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911_c_01L잡아함경 제21권
018_0911_c_01L雜阿含經卷第二十一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018_0911_c_02L宋天竺三藏求那跋陁羅譯

559. 가마경(迦摩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1_c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라리불투로국(波羅利弗妬路國)에 계셨고, 존자 아난(阿難)과 존자 가마(迦摩)도 파라리불투로국 계림정사(鷄林精舍)에 있었다.
그때 존자 가마는 존자 아난의 처소에 찾아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아,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
018_0911_c_04L一時佛住波羅利弗妒路尊者阿難及尊者迦摩亦在波羅利弗妒路鷄林精舍尊者迦摩詣尊者阿難所共相問訊慰勞已於一面坐語尊者阿難
“신기합니다. 존자 아난이여, 눈[眼]이 있고 빛깔[色]이 있으며, 귀[耳]가 있고 소리[聲]가 있으며, 코[鼻]가 있고 냄새[香]가 있으며, 혀[舌]가 있고 맛[味]이 있으며, 몸[身]이 있고 감촉[觸]이 있으며, 뜻[意]이 있고 법(法)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비구는 이런 법들이 있어도 지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슨 까닭입니까? 존자 아난이여, 그 비구는 생각[想]이 있으면서 지각하지 않는 것입니까,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지각하지 않는 것입니까?”
018_0911_c_08L奇哉尊者阿難眼有色有耳有聲有鼻有香有舌有有身有觸有意有法而有比丘有是等法能不覺知云何尊者阿難比丘爲有想不覺知爲無想故不覺
존자 아난이 가마 비구에게 말했다.
尊者阿難語迦摩比丘言
“생각이 있는 사람도 지각하지 않을 수 있는데 하물며 생각이 없는 사람이겠습니까?”
018_0911_c_13L有想者亦不覺知況復無想
“존자 아난이여, 어떤 것을 존재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있으면서도 지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까?”
018_0911_c_14L復問尊者阿難何等爲有想於有而不覺知
존자 아난이 가마 비구에게 말했다.
018_0911_c_15L尊者阿難語迦摩比丘言
018_0912_a_01L“만일 비구가 욕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으며, 멀리 여읨에서 생겨난 기쁨과 즐거움으로 초선(初禪)에 완전하게 머물면, 이런 비구는 생각이 있지만 법이 있어도 지각하지 못합니다. 이와 같이 제2선ㆍ제3선ㆍ제4선ㆍ공입처(空入處)ㆍ식입처(識入處)ㆍ무소유입처(無所有入處)에 완전하게 머물면, 이런 비구는 생각이 있지만 법이 있어도 지각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생각이 없기 때문에 법이 있어도 지각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와 같은 비구가 모든 생각들을 기억하여 담아두지 않으면, 무상심삼매(無想心三昧)를 몸으로 증득하여 완전하게 머물게 되는데, 이것을 비구가 존재하는 법에 대한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지각하지 못하는 것이라 합니다.”
018_0911_c_16L若比丘離欲惡不善法有覺有觀離生喜樂初禪具足如是有想比丘有法而不覺知是第二第三第四禪空入處識入處無所有入處具足住如是有想比丘有法而不覺知云何無想有法而不覺知如是比丘一切想不憶念無想心三昧身作證具足住是名比丘無想於有法而不覺知
존자 가마 비구가 다시 물었다.
018_0912_a_02L尊者迦摩比丘復問尊者阿難
“만일 비구가 무상심삼매에서 들뜨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며, 해탈하여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한다면, 세존께서는 그것을 무엇의 결과요 무엇의 공덕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018_0912_a_03L若比丘無想心三昧不涌不沒解脫已住住已解脫世尊說此是何果何功德
존자 아난이 가마 비구에게 말했다.
018_0912_a_05L尊者阿難語迦摩比丘言
“만일 비구가 무상심삼매에서 들뜨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며, 해탈하여 머물거나 머물러 해탈한다면, 세존께서는 그것을 지혜의 결과요 지혜의 공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의 논의를 마치고 함께 기뻐하면서, 각각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0912_a_06L若比丘無想心三昧不涌不沒解脫已住住已解脫世尊說此是智果智功德二正士共論議已歡喜隨喜各從坐起去

560. 탁량경(度量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2_a_09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아난도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존자 아난이 비구들에게 말했다.
018_0912_a_10L一時佛住俱睒彌國瞿師羅園爾時尊者阿難亦在彼住者阿難告諸比丘
“만일 비구나 비구니가 내 앞에서 스스로 분명하게 말한다면[記說]1), 나는 마땅히 ‘훌륭하다’고 위로하고 인사하거나, 또는 네 가지 도를 요구할 것입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만일 비구나 비구니가 좌선하여 잘 머무는 마음[善住心]ㆍ집중하여 머무는 마음[局住心], 이와 같이 머무는 마음을 써서 마음을 항복 받고 지관(止觀)을 닦으며, 한마음으로 정신 통일하여 분별하고, 법을 헤아려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모든 번뇌[使]를 끊을 수 있다.’
018_0912_a_12L若比丘比丘尼於我前自記說我當善哉慰勞問訊求以四道何等爲四若比丘比丘尼作如是住心善住心局住心調伏一心等受分別於法量度習多修習已得斷諸使
만일 비구나 비구니가 내 앞에서 스스로 분명하게 말한다면 나는 곧 이와 같이 ‘훌륭하다’고 위로하거나 또는 이것을 요구하리니, 이것을 첫 번째로 도를 설명하는 것이라 합니다.
‘비구나 비구니가 바르게 앉아 사유하여 법을 선택하고, 잘 머무는 마음ㆍ집중하여 머무는 마음, 이와 같이 머무는 마음을 헤아려 마음을 항복 받고 지관(止觀)을 닦으며, 한마음으로 정신 통일하여 이와 같이 바르게 향하고 많이 머물면 모든 번뇌를 여의게 된다.’
만일 비구나 비구니가 내 앞에서 스스로 분명하게 말한다면, 나는 마땅히 이와 같이 ‘훌륭하다’고 위로하거나 또는 이것을 요구하리니, 이것을 두 번째로 도를 설명하는 것이라 합니다.
018_0912_a_17L若有比丘丘尼於我前自記說我則如是善哉慰喩或求是名說初道復次比丘丘尼正坐思惟於法選擇思量住心善住局住調伏止觀一心等受如是正向多住得離諸使若有比丘比丘尼於我前自記說我當如是善哉慰或求是名第二說道
018_0912_b_01L‘비구나 비구니가들뜨고 어지러운 마음에 붙들리면 마음을 항복 받아 앉고, 잘 머무는 마음ㆍ집중하여 머무는 마음, 이와 같이 머무는 마음에 바르게 앉아 마음을 항복 받고 지관을 닦으며, 한마음으로 정신 통일하여 이와 같이 바르게 향하고 많이 머무르면 곧 모든 번뇌를 끊게 된다.’ 만일 비구나 비구니가 내 앞에서 스스로 분명하게 말한다면, 나는 곧 이와 같이 ‘훌륭하다’고 위로하거나, 또는 이것을 요구하리니, 이것을 세 번째로 도를 설명하는 것이라 합니다.
018_0912_b_01L復次比丘丘尼爲掉亂所持以調伏心坐正坐住心善住心局住心調伏止觀一心等受化如是正向多住已則斷諸使若有比丘比丘尼於我前自記說則如是善哉慰喩或求是名第三說
‘비구나 비구니가 지(止)와 관(觀)을 화합해 함께 행하고 이와 같이 바르게 향하고 많이 머무르면 곧 모든 번뇌를 끊게 된다.’ 만일 비구나 비구니가 내 앞에서 스스로 분명하게 말한다면, 나는 곧 이와 같이 ‘훌륭하다’고 위로하고 가르치거나 또는 이것을 요구하리니, 이것을 네 번째로 도를 설명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때 여러 비구들은 존자 아난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912_b_07L復次比丘比丘尼止觀和合俱行作如是正向多住則斷諸使若比丘比丘尼於我前自記說者我則如是善哉慰喩教誡或求是名第四說道諸比丘聞尊者阿難所說歡喜奉行

561. 바라문경(婆羅門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2_b_1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고, 존자 아난도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어떤 바라문이 존자 아난의 처소로 찾아가, 서로 인사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아 존자 아난에게 물었다.
018_0912_b_12L一時佛住俱睒彌國瞿師羅園尊者阿難亦在彼住有異婆羅門詣尊者阿難所共相問訊慰勞於一面坐問尊者阿難
“무엇 때문에 사문 구담(瞿曇) 밑에서 범행(梵行)2)을 닦습니까?”
018_0912_b_15L何故於沙門瞿曇所修梵行
존자 아난이 바라문에게 말했다.
018_0912_b_16L尊者阿難語婆羅
“끊기 위해서입니다.”
爲斷故
“존자는 무엇을 끊으려 하십니까?”
復問尊者何所斷
“탐애[愛]를 끊으려 합니다.”
018_0912_b_17L答言
“존자 아난이여, 무엇을 의지해 탐애를 끊을 수 있습니까?”
復問尊者阿難何所依而得斷愛
“바라문이여, 의욕[欲]3)을 의지해 탐애를 끊습니다.”
018_0912_b_18L答言婆羅門依於欲而斷愛
“존자 아난이여, 그러면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018_0912_b_19L復問者阿難豈非無邊際
“바라문이여, 끝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것은 끝이 있으니, 끝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018_0912_b_20L答言婆羅門無邊際如是有邊際非無邊際
“존자 아난이여, 어떤 것이 끝이 있어서, 끝이 없는 것이 아닙니까?”
018_0912_b_21L復問尊者阿難云何有邊際非無邊際
“바라문이여, 내가 이제 그대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내게 대답하십시오. 바라문이여, 당신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당신은 먼저 오려는 의욕이 있어서 정사에 온 것입니까?”
018_0912_b_22L婆羅門我今問汝隨意答我婆羅於意云何汝先有欲來詣精舍不
018_0912_c_01L바라문이 대답하였다.
018_0912_c_01L婆羅門答言
“그렇습니다, 아난이여.”
如是阿難
“그와 같다면 바라문이여, 정사에 이르고 나서는 그 의욕이 쉬었습니까?”
018_0912_c_02L如是婆羅門來至精舍已彼欲息不
“그렇습니다. 존자 아난이여, 그리고 저는 노력하고 준비하고 계획해서 이 정사에 왔습니다.”
018_0912_c_03L答言如是者阿難彼精進方便籌量來詣精
“이미 이 정사에 오고 나서는 그 노력과 준비와 계획은 쉬었습니까?”
018_0912_c_05L復問至精舍已彼精進方便籌量息不
“그렇습니다. 존자 아난이여.”
答言如是尊者阿難
다시 바라문에게 말했다.
018_0912_c_06L復語婆羅
“그와 같이 바라문이여,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등정각(等正覺)께서는 알고 보신 것으로 네 가지 여의족(如意足)4)을 말씀하시어, 일승(一乘)의 도로 중생을 깨끗하게 하고, 괴로움과 번민을 없애며, 근심과 슬픔을 끊게 하셨습니다.
018_0912_c_07L如是婆羅門如來等正覺所知所見說四如意足以一乘道淨衆生滅苦惱斷憂悲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욕정(欲定)으로 끊기를 수행해 성취하는 여의족[欲定斷行成就如意足]과 정진정(精進定)ㆍ심정(心定)ㆍ사유정(思惟定)으로 끊기를 수행해 성취하는 여의족입니다. 그래서 거룩한 제자는 욕정으로 끊기를 수행해 성취하는 여의족을 닦아, 욕심 여읨에 의해, 욕심 없음에 의해, 생사를 벗어남[出要]에 의해, 멸함에 의해, 평정함[捨]으로 향하면, 나아가서는 탐애를 끊게 되고, 탐애가 이미 끊어지면 그 의욕도 또한 쉬게 됩니다. 정진정ㆍ심정ㆍ사유정으로 끊기를 수행해 성취하기를 닦아, 욕심을 여읨에 의해, 욕심 없음에 의해, 생사를 벗어남에 의해, 멸함에 의해, 평정함으로 향하면, 나아가서는 탐애가 다하게 되고, 탐애가 이미 다하면 사유도 곧 쉬게 됩니다. 바라문이여, 당신의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이것이 끝이 아닙니까?”
018_0912_c_09L何等爲四欲定斷行成就如意足精進定心定思惟定斷行成就如意足如是聖弟子修欲定斷行成就如意足依離依無欲依出依滅向於捨乃至斷愛愛斷已欲亦息修精進定心定思惟定斷行成就依離依無欲依出要依滅向於乃至愛盡愛盡已思惟則息婆羅於意云何此非邊際耶
바라문이 말했다.
婆羅門言
“존자 아난이여, 그것은 곧 끝이요, 끝 아님이 아닙니다.” 그때 바라문은 존자 아난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0912_c_17L尊者阿難此是邊際非不邊際爾時婆羅門聞尊者阿難所說歡喜隨喜從座起去

