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1137_b_01L
잡아함경 제43권
018_1137_b_01L雜阿含經卷第四十三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018_1137_b_02L宋天竺三藏求那跋陁羅 譯

1164. 바라연경(婆羅延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37_b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波羅㮈)국 선인이 살았던 녹야원(鹿野苑)에 계셨다.
018_1137_b_04L一時佛住波羅柰國仙人住處鹿野苑中
그때 많은 비구들이 강당에 모여서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여러분, 세존께서 바라연저사미덕륵(波羅延低舍彌德勒)의 질문에 대답하신 것은 이 게송이었다.
018_1137_b_05L有衆多比丘集於講堂作如是論諸尊如世尊說波羅延低舍彌德勒所問

만일 두 끝을 아는 사람이라면
중간도 영원히 집착함이 없으리.
그를 일컬어 대장부라 하리니
다섯 가지 탐욕을 돌아보지 않네.
거기엔 번뇌의 쇠사슬 없으며
얽매임의 근심에서 멀리 벗어났네.
018_1137_b_07L若知二邊者
於中永無著
說名大丈夫
不顧於五欲
無有煩惱鎖
超出縫紩憂

여러분 이 게송에 어떤 뜻이 들어있는가? 어떤 것을 끝이라고 하는가? 어떤 것이 두 끝이며 어떤 것이 중간이며 어떤 것이 얽매임인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고 지혜로써 알아야 하며 깨달음으로써 깨달아야, 지혜로써 아는 것이 되고 깨달음으로써 깨달은 것이 되어 괴로움의 끝에 이르러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018_1137_b_09L諸尊此有何義云何邊云何二邊何爲中云何爲縫紩云何思以智知以了了智所知了所了作苦邊脫於
어떤 이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여섯 가지 몸 안에 있는 감각기관이 한 끝이 되고, 여섯 가지 몸 바깥에 있는 경계가 또 다른 하나의 끝이 되며, 느끼는 것이 중간이 되고, 욕망이 얽매임이 된다. 느낌을 익히는 사람은 여기저기의 인(因)을 얻어 몸이 점점 자라나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 여기서 이 법에 대하여 지혜로써 알고 깨달음으로써 깨달으며, 그 지혜로써 아는 것과 깨달음으로써 깨닫는 것으로써, 괴로움의 끝에 이르러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
018_1137_b_13L有一答言六內入處是一邊六外入處是二邊受是其中愛爲縫紩於受者得彼彼因身漸轉增長出生於此卽法以智知以了了智所知所了作苦邊脫於苦
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과거 세상이 한 끝이 되고, 미래 세상이 또 다른 하나의 끝이 되며, 현재 세상이 중간이 되고, 욕망이 얽매임이 된다. 욕망을 익히면 여기저기의 인에 몸이 차츰 접촉하게 되고 그것이 점점 자라나 세상에 태어나게 되며,……(내지)……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
018_1137_b_17L復有說言過去世是一邊未來世是二邊現在世名爲中愛爲縫紩習近此愛彼彼所因身漸觸增長出生乃至脫苦
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즐거운 느낌이 한 끝이 되고, 괴로운 느낌이 또 다른 하나의 끝이 되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 중간이 되고, 욕망이 얽매임이 된다. 그 욕망을 익히면 여기저기에서 얻는 바에 제 몸이 차츰 접촉하게 되고 그렇게 점점 자라나 세상에 태어나게 되며,……(내지)……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
018_1137_b_20L復有說樂受者是一邊苦受者是二邊苦不樂是其中愛爲縫紩習近此愛彼彼所得自身漸觸增長出生乃至作苦
018_1137_c_01L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존재가 한 끝이 되고, 존재의 발생이 또 다른 하나의 끝이 되며, 느낌이 중간이 되고, 욕망이 얽매임이 된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
018_1137_c_02L復有說言有者是一邊集是二受是其中愛爲縫紩如是廣說乃至脫苦
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몸이 한 끝이 되고, 몸의 발생이 또 다른 하나의 끝이 되며, 욕망이 얽매임이 된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된다.”
018_1137_c_04L復有說言身者是一邊身集是二邊愛爲縫紩如是廣說乃至脫
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들 여러 사람이 제각기 말한 내용은 제각기 다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까부터 여러 사람들이 말한 것들은 서로 다르게 말하여 그 진의를 분명하게 알기를 기대할 수 없다. 세존께서는 어떻게 말씀하시는지 바라연저사미덕륵이 물은 경에 대해서 우리는 세존께 나아가 자세히 여쭈어 보자. 그리하여 세존께서 말씀이 계시면 우리는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받들어 지니도록 하자.”
018_1137_c_06L復有說言我等一切所說不同謂向來種種異說要不望知云何世尊有餘之說波羅延低舍彌德勒所問經我等應往具問世尊如世尊所我等奉持
그래서 여러 비구들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아까 여러 비구들이 강당에 모여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018_1137_c_10L爾時衆多比丘詣世尊稽首禮足退坐一面白佛言世尊向諸比丘集於講堂作如是言
‘세존께서 바라연저사미덕륵의 물음에 답하신 경에 대하여, 이른바 두 끝……(내지)……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데까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떤 사람은 ‘여섯 가지 몸 안에 있는 감각기관이 한 끝이 되고, 여섯 가지 몸 바깥에 있는 경계가 또 다른 하나의 끝이 되며, 느낌이 중간이 되고, 욕망은 얽매임이 된다’고 하기도 하였고,……(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모두 결정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일부러 세존께 찾아와서 그 이치를 여쭙는 것입니다. 저희들의 말 중에 어느 것이 이치에 맞습니까?”
018_1137_c_12L於世尊所說波羅延低舍彌德勒所問經所謂二邊乃至脫苦有人說言內六入處是說一邊外六入處是說二邊受是其中愛爲縫紩如前廣說悉不決定今日故來請問世尊具問斯義我等所說誰得其義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의 말은 다 옳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해 또 다른 경을 말하리라. 나는 바라연저사미덕륵을 위해 또 다른 경을 말하리라. 즉 접촉이 한 끝이 되고, 접촉의 발생이 또 다른 하나의 끝이 되며, 느낌은 중간이 되고, 욕망은 얽매임이 된다. 욕망을 익혀 가까이 하면 여기저기에서 얻은 바 몸은 접촉을 인연하여 그것이 점점 자라나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 이 법에 대해 지혜로써 알고 깨달음으로써 깨달으면, 지혜로써 알고 깨달음으로써 깨달으며, 지혜로써 안 것과 깨달음으로써 깨달은 것으로서 괴로움의 끝에 이르러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되느니라.”
018_1137_c_18L佛告諸比丘等所說皆是善說我今當爲汝等有餘經我爲波羅延低舍彌德勒有餘經說謂觸是一邊觸集是二邊是其中愛爲縫紩習近愛已彼彼所身緣觸增長出生於此法以智知以了了智所知了所了作苦邊脫於
018_1138_a_01L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38_a_02L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喜奉行

1165. 빈두로경(賓頭盧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38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존자 빈두로(賓頭盧)는 구섬미국(拘睒彌國) 구사라원(瞿師羅園)1)에 있었다.
018_1138_a_04L一時尊者賓頭盧住拘睒彌國瞿師羅園
그때 바차(婆蹉)국왕 우다연나(優陀延那)가 존자 빈두로의 처소를 찾아가서 서로 문안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존자 빈두로에게 아뢰었다.“여쭈어 볼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지금 좀 한가하십니까? 대답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018_1138_a_05L有婆蹉國王名優陁延那詣尊者賓頭盧所共相問訊問訊已退坐一面婆蹉王優陁延那白尊者賓頭盧言欲有所問寧有閑見答已不
존자 빈두로가 대답하였다.
“대왕이여, 대왕은 우선 물으십시오. 아는 것이면 당연히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018_1138_a_09L尊者賓頭盧答言大王大王且問知者當答
바차왕 우다연나가 존자 빈두로에게 물었다.
“무슨 인(因)과 무슨 연(緣)으로 새로 배우는 젊은 비구가 이 법과 율(律)에 출가한 지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매우 안락하게 지내며, 또한 모든 감관이 평화스럽고 얼굴은 청정하며 피부는 깨끗하고 고요한 것을 좋아하여 움직이는 일이 적으며, 마치 들짐승처럼 왕성한 마음을 다른 곳에 맡겨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梵行)을 닦아 지니고 순일(純一)하고 청정하게 살아갑니까?”
018_1138_a_10L婆蹉王優陁延那問尊者賓頭盧何因何緣新學年少比丘於此法律出家未久極安樂諸根欣悅顏貌淸淨膚色鮮白靜少動任他而活野獸其心堪能盡修持梵行純一淸淨
존자 빈두로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는 깨달아 아시고 보신대로 비구들을 위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모든 비구들은 나이 많은 여인을 보거든 어머니라 생각하고, 중년 여인을 보거든 누이나 동생으로 생각하고, 어린 처녀를 보거든 딸이라 생각하라.’
이런 인연으로 젊은 비구들이 이 법과 율에서 비구가 된지 오래지 않았지만, 안온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으며, 모든 감각기관은 평화롭고 얼굴은 청정하며 피부는 깨끗하고 고요한 것을 좋아하여 움직이는 일이 적으며, 산짐승처럼 왕성한 마음을 다른 데 맡겨 목숨이 다하도록 범행을 닦아 가지며 순일하고 청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018_1138_a_15L尊者賓頭盧答言如佛所說如來應等正覺所知所見爲比丘說汝諸比丘若見宿人當作母想見中閒者作姊妹想見幼稚者當作女想以是因緣年少比丘於此法律出家未久安隱樂住諸根敷悅顏貌淸淨膚色鮮白樂靜少動任他而活野獸其心堪能盡壽修持梵純一淸淨
018_1138_b_01L바차왕 우다연나가 존자 빈두로에게 아뢰었다.
“지금 세간 사람들은 탐하고 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일 늙은 여인을 보고 어머니라 생각하고, 중년 여인을 보고는 누이나 여동생으로 생각하고, 어린 처녀를 보고는 딸이라 생각한다면, 그 때는 사모하는 마음도 따라서 일어나 탐욕이 훨훨 불붙고 성냄과 어리석음이 불타오를 것입니다. 다시 이 보다 더 훌륭한 인연은 없습니까?”
018_1138_a_23L婆蹉王優陁延那語尊者賓頭盧言今諸世閒貪求之心見宿人而作母想見中年者作姊妹見幼稚者而作女想當於爾時亦隨起貪欲燒燃瞋恚燒燃愚癡燒要當更有勝因緣不
존자 빈두로가 바차왕 우다연나에게 말하였다.
“또 다른 인연이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는 아시고 보신대로 비구들을 위해 말씀하셨습니다.‘이 몸은 발끝에서 머리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뼈를 근간으로 삼아 그 위에 살을 바르고 엷은 가죽으로 덮어씌운 것으로서 갖가지 더러운 물질이 가죽주머니 안에 가득 차 있다. 두루 관찰해보면 머리칼ㆍ털ㆍ손톱ㆍ이ㆍ먼지ㆍ때ㆍ침ㆍ피부ㆍ살ㆍ백골(白骨)ㆍ힘줄ㆍ맥(脈)ㆍ심장ㆍ간장ㆍ허파ㆍ쓸개ㆍ콩팥ㆍ창자ㆍ위ㆍ생장(生臟)ㆍ숙장(熟臟)ㆍ눈물ㆍ땀ㆍ콧물ㆍ거품ㆍ기름덩이ㆍ골수ㆍ가래ㆍ고름ㆍ피ㆍ골ㆍ즙액ㆍ똥ㆍ오줌이 들어있다.’
대왕이여, 이러한 인과 이러한 연으로 젊은 비구들은 이 법과 율에서 비구가 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안온하고 즐겁게 지내며 순일하고 청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018_1138_b_05L尊者賓頭盧語婆蹉王優陁延那更有因緣如世尊如來應等正覺所知所見爲比丘此身從足至頂骨幹肉塗覆以薄種種不淨充滿其中周遍觀察爪齒塵垢流唌皮肉白骨筋脈生藏熟藏胞淚汗涕沫肪膿血腦汁大王此因此緣故年少比丘於此法律家未久安隱樂住乃至純一滿淨
바차왕 우다연나가 존자 빈두로에게 말하였다.
“사람의 마음은 가볍고 빠릅니다. 만일 더럽다고 보면 깨끗하다는 생각도 따라서 일어날 것입니다. 혹 다시 어떤 인연 있어서, 젊은 비구들로 하여금 이 법과 율 안에서 비구가 된 지 오래지 않았어도 안온하고 즐겁게 지내며 순일하고 청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까?”
018_1138_b_14L蹉王優陁延那語尊者賓頭盧人心飄疾若觀不淨隨淨想現頗更有因令年少比丘於此法律出家未久安隱樂住乃至純一滿淨不
018_1138_c_01L존자 빈두로가 대답하였다.
