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694_b_01L증일아함경 제50권
018_0694_b_01L增壹阿含經卷第五十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018_0694_b_02L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52. 대애도반열반품(大愛道般涅槃品) ①
018_0694_b_03L大愛道般涅槃品第五十

[ 1 ]1)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694_b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성(毗舍離城) 보회강당(普會講堂)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694_b_05L一時,佛在毘舍離普會講堂所,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대애도(大愛道)2)는 비사리성에 있는 고대사(高臺寺)에서 대비구니(大比丘尼)들 5백 명과 함께 노닐고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나한(羅漢)으로서 온갖 번뇌[漏]가 이미 다 끊어진 이들이었다.
그때 대애도는 모든 비구들이 ‘여래께서는 오래지 않아 장차 멸도(滅度)하실 터인데, 석 달이 지나기 전에 구이나갈(拘夷那竭) 사라(娑羅)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실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때 대애도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여래께서 멸도하시는 것을 차마 뵈올 수 없고, 또 아난(阿難)이 멸도하는 것도 차마 볼 수가 없다. 내가 지금 먼저 멸도해야겠다.”
018_0694_b_06L爾時,大愛道遊於毘舍離城高臺寺中,與大比丘尼衆五百人俱皆是羅漢,諸漏已爾時,大愛道聞諸比丘說,如來不久當取滅度,不過三月,當在拘夷那竭娑羅雙樹閒爾時,大愛道便作是我不堪任見如來取滅度,亦復不堪任見阿難取滅度我今宜可先取滅度
그때 대애도는 곧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대애도는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저는 세존께서 오래지 않아 멸도하실 터인데, 지금부터 석 달이 지나기 전에 구이나갈에 있는 사라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실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 세존과 아난이 멸도하시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먼저 멸도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018_0694_b_14L爾時,大愛道便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大愛道前白佛言我聞世尊不久當取滅度,卻後不過三月,在拘夷那竭娑羅雙樹閒我今不堪見世尊及阿難取滅度也唯願世尊,聽我先取滅度爾時,世尊默然可之
대애도가 거듭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지금부터는 제가 모든 비구니들을 위해 계(戒)를 설명하게 해 주십시오.”
018_0694_b_20L爾時,大愛道重白佛言今已後唯願世尊與諸比丘尼說戒
018_0694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비구니가 또 비구니들을 위해 금계(禁戒)를 설하는 것을 허락한다. 내가 전에 금계를 설한 것처럼 하여 조금도 차질이 없게 하라.”
018_0694_b_21L佛告之曰我今聽比丘尼還與比丘尼說禁戒如我本所施行禁戒,無令差錯
그때 대애도가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서 있었다.
그때 대애도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다시는 여래의 얼굴을 뵈올 수 없고, 또 미래의 모든 부처님께서 포태(胞胎)를 받지 않고 영원히 함이 없는 곳[無爲:涅槃]에 계시는 것도 뵈올 수 없습니다. 오늘 저 거룩한 모습을 떠나면 다시는 뵈올 수 없을 것입니다.”
018_0694_c_03L爾時,大愛道前禮佛足,在佛前爾時,大愛道復白佛言我今更不見如來顏色,亦不見將來諸佛不受胞胎,永處無爲今日違離聖顏,永更不睹
그때 대애도는 부처님 주위를 일곱 번 돌고, 또 아난의 주위도 일곱 번 돌고, 다시 비구 대중들 주위도 돌고 나서는 곧 물러갔다.
그는 모든 비구니 대중들에게 돌아가 모든 비구니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함이 없는 열반세계에 들려고 한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오래지 않아 멸도에 드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각각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마음대로 가거라.”
018_0694_c_07L時,大愛道繞佛七帀,亦復繞阿難七帀,盡繞諸比丘衆,卻退而去,還諸比丘尼衆中,告諸比丘尼曰我今欲入無爲涅槃界所以然者,如來不久當取滅度汝等各宜隨所行
그때 차마(差摩) 비구니ㆍ우발색(優鉢色) 비구니ㆍ기리시(基利施) 비구니ㆍ발타란자(鉢陀闌柘) 비구니ㆍ바라자라(婆羅柘羅) 비구니ㆍ가전연(迦旃延) 비구니ㆍ사야(闍耶 비구니와 그리고 5백 비구니들은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한쪽에 서 있었다.
그 5백 비구니 중에서 차마 비구니가 우두머리가 되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 모든 사람들은 여래께서 오래지 않아 장차 멸도하실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희들은 여래와 아난께서 먼저 멸도하시는 것을 차마 뵈올 수가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이 먼저 멸도하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저희들이 지금 멸도하는 것이 정말 옳을 듯하옵니다.”
그때 세존께서 잠자코 허락하셨다.
그러자 차마 비구니와 5백 비구니들은 세존께서 잠자코 허락하신 것을 알고,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세 번 돌고 나서 물러나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018_0694_c_11L爾時,差摩比丘尼優鉢色比丘尼基利施比丘尼舍仇梨比丘尼奢摩比丘尼鉢陁闌柘比丘尼婆羅柘羅比丘尼迦旃延比丘尼闍耶比丘尼及五百比丘尼,往至世尊所,在一面立爾時,五百比丘尼,差摩比丘尼最爲上首,而白佛言我等諸人聞如來不久當取滅度,我等不忍見世尊及阿難先取滅度唯願世尊,聽我等先取滅度我等今取涅槃,正是其宜爾時,世尊默然可之時,差摩比丘尼及五百比丘尼見世尊默然可之,前禮佛足,繞三帀,便退而去,還詣本房
018_0695_a_02L그때 대애도는 강당(講堂) 문을 닫고 건추(乾椎)를 치고는 한데[露地]에다 자리를 펴고 허공으로 올라가, 공중에서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며 걸어 다니기도 하였다. 혹은 불꽃을 내기도 하는데, 몸 아래서 연기를 내면 몸 위에서는 불을 내며, 몸 아래에서 물을 내면 몸 위에서 연기를 내기도 하며, 온몸에서 불꽃을 내기도 하고 온몸에서 연기를 내기도 하였다.
왼쪽 옆구리에서 물을 내면 오른쪽 옆구리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고, 오른쪽 옆구리에서 물을 내면 왼쪽 옆구리에서는 연기를 내기도 하였다. 앞에서 불을 내면 뒤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며, 앞에서 물을 내면 뒤에서 불을 내기도 하며, 온몸에서는 불을 내는가 하면 온몸에서 물을 내기도 하였다.
018_0694_c_24L時,大愛道閉講堂門,擊乾椎,於露地敷坐具,騰在虛空,於虛空中坐臥經行,或出火焰,身下出煙,身上出火身下出水,身上出煙擧身放焰,擧身放煙左脅出水,右脅出火右脅出水,左脅出煙,前出火,後出水前出水,後出火擧身出火,擧身出水
그때 대애도는 여러 가지 변화(變化)를 부리고는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는 초선(初禪)에 들었다. 초선에서 일어나 제2선에 들어갔고, 제2선에서 일어나 제3선에 들어가며, 제3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들어갔다. 제4선에서 일어나서는 공처(空處)에 들어가고 공처에서 일어나 식처(識處)에 들어가며, 식처에서 일어나 불용처(不用處)에 들어가고 불용처에서 일어나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들어가며, 유상무상처에서 일어나 상지멸(想知滅)에 들어갔다.
