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1147_c_01L
잡아함경 제44권
018_1147_c_01L雜阿含經卷第四十四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018_1147_c_02L宋天竺三藏求那跋陁羅 譯

1178. 바사타경(婆四吒經)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7_c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미치라국(彌絺羅國) 암라원(菴羅園)에 계셨다.
018_1147_c_04L一時佛住彌絺羅國菴羅園中
그때 바라문 종족의 여자 바사타(婆四吒)2)는 아들 여섯 명이 연속해 죽자, 아들을 생각하다가 미치광이가 되어, 알몸에 머리를 풀어헤치고 길거리를 헤매다가 미치라에 있는 암라원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018_1147_c_05L有婆四咤婆羅門尼有六子相續命終念子發狂裸形被髮隨路而走至彌絺羅菴羅園中
그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대중들에게 둘러싸인 채 설법을 하고 계셨다. 바라문 종족의 여자인 바사타는 멀리서 세존을 뵙고 곧 제정신으로 돌아와 부끄럽고 창피해 몸을 움츠리고는 쭈그려 앉았다. 세존께서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울다라승(鬱多羅僧)을 벗어 저 바사타에게 주어 그것을 입고 법을 듣게 하라.”
018_1147_c_07L爾時世尊無量大衆圍繞說法婆四咤婆羅門尼遙見世尊見已卽得本心慚愧羞斂身蹲坐爾時世尊告尊者阿難取汝鬱多羅僧與彼婆四咤婆羅門令著聽法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웃옷을 벗어 그에게 주어 입게 하였다. 그때 바라문 종족의 여자는 옷을 입은 뒤에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시어 그로 하여금 기쁘게 하신 뒤에 부처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법을 따라 차례로 설법하시니,……(내지)……그는 믿는 마음이 청정해져서 삼보(三寶)에 스스로 귀의하였다.
018_1147_c_12L尊者阿難卽受佛教衣令著婆羅門尼得衣著已至於佛前稽首禮佛退坐一面爾時世尊爲其說法示教照喜已如佛常法說次第乃至信心淸淨受三自歸
그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시면서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018_1147_c_16L佛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저 바사타 우바이(優婆夷)는 그 뒤에 또 일곱째 아들이 갑자기 죽었다. 그러나 그 우바이는 전혀 울거나, 근심하거나, 슬퍼하거나, 번민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았다. 그때 바사타 우바이의 남편이 게송으로 바사타 우바이에게 말하였다.
018_1147_c_17L彼婆四咤優婆夷於後時第七子忽復命終彼優婆夷都不啼哭憂悲惱苦四咤優婆夷夫說偈而告婆四咤優婆夷言

전에 여러 아들이 죽었을 적엔
자식 생각으로 근심하고 괴로워해
밤낮으로 음식도 먹지 않았고
심지어는 미치기까지 하더니
이제 일곱 번째 아들을 잃고는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않는구나.
018_1147_c_21L諸子命終
念子生憂苦
晝夜不飮食
乃至發狂亂
今喪弟七子
而不生憂苦
018_1148_a_01L
바사타 우바이가 게송으로 남편에게 대답하였다.
018_1148_a_01L婆四咤優婆夷卽復說偈答其夫言

비록 자손이 수천 명 있다 해도
인연의 화합으로 생긴 것이라
오랜 세월 지나면 과거가 되는 법
나와 그대도 또한 그러하오.
018_1148_a_02L孫有千數
因緣和合生
長夜遷過去
我與君亦然

자손이나 또 많은 종족들
그 수가 비록 한량없이 많지만
그들도 제각기 태어난 곳에서
서로서로 잔인하게 잡아먹나니
그것이 그렇게도 나쁜 줄을 안다면
근심하고 괴로워할 까닭이 없네.
018_1148_a_04L子孫及宗族
其數無限量
彼彼所生處
更互相殘食
若知生要者
何足生憂苦

태어나고 죽고 있고 없다는 모든 상(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나는 알았기에
다시는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않나니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에 들어갔기 때문이네.
018_1148_a_06L我已知出離
生死存亡相
不復生憂苦
入佛正教故

그때 바사타 우바이의 남편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18_1148_a_08L婆四咤優婆夷夫說偈歎曰

내 일찍이 들어 보지 못했던 법을
그대가 연설하는 것 이제 들었다.
너는 그 설법 어디서 들었기에
자식 생각에 근심하고 슬퍼하지 않는가?
018_1148_a_09L曾所聞法
而今聞汝說
何處聞說法
不念子憂悲

바사타 우바이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8_1148_a_11L婆四咤優婆夷說偈答言

지금 등정각께서
저기 미치라국에 있는
암라수원(菴羅樹園)에 계시니
일체의 괴로움을 영원히 여의신 분.
018_1148_a_12L日等正覺
在彌絺羅國
菴羅樹園中
永離一切苦

일체의 괴로움에 대해 설하시고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소멸
현성의 8정도(正道)를 자세히 설하시어
안온히 열반으로 나아가게 하시네.
018_1148_a_14L演說一切苦
苦習苦寂滅
賢聖八正道
安隱趣涅槃

그분은 곧 나의 스승님
바른 가르침 너무나 좋아합니다.
나 이미 바른 법 알았기에
자식은 근심이요 괴로움임을 알았네.
018_1148_a_15L則是我大師
深樂其正教
我已知正法
能開子憂苦

그 남편 바라문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48_a_16L其夫婆羅門復說偈言

나도 이제 미치라국에 있는
암라원으로 가리라.
저 세존께서는 나에게도
자식은 근심이요 괴로움임을 깨우쳐 주리.
018_1148_a_17L今亦當往
彌絺菴羅園
彼世尊亦當
開我子憂苦

우바이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48_a_19L優婆夷復說偈言

마땅히 등정각을 살펴보소서
부드러운 황금빛 몸에
길들지 않은 이를 길들일 수 있고
바다에 빠진 이를 두루 건져 주시네.
018_1148_a_20L觀等正覺
柔軟金色身
不調者能調
廣度海流人
018_1148_b_01L
그때 바라문은 곧 마차를 준비해 타고 미치라국에 있는 암라원으로 갔다. 그는 멀리서 세존을 뵙자 믿음과 즐거움이 더욱 더해 스승 앞으로 나아갔다. 그때 스승은 곧 게송을 읊어 그에게 법안(法眼)을 열어주시고,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滅]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에 대한 진리를 깨달아 바로 열반으로 향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그는 곧 법을 보아 평등한 지혜를 얻고, 법을 안 뒤에는 출가하기를 청했다.
018_1148_a_22L爾時婆羅門卽嚴駕乘於馬車詣彌絺羅菴羅園遙見世尊轉增信樂詣大師前彼時大師卽爲說偈開其法眼正向涅槃彼卽見法成無閒等旣知法已請求出家
그때 바라문은 곧 출가할 수 있게 되어 혼자 조용한 곳에서 사색하였고,……(내지)……아라한이 되었다. 세존께서 예언하여 말씀하시기를 ‘사흘째 되는 날 밤에는 3명(明)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다. 그가 3명을 얻자, 부처님께서는 곧 그에게 말씀하셨다.
“마부에게 수레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 바사타 우바이에게 알리게 하여, 그녀도 따라 기뻐하게 하라. 우바이에게 ‘바라문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세존을 뵙고는 깨끗한 신심을 얻어 스승을 받들어 섬긴다. 스승님은 그를 위해 설법해 주셨고, 그는 법안이 열려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진리와 성현의 8정도를 보고 편안히 열반으로 나아가 평등한 지혜를 성취하였다.
018_1148_b_04L婆羅門卽得出家獨靜思惟乃至得阿羅漢世尊記說於第三夜逮得三明得三明已佛卽告之命遣御者乘車還家告婆四咤憂婆夷令發隨喜語言羅門往見世尊得淨信心奉事大師卽爲說法爲開法眼見苦聖諦苦集苦滅賢聖八道安趣涅槃成無閒等
그는 법을 알고 나서는 곧 출가하기를 청하였고, 세존께서 예언하여 말씀하시기를 사흘째가 되는 날 밤에는 3명(明)을 완전히 갖출 것이라고 하셨다’라고 전하거라.”
018_1148_b_11L旣知法已卽求出家世尊記說於第三夜具足三明
그러자 마부는 분부를 받고 빨리 돌아갔다. 그때 바사타 우바이는 마부가 빈 수레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멀리서 물었다.
“바라문은 부처님을 뵈었는가?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법안(法眼)을 열어주고 거룩한 진리를 보게 하셨는가?”
018_1148_b_13L彼御者奉教疾還婆四咤優婆夷遙見御者空車而卽遙問言婆羅門爲見佛不佛爲說法開示法眼見聖諦不
마부가 아뢰었다.
“바라문은 세존을 뵙고 깨끗한 신심을 얻어 스승을 섬겼습니다. 스승께서 그의 법안을 열기 위해 네 가지 거룩한 진리를 말씀하시자, 그는 평등한 지혜를 성취하였습니다. 그는 법을 안 뒤에는 곧 출가하기를 청하여 전일(專一)한 마음으로 사색(思索)하였고, 세존께서는 그에게 ‘사흘째 되는 날 밤에는 3명을 완전히 갖추게 될 것이다’라고 예언하셨습니다.”
018_1148_b_16L御者白言婆羅門已見世尊得淨信心奉事大爲開法眼說四聖諦成無閒等知法已卽求出家專精思惟世尊記於第三夜具足三明
그러자 우바이는 따라 기뻐하면서 마부에게 말하였다.
“수레와 말을 너에게 주고 또 더불어 돈 천냥을 주리라. 네가 나에게 ‘바라문은 벌써 진리를 깨닫고 3명까지 얻었다’고 소식을 전해주어 나를 기쁘게 하였기 때문이다.”
018_1148_b_20L優婆夷心卽隨喜語御者言車馬屬汝加復賜汝金錢一千已汝傳信言婆羅門宿闍諦已得三明令我歡喜故
018_1148_c_01L마부가 아뢰었다.
“제가 지금 수레와 말과 돈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 수레와 말과 돈은 우바이에게 돌려 드립니다. 저는 지금 바라문에게 돌아가서 그를 따라 출가할 것입니다.”
018_1148_b_23L御者白我今何用車馬金錢爲車馬金錢還優婆夷我今當還婆羅門所隨彼出家
우바이가 말하였다.
“네 뜻이 그러하다면 빨리 돌아가라. 오래지 않아 너도 그가 얻은 3명을 완전히 갖추게 될 것이다. 그의 뒤를 따라 출가하거라.”
018_1148_c_03L優婆夷言汝意如此便可速還不久亦當如彼所得具足三明隨後出家
마부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우바이여, 그가 출가한 것처럼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018_1148_c_05L御者白言如是優婆夷如彼出我亦當然
우바이가 말하였다.
“네 주인이 출가하였고 너도 따라 출가하려고 하니 나도 오래지 않아 따라 가리라. 마치 허허벌판에서 큰 용이 허공을 타고 노닐면 여러 다른 용과 용의 아들과 딸들이 다 따라가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이 가사와 발우를 가지리니, 몸을 보양하기도 쉽고 만족을 느끼기도 쉬우리라.”
018_1148_c_06L優婆夷言汝父出家隨出家我今不久亦當隨去如空野大龍乘虛而遊其餘諸龍龍子龍女悉皆隨去我亦如是執持衣鉢易養易滿
마부가 아뢰었다.
“우바이여, 만일 그렇게 하신다면 소원은 반드시 성취될 것입니다. 오래지 않아 다시 뵙겠습니다.”
018_1148_c_10L御者白言優婆夷若如是者願必果不久當見
우바이는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아,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사람들이 버리는 것을 구걸해 받아먹었다.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어 음(陰)ㆍ계(界)ㆍ입(入)에 대해서 애욕을 끊고 탐욕의 결박을 여의었으며, 모든 번뇌를 없앴다.
018_1148_c_11L優婆夷少欲知足執持衣鉢人所棄者乞受而食剃髮染衣於陰界入斷除愛欲離貪繫縛盡諸有漏
이리하여, 그 바라문과 마부와 바사타 우바이와 그 우바이의 딸 손타반리(孫陀槃梨)는 모두 출가하여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났다.
018_1148_c_14L彼婆羅門及其御者婆四咤優婆夷優婆夷女孫陁槃梨悉皆出家究竟苦邊