“대왕이여, 인연이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는 아시고 보신대로 비구들을 위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은 마땅히 감각기관의 문을 잘 지켜 보호하고 그 마음을 잘 거두어 잡아야 한다. 혹 눈이 빛깔을 볼 때에도 그 빛깔 모양을 취하지 말고, 좋은 형상을 따라 취해 그것을 굳세게 집착하지 말라. 만일 눈을 잘 거두어들이지 않으면 곧 세상에 대한 탐욕과 애욕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그 마음에서 새어 나올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눈의 계율을 받들어 지녀야 한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가 맛을 보고, 몸으로 감촉을 느낄 때에도 마찬가지이며, 뜻으로 법을 알 때에도 뜻의 계율을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018_1138_b_18L尊者賓頭盧言大王有因有緣如世尊說如來應等正覺所知所見告諸比丘等應當守護根門善攝其心若眼見色時莫取色相莫取隨形好增上執持若於眼根不攝斂住則世閒貪愛惡不善法則漏其心是故此等當受持眼律儀耳聲鼻香舌味身觸意法亦復如是乃至受持意律儀
그러자 바차왕 우다연나는 존자 빈두로에게 말하였다.
“훌륭합니다. 정말 좋은 설법입니다. 모든 감각기관에 대한 계율을 잘 받들어 가져야 할 것입니다. 존자 빈두로여, 나도 그와 같이 하겠습니다.
018_1138_c_03L婆蹉王優陁延那語尊者賓頭盧善哉善說法乃至受持諸根律儀者賓頭盧我亦如是
어떤 때는 몸을 단속하지 않고, 모든 감각기관의 계율을 지키지 않으며, 마음을 한결같이 하지 못한 채로 궁중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마음은 무서운 탐욕을 일으켜 활활 불타오르고 어리석음이 활활 불타오릅니다. 아무리 조용한 방에 혼자 있어도 저 세 가지 독은 마음을 불태우는데 하물며 궁중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018_1138_c_06L有時不守護身不持諸根律儀不一其念入於宮中其心極生貪欲熾燃愚癡燒燃正使閑房獨處亦復三毒燒燃其心況復宮中
또 나는 어떤 때는 몸을 잘 단속하고, 모든 감각기관을 잘 거두어 단속하며, 생각을 오로지 해서 궁중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일어나 그 마음을 태우지 않습니다. 궁중에서도 그 몸을 태우지 않고 또한 마음도 태우지 않거늘 하물며 한가히 혼자 있을 때이겠습니까? 이로써 보면 이 인연은 젊은 비구로 하여금 이 법과 율 안에서 비구가 된지 오래지 않았어도 안온하고 즐겁게 지내며 순일하고 청정하게 살아가게 할 것입니다.”
018_1138_c_10L又我有時善護其身善攝諸根專一其念入於宮中貪欲癡不起燒然其心於內宮中尚不燒身亦不燒心況復閑獨以是之故此因此緣能令年少比丘於此法律出家未久安隱樂住乃至純一滿淨
그때 바차왕 우다연나는 존자 빈두로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1138_c_15L婆蹉王優陁延那聞尊者賓頭盧所說歡喜隨喜從坐起去

1166. 수족유경(手足喩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38_c_1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다.
018_1138_c_18L一時佛住拘睒彌國瞿師羅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손이 있기 때문에 잡고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발이 있기 때문에 가고 올 수 있다는 것을 알며, 관절(關節)이 있기 때문에 굽히고 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배가 있기 때문에 배고프고 목마름이 있다는 것을 안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눈이 있기 때문에 눈이 사물과 접촉함을 인연해 생기는 안에서의 느낌 즉,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들이 생긴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그와 같다.
018_1138_c_19L爾時世尊告諸比丘有手故有取捨有足故知有往來有關節故知有屈伸有腹故知有飢渴如是比丘有眼故眼觸因緣生受內覺若苦若樂不苦不樂亦復如是
018_1139_a_01L비구들아, 만일 손이 없으면 취하고 버림을 알지 못할 것이요, 발이 없으면 가고 옴을 알지 못할 것이며, 관절이 없으면 굽히고 폄을 알지 못할 것이요, 배가 없으면 배고프고 목마름을 알지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만일 눈이 없으면 눈이 사물과 접촉함을 인연해 생기는 안에서의 느낌인,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 등이 없을 것이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그와 같으니라.”
018_1139_a_01L諸比丘若無手則不知取捨無足則不知往來若無關節則不知有屈伸若無腹則不知有飢渴如是諸比丘若無眼則無眼觸因緣生受內覺若苦若樂不苦不樂亦復如是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39_a_06L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1167. 구경(龜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39_a_0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다.
018_1139_a_08L一時佛住拘睒彌國瞿師羅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 어느 때에 강 속에 풀이 우거져 있었는데 거북이가 그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때 어떤 굶주린 여우가 배가 고파서 먹이를 찾아다니다가 멀리서 거북이를 보고는 재빨리 달려가 움켜잡았다. 거북은 여우가 오는 것을 보고 곧 여섯 부위(4지와 머리와 꼬리)를 감추었다. 여우는 지켜보면서 머리나 발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잡아먹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켰으나 거북이는 끝내 머리나 발을 내놓지 않았다. 여우는 배가 고파 성을 내면서 떠났다.
018_1139_a_09L爾時世尊告諸比丘過去世時有河中草有龜於中住止有野干飢行覓食遙見龜虫疾來捉取龜虫見來卽便藏六野干守伺冀出頭足欲取食之久守龜虫永不出頭亦不出足野干飢乏瞋恚而去
비구들아, 너희들도 오늘 그와 같은 줄을 알아야 한다. 악마 파순(波旬)은 항상 너희들의 틈을 엿보며, 너희들이 눈으로 빛깔에 집착하거나 귀로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보거나 몸으로 감촉을 느끼거나 뜻으로 법을 생각하기를 바라면서, 여섯 가지 경계에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을 내게 하려고 한다.
018_1139_a_14L諸比丘等今日亦復如是知魔波旬常伺汝便冀汝眼著於色耳聞聲鼻嗅香舌嘗味身覺觸意念法欲令出生染著六境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언제나 눈의 계율을 잘 지키며 머물러야 한다. 눈의 계율을 잘 지켜 머무르면 악마 파순도 틈을 노릴 수 없어서, 너희들은 나오건 반연하건 자유로울 것이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그와 같으니라. 그 여섯 가지 감관에서 나오건 반연하건 그 틈을 노리지 못하는 것이 마치 여우가 거북이의 틈을 노리지 못한 것과 같으리라.”
018_1139_a_18L是故比丘汝等今日常當執持眼律儀住執持眼根律儀住惡魔波旬不得其便隨出隨緣亦復如是於其六根若出若緣得其便猶如龜虫野干不得其便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018_1139_a_22L世尊卽說偈言
018_1139_b_01L
거북이가 여우를 두려워해
여섯 부위를 껍질 속으로 감추듯
비구도 마음을 잘 거두어
모든 감각과 생각을 감추어라.
그를 의지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고
마음을 덮고 말하지도 말라.
018_1139_a_23L龜虫畏野干
藏六於殼內
比丘善攝心
密藏諸覺想
不依不怖彼
覆心勿言說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39_b_02L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1168. 황맥경(★麥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39_b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다.
018_1139_b_05L一時佛住拘睒彌國瞿師羅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비유하면 보리를 네 거리 길가에 놓아두었을 때 여섯 명의 장부가 막대기로 함께 두드리면 잠깐동안에 티끌처럼 부서지는데, 그것을 일곱 번째 사람이 막대기를 들고 거듭 두드리는 것과 같다.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보리 묶음을 여섯 사람이 함께 두드리고, 또 일곱 번째 사람이 거듭 두드린다면 아주 잘게 부서지겠느냐?”
018_1139_b_06L爾時世尊告諸比丘譬如麥著四衢道頭有六壯夫執杖共打臾塵碎有第七人執杖重打諸比丘於意云何如麥聚六人共打七人重打當極碎不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그렇게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018_1139_b_10L諸比丘白佛言如是世尊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비구들아, 그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6촉입처(六觸入處)에게 두드려 맞는다. 어떤 것을 그 여섯 가지라고 하는가? 안촉입처(眼觸入處)에게 항상 두드려 맞고, 이촉입처(耳觸入處)ㆍ비촉입처(鼻觸入處)ㆍ설촉입처(舌觸入處)ㆍ신촉입처(身觸入處)ㆍ의촉입처(意觸入處)에게 항상 두드려 맞는 것을 말한다. 저 어리석은 사람은 6촉입처에게 두드려 맞고도 다시 미래 세상의 존재를 사모해 구하니, 그것은 일곱 번째 사람이 거듭 두드려 부수는 것과 같다.
018_1139_b_11L佛告諸比丘如是愚癡士夫六觸入處之所搥打何等爲六謂眼觸入處常所搥打意觸入處常所搥打彼愚癡士夫爲六觸入處之所搥打猶復念求當來世有第七人重打令碎
비구들아, 만일 ‘이것은 곧 나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흔들리는 것이요,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다. ‘미래에도 분명히 존재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요, ‘미래에는 분명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다. ‘형상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고, ‘형상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다. ‘생각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요, ‘생각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며, ‘있지도 않을 것이요 없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하면 그것도 흔들리는 것이다.
018_1139_b_16L比丘若言是我則動搖言是我所是則動搖未來當是則動搖未來當無是則動搖復有色是則動搖當復無色是則動當復有想是則動搖當復無想則動搖當復非有想非無想是則動
흔들리기 때문에 병이 되고, 흔들리기 때문에 종기가 되며, 흔들리기 때문에 가시가 되고, 흔들리기 때문에 집착하게 된다. 흔들리는 것을 바르게 관찰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던 사람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얻어 많이 닦아 익혀서 머물고 생각을 잡아매어 바르게 아느니라.
018_1139_b_22L動搖故病動搖故癰動搖故刺搖故著正觀察動搖故苦者得不動搖心多修習住繫念正知
018_1139_c_01L흔들림과 같이 사량(思量)은 허망하여 행이 있다. 그래서 느낌을 나라고 하나니, 그것은 곧 욕망이요, 내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곧 욕망이다.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요, 미래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다. 형상이 있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요, 형상이 없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다.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요, 생각이 없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며, 생각도 아니요 생각 아닌 것도 아니라고 하면 그것도 욕망이다.
018_1139_c_01L如動搖是思量虛誑有行因愛言我是則爲言我所是則爲愛言當來有是則爲愛言當來無是則爲愛當有色是則爲愛當無色是則爲愛當有想則爲愛當無想是則爲愛當非想非非想是則爲愛
욕망 때문에 병이 되고, 욕망 때문에 종기가 되며, 욕망 때문에 가시가 된다. 만일 욕망은 괴로움을 낸다는 것을 잘 생각하고 관찰하면, 욕망을 여읜 마음에 많이 머물러 있게 되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생겨나느니라.
018_1139_c_07L愛故爲病愛故爲癰愛故爲刺若善思觀察愛生苦者多住離愛心正念正智
비구들아, 과거 세상에 아수라가 군사를 일으켜 제석(帝釋)과 싸웠다. 그때 천제석은 33천에 알렸다.
‘오늘 여러 하늘들과 아수라가 싸운다. 만일 여러 하늘이 이기고 아수라가 지거든 아수라를 사로잡아 다섯 매듭으로 묶어 하늘 궁전으로 데리고 돌아오너라.’
018_1139_c_09L諸比丘過去世時阿修羅興軍與帝釋鬪時天帝釋告三十三天今日諸天阿修羅苦若諸天勝阿修羅不如者當生執阿修羅縛以五繫送還天宮
아수라도 자신의 무리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아수라 군사와 여러 하늘들이 싸운다. 만일 아수라가 이기고 여러 하늘들이 지거든 제석을 사로잡아 다섯 매듭으로 묶어 아수라 궁전으로 돌아오너라.’
018_1139_c_13L阿修羅語其衆言今阿修羅軍與諸天戰阿修羅勝諸天不如者當生執帝釋縛以五繫還歸阿修羅宮
그 싸움에서 하늘이 이기고 아수라가 졌다. 그때 33천은 비마질다라(毘摩質多羅) 아수라왕을 사로잡아 다섯 매듭으로 묶어 하늘 궁전으로 돌아왔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다섯 매듭으로 묶인 채 정법전(正法殿)에 있으면서도 여러 하늘의 다섯 가지 즐거움을 누렸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생각하였다.
‘오직 아수라만이 어질고 착하며 총명하고 지혜롭다. 여러 하늘이 비록 착하다고 하지만 나는 이제 그만 아수라 궁전으로 돌아가리라.’
018_1139_c_16L當其戰諍諸天得勝阿修羅不如時三十三天生執毘摩質多羅阿修羅王縛以五還歸天宮爾時毘摩質多羅阿修羅王身被五繫置於正法殿上以種種天五欲樂而娛樂之毘摩質多羅阿修羅王作是念唯阿修羅賢善聰諸天雖善我今且當還歸阿修羅
018_1140_a_01L이렇게 생각했을 때 그는 곧 다섯 가지 매듭으로 몸이 묶인 것을 스스로 보았고, 여러 하늘의 다섯 가지 쾌락도 저절로 사라지고 말았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다시 생각하였다.