상지멸에서 일어나 도로 유상무상처에 들어가고 유상무상처에서 일어나 도로 불용처에 들어가며, 불용처에서 일어나 도로 식처에 들어가고 식처에서 일어나 도로 공처에 들어갔다.
공처에서 일어나 도로 제4선에 들어가고 제4선에서 일어나서 도로 제3선에 들어가며, 제3선에서 일어나 도로 제2선에 들어가고 제2선에서 일어나 도로 초선에 들어갔다. 다시 초선에서 일어나서 제2선에 들어가고 제2선에서 일어나서 제3선에 들어가며, 제3선에서 일어나서 제4선에 들어가고 이미 제4선에 들어가서는 곧 멸도하였다.
018_0695_a_08L爾時,大愛道作若干變化,還在本座結加趺坐,正身正意,繫念在前,而入初禪從初禪起,而入二禪從第二禪起,而入第三禪從三禪起,入第四禪從第四禪起,入空處從空處起,入識處從識處起,入不用處從不用處起,入有想無想處從有想無想處起,入想知滅從想知滅起,還入有想無想處從有想無想起,入不用處從不用處起,還入識處從識處起,還入空處從空處起,還入第四禪從第四禪起,還入三禪從三禪起,入二禪從二禪起,還入初禪從初禪起,入二禪從二禪起,還入三禪從三禪起,還入四禪,已入四禪,便取滅度
018_0695_b_02L그때 천지(天地)가 크게 흔들렸다. 동쪽이 솟아오르면 서쪽이 꺼지고 서쪽이 솟아오르면 동쪽이 꺼지며, 사방이 모두 솟아오르면 한복판이 꺼져 내렸다.
또 사방에서 시원한 바람이 일고 모든 하늘들은 허공에서 풍류를 연주하였으며, 욕계(欲界)의 모든 하늘들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다. 비유하면 마치 봄 하늘에서 단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신묘(神妙)한 하늘들은 우발화향(優鉢華香)과 전단(栴檀)을 섞어 부수어 그 위에 뿌렸다.
018_0695_a_22L爾時,天地大動東踊西沒,西踊東沒,四邊都踊,中央沒又四面涼風起,諸天在空作倡伎樂欲界諸天涕零悲泣,猶如春月天降甘雨神妙之天雜碎優鉢華香,又雜碎栴檀,而散其上
그때 차마 비구니ㆍ우발색 비구니ㆍ기리시구담미(基利施瞿曇彌) 비구니ㆍ사구리(舍瞿離) 비구니ㆍ사마(奢摩) 비구니ㆍ발타란차(鉢陀蘭遮) 비구니ㆍ가전연 비구니ㆍ사야 비구니 등 이상과 같은 상수(上首) 5백 비구니들은 각각 한데에다 자리를 펴고 날아올라 허공에 있으면서, 공중에서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며 걸어 다니기도 하면서 열여덟 가지로 변화를 부리고……(이하 생략)……생각이 끊긴 선정에 들어 각각 멸도하였다.
018_0695_b_04L爾時,差摩比丘尼優鉢色比丘尼基梨施瞿曇彌比丘尼舍瞿離比丘尼奢摩比丘尼波陁蘭遮羅比丘尼迦旃延比丘尼闍耶比丘尼,如此上首,五百比丘尼等各各於露地,敷坐,飛在虛空,於虛空之中,坐臥經行,作十八變,乃至入想知滅,各取滅度
그때 비사리성 안에 야수제(耶輸提)라고 하는 대장(大將)이 있었는데, 그는 5백 동자(童子)를 데리고 보회강당(普會講堂)에 모여 강설(講說)하고 있었다. 그때 야수제와 5백 동자들은 멀리서 5백 비구니(比丘尼)들이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는 것을 보고, 한량없이 기뻐 뛰면서 각각 합장하고 그쪽을 향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야수제 대장에게 가서 그에게 말하기를 ‘빨리 평상 5백 개ㆍ좌구(坐具) 5백 개ㆍ소(酥) 5백 병ㆍ기름 5백 병ㆍ꽃 5백 수레ㆍ향 5백 봉지ㆍ섶나무 5백 수레를 준비하라’고 하라.”
018_0695_b_11L爾時,毘舍離城內,有大將,名曰耶輸提,將五百童子,集普會講堂,有所講說時,耶輸提及五百童子遙見五百比丘尼作十八變,見已歡喜踊躍無量,各共叉手,而向彼所爾時,世尊而告阿難曰往至耶輸提大將所,而告之曰速辦五百牀具五百坐具五百甁酥五百甁油五百輿花五百裹香五百車薪
그때 아난이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알지 못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그것을 어디에 보시하시려고 합니까?”
018_0695_b_19L爾時,阿難前白佛言不審,世尊欲何施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애도가 이미 멸도하였다. 그리고 5백 비구니도 이미 다 니원(泥洹)에 들었다. 나는 그것을 그 사리(舍利)에 공양하려고 한다.”
018_0695_b_21L佛告之曰大愛道已取滅度,及五百比丘尼埿洹我等欲供養舍利
그때 아난은 슬피 울면서 스스로 견디지 못해 하면서 말하였다.
“대애도의 멸도가 어이 그리도 빠르단 말인가?”
018_0695_b_22L爾時,阿難悲泣交集,不能自勝大愛道取滅度,何其速哉
그때 아난은 손으로 눈물을 뿌리면서 야수제 대장에게로 갔다.
018_0695_b_24L爾時,阿難以手揮淚,便往至耶輸提大將所
018_0695_c_02L그때 야수제는 멀리서 아난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일어나 맞이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아난이여, 무슨 분부가 있으시기에 이렇게 갑자기 오셨습니까?”
018_0695_c_02L爾時,耶輸提遙見阿難來,皆起前迎,竝作是善來阿難,欲何告勅,又行非常
그러자 아난이 말하였다.
“나는 부처님의 심부름으로 왔는데 부탁할 말이 있습니다.”
018_0695_c_04L時,阿難報曰我是佛使,欲有所告勅
그때 대장이 물었다.
“무슨 분부이십니까?”
018_0695_c_05L時,大將咸共問曰欲何所告勅
아난이 말하였다.
“세존께서 대장에게 분부하시기를 ‘지금 빨리 평상 5백 개ㆍ좌구 5백 개ㆍ소 5백 병ㆍ기름 5백 병ㆍ꽃 5백 수레ㆍ향 5백 봉지ㆍ섶나무 5백 수레를 준비하라. 대애도와 5백 비구니가 모두 멸도하였다. 우리는 거기에 가서 그들의 사리에 공양하려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018_0695_c_06L阿難報曰世尊告大將曰當辦五百牀百坐具五百甁酥五百甁油五百輿五百裹香五百車薪大愛道及五百比丘尼皆取滅度,我等往供養舍
그때 대장은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대애도의 멸도가 어이 그리도 빠르단 말인가? 5백 비구니의 멸도도 참으로 빠르구나. 지금부터는 누가 우리를 가르치고 보시하는 시주들을 교화한다는 말인가?”
