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27_b_04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5수음(受陰)이 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과 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니, 이 5수음은 다 나고 멸하는 법[生滅法]이라고 관찰하라. 이른바 ‘이것은 색이요, 이것은 색의 발생이며, 이것은 색의 소멸이다.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이것은 식이요, 이것은 식의 발생이며, 이것은 식의 소멸이다’고 관찰하라.
무엇이 색의 발생이며, 무엇이 색의 소멸인가? 무엇이 수ㆍ상ㆍ행ㆍ식의 발생이며, 무엇이 수ㆍ상ㆍ행ㆍ식의 소멸인가? 애욕[愛]과 기쁨[喜]의 발생이 곧 색의 발생이요, 애욕과 기쁨의 소멸이 곧 색의 소멸이다. 접촉[觸]의 발생이 곧 수ㆍ상ㆍ행의 발생이요, 접촉의 소멸이 곧 수ㆍ상ㆍ행의 소멸이다. 명색(名色)의 발생이 곧 식의 발생이요, 명색의 소멸이 곧 식의 소멸이다.
비구는 이와 같이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을 아나니, 이것을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이라 하고,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의 발생과 수ㆍ상ㆍ행ㆍ식의 소멸을 아나니, 이것을 수ㆍ상ㆍ행ㆍ식의 발생과 수ㆍ상ㆍ행ㆍ식의 소멸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27_b_18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5수음이 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색수음ㆍ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니라. 훌륭한 비구들아, 색을 즐거워하지 말고, 색을 찬탄하지 말며, 색을 취하지 말고, 색에 집착하지 말라. 훌륭한 비구들아, 수ㆍ상ㆍ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며, 식을 즐거워하지 말고, 식을 찬탄하지 말며, 식을 취하지 말고, 식에 집착하지 말라.
018_0727_c_01L무슨 까닭인가? 만일 비구가 색을 즐거워하지 않고, 색을 찬탄하지 않으며, 색을 취하지 않고, 색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곧 색을 즐거워하지 않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기 때문이니라. 수ㆍ상ㆍ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며, 식을 즐거워하지 않고, 식을 찬탄하지 않으며, 식을 취하지 않고, 식에 집착하지 않으면, 곧 식을 즐거워하지 않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기 때문이니라.
만일 비구가 색을 즐거워하지 않아 마음이 해탈하고,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을 즐거워하지 않아 마음이 해탈하면, 그는 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아 평등한 평정[捨]에 머무르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될 것이다. 그 비구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본다면 과거는 그와 동시에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는 것을 볼 것이요, 과거가 그와 동시에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는 것을 본 뒤에는 미래도 그와 동시에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는 것을 볼 것이다. 미래도 그와 동시에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는 것을 본 뒤에는 과거와 미래가 함께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는 것을 보아 집착할 것이 없어질 것이다.
집착할 것이 없어진 뒤에는 모든 세간에서 전혀 취할 바가 없을 것이요, 취할 바가 없어지면 구할 것이 없어질 것이며, 구할 것이 없어지면 스스로 열반을 깨달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알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27_c_18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728_a_01L“5수음이 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색수음과 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니라. 어떤 것이 색수음(色受陰)인가? 존재하는 색, 그 일체는 4대이거나 4대로 만들어진 색(色)이니, 이것을 색수음이라 하느니라. 또 그 색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만일 그 색수음을 남김없이 영원히 끊고, 끝까지 버리고 떠나며, 완전히 없애고, 탐욕을 떠나며, 고요히 사라지게 한다면 다른 색수음이 다시는 이어지지 않고, 일어나지도 않으며, 나오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을 묘함[妙]이라 하고, 고요함[寂靜]이라 하며, 버리고 떠남[捨離]이라 한다. 그래서 남아 있던 애정[愛]은 다하고 탐욕[欲]이 없어지며 번뇌가 완전히 소멸해 열반을 얻느니라.
어떤 것이 수수음(受受陰)인가? 이른바 6수신(受身)이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곧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수(受)와 귀ㆍ코ㆍ혀ㆍ몸ㆍ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수이니, 이것을 수수음이라 한다. 또 그 수수음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내지)……번뇌가 완전히 소멸해 열반을 얻느니라.
어떤 것이 상수음(想受陰)인가? 이른바 6상신(想身)이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곧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상(想)과 귀ㆍ코ㆍ혀ㆍ몸ㆍ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상이니, 이것을 상수음이라 한다. 또 그 상수음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내지)……번뇌가 완전히 소멸해 열반을 얻느니라.
어떤 것이 행수음(行受陰)인가? 이른바 6사신(思身)이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곧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의도[思]와 나아가 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의도이니, 이것을 행수음이라 한다. 또 그 행수음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내지)……번뇌를 완전히 소멸해 열반을 얻느니라.
어떤 것이 식수음(識受陰)인가? 이른바 6식신(識身)이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곧 눈으로 인식한 식과 나아가 뜻으로 인식한 식이니, 이것을 식수음이라 한다. 또 그 식수음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내지)……번뇌를 완전히 소멸하고 열반을 얻느니라.
비구들아, 만일 이 법을 지혜로써 깊이 사유하고 관찰하고 분별하여 인정하면 그것을 ‘믿음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 한다. 그는 뛰어올라 태어남을 벗어나고 범부의 지위를 초월하였으니, 아직 수다원과(須陀洹果)는 얻지 못했지만 중간에 죽지 않고 반드시 수다원과를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만일 이 법을 기운이 왕성한 지혜[增上智慧]로써 깊이 사유하고 관찰하여 인정하면 그것을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 한다. 그는 뛰어올라 태어남을 벗어나고 범부의 지위를 초월하였으니, 아직 수다원과는 얻지 못했으나 중간에서 죽지 않고 반드시 수다원과를 얻을 것이다.
018_0728_b_01L비구들아, 이 법을 참다운 바른 지혜로써 평등하게 보면 몸을 나라고 보는 소견[身見]과 금계에 대한 집착[戒取]과 의심[疑], 이 3결(結)이 다 끊어진 줄을 알게 될 것이니, 비구들아, 이것을 수다원과라 한다. 그는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바른 깨달음으로 바로 나아가 일곱 번 천상과 인간에 태어난 뒤에 완전히 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다.
