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589_c_01L증일아함경 제36권
018_0589_c_01L增壹阿含經卷第三十六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018_0589_c_02L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42. 팔난품(八難品)①
018_0589_c_03L八難品第四十二之一

[ 1 ]1)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89_c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89_c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범부들에게는 설법을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시절이 있다. 비구들아, 알아야 하느니라. 설법을 듣지 못해 사람이 수행할 수 없는 여덟 시절이 있느니라. 여덟 가지란 무엇인가?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반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이때 어떤 중생은 지옥에 태어나 여래가 행한 바를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첫 번째 어려움이다.
018_0589_c_06L爾時,世尊告諸比丘凡夫之人不聞不知說法時節比丘,當知有八不聞時節,人不得修行云何爲八若如來出現世時,廣演法教,得至涅槃,如來之所行然此衆生在地獄中,不聞不睹,是謂初一難也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이때 어떤 중생은 축생으로 태어나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두 번째 어려움이다.
018_0589_c_11L若復如來出現世時,廣演法教然此衆生在畜生中,不聞不睹,是謂第二之難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이때 어떤 중생은 아귀로 태어나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세 번째 어려움이다.
018_0589_c_13L復次,如來出現世時,廣說法教,然此衆生在餓鬼中,不聞不睹,是謂此第三之難也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이때 어떤 중생은 장수천(長壽天)에 태어나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네 번째 어려움이다.
018_0589_c_15L復次,如來出現世時,廣演法教,然此衆生在長壽天上,不聞不睹,是謂第四之難也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이때 어떤 중생은 변방에 태어나 성현을 비방하고 온갖 삿된 업을 짓는다. 이것이 다섯 번째 어려움이다.
018_0589_c_18L復次,如來出現世時,廣演法教,然此衆生在邊地生,誹謗賢聖,造諸邪業,是謂第五之難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반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이때 어떤 중생은 중심국[中國:인도]에 태어나기는 해도 여섯 감각기관이 온전치 못하고 또한 선악의 법을 분별하지도 못한다. 이것이 여섯 번째 어려움이다.
018_0589_c_20L復次,如來出現世時,廣演法教,得至涅槃,然此衆生生於中國,又且六情不完具,亦復不別善惡之法,是謂第六之難也
018_0590_a_02L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반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이때 어떤 중생은 중심국에 태어나고 또 여섯 감각기관이 완전하여 결함이 없기는 하나 ‘사람도 없고 보시도 없으며 받는 이도 없다. 또한 선악의 과보도 없고, 금생도 후생도 없고, 부모도 없으며, 세상에는 아라한이 되어 스스로 증득해 즐겁게 노니는 사문 바라문도 없다’는 삿된 소견을 가진다. 이것이 일곱 번째 어려움이다.
018_0590_a_02L復如來出現世時,廣演法教,得至涅槃,然此衆生在於中國,雖復六情完具,無所缺漏,然彼衆生心識邪見無人,無施,亦無受者,亦無善惡之報,無今後世,亦無父母,世無沙門婆羅門等成就得阿羅漢者,自身作證而自遊樂是謂第七之難也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지 않아 열반에 이르도록 설법할 수 없을 때, 어떤 중생은 중심국에 태어나고 여섯 감각기관이 온전하여 법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총명하고 재주가 많아 법을 들으면 곧 이해하고 ‘물건도 있고 보시도 있으며 받는 이도 있다. 선악의 과보도 있고, 금생과 후생도 있으며, 세상에는 바른 소견을 고루 닦아 아라한을 증득한 사문 바라문도 있다’는 바른 소견을 닦는다. 이것이 여덟 번째 어려움으로서 이는 범행을 닦을 수 있는 시절이 아니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이런 여덟 가지 어려움이 있고 이는 범행을 닦을 수 있는 시절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018_0590_a_09L復次,如來不出現世,亦復不說法,使至涅槃者,又此衆生,生在中國,六情完具,堪任受法,聰明高才,聞法則解,修行正見便有物,有施,有受者,有善惡之報,有今後世,世有沙門婆羅門等修正見,取證得阿羅漢者是謂第八之難,非梵行所修行是謂比丘有此八難,非梵行所修行
비구들이여, 범행을 닦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한 시절이 있으니, 그 한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면 법의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반에 이르게 한다. 이때 어떤 중생은 중심국에 태어나서 지혜롭고 훌륭한 말솜씨에 총명하여 부딪치는 사물마다 모두 통달하며, 바른 소견을 닦고 선악의 법을 분별하며 ‘금생도 있고 후생도 있으며, 세상에는 바른 소견을 닦아 아라한을 증득한 사문 바라문도 있다’고 한다. 이것이 이른바 ‘범행을 닦는 사람들이 이 한 시절에 수행하면 열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니라.”
018_0590_a_17L於是比丘,有一時節法,梵行人所修行云何爲一於是如來出現世時,廣演法教,得至涅槃,然此人生在中國,世智辯聰,觸物皆明,修行正見,亦能分別善惡之法,有今世後世,世有沙門婆羅門等修正見,取證得阿羅漢者是謂梵行人修行一法,得至涅槃
018_0590_b_02L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한 가지가 아닌 여덟 가지 어려움은
사람이 도를 얻지 못하게 하네.
지금 현재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
이 세상 어디서도 만날 수 없으리.
018_0590_a_24L爾時,世尊便說此偈
八難非一類
令人不得道
如今現在前
世閒不可遇

마땅히 바른 법을 배워야 하고
또한 적절한 시기 놓치지 말라.
지나간 일들만 돌이켜 생각하면
곧바로 지옥에 떨어지리라.
018_0590_b_03L亦當學正法
亦莫失是處
追憶過去等
便生地獄中
여기서 탐욕을 끊어 없애고
올바른 법을 고요히 사유하라.
그러면 이 세상에 오래 머물며
끊기어 사라지는 그런 때 없으리.
018_0590_b_04L於是斷無欲
思惟於正法
久存於世閒
而無斷滅時

여기서 탐욕을 끊어 없애고
올바른 법을 고요히 사유하라.
나고 죽는 근본을 영원히 끊고
이 세상에 오래 머물리라.
018_0590_b_05L於是斷無欲
思惟於正法
永斷生死原
久存於世閒

이미 사람의 몸을 받아
바르고 참된 법을 분별하고도
과보를 얻지 못하는 자들
반드시 여덟 가지 어려움에 봉착하리.
018_0590_b_07L以得於人身
分別正眞法
諸不得果者
必遊八難處

이제 여덟 가지 어려움 말했으니
이것은 불법의 중요한 행이라
이 어려움 벗어나기 한 가지도 너무 힘들어
바다를 떠도는 판자 만나는 것 같아라.
018_0590_b_08L今說有八難
佛法之要行
一難猶尚劇
如板浮大海

비록 한 가지 어려움을 벗어날
그럴 이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네 가지 진리를 한 번 잃으면
영원히 바른 길을 벗어나게 되리.
018_0590_b_09L雖當離一難
然可有此理
設離一四諦
永離於正道

그러므로 마음을 오로지하여
오묘한 이치를 고요히 사유하라.
지극한 정성으로 바른 법 들으면
무위의 경지를 얻게 되리라.