018_0695_c_11L爾時,大將悲泣交集,而作是說愛道取滅度,何其速哉及五百比丘尼取滅度,甚爲速哉誰當教授我等,教化分檀布施
그때 야수제 대장은 곧 평상 5백 개ㆍ좌구 5백 개ㆍ기름 5백 병ㆍ소(酥)ㆍ섶나무 등 화장할 때 쓸 물건을 모두 준비한 뒤에 세존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 야수제 대장이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분부하신 공양할 물건들이 지금 다 준비되었나이다.”
018_0695_c_14L爾時,耶輸提大將卽辦五百牀五百坐具五百甁油酥及諸耶維之具,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耶輸提大將白世尊言如來所約勅供養之具,今日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각기 대애도의 몸과 5백 비구니의 몸을 메고 비사리성을 나가 넓은 들판으로 가자. 내가 그곳에서 그 사리에 공양하리라.”
018_0695_c_19L佛告曰汝今各取大愛道身及五百比丘尼身,出毘舍離,到曠野之處吾欲於彼,供養舍利
야수제 대장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018_0695_c_21L耶輸提大將白佛言唯然,世尊
그때 장자는 곧바로 대애도 등이 있는 곳으로 가서 어떤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사다리를 놓고 담을 넘어 안에 들어가 천천히 문을 열어 소리가 나지 않게 하라.”
018_0695_c_22L是時,長者卽往至大愛道等所,告一人曰汝今施梯,登牆入內,徐開門,無令有聲
018_0696_a_02L그는 시키는 대로 곧 들어가 문을 열었다. 대장은 다시 5백 사람에게 분부하여 각각 그 사리를 들어 평상 위에 올려놓게 하였다.”
그때 두 사미니(沙彌尼)가 거기에 있었다. 한 사람의 이름은 난타(難陀)였고, 다른 한 사람의 이름은 우반난타(優般難陀)였다. 그 두 사미니가 대장에게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제발 그만두시오. 대장님, 저 여러 스승님에게 손을 대어 시끄럽게 하지 마십시오.”
018_0695_c_24L是時,彼人如彼教勅,卽入開門復勅五百人各擧舍利,著于牀上爾時,有二沙彌尼在,一名難陁,二名優般難陁是時,二沙彌尼語大將曰止,止大將,勿觸擾諸師耶
야수제 대장이 말하였다.
“너희 스승님들은 잠을 자는 것이 아니다. 모두 멸도하셨다.”
018_0696_a_05L輸提大將報曰汝師不爲睡眠,皆取滅度
그때 두 사미니는 스승님이 멸도하셨다는 말을 듣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 곧 스스로 가만히 사유하여 ‘발생한 모든 것은 다 사라져 없어진다’라고 관(觀)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 자리에서 세 가지 밝음[三明]3)과 여섯 가지 신통[六通]을 얻었다.
그때 두 사미니는 곧 허공을 날아 먼저 넓은 벌판으로 가서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렸는데, 혹은 허공에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며, 걸어 다니기도 하고 몸에서 물과 불을 내는 등 한량없이 많은 변화를 부렸다. 그리고는 무여열반(無餘涅槃)의 경계에 들어 반열반(般涅槃)하였다.
018_0696_a_07L爾時二沙彌聞諸師皆取滅度,心懷恐怖,卽自思惟,觀有習之法,皆是盡法,卽於坐處,得三明六通爾時,二沙彌尼卽飛在虛空中,先至曠野之中,作十八變,坐臥經行,身出水火,變化無量,卽於無餘涅槃界,而取般涅槃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대애도의 절로 가셨다. 그때 세존께서 아난과 난타와 라운(羅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대애도의 몸을 들어라. 내 지금 몸소 공양하리라.”
018_0696_a_13L爾時,世尊將諸比丘僧,前後圍遶,往至大愛道比丘尼寺中爾時,世尊告阿難難陁羅云汝等擧大愛道身,我當躬自供養
그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이 세존께서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를 알아차리고,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아주 짧은 시간에 삼십삼천(三十三天)에서 비사리에 이르러 세존께 나아가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 가운데 번뇌가 다한 비구들은 모두 석제환인과 삼십삼천을 보았지만, 번뇌가 다하지 못하고 탐욕이 있는 비구니와 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로서 아직 번뇌가 다하지 못한 이들은 아무도 석제환인과 삼십삼천을 보지 못하였다.
018_0696_a_16L是時,釋提桓因知世尊心中所念,卽從三十三天上,譬如力士屈伸臂頃,來至毘舍離,到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其中漏盡比丘皆見釋提桓因及三十三天其不漏盡有欲比丘及比丘比丘尼優婆優婆夷未漏盡者,亦不見釋提桓因及三十三天
그때 범천왕(梵天王)은 멀리서 여래께서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리고, 모든 범천들을 데리고 범천 위에서 사라져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018_0696_a_23L爾時,梵天王遙知如來心中所念,將諸梵天,從梵天上沒,來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
018_0696_b_02L그때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도 세존께서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리고, 열차(閱叉:夜叉) 귀신들을 데리고 여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 제지뢰타천왕(提地賴吒天王)도 건답화(乾沓和:乾達婆)를 데리고 동쪽으로부터 여래께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또 비루륵차천왕(毗婁勒叉天王)은 무수히 많은 구반다(拘槃茶)를 데리고 남쪽으로부터 세존께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또 비루바차천왕(毗婁波叉天王)도 용신(龍神)들을 데리고 여래께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또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의 여러 하늘들도 여래께서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리고, 세존께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018_0696_b_02L時,毘沙門天王知世尊心中所念,將閱叉鬼神,到如來所,頭面禮足,在一面爾時,提地賴咤天王將諸乾沓和,從東方來至如來所,頭面禮足,在一面立毘婁勒叉天王將諸無數拘槃荼,從南方來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毘婁波叉天王將諸龍神,來至如來所,頭面禮足,在一面立及欲色界無色界諸天各各知如來心中所念,來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
그때 석제환인과 비사문천왕이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몸소 수고하시지 마십시오. 저희들이 지금 그 사리에 공양하겠습니다.
018_0696_b_13L爾時,釋提桓因,毘沙門天王前白佛言唯願世尊,勿自勞神我等自當供養舍利
부처님께서 모든 하늘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천왕들이여. 나 여래가 스스로 알아서 할 것이다. 이것은 여래가 마땅히 행할 일이요, 하늘ㆍ용ㆍ귀신들이 할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부모는 자식을 낳아 많은 이익을 주었기 때문이다. 즉 젖을 먹이고 안아 키운 은혜가 중하다. 그러니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 은혜를 갚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모든 하늘들은 꼭 알아야 한다. 과거에도 여러 불세존(佛世尊)을 낳으신 그 어머님이 먼저 멸도(滅度)하셨다. 그런 일이 있고 나면 그 불세존께서 모두 스스로 다비4)하고 그 사리에 공양하곤 하였었다.
가령 미래에 모든 불세존을 낳은 어머니가 먼저 멸도하신다면 그 후에 모든 부처님들은 모두 직접 공양할 것이다. 이런 방편으로써 여래가 마땅히 직접 공양해야 하는 것이고 하늘ㆍ용ㆍ귀신이 할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018_0696_b_15L佛告諸天止,止天王,如來自當知時此是如來所應修行,非是鬼神所及也所以然者,父母生子,多有所益,長養恩重,乳哺懷抱,要當報恩,不得不報恩然諸天,當知過去諸佛世尊所生母,先取滅度,然後諸佛世尊皆自供養蛇旬舍利正使將來諸佛世尊所生之母先,取滅度然後諸佛,皆自養以此方便知如,來應自供養非天龍鬼神所及也
018_0696_c_02L그때 비사문천왕이 5백 귀신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저 전단림(栴檀林)에 가서 향나무를 가지고 오너라. 지금 화장하여 공양하리라.”