1179. 실우경(失牛經)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8_c_16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국(毘舍離國) 대림(大林)정사에 계셨다.
018_1148_c_17L一時佛住毘舍離國大林精舍
그때 비리야바라두바차(毘梨耶婆羅豆婆遮)라는 바라문이 이른 아침에 소를 샀다가 값도 미처 치르기 전에 그 날로 소를 잃고 엿새 동안 찾지 못하였다. 그는 소를 찾아다니다가 대림정사에 이르렀는데 멀리서 세존께서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것을 보니, 풍채가 뛰어나고 모든 감각기관이 청정하였으며 그 마음은 고요하고 지관(止觀)을 성취하여, 그 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불꽃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는 그런 현상을 보고 곧 그 앞에 나아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48_c_18L有毘梨耶婆羅豆婆遮婆羅門晨朝買牛未償其價卽日失牛日不見婆羅門爲覓牛故至大林精舍遙見世尊坐一樹下儀容挺特諸根淸淨其心寂默成就止觀其身金色光明焰照見已卽詣其前而說偈言
018_1149_a_01L
어찌하여 아무 구함이 없이
쓸쓸하고 고요한 여기에 계십니까?
혼자 텅 비고 조용한 곳에 계시건만
그래도 마음이 즐거울 수 있습니까?
018_1149_a_01L何無所求
空寂在於此
獨一處空閑
而得心所樂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8_1149_a_03L爾時世尊說偈答曰

얻거나 잃는 일 때문에
나는 마음이 어지러워지지 않나니
나는 너와는 같지 않다는 것을
바라문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얻고 잃음을 마음에 두면
그 마음 자유롭지 못하리라.
018_1149_a_04L若失若復得
於我心不亂
婆羅門當知
莫謂彼如我
心計於得失
其心不自在

그때 바라문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49_a_06L婆羅門復說偈言

가장 훌륭한 범지의 처신
비구가 말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내 이제 진실을 말하리니
비구는 내 말을 자세히 들으시오.
018_1149_a_07L最勝梵志處
如比丘所說
我今當自說
眞實語諦聽

사문은 지금 이른 아침에
먹이던 소를 잃어버리고
엿새 동안 못 찾는 일이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018_1149_a_09L沙門今定非
晨朝失牛者
六日求不得
是故安樂住

사문은 지금 깨밭을 갈아
거기다 깨 씨를 뿌려 놓고는
잡초가 우거질까 걱정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018_1149_a_10L沙門今定非
種殖胡麻田
慮其草荒沒
是故安樂住

사문은 지금 모를 심고
그 논에 물이 딸려 잎사귀 말라
이내 죽을까 두려워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018_1149_a_11L沙門今定非
種稻田乏水
畏葉枯便死
是故安樂住

사문은 지금 일곱 명의 딸이
과부가 되어 그들 모두가
외동 유복자를 기르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018_1149_a_13L沙門今定無
寡女有七人
悉養孤遺子
是故安樂住

사문은 지금 일곱 사람의
사랑하지 않는 아들이 있어
방탕해 많은 빚 진 일이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018_1149_a_14L沙門今定無
七不愛念子
放逸多負債
是故安樂住

사문은 지금 빚쟁이들이
모두 몰려와 문마다 지키면서
불어난 이자를 독촉하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018_1149_a_15L沙門今定無
債主守其門
求索長息財
是故安樂住

사문은 지금 일곱 벌이나 되는
침구를 쌓아놓고 좀이 먹는가
뒤져보는 걱정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018_1149_a_17L沙門今定無
七領重臥具
憂勤擇諸虫
是故安樂住

사문은 지금 빨간 눈동자에
노랑 머리털 사나운 아내에게
밤낮으로 그 욕설 듣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018_1149_a_18L沙門今定無
赤眼黃髮婦
晝夜聞惡聲
是故安樂住

사문은 지금 텅 빈 창고에
쥐들이 몰려와 들끓음으로
양식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018_1149_a_19L沙門今定無
空倉群鼠戲
常憂其羸乏
是故安樂住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8_1149_a_21L爾時世尊說偈答言

확실히 나는 지금 이른 새벽에
먹이던 소를 잃어버리고
엿새 동안 못 찾는 일이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018_1149_a_22L我今日定不
晨朝失其牛
六日求不得
是故安樂住
018_1149_b_01L
확실히 나는 지금 깨밭을 갈아
거기에 깨 씨를 뿌려 놓고는
잡초가 우거질까 걱정하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018_1149_b_01L我今日定無
種殖胡麻田
常恐其荒沒
是故安樂住

확실히 나는 지금 모를 심고
그 논에 물이 딸려 잎사귀 마르고
이내 죽을까 두려워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018_1149_b_02L我今日定無
種稻田乏水
畏葉便枯死
是故安樂住

나는 지금 과부가 된
일곱 딸이 있어 그들이 모두
외동 유복자 기르는 일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018_1149_b_03L我今日定無
寡女有七人
悉養孤遺子
是故安樂住

확실히 나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일곱 명의 아들이 있어
방탕해 많이 빚진 일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018_1149_b_05L我今日定無
七不愛念子
放逸多負債
是故安樂住

확실히 나는 지금 빚쟁이들이
모두 몰려와 문마다 지키면서
불어난 이자 독촉하는 일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018_1149_b_06L我今日定無
債主守其門
求索長息財
是故安樂住

확실히 나는 지금 일곱 벌의
침구를 쌓아 두고 좀이 먹는가
뒤져보는 걱정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018_1149_b_07L我今日定無
七領重臥具
憂勤擇諸虫
是故安樂住

확실히 나는 지금 빨간 눈동자에
노랑 머리털 사나운 아내 있어
밤낮으로 그 욕설 듣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018_1149_b_09L我今日定無
黃頭赤眼婦
晝夜聞惡聲
是故安樂住

확실히 나는 지금 텅 빈 창고에
쥐들이 몰려와 들끓음으로
양식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018_1149_b_10L我今日定無
空倉群鼠戲
常憂其羸乏
是故安樂住

언제나 집착하여 버리지 못하므로
중생들은 안락하게 지내지 못하거니와
탐욕을 끊고 은애(恩愛)마저 여의면
언제나 안락하게 지낼 수 있느니라.
018_1149_b_11L不捨念不念
衆生安樂住
斷欲離恩愛
而得安樂住

그때 세존께서 정진(精進)바라두바차 바라문을 위해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주신 뒤에, 부처님의 항상한 법을 차례로 설법해주셨다. 즉 보시를 하고 계율을 지키며,……(내지)……그는 바른 법 안에서 마음에 두려움이 없음을 얻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도 지금부터 바른 법과 율 안에서 비구가 되어 도를 배우고 비구 신분을 얻어 범행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018_1149_b_13L爾時世尊爲精進婆羅豆婆遮婆羅種種說法示教照喜如佛常法第說法布施持戒乃至於正法中得無畏卽從座起合掌白佛我今得於正法律出家學道成比丘分修梵行不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부터 바른 법과 율 안에서 비구가 되어 구족계를 받고 온갖 범행을 닦아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잘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018_1149_b_19L佛告婆羅門汝今可得於正法出家受具足修諸梵行乃至得阿羅漢心善解脫
그때 정진바라두바차 바라문은 아라한이 되어 스스로 깨달아 앎을 인연해 해탈의 즐거움을 얻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49_b_21L爾時精進婆羅豆婆遮婆羅門得阿羅漢緣自覺知得解脫樂而說偈言
018_1149_c_01L
저는 지금 대선(大仙)의 위없는 법을
기뻐하고 또 즐거워하나이다.
모든 탐욕과 즐거운 일 여의게 되었으니
부처님을 뵌 것이 헛되지 않습니다.
018_1149_b_23L我今甚欣樂
大仙法之上
得離貪欲樂
不生見於佛

1180. 지자경(智者經)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49_c_0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라(娑羅)숲에 있는 바라문의 마을에 계셨다.
018_1149_c_03L一時佛住娑羅樹林婆羅門聚落
그때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바라문의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시는데 갑자기 구름이 일어났다. 세존께서는 ‘내 지금 바라문의 마을에 있는 바라문 장자의 큰 회당(會堂)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시고, 곧 그 큰 회당이 있는 곳으로 향하셨다.
018_1149_c_04L爾時世尊晨朝著衣持鉢婆羅門聚落乞食有非時雲起世尊作是念我今當往婆羅門聚落婆羅長者大會堂中作是念已往向彼大會堂所
그때 바라문 장자들이 회당에 모여 있다가 멀리 있는 세존을 보고 서로들 말하였다.
“저 머리 깎은 사문이 과연 무슨 법을 알고 있을까?”
018_1149_c_08L婆羅門長者悉集堂上遙見世尊共相謂言彼剃頭沙門竟知何法
그때 세존께서 그곳에 있던 바라문의 마을에 사는 바라문 장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 중에는 법을 아는 이도 있고, 법을 알지 못하는 이도 있다. 찰리 장자 중에도 법을 아는 이도 있고, 법을 알지 못하는 이도 있느니라.”
018_1149_c_10L爾時世尊告彼婆羅聚落婆羅門長者言諸婆羅門有知法者有不知者剎利長者亦有知法有不知法者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卽說偈言

벗은 자기의 벗을 이기려 하지 않고
왕은 꺾기 어려운 이를 꺾지 않으며
아내는 그 남편을 이기려 하지 않고
자식 치고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이 없다.
018_1149_c_13L非朋欲勝朋
王不伏難伏
妻不求勝夫
無子不恭父

