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746_c_01L잡아함경 제5권
018_0746_c_01L雜阿含經卷第五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018_0746_c_02L宋天竺三藏求那跋陁羅譯

103. 차마경(差摩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46_c_03L如是我聞
어느 때 많은 상좌 비구들은 구사미국(拘舍彌國) 구사라원(瞿師羅園)에 있었다.
그때 차마(差摩) 비구는 구사미국의 발다리원(跋陀梨園)에서 지내며 심한 병을 앓고 있었는데, 다사(陀娑)라는 비구가 병자를 보살피고 있었다. 그때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나아가 상좌 비구들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여러 상좌 비구들은 다사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6_c_04L一時有衆多上座比丘住拘舍彌國瞿師羅園有差摩比丘住拘舍彌國跋陁梨園身得重病有陁娑比丘爲瞻病者陁娑比丘詣諸上座比丘禮諸上座比丘足於一面住諸上座比丘告陁娑比丘
“그대는 차마 비구에게 가서 ‘여러 상좌 비구들이 묻나니, 그대 몸은 좀 나아 안온합니까, 고통이 더 심해지진 않았습니까’라고 물어보시오.”
018_0746_c_10L汝往詣差摩比丘所語言諸上座問汝身小差安隱苦患不增劇耶
이때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분부를 받고 차마 비구에게 가 말하였다.
018_0746_c_11L陁娑比丘受諸上座比丘教至差摩比丘所語差摩比丘言
“여러 상좌 비구들께서 ‘병환은 좀 차도가 있습니까, 고통이 더하지는 않습니까’ 하고 안부를 물었습니다.”
018_0746_c_13L諸上座比丘問訊汝苦患漸差不衆苦不至增耶
차마 비구는 다사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6_c_14L差摩比丘語陁娑比丘言
“내 병은 차도가 없어 몸이 안온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고통은 갈수록 더해 나을 길이 없습니다. 만일 힘센 역사가 연약한 사람을 붙잡아 노끈으로 머리를 동여매고 두 손으로 세게 조른다면 매우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헌데 지금 내가 겪는 고통은 그보다 더합니다. 또 만일 백정이 예리한 칼로 소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끄집어낸다면 그 소의 고통이 어떻겠습니까? 그러나 지금 내 복통은 그 소보다 더합니다. 또 마치 두 역사가 연약한 한 사람을 붙들어 불 위에 매달아 놓고 두 발을 태우는 것과 같은데, 지금 내 두 발의 열은 그보다 더합니다.”
018_0746_c_15L我病不差不安隱身諸苦轉增無救譬如多力士夫取羸劣人以繩繼頭兩手急絞大苦痛我今苦痛有過於彼譬如屠以利刀生割其腹取其內藏其牛腹痛當何可堪我今腹痛甚於彼牛如二力士捉一劣夫懸著火上燒其兩足我今兩足熱過於彼
018_0747_a_01L이때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차마 비구가 말한 병세를 여러 상좌들에게 자세히 말씀드렸다. 여러 상좌 비구들은 다시 다사 비구를 차마 비구에게 보내며 “세존께서는 5수음(受陰)을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色受陰)ㆍ수수음(受受陰)ㆍ상수음(想受陰)ㆍ행수음(行受陰)ㆍ식수음(識受陰)입니다. 그대 차마는 이 5수음에 대해 ‘나[我]도 아니요, 내 것[我所]도 아니다’라고 조금이라도 관찰해 보았습니까” 하고 말하게 하였다.
018_0746_c_22L陁娑比丘還至諸上座所以差摩比丘所說病狀具白諸上座諸上座還遣陁娑比丘至差摩比丘所語差摩比丘世尊所說有五受陰何等爲五受陰識受陰汝差摩能少觀察此五受陰非我非我所耶
그때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분부를 받고 차마 비구에게 가서 말하였다.
018_0747_a_06L陁娑比丘受諸上座比丘教已往語差摩比丘言
“여러 상좌 비구들께서 당신께 ‘세존께서는 5수음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는 조금이라도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해 보았습니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018_0747_a_08L諸上座語汝世尊說五受陰汝少能觀察非我非我所耶
차마 비구는 다사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7_a_09L差摩比丘語陁娑言
“나는 그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할 수 있습니다.”
018_0747_a_10L我於彼五受陰能觀察非我非我所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돌아가 아뢰었다.
陁娑比丘還白諸上座
“차마 비구는 ‘나는 5수음에 대해서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할 수 있습니다’고 말하였습니다.”
018_0747_a_11L差摩比丘言我於五受陰能觀察非我非我所
여러 상좌 비구들은 다시 다사 비구를 보내어 차마 비구에게 묻게 하였다.
018_0747_a_13L諸上座比丘復遣陁娑比丘語差摩比丘言
“그대가 5수음에 대해서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할 수 있다면, 그대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과 같습니까?”
018_0747_a_14L汝能於五受陰觀察非我非我所如漏盡阿羅漢耶
이때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분부를 받고 차마 비구에게 가서 말하였다.
018_0747_a_15L陁娑比丘受諸上座比丘教往詣差摩比丘所語差摩言
“비구여, 5수음에 대해 그와 같이 관찰할 수 있다면 당신은 번뇌가 다한 아라한과 같습니까?”
018_0747_a_17L比丘能如是觀五受陰者如漏盡阿羅漢耶
차마 비구는 다사 비구에게 대답하였다.
018_0747_a_18L差摩比丘語陁娑比丘言
“나는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하지만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닙니다.”
018_0747_a_19L我觀五受陰非我非我所非漏盡阿羅漢也
이때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돌아가 아뢰었다.
018_0747_a_20L陁娑比丘還至諸上座所白諸上座
“차마 비구는 ‘나는 5수음에 대해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지만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닙니다’고 말하였습니다.”
018_0747_a_21L差摩比丘言我觀五受陰非我非我所而非漏盡阿羅漢也
이때 여러 상좌 비구들이 다사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7_a_23L諸上座語陁娑比
018_0747_b_01L“그대는 다시 차마 비구에게 가서 ‘그대가 〈나는 5수음에 대해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지만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고 말하시오.”
018_0747_b_01L汝復還語差摩比丘汝言(我觀五受陰非我非我所而非漏盡阿羅漢)前後相違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분부를 받고 차마 비구에게 가 말하였다.
018_0747_b_03L陁娑比丘受諸上座比丘往語差摩比丘
“당신께서 ‘나는 5수음에 대해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지만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다’고 말씀하신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018_0747_b_04L汝言我觀五受陰非我非我所而非漏盡阿羅漢前後相違
차마 비구는 다사 비구에게 말하였다.
差摩比丘語陁娑比丘言
“내가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하지만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라고 말한 것은, 내가 아직은 나라는 교만[我慢]과 나라는 탐욕[我欲]과 나라는 번뇌[我使]를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018_0747_b_06L我於五受陰觀察非我非我所而非阿羅漢者我於我慢我欲我使未斷未知未離未吐
다사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돌아가 아뢰었다.
018_0747_b_09L陁娑比丘還至諸上座所白諸上座
“차마 비구는 ‘내가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지만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라고 말한 것은, 5수음에 대해서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탐욕과 나라는 번뇌를 아직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하였기 때문입니다’고 말하였습니다.”
018_0747_b_10L差摩比丘言我於五受陰觀察非我非我所而非漏盡阿羅漢於五受陰我慢我欲我使未斷未離未吐
여러 상좌 비구들은 다시 다사 비구를 보내 차마 비구에게 말하게 하였다.
018_0747_b_13L諸上座復遣陁娑比丘語差摩比丘言
“그대는 나[我]가 있다고 말했는데, 어느 곳에 나가 있습니까? 색을 나라고 합니까? 나는 색과 다릅니까?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이 나입니까? 나는 식과 다릅니까?”
018_0747_b_14L汝言有我於何所有爲色是我爲我異色識是爲我異識耶
차마 비구는 다사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7_b_16L差摩比丘語陁娑比丘言
“나는 ‘색이 나다. 나는 색과 다르다.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은 나다. 나는 식과 다르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5수음에 대해서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탐욕과 나라는 번뇌를 아직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했습니다.”
018_0747_b_17L我不言色是我我異色識是我我異識然於五受陰我慢我使未斷未知未離未吐
차마 비구는 다시 다사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7_b_19L差摩比丘語陁娑比丘言
“어찌 번거롭게 그대를 오가게 하겠습니까? 그대는 지팡이를 가져다 주십시오. 지팡이를 짚고 내가 직접 그 상좌들께 가보겠습니다. 지팡이를 가져다 주십시오.”
018_0747_b_20L何煩令汝驅驅往汝取杖來我自扶杖詣彼上座授以杖
018_0747_c_01L차마 비구는 곧 스스로 지팡이를 짚고 여러 상좌들에게로 갔다. 이때 여러 상좌들은 멀리서 차마 비구가 지팡이를 짚고 오는 것을 보고는 몸소 자리를 펴고 발을 얹을 궤를 바로 놓았고, 직접 나가 그를 맞이하면서 가사와 발우를 받고 자리를 권해 앉게 하고, 서로 위로한 뒤에 차마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7_b_22L差摩比丘卽自扶杖詣諸上諸上座遙見差摩比丘扶杖而自爲敷座安停腳机自往迎接持衣鉢命令就座共相慰勞慰勞已語差摩比丘言
“그대는 나라는 교만[我慢]을 말했는데, 어디서 나[我]를 봅니까? 색이 나입니까? 나는 색과 다릅니까?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이 나입니까? 나는 식과 다릅니까?”
018_0747_c_03L汝言我慢何所見我色是我耶我異色耶識是我我異識耶
차마 비구는 아뢰었다.
差摩比丘白言
“색이 나인 것도 아니요, 나는 색과 다른 것도 아닙니다.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이 나인 것도 아니요, 나는 식과 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5수음에 대해서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탐욕과 나라는 번뇌를 아직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했습니다. 그 나[我]라는 것은 마치 우발라(優鉢羅)1)ㆍ발담마(鉢曇摩)2)ㆍ구모두(拘牟頭)3)ㆍ분다리(分陀利)4) 꽃들의 향기와 같습니다. 즉 뿌리가 곧 향기입니까? 향기는 뿌리와 다른 것입니까? 줄기ㆍ잎도 마찬가지이며, 꽃술의 정추(精麤)가 곧 향기입니까? 향기는 그 정추와 다른 것입니까? 이런 등등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018_0747_c_05L非色是非我異色非受識是我非我異識能於五受陰我慢我欲我使未知未離未吐譬如優鉢羅鉢曇拘牟頭分陁利華香爲卽根香耶爲香異根耶爲莖葉鬚精麤香耶爲香異精麤耶爲等說不
여러 상좌들은 대답하였다.
018_0747_c_11L諸上座答
“아닙니다. 차마 비구야, 우발라ㆍ발담마ㆍ구모두ㆍ분다리 꽃들의 뿌리가 곧 향기인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향기가 뿌리와 다른 것도 아닙니다. 줄기ㆍ잎도 마찬가지이며, 꽃술의 정추가 곧 향기인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향기가 그 정추와 다른 것도 아닙니다.”
018_0747_c_12L不也差摩比丘非優鉢羅鉢曇摩拘牟頭分陁利根卽是香非香異根亦非莖葉鬚精麤是香亦非香異精麤也
차마 비구가 다시 물었다.
差摩比丘復問
“그러면 그것은 어떤 향기입니까?”
상좌들이 대답했다.
“그것은 꽃향기입니다.”
018_0747_c_15L彼何等香上座答言是華香
차마 비구는 말하였다.
差摩比丘復言
“나[我]라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색이 곧 나인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나는 색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이 곧 나인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나는 식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이처럼 저는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보지만 아직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탐욕과 나라는 번뇌를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했습니다.
018_0747_c_16L我亦如非色卽我我不離色非受卽我我不離識然我於五受陰見非非我所而於我慢我欲我使未斷未知未離未吐
여러 상좌들께서는 제 말을 들으십시오. 무릇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로 인해 이해하게 됩니다. 그것은 마치 유모의 옷을 세탁하는 집에 주면 여러 가지 잿물로 때를 빼고, 그래도 여전히 남는 냄새가 있을 때는 여러 가지 향 연기로 냄새를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018_0747_c_20L諸上座聽我說譬智者因譬類得解譬如乳母衣付浣衣者以種種灰湯浣濯塵垢猶有餘要以種種雜香薰令消滅
018_0748_a_01L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도 5수음을 떠나 ‘그것은 나가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바르게 관찰하지만 그 5수음에서 아직은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탐욕과 나라는 번뇌를 끊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떠나지 못하고, 뱉어 버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뒤에 다시 5수음에 대해서 생각을 더욱 골똘히 해 ‘이것은 색이요, 이것은 색의 발생이며, 이것은 색의 소멸이다.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이것은 식이요, 이것은 식의 발생이며, 이것은 식의 소멸이다’라고 그 생성과 소멸을 관찰합니다. 그래서 5수음에 대해 이렇게 그 생성과 소멸을 관찰한 뒤에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탐욕과 나라는 번뇌를 모두 없앱니다. 이것을 진실한 바른 관찰이라 합니다.”