‘여러 하늘들은 어질고 착하며 지혜롭고 총명하다. 아수라가 비록 좋다고는 하지만 나는 일단 이 하늘 궁전에 머무르리라.’
이렇게 생각했을 때 몸이 다섯 가지 매듭에서 풀려난 것을 스스로 보았고, 여러 하늘들의 다섯 가지 쾌락도 저절로 생겼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이러한 미세한 결박이 있었다. 그러나 악마 파순의 결박은 더욱 미세하여 이 마음이 흔들릴 때 악마가 곧 그 즉시 결박하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악마는 곧 그 즉시 풀어준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흔들리지 않는 마음에 많이 머물러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공부해야 하느니라.”
018_1140_a_01L作是念時卽自見身被五繫縛天五欲自然化沒毘摩質多羅阿修羅王復作是念諸天賢善智慧明徹阿修羅雖善我今且當住此天宮是念時卽自見身五縛得解諸天五欲自然還出毘摩質多羅阿修羅王乃至有如是微細之縛魔波旬縛轉於是心動搖時魔卽隨縛心不動魔卽隨解是故諸比丘多住不動搖心正念正智應當學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40_a_10L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1169. 금경(琴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0_a_1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다.
018_1140_a_12L一時佛住拘睒彌國瞿師羅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나 비구니가 눈과 빛깔을 인연하여 인식이 생겨서는 욕망을 가지거나 탐하거나 친근히 하거나 사모하거나 혹은 확고히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거든, 그런 여러 가지 마음을 잘 막고 단속하라.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다 두려운 길로서 장애가 있고 어려움이 있다. 그런 것들은 나쁜 사람들이 의지하는 것이요, 착한 사람들은 의지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막고 단속해야 한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018_1140_a_13L爾時世尊告諸比丘若有比丘比丘尼眼色識因緣生若欲若貪昵若念若決定著處於彼諸心善自防護所以者何此等皆是恐畏之道有㝵有難此惡人所依非善人所依是故應自防護亦復如是
비유하면 농부가 좋은 밭에 모종을 심었어도 밭을 지키는 사람이 게으르고 방일하면 외양간의 소가 나와 그것을 다 뜯어먹고 마는 것처럼, 어리석은 범부가 여섯 가지 촉입처(觸入處)에서 방일하게 구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018_1140_a_19L譬如田夫有好田苗其守田者懶墯放逸欄牛噉食愚癡凡夫亦復如是六觸入處乃至放逸亦復如是
018_1140_b_01L만일 좋은 밭에 모종을 심었을 때 그 밭을 지키는 사람이 방일(放逸)하지 않으면 외양간의 소가 사납게 날뛰지도 못하고, 설령 밭에 들어왔다 하더라도 그 소를 몰아낼 것이다. 이른바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다섯 가지 욕망의 향락에 대해서 그 마음과 뜻과 의식을 스스로 잘 거두어 단속하고 마음을 다해 소멸한다.
018_1140_a_21L若好田苗其守田者心不放逸欄牛不暴設復入田盡驅令出所謂若心若意若識多聞聖弟子於五欲功德善自攝護盡心令滅
만일 좋은 밭에 모종을 심었을 때, 그 밭을 지키는 사람이 스스로 방일하지 않아서 외양간의 소가 밭 경계에 들어왔더라도 왼손으로는 코뚜레를 잡아끌고 오른손으로 막대기를 들고 온 몸을 때리며 밭에서 몰아낸다면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소가 고통을 겪은 뒤에도 마을에서 집으로 집에서 마을로 가는 도중에 다시 예전처럼 그 밭의 모종을 뜯어먹겠느냐?”
018_1140_b_02L若好田苗其守護田者不自放逸欄牛入境左手牽右手執杖遍身搥打驅出其田比丘於意云何彼牛遭苦痛已從村至宅從宅至村復當如前過食田苗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전에 밭에 들어갔다가 매를 맞아 고통받은 일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018_1140_b_07L答言不也世尊所以者何憶先入遭捶杖苦故
“그렇다. 비구들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마음이나 뜻이나 의식이 6촉입처에 대해 몹시 싫어하여 여읠 마음을 내고 두려워하고 무서워하여 안으로 마음을 편안히 머물고 잘 제어해서 한마음이 되게 하느니라.
018_1140_b_08L如是比丘若心若意若識多聞聖弟子於六觸入處極生厭離恐怖內心安住制令一意
과거 세상에 어떤 왕은 일찍이 없었던 거문고 타는 좋은 소리를 듣고 몹시 사랑하고 즐거워하면서 거기에 빠지고 집착한 끝에 여러 대신들에게 물었다.
‘저것이 무슨 소리인가? 매우 사랑스럽고 즐거워할 만하구나!’
018_1140_b_10L諸比過去世時有王聞未曾有好彈琴極生愛樂耽湎染著問諸大臣何等聲甚可愛樂
대신들이 대답하였다.
‘저 소리는 거문고를 타는 소리입니다.’
018_1140_b_13L大臣答言此是琴
왕이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저 소리를 가져오너라.’
語大臣取彼聲來
대신들은 명령을 받고 곧 가서 거문고를 가지고 와서 아뢰었다.
‘대왕이여, 이것이 거문고라는 악기인데 여기에서 좋은 소리가 나옵니다.’
018_1140_b_14L大臣受教卽往取琴來白言大王此是琴作好聲者
왕이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거문고가 필요 없다. 아까 듣던 그 사랑스럽고 즐거워할 만한 소리를 가지고 오라.’
018_1140_b_15L王語大臣我不用琴取其先聞可愛樂聲來
대신들이 대답하였다.
‘이 거문고에는 여러 가지 기구가 있습니다. 즉 자루도 있고 몸통도 있으며, 여(麗)도 있고 줄도 있고 가죽도 있어서, 기술이 있는 사람이 이것을 탈 때에는 여러 가지 기구의 인연을 얻어서 비로소 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기구를 얻지 못하고서는 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아까 들으신 소리는 이미 지나가 버린 지 오래 되어 이미 사라져 없어졌기 때문에 가지고 올 수가 없습니다.’
018_1140_b_17L大臣答言如此之琴有衆多種具謂有柄有槽有麗有絃有皮巧方便人彈之得衆具因緣乃成音非不得衆具而有音聲前所聞久已過去轉亦盡滅不可持來
그러자 대왕이 이렇게 말하였다.
‘아! 이렇게 허망한 물건을 어디에 쓸 것인가! 세상의 거문고란 다 허망한 물건이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을 빠지게 하고 집착하게 하는구나! 너희들은 이것을 가지고 가서 조각조각 부수어 시방에 버려라.’
018_1140_b_21L大王作是念言何用此虛僞物爲世閒琴者是虛僞物而令世人耽湎染著汝今持去片片析破棄於十
018_1140_c_01L대신들은 명령을 받고 백 조각으로 부수어 여러 곳에 버렸다.
大臣受教析爲百分棄於處處
이와 같이 비구들아, 저 색(色)ㆍ수(受)ㆍ상(想)ㆍ사(思)ㆍ욕(欲) 등 이 모든 법은 덧없는 것이요 함이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마음이 이를 인연해 생겨서는 곧 ‘이것은 나요, 내 것이다’라고 말하지만 그것들은 언젠가는 다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와 같이 평등하고 바른 지혜로 사실 그대로를 관찰해야 하느니라.”
018_1140_c_02L是比丘若色想思欲知此諸法常有爲心因緣生而便說言是我我彼於異時一切悉無諸比丘應作如是平等正智如實觀察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40_c_06L佛說此經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1170. 나창경(癩瘡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0_c_0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섬미국(拘睒彌國) 구사라원(瞿師羅園)에 계셨다.
018_1140_c_08L一時佛住拘睒彌國瞿師羅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치 온 몸에 부스럼이 나있는 나병(癩病)에 걸린 사람이 띠나 억새 밭으로 들어간다면 가시나 바늘 같은 수많은 잎사귀에 찔려 그 고통이 몇 곱이나 더 심한 것처럼, 어리석은 범부가 6촉입처로 인하여 온갖 고통을 받는 것도 그와 같다. 저 나병에 걸린 사람이 바늘이나 가시 같은 풀 잎사귀에 찔려 고름과 피가 흘러나오는 것처럼, 어리석은 범부는 그 성질이 모질고 사나와서 6촉입처에 닿으면 성을 내며 나쁜 소리를 지르는 것이 저 나병에 걸린 사람과 같다. 왜냐하면,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는 그 마음이 나병 환자의 부스럼과 같기 때문이니라.
018_1140_c_09L爾時世尊告諸比丘如癩病人四體瘡壞入茅荻中爲諸刺葉鍼刺所傷倍增苦痛如是愚癡凡夫六觸入處受諸苦痛亦復如是如彼癩人爲草葉鍼刺所傷膿血流出如是愚癡凡夫其性弊暴六觸入處所觸起瞋恚惡聲流出如彼癩人所以者愚癡無聞凡夫心如癩瘡
내 이제 율의(律儀)와 불(不律儀)에 대하여 설명해 주리라. 어떤 것이 율의이며, 어떤 것이 불율의인가?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는 눈으로 빛깔을 보고는 마음에 드는 빛깔에는 탐욕을 내어 집착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빛깔에는 성을 낸다. 그래서 차례를 따라서 많은 감각과 생각을 내어 그것이 연속하면서 그 허물과 근심을 보지 못한다. 설령 그 허물과 근심을 보더라도 그것을 없앨 방법을 모른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이것을 불율의라고 하느니라.
018_1140_c_16L我今當說律儀不律儀云何律儀云何不律愚癡無聞凡夫眼見色已於可念而起貪著不可念色而起瞋恚彼次第隨生衆多覺想相續不見過復見過患不能除滅亦復如是比丘是名不律儀
018_1141_a_01L어떤 것이 율의인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혹 눈으로 빛깔을 볼 때에 마음에 드는 빛깔에도 탐욕을 내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빛깔에도 성을 내지 않는다. 그래서 차례를 따라서 많은 감각과 생각을 내지 않고 계속 머물러 빛깔의 허물과 근심을 본다. 그는 허물과 근심을 보기 때문에 그것을 버릴 수가 있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그와 같다. 이것을 율의라고 하느니라.”
018_1140_c_22L云何律多聞聖弟子若眼見色於可念色不起欲想不可念色不起恚想次第不起衆多覺想相續住見色過患過患已能捨離亦復如是是名律儀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41_a_04L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1171. 육종중생경(六種衆生經)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1_a_05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다.
018_1141_a_06L一時佛住拘睒彌國瞿師羅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빈집에서 놀다가 여섯 가지 동물을 얻었다고 하자. 처음에는 개를 얻었는데, 곧 그 개를 붙들어 어떤 곳에 매어 두었다. 다음에는 새를 얻었고, 다음에는 독사, 다음에는 여우, 다음에는 실수마라(失收摩羅), 3)다음에는 원숭이를 얻었다. 그는 이런 동물들을 얻어 모두 한곳에 매어 두었다.
018_1141_a_07L爾時世尊告諸比丘譬如士夫遊空宅中得六種衆生一者得狗執其狗繫著一處次得其鳥次得毒次得野干次得失收摩羅次得獼得斯衆生悉縛一處
그러면 개는 마을로 들어가려고 하고, 새는 항상 허공으로 날아가려고 하며, 뱀은 늘 구멍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여우는 무덤 사이로 가려고 하며, 실수마라는 언제나 바다로 들어가려고 하고, 원숭이는 산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이 여섯 가지 중생들을 모두 한곳에 매어 두지만, 좋아하는 것이 똑같지 않기 때문에, 각각 제 편안한 곳으로 가기를 희망하여 서로 즐거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곳과는 다른 곳에 매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각기 그 힘을 다해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지만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다.
018_1141_a_11L其狗者樂欲入村其鳥者常欲飛空其蛇者常欲入穴其野干者樂向塚閒失收摩羅長欲入海獼猴者欲入山林此六衆生悉繫一處所樂不同各各嗜欲到所安處各各不相樂於他處而繫縛故各用其力向所樂方而不能脫
018_1141_b_01L이와 같이, 여섯 가지 감각기관의 갖가지 경계에는 각각 제가 좋아하는 경계를 구하고 다른 경계를 원하지 않는다. 눈은 언제나 사랑할 만한 빛깔을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빛깔은 곧 싫어한다. 귀는 언제나 사랑할 만한 소리를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소리는 곧 싫어한다. 코는 언제나 마음에 드는 냄새를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냄새는 곧 싫어한다. 혀는 언제나 마음에 드는 맛을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맛은 곧 싫어한다. 몸은 언제나 마음에 드는 감촉을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감촉은 곧 싫어한다. 뜻은 언제나 마음에 드는 법을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법은 곧 싫어하느니라.
