_0527_a_14L世尊告善哉諸比丘,我亦不見不聞屠牛之人,殺害牛已,得乘車馬大象所以然者,我亦不見屠牛之人得乘車馬大象,終無此理云何比丘,汝等頗見屠羊,殺猪,或獵捕鹿,如此之人作此惡已,得此財業,後得乘車馬大象乎諸比丘對曰非也,世尊世尊告曰諸比丘,我亦不見不聞屠牛之人殺害生類已,得乘車馬大象,終無此汝等比丘,若見殺牛之人乘車馬者,此是前世之德,非今世福也皆是前世宿行,所致也
너희들이 만일 양을 잡는 사람이 수레나 말을 타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것은 그 사람이 전생에 복을 심었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그들 모두 살생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만일 어떤 사람이 악한 사람들을 가까이 하고 살생하기를 좋아해서 지옥에 갈 죄를 심었다면, 혹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목숨이 매우 짧을 것이다. 또 만일 어떤 사람이 도둑질하기를 좋아하여 지옥에 갈 죄를 심었다면 마치 저 백정처럼 천한 것을 취하고 귀한 것을 팔면서 세상 사람들을 속이고 바른 법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저 백정도 그와 같아서 살생하는 마음 때문에 그런 죄를 짓고는 수레나 말이나 큰 코끼리를 타고 다니지 못할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일체 중생들에 대해 자애로운 마음을 내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27_b_03L汝等若見殺羊之人得乘車馬者,當知此人前世宿福之所種也所以然者,皆由殺心不除故也何以故若有人親近惡人,好喜殺生,種地獄之罪,若來人中,壽命極若復有人好喜偸盜,種地獄罪,如彼屠牛之人賤取貴賣,誑惑世人,不按正法,屠牛之人亦復如是由殺心故,致此罪咎,不得乘車馬大象是故諸比丘,當起慈心於一切衆生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27_b_13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27_b_1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527_b_1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527_c_02L그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팔을 굽혔다 펴는 것만큼 주 짧은 시간에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석제환인이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반드시 다섯 가지 일을 하십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법륜(法輪)을 굴리는 일, 부모를 제도하는 일, 믿음이 없는 이를 믿음의 땅에 서게 하는 일, 보살의 마음을 내지 않은 이들에게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일, 그 사이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와 아무 부처가 될 것이라고 수기(授記)하시는 일입니다. 이 다섯 가지 인연(因緣)은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어느 부처님이시든 다 반드시 하시는 일입니다. 지금 여래의 어머니께서 삼십삼천에 계시면서 법을 듣고 싶어하시는데, 지금 여래께서 염부리(閻浮里)에 계시면서 사부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또 국왕과 백성들이 모두 찾아와 구름처럼 모여들었습니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삼십삼천으로 가셔서 어머님께 설법해 주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청을 받아 주셨다.
018_0527_b_16L爾時,世尊與大比丘衆五百人爾時,釋提桓因如屈申臂頃,來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釋提桓因白世尊言如來亦說夫如來出世,必當爲五事云何爲五當轉法當度父母,無信之人,立於信地,未發菩薩心,令發菩薩意於其中閒,當受佛決此五因緣,如來出現,必當爲今如來母在三十三天,欲得聞法,今如來在閻浮里內,四部圍遶,國王人民皆來運集善哉世尊,可至三十三天,與母說法是時,世尊默然受之
그때 난타(難陀)용왕과 우반난타(優槃難陀)용왕2)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까까머리 사문들이 우리 위를 날아간다. 방편을 써서 허공을 날지 못하게 하자.’
이때 용왕은 곧 화를 내며 거대한 화염의 폭풍을 뿜어 염부리 안을 맹렬히 불태웠다.
018_0527_c_04L爾時,難陁優槃難陁龍王便作是念此諸禿沙門在我上飛當作方便,使不陵易是時,龍王便興瞋恚,放大火風,使閻浮里內,洞然火燃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염부리에 웬 일로 이런 불이 일어났습니까?”
018_0527_c_08L是時,阿難白佛言此閻浮里內,何故有此煙火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두 용왕이 ‘저 까까머리 사문들이 늘 우리 위를 날아다닌다. 우리가 저들을 제지해서 허공을 날지 못하게 하자’고 생각하고는, 곧 화를 내며 이런 불을 뿜어내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이런 변괴가 일어난 것이니라.”
018_0527_c_09L世尊告曰此二龍王便生此念禿頭沙門恒在我上飛我等當共制之,令不陵虛便興瞋恚,放此煙火由此因緣,故致此變
그때 대가섭(大迦葉)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당장 가서 저들과 싸우겠습니다.”
018_0527_c_13L是時,大迦葉卽從坐起,白世尊言我今欲往與彼共戰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 두 용왕은 매우 흉악(兇惡)하여 교화시키기 어렵다. 그대는 자리에 앉아라.”
018_0527_c_14L世尊告曰此二龍王極爲兇惡,難可受化卿還就坐
그때 존자 아나율(阿那律)이 곧 자리에 일어나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당장 가서 저 악룡(惡龍)들을 항복 받겠습니다.”
018_0527_c_16L是時,尊者阿那律卽從坐起,白世尊言我今欲往降彼惡龍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 두 악룡은 너무도 사나워서 교화시키기 어렵다. 그대는 자리에 앉아라.”
018_0527_c_17L尊告曰此二惡龍極爲兇暴,難可受卿還就坐
그때 존자 이월(離越)ㆍ존자 가전연(迦旃延)ㆍ존자 수보리(須菩提)ㆍ존자 우다이(優陀夷)ㆍ존자 바갈(婆竭)이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당장 가서 저 악룡들을 항복 받겠습니다.”
018_0527_c_19L是時,離越尊者迦旃延尊者須菩提尊者優陁夷尊者婆竭各從坐起,白世尊言我今欲往降伏惡龍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 두 악룡은 매우 흉악하여 교화시키기가 어렵다. 그대들은 자리에 앉아라.”
018_0527_c_22L世尊告曰此二龍王極爲兇惡,難可受化卿還就坐
그때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저들에게 가서 악룡들을 항복 받겠습니다.”
018_0527_c_23L爾時,尊者大目揵連卽從坐起,偏露右肩,長跪叉手,白佛言欲往詣彼降伏惡龍
018_0528_a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 두 용왕은 너무도 흉악해서 항복 받기 어렵다. 그대는 지금 어떻게 저들을 교화하려는가?”
018_0528_a_02L世尊告此二龍王極爲兇惡,難可降化今云何化彼龍王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우선 저들에게 가서 먼저 아주 큰 형상으로 변화해 저 용들에게 겁을 주고, 그 다음엔 다시 아주 작은 형상으로 변화하고, 그런 연후에 다시 평상시의 모습을 보여 저들을 항복 받겠습니다.”
018_0528_a_04L目連白佛言我先至彼,化形極大,恐怯彼龍,後復化形,極爲微小,然後以常法,則而降伏之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목련아, 너라면 저 악룡들을 항복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목련아, 마음을 굳게 가지고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왜냐하면 저 용들은 흉악하여 너를 괴롭힐 준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니라.”
018_0528_a_06L世尊告曰善哉目連汝能堪任降伏惡龍然今目連,堅持心意,勿興亂想所以然者,彼龍兇惡,備觸嬈汝
이때 목련은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팔을 굽혔다 펴는 것처럼 아주 짧은 시간에 그곳에서 사라져 수미산(須彌山) 꼭대기로 갔다. 그때 난타용왕과 우반난타용왕은 수미산을 일곱 겹으로 에워싸고 잔뜩 성을 내며 큰 불을 뿜고 있었다.
018_0528_a_09L是時,目連卽禮佛足,屈申臂頃,於彼沒不現,往至須彌山上爾時,難陁優槃難陁龍王遶須彌山七帀,極興瞋恚,放大煙火
그때 목련은 자신의 본래 모습을 숨기고 열네 개의 머리를 가진 큰 용왕으로 변화하여 수미산을 열네 겹으로 에워싸고 큰 불을 뿜어내며 두 용왕 위에 머물러 있었다.
018_0528_a_13L是時,目連自隱本形,化作大龍王,有十四頭,遶須彌山十四帀,放大火煙,當在二龍王上住
난타와 우반난타용왕은 열네 개의 머리를 가진 큰 용왕을 보자 곧 매우 두려워하며 저희끼리 수군거렸다.
“우리들은 오늘 저 용왕의 위력을 시험해 우리를 이길 수 있나 알아보자.”
018_0528_a_15L是時,難陁優槃難陁龍王見大龍王,有十四頭,便懷恐怖,自相謂言我等今日當試此龍王威力,爲審勝吾不乎
그때 난타용왕과 우반난타용왕은 꼬리로 바다를 쳐서 삼십삼천까지 물이 튀게 하였건만, 정작 목련의 몸에는 묻게 하지 못하였다. 그때 존자 대목련이 다시 꼬리로 바닷물을 치자 물은 범가이천(梵迦夷天)까지 치솟았고 아울러 두 용왕의 몸에도 쏟아 부었다.