562. 구사라경(瞿師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2_c_20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는데, 존자 아난도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구사라(瞿師羅) 장자는 존자 아난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
018_0912_c_21L一時佛住拘睒彌國瞿師羅園尊者阿難亦在彼住爾時師羅長者詣尊者阿難所稽首禮足退坐一面白尊者阿難
018_0913_a_01L“어떤 이를 세상에서 법을 설하는 사람이라 하고, 어떤 것을 세상에서 잘 향하는 것[向]이라 하며, 어떤 것을 세상에서 잘 도달한 것[到]이라 합니까?”
018_0913_a_01L云何名爲世閒說法者云何名世閒善向云何名世閒善到
존자 아난이 구사라 장자에게 말했다.
尊者阿難語瞿師羅長者
“내가 이제 당신에게 묻겠으니 마음대로 대답하십시오. 장자여, 당신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만일 어떤 이가 법을 설하여 탐욕을 항복 받고 성냄을 항복 받고 어리석음을 항복 받는다면, 세상에서 법을 설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018_0913_a_03L我今問汝隨意答我長者於意云何若有說法調伏貪欲調伏瞋恚調伏愚癡得名世閒說法者不
장자가 대답하였다.
長者答言
“존자 아난이여, 만일 어떤 이가 법을 설하여, 능히 탐욕을 항복 받고 성냄을 항복 받고 어리석음을 항복 받는다면, 그는 세상에서 법을 설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018_0913_a_06L尊者阿難若有說法能調伏貪欲愚癡是則名爲世閒說法
“당신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만일 세상에서 탐욕을 항복 받고 성냄을 항복 받고 어리석음을 항복 받는 데로 향한다면, 그것을 세상에서 잘 향하는 것이라 하겠습니까? 만일 세상에서 이미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항복 받았다면, 그것을 잘 도달한 것이라 하겠습니까, 아니라 하겠습니까?.”
018_0913_a_08L復問於意云何若世閒向調伏貪欲調伏瞋恚調伏愚癡是名世閒善向世閒已調伏貪欲瞋恚愚癡是名善到耶爲非耶
“존자 아난이여, 만일 탐욕을 항복 받아 이미 남김 없이 끊고, 성냄과 어리석음을 이미 남김 없이 끊었다면, 그것을 잘 도달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018_0913_a_12L長者答言尊者阿難調伏貪欲已斷無餘瞋恚愚癡已斷無餘是名善到
“장자여, 내가 시험삼아 당신에게 물은 것에 대해 당신은 곧 나에게 진실하게 대답해주었습니다. 그 이치가 그러하니 마땅히 받아 지녀야 할 것입니다.”
구사라 장자는 존자 아난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018_0913_a_14L尊者阿難答言長者我試問汝汝便眞實答我其義如此當受持之瞿師羅長者聞尊者阿難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563. 니건경(尼揵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3_a_1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국(毘舍離國) 미후지(獼猴池) 가에 있는 중각강당(重閣講堂)에 계셨는데, 존자 아난도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니건(尼揵)5)의 제자 무외 리차(無畏離車)6)와 아기비(阿耆毘)의 제자 총명동자(聰明童子) 리차가 존자 아난의 처소로 함께 찾아와, 서로 인사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그때 무외 리차가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
018_0913_a_18L一時佛住毘舍離獼猴池側重閣講堂尊者阿難亦在彼住無畏離車是尼揵弟子聰明童子離車是阿耆毘弟子俱往尊者阿難共相問訊慰勞已於一面坐畏離車語尊者阿難
018_0913_b_01L“우리 스승 니건자(尼揵子)는 불타는 법[熾然法]을 끄고 청정하고 뛰어나시어, 제자들을 위해 이러한 도를 설하셨으니,‘숙명(宿命:前生)의 업은 고행(苦行)을 행함으로써 그것을 다 없애고, 몸의 업[身業]을 짓지 않음으로써 연결다리를 끊어 미래 세상에서는 모든 번뇌가 다시는 없고 모든 업이 아주 다하며, 업이 아주 다했기 때문에 온갖 고통이 아주 다하고 온갖 고통이 아주 다했기 때문에 고통을 완전히 벗어난다’고 하셨습니다. 존자 아난이여, 이 뜻은 무엇입니까?”
018_0913_a_23L我師尼揵子滅熾然法淸淨超出爲諸弟子說如是道宿命之業行苦行故悉能吐之身業不作斷截橋梁於未來世無復諸漏諸業永盡業永盡故衆苦永盡苦永盡故究竟苦邊尊者阿難此義云何
존자 아난이 리차에게 말했다.
018_0913_b_05L尊者阿難語離車言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는 알고 보신 것으로 불타는 법을 여의고 청정하고 뛰어나게 하는 방법과 일승의 도로써 중생을 깨끗하게 하고, 근심과 슬픔을 여의며, 고통과 번민을 벗어나 진여법(眞如法)을 얻게 하기 위해 세 가지를 설하셨습니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018_0913_b_06L如來等正覺所知所見說三種離熾然淸淨超出以一乘道淨衆生離憂悲越苦惱得眞如法何等爲三
이러한 거룩한 제자는 깨끗한 계에 머물러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7)를 받고 위의(威儀)를 구족하며, 모든 죄를 믿어 두려워하는 생각을 가집니다. 이렇게 받아 지니고서 깨끗한 계를 구족하면 전생의 업[宿業]이 점점 없어져 현세에서 불타는 법[熾法]을 여읠 수 있으며, 때를 기다리지 않고서도 바른 법을 얻게 되어, 통달하고 밝게 보고 관찰하여 지혜로써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리차 장자여, 이것이 이른바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 알고 보신 것으로 불타는 법을 여의고 청정하고 뛰어나게 하며, 일승의 도로써 중생을 깨끗하게 하고, 고통과 번민을 없애며, 근심과 슬픔을 벗어나 진여법(眞如法)을 얻게 하기 위해 설하신 것입니다.
018_0913_b_09L如是聖弟子住於淨戒受波羅提木叉威儀具足於諸罪過生怖畏想受持如是具足淨戒宿業漸吐得現法離熾然不待時節能得正法通達現見觀察智慧自覺離車長者是名如來等正覺說所知所見說離熾然淸淨超出一乘道淨衆生滅苦惱越憂悲得眞如法
다시 리차여, 이와 같이 깨끗한 계를 구족하고 욕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내지)……제4선(禪)에 구족하게 머물면, 이것이 이른바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는 불타는 법을 여의고……(내지)……참다운 법을 얻게 하기 위해 설하신 것입니다.
018_0913_b_17L復次離車如是淨戒具足離欲惡不善法乃至第四禪具足住是名如來等正覺說離熾然乃至得如實法
다시 삼매정수(三昧正受)가 있어, 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사실 그대로 알고, 이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道跡聖諦]를 사실 그대로 압니다. 이와 같이 지혜로운 마음을 구족하여 업을 다시 짓지 않으면, 전생의 업이 점점 끊어져 현세에서 바른 법을 얻어 모든 불타는 법을 여읠 수 있으며, 때를 기다리지 않고서도 통달하고 밝게 보아 스스로 깨닫는 지혜가 생깁니다.
018_0913_b_20L復有三昧正受於此苦聖諦如實知此苦集聖諦苦滅聖諦苦滅道迹聖諦如實知具足如是智慧心更不造宿業漸已斷得現正法離諸熾然不待時節通達現見生自覺智
018_0913_c_01L리차여, 이것이 이른바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 알고 보신 것으로 불타는 법을 여의고 청정하고 뛰어나게 하며, 일승의 도로써 중생을 깨끗하게 하고, 고통과 번민을 여의고 근심과 슬픔을 없애 참다운 법을 얻게 하기 위해 세 번째로 설하신 것입니다.”
018_0913_c_01L離車是名如來等正覺所知所見說第三離熾然淸淨超出以一乘道淨衆生離苦惱滅憂悲得如實法
그때 니건의 제자 리차 무외는 잠자코 있었다. 그때 아기비 제자 리차 총명은 리차 무외에게 거듭 말했다.
018_0913_c_04L尼揵弟子離車無畏默然住爾時阿耆毘弟子離車聰慧重語離車無畏言
“이상하구려. 무외여, 왜 잠자코 있소?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의 말씀과, 알고 보신 바와 좋은 설법을 듣고도 왜 기뻐하지 않소?”
018_0913_c_07L怪哉無畏何默然住於如來等正覺所說所知所見善說法聞不隨喜耶
리차 무외가 대답하였다.
離車無畏答言
“나는 그 이치에 대해 생각하느라고 잠자코 있었을 뿐이오. 세존이신 사문 구담의 설법을 듣고 누군들 기뻐하지 않겠소? 만일 누군가 구담의 설법을 듣고도 기뻐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리석은 사람으로서, 오랜 세월 동안 의롭지 못하고 이익이 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오.”
018_0913_c_09L我思惟其義故默然住耳誰聞世尊沙門瞿曇所說法不隨喜者若有聞沙門瞿曇說法而不隨喜者此則愚夫長夜當受非義不饒益苦
그때 니건 제자 리차 무외와 아기비 제자 총명은 부처님 설법과 존자 아난의 말을 거듭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0913_c_13L尼揵弟子離車無阿耆毘弟子聰慧重聞佛所說法尊者阿難陁所說歡喜隨喜從座起去