018_0590_b_11L是故當專心
思惟於妙理
至誠聽正法
便得無爲處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부디 방편을 구해 여덟 가지 어려운 곳을 멀리 떠나고 거기에 태어나기를 원하지 말라. 이와 같나니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90_b_12L是故比丘,當求方便,遠離八難之處,莫願其中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90_b_14L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2 ]2)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90_b_15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590_b_16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덟 개의 큰 지옥이 있다. 여덟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환활지옥(還活地獄)이요, 둘째는 흑승지옥(黑繩地獄)이며, 셋째는 등해지옥(等害地獄)이요, 넷째는 체곡지옥(涕哭地獄)이며, 다섯째는 대체곡지옥(大涕哭地獄)이요, 여섯째는 아비지옥(阿鼻地獄)이며, 일곱째는 염지옥(炎地獄)이요, 여덟째는 대염지옥(大炎地獄)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여덟 개의 큰 지옥이니라.”
018_0590_b_17L爾時,世尊告諸比丘有八大地云何爲八一者還活地獄,二者黑繩地獄,三者等害地獄,四者涕哭地獄,五者大涕哭地獄,六者阿鼻地獄,七者炎地獄,八者大炎地獄如是比丘,八大地獄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환활지옥과 흑승지옥
등해지옥과 두 체곡지옥
5역죄 지은 이 가는 아비지옥
염지옥과 대염지옥
018_0590_b_22L爾時,世尊便說此偈
還活及黑繩
等害二涕哭
五逆阿鼻獄
炎大炎地獄

이것이 여덟 지옥
그곳은 살 수 없는 곳
이 모두는 악을 지은 탓
열여섯 작은 지옥 그 주위를 에워쌌네.
018_0590_b_24L此名八地獄
其中不可處
皆由惡行本
十六隔子圍
018_0590_c_02L
쇠로 만들어진 감옥 위로는
거센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1유순 안은 온통
사나운 불길에 너무도 뜨거워라.
018_0590_c_02L然彼鐵獄上
爲火之所燒
遍一由旬內
熾火極熱盛

네 개의 성에 문도 네 개
그 사이는 너무도 평평하여라.
또 이렇게 쇠로 성을 만들고
단단한 철판으로 그 위를 덮었다네.
018_0590_c_03L四城四門戶
其閒甚平整
又以鐵作城
鐵板覆其上

“이것은 모두 중생들이 죄를 지은 과보의 인연 때문으로 중생들로 하여금 한량없는 고통을 받게 하며, 살과 피는 모두 없어지고 오직 뼈만 남게 하느니라.
무슨 이유로 환활지옥(還活地獄)이라 하는가? 그곳의 중생들은 온몸이 쭉 잡아당겨져 움직이지 못하고 고통에 시달리되 도망갈 수도 없어 온몸의 살과 피가 없어지게 된다. 그때 그들은 저희끼리 말한다.
‘중생아, 다시 살아나라. 다시 살아나라.”
이때 그 중생들은 곧 저절로 다시 살아나게 된다. 이런 이유로 환활지옥이라 하느니라.
018_0590_c_05L斯由衆生罪報之緣,令彼衆生受苦無量,肉血消盡,唯有骨存以何等故,名爲還活地獄復有彼衆生形體,挺直亦不動搖,爲苦所逼,不能移轉,形體以無肉血是時,衆生自相謂言生還活,還活是時,彼衆生便自還活以此因緣故,名爲還活地獄
또 무슨 이유로 흑승지옥(黑繩地獄)이라 하는가? 그곳의 중생들은 몸의 힘줄이 모두 밧줄로 변하고, 그러면 톱으로 그 몸을 켠다. 그러므로 흑승지옥이라 하느니라.
018_0590_c_12L復以何因,名爲黑繩地獄然彼衆生形體脈,皆化爲繩,以鋸鋸身故,名爲黑繩地獄
또 무슨 이유로 등해지옥(等害地獄)이라 하는가? 이때 그곳의 중생들은 모두 한 곳에 모여 서로 그 목을 베는데 이내 다시 살아난다. 이러한 이유로 등해지옥이라 하느니라.
018_0590_c_15L復以何因緣名等害地獄是時彼衆生集在一處,而梟其首,尋復還由此因緣,名爲等害地獄
또 무슨 이유로 체곡지옥(涕哭地獄)이라 하는가? 그곳의 중생들은 선의 근본이 완전히 끊어져 털끝만큼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지옥 안에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데, 그곳에선 원망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끊어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체곡지옥이라 하느니라.
018_0590_c_17L復以何因緣,名爲涕哭地獄然彼衆生善本斷滅,無毛髮遺餘在,在彼地獄中,受惱無量,於中,稱怨喚呼聲不斷絕由此因緣,名爲涕哭地獄
018_0591_a_02L또 무슨 이유로 대체곡지옥(大涕哭地獄)이라 하는가? 그곳의 중생들은 그 지옥에서 가히 헤아릴 수 없는 그런 고통을 한량없이 받는다. 그러면 그들은 그곳에서 울부짖으며 가슴을 치고 제 몸을 쥐어뜯으며 한목소리로 부르짖는다. 이런 이유로 대체곡지옥이라 하느니라.
또 무슨 이유로 아비지옥(阿鼻地獄)이라 하는가? 부모를 죽이고, 부처님의 탑을 부수며, 대중들과 싸우고, 그릇되고 뒤바뀐 소견을 익히며, 삿된 소견과 어울리는 중생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고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아비지옥이라 하느니라.
018_0590_c_21L復以何因緣,名爲大涕哭地獄然彼衆生在地獄中,受無量苦痛,不可稱計於中喚呼,椎胸自摑,同聲唱㘁由此因緣,名爲大涕哭地獄復以何因緣,名爲阿鼻地然衆生之類殺害父母,壞佛偸婆,鬪亂衆僧,習邪倒見,與邪見共相應,一切不可療治以是之故,名爲阿鼻地獄
또 무슨 이유로 염지옥(炎地獄)이라 하는가? 그 지옥에 있는 중생들은 몸에서 연기가 나며 온몸이 문드러진다. 그러므로 염지옥이라 하느니라.
018_0591_a_06L復以何因緣,名爲炎地獄然衆生之類在彼獄中,形體煙出,皆融爛故,名爲炎地獄
또 무슨 이유로 대염지옥(大炎地獄)이라 하는가? 그 지옥에 있는 중생들은 죄인들이 있었던 흔적조차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대염지옥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이여, 이른바 이런 이유로 여덟 개의 큰 지옥이라 하느니라.
018_0591_a_08L復以何因緣,名爲大炎地獄然彼衆生在此獄中,都不見罪人之遺餘是謂比丘,由此因緣,名爲八大地獄
그 낱낱의 지옥에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이 있으니, 그 이름은 우발지옥(優鉢地獄)ㆍ발두지옥(鉢頭地獄)ㆍ구모두지옥(拘牟頭地獄)ㆍ분다리지옥(分陀利地獄)ㆍ미증유지옥(未曾有地獄)ㆍ영무지옥(永無地獄)ㆍ우혹지옥(愚惑地獄)ㆍ축취지옥(縮聚地獄ㆍ도산지옥(刀山地獄)ㆍ탕화지옥(湯火地獄)ㆍ화산지옥(火山地獄)ㆍ회하지옥(灰河地獄)ㆍ형극지옥(荊棘地獄)ㆍ비시지옥(沸屎地獄)ㆍ검수지옥(劍樹地獄ㆍ열철환지옥(熱鐵丸地獄)이다. 이와 같은 열여섯 작은 지옥에 버금가는 한량없는 지옥이 있어, 중생들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그곳에 태어난다.