비구들아, 만일 이 법을 참다운 바른 지혜로써 평등하게 보아 마음에 번뇌를 일으키지 않으면 이를 아라한(阿羅漢)이라 한다. 그는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무거운 짐을 버리고, 자기의 이익을 완전히 얻고, 모든 결박[結]을 끊고, 바른 지혜로써 마음이 해탈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28_b_10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5수음이 있으니, 이른바 색수음과 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다.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지혜[慧]도 없고 밝음[明]도 없어서 5수음에서 나라는 소견[我見]을 내어 집착하고,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킨다. 그러나 비구들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지혜도 있고 밝음도 있어 이 5수음에서 나를 보아 집착하지도 않고,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키지도 않느니라.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지혜도 없고 밝음도 없어 5수음에서 나[我]를 보아 집착하고,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018_0728_b_16L云何愚癡無聞凡夫無慧無明,於五受陰,見我繫著,使心結縛而生貪欲?
비구들아,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지혜도 없고 밝음도 없어서 ‘색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고,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본다. 이와 같이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지혜도 없고 밝음도 없어 5수음에서 나를 말하며 집착하고,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키느니라.
018_0728_c_01L비구들아, ‘거룩한 제자들은 지혜도 있고 밝음도 있어, 나를 말하며 집착하거나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거룩한 제자들은‘색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 않고,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 않는다. 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지혜도 있고 밝음도 있어, 5수음에서 나를 보아 집착하거나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존재하는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를 바르게 관찰하면 그것은 모두 무상하다.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를 바르게 관찰하면 그것은 모두 무상하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28_c_13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5수음이 있으니 이른바 색수음ㆍ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다. 비구들아, 만일 사문 바라문이 ‘나가 있다’고 헤아린다면 그것은 다 이 5수음에 나가 있다고 헤아리는 것이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여러 사문 바라문은 색에 대해서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고,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본다.
이와 같이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나[我]를 헤아려 무명으로써 분별하고, 이렇게 관찰하여 내 것[我所]이라는 생각을 떠나지 못한다. 내 것이라는 생각을 떠나지 못하면 모든 감각기관[根]에 들어가고, 모든 감각기관에 들어간 뒤에는 접촉[觸]이 생겨 6촉입처에 부딪친다. 그러면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괴로워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그런 마음과 또 다른 마음을 내느니라.
018_0729_a_01L이른바 6촉신(觸身)이란 무엇이 여섯 가지인가? 이른바 안촉입처(眼觸入處)ㆍ이촉입처(耳觸入處)ㆍ비촉입처(鼻觸入處)ㆍ설촉입처(舌觸入處)ㆍ신촉입처(身觸入處)ㆍ의촉입처(意觸入處)이니라.
018_0728_c_23L謂六觸身,云何爲六?謂眼觸入處,耳、鼻、舌、身、意觸入處。
비구들아, 의계(意界)ㆍ법계(法界)ㆍ무명계(無明界)가 있다. 무명의 접촉[無明觸]에 부딪쳐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있다’고 말하고, ‘없다’고 말하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말하고,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고 말하며, ‘내가 가장 훌륭하구나’고 말하고, ‘나는 그와 비슷하다’고 말하며, ‘나는 알고 나는 본다’고 하느니라.
그러나 비구들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6촉입처(觸入處)에 머무르면서도 능히 무명을 싫어해 떠나 밝음을 낼 수 있다. 그는 무명에서 탐욕을 떠나 밝음을 내기 때문에 ‘있다’고 하지도 않고, ‘없다’고 하지도 않으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하지도 않고,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다’고 하지도 않으며, ‘나는 훌륭하구나’고 하지도 않고, ‘내가 못하다’고 하지도 않고, ‘나는 그와 같다’고 하지도 않으며, ‘나는 알고 나는 본다’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고 나면 앞에 일어난 무명의 접촉은 소멸하고 뒤의 밝음의 접촉이 모여 일어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29_b_01L“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 수ㆍ상ㆍ행ㆍ식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헤아린다. 그러나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색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 않고, ‘수ㆍ상ㆍ행ㆍ식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도 않는다. 또한 아는 자도 아니요, 보는 자도 아니다.
이 색은 무상한 것이요, 수ㆍ상ㆍ행ㆍ식도 무상한 것이다. 색은 괴로운 것이요, 수ㆍ상ㆍ행ㆍ식도 괴로운 것이다. 색에는 나가 없고, 수ㆍ상ㆍ행ㆍ식에도 나는 없다. 이 색은 꼭 있어야 할 것이 아니요, 수ㆍ상ㆍ행ㆍ식도 꼭 있어야 할 것이 아니다. 색은 무너지는 것이요, 수ㆍ상ㆍ행ㆍ식도 무너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나가 아니요, 내 것도 아니며, 나와 내 것은 꼭 있어야 할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해탈하면 곧 5하분결(下分結)을 끊을 것이다.
“세존이시여, 5하분결을 끊은 뒤에는, 어떻게 번뇌가 다하고 번뇌가 없어져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며, 현세에서 스스로 알고 원만히 증득하여 머무르며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알게 됩니까?
네 가지를 반연(攀緣)해 식(識)이 머무나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식은 색에 머물러 색을 반연하고 색을 사랑하고 즐거워하고는 늘어나고, 나아가고, 넓어지고, 커지고, 자란다. 식은 수ㆍ상ㆍ행에 머물러 반연하고 사랑하고 즐거워하고는 늘어나고, 나아가고, 넓어지고, 커지고, 자란다.
비구야, 식은 여기에서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고 머무르기도 하며,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며, 늘어나고 나아가고 넓어지고 커지고 자란다. 비구야, 만일 ‘그 외에 다른 법이 있어서, 식이 거기에서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고 머무르기도 하며,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며, 늘어나고 나아가고 넓어지고 커지고 자란다’고 말한다면, 그런 일은 말로만 있을 뿐이니, 그것에 대해 묻고 나면 알지 못하여 어리석음만 더욱 커질 것이다. 왜냐 하면 그것은 경계(境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인가?
018_0729_c_01L비구야, 색의 경계에 대한 탐욕을 떠나고 나면 색에 대해 뜻이 일으킨 얽맴[縛]도 끊어진다. 색에 대해 뜻이 일으킨 얽매임이 끊어지고 나면 식의 반연(攀緣)도 또한 끊어져, 식(識)은 다시는 머무르지 않게 되고, 늘어나거나 나아가거나 넓어지거나 커지거나 자라는 일이 없게 된다.