564. 비구니경(比丘尼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3_c_16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는데, 존자 아난도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어떤 비구니가 존자 아난의 처소에서 지내며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고는 사람을 보내 존자 아난에게 이런 말을 전하게 하였다.
018_0913_c_17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尊者阿難亦在彼住有異比丘尼於尊者阿難所起染著心使白尊者阿難
“제가 몸에 병이 들어 앓고 있습니다. 존자께서 가엾게 여기시어 살펴봐 주십시오.”
018_0913_c_20L我身遇病苦唯願尊者哀愍見看
018_0914_a_01L존자 아난은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비구니의 처소로 갔다. 그 비구니는 멀리서 존자 아난이 오는 것을 보고 벌거벗은 채 평상 위에 누워 있었다. 존자 아난은 멀리서 그 비구니의 몸을 보고 곧 모든 감각기관[根]을 추스리고 몸을 돌려 등진 채 서 있었다. 그 비구니는 존자 아난이 모든 감각기관을 추스리고 몸을 돌려 등진 채 서 있는 것을 보고 그만 부끄러워[慚愧], 일어나 옷을 입고 자리를 펴고, 존자 아난을 나가 맞아들여 앉기를 청하고,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서 있었다. 그때 존자 아난이 그를 위해 설법하였다.
018_0913_c_21L尊者阿難晨朝著衣持往彼比丘尼所彼比丘尼遙見尊者阿難來露身體臥牀上尊者阿難遙見彼比丘尼身卽自攝斂諸根迴身背住彼比丘尼見尊者阿難攝斂諸根迴身背住卽自慚愧起著衣敷坐具出迎尊者阿難請令就座稽首禮足退住一面尊者阿難爲說法言
“누이여, 이 따위 몸이라는 것은 더러운 음식으로 자라났고 교만으로 자라났으며, 탐애로 자라났고 음욕으로 자라난 것이오. 누이여, 더러운 음식을 의지해 마땅히 더러운 음식을 끊어야만 하고, 교만을 의지해 교만을 끊어야만 하며, 탐애와 음욕을 의지해 탐애와 음욕8)을 끊어야만 하오.
018_0914_a_06L姊妹如此身者穢食長養慢長養愛所長養婬欲長養姊妹穢食者當斷穢食依於慢者當斷憍依於愛者當斷愛欲
누이여, ‘더러운 음식을 의지해 더러운 음식을 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음식에 대해 분수를 헤아리고 생각하면서 먹되, 좋아하여 집착하는 생각이 없고 교만한 생각이 없으며,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없고 예쁘게 꾸미겠다는 생각 없이, 몸을 보존하기 위해서요, 살아가기 위해서요, 굶주리고 목마른 병을 고치기 위해서요, 범행(梵行)을 거두어 닦기 위해서이니, 과거의 모든 감정을 없애고 모든 새 감정을 생기지 않게 해, 숭상하고 익혀 증대시켜 나가야 합니다. 혹은 노력하거나, 안락하거나, 접촉하거나 하는 데 있어서도 이와 같이 머물러야 하는 것이오. 비유하면 마치 상인이 소유(酥油:타락 기름)를 그 수레에 칠할 때, 물들어 집착하는 생각이 없고 교만한 생각이 없으며,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없고 예쁘게 꾸미겠다는 생각 없이, 다만 싣고 운반하기 위해서인 것과 같소.
018_0914_a_09L姊妹云何名依於穢食當斷穢食謂聖弟子於食計數思惟而食無著樂想無憍慢想無摩拭想無莊嚴想爲持身故爲養活故治飢渴病故攝受梵行故宿諸受令滅新諸受不生崇習長養若力若樂若觸當如是住譬如商客以酥油膏以膏其車無染著想無憍慢想無摩拭想無莊嚴想爲運載故
또 마치 옴병[瘡病]을 앓는 사람이 소유를 바를 때, 집착하여 좋아하는 생각이 없고 교만한 생각이 없으며, 갈고 닦아내겠다는 생각이 없고 예쁘게 꾸미겠다는 생각 없이, 다만 옴병을 고치기 위해서인 것과 같소. 이와 같이 거룩한 제자는 분수를 헤아려 먹되, 물들어 집착하는 생각이 없고 교만한 생각이 없으며,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없고 예쁘게 꾸미겠다는 생각 없이, 다만 살아가기 위해서요, 굶주리고 목마름을 고치기 위해서요, 범행을 거두어 닦기 위해서이니, 과거의 모든 감정을 떠나고 모든 새 감정을 일으키지 않게 해 혹은 노력하거나, 안락하거나, 죄 없이 접촉함에 있어서도 안온하게 머물러야 하는 것이오. 누이여, 이것이 이른바 ‘음식을 의지해 음식을 끊는다’는 것이오.
018_0914_a_17L如病瘡者塗以酥油無著樂想無憍慢想無摩拭想無莊嚴想爲瘡愈故如是聖弟子計數而食無染著想無憍慢無摩拭想無莊嚴想爲養活故飢渴故攝受梵行故宿諸受離新諸受不起若力若樂若無罪觸安隱住姊妹是名依食斷食
018_0914_b_01L‘교만을 의지해 교만을 끊는다’고 했는데 어떤 것을 교만을 의지해 교만을 끊는 것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아무 존자와 아무 존자 제자는 모든 번뇌[有漏]가 다하여, 번뇌 없이 심해탈(心解脫)ㆍ혜해탈(慧解脫)하고, 현세에서 스스로 자신이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안다’는 말을 들으면, ‘저 거룩한 제자는 모든 번뇌가 다하여……(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안다고 하는데, 나는 지금 어째서 모든 번뇌를 다하지 못했을까? 어째서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지 못할까?’라고 생각하게 되오. 그러면 그는 그때 곧 모든 번뇌를 끊고……(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 수 있는 것이오. 누이여, 이것이 이른바 ‘교만을 의지해 교만을 끊는다’는 것이오.
018_0914_b_01L依慢斷慢者何依慢斷慢謂弟子聞某尊者某尊者弟子盡諸有漏無漏心解脫慧解現法自知作證我生已盡梵行已所作已作自知不受後有聞已是念彼聖弟子盡諸有漏乃至自知不受後有我今何故不盡諸有漏故不自知不受後有當於爾時則能斷諸有漏乃至自知不受後有姊妹是名依慢斷慢
누이여, ‘탐애를 의지해 탐애를 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아무 존자와 아무 존자 제자는 모든 번뇌를 다하여……(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안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들은 어째서 모든 번뇌를 다하지 못했는가?……(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지 못하는가?’라고 하는데, 그는 그때 모든 번뇌를 끊고……(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 수 있는 것이오. 누이여, 이것이 이른바 ‘탐애를 의지해 탐애를 끊는다’는 것이오. 누이여, 행하는 바가 없으면 음욕과 화합하는 다리[橋樑]도 끊어지는 것이오.”
018_0914_b_10L姊妹云何依愛斷愛謂聖弟子聞某尊者某尊者弟子盡諸有漏乃至自知不受後有我等何不盡諸有漏乃至自知不受後有於爾時能斷諸有漏乃至自知不受後有姊妹是名依愛斷愛姊妹無所行者斷截婬欲和合橋梁
존자 아난이 이렇게 설법하자, 그 비구니는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그 비구니는 법을 보아 법을 얻고 법을 깨달아 법에 들어갔으며, 의심을 벗어나, 남을 의지하지 않고도 바른 법과 율에서 마음에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존자 아난의 발에 예배하고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
018_0914_b_16L尊者阿難說是法時彼比丘尼遠塵離垢得法眼淨彼比丘尼見法得法覺法入法度狐疑不由於他於正法心得無禮尊者阿難足白尊者阿難
“저는 이제 잘못을 고백하고 참회합니다. 어리석고 착하지 못해 어쩌다 이와 같은 씻지 못할 종류의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이제 존자 아난이 계신 곳에서, 스스로 잘못을 보고 스스로 잘못을 알아 고백하고 참회하오니 가엾게 여겨 주십시오.”
018_0914_b_20L我今發露悔過愚癡不善脫作如是不流類事今於尊者阿難所自見過自知發露懺悔哀愍故
존자 아난이 비구니에게 말했다.
018_0914_b_23L尊者阿難語比丘尼
018_0914_c_01L“당신은 이제 진실로 스스로 죄를 보고 스스로 죄를 알았구려. 어리석고 착하지 못해 짝할 수 없는 죄를 지었음을 그대는 스스로 알았고, 그대는 이제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고서 잘못을 뉘우쳤으니, 미래 세상에서는 구족계(具足戒)를 받을 것이오. 나는 이제 가엾게 여겨 그대의 잘못에 대한 참회를 받아들이겠소. 그리고 그대로 하여금 착한 법이 더욱 자라나 끝내 물러나거나 멸하지 않게 하겠소. 왜냐하면, 만일 스스로 죄를 보고 스스로 죄를 알아 능히 잘못을 참회하는 사람은 미래 세상에서 구족계를 얻고, 착한 법이 더욱 자라나 끝내 물러나거나 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오.”
존자 아난은 이렇게 그 비구니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0914_c_01L汝今眞實自見罪自知罪愚癡不善汝自知作不類之罪汝今自知自見而悔過於未來世得具足戒今受汝悔過哀愍故令汝善法增長終不退滅所以者何若有自見罪知罪能悔過者於未來世得具足戒善法增長終不退滅尊者阿難爲彼比丘尼種種說法喜已從座起去

565. 바두경(婆頭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4_c_09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교지(橋池)9)족 땅에 계시면서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존자 아난과 함께 바두촌[婆頭聚落] 국경 북쪽에 있는 신서림(身恕林)으로 가셨다. 그때 바두촌의 여러 소년들은 존자 아난이 교지 땅에서 그 마을을 유행하다가, 바두촌 북쪽에 있는 신서림에 머물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들은 후 그들은 서로를 불러모았고 존자 아난의 처소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존자 아난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그러자 그때 존자 아난이 여러 소년들에게 말했다.
018_0914_c_10L一時佛在橋池人閒遊行與尊者阿難俱至婆頭聚落國北身恕林中爾時婆頭聚落諸童子聞尊者阿難橋池人閒遊行住婆頭聚落國北身恕林中聞已相呼聚集往詣尊者阿難所稽首禮尊者阿難足退坐一面尊者阿難語諸童子言
“제종(帝種)10)들이여,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는 네 가지 청정함을 말씀하셨으니, 계의 청정[戒淸淨]ㆍ마음의 청정[心淸淨]ㆍ견해의 청정[見淸淨]ㆍ해탈의 청정[解脫淸淨]이다.
018_0914_c_16L如來等正覺說四種淸淨戒淸心淸淨見淸淨解脫淸淨
어떤 것을 계의 청정이라 하는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계, 즉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에 머물러 계가 차츰 자라고 위의(威儀)를 구족하여 조그마한 죄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내며, 학계(學界)를 받아 지닌다. 계가 몸에 완전히 배지 않은[不滿] 사람은 완전히 배게 하고, 이미 완전히 밴 사람은 그대로 지속시켜 정진방편(精進方便)으로 뛰어나고자 하며, 용맹하게 꾸준히 힘써 모든 몸과 마음의 법을 감당하고 늘 능히 받아들인다. 이것을 계가 청정하여 끊는 것[戒淨斷]11)이라 한다.
018_0914_c_18L云何爲戒淸淨謂聖弟子住於戒波羅提木戒增長威儀具足於微細罪能生恐怖受持學戒戒身不滿者能令滿已滿者隨順執持欲精進方便超精勤勇猛堪能諸身心法常能攝是名戒淨斷
018_0915_a_01L고종(苦種)이여, 어떤 것을 마음이 청정하여 끊는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욕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내지)……제4선에 구족하게 머문다. 그리고 선정이 몸에 완전히 배지 않은 사람은 선정이 몸에 완전하게 배게 하고, 이미 완전히 밴 사람은 그대로 지속시켜 정진하고자 하며 나아가 항상 받아들인다. 이것을 마음이 청정하여 끊는 것[心淨斷]이라 한다.
018_0915_a_01L苦種云何名爲心淨謂聖弟子離欲惡不善法乃至第四禪具足住定身未滿者令滿已滿者隨順執受欲精進乃至常執受名心淨斷
고종이여, 어떤 것을 견해가 청정하여 끊는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부처님[大師]의 설법을 듣되, 이러이러하다고 설법하면 곧 이러이러함에 들어가 사실 그대로 바르게 관찰하고, 이러이러한 기쁨을 얻고 따라 기뻐하며 부처님을 따르게 된다. 다시 거룩한 제자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지는 못했으나, 다른 지혜가 밝고 존중할 만한 범행자로부터 존중할 만한 범행자의 이러이러하다는 설법을 들으면 곧 이러이러함에 들어가 사실 그대로 관찰하고, 이러이러하다고 관찰하고는 그 법에서 기쁨을 얻고 따라 기뻐하며 바른 법을 믿는다.
018_0915_a_05L苦種云何名爲見淨斷聖弟子聞大師說法如是如是說法則如是如是入如實正觀如是如是得歡喜得隨喜得從於佛復次聖弟子不聞大師說法然從餘明智尊重梵行者說聞尊重梵行者如是如是則如是如是入如實觀察如是如是觀察於彼法得歡喜隨喜信於正
다시 거룩한 제자는 부처님의 설법도 듣지 못하고 또한 지혜가 밝고 존중할 만한 범행자의 말도 듣지 못하더라도, 이전에 들어 받아 지녔던 것을 거듭 외우고는 이전에 들어 받아 지녔던 것은 이러이러하다고 거듭 외우고 나서는 이러이러하다는 그 법에 들어가며, 나아가 바른 법을 믿는다.
018_0915_a_13L復次聖弟子不聞大師說法亦復不聞明智尊重梵行者說隨先所聞受持者重誦習隨先所聞受持者如是如是重誦已如是如是得入彼法乃至信於正法
다시 거룩한 제자는 부처님의 설법도 듣지 못하고, 지혜가 밝고 존중할 만한 범행자의 말도 듣지 못하며, 또 이전에 들어 받아 지녔던 것을 거듭 외워 익힐 수가 없더라도, 이전에 들었던 법을 남을 위해 널리 설명하고, 이전에 들었던 법은 이러이러하다고 남을 위해 널리 설명하고서는 이러이러하다는 그 법에 들어가 바른 지혜로 관찰하며, 나아가 바른 법을 믿는다.
018_0915_a_17L復次聖弟子不聞大師說法不聞明智尊重梵行者說復不能先所受持重誦習然先所聞法爲人廣說先所聞法如是如是爲人廣說如是如是得入於法正智觀乃至信於正法
018_0915_b_01L다시 거룩한 제자는 부처님의 설법도 듣지 못하고, 지혜가 밝고 존중할 만한 범행자의 말도 듣지 못하며, 또 이전에 받아 지녔던 것을 거듭 외워 익힐 수도 없으며, 이전에 들었던 법을 남을 위해 널리 설명할 수도 없더라도, 이전에 들었던 법을 혼자 고요한 곳에서 생각하고 관찰하고, 이러이러하다고 생각하고 관찰하고는 이러이러하다는 바른 법에 들어가며, 나아가 바른 법을 믿는다.
018_0915_a_22L復次聖弟子不聞大師說法復不聞明智尊重梵行者又復不能先所受持重誦習亦復不以先所聞法爲人廣說然於先所聞法獨一靜處思惟觀察
이와 같이 남에게서 듣고서 안으로 바르게 생각하면, 이것이 일어나지 않은 바른 소견을 일어나게 하고, 이미 일어난 바른 소견은 더욱 넓힌다는 것이요, 또 이것이 계가 몸에 아직 배지 않은 사람은 배게 하고, 이미 밴 사람은 그대로 거두어 받아들이며, 정진방편으로 항상 거두어 받아들이려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견해가 청정하여 끊는 것[見淨斷]이라 한다.
018_0915_b_03L如是如是思惟觀察如是如是得入正法乃至信於正法如是從他聞內正思惟名未起正見令起已起正見令增廣是名未滿戒身令滿已滿者隨順攝欲精進方便乃至常攝受是名見淨斷
고종이여, 어떤 것을 해탈함이 청정하여 끊는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탐하는 마음에 욕망이 없어 해탈하고 성냄과 어리석은 마음에 욕망이 없어 해탈한다. 이와 같이 해탈이 아직 배지 않은 사람은 배게 하고, 이미 밴 사람은 그대로 거두어 받아들이며, 정진하여 항상 거두어 받아들이려 한다. 이것을 해탈함이 청정하여 끊는 것[解脫淨斷]이라 한다. 고종이여.”
존자 아난이 이 법을 설하자, 바두촌의 여러 소년들은 존자 아난의 말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018_0915_b_09L苦種云何爲解脫淸淨斷謂聖弟子貪心無欲解脫癡心無欲解脫如是解脫未滿者令滿已滿者隨順攝受欲精進乃至常攝受是名解脫淨斷苦種尊者阿難說是法時婆頭聚落諸童子聞尊者阿難所說喜隨喜作禮而去