018_0591_a_11L一一地獄,有十六隔子,其名優鉢地獄鉢頭地獄拘牟頭地獄分陁利地獄未曾有地獄永無地獄惑地獄縮聚地獄刀山地獄湯火地獄火山地獄灰河地獄荊蕀地獄沸屎地獄劍樹地獄熱鐵丸地獄如是比十六隔子,不可稱量使彼衆生,生地獄中
018_0591_b_02L혹 바른 소견을 훼손하는 중생이 있어 바른 법을 비방하며 멀리한다면 그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 모두 환활지옥에 태어나고, 살생하기를 좋아하는 중생들은 모두 흑승지옥에 태어난다. 그 어떤 중생이 소나 염소 따위를 잡는다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등해지옥에 태어나고, 그 어떤 중생이 주지 않는 것을 가지고 남의 물건을 훔친다면 그는 체곡지옥에 태어난다. 그 어떤 중생이 항상 음탕한 짓을 좋아하고 또 거짓말을 한다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대체곡지옥에 태어나고, 그 어떤 중생이 부모를 죽이고 절을 부수며 비구들과 싸우고 성인을 비방하며 뒤바뀐 소견을 익힌다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아비지옥에 태어난다. 그 어떤 중생이 이곳에서 들은 말을 저기 가서 전하고 저기에서 들은 말을 다시 여기 와서 전하며 사람들을 이용한다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염지옥에 태어나고, 그 어떤 중생이 닥치는 대로 싸우고 남의 물건을 탐내며 인색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의심을 품는다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대염지옥에 태어나느니라. 또 그 어떤 중생이 온갖 잡된 업을 짓는다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열여섯 작은 지옥에 태어나느니라.
018_0591_a_18L彼或有衆生毀正見者,誹謗正法,而遠離之,命終之後,皆生還活地獄中諸有衆生好喜殺生,便生黑繩地獄中其有衆生屠殺牛羊及種種類,命終之後,生等害地獄中其有衆生不與取竊他物者,便生涕哭地獄其有衆生常喜婬泆,有復妄語,命終之後,生大涕哭地獄中其有衆生殺害父母,破壞神寺,鬪亂聖衆,誹謗聖人,習倒邪見,命終之後,生阿鼻地獄中其有衆生此閒聞語,復傳來至彼,設彼閒聞,復傳來至此,求人方便,彼人命終之後,生炎地獄中其有衆生鬪亂彼此,貪著他物,興起慳疾,意懷猶豫,命終之後,生大炎地獄中有衆生造諸雜業,命終之後生十六隔子中
018_0591_c_02L그때 옥졸들은 그 중생들을 부리며 헤아리기 어려운 고통을 주는데, 팔을 자르기도 하고 다리를 자르기도 하고 팔과 다리를 모두 자르기도 하며, 코를 베기도 하고 귀를 베기도 하고 코와 귀를 모두 베기도 한다. 나무더미를 가져다 누르기도 하고, 배 위에 풀을 덮기도 하며, 머리채를 잡아 매달기도 하고, 가죽을 벗기기도 하며, 살을 도려내기도 하고, 두 토막으로 가르기도 하며, 혹은 다시 봉해 합치기도 한다. 혹은 잡아다 다섯 부분으로 나누기도 하고, 잡아다 불에다 뒤적거리며 굽기도 하며, 쇠를 녹여 붓기도 하고, 다섯 갈래로 찢기도 하며, 그 몸을 잡아 늘이기도 하고, 날카로운 도끼로 목을 베기도 하지만, 곧 다시 살아난다. 그들은 반드시 인간세계에서 지은 죄가 끝나야만 그곳을 벗어난다.
이때 옥졸들은 그 중생을 잡아다 큰 몽둥이로 몸을 부수고 혹은 등골의 힘줄을 벗기기도 한다. 또 말에다 매달고 칼로 된 숲을 달려 올라갔다가 다시 말을 몰아 내려오는데, 이때 쇠 부리를 가진 까마귀들이 그 살을 쪼아 먹는다. 다시 다섯 겹으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는 들어 끓는 가마에 던져 넣고 쇠꼬챙이로 그 몸을 푹푹 찌르지만, 바람이 그 몸에 스치면 본래대로 다시 살아난다.
이때 옥졸들은 다시 그 중생들을 칼날이 빽빽한 산과 불이 이글거리는 산에 오르게 하며 잠깐도 멈추지 못하게 하는데, 그곳에서 겪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나 그들은 반드시 인간세계에서 지은 죄가 모두 끝나야만 그곳에서 벗어난다.
018_0591_b_11L是時,獄卒役彼衆生,苦痛難或斷手,或斷腳,或斷手腳,或截鼻,或斷耳,或斷耳鼻,或取材木押之,或以草著其腹,或取髮懸之,或剝其皮,割其肉,或分爲二分,或還縫合之,或取五刖之,或取火側炙之,或融鐵灑之,或五磔之,或長其身,或以利斧而梟其首,尋復還生要當人中罪畢,然後乃生是時,獄卒取彼衆生,大椎碎其形體,或取脊脈剝之,復驅逐使上劍樹,復驅使使下是時,有鐵嘴烏,尋復食之復取五繫之,不得動轉尋復擧著大鑊湯中,加以鐵叉而害其身風吹其身,復還生如故時,獄卒復使衆生上刀山火山,不令停住,其中受苦不可稱計要當人中所作罪畢,然後乃出
그때 그 죄인들은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해 다시 뜨거운 재로 가득 찬 지옥에 들어가기를 구하는데, 그곳에서도 한량없는 고통을 겪는다. 다시 그곳에서 나와 거꾸로 가시가 달린 지옥으로 들어가는데, 그곳에선 바람이 불면 그 고통이 한량없다. 다시 그곳에서 나오면 뜨거운 똥이 이글거리는 지옥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그 뜨거운 똥이 이글거리는 지옥에 있던 구더기들이 그 뼈와 살을 파먹는다. 그러면 중생들은 그 고통은 견딜 수가 없어 다시 칼이 숲처럼 빽빽한 지옥으로 도망치는데, 그 몸이 찢기는 고통은 참을 수가 없다.
018_0591_c_03L是時,罪人不堪受此苦痛復求入熱灰地獄中,受苦無量復從中出,入逆刺地獄中風吹,痛不可計復從中出,入熱屎地獄中是時,熱屎地獄中,有濡細虫,噉彼骨肉是時,衆生不堪受苦痛,復移至劍樹地獄,傷壞形體,痛不可忍
그때 옥졸들이 그 중생들에게 묻는다.
‘너희들은 어디서 왔는가?’
죄인들은 대답한다.
‘저희도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디로 가는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릅니다.’
또 묻는다.
‘지금 무엇을 구하는가?”
그들은 대답한다.
‘저희는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너무도 괴롭습니다.’
그때 옥졸들은 불에 달군 쇠구슬을 죄인의 입에 집어넣는데, 몸이 타며 문드러지는 그 고통은 견딜 수가 없다. 그러나 반드시 그 죄의 근원이 없어진 뒤에야 목숨을 마친다. 이때 그 죄인들은 다시 많은 지옥을 거치며 그곳에서 수천만 년 동안 고통을 겪은 뒤에야 그곳을 벗어나게 되느니라.
018_0591_c_09L是時,獄卒語彼衆生曰汝等爲從何是時,罪人報曰我曹亦復不知爲從何來又問爲從何去報曰亦復不知當何所至又問今欲求何等報曰吾等極患飢渴是時,獄卒以熱鐵丸,著彼罪人口中,燒爛身體,痛不可堪要當畢其罪本,然後乃命終是時,罪人復還歷經爾許地獄,於中受苦,數千萬歲,然後乃出
비구들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그때 염라대왕은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짓는 중생들은 모두 이와 같은 죄를 받나니, 몸과 입과 뜻으로 선을 행하는 중생들은 이에 견주어 모두들 광음천(光音天)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생각하느니라.”