식이 머무를 곳이 없기 때문에 자라지 못하고, 늘어나고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활동하는 바가 없으며, 활동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곧 머무르고, 머무르기 때문에 족한 줄을 알며, 족한 줄을 알기 때문에 해탈하고, 해탈하기 때문에 모든 세간에서 전혀 취할 것이 없게 되며, 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집착할 것이 없게 되고, 집착할 것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열반을 깨닫는다.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비구야, 그러면 나는 ‘식이 동방ㆍ남방ㆍ서방ㆍ북방ㆍ4유ㆍ상ㆍ하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는다. 탐욕을 없애고 법을 보았고, 열반을 얻어 번뇌가 완전히 다하였으며, 고요하고 맑고 시원하다’고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떤 것이 색의 발생[色集]이며,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발생[集]인가?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괴롭거나 즐겁거나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 대해서 ‘이것은 수의 발생[受集]이다. 이것은 수의 소멸[受滅]이다. 이것은 수에 맛들임[受味]이다. 이것은 수의 재앙[受患]이다. 이것은 수에서 벗어남[受離]이다’라고 사실 그대로 관찰하지 못한다. 사실 그대로 관찰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를 즐거워하고 집착하여 취함[取]이 생기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有]가 있게 되며,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게 되고,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게 되며, 이와 같이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集]으로부터 생긴다. 이것을 색의 발생이라 하고, 이것을 수ㆍ상ㆍ행ㆍ식의 발생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색의 소멸[色滅]이며,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소멸[滅]인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괴롭거나 즐겁거나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들을 받으면 ‘이것은 수의 발생이다. 이것은 수의 소멸이다. 이것은 수에 맛들임이다. 이것은 수의 재앙이다. 이것은 수에서 벗어남이다’라고 사실 그대로 관찰한다. 사실 그대로 관찰하기 때문에 수에 대한 즐거움과 집착이 소멸하고, 집착이 소멸하기 때문에 취함이 소멸하며, 취함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하며,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소멸하고, 이와 같이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다 소멸하게 된다. 이것을 색의 소멸이라 하고, 수ㆍ상ㆍ행ㆍ식의 소멸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관찰경(觀察經)에서 설하신 내용과 마찬가지로, 분별(分別)ㆍ종종분별(種種分別)ㆍ지(知)ㆍ광지(廣知)ㆍ종종지(種種知)ㆍ친근(親近)ㆍ친근수습(親近修習)ㆍ입(入)ㆍ촉(觸)ㆍ증(證)의 23)경도 또한 이와 같이 자세히 설명하셨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0_a_22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730_b_01L“항상 방편을 써서 선정을 닦고 익혀 안으로 그 마음을 고요히 해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방편을 써서 선정을 닦고 익혀 안으로 그 마음을 고요히 하면 사실 그대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실 그대로 관찰하는가? ‘이것은 색이다. 이것은 색의 발생이다. 이것은 색의 소멸이다.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이것은 식이다. 이것은 식의 발생이다. 이것은 식의 소멸이다’라고 사실 그대로 관찰하느니라.
어떤 것이 색의 발생[色集]이며, 어떤 것이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발생[集]인가? 비구들아,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의 발생[色集]과 색에 맛들임[色味]과 색의 재앙[色患]과 색에서 벗어남[色離]을 사실 그대로 관찰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색을 즐거워하고 찬탄하며 애착하여 미래 세상에서 색이 다시 생긴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이와 같이 자세히 말할 수 있느니라.
그 색이 생기고 수ㆍ상ㆍ행ㆍ식이 생기고 나면 색에서 해탈하지 못하고, 수ㆍ상ㆍ행ㆍ식에서 해탈하지 못하나니, ‘그는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과 같은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에서 해탈하지 못했다’고 나는 말한다. 이것을 색의 발생이라 하며 수ㆍ상ㆍ행ㆍ식의 발생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색의 소멸[識滅]이며,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소멸[滅]인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관찰하고 사실 그대로 안다. 사실 그대로 알기 때문에 색을 즐거워하지 않고, 색을 찬탄하지 않으며, 색에 애착하지 않고, 또한 미래의 색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이렇게 자세히 말할 수 있느니라.
색이 생기지 않고, 수ㆍ상ㆍ행ㆍ식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색에서 해탈할 수 있고, 수ㆍ상ㆍ행ㆍ식에서 해탈할 수 있나니, 그러면 ‘그는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의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에서 해탈하였다’고 나는 말한다. 이것을 색의 소멸이라 하며, 수ㆍ상ㆍ행ㆍ식의 소멸이라 하느니라.
018_0730_c_01L 위의 관찰(觀察)경에서 설한 내용과 마찬가지로……(내지)4)……증(證)까지의 12경도 또한 이와 같이 자세히 설명하셨다.
018_0730_b_23L如觀察,如是乃至作證十二經,亦應廣說。
67. 낙경(樂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30_c_0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0_c_03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항상 방편을 써서 선정을 닦고 익혀 안으로 그 마음을 고요히 해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비구들아, 방편을 써서 선정을 익혀 안으로 그 마음을 고요히 하면 사실 그대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실 그대로 관찰하는가? ‘이것은 색이다. 이것은 색의 발생이다. 이것은 색의 소멸이다.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이것은 식이다. 이것은 식의 발생이다. 이것은 식의 소멸이다’라고 관찰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색의 발생이며, 어떤 것이 수ㆍ상ㆍ행ㆍ식의 발생인가?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색을 즐거워하고 색을 찬탄하며, 그 색을 즐거워하고 찬탄하기 때문에 그것을 취(取)한다. 취함[取]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게 되고,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게 되며,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생기나니, 이것을 색의 발생과 수ㆍ상ㆍ행ㆍ식의 발생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색의 소멸이고, 수ㆍ상ㆍ행ㆍ식의 소멸인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안다. 사실 그대로 알기 때문에 색을 즐거워하지 않고 색을 찬탄하지 않으며, 색을 즐거워하지 않고 색을 찬탄하지 않기 때문에 애욕과 즐거움이 소멸한다. 애욕과 즐거움이 소멸하기 때문에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소멸하나니, 이와 같이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018_0731_a_01L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식과 식의 발생과 식의 소멸과 식에 맛들임과 식의 재앙과 식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5) 사실 그대로 알기 때문에 그 식을 즐거워하지 않고 식을 찬탄하지 않으며, 식을 즐거워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기 때문에 애욕과 즐거움이 소멸한다. 애욕과 즐거움이 소멸하기 때문에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고, 모두 소멸하게 되나니, 비구들아, 이것을 색의 소멸과 수ㆍ상ㆍ행ㆍ식의 소멸이라 하느니라.
위의 관찰(觀察)경에서 설한 내용과 마찬가지로……(내지)6)……증(證)까지의 12경도 또한 이와 같이 자세히 설명하셨다.