아는 것도 없고 지혜도 없으며
지혜가 없어서 법 아닌 말을 하더라도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모두 끊으면
그는 곧 지혜로운 사람이니라.
018_1149_c_15L無會無智者
無智不法言
貪恚癡悉斷
是則名智者

그때 바라문 장자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선사(善士) 구담(瞿曇)께서는 훌륭한 장부이십니다. 이 당(堂)에 들어와 자리에 앉으소서.”
018_1149_c_16L彼婆羅門長者白佛言善士瞿曇善士夫可入此堂就座而坐
세존께서 앉으시자 그들이 곧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설법해 주십시오. 저희들이 듣기를 바랍니다.”
018_1149_c_18L世尊坐卽白言瞿曇說法我等樂聽
그때 세존께서는 그 모임에 있는 바라문 장자들을 위해 여러 가지로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주신 다음에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8_1149_c_19L爾時世尊爲彼大會婆羅門長者種種說示教照喜已復說偈言

어리석고 지혜로운 이 모여 있는데
말하지 않으면 그 지혜 누가 알리.
지극히 고요한 길 잘 설명하면
지혜로운 사람은 말로 인해 분별하리.
018_1149_c_21L愚智群聚會
非說孰知明
能說寂靜道
因說智則辯

말하는 사람 바른 법 나타내어
큰 신선의 깃대 건립하였네.
좋은 말을 신선의 깃대라 하고
법을 곧 아라한의 깃대라 한다.
018_1149_c_23L說者顯正法
建立大仙幢
善說爲仙幢
法爲羅漢幢
018_1150_a_01L
그때 세존께서는 바라문의 마을에 사는 바라문 장자들을 위해 바른 법을 세워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018_1150_a_01L爾時世尊爲婆羅聚落婆羅門長者建立正法示教照喜示教照喜已座起而去

1181. 천작경(天作經)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0_a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 인간세상을 유행하시다가 부리(浮梨)라는 마을에 이르러, 천작(天作)6) 바라문의 암라원에 머물고 계셨는데, 존자 우파마(優波摩)가 시자로 있었다.
018_1150_a_05L一時佛在拘薩羅人閒遊至浮梨聚落住天作婆羅門菴羅園中尊者優波摩爲侍者
그때 세존께서 등창을 앓고 계셨는데 존자 우파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천작 바라문의 집으로 가거라.”
018_1150_a_07L爾時世尊患背痛告尊者優波摩汝擧衣鉢已往至天作婆羅門舍
그때 천작 바라문은 중당(中堂)에서 이발사를 시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있다가, 존자 우파마가 문 밖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0_a_09L天作婆羅門處於中堂令梳頭者理剃鬚髮見尊者優波摩於外門住見已卽說偈言

어째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몸에는 승가리(僧伽梨)를 입은 채
그렇게 문 밖에 서 있는 것인가?
무엇을 구하기 위해서인가?
018_1150_a_11L何等剃鬚髮
身著僧伽梨
住於彼門外
爲欲何所求
존자 우파마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8_1150_a_13L尊者優波摩說偈答言

아라한이신 세간의 선서(善逝)께서
지금 등창을 앓고 계시는데
혹시나 안락한 물이 있으면 구해
모니(牟尼)의 병을 고쳐드릴까 해서입니다.
018_1150_a_14L羅漢世善逝
所患背風疾
頗有安樂水
療牟尼疾不

그러자 천작 바라문은 수(酥)를 가져다가 발우에 가득 담아주고 또 기름 한 병과 석밀(石蜜) 한 병을 사람을 시켜 가져가게 하고, 자신은 다시 따뜻한 물을 가지고 존자 우파마를 따라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그것을 몸에 발라드리고 따뜻한 물로 씻어드리고 소와 밀을 마시게 하자 세존의 등창이 곧 나아서 편안함을 얻게 되었다.
018_1150_a_16L天作婆羅門以滿鉢酥一甁油甁石蜜使人擔持幷持暖水隨尊者優波摩詣世尊所以塗其體暖水洗之酥蜜作飮世尊背疾卽得安隱
그때 천작 바라문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나서 한쪽에 물러나 앉아 게송으로 여쭈었다.
018_1150_a_20L天作婆羅門晨朝早起往詣佛所首禮足退坐一面而說偈言

어떤 사람을 바라문이라고 하고
무엇을 보시해야 큰 과보를 얻습니까?
어떤 것을 시기 적절한 보시라 하고
어떤 것을 깨끗한 복전(福田)이라 합니까?
018_1150_a_22L何言婆羅門
施何得大果
何等爲時施
云何淨福田
018_1150_b_01L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8_1150_b_01L爾時世尊說偈答言

만일 전생 일 아는 지혜를 얻고
분명 하늘에 태어날 줄 알며
모든 번뇌 다 끊어지게 되면
성자로서 3명(明)을 얻은 것이다.
018_1150_b_02L若得宿命智
見天定趣生
得盡諸有漏
牟尼起三明

마음이 해탈한 줄 잘 알아서
일체의 탐욕에서 벗어난다면
그를 일컬어 바라문이라 하네.
그에게 보시하면 큰 과보를 얻고
그에게 하는 보시 때에 맞는 보시이며
희망 따라 보시하면 그것이 복전이네.
018_1150_b_04L善知心解脫
解脫一切貪
說名婆羅門
施彼得大果
施彼爲時施
隨所欲福田

그때 천작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018_1150_b_06L天作婆羅門聞佛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1182. 전업경(田業經)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0_b_08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 인간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어느 날 밤에 사라(娑羅) 숲 속에 계셨다.
018_1150_b_09L一時佛在拘薩羅人閒遊於一夜時住止娑羅林中
그때 어떤 바라문이 사라 숲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사라 숲으로 왔다가, 세존께서 어느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데 풍채가 단정하고 모든 감관이 청정하며, 그 마음은 고요하고 안정되어 제일가는 지관(止觀)을 완전하게 성취하였고, 그 몸에서 금빛 광명이 환하게 비치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곳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저는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이 숲을 좋아하지만, 구담께서는 무슨 일로 이 숲 속을 좋아하십니까?”
018_1150_b_10L有一婆羅門去娑羅林不遠營作田業朝起作至娑羅林中遙見世尊坐一樹下儀容端正諸根淸淨其心寂定具足成就第一止觀其身金色光明徹照見已往詣其所白言瞿曇我近在此經營事業故樂此林瞿曇於此有何事業樂此林中
그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復說偈言

그대 비구여, 이 숲 속에서
무슨 사업을 하고 있기에
혼자 텅 비고 고요한 곳을 지키면서
이 숲 속을 좋아합니까?
018_1150_b_17L比丘於此林
爲何事業故
獨一守空閑
樂於此林中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8_1150_b_19L爾時世尊說偈答曰

나는 이 숲에서 아무 일이 없네
숲의 뿌리를 끊은 지 오래되어
숲에서 이미 그 숲을 벗어났으며
즐거움을 버리고 번뇌를 끊었노라.
018_1150_b_20L無事於此林
林根久已斷
於林離林脫
禪思不樂斷

그때 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018_1150_b_22L彼婆羅門聞佛所說歡喜隨喜禮而去
018_1150_c_01L
1183. 채신경(採薪經)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0_c_0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 인간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어느 날 밤에 사라 숲에서 주무셨다.
018_1150_c_02L一時佛在拘薩羅人閒遊夜宿一娑羅林中
그때 어떤 바라문이 그 숲 가까운 곳에서 500명의 젊은 바라문들과 함께 있었다. 그 바라문은 세존을 늘 찬탄하고 흠모하며 한 번 뵙고싶어 하면서 ‘어느 때에나 이 곳에 오셔서 노니실 것인가? 내가 뵙게 되면 의심나는 것들을 여쭈어 보리라. 혹 한가한 시간이 있으시면 나에게 분명히 말씀해 주실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018_1150_c_03L有一婆羅門近彼林側與五百年少婆羅門共彼婆羅門常稱歎欽想欲見世尊何時遊於此林我因得見遇問所疑頗有閑暇爲我記說
그때 그 바라문의 젊은 제자가 나무를 하러 숲 속에 들어갔다가, 멀리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세존을 뵈었다. 그의 풍채는 단정하고 모든 감각기관은 고요하며, 그의 마음은 안정되고 모습은 금산(金山)과 같아서 광명이 환하게 비치고 있었다. 그는 그런 모습을 보고 나서 생각하였다.
‘우리 화상(和上) 바라문은 늘 구담을 찬탄하고 흠모하면서, 언젠가 뵙게되면 의심스러운 것들을 다 여쭈어보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런데 이제 사문 구담이 이 숲 속에 머물고 계신다. 나는 빨리 가서 화상에게 알려야겠다.’
018_1150_c_07L彼婆羅門年少弟子爲採薪故入於林中遙見世尊坐一樹下儀容端正諸根寂靜其心寂形若金山光明徹照見已作是念我和上婆羅門常稱歎欽仰欲見瞿問其所疑今此沙門瞿曇到此林我當疾往白和上
그는 곧 나뭇단을 들고 학당으로 돌아가 나뭇단을 내려놓고 화상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화상께선 꼭 아셔야만 합니다. 화상께서는 오래 전부터 늘 부처님을 찬탄하고 흠모하면서 사문 구담을 뵈려고 애써 왔습니다. 그리하여 혹 이 숲에 오시면 의심나는 것들을 다 여쭈어 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구담께서 이 숲에 오셨습니다. 화상께서는 때를 아셔야 합니다.”
018_1150_c_13L令知卽持薪束疾還學堂捨薪束已詣和上所白言和上當知和上由來常所稱歎欽仰欲見沙門瞿曇脫到此林當問所疑今日瞿曇已到此林和上知時
그때 그 바라문은 곧 부처님께 나아가 서로 문안인사를 나눈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0_c_17L羅門卽詣世尊所面相問訊慰勞已退坐一面而說偈言

이 두렵고 무서운 깊디깊은
숲 덤불 속에 혼자 들어와
굳건하게 머물러 흔들리지 않고
바르게 부지런히 법을 닦는구려.
018_1150_c_19L獨入此恐怖
深邃叢林中
堅住不傾動
善修正勤法

노래도 춤도 음악도 없는 곳
텅 비고 조용한 데에서 묵묵히 살면서
혼자서 깊은 숲 즐거워하는 이
나는 일찍이 과거에 보지 못했네.
018_1150_c_21L無歌儛音樂
寂默住空閑
我所未曾見
獨樂深林者

이 세상의 자유롭고 훌륭한
증상주(增上主) 되기를 구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33천 천상에서
자유로운 즐거움을 위해서인가?
무엇 때문에 깊은 숲 속에서
괴로운 수행하여 스스로 마르는가?
018_1150_c_22L欲求於世閒
自在增上主
爲三十三天
天上自在樂
何故深林中
苦行自枯槁
018_1151_a_01L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8_1151_a_01L爾時世尊說偈答言