018_0528_a_18L爾時,難優槃難陁龍王以尾擲大海中,以水灑三十三天,亦不著目連身是時,尊者大目連復以尾著大海水中水,乃至到梵迦夷天,幷復灑二龍王身上
018_0528_b_02L두 용왕은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물을 삼십삼천까지 튀게 하였다. 그런데 저 큰 용왕은 우리보다 더 위의 하늘까지 올라가게 한다. 또 우리는 머리가 일곱 개인데 저 용왕은 열네 개의 머리를 가졌다.
우리는 수미산을 일곱 겹으로 에워쌌는데 저 용왕은 열네 겹으로 에워쌌다. 이제 우리 두 용왕은 힘을 합쳐 함께 싸우자.”
018_0528_a_22L時,二龍王自相謂言我等盡其力勢,以水灑三十三天,然此大龍王,復過我上去我等正有七頭,今此龍王十四頭我等遶須彌山七帀,今此龍王遶須彌山十四帀我今二龍王當共幷力,與共戰鬪
이때 두 용왕은 잔뜩 성을 내며 우레와 번개와 벼락을 치면서 큰 화염(火焰)을 뿜었다. 존자 대목련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용들이 불과 벼락으로 싸우는데 만일 나까지 불과 벼락으로 싸운다면 저 염부리 사람들을 비롯한 삼십삼천이 다 화(禍)를 입을 것이다. 나는 이제 아주 작은 형상으로 변화해 저들과 싸우리라.’
목련은 곧 아주 작은 몸으로 변화하여 용의 입으로 들어갔다가 용의 코로 나오고 코로 들어갔다가 귀로 나왔으며, 다시 귀로 들어갔다가 눈으로 나오고 눈에서 나와서는 눈썹 위로 기어 다녔다.
018_0528_b_05L是時,二龍王極懷瞋恚,雷電霹靂,放大火炎是時,尊者大目連便作是念凡龍戰鬪,以火霹靂設我以火霹靂,共戰鬪者,閻浮里內人民之類及三十三天,皆當被害今化形極小當與戰鬪是時,目連卽化形使小,便入龍口中,從鼻中出從鼻入,從耳中出或入耳中,從眼中以出眼中,在眉上行
그때 두 용왕은 매우 두려워하며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큰 용왕은 너무도 위력이 세어 입으로 들어갔다가 코로 나오고 코로 들어갔다가 눈으로 나올 수가 있구나. 우리는 오늘 진정으로 졌다. 우리 용의 종류에는 알에서 태어나는 것, 태에서 태어나는 것, 습한 곳에서 태어나는 것, 변화로 태어나는 것 등 네 가지 종류가 있다. 하지만 그들 중에 우리보다 나은 자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제 저 왕의 위력이 이와 같으니 감히 싸워 이길 수가 없구나. 이제 우리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다.’
이런 생각을 한 그들은 겁이 나서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018_0528_b_13L爾時,二龍王極懷恐懼,卽作是念此大龍王極有威力,乃能從口中入,鼻中出從鼻入,眼中出我等今日實爲不如我等龍種今有四生,卵生胎生濕生化生,然無有出我等者今此龍王威力乃爾,不堪共鬪我等性命死在斯須皆懷恐懼,衣毛皆豎
그때 목련은 용왕이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다시 그 모습을 숨기고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와 용왕의 속눈썹 위를 걸어 다녔다. 그러자 두 용왕은 대목련을 보고 저희끼리 말하였다.
“이 사람은 목련이라는 사문이다. 용왕이 아니었구나.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뛰어나며, 큰 위력을 가지고 있어 우리와 싸울 수 있었구나.”
그때 두 용왕이 목련에게 말하였다.
“존자께서는 왜 저희들을 이처럼 괴롭히십니까? 무슨 훈계할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018_0528_b_20L是時,目連以見龍王心懷恐懼,還隱其形,作常形容,在眼睫上行是時,二龍王見大目連自相,謂此是目連沙門,亦非龍王甚奇,甚有大威力,乃能與我等共鬪是時,二龍王白目連言尊者何爲觸嬈我乃爾欲何所誡勅
018_0528_c_02L목련이 대답하였다.
“너희들은 지난날 ‘왜 까까머리 사문들이 항상 우리 위로 날아다니고 있으니, 우리가 지금 저들을 제어하자’고 하는 그런 생각을 하였느냐?”
018_0528_c_03L目連報曰汝等昨日,而作是念云何禿頭沙門恒在我上飛今當制御之
용왕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목련이시여.”
018_0528_c_05L龍王報曰如是目
목련이 말하였다.
“용왕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수미산은 모든 하늘들의 길이지 너희들만이 사는 곳이 아니다.”
018_0528_c_06L目連告曰龍王,當知此須彌山者是諸天道路,非汝所居之處
용왕들이 대답하였다.
“부디 용서하시고 너무 꾸짖지 마소서. 지금부터 다시는 감히 괴롭히지 않고 나쁘고 어지러운 생각들을 내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저희들을 제자로 삼아 주소서.”
018_0528_c_07L龍王報唯願恕之,不見重責,自今以後,更不敢觸嬈,興惡亂想唯願聽爲弟子
목련이 말하였다.
“너희들은 내게 귀의하지 말라. 내가 귀의하는 분께 너희들도 귀의하라.”
018_0528_c_09L目連報曰汝等莫自歸我身我所自歸者,汝等便自歸之
용왕들이 목련에게 말하였다.
“저희들은 지금 여래께 귀의합니다.”
018_0528_c_11L龍王白目連等今日自歸如來
목련이 말하였다.
“너희들이 이 수미산을 의지하고서는 세존께 귀의할 수가 없다. 이제 나와 함께 사위성으로 가면 귀의할 수 있을 것이다.”
018_0528_c_12L目連告曰汝等不可依此須彌山,自歸世尊今可共我,至舍衛城,乃得自歸
그래서 목련은 두 용왕을 데리고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에 수미산에서 사위성으로 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에게 설법을 하고 계셨다. 이때 목련이 두 용왕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지금 세존께서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시니 너희들 용의 모습으로는 세존께 갈 수 없다.”
018_0528_c_14L是時,目連將二龍王,如屈申臂頃,從須彌山上,至舍衛城爾時,世尊與無央數之衆,而爲說法是時,目連告二龍王曰汝等當知今日世尊與無央數之衆,而爲說法,不可作汝形,至世尊所
용왕들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목련이시여.”
018_0528_c_19L龍王報曰如是,目連
용왕들은 용의 모습을 숨기고 사람의 모양으로 변화하였는데,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았으며 얼굴은 단정한 것이 복숭아꽃 빛과 같았다.
018_0528_c_20L是時,龍王還隱龍形化作人形,不長不短,容貌端正,如桃華色
그때 목련이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리고 두 용왕에게 말하였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앞으로 나가거라.”
018_0528_c_21L是時,目連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是時,目連語龍王曰今正是時,宜可前進
018_0529_a_02L용왕들은 목련의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저희 두 족성자(族姓子)는 한 사람은 이름이 난타(難陀)이고 한 사람은 이름이 우반난타(優槃難陀)라고 합니다. 지금 여래께 귀의하여 5계(戒)를 받들어 가지겠사오니 원컨대 세존께서는 우바새가 되도록 허락하소서. 목숨을 마칠 때까지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손가락을 튀기며 허락하셨다. 두 용왕은 본 자리로 돌아가 앉아 법을 들으려고 하였다.
018_0528_c_24L是時,龍王聞目連語,卽從坐起,長跪叉手,白世尊言我等二族姓子,一名難陁,二名優槃難陁,自歸如來,受持五戒唯願世尊,聽爲優婆盡形壽,不復殺生爾時,世尊彈指可之時,二龍王還復故坐,欲得聞法
그때 바사닉왕(波斯匿王)이 ‘무슨 인연으로 이 염부리(閻浮利)에 이처럼 연기와 불꽃이 일어나는 걸까’ 하고 생각하고는 곧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사위성을 나와 세존께 나아갔다. 사람들은 멀리서 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일어나 맞이하면서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여기 앉으소서.”
018_0529_a_06L爾時,波斯匿王便作是念有何因緣,使此閻浮利內,煙火乃爾是時,王波斯匿乘寶羽之車,出舍衛城,至世尊爾時,人民之類遙見王來,咸共起善來,大王,可就此坐
그러나 두 용왕은 잠자코 있으면서 일어나지 않았다. 바사닉왕은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대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일일이 자세하게 설명해 주소서.”
018_0529_a_11L時,二龍王默然不起是時,波斯匿王禮世尊足,在一面坐是時,大王白世尊言我今欲有所問,唯願世尊,事事敷演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지금 물으십시오.”
018_0529_a_14L世尊告欲有所問,今正是時
바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슨 인연으로 이 염부리에 이처럼 연기와 불꽃이 일어나는 것입니까?”
018_0529_a_15L波斯匿王白佛言有何因緣,令此閻浮里內,煙火乃爾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난타와 우반난타용왕이 일으킨 것입니다. 그러나 대왕께선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지금부터는 연기와 불꽃이 일어나는 변란이 없을 것입니다.”