018_0731_a_07L如觀察,乃至作證十二經,亦如是廣說。
68. 육입처경(六入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31_a_08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1_a_09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항상 방편을 써서 선정을 닦고 익혀 안으로 그 마음을 고요히 하고 사실 그대로 관찰해야 하느니라. 어떻게 사실 그대로 관찰하는가? ‘이것은 색이다. 이것은 색의 발생이다. 이것은 색의 소멸이다.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이것은 식이다. 이것은 식의 발생이다. 이것은 식의 소멸이다’라고 사실 그대로 알라.
어떤 것이 색의 발생[色集]이며, 어떤 것이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의 발생[識集]인가? 눈[眼]과 빛깔[色]을 인연하여 안식(眼識)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하여 접촉[觸]이 생기며,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受]이 생기고,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愛]이 생기며……(내지)……이와 같이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생기나니, 이것을 색의 발생이라 하느니라.
귀[耳]ㆍ코[鼻]ㆍ혀[舌]ㆍ몸[身]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며, 뜻[意]과 법(法)을 인연하여 의식(意識)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하여 접촉이 생기며,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생기고,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생기며……(내지)……이와 같이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생기나니, 이것을 색의 발생과 수ㆍ상ㆍ행ㆍ식의 발생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색의 소멸[色滅]이고,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의 소멸[識滅]인가? 눈과 빛깔을 인연하여 안식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하여 접촉이 생긴다. 이때 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고……(내지)……이와 같이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게 되느니라. 귀ㆍ코ㆍ혀ㆍ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며, 뜻과 법을 인연하여 의식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하여 접촉이 생긴다. 이때 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고, 느낌이 소멸하면……(내지)……이와 같이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게 된다.
위의 관찰(觀察)경에서 설한 내용과 마찬가지로……(내지)7)……증(證)까지의 12경도 또한 이와 같이 자세히 설명하셨다.
018_0731_b_04L如觀察,乃至作證十二經,亦如是廣說。
수(受)와 생(生)과 낙(樂)과 또 6입처(入處)를 설명하셨다. 그 낱낱에 12종이 있는 선정삼매경(禪定三昧經)을 설하셨다.
018_0731_b_05L受與生及樂, 亦說六入處, 一一十二種,
禪定三昧經。
69. 기도경(其道經 : 當說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31_b_0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1_b_08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내가 이제 마땅히 ‘몸의 발생으로 나아가는 길[有身集趣道]’과 또 ‘몸의 발생을 소멸시키는 길[有身集滅道]’을 설명하리라. 어떤 것이 몸의 발생으로 나아가는 길인가?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색을 즐거워하고, 색을 찬탄하며, 색에 집착하고, 색에 머무른다. 색을 즐거워하고 색을 찬탄하며 색에 집착하고 색에 머무르기 때문에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그것을 취한다.
취함[取]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게 되고, 존재[有]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게 되며, 태어남[生]을 인연하여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민이 있게 되나니, 이와 같이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생기느니라.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도 자세히 설명할 수 있나니, 이것을 몸의 발생으로 나아가는 길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몸의 발생으로 나가는 길은 곧 괴로움의 발생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몸의 발생을 소멸시키는 길인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과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안다. 사실 그대로 알기 때문에 색을 즐거워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며, 집착하지 않고, 머무르지 않는다. 즐거워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며 거기에 집착하지 않고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그 색에 대한 애욕과 즐거움이 소멸한다.
018_0731_c_01L 애욕과 즐거움이 소멸하면 곧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면 곧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면 곧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민의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색과 같이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그와 같나니, 이것을 몸의 발생을 소멸시키는 길이라 하느니라. 몸의 발생을 소멸시키는 길은 곧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니라. 그러므로 몸의 발생을 소멸시키는 길이라 말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당설경(當說經)에서 설한 것과 같이 유(有)와 당지(當知)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설하셨다.
018_0731_c_04L如當說,有及當知,亦如是說。
70. 실각경(實覺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31_c_05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1_c_06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내가 이제 몸이라는 구분[有身邊]8)과 몸의 발생이라는 구분[有身集邊], 몸의 소멸이라는 구분[有身滅邊]을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해 기억하라.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어떤 것이 몸이라는 구분인가? 이른바 5수음이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과 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니, 이것이 몸이라는 구분이니라.
어떤 것이 몸의 발생이라는 구분인가? 이른바 미래의 존재를 받게 하는 애욕[當來有愛]에 기쁨[喜]과 탐욕[貪]이 함께 하여 이것저것을 즐거워하고 집착하는 것이니, 이것이 몸의 발생이라는 구분이니라. 어떤 것이 몸의 소멸이라는 구분인가? 곧 이 미래의 존재를 받게 하는 애욕에 기쁨과 탐욕이 함께 하여 이것저것을 즐거워하고 집착하던 것을 남김없이 끊고 다 토하며, 탐욕을 떠나고 멸해 완전히 고요해진 것이니, 이것이 몸의 소멸이라는 구분이니라. 그러므로 ‘몸이라는 구분과 몸의 발생이라는 구분과 몸의 소멸이라는 구분을 설명하리라’고 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당설경(當說經)에서 설한 것과 같이 유(有)와 당지(當知)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설하셨다.
018_0731_c_17L如當說,有及當知,亦如是說。
71. 유신경(有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31_c_18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1_c_19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내가 이제 마땅히 몸[有身]과 몸의 발생[有身集]과 몸의 소멸[有身滅]과 몸의 소멸에 이르는 길[有身滅道跡]을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어떤 것이 몸인가? 이른바 5수음이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ㆍ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니, 이것을 몸이라 하느니라.
018_0732_a_01L어떤 것이 몸의 발생인가? 미래의 존재를 받게 하는 애욕[當來有愛]에 기쁨[喜]과 탐욕[貪]이 함께 하여 이것저것을 즐거워하고 집착하는 것이니, 이것을 몸의 발생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몸의 소멸인가? 미래의 존재를 받게 하는 애욕에 기쁨과 탐욕이 함께 하여 이것저것을 즐거워하고 집착하던 것을 남김없이 끊고 다 토하며, 탐욕을 떠나고 소멸한 것이니, 이것을 몸의 소멸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몸의 소멸에 이르는 길인가? 이른바 8성도(聖道)로서 바른 소견ㆍ바른 뜻ㆍ바른 말ㆍ바른 업ㆍ바른 생활ㆍ바른 방편ㆍ바른 기억ㆍ바른 선정이니, 이것을 몸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라 하느니라. 이것이 곧 ‘몸과 몸의 발생과 몸의 소멸과 몸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마땅히 설명하리라’고 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 나머지도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다만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땅히 몸을 알고, 몸의 발생을 끊을 줄 알며, 몸의 소멸을 증득할 줄 알고, 몸을 끊는 길을 닦을 줄을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당설경(當說經)에서 설한 것과 같이 유(有)와 당지(當知)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설하셨다. 다만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구는 몸을 알고, 몸의 발생을 끊고, 몸의 소멸을 증득하고, 몸을 끊을 길을 닦나니, 비구들아, 이것을 ‘애욕의 얽매임과 모든 결박을 끊고, 빈틈없이 한결같이 닦아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구들아, 이것을 ‘관문을 부수고, 해자를 건너고, 경계를 초월하고, 모든 그물을 벗어나서 거룩한 법의 당기를 세운 것’이라 하느니라.”