괴롭게 여러 가지 구하려 하면
모든 경계에 갖가지 집착이 생긴다.
저 일체의 모든 것들은
바로 어리석음의 근본이니라.
018_1151_a_02L若欲種種求
諸界多種著
彼一切皆是
愚癡之根本

이와 같은 일체 구하는 일을
나는 이미 버린 지 오래 되었네.
구하지 않고 아첨과 거짓이 없어
그 어느 것에도 접촉하지 않노라.
018_1151_a_04L如是一切求
我久悉已吐
不求不諂僞
一切無所觸

이 세상의 일체 법에 대하여
오직 하나 청정한 관찰할 뿐이니
저 최상의 귀한 보리 얻어
선정 닦으며 즐거워하지 않노라.
018_1151_a_05L於一切諸法
唯一淸淨觀
得無上菩提
禪思修不樂

바라문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1_a_06L婆羅門復說偈言

저는 지금 당신에게 경례하오니
크고 고요한 모니(牟尼) 높으시고
선정 닦으신 묘한 왕이시며
위없는 큰 깨달음 깨치신 분이십니다.
여래는 천상과 인간을 구제하시니
우뚝이 높은 모습 금산 같아라.
018_1151_a_07L我今敬禮汝
大寂牟尼尊
禪思之妙王
覺無邊大覺
如來天人救
巍巍若金山

우거진 숲 덤불을 이미 벗어나
숲에 대해 영원히 집착 않나니
깊이 박힌 날카로운 가시를 뽑아
청정하여 남은 자국 다신 없다네.
018_1151_a_09L解脫於叢林
於林永不著
已拔深利刺
淸淨無餘迹

변론하는 스승들의 우두머리로
하는 말마다 최상의 웅변이시네.
사람 중에서 영걸스런 수사자로서
깊은 숲에서 우렁차게 외치십니다.
018_1151_a_11L論師之上首
言說最勝辯
人中雄師子
震吼於深林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와
그 발생과 소멸과 8정도 밝히시어
온갖 고통의 무더기 모두 없애고
거기에서 벗어나 때없이 청정하시네.
018_1151_a_12L顯現苦聖諦
集滅八正道
能盡衆苦聚
乘出淨無垢

자신도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고
괴로움 받는 중생들 제도하시네.
그 중생들 안락하게 해주기 위해
바른 법 두루 펴서 연설하시네.
018_1151_a_13L自脫一切苦
濟彼苦衆生
安樂衆生故
演說於正法

이미 그 은혜와 애정을 끊고
온갖 욕심의 그물 멀리 여의고
일체의 존재에 대한 욕망과
그 결박을 끊어 버리셨네.
018_1151_a_15L已斷於恩愛
遠離於欲網
斷除於一切
有愛之結縛

마치 저 물에서 피어난 연꽃은
흙탕물이 거기에 묻지 않는 것 같고
마치 허공에 멈추어 있는 해가
청정하여 구름 한 점 없는 것 같네.
018_1151_a_16L如水生蓮花
塵水不染著
如日停虛空
淸淨無雲翳

너무도 좋습니다, 저는 오늘
구살라에 있는 사라 숲에 와서
양족(兩足) 중에 가장 높으신
우리 큰 스승님을 뵙게 됐었네.
018_1151_a_17L善哉我今日
至拘薩羅林
得見於大師
兩足之勝尊

큰 숲에서 크게 정진하시어
가장 많이 중생들 제도하시며
길들이는 스승의 우두머리인
두려움 없는 이께 경례합니다.
018_1151_a_19L大林大精進
得第一廣度
調御師之首
敬禮無所畏

그때 바라문은 이 게송을 널리 외워 부처님을 찬탄한 뒤에,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018_1151_a_20L婆羅門廣說斯偈讚歎佛已聞佛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1184. 손타리경(孫陀利經)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1_a_2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 인간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손타리(孫陀利)강 가에서 밤을 지내셨다.
018_1151_a_23L一時佛在拘薩羅人閒遊宿於孫陁利河側
018_1151_b_01L그때 세존께서는 머리를 깎으신 지 오래되지 않았다. 새벽 시간이 되자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똑바르게 하시고 사색하실 적에,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옷으로 머리를 덮으셨다.
018_1151_b_01L爾時世尊剃髮未久於後夜時結跏趺坐正身思惟繫念在前以衣覆頭
그때 손타리강 가에 사는 어떤 바라문이 밤에 일어나 사당에 제사하고 나서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남자, 그는 그것을 가지고 강가에 이르러 대덕 바라문을 찾아 그 음식을 바치려고 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강가에서 나는 바라문의 소리를 들으시고 일부러 소리내어 기침하시고 머리에 썼던 옷을 벗어 머리를 드러내셨다.
018_1151_b_03L孫陁利河側有婆羅門住止夜起持祠餘食不盡至河邊欲求大德婆羅門以奉之爾時世尊聞河邊婆羅門聲聞已咳作聲卻衣現頭
그때 손타리강 가에 있던 바라문은 부처님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바라문이 아니고 머리를 깎은 사문이구나. 이 음식을 그냥 가지고 돌아가리라.’
018_1151_b_07L孫陁利河側婆羅門見佛已作是念是剃頭沙門婆羅門欲持食還去
그 바라문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직 사문만이 머리를 깎는 것은 아니다. 바라문 중에도 머리를 깎은 이가 있다. 저 사람에게 가서 신분을 물어 보아야겠다.’
018_1151_b_09L彼婆羅門復作是念非獨沙門是剃頭者婆羅門中亦有剃頭應往至彼問其所生
그렇게 생각하고는 손타리강 가를 지나가던 바라문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물었다.
“성씨가 어떻게 되십니까?”
018_1151_b_11L陁利河側婆羅門詣世尊所而問之爲何姓生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爾時世尊卽說偈言

그대는 어떤 종족인가를 묻지 말고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라.
나무를 베어 비비고 비비면
거기에서 불이 일어나느니라.
018_1151_b_13L汝莫問所生
但當問所行
刻木爲鑽燧
亦能生於火

천하고 낮은 종족에게서도
견고한 모니가 태어나나니
지혜롭고 부끄러워할 줄 알며
열심히 정진하여 잘 항복 받았다.
018_1151_b_15L下賤種姓中
生堅固牟尼
智慧有慚愧
精進善調伏

큰 밝음 최후의 경지를 이루어
맑고 깨끗이 범행을 닦았네.
지금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때이니
그 남은 음식을 보시하거라.
018_1151_b_16L究竟大明際
淸淨修梵行
而今正是時
應奉施餘食

그러자 그 바라문도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1_b_17L孫陁利河側婆羅門復說偈言

내 오늘 이 좋은 날에
복을 구하여 제사를 지냈더니
마침 보살을 보게 되었네.
세 세상 통틀어 가장 높은 분
만일 부처님 뵙지 못했더라면
아마 다른 이에게 보시하였으리라.
018_1151_b_18L我今吉良日
求福修供養
遇得見大士
三時最勝尊
若不見佛者
當更施餘人

그때 손타리강 가에 있던 바라문은 더욱 신심을 내어 곧 남은 음식을 세존께 다 바쳤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게송을 말씀해 얻은 것이라 하여 그것을 받지 않으셨다.……(게송을 말씀함으로써 음식을 얻은 일에 대해서는 위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018_1151_b_20L爾時孫陁利河側婆羅門轉得信心卽持餘食以奉世尊世尊不受以說偈得故如上因說偈而得食廣說
018_1151_c_01L손타리강 가에 있던 바라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시식(施食)은 어디에 두오리까?”
018_1151_b_23L陁利河側婆羅門白佛言世尊今此施食當置何所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어떤 하늘과 악마ㆍ범(梵)ㆍ사문ㆍ바라문 등 천신과 세상 사람들 중에 그 음식을 먹고 몸이 안락해질 수 있는 이를 볼 수가 없다. 너는 그 음식을 가져다 벌레가 없는 물 속이나, 아니면 풀이 적게 난 땅에 버려라.”
018_1151_c_02L佛告婆羅門我不見諸天沙門婆羅門天神世人能食此食令身安隱者汝持此食去著無虫水中及少生草地
그러자 바라문은 곧 그 음식을 가져다가 벌레가 없는 물 속에 버렸다. 그랬더니 물은 곧 연기를 내고 끓어오르면서 피식피식 소리를 내었다. 마치 달군 쇠구슬을 찬 물에 던지면 연기가 나고 끓어오르면서 피식피식 소리를 내는 것처럼, 그 음식을 벌레가 없는 물 속에 던지자 연기가 일고 끓으면서 피식피식 소리를 내는 것도 마치 그와 같았다.
018_1151_c_05L婆羅門卽持此食著無虫水中水卽煙起涌沸啾啾作聲如燒鐵丸投之冷水煙起涌沸啾啾作聲如是彼食著無虫水中煙起涌沸啾啾作聲
바라문은 두려운 마음이 생겨 온몸의 털이 다 곤두서는 것 같았다. 그는 큰 재변이라 생각하고 언덕으로 달려 올라가 마른 나무를 모아 불을 질러 제사를 지내고 공양하면서 그 재변을 그치게 하려고 하였다. 세존께서는 그가 마른 나무를 모아 불을 놓고 불에 공양하고 제사를 올려 그 재변을 그치게 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8_1151_c_09L孫陁利河側婆羅門心欲恐怖身毛皆豎爲災變馳走上岸集聚乾木供養火令息災怪世尊見彼集聚乾木供養祠火望息災怪見已卽說偈言

너 바라문은 불에 제사 지내려고
마른 나무를 모아 불사르는구나.
그것을 온갖 재앙을 물리치는
깨끗한 도라고 말하지 말라.
018_1151_c_13L婆羅門祠火
焚燒乾草木
莫呼是淨道
能卻諸災患

그것은 나쁜 공양이건만
그래도 지혜롭다 생각하나니
그러한 인연 짓는 것으로
외도들은 깨끗함을 닦는다 집착하네.
018_1151_c_15L此則惡供養
而謂爲黠慧
作如是因緣
外道取修淨

너는 지금 섶나무의 불을 버리고
마음 속의 불을 왕성하게 일으켜
항상 닦아서 방일하지 말며
언제나 풍부한 공양을 올려라.
어디서나 깨끗한 믿음을 일으켜
큰 모임 열고 널리 보시하여라.
018_1151_c_16L汝今棄薪火
起內火熾然
常修不放逸
常富於供養
處處興淨信
廣施設大會

마음과 뜻이 섶나무 되어
성냄의 검은 연기 일으키네.
거짓말을 껄끄러운 맛으로 삼고
입안의 혀는 나무국자로 삼아라.
018_1151_c_18L心意爲束薪
瞋恚黑煙起
妄語爲塵味
口舌爲木杓

가슴은 불태우는 곳이 되어
욕심의 불길 언제나 왕성하나니
마땅히 스스로 잘 항복 받아서
사람의 불을 소멸시켜라.
018_1151_c_19L胸懷燃火處
欲火常熾然
當善自調伏
消滅士夫火