018_0696_b_25L爾時毘沙門,天王告五百鬼曰汝等往至栴檀林中取香薪來,當供養蛇旬
그때 5백 귀신은 천왕의 말을 듣고 나서, 곧 전단림 속으로 가서 전단 섶나무를 가지고 넓은 들판으로 왔다.
018_0696_c_03L時,五百鬼聞天王語已,卽往至栴檀林中,取栴檀薪,來至曠野之閒
그때 세존께서는 몸소 직접 평상의 한 쪽 다리를 드시고 난타가 한 쪽 다리를 들고 라운이 한 쪽 다리를 들고 아난이 한 쪽 다리를 들고 허공을 날아 저 무덤 사이에 있는 화장터로 갔다. 그 중간에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는 5백 비구니의 사리를 들고 그 무덤 사이로 갔다.
그때 세존께서 야수제 대장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다시 평상 두 개ㆍ좌구 두 개ㆍ섶나무 두 수레를 준비하고, 향과 꽃을 두 사미니의 몸에 공양하라.”
018_0696_c_05L是時,世尊躬自擧牀一腳,難陁擧一腳,羅云擧一腳,阿難擧一腳,飛在虛空,往至彼塚閒,其中四部之衆,比丘比丘尼優婆塞婆夷擧五百比丘尼舍利,至於塚閒爾時,世尊告耶輸提大將曰汝今更辦二牀二坐具二車薪,香花供養二沙彌尼身
야수제 대장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잠시 후에 곧 공양할 도구를 준비하였다.
018_0696_c_12L耶輸提大將白佛言唯然,世尊尋時,卽辦供養之具
그때 세존께서 전단 나무를 각각 모든 하늘들에게 전해 주셨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대장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각각 5백 비구니의 사리를 가져다가 각각 분별하여 공양하고 두 사미니도 또한 그렇게 하도록 하라.”
018_0696_c_13L爾時,世尊以栴檀木,各傳與諸天是時,世尊復告大將曰汝今各取五百舍利,各分別而供養之二沙彌亦復使然
그때 대장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각각 분별하여 수습해 공양하고 곧 가져다가 화장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전단 나무를 대애도의 몸 위에 놓았다.
018_0696_c_16L時,大將受佛教已,各各分別而取供養,卽取蛇旬爾時,世尊復以栴檀木,著大愛道身上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읊으셨다.

일체의 행(行)은 무상(無常)한 것
한 번 나면 반드시 다함이 있네.
나지 않으면 죽지도 않나니
이 적멸(寂滅)이 가장 즐거운 것이라네.
018_0696_c_19L爾時,世尊便說斯偈
一切行無常
生者必有盡
不生則不死
此滅爲最樂

그때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다 그 무덤 사이에 구름처럼 모여들어, 거기에 모인 대중들의 수는 수십 억(億) 해(姟) 나술(那術)이나 되었다.
그때 대장은 불이 꺼지고 나서 다시 사리를 가져다 탑[偸婆]을 세웠다.
018_0696_c_21L爾時,諸天人民皆悉雲集在於塚閒天人大衆十億姟那術時,大將火滅已,復取舍利,而起偸婆
018_0697_a_02L부처님께서 대장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저 5백 비구니의 사리도 가져다가 탑을 세워라. 오랜 세월 동안 한량없이 많은 복(福)을 받을 것이다. 왜냐하면 세간에는 탑을 세울 만한 네 종류의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자가 그 네 사람인가? 만일 어떤 사람이 여래(如來)ㆍ지진(至眞:阿羅漢)ㆍ등정각(等正覺)을 위해 탑을 세우고, 전륜성왕(轉輪聖王)과 성문(聲聞)과 벽지불(辟支佛)을 위해 탑을 세우면 한량없이 많은 복을 받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하늘과 백성들을 위해 미묘(微妙)한 법을 연설하시어 권유하여 기쁘게 해 주셨다. 그때 1억이나 되는 하늘과 사람들은 온갖 티끌과 때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018_0696_c_24L佛告大將曰汝今取五百比丘尼舍利,與起偸婆,長夜之中,受福無量所以然者,世閒有四人,起於偸婆云何爲四若有人與如來至眞等正覺,起於偸婆轉輪聖王與聲聞辟支佛起偸婆者,受福無量爾時,世尊與諸天人民說微妙之法,勸令歡喜爾時,天與人有一億,諸塵垢盡,得法眼淨
그때 모든 하늘ㆍ사람ㆍ건답화(乾沓和)ㆍ아수륜(阿須輪)과 사부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697_a_09L時,諸天人民乾沓和阿須輪四部之衆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697_a_11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697_a_12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사위성 안에 어떤 비구니가 있었는데, 그 이름을 바타(婆陀)라고 하였다.
그는 5백 비구니를 데리고 그 성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때 바타 비구니는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혼자서 사유하면서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는 무수한 전생[宿命]의 일을 기억하다가 혼자 웃었다.
어떤 비구니가 멀리서 바타 비구니가 웃는 것을 보고는, 곧 비구니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지금 바타 비구니가 혼자 나무 밑에 앉아서 웃고 있다. 과연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일까?”
018_0697_a_13L爾時,舍衛城內有比丘尼,名曰婆陁,將五百比丘尼,於彼遊化時,婆陁比丘尼在閑靜之處,而自思惟,結加趺坐,繫念在前,自憶無數宿命之事,復自笑比丘尼遙見婆陁比丘尼笑,見已,便往至比丘尼所今婆陁比丘尼獨在樹下而笑,將有何緣
그때 5백 비구니는 서로 이끌고 바타 비구니에게 가서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바타에게 말하였다.
“무슨 일이 있기에 혼자 나무 밑에 앉아서 웃었습니까?”
018_0697_a_20L時,五百比丘尼卽相將至婆陁比丘尼所,頭面禮足爾時,五百比丘尼白婆陁曰有何因緣,獨坐樹下而笑耶
그때 바타 비구니가 5백 비구니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아까 이 나무 밑에서 스스로 무수하게 많은 전생의 일을 기억해 보았소. 그리고 또 옛날에 겪었던 내 몸을 관찰하고,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난 것을 모두 다 관찰해 보았소.”
018_0697_a_23L爾時,婆陁比丘尼告五百比丘尼曰我向者,在此樹下,自憶無數宿命之事,復見昔日所經歷身,死此生彼,皆悉觀見
018_0697_b_02L그러자 5백 비구니들이 또 말하였다.
“바라건대 지금 과거의 일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018_0697_b_03L時,五百比丘尼復白言唯願當說曩昔之緣
그때 바타 비구니가 5백 비구니들에게 말하였다.
“오랜 옛날 91겁(劫) 중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신 일이 있었소. 그 부처님의 이름은 비바시(毗婆尸)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라고 하였소.
그때 그 세계의 이름은 반두마(槃頭摩)였으며, 그 나라에는 백성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치성(熾盛)하였소.