018_0732_a_22L又復差別者:“是名比丘斷關、度塹、超越境界,脫諸防邏,建聖法幢。”
018_0732_b_01L ……(또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문을 부순다는 것은 무엇인가? 5하분결(下分結)을 끊는 것이다. 해자를 건넌다는 것은 무엇인가? 깊은 해자를 건너는 것이다. 경계를 초월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롯함이 없는 생사를 완전히 초월하는 것이다. 모든 그물을 벗어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존재에 대한 애욕[有愛]이 다하는 것이다. 거룩한 법의 당기를 세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아만(我慢)이 다하는 것이다.”
……(또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구들아, 이런 이를 ‘다섯 가지를 끊고, 여섯 가지를 이루며, 한 가지를 보호하고, 네 가지를 의지하며, 모든 제(諦)를 버리고, 모든 구함을 떠나고, 모든 깨달음을 깨끗하게 하며, 몸의 행이 쉬고, 마음이 잘 해탈하고, 지혜가 잘 해탈하여 순일(純一)하게 범행을 세우는 무상사(無上師)’라 하느니라.”
기도(其道)에 세 가지 있고 실각(實覺)에도 또한 세 가지가 있으며 유신(有身)은 네 가지를 설하셨고 나한(羅漢)은 여섯 가지를 설하셨다.
018_0732_b_08L其道有三種, 實覺亦三種, 有身四種,
說羅漢有六種。
72. 지법경(知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32_b_10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2_b_11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알아야 할 법과 지혜와 지혜로운 사람에 대해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어떤 것이 알아야 할 법[所知法]인가? 이른바 5수음(受陰)이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ㆍ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니, 이것을 알아야 할 법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지혜[智]라 하는가? 탐욕을 항복 받고, 탐욕을 끊으며, 탐욕을 뛰어넘는 것이니 이것을 지혜라 하느니라.
어떤 사람이 지혜로운 자[智者]인가? 그는 곧 아라한이다. 아라한에게는 다른 세상의 죽음이 있지도 않고, 다른 세상의 죽음이 없지도 않으며, 다른 세상의 죽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 않고, 다른 세상의 죽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 않지도 않나니, 넓게 말하면 한량이 없어서 모든 수(數)9)가 아주 소멸하였다. 이것이 알아야 할 법과 지혜와 지혜로운 자에 대한 설명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2_b_23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732_c_01L“내가 이제 무거운 짐과 짐을 짊어짐과 짐을 버림과 짐을 짊어진 자에 대해서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무엇이 무거운 짐[重擔]인가? 이른바 5수음이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ㆍ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다.
무엇이 짐을 짊어진다는 것인가? 미래의 존재를 받게 하는 애욕[當來有愛]에 기쁨[喜]과 탐욕[貪]이 함께하여 이것저것을 즐거워하고 집착하는 것이다. 무엇이 짐을 버린다[捨擔]는 것인가? 만일 미래의 존재를 받게 하는 애욕에 탐욕과 기쁨이 함께하여 이것저것을 즐거워하고 집착하면 그것을 남김없이 영원히 끊어 완전히 소멸시키고 다 토하며 탐욕을 떠나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누가 짐을 짊어진 자[擔者]인가? 이른바 장부[士夫]가 그들이니, 장부란 이러이러한 이름으로 이러이러하게 태어나 이러이러한 족성(族姓)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먹으며, 이러이러한 괴로움과 즐거움을 겪고 이러이러한 수명을 누리다가 이러이러하게 오래 머무르며, 이러이러한 수명의 제한을 받는 사람들이다. 이것을 무거운 짐, 짐을 짊어짐, 짐을 버림, 짐을 짊어진 자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미 무거운 짐 버렸거든 다시는 그것 짊어지지 말라. 무거운 짐은 큰 괴로움이요 짐을 버림은 큰 즐거움이네.
018_0732_c_12L已捨於重擔, 不復應更取, 重任爲大苦,
捨任爲大樂。
마땅히 모든 애욕을 끊어라 일체의 행(行)은 이내 끝나리. 존재의 남은 경계 환히 알면 다시는 존재로 돌아오지 않으리.
018_0732_c_14L當斷一切愛, 則盡一切行,
曉了有餘境, 不復轉還有。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32_c_15L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74. 왕예경(往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32_c_1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2_c_18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733_a_01L“5수음이 있으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ㆍ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니라.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과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색을 즐거워하고 찬탄하며 거기에 얽매여 머무르게 된다. 색의 얽맴에 얽매이고 마음의 얽맴에 얽매여 그 근본을 알지 못하고, 그 끝을 알지 못하며, 거기서 벗어날 줄을 모르나니, 이런 이들을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라 하느니라.
얽매여 태어나고 얽매여 죽으며, 얽매여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갔다가 거기서 또 얽매여 태어나고 얽매여 죽나니, 이런 이들을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라 하느니라. 악마가 마음먹은 대로 악마의 그물에 들어가 악마가 시키는 대로 따르고, 악마의 얽맴에 얽매여 악마에게 끌려 다니나니,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그러나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과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안다. 사실 그대로 알기 때문에 색을 탐하거나 기뻐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며, 거기에 얽매여 머무르지 않는다. 색의 얽맴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의 얽맴에 얽매이지 않아서 그 근본을 알고, 그 나루터를 알며, 거기서 벗어날 줄을 아나니, 이런 이들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라 하느니라.
얽맴을 따라 태어나지 않고, 얽맴을 따라 죽지도 않으며, 얽맴을 따라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지도 않는다. 악마가 마음먹은 대로 따르지 않고, 악마의 손에 들어가지도 않으며, 악마의 부림을 따르지 않고, 악마에 의해 얽매이지 않아 악마의 얽맴을 해탈하고, 악마의 이끌림에서 벗어나나니,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3_a_16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5수음이 있으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색수음 등이니라. 비구들아, 색을 싫어하고, 탐욕을 떠나며, 소멸시키고, 일으키지 않고, 해탈하면 이런 이를 여래(如來)ㆍ응공[應]ㆍ등정각(等正覺)이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을 싫어하고, 탐욕을 떠나며, 소멸시키고, 일으키지 않고, 해탈하면 이런 이를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라 하느니라.