018_1141_a_17L如是六根種種境界各各自求所樂境界不樂餘境界眼根常求可愛之不可意色則生其厭耳根常求可意之聲不可意聲則生其厭鼻根常求可意之香不可意香則生其厭根常求可意之味不可意味則生其身根常求可意之觸不可意觸生其厭意根常求可意之法不可意則生其厭
이 여섯 감각기관은 갖가지 작용과 갖가지 경계에 있어서 제각기 다른 감각기관의 경계를 구하지 않는다. 이 여섯 감각기관이 힘이 있다면 지각하는 경계를 따라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치 저 장부가 여섯 가지 중생들을 든든한 기둥에 매어둔다면, 그것들은 저마다 힘을 다해 제 마음에 맞는 대로 가려고 하여 이리저리 달려보다가 그만 지쳐버리고 마는 것과 같다. 그들은 밧줄에 매어있기 때문에 끝내 기둥에 의지하고 만다.
018_1141_b_03L此六種根種種行處種境界各各不求異根境界此六種根其有力者堪能自在隨覺境界如彼士夫繫六衆生於其堅柱正出用力隨意而去往反疲極以繩繫故終依於柱
비구들아, 내가 이 비유를 들어 말하는 것은 너희들을 위해 그 이치를 나타내 보이기 위해서이다. 여섯 가지 중생이란 여섯 가지 감각기관에 비유한 것이고, 든든한 기둥이란 신념처(身念處)에 비유한 것이다. 만일 신념처를 잘 닦아 익히면, 생각하는 빛깔과 생각하지 않는 빛깔이 있어서, 사랑할 만한 빛깔을 보아도 집착하지 않고, 사랑할 만하지 않은 빛깔을 보아도 싫어하지 않는다. 귀가 소리에 대해서ㆍ코가 냄새에 대해서ㆍ혀가 맛에 대해서ㆍ몸이 감촉에 대해서도 그러하며, 뜻이 법에 대해서도 마음에 드는 법을 구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법도 싫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신념처를 부지런히 닦아 익혀 항상 거기에 머물러야 하느니라.”
018_1141_b_08L諸比丘我說此譬欲爲汝顯示其義六衆生者譬猶六根堅柱者譬身念處若善修習身念處念不念色見可愛色則不生著不可愛色則不生厭耳聲鼻香舌味意法於可意法則不求欲不可意則不生厭是故比丘當勤修習多住身念處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41_b_15L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1172. 독사경(毒蛇經)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1_b_16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다.
018_1141_b_17L一時佛住拘睒彌國瞿師羅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흉악하고 독하고 모진 독사 네 마리가 같은 상자 안에 담겨 있는 것과 같다. 그때 어리석지 않고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즐거움을 구하고 괴로움을 싫어하며 살기를 구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어떤 장부가 있었다. 어떤 사람이 그 장부에게 말하였다.‘너는 지금 이 상자에 든 독사를 가져다가 어루만져주고 목욕도 시켜주며 은혜를 베풀고 친근히 하여 먹이를 주어 기르되, 수시로 꺼냈다 집어넣었다 하라. 만일 네 마리 독사 중에 혹 괴로워하는 놈이 있으면 너를 죽이거나 혹은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도록 할 터이니 너는 조심해서 방어하고 보호해야 한다.’
018_1141_b_18L爾時世尊告諸比丘譬如有四蚖蛇兇惡毒虐盛一篋中有士夫聰明不愚有智慧求樂厭苦求生厭死時有一士夫語向士夫言汝今取此篋盛毒蛇摩拭洗浴恩親養食內以時若四毒蛇脫有惱者或能殺或令近死汝當防護
018_1141_c_01L그때 그 장부는 두려워서 달아났다. 또 어떤 이가 말하였다.
‘갑자기 다섯 사람의 원수가 칼을 빼어들고 쫓아와 기어코 죽이려고 할 것이니 너는 조심해서 방어하고 보호해야 한다.’
018_1141_c_01L爾時士夫恐怖馳走忽有五怨拔刀隨逐要求欲汝當防護
그때 그 장부는 네 마리 독사와 칼을 빼어든 다섯 원수가 두려워서 달아났다. 또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장부여, 네 몸 안에 여섯 도적이 있어, 늘 따라 다니면서 너를 엿보다가 틈이 생기면 반드시 너를 죽일 것이니 너는 조심해서 방어하고 보호해야 한다.’
018_1141_c_03L爾時士夫畏四毒蛇及五拔刀怨驅馳而走人復語言士夫內有六賊隨逐伺汝得便當殺汝當防護
그때 그 장부는 네 마리 독사와 칼을 빼든 다섯 원수와 몸 안의 여섯 도적이 두려워 다시 달려 텅 빈 마을로 들어갔다. 그 마을에 있는 빈집을 보니 다 썩어 허물어져서 위태롭기 그지없고, 그 안에 있는 온갖 나쁜 물건을 잡아 보았으나 모두 연약할 뿐 든든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018_1141_c_06L爾時士夫畏四毒蛇五拔刀怨及內六賊恐怖馳走還入空村見彼空舍危朽腐毀有諸惡物捉皆危脆無有堅固
어떤 사람이 다시 말하였다.
‘장부여, 이 빈 마을에 있다가는 장차 도적 떼가 와서 틀림없이 너를 해칠 것이다.’
018_1141_c_09L人復語言士夫是空聚落當有群賊來必奄害汝
그때 그 장부는 네 마리 독사와 칼을 빼든 다섯 원수와 몸 안의 여섯 나쁜 도적과 빈 마을에 도적 떼가 들이닥칠까 무서워서 다시 달아났다. 그가 달아나는 길에 갑자기 큰 강이 앞을 가로막았는데 물결이 매우 세차고 급하였다. 이쪽 언덕에는 온갖 무서운 것들만 보일 뿐이고, 안온하고 즐거우며 청정하고 두려움이 없는 저쪽 언덕이 보이긴 하지만, 저쪽 언덕으로 건널 수 있는 다리나 배가 없었다.
018_1141_c_10L爾時士夫畏四毒蛇五拔刀賊內六惡賊空村群而復馳走忽爾道路臨一大河水浚急但見此岸有諸怖畏而見彼安隱快樂淸涼無畏無橋船可渡得至彼岸
그래서 그는 생각하였다.
‘나는 풀과 나무를 많이 모아 하나로 묶어서 뗏목을 만들고, 손과 발로 방편을 삼아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야겠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곧 풀과 나무를 주워 언덕을 의지해 묶어서 뗏목을 만들고, 손과 발로 방편을 삼아 흐름을 끊고 물을 횡단하여 건너갔다.
018_1141_c_15L作是思惟我取諸草木束成栰手足方便渡至彼岸作是念卽拾草木依於岸傍縛束成栰足方便截流撗渡
이리하여 그 장부는 네 마리 독사와 칼을 빼든 다섯 원수와 몸 안의 여섯 나쁜 도적으로부터 벗어났고, 또 빈 마을 도적의 무리들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깊은 강을 건너서는 이쪽 언덕의 온갖 두려움을 여의고 안온하고 즐거운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되었느니라.
018_1141_c_18L如是士夫免四毒五拔刀怨六內惡賊復得脫於空村群賊渡於浚流離於此岸種種怖得至彼岸安隱快樂
비구들아, 내가 이런 비유를 들어 말했는데, 이제 그 뜻을 설명하리라. 여기에서 상자라고 한 것은 추한 4대(大)로 이루어진 이 몸뚱이를 비유한 것이다. 4대로 된 정혈(精血)의 몸은 더러운 음식으로 기르고 목욕시키고 옷을 입히지만, 그것은 덧없는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지며 위태롭기 그지없는 법이니라.
018_1141_c_21L我說此譬解其義比丘篋者譬此身色麤四大四大所造精血之體穢食長養沐浴衣服無常變壞危脆之法
018_1142_a_01L여기에서 독사라고 한 것은 4대 즉, 지계(地界)ㆍ수계(水界)ㆍ화계(火界)ㆍ풍대(風界)에 비유한 것이다. 만일 지계와 다투면 그 몸을 죽이거나 거의 죽음의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수계ㆍ화계ㆍ풍계와의 다툼도 그와 같으니라.
018_1142_a_01L毒蛇者譬四大地界水界火界風界地界若諍能令身死及以近死水火風諍亦復如是
칼을 뺀 다섯 원수라고 한 것은, 5수음(受陰)을 비유한 것이며, 몸 안의 여섯 도적이라고 한 것은 여섯 가지 사랑과 기쁨을 비유한 것이며, 빈 마을이라고 한 것은, 6내입(內入)을 비유한 것이다.
선남자들아, 안입처(眼入處)를 관찰해보면 그것은 다 덧없는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지는 것이며, 눈을 고집하는 자도 또한 덧없고 거짓된 법이다. 이입처(耳入處)ㆍ비입처(鼻入處)ㆍ설입처(舌入處)ㆍ신입처(身入處)ㆍ의입처(意入處)도 그와 같으니라.
018_1142_a_04L五拔刀怨者譬五受陰六內賊者譬六愛喜空村者譬六內入善男子觀察眼入處是無常變壞執持眼者亦是無常虛僞之法意入處亦復如是
빈 마을의 떼도적이라고 한 것은 6외입처(外入處)를 비유한 것이니, 곧 눈은 마음에 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빛깔의 해침을 받는다. 귀가 소리에1게, 코가 냄새에, 혀가 맛에게, 몸이 감촉에 해침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며, 뜻은 마음에 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법의 해침을 받는다. 사나운 흐름이라고 한 것은 네 가지 흐름인 애욕의 흐름[欲流], 존재의 흐름[有流], 소견의 흐름[見流], 무명의 흐름[無明流]을 비유한 것이다.
018_1142_a_08L空村群賊者譬六入處眼爲可意不可意色所害鼻香舌味身觸意爲可意不可意法所害浚流者譬四流欲流有流見流無明流
강이라고 한 것은 세 가지 욕망인 욕애(欲愛), 색애(色愛), 무색애(無色愛)를 비유한 것이다. 두려움이 많은 이쪽 언덕이라고 한 것은 존재하는 몸을 비유한 것이며, 맑고 시원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저쪽 언덕이라고 한 것은 무여열반(無餘涅槃)을 비유한 것이다. 뗏목이라고 한 것은 8정도(正道)를 비유한 것이며, 손발을 방편 삼아 흐름을 끊고 건넌다고 한 것은 열심히 노력하여 용맹하게 저쪽 언덕에 이르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바라문이 사는 곳이라고 한 것은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을 비유한 것이다.
018_1142_a_12L河者譬三愛欲愛色愛無色愛此岸多恐怖者譬有身彼岸淸涼安樂者譬無餘涅槃栰者譬正道手足方便截流渡者譬精進勇到彼岸婆羅門住處者譬如來應等正覺
이와 같이 비구들아, 스승은 자비로써 제자들을 안위시키는 것을 의무로 삼는다. 내가 할 일은 이미 다 마쳤다. 너희들도 이제 그 할 일을 해야 한다. 즉, 비고 고요한 곳이나 나무 밑이나 깨끗한 방에 풀을 깔아 자리를 만들고, 한데나 무덤 사이 같은 외진 곳에 앉아 부지런히 선정을 닦고, 부디 방일하게 행동함으로써 뒷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것이 곧 내가 가르치는 법이니라.”
018_1142_a_17L如是比丘大師慈悲安慰弟爲其所作我今已作汝今亦當作其所作於空閑樹下房舍淸淨敷草座露地塚閒遠離邊坐精勤禪思莫放逸令後悔恨此則是我教授之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42_a_22L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喜奉行

1173. 고법경(苦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2_a_2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섬미국 구사라원에 계셨다.
018_1142_b_01L一時佛住拘睒彌國瞿師羅園
018_1142_b_01L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일체 괴로운 법과 괴로움의 발생ㆍ소멸ㆍ맛들임ㆍ재앙ㆍ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본다. 그래서 다섯 가지 욕망 보기를 마치 불구덩이처럼 본다. 이와 같이 다섯 가지 욕망에 대하여 관찰하고 나서는 다섯 가지 욕탐(欲貪)ㆍ욕애(欲愛)ㆍ욕염(欲念)ㆍ욕착(欲着)으로 영원히 그 마음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그 욕심을 알기 때문에 가는 곳이나 머무르는 곳에서 스스로 그 욕심을 막고 닫는다. 가는 곳이나 머무르는 곳에서 미리 막고 닫으면 가고 머무르는 어느 곳에서도 세상의 탐욕과 근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그 마음에서 새어나가지 않느니라.
018_1142_b_02L爾時世尊告諸比丘多聞聖弟子於一切苦如實知見五欲猶如火坑如是觀察五欲於五欲貪欲愛欲念欲著不永覆知其欲心行處住處而自防閉處住處逆防閉已隨其行處住處閒貪憂惡不善法不漏其心
어떤 것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일체 괴로운 법과 그 발생ㆍ소멸ㆍ맛들임ㆍ재앙ㆍ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이라고 하는가?