바른 믿음을 큰 강으로 삼고
깨끗한 계율을 배로 삼아라.
맑고 깨끗이 흐르는 물은
지혜로운 이가 칭찬하는 것이다.
018_1151_c_21L正信爲大河
淨戒爲渡濟
澄淨淸流水
智者之所歎

사람 중에 하늘이신 깨끗한 덕
마땅히 그 속에서 목욕하여라.
물을 건너도 몸이 젖지 않고
편안히 저 언덕에 건너가리라.
018_1151_c_22L人中淨天德
當於中洗浴
涉水不著身
安樂度彼岸
018_1152_a_01L
바른 법을 깊은 못으로 삼고
복과 덕을 그 선창으로 삼아라.
맑고 깨끗한 물 가득한 것은
지혜로운 이가 칭찬하는 것이니라.
018_1151_c_23L正法爲深淵
福德爲下濟
澄淨水充滿
智者所讚嘆

사람 중에 하늘이신 깨끗한 덕
그 속에서 마땅히 목욕하여라.
물을 건너도 몸에 젖지 않고
편안히 저 언덕에 건너가리라.
018_1152_a_02L人中天淨德
當於中洗浴
涉水不著身
安樂度彼岸

진제(眞諦)로써 마음을 잘 길들이고
거두고 단속해 범행을 닦으며
자비로써 괴로운 행을 삼으면
진실한 마음은 청정하리니
바른 법으로써 목욕하는 것은
지혜로운 이가 칭찬하는 것이니라.
018_1152_a_03L眞諦善調御
攝護修梵行
慈悲爲苦行
眞實心淸淨
沐浴以正法
智者所稱歎

그때 손타리강 가에 사는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왔던 길을 따라 떠나갔다.
018_1152_a_05L爾時孫陁利河側婆羅門聞佛所說歡喜隨喜復道而去

1185. 손타리경1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2_a_0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살라국의 인간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손타리강 가의 총림(叢林)에 계셨다.
018_1152_a_08L一時佛在拘薩羅人閒遊住孫陁利河側叢林中
그때 손타리강 가에 사는 바라문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서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다음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구담이시여, 손타리강에 가셔서 목욕하지 않으시겠습니까?”
018_1152_a_09L有孫陁利河側住止婆羅門來詣佛所面相問訊慰勞已退坐一面問佛言瞿曇至孫陁利河中洗浴不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손타리강에 가서 목욕한들 무슨 쓸모가 있겠느냐?”
018_1152_a_12L佛告婆羅門何用於孫陁利河中洗浴爲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손타리강은 바로 제도하는 강이요, 길하고 상서로운 강이며, 청정한 강입니다. 만일 누구든지 거기 가서 목욕하면 사람의 모든 악을 다 없앨 수 있습니다.”
018_1152_a_13L婆羅門白佛瞿曇孫陁利河是濟度之數吉祥之數是淸淨之數若有於中浴者悉能除人一切諸惡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018_1152_a_16L爾時世尊卽說偈言

손타리강이나
바휴다(婆休多)강이나
가야(伽倻)강이나 살라(薩羅)강
이와 같은 여러 강들은
온갖 악하고 착하지 못한 것을
능히 청정하게 할 수 없다.
018_1152_a_17L非孫陁利河
亦非婆休多
非伽耶薩羅
如是諸河等
作諸惡不善
能令其淸淨

항하나 바휴다강이나
손타리강 따위는
어리석은 이가 늘 그 속에 살아도
그 많은 죄악을 없앨 수 없느니라.
018_1152_a_19L恒河婆休多
孫陁利河等
愚者常居中
不能除衆惡

그가 청정한 사람이라면
구태여 목욕해 무엇하며
그가 청정한 사람이라면
포살(布薩)은 하여 무엇하리.
018_1152_a_21L其淸淨之人
何用洗浴爲
其淸淨之人
何用布薩爲

깨끗한 업으로써 자신을 깨끗이 하는 것
그것은 살생도 도둑질도 하지 않고
음행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는
이런 것들을 받들어 가지는 것이니라.
018_1152_a_22L淨業以自淨
是生於受持
不殺亦不盜
不婬不妄語
018_1152_b_01L
믿음으로 보시하여 때를 없애고
이와 같은 일로써 목욕하며
일체의 모든 중생들을 대하여
자비스런 마음을 언제나 일으키면
우물물로 목욕해도 그만이거니
구태여 가야 등의 강물을 무엇하리.
018_1152_a_23L信施除慳垢
於斯而洗浴
於一切衆生
常起慈悲心
井水以洗浴
用伽耶等爲

안으로 마음을 스스로 청정하게 하면
바깥을 씻을 필요 없나니
천하고 낮은 시골 아이들
그 몸에 더러운 때가 많아서
물로써 먼지를 씻는다 해도
그 마음은 깨끗하게 할 수 없다네.
018_1152_b_02L內心自淸淨
不待洗於外
下賤田舍兒
身體多污垢
以水洗塵穢
不能淨其內

그때 손타리강 가에 사는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1152_b_04L爾時孫陁利河側婆羅門聞佛所說歡喜隨喜從座起而去

1186. 계발경(髻髮經)1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2_b_06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율원에 계셨다.
018_1152_b_07L一時佛住迦毘羅衛國尼拘律園中
그때 속인으로 있을 때 본래 부처님과 친구였던 상투를 튼 라두바차(羅豆婆遮)12) 바라문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서로 문안하고 위로한 다음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2_b_08L有縈髻羅豆婆遮婆羅門本俗人時爲佛善知識來詣佛所面相問訊慰勞已退坐一面而說偈言

몸밖의 털을 묶어 상투를 틀면
그것은 다만 상투를 틀었다 하지만
마음 속에 상투를 틀면
그것은 중생을 결박하는 것이네.
이제 구담에게 청해 묻나니
어떻게 해야 상투를 풀 수 있습니까?
018_1152_b_11L外身縈髻者
是但名縈髻
內心縈髻者
是結縛衆生
今請問瞿曇
云何解縈髻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8_1152_b_13L爾時世尊說偈答言

깨끗한 계율을 받들어 지키고
마음 속으로 바른 깨달음을 닦으며
전일한 마음으로 정근하고 방편을 쓰면
그것이 곧 상투를 푸는 것이니라.
018_1152_b_14L受持於淨戒
內心修正覺
專精勤方便
是則解縈髻

그때 상투를 튼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1152_b_16L縈髻婆羅門聞佛所說歡喜隨喜從座起而去

1187. 계발경1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2_b_18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율원에 계셨다.
018_1152_b_19L一時佛住迦毘羅衛國尼拘律園中
그때 상투를 튼 바라두바차 바라문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서로 문안인사를 나누고 위로한 다음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을 읊었다.
018_1152_b_20L有縈髻波羅豆婆遮婆羅門來詣佛所而前問訊相慰勞已退坐一面而說偈言

몸밖의 털을 묶어 상투를 틀면
그것은 다만 상투를 틀었다 하지만
마음 속에 상투를 틀면
그것은 중생을 결박하는 것이네.
018_1152_b_22L身外縈髻者
是但名縈髻
內心縈髻者
是結縛衆生
018_1152_c_01L
제가 이제 구담에게 여쭈나니
이와 같은 상투를 튼 사람은
어떤 방편을 써야 하며
어떻게 해야 상투가 풀리겠습니까?
018_1152_c_01L我今問瞿曇
如此縈髻者
云何作方便
於何斷縈髻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8_1152_c_02L爾時世尊說偈答言

눈과 귀와 그리고 코와
혀와 몸과 뜻의 입처(入處)
또 저 명(名)과 색(色)까지도
남김없이 다 없애버리고
모든 의식이 아주 다 사라지면
거기에서 상투가 끊어지리라.
018_1152_c_03L眼耳及與鼻
舌身意入處
於彼名及色
滅盡令無餘
諸識永滅者
於彼斷縈髻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상투를 튼 바라두바차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1152_c_05L佛說此經已縈髻婆羅豆婆遮婆羅門聞佛所說歡喜隨喜從座起去

1188. 존중경(尊重經)1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2_c_0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울비라(鬱毘羅)라는 마을 니련선(尼連禪)강 가에 있는 보리수 밑에 계셨는데, 깨달음을 얻으신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때였다.
018_1152_c_08L一時佛住鬱毘羅聚落尼連禪河側菩提樹下成佛未久
그때 세존께서 혼자 고요히 사색하시다가 이렇게 생각하셨다.
‘공경하지 않는 사람은 큰 고통을 받을 것이다. 차례도 모르고 남의 뜻을 두려워할 줄 모르며 제멋대로 하기 때문에 큰 의리에서 타락하게 된다. 공경할 줄 알고 차례를 지키며 그것에 순종하면 그는 안락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공경할 줄 알고 차례를 지키며 남에게 순종하면 큰 의리가 만족해진다. 혹 어떤 하늘이나 악마ㆍ범(梵)ㆍ사문ㆍ바라문 등 천신(天神)이나 세상 사람들 중에 내가 두루 갖춘 계율보다 낫고 삼매보다 나으며, 지혜보다 낫고 해탈보다 나으며, 해탈지견보다 나아서, 나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게 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게 할 만한 것이 있으면 나는 그를 의지해 살리라.’
018_1152_c_09L爾時世尊獨靜思惟作是念不恭敬者爲大苦無有次序無他自在可畏懼則於大義有所退減有所恭敬次序有他自在者得安樂住有所恭有次序有他自在大義滿足頗有諸天沙門婆羅門天神世人中能於我所具足戒勝三昧勝智慧勝解脫勝解脫知見勝令我恭敬宗重奉事供養依彼而住
018_1153_a_01L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떤 하늘이나 악마ㆍ범ㆍ사문ㆍ바라문 등 천신이나 세상 사람 중에 내가 두루 갖추고 있는 계율보다 낫고 내가 지니고 있는 삼매(三昧)나 지혜(智慧)나 해탈(解脫)이나 해탈지견(解脫知見)보다 나아서, 나로 하여금 공경하고 존중하게 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게 할 만한 것이 있어서 그를 의지해 살아야 될 만한 자는 어느 누구도 없다. 오직 바른 법이 있어서 나로 하여금 스스로 깨닫게 하여 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 : 正徧知)를 이룩하게 하였다. 나는 마땅히 그것만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가리라. 왜냐하면 과거의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도 바른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셨으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사셨기 때문이다.’
018_1152_c_18L復作是念無有諸天沙門婆羅門天神世人於我所戒具足勝三昧勝智慧勝脫勝解脫知見勝令我恭敬宗重奉供養依彼而住者唯有正法令我自成三藐三佛陁者我當於彼恭敬宗重奉事供養依彼而住所以者何過去如來應等正覺亦於正法恭敬宗重奉事供養依彼而住諸當來世如來應等正覺亦於正法恭敬宗重奉事供養依彼而住
그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梵天王)이 세존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펼 만한 짧은 시간에 범천에서 사라져 부처님 앞에 나타나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게으름을 피우며 공경하지 않는 이는 참으로 큰 고통이 있을 것입니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큰 의리가 만족해질 것입니다. 진실로 어떤 하늘이나 악마ㆍ범ㆍ사문ㆍ바라문 등 천신이나 세상 사람 중에, 세존께서 갖추신 계율보다 낫거나 삼매와 지혜와 해탈과 해탈지견보다 더 나아서, 세존으로 하여금 공경하게 하고 존중하게 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할 만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갈 만한 것은 없습니다. 오직 바른 법만이 있어, 세존께서 스스로 깨달아 등정각을 성취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여래께서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할 만한 것으로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가셔야 할 것입니다.
018_1153_a_05L爾時娑婆世界主梵天王知世尊心念已如力士屈伸臂頃從梵天沒住於佛前歎言如是世尊如是善逝懈怠不恭敬甚爲大苦廣說乃至大義滿足其實無有諸天沙門婆羅門天神世人於世尊所戒具足勝三昧勝慧勝解脫勝解脫知見勝令世尊恭敬宗重奉事供養依彼而住者唯有正法如來自悟成等正覺則是如來所應恭敬宗重奉事供養依彼而住者
왜냐하면, 과거의 모든 여래ㆍ응공ㆍ등정각들께서도 바른 법을 공경하였고 존중하였으며 받들어 섬겼고 공양하면서 그것만을 의지해 살았고, 미래의 모든 여래ㆍ응공ㆍ등정각들께서도 바른 법을 공경할 것이고 존중할 것이며 받들어 섬길 것이고 공양하면서 그것만을 의지해 살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도 마땅히 그 바른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그것만을 의지해 살아가셔야 할 것입니다.”
018_1153_a_15L所以者何過去諸如來應等正覺亦於正法恭敬宗重奉事供養依彼而諸未來如來應等正覺亦當於正恭敬宗重奉事供養依彼而住尊亦當於彼正法恭敬宗重奉事供依彼而住
그때 범천왕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梵天王復說偈言