018_0733_b_01L비구 또한 색을 싫어하고, 탐욕을 떠나며, 소멸시키면 이런 이를 지혜로 해탈한 아라한이라 하며,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을 싫어하고, 탐욕을 떠나며, 소멸시키면 이런 이를 지혜로 해탈한 아라한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여래ㆍ응공ㆍ등정각과 지혜로 해탈한 아라한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은 일찍이 법을 듣지 못하고도 능히 스스로 법을 깨달아 위없는 보리를 통달하고, 미래 세상에서 성문들을 깨우쳐 설법하나니, 그 법은 이른바 4념처(念處)ㆍ4정근(正勤)ㆍ4여의족(如意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覺;覺支)ㆍ8도(道:正道)이다.
비구들아, 이런 이를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라 하나니, 그는 다른 이가 얻지 못한 것을 얻고, 다른 이가 이롭게 하지 못하는 것을 이롭게 하며, 도를 알고 도를 분별하며, 도를 설명하고 도를 통달하며, 다시 능히 모든 성문들을 성취하여 가르치고 훈계하느니라. 아라한은 이러한 말씀에 바르게 순종하고 그 훌륭한 법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나니, 이것이 여래와 나한(羅漢;阿羅漢)의 차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3_b_15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5수음이 있으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ㆍ수수음ㆍ상수음ㆍ행수음ㆍ식수음이니라. 너희 비구들아, 마땅히 색을 관찰하라. 색을 관찰한 뒤에도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고 보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색에는 나[我]가 없다. 나가 없으면 무상한 것이요, 무상하면 괴로운 것이며, 만일 괴로운 것이면 그 일체는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니, 마땅히 이렇게 관찰하라.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018_0733_c_01L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한다. 이렇게 관찰하고 나면 모든 세간에서 전혀 취할 것이 없게 되나니, 취할 것이 없으면 곧 집착할 것이 없게 되고, 집착할 것이 없으면 스스로 열반을 깨닫느니라.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3_c_07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마땅히 색에 대한 탐욕을 끊어라. 탐욕을 끊고 나면 곧 색이 끊어지고, 색이 끊어진 뒤에는 끊은 줄을 알게 되며, 끊은 줄을 알고 나면 곧 근본이 끊어지나니, 마치 다라(多羅)나무의 밑둥치를 자른 것과 같아서 미래에 다시는 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한 탐욕을 끊으면……(내지)……미래 세상에 다시는 나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3_c_14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만일 색이 일어나고, 머무르고, 나오면 곧 괴로움이 거기서 일어나고, 병이 거기 머무르며, 늙음과 죽음이 거기서 나온다.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그렇다고 말한다. 비구들아, 만일 색이 소멸하고, 쉬며, 없어지면 괴로움은 거기서 소멸하고, 병은 거기서 쉬며, 늙음과 죽음은 거기서 없어진다.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3_c_21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734_a_01L“과거와 미래의 색도 오히려 무상하거늘 하물며 현재의 색이겠느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렇게 관찰한 뒤에 과거의 색을 돌아보지 않고, 미래의 색을 기뻐하지 않으며, 현재의 색도 싫어하고, 탐욕을 떠나며, 완전히 소멸한 곳으로 향하나니,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비구들아, 만일 과거의 색이 없다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에겐 과거의 색을 돌아보지 않는 일조차 없을 것이다. 과거의 색이 있기 때문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거의 색을 돌아보지 않는 것이다. 만일 미래의 색이 없다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에겐 미래의 색을 기뻐하지 않는 일조차 없을 것이다. 미래의 색이 있기 때문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미래의 색을 기뻐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현재의 색이 없다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현재의 색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도, 탐욕을 떠나지도, 완전히 소멸한 곳으로 향하지도 않을 것이다. 현재의 색이 있기 때문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현재의 색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탐욕을 떠나며, 완전히 소멸한 곳으로 향하는 것이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무상(無常)을 설하신 것에서와 마찬가지로, 고(苦)ㆍ공(空)ㆍ비아(非我)의 3경도 또한 위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018_0734_a_12L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80. 법인경(法印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34_a_13L如無常,苦、空、非我三經,亦如是說。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4_a_15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거룩한 법인(法印)과 소견의 청정함을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만일 어떤 비구가 ‘나는 공삼매(空三昧)에서 아직 얻은 바가 없지만, 모양 없음[無相]과 가진 바 없음[無所有]과 거만을 떠난 지견[離慢知見]을 일으킨다’고 말한다면, 그런 말은 해서는 안 된다. 왜냐 하면 만일 공(空)에서 얻은 바가 없으면서 ‘나는 모양 없음과 가진 바 없음과 거만을 떠난 지견을 얻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018_0734_b_01L만일 어떤 비구가 ‘나는 공을 얻어 능히 모양 없음과 가진 바 없음과 거만을 떠난 지견을 일으킨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은 말이다. 왜냐 하면 만일 공을 얻은 뒤에 능히 모양 없음과 가진 바가 없음과 거만을 떠난 지견을 일으켰다면 그것은 옳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거룩한 제자와 소견의 청정함이란 무엇인가?”
“부처님께서는 법의 근본이요, 법의 눈이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원하옵건대 말씀해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그 설법을 들은 뒤에 그 말씀대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018_0734_b_03L“佛爲法根、法眼、法依,唯願爲說!諸比丘聞說法已,如說奉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4_b_05L佛告比丘:
“만일 비구가 공적하고 한가한 곳이나 나무 밑에 앉아 ‘색은 무상하고, 닳아 없어지며, 그것에 대한 탐욕을 떠나야 할 법이다’라고 관찰하고, 이와 같이 ‘수ㆍ상ㆍ행ㆍ식도 무상하고, 닳아 없어지며, 그것에 대한 탐욕을 떠나야 할 법이다’라고 관찰한다고 하자. ‘그 음(陰)이란 무상하고, 닳아 없어지며, 견고하지 않고,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라고 관찰하여 그 마음이 즐겁고, 청정하며, 해탈하면 이것을 공(空)이라 하느니라. 그러나 이렇게 관찰하는 사람도 아직은 거만을 떠나 지견이 청정해지지는 못하였느니라.