018_1142_b_08L云何名爲多聞聖弟子於一切苦如實知見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것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다라고 사실 그대로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발생이요,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이며,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다라고 사실 그대로 안다. 이것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일체 괴로운 법과 그 발생ㆍ소멸ㆍ맛들임ㆍ재앙ㆍ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18_1142_b_10L多聞聖弟子於此苦聖諦如實知此苦集此苦滅此苦滅道迹聖諦如實知是名多聞聖弟子於一切苦如實知見
어떤 것을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다섯 가지 욕망 보기를 불구덩이처럼 보고 세상의 탐욕과 근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으로 다시는 그 마음을 가리지 않는 것이라고 하는가?
018_1142_b_13L云何多聞聖弟子見五欲如火坑乃至世間貪憂惡不善法不永覆心
비유하면 어떤 촌락 끝에 깊은 구덩이가 있고, 그 구덩이 속에 이글거리는 불이 가득히 담겨져 있으나 연기나 불꽃이 없는 것과 같다. 그때 어리석지도 미련하지 않고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즐거운 것을 좋아하고 괴로운 것을 싫어하며, 사는 것을 좋아하고 죽는 것을 싫어하는 어떤 사람이 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 불구덩이 속에는 이글거리는 불이 있다. 만일 내가 저 속에 떨어지면 죽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018_1142_b_15L如近一聚落邊有深坑滿中盛火有煙焰有士夫不愚不癡聰明黠樂樂厭苦樂生惡死彼作是念此有火坑滿中盛火我若墮中必死無疑
그래서 그곳을 멀리 하려는 마음을 내고, 멀리 하기를 생각하고 멀리 하기를 원한다. 이와 같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다섯 가지 욕망 보기를 불구덩이처럼 보고 세상의 탐욕과 근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으로 다시는 그 마음을 가리지 않느니라.
만일 가는 곳이나 머무르는 곳에서 미리 막고 미리 알면 세상의 탐욕과 근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그 마음에서 새어나가지 않는다.
018_1142_b_20L於彼生遠思遠欲遠如是多聞聖弟子見五欲如火坑乃至世閒貪憂惡不善法不永覆心若行處住處逆防逆知乃至世間貪憂惡不善法不漏其心
018_1142_c_01L비유하면 촌락 끝에 있는 가시덤불로 가득찬 내림(㮈林)과 같다. 어떤 장부가 할 일이 있어 그 숲 속에 들어갔는데 전후ㆍ좌우ㆍ상하에 모두 가시뿐이었다. 그때 그 장부는 바른 생각으로 다니고 바른 생각으로 오고가며, 바른 생각으로 단정히 보고 바른 생각으로 몸을 굽혔다. 왜냐하면, 날카로운 가시가 많아 몸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018_1142_c_01L譬如聚落邊有柰林諸棘刺有士夫入於林中有所營入林中已前後左右上下盡有棘爾時士夫正念而行正念來去念明目正念端視正念屈身所以者莫令利刺傷壞身故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도 그와 같다. 혹 촌락이나 도시를 의지해 살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할 때에는, 그 몸을 잘 단속하고 그 마음을 잘 다잡아, 바른 생각으로 편안히 머물고 바른 생각으로 다니며, 바른 생각으로 눈을 뜨고 바른 생각으로 관찰한다. 왜냐하면 날카로운 가시에 거룩한 법(法)과 율(律)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018_1142_c_06L多聞聖弟亦復如是若依聚落城邑而住晨朝著衣持鉢入村乞食善護其身善執其心正念安住正念而行正念明目正念觀察所以者何莫令利刺傷聖法律云何利刺傷聖法律謂可意愛念之色是名利刺傷聖法律
어떤 것을 날카로운 가시가 거룩한 법과 율을 다치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마음에 들고 사랑스러워 기억할만한 빛깔을 말하니, 이것을 날카로운 가시가 거룩한 법과 율을 다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마음에 들고 사랑하고 기억할만한 빛깔이 거룩한 법과 율을 다치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욕망[五欲功德]을 일컫는 말이니, 눈으로 빛깔을 분별하고는 사랑하는 생각을 일으켜 욕락(欲樂)을 자라게 한다. 귀로 소리를 분별하고, 코로 냄새를 분별하며, 혀로 맛을 분별하고, 몸으로 감촉을 분별하고는 사랑하는 생각을 일으켜 욕락을 자라게 한다. 이것을 사랑하고 기억할 만한 빛깔이 거룩한 법과 율을 다치게 하는 것이라고 하고, 이것을 또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가는 곳이나 머무르는 곳에서 미리 막고 미리 알아 세상의 탐욕과 근심과 착하지 않은 법이 그 마음에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018_1142_c_12L何是可意愛念之色傷聖法律謂五欲功德眼識色生愛念長養欲樂識聲鼻識香舌識味身識觸生愛念長養欲樂是名可愛念色傷聖法律是名多聞聖弟子所行處所住處防逆知乃至不令世閒貪憂不善法以漏其心
혹 때로는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도 바른 생각을 잃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을 일으켜 탐욕을 키우고 성냄과 어리석음을 키우기도 하니, 그들은 우둔한 근기(根器)이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비록 발생을 소멸하려는 생각을 내었다가도 욕심으로 마음을 가리고 만다. 마치 쇠구슬을 불에 달구어 몹시 뜨겁게 한 뒤에 물을 조금 뿌리면 물이 이내 말라 없어지는 것처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우둔한 근기가 생각을 내었다가 이내 사라지는 것도 그와 같으니라.
018_1142_c_19L或時多聞聖弟子生於正生惡不善覺長養欲長養恚養癡是鈍根多聞聖弟子雖起集滅以欲覆心譬如鐵丸燒令極熱以少水灑尋卽乾消如是多聞聖弟子鈍根生念尋滅
018_1143_a_01L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그렇게 머무를 때, 혹 왕이나 대신이나 친족이 그에게 찾아가 봉록(俸祿)을 주겠노라고 청하며 말하기를 ‘장부여, 무엇 때문에 머리를 깎고 발우를 들고 몸에는 가사를 입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걸식하는가? 편안하게 다섯 가지 향락을 누리면서 보시를 행해 복을 짓는 것만 못하다’라고 한다면, 어떤가? 비구들아, 그런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국왕이나 대신이나 여러 친족이나 시주가 봉록을 빌미로 청한다고 해서 그가 속세로 돌아가 계율에서 물러나리라고 생각하느냐?”
018_1143_a_01L如是多聞聖弟子如是行如是住若王大臣若親往詣其所請以俸祿語言男子何用剃髮執持瓦器身著袈裟家家乞食爲不如安慰服五欲樂行施作福云何比丘多聞聖弟子國王大臣諸親檀越請以俸祿彼當還戒退減以不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일체 괴로운 법과 그 발생ㆍ소멸ㆍ맛들임ㆍ재앙ㆍ벗어남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보기 때문입니다. 불구덩이를 보고는 다섯 가지 욕망에 비유하고,……(내지)……세상의 탐욕과 근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다시는 그 마음을 가리지 못할 것입니다. 또 가는 곳이나 머무르는 곳에서 미리 막고 미리 알아……(내지)……세상의 탐욕과 근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그 마음에서 새어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설사 국왕이나 대신이나 친족이 봉록을 내세워 청한다고 해도 속세로 돌아가 계율에서 물러날 리는 없을 것입니다.”
018_1143_a_07L答曰不也所以者何多聞聖弟子於一切苦如實知見故見火坑譬五欲乃至世閒貪憂惡不善法不永覆心行處住處逆防逆知乃至世閒貪憂惡不善法不漏其心若復爲國大臣親族請以俸祿還戒退減有是處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마음이 오랫동안 여러 세계에 흘러 들어가고 윤회하면서도 멀리 여읨을 향하였고, 욕심 여읨을 향해 나아갔기 때문에 열반의 경지에서 고요하게 버리고, 열반을 좋아하여 번뇌에서 나와 지극히 고요하고 맑고 시원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국왕이나 장자나 친족이 청한다고 해도 속세로 돌아가 계율에서 물러날 리가 없다. 그렇게 하려는 다른 사람들만 큰 고통을 받을 것이다.
018_1143_a_14L佛告諸比丘善哉善哉彼多聞聖弟子其心長夜臨趣流注浚輸向於遠離向於離欲而於涅槃寂靜捨離樂於涅槃於有漏處寂滅淸涼若爲國王長者親族所請還戒退減無有是處餘得大苦
비유하면 항하의 물은 오랜 세월동안 치달려 동방으로 쏟아져 흘러든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끊어 서방으로 쏟아져 흘러들게 하려고 한다면 과연 그렇게 될 수 있겠느냐?”
018_1143_a_19L譬如恒河長夜臨趣流注浚輸東方多衆斷截欲令臨趣流注浚輸西方寧能得不
대답하였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항하의 물은 오랫동안 동방으로 흘렀으므로 갑자기 서방으로 흐르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대중들은 부질없이 고달프기만 할 뿐입니다.”
018_1143_a_21L不能世尊所以者何恒水長夜流注東方欲令西流未而可得彼諸大衆徒辛苦耳
018_1143_b_01L“그렇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오랜 세월동안 멀리 여읨으로 향해 나아갔고 흘러들었으므로……(내지)……갑자기 물러나게 하려고 해도 그리될 수 없다. 다만 괴로울 뿐이니라.”
018_1143_b_01L如是多聞聖弟子長夜臨趣流注浚輸向於遠離乃至欲令退減無有是處徒辛苦耳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43_b_03L佛說此經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1174. 유수경(流樹經)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3_b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아비사(阿毘闍)의 항수(恒水 : 갠지스강) 가에 계셨다.
一時佛住阿毘闍恒水邊
그때 어떤 비구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여쭈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해 주십시오. 저는 그 법을 듣고 나서 혼자 고요한 곳에서 정신을 집중하여 사유(思惟)하며 방일하게 지내지 않겠습니다. 그리하여 족성자(族姓子)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바른 믿음으로 집 아닌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대로 범행을 닦아 점점 위로 나아가고 법을 보고 스스로 증득한 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겠습니다.”
018_1143_b_05L有比丘來詣佛所稽首佛足退住一面白佛言善哉世尊爲我說法聞法已獨一靜處專精思惟不放逸住所以族姓子剃除鬚髮正信非家出家學道於上增修梵行見法自知作證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作自知不受後有
그때 세존께서 항수를 관찰하시다가, 항수 가운데 큰 나무 하나가 둥둥 떠내려가는 것을 보시고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항수 가운데 떠내려가는 큰 나무가 보이느냐?”
018_1143_b_12L爾時世尊觀察水見恒水中有一大樹隨流而下語彼比汝見此恒水中大樹流不
비구는 아뢰었다.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018_1143_b_14L答言世尊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저 큰 나무가 이쪽 언덕에도 닿지 않고, 저쪽 언덕에도 닿지 않으며, 물밑에 가라앉지도 않고, 섬에 걸리지도 않으며, 소용돌이치는 물에 빨려 들어가지도 않고, 사람이 건져 가지도 않으며, 사람 아닌 것이 가져가지도 않고, 또 썩지도 않는다면, 장차 강을 따라 흘러 아무 탈 없이 큰 바다까지 흘러 들어갈 수 있겠느냐?”
018_1143_b_15L佛告比丘此大樹不著此岸不著彼岸不沈水底不閡洲渚不入洄澓人亦不取非人不取又不腐敗當隨水流順趣流注浚輸大海不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018_1143_b_18L丘白佛如是世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도 또한 그와 같다. 이쪽 언덕에도 닿지 않고 저쪽 언덕에도 닿지 않으며, 물밑에 가라앉지도 않고 섬에 걸리지도 않으며,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지도 않고, 사람이 가져가지도 않으며, 사람 아닌 것이 가져가지도 않고, 또 썩지도 않는다면, 순조롭게 전진해 나아가고 열반으로 흘러들게 될 것이니라.”
018_1143_b_19L佛言比丘亦復如亦不著此岸不著彼岸不沈水底不閡洲渚不入洄澓人亦不取非人不取又不腐敗臨趣流注浚輸涅槃
018_1143_c_01L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쪽 언덕이란 무엇을 뜻하며, 저쪽 언덕이란 무엇을 뜻하며, 가라앉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며, 섬은 또 무엇을 뜻하며, 소용돌이치는 물이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며, 사람이 가져간다는 것은 무슨 뜻이며, 사람 아닌 것이 가져간다는 것은 무슨 뜻이며, 썩는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자세히 설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 법을 듣고 나서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오로지 정진하고 사유하며 방일하게 머무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알겠습니다.”