018_0529_a_17L世尊告曰難陁優槃難陁龍王之所造然今大王,勿懷恐懼今日更無煙火之變
이때 바사닉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 나라의 대왕으로서 인민들의 존경을 받고 이름이 사방에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저 두 사람은 어디서 왔기에 내가 오는 것을 보고도 일어나 맞이하지 않는가? 만일 내 나라 사람이라면 잡아서 가둘 것이요, 다른 나라에서 왔다면 잡아서 죽이리라.’
018_0529_a_19L是時,波斯匿王便作是我今是國之大王,人民宗敬,名聞四遠今此二人爲從何來,見吾至此,亦不起迎設住吾境界者,當取閉之,設他界來者,當取殺之
018_0529_b_02L용왕들은 바사닉왕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곧 화가 났다. 용왕들은 그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는 이 왕에게 아무 잘못도 없다. 그런데도 오히려 우리를 해치려 하는구나. 기어코 이 나라 왕과 가이국(迦夷國)3) 사람들을 모두 잡아 죽이리라.’
용왕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바로 물러나 떠나갔는데 기원(祇洹)숲에서 얼마 안 가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018_0529_a_23L是時,龍王知波斯匿心中所念,便興瞋恚爾時,龍王便作是念我等無過於此王所,更欲反害吾身要當取此國王及迦夷國人,盡取殺之是時,龍王卽從坐起,禮世尊足,卽便而去,離祇洹不遠,便不復現
그때 바사닉왕은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곧 세존께 아뢰었다.
“나라 일이 너무 많아 궁중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018_0529_b_06L是時,波斯匿王見此人去未久,白世尊言國事猥多,欲還宮中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형편대로 하십시오.”
018_0529_b_07L尊告曰宜知是時
바사닉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리고는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아까 그 두 사람이 어느 길로 갔느냐? 빨리 가서 그들을 잡아오너라.”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즉시 달려가 찾아보았으나 간 곳을 알 수 없어 궁중으로 돌아갔다.
018_0529_b_08L是時,波斯匿王卽從坐起,便退而去,告群臣曰向者二人爲從何道去速捕取之是時,諸臣聞王教令,卽馳走求之,而不知處,便還宮中
그때 난타용왕과 우반난타용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는 그 왕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를 잡아 해치려고 하는구나. 우리는 저 나라 백성들을 남김없이 다 죽이리라.’
그러나 용왕들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나라 백성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사위성 백성들을 죽이리라.’
그러다가 다시 생각하였다.
‘사위국 사람들이 우리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왕궁의 관리들만 모조리 잡아 죽이리라.’
018_0529_b_12L是時,難陁優槃難陁龍王各生此念我等無過於彼王所,方欲取我等害之我等當共害彼人民,使無遺是時,龍王復作是念國中人民有何過失,當取舍衛城人民害之復重作是念舍衛國人有何過失於我等,當取王宮官屬,盡取殺之
그때 세존께서 용왕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저 바사닉왕을 구하도록 하라. 난타용왕과 우반난타용왕이 해치지 못하도록 하라.”
018_0529_b_18L爾時,世尊以知龍王心中所念,告目連曰汝今當救波斯匿王,無令爲難陁優槃難陁龍王所害
018_0529_c_02L목련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목련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떠났다.
그는 왕궁 위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모습을 감추었다. 그때 두 용왕은 우레를 울리고 벼락을 치며 사나운 비바람을 뿌려대면서 왕궁 위에 있었다. 혹은 기왓장이나 돌을 퍼붓기도 하고 혹은 칼을 퍼붓기도 했는데 그것들은 땅에 닿기도 전에 우발(優鉢)연꽃으로 변해 허공에 떠 있었다. 용왕들은 더욱 화가 치밀어 크고 높은 산을 궁전 위로 던졌다. 그러자 목련은 다시 그것을 갖가지 음식으로 변화시켰다. 용왕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온갖 칼을 퍼부었다.
그때 목련은 다시 그것을 아주 예쁜 옷들로 변화시켰다. 용왕은 더욱 화가 치밀어 다시 바사닉왕의 궁전 위로 조약돌을 퍼부었지만 그것들은 땅에 닿기도 전에 7보로 변화하였다.
018_0529_b_21L目連對曰如是,世尊時,目連受佛教誡,禮世尊足,便退而去,在王宮上,結加趺坐,令身不現時,二龍王雷吼霹靂,暴風疾雨在王宮上,或雨瓦石,或雨刀劍,未墮地之頃,便爲優鉢蓮華,在虛空中是時,龍王倍復瞋恚,雨大高山於宮殿上時,目連復化使作種種飮食是時,龍王倍復瞋恚熾盛,雨諸刀劍是時,目連復化使作極好衣裳是時,龍王倍復瞋恚,復雨大沙礫石在波斯匿宮上,未墮地之頃,便化作七寶
그때 바사닉왕은 궁중에 내리는 7보들을 보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모르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염부리에 나보다 더 덕이 있는 사람은 여래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다. 왜냐하면 우리 집에서는 벼 한 포기를 심으면 그것이 자라 한 섬의 쌀을 거두게 하고, 밥을 지어 감자장(甘蔗漿)에 찍어 먹으면 너무도 향기롭고 맛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또 궁전 위에서 7보가 비처럼 쏟아지니, 내가 곧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된단 말인가?’
그때 바사닉왕은 많은 채녀(婇女:시녀)들을 거느리고 그 7보를 거두고 있었다.
018_0529_c_09L是時,波斯匿王見宮殿中,雨種種七寶,歡喜踊躍,不能自勝,便作是念閻浮里內,有德之人,無復過我,唯除如來所以然者,我家中種粳米一根,上生,收拾得一斛米飯,以甘蔗之漿,極爲香美復於宮殿上,雨七寶,我便能作轉輪聖王乎是時,波斯匿王領諸婇女,收攝七寶
그때 두 용왕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지금 이게 무슨 의미인가? 우리들이 여기 올 때에는 바사닉왕을 죽이려고 한 것이었는데, 그런데 오늘 이렇게 변화하고 심지어는 여기에 온갖 힘을 다 써 보았지만 저 바사닉왕의 털끝 하나 움직일 수 없구나.”
018_0529_c_17L是時,二龍王自相謂言今將有何意我等來時,欲害波斯匿王,今日變化,乃至於斯,所有力勢,今日盡現,猶不能動,波斯匿王毫氂之分
018_0530_a_02L그때 용왕들은 대목건련이 궁전 위에 바른 몸과 바른 마음으로 조금도 기울어짐이 없이 가부좌하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나서 ‘이는 분명 저 대목련께서 부리신 조화일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때 두 용왕은 목련을 보고 나서 이내 물러나 떠나갔다. 그때 목련은 용왕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는 다시 신통을 거두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018_0529_c_20L時,龍王見大目揵連在宮殿上,結加趺坐,正身正意,形不傾斜見已,便作是念此必是大目連之所爲也是時,二龍王以見目連,便退而去是時,目連見龍去,還捨神足,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
그때 바사닉왕은 ‘지금 이 갖가지 음식은 내가 먼저 먹을 것이 아니라 여래께 바친 뒤에 먹어야 하리라’ 하고 생각하였다. 바사닉왕은 곧 보배와 갖가지 음식을 수레에 싣고 세존께 나아가 아뢰었다.
“이것은 아까 하늘이 내린 7보와 갖가지 음식입니다. 원컨대 받아 주소서.”
018_0530_a_03L時,波斯匿王便作是今此種種飮食,不應先食當先奉上如來,然後自食是時,波斯匿王卽,車載珍寶及,種種飮食,往至世尊所昨日,天雨七寶及此飮食唯願納受
그때 대목건련은 여래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이 7보와 갖가지 음식을 저 대목련에게 주시오. 왜냐하면 왕께선 목련의 은혜를 입어 성현의 땅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018_0530_a_07L爾時,大目揵連去如來不遠佛告王汝今可持七寶飮食之具,與大目所以然者,蒙目連恩得,更生聖賢之地
바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슨 인연으로 저에게 다시 살아났다고 말씀하십니까?”
018_0530_a_11L波斯匿王白佛言有何因緣,言我更生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아침에 내가 있는 곳으로 와 법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어떤 두 사람도 찾아와 법을 듣고 있었고, 왕은 그들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이 나라에서 가장 세력이 있고 높아 사람들의 공경을 받는다. 그런데 저 두 사람은 어디서 왔기에 나를 보고도 일어나 맞이하지 않는가?’”
018_0530_a_12L世尊告曰汝朝不至我所,欲得聽法乎爾時,有二人亦來聽法生此念我於此國界,最爲豪尊,衆人所敬,然此二人爲從何來,見我不起承迎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정말 그랬습니다, 세존이시여.”
時,王白佛實然,世尊
018_0530_b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은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난타용왕과 우반난타용왕이었습니다. 그들은 왕의 뜻을 알고 저희끼리 말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사람들과 저 왕에게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도리어 우리를 해치려고 하는 걸까? 반드시 방편으로써 이 나라를 없애버리리라.’