그때 그 여래는 그 나라에 노닐면서 16만 8천 비구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설법하셨소. 그때 그 부처님의 명호(名號)는 사방에 멀리 퍼졌었소. 비바시부처님은 온갖 모양을 완전히 갖추었으니, 그분은 모든 사람들의 좋은 복밭이 되셨소.
018_0697_b_04L時,婆陁比丘尼告五百比丘尼曰去久遠九十一劫,有佛出世,名曰毘婆尸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衆祐,出現於世爾時,世界名槃頭摩,人民熾盛,不可稱計爾時,如來遊彼國界,將十六萬八千比丘衆,前後圍遶,而爲說法時,佛名號流布四遠毘婆尸佛者,衆相具足,是一切人良祐福田
그때 그 나라에 어떤 동자가 있었는데, 그 동자의 이름은 범천(梵天)이였고, 얼굴 모습은 단정(端正)하여 세상에 보기 드물었소. 그때 그 동자는 손에 보배 일산[寶蓋]을 들고 온 거리를 돌아다녔소. 그때 어떤 거사(居士)의 아내가 있었는데, 그녀의 얼굴 모습도 역시 단정하였소. 그녀도 그 길을 따라 걸어갔는데 그때 사람들은 모두 그를 유심히 바라보았소.
그때 그 동자는 이렇게 생각하였소.
‘나는 지금 얼굴도 단정하고 손에는 보배일산까지 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다 나를 유심히 보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저 여자는 유심히 바라본다. 그러니 내가 지금 어떤 방편을 써서라도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바라보게 하리라.’
그때 그 동자는 곧 그 성을 나가 비바시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보배 꽃을 가져다가 공양하고 또 서원을 세웠소.
‘만일 비바시부처님께 이러한 신통과 이러한 신력(神力)이 있다면 바로 이 세간과 천상의 복밭이 되실 것이다. 내가 짓는 이 공덕으로 나로 하여금 미래 세상에 여자의 몸이 되게 하시어 누구나 나를 보고는 모두 기뻐 뛰게 하여지이다.’
018_0697_b_14L爾時,彼國界中,有童子,名曰梵天,顏貌端正,世之希有時,彼童子手執寶蓋,而行諸街巷中時,有居士婦亦復端正,亦從此道行,衆人皆共觀看時,童子便作是念我今亦復端正,手執寶蓋,衆人皆不觀視我身諸人民皆共觀此女人我今要當作方便,使人觀視我時,彼童子卽出彼城,往至毘婆尸佛所,手執寶華,供養七日七夜,亦作誓願設當毘婆尸佛有此神足,有此神力,是世閒天上福田,持此功德,使我將來之世,作女人身,人民見之,莫不喜踊
018_0697_c_02L그때 그 동자는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그 부처님께 공양하고 나서 목숨을 마치고는 곧 여자의 몸으로 삼십삼천(三十三天)에 태어났다. 얼굴은 매우 단정하여 옥녀(玉女)들 중에서 제일이었고, 다섯 가지 일의 공덕으로 그 옥녀들보다 뛰어났었소. 어떤 것을 그 다섯 가지라고 하는가? 말하자면 하늘 수명[天壽]ㆍ하늘 형상[天色]ㆍ하늘 즐거움[天樂]ㆍ하늘의 위엄과 복[天威福]ㆍ하늘의 자유[天自在]입니다.
그때 삼십삼천들은 모두 그 여자를 보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소.
‘이 천녀(天女)는 매우 뛰어나고 아름다워 어느 누구도 견줄 만한 사람이 없다.’
그 중에 혹 어떤 천자는 이렇게 말하였소.
‘나는 기어코 이 천녀를 얻어 천후(天后)로 삼으리라.’
그리하여 각각 서로 다투었소. 그때 큰 천왕(天王)이 말하였소.
‘너희들은 서로 다투지 말라. 너희들 중에서, 가장 미묘한 법을 연설하는 이에게 곧 이 천녀를 주어 아내로 삼게 하리라.’
018_0697_c_03L爾時彼童子七日七夜,供養彼佛已,隨命長短,後便生三十三天,於彼作女人身,極爲端正,玉女中第一,以五事功德,勝彼天女云何爲五所謂天壽天色天樂天威福天自在時,三十三天見已,各自說曰此天女者,極爲殊妙,無與等其中或有天子作是說此天女,我應得以爲天后各相競爭時,大天王說曰汝等勿共鬪訟其中能說極妙法者,便以此天女,與之作婦
그때 어떤 천자가 곧 이런 게송을 읊었소.

일어나거나 또는 앉았거나 간에
자나 또 깨나 즐거움이 없네.
만일 내가 깊은 잠에 빠졌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욕심 없으리.
018_0697_c_13L爾時,有一天子便說斯偈
若起若復坐
寤寐無有歡
設我眠睡時
然後乃無欲

그때 또 어떤 천자는 이런 게송을 읊었소.

너는 지금 일부러 즐거움 위해
잠에 들어 아무 생각 없으리라 하지만
나는 지금 일어나는 그리운 이 생각
마치 저 전장에서 북을 치는 것 같네.
018_0697_c_16L爾時,復有天子而說斯偈
汝今故爲樂
於眠無念想
我今興欲念
如似打戰鼓

그때 또 어떤 천자는 이런 게송을 읊었소.

설사 전장에서 북을 친다 하여도
그 소리는 오히려 그칠 때가 있지만
빠른 속도로 치달리는 내 욕심은
물이 흘러 멈추지 않는 것과 같네.
018_0697_c_19L爾時,復有天子而說斯偈
設復打戰鼓
猶有休息時
我欲馳速疾
如水流不停

그때 또 어떤 천자는 이런 게송을 읊었소.

가령 물이 큰 나무를 떠내려 보내도
그것은 오히려 멈출 때가 있지만
내 항상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정은
죽은 코끼리 눈을 깜박이지 않는 것 같네.
018_0697_c_22L爾時,復有天子而說斯偈
如水漂大木
猶有休息時
我恒思想欲
如殺象不眴
018_0698_a_02L
그때 천자들 중에서 가장 높은 천자가 모든 천자에게 이런 게송을 읊었소.

너희들은 오히려 한가하구나.
제각기 이런 게송들을 읊었지만
나는 지금 스스로 알지 못하겠네.
이것이 산 것인가 죽은 것인가?
018_0698_a_02L爾時,諸天中最尊天子與諸天人,而說斯偈
汝等猶閑暇
各能說斯偈
我今不自知
爲存爲亡乎

그때 모든 하늘 신들이 그 천자에게 말하였소.
‘훌륭합니다. 천자여, 읊은 게송이 매우 맑고 미묘합니다. 지금 이 천녀를 천왕에게 바치겠습니다.’
그때 그 천녀는 곧 천왕의 궁전으로 들어갔소. 모든 자매들이여, 주저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그때 동자의 몸으로서 보배일산을 부처님께 공양한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소?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오. 그때 그 동자는 바로 지금의 나였소.
018_0698_a_06L爾時,諸天人白彼天子曰善哉天子所說偈者,極爲淸妙今日此天女,奉貢天王爾時,天女卽入天王宮汝等諸天,勿有猶豫所以然者,爾時,童子供養佛上寶蓋者,豈異人乎莫作是爾時,童子身者,卽我身是也
또 과거 31겁 중에 식힐(式詰:尸棄)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야마(野馬)라고 하는 세계에 노닐면서 대비구들 16만 명과 함께 계셨소.