018_0747_c_23L如是聞聖弟子離於五受陰正觀非我我所能於五受陰我慢我欲我使未知未離未吐然後於五受陰增進思惟觀察生滅此色此色集此色此受此識集此識滅於五受陰如是觀生滅已我慢我欲我使一切悉除是名眞實正觀
차마 비구가 이 법을 설명했을 때, 모든 상좌 비구들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018_0748_a_07L差摩比丘說此法時彼諸上座遠塵離垢得法眼淨
그리고 차마 비구는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아 마음이 해탈하게 되었고, 법의 기쁨과 이익 때문에 몸의 병이 모두 없어졌다. 이때 여러 상좌 비구들은 차마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8_a_09L差摩比丘不起諸漏心得解脫法喜利故身病悉除諸上座比丘語差摩比丘言
“우리는 그대의 첫 설법을 들었을 때 이미 이해하고 이미 즐거워하였으니, 어찌 거듭 들어볼 필요가 있었겠습니까! 우리가 다시 물었던 것은 그대의 미묘한 변재를 들어보기 위함이었지 그대를 희롱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대는 과연 능히 여래ㆍ응공[應]ㆍ등정각(等正覺)의 법을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018_0748_a_11L我聞仁者初所說解已樂況復重聞所以問者欲發仁者微妙辯才非爲嬈亂汝便堪能廣說如來等正覺法
이때 상좌 비구들은 차마 비구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48_a_14L諸上座聞差摩比丘所說歡喜奉行

104. 염마경(焰摩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48_a_15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염마가(焰摩迦)라는 어떤 비구는 잘못된 소견을 일으켜 이렇게 말하였다.
018_0748_a_16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有比丘名焰摩迦起惡邪見作如是言
“내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이해하기로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시는 아무 것도 없다.”
018_0748_a_18L如我解佛所說法盡阿羅漢身壞命終更無所有
그때 많은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그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염마가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8_a_19L衆多比丘聞彼所說往詣其所語焰摩迦比丘言
“그대가 ‘내가 부처님께서 말씀하는 법을 이해하기로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시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여러분.”
018_0748_a_21L汝實作是說如我解佛所說法漏盡阿羅漢身壞命終更無所有答言實爾諸尊
그때 모든 비구들은 염마가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8_a_23L諸比丘語焰摩迦
018_0748_b_01L“세존을 비방하지 마시오. 세존을 비방하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세존께서는 그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대는 마땅히 그런 잘못된 소견을 다 버려야 합니다.”
018_0748_b_01L勿謗世尊謗世尊者不尊不作是說汝當盡捨此惡邪見
모든 비구들이 이렇게 말했지만 염마가 비구는 그래도 그 잘못된 소견을 고집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018_0748_b_02L比丘說此語時焰摩迦比丘猶執惡邪見作如是言
“여러분, 오직 이것만이 진실이요, 다른 것은 다 허망합니다.”
018_0748_b_04L諸尊唯此眞實異則虛妄
이렇게 세 번을 말하였다. 이때 모든 비구들은 염마가 비구를 조복시킬 수 없자 곧 그를 버리고 떠났다. 그들은 존자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에게 말하였다.
018_0748_b_05L如是三說諸比丘不能調伏焰摩迦比丘卽便捨去往詣尊者舍利弗所語尊者舍利弗言
“존자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저 염마가 비구는 이러한 잘못된 소견을 일으켜 ‘내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이해하기로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시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저희가 그 말을 듣고 일부러 염마가 비구를 찾아가 ‘그대가 그런 소견을 말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고 물었더니, 그는 저희들에게 ‘여러분, 사실입니다. 다른 말은 다 어리석은 말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018_0748_b_07L尊者當知彼焰摩迦比丘起如是惡邪見言解知佛所說法漏盡阿羅漢身壞命終更無所有我等聞彼所說已故往問焰摩迦比丘汝實作如是知見耶彼答我言諸尊實爾異則愚說
그래서 저희는 곧 그에게 ‘그대는 세존을 비방하지 마시오. 세존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대는 마땅히 그 잘못된 소견을 버려야 합니다’고 재삼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래도 그 잘못된 소견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금 존자께 찾아온 것입니다. 원컨대 존자께서는 저 염마가 비구를 가엾이 여겨 그로 하여금 그 잘못된 소견을 버리게 해 주십시오.”
018_0748_b_12L我卽語言汝勿謗世尊世尊不作此語當捨此惡邪見再三諫彼猶不捨惡邪見是故我今詣尊者所唯願尊者當令焰摩迦比丘息惡邪見憐愍彼
사리불은 말하였다.
舍利弗言
“그렇게 하지요. 내가 꼭 그로 하여금 그 잘못된 소견을 버리게 하리다.”
018_0748_b_17L如是我當令彼息惡邪
그때 많은 비구들은 사리불의 말을 듣고 모두 기뻐하면서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018_0748_b_18L衆多比丘聞舍利弗語歡喜隨而還本處
018_0748_c_01L그때 존자 사리불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한 뒤에는 성을 나와 다시 정사로 돌아왔고 가사와 발우를 챙겨서는 염마가 비구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때 염마가 비구는 멀리서 존자 사리불이 오는 것을 보고는 자리를 펴고 발을 씻고 발을 얻는 궤를 바로 놓았고, 나가 맞이하면서 가사와 발우를 받고 자리에 앉기를 권하였다.존자 사리불은 자리로 나아가 발을 씻은 뒤에 염마가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8_b_19L爾時尊者舍利弗晨朝著衣持鉢舍衛城乞食食已出城還精舍擧衣鉢已往詣焰摩迦比丘所焰摩迦比丘遙見尊者舍利弗來卽爲敷座洗足安停腳机奉迎爲執衣鉢請令就座尊者舍利弗就座洗足已語焰摩迦比丘
“그대가 ‘내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이해하기로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시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018_0748_c_03L汝實作如是語我解知世尊所說法漏盡阿羅漢身壞命終所有
염마가 비구는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焰摩迦比丘白舍利弗言
“사실입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018_0748_c_05L尊者舍利弗
사리불은 말하였다.
舍利弗言
“내가 이제 그대에게 물으리니 그대는 마음대로 대답하라. 어떤가 염마가야,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존자 사리불이여, 그것은 무상합니다.”
“만일 무상하다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018_0748_c_06L我今問汝隨意答我云何焰摩迦色爲常耶非常耶答言尊者舍利弗無常復問若無常者是苦不答言是苦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018_0748_c_09L復問無常是變易法多聞聖弟子寧於中見我異我相在不答言不也尊者舍利弗識亦復如是
사리불은 다시 물었다.
復問
“어떤가 염마가야, 색(色)이 여래(如來)인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이 여래인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018_0748_c_12L焰摩迦色是如來耶答言不也者舍利弗識是如來耶答言不也尊者舍利弗
“어떤가 염마가야, 색을 떠나서 여래가 있는가? 수ㆍ상ㆍ행ㆍ식을 떠나서 여래가 있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018_0748_c_15L復問云何焰摩迦異色有如來耶異受識有如來答言不也尊者舍利弗
다시 물었다.
復問
“색 안에 여래가 있는가? 수ㆍ상ㆍ행ㆍ식 안에 여래가 있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018_0748_c_17L色中有如來耶識中有如來耶不也尊者舍利弗
다시 물었다.
復問
“여래 안에 색이 있는가? 여래 안에 수ㆍ상ㆍ행ㆍ식이 있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018_0748_c_19L如來中有色耶如來中有受識耶答言尊者舍利弗
다시 물었다.
復問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을 떠나서 여래가 있는가?”
“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018_0748_c_21L非色有如來耶答言不也尊者舍利弗
018_0749_a_01L“그와 같이 염마가야, 여래께서는 법의 진실을 보고 이처럼 아무 얻을 것 없는 데에 머물러 주장하는 것이 없으시다. 그런데 너는 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을 내가 이해하기로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였는가? 그것을 알맞은 말이라 생각하는가?”“아닙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018_0748_c_22L焰摩迦如來見法眞實如住無所無所施設汝云何言我解知世尊所說漏盡阿羅漢身壞命終無所有爲時說耶答言不也尊者舍利弗
다시 물었다.
018_0749_a_03L
“염마가야, 아까는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을 내가 이해하기로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라고 말하더니, 지금은 어째서 아니라고 말하는가?”
018_0749_a_04L焰摩迦先言我解知世尊所說盡阿羅漢身壞命終無所有云何今復言非耶
“존자 사리불이여, 저는 아까 알지 못하고 어두웠기 때문에 그렇게 잘못된 소견으로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존자 사리불의 말씀을 듣고 나선 알지 못하던 것과 무명(無明)이 모두 끊어졌습니다.”
018_0749_a_06L焰摩迦比丘言尊者舍利我先不解無明故作如是惡邪見說聞尊者舍利弗說已不解無明一切悉斷
다시 물었다.
復問
“염마가야, 만일 다시 ‘비구야, 먼저는 그렇게 잘못된 소견으로 말하였는데, 지금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보았기에 그것을 다 멀리 떠날 수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너는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018_0749_a_09L焰摩迦若復問比丘如先惡邪見所說今何所知見一切悉得遠離汝當云何答
“존자 사리불이여, 만일 누가 와서 그렇게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색이 무상하고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인 줄을 압니다. 그러므로 괴로운 것을 지극히 고요하고 맑고 시원하게 하며 아주 없어지게 합니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만일 누가 와서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018_0749_a_11L焰摩迦答言尊者舍利弗若有來問者我當如是答盡阿羅漢色無常無常者是苦苦者寂靜淸涼永沒識亦復如是有來問者作如是答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염마가 비구야, 너는 마땅히 그렇게 대답해야 한다. 왜냐 하면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색은 무상한 것이요,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이며,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면 그것은 나고 멸하는 법인 줄을 알기 때문이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018_0749_a_15L舍利弗言善哉善哉焰摩迦比丘汝應如是答所以者何漏盡阿羅漢色無常無常者是若無常苦者是生滅法亦復如是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말했을 때, 염마가 비구는 티끌과 때를 멀리 떠나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존자 사리불은 염마가 비구에게 말하였다.
018_0749_a_19L尊者舍利弗說是法時摩迦比丘遠塵離垢得法眼淨尊者舍利弗語焰摩迦比丘
018_0749_b_01L“이제 비유로 설명하리라. 대개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로써 이해하게 된다. 마치 어떤 장자의 아들과 같다. 그는 큰 부자로서 재물이 많아 널리 종을 구해 재물을 잘 보호하게 하였다. 이때 그의 원수인 어떤 악한 사람이 거짓으로 찾아와 친한 척 붙어서는 그의 종이 되어 늘 기회를 노렸다. 그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그 곁에서 모시면서 일에는 조심하고 말은 공손히 하여 그 주인의 마음을 기쁘게 하였다. 그래서 그 주인은 그를 친한 벗처럼 생각하고 자식처럼 생각하면서 철저히 믿고 의심하지 않아 자기 몸 지키기를 예사로 하였다. 그래서 그 뒤 그 종은 칼을 가지고 그의 목숨을 끊었다.
018_0749_a_21L今當說譬智者以譬得解如長者子長者子大富多財廣求僕從善守護財物怨家惡人詐來親附爲作僕從常伺其便晩眠早起侍息左右謹敬其事遜其言辭令主意悅作親友想子想極信不疑不自防護然後手執利刀以斷其命
염마가 비구야,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그 악한 원수가 그의 친구가 되었던 것은 처음부터 방편으로 해칠 마음을 가지고 그 기회를 노리다가 결국 그렇게 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데도 그 장자는 그런 줄을 깨닫지 못하다가 이제 와서 해침을 당한 것이 아닌가?”
“실로 그렇습니다. 존자시여.”
018_0749_b_05L焰摩迦比丘於意云何惡怨家爲長者親友非爲初始方便害心常伺其便至其終耶而彼長者不能覺知至今受害答言實爾尊者
사리불이 염마가 비구에게 물었다.
018_0749_b_08L舍利弗語焰摩迦比丘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그 장자가 처음부터 그 사람이 거짓으로 친한척하며 해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자신을 잘 보호했더라면 해침을 당하지 않았겠는가?”
“그렇습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018_0749_b_09L於意云何長者本知彼人詐親欲害善自防護不受害耶答言如是尊者舍利弗
“그와 같이 염마가 비구야,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5수음에 대해 그것은 항상하다는 생각, 안온하다는 생각, 병들지 않는다는 생각, 나라는 생각, 내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이 5수음을 보호하고 아끼다가 마침내 원수인 이 5수음의 해침을 당한다. 이것은 마치 저 장자가 거짓으로 친한척하는 원수를 해침을 받을 때까지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과 같다.
018_0749_b_11L焰摩迦比丘愚癡無聞凡夫於五受陰作常想安隱想不病想我想所想於此五受陰保持護惜終爲此五受陰怨家所害如彼長者爲詐親怨家所害而不覺知
그러나 염마가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병과 같고, 종기와 같으며, 가시와 같고, 살기와 같으며, 무상하고, 괴로우며, 공하고, 나가 아니며,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한다. 그래서 그 5수음에 집착하지도 않고 그것을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집착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열반을 깨닫는다.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018_0749_b_16L焰摩迦多聞聖弟子於此五受陰觀察如病如癰如殺無常非我非我所於此五受陰不著不受不受故不著不著故自覺涅槃我生已盡梵行已立作已作自知不受後有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말하자 염마가 비구는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였다. 존자 사리불은 염마가 비구를 위해 설법하여 가르치고 기쁘게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0749_b_21L尊者舍利弗說是法時焰摩迦比丘不起諸漏得解脫尊者舍利弗爲焰摩迦比丘說法喜已從座起去
018_0749_c_01L
105. 선니경(仙尼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49_c_0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외도 출가자 선니(仙尼)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공손히 인사드리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018_0749_c_02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有外道出家名仙尼來詣佛所恭敬問訊於一面坐白佛言
“세존이시여, 예전 언제가 사문 바라문, 혹은 차라가(遮羅迦),5) 혹은 출가한 이들은 희유강당(希有講堂)에 모여 이런 이치를 이야기하였습니다.