018_0591_c_18L比丘,當知閻羅王便作是念諸有衆生身意行惡,盡當受如此之罪諸有衆生身意行善者,如是之比皆當生光音天
그때 세존께서는 이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저 광음천에 사는 듯
어리석은 자들은 늘 기뻐하네.
마치 저 지옥에 있는 듯
지혜로운 이는 늘 두려워하네.
018_0591_c_21L是時,世尊便說此偈
愚者常歡喜
如彼光音天
智者常懷懼
猶如處地獄
018_0592_a_02L
“그때 죄인들은 염라대왕으로부터 이런 분부를 듣는다.
‘나는 언제나 옛날에 지은 죄를 모두 없앨 수 있을까? 그래서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사람의 몸을 받아 착한 벗들이 모두 모이는 중심국에 태어나고, 불법을 독실하게 믿는 부모 밑에서 자라 여래의 제자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현세에서 번뇌를 없애 번뇌가 없게 될 수 있을까? 내 너희들에게 거듭 당부하나니, 너희들은 부지런히 노력해 여덟 가지 어려운 곳을 떠나고 중심국에 태어나 착한 벗을 사귀고 범행을 닦아 소원을 이루어 본래의 서원을 잃지 말도록 하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여덟 큰 지옥과 열여섯 작은 지옥을 떠나고자 한다면 부디 방편을 구해 8정도를 닦도록 하라. 이와 같나니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591_c_24L是時,比丘聞閻羅王作是教令我今何日當滅昔所作罪於此命終,得受人形,生中國之中,與善知識共會,父母,篤信佛法,於如來衆中,得出家學道,於現法中,得盡有漏,成無漏我今重苦汝勤加用意,去離八難處,得生中國,與善知識相遇,得修梵行,所願成果,不失本誓是故比丘,若善男子善女人欲離八大地獄及十六隔子者,當求方便,修八正道如是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592_a_12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①3)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592_a_1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毗舍離)의 나기원(㮈祇園)4)에서 5백 명의 대 비구들과 함께 계시면서 천천히 세간을 유행하고 계셨다.
018_0592_a_14L一時,佛在毘舍離柰祇園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漸漸復在人中遊化
그때 세존께서는 비사리성를 돌아보시고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지금 보는 저 비사리
이후ㄹ 두 번 다시 보지 못하고
또 다시는 들어가지 못하리니
이제는 하직하고 떠나가야겠구나.
018_0592_a_16L是時,世尊還顧觀毘舍離城,尋時,便說此偈
今觀毘舍離
更後不復睹
亦復更不入
於是當別去

이때 비사리성 사람들은 이 게송을 듣고 모두 근심에 잠겨 세존의 뒤를 따라가며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오래지 않아 여래께서 세상을 떠나시리니, 이 세상은 광명을 잃겠구나.”
018_0592_a_19L是時,毘舍離城中人民聞說此偈,普懷愁憂,從世尊後,各各墮淚,自相謂如來滅度將在不久世間當失光
018_0592_b_02L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만해라, 그만해라. 너희들은 근심하지 말라. 부서져야 할 물건은 부서지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것은 되지 않느니라. 나는 전에 네 가지 가르침으로 깨달음을 얻었고 또 사부대중에게 이 네 가지 가르침을 가르쳤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일체의 행(行)은 무상하다.’ 이것이 첫 번째 법이다. ‘일체의 행은 괴롭다.’ 이것이 두 번째 법이다. ‘일체의 행은 나가 없다.’ 이것이 세 번째 법이다. ‘열반은 완전히 사라짐이다.’ 이것이 네 번째 법의 근본이니라.
이와 같이 여래는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날 것이다. 너희들은 이 네 가지 법의 근본을 알고 모든 중생들에게 널리 그 뜻을 설명하라.”
018_0592_a_23L世尊告曰止止諸人,勿懷愁憂壞之物,欲使不壞者,終無此理吾先以有四事之教,由此得作證,亦復以四部之衆,說此四事之教云何爲四一切行無常,是謂一法一切行苦,是謂二法一切行無我,是謂三法涅槃爲滅盡是謂第四法之本如是不夂,如來當取滅度汝等當知四法之本,普與一切衆生而說其義
그때 세존께서는 비사리성 백성들을 돌아가게 하려고 곧 큰 구덩이를 신통으로 만드셨다. 그래서 여래께서는 비구들을 데리고 저쪽 언덕에 계시고 그 나라 백성들은 이쪽 언덕에 있게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자기 발우를 허공에 던져 그 백성들에게 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이 발우를 잘 공양하고 또 재주가 뛰어난 법사를 공양한다면 영원히 한량없는 복을 얻을 것이다.”
세존께서는 그 발우를 주시고 곧 구시나갈국(拘尸那竭國)5)으로 가셨다.
018_0592_b_08L爾時,世尊欲使毘舍離城人民還歸,卽化作大坑,如來將諸比丘衆,在彼岸,國土人民而在此岸是時,世尊卽擲己鉢,在虛空中,與彼人民,又告之曰汝等好供養此鉢,亦當供養高才法師,長夜之中,獲褔無量是時,世尊與彼鉢已,卽時,詣拘尸那竭國
그때 구시나갈국의 5백여 역사(力士)들은 한 자리에 모여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는 다 같이 우리가 죽은 뒤에 그 이름이 널리 퍼지고, 자손들이 ‘옛날 구시나갈 역사들의 힘은 미치기 어렵구나’는 말을 전하게 할 만한 특별한 일을 하자.”
조금 뒤에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떤 공덕을 지어야 할까?’
그때 구시나갈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네모반듯한 큰 돌이 있었는데, 길이 120걸음에 너비는 60걸음이었다.
“우리는 함께 이 돌을 세우자.”
그들은 온 힘을 다해 세우려 하였으나 도저히 세울 수가 없었다. 움직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들 수 있었겠는가?
이때 세존께서 그들에게 다가가 말씀하셨다.
“동자들이여, 무엇을 하려 하는가?”
018_0592_b_15L是時,拘尸那竭國人民五百餘力士集在一處,各作此我同共造奇特之事,使後命終之時,名稱遠布,子孫共傳昔日拘尸那竭力士勢叵及斯須,復作是念當造立何功德爾時,去拘尸那竭國不遠,有大方石,長百二十步,廣六十步我等當共豎之盡其筋力,欲得豎立,而不剋獲,亦不動搖,何況能擧乎是時,世尊便往至彼所,而告之曰諸童子欲何所施爲
018_0592_c_02L동자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는 얼마 전 ‘이 돌을 옮겨 대대로 이름을 전하자’고 의논하고는 이레 동안이나 힘을 썼지만 아직도 이 돌을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018_0592_c_02L時,諸童子白佛言我向者各作此論欲移此石,使世世稱傳其施功已來,乃經七日,然不能令此石移轉
“너희들은 여래가 이 돌을 들어보게 하고 싶지 않으냐?”
018_0592_c_05L佛告諸童子卿等欲使,如來豎此石乎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돌을 들어 보소서.”
018_0592_c_06L童子報言今正是時唯願世尊,當安此石
그때 세존께서는 오른손으로 그 돌을 들어 왼손바닥에 놓으시더니 다시 허공으로 던졌다. 이때 그 돌은 범천까지 올라갔다.
018_0592_c_07L是時,世尊以右手摩枚此石,擧著左手中,擲著虛空中時,彼石乃至梵天上
그 돌이 보이지 않자 구시나갈의 역사들은 세존께 아뢰었다.
“그 돌은 지금 어디까지 올라갔습니까? 저희는 모두 볼 수가 없습니다.”
018_0592_c_09L是時,拘尸那竭力士不見此石,而白世尊曰此石今何所至,我等今日咸共不見
“그 돌은 지금 저 범천 위에 있느니라.”