566. 나가달다경(那伽達多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5_b_15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菴羅)부락 암라림(菴羅林)12)에서 많은 상좌 비구(上座比丘)13)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질다라(質多羅)14) 장자가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찾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때 여러 상좌 비구들은 질다라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였고,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잠자코 앉아 있었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나가달다(那伽達多) 비구의 방으로 찾아가 나가달다 비구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서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때 나가달다 비구는 질다라 장자에게 물었다.
018_0915_b_16L一時佛住菴羅聚落菴羅林中與衆上座比丘俱有質多羅長者詣諸上座比丘稽首禮足退坐一面諸上座比丘爲質多羅長者種種說法種種說法喜已默然住質多羅長者稽首禮諸上座比丘足往詣那伽達多比丘房稽首禮那伽達多比丘足退坐一面那伽達多比丘問質多羅長
018_0915_c_01L“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如所說

푸른 틀에 흰 천을 덮고
한 바퀴로 굴러가는 수레여
결박을 여의고 관찰하며 오는 자
흐름을 끊어 다시는 얽매이지 않네.
018_0915_c_02L枝靑以白覆
一輻轉之車
離結觀察來
斷流不復縛

장자여, 이 게송에는 어떤 뜻이 있습니까?”
018_0915_c_04L長者此偈有何義
질다라 장자가 말했다.
質多羅長者言
“존자 나가달다여,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셨습니까?”
018_0915_c_05L者那伽達多世尊說此偈耶
“그렇습니다.”
018_0915_c_06L答言
질다라 장자가 존자 나가달다에게 말했다.
質多羅長者語尊者那伽達多言
“존자여, 잠깐만 조용히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지금 그 뜻을 사유해보겠습니다.”
018_0915_c_07L尊者須臾默然我當思惟此義
그리고 잠깐동안 잠자코 생각한 뒤에, 존자 나가달다에게 말했다.
018_0915_c_08L須臾默然思惟已語尊者那伽達多言
“‘푸르다’는 것은 계를 말함이요, ‘흰 덮개’는 해탈을 말하며, ‘한 바퀴’란 몸에 대한 생각[身念]이요, ‘구른다’는 것은 굴러 나아간다는 뜻이며, ‘수레’란 지관(止觀)을 말합니다. 여의는 ‘결박[結]’에 세 가지 결박이 있으니, 이른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입니다. 저 아라한은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고 이미 멸하고 이미 알아서, 마치 다라(多羅)나무 밑동을 베어내면 다시는 생기지 않듯 그 근본을 이미 끊어 미래 세상에서도 멸해15) 일어나지 않는 법이게 합니다. ‘관찰한다’는 것은 본다는 뜻이요, ‘오는 자[來]’란 그 사람을 가리키며, ‘흐름을 끊었다’는 것은 애욕으로 나고 죽음에 흐르는데, 저 아라한 비구는 모든 번뇌를 이미 다하고 이미 알아, 마치 다라 나무 밑동을 베어내면 다시는 생기지 않듯 그 근본을 끊어 미래 세상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법이 되게 했다는 뜻입니다.
018_0915_c_09L者謂戒也白覆謂解脫也一輻者身念也轉者轉出也車者止觀也離結者有三種結謂貪彼阿羅漢諸漏已盡已滅已知已斷根本如截多羅樹頭更不復生未來世滅不起法觀察者謂見也來者人也斷流者愛流於生死彼羅漢比丘諸漏已盡斷其根本如截多羅樹頭不復生於未來世成不起法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은 이른바 세 가지 얽맴[縛]인 탐욕의 얾맴ㆍ성냄의 얽맴ㆍ어리석음의 얾맴에서, 저 아라한 비구는 모든 번뇌를 이미 다하고 이미 끊고 이미 알아, 마치 다라 나무 밑동을 베어내면 다시는 생기지 않듯 그 근본을 끊어 미래 세상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법이 되게 했다는 뜻입니다.
018_0915_c_18L不縛者謂三縛欲縛瞋恚縛愚癡縛彼阿羅漢比丘諸漏已盡已斷已知斷其根本如截多羅樹頭更不復生於未來世成不起法
그러므로 존자 나가달다여, 세존께서는 이런 게송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是故尊者那伽達多世尊說此偈

푸른 틀에 흰 천을 덮고
한 바퀴로 굴러가는 수레여
결박을 여의고 관찰하며 오는 자
흐름을 끊어 다시는 얽매이지 않네.
018_0915_c_22L枝靑以白覆
一輻轉之車
離結觀察來
斷流不復縛
018_0916_a_01L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신 게송을 나는 이미 분별하였습니다.”
018_0916_a_01L此世尊所說偈我已分別也
존자 나가달다가 질다라 장자에게 물었다.
018_0916_a_02L尊者那伽達多問質多羅長者言
“이 이치를 당신은 이전에 들은 적이 있습니까?”
018_0916_a_03L此義汝先聞耶
“들은 적이 없습니다.”
答言不聞
존자 나가달다가 말했다.
尊者那伽達多言
“장자여, 당신은 좋은 이익을 얻었습니다. 이 매우 깊은 부처님 법에서 성현의 지혜의 눈을 얻어 들어가셨군요.”
018_0916_a_04L汝得善利於此甚深佛法賢聖慧眼得入
그때 질다라 장자는 존자 나가달다의 말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018_0916_a_06L質多羅長者聞尊者那伽達多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567. 나가달다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6_a_0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 부락 암라림(菴羅林)의 정사에서 많은 상좌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018_0916_a_08L一時佛住菴羅聚落菴羅林精舍與衆多上座比丘俱
그때 질다라 장자는 여러 상좌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때 여러 상좌 비구들은 질다라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였고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잠자코 있었다.
018_0916_a_09L有質多羅長者詣諸上座比丘所稽首禮退坐一面諸上座比丘爲質多羅長者種種說法喜已默然住
그때 질다라 장자는 존자 나가달다 비구의 처소에도 찾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존자 나가달다가 질다라 장자에게 말했다.
018_0916_a_13L質多羅長者詣尊者那伽達多比丘所稽首禮足退坐一尊者那伽達多告質多羅長者
“무량심삼매(無量心三昧)ㆍ무상심삼매(無相心三昧)ㆍ무소유심삼매(無所有心三昧)ㆍ공심삼매(空心三昧)16)가 있는데, 어떻습니까? 장자여, 이 법은 여러 가지 뜻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름이 있는 것입니까? 뜻은 하나인데 여러 가지 이름이 있는 것입니까?”
018_0916_a_15L無量心三昧無相心三昧無所有心三昧空心三昧云何長者此法爲種種義故種種名爲一義有種種名
질다라 장자가 존자 나가달다에게 물었다.
018_0916_a_18L多羅長者問尊者那伽達多
“이 여러 가지 삼매는 세존의 말씀입니까, 존자께서 자의적으로 하신 말씀입니까?”
018_0916_a_19L此諸三昧爲世尊所說爲尊者自意說耶
존자 나가달다가 대답하였다.
018_0916_a_20L者那伽達多答言
“이것은 세존의 말씀입니다.”
此世尊所說
질다라 장자가 존자 나가달다에게 말했다.
018_0916_a_21L質多羅長者語尊者那伽達多
“제가 잠시만 이 뜻을 사유하게 해주십시오. 그런 다음에 대답하겠습니다.”
018_0916_a_22L聽我小思惟此義然後當答
그리고 잠깐 사유한 뒤에 존자 나가달다에게 말했다.
018_0916_a_23L須臾思惟已語尊者那伽達多
018_0916_b_01L“어떤 법은 여러 가지 뜻과 여러 가지 이름과 여러 가지 맛이 있으며, 어떤 법은 뜻은 하나인데 여러 가지 맛이 있습니다. ”
018_0916_b_01L有法種種義種種句種味有法一義種種味
다시 장자에게 물었다.
復問長者
“어떤 법에 여러 가지 뜻과 여러 가지 이름과 여러 가지 맛이 있습니까?”
018_0916_b_02L何有法種種義種種句種種味
장자가 대답하였다.
018_0916_b_03L長者答言
“무량(無量)삼매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마음이 자애로움과 함께하여 원망도 없고 미움도 없고 성냄도 없어, 너그럽고 넓고 중후한 마음으로 한량없이 닦아 익히고 두루 인연해 일방(一方)에 충만하게 합니다. 이와 같이 2방ㆍ3방ㆍ4방ㆍ상하의 일체 세간에 마음이 자애로움과 함께하여 원망도 없고 미움도 없고 성냄도 없어, 너그럽고 넓고 중후한 마음으로 한량없이 닦아 익혀 모든 곳에 충만하게 하고, 일체 세간에 두루 인연해 머뭅니다. 이것을 무량삼매라 합니다.
018_0916_b_04L無量三昧者謂聖弟子心與慈無怨無憎無恚寬弘重心無量修習普緣一方充滿如是二方三方方上下一切世閒心與慈俱無怨無恚寬弘重心無量修習充滿諸一切世閒普緣住是名無量三昧
어떤 것이 무상(無相)삼매인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일체 모양을 생각하지 않아서 무상심삼매를 몸으로 증득합니다. 이것을 무상심삼매라 합니다.
어떤 것이 무소유심(無所有心)삼매인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일체 한량없는 식입처(識入處)를 건너, 소유함 없이 소유함 없는 마음에 머뭅니다. 이것을 무소유심삼매라 합니다.
018_0916_b_09L云何爲無相三昧謂聖弟子於一切相不念無相心三昧身作證是名無相心三昧云何無所有心三昧謂聖弟子度一切無量識入處無所有所有心住是名無所有心三昧
어떤 것이 공(空)삼매인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세상이 공한 것을 세상은 공하다고 사실 그대로 관찰하여, 공함에 항상 머물러 변함 없이 나[我]도 아니요 내 것[我所]도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을 공심(空心)삼매라 합니다. 이것이 법에 여러 가지 뜻과 여러 가지 이름과 여러 가지 맛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018_0916_b_14L云何空三昧謂聖弟子世閒空世閒空如實觀察常住不變易非我非我所是名空心三昧是名爲法種種義種種句種種味
다시 장자에게 물었다.
復問長者
“어떤 것이 법이 뜻은 하나인데 여러 가지 맛이 있다는 것입니까?”
018_0916_b_18L云何法一義種種
“존자여, 이른바 탐욕은 한량이 있으나 만일 다툼이 없으면, 이것은 가장 한량없는 것입니다. 이른바 탐욕은 모양[相]이 있고 성냄과 어리석음도 모양이 있으나 만일 다툼이 없으면, 이것은 모양이 없는 것입니다. 탐욕은 곧 소유요 성냄과 어리석음도 소유이나 만일 다툼이 없으면, 곧 소유함이 없는 것입니다. 다시 다툼이 없으면 공하여 탐욕에 대해 공하고 성냄과 어리석음에 대해 공하여, 공함에 항상 머물러 변함 없이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면, 이것을 법이 뜻은 하나인데 여러 가지 맛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018_0916_b_19L答言尊者謂貪有量若無諍者第一無量謂貪者是有相癡者是有無諍者是無相貪者是所有者是所有無諍者是無所有復次諍者空於貪空於恚癡空常住不變易空非我非我所是名法一義種種
018_0916_c_01L존자 나가달다가 물었다.
尊者那伽達多問言
“어떻습니까? 장자여, 당신은 이러한 이치를 이전에 들은 적이 있습니까?”
018_0916_c_02L云何長者義汝先所聞耶
“존자여, 들은 적이 없습니다.”
答言尊者不聞
다시 장자에게 말했다.
018_0916_c_03L復告長者
“당신은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이 매우 깊은 부처님 법에서 현재에 성현의 지혜의 눈을 얻어 들어가게 되었군요.”
018_0916_c_04L汝得大利於甚深佛法現賢聖慧眼得入
질다라 장자는 존자 나가달다 말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018_0916_c_05L質多羅長者聞尊者那伽達多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568. 가마경(伽摩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6_c_06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부락 암라림에서, 여러 상좌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여러 상좌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예배한 뒤에, 다시 존자 가마(伽摩) 비구의 처소에도 찾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존자 가마 비구에게 물었다.
018_0916_c_07L一時佛住菴羅聚落菴羅林中與諸上座比丘俱有質多羅長者詣諸上座比丘所禮諸上座已詣尊者伽摩比丘所稽首禮足退坐一面白尊者伽摩比丘
“이른바 행(行)이란 무엇을 행이라 이름합니까?”
018_0916_c_11L所謂行者何名行
가마 비구가 말했다.
伽摩比丘言
“행이란 곧 세 가지 행을 말하나니, 몸의 행[身行]ㆍ입의 행[口行]ㆍ뜻의 행[意行]입니다.”
018_0916_c_12L行者謂三行口行意行
“어떤 것이 몸의 행이고, 어떤 것이 입의 행이며, 어떤 것이 뜻의 행입니까?”
018_0916_c_13L復問云何身行云何口云何意行
“장자여, 날숨[出息]ㆍ들숨[入息]을 몸의 행이라 하고, 각(覺)과 관(觀)이 있는 것을 입의 행이라 하며, 생각[想]과 의도[思]를 뜻의 행이라 합니다.”
018_0916_c_14L答言長者出息入息名爲身行有覺有觀名爲口行思名爲意行
“어찌하여 날숨ㆍ들숨을 몸의 행이라 하고, 각이 있고 관이 있는 것을 입의 행이라 하며, 생각과 의도를 뜻의 행이라 합니까?”
018_0916_c_16L復問何故出息入息名爲身有覺有觀名爲口行思名爲意
“장자여, 날숨ㆍ들숨은 곧 몸의 법으로서 몸을 의지하고 몸에 속해 있고 몸을 의지해 활동합니다. 그러므로 날숨ㆍ들숨을 몸의 행이라 합니다. 각이 있고 관이 있기 때문에 곧 입으로 말을 합니다. 그러므로 각이 있고 관이 있는 것을 곧 입의 행이라 합니다. 생각과 의도는 곧 뜻의 행으로서 마음을 의지하고 마음에 속해 있고 마음을 의지해 활동합니다. 그러므로 생각과 의도는 곧 뜻의 행이라 합니다.”
018_0916_c_18L長者出息入息是身法依於身屬於身依身轉是故出息入息名爲身行有覺有觀故則口語是故有覺有觀是口行思是意行依於心於心依心轉是故想思是意行
018_0917_a_01L“존자여, 각과 관이 이미 입의 말로 드러나기 때문에, 이 각과 관을 입의 행이라 하고, 생각과 의도는 곧 심수법(心數法)으로서 마음을 의지하고 마음에 속해 있고 마음을 의지해 활동합니다. 그러므로 생각과 의도를 뜻의 행이라 합니다.
018_0916_c_22L復問尊者觀已發口語是覺觀名爲口思是心數法依於心屬於心想是故想思名爲意行
존자여, 그러면 몇 가지 법이 있어
018_0917_a_02L復問尊者幾法