‘부란나가섭(富蘭那迦葉)6)은 대중의 주인이 되어 500제자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 제자들 가운데는 지극히 지혜로운 사람도 있었고 지극히 미련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죽음에 다다랐을 때, 그 스승은 그들이 어디로 가서 태어날지를 예언하지 않았다.
018_0749_c_04L先一日時若沙門若婆羅門遮羅迦若出家集於希有講堂如是義稱富蘭那迦葉爲大衆主五百弟子前後圍遶其中有極聰慧者有鈍根者及其命終悉不記說其所往生
또 말가리구사리자(末迦梨瞿舍利子)도 대중의 주인이 되어 500제자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 제자들 가운데는 지혜로운 사람도 있었고 미련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죽음에 다다랐을 때, 그 스승은 그들이 어디로 가서 태어날지를 예언하지 않았다.
018_0749_c_10L復有末迦梨瞿舍利子爲大衆主五百弟子前後圍遶其諸弟子有聰慧者有鈍根者及其命終悉不記說所往生處
이와 같이 선사나비라지자(先闍那毘羅胝子)ㆍ아기다시사흠바라(阿耆多翅舍欽婆羅)ㆍ가라구다가전연(迦羅拘陀迦栴延)ㆍ니건타야제자(尼揵陀若提子) 등도 각각 500제자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그들 역시 앞의 사람들과 같았다.’
018_0749_c_13L如是先闍那毘羅胝子耆多翅舍欽婆羅迦羅拘陁迦栴延尼揵陁若提子等各與五百弟子前後圍遶亦如前者
그런데 사문 구담이시여, 그때 그 사람들 중에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문 구담은 대중의 주인이 되어 그의 여러 제자들 중에 목숨을 마치는 사람이 있으면 곧 아무개는 저기에 태어나고 아무개는 여기에 태어난다고 예언한다.’
저는 그 말을 듣고 먼저 의심이 생겼습니다. 사문 구담께서는 어떻게 그러한 법을 얻으셨습니까?”
018_0749_c_16L沙門瞿曇爾時亦在彼論中言沙門瞿曇爲大衆主諸弟子有命終者卽記說言某生彼某生此處我先生疑云何沙門瞿曇得如此法
부처님께서 선니에게 말씀하셨다.
佛告仙尼
018_0750_a_01L“너는 의심하지 말라. 미혹이 있으면 그는 곧 의심을 일으키게 된다. 선니야, 마땅히 알라. 세 종류의 스승이 있으니,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어떤 스승은 ‘현세에서 진실로 이것이 나[我]다’라고 하며 제가 아는 대로 말하지만 목숨을 마친 뒤의 일은 능히 알지 못한다. 이런 이를 세간에 출현하는 첫 번째 스승이라 한다. 또 선니야, 어떤 스승은 ‘현세에서 진실로 이것이 나다’라고 보고 ‘목숨을 마친 뒤에도 또한 이것이 나다’라고 보아 제가 아는 대로 말한다. 또 선니야, 어떤 스승은 ‘현세에서 진실로 이것이 나다’라고 보지도 않고 ‘목숨을 마친 뒤에 진실로 이것이 나다’라고 보지도 않는다.
018_0749_c_20L汝莫生疑有惑故彼則生疑仙尼當知有三種何等爲三有一師見現在世眞實是我如所知說而無能知命終後事是名第一師出於世閒復次仙尼一師見現在世眞實是我命終之後亦見是我如所知說復次先尼有一不見現在世眞實是我亦復不見命終之後眞實是我
선니야, ‘현세에서만 진실로 이것이 나다’라고 하며 제가 아는 대로 말하는 첫 번째 스승의 견해를 단견(斷見)이라 한다. ‘현세에서나 후세에서나 진실로 이것이 나다’라고 하며 제가 아는 대로 말하는 두 번째 스승의 견해를 상견(常見)이라 한다. ‘현세에서 진실로 이것이 나다라고 보지 않고, 목숨을 마친 뒤의 나도 또한 보지 않는다’는 것은 곧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의 말이다. 그는 ‘현세에서 애욕을 끊고 탐욕을 떠나 모든 번뇌를 없애면 열반(涅槃)을 얻는다’고 말한다.”
018_0750_a_05L仙尼其第一師見現在世眞實是我如所知說者曰斷見彼第二師見今世後世眞實是我如所知說者則是常見彼第三師不見現在世眞實是我命終之後亦不見我是則如來等正覺說法愛斷離欲滅盡涅槃
선니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仙尼白佛言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의심만 더욱 더할 뿐입니다.”
018_0750_a_11L世尊我聞世尊所說遂更增疑
부처님께서는 선니에게 말씀하셨다.
018_0750_a_12L佛告仙尼
“마땅히 의심을 더해야 할 것이다. 왜냐 하면 이것은 매우 깊은 이치로써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려워 모름지기 깊이 관찰해야만 미묘하게 도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것은 지혜로운 사람만이 알 수 있고 범부 중생들은 분별해 알 수 없는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중생들은 오랜 세월 동안 잘못 보고, 잘못 참았으며, 잘못 찾고, 잘못 원하였기 때문이니라.”
018_0750_a_13L正應增疑所以者何此甚深處難見難知應須甚深照微妙至到慧所了凡衆生類未能辯知所以者衆生長夜異見異忍異求異欲故
선니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750_a_16L仙尼白佛言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 앞에서 마음에 깨끗한 믿음을 얻었습니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설법하시어 저로 하여금 이 자리에서 혜안(慧眼)이 청정하게 하여 주소서.”
018_0750_a_17L世尊我於世尊所心得淨信唯願世尊爲我說法令我卽於此座慧眼淸淨
부처님께서는 선니에게 말씀하셨다.
佛告仙尼
“이제 너를 위해 좋아하는 대로 설명하리라. 선니야,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만일 무상하다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018_0750_a_19L今當爲汝隨所樂說佛告仙尼色是常耶爲無常耶答言無常世尊復問仙尼若無常者是苦耶答言是苦
018_0750_b_01L“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018_0750_a_22L世尊復問仙若無常是變易法多聞聖弟子寧於中見我異我相在不答言不也世尊亦復如是
세존께서는 다시 물으셨다.
復問
“어떠냐 선니야, 색이 여래인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ㆍ상ㆍ행ㆍ식이 여래인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018_0750_b_02L云何仙尼色是如來耶答言不也世尊識是如來耶答言不也世尊
다시 물으셨다.
018_0750_b_04L
“선니야, 색을 떠나서 여래가 있는가? 수ㆍ상ㆍ행ㆍ식을 떠나서 여래가 있는가?”
018_0750_b_05L仙尼異色有如來耶異受有如來耶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答言不也世尊
여래는 다시 물으셨다.
復問
“선니야, 색 안에 여래가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선니야, 여래 안에 색이 있는가? 여래 안에 수ㆍ상ㆍ행ㆍ식이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선니야, 색도 아니고 수ㆍ상ㆍ행ㆍ식도 아닌 것이 여래인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018_0750_b_06L仙尼色中有如來耶識中有如來答言不也世尊復問仙尼如來中有色耶如來中有受識耶答言不也世尊復問仙尼非色非受識有如來耶答言不也世尊
부처님께서는 선니에게 말씀하셨다.
018_0750_b_11L佛告仙
“나의 여러 제자들은 내 말을 듣고도 그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해 교만[慢]을 일으키고 빈틈없는 한결같음[無間等]7)을 얻지 못한다. 빈틈없이 한결같지 못하기 때문에 곧 교만이 끊어지지 않고, 교만이 끊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 음(陰)을 버린 뒤에도 다른 음과 합하여 계속해 태어나느니라. 그러므로 선니야, 나는 이런 제자들에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이러저러한 곳에 태어난다’고 예언한다. 왜냐 하면 그들에게는 남은 교만이 있기 때문이니라.
018_0750_b_12L我諸弟子聞我所說不悉解義而起慢無閒等非無閒等故慢則不斷慢不斷故捨此陰已與陰相續生故仙尼我則記說是諸弟子身壞命生彼彼處所以者何以彼有餘慢
018_0750_c_01L그러나 선니야, 내 말을 듣고 그 뜻을 능히 이해하는 나의 여러 제자들은 모든 교만에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얻는다.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얻기 때문에 모든 교만이 끊어지고, 모든 교만이 끊어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시는 계속해 태어나지 않는다. 선니야, 나는 이런 제자들에겐 ‘이 음을 버린 뒤에 이러저러한 곳에 다시 태어난다’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예언할 만한 인연이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내가 그들에 대해서 예언해야 한다면 나는 ‘그들은 모든 애욕을 끊고 유결(有結)8)을 길이 떠나 바른 뜻으로 해탈하여 고통을 완전히 벗어나리라’고 예언할 것이다. 나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늘 교만의 허물[慢過]과 교만의 발생[慢集]과 교만의 생성[慢生]과 교만의 일어남[慢起]에 대하여 말하였다. 만일 그 교만에 대해서 빈틈없이 한결같이 관찰한다면 갖가지 고통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018_0750_b_17L仙尼我諸弟子於我所說能解義彼於諸慢得無閒等得無閒等故諸慢則斷諸慢斷故身壞命終更不相續仙尼如是弟子我不說彼捨此陰已生彼彼處所以者何無因緣可記說故欲令我記說者當記說彼斷諸愛欲永離有結正意解脫究竟苦我從昔來及今現在常說慢過慢生慢起若於慢無閒等觀衆苦不生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시자, 출가한 선니는 티끌과 때를 멀리 떠나고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때 출가한 선니는 법을 보고 법을 얻어 모든 의혹을 끊었다. 그래서 남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남의 구제를 받지 않고도 바른 법 안에서 마음에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018_0750_c_03L佛說此法時仙尼出家遠塵離得法眼淨爾時仙尼出家見法得法斷諸疑惑不由他知不由他度於正法中心得無畏從座起合掌白佛言
“세존이시여, 저도 바른 법 안에서 출가하여 범행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018_0750_c_07L世尊我得於正法中出家修梵行不
부처님께서 선니에게 말씀하셨다.
佛告仙尼
“너는 바른 법 안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얻을 수 있고 비구의 신분이 될 수 있느니라.”
018_0750_c_08L汝於正法得出家具足戒得比丘分
그때 선니는 출가하여 홀로 고요한 곳으로 가서 방일하지 않으며 지냈고, ‘족성자들이 출가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치고서 믿음으로 집에서 집 아닌 데로 출가한 목적대로, 위없는 범행을 완전히 이루고 현세에서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안다’라고 사유하고 아라한이 되었다.
018_0750_c_09L爾時仙尼得出家獨一靜處修不放逸住如是思惟所以族姓子剃除鬚髮正信非家家學道修行梵行見法自知得證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作自知不受後有得阿羅漢
선니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聞佛所說歡喜奉行

106. 아누라도경(阿㝹羅度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50_c_1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아누라도(阿㝹羅度)9) 비구는 기사굴산(耆闍崛山)에 있었다.
이때 많은 외도 출가자들이 아누라도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서로 인사한 뒤 한쪽에 서서 아누라도에게 여쭈었다.
018_0750_c_15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有比丘名阿㝹羅度住耆闍崛山有衆多外道出家往詣阿㝹羅度所共相問訊共相問訊已一面住白阿㝹羅度言
“물어 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혹 한가하다면 해석해 주시겠습니까?”
018_0750_c_19L欲有所問有閑睱爲解釋不
아누라도는 여러 외도들에게 말하였다.
018_0750_c_20L阿㝹羅度語諸外道言
018_0751_a_01L“마음대로 물으시오. 아는 것은 대답하리다.”
“어떻습니까 존자여, 여래는 죽은 뒤에도 존재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라면 그것은 무기(無記)10)입니다.”
“여래는 죽은 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라면 그것 또한 무기입니다.”
“여래는 죽은 뒤에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합니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라면 그것 또한 무기입니다.”
018_0750_c_21L隨所欲問知者當答諸外道復云何尊者如來死後爲有耶阿㝹羅度言如世尊說此是無記又問來死後爲無耶阿㝹羅度言如世尊說此亦無記又問如來死後有無耶非有非無耶阿㝹羅度言如世尊說此亦無
외도들은 다시 물었다.
復問阿㝹羅度言
“왜 존자께서는 ‘여래는 죽은 뒤에 존재합니까’라고 물어도 무기(無記)라고 대답하고, ‘죽은 뒤에 존재하지 않습니까’라고 물어도 무기라고 대답하며, ‘죽은 뒤에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합니까, 존재하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까’라고 물어도 무기라고 말씀하십니까? 어떻습니까 존자여, 그러면 사문 구담은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것입니까?”
018_0751_a_03L云何尊者如來死後有耶說言無記死後無耶說言無記死後有無耶非有非無耶說言無記尊者沙門瞿曇爲不知不見耶
아누라도는 대답하였다.
018_0751_a_06L㝹羅度言
“세존께서는 알지 못하는 것도 아니요,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世尊非不知非不見
이때 모든 외도들은 아누라도의 말을 불쾌하게 여겨 그를 꾸짖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때 아누라도는 모든 외도들이 떠난 줄을 알고 부처님이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서서 모든 외도들이 물었던 것을 부처님께 자세히 말씀드리고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018_0751_a_07L諸外道於阿㝹羅度所說心不喜悅呵罵已從座起去阿㝹羅度知諸外道去已往詣佛所稽首佛足於一面住以諸外道所問向佛廣說白佛
“세존이시여, 저들은 그렇게 물었고 저는 그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저의 대답은 모든 법의 말씀과 맞는 것입니까? 세존을 비방한 것이 되지는 않았습니까? 법을 따른 것입니까, 법을 어긴 것입니까? 누가 와서 힐난함으로써 그의 꾸짖음을 받지나 않겠습니까?”