018_1143_b_22L比丘白佛云何此岸云何彼岸云何沈沒云何洲渚云何洄澓云何人取云何非人取云何腐敗善哉世尊我廣說我聞法已當獨一靜處專精思惟不放逸住乃至自知不受後有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쪽 언덕이라고 한 것은 6내입처(內入處)를 말한 것이고, 저쪽 언덕이라고 한 것은 6외입처(外入處)를 말한 것이다. 사람이 가지고 간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 속세에 사는 이나 출가한 이를 가까이하여 기뻐하기도 하고 근심하기도 하며, 괴로워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하며, 이런 저런 일들에 처음부터 끝까지 늘 함께 하면, 이것을 사람이 가지고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 아닌 것이 가지고 간다는 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범행(梵行) 닦기를 원하면서 ‘나는 지금 계율을 지키고 고행을 행하며, 온갖 범행을 닦아 미래에는 좋은 것만 있는 곳에 태어나리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좋은 것만 있는 곳이란 천상(天上)을 말한다. 이것을 사람 아닌 것이 가지고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용돌이치는 물이라고 한 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계율을 깨뜨리고 속세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것을 말한 것이고, 썩는다고 한 것은 계율을 범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여 부패(腐敗)하고 들어 아는 것이 적어서 마치 강아지풀이나 피나 패성(貝聲)6)과 같아, 사문도 아니면서 사문인 체하고, 범행을 행하는 사람도 아니면서 범행을 행하는 사람인 체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이것을 이쪽 언덕에도 닿지 않고, 열반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이라고 한 것이니라.”
018_1143_c_04L佛告比丘此岸者謂六入處彼岸者謂六外入處人取者猶如有一習近俗人及出家者若喜若憂若苦若樂彼彼所作悉與共同始終相隨是名人取非人取者猶如有人願修梵行我今持戒苦行修諸梵行當生在處在處天上是非人取洄澓者猶如有一還戒退轉腐敗者犯戒行惡不善腐敗寡聞猶莠稗吹貝之聲非沙門爲沙門像非梵行爲梵行像是比丘是名不著此彼岸乃至浚輸涅槃
그때 그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018_1143_c_16L彼比丘聞佛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그리고는 그때 그 비구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수류대수경(水流大樹經)의 가르침을 생각하고,……(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아 아라한(阿羅漢)이 되었다.
018_1143_c_17L彼比丘獨一靜處思惟佛所說水流大樹經教乃至自知不受後有阿羅漢
018_1144_a_01L그때 소치는 사람 난도(難屠)7)가 부처님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막대기를 들고 소를 먹이고 있었다. 그는 비구가 떠난 뒤에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이쪽 언덕에도 닿지 않고, 저쪽 언덕에도 닿지 않으며, 물 속에 잠기지도 않고, 섬에 걸리지도 않고, 사람이 가져가지도 않았으며, 사람 아닌 이들이 가져가지도 않았고, 소용돌이치는 물에 빨려 들어가지도 않았으며, 또 썩지도 않았습니다. 저도 출가하여 세존의 바른 법과 율 안에서 범행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018_1143_c_20L有牧牛人名難屠去佛遠執杖牧牛比丘去已詣世尊所首禮足於一面住白佛言世尊我今堪能不著此岸不著彼岸不沈沒閡洲渚非人所取不非人取不入洄亦不腐敗我得於世尊正法律中出家修梵行不
부처님께서 소치는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소를 주인에게 돌려보내지 않겠느냐?”
018_1144_a_03L佛告牧牛者汝送牛還主不
소치는 이가 말하였다.
“저 소들은 다 송아지가 있으니 스스로 제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이 돌려보내려고 애쓸 것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018_1144_a_04L牧牛者言諸牛中悉有犢牛自能還歸不須送也但當聽我出家學道
부처님께서 소치는 이에게 말씀하셨다.
“그 소들은 제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만 너는 남에게 옷을 얻어 입고 밥을 먹고 있었으니 돌아가서 너의 집 주인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018_1144_a_06L佛告牧牛者牛雖能還家汝今已受食人衣食要當還報其家主
그때 소치는 이는 부처님의 분부를 듣고 기뻐하면서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018_1144_a_07L牛者聞佛教已歡喜隨喜作禮而去
그때 존자 사리불(舍利弗)도 그 자리에 있었다. 소치는 이가 떠난 지 오래되지 않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소치는 이 난도가 출가하려고 하는데, 세존께서는 왜 집으로 돌려보내셨습니까?”
018_1144_a_08L尊者舍利弗在此會中牧牛者去不久白佛言世尊難屠牧牛者求欲出家世尊何故遣還歸家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소치는 이 난도가 속가에 돌아가 다섯 가지 향락을 누리면서 살 리가 없기 때문이니라. 소를 주인에게 돌려주고 나면 곧 스스로 돌아와 나의 법과 율 안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범행을 깨끗이 닦을 것이며,……(내지) ……결국에는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아라한이 될 것이다.”
018_1144_a_11L佛告舍利弗難屠牧牛者若還住家受五欲者有是處牛付主人已輒自當還於此法律出家學道淨修梵行乃至自知不受後有得阿羅漢
그때 소치는 이 난도는 소를 주인에게 돌려준 다음에 부처님 계신 곳으로 다시 돌아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소는 이미 주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제가 바른 법과 율 안에서 출가하여 도 배우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018_1144_a_15L難屠牧牛者以牛付主人已還至佛所稽首禮足退住一面白佛言世尊牛已付主我於正法律出家學道
부처님께서 소 치던 이 난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바른 법과 율 안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의 신분을 얻게 될 것이다.”그는 출가하여 생각하였다.
‘족성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 아닌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까닭은 범행을 더욱 열심히 닦아서……(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아라한이 되는 데 있다.’
018_1144_a_18L佛告難屠牧牛者汝得於此法律出家受具足比丘分出家已思惟所以族姓子剃除鬚髮著袈裟衣正信非家出家學道增修梵行乃至自知不受後有阿羅漢

1175. 긴수유경(緊獸喩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4_a_2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 고독원에 계셨다.
018_1144_b_01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1144_b_01L그때 어떤 비구가 혼자 조용한 곳에서 좌선(坐禪)을 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비구로서 어떻게 알아야 하고 어떻게 보아야 청정한 소견을 얻을 수 있을까?’
018_1144_b_02L有異比丘獨處坐禪作是思惟比丘云何知云何見得見淸淨
이렇게 생각하고는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모든 비구들이여,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소견이 청정해지겠습니까?”
018_1144_b_03L作是念已詣諸比丘語諸比丘言比丘云何知云何見令見淸淨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존자여, 6촉입처(觸入處)와 그것들의 소멸ㆍ맛들임ㆍ재앙ㆍ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비구여, 이와 같이 알고 보면 소견이 청정해질 것입니다.”
018_1144_b_05L丘答言尊者於六觸入處集集如實正知比丘作如是知如是見得見淸淨
그 비구들이 정확하게 말해 주는 것을 듣고도 그는 마음에 차지 않아 다시 다른 비구들의 처소로 찾아가서 그곳 비구들에게 물었다.
“여러 높으신 비구들이여,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소견이 청정해지겠습니까?”
018_1144_b_08L是比丘聞彼比丘記說心不歡喜復詣餘比丘所問彼比丘諸尊比丘云何知云何見得見淸
그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여섯 가지 경계[界]와 그것들의 소멸ㆍ맛들임ㆍ재앙ㆍ벗어남 등을 사실 그대로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비구여, 이와 같이 알고 보면 소견이 청정해질 것입니다.”
018_1144_b_11L彼比丘答言於六界集如實正知如是比丘如是知如是見得見淸淨
비구는 그들이 정확하게 해주는 말을 듣고도 역시 마음에 차지 않아 다시 다른 비구의 처소로 찾아가서 그곳 비구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비구여,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소견이 청정해지겠습니까?”
018_1144_b_13L比丘聞其記說心亦不復詣餘比丘作是問言比丘云何云何見得見淸淨
그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5수음(受陰)은 질병과 같고 종기와 같은 것이며, 가시와 같고 살생과 같은 것이며, 덧없는 것이고 괴로운 것이며, 빈 것이고 나라는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하십시오.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보면 소견이 청정해질 것입니다.”
018_1144_b_15L彼比丘答言五受陰觀察如病如癰如刺如殺非我作如是知如是見得見淸淨
그 비구는 비구들이 확실하게 해주는 말을 듣고도 또 마음에 차지 않았다. 그는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혼자 고요히 생각하였습니다.
‘비구가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소견이 청정해질까?’
이렇게 생각하고는 비구들이 있는 곳마다 찾아갔습니다.……(세 곳에서 말한 내용을 자세히 세존께 아뢰었다.)……저는 그들의 말을 듣고도 마음에 차지 않아 이렇게 세존을 찾아와서 그 이치를 세존께 여쭈옵니다. 비구는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소견이 청정해집니까?”
018_1144_b_18L是比丘聞諸比丘記說心亦不往詣佛所稽首禮足退坐一面佛言世尊我獨靜思惟比丘云何知云何見得見淸淨作是念已詣諸比丘三處所說具白世尊我聞彼說不歡喜來詣世尊故以此義請問世比丘云何知云何見得見淸淨
018_1144_c_01L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긴수(緊獸)8)를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어떤 사람이 긴수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을 찾아가서 물었다.
‘그대는 긴수를 아는가?’
018_1144_c_01L告比丘過去世時有一士夫未曾見緊獸往詣曾見緊獸者問曾見緊獸士夫言汝知緊獸不
그가 대답하였다.
‘안다.’
答言
다시 물었다.
‘그 모양이 어떠한가?’
018_1144_c_04L復問狀云何
그가 대답하였다.
‘그 빛깔은 새까만 것이 마치 불에 탄 기둥 같다.’
答言其色黑如火燒柱
그 사람이 그것을 보았을 때 마치 불에 탄 기둥 같은 검은 빛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018_1144_c_05L當彼見時緊獸黑色如火燒柱
그때 그 사람은 긴수의 새까만 빛깔이 마치 불에 탄 기둥 같았다는 말을 듣고도 그다지 만족스러워하지 않고, 다시 긴수를 본 일이 있다는 사람을 찾아가서 물었다.
‘그대는 긴수를 알고 있는가?’
018_1144_c_06L彼士夫聞緊獸黑色如火燒柱不大歡喜更詣一曾見緊獸士夫復問彼言知緊獸不
그가 대답하였다.
‘안다.’
彼答言
다시 물었다.
그 모양이 어떠한가?’
復問其狀云何
긴수를 본 일이 있는 사람이 대답하였다.
‘붉은 빛깔로 핀 그 꽃의 모양이 마치 살덩어리 같았다.’
018_1144_c_09L彼曾見緊獸士夫答言其色赤而開狀似肉段
그 사람이 보았을 때 긴수는 꽃을 피웠었고, 그 모양은 마치 살덩어리 같았다고 했다. 그 사람은 그의 말을 듣고도 만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다시 긴수를 본 적이 있다는 다른 사람을 찾아가서 물었다.
‘그대는 긴수를 아는가?’
018_1144_c_11L彼人見時緊獸開敷實似肉段是士夫聞彼所說猶復不喜復更詣餘曾見緊獸士夫
그는 대답하였다.
‘안다.’
018_1144_c_13L汝知緊獸不答言
다시 물었다.
‘그 모양이 어떻던가?’
復問其狀云何
대답하였다.
‘아래로 죽죽 늘어진 모습이 마치 시리사(尸利沙)열매와 같았다.’
018_1144_c_14L答言毿毿下垂如尸利沙果
그는 그의 말을 듣고도 마음에 만족스러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긴수를 잘 안다는 다른 사람을 찾아가서 물었다.
‘너는 긴수를 아는가?’
018_1144_c_15L是人聞已心復不喜復行問餘知緊獸者
그는 대답하였다.
‘안다.’
018_1144_c_16L汝知緊獸不彼答言
다시 물었다.
‘그 모양이 어떻던가?’
又問其狀云何
그는 대답하였다.
‘그 잎사귀는 푸르고 반들반들하며 길이가 길고 너비가 넓은 것이 마치 니구루타(尼拘婁陀) 나무와 같았다.’
018_1144_c_17L彼復答其葉靑其葉滑其葉長廣如尼拘婁陁樹
그 사람은 긴수에 대한 것을 물어 들을 때마다 만족스러워하지 못하고 다시 여러 곳을 찾아다녔지만, 긴수를 본 여러 사람들은 그때마다 자신들이 보고 느낀 그대로 대답하였다. 그래서 대답이 똑같지 않았던 것이니라.
018_1144_c_19L如彼士夫問其緊獸聞則不喜處處更求而彼諸人見緊獸者時所見而爲記說是故不同
018_1145_a_01L그와 같이 비구들이 만일 혼자 조용한 곳에서 전념하여 사유(思惟)하면서 방일하게 생활하지 않고 머무르면, 그 사유하는 방법으로 인해 온갖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은 제 자신이 본 그대로 분명하게 말한다. 너는 이제 다시 들어라. 내가 비유를 들어 말하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주면 잘 이해하느니라.
018_1144_c_21L如是諸比丘若於獨處專精思惟不放逸住所因思惟法不起諸漏心得解脫彼所見而爲記說汝今復聽我說譬其智者以譬喩得解
비유하면 어떤 변방에 있는 국왕이 성벽을 잘 쌓았는데, 그 문 아래는 견고하기 그지없고 얽혀있는 길들은 편편하다. 네 성문에는 네 명의 성문지기를 두었는데, 그들은 다 총명하여 드나드는 사람에 대하여 낱낱이 다 알았다. 그 성안의 네거리에는 평상을 펴놓고 성주가 그 위에 앉아 있었다. 만일 동방에서 사자가 찾아와 성문지기에게, 성주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그는 곧, 성주는 성안 네거리의 평상 위에 앉아 있다고 대답한다. 그 사자는 그 말을 듣고 성주에게 나아가 명령을 받고 길을 돌려 돌아간다.