과거의 등정각이나
미래의 모든 부처님이나
현재의 불세존께서는
중생들의 근심을 없애 주시네.
018_1153_a_21L過去等正覺
及未來諸佛
現在佛世尊
能除衆生憂

그 분들 모두 법을 공경하시고
바른 법을 의지해 사셨으니
그와 같이 바른 법 공경하는 일
그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의 법입니다.
018_1153_a_23L一切恭敬法
依正法而住
如是恭敬者
是則諸佛法
018_1153_b_01L
그때 범천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018_1153_b_01L梵天王聞佛所說歡喜隨喜稽首佛足卽沒不現

1189. 범천경(梵天經)1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3_b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울비라라는 마을에 있는 니련선강 가의 보리수 밑에 계셨는데, 깨달음을 얻으신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때였다.
018_1153_b_04L一時佛住鬱毘羅聚落尼連禪河側菩提樹下成佛未久
그때 세존께서 혼자 고요히 사색하시다가 이렇게 생각하셨다.
‘일승(一乘)의 도가 있으니, 그것은 능히 중생을 청정하게 해주고 온갖 근심과 슬픔에서 건져주며, 고통과 번뇌를 없애주고 진여(眞如)의 법을 얻게 한다. 이것을 일러 4념처(念處)라고 한다.
018_1153_b_05L爾時世尊獨靜思惟作是念有一乘道淨衆生度諸憂悲滅除苦惱得眞如謂四念處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몸을 몸 그대로 관하는 염처[身念處], 느낌을 느낌 그대로 관하는 염처[受念處], 마음을 마음 그대로 관하는 염처[心念處], 법을 법 그대로 관하는 염처[法念處]이다.
018_1153_b_08L何等爲四身身觀念處法法觀念處
만일 어떤 사람이 4념처에 대하여 좋아하지 않으면, 곧 성스러운 법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요, 성스러운 법을 좋아하지 않으면 성스러운 도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며, 성스러운 도를 좋아하지 않으면 감로법(甘露法)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요, 감로법을 좋아하지 않으면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018_1153_b_09L若有人不樂四念處則不樂如聖法不樂如聖法者不樂如聖道不樂如聖道者則不樂甘露法不樂甘露法者則不解脫生老病死憂悲惱苦
만일 4념처 닦기를 좋아하면 성스러운 법 닦기를 좋아할 것이요, 성스러운 법 닦기를 좋아하면 성스러운 도 닦기를 좋아할 것이며, 성스러운 도 닦기를 좋아하면 감로법을 좋아할 것이요, 감로법을 좋아하면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민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018_1153_b_13L若樂修四念處者則樂修如聖法樂修如聖法者則樂如聖道樂如聖道者則樂甘露法甘露法者得解脫生老病死憂悲惱
그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이 세존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펼 만한 짧은 시간에 범천에서 사라져 부처님 앞에 나타나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일승(一乘)의 도가 있어서 능히 중생을 깨끗이 하나니, 그것은 곧 4념처입니다.……(내지)……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에서 벗어나나이다.”
018_1153_b_17L爾時娑婆世界主梵天王知佛心念已譬如力士屈伸臂頃於梵天沒住於佛前作是歎言如是世尊如是善逝有一乘道能淨衆生謂四念處乃至解脫生老病死憂悲惱苦
그때 범천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3_b_21L天王復說偈言
이른바 일승의 도가 있어서
모든 존재에서 벗어남을 보나니
그 바른 법을 펴 말씀하시어
괴로운 중생들을 안위(安慰)케 하네.
018_1153_b_22L謂有一乘道
見生諸有邊
演說於正法
安慰苦衆生
018_1153_c_01L
과거의 모든 세존께서도
이 일승의 도로써 건너가셨고
미래의 모든 세존께서도
이 일승의 도로써 건너가시리.
018_1153_c_01L過去諸世尊
以乘斯道度
當來諸世尊
亦度乘斯道

현재의 존귀하신 정각께서도
이 일승의 도로써 저 바다를 건너
나고 죽음의 끝을 완전히 여의시고
마음을 길들여 청정하게 되셨네.
018_1153_c_02L現在尊正覺
乘此度海流
究竟生死際
調伏心淸淨

나고 죽음의 수레바퀴를
모두 다 아주 녹여 없애고
가지가지 모든 경계를 알아
지혜의 눈으로 바른 길 드러내셨네.
018_1153_c_03L於生死輪轉
悉已永消盡
知種種諸界
慧眼顯正道

비유하면 항하강 물이 흘러서
큰 바다로 들어가면
급하고 거센 물결 자는 것처럼
이 바른 법도 또한 그와 같다네.
018_1153_c_05L譬若恒水流
悉歸趣大海
激流浚漂遠
正道亦如是

넓은 지혜로 잘 나타내 보이시사
감로법을 체득하게 하셨네.
특별하고 훌륭한 올바른 법륜(法輪)
과거엔 한번도 듣지 못한 것이네.
018_1153_c_06L廣智善顯示
逮得甘露法
殊勝正法輪
本所未曾聞

모든 중생들 가엾이 여기시고
중생들 위해 그 바퀴 굴리셨네.
천상과 인간을 감싸 보호하시어
저 언덕으로 건너게 해 주셨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모든 중생들
모두 다 머리 조아려 예배합니다.
018_1153_c_07L哀愍衆生故
而爲衆生轉
覆護天人衆
令度有彼岸
是故諸衆生
咸皆稽首禮

그때 범천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018_1153_c_09L爾時梵天王聞佛所說歡喜隨喜首佛足卽沒不現

1190. 범주경(梵主經)1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3_c_1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울비라 마을 니련선강 가에 있는 보리수 밑에 계셨는데, 깨달음을 얻으신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때였다.
018_1153_c_12L一時佛住鬱毘羅聚落尼連禪河側菩提樹下成佛未久
그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은 절묘(絶妙)한 몸을 가지고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3_c_13L爾時娑婆世界主梵天王絕妙色身於後夜時來詣佛所稽首佛足退坐一面而說偈言

모든 종성 중에 찰리 종족으로서
두 발 가진 이 중에 높은 이시고
지혜와 행을 완전히 갖추신 이시며
천상과 인간에서 가장 훌륭하시네.
018_1153_c_16L於諸種姓中
剎利兩足尊
明行具足者
天人中最勝

부처님께서 범천왕에게 말씀하셨다.“그렇다, 범천이여. 그렇다, 범천이여.”
018_1153_c_18L佛告梵天王如是梵天如是梵天

모든 종성 중에 찰리 종족으로서
두 발 가진 이 중에 높은 이시고
지혜와 행을 완전히 갖추신 이시며
천상과 인간에서 가장 훌륭하니라.
018_1153_c_19L於諸種姓中
剎利兩足尊
明行具足者
天人中最勝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018_1153_c_21L佛說是經已娑婆世界主梵天王聞佛所說歡喜隨喜稽首佛足卽沒不現
018_1154_a_01L
1191. 공한처경(空閑處經)1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4_a_0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 인간세상을 유행하시다가 마을이 없는 텅 비고 조용한 곳에서 비구들과 함께 밤을 지내셨다.
018_1154_a_02L一時佛在拘薩羅人閒遊住止空閑無聚落處與比丘衆夜宿其中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을 위해 아련야법(阿練若法)18)을 수순하는 것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018_1154_a_04L爾時世尊爲諸比丘說隨順阿練若法
그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세존께서는 구살라국 인간세상을 유행하시다가 마을도 없는 텅 비고 고요한 곳에 계시면서, 비구들과 함께 쓸쓸한 벌판에서 밤을 지내신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대중을 위해 공법(空法)에 수순하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이제 그곳에 가서 그를 따라 찬탄하리라.’
018_1154_a_05L娑婆世界主梵天王作是念今者世尊在拘薩羅人閒遊行住一空閑無聚落處與諸大衆止宿空野爾時世尊爲諸大衆說隨順空我今當往隨順讚嘆
그는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듯한 아주 짧은 시간에 범천에서 사라져 부처님 앞에 나타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4_a_09L譬如力士屈伸臂頃於梵天沒住於佛前稽首佛退坐一面而說偈言

외진 곳의 자리에 앉기를 익히고
온갖 번뇌를 모두 끊어 버려라.
만일 비고 한적한 곳 좋아하지 않거든
대중 속에 들어가 스스로 단속하라.
018_1154_a_11L習近邊林座
斷除諸煩惱
若不樂空閑
入衆自攝護

그리하여 그 마음 스스로 잘 길들이고
집집마다 다니면서 걸식을 하되
모든 감관 거두어 단속해 지키고
오로지 전력을 다해 마음과 생각을 잡아매어라.
018_1154_a_13L自調伏其心
家家行乞食
攝持於諸根
專精繫心念

그리고 나서 공한(空閒)을 익혀
아련야의 자리에 앉아서
온갖 두려움 멀리 여의고
무서움 없이 안락하게 머물러라.
018_1154_a_14L然後習空閑
阿練若牀座
遠離諸恐怖
無畏安隱住