018_0592_c_11L世尊告此石今乃至梵天上
“그 돌은 언제 이 염부리(閻浮利) 땅으로 내려옵니까?”
018_0592_c_12L童子白佛言此石何時當來閻浮利地上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내 이제 비유를 들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면 스스로 아느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범천에 올라가서 그 돌을 들어 이 염부리 땅으로 던지면 12년이 걸려야 이곳에 도착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여래의 위신력에 감응한다면 지금 당장 돌아올 것이다.”
018_0592_c_13L世尊告我今當引譬喩,智者以譬喩自解設復有人往梵天上,取此石,投閻浮地者,十二年乃到然今如來威神所感,正爾當還
여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그 돌은 곧 돌아왔고 공중에선 수백 가지 하늘 꽃이 비처럼 흩날렸다.
018_0592_c_17L如來說此語已,是時,彼石尋時還來,虛空之中,雨諸天華,若干百種
이때 5백여 명의 동자들은 멀리서 그 돌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제 자리에 있지 못하고 모두 흩어져 달아났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라. 여래가 알아서 하리라.”
018_0592_c_19L是時,彼童子五百餘人遙見石來,各各馳散,不安本處佛告童勿懷恐懼如來自當知時
018_0593_a_02L세존께서는 왼손을 쭉 뻗어 그 돌을 잡더니 오른쪽 손바닥에 세우셨다. 그때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허공의 신묘한 하늘들은 온갖 우발연화(憂鉢蓮華)를 흩뿌렸다.
그때 5백 동자들은 모두 처음 보는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너무도 기이하고 너무도 특별하구나. 여래의 위신은 참으로 따를 수가 없다. 이 돌은 길이가 120걸음에 너비가 60걸음인데 그것을 한 손으로 세우시다니.”
018_0592_c_21L爾時,世尊舒左手,遙接彼石,著右手中,而豎是時,三千大千剎土六變震動,虛空之中,神妙之天散種種憂鉢蓮華是時,五百童子皆嘆未曾有甚奇,甚如來威神實不可及此石今長百二十步,廣六十步,然以一手而安處
이때 5백 동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어떤 힘으로 이 돌을 움직이셨습니까? 신통의 힘입니까, 지혜의 힘입니까? 어떤 힘을 써서 이 돌을 세우셨습니까?”
018_0593_a_05L是時,五百童子白佛言如來以何力移動此石爲神足之力,爲用智慧之力,安處此石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신통의 힘도 쓰지 않고 지혜의 힘도 쓰지 않았다. 나는 부모의 힘으로 이 돌을 세웠다.”
018_0593_a_07L佛告童子曰吾亦不用神足之力,亦復不用智慧之力吾今用父母之力,安處此石
“여래께서 부모의 힘을 쓰셨다니,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어떤 것입니까?”
018_0593_a_09L諸童子白佛不審,如來用父母之力,其事云
018_0593_b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 이제 너희들을 위해 비유로 말하리라. 지혜로운 이는 비유를 들면 스스로 아느니라. 동자들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열 마리 낙타의 힘은 한 마리 보통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고, 또 열 마리 낙타와 한 마리 보통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가라륵(迦羅勒)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며, 또 열 마리 낙타와 한 마리 보통 코끼리와 가라륵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구다연(鳩陀延)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니라.
또 열 마리 낙타와 한 마리 보통 코끼리와……(이하 생략)……구타연 코끼리의 힘도 한 마리 바마나(婆摩那)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고, 또 이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가니류(迦泥留)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며, 또 이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우발(優鉢)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고, 또 이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발두마(鉢頭摩)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며, 또 이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구모다(拘牟陀)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마리 분다리(分陀利)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며,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마리 향(香)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마리 마하나극(摩呵那極)의 힘보다 못하니라.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나라연(那羅延) 한 명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전륜성왕(轉輪聖王) 한 명의 힘보다 못하며,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아유월치(阿維越致)6) 한 명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보처보살(補處菩薩)7) 한 명의 힘보다 못하며,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보리수 밑에 앉은 보살 한 명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여래가 부모에게 받은 몸의 힘보다 못하다. 나는 이제 부모의 힘으로 이 돌을 세웠느니라.”
018_0593_a_11L世尊告曰吾今當與汝引譬,智者以譬喩自解童子,當知十駱駝之力不如一凡象力又復十駱駝及一凡象之力不如一迦羅勒象力又復十駱駝及一凡象力幷迦羅勒象力不如一鳩陁延象力也正使十駱駝凡象力乃至鳩陁延象力不如一婆摩那象力也復計此象之力,不如一迦泥留象力也復計諸象之力復不如一優鉢象力也復計爾許象之力,復不如一鉢頭摩象力也復計挍爾許象力,復不如一拘牟陁象力也取計挍之,復不如一分陁利象力也復取計挍,復不如一香象之力復取計挍之,復不如一摩呵那極之力計挍之,復不如一那羅延之力復取計挍之,復不如一轉輪聖王之力取計挍之,不如一阿維越致之力取計挍之,不如一補處菩薩之力取計挍之,復不如一道樹下坐菩薩之力復取計挍之,復不如一如來父母遺體之力吾今以父母之力,安處此石
5백 동자는 다시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가지신 신통의 힘은 어떤 것입니까?”
018_0593_b_10L爾時,五百童子復白世尊言來神足力者,其事云何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내 제자 중에 목건련(目犍連)이라고 있었다. 그는 신통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자였다. 그와 함께 비라야죽원(毗羅若竹園)에 있을 때였다. 그때 그 나라에 심한 흉년이 들어 사람들은 서로를 잡아먹었고 길에는 흰 뼈가 가득했었다. 그래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들은 구걸하기가 어려워 성중은 파리하게 여위었고 기운이 고갈되었다. 마을 사람들 역시 모두들 굶주린 낯빛으로 의지할 곳이 없었다.
그때 대목건련이 내게 와서 나에게 말하였다.
‘지금 이 비라야(毗羅若)는 심한 흉년이 들어 걸식할 곳이 없고 백성들은 굶주려 살 길이 없습니다. 저는 여래께서 〈이 땅 밑에는 너무도 향기롭고 맛있는 천연의 지비(地肥)가 있다〉고 하신 말씀을 직접 들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지비를 땅 위로 끄집어내어 백성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성중도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제자에게 허락해 주소서.’
018_0593_b_11L世尊告曰昔有弟子,名目犍連,神足之中,最爲第一爾時,共遊在毘羅若竹園村中爾時,國土至儉,人民相食,白骨盈路然出家學士乞求難得,聖衆羸瘦,氣力虛竭又復村中生民之類皆懷飢色,無復聊賴是時,大目犍連來至我所,而白我言今此毘羅若極爲飢儉,乞求無處,生民困悴,無復生路我亦躬從如來受此言教今此地下,有自然地肥,極爲香羙唯願世尊,聽許弟子反此地肥,令在上,使此人民,得食噉又使聖衆,得充氣力
018_0593_c_02L나는 그때 목련(目連)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땅 속의 꾸물거리는 벌레들은 어디다 두려는가?’
목련이 대답하였다.
‘한 손을 변화시켜 땅 모양으로 만들고 한 손으로 지비를 뒤집어 내면 그 꾸물거리는 벌레들은 다 제자리에서 편안할 것입니다.’
‘너는 무슨 마음으로 이 땅을 뒤집으려 하는가?’
‘제가 이 땅을 뒤집는 것은 마치 힘센 사람이 나뭇잎 한 장을 뒤집는 것과 같아서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나는 그때 다시 목련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목련아, 구태여 땅을 뒤집어 지비를 끄집어 낼 필요 없다. 왜냐하면 중생들이 그것을 보면 모두들 두려운 생각이 들어 온몸의 털이 곤두설 것이요, 또 모든 부처님의 절도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목련이 부처에게 말하였다.