만일 사람이 그 몸을 버릴 때
그 몸은 송장이 되어 땅에 눕고
다시 그것을 무덤에다 버리면
마음 없어 마치 나무나 돌과 같다네.
018_0917_a_03L若人捨身時
彼身屍臥地
棄於丘塚閒
無心如木石

라고 합니까?”
“장자여,
018_0917_a_05L答言長者

목숨과 더운 기운 또 의식은
몸을 버릴 때 함께 버려지기에
그 몸을 저 무덤에다 버리면
마음 없어 마치 나무나 돌과 같다네.

라고 합니다.”
018_0917_a_06L壽暖及與識
捨身時俱捨
彼身棄塚閒
無心如木石
“존자여, 만일 죽는 것과 멸진정수(滅盡正受)에 드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018_0917_a_08L復問尊者若死若入滅盡正受有差別不
“목숨과 더운 기운을 버리면 모든 근(根)은 다 허물어져 몸과 목숨은 갈라지게 되나니, 이것을 죽음이라 합니다. 멸진정(滅盡定)17)이란 몸ㆍ입ㆍ뜻의 행만 멸하는 것으로서, 수명을 버리지 않고 더운 기운도 여의지 않으며, 모든 근도 허물어지지 않아 몸과 목숨이 서로 붙어 있습니다. 이것이 곧 목숨이 끝나는 것과 멸진정수에 드는 것과의 차별적인 모습입니다.”
018_0917_a_10L捨於壽暖諸根悉壞身命分是名爲死滅盡定者意行滅不捨壽命不離於暖諸根不壞身命相屬此則命終入滅正受差別之相
“존자여, 어떻게 멸진정수에 듭니까?”
018_0917_a_13L復問尊者云何入滅正受
“장자여, 멸진정수에 든다고 해도 ‘나는 멸진정수에 든다. 나는 장차 멸진정수에 들 것이다’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먼저 이와 같이 어떤 점점 감소시키는[息] 방편을 써서, 그 먼저 방편대로 향해 정수에 드는 것입니다.”
018_0917_a_14L答言長者入滅正受不言我入滅正受我當入滅正受然先作如是漸息方便如先方便向入正受
“존자여, 멸진정수에 들 때 어떤 법이 먼저 멸합니까? 몸의 행입니까, 입의 행입니까, 뜻의 행입니까?”
018_0917_a_17L復問尊者入滅正受先滅何法爲身行爲口行爲意行
“장자여, 멸진정수에 드는 사람은 먼저 입의 행이 멸하고, 다음엔 몸의 행, 다음엔 뜻의 행이 멸합니다.”
018_0917_a_19L答言長者入滅正受者先滅口行次身行次意行
“존자여, 어떻게 멸진정수에서 나옵니까?”
018_0917_a_20L復問尊者云何爲出滅正受
“장자여, 멸진정수에서 나오려는 사람도 ‘나는 지금 정수에서 나간다. 나는 장차 정수에서 나갈 것이다’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먼저 마음으로 방편을 정해 그 먼저 마음대로 일어납니다.”
018_0917_a_21L答言長者出滅正受者亦不念言我今出正受我當出正受然先已作方便心如其先心而起
018_0917_b_01L“존자여, 멸진정수에서 일어나는 사람은 어떤 법이 먼저 일어납니까? 몸의 행입니까, 입의 행입니까, 뜻의 행입니까?”
018_0917_a_23L復問起滅正受者何法先起爲身行口行爲意行耶
“장자여, 멸진정수에서 일어나는 사람은 뜻의 행이 먼저 일어나고, 다음엔 몸의 행이 일어나며, 다음엔 입의 행이 일어납니다.”
018_0917_b_02L答言長者從滅正受起者意行先起次身行後口行
“존자여, 멸진정수에 드는 사람은, 어디로 따라 나아가고 흘러들며 실려갑니까?”
018_0917_b_03L復問尊者入滅正受者云何順趣流注
“장자여, 멸진정수에 드는 사람은, 여읨[離]으로 따라 나아가고 여읨으로 흘러들고 여읨으로 실려가며, 벗어남[出]으로 따라 나아가고 벗어남으로 흘러들고 벗어남으로 실려가며, 열반(涅槃)으로 따라 나아가고 벗어남으로 흘러들며 벗어남으로 실려갑니다.”
018_0917_b_05L答言長者入滅正受者順趣於離流注於離浚輸於離順趣於出流注於出浚輸於出順趣涅槃流注涅槃浚輸涅槃
“존자여, 멸진정수에 머물 때는 몇 가지 감촉[觸]을 느끼게 됩니까?”
018_0917_b_08L復問尊者住滅正受時觸幾觸
“장자여, 움직이지 않는 감촉, 모양이 없는 감촉, 소유함이 없는 감촉입니다.”
018_0917_b_09L答言長者觸不動觸無相無所有
“존자여, 멸진정수에 들 때는 몇 가지 법을 써야 합니까?”
018_0917_b_10L復問尊者入滅正受時爲作幾法
“장자여, 그것을 먼저 물었어야 할 것인데 왜 이제야 묻습니까? 그러나 마땅히 당신을 위해 말해 주겠습니다. 비구여, 멸진정수에 들려는 사람은 두 가지 법을 써야 하나니, 곧 지(止)와 관(觀)입니다.”
018_0917_b_11L答言長者此應先問何故今問然當爲汝說比丘入滅正受者作於二法止以觀
그때 질다라 장자는 존자 가마의 말을 듣고,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018_0917_b_13L質多羅長者聞尊者迦摩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569. 이서달다경(梨犀達多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7_b_1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부락 암라림에서 많은 상좌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여러 상좌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여러 상좌 비구들은 질다라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잠자코 있었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열 손가락을 모아 합장하고, 여러 상좌들에게 청하였다.
018_0917_b_15L一時佛住菴羅聚落菴羅林中與衆多上座比丘俱質多羅長者詣諸上座比丘所稽首禮足一面坐諸上座比丘爲質多羅長者種種說法喜已然住質多羅長者從座起偏袒右右膝著地合十指掌請諸上座言
“여러 존자들이시여, 저의 변변찮은 음식 공양을 받아주십시오.”
018_0917_b_21L唯願諸尊受我薄食
018_0917_c_01L그때 여러 상좌들은 잠자코 그 청을 받아주었다. 그러자 그 장자는 여러 상좌들이 잠자코 그 청을 수락한 줄 알고, 발에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는 자기 집에 돌아가 갖가지 음식을 마련하고 자리를 깔고, 이른 아침에 사람을 보내 때가 되었음을 알리게 했다. 그때 여러 상좌들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장자 집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장자는 상좌들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018_0917_b_22L諸上座默然受請彼長者知諸上座默然受請禮足而去還歸自家辦種種飮食敷牀座晨朝遣使白諸上座著衣持鉢至長者舍就座而坐長者稽首禮諸上座足於一面坐白諸上
“이른바 여러 가지 경계[界]란 어떤 것을 여러 가지 경계라 합니까?”
所謂種種界云何爲種種界
그때 상좌들은 잠자코 있었고 이렇게 하기를 두세 번 되풀이하였다. 그때 존자 이서달다(梨犀達多)18)가 대중의 아랫자리에 있다가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말했다.
018_0917_c_05L上座默然而住如是再三爾時尊者梨犀達多衆中下坐白諸上座比丘
“여러 존자들이시여, 제가 저 장자의 물음에 대답하고 싶습니다.”
諸尊我欲答彼長者所問
상좌들은 좋다고 대답하였다.
018_0917_c_08L諸上座答言
장자 질다라는 곧 물었다.
長者質多羅卽問言
“존자여, 이른바 여러 가지 경계[界]란 어떤 것을 여러 가지 경계라고 합니까?”
018_0917_c_09L尊者謂種種界何等種種界
이서달다가 대답하였다.
018_0917_c_10L梨犀達多答
“장자여, 안계(眼界)가 다르고 색계(色界)가 다르고 안식계(眼識界)가 다르며, 이계(耳界)가 다르고 성계(聲界)가 다르고 이식계(耳識界)가 다르며, 비계(鼻界)가 다르고 향계(香界)가 다르고 비식계(鼻識界)가 다르며, 설계(舌界)가 다르고 미계(味界)가 다르고 설식계(舌識界)가 다르며, 신계(身界)가 다르고 촉계(觸界)가 다르고 신식계(身識界)가 다르며, 의계(意界)가 다르고 법계(法界)가 다르고 의식계(意識界)가 다릅니다. 이와 같이 장자여, 이것을 여러 가지 경계라 합니다.”
018_0917_c_11L長者眼界異色界異眼識界異界異聲界異耳識界異鼻界異香界鼻識界異舌界異味界異舌識界身界異觸界異身識界異意界法界異意識界異如是長者是名種種界
그때 질다라 장자는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 공양하였다. 여러 비구들은 식사를 마친 뒤에 손을 씻고 양치하고 발우를 씻었다. 질다라 장자는 낮은 평상 하나를 펴고 상좌들 앞에 앉아 법을 경청하였다. 그때 여러 상좌들은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0917_c_16L爾時質多羅長者下種種淨美飮食供養衆僧食已澡嗽洗鉢訖質多羅長者敷一卑牀於上座前坐聽法爾時上座爲長者種種說法喜已從座起去
여러 상좌들은 도중에서 이서달다에게 말했다.
018_0917_c_20L諸上座於路中語梨犀達多
“훌륭하고 훌륭하셨습니다. 이서달다 비구여, 당신은 진실로 민첩하게 일을 잘 알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다른 때라 해도 당신은 마땅히 늘 항상 그렇게 대답하셔야 합니다.”
그때 여러 상좌들은 이서달다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18_0917_c_21L善哉善哉梨犀達多比丘汝眞辯捷知事而說若於餘時汝應常如此應諸上座聞梨犀達多所說歡喜奉行
018_0918_a_01L570. 이서달다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8_a_0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부락 암라림에서 많은 상좌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여러 상좌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여러 상좌들에게 말했다.
018_0918_a_02L一時佛住菴羅聚落菴羅林中與衆多上座比丘俱質多羅長者詣諸上座所稽首禮足退坐一白諸上座言
“세상의 여러 견해들은 혹은 내가 있다[有我]고 말하기도 하고, 혹은 중생을 말하며, 혹은 수명을 말하고, 혹은 세상의 길흉을 말하기도 합니다. 어떻습니까? 존자들이시여, 이 여러 가지 다른 견해들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고, 무엇이 원인[集]이며, 어디서 생겼고, 무엇이 변한 것입니까?”
018_0918_a_05L諸世閒所見或說有或說衆生或說壽命或說世閒吉云何尊者此諸異見何本何集何轉
그때 여러 상좌(上座)들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이렇게 세 번을 물었으나 세 번 다 잠자코 있었다. 그때 하좌(下座) 비구인 이서달다가 상좌들에게 말했다.
018_0918_a_08L諸上座默然不答如是三亦三默然有一下座比丘名梨犀達多白諸上座言
“제가 저 장자의 물음에 대답하고 싶습니다.”
018_0918_a_10L我欲答彼長者所問
여러 상좌들이 말했다.
諸上座言
“잘 대답할 수 있으면 대답하시오.”
善能答者答
그때 장자는 곧 이서달다에게 물었다.
018_0918_a_11L長者卽問梨犀達多
“존자시여, 무릇 세상의 견해들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고, 무엇이 원인이며, 어디서 생겼고, 무엇이 변한 것입니까?”
018_0918_a_12L尊者凡世閒所見何集何生何轉
존자 이서달다가 대답하였다.
018_0918_a_13L尊者梨犀達多答
“장자여, 무릇 세상의 견해들은 혹은 내가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혹은 중생을 말하며, 혹은 수명을 말하고, 혹은 세상의 길흉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견해들은 모두 신견(身見)을 근본으로 하고, 신견이 원인이며, 신견에서 생긴 것이요, 신견이 변한 것입니다.”
018_0918_a_14L長者凡世閒所見或言有我或說衆生或說壽命或說世閒吉凶斯等諸見一切皆以身見爲本身見集見生身見轉
“존자시여, 무엇을 신견이라 합니까?”
復問尊者云何爲身見
“장자여,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色)은 곧 나[我]다, 색은 나와 다르다, 색 안에 내가 있다, 내 안에 색이 있다’고 보고, 수(受)ㆍ상(想)ㆍ행(行)도 마찬가지며, ‘식(識)은 곧 나다, 식은 나와 다르다, 내 안에 식이 있다, 식 안에 내가 있다’고 봅니다. 장자여, 이것을 신견이라 합니다.”
018_0918_a_17L答言長者愚癡無聞凡夫見色是我色異我色中我我中色識見是我識異我我中識識中我長者是名身見
“존자시여, 어떻게 하면 그 신견이 없어지겠습니까?”
復問尊者云何得無此身見
018_0918_b_01L“장자여, 이른바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색은 곧 나다’고 보지 않고, ‘색은 나와 다르다’고도 보지 않으며, ‘내 안에 색이 있다’거나 ‘색 안에 내가 있다’고도 보지 않습니다. 수(受)ㆍ상(想)ㆍ행(行)도 마찬가지며, ‘식(識)은 곧 나다’고 보지 않고, ‘식은 나와 다르다’고도 보지 않으며, ‘내 안에 식이 있다’거나 ‘식 안에 내가 있다’고도 보지 않습니다. 이것을 신견이 없어진 것이라 합니다.”
018_0918_a_21L長者謂多聞聖弟子不見色是我不見色異我不見我中色色中我不見識是我不見識異我不見我中識識中我是名得無身見
“존자시여, 당신의 아버지 이름은 무엇이며, 어디서 태어나셨습니까?”
018_0918_b_02L復問其父何名於何所生
“장자여, 저는 장자의 뒷집에서 태어났습니다.”
018_0918_b_03L答言長者生於後方長者家
질다라 장자는 존자 이서달다에게 말했다.
018_0918_b_04L質多羅長者語尊者梨犀達多
“저와 존자 우리 둘의 아버지는 본래부터 좋은 친구였습니까?”
018_0918_b_05L我及尊者二父本是善知識
“그랬습니다, 장자여.”
梨犀達多答言如是長者
질다라 장자가 이서달다에게 말했다.
018_0918_b_06L質多羅長者語梨犀達多言
“존자시여, 만일 이 암라림에 머무신다면, 제가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의복ㆍ음식과 질병에 따른 탕약을 공양하겠습니다.”
018_0918_b_07L尊者若能住此菴羅林中我盡形壽供養衣服隨病湯藥尊者梨犀達多默然受
존자 이서달다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였다.
그때 존자 이서달다는 질다라 장자의 청을 받았으나 그 공양이 장애가 되어 오랫동안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지 못했다. 그때 여러 상좌 비구들은 질다라 장자를 위해 여러 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였고,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질다라 장자는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018_0918_b_10L尊者梨犀達多受質多羅長者供養障㝵故久不詣世尊所上座比丘爲質多羅長者種種說法喜已質多羅長者歡喜隨喜作禮而去