그때 그 천녀는 뒷날 목숨을 마치고 인간 세상에 태어나 여자의 몸을 받아 매우 단정하여 세상에 보기 드물었소.
어느 때 식힐여래께서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야마성(野馬城)에 들어가 걸식하였소.
그때 그 천녀는 장자(長者)의 아내가 되어 좋은 음식으로 식힐여래께 바치면서 역시 서원(誓願)을 세웠소.
‘이 공덕의 업(業)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세 갈래 나쁜 세상에는 떨어지지 않게 하고 얼굴이 단정하여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게 하여지이다.’
018_0698_a_12L過去三十一劫有式詰如來出現於世遊化於野馬世界,與大比丘衆十六萬人爾時,彼天女,後便命終,而生人中,受女人身,極爲端正,世之希有時,式詰如來到時,著衣持鉢,入野馬城乞時,彼天女人復爲長者,婦以好飮食,奉上式詰如來,普作誓願持此功德之業,所生之處,莫墮三惡趣,顏貌端正,與人殊異
그때 그 여자는 목숨을 마치고 삼십삼천에 태어났소. 그는 거기에서 다시 여자의 몸이 되어 얼굴이 매우 단정하였고, 다섯 가지 공덕에 있어서 그 하늘의 다른 천녀들보다 뛰어났었소.
그때의 그 천녀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소?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그 천녀는 바로 지금의 나였기 때문이오.
018_0698_a_21L爾時,彼女人後便命終,生三十三天,於彼復作女人身,極爲端正有五事功德,勝彼諸天爾時,天女豈異人乎莫作是觀所以然者,彼女人者,則我身是
018_0698_b_02L또 그 겁에 비사라바(毗舍羅婆:毗舍浮)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소.
그때 그 천녀는 살만큼 살다가 목숨을 마치고는 인간 세상에 태어났소. 그는 여자의 몸을 받았는데 얼굴이 매우 단정하여 세상에 보기 드물었소. 그는 다시 장자 거사의 아내가 되어 좋은 의복을 가져다가 여래께 바치면서 이렇게 서원을 하였소.
‘제가 미래 세상에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게 하소서.’
그때 그 부인은 목숨을 마치고 삼십삼천에 천녀로 태어났는데, 얼굴이 매우 단정하여 다른 천녀들보다 뛰어났었소.
그때의 그 천녀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소?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그 천녀는 바로 지금의 나였기 때문이오.
018_0698_b_02L卽於彼劫毘舍羅婆如來出現於世爾時,天女隨壽長短,命終之後,來生人中,受女人身,顏貌端正,世之希有復與長者居士作爾時,長者婦復以妙衣好服,奉上如來,發此誓願使我將來之世,得作女身時,彼婦女命終之後,生三十三天,顏貌端正,勝彼天女爾時,彼女人者,豈異人乎莫作斯觀所以然者,爾時,女人者,則我身是
그때 그 여인(女人)은 살만큼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 세계로 와서 태어나 바라내(波羅㮈) 큰 성에 살면서 월광(月光) 장자 아내의 종이 되었소. 그는 얼굴이 추악[麤醜]하여 사람들이 모두 밉게 보았소. 비사라바여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로는 다른 부처님께서 출현하신 일이 없었고 벽지불이 세상을 교화하였소. 그때 월광 장자의 부인이 그 종에게 말하였소.
‘너는 밖에 나가 돌아다니면서, 사문을 찾아보다가 얼굴이 단정하여 내 마음에 들 만한 이를 만나거든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오너라. 나는 공양하려고 한다.’
이때 그 종은 곧 집을 나가 밖에서 사문을 찾다가, 우연히 성 안을 돌아다니면서 걸식(乞食)하는 벽지불을 보게 되었소. 그러나 그는 얼굴이 추악하고 자색(姿色)이 추하고 더러웠소. 그때 그 종이 벽지불에게 말하였소.
‘우리 집 주인이 뵙고 싶다고 합니다. 바라건대 저희 집으로 와주십시오.’
종은 곧 집에 들어가 주인에게 아뢰었소.
‘사문께서 오셨습니다. 나가서 서로 만나보십시오.’
018_0698_b_11L時,彼女人隨壽長短,命終之後,來生人中,在波羅柰大城,與月光長者,作婦婢,顏貌麤醜,人所惡見自毘舍羅婆去世,更無佛時,各佛遊化時,月光長者婦告其婢汝在外遊行,求覓沙門,顏貌端正,入吾意者,將來在家,吾欲供養爾時,彼婢卽出家中,在外求覓沙門,遇見各佛城內遊乞然顏貌麤惡,姿色醜時,彼婢使語各佛曰大家欲見,願屈至家卽入白主沙門已至,可往相
018_0698_c_02L장자의 부인은 사문을 보고 나서 마음이 기쁘지도 즐겁지도 못하여 곧 그 종에게 말하였소.
‘이 사문을 돌려보내어라. 나는 보시(布施)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그는 얼굴이 추악하고 보기 흉하기 때문이다.’
그때 그 종이 부인에게 말하였소.
‘만일 부인께서 저 사문께 보시하지 않으시겠다면 오늘 제가 먹을 몫을 모두 저분께 드리겠습니다.’
그때 그 부인은 곧 그 종이 먹을 몫으로 밀가루 한 되를 내어 주었소. 그러자 그 종은 그것을 받아 사문에게 주었소. 벽지불은 그것을 받아먹고 나서 허공에 날아올라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렸다. 그때 그 종은 이렇게 서원을 하였소.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게 하고, 미래 세상에는 저로 하여금 얼굴이 아주 단정한 여자로 태어나게 하소서.’
018_0698_b_22L時長者婦見沙門已,心不歡樂,卽語其婢此還發遣,吾不布施所以然者,由其顏貌麤弊故,爾時,其婢語夫人曰設夫人不惠施沙門者,我今日所應食分,盡用惠施時,彼夫人卽出食分,細麨一升時,彼婢便授與沙門,各佛受此食已,飛在虛空,作十八變時,長者婢復作誓願持此功德,所生之處,莫墮三惡趣使我將來之世,得作女人,極爲端正
그때 벽지불은 손으로 발우를 받쳐 들고 성(城)을 세 바퀴 돌았소.
그때 월광 장자는 5백 상인(商人)들을 데리고 보회강당(普會講堂)에 모여 있었소.
그때 그 성 안에 있는 남녀노소[男女大小]들은 벽지불이 발우를 받쳐 들고 허공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을 보고 나서 저희들끼리 서로 말을 주고받았소.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데 저러한 신통이 있는가? 이러한 벽지불을 만났으니 우리 음식을 보시하자.’
018_0698_c_08L時,彼各佛手擎鉢飯,繞城三帀月光長者將五百商人,集普會講堂時,彼城中男女大小見各佛擎鉢飯,飛在虛空,見已,相謂言斯是何人,功德乃爾乎遇此各佛,飯食惠施
그때 장자의 종이 그 부인에게 말하였소.
‘나와서 저 사문의 신덕(神德)을 보십시오. 허공을 날면서 열여덟 가지 변화를 나타내는 등 한량없이 많은 신통을 부리십니다.’
그때 장자의 부인이 종에게 말하였소.