나는 곧 용왕들이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목련에게 ‘지금 저 바사닉왕을 구해 용들이 해치지 못하도록 하라’고 명령하였던 것입니다. 그는 내 분부를 받고 궁전 위에서 모습을 숨겨 나타나지 않고 그런 변화를 부렸던 것입니다. 그때 용왕들은 버럭 화를 내며 조약돌을 궁전 위에 퍼부었지만 그것들은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모두 7보ㆍ옷ㆍ 음식으로 변화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런 인연으로 대왕께선 오늘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018_0530_a_16L世尊告曰此亦非人,乃是難陁優槃難陁龍王彼知王意,自相謂言我等無過於此人,王何故反來害我要當方宜,滅此國界我等尋知龍王心中所念,卽勅目連,今可救波斯匿王,無令爲龍所害也卽受我教,在宮殿上,隱形不現,作此變化是時,龍王極懷瞋恚,雨沙礫石於宮殿上,未墮地之頃,化作七衣裳飮食之具由此因緣,大王今日便爲更生
그때 바사닉왕은 곧 두려운 생각이 들어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는 무릎걸음으로 세존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너무도 돈독한 은혜를 베풀어 주시어 제가 생명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다시 목련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아뢰었다.
“존자의 은혜를 입어 생명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018_0530_b_03L是時,波斯匿王便懷恐怖,衣毛皆豎,前跪膝行,至如來前,而白佛言唯願世尊,恩垂過厚,得濟生復禮目連足,頭面禮敬蒙尊之恩,得濟生命
그때 국왕은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존자께선 그 수명 무궁하시고
언제나 그 목숨 보호하소서.
괴롭고 궁(窮)한 재앙 물리쳐 주시니
존자의 은혜로 어려움 벗어났다오.
018_0530_b_07L爾時,國王便說此偈
唯尊壽無窮
長夜護其命
度脫苦窮厄
蒙尊得脫難

그때 바사닉왕은 천상의 향과 꽃을 여래의 몸에 흩뿌리며 말하였다.
“저는 이제 이 7보를 3존(尊)께 바치나이다. 원컨대 받아 주소서.”
그는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세 번 돌고는 곧 물러나 떠나갔다.
018_0530_b_09L是時,波斯匿王以天香華,散如來身,便作是說我今持此七寶,奉上三尊,唯願納受頭面禮足,遶佛三帀,便退而去
그때 세존께서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사부대중들은 게으름이 많아 모두들 법을 듣지 않고, 또 방편을 구해 몸으로 증득하려고 하지도 않으며, 또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고 얻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제 이 사부대중으로 하여금 법을 간절히 우러르게 하리라.’
그래서 세존께서는 사부대중에게 알리지도 않고 또 시자(侍者)도 데리고 가지 않고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에 기환(祇桓)숲에서 사라져 삼십삼천으로 가셨다.
018_0530_b_13L是時,世尊便作是念此四部之衆多有懈怠,替不聽法,亦不求方便,使身作證,亦不復求未獲者獲,未得者得我今宜可使四部之衆,渴仰於爾時,世尊不告四部之衆,復不將侍者,如屈申臂頃,從祇桓不現,往至三十三天
그때 석제환인은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 여러 하늘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아와 세존을 맞이하고,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앉으시기를 청하면서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오랫동안 뵙지 못했습니다.”
018_0530_b_19L爾時,釋提桓因遙見世尊來,將諸天衆,前迎世尊,頭面禮足,請令就坐,竝作是說善來世尊,久違覲
이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이제 신통의 힘으로 내 몸을 숨겨 저 여러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어디 있는지 보지 못하게 하리라.’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이제 이 삼십삼천에서 몸을 변화시켜 극히 넓고 크게 하리라.’
018_0530_b_22L是時,世尊便作是念我今當以神足之力,自隱形體,使衆人不見我爲所在爾時,世尊復作是念我今於三十三天,化身極使廣大
018_0530_c_02L그때 천상의 선법강당(善法講堂)에는 가로 세로가 1유순이나 되는 황금으로 된 돌이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그 돌 위에 가부좌하고 앉으시자 그 돌이 꽉 찼다. 그때 여래의 어머니이신 마야부인께서 여러 천녀(天女)들을 거느리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이렇게 말하였다.
“뵙지 못한지 너무 오래인데 이제 이렇게 이곳으로 와주셨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뵙기를 간절히 바랐더니 부처님께서 오늘 이렇게 오셨군요.”
마야부인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앉았다. 석제환인(釋提桓因)도 여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고, 삼십삼천도 여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모든 하늘들은 세존께서 그곳에 계시며 하늘 무리는 불어나고 아수륜 무리는 줄어들게 하시는 것을 보았다.
018_0530_c_02L爾時,天上善法講堂有金石,縱廣一由旬爾時,世尊石上,結加趺坐,遍滿石上爾時,如來母摩耶將諸天女,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竝作是說違奉甚久,今來至此,實蒙大幸,渴仰思見佛,今日方來是時,母摩耶頭面禮足已,在一面坐釋提桓因亦禮如來足,在一面坐三十三天禮如來足,在一面坐是時,諸天之衆見如來在彼,增益天衆,減損阿須倫
그때 세존께서는 그 하늘 무리들을 위해 미묘한 논(論)을 차근차근 말씀하셨으니, 그때 설하신 논은 보시에 대한 논[施論], 계율에 대한 논[戒論] 천상에 태어나는 데 대한 논[生天論]이었으며, 또 ‘탐욕은 깨끗지 못한 생각이고 음욕은 더러운 것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즐거움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찾아온 여러 대중들과 하늘 사람들의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긴 것을 보시고, 모든 불세존(佛世尊)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모든 하늘들에게 자세히 설명하셨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또 18억 천녀들은 도의 자취를 보았고, 3만 6천 하늘들은 법안이 깨끗해졌다. 이때 여래의 어머니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여래의 발에 예배하고 궁중으로 도로 들어갔다.
018_0530_c_12L爾時,世尊漸與彼諸天之衆,說於妙論所謂論者,施論生天之論,欲不淨想,婬爲穢惡,出要爲樂爾時,世尊以見諸來大衆及諸天人心開意解,諸佛世尊常所說法,苦道,普與諸天說之各於坐上,諸塵垢盡,得法眼淨復有十八億天女之衆,而見道迹,三萬六千天衆得法眼淨是時,如來母卽從坐起,禮如來足,還入宮中
그때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어떤 음식을 여래께 올려야합니까? 인간의 음식입니까, 저절로 된 천상의 음식입니까?”
018_0530_c_21L爾時,釋提桓因白佛言我今當以何食,飯如來乎爲用人閒之食,爲用自然天食
018_0531_a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인간의 음식이 여래의 식사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인간 세계에서 태어나 인간 세계에서 자랐으며 인간 세계에서 부처가 되었기 때문이니라.”
018_0530_c_24L世尊告曰可用人閒之食,用食如來所以然者,我身生於人閒,長於人閒,於人閒得佛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때 석제환인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천상의 시간에 맞추어야 합니까, 인간의 시간에 맞추어야 합니까?”
018_0531_a_03L釋提桓因白佛如是,世尊是時,釋提桓因復白佛爲用天上時節,爲用人閒時節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인간의 시간에 맞추어라.”
018_0531_a_05L尊告曰用人閒時節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對曰如是,世尊
그때 석제환인은 곧 인간의 음식을 인간의 시간에 맞추어 여래께 공양하였다.
018_0531_a_06L是時,釋提桓因卽以人閒之食,復以人閒時節,飯食如來
그때 삼십삼천은 저희들끼리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오늘 여래께서 온종일 공양하시는 것만 본다.”
이때 세존께서는 ‘나는 지금 이와 같은 삼매에 들어 저 하늘들을 오게 하고 싶으면 곧 오게 하고, 물러가게 하고 싶으면 곧 물러가게 하리라’고 생각하셨다. 세존께서는 이 삼매에 들어 때를 맞춰 그 하늘들을 나아가고 물러가게 하셨다.
018_0531_a_08L爾時,三十三天各各自相謂言我等今見如來竟日飯食是時,世尊便作是念我今當入如是三昧,欲使諸天進便進,欲使諸天退便退是時,世尊以入此三昧,進卻諸天,隨其時宜
그때 인간 세상의 사부대중들은 오랫동안 여래를 뵙지 못하자 아난에게 가서 물었다.
“여래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간절히 뵙고 싶습니다.”
018_0531_a_13L是時,人閒四部之衆不見如來久往,至阿難所,白阿難如來今爲所在渴仰欲見
아난이 대답하였다.
“나도 여래께서 어디 계신지 모르오.”
018_0531_a_15L阿難報我等亦復不知如來所在
이때 바사닉왕과 우전왕(優塡王)도 아난에게 와서 물었다.
“여래께서는 지금 도대체 어디 계십니까?”
018_0531_a_16L是時,波斯匿王優塡王至阿難所,問阿難曰如來今日,竟爲所在
아난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저도 여래께서 어디 계시는 모릅니다.”
018_0531_a_18L阿難報曰大王,我亦不知如來所在
두 왕은 여래를 그리워하다가 결국 병이 났다.
그러자 많은 신하들이 우전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무슨 병에 걸리셨습니까?”