571. 마하가경(摩訶迦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8_b_1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부락 암라림에서 많은 상좌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여러 상좌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아뢰었다.
018_0918_b_15L一時佛住菴羅聚落菴羅林中與衆多上座比丘俱有質多羅長者詣諸上座所稽首禮足退坐一面白諸上座比丘言
“여러 존자들께서 목장에서 제 공양을 받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018_0918_b_18L唯願諸尊牛牧中受我請食
그때 여러 상좌들은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였고, 질다라 장자는 여러 상좌들이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인 줄을 알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 밤새도록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였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자리를 펴고 사람을 보내어, 여러 상좌들에게 때가 되었음을 알리게 했다.
018_0918_b_19L諸上座默然受質多羅長者知諸上座默然受請卽自還家星夜備具種種飮食朝敷座遣使白諸上座時到
018_0918_c_01L여러 상좌들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목장에 있는 질다라 장자의 집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손수 여러 가지 음식을 공양하였다. 공양을 마친 뒤에 발우를 씻고 손을 씻고 양치질을 마치자, 질다라 장자는 낮은 평상 하나를 깔고 상좌들 앞에 앉아 법을 들었다. 그때 여러 상좌들은 질다라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였고,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는데, 질다라 장자도 그 뒤를 따랐다. 여러 상좌들은 소락(酥酪)과 꿀을 배불리 먹은 데다 늦은 봄 더운 때라, 길을 걷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때 마하가(摩訶迦)라는 하좌(下座) 비구가 여러 상좌들에게 말했다.
018_0918_b_22L諸上座著衣持鉢至牛牧中質多羅長者舍就座而坐質多羅長者自手供養種種飮食食已洗鉢澡漱畢質多羅長者敷一卑牀於上座前坐聽法諸上座爲長者說種種法喜已從座起去質多羅長者亦隨後去諸上座食諸酥酪蜜飽滿於春後月熱時行路悶極爾時有一下座比丘名摩訶迦白諸上座
“오늘은 너무 덥습니다. 제가 구름과 비와 실바람을 일으키면 좋지 않겠습니까?”
018_0918_c_08L今日大熱我欲起雲雨微風可爾不
여러 상좌들이 대답하였다.
018_0918_c_09L諸上座答言
“그대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汝能爾者佳
그때 마하가가 곧 삼매에 들어 그와 같이 정수(正受)의 신통을 발휘하자, 바로 구름이 일고 보슬비가 내리며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4방에서 불어왔다. 정사의 문에 도착하자 존자 마하가가 여러 상좌들에게 말했다.
018_0918_c_10L摩訶迦卽入三昧如其正受應時雲起細雨微下涼風亹亹從四方來至精舍門尊者摩訶迦語諸上座言
“이젠 그만두어도 될까요?”
所作可止
“그만두어도 좋소.”
018_0918_c_13L答言可止
그때 존자 마하가가 곧 신통을 그치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018_0918_c_14L尊者摩訶迦卽止神通還於自房質多羅長者作是念
‘제일 하좌 비구도 이런 큰 신통력을 가지고 있는데, 하물며 중좌(中座)나 상좌(上座)이겠는가?’
018_0918_c_15L最下座比丘而能有此大神通力況復中座及與上座
그리고는 곧 여러 상좌들 발에 예배하고 마하가 비구를 따라 그가 있는 방으로 가서, 존자 마하가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말했다.
018_0918_c_17L卽禮諸上座比丘足隨摩訶迦比丘至所住房禮尊者摩訶迦退坐一面白言
“존자여, 저는 보통사람을 뛰어넘는 존자의 신통변화[神足現化]를 보고 싶습니다.”
018_0918_c_19L尊者我欲得見尊者過人法神足現化
존자 마하가가 말했다.
尊者摩訶迦言
“장자는 무서울 테니 보지 마십시오.”
018_0918_c_20L長者勿見恐怖
이와 같이 세 번을 청하였으나 세 번 다 허락하지 않았다. 장자는 그래도 거듭해서 존자의 신통변화 보기를 청하였다.
존자 마하가가 장자에게 말했다.
018_0918_c_21L如是三請亦三不許長者由復重請願見尊者神通變化尊者摩訶迦語長者言
“당신은 잠깐 밖에 나가 마른 나무를 가져다 쌓은 뒤에 담요 한 장을 그 위에 덮으시오.”
018_0918_c_23L汝且出外乾草木積聚已以一張㲲覆上
018_0919_a_01L질다라 장자는 곧 지시대로 밖으로 나가, 섶을 모아 더미를 만들어 놓고 와서, 존자 마하가에게 말했다.
018_0919_a_01L質多羅長者卽如其教出外聚薪成卄/積白尊者摩訶迦
“섶을 쌓아 더미를 만들고 담요로 그 위를 덮었습니다.”
卄/積已成以㲲覆上
그때 존자 마하가가 곧 화광삼매(火光三昧)에 들어, 자물쇠 구멍으로 불꽃을 내보내어, 불이 섶을 태워 섶 더미가 다 탔으나 오직 흰 담요만은 타지 않았다. 그리고 장자에게 말했다.
018_0919_a_03L尊者摩訶迦卽入火光三昧於戶鉤孔中出火焰光燒其積薪都盡白㲲不然語長者言
“당신은 이제 보았습니까?”
汝今見不
“보았습니다. 존자시여, 진실로 신기한 일입니다.”
018_0919_a_06L答言已見尊者實爲奇特
“알아야 합니다. 이것은 다 방일(放逸)하지 않은 것이 근본이 되고, 방일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며, 방일하지 않은 데서 생긴 것이요, 방일하지 않은 것이 변한 것으로서, 방일하지 않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장자여, 이것이나 그 밖의 다른 공덕도, 모두 다 방일하지 않은 것이 근본이 되고, 방일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며, 방일하지 않은 데서 생기고, 방일하지 않은 것이 변한 것으로서, 방일하지 않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그 밖의 다른 도품법(道品法)을 얻는 것입니다.”
018_0919_a_07L尊者摩訶迦語長者言當知此者皆以不放逸爲本不放逸集不放逸生不放逸轉不放逸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故長者此及餘功德一切皆以不放逸爲本不放逸集不放逸生不放逸轉不放逸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及餘道品法
질다라 장자가 존자 마하가에게 말했다.
018_0919_a_14L質多羅長者白尊者摩訶迦
“언제나 이 숲에 머물러 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마땅히 목숨이 다하도록 의복ㆍ음식과 병에 따른 탕약을 공양하겠습니다.”
018_0919_a_15L願常住此林中我當盡壽衣飮食隨病湯藥
그러나 존자 마하가는 가봐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 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질다라 장자는 설법을 듣고는 따라 기뻐하면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떠나갔다. 존자 마하가는 공양의 이익이 장애가 되어 죄가 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난 뒤로, 끝내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018_0919_a_16L尊者摩訶迦有行因緣故不受其請質多羅長者聞說法歡喜隨喜卽從座起作禮而去尊者摩訶迦不欲令供養利障罪故卽從座起去遂不復還