또 저 온갖 흉악하고 험난한 일과
사나운 독사들의 갖가지 해침이 있거나
검은 구름이 일어 매우 깜깜한 속에
뇌성이 울고 번갯불 치더라도
온갖 번뇌를 여의었기 때문에
밤낮으로 안락하게 머무르리라.
018_1154_a_15L若彼諸凶險
惡蛇衆毒害
黑雲大闇冥
震雷曜電光
離諸煩惱故
晝夜安隱住

가령 내가 이제 들은 그 법이
최후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더라도
혼자서 고요히 범행 닦으면
천 번 죽음과 악마도 두렵지 않고
만일 그 위에 깨달음의 길 닦으면
몇 만이 오더라도 두려울 것 없으리.
018_1154_a_17L如我所聞法
乃至不究竟
獨一修梵行
不畏千死魔
若修於覺道
不畏於萬數

혹은 수다원이나
사다함이나
또 아나함을 얻는
그 수도 또한 한량없으리니
능히 그 수를 정하지 않은 것은
거짓말이 될까 두려워해서라네.
018_1154_a_19L一切須陁洹
或得斯陁含
及阿那含者
其數亦無量
不能定其數
恐怖於妄說

그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018_1154_a_21L娑婆世界主梵天王聞佛所說喜隨喜已爲佛作禮卽沒不現

1192. 집회경(集會經)1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4_a_23L如是我聞
018_1154_b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가비라위(迦毘羅衛)국 어느 숲 속에서 5백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018_1154_b_01L一時佛住迦毘羅衛迦毘羅衛林中與五百比丘俱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 끊어지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온갖 무거운 짐을 버려 자기 이익을 이미 얻었고, 모든 존재의 결박을 끊어 바른 지혜로 마음이 잘 해탈된 이들이었다.
018_1154_b_02L皆是羅漢諸漏已盡所作已作離諸重擔逮得己利盡諸有結正智心善解脫
그때 세존께서는 대중을 위해 열반에 호응하는 법을 말씀하셨다. 그때 시방 세계의 대중들과 위력(威力)있는 모든 하늘들이 다 모여 와서 세존과 비구대중을 공양하였다.
018_1154_b_04L爾時世尊爲諸大衆說涅槃相應法十方世界大衆威力諸天皆悉來會供養世尊及比丘僧
다시 여러 범천왕들은 범천 세계에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에 계시면서……(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말한 내용과 같다.)……세존과 여러 대중들에게 공양한다. 우리들도 지금 가서 각각 찬탄하리라.’
018_1154_b_07L復有諸梵天王住於梵世作是念今日佛住迦毘羅衛國如上廣說乃至供養世尊及諸大衆我今當往各各讚嘆
이렇게 생각하고는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아주 짧은 시간에 범천에서 사라져 부처님 앞에 나타났다.
018_1154_b_10L作是念已譬如力士屈伸臂頃從梵天沒住於佛前
첫째 범천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第一梵天卽說偈言

지금 이 큰 숲 속에
대중들이 구름처럼 모였고
시방의 여러 하늘들도
모두 와서 공경하네.
그러므로 나도 멀리서 와서
가장 훌륭하고 항복 받기 어려운 스님들에게 예배하노라.
018_1154_b_12L於此大林中
大衆普雲集
十方諸天衆
皆悉來恭敬
故我遠來禮
最勝難伏僧

둘째 범천도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4_b_14L第二梵天復說偈言

이 여러 비구승들은
진실한 마음으로 정진하면서
지금 여기 이 큰 숲 속에서
모든 감각기관 거두고 해탈 구하네.
018_1154_b_15L是諸比丘僧
眞實心精進
於此大林中
攝諸根求度

또 셋째 범천도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4_b_17L第三梵天次說偈言

좋은 방편으로 은혜와 애정과
매우 예리한 가시 녹이고
굳고 튼튼해 흔들리지 않음이
마치 저 인다라(因陀羅) 당기와 같네.
018_1154_b_18L善方便消融
恩愛深利刺
堅固不傾動
如因陁羅幢

깊은 해자의 물을 건너서
맑고 깨끗해 욕심 없으니
잘 건너신 길잡이 스승은
그 마음 항복 받은 큰 용이시네.
018_1154_b_20L度深塹水流
淸淨不求欲
善度之導師
諸調伏大龍

다음에는 넷째 범천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4_b_21L第四梵天次說偈言

부처님께 돌아가 의지하는 이
마침내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나니
능히 인간 몸 끊어 버리고
천상의 몸을 받아 즐거워하리.
018_1154_b_22L歸依於佛者
終不墮惡趣
能斷人中身
得天身受樂

네 범천은 이렇게 각각 게송을 마치고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018_1154_b_24L各說偈已四梵天身卽沒不現
018_1154_c_01L
1193. 구가리경(瞿迦梨經)2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4_c_0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018_1154_c_02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
그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은 날마다 한결같이 열심히 부처님께 나아가 존중하고 공양하였다. 그때 사바세계의 주인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아침에는 부처님을 뵈려고 왔더니 너무 일러, 마침 세존께서는 큰 삼매에 들어 계신다. 우리들은 우선 제바달다(提婆達多)의 무리인 구가리(瞿迦梨) 비구의 집부터 들러보리라.’
018_1154_c_03L有娑婆世界主梵天王日日精勤往詣佛所尊重供養娑婆世界主作是念今旦太早而來見佛値世尊入大三昧我等且當入提婆達多伴黨瞿迦梨比丘房中
이렇게 생각하고 곧 그 비구의 집을 찾아가서 손가락으로 창을 두드리면서 말하였다.
“구가리여, 구가리여, 너는 사리불(舍利弗)이나 목건련(目揵連)의 처소에 가서 깨끗한 신심을 일으켜라. 너는 오랜 세월 동안 유익함이 없는 고통을 받지 말라.”
018_1154_c_07L作是念卽入彼房至房戶中以指扣戶口說是言瞿迦梨瞿迦梨於舍利弗目連所起淨信心汝莫長夜得不饒益苦
구가리가 대답하였다.
“너는 누구냐?”
瞿迦梨言汝是誰
범천이 대답하였다.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이다.”
018_1154_c_11L梵天答言娑婆世界主梵天王
구가리가 말하였다.
“세존께서 너에게 아나함(阿那含 : 인간 세계에 다시 오지 않는 지위)을 얻었다고 증명하시지 않았던가?”
018_1154_c_12L瞿迦梨言世尊不記汝得阿那含耶
범천왕이 말하였다.
“그렇다, 비구여.”
018_1154_c_13L梵天王言如是比丘
구가리가 말하였다.
“그런데 그대는 왜 왔는가?”
瞿迦梨言汝何故來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이 말하였다.
“너는 고칠 수 없구나.”
018_1154_c_14L娑婆世界主梵天王答言此不可治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卽說偈言

한량없이 많은 처소에 대해
마음으로 그것을 헤아리려 하는구나.
어떻게 지혜로운 사람이
그러한 부질없는 생각을 내겠는가?
한량없는 것을 헤아리려 하는 것
그것은 곧 무지한 범부나 하는 짓이니라.
018_1154_c_15L於無量處所
生心欲籌量
何有黠慧者
而生此覺想
無量而欲量
是陰蓋凡夫
018_1155_a_01L
그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은 부처님의 처소에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날마다 부지런히 부처님의 처소에 찾아와 친히 뵙고 공양하였습니다. 저는 오늘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너무 일찍 세존을 뵈러 왔더니, 마침 세존께서 큰 삼매에 들어 계신다. 나는 우선 제바달다의 무리인 구가리 비구의 집부터 들러보자.’
그렇게 생각하고는 곧 그의 집을 찾아가 정중하게 창문을 두드리면서 말하였습니다.
‘너는 어질고 착하며 지혜 있는 사리불과 목건련의 처소에 찾아가서 깨끗한 신심을 일으켜라. 그리하여 오랜 세월 동안 유익함이 없는 고통을 받지 말라.’
018_1154_c_17L娑婆世界主梵天王往詣佛所首禮足退坐一面白佛言世尊我常日日勤到佛所親覲供養我作是念今旦太早來見世尊正値世尊入大三昧我且當入提婆達多伴黨瞿迦梨比丘房中卽住戶中徐徐扣戶口說是言瞿迦梨瞿迦梨當於舍利弗目揵連賢善智慧者所起淨信心長夜得不饒益苦
그러자 구가리가 물었습니다.
‘너는 누구냐?’
瞿迦梨言汝是誰
제가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이다.’
018_1155_a_03L卽答言是娑婆世界主梵天王
그러자 그는 말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너에게 아나함을 얻었다고 증명하시지 않았느냐?’
018_1155_a_04L迦梨言世尊不記汝得阿那含耶
제가 대답하였습니다.
‘증명하셨다.’
018_1155_a_05L卽答言如是
그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데 너는 왜 또 왔느냐?’
瞿迦梨復言汝何故來
제가 대답하였습니다.
‘이 사람은 도저히 고칠 수 없구나.’
018_1155_a_06L我作是念此不可治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卽說偈言

헤아릴 수 없는 것을
헤아리려고 마음을 내는구나.
헤아릴 수 없는 것을 헤아리려 하면
그는 곧 무지한 범부이니라.
018_1155_a_07L於不可量處
發心欲籌量
不可量欲量
是陰蓋凡夫

부처님께서 범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범왕이여”.
018_1155_a_09L佛語梵王如是如是梵王

헤아릴 수 없는 것을
헤아리려고 마음을 낸다.
어떻게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이러한 부질없는 생각을 내는가?
헤아릴 수 없는 것 헤아리려 하면
그는 곧 무지한 범부이니라.
018_1155_a_10L於不可量處
而發心欲量
何有智慧人
而生此妄想
不可量欲量
是陰蓋凡夫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018_1155_a_12L佛說此經已娑婆世界主梵天王聞佛所說歡喜隨喜從座起爲佛作禮卽沒不現

1194. 범천경(梵天經)2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5_a_15L如是我聞
어느 때 세존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018_1155_a_16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
그때 대범천왕과 또 다른 별범천(別梵天)과 선비별범천(善臂別梵天)22)이 날마다 방편을 써서 세존을 찾아가 뵙고 공양하였다. 그때 바구범천(婆拘梵天)은 별범천과 선비별범천이 부지런히 방편을 쓰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물었다.“너희들은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018_1155_a_17L爾時大梵天王及餘別梵天臂別梵天日日方便往見供養世尊有婆句梵天見別梵天善臂梵天精勤方便而問言汝欲何之
그들은 대답하였다.
“세존을 뵙고 공경하고 공양을 올리려고 한다.”
018_1155_a_20L彼卽答欲見世尊恭敬供養
그때 바구범천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5_a_21L婆句梵天卽說偈言