‘네가 아까 저 사문에게 보시한 음식으로 인하여 만약 복을 받게 되거든, 그것을 모두 나에게 돌려 달라. 내가 지금 너에게 이틀 분의 밥값을 주리라.’
그 종이 대답하였소.
‘저는 그 복을 드릴 수 없습니다.’
018_0698_c_12L時,長者婢語夫人曰出觀向沙門神德,飛在虛空,作十八變,神德無量長者婦告其婢曰今所惠施沙門之食,設獲福者,盡持與我我當與汝二日食直其婢報曰不堪任以福相與夫人告曰與汝四日食直乃至十日食直其婢報曰我不堪任以福相與
부인이 말하였소.
‘너에게 나흘 분의 밥값, 아니 열흘 분의 밥값을 주리라.’
그 종이 대답하였소.
‘저는 복을 드릴 수 없습니다.’
부인이 말하였소.
‘내가 너에게 금전(金錢) 1백 매(枚)를 주리라.’
그 종이 대답하였소.
‘저에게는 필요가 없습니다.’
부인이 다시 말하였소.
‘내가 너에게 금전 2백 매, 아니 1천 매를 주리라.’
그 종이 대답하였소.
저에게는 필요가 없습니다.’
부인이 말하였소.
‘내가 너를 종을 면하게 해 주리라.’
018_0698_c_19L夫人告曰我今與汝百枚金錢其婢報曰我不須夫人復告與汝二百乃至千枚金錢其婢報曰我亦不須人告曰我免汝身,使不作婢
018_0699_a_02L종이 대답하였소.
‘저는 굳이 평민[良人]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부인이 다시 말하였소.
‘너를 부인으로 모시고 내가 네 종이 되겠다.’
그 종이 말하였소.
‘저는 구태여 부인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부인이 말하였소.
‘나는 지금 너를 잡아 매를 치고 귀와 코를 베고 손과 발을 끊고 네 목을 베리라.’
그 종이 대답하였소.
‘그런 고통은 다 견디어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복을 줄 수는 없습니다. 몸은 비록 주인집에 매여 있지만 마음의 선(善)함은 각각 다릅니다.’
그때 장자 부인은 그 종을 매질하였소.
018_0698_c_23L婢報曰我亦不須求爲良人夫人復告汝作夫人,我爲婢使其婢報曰我亦不須求爲夫人夫人告曰我今當取汝,撾打,毀兀耳鼻,截汝手足,當斷汝頭其婢報曰如斯之痛盡堪任受,終不以福而相惠施,身屬大家,心善各異爾時,長者婦卽撾其婢
그때 5백 상인들이 저마다 이렇게 말하였소.
‘이 신인(神人)이 지금 와서 걸식한다. 이번에는 꼭 우리 집에서 보시하리라.’
그때 월광 장자는 모든 사람들을 다 돌려보내고 다시 집으로 들어갔소.
그 부인이 종을 매질하는 것을 보고 물었소.
‘무슨 이유로 이 종을 때리느냐?’
그러자 종이 그 사실을 자세히 아뢰었소.
그때 월광 장자는 기뻐 뛰면서 어쩔 줄 몰랐다. 그리고 곧 부인을 바꾸어 종으로 삼고 그 종을 대신 부인으로 삼았소.
018_0699_a_07L時,五百商人各作斯論此神人者今來乞食,必當是我家施與時,月光長者發遣諸人,還來入家,見夫人取婢鞭打,卽問之曰何因緣,而鞭此婢時,婢便以斯因緣具白時,月光長者歡喜踊躍,不能自勝,卽攝夫人,以爲婢使,使其婢,代夫人
그때 바라내성을 다스리는 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을 범마달(梵摩達)5) 하였소. 그때 그 대왕은 월광 장자가 벽지불에게 음식으로 공양하였다는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하였소.
‘그는 진인(眞人)을 만나 때를 따라 보시하였구나.’
그리고는 범마달왕은 곧 사람을 보내 월광 장자를 불러 그에게 말하였소.
‘네가 정말 저 신선(神仙) 진인에게 음식으로 공양하였느냐?’
장자가 왕에게 아뢰었소.
‘진실로 진인을 만나 음식을 보시하였습니다.’
그러자 범마달왕은 곧 상(賞)을 주고 또 직위(職位)를 더 올려 주었소. 그때 장자의 종은 살만큼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삼십삼천에 태어났소. 그의 얼굴은 뛰어나게 아름다워서 세상에 보기 드물었고, 다섯 가지 공덕에 있어서도 다른 하늘들보다 뛰어났소.
모든 누이들이여, 다른 생각 마시오. 그때 그 장자의 종은 바로 지금의 나였소.
018_0699_a_14L爾時,波羅柰城,有王治化,名梵摩時,彼大王聞月光長者飯辟支佛,甚懷喜悅,乃遇眞人,隨時惠施梵摩達王卽遣人,召月光長者,而告之曰汝實飯神仙眞人乎長者白王實遇眞人,以食惠施時,梵摩達王尋時賞賜,更增職位時,長者婢隨壽長短,命終之後,生三十三天,顏貌殊妙,世之希有五事功德,勝彼諸天諸妹,莫作是觀爾時,長者婢,卽我身是也
018_0699_b_02L또 이 현겁(賢劫) 중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그 명호를 구루손(拘樓孫)여래라고 하였소.
그때 그 천녀는 살만큼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 세상에 태어났소. 그는 그때 야야달(耶若達) 범지의 딸이 되었소. 그때 그 여인도 또 여래께 음식을 공양하면서 이런 서원을 세워 여자의 몸이 되기를 구하였소. 그 뒤에 그는 목숨을 마치고 삼십삼천에 태어났고, 얼굴이 단정하여 다른 모든 천녀들보다 뛰어났소. 그는 또 거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 인간 세상에 태어났소.
018_0699_a_23L於此賢劫中,有佛出世,名拘樓孫如來彼天女隨壽長短,命終之後,生於人爾時,耶若達梵志作女時,此女人復飯如來,發誓願求,作女人身,後命終,生三十三天,顏貌端正,勝諸天女復從彼命終,生於人中
그때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소.
그때 그 천녀는 장자의 딸이 되었소. 그는 또 금꽃[金華]으로 구나함모니부처님께 공양을 하면서 발원하였소.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뒷세상에는 저를 여자의 몸이 되게 하소서.’
그때 그 여인은 살만큼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삼십삼천에 태어났소. 거기에서도 얼굴이 단정하여 다른 천녀들보다 뛰어났고, 다섯 가지 공덕에 있어서 그에게 미칠 이가 없었소.
그때 장자의 딸로서 구나함모니부처님께 공양한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소? 그렇게 관찰하지 마시오. 그때 그 장자의 딸은 바로 지금의 나였소.
018_0699_b_06L爾時,拘那含牟尼佛出現於世時,彼天女爲長者女,復以金華,供養拘那含牟尼佛此功德,所生之處,莫墮三惡趣使我後身,得作女人身時,此女人隨壽長短,命終之後,生三十三天於彼端正,出衆天女上,有五事功德,而不可及爾時,長者女供養拘那含牟尼佛,豈異人乎莫作斯觀爾時,長者女人,則我身是
그때 그 천녀는 살만큼 살다가 인간 세상에 태어났소. 그는 또 장자의 아내가 되었는데 그의 얼굴은 뛰어나 세상에 보기 드물었소.