572. 계경(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9_a_20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림에서 많은 상좌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많은 상좌 비구들은 식당에 모여 이렇게 논의하였다.
018_0919_a_21L一時佛住菴羅林中與衆多上座比丘俱爾時衆多上座比丘集於食堂作如是論議
018_0919_b_01L“여러 존자들이시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른바 눈이 색(色)을 얽어매는 것입니까, 색이 눈을 얽어매는 것입니까? 이와 같이 귀와 소리ㆍ코와 냄새ㆍ혀와 맛ㆍ몸과 감촉도 마찬가지며, 뜻과 법에 있어서 뜻이 법을 얽어매는 것입니까, 법이 뜻을 얽어매는 것입니까?”
018_0919_a_23L諸尊於意云謂眼繫色耶色繫眼耶如是耳聲鼻香舌味身觸意法爲意繫法耶繫意耶
그때 질다라 장자는 볼 일이 있어 정사를 지나다가, 여러 상좌 비구들이 식당에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곧 나아가 여러 상좌들 발에 예배하였고, 발에 예배하고 나서 물었다.
018_0919_b_03L質多羅長者行有所營便過精舍見諸上座比丘集於食堂便前禮諸上座足禮足已問言
“존자들께서는 식당에 모여 어떤 법에 대해 의논하고 계셨습니까?”
018_0919_b_05L尊者集於食堂論說何法
여러 상좌들이 대답하였다.
諸上座答言
“장자여, 우리는 오늘 이 식당에 모여 이런 의논을 하고 있었습니다.
018_0919_b_06L我等今日集此食堂作如此論
‘눈이 색(色)을 얽어매는 것인가, 색이 눈을 얽어매는 것인가? 이와 같이 귀와 소리ㆍ코와 냄새ㆍ혀와 맛ㆍ몸과 감촉과 마찬가지며, 뜻과 법에 있어서도 뜻이 법을 얽어매는 것인가, 법이 뜻을 얽어매는 것인가?’”
018_0919_b_07L眼繫色耶色繫眼耶如是耳聲鼻香舌味身觸意法爲意繫法耶爲法繫意耶
장자가 물었다.
長者問言
“여러 존자들께서는 이 이치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였습니까?”
018_0919_b_10L諸尊者於此義云何記說
“장자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諸上座言於長者意云何
장자가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말했다.
018_0919_b_11L長者答諸上座言
“제 생각 같아서는 눈이 색을 얽어매는 것도 아니요, 색이 눈을 얽어매는 것도 아니며,……(내지)……뜻이 법을 얽어매는 것도 아니요, 법이 뜻을 얽어매는 것도 아닙니다. 그 중간에 욕탐(欲貪)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것에 얽매이는 것이니, 비유하면 검고 흰 두 마리의 소에게 하나의 멍에를 씌워놓은 것과 같습니다. 그때 어떤 사람이 ‘검은 소가 흰 소를 얽어맨 것인가, 흰 소가 검은 소를 얽어맨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그것을 바른 물음이라고 하겠습니까?”
018_0919_b_12L如我意謂非眼繫色色繫眼乃至非意繫法非法繫意中閒有欲貪者隨彼繫也譬如二牛一黑一白駕以軛鞅有人問言爲黑牛繫白牛爲白牛繫黑牛爲等問不
“장자여, 그것은 바른 물음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검은 소가 흰 소를 얽어맨 것도 아니요, 흰 소가 검은 소를 얽어맨 것도 아니고, 그 멍에가 바로 그들을 얽어맨 것이기 때문입니다.”
018_0919_b_16L答言長者非等問也所以者何非黑牛繫白牛亦非白牛繫黑牛然彼軛鞅是其繫也
“그렇습니다. 존자들이시여, 눈이 색을 얽어맨 것도 아니요, 색이 눈을 얽어맨 것도 아니며,……(내지)……뜻이 법을 얽어맨 것도 아니요, 법이 뜻을 얽어맨 것도 아닙니다. 그 중간에 있는 욕탐이 바로 그것을 얽어맨 것입니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여러 상좌들의 말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018_0919_b_19L如是尊者非眼繫色色繫眼乃至非意繫法非法繫意其中閒欲貪是其繫也質多羅長者聞諸上座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573. 아기비가경(阿耆毘迦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19_b_23L如是我聞
018_0919_c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림에 계셨다. 그때 질다라 장자의옛 집안 친구인 어떤 아기비가(阿耆毘迦) 외도가 질다라 장자에게 찾아와 서로 인사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섰다.
018_0919_c_01L一時佛住菴羅林中阿耆毘外道是質多羅長者先人親來詣質多羅長者所共相問訊慰勞已於一面住
질다라 장자가 아기비가 외도에게 물었다.
018_0919_c_04L質多羅長者問阿耆毘外道
“당신은 출가한 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汝出家幾時
“장자여, 나는 출가한 지 20여 년이 되었습니다.”
018_0919_c_05L答言長者我出家已來二十餘年
질다라 장자가 물었다.
質多羅長者問言
“당신이 출가한 지 20년이나 지났다면, 인간을 뛰어넘는 법[過人法]19)과 궁극적 지견(知見)과 안락하게 머묾을 얻었습니까?”
018_0919_c_06L汝出家來過二十年爲得過人法竟知見安樂住不
“장자여, 내가 비록 출가한 지 20년이나 지났다고는 하지만, 인간을 뛰어넘는 법과 궁극적 지견과 안락하게 머묾을 얻지 못했습니다. 오직 벌거벗은 몸으로, 삭발하고 걸식하면서 인간 세상을 유행하며 흙 속을 뒹굴 뿐입니다.”
018_0919_c_08L答言長者雖出家過二十年不得過人法究竟知見樂住唯有裸形拔髮乞食人閒遊行臥於土中
질다라 장자가 말했다.
質多羅長者言
“그것은 법(法)과 율(律)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쁜 지식으로서 번뇌를 벗어나는 법[出要法]도 아니요, 바른 깨달음이라 말할 수도 없으며, 찬탄할 것도 없고, 의지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저 부질없이 출가했다는 이름으로 20년을 지내면서 벌거벗은 몸으로 삭발하고 걸식하며 인간 세상을 유행하고 재[灰] 속에서 뒹굴었을 뿐입니다.”
018_0919_c_11L此非名稱此是惡知非出要道非曰等覺非讚歎處不可依止唐名出家過二十裸形拔髮乞食人閒遊行臥灰土
아기비가가 질다라 장자에게 물었다.
阿耆毘問質多羅長者
“당신은 사문 구담의 제자가 된 지 지금 얼마나 되었습니까?”
018_0919_c_15L汝爲沙門瞿曇作弟子於今幾時
“저는 세존의 제자가 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018_0919_c_16L質多羅長者答言我爲世尊弟子過二十年
다시 질다라 장자에게 물었다.
018_0919_c_17L復問質多羅長者
“당신이 사문 구담 제자가 된 지 20년이 지났다면, 당신은 인간을 뛰어넘는 법과 훌륭하고 궁극적인 지견(知見)을 얻었습니까?”
018_0919_c_18L汝爲沙門瞿曇弟子過二十年復得過人法究竟知見不
질다라 장자가 대답했다.
018_0919_c_19L質多羅長者答言
“당신은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질다라 장자는 결코 다시는 어머니 태로 말미암아 생을 받지 않을 것이요, 또 무덤을 보태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혈기(血氣)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니, 세존께서 말씀하신 다섯 가지 하분결(下分結)에 있어서 끊지 못한 번뇌[結]를 한 가지도 볼 수 없습니다. 만일 한 가지 번뇌라도 끊지 못한 것이 있다면, 장차 다시 돌아와 이 세상에 태어날 것입니다.”
018_0919_c_20L汝今當知質多羅長者要不復經由胞胎而受生不復增於丘塚不復起於血氣如世尊所說五下分結不見一結而不斷者一結不斷當復還生此世
018_0920_a_01L이렇게 말하자, 그때 아기비가는 슬피 탄식하며 눈물을 흘리다 옷으로 얼굴을 훔치면서 질다라 장자에게 말했다.
018_0920_a_01L如是說時阿耆毘迦悲歎涕淚以衣拭面謂質多羅長者言
“제가 지금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我今當作何計
“당신이 만일 바른 법과 율에 출가한다면, 저는 마땅히 당신께 의복과 발우 따위의 몸에 필요한 도구들을 공급하겠습니다.”
018_0920_a_03L質多羅長者答言汝若能於正法律出家者我當給汝衣鉢供身之具
아기비가는 잠깐 생각한 뒤에 질다라 장자에게 말했다.
018_0920_a_05L阿耆毘迦須臾思惟已語質多羅長者言
“나는 이제 당신을 따르리니 내게 할 일을 가르쳐 주십시오.”
018_0920_a_06L我今隨喜示我所作
그때 질다라 장자는 그 아기비가를 데리고 여러 상좌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여러 상좌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말했다.
018_0920_a_07L質多羅長者將彼阿耆毘迦往詣諸上座所禮諸上座於一面坐白諸上座比丘言
“존자들이시여, 이 아기비가는 바로 제 옛 집안 친구인데, 지금 출가하여 비구가 되고자 합니다. 원컨대 여러 상좌들께서 출가시켜 제도해 주신다면, 제가 마땅히 의복과 발우 따위의 모든 도구를 공급하겠습니다.”
018_0920_a_09L尊者此阿耆毘迦是我先人親厚今求出家作比丘願諸上座度令出家我當供給衣鉢衆具
그러자 여러 상좌들은 곧 출가시켜, 수염과 머리를 깎이고 가사를 입혔다. 그는 출가하고 나서 생각하였다.
018_0920_a_12L諸上座卽令出家除鬚髮著袈裟衣出家已思惟
‘선남자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출가하여 부지런히 정진하여 도를 배우는 까닭은 범행을 깨끗이 닦아 아라한(阿羅漢)이 되기 위해서이다.’
018_0920_a_13L所以善男子剃除鬚髮著袈裟衣出家增進學道淨修梵行得阿羅漢

574. 니건경(尼揵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20_a_15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부락 암라림에서 여러 상좌(上座)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니건약제자(尼揵若提子)20)는 5백 권속들과 함께 암라림으로 와서, 질다라 장자를 꾀어 제자로 삼으려 하였다. 질다라 장자는 니건약제자가 5백 권속들을 거느리고 암라림으로 와서, 자기를 꾀어 제자로 삼으려 한다는 말을 듣고 곧 그곳으로 가서 서로 인사를 마치고 제각기 한쪽에 앉았다. 그때 니건약제자가 질다라 장자에게 말했다.
018_0920_a_16L一時佛住菴羅聚落菴羅林中與諸上座比丘俱有尼揵若提子與五百眷屬詣菴羅林中欲誘質多羅長者以爲弟子質多羅長者聞尼揵若提子將五百眷屬來詣菴羅林中欲誘我爲弟子聞已卽往詣其所共相問訊畢各於一面坐揵若提子語質多羅長者言
“당신은 사문 구담이 무각무관(無覺無觀)삼매를 증득했다고 믿습니까?”
018_0920_a_23L汝信沙門瞿曇得無覺無觀三昧耶
018_0920_b_01L질다라 장자가 대답하였다.
018_0920_b_01L質多羅長者答言
“그를 믿기 때문에 찾아온 것은 아닙니다.”
我不以信故來也
“장자여, 당신은 아첨하지 않고 속이지 않고 순박하고 곧으며, 순박하고 곧은 데서 태어난 사람입니다. 장자여, 만일 각(覺)과 관(觀)을 쉴 수 있다면 노끈으로 바람을 잡아맬 수도 있을 것이요, 만일 각과 관을 쉴 수 있다면 한줌의 흙으로 항하[恒水]의 흐름을 막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는 다니거나 섰거나 앉거나 눕거나 늘 앎[知]과 봄[見]을 일으킵니다.”
018_0920_b_02L阿耆毘長者汝不諂不幻質直質直所生長者若能息有覺有觀者亦能以繩繫縛於風若能息有覺有觀者亦可以一把土斷恒水流我於行智見常生
질다라 장자가 니건약제자에게 물었다.
018_0920_b_07L質多羅長者問尼揵若提
“믿음이 앞에 있는 것입니까, 지혜가 앞에 있는 것입니까? 믿음과 지혜는 어느 것이 앞서는 것이며, 어느 것이 훌륭한 것입니까?”
018_0920_b_08L爲信在前耶爲智在前耶信之與何者爲先何者爲勝
니건약제자가 대답하였다.
018_0920_b_09L尼揵若提子答言
“믿음이 마땅히 앞에 있고, 그 뒤에 지혜가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과 지혜를 서로 비교하면 지혜가 더 훌륭한 것입니다.”
018_0920_b_10L信應在前然後有智信智相比智則爲勝
질다라 장자가 니건약제자에게 말했다.
018_0920_b_11L質多羅長者語尼揵若提
“저는 이미 각과 관이 쉬게 됨을 구해 얻고 나서, 안으로 깨끗한 한 마음이 되어 무각무관삼매에서 생긴 기쁨과 즐거움을 갖춘 제2선에 구족하게 머뭅니다. 저는 낮에도 이 삼매에 머물고, 밤에도 이 삼매에 머물며, 밤이 새도록 언제나 이 삼매에 머뭅니다. 이미 이러한 지혜가 있는데, 세존에 대한 믿음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018_0920_b_12L我已求得息有覺有觀內淨一心無覺無觀三昧生喜樂第二禪具足我晝亦住此三昧夜亦住此三昧終夜常住此三昧有如是智何用信世尊爲
“당신은 아첨하고 거짓되고 곧지 않으며, 곧지 않은 데서 태어난 사람이군요.”
018_0920_b_16L尼揵若提子言汝諂曲幻僞不直不直所生
“당신은 아까는 나를, 아첨하지 않고 속이지 않고 순박하고 곧으며, 순박하고 곧은 데서 태어난 사람이라고 말하더니, 지금은 어째서 아첨하고 거짓되고 곧지 않으며, 곧지 않은 데서 태어난 사람이라고 말합니까? 만일 당신이 먼저한 말이 진실이라면 뒤의 말은 거짓이요, 뒤의 말이 진실이라면 먼저한 말은 거짓일 것입니다. 당신은 아까 ‘나는 다니거나 섰거나 앉거나 눕거나 늘 앎[知]과 봄[見]을 낸다’고 말했는데, 당신은 앞뒤의 조그마한 일도 알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인간을 뛰어넘는 법을 알며, 또 앎과 봄과 안락하게 머무는 일을 알겠습니까?”
018_0920_b_17L質多羅長者言汝先言我不諂曲不幻質直質直所生云何言諂曲幻僞不直不直所生耶若汝前實者後則虛後實者前則虛汝先言我於行臥智見常生於前後小事不知云何知過人法若見安樂住事
장자가 다시 니건약제자에게 물었다.
018_0920_b_23L長者復問尼揵若提子
018_0920_c_01L“한 가지 물음ㆍ한 가지 해설ㆍ한 가지 주장에서부터 나아가 열 가지 물음ㆍ열 가지 해설ㆍ열 가지 주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당신은 그것을 가지고 있습니까? 만일 한 가지 물음ㆍ한 가지 해설ㆍ한 가지 주장에서부터 나아가 열 가지 물음ㆍ열 가지 해설ㆍ열 가지 주장이 없다면, 어떻게 나를 꾈 수 있다고 이 암라림에 와서 나를 꾀려 하는 것입니까?”
그러자 니건약제자는 숨이 막혀 머리를 내저었고, 팔짱을 끼고 나가서 다시는 돌아보지도 않고 떠나갔다.
018_0920_c_01L有於一問一說一記論乃至十十說十記論汝有此不若無一問一記論乃至十問十說十記論何能誘於我而來至此菴羅林中欲誘誑我於是尼揵若提子息閉掉頭反拱而出不復還顧