‘그러면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 성중이 울단왈(鬱單曰)로 가서 걸식하도록 허락하소서.’
018_0593_b_23L我爾時,告目連曰諸地中蠕動之虫,欲安處何所目連白言當化一手,似此地形,又以一手,反此地肥,使蠕動之虫各安其所我爾時,復告目連曰汝當有何心識,欲反此地目連白言我今反此地形,猶如力人反一樹葉,而無疑難也爾時,復語目連曰止,止目連,不須反此地肥所以然者,衆生睹此,當懷恐怖,衣毛皆豎諸佛神寺亦當毀壞時,目連前白佛言唯願世尊,聽許聖衆詣鬱單曰乞食
부처는 목련에게 말하였다.
‘이 대중 가운데 신통이 없는 자들은 어떻게 그곳까지 가서 걸식하겠는가?’
목련은 부처에게 말하였다.
‘신통이 없는 사람은 제가 그 국토로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목련아, 과연 제자들이 거기까지 가서 걸식할 수 있겠느냐? 왜냐하면 미래 세상에도 지금처럼 이렇게 흉년이 들어 걸식하기도 어렵고, 사람들도 제 얼굴빛이 아닌 때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때 여러 장자와 바라문들은 비구들에게 〈당신들은 왜 울단월로 가서 걸식하지 않습니까? 옛날 석가의 제자들은 큰 신통이 있어 이런 흉년을 만나면 모두들 울단월로 가서 걸식하여 스스로 구제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석가의 제자들은 신통도 없고 위엄스러운 사문의 행도 없군요〉라고 말할 것이다. 그래서 비구들을 가벼이 여김으로써 그 장자 거사들로 하여금 모두 교만한 마음을 가져 한량없는 죄를 받게 할 것이다. 목련아, 알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저 비구 대중들이 모두 그곳으로 가서 걸식하는 것은 옳지 않느니라.’
018_0593_c_11L佛告目連此大衆中,無神足者,當云何詣彼乞食目連白佛言其無神足者,我當接,詣彼土佛告目連止,止目連,何須聖衆詣彼乞食所以然者,將來之世,亦當如是飢儉,乞求難得,人無顏色爾時,諸長者婆羅門當語比丘言汝等何不詣鬱單越乞食昔日,釋種弟子有大神足,遇此飢儉,皆共詣鬱單曰乞食,而自存濟今日釋迦弟子無有神足,亦無威神沙門之行便輕易比丘,使彼長者居士,普懷憍慢之心,受罪無量目連,當知以此因緣,諸比丘衆不宜盡往詣彼乞食
018_0594_a_02L동자들아, 알아야 한다. 목련의 신통은 그 덕이 이와 같았다. 목련의 신통력을 계산하면 삼천대천세계를 빈틈없이 두루 채울 정도지만, 세존의 신통력만은 못해 그 백 배ㆍ천 배ㆍ수억만 배를 하더라도 비유로써도 견줄 수가 없다. 여래의 신통은 그 덕을 헤아릴 수가 없느니라.”
018_0593_c_24L諸童子,當知目連神其德如是,計目連神足之力,遍三千大千剎土,無空缺處,不如世尊神足之力百倍千倍巨億萬倍,不可以譬喩爲比如來神足其德不可量也
동자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가지신 지혜의 힘은 어떤 것입니까?”
018_0594_a_05L諸童子白佛言如來智慧力者,何者是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내게는 또 사리불이라는 제자가 있었다. 그는 지혜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자였다. 이 큰 바다는 세로와 가로가 8만 4천 유순이나 되어 물이 가득 차 있고, 또 수미산은 높이가 8만 4천 유순에 물 속으로 들어간 부분도 그와 같으며, 또 염부리(閻浮里) 땅은 남북으로 2만 1천 유순에 동서가 7천 유순이나 된다. 이제 비교해 보자면, 그 네 바다의 물을 먹[墨]으로 삼고, 그 수미산을 나무껍질로 삼고, 이 염부리 땅의 초목으로 붓을 만들어 삼천대천세계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사리불 비구의 지혜로운 업을 쓰게 한다고 하자. 동자야, 알아야 한다. 설사 먹으로 삼은 네 바다의 물이 다하고 붓이 다하고 사람들이 모두 죽도록 쓴다 하더라도 사리불 비구의 지혜는 다 쓸 수 없느니라.
동자들아, 이와 같이 그는 내 제자 중에서 지혜가 가장 뛰어난 자로서 사리불의 지혜를 능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 사리불 비구의 지혜를 계산하면 삼천대천세계를 빈틈없이 두루 채울 정도지만, 여래의 지혜와 비교하려 한다면 그 백 배ㆍ천 배ㆍ수억만 배를 하더라도 비유로써도 견줄 수가 없다. 여래가 가진 지혜의 힘은 이와 같으니라.”
018_0594_a_07L世尊告曰我昔亦有弟子,名舍利弗,智慧之中,最爲第一如大海水縱撗八萬四千由旬,水滿其中,又須彌山高八萬四千由旬,入水亦如是然閻浮里地南北二萬一千由旬,東西七千由旬,今取較之,以四大海水爲墨,以須彌山爲樹皮,現閻浮地草木作筆,復使三千大千剎土人民盡能書,欲寫舍利弗比丘智慧之業童子,當知四大海水墨筆人之漸漸命終,不能使舍利弗比丘智慧竭盡如是童子,我弟子之中,智慧第一,不出舍利弗智慧之上計此舍利弗比丘,遍滿三千大千剎土無空缺處,欲比如來之智慧,百倍千倍巨億萬倍不可以譬喩爲比如來智慧力者,其事如是
이때 동자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혹 그 힘보다 더 큰 힘도 있습니까?”
018_0594_a_23L是時,童子復白佛言頗更有力出此力者乎
018_0594_b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물론 그 모든 힘을 능가하는 힘이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무상(無常)의 힘이다. 오늘 밤중에 여래는 쌍수(雙樹) 사이에서 무상의 힘에 이끌려 열반에 들것이다.”
018_0594_a_24L世尊告曰亦有此力出諸力之上何者是所謂無常力是今日如來夜半,在雙樹閒爲無常力所牽當,取滅度
그러자 동자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열반하심은 어찌 이다지도 빠르단 말인가? 이제 세상은 안목을 잃게 되었구나.”
018_0594_b_04L爾時,諸童子咸共墮如來取滅度,何其速哉世喪眼目
그때 바라타(婆羅陀) 장자의 딸인 군도라계두(君荼羅繫頭) 비구니가 있었는데, 그 비구니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나신다는 소식을 들은 지 이미 며칠이 지났다. 지금 세존께 나아가 친히 뵙고 문안드려야 마땅하리라.’
그 비구니는 곧 비사리성을 나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다가, 비구 대중들과 5백 동자들을 거느리고 쌍수 사이로 가시는 부처님을 멀리서 보았다.
018_0594_b_05L爾時,君茶羅繫頭比丘尼,是婆羅陁長者女此比丘尼便作是念吾聞世尊取滅度不久,然日數已盡今宜可往至世尊所,親覲問訊是時,彼比丘尼卽出毘舍離城,往至世尊所,遙見如來徑將諸比丘衆及五百童子,欲詣雙樹閒
그 비구니는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세존께서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드실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018_0594_b_12L爾時,比丘尼至世尊所,頭面禮足,白世尊言我聞世尊取滅度,將在不久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여래는 바로 오늘밤 열반에 들 것이다.”