018_0751_a_12L世尊彼如是問我如是答爲順諸法說耶得無謗世尊耶爲順法耶違法耶無令他來難詰墮呵責處耶
부처님께서는 아누라도에게 말씀하셨다.
018_0751_a_14L佛告阿㝹羅度言
“내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묻는 대로 대답하라. 아누라도야,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수ㆍ상ㆍ행ㆍ식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018_0751_a_15L我今問汝隨所問阿㝹羅度色爲常耶爲無常耶無常爲常無常耶答言無常世尊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염마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식이 여래인가?”
“아닙니다.”
018_0751_a_18L如焰摩迦契經廣說乃至識是如來耶答曰不也
부처님께서는 아누라도에게 말씀하셨다.
佛告阿㝹羅度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모든 법의 말을 따랐고 여래를 비방하지 않았으며, 차례를 뛰어넘은 것이 아니다. 여래가 말한 것처럼 법을 따라서 말한 것이다. 따라서 찾아와 힐난하거나 꾸짖을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색(色)을 사실 그대로 알고, 색의 발생[色集]과 색의 소멸[色滅]과 색의 소멸에 이르는 길[色滅道跡]을 사실 그대로 알기 때문이다.
아누라도야, 만일 여래가 한 일을 버리고 ‘아는 것도 없고 본 것도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당치도 않은 말이니라.”
018_0751_a_19L作如是說者隨順諸記不謗如來爲越次如如來說諸次法說無有能來難詰訶責者所以者何我於色如實知色集色滅色滅道迹如實知㝹羅度若捨如來所作無知無見說此非等說
018_0751_b_01L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아누라도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51_b_02L佛說此經已阿㝹羅度聞佛所說歡喜奉行

107. 장자경(長者經)1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51_b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지국(婆祇國) 설수바라산(設首婆羅山)의 녹야원 깊은 숲 속에 계셨다.
그때 120세에 나이가 많아 감각기관이 허물어지고, 파리하고 쇠약하며 병들어 괴로워하던 나구라(那拘羅) 장자라는 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존과 또 전부터 존경하며 가까이 알았던 비구들이 뵙고싶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751_b_04L一時佛住婆祇國設首婆羅山鹿野深林中爾時有那拘羅長百二十歲年耆根熟羸劣苦病欲覲見世尊及先所宗重知識比丘來詣佛所稽首佛足退坐一面白佛
“세존이시여, 저는 나이 많고 쇠약하며 병들어 괴로워하면서도 스스로 애를 써서 세존과 또 전부터 존경하고 가까이 알던 스님들을 뵈려고 왔습니다. 원하옵건대 저를 위해 설법하시어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게 하소서.”
018_0751_b_09L世尊我年衰老羸劣苦病自力勉覲見世尊及先所宗重知識比丘唯願世尊爲我說法令我長夜安樂
그때 세존께서는 나구라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8_0751_b_11L爾時世尊告那拘羅長者
“훌륭하구나. 장자야, 너는 실로 나이 많아 감각기관이 허물어지고 쇠약하여 병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스스로 애를 써서 여래와 또 다른 존경하고 가까이 알던 비구들을 찾아왔구나. 장자야, 마땅히 알라. 괴롭고 병든 몸에서 항상 괴롭지도 병들지도 않는 마음을 닦아야 하느니라.”
018_0751_b_12L善哉長者汝實年老根熟羸劣苦患而能自力覲見如來幷餘宗重知識比丘長者當知於苦患身常當修學不苦患身
그때 세존께서는 나구라 장자를 위해 가르치고 기쁘게 하신 뒤에 잠자코 계셨다. 나구라 장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이때 존자 사리불은 세존에게서 멀지 않은 어떤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나구라 장자는 존자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이때 존자 사리불이 장자에게 물었다.
018_0751_b_15L爾時世尊爲那拘羅長者示默然而住那拘羅長者聞佛所說喜隨喜禮佛而去尊者舍利弗去世尊不遠坐一樹下那拘羅長者往詣尊者舍利弗所稽首禮足退坐一尊者舍利弗問長者言
“지금 그대는 모든 감각기관에 기쁨이 넘치고 얼굴빛이 선명합니다. 세존에게서 어떤 깊은 법을 들을 수 있었습니까?”
018_0751_b_21L汝今諸根和悅貌色鮮明於世尊所得聞深法耶
나구라 장자는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那拘羅長者白舍利弗
018_0751_c_01L“오늘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기쁘게 하시고, 감로법(甘露法)으로 제 몸과 마음을 적셔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모든 감각기관에 기쁨이 넘치고 얼굴빛이 선명한 것입니다.”
“세존께서 그대에게 어떤 법을 말씀하시어 가르쳐 기쁘게 하시고, 감로법으로 윤택하게 하셨습니까?”
018_0751_b_23L今日世尊爲我說法以甘露法我身心是故我今諸根和悅顏貌鮮尊者舍利弗問長者言世尊爲汝說何等法甘露潤澤
“저는 아까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나아가 ‘저는 나이 많고 쇠약하여 병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스스로 애를 써서 세존과 또 존경하고 가까이 알던 비구들을 뵈러 왔습니다’고 세존께 아뢰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제게 ‘훌륭하구나. 장자야, 너는 실로 나이 많고 쇠약하여 병으로 괴로워하면서도 능히 스스로의 힘으로 나와 또 전부터 존경하던 비구들을 보러 왔구나. 너는 지금 그 괴롭고 병든 몸에서 항상 괴롭지도 병들지도 않는 마음을 닦아야 하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이러한 법을 말씀하시어 가르쳐 기쁘게 하시고 감로(甘露)로써 윤택하게 하셨습니다.”
018_0751_c_04L那拘羅長者白舍利弗我向詣世尊所世尊言我年衰老羸劣苦患自力而覲見世尊及所宗重知識比丘告我言善哉長者汝實衰老羸劣苦而能自力詣我及見先所宗重比汝今於此苦患之身常當修學不苦患身世尊爲我說如是法甘露潤澤
존자 사리불은 장자에게 물었다.
尊者舍利弗問長者言
“그대는 왜 아까 ‘어떤 것이 몸도 병들어 괴롭고 마음도 병들어 괴로운 것이며, 어떤 것이 몸은 병들어 괴롭지만 마음은 병들지도 괴롭지도 않은 것입니까’ 하고 세존께 거듭 여쭈지 않았습니까?”
018_0751_c_12L汝向何不重問世尊云何苦患身患心云何苦患身不苦患心
장자는 대답하였다.
018_0751_c_14L長者答
“제가 그 때문에 존자께 찾아왔습니다. 원하옵건대 저를 위해 그 법의 요긴한 점을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018_0751_c_15L我以是義故來詣尊者唯願爲我略說法要
존자 사리불은 장자에게 말하였다.
尊者舍利弗語長者言
“훌륭합니다. 장자여,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으십시오. 그대를 위해 설명하리다.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의 발생[色集]과 색의 소멸[色滅]과 색의 재앙[色患]과 색에 맛들임[色味]과 색에서 벗어남[色離]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합니다.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색을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색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그것을 거두어 취하다가 만일 그 색이 무너지거나 달라지면 마음도 그 따라 움직여 고통과 번민이 생깁니다. 고통과 번민이 생긴 뒤에는 두려워하고 마음이 막히며, 돌아보고 근심하며 잊지 못합니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나니, 이것을 몸과 마음이 괴롭고 병든 것이라 합니다.
018_0751_c_16L長者汝今諦聽當爲汝說愚癡無聞凡夫於色集色滅色患色味色離不如實知不如實知故愛樂於色色是我是我所而取攝受彼色若壞若異心識隨轉惱苦生惱苦生已障閡顧念憂苦結戀於受亦復如是是名身心苦患
018_0752_a_01L어떤 것을 몸은 괴롭고 병들었지만 마음은 괴롭지도 병들지도 않은 것이라 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사실 그대로 안 뒤에는 그것을 사랑하거나 즐거워하지 않아 ‘색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 색이 혹 변하거나 달라지더라도 마음이 그것을 따라 움직여 괴로움과 번민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마음이 따라 움직여 괴로움과 번민이 생기는 일이 없으면, 두려워하거나 마음이 막히거나 돌아보거나 애착하지 않습니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것을 몸은 괴롭고 병들었으나 마음은 괴롭지도 병들지도 않은 것이라 합니다.”
018_0751_c_23L云何身苦心不苦患多聞聖弟子於色集色味色患色離如實知如實知已不生愛樂見色是我是我所彼色若若異心不隨轉惱苦生心不隨轉惱苦生已得不恐怖障㝵顧念結戀識亦復如是是名身苦患不苦患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설명하자 나구라 장자는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때 나구라 장자는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법을 알고 법에 들어가 모든 의심을 벗어나서, 남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바른 법 안에서 마음에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민 뒤에 공경히 합장하고 존자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018_0752_a_07L尊者舍利弗說是法時那拘羅長者得法眼淨爾時那拘羅長者見法得法知法入法度諸狐疑不由於他於正法中心得無畏從座起衣服恭敬合掌白尊者舍利弗
“저는 이미 초월하였고 이미 건넜습니다. 저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승가, 삼보에 귀의하여 우바새가 되겠습니다. 저를 인증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삼보에 귀의하겠습니다.”
018_0752_a_11L我已已度我今歸依佛僧寶爲優婆證知我我今盡壽歸依三寶
그때 나구라 장자는 존자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018_0752_a_13L爾時那拘羅長者聞尊者舍利弗所說喜隨喜作禮而去

108. 서경(西經)1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52_a_15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석씨의 천현(天現)마을에 계셨다.
그때 서방의 많은 비구들은 서방으로 돌아가 안거하려 하면서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찾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어 여러 가지로 가르치고 기쁘게 하셨다. 이때 서방의 많은 비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752_a_16L一時佛住釋氏天現聚落爾時有西方衆多比丘欲還西方安詣世尊所稽首佛足退坐一面世尊爲其說法種種示喜已時西方衆多比丘從座起合掌白佛言
“세존이시여, 저희들 서방의 많은 비구들은 서방으로 돌아가 안거하고자 이제 하직을 고합니다.”
018_0752_a_21L世尊我西方衆多比丘欲還西方安居今請奉辭
부처님께서는 모든 서방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52_a_22L佛告西方諸比丘
018_0752_b_01L“너희들은 사리불에게 하직을 고하였는가?”
“아직 하직을 고하지 않았습니다.”
“사리불은 순수하게 범행을 닦는다. 너희들은 가서 하직을 고하거라. 그는 능히 너희들로 하여금 이치로써 이익되게 하여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게 하리라.”
018_0752_a_23L汝辭舍利弗未答言未辭告西方諸比丘舍利弗淳修梵行當奉辭能令汝等以義饒益長夜安
이때 모든 서방 비구들은 하직하고 물러나 떠나려 하였다.
이때 존자 사리불은 부처님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의 어떤 견고수(堅固樹) 밑에 앉아 있었다. 모든 서방 비구들은 존자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물러앉아 사리불께 아뢰었다.
018_0752_b_03L西方諸比丘辭退欲去尊者舍利弗去佛不遠坐一堅固樹下西方諸比丘往詣尊者舍利弗所稽首禮足退坐一面白尊者舍利弗言
“저희는 서방으로 돌아가 안거하려고 일부러 찾아와 하직을 아룁니다.”
018_0752_b_06L等欲還西方安居故來奉辭
사리불은 말하였다.
018_0752_b_07L舍利弗
“그대들은 세존께 하직을 아뢰었습니까?”
汝等辭世尊未
“이미 아뢰었습니다.”
“그대들이 서방으로 돌아가면 여러 다른 나라의 여러 사람들이 반드시 그대들에게 질문할 것입니다. 그대들은 세존에게서 들은 좋은 설법을 잘 배우고, 잘 기억하며, 잘 관찰하고, 잘 들어가 능히 그들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여 부처님을 비방하는 것이 되지 않게 할 수 있겠습니까? 또 그들이 힐난하고 꾸짖거나 폄하하고 등지는 일이 없게 할 수 있겠습니까?”
018_0752_b_08L答言已辭舍利弗汝等還西方處處異國種種異衆必當問汝汝等今於世尊所聞善說當善受善持善觀善入足能爲彼具足宣說不毀佛耶不令彼衆難問詰責墮負處耶
모든 비구들은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彼諸比丘白舍利弗
“저희들은 법을 듣기 위해 존자께 찾아왔습니다. 원컨대 존자께서는 저희를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018_0752_b_13L我等爲聞法故來詣尊者唯願尊者具爲我說哀愍故
존자 사리불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018_0752_b_15L尊者舍利弗告諸比丘
“염부제 사람들은 총명하고 날카롭습니다. 혹 찰리나 바라문, 장자, 사문들은 반드시 그대들에게 ‘너희들의 스승은 어떻게 설법하며 무엇을 너희들에게 가르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그대들은 ‘우리 스승께서는 오직 욕망과 탐욕[欲貪]을 항복 받으라고 말씀하시고 이것으로써 가르치신다’고 대답해야 합니다.
018_0752_b_16L閻浮提人聰明利根若剎利婆羅門若長者若沙門必當問汝彼大師云何說法以何教教汝當答大師唯說調伏欲貪以此教教
그들은 다시 그대들에게 ‘어떤 법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는가’고 물을 것이니, 그대들은 다시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스승께서는 오직 저 색음(色陰)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음(受陰)ㆍ상음(想陰)ㆍ행음(行陰)ㆍ식음(識陰)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스승께서는 이렇게 설법하신다.’