다시 바르게 사유하는 삼매가 있어서 ‘나[我]와 내 것[我所]은 무엇으로부터 생기는가’고 관찰하고, 다시 바르게 사유하는 삼매가 있어서 ‘나와 내 것은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거나 맛보거나 접촉하거나 혹은 인식하는 데서 생긴다’고 관찰하며, 다시 ‘인(因)이나 연(緣)이 있어서 식(識)이 생길 때, 그 식의 인과 연은 항상한가, 무상한가’고 관찰한다.
018_0734_c_01L다시 ‘인이나 연이 있어서 식이 생길 때, 그 인(因)과 연(緣)은 다 무상한 것이다. 또 그 인과 연이 다 무상한 것인데 거기서 생긴 식이 어떻게 항상하겠는가? 무상한 것은 곧 유위행(有爲行)이다. 인연을 따라 일어난 것은 곧 근심스러운 법이요, 소멸시켜야 할 법이며, 탐욕을 떠나야 할 법이요,앎을 끊어야 할 법이다’고 사유하나니, 이것을 거룩한 법인과 지견의 청정함이라 한다. 이것이 ‘비구들아, 거룩한 법인과 지견의 청정함을 설명하리라’고 한 것으로서, 이렇게 자세히 설명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야리(毘耶離)의 미후지(獼猴池) 곁에 있는 중각강당(重閣講堂)에 계셨다.
018_0734_c_06L一時,佛住毘耶離獼猴池側重閣講堂。
그때 마하남(摩訶男)이라는 리차(離車)족 사람이 몇 일을 걸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그때 그 리차족 사람은 ‘만일 내가 세존께 일찍이 찾아간다면 세존과 내가 아는 비구들은 모두 선정에 들어 계실 것이다. 나는 이제 일곱 그루 암라(菴羅)나무가 있는 아기비(阿耆毘) 외도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는 곧 부란나가섭(富蘭那迦葉)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때 부란나가섭은 외도들의 우두머리로서 500외도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높은 소리로 떠들면서 세속 일을 지껄이고 있었다.
그때 부란나가섭은 멀리서 리차족 마하남이 오는 것을 보고 그 권속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분부하였다.
018_0734_c_14L時,富蘭那迦葉遙見離車摩訶男來,告其眷屬,令寂靜住:
“너희들은 조용히 하라. 저 사람은 사문 구담의 제자 리차족 마하남이다. 저 자는 사문구담의 재가 제자 중에 이 비야리에서 제일 우두머리인 자이다. 그는 항상 고요함을 즐거워하고 고요함을 찬탄한다. 그는 언제나 조용한 대중이 있는 곳으로만 간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조용히 해야 한다.”
018_0735_a_01L“제가 들으니, 부란나께서는 모든 제자들에게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이 중생들에게 때[垢]가 생긴다.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들은 맑고 깨끗해진다’고 설법하신다 합니다. 세간에 이런 주장이 있으니 당신은 이를 분명히 하셔야 합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헐뜯으려고 하는 말입니까? 세상 사람들이 하는 이 말은 옳은 법입니까, 그른 법입니까? 혹 세상 사람들이 이 문제로 찾아와 힐난하고 꾸짖지는 않았습니까?”
“진실로 그런 주장이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에서 함부로 퍼뜨리는 말이 아닙니다. 나의 이 주장은 법다운 주장입니다. 내가 설한 이 법은 모두 법에 따른 것입니다. 그리고 내게 찾아와 그것을 힐난하고 꾸짖은 세상 사람도 없었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마하남이여, 나는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들에게 때가 생긴다.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들은 맑고 깨끗해진다’고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마하남은 부란나의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불쾌하여 그를 꾸짖은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 숙여 발에 예배하고는 물러나 한쪽에 앉아 조금 전 부란나와 논의했던 것을 부처님께 자세히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리차족 사람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그 부란나의 부질없는 말10)은 말할 거리도 못된다. 부란나는 그처럼 어리석어 착하지 않고, 인(因)이 아니라는 것을 분별하지 못하고서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들에게 때가 생긴다.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들은 맑고 깨끗해진다’고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인이 있고 연이 있어서 중생들에게 때가 생기고, 인이 있고 연이 있어서 중생들은 맑고 깨끗해지기 때문이니라.
마하남아, 어떤 인과 연이 있어서 중생들에게 때가 생기고, 어떤 인과 어떤 연이 있어서 중생들이 맑고 깨끗해지는가? 마하남아, 만일 색(色)이 한결같이 괴로운 것으로서 즐거운 것도 아니요, 즐거움이 따르는 것도 아니며, 즐거움이 자라는 것도 아니요, 즐거움을 떠난 것이라면, 중생들은 응당 그것 때문에 애착하는 마음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018_0735_b_01L마하남아, 수(受)ㆍ상(想)ㆍ행(行)도 마찬가지이며, 만일 식(識)이 한결같이 괴로운 것으로서 즐거운 것도 아니요, 즐거움이 따르는 것도 아니며, 즐거움이 자라는 것도 아니요, 즐거움을 떠난 것이라면, 중생들은 응당 그것 때문에 애착하는 마음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마하남아, 이것이 이른바 ‘인이 있고 연이 있어서 중생들에게 때가 생긴다’는 것이니라. 마하남아, 어떤 인과 어떤 연이 있어서 중생들이 맑고 깨끗해지는가? 마하남아, 만일 색이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서 괴로운 것도 아니요, 괴로움이 따르는 것도 아니며, 근심과 괴로움이 자라는 것도 아니요, 괴로움을 떠난 것이라면, 중생들은 응당 색 때문에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 것이다.
마하남아, 색은 한결같이 즐거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괴로운 것이요, 괴로움이 따르는 것이며, 근심과 괴로움이 자라는 것이요, 괴로움이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색을 싫어하여 떠나고, 싫어하기 때문에 즐거워하지 않으며, 즐거워하지 않기 때문에 해탈하느니라.
마하남아,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은 한결같이 즐거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괴로운 것이요, 괴로움이 따르는 것이며, 근심과 괴로움이 자라는 것이요, 괴로움을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식을 싫어하여 떠나고, 싫어하기 때문에 즐거워하지 않으며, 즐거워하지 않기 때문에 해탈하느니라.
지법(知法)과 중담(重擔)과 왕예(往詣)ㆍ관(觀)ㆍ욕탐(欲貪)과 생(生)과 약설(略說)과 법인(法印)과 부란나(富蘭那)에 대해 설하셨다.