그러자 비구니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출가하여 도를 배웠지만 아직 소원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세존께서 저를 버리고 열반에 드시다니요. 원컨대 세존께서는 제가 소원을 이루도록 미묘한 법을 말씀해 주소서.”
018_0594_b_14L世尊告曰如來取滅度,正在今日夜半耳是時,比丘尼白佛言我今所以出家學道,又不果所願世尊捨我滅度,唯願說微妙之法,使果其願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괴로움의 근원을 사유하라.”
018_0594_b_18L世尊告曰汝今當思惟苦之原本
“정말 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정말 괴롭습니다, 여래시여.”
018_0594_b_19L比丘尼復白佛言實苦,世尊苦,如來
“네가 어떤 이치를 관찰했기에 괴롭다고 말하는가?”
018_0594_b_20L世尊告曰汝觀何等義而言苦乎
비구니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태어나는 괴로움ㆍ늙는 괴로움ㆍ병드는 괴로움ㆍ죽는 괴로움ㆍ근심하고 슬퍼하며 번민하는 괴로움ㆍ원수와 만나는 괴로움ㆍ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괴로움, 그 요점만 말한다면 5성음(盛陰)이 곧 괴로움입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저는 이런 이치를 관찰했기 때문에 괴롭다고 말한 것입니다.”
018_0594_b_21L比丘尼白佛言生苦老苦病苦死苦憂悲惱苦怨憎會苦恩愛別離取要言之,五盛陰苦如是世尊,我觀此義已故,言謂苦
018_0594_c_02L그때 비구니는 이 이치를 사유하고는 곧 그 자리에서 세 가지 통달한 지혜를 얻었다. 비구니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세존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습니다. 원컨대 제가 먼저 열반에 들도록 허락하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018_0594_b_24L是時,比丘尼思惟義已,卽於座上,得三達智是時,比丘尼白佛言我不堪見世尊取滅度,唯願聽許先取滅度是時,世尊默然可
그러자 비구니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 발에 예를 올리고는 이내 부처님 앞에서 몸이 허공으로 날아올라 열여덟 가지 신통을 부렸다. 다니기도 하고 앉기도 하며 경행하기도 하고 몸에서 연기와 불을 뿜기도 하였으며, 아무런 걸림 없이 자유자재로 솟아오르기도 사라지기도 하였고, 물과 불을 뿜어 온 허공을 가득 채우기도 하였다.
그 비구니는 이렇게 무수한 신통변화를 부리고는 곧 무여열반의 세계에서 열반에 들었다. 그가 열반에 든 날 8만 천자는 청정한 법안(法眼)을 얻었다.
018_0594_c_05L是時,比丘尼卽從座起,禮世尊足,尋於佛前,身飛虛空,作十八變或行或坐,或復經行,身放煙火,踊沒自由,無所觸㝵,或出水火,遍滿空中是時比丘尼作無央數之變已,卽於無餘涅槃界,而取滅度是時,當取滅度之日,八萬天子得法眼淸淨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 중에서 지혜가 민첩하기로 제일인 비구니는 바로 군도라 비구니이니라.”
018_0594_c_11L爾時,世尊告諸比丘我聲聞中,第一比丘尼智慧捷疾者,所謂君茶羅比丘尼是也
그리고 세존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쌍수 사이로 가서 여래를 위해 북쪽으로 머리를 두도록 자리를 펴라.”
018_0594_c_13L是時,世尊告阿難曰汝往雙樹閒,與如來敷座,使頭北首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세존의 분부를 받고 쌍수 사이로 가서 여래를 위해 자리를 펴고는 세존께 돌아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북쪽으로 머리를 두도록 자리를 폈습니다. 때를 알아서 하소서.”
018_0594_c_15L對曰如是,世尊受佛教,往雙樹閒,與如來敷座,還至世尊所,頭面禮足,白世尊曰敷座已訖,使頭北首,宜知是時
그러자 세존께서는 곧 그 나무 사이에 펴놓은 자리로 가셨다.
그때 존자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무슨 이유로 여래께서는 자리를 펴되 북쪽으로 머리를 두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까?”
018_0594_c_18L卽時,世尊往彼樹閒,就所敷座是時,尊者阿難白世尊言有何因緣,如來敷座,言頭北向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에 든 뒤에 불법은 북천축(北天竺)에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북쪽을 향하도록 자리를 펴게 하였느니라.”
018_0594_c_20L佛告阿難吾滅度後,佛法當在北天竺此因緣故,使敷座北向
이때 세존께서는 세 가지 법의를 제정하셨다.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 때문에 여래께서는 지금 세 가지 법의를 나누어 제정하십니까?”
018_0594_c_22L是時,世尊分別三衣爾時,阿難白佛以何等故如來今日分別三衣
018_0595_a_02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미래 세상의 단월 시주를 위해 이 옷을 나누어 제정하는 것이다. 그들이 복을 받게끔 하기 위해 옷을 나누어 제정하는 것이다.”
018_0594_c_24L佛告阿難我以當來之世,檀越施主故,分別此衣耳使彼人受其褔故,分別衣爾
그리고 조금 있다가 세존께서는 입으로 오색 광명을 내어 온 사방을 두루 비추셨다. 그때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또 무슨 이유로 여래께서는 지금 입으로 오색 광명을 내시는 겁니까?”
018_0595_a_03L是時,世尊須臾之頃,口出五色光,遍照方域爾時,阿難復白佛言復以何因緣,如來今日口出五色光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조금 전 이렇게 생각하였다.
‘과거 도를 이루기 전에 나는 오랫동안 지옥에서 뜨거운 쇠 구슬 삼켰었고, 혹은 풀과 나무를 먹고 이 4대(大)를 기르기도 했으며, 혹은 노새ㆍ나귀ㆍ낙타ㆍ코끼리ㆍ말ㆍ돼지ㆍ양이 되기도 했고, 혹은 아귀가 되어 이 4대를 기르기도 했으며, 혹은 사람이 되어 태에 들어가는 재앙을 겪기도 했고, 혹은 천상의 복을 누리며 천연의 감로를 먹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이제 여래가 되어 근원이 되는 힘으로 도를 깨달아 여래의 몸이 되었다.’
이런 이유로 이처럼 입으로 오색 광명을 내는 것이니라.”
018_0595_a_06L世尊告曰我向作是念本未成道時,長處地獄,呑熱鐵丸,或食草木,長此四大,或作騾駱駝羊,或作餓鬼,長四大,形有受胎之厄,或受天褔,食自然甘露我今以成如來,以根道,成如來由此因緣故,口出五色光爾
또 조금 있다가 입에서 미묘한 광명을 내니 먼저 광명보다 더 훌륭하였다. 그러자 아난이 다시 세존께 아뢰었다.
“또 무슨 이유로 여래께서는 아까보다 더 훌륭한 광명을 내시는 겁니까?”
018_0595_a_12L是時,須臾之閒,口出微妙之光,勝於前光時,阿難白世尊言復以何因緣,如來重出光,勝於前者
018_0595_b_02L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조금 전 이렇게 생각하였다.
‘과거 모든 불세존들께서 열반에 드셨을 때, 남기신 그 법은 세상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나는 거듭 사유하였다.