018_1145_a_02L譬如有邊國王善治城壁門下堅固交道平正於四城門置四守護悉皆聰慧知其來去當其城中有四交道安置牀榻城主坐上若東方使來問守門者城主何彼卽答言主在城中四交道頭上而坐彼使聞已往詣城主受其教復道而還
남ㆍ서ㆍ북방으로부터 멀리서 찾아오는 사신들도 문지기에게, 성주는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그는 성 안 네거리에 있다고 대답한다. 사자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성주에게 나아가 명령을 받아 가지고 각각 제가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느니라.”
018_1145_a_09L南西北方遠使來人問守門者城主何在彼亦答言在其城四交道頭彼使聞已悉詣城主其教令各還本處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나는 이런 비유를 들어 말하였는데, 이제 그 뜻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겠다. 여기에서 성이란, 사람 몸의 추한 색(色)을 비유한 것이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독사로 비유한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성을 잘 쌓는다고 한 것은 바른 소견을 말한 것이요, 얽혀 있는 길이 편편하다고 한 것은 6내입처(內入處)를 말한 것이다. 네 문이라고 한 것은 4식주(識住)를 비유한 것이요, 네 문지기라고 한 것은 4념처(念處)를 비유한 것이다. 성주라고 한 것은 의식이 받아들이는 것이 쌓인 것을 말한 것이요, 사자라고 한 것은 바른 관찰을 말한 것이다. 참된 말이라고 한 것은 네 가지 진리를 말한 것이요, 길을 되돌아간다고 한 것은, 8성도(聖道)를 말한 것이니라.”
018_1145_a_12L佛告比丘我說斯今當說義所謂城者以譬人身麤如篋毒蛇譬經說善治城壁者之正見交道平正者謂內六入處門者謂四識住四守門者謂四念處城主者謂識受陰使者謂正觀如實言者謂四眞諦復道還者以八聖道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스승으로서 제자를 위해 해야할 일을 나는 이미 마쳤다. 너를 가엾이 여겼기 때문이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독사로 비유한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018_1145_a_18L佛告比丘若大師爲弟子所作我今已作以哀愍故如篋毒蛇譬經說
그때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전념으로 사유하며 방일하게 생활하지 않았고……(내지)……더욱 범행을 닦아,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아라한이 되었다.
018_1145_a_20L比丘聞佛說已專精思惟不放逸增修梵行乃至不受後有成阿羅漢

1176. 누법경(漏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5_a_22L如是我聞
어느 때 세존께서 석씨들의 인간세상을 유행하시다가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에 이르러 니구율원(尼拘律園)에 계셨다.
018_1145_a_23L一時世尊釋氏人閒遊行至迦毘羅衛國住尼拘婁陁園
018_1145_b_01L그때 가비라위국에 사는 석씨들이 새로 강당을 지었는데,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석씨 성을 지닌 젊은이나 온 나라 인민들 중 어느 누구도 그 안에 머무른 이가 없었다. 그들은 세존께서 석씨의 나라인 가비라위에 이르러 인간세상을 유행하시다가, 니구율원에 계시면서 괴로움과 즐거움의 이치에 대하여 연설하신다는 말을 들었다.
018_1145_b_01L爾時迦毘羅衛釋氏作新講堂未有諸沙婆羅門釋迦年少及諸人民在中住者聞世尊來至釋氏迦毘羅衛閒遊行住尼拘婁陁園論苦樂義
‘이 강당은 새로 지은 것이라서 아직 아무도 머무른 이가 없으니, 세존과 그 대중들을 청해 이곳에서 공양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공덕과 복의 과보를 얻어 오랜 세월 동안 안온할 것이다. 그런 후에 우리들도 따라서 사용하자.’
018_1145_b_05L堂新成未有住者可請世尊與諸大於中供養得功德福報長夜安隱然復我等當隨受用
이렇게 의논한 뒤에 그들은 모두 성을 빠져 나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여러 석씨들을 위해 긴요한 법을 설하고 가르쳐 보여 그들을 기쁘게 하신 뒤에 잠자코 계셨다.
018_1145_b_08L作是議已悉共出城詣世尊所稽首禮足退坐一面爾時世尊爲諸釋氏演說要法示教照喜已默然而住
그때 석씨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 여미고 예배한 뒤에,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석씨들이 새로 강당을 지었사온데, 머문 사람이 아직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세존과 여러 대중들을 초청하여 그곳에 모시고 공양을 올려서 공덕과 복리(福利)를 얻는다면, 오랜 세월 동안 안온할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저희들이 그대로 사용할까 합니다.”
018_1145_b_11L諸釋氏從座起整衣服爲佛作禮右膝著地合掌白佛言世尊我等釋氏新作講堂未有住者今請世尊及諸大衆於中供養得功德福利長夜安隱然後我等當隨受用
그때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셨다. 여러 석씨들은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으신 것을 알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각각 제 집으로 돌아갔다. 그 날로 곧 수레를 준비해 온갖 도구들을 운반하여 새 강당을 장엄하고, 평상을 펴고 땅에 풀을 깔고 향과 등불을 준비하여 모든 일을 완벽하게 갖추어 놓았다. 그리고 그들은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아뢰었다.
“모든 일은 다 준비되었습니다. 성인께서는 때를 아시옵소서.”
018_1145_b_16L爾時世尊默然受請諸釋氏知世尊受請已稽首佛足各還其所卽以其日以車輿經紀運其衆具嚴新堂敷置牀座軟草布地備香油衆事辦已往詣佛所稽首白言事辦已惟聖知時
018_1145_c_01L그때 세존께서는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새 강당 밖에 이르셨고, 발을 씻으신 뒤에 강당으로 올라가 중간 기둥 밑에서 동쪽을 향해 앉으셨다. 그때 비구들도 발을 씻은 뒤에 세존을 따라 강당에 들어가 세존의 뒤쪽인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앉았다. 그리고 여러 석씨들은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앉았다.
018_1145_b_21L爾時世尊與諸大衆前後圍繞至新堂外洗足已然後上堂於中柱下東向而坐諸比丘亦洗足已隨入講堂於世尊後西面東向次第而坐諸釋氏卽於東面西向而坐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석씨들을 위해 요긴한 법을 자세히 설하고 가르쳐 보여 그들을 기쁘게 하신 뒤에 석씨들에게 말씀하셨다.
“구담들이여, 이미 초저녁이 지났으니, 이제는 가비라성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니라.”
018_1145_c_03L爾時世尊爲諸釋氏廣說要法示教照喜已語諸釋氏瞿曇夜已過於時可還迦毘羅越
여러 석씨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018_1145_c_05L諸釋氏聞佛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그때 세존께서는 석씨들이 떠나간 줄 아시고, 마하 목건련(目揵連)에게 말씀하셨다.“네가 비구들을 위해 설법하라. 나는 지금 등이 아파서 조금 쉬어야겠다.”
018_1145_c_06L世尊知釋氏去已告大目揵連當爲諸比丘說法我今背疾當自消
그때 마하 목건련은 묵묵히 분부를 받았다. 세존께서는 울다라승(鬱多羅僧)을 네 겹으로 접어 옆구리 밑에 깔고, 승가리(僧伽梨)를 접어 머리 밑에 베고 오른쪽으로 누워 무릎을 오그리고 발을 포개고, 밝은 모양에 생각을 두고 언제고 일어날 생각을 가지시고 사색에 잠기셨다.
018_1145_c_09L大目揵連默然受教爾時世尊四褺鬱多羅僧安置脅下卷襞僧伽梨置於頭下右脅而臥屈膝累足念明相作起想思惟
그때 마하 목건련이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은 처음이나 중간이나 마지막이나 할 것 없이 다 훌륭하시고, 뜻도 좋으며 맛도 좋다. 또 순일(純一)하고 원만하고 청정하며, 정말로 깨끗한 범행이다. 나는 이제 번뇌와 번뇌 아닌 법에 대하여 설명하리니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018_1145_c_12L爾時大目揵連語諸比丘佛所說法初後善善義善味純一滿淨淸白梵行我今當說漏不漏法汝等諦聽
어떤 것이 번뇌법[漏法]인가 하면,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는 눈으로 빛깔을 보고는 제 마음에 맞는 빛깔에 대해서는 좋아하는 마음을 내고, 마음에 맞지 않는 빛깔에 대해서는 싫어하는 마음을 내어 신념처(身念處)에 머무르지 않는다. 마음이 해탈하는 것과 지혜로 해탈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그마한 지혜도 없어, 갖가지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일으켜서, 남김없이 없애지도 못하고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지도 못한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다.
018_1145_c_15L云何爲漏法癡無聞凡夫眼見色已於可念色起樂著不可念色而起憎惡不住身念處於心解脫慧解脫無少分智起種種惡不善法不無餘滅不無餘永盡亦復如是
비구들아, 그렇게 하면 악마 파순(波旬)이 그에게 찾아가 틈을 엿보고 있다가 그의 눈이 빛깔에 집착하면, 곧 그 틈을 탄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감촉을 느낄 때에도 마찬가지며, 뜻으로 법을 알 때에도 또한 그와 같이 곧 그 틈을 타게 되느니라.
018_1145_c_20L比丘如是者天魔波旬往詣其所伺其虛短於其眼色卽得其闕耳聲鼻香舌味身觸意法亦復如是卽得其闕
018_1146_a_01L비유하면, 마른 풀을 쌓아둔 곳에 사방에서 불이 일어나면 잠깐 사이에 다 타버리는 것처럼 비구들아, 그 눈이 빛깔에 대해 집착하면 하늘의 악마 파순이 그 틈을 타리니, 그렇게 되면 그 비구는 빛깔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보고, 몸이 감촉을 느낄 때에도 마찬가지며, 뜻이 법을 알 때에도 그 법에 제어되어 그 법을 이기지 못한다. 빛깔을 이기지 못하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을 이기지 못하며, 또한 뜻도 이기지 못하면, 착하지 않는 법과 온갖 번뇌로 인해 일어나는 불꽃같은 괴로운 과보와, 미래 세상에서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 나는 세존에게서 직접 이 모든 번뇌법에 대하여 가르침을 받았다. 이것을 「번뇌법경」이라고 한다.
018_1145_c_23L譬如枯乾草積四方火起尋時卽燒如是比丘於其眼色天魔波旬卽得其闕如是比丘不勝於色於耳聲鼻香舌味身觸意法受制於法不能勝法不勝色不勝聲香味觸法亦復不勝意不善法諸煩惱熾然苦報及未來世生老病死諸尊我從世尊親受於此諸有漏法是名有漏法經
어떤 것이 번뇌 없는 법에 대하여 설하신 경인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눈으로 빛깔을 볼 적에 생각에 맞는 빛깔에 대해서도 좋아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생각에 맞지 않는 빛깔에 대해서도 미워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생각을 매어 머무른다. 그래서 한량없는 심해탈(心解脫)하고 혜해탈(慧解脫)하여,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알고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일어나더라도 남김없이 다 없애 버린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그와 같이 한다.
018_1146_a_08L云何無漏法經多聞聖弟子眼見色於可念不起樂著不可念色不起憎惡念而住無量心解脫慧解脫如實知於彼已起惡不善法無餘滅盡亦復如是
그런 부류의 비구들은 악마 파순이 그를 찾아가 그 눈이 빛깔에 대해 집착하는 허물이 있을 때를 엿보지만 그 허물을 잡아내지 못한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감촉을 느낄 때에도 마찬가지이며, 뜻이 법을 집착하는 허물을 엿보지만 그 허물을 잡아내지 못한다.
018_1146_a_13L如是像類比丘弊魔波旬往詣其所於其眼色伺求其短不得其短於耳聲鼻香舌味身觸意法伺求其短不得其短
018_1146_b_01L이를 비유하면 누각을 지을 적에 담을 단단하게 쌓고 창문을 겹겹이 닫고 진흙으로 두껍게 바르면, 사방에서 불이 일어나더라도 태울 수 없는 것처럼 이들 비구들도 그와 같아서, 악마 파순이 그들을 찾아가 그 허물을 엿보더라도 그 허물을 잡아내지 못한다. 그러한 비구는 능히 그 빛깔을 이기고 그 빛깔에 지지 않는다.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에 대해서도 그러하며, 법을 이기고 그 법에게 지지 않는다. 만일 빛깔을 이기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을 이긴다면 또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과 번뇌로 인해 일어나는 불꽃같은 괴로운 과보와, 미래 세상에서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들도 다 이겨낼 것이다. 나는 세존으로부터 직접 이 법을 받았다. 이것을 번뇌가 없는 법을 설한 경이라고 한다.”