018_0699_b_15L時,彼天女隨壽長短,來生人中,復與長者作婦,顏貌殊特,世閒希
그때 가섭(迦葉)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소. 그때 그 장자의 아내는 이레 낮 이레 밤을 가섭부처님께 공양하면서 원을 세우며 말하였소.
‘미래 세상에 저를 여자의 몸이 되게 하소서.’
그때 장자의 아내는 살만큼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삼십삼천에 태어났고, 다섯 가지 공덕에 있어서 그 하늘의 다른 천녀들보다 뛰어났소.
그때 장자의 아내로서 가섭부처님께 공양한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소? 그렇게 보지 마시오. 그때 장자의 아내는 바로 지금의 나였소.
018_0699_b_17L爾時,迦葉如來出現於世時,長者婦七日七夜,供養迦葉佛,發誓願言使我將來世,得作女人身時,長者婦隨壽長短,命終之後,生三十三天五事功德,勝彼天女爾時,長者婦供養迦葉佛者,豈異人乎莫作斯觀時,長者婦,則我身是
018_0699_c_02L또 이 현겁에 석가문(釋迦文)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소. 그때 그 천녀는 목숨을 마친 뒤에, 이 라열성(羅閱城)에 살고 있는 겁비라(劫毗羅) 바라문의 딸이 되었소. 얼굴이 단정하여 모든 여인들 중에 가장 뛰어났었소. 겁비라 바라문의 딸은 자마금(紫磨金) 빛 형상으로서 다른 여자들에게 가면, 그들은 검기가 흡사 먹과 같았소. 그는 마음속으로 다섯 가지 욕망을 탐내지 않았소.
그 여인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소? 모든 누이들이여, 그렇게 보지 마시오. 그때 그 바라문의 딸은 바로 지금의 나요.
모든 누이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하오. 나는 옛날의 그 공덕으로 인한 과보(果報)로 말미암아 비발라(比鉢羅) 마납(摩納)의 아내가 되었으니, 이른바 마하가섭(摩訶迦葉)이 바로 그분이오. 존자 대가섭(大迦葉)이 먼저 출가하였고, 그 뒤에 나도 곧 출가한 것이오.
나는 내가 옛날 여자의 몸으로 겪었던 일을 스스로 기억하고 있소. 그런 까닭에 내가 지금 빙그레 웃었을 따름이오. 또 나는 무지(無智)하고 가려져 있어서 여섯 분 여래께 공양하면서 스스로 여인의 몸이 되기를 빌었소. 그래서 나는 옛날의 경력에 대하여 빙그레 웃은 것이오.”
018_0699_b_23L於此賢劫,釋迦文出現於世時,彼天女命終之後,生羅閱城中,與劫毘羅婆羅門作女,顏貌端正,出諸女人表劫毘婆羅門女正以紫磨金像,至彼女人所,黮如似意不貪五欲諸妹,莫作斯觀此女人身,豈異人乎爾時,婆羅門女者,則我身是也諸妹,當知緣昔日功報,與比鉢羅摩納作婦所謂摩訶迦葉是尊大迦葉先自出家,後日我方出家自憶昔日所經歷女人之身,是以今故自笑耳我以無智自蔽,供養六如來,求作女人身以此因緣故,笑昔日所經歷
그때 많은 비구들은 바타 비구니가 스스로 전생의 무수한 세상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한다는 말을 듣고, 곧 세존께 나아가 발아래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이 사실을 자세히 여래께 아뢰었다.
018_0699_c_13L爾時,衆多比丘聞婆陁比丘尼自憶宿命無數世時事,卽往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以此因緣,具白如來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혹 성문(聲聞) 제자 비구니들 중에서 이 사람처럼 무수히 많은 전생의 일을 기억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
018_0699_c_16L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頗見聲聞之中,比丘尼自憶無數世事如斯人乎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세존이시여.”
比丘白佛不見,世尊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들 중에서 스스로 전생의 수없이 많은 세상의 일을 기억하고 있기로 제일인 제자는 바로 겁비라 비구니이니라.”
018_0699_c_18L佛告諸比丘我聲聞中,第一弟子,自憶宿命無數世事,劫毘羅比丘尼是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699_c_20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6)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699_c_21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699_c_22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어떤 비구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발아래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그는 조금 있다가 뒤로 물러나 앉더니 다시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겁의 길고 짧음에는 한정이 있습니까?”
018_0699_c_23L爾時,有一比丘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須臾退坐,前白佛劫爲長短,爲有限乎
018_0700_a_02L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겁은 매우 길고 멀다. 나는 지금 너희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할 것이니 한결같은 마음으로 들어라. 나는 지금 설명하리라.”
그때 비구는 부처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018_0700_a_02L佛告比丘極長遠我今與汝引譬,專意聽之,吾今當說爾時,比丘從佛受教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비유하면 마치 세로와 너비가 1유순(由旬)이나 되는 쇠 성이 있고 그 쇠 성에 빈틈없이 겨자씨를 가득 채워 두었는데, 가령 어떤 사람이 1백 년에 한 번씩 와서 그 겨자씨를 한 알씩 집어낸다고 할 때 그 쇠 성의 겨자씨가 모두 없어져야 비로소 한 겁이 되는 것과 같아서, 그것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생사(生死)는 길고 멀어 그 끝이 없는데, 중생들은 은혜와 사랑에 얽매이고 집착하여 생사에 떠돌아다니면서,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는 것이 다할 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가운데에서 생사를 싫어하고 근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너희들은 부디 훌륭한 방편(方便)을 구해 이 애착(愛着)을 면하도록 하라.”
018_0700_a_04L世尊告比丘,當知猶如鐵城縱廣一由旬,芥子滿其中,無空缺處,設有人來,百歲取一芥子,其鐵城芥子猶有減盡,然後乃至爲一劫,不可稱計所以然者,生死長遠,無有邊際,衆生恩愛縛著流轉生死,死此生彼,無有窮已於其中,厭患生死如是比丘,當求巧便,免此愛著之想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00_a_12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增壹阿含經卷第五十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서진(西晉) 시대 백법조(白法祖)가 한역한 『불설대애도반니원경(佛說大愛道般泥洹經)』과 유송(劉宋) 시대 혜간(慧簡)이 한역한 『불모반니원경(佛母般泥洹經)』이 있다.
  2. 2)팔리어로는 Mahāpajāpatī라고 한다. 또는 대애도구담미(大愛道瞿曇彌)라고도 한다.
  3. 3)3달(達)이라고도 한다. 숙주지증명(宿住智證明)ㆍ사생지증명(死生智證明)ㆍ누진지증명(漏盡智證明)을 말한다.
  4. 4)고려대장경에는 ‘사순(蛇旬)’으로 되어 있는데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宋)ㆍ원(元)ㆍ명(明) 3본에는 사순(蛇旬)이 야유(耶維)로 되어 있다”고 하므로 역자도 이를 따라 ‘다비’로 번역하였다.
  5. 5)팔리어로는 Brahmadatta라고 한다. 또는 범마달다(梵摩達多)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범여(梵與)ㆍ범수(梵授)라고 한다.
  6. 6)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雜阿含經)』 제34권 948번째 소경인 「성경(城經)」과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제16권 341번째 소경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