018_0531_a_19L是時,二王思睹如來,遂得苦患爾時,群臣至優塡王所,白優塡王曰今爲所患
왕이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근심으로 병이 들었다.”
018_0531_a_21L時,王報曰我今以愁憂成患
모든 신하들이 말하였다.
“어떤 근심으로 병이 들었습니까?”
018_0531_a_22L群臣白王云何以愁憂成患
그 왕이 대답하였다.
“여래를 뵙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여래를 뵙지 못한다면 곧 죽을 것이다.”
018_0531_a_23L其王報曰由不見如來故設我不見如來者,便當命終
018_0531_b_02L신하들은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어떤 방법을 써야 우전왕께서 돌아가시지 않으실까? 우리 이제 여래의 형상을 만들자.’
그때 신하들이 왕에게 아뢰었다.
“저희들이 여래의 형상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그러면 공경하고 섬기며 예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018_0531_a_24L是時,群臣便作是念當以何方便,使優塡王不令命終我等宜作如來形像時,群臣白王言我等欲作形像,亦可恭敬承事作禮
왕은 이 말을 듣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모르면서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그대들의 말이 참으로 미묘하구나.”
018_0531_b_05L時王聞此語已歡喜踊躍,不能自勝,告群臣曰善哉卿等所說至妙
신하들이 아뢰었다.
“어떤 보배로 여래의 형상을 조성하오리까?”
018_0531_b_07L群臣白王當以何寶,作如來形像
그때 왕은 곧 온 나라 안의 뛰어난 조각가들에게 명령하였다.
“내가 지금 여래의 형상을 조성하고자 하노라.”
018_0531_b_08L是時,王卽勅國界之內諸奇巧師匠,而告之曰我今欲作形像
솜씨 좋은 장인(匠人)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018_0531_b_09L匠對曰如是,大王
그때 우전왕은 곧 우두전단(牛頭栴檀)4)나무로 높이 다섯 자 되는 여래상을 만들었다.
018_0531_b_10L是時,優塡王卽以牛頭栴檀,作如來形像,高五尺
그때 바사닉왕은 우전왕이 높이 다섯 자 되는 여래상을 만들어 공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사닉왕도 온 나라 안의 뛰어난 조각가를 불러 명령하였다.
“내가 지금 여래의 형상을 조성하고자 한다. 너희들은 즉시 준비하라.”
이때 바사닉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떤 보배로 여래의 형상을 조성할까?’
조금 있다가 다시 생각하였다.
‘여래의 몸은 마치 순금처럼 누렇다. 이제 금으로 여래의 형상을 만들리라.’
그래서 바사닉왕은 순전한 자마금(紫磨金)으로 높이 다섯 자 되는 여래상을 만들었다.
그때 염부리 안에 비로소 두 개의 여래형상이 있게 되었다.
018_0531_b_11L是時,波斯匿王聞優塡王作如來形像,高五尺,而供養是時,波斯匿王復召國中巧匠,而告之曰我今欲造如來形像,汝等當時辦之時,波斯匿王而生此念當用何寶,作如來形像耶斯須,復作是念如來形體黃如天金今當以金作如來形像是時,波斯匿王純以紫磨金,作如來像,高五尺爾時,閻浮里內,始有此二如來形像
그때 사부대중들이 아난에게 찾아가 물었다.
“저희들이 간절하게 여래를 뵙고 싶습니다. 지금 여래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018_0531_b_20L是時,四部之衆往至阿難所,白阿難曰我等渴仰於如來所,思欲覲尊如來今日竟爲所在
018_0531_c_02L아난이 대답했다.
“저도 여래께서 어디 계시는지 모릅니다. 우리 다 같이 아나율(阿那律)에게 가서 이 일을 물어 봅시다. 왜냐하면 존자 아나율은 천안(天眼)이 제일이어서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천안으로 1천 세계ㆍ2천 세계ㆍ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를 환히 다 보고 압니다.”
018_0531_b_23L阿難報曰我等亦復不知如來所在但今共至阿那律所,而問此義所以然者,尊者阿那律天眼第一,淸淨無瑕穢彼以天眼,見千世界二千世界三千大千世界彼能知見
이때 아난이 사부대중들과 함께 아나율에게 찾아가 물었다.
“지금 이 사부대중들이 저에게 찾아와 지금 여래께서 어디 계시는지를 물었습니다. 원컨대 존자께서 천안으로 여래께서 지금 어디 계신지 살펴봐 주십시오.”
018_0531_c_04L是時,四部之衆共阿難,往至阿那律所,白阿那律曰今此四部之衆,來至我所,而問我曰今日如來竟爲所在唯願尊者,以天眼觀如來,今爲所在
그러자 존자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여러분 잠시만 계십시오. 제가 지금 여래께서 어디 계신지 살펴보겠습니다.”
018_0531_c_08L是時,尊者阿那律報曰汝等且止今欲觀如來竟爲所在
그때 아나율은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천안으로 염부리 안을 살펴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다시 구야니(拘耶尼)ㆍ불우체(弗于逮ㆍ울단왈(鬱單曰)을 살펴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다시 사천왕ㆍ삼십삼천ㆍ염천(豔天)ㆍ도술천(兜術天)ㆍ화자재천(化自在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을 골고루 살펴보고 심지어는 저 범천(梵天)까지 죄다 살펴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1천 염부지(閻浮地ㆍ1천 구야니(瞿耶尼)ㆍ1천 울단왈ㆍ1천 불우체ㆍ1천 사천왕ㆍ1천 염천ㆍ1천 도솔천ㆍ1천 화자재천ㆍ1천 범천을 골고루 살펴보았지만 여래를 볼 수 없었다. 다시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국토를 살펴보았지만 또한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난에게 말하였다.
“제가 지금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국토를 살펴보았지만 보이질 않습니다.”
018_0531_c_10L是時,阿那律正身正意,繫念在前,以天眼,觀閻浮里內,而不見之復以天眼,觀拘耶尼弗于逮鬱單曰,而不見之復觀四天三十三天豔天兜術天化自在天他化自在天,乃至觀梵天,而不見之復觀千閻浮地千瞿耶尼千鬱單曰千弗于逮千四天王千豔天千兜術千化自在天千他化自在天千梵天,而不見如來復觀三千大千剎土,而復不見卽從坐起,語阿難曰我今已觀三千大千剎土,而不見之
그때 아난과 사부대중들은 잠자코 있었다. 아난이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반열반(般涅槃)하시려는 것은 아닐까?’
018_0531_c_21L是時,阿難及四部之衆默然而止阿難作是念如來將不般涅槃乎
018_0532_a_02L그때 삼십삼천들은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우리는 좋은 이익을 얻었다. 원컨대 일곱 부처님께서 항상 세상에 나타나 계시면 천상과 인간은 많은 이익을 얻을 것이다.”
어떤 천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일곱 부처님은 그만두고 여섯 부처님만 계셔도 너무 좋겠다.”
어떤 천자가 말하였다.
“다섯 부처님만이라도 계셨으면 좋겠다.”
혹은 네 부처님, 세 부처님을 말하고 혹은 “두 부처님이라도 이 세상에 출현하시면 많은 이익이 있을 것이다.”
018_0531_c_23L是時,三十三天各各自相謂言我等快得善利唯願七佛常現於世,天及世人多所潤益或有天而作是語且置七佛,但使有六佛者,此亦甚善或有天子言但使有五佛,或言四佛,或言三佛,或言二佛出現世者,多所潤益
이때 석제환인이 여러 하늘들에게 말하였다.
“일곱 부처님과……(이하 생략)……두 부처님은 고사하고 지금 저 석가문(釋迦文)부처님만이라도 이 세상에 오래 계신다면 많은 이익이 있을 것이다.”
018_0532_a_06L時,釋提桓因告諸天曰且置七佛乃至二佛,但使今日釋迦文佛久住世者,則多所饒益
그때 여래께서는 모든 하늘들을 오게 하고 싶어하면 하늘들은 곧 오고, 여러 하늘들을 가게하고 싶어하면 하늘들은 곧 떠났다. 삼십삼천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왜 종일 잡수시는 걸까?”
018_0532_a_09L爾時,如來意欲使諸天來,諸天便來意欲使諸天去,諸天便去時,三十三天各各自相謂言如來何故,竟日而食
그러자 석제환인이 삼십삼천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지금 인간세계의 시간에 맞춰 잡수시고 천상세계의 시간을 쓰시지 않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곳에서 석 달을 지내고 이렇게 생각하셨다.
‘지금 염부리의 사부대중들은 너무 오랫동안 나를 보지 못해 매우 애가 탈 것이다. 나는 이제 신통을 버리고 저 성문들로 하여금 내가 삼십삼천에 있는 줄을 알게 하리라.’
여래께서는 곧 신통을 버리셨다.
018_0532_a_12L是時,釋提桓因告三十三天曰如來今日食以人閒時節,不用天上時節是時,世尊以經三月,便作是念閻浮里人四部之衆不見吾久,甚有虛渴之想我今當捨神足,使諸聲聞知如來在三十三天是時,世尊卽捨神足
이때 아난은 아나율이 있는 곳에서 머물고 있다가 다시 아나율에게 말하였다.