018_0752_b_19L復問汝於何法中調伏欲貪當復答大師唯說於彼色陰調伏欲貪識陰調伏欲貪我大師如是說法
018_0752_c_01L그들은 다시 ‘욕망과 탐욕에 어떤 재앙이 있기에 너희 스승은 색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음ㆍ상음ㆍ행음ㆍ식음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고 말하는가’고 물을 것이니, 그대들은 다시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만일 색에 대해서 욕심을 끊지 않고, 탐욕을 끊지 않으며, 사랑을 끊지 않고, 생각을 끊지 않고, 갈망을 끊지 않으면 그 색이 변하거나 혹은 달라질 때에 곧 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민이 생기리니,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 욕망과 탐욕에서 이러한 재앙을 보았기 때문에 색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는 것이다.’
018_0752_b_23L彼當復問欲貪有何過患故師說於色調伏欲貪識調伏欲貪汝復應答言若於色欲不斷不斷愛不斷念不斷渴不斷者彼色若變若異則生憂亦復如是見欲貪有如是過故於色調伏欲貪於受識調伏欲貪
그들은 다시 ‘욕망과 탐욕을 끊으면 어떤 행복과 이익이 있다고 보기에 너희 스승은 색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고 말하는가’라고 물을 것이니, 그대들은 다시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만일 색에 대해서 욕심을 끊고 탐욕을 끊으며, 생각을 끊고 사랑을 끊고 갈망을 끊으면, 그 색이 변하거나 혹은 달라지더라도 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
018_0752_c_06L復當問見斷欲貪有何福利故大師說於色調伏欲貪於受識調伏欲貪當復答言若於色斷欲斷貪斷愛斷渴彼色若變若異不起憂識亦復如是
여러분, 만일 좋지 않은 법의 인연을 받고도 현세에서 즐겁게 살면서 괴로워하지도 않고, 걸리지도 않으며, 번민하지도 않고, 애태우지도 않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도 좋은 곳에 태어난다면, 세존께서는 끝내 ‘모든 좋지 않은 법은 끊어야 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이요, 또한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으면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가르치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018_0752_c_11L諸尊受諸不善法因緣故今得現法樂住不苦不㝵不惱不熱身壞命終生於善處者世尊終不說言當斷諸不善亦不教人於佛法中修諸梵行盡苦邊
모든 좋지 않은 법의 인연을 받기 때문에 현세에서 괴롭게 살면서 걸리고, 마음이 타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나쁜 세계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마땅히 모든 좋지 않은 법을 끊고,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아 평등하게 괴로움을 없애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018_0752_c_16L以受諸不善法因緣故今現法苦住障㝵熱惱身壞命終墮惡道是故世尊說言當斷不善法於佛法中修諸梵行平等盡苦究竟苦邊
018_0753_a_01L만일 모든 착한 법의 인연을 받고도 현세에서 괴롭게 살면서 걸리고, 마음이 타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도 나쁜 세계에 떨어진다면, 세존께서는 끝내 ‘착한 법을 받아 가지고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아 평등하게 괴로움을 없애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착한 법을 받아 가지면 현세에서 즐겁게 살면서 괴로워하지 않고, 걸리지도 않으며, 번민하지도 않고, 애태우지도 않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도 좋은 곳에 태어납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그것을 찬탄하시면서 사람들에게 ‘모든 착한 법을 받고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아 평등하게 괴로움을 없애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라’고 가르치신 것입니다.”
018_0752_c_19L若受諸善法因緣現法苦住障㝵熱身壞命終墮惡道中者世尊終不說受持善法於佛法中修諸梵行等盡苦究竟苦邊受持善法現法樂不苦不㝵不惱不熱身壞命終於善處是故世尊讚歎教人受諸善於佛法中修諸梵行平等盡苦竟苦邊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설명하자 여러 서방 비구들은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였다.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설명하자, 모든 비구들은 다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018_0753_a_04L尊者舍利弗說是法時西方諸比丘不起諸漏心得解脫尊者舍利弗說是法時諸比丘歡喜隨喜禮而去

109. 모단경(毛端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53_a_0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753_a_08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비유하면 둘레가 50유순(由旬)이요 깊이 또한 그와 같은 어떤 못이 있는데 거기에 물이 가득 차 있는 것과 같다. 어떤 장부[士夫]가 털이나 풀이나 혹은 손톱으로 그 물을 뜬다면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냐? 그 장부가 뜬 물이 많으냐, 못 물이 많으냐?”
018_0753_a_09L譬如池水方五十由旬深亦如是其水盈滿復有士夫以毛以草或以指爪以渧彼水諸比丘於意云何彼士夫水渧爲多池水爲多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比丘白佛
“그 장부가 털이나 풀이나 손톱으로 뜬 물이 적습니다. 적다고 말할 것도 없으니, 그 못 물은 엄청나게 많기가 백천만 배나 되어 견줄 수도 없습니다.”
“그와 같이 모든 비구들아, 진리를 본 사람이 끊은 온갖 괴로움도 그 못 물과 같으니라. 그리고 그것은 미래에도 영원히 다시 나지 않느니라.”
018_0753_a_13L彼士夫以以草或以指爪所渧之水少少不足言池水甚多百千萬倍不可爲比如是諸比丘見諦者所斷衆苦如彼池水於未來世永不復生
그때 세존께서는 이 법을 말씀하신 뒤 방으로 들어가 좌선하셨다. 이때 존자 사리불이 대중 가운데 앉아 있다가 세존께서 방으로 들어가신 뒤에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018_0753_a_17L爾時世尊說是法已入室坐禪尊者舍利弗於衆中坐世尊入室去後告諸比丘
018_0753_b_01L“세존께서 오늘 못에 비유해 하신 말씀은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거룩한 제자가 진리를 완전하게 본다면 빈틈없는 한결같음[無間等]을 그 과보로 얻기 때문입니다. 혹 어떤 범부는 삿된 소견인 신견(身見)ㆍ근본신견(根本身見)ㆍ집신견(集身見)ㆍ생신견(生身見)이 일어나, 이른바 근심하고 기가 죽거나 기뻐하고 아끼며 나[我]를 말하고, 중생을 말하며, 기특한 일과 자랑스러운 일을 말합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삿된 소견을 모두 없애버리고 그 근본을 끊으면 마치 다라 나무를 자른 것과 같아 미래에 다시는 나지 않을 것입니다.
018_0753_a_19L未曾所聞世尊今日善說池譬所以者何聖弟子具足見諦得無閒等果若凡俗邪見身見根本身見集身見身見起謂憂慼隱覆慶吉保惜說衆生說奇特矜擧如是衆邪皆除滅斷除根本如折多羅樹於未來世更不復生
모든 비구들이여, 이른바 ‘진리를 본 거룩한 제자들은 위의 여러 가지 사특한 소견을 끊어 미래에 영원히 다시 나지 않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는 색 안에 있다. 색은 나 안에 있다’고 보며, ‘수ㆍ상ㆍ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는 식 안에 있다. 식은 나 안에 있다’고 봅니다.
018_0753_b_03L諸比丘何等爲見諦聖弟子斷上衆邪於未來世永不復愚癡無聞凡夫見色是我異我我在色色在我見受是我異我我在識識在我
어떻게 ‘색(色)은 곧 나[我]다’라고 보는가? 일체는 땅이라고 관찰하는 삼매[地一切入處正受]13)를 얻어 관찰한 뒤에는 ‘땅은 곧 나요, 나는 곧 땅이다. 나와 땅은 오직 하나요, 둘이 없으며, 다르지도 않고, 나눌 수도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일체는 물ㆍ불ㆍ바람ㆍ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이라고 관찰하는 삼매를 얻어 관찰한 뒤에는 ‘행(行)은 곧 나요, 나는 곧 행이다. 그것들은 오직 하나요 둘이 없으며, 다르지도 않고, 나눌 수도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모든 입처(入處)에 대해서 낱낱이 나라고 헤아리나니, 이것이 ‘색은 곧 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018_0753_b_07L云何見色是我得地一切入處正受觀已作是念地卽是我我卽是地我及地唯一無二不異不如是水白一切入處正受觀已作是念行卽是我我卽是唯一無二不異不別如是於一切入處一一計我是名色卽是我
어떻게 ‘색(色)은 나[我]와 다르다’고 보는가? 만일 그가 수(受)를 곧 나[我]라고 본다면, 그는 수를 곧 나라고 본 뒤에는 색(色)을 곧 내 것[我所]이라고 보며, 혹은 상ㆍ행ㆍ식을 곧 나라고 보고 색(色)을 곧 내 것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나 안에 색이 있다’고 보는가? 이른바 수(受)를 곧 나라고 보고는 색(色)은 나 안에 있다고 보며, 혹은 상ㆍ행ㆍ식을 곧 나라고 보고는 색은 나 안에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색 안에 나가 있다’고 보는가? 이른바 수(受)가 곧 나로서 색 안에 머무르고, 색에 들어가 온몸에 두루한다고 보며, 상ㆍ행ㆍ식이 곧 나로서 색 안에 머무르고 온몸에 두루한다고 봅니다. 이것이 ‘색 안에 나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018_0753_b_13L云何見色異我若彼見受是我見受是我見色是我所或見想識卽是我見色是我所云何見我中色謂見受是我色在我中又見想識卽是我色在我中云何見色中我謂見受卽是我於色中住入於色周遍其四體見想識是我於色中住周遍其四是名色中我
018_0753_c_01L어떻게 ‘수(受)는 곧 나[我]다’라고 보는가? 이른바 6수신(受身)이니,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수와 귀ㆍ코ㆍ혀ㆍ몸ㆍ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수입니다. 이 6수신에 그 하나 하나가 곧 나요, 나는 곧 수라고 보나니, 이것이 ‘수는 곧 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수는 나와 다르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을 곧 나라고 보고는 수를 내 것이라고 보며, 상ㆍ행ㆍ식을 곧 나라고 보고는 수를 내 것이라고 보나니, 이것이 ‘수는 나와 다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018_0753_b_21L云何見受卽是我六受身—眼觸生受意觸生此六受身—見是我我是受是名受卽是我云何見受異我謂見色是受是我所謂想識是我受是我是名受異我
어떻게 ‘나 안에 수가 있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을 곧 나라고 보고는 수는 그 안에 있다고 보며, 상ㆍ행ㆍ식을 곧 나라고 보고는 수는 그 안에 있다고 보나니, 이것이 ‘나 안에 수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수 안에 나가 있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이 곧 나로서 수 안에 머무르고 온몸에 두루한다고 보며, 상ㆍ행ㆍ식이 곧 나로서 수 안에 머무르고 온몸에 두루한다고 보나니, 이것이 ‘수 안에 나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018_0753_c_03L云何見我中受謂色是我受在其中識是我受在其云何見受中我謂色是我於受中住周遍其四體識是我於受中住周遍其四體是名受中我
어떻게 ‘상(想)은 곧 나[我]다’라고 보는가? 이른바 6상신(想身)이니,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상과 귀ㆍ코ㆍ혀ㆍ몸ㆍ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상입니다. 이 6상신 하나하나를 곧 나라고 보나니 이것이 ‘상은 곧 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상은 나와 다르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을 곧 나라고 보고는 상은 곧 내 것이라 보며, 식(識)14)을 곧 나라고 보고는 상을 곧 내 것이라고 보나니, 이것이 ‘상은 나와 다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018_0753_c_07L云何見想卽是我謂六想身—眼觸生想意觸生想此六想身—見是我是名想卽是我云何見想異我謂見色是我想是我所識是我想是我所是名想異我
어떻게 ‘나 안에 상이 있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은 곧 나로서 상은 그 안에 머무른다고 보며, 수ㆍ행ㆍ식이 곧 나로서 상은 그 안에 머무른다고 봅니다.
어떻게 ‘상 안에 나가 있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이 곧 나로서 상 안에 머무르고 온몸에 두루한다고 보나니15), 이것이 ‘상 안에 나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018_0753_c_12L云何見我中想色是我想在中住識是我想在中住云何見想中我謂色是我於想中住周遍其四體是名想中我
어떻게 ‘행(行)은 곧 나[我]다’라고 보는가? 이른바 6사신(思身)이니,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의도[思]와 귀ㆍ코ㆍ혀ㆍ몸ㆍ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의도입니다. 이 6사신 하나하나를 곧 나라고 보나니 이것이 ‘행은 곧 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행은 곧 나와 다르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을 곧 나라고 보고는 행은 곧 내 것이라고 보며, 수ㆍ상ㆍ식을 곧 나라고 보고는 행은 곧 내 것이라고 보나니, 이것이 ‘행은 곧 나와 다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018_0753_c_15L云何見行是我謂六思身—眼觸生思意觸生思於此六思身—見是是名行卽是我云何見行異我色是我行是我所識是我行是我所是名行異我
018_0754_a_01L어떻게 ‘나 안에 행이 있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은 곧 나로서 행이 그 안에 머무른다고 보며, 수ㆍ상ㆍ행16)ㆍ식이 곧 나로서 행은 그 안에 머무른다고 보나니, 이것이 ‘나 안에 행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행 안에 나가 있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이 곧 나로서 행 안에 머물러 온몸에 두루한다고 보며, 이른바 수ㆍ상ㆍ식이 곧 나로서 행 안에 머물러 온몸에 두루한다고 보나니 이것이 ‘행 안에 나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018_0753_c_20L云何見我中行色是我行在中住識是我在中住是謂我中行云何見行中我謂色是我於行中住周遍其四體識是我於行中住周遍其四體是名行中我
어떻게 ‘식(識)은 곧 나[我]다’고 보는가? 이른바 6식신(識身)이니, 안식과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입니다. 이 6식신 하나하나를 곧 나라고 보나니 이것이 ‘식은 곧 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식은 나와 다르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을 곧 나라고 보고는 식은 곧 내 것이라고 보며, 수ㆍ상ㆍ행을 곧 나라고 보고는 식은 곧 내 것이라고 보나니, 이것이 ‘식은 곧 나와 다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018_0754_a_02L云何見識卽是我謂六識身—眼識意識身於此六識身—見是我是名識卽是我何見識異我見色是我識是我所行是我識是我所是名識異我
어떻게 ‘나 안에 식이 있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을 곧 나라고 보고는 식은 그 안에 머무른다고 보며, 수ㆍ상ㆍ행을 곧 나라고 보고는 식은 그 안에 머무른다고 보나니, 이것이 ‘나 안에 식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식 안에 나가 있다’고 보는가? 이른바 색이 곧 나로서 식 안에 머무르고 온몸에 두루한다고 보며, 수ㆍ상ㆍ행이 곧 나로서 식 안에 머무르고 온몸에 두루한다고 보나니, 이것이 ‘식 안에 나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018_0754_a_06L云何見我中識謂色是我識在中住行是我識在中住是名我中識云何識中我謂色是我於識中住遍其四體行是我於識中住遍其四體是名識中我
이와 같이 거룩한 제자들은 네 가지 진리를 보아 빈틈없는 한결같음[無間等]을 얻고, 모든 삿된 소견을 끊어 미래에도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색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것은 한결같이 쌓이고 모인 것이니 다음과 같이 관찰합니다. 즉 ‘일체는 무상하다. 일체는 괴롭다. 일체는 공이다. 일체는 나가 아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거두어 받아들이거나, 보호하며 지키지 말아야 한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것을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거두어 받아들이거나, 보호하며 지키지 말아야 한다’고 이렇게 관찰합니다.