018_0735_b_20L知法及重擔, 往詣觀欲貪, 生及與略說,
法印富蘭那。
82. 죽원경(竹園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35_b_2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지제(支提)의 죽원정사(竹園精舍)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5_b_23L一時,佛住支提竹園精舍。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735_c_01L“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어떤 것에서 무상함과 괴로움을 보는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요, 법의 눈이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원하옵건대 말씀해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듣고 나서 그 말씀대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에서 무상함과 괴로움을 보고, 수ㆍ상ㆍ행ㆍ식에서 무상함과 괴로움을 보느니라. 비구들아,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모두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렇게 관찰하여 색을 싫어하고, 수ㆍ상ㆍ행ㆍ식을 싫어한다. 싫어하기 때문에 즐거워하지 않고, 즐거워하지 않기 때문에 해탈하며, 해탈하기 때문에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이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야리(毘耶離)의 미후지(獼猴池) 가에 있는 중각강당(重閣講堂)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5_c_21L一時,佛住毘耶離獼猴池側重閣講堂。爾時,世尊告諸比丘: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어떤 것에 대해 ‘나도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이와 같이 평등하고 바르게 관찰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가?”
018_0735_c_22L“多聞聖弟子於何所,見非我、不異我、不相在,如是平等正觀,如實知見?”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736_a_01L比丘白佛:
018_0736_a_01L“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요, 법의 눈이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원하옵건대 말씀해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듣고 나서 그 말씀대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018_0736_a_02L“世尊爲法根、法眼、法依,唯願爲說!諸比丘聞已,如說奉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佛告比丘: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에 대해서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보나니, 이것을 사실 그대로 보는 바른 관찰이라 한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모두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것을 사실 그대로 보는 바른 관찰이라 하며,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렇게 관찰하여 색에서 해탈하고, 수ㆍ상ㆍ행ㆍ식에서 해탈한다. 그러면 ‘그는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의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에서 해탈하였다’고 나는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6_a_21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736_b_01L“색은 무상하다. 무상하다면 괴로운 것이요, 괴로운 것은 나[我]가 아니다. 나가 아닌 것에 대해 ‘그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사실 그대로 알면, 이것을 바른 관찰이라 한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我]가 아니요, 내 것[我所]도 아니다’라고 관찰한다. 이렇게 관찰하면 모든 세간에서 전혀 취할 것이 없게 되고, 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집착할 것이 없게 되며, 집착할 것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열반(涅槃)을 깨달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6_b_09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비구들아, 어떤 것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 못하는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요, 법의 눈이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원하옵건대 말씀해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듣고 나서 그 말씀대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하다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018_0736_c_01L“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모두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비구들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하나니, 이렇게 관찰하면 모든 세간에서 전혀 취할 것이 없게 되고, 취할 것이 없으면 집착할 것이 없게 되며, 집착할 것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열반을 깨달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6_c_09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만일 무상한 색이 항상하다면 응당 그 색에는 병이 있거나 괴로움이 있지 않을 것이요, 또한 색에 대해 ‘이렇게 되었으면’ 한다든가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 없을 것이다.색이 무상하기 때문에 색에는 병이 있고 괴로움이 생기며, 또한 ‘이렇게 되었으면’ 한다든가 ‘이렇지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 있는 것이다.11)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무상하다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모두 나가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사실 그대로 알아야 하느니라.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018_0737_a_01L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을 바르게 관찰하고 바르게 관찰한 뒤에는 색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며, 탐욕을 떠나고, 즐거워하지 않으며, 해탈한다.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서도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탐욕을 떠나며, 즐거워하지 않고, 해탈하느니라.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37_a_07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색은 괴로운 것이다. 만일 색이 괴로운 것이 아니라면 응당 색에 병이 있거나 괴로움이 생기지 않을 것이며, 또한 ‘이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지 않을 것이요,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색은 괴로운 것이기 때문에 색에서 병이 생기고, 또한 색에 대해서 ‘이렇게 되었으면’ 한다든가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 있는 것이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비구들아,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모두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사실 그대로 관찰해야 하느니라.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018_0737_b_01L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에서 해탈하고, 수ㆍ상ㆍ행ㆍ식에서 해탈하나니, 그러면 ‘그는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의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에서 해탈하였다’고 나는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12부경 가운데 묻는 사람 없이 부처님 스스로 말씀하신 것을 말한다. 무문자설(無問自說) 혹은 감흥어(感興語)라고도 한다.
2)하분(下分)은 3계(界) 중에서 가장 밑에 있는 욕계(欲界)를 뜻한다. 중생을 감각적 쾌락의 세계인 욕계에 묶어두는 번뇌를 하분결이라 하는데, 여기에 유신견(有身見)ㆍ계금취견(戒禁取見)ㆍ의(疑)ㆍ욕망과 탐욕[欲貪]ㆍ진에(瞋恚)의 다섯 가지가 있다. 이를 5하분결이라 한다.
3)대만(臺灣)에서 간행된 불광대장경 각주에는 “계산해 보면 10경이라 해야 옳다. 또 뒤의 『생경(生經)』 과 『낙경(樂經)』 에서는 모두 ‘12경(十二經)’이라 하였다. 이를 참조한다면 ‘이(二)’자 위에 ‘십(十)’자가 탈락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되어 있다
5)고려대장경의 원문은 ‘운하(云何)’를 넣어 의문문 형태이다. 그러나 먼저 색에 대해서 거론하고, 뒤에 수ㆍ상ㆍ행ㆍ식을 거론하는 문맥으로 보아 ‘운하(云何)’를 빼고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으로 생각된다. ‘운하’를 빼고 해석하면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식과 식의 발생과 식의 소멸과 식에 맛들임과 식의 재앙과 식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안다’가 된다.
8)팔리어로는 sakkāyānta이다. 여기서 anta는 두 가지 극단(dve-anta)의 의미가 아니라, 구분(koṭṭasā)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여기서는 유신(有身;sakkya)을 4성제의 형식에 도입시켜 네 가지로 구분하고 그 생성과 소멸을 설명하였다.
9)윤회(輪廻)하며 떠도는 횟수를 뜻한다.
10)고려대장경 원문은 출의어(出意語)이고 팔리어로는 adhivutti pada이다. 진실과 상응하지 않는 외도의 62견(見)과 14무기(無記)를 부처님께서는 아무 의미 없는 희론(戱論)이란 뜻에서 출의어(出意語)라 하셨다.
11)이 문장의 고려대장경 원문은 ‘역득불욕령여시불령여시(亦得不欲令如是不令如是)’로 되어 있다. 고려대장경 원문에 따라 해석하면 문장이 잘 구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앞의 문장을 고려하고, 또 87.「고경(苦經)」에 의거하여 ‘역득불욕령여시(亦得不欲令如是)……’를 ‘역득욕령여시(亦得欲令如是)……’로 바꾸어 번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