“지금 사부대중들이 매우 애태우며 여래를 뵙고 싶어합니다. 여래께서 지금 열반하신 것은 아닙니까?”
018_0532_a_18L時,阿難往阿那律所,白阿那律言今四部之衆甚有虛渴,欲見如來,然今如來不取滅度乎
018_0532_b_02L아나율이 아난에게 대답하였다.
“어젯밤에 어떤 하늘이 나에게 찾아와 여래께서 지금 삼십삼천의 선법강당에 계신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대는 잠시만 계십시오. 내가 지금 여래께서 어디 계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존자 아나율은 곧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뜻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천안으로 삼십삼천을 살펴보다가, 세존께서 사방 1유순이나 되는 돌 위에 앉아 계시는 것을 보았다. 아나율은 곧 삼매에서 일어나 아난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지금 삼십삼천에서 어머님을 위해 설법하고 계십니다.”
018_0532_a_20L是時,阿那,律語阿難曰昨夜有天來至我所,云如來在三十三天善法講堂今且止吾今欲觀如來所在是時,尊者阿那律卽結加趺坐,正身正意,心不移動,以天眼,觀三十三天,見世尊在壁方一由旬石上坐是時,阿那律卽從三昧起,語阿難曰如來今在三十三天,與母說法
아난과 사부대중들은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다. 아난은 사부대중들에게 물었다.
“어느 분이 저 삼십삼천으로 가서 여래께 문안드릴 수 있겠습니까?”
018_0532_b_05L是時,阿難及四部之衆歡喜踊躍,不能自勝是時,阿難問四部衆曰誰能堪任至三十三天,問訊如來
아나율이 말하였다.
“존자 목련께서 신족(神足)이 제일이시니 그 신력을 부려 부처님께 가서 문안드려 주소서.”
018_0532_b_08L阿那律曰今尊者目連神足第一,願屈神力,往問訊佛
사부대중들도 목련에게 말하였다.
“지금 여래께서 삼십삼천에 계신다고 하니, 존자께서는 저희 사부대중들의 이름으로 여래께 문안드려 주십시오. 또 ‘세존께서는 이 염부리 세상에서 도를 얻으셨습니다. 원컨대 위신력을 부려 이 세상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하는 이런 뜻을 여래께 말씀드려 주십시오.”
018_0532_b_09L是時,四部之衆白目連曰今日如來在三十三天唯願尊者,持四部姓名,問訊如又持此義,往白如來世尊在閻浮里內,世閒得道唯屈威神,還至世閒
목련이 대답했다.
“매우 좋은 일입니다, 여러분.”
018_0532_b_13L目連報曰甚善,諸賢
목련은 사부대중들의 부탁을 받고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에 삼십삼천에 도착해 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때 석제환인과 여러 하늘들은 멀리서 목련이 오는 것을 보고 ‘분명 비구들의 심부름이 아니면 여러 왕들의 심부름일 것이다’ 하고 그렇게들 생각하였다. 모든 하늘들이 모두 일어나 맞이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존자시여.”
018_0532_b_14L是時,目連受四部之教,屈申臂頃,往至三十三天,到如來所是時,釋提桓因及三十三天遙見目連來諸天各生此念正是僧使若當是諸王之使是時,諸天皆起,往迎善來,尊者
목련은 세존께서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시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이 하늘에 계시면서도 여전히 번거로우시구나.’
목련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018_0532_b_19L是時,目連遙見世尊與無央數之衆,而爲說法見已,生此世尊在此天中,亦復煩鬧目連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
018_0532_c_02L그때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사부대중들이 여래께 기거는 편안하고 행보는 건강하신지 문안드린다고 전해 왔습니다.”
또 이런 것도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염부리에서 자라나 이 세상에서 도를 얻으셨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세상으로 돌아오소서. 사부대중들은 애를 태우며 세존을 뵙고 싶어합니다.”
018_0532_b_22L爾時,目連白佛言世尊,四部之衆問訊如來,起居輕利,遊步康强又白此事來生長閻浮里內,於世閒得道唯願世尊,還來至世閒,四部虛渴,欲見世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부대중들로 하여금 수행에 게으름이 없도록 하라. 어떠냐? 목련아, 사부대중들은 유행하며 교화에 힘쓰고 있느냐? 서로 다투는 일은 없느냐? 외도들이 괴롭히지는 않느냐?”
018_0532_c_04L世尊告曰使四部之衆,進業無惓云何目連,四部之衆遊化勞乎無鬪訟耶外道異學無觸嬈乎
목련이 아뢰었다.
“사부대중들은 게으름이 없이 열심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018_0532_c_06L目連報曰四部之衆行道無惓
“다만 목련아, 그대는 조금 전에 ‘여래께선 여기서도 번거로우시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여기서 설법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또 만일 내가 ‘이 하늘들을 오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하늘들은 곧 오고, ‘하늘들을 오지 못하게 하고 싶다’고 하면 하늘들은 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목련이여, 그대는 세상으로 돌아가라. 여래는 지금부터 이레 뒤에 승가시국(僧迦尸國) 큰 못 가로 가리라.”
018_0532_c_07L但目連,汝向者作是念言如來在此,亦煩鬧此事不所以然者,我說法時,亦不經久,設我作是念欲使諸天來,便來欲使諸天不來,諸天則不來目連,汝還世閒卻後七日,如來當往,僧迦尸國,大池水側
이때 목련은 팔을 굽혔다 펴는 지극히 짧은 시간에 사위성 기수급고독원으로 돌아가 사부대중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지금부터 이레 뒤에 여래께서는 이 염부리 땅 승가시국의 큰 못 가로 내려오실 것입니다.”
018_0532_c_13L是時,目連屈申臂頃,還詣舍衛城,祇樹給孤獨園,往詣四部衆,而告之曰諸賢,當知卻後七日,如來當來下,至閻浮里地僧迦尸大池水側
사부대중들은 이 말을 듣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다. 또 바사닉왕(波斯匿王)ㆍ우전왕(優塡王ㆍ악생왕(惡生王)ㆍ우다연왕(優陀延王)ㆍ빈비사라왕(頻毗娑羅王)도 여래께서 이레 뒤에 승가시국의 큰 못 가로 내려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다.
018_0532_c_16L時,四部衆聞此語已,歡喜踊躍,不能自勝是時,波斯匿王優塡王惡生王優陁延王頻毘娑羅王聞如來卻後七日當至僧迦尸國大池水側,極懷歡喜,不能自勝
018_0533_a_02L또 비사리(毗舍離) 사람들과 가비라월(迦毗羅越)의 석가족들과 구이라월(拘夷羅越) 사람들도 여래께서 염부리 땅으로 내려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다.그때 바사닉왕은 네 종류의 군사를 모으고 못 가로 나아가 세존을 뵈려고 하였다. 다섯 왕들도 모두 군사들을 거느리고 세존께서 오신다는 곳으로 나아가 여래와 그 대중들을 뵈려고 하였다. 가비라월의 석가족도 모두 세존께서 오신다는 곳으로 가고, 또 사부대중들도 모두 세존께서 오신다는 곳으로 나아가 여래를 뵈려고 하였다.
018_0532_c_21L是時,毘舍離人民之衆,迦毘羅越釋種,拘夷羅越人民之衆,聞如來當來至閻浮里地,聞已,歡喜踊躍,不能自勝爾時,波斯匿集四種之兵,詣池水側,欲見世尊是時,五王皆集兵衆,往世尊所,欲得覲省如來,及人民之衆迦毘羅越釋皆悉往世尊所,及四部之衆皆悉往世尊所,欲得見如來
이레가 되자 석제환인은 자재천자(自在天子)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이 수미산 꼭대기에서 승가시의 못 가까지 세 개의 길을 닦아라. 여래의 뜻을 살펴보니 신통을 부리지 않고 염부(閻浮) 땅으로 가려 하신다.”
018_0533_a_06L爾時,臨七日頭,釋提桓因告自在天子曰汝今從須彌山頂,至僧迦尸池水,作三道路,觀如來,不用神足,至閻浮地
자재천자가 대답하였다.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지금 당장 닦겠습니다.”
자재천자는 곧 금ㆍ은ㆍ수정으로 된 세 길을 신통으로 만들었다. 가운데에 금 길을 두고 양쪽 가로 수정 길과 은 길을 만들고 길 가에는 금 나무를 심어놓았다. 그때 여러 신묘한 하늘들은 이레 동안 모두 모여 법을 들었다.
018_0533_a_09L自在天子報曰事甚佳正爾,時辦爾時,自在天子卽化作三道,金水精是時,金道當在中央俠水精道側銀道側,化作金樹當於爾時,諸神妙尊天七日之中,皆來聽法
그때 세존께서는 수천만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설법하셨다.
“5성음(盛陰)은 괴로운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색(色)ㆍ통(痛: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을 이르는 말이다.
어떤 것을 색음(色陰)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4대로 된 이 몸은 4대로 만들어진 색이니, 이것을 색음이라고 한다.