018_0754_a_11L如是聖弟子見四眞諦得無閒等果斷諸邪見未來世永不復起所有諸色若過去若未來若現在若內若外若麤若細若好若醜若遠若近一向積聚作如是觀一切無常一切苦一切空一切非我不應愛樂攝受保持亦復如是不應愛樂攝受保持
이렇게 관찰한 뒤에는 마음을 잘 잡아매고 법에 어리석지 않으며 다시 관찰하고 정진하여 모든 게으른 마음을 떠나고 기쁨과 즐거움을 얻어, 몸과 마음이 고요히 쉬고 고요함과 평정에 머무릅니다. 그래서 모든 도품(道品)을 갖추고 수행이 만족하여 길이 모든 악을 여읩니다. 태우지 않은 것이 없고 소멸하지 않은 것이 없어서 소멸해 일어나지 않고, 감해서 더하지 않으며, 끊어서 나지 않고, 나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열반을 깨달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압니다.”
018_0754_a_18L如是善繫心住不愚於法復觀精進諸懈怠心得喜樂身心猗息寂靜捨具諸道品修行滿足永離諸惡不消煬非不寂滅滅而不起減而不斷而不生不生不取不著自覺涅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作知不受後有
018_0754_b_01L사리불이 이 법을 설명했을 때, 60명의 비구들은 모든 번뇌를 받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였다.
018_0754_b_02L舍利弗說是法時六十比丘不受諸漏心得解脫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54_b_03L佛說此經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110. 살차경(薩遮經)1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754_b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毘舍離)의 미후지(獼猴池) 곁에 계셨다.
그때 비사리국에는 총명하고 지혜로워 모든 이론을 잘 이해하고, 그래서 스스로 총명함을 자부하는 교만스러운 니건자(尼揵子)가 있었다. 그는 널리 모든 이론을 섭렵하였고, 묘한 지혜는 빈틈이 없었으며, 대중을 위해 설법하면 모든 논사들을 뛰어넘었다. 그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하였다.
018_0754_b_05L一時佛住毘舍離獼猴池毘舍離國有尼揵子聰慧明哲解諸論有聰明慢所廣集諸論妙智入微爲衆說法超諸論師每作是念
‘나를 당적할 어떤 사문 바라문도 없다. 나아가 여래와도 능히 함께 논의할 수 있다. 모든 논사들은 내 이름만 들어도 이마에 진땀이 흐르고, 겨드랑에서 땀이 나며, 털구멍에서는 물이 흐를 것이다. 내 이론의 바람은 능히 풀을 쓰러뜨리고 나무를 꺾으며, 쇠나 돌을 부수고 모든 용이나 코끼리까지도 항복받거늘 하물며 인간인 논사들이 어찌 나를 당할 수 있겠는가.’
018_0754_b_08L諸沙門婆羅門無敵我者乃至如來亦能共論諸論師輩聞我名者頭額腋下汗毛孔流水我論議風能偃草折樹摧破金石伏諸龍象何況人閒諸論師輩能當我者
이때 아습파서(阿濕波誓)라는 비구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위엄스런 태도로 조용하고 상냥하며 단정한 눈길과 편안한 걸음으로 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이때 살차니건자(薩遮尼揵子)는 작은 볼 일이 있어 여러 마을을 둘러 성문을 나오다가 멀리서 아습파서 비구를 보고는 곧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018_0754_b_13L有比丘名阿濕波誓晨朝著衣持鉢威儀詳序端視平涉入城乞食爾時薩遮尼楗有少緣事詣諸聚落從城門出見比丘阿濕波誓卽詣其所問言
“사문 구담은 제자들을 위해 어떻게 설법하며 어떤 법으로 제자들을 가르쳐 닦고 익히게 합니까?”
018_0754_b_17L門瞿曇爲諸弟子云何說法以何等教諸弟子令其修習
아습파서는 말하였다.
阿濕波誓言
“화종(火種) 거사18)여,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설법하시어 모든 제자들을 가르쳐 공부하게 하십니다. 즉 ‘모든 비구들아, 색에는 나가 없다고 관찰하고, 수ㆍ상ㆍ행ㆍ식에도 나는 없다고 관찰하라. 그래서 부지런히 방편을 써서 이 5수음은 병과 같고, 종기와 같으며, 가시와 같고, 살기와 같으며, 무상하고, 괴로우며, 공이요, 나가 아니라고 관찰하라’고 말씀하십니다.”
018_0754_b_19L火種居士世尊如是說法教諸弟子令隨修學諸比丘於色當觀無我識當觀無我此五受陰勤方便觀如病如癰如刺如殺無常非我
살차니건자는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불쾌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018_0754_c_01L薩遮尼揵子聞此語心不喜是言
018_0754_c_01L“아습파서여, 분명 당신이 잘못 들은 것입니다. 사문 구담은 끝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 사문 구담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것은 삿된 소견입니다. 내가 이제 그를 찾아가 힐난하여 그 소견을 그만두게 하리다.”
018_0754_c_02L阿濕波誓汝必誤聽沙門瞿曇終不作是說若沙門瞿曇作是說者則是邪見我當詣彼難詰令止
그때 살차니건자는 마을의 여러 리차(離車)19)들이 모이는 곳으로 가서 여러 리차들에게 말하였다.
018_0754_c_04L爾時遮尼犍子往詣聚落諸離車等集會之處語諸離車言
“나는 오늘 사문 구담의 제일가는 제자인 아습파서라는 사람을 만나 가볍게 논의하였다. 만일 그가 말한 것과 같다면, 나는 저 사문 구담을 찾아가 논의하여 그를 앞뒤로 잡아 흔들고 빙빙 돌려 반드시 내 생각을 따르게 하리라. 마치 장부가 풀을 베고는 그 줄기를 쥐고 공중에 흔들어 지저분한 잡티를 떨어버리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이 사문 구담과 논의하고 힐난하여 그 핵심을 잡아 앞뒤로 흔들고 빙빙 돌려 그의 생각을 따르면서 그 삿된 말을 버리게 하리라.
018_0754_c_06L我今日見沙門瞿曇第一弟子名阿濕波誓薄共論議若如其所說者我當詣彼沙門瞿曇與共論議進卻迴轉必隨我意譬如士夫刈拔茇草手執其莖空中抖擻除諸亂穢我亦如是與沙門瞿曇論議難詰執其要領進卻迴轉隨其所去其邪說
또 마치 술집에서 술 주머니를 쥐어짜 맑은 술을 거르고 그 술찌끼를 버리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이 사문 구담을 찾아가 논의하고 힐난하여 앞뒤로 잡아 흔들고 빙빙 돌려 그 맑은 진수를 취하고 그 삿된 말은 버리게 하리라. 또 마치 자리 장수가 자리에 더러운 물건을 담았다가 시장에 팔려고 할 때는 물로 자리를 씻어 모든 고약한 냄새를 없애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이 사문 구담을 찾아가 논의하고 힐난하여 앞뒤로 잡아 흔들고 빙빙 돌려 그 핵심을 잡고 온갖 더러운 말을 버리게 하리라.
018_0754_c_13L如沽酒家執其酒囊取淸醇去其糟滓我亦如是詣沙門瞿曇論議難詰進卻迴轉取其淸眞去諸邪說如織席師以席盛諸穢物欲市賣時以水洗澤去諸臭穢我亦如是詣沙門瞿曇所與共論議進卻迴轉執其綱領去諸穢說
또 마치 왕가의 코끼리를 다루는 사람이 술에 취한 큰 코끼리를 끌고 깊은 물에 들어가 그 몸을 씻고 사지와 귀와 코를 두루 목욕시켜 모든 더러운 티끌을 닦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이 사문 구담을 찾아가 논의하고 힐난하여 앞뒤로 잡아 흔들고 빙빙 돌리기를 내 마음대로 하고, 그 핵심을 잡고 온갖 더러운 말은 버리게 하리라. 그대들 모든 리차 사람들도 또한 함께 가서 그 승부를 보아야 하리라.”
018_0754_c_19L譬如王家調象之師牽大醉象入深水中洗其身體四支周遍沐浴去諸麤穢我亦如是詣沙門瞿曇所論議難詰進卻迴轉隨意自在執其要領去諸穢說汝諸離車亦應共往觀其得失
018_0755_a_01L그 중 어떤 리차족 사람은 이렇게 말하였다.
018_0755_a_01L中有離車作如是言
“살차니건자가 사문 구담과 서로 논의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018_0755_a_02L若薩遮尼犍子能與沙門瞿曇共論議者無有是處
또 어떤 사람은 말하였다.
018_0755_a_03L復有說言
“살차니건자는 총명하고 날카로워 능히 함께 논의할 수 있으리라.”
018_0755_a_04L薩遮尼犍子聰慧利根共論議
이때 500명의 리차족 사람들이 부처님과 논의하기 위해 살차니건자와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큰 숲 속의 한 나무 밑에 앉아 천주(天住)20)에 들어 계셨다. 이때 많은 비구들은 방 밖으로 나와 숲 속을 거닐다가 멀리서 살차니건자를 보았다. 그는 차츰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 모든 비구들에게 물었다.
018_0755_a_05L有五百離車與薩遮尼犍子共詣佛所爲論議故爾時世尊於大林中坐一樹下住於天住有衆多比丘出房外林中經行遙見薩遮尼犍子來漸漸詣諸比丘所問諸比丘
“사문 구담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沙門瞿曇住在何所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比丘答言
“큰 숲 속 나무 밑에서 천주에 들어 계십니다.”
018_0755_a_10L在大林中依一樹下住於天住
살차니건자는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공손히 인사하고 한쪽에 앉았다. 모든 리차족 장자들도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는데 개중엔 공경을 표하는 사람도 있었고, 합장하고 인사하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들 인사를 마치고 한쪽에 서자, 이때 살차니건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755_a_11L薩遮尼犍子卽詣佛所恭敬問訊於一面坐離車長者亦詣佛所有恭敬者有合掌問訊者問訊已於一面住薩遮尼犍子白佛言
“나는 사문 구담께서 이렇게 설법하고, 이렇게 여러 제자 비구들을 가르친다고 들었습니다. 즉 ‘색에는 나가 없다고 관찰하고, 수ㆍ상ㆍ행ㆍ식에도 나가 없다고 관찰하라. 부지런히 방편을 써서 이 5수음은 병과 같고, 종기와 같으며, 가시와 같고, 살기와 같으며, 무상하고 괴로우며 공이요 나가 아니라고 관찰하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친다 들었습니다. 정말 구담께서는 이렇게 가르치십니까? 아니면 전하는 사람이 구담을 비방하려고 하는 말입니까? 말씀하신 그대로 한 말입니까, 말씀하신 그대로 한 말이 아닙니까? 법다운 말입니까? 법과 법을 따라서 한 말입니까?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이 찾아와서 힐난했을 때, 지는 일은 없겠습니까?”
018_0755_a_15L我聞瞿曇作如是說作如是教授諸弟子—教諸弟子於色觀察無我識觀察無我五受陰勤方便觀察如病如癰如刺如殺無常非我—爲是瞿曇有如是教爲是傳者毀瞿曇耶如說說不如說說耶如法說耶法次法說無有異忍來相難詰令墮負處耶
부처님께서 살차니건자에게 말씀하셨다.
018_0755_a_22L佛告薩遮尼犍子
018_0755_b_01L“그대가 들은 바와 같습니다. 그는 내가 말한 그대로 말하였고, 법답게 말하였으며, 법과 법을 따라 말하였습니다. 나를 비방하기 위해서가 아니요, 또한 힐난하더라도 나를 지게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나는 실로 모든 제자들을 위해 그렇게 설법하였기 때문입니다. 나는 실로 모든 제자들을 가르쳐 내 법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고, ‘색에는 나가 없고, 수ㆍ상ㆍ행ㆍ식에도 나는 없다’고 관찰하게 하며, ‘이 5수음은 병과 같고, 종기와 같으며, 가시와 같고, 살기와 같으며 무상하고 괴로우며 공이요 나가 아니다’라고 관찰하도록 항상 가르칩니다.”