‘어떤 방법을 써야 내 법을 세상에 오래 존재하게 할까? 여래의 몸은 금강과 같은 몸이다. 나는 이 몸을 겨자씨만큼 잘게 부수어 세상에 널리 전해 미래 세상에 믿고 즐거워하는 단월로서 여래의 형상을 보지 못한 이들로 하여금 공양하는 인연을 짓게 하자. 그 복으로 말미암아 장차 네 가지 성(姓)의 집이나 사천왕ㆍ삼십삼천ㆍ염천(豔天)ㆍ도술천(兜術天:兜率天)ㆍ화자재천(化自在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날 것이다. 또 그 복으로 말미암아 장차 욕계ㆍ색계ㆍ무색계에 태어나고, 혹은 또 수다원의 도ㆍ사다함의 도ㆍ아나함의 도ㆍ아라한의 도ㆍ벽지불의 도를 얻고 혹은 부처의 도를 이룰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런 광명을 내는 것이니라.”
018_0595_a_15L世尊告曰我向者作是過去諸佛世尊取滅度,遺法不久,存於世我復重思惟以何方便,使我法,得久存在世如來身者,金剛之數,意欲碎此身,如芥子許,流布世閒,使將來之世,信樂檀越不見如來形像者,取供養之因緣是褔祐,當生四姓四天王家三十三天豔天兜術天化自在天他化自在天因此褔祐,當生欲界色界無色界,或復有得須陁洹道斯陁含道阿那含道阿羅漢道辟支佛道若成佛道由此因緣故,出斯光明爾
이때 세존께서는 몸소 승가리를 네 겹으로 접어 베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 다리를 포개셨다. 그러자 존자 아난은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어쩔 줄 몰랐다. 또 “나는 아직 도를 이루지 못해 번뇌에 묶여 있다. 그런데 지금 세존께서 나를 두고 열반에 드시다니 나는 누구를 의지해야 하는가?”라며 스스로를 책망하였다.
018_0595_b_03L是時,世尊躬自襞僧伽梨,四疊,右脅著地,腳腳相累是時,尊者阿難悲泣涕零,不能自勝又自考責旣未成道,爲結所縛,然今世尊捨我滅度,當何恃怙
세존께서는 그런 줄을 아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 비구는 지금 어디 있느냐?”
018_0595_b_07L是時,世尊知而告諸比丘曰阿難比丘今爲所在
비구들이 아뢰었다.
“아난 비구는 지금 여래의 침상 뒤에서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어쩔 줄 모르고 있습니다. 또 ‘나는 아직 도를 이루지 못했고 번뇌를 끊지도 못했다. 그런데 지금 세존께서 나를 두고 열반하시다니’라며 스스로를 책망하고 있습니다.”
018_0595_b_08L諸比丘對曰阿難比丘今在如來牀後,悲號墮淚,不能自勝又自考責旣不成道,又不斷結使,然今世尊捨我涅槃
그러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쳐라, 그쳐라. 아난아, 근심하지 말라. 세상에 있는 물건으로서 무너져 소멸해야 할 것은 아무리 변하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느니라. 더욱 부지런히 정진하며 바른 법 닦기를 생각하라. 그렇게 하면 오래지 않아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뿐만 아니라 번뇌 없는 행을 성취할 것이다.
과거 다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多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에게도 그런 시자가 있었고, 또 미래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부처님에게도 아난과 같은 그런 시자가 있을 것이다.
전륜성왕에게는 보기 드문 네 가지 법이 있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전륜성왕이 나라 밖으로 나갈 때 이를 본 백성들은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다. 그때 전륜성왕이 어떤 명령을 내리면 이를 듣는 사람들은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다. 또 그 명령을 듣고는 아무도 싫증을 내지 않는다. 그때 전륜성왕은 침묵을 지키는데 백성들은 왕의 침묵을 보고 또 다시 기뻐한다. 비구들아, 이른바 전륜성왕에게는 이런 네 가지 보기 드문 법이 있느니라.
018_0595_b_11L時,世尊告阿難曰止止阿難,無爲愁夫物處世,應當壞敗,欲使不變易者,此事不然勤加精進,念修正法是,不久亦當盡苦際,成無漏行過去世時,多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亦有如此侍者正使將來,恒沙諸佛亦當有此侍者,如阿難比轉輪聖王有四未曾有法云何爲四於是轉輪聖王欲出國界時,人民見者,莫不喜悅爾時,轉輪聖王有所言教,其有聞者,靡不喜悅聞其言教,乃無厭足爾時,轉輪聖王默然,正使人民見王默然,亦復歡喜是謂比丘,轉輪聖王有此四未曾有之法
018_0595_c_02L비구들아, 알아야 한다. 지금 아난에게도 네 가지 보기 드문 법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만일 아난 비구가 잠자코 대중 가운데로 가면 그를 보는 사람들은 모두 기뻐한다. 또 아난 비구가 무슨 말을 하면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은 모두 기뻐하며, 침묵해도 그러하다. 또 아난 비구가 사부대중이나 찰리 바라문 대중에게로 가거나 국왕이나 거사들 가운데로 들어가면 그들은 모두 기뻐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며 싫어하지 않는다. 또 그때 아난 비구가 무슨 말을 하면 그 법의 가르침을 듣는 사람들은 아무도 싫어하지 않는다.
비구들아, 이것이 아난의 보기 드문 네 가지 법이니라.”
018_0595_c_02L比丘,當知阿難今日亦有四未曾有法云何爲四正使阿難比丘默然至大衆中,其有見者,莫不喜悅正使阿難比丘有所說者,其聞語者,皆共歡喜假使默然亦復如是正使阿難比丘至四部衆中,剎利羅門衆中,入國王居士衆中,皆悉歡悅,興恭敬心,視無厭足正使阿難比丘有所說者,其聞法教,受無厭足謂比丘,有此四未曾有之法
그때 아난은 세존께 아뢰었다.
“여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합니까? 가령 비구들이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집집마다 걸식하면서 그 복으로 중생들을 제도할 때 말입니다.”
018_0595_c_11L是時,阿難白世尊曰當云何與女人從事今比丘到時,著衣持鉢,家家乞食,褔度衆生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서로 바라보지 말라. 서로 바라보게 되더라도 이야기를 나누지 말며, 만일 이야기를 나누게 되거든 부디 마음과 생각을 온전히 가져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자들과 사귀지 말고
또 이야기를 나누지도 말라.
만일 여자를 멀리 떠난다면
여덟 가지 어려움을 벗어나리라.
018_0595_c_14L佛告阿難莫與相見,設相見,莫與共語設共語者,當專心意爾時,世尊便說此偈
莫與女交通
亦莫共言語
有能遠離者
則離於八難
增壹阿含經卷第三十六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29권 124번째 소경인 「팔난경(八難經)」이 있다.
  2. 2)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장아함경』 제19권 30번째 경인 「세기경(世記經)」의 지옥품이 있다.
  3. 3)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서진(西晉) 시대 축법호가 한역한 『불설역사이산경(佛說力士移山經)』과 『불설사미증유법경(佛說四未曾有法經』이 있다.
  4. 4)팔리어로는 amba-vana이고, 암몰라원(菴沒羅園)이라고도 하며, 나씨원(㮈氏園)ㆍ나원(㮈園)ㆍ감리원(甘梨園)으로 한역하기도 한다. 중인도 비사리성(毗舍離城) 부근에 있었다고 한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 3본에는 나씨원(奈氏園)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5. 5)팔리어로는 Kusinārā이고, 구시나라(拘尸那羅)ㆍ구시나갈라(拘尸那竭羅)ㆍ구이나갈(拘夷那竭)이라고도 하며, 상모성(上茅城ㆍ각성(角城)으로 한역하기도 한다.
  6. 6)범어로 avinivartanīya이고, 아비발치(阿鞞跋致)라고도 하며, 불퇴전(不退轉)이라 한역한다. 즉 성불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는 보살의 계위를 말한다.
  7. 7)다음 생에는 부처가 될 보살, 즉 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菩薩)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