018_0533_a_14L爾時,世尊與數千萬衆,前後圍遶,而爲說法,說五盛陰苦云何爲所謂色云何爲色陰謂此四大身,是四大所造色是謂,名爲色陰也
어떤 것을 통음(痛陰:受陰)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괴로운 느낌ㆍ즐거운 느낌ㆍ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니, 이것을 통음이라고 한다.
018_0533_a_18L彼云何名爲痛陰所謂,苦樂痛不苦不樂痛是謂,名爲痛陰
어떤 것을 상음(想陰)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3세(世)가 함께 모인 것이니, 이것을 상음이라고 한다.
018_0533_a_19L彼云何名想陰所謂,三世共會,是謂名爲想陰
어떤 것을 행음(行陰)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몸의 행과 입의 행과 뜻의 행이니, 이것을 행음이라고 한다.
018_0533_a_21L彼云何名爲行陰所謂,身口行意行,此名行陰
어떤 것을 식음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눈ㆍ코ㆍ귀ㆍ혀ㆍ몸ㆍ뜻의 식(識)이니 이것을 식음이라고 한다.
018_0533_a_22L彼云何名爲識陰所謂眼意,此名識陰
어떤 것을 색(色)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색이란 추위도 색이요, 더위도 색이며, 굶주림도 색이요, 목마름도 색이다.
018_0533_a_23L彼云何名爲色所謂色者,寒亦是色,熱亦是色,飢亦是色,渴亦是色
018_0533_b_02L 어떤 것을 통(痛:受)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느낌이란 감각[覺]을 말하는 것이니, 무엇을 느끼는가? 괴로움을 느끼고 즐거움을 느끼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끼므로 감각이라고 한다.
018_0533_b_02L云何名爲痛,所謂痛者,痛者名覺爲覺何覺苦,覺樂,覺不苦不樂,故名爲覺也
어떤 것을 상(想)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상이란 곧 앎[知]이니, 파랑ㆍ노랑ㆍ하양ㆍ검정을 알고 괴로움과 즐거움을 알므로 상이라고 한다.
018_0533_b_05L云何名爲想所謂想者,想亦是知靑黑,知苦樂,故名爲知
어떤 것을 행(行)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행이란 능히 이루는 것이 있기 때문에 행이라고 한다. 무엇을 이루는가? 악행(惡行)을 이루기도 하고 선행(善行)을 이루기도 하기 때문에 행이라고 한다.
018_0533_b_06L何名爲行所謂行者,能有所成,故名爲行爲成何等或成惡行,或成善行,故名爲行
어떤 것을 식(識)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식이란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온갖 맛을 분별하는 것이니 이것을 식이라고 하느니라.
018_0533_b_09L云何名爲識所謂識,識別是非,亦識諸味,此名爲識也
천자들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이 5성음(盛陰)에는 세 갈래 나쁜 길과 천상 길과 인간 길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하고, 이 5성음이 사라지면 곧 열반의 길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세존께서 이렇게 설법하셨을 때 6만의 하늘 신들은 법안이 깨끗해졌다.
018_0533_b_10L諸天子,當知此五盛陰知三惡道天道人道此五盛陰滅,便知有涅槃之道爾時,說此法時,有六萬天人得法眼淨
그때 세존께서는 하늘 신들에게 설법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수미산 꼭대기로 가시어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부디 부지런히 공부하라.
부처님과 법과 성중 안에서
죽음으로 가는 길 부숴 없애되
갈고리로 코끼리를 다루듯 하라.
018_0533_b_13L時,世尊與諸天人說法已,卽從坐起,詣須彌山頂,說此偈
汝等當勤學
於佛法聖衆
當滅死逕路
如人鉤調象

너희들은 만일 이 법에 대해서
게으르지 않고 힘써 닦는다면
나고 죽음을 이내 끝내어
괴로움의 근본이 없어지리라.
018_0533_b_17L若能於此法
而無懈怠者
便當盡生死
無有苦原本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곧 가운데 길로 나가셨다. 그때 범천은 여래의 오른쪽은 길에 서 있고 석제환인은 수정길 가에 서 있었으며, 여러 하늘 신들은 허공에서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풍악을 울려 여래를 즐겁게 하였다.
018_0533_b_18L爾時,世尊說此偈已,便詣中道時,梵天在如來右,處銀道側,釋提桓因在水精道側,及諸天人在虛空中,散華,燒香,作倡伎樂,娛樂如來
018_0533_c_02L이때 우발화색(優鉢華色) 비구니는 오늘 여래께서 염부제(閻浮提) 승가시의 못 가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부대중들과 국왕과 대신과 온 나라 백성들이 모두 빠짐없이 나갈 것이다. 만일 내가 평상시의 모습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옳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제 전륜성왕의 형상으로 세존을 뵈러 가리라.’
우발화색 비구니는 곧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전륜성왕의 모습이 되어 7보를 두루 갖추었다. 7보란 이른바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옥녀보(玉女寶)ㆍ전병보(典兵寶)ㆍ전장보(典藏寶)이니, 이것을 7보라고 한다.
018_0533_b_22L是時,優鉢華色比丘尼聞如來今日當至閻浮提僧迦尸池水側,聞已,便生此念四部之衆國王大臣國中人民靡不往者,設我當以常法往者,此非其宜我今當作轉輪聖王形容,往見世尊是時,優鉢華色比丘尼還隱其形,作轉輪聖王形,七寶具足,所謂七寶者,輪寶象寶馬寶珠寶玉女寶典兵寶典藏寶是謂七寶
그때 존자 수보리(須菩提)는 라열성(羅閱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 어느 산기슭에서 옷을 깁고 있었다. 수보리는 오늘 세존께서 염부리 땅으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사부대중들이 빠짐없이 뵈러 갈 것이니 나도 지금 제때에 가서 여래께 문안하고 예배해야 하리라’고 생각하였다. 존자 수보리는 옷 깁기를 그만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무릎을 꿇었다. 그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여래의 형상에서 무엇이 세존인가? 눈ㆍ귀ㆍ코ㆍ입ㆍ몸ㆍ뜻이 그것인가? 찾아가 뵈려는 자도 또한 땅ㆍ물ㆍ불ㆍ바람 4대(大)로 되어 있지 않은가? 일체 모든 법은 다 비고 고요하여 지을 것도 없고 지어진 것도 없다. 그것은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신 것과 같다.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고 하거나
가장 높은 이들께 예배하려 하거든
갖가지 종류의 음(陰)과 지(持)와 입(入)5)
그것들은 모두 다 덧없다 관찰하라.
018_0533_c_08L爾時,尊者須菩提在羅閱城耆闍崛山中,在一山側,縫衣裳是時,須菩提聞世尊今日當來至閻浮里地,四部之衆靡不見者今者宜可時往,問訊,禮拜如來爾時,尊者須菩提便捨縫衣之業,從坐起,右腳著地是時彼復作是念此如來形何者是世尊爲是眼往見者,復是地風種乎一切諸法皆悉空寂,無造,無作,如世尊所說偈言
若欲禮佛者
及諸最勝者
陰持入諸種
皆悉觀無常

먼 옛날 과거의 부처님들과
또 미래에 오실 부처님도
지금 현재의 부처님처럼
이들은 모두 다 무상(無常)한 것이니라.
018_0533_c_20L曩昔過去佛
及以當來者
如今現在佛
此皆悉無常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 하거든
지난 과거와 다가올 미래
그리고 지금 현재에 대해
공(空)한 법이라고 관찰하여라.
018_0533_c_21L若欲禮佛者
過去及當來
說於現在中
當觀於空法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 하거든
지나간 과거와 다가올 미래
그리고 현재와 모든 부처님
나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여라.
018_0533_c_22L若欲禮佛者
過去及當來
現在及諸佛
當計於無我
018_0534_a_02L
그 속에는 나[我]도 없고 목숨[命]도 없으며 남[人]도 없다. 지을 것도 없고 지어진 것도 없으며, 형용할 가르침도 없고 가르치는 자도 없다. 모든 법은 비고 고요한데 어느 것이 나[我]인가? 나라고 주장할 만한 것이 없다. 나는 이제 진실한 법의 무더기6)에 귀의하리라.’
그래서 존자 수보리는 도로 앉아 옷을 기웠다.
018_0533_c_24L此中無我,無命,無人,無造作,亦無形容有教有授者諸法皆悉空寂何者是我我者無主,我今歸命眞法之聚爾時,尊者須菩提,還坐縫衣
그때 우발화색 비구니는 전륜성왕의 모습으로 7보를 앞뒤에 거느리고 세존께서 오신다는 곳으로 나갔다. 이때 다섯 나라 왕들은 멀리 전륜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모르며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놀랍다. 이 세상에 여래와 전륜성왕 두 보배가 나타나다니.”
018_0534_a_05L是時,優鉢華色比丘尼,作轉輪聖王形,七寶導從,至世尊所是時,五國王遙見轉輪聖王來,歡喜踊躍,不能自勝,自相謂言甚奇,甚特世閒出二珍寶如來轉輪聖王
그때 세존께서는 수만의 하늘 신들을 거느리고 수미산 꼭대기에서 못 가로 내려 오셨다. 세존께서 발을 들어 땅을 밟으시자 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이때 신통변화로 나타난 전륜성왕이 점점 세존께 가까이 다가가자 여러 작은 나라 왕들과 백성들은 모두 피하였다. 그때 신통변화로 나타난 성왕(聖王)은 세존께서 가까이 오신 것을 알고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비구니가 되어 세존의 발에 예배하였다. 다섯 왕들은 그것을 보고 원망하면서 저희들끼리 수군거렸다.