018_0755_a_23L如汝所聞彼如說說如法說法次法說非爲謗毀亦無難問令墮負處所以者何我實爲諸弟子如是說法我實常教諸弟子令隨順法教令觀色無我識無我觀此五受陰如病如癰如刺如殺非我
살차니건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薩遮尼犍子白佛言
“구담이여, 내가 이제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마음대로 하시오.”
“비유하면 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들이 다 땅을 의지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같이 색(色)이 곧 나[我人]로서 선과 악은 그것으로부터 생기며, 수ㆍ상ㆍ행ㆍ식이 곧 나로서 선과 악은 그것으로부터 생깁니다. 다시 비유하면 사람 세계나 귀신 세계나 약초나 나무들이 다 땅을 의지하여 나고 자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같이 색이 곧 나이고, 수ㆍ상ㆍ행ㆍ식이 곧 나입니다.”
018_0755_b_06L我今當說譬佛告薩遮尼犍子知是時譬如世閒一切所作皆依於如是色是我人善惡從生識是我人善惡從生又復譬如人界神界藥草樹木皆依於地而得生長如是色是我人識是我人
부처님께서는 화종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018_0755_b_12L告火種居士
“그대는 ‘색이 곧 나요, 수ㆍ상ㆍ행ㆍ식이 곧 나다’라고 말했습니까?”
“그렇습니다. 구담이여, 색이 곧 나요, 수ㆍ상ㆍ행ㆍ식이 곧 나입니다. 이 여러 사람들도 다 그렇게 말합니다.”
018_0755_b_13L汝言色是我人識是我人耶答言如是瞿曇色是我識是我人此等諸衆悉作是說
부처님께서 화종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佛告火種居士
“그러면 우선 그대의 주장을 세워 그것으로부터 여러 사람들을 이끄시겠습니까?”
018_0755_b_16L且立汝論本用引衆人爲
살차니건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薩遮尼犍子白佛言
“색(色)이 곧 나[我人]입니다.”
018_0755_b_17L色實是我人
부처님께서 화종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佛告火種居士
“내가 이제 그대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대답하시오. 비유하면, 국왕은 자기 나라에 죄를 지은 사람이 있으면 죽이거나 혹은 묶으며 혹은 내쫓고 혹은 때리며 손과 발을 자릅니다. 또 만일 공을 세우는 사람이 있으면 코끼리ㆍ말ㆍ수레ㆍ성ㆍ읍ㆍ재물ㆍ보배를 주나니, 이 모두를 다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구담이여.”
018_0755_b_18L我今問汝隨意答我譬如國王於自國土有罪過者若殺若縛若擯若鞭斷絕手足若有功者賜其象馬車乘城邑財寶悉能爾不答言能爾瞿曇
018_0755_c_01L“무릇 주인이라면 다 마음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구담이여.”
“그대는 ‘색이 곧 나요, 수ㆍ상ㆍ행ㆍ식이 곧 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마음대로 그것을 이렇게도 할 수 있고 이렇지 않게도 할 수 있겠습니까?”
018_0755_b_22L佛告火種居士凡是主者悉得自在不答言如是佛告火種居士汝言色是我識卽是我得隨意自在令彼如是不令如是耶
이때 살차니건자는 잠자코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화종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018_0755_c_03L薩遮尼犍子默然而住佛告火種居士
“빨리 말하시오. 빨리 말하시오. 왜 잠자코 있습니까?”
速說速說何故默然
이렇게 두 번 세 번 독촉하였으나 살차니건자는 여전히 잠자코 있었다. 이때 금강역사 귀신이 금강저를 들고 사나운 불꽃을 일으키면서 허공에서 살차니건자의 머리 위로 내려와 이렇게 말하였다.
018_0755_c_04L如是再三薩遮尼犍子猶故默然金剛力鬼神持金剛杵猛火熾然虛空中臨薩遮尼犍子頭上作是言
“세존께서 두 번 세 번 물으시는데 너는 왜 대답하지 않는가? 내가 이 금강저로 네 머리통을 부수어 일곱 조각을 내리라.”
018_0755_c_07L尊再三問汝何故不答我當以金剛杵碎破汝頭令作七分
그러나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살차니건자만 금강신을 보았고 다른 무리들은 보지 못하였다. 살차니건자는 크게 두려워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755_c_09L佛神力故令薩遮尼犍子見金剛神餘衆不見薩遮尼犍子得大恐怖白佛言
“그렇지 않습니다. 구담이여.”
018_0755_c_11L不爾
부처님께서는 살차니건자에게 말씀하셨다.
佛告薩遮尼犍子
“천천히 사유한 뒤에 대답하시오. 그대는 아까 대중 가운데서 ‘색이 곧 나요, 수ㆍ상ㆍ행ㆍ식이 곧 나다’라고 말하였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말하니, 앞뒤가 서로 어긋납니다. 그대는 이전에 늘 ‘색이 곧 나요, 수ㆍ상ㆍ행ㆍ식이 곧 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화종 거사여, 내가 이제 그대에게 묻겠습니다. 색은 영원합니까, 무상합니까?”
018_0755_c_12L徐徐思惟然後解說汝先於衆中說色是我是我而今言不前後相違汝先常說色是我識是我火種居士我今問汝色爲常耶爲無常耶
“무상합니다. 구담이여.”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입니까?”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구담이여.”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입니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고 보겠습니까?”
018_0755_c_16L答言無常瞿曇復問無常者是苦耶答言是苦瞿曇復問無常苦者是變易法多聞聖弟子寧於中見我異我相在
“아닙니다. 구담이여.”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018_0755_c_20L答曰不也瞿曇亦如是
부처님께서는 화종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佛告火種居士
“그대는 잘 생각한 뒤에 말하시오.”
汝好思而後說
다시 화종 거사에게 물으셨다.
018_0755_c_21L復問火種居士
“만일 색에 대해서 욕심을 여의지 못하고, 탐욕을 여의지 못하며, 생각을 여의지 못하고, 사랑을 여의지 못하며, 갈망을 여의지 못하였다면, 그 색이 변하거나 혹은 달라질 때에는 근심과 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생기겠습니까?”
018_0755_c_22L若於色未離貪未離欲離念未離愛未離渴彼色若變若異當生憂苦不
“그렇습니다. 구담이여.”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그와 같습니다.”
018_0756_a_01L答曰如是瞿曇亦如是說
018_0756_a_01L다시 화종 거사에게 물으셨다.
復問
“색에 대해서 탐욕을 여의고, 욕심을 여의며, 생각을 여의고, 사랑을 여의며, 갈망을 여의었다면, 그 색이 변하거나 혹은 달라지더라도 근심과 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구담이여,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018_0756_a_02L火種居士色離貪離欲離念離愛離渴彼色若變若異則不生憂悲惱苦耶答曰瞿曇如實無異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화종 거사여, 비유하면 어떤 장부가 여러 가지 고통을 몸으로 겪으며 늘 고통과 함께 지내는데, 그 고통을 끊지 않고 버리지도 않고서 과연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구담이여.”
018_0756_a_05L識亦如是火種居士譬如士夫身嬰衆苦與苦俱彼苦不斷不捨當得樂不不也瞿曇
“그렇습니다. 화종 거사여, 여러 가지 고통을 몸으로 겪으며 항상 그 고통과 함께한다면 그 고통을 끊지 않고 버리지 않고서는 즐거움을 얻을 수 없습니다. 화종 거사여, 비유하면 장부가 도끼를 가지고 산에 들어가 단단한 심이 있는 재목을 찾다가, 크고 살찌고 곧은 파초를 보고는 곧 뿌리와 잎을 자르고 껍질을 모조리 벗겨 보았지만 단단한 심은 도무지 없는 것과 같습니다.
018_0756_a_08L如是火種居士身嬰衆常與苦俱彼苦不斷不捨不得樂火種居士譬如士夫持斧入山求堅實材見芭蕉樹洪大傭直卽斷其根剽剝其皮乃至窮盡都無堅實
화종 거사여, 그대도 또한 그와 같아, 스스로 주장을 세웠지만 내가 이제 그 진실한 이치를 찾아보니 단단한 심이 도무지 없는 것이 마치 파초와 같습니다. 그런데도 그대는 대중 가운데서 감히 ‘나는 아무리 많이 아는 사문 바라문이라도, 또 많이 아는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라 할지라도 서로 논의했을 때 항복하지 않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고 말했습니다.
018_0756_a_12L種居士汝亦如是自立論端我今善求眞實之義都無堅實如芭蕉樹也而於此衆中敢有所說我不見沙門婆羅門中所知所見能與如來正覺所知所見共論議不摧伏者
그리고 또 스스로 ‘내 이론의 바람은 풀을 쓰러뜨리고, 나무를 꺾으며, 쇠와 돌을 부수고, 용과 코끼리를 항복받으며, 또 반드시 그들로 하여금 이마에서 진땀이 흐르고 겨드랑에서 땀이 나며 털구멍에서 물이 흐르게 하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대는 이제 자기 주장을 논의하다가 스스로 서지 못하고 앞서 오만하게 떠들었던 말이 항복되고 말았습니다. 자기 주장에 전력을 다하였지만 여래의 털 하나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018_0756_a_17L便自說我論議風偃草折樹能破金調伏龍象要能令彼額津腋汗孔水流汝今自論己義而不自立所誇說能伏彼相今盡自取而不能動如來一毛
그때 세존께서는 대중 가운데서 울다라승(鬱多羅僧)을 헤치고 가슴을 나타내어 보이면서 말씀하셨다.
018_0756_a_22L爾時世尊於大衆中被鬱多羅僧現胸而示
“너희들은 시험삼아 살펴보거라. 여래의 털 하나인들 움직이게 하였는가?”
018_0756_a_23L汝等試看能動如來一毛以不
018_0756_b_01L그때 살차니건자는 잠자코 머리를 숙이고 부끄러움으로 얼굴빛이 변하였다. 그때 대중 가운데 있던 돌목가(突目佉)라는 리차족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민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756_b_01L爾時薩遮尼犍子默然低頭慚愧失色爾時衆中有一離車名突目佉從座起整衣服合掌白佛
“세존이시여, 제가 비유를 들어 말하도록 허락하소서.”
“마음대로 하시오.”
018_0756_b_04L世尊聽我說譬佛告突目佉宜知是時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되를 가지고 커다란 곡식 무더기에서 두세 말 정도를 퍼낸 것과 같습니다. 지금 이 살차니건자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재물이 많은 큰 부자 장자가 갑자기 죄를 지어 재물 전부가 왕가에 귀속된 것처럼, 살차니건자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가 가진 말재주는 다 여래께 거두어졌습니다. 비유하면 성읍이나 마을 곁에 큰 강이 있는데 남녀노소가 그 강에 들어가 놀다가 물 속에서 게를 잡아 그 발을 다 끊고 육지에 두면 게는 발이 없기 때문에 다시 강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살차니건자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가 가진 모든 말재주는 다 여래에 의해 끊겼으니, 끝내 다시는 감히 여래께 찾아와 적대적으로 논쟁하지 못할 것입니다.”
018_0756_b_05L突目佉白佛言世尊譬如有人執持斗斛於大聚穀中取二三斛今此薩遮尼犍子亦復如是世尊譬如長者巨富多財忽有罪過一切財物悉入王家薩遮尼犍子亦復如是所有才辯悉爲如來之所攝受譬如城邑聚落邊有大水男女大小悉入水戲取水中蟹截斷其足置於陸地以無足故不能還復入於大水薩遮尼犍子亦復如是諸有才辯悉爲如來之所斷截終不復敢重詣如來命敵論
그때 살차니건자가 불꽃처럼 화를 내며 리차족 사람 돌목가를 호통쳤다.
018_0756_b_16L爾時薩遮尼犍子忿怒熾盛罵唾突目佉離車言
“이 더럽고 무식한 놈아, 알지도 못하면서 무엇을 지껄이느냐. 내가 사문 구담과 논의하는데 네가 무슨 참견이냐?”
018_0756_b_17L汝麤疏物不審諦何爲其鳴吾自與沙門瞿曇論何豫汝
살차니건자는 돌목가를 꾸짖은 뒤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756_b_19L薩遮尼犍子呵罵突目佉已復白佛言
“저 천하고 더러운 속물의 말은 일단 접어두고, 내가 이제 달리 물을 것이 있습니다.”
“마음대로 물으시오. 묻는 대로 대답하리다.”
“구담이여, 제자들을 위해 어떻게 설법하여 그 의혹을 떠나게 하십니까?”
018_0756_b_20L置彼凡輩鄙賤之說我今別有所問佛告薩遮尼犍子恣汝所問當隨問答云何瞿曇爲弟子說法令離疑
018_0756_c_01L“나는 모든 제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나와 다르지도 않으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사실 그대로 관찰하라.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고 말합니다.
018_0756_b_23L佛告火種居士我爲諸弟子說諸所有色若過去若未來若現在若內若外若麤若細若好若醜若遠若近彼一切如實觀察非我非異我不相識亦復如是
그들은 이렇게 배워서 반드시 도를 보아 무너트리지 않고 감당해 나가 성취하며, 그것을 싫어하고, 여의어야 할 것을 알고 보아서 감로문(甘露門)을 지킵니다. 그래서 비록 구경의 진리를 모두가 얻지는 못하더라도 모두들 열반으로 향하나니, 이렇게 제자들은 내가 가르치는 법을 좇아 의혹을 떠나게 됩니다.”