018_1146_a_16L譬如樓閣牆壁牢固窗戶重閉埿塗厚密方火起不能燒然斯等比丘亦復如弊魔波旬往詣其所伺求其短得其短如是比丘能勝彼色不爲彼色之所勝也勝於聲不爲彼法之所勝也若勝於色勝於聲法已亦復勝於惡不善法煩惱熾燃苦報及未來世生老病死我親從世尊面受此法是名無漏法經
그때 세존께서는 마하 목건련의 설법이 끝난 줄을 아시고, 일어나 단정히 앉아 생각을 모으고 마하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목건련아, 사람들을 위해 그 경법(經法)을 잘 연설하였다. 많이 유익할 것이요, 대부분 다 제도될 것이며, 오랜 세월 동안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이 안락할 것이다.”
018_1146_b_02L世尊知大目揵連說法竟起正身繫念在前告大目揵連善哉善哉目揵連爲人說此經法多所饒益所過度長夜安樂諸天世人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번뇌와 번뇌 없는 법을 설한 경을 받들어 가졌다가 널리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도록 하라. 왜냐하면, 이 법은 이치가 구족하고 법이 구족하고 범행이 구족하여 신통을 얻어 열반으로 바로 향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심이 있는 선남자들은 속가에 있거나 출가하였거나 간에 이 경을 받들어 가져 읽고 외우고 또 널리 사람들을 위해 설명해야 할 것이니라.”
018_1146_b_06L爾時尊告諸比丘汝當受持漏無漏法經廣爲人說所以者何義具足故法具足故梵行具足故開發神通正向涅乃至信心善男子在家出家當受持讀誦廣爲人說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46_b_11L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1177. 회하경(灰河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6_b_1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1146_b_13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회하(灰河)의 남쪽 언덕은 몹시 뜨겁고 온갖 예리한 가시가 많이 있으며 깜깜하고 어두운 곳인데, 많은 죄인들이 그 강가에서 물결을 따라 떠돌고 있다. 그 중에 어떤 한 사람은 미련하지도 않고 어리석지 않으며, 총명하고 지혜로워서 즐거운 것을 좋아하고 괴로운 것을 싫어하며,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여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무슨 인연으로 몹시 뜨겁고 예리한 가시가 많이 있으며, 깜깜하고 어두운 곳인 회하의 남쪽 언덕에서 물결을 따라 떠돌고 있는가? 나는 손과 발로 방편을 삼아 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리라.’
018_1146_b_14L爾時世尊告諸比丘譬如灰南岸極熱多諸利刺在於闇處多罪人在於河中隨流漂沒中有一人不愚不癡聰明黠慧樂樂厭苦生厭死作如是念我今何緣在此灰河南岸極熱又多利刺在闇冥處流漂沒我當以手足方便
그리하여 그는 그 강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아주 희미한 빛을 잠깐 보고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열심히 애쓴 결과 이제 이 조그만 빛이나마 보게 되었구나.’
018_1146_b_20L逆流而上漸見小明其人默念今已疾强見此小明
018_1146_c_01L그렇게 생각한 그는 다시 손과 발을 써서 더욱 부지런히 방편을 가하여 마침내 평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그곳에 머물면서 사방을 관찰하다가 큰 돌산을 보았다. 그런데 그 돌산은 끊어지지도 않았고 무너지지도 않았으며, 또 구멍이 뚫리지도 않았다. 그는 곧 그 돌산 위에 올라가 다시 맑고 시원한 여덟 갈래 물, 즉 시원하고 맛이 있으며, 경쾌하고 부드러우며, 향기롭고 깨끗하며, 마실 때에도 목이 메이지 않고 목 안에 걸리지도 않으며, 마시고 나면 온몸이 편안해지는 물을 보았다. 그가 곧 그 속에 들어가 목욕하고 그 물을 마시자 모든 번열과 괴로움이 사라졌다.
018_1146_b_22L復運手足勤加方便遂見平地卽住於彼觀察四方見大石山不斷不壞亦不穿穴卽登而上復見淸涼八分之水所謂冷美輕軟香淨飮時不噎咽中不閡飮已安身卽入其中若浴若飮離諸惱熱
그는 다시 큰 산 위에 올라가 일곱 가지 꽃을 보았는데, 그 꽃은 우발라(優鉢羅)꽃ㆍ발담마(鉢曇摩)꽃ㆍ구모두(拘牟頭)꽃ㆍ분다리(分陀利)꽃ㆍ수건제(修揵提)꽃ㆍ미리두건제(彌離頭揵提)꽃ㆍ아제목다(阿提目多)꽃이었다. 그는 이 꽃의 향기를 맡고는 다시 돌산에 올라가 4층 누각을 보았다. 그는 그 누각 위에 앉아 다섯 기둥으로 된 장막을 보고는 곧 그 안에 들어가 몸을 거두고 바르게 앉았다. 갖가지 베개와 담요가 있고 꽃을 흩어 골고루 펴서 장엄해놓아서 매우 아름다웠으며, 그 안에서 앉고 누울 때는 시원한 바람이 4방에서 불어와 그 몸을 안온하게 하였다. 그는 높은 곳에 앉아서 아래를 굽어보며[坐高臨下]9) 큰 소리로 외쳤다.
018_1146_c_04L然後復進大山上見七種華謂優鉢羅華鉢曇摩華牟頭華分陁利華修揵提華彌離頭揵提花阿提目多花聞花香已上石山見四層階堂卽坐其上見五柱帳卽入其中斂身正坐種種枕褥散花遍布莊嚴妙好而於其中自恣坐臥涼風四湊令身安隱坐高林下高聲唱言
‘회하에 있는 여러 정사(正士)들이여, 그 회하의 남쪽 언덕은 몹시 뜨겁고 온갖 예리한 가시가 많으며, 게다가 깜깜하게 어둡기까지 하니 어서 그 강에서 나오시오.’
018_1146_c_12L灰河衆生諸賢正士如彼灰河南岸極熱多諸利刺其處闇冥求出於彼河中
그 소리를 들은 어떤 사람이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물었다.
‘어디로 가야 나갈 수 있습니까, 어느 곳을 따라서 나가야 합니까?’
018_1146_c_14L有聞聲者乘聲問何方得出從何處
그러자 그 안에 있던 다른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너는 무엇 때문에 〈어디로 가야 나갈 수 있느냐〉고 묻느냐? 고함치는 저 사람 역시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고 보지도 못하였다. 저 사람 역시 몹시 뜨겁고 온갖 예리한 가시가 많은 회하의 남쪽에서 깜깜하고 어두운 물결을 따라 떠내려오고 있다. 그에게 물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018_1146_c_15L出其中有言何須問何處得出彼喚聲者亦自不知不見從何而出彼亦當復在此灰河南岸極熱多諸利刺於闇冥中流來下用問彼爲
018_1147_a_01L비구들아, 이와 같이 나는 비유를 들어 말하였다. 이제 그 뜻을 설명해 주겠다. 여기에서 재라고 한 것은 곧 세 가지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을 말한 것이니, 세 가지란 탐하는 생각, 성내는 생각, 해치려는 생각을 말한다. 강은 세 가지 욕망을 비유한 것이니 욕계의 욕망[欲愛]과 색계의 욕망[色愛]과 무색계의 욕망[無色愛]을 비유한 것이다. 몹시 뜨거운 남쪽 언덕은 안과 밖의 6입처(入處)를 비유한 것이고, 온갖 예리한 가시가 많다고 한 것은 다섯 가지 욕망[五欲功德]을 비유한 것이다. 깜깜한 곳이라고 한 것은 지혜의 눈을 가리는 무명을 비유한 것이고, 많은 사람이라는 것은 어리석은 범부를 말한 것이다. 물결이라는 것은 삶과 죽음의 강을 말하고, 그 중에서 미련하거나 어리석지 않은 한 사람이란 보살마하살을 비유한 것이다. 손발의 방편으로 흐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 것은 부지런히 공부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고, 희미한 빛을 잠깐 보았다는 것은 법인(法忍)을 얻은 것이다. 평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계율을 지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018_1146_c_19L如是比丘我說此今當說義灰者謂三惡不善覺何三欲覺恚覺害覺河者謂三愛色愛無色愛南岸極熱者謂內外六入處多諸利刺者謂五欲功德冥處者謂無明障閉慧眼衆多人者謂愚癡凡夫流謂生死河中有一人不愚不癡者謂菩薩摩訶薩手足方便逆流上者謂精勤修學微見小明者謂得法忍得平地者謂持戒
사방을 관찰한다는 것은 네 가지 진리를 보는 것이고, 큰 돌산은 바른 소견에 비유한 것이다. 여덟 갈래 물이라고 한 것은 8성도(聖道)를 비유한 것이고, 일곱 가지 꽃은 7각지(覺支)를 가리킨 것이다. 4층집은 4여의족(如意足)을 가리킨 것이고, 다섯 기둥의 장막은 믿음 따위의 5근(根)을 비유한 것이다. 몸을 거두고 똑바르게 앉았다고 한 것은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비유한 것이고, 꽃을 흩어 두루 편다고 한 것은 모든 선정ㆍ해탈ㆍ삼매ㆍ정수(正受)를 비유한 것이니라.
018_1147_a_05L觀四方者謂見四眞諦大石山者謂正見八分水者謂八聖道七種花者謂七覺分四層堂者謂四如意足五柱悵者謂信等五根正身坐者謂無餘涅散花遍布者謂諸禪解脫三昧受自恣
마음대로 앉고 눕는다고 한 것은,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을 지칭한 말이고, 사방에서 바람이 분다고 한 것은 네 가지 왕성한 마음[四增心]으로 법을 보아 편안하고 즐겁게 머무르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소리를 높여 외쳤다고 한 것은 법륜(法輪)을 굴리는 것을 지칭한 것이고, ‘여러 정사(正士)들이여, 어디로 가야 나갈 수 있습니까, 어느 곳을 따라서 나가야 합니까’ 하고 물은 사람이란 바로 사리불이나 목건련 같은 거룩한 비구들을 말한 것이다.
018_1147_a_11L坐臥者謂如來應等正覺方風吹者謂四增心見法安樂住聲唱喚者謂轉法輪彼有人問諸賢正士何處去何處出者謂舍利弗目揵連等諸賢坐比丘
그 중의 어떤 사람이 ‘너는 무슨 때문에 묻느냐? 그 말을 해준 사람도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고 보지도 못하였다. 그 사람도 역시 몹시 뜨겁고 온갖 예리한 가시가 많은 남쪽언덕에 있으며, 깜깜하게 어두운 회하의 물결을 따라 떠내려 오고 있다. 그에게 물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라고 한 것은 온갖 삿된 소견을 가진 여섯 스승들을 비유한 것이니, 그 여섯 스승은 부란나가섭(富蘭那迦葉)ㆍ말가리구사리자(末伽梨瞿舍離子)ㆍ산사야비라지자(散闍耶毘羅胝子)ㆍ아기다지사흠바라(阿耆多枳舍欽婆羅)ㆍ가구라가전연(伽拘羅迦氈延)ㆍ니건련타사제불다라(尼揵連陀闍提弗多羅)와 그 밖의 삿된 소견을 가진 무리들을 말한 것이니라.
018_1147_a_15L於中有言汝何所問彼亦不知不見有所出處彼亦當復於此灰河南岸極熱多諸利刺於闇冥處隨流來下者謂六師等諸邪見輩所謂富蘭那迦葉末伽梨瞿舍梨子散闍耶毘羅胝子阿耆多枳舍欽婆羅伽拘羅迦氈延尼揵連陁闍提弗多羅及餘邪見輩
이와 같나니 비구들아, 스승으로서 여러 성문들을 위해 해야할 일을 나는 이제 이미 다 말하였다. 그러니 너희들도 이제 해야할 일을 해야 하느니라.……(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상자 안의 독사에 비유하여 설한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018_1147_a_22L如是比丘大師爲諸聲聞所作我今已作汝今當作所作如前篋毒蛇說
018_1147_b_01L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1147_b_01L佛說此經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雜阿含經卷第四十三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중인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구사라(瞿師羅) 장자가 부처님께 바친 원림(園林)이다.
  2. 2)이 소경은 『증일아함경』 제32권 제38 「역품(力品)」의 8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3. 3)팔리어로는 suṁsumāra로 표기하며, 악어를 말한다.
  4. 4)이 소경은 『증일아함경』 제23권 제31 「증상품(增上品)」의 6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5. 5)이 소경은 『증일아함경』 제38권 제43 「마혈천자문팔정품(馬穴天子問八政品)」의 3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바슷하다.
  6. 6)강아지풀이나 피는 곡식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곡식이 아니고, 패성(貝聲:소라에서 나는 소리)은 해랑(海浪:파도 소리)의 소리와 흡사하나 낭성(浪聲)은 아니다.
  7. 7)사람의 이름이며, 팔리어로는 Nanda로 표기하고 있다.
  8. 8)육색화(肉色花)라고 하는 식물의 이름이며, 팔리어로는 kimsuka로 표기하고 있다.
  9. 9)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좌고임하(坐高林下)로 되어 있는데, 문맥상 의미가 걸맞지 않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송ㆍ원ㆍ명 세 본에 의거하여 임(臨)자로 풀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