575. 병상경(病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920_c_06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부락 암라림에서 많은 상좌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병이 들어 여러 친족들에게 에워싸여 있었는데, 많은 하늘들이 장자의 처소에 내려와 말했다.
018_0920_c_07L一時佛住菴羅聚落菴羅林中與衆多上座比丘俱爾時質多羅長者病苦諸親圍遶有衆多諸天來詣長者所語質多羅長者言
“장자여, 그대가 장차 발원하기만 한다면 전륜왕(轉輪王)21)이 될 수 있을 것이다.”
018_0920_c_10L長者汝當發願得作轉輪王
질다라 장자가 여러 하늘들에게 말했다.
018_0920_c_11L質多羅長者語諸天言
“만일 전륜왕이 된다고 해도 그것 역시 무상(無常)한 것이요, 괴로움[苦]이며, 공(空)이요, 무아(無我)인 것이다.”
018_0920_c_12L若作轉輪王彼亦無常無我
그때 장자의 친족들이 장자에게 말했다.
長者親屬語長者
“그대는 정신 차려라, 정신 차려라.”
018_0920_c_13L汝當繫汝當繫念
질다라 장자가 친족들에게 말했다.
質多羅長者語親屬
“여러분은 왜 나를 보고 ‘정신 차려라, 정신 차려라’고 하였습니까?”
018_0920_c_14L故汝等教我繫念繫念
“그대가 ‘무상(無常)한 것이요, 괴로움[苦]이며, 공(空)이요, 무아(無我)인 것이다’라고 이런 말을 했기 때문에 그대에게 ‘정신 차려라, 정신 차려라’라고 말한 것이다.”
018_0920_c_15L彼親屬言作是言無常無我是故教汝繫繫念也
“여러 하늘 사람들이 내 처소에 와서 나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장차 발원하기만 한다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요, 발원을 따라 과보를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기에, 내가 ‘그 전륜왕도 또한 무상한 것이요, 괴로움이며, 공(空)이요, 무아인 것이다’라고 대답했던 것입니다.”
018_0920_c_17L長者語諸親屬有諸天人來至我所語我言汝當發願得作轉輪聖王隨願得果我卽答言彼轉輪王亦復無常非我
그 여러 친족들이 질다라 장자에게 말했다.
018_0920_c_20L彼諸親屬語質多羅長者
“전륜왕에게는 무엇이 있기에 그 하늘들이 그대에게 발원하여 구하라고 시켰는가?”
018_0920_c_21L轉輪王有何而彼諸天教汝願求
“전륜왕은 바른 법으로 다스려 교화합니다. 하늘들은 이러한 복과 이익을 보았기 때문에, 와서 내게 발원하여 그것을 구하라고 시킨 것입니다.”
018_0920_c_22L長者答言轉輪王者以正法治化是故諸天見如是福利故來教我爲發願求
018_0921_a_01L“그대는 지금 잘 생각해 보아라.장차 어떻게 할 것인가?”
018_0921_a_01L諸親屬言汝今用當如之何
“여러 친족들이여, 제가 지금 잘 생각해보니 저는 다시는 어머니 태로 말미암아 생을 받지 않을 것이요, 또 무덤을 보태지도 않을 것이며, 다시는 혈기(血氣)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니, 세존께서 말씀하신 다섯 가지 하분결(下分結)을 저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고, 제가 끊지 못한 번뇌는 한 가지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만일 번뇌를 끊지 못했다면 이 세상에 도로 태어날 것입니다.”
018_0921_a_02L長者答言諸親屬我今作心唯不復見胞胎受生不增丘塚不受血氣如世尊說五下分結我不見有我不自見一結不斷若結不斷則還生此世
그리고 장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부좌(加趺坐)를 맺고서 바른 생각으로 여럿 앞에서 게송으로 말했다.
018_0921_a_06L於是長者卽從牀起加趺坐正念在前而說偈言

의복과 음식을 쌓고 또 쌓아
온갖 어려움에서 널리 벗어나고자
훌륭한 복전에 보시 행하여
이러한 다섯 가지 힘을 심는 것
이러한 뜻을 이루기 위해
속인으로서 집에 살면서
나는 이런 이익 모두 다 얻고
온갖 어려움 이미 벗어났다네.
018_0921_a_07L服食積所積
廣度於衆難
施上進福田
殖斯五種力
以斯義所欲
俗人處於家
我悉得此利
已免於衆難

세상에서 들어 익힌 것
여러 가지 어려운 일 멀리 여의고
삶의 즐거움 어렵다는 것 알아
등정각(等正覺)을 따르고
018_0921_a_10L世閒所聞習
遠離衆難事
生樂知稍難
隨順等正覺

계 가진 이에게 공양 올리며
여러 범행(梵行) 잘 닦았나니
번뇌가 다한 아라한이나
성문이나 성자[牟尼]들
018_0921_a_11L供養持戒者
善修諸梵行
漏盡阿羅漢
及聲聞牟尼

이러한 뛰어난 지견 가진 이
그 모든 훌륭한 분들에게
언제나 대장부의 보시 행하면
마침내 큰 과보 얻으리.
018_0921_a_13L如是超越見
於上諸勝處
常行士夫施
剋終獲大果

갖가지 많은 보시 꾸준히 행하고
모든 훌륭한 복전에 보시 행하면
이 세상에서 목숨 마치고
저 천상에 변화해 태어난 뒤에
다섯 가지 향락을 두루 갖추고
마음은 한량없이 즐거우리니
018_0921_a_14L習行衆多施
施諸良福田
於此世命終
化生於天上
五欲具足滿
無量心悅樂

이러한 묘한 과보 얻음은
아끼는 마음 없기 때문이라서
어디고 태어나는 그 곳마다
일찍이 즐겁지 않은 곳 없으리.
018_0921_a_16L獲斯妙果報
以無慳悋故
在所處受生
未曾不歡喜

질다라 장자는 이 게송을 말하고는 이내 목숨을 마쳐 불번열천(不煩熱天)에 태어났다. 그때 질다라 장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018_0921_a_17L質多羅長者說此偈已尋卽命終於不煩熱天爾時質多羅天子作是
‘나는 여기에 머물지 말고 당장 저 염부제(閻浮提)로 가서 여러 상좌(上座) 비구들께 예배해야겠다.’
018_0921_a_20L我不應停此當往閻浮提禮拜諸上座比丘
그리고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만큼의 짧은 시간에 하늘의 신통력으로 암라림으로 내려가 몸에서 하늘의 광명을 뿜어내어 암라림을 두루 비추었다. 그때 어떤 비구가 밤에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 한데를 거닐다가, 훌륭한 광명이 숲을 두루 비추는 것을 보고, 곧 게송으로 말했다.
018_0921_a_21L如力士屈伸臂頃以天神力至菴羅林中放身天光遍照菴羅林有異比丘夜起出房露地經行勝光明普照樹林卽說偈言
018_0921_b_01L
어떤 오묘한 하늘이
저 허공에 머물러 있는 걸까?
마치 저 순금산(純金山)이나
염부단(閻浮檀)의 깨끗한 빛 같네.
018_0921_b_01L是誰妙天色
住於虛空中
譬如純金山
閻浮檀淨光

질다라 천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8_0921_b_03L質多羅天子說偈答言

나는 저 천상과 인간의 왕인
구담께서 아들이라 일컬었던
이 암라림 속의
질다라 장자 그 사람이네.
018_0921_b_04L我是天人王
瞿曇名稱子
是菴羅林中
質多羅長者

깨끗한 계를 갖춤으로써
생각을 잡아매어 스스로 적정해져
해탈한 몸을 완전히 갖추었고
지혜의 몸도 또한 그러했다네.
018_0921_b_06L以淨戒具足
繫念自寂靜
解脫身具足
智慧身亦然

나는 법을 알기에 여기 왔나니
그대는 마땅히 알아야 하네.
장차 저곳에서 열반하리니
이 법은 법이 그러한 것이네.
018_0921_b_07L我知法故來
仁者應當知
當於彼涅槃
此法法如是

질다라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곧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018_0921_b_08L質多羅天子說此偈已卽沒不現
雜阿含經卷第二十一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과위(果位)를 얻거나 얻을 것에 대해 분명하게 말하는 것을 말한다.
  2. 2)팔리어로는 brahmacariya라고 함. 바라문들은 음행(淫行)을 끊고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의 하늘에 태어나기 위한 네 가지 청정한 행을 행하는 것을 범행이라 한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음행을 끊고, 탐욕을 여의며, 잘못을 여의어 청정한 것을 범행이라 하는데 열반에 이르기 위한 다섯 가지 행(行) 가운데 하나임.
  3. 3)여기서 ‘욕(欲)’은 희망(希望)ㆍ발심(發心)을 가리킴.
  4. 4)네 가지 선정에 바탕을 둔 삼매와 그 의도적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신통의 기초를 말한다. 네 가지 선정이란 욕정(欲定)ㆍ정진정(精進定)ㆍ심정(心定)ㆍ사유정(思惟定)임.
  5. 5)팔리어로는 Nigaṇṭha라고 함. 계박(繫縛)을 여읜다는 뜻으로 사람의 이름임.
  6. 6)팔리어로는 Abhaya Licchavi라고 함. 리차(離車)의 이름으로, 리차는 중인도 비사리국 찰제리(刹帝利) 종족의 이름임.
  7. 7)팔리어로는 pātimokkha이며, 한역하여 별별해탈(別別解脫) 혹은 별해탈계(別解脫戒)라고도 함. 그릇되고 잘못됨에서 따로따로 해탈한다는 뜻. 즉 계행(戒行)을 지켜 능히 따로따로 몸과 입의 잘못을 방지함으로써 점차로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게 된다. 승단 가운데 비구ㆍ비구니라면 마땅히 지속적으로 지켜야 할 계율의 근본조문.
  8. 8)고려대장경 본문에는 단지 애욕(愛欲)으로만 되어 있으나, 이것은 앞서 기술한 탐애와 음욕의 줄임말로 보여 앞 내용을 따랐다.
  9. 9)팔리어로는 Koḷiya라고 하며, 종족 이름임.
  10. 10)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제종(帝種)’ 혹은 ‘고종(苦種)’이 혼용되어 나타나고 있으나, 팔리본에는 일괄적으로 Vyagghapajja[호로(虎路)에 머무는 자]로 되어 있어 ‘제(帝)’자를 ‘호(虎)’자로 해석하고 있다. 팔리본 내용을 참고로 할 경우, ‘호종’은 바두(婆頭)촌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 외에 송ㆍ원ㆍ명 3본에는 이 글자가 모두 ‘고(苦)’자로 되어 있다.
  11. 11)고려대장경 본문에는 ‘계정단(戒淨斷)’으로 되어 있으나, 앞 내용에 대한 부연설명이라면 ‘계청정(戒淸淨)’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이후의 문장 내용도 ‘청정’이 ‘정단(淨斷)’으로 대치되었고, 송ㆍ원ㆍ명 3본에도 ‘정단’으로 되어 있으므로 이를 따라 해석하였다.
  12. 12)암바라녀(菴婆羅女)가 보시한 동산숲을 말함.
  13. 13)상좌(上座)에 앉은 사람이라는 뜻. 승려에 대한 2인칭의 경어. 장로. 교단 중에서 수행을 쌓은 지도적 지위에 있는 사람을 말함. 덕(德)이 뛰어난 수행승으로서 대덕(大德)ㆍ존자(尊者)ㆍ구수(具壽) 등은 그에 대한 경칭. 10년 이상 수행을 쌓은 승려의 호칭. 일반적으로 수행승의 경칭으로도 쓰여짐.
  14. 14)팔리어로는 Citta이며, 부처님 재가(在家) 제자 가운데 지혜 제일인 인물임.
  15. 15)고려대장경 본문에는 ‘멸(滅)’자로 되어 있으나, 명본(明本)에 의거하면 ‘성(成)’자로 되어 있고, 이후 본문의 반복되는 문장에도 ‘성’자로 나오는 것으로 보아 ‘성’자의 오기(誤記)인 듯하다.
  16. 16)팔리본에는 앞의 각 삼매들이 해탈로 되어 있다.
  17. 17)멸수상정(滅受想定)이라고도 함. 구차제정(九次第定)에서 최고경지로서 이 선정에 들어간 사람은 이미 감수[受]작용과 생각[想]의 두 가지 심소(心所)가 멸하게 된다.
  18. 18)팔리어로는 lsidatta라고 함. 또는 음사하여 예서달다(隷犀達多)ㆍ이사달다(尼師達多)라고도 하며, 의역하여 선수(仙授) 혹은 선시(仙施)라고도 함. 존자의 이름임.
  19. 19)팔리어로는 uttari-manussa-dhamma이며, 열 가지 선업도(善業道, dasa-kusala- pathā)를 말함.
  20. 20)팔리어로는 Niganṭha Nātaputta이며, 한역하여 니건타약제자(尼乾陀若提子)라고도 함. Jaina교(敎)의 개조(開祖), 혹은 중흥조(中興祖)라고도 하며, 육사외도(六師外道) 가운데 한 인물. 경전에 자주 등장하지만 실제로 부처님께서 그를 직접 대면한 적은 없다고 한다.
  21. 21)팔리어로는 cakkavattin라고 하며, 인도 종교 가운데 전통적 행위인 인덕(仁德)ㆍ10선(善) 등을 행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단지 정법(正法)으로만 전세계를 통치하는 이상적 제왕을 가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