018_0756_c_04L彼學必見迹不斷壞堪任成就厭離知見守甘露雖非一切悉得究竟且向涅槃是弟子從我教法得離疑惑
다시 물었다.
復問
“구담이여, 다시 어떻게 모든 제자들을 가르쳐 그들을 불법 안에서 모든 번뇌를 다하게 하여 번뇌[漏]가 없게 하시며,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여 현세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증득해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알게 하십니까?”
018_0756_c_07L復云何教諸弟子於佛法得盡諸漏無漏心解脫慧解脫現法自知作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作知不受後有
부처님께서 화종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佛告火種居士
“바로 이런 법입니다. 즉 존재하는 모든 색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나와 다르지도 않으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사실 그대로 아는 것입니다. 수ㆍ상ㆍ행ㆍ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018_0756_c_11L正以此諸所有色若過去若未來若現在若內若外若麤若細若好若醜若遠若近彼一切如實知非我非異我相在識亦復如是
그들은 그때 세 가지 위없음[三種無上]을 성취하나니, 즉 지혜의 위없음[智無上]과 해탈의 위없음[解脫無上]과 해탈지견의 위없음[解脫知見無上]입니다. 그들은 이 세 가지 위없음을 성취한 뒤에 그 스승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기를 부처님과 같이 합니다. 세존은 모든 법을 깨달아 그 법으로써 제자들을 다루어 안온을 얻게 하고, 두려움이 없게 하며, 마음을 항복받아 지극히 고요하게 하고, 열반을 완전히 이루게 합니다. 세존은 이 열반을 위하여 모든 제자들에게 설법합니다.
018_0756_c_15L彼於爾時成就三種無上—智無上解脫無上脫知見無上成就三種無上已於大師所恭敬尊重供養如佛世尊覺一切法卽以此法調伏弟子令得安隱令得無畏調伏寂靜究竟涅槃世尊爲涅槃故爲弟子說法
화종 거사여, 나의 모든 제자들은 이 법 안에서 모든 번뇌[漏]를 다하게 되어 심해탈(心解脫)을 얻고 혜해탈(慧解脫)을 얻습니다. 그래서 현세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압니다.”
018_0756_c_21L火種居士諸弟子於此法中得盡諸漏得心解得慧解脫於現法中自知作證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作自知不受後有
018_0757_a_01L살차니건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薩遮尼犍子白佛言
“구담이시여, 장부가 사납게 휘두르며 내리치는 칼날은 오히려 면할 수 있겠지만 구담의 이론의 손아귀에서는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또 지독한 독사도 오히려 피할 수 있고, 들판을 태우는 사나운 불길도 오히려 피할 수 있으며, 술 취한 흉악한 코끼리 또한 면할 수 있고, 사납고 굶주린 사자도 다 면할 수 있겠지만, 사문 구담의 이론의 손아귀에서는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저같이 어리석고 경박한 사내는 완전치 못한 이론을 가지고 논의하기 위해 구담께 찾아올 일이 아닙니다.
018_0757_a_02L瞿曇如壯夫鋒刃亂下猶可得免瞿曇論手難可得脫如盛毒蛇猶可得避曠澤猛火猶可得避兇惡醉象亦可得免狂餓師子悉可得免沙門瞿曇論議手難可得脫非我凡品輕躁鄙夫論具不備以論議故來詣瞿曇
사문 구담이시여, 이 비사리는 풍족하고 즐거운 나라로써 차파리지제(遮波梨支提)ㆍ칠암라수지제(漆菴羅樹支提)ㆍ다자지제(多子支提) 등이 있습니다. 구담께서는 구루타지제(拘樓陀支提)나 바라수지지제(婆羅受持支提), 사중담지제(捨重擔支提)나 역사보관지제(力士寶冠支提)에 머무소서.
018_0757_a_08L沙門瞿曇毘舍離豐樂國土有遮波梨支提漆菴羅樹支提多子支提瞿曇在拘樓陁支提婆羅受持支提捨重擔支提士寶冠支提
그래서 세존이시여, 비사리국에 계시면서 모든 하늘ㆍ악마ㆍ범ㆍ사문ㆍ바라문과 모든 세간을 안락하게 하소서. 그래서 세존을 항상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고 공양함으로써 저 모든 하늘ㆍ악마ㆍ범ㆍ사문ㆍ바라문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안락을 얻게 하소서. 원하옵건대 이곳에 계시다가 내일 아침에는 대중들과 함께 변변찮은 저의 공양을 받아주십시오.”
018_0757_a_12L世尊當安樂於此毘舍離國諸天沙門婆羅門及諸世於世尊所常得恭敬奉事供養此諸天沙門婆羅門長夜安樂唯願止此明朝與諸大衆受我薄食
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이때 살차니건자는 세존께서 잠자코 허락하신 것을 알고 대중들과 함께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물러갔다.
그때 살차니건자는 가는 도중에 모든 리차족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018_0757_a_16L爾時世尊默然而許薩遮尼犍子知佛世尊默然受請已歡喜隨喜座起去爾時薩遮尼犍子於彼道中語諸離車
“나는 이미 사문 구담과 모든 대중들에게 음식을 공양하겠다고 청하였소. 그대들도 각기 한 솥씩 밥을 준비해 내게 보내시오.”
018_0757_a_20L我已請沙門瞿曇及諸大供設飯食汝等人各辦一釜食至我所
018_0757_b_01L모든 리차족 사람들은 각각 그 집으로 돌아가 밤을 세워 준비하였고 이른 아침에 살차니건자에게 보내었다. 살차니건자는 이른 아침에 깨끗이 소제하고 자리를 펴고 깨끗한 물을 준비한 뒤 사람을 보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757_a_22L諸離車各還其家星夜供辦晨朝送至薩遮尼犍子所薩遮尼犍子晨朝灑掃敷座供辦淨水遣使詣白言
“때가 되었습니다.”
時到
그때 세존께서는 대중들과 함께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살차니건자의 집으로 가서 대중 앞에 앉으셨다. 살차니건자는 손수 청정한 음식을 베풀어 대중을 만족하게 하였다. 공양이 끝나고 발우도 씻고 나자, 살차니건자는 부처님께서 공양을 마치고 발우를 씻으신 줄을 알고 낮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018_0757_b_02L爾時世尊與諸大衆衣持鉢往薩遮尼犍子所大衆前坐薩遮尼犍子自手奉施淸淨飮食足大衆食已洗鉢竟薩遮尼犍子知佛食竟洗鉢已取一畀牀於佛前坐
그때 세존께서는 살차니건자를 위해 수희게(隨喜偈)를 말씀하셨다.
018_0757_b_06L世尊爲薩遮尼犍子說隨喜偈言

모든 대회 중에서는
불을 섬기는 것 제일이고
위다(闈陀) 경전 중에서는
바비제(婆毘諦)가 제일이네.
018_0757_b_07L於諸大會中
奉火爲其最
闈陁經典中
婆毘諦爲最

사람 중에선 임금이 제일
물 중에선 바다가
뭇 별 중에선 달이 제일
밝음 중에선 해가 제일
시방의 하늘과 사람 중에선
등정각(等正覺)이 제일이네.
018_0757_b_09L人中王爲最
諸河海爲最
諸星月爲最
諸明日爲最
十方天人中
等正覺爲最

그때 세존께서는 살차니건자를 위해 여러 가지로 설법하시어 가르치고 기쁘게 하신 뒤에 본래 계시던 처소로 돌아가셨다. 이때 모든 비구들은 돌아가던 길에 서로 논의하였다.
018_0757_b_11L爾時世尊爲薩遮尼犍子種種說法喜已還歸本處諸比丘於彼道中衆共論議
“저 500의 리차족 사람은 각기 살차니건자를 위해 음식을 마련해 주었다. 저 모든 리차족 사람들은 어떤 복을 받고, 살차니건자는 어떤 복을 받을까?”
018_0757_b_14L五百離車各爲薩遮尼犍子供辦飮食彼諸離車於何得薩遮尼犍子於何得福
그때 모든 비구들은 자기 처소로 돌아가 옷과 발우를 챙겨 두고 발을 씻은 뒤에,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 숙여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아뢰었다.
018_0757_b_16L爾時諸比丘還自住處擧衣鉢洗足已至世尊頭面禮足退坐一面白佛言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아까 도중에서 ‘저 500의 리차족 사람들은 살차니건자를 위해 음식을 마련해 세존과 모든 대중들에게 공양하였다. 저 모든 리차족 사람들은 어떤 복을 받고, 살차니건자는 어떤 복을 받을까’ 하고 의논하였습니다.
018_0757_b_18L世尊我等向於路中自共論議五百離車爲薩遮尼犍子供辦飮食供養世諸大衆彼諸離車於何得福遮尼犍子於何得福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佛告諸比丘
018_0757_c_01L“저 모든 리차족 사람들은 살차니건자를 위해 음식을 마련하였으니 그들은 살차니건자를 인연하여 복을 얻을 것이요, 살차니건자는 부처님의 공덕을 복으로 얻을 것이다. 저 모든 리차족 사람들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있는 보시를 한 인연의 과보를 얻을 것이요, 살차니건자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없이 보시한 인연의 과보를 얻을 것이니라.”
018_0757_b_22L諸離車供辦飮食爲薩遮尼犍子於薩遮尼犍子所因緣得福薩遮尼犍子得福佛功德彼諸離車得施有貪癡因緣果報薩遮尼犍子得施無貪癡因緣果報

피다라십문(彼多羅十問)21)
차마(差摩)ㆍ염마(焰摩)ㆍ선니(仙尼)와
아누라(阿누羅)와 장자(長者)와
서(西)ㆍ모단(毛端)ㆍ살차(薩遮)에 대해 설하셨다.
018_0757_c_04L彼多羅十問
差摩焰仙尼
阿㝹羅長者
西毛端薩遮
雜阿含經卷第五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㓮造

  1. 1)팔리어로는 uppala이고, 오발라(烏鉢羅)로도 음역한다. 청련화(淸蓮花)로 한역한다.
  2. 2)팔리어로는 paduma이고, 적련화(赤蓮花)로 한역한다.
  3. 3)팔리어로는 kumuda이고, 지희화(地喜花)로 한역한다. 색은 흰색 혹은 붉은색이고 줄기에는 가시가 있다. 또 아직 피지 않은 연꽃을 가리키기도 한다.
  4. 4)팔리어로는 puṇḍarīka이고, 활짝 핀 흰 연꽃을 말한다.
  5. 5)팔리어로는 Caraka이고 유행승(遊行僧)이란 뜻이다.
  6. 6)이하에 거론되고 있는 자들은 부처님과 동시대를 살았던 유명한 6사외도(師外道)이다.
  7. 7)7)팔리어로는 abhisamaya이고 통상적으로 현관(現觀)ㆍ증(證)으로 한역된다. 이해하다ㆍ요해하다ㆍ통달하다는 뜻이 있다.
  8. 8)유(有)는 생사(生死)의 과보, 결(結)은 그 과보를 불러오는 번뇌를 뜻한다.
  9. 9)팔리어로는 Anurdha이고 아나율(阿那律)로 한역하기도 한다. 부처님의 10대제자 중 한 사람으로 천안제일(天眼第一)이다.
  10. 10)물음에 대하여 그 가부(可否)를 답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세존께서는 외도들의 열네 가지 물음에 대해 대답하지 않으셨는데 이를 14무기(無記)라 한다. 팔리어로는 avykata이고 이는 ‘단정지어 말한 만한 법이 없다, 대답할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11. 11)『증일아함경』 제6권 4번째 소경을 참조하라.
  12. 12)『증일아함경』 제35권 4번째 소경을 참조하라.
  13. 13)열 가지 일체처정(一切處定)의 하나이다. 일체처정은 변처정(遍處定)이라고도 하는데, 일체 만유를 하나의 대상으로 총합하여 관찰하는 방법이다. 그 대상이 되는 것에 열 가지가 있으니, 곧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ㆍ청(靑)ㆍ황(黃)ㆍ적(赤)ㆍ백(白)ㆍ공(空)ㆍ식(識)이다.
  14. 14)송ㆍ원ㆍ명 3본에는 ‘식(識)’자 앞에 ‘수행(受行)’이 있다.
  15. 15)송ㆍ원ㆍ명 3본에는 ‘受行識是我於想中住周遍其四體’ 14자가 들어가 있다. 이것을 보입하여 번역하면 ‘……두루한다고 보며, 수ㆍ행ㆍ식이 곧 나로서 상 안에 머무르고 온몸에 두루한다고 보나니, 이것이……’가 된다.
  16. 16)송ㆍ원ㆍ명 3본에는 ‘행(行)’자가 없다. 문맥으로 보아도 없어야 마땅하다.
  17. 17)『증일아함경』 제30권 10번째 소경을 참조하라.
  18. 18)팔리어로는 Aggivessana이고 불을 숭배하는 바라문을 일컫던 말이다. 부처님께서는 살차니건자를 화종 거사라고 불렀다.
  19. 19)팔리어로는 Licchavi이고 리차(利車)ㆍ율차(律車)ㆍ리차비(梨車毘) 등으로 음역한기도 한다. 비사리성에 살던 찰리 종족의 이름이다.
  20. 20)팔리본에서는 divvihra라고 하였는데, 이는 점심을 먹은 뒤의 휴식을 뜻하는 말로 주주(晝住)로도 한역한다.
  21. 21)21)경명인데 구나발타라 역본 『잡아함경』 에는 이 경이 없다. 『중아함경』 제4권에 있는 『파라뢰경(波羅牢經)』 과 경명이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