“우리는 오늘 큰 손해를 보았다. 우리가 먼저 여래를 뵈어야 마땅한데 저 비구니가 먼저 뵈었다.”
018_0534_a_10L爾時,世尊將數萬天人,從須彌山頂,來至池水側是時,世尊擧足蹈地,此三千大千世界六變震動是時,化轉輪聖王漸漸至世尊所,諸小國王及人民之類各各避之是時,化聖王覺知以近世尊,還復本形,作比丘尼,禮世尊足五王見已,各自稱怨,自相謂言我等今日極有所失等先應見如來然今此比丘尼先見
비구니는 세존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가장 높은 분에게 예배합니다. 오늘 제일 먼저 뵐 수 있었던 저 우발화색 비구니는 바로 여래의 제자입니다.”
018_0534_a_19L是時,比丘尼至世尊所,頭面禮足,而白佛言我今禮最勝尊,今日先得覲省我優鉢花色比丘尼,是如來弟
그때 세존께서는 그 비구니를 위해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착한 업으로 먼저 예배했으니
그대가 최초라 해도 허물이 없겠지만
텅 비어 아무것도 없는 저 해탈문(解脫門)
이것이 부처님께 예배하는 이치이니라.
018_0534_a_22L爾時,世尊與彼比丘尼,而說偈言
善業以先禮
最初無過者
空無解脫門
此是禮佛義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 한다면
장차 다가올 미래와 지나간 과거
모두 공한 법이라 관찰하여라.
그것이 부처님께 예배하는 이치이니라.
018_0534_a_24L若欲禮佛者
當來及過去
當觀空無法
此名禮佛義
018_0534_b_02L
그때 다섯 왕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세존께 나아가 제각기 이름을 일컬었다.
“저는 가시국(迦尸國)의 왕 바사닉(波斯匿)입니다. 저는 발차국(拔嗟國)의 왕 우전(優塡)입니다. 저는 다섯 도시의 주인 악생(惡生)입니다. 저는 남해(南海)의 주인 우다연(優陀延)입니다. 저는 마갈국(摩竭國)의 왕 빈비사라(頻毗娑羅)입니다.”
그때 11나술(那術)7) 사람들이 운집하였고, 사부대중들 가운데 가장 높은 어른 1,250명도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018_0534_b_02L是時,五王及人民之衆不可稱計,往至世尊所,各自稱名我是迦尸國王波斯匿我是拔嗟國王,名曰優塡是五都人民之主,名曰惡生我是南海之主,名優陁延我是摩竭國頻毘娑羅王爾時,十一那術人民運集,及四部之衆最尊長者千二百五十人,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
그때 우전왕은 우두전단으로 만든 여래상을 손에 들고 게송으로 여래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여쭈고 싶은 게 있사오니
자비로 일체를 보호하는 분이시여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사람은
어떠한 복을 받게 됩니까?
018_0534_b_10L時,優塡王手執牛頭栴檀像,幷以偈,向如來說
我今欲所問
慈悲護一切
作佛形像者
爲得何等福

그때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대왕께선 이제 들어보시오
조금이나마 그 뜻을 설명하리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드는 것에 대해
내 이제 간략히 설명하리다.
018_0534_b_14L爾時,世尊復以偈,報曰
大王今聽之
少多演其義
作佛形像者
今當粗說之

태어날 때부터 눈이 온전하였고
나중에는 또 천안을 얻게 되며
흰자위 검은 동자 분명한 것은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덕입니다.
018_0534_b_17L眼根初不壞
後得天眼視
白黑而分明
作佛形像德

온몸은 완전해 이지러짐 없고
그 뜻은 반듯해 미혹되지 않으며
그 힘은 보통사람 곱절이나 되나니
부처님 형상을 만든 사람입니다.
018_0534_b_18L形體當完具
意正不迷惑
勢力倍常人
造佛形像者

나쁜 세계에는 떨어지지 않고
마침내는 저 천상에 태어나며
그곳에서 그는 천왕(天王)이 되나니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복입니다.
018_0534_b_19L終不墮惡趣
終輒生天上
於彼作天王
造佛形像福

그 나머지 복도 헤아릴 수 없어
그 복은 가히 생각할 수조차 없으며
그 이름 사방에 두루 퍼지나니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복입니다.
018_0534_b_21L餘福不可計
其福不思議
名聞遍四遠
造佛形像福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대왕이여. 그것은 이익이 많아 천상이나 인간이나 모두 그 덕을 입을 것입니다.”
018_0534_b_22L善哉,善哉大王,多所饒益,天人蒙祐
그때 우전왕은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다.
018_0534_b_23L爾時,優塡王極懷歡悅,不能自勝
018_0534_c_02L세존께서는 사부대중들과 다섯 왕을 위해 미묘한 논을 말씀하셨으니, 그때 설하신 논은 보시에 대한 논, 계율에 대한 논, 천상에 태어나는 것에 대한 논이었으며, 또 탐욕은 더러운 생각이고 번뇌는 큰 재앙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긴요한 일이라고 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사부대중들의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긴 줄을 아시고, 모든 부처님들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그들에게 모두 설명하셨다. 그때 그 자리에 있던 하늘과 사람 6만여 명은 모든 번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해졌다.
018_0534_b_24L時,世尊與四部衆及與五王,演說妙所謂論者,施論戒論生天之論,欲不淨想,漏爲大患,出要爲妙爾時,世尊以知四部之衆心開意解,諸佛世尊常所說法,苦道,盡與彼說之時,坐上天及人民六萬餘人諸塵垢盡,得法眼淨
그때 다섯 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이곳은 묘한 복을 받은 가장 신령스런 땅이니, 여래께서 비로소 도술천(兜術天)8)에서 내려와 이곳에서 설법하셨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땅에 기념물을 세워 영구히 보존해 없어지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018_0534_c_08L爾時,五王白世尊言處福妙,最是神地如來始從兜術天來下,至此說法今欲建立此處,使永存不朽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당신들 다섯 왕은 이곳에 절[神寺]을 세우십시오. 영원히 복을 누리며 끝내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018_0534_c_11L世尊告曰汝等五王於此處造立神寺,長夜受福,終不朽敗
“절은 어떻게 세워야 합니까?”
018_0534_c_12L諸王報曰當云何造立神寺
그때 세존께서는 오른손을 펴 땅 속에서 가섭여래(迦葉如來)의 절을 집어 올려 다섯 왕에게 보이면서 말씀하셨다.
“만일 절을 지으려거든 이것을 법으로 삼으십시오.”
018_0534_c_13L爾時,世尊申右手,從地中,出迦葉如來寺,視五王,而告之曰欲作神寺者,當以此爲法
다섯 왕은 그곳에 큰 절을 세웠다.
018_0534_c_15L爾時,五王卽於彼處,起大神寺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과거 여래를 따랐던 무리들도 오늘과 다름이 없었다. 미래 모든 불세존을 따르는 무리들도 오늘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지금 이 경 이름은 『유천법본(遊天法本)』이라 한다.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34_c_16L爾時,世尊告諸比丘諸過去恒沙如來翼從多少,亦如今日而無有異正使當來諸佛世尊翼從多少,亦如今日而無有異今此經名遊天法本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사부대중들과 다섯 나라 왕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34_c_21L爾時,四部之衆及五國王聞佛所說,歡喜奉行
增壹阿含經卷第二十八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팔리어로는 danta-kaṭṭha이고, 치목(齒木)이라고도 하며, 이를 닦을 때 썼던 작은 나뭇가지를 말한다. 인도에서는 사람을 초청하면 먼저 치목과 향수를 내놓아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2. 2)팔리어로는 Nanda와 Upananda이고, 각기 환희(歡喜)와 현희(賢喜)로 의역하며, 8대 용왕들 중의 하나이다.
  3. 3)팔리어로는 Kāsi라고 한다. 가시(迦尸)라고도 하며, 광(光)ㆍ노위(蘆葦)로 한역한다. 당시 16국 중의 하나로 중인도에 있었던 나라이다.
  4. 4)팔리어로는 gosisa-candana이고, 적동색을 띠며, 전단향 중 최고로 좋은 향을 가졌다고 한다. 옛날부터 불상과 전각 등을 조성하는 데 사용되었던 고급목재이다.
  5. 5)5음(陰:蘊)과 18지(持:界)와 12입(入:處), 즉 3과(科)를 말한다.
  6. 6)원문은 ‘진법지취(眞法之聚)’이고, 이는 곧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말한다.
  7. 7)곧 나유타(那由他, nayuta)이고, 조(兆) 혹은 구(溝)라 한역한다. 수량을 나타내는 말이다.
  8. 8)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원ㆍ명 2본에는 도술천(兜術天)이 도리천(忉利天)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