여기엔 네 곡조(鵠鳥 : 범천의 이름)가 있고
세 개의 금빛 찬란한 궁전도 있으며
그리고 572명이나 되는
수행하고 좌선하는 사람이 있다.
018_1155_a_22L彼有四鵠鳥
三種金色宮
五百七十二
修行禪思者
018_1155_b_01L
불꽃처럼 찬란한 금빛 몸으로
범천 궁전을 두루 비추나니
그대들은 우선 내 몸을 보라
구태여 거기까지 갈 것 없으리.
018_1155_b_01L熾焰金色身
普照梵天宮
汝且觀我身
何用至彼爲

그때 선범왕과 별범왕과 선비별범왕도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5_b_02L爾時善梵王別梵王善臂別梵王復說偈言

아무리 금빛 몸 가지고 있어
범천 궁전을 두루 비춘다 해도
아마도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 빛깔에 번뇌가 있음을 아나니
지혜로운 자는 그런 빛깔 좋아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마음이 해탈하나니라.
018_1155_b_04L雖有金色身
普照梵天宮
其有智慧者
知色有煩惱
智者不樂色
於其心解脫

그때 그 선범천과 별범천과 선비별범천이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아까 방편을 써서 세존을 찾아가 뵙고 공경하고 공양하려고 하는데, 바구범천이 저희들의 방편 쓰는 것을 보고 저희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들은 지금 방편을 써서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018_1155_b_06L彼善梵天別梵天善臂別梵天往詣佛所稽首佛足退坐一面白佛言世尊我今方便欲來見世尊恭敬供有婆句梵天見我方便而問我言汝今方便欲何所之
저희들이 대답하였습니다.
‘세존을 찾아가서 뵙고 예로써 섬기고 공양하려고 한다.’
018_1155_b_11L我卽答言欲往見世尊禮事供養
그랬더니 바구범천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018_1155_b_12L婆句梵天卽說偈言

여기엔 네 곡조가 있고
세 개의 금빛 궁전 있으며
그리고 572명이나 되는 자들이
이곳에서 선정에 들어 있단다.
018_1155_b_13L有四種鵠鳥
三種金色宮
五百七十二
於中而禪思

이 내 몸의 금빛을 보라
범천 궁전을 두루 비춘다.
너희들은 우선 내 몸을 보라
구태여 거기까지 갈 것 없으리.
018_1155_b_15L觀我身金色
普照梵天宮
汝且觀我身
何用至彼爲

저희들은 곧 게송으로 답하였습니다.
018_1155_b_16L我卽說偈而答彼言

아무리 금빛 몸으로
범천 궁전을 두루 비춘다 해도
그 순금 빛깔은 바로
번뇌거리임을 알아야 하리.
지혜로운 사람은 빛깔에서 벗어나
다시는 빛깔을 좋아하지 않는다.
018_1155_b_17L雖有金色身
普照梵天宮
當知眞金色
是則煩惱事
智者解脫色
於色不復樂

부처님께서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범천이여. 그렇다, 범천이여.”
018_1155_b_19L佛告梵天如是梵天如是梵天

아무리 금빛 몸으로
범천 궁전을 두루 비춘다 해도
그 순금 빛깔은 바로
번뇌거리임을 알아야 하리.
지혜로운 사람은 빛깔에서 벗어나
다시는 빛깔을 좋아하지 않는다.
018_1155_b_20L雖有眞金色
普照梵天宮
當知眞金色
則是煩惱事
智者解脫色
於色不復樂

그때 그들 범천은 가타무다저사(迦吒務陀低沙) 비구를 위해 일부러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5_b_22L彼梵天爲迦咤務陁低沙比丘說偈言
018_1155_c_01L
대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
날카로운 도끼가 입안에 있어
도리어 제 자신의 몸 해치나니
그것은 나쁜 말을 하기 때문이니라.
018_1155_c_01L夫士生世閒
利斧在口中
還自斬其身
斯由惡言故

비방해야 할 이를 도리어 칭찬하고
칭찬해야 할 이를 도리어 비방하여
나쁜 말로써 그 허물 더해
태어나는 곳마다 안락(安樂) 없다네.
도박이나 술로써 재물 잃어도
그 허물은 지극히 적은 것이다.
나쁜 마음으로 선서(善逝) 대하면
그야말로 커다란 허물이 되리.
018_1155_c_03L應毀者稱譽
應譽而反毀
惡口增其過
所生無安樂
博弈酒喪財
其過失甚少
惡心向善逝
是則爲大過

저 지옥은 백천 개나 있어
그 이름을 니라부지(尼羅浮地)23)라 하네.
30하고 또 600과 그리고
다섯 개의 아부타(阿浮陀)가 있으니
이 모두 성인을 비방한 자를 가두는 지옥
입과 뜻으로 악한 원 지었기 때문이다.
018_1155_c_05L地獄有百千
名尼羅浮地
三十有六百
及五阿浮陁
斯皆謗聖獄
口意惡願故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범천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이내 사라지고는 나타나지 않았다.
018_1155_c_07L佛說此經已彼諸梵天聞佛所說喜隨喜稽首佛足卽沒不現

1195. 바구범경(婆拘梵經)2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5_c_09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018_1155_c_10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
그때 바구범천이 범천 하늘에서 다음과 같은 삿된 소견을 일으켰다.
‘이곳은 항상한 곳이고 한결같아 변하거나 바뀌는 법[變易法]이 아니며, 순수하고 한결같이 생사를 벗어난 곳이다.’
018_1155_c_11L有婆句梵天住梵天上起如是惡邪見言此處常恒非變易法一出離之處
그때 세존께서 바구범천의 생각을 아시고는 삼매에 들어, 삼매에 든 채로 왕사성에서 사라져 범천 하늘에 나타나셨다. 바구범천이 멀리서 세존을 뵙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5_c_13L爾時世尊知婆句梵天心念已入於三昧如其正受於王舍城沒住梵天上婆句梵天遙見世尊而說偈言

72개의 범천은
온갖 복업을 지었으므로
자유로이 언제나 머무르나니
태어남ㆍ늙음ㆍ죽음을 이미 여의었네.
018_1155_c_16L梵天七十二
造作諸福樂
自在而常住
生老死已過

나는 여러 가지 밝은 이치를
닦고 익혀 구경의 경지에 이르렀나니
저 여러 하늘 대중들이
오직 나만을 영원한 존재라 말했네.
018_1155_c_18L我於諸明論
修習已究竟
彼諸天衆等
唯謂我長存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8_1155_c_19L爾時世尊說偈答言

이들은 지극히 목숨이 짧으니
영원히 존재하는 사람 아니다.
그런데 이제 너 바구범천은
스스로 오래 산다 말하는구나.
018_1155_c_20L此則極短壽
非是長存者
而婆句梵天
自謂爲長壽

너는 저 니라부다 지옥 속에서
그 목숨 백천 년을 지냈느니라.
내가 모두 그것을 기억하는데
너는 스스로 오래 산다 말하는구나.
018_1155_c_22L尼羅浮多獄
其壽百千數
我悉憶念知
汝自謂長存

바구범천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5_c_23L婆句梵天復說偈言
018_1156_a_01L
불세존께서 보신 것은
그 겁수(劫數)가 끝이 없어라.
태어남ㆍ늙음ㆍ죽음과 근심ㆍ슬픔들
그런 것들 모두 다 지나갔거니
원하옵건대 제가 일찍 지나온
과거의 경력 말해 주소서.
어떤 계율의 업을 받아 가졌기에
지금 여기에 태어나게 되었습니까?
018_1156_a_01L佛世尊所見
其劫數無邊
生老死憂悲
皆悉已過去
唯願說知我
過去曾所更
受持何戒業
而得生於此

그러자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8_1156_a_04L爾時世尊說偈答言

너는 과거 구원겁(久遠劫) 때에
크고 넓은 벌판을 지난 일 있다.
거기에는 성현의 범행을 닦는
많은 대중들의 행렬이 있었다.
018_1156_a_05L過去久遠劫
於大曠野中
有諸大衆行
多賢聖梵行

그들이 배고프고 양식이 없을 때
너는 구원하여 모면하게 하였고
자비스런 마음도 끊임없이 계속되어
몇 겁을 지나도록 잃지 않았다.
018_1156_a_07L飢乏無資糧
汝救之令度
慈救心相續
經劫而不失

이것은 네가 지난 세상에
받아 가진 바 공덕이니라.
나는 모두 그것을 기억하나니
마치 금시 꿈에서 본 것 같다네.
018_1156_a_08L是則汝過去
所受持功德
我悉憶念知
久近如眠覺

또 과거에 어떤 촌과 도시가
도적의 노략질을 받은 일 있다.
너는 그때 그들을 구해
모두 거기서 벗어나게 하였다.
018_1156_a_09L過去有村邑
爲賊所抄掠
汝時悉皆救
令其得解脫

이것은 네가 지난 세상에
받아 가진 바 복업(福業)이니라.
나는 그 인연 기억하나니
마치 금시 꿈에서 본 것과 같다.
018_1156_a_11L是則過去世
所受持福業
我憶此因緣
久近如眠覺

또 과거에 많은 사람들
배를 타고 항하강을 건너가다가
흉악한 용이 그 배를 덮쳐
그 목숨 모두 해치려 했다.
018_1156_a_12L過去有人衆
乘船恒水中
惡龍持彼船
欲盡害其命

너는 그때 신통의 힘으로
그들을 구해 벗어나게 하였다.
이것이 네가 지난 세상에
받아 가진 바 복업이니라.
018_1156_a_13L汝時以神力
救令得解脫
是則汝過去
所受持福業

나는 그 인연 기억하나니
마치 금시 꿈에서 본 것과 같다.
我憶是因緣
久近如眠覺

바구범천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6_a_15L婆句梵天復說偈言

나의 옛날과 지금의 수명
또한 그 밖의 모든 일들을
확실히 모두 알고 계시니
그야말로 바르게 깨달은 분이시네.
018_1156_a_16L決定悉知我
古今壽命事
亦知餘一切
是則爲正覺

그러므로 받으신 바 그 몸에서
금빛 광명이 불꽃처럼 빛나니
그 몸은 여기 머무르셔도
광명은 온 세간 두루 미치네.
018_1156_a_18L是故所受身
金光炎普照
其身住於此
光明遍世閒

그때 세존께서는 바구범천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해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주신 뒤에, 삼매에 든 채로 범천에서 사라져 왕사성으로 돌아오셨다.
018_1156_a_19L爾時世尊爲婆句梵天種種說法教照喜已如其正受從梵天沒還王舍城

1196. 사견경(邪見經)2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6_a_2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1156_a_23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1156_b_01L그때 어떤 범천은 범천 하늘에서 다음과 같은 삿된 소견을 일으켜 말하였다.
‘이곳은 항상한 곳이고 한결같아 변하거나 바뀌는 법이 아니며, 순수하고 한결같이 생사를 벗어난 곳이다. 일찍 아무도 여기에 온 이를 보지 못했거늘 하물며 이보다 더 훌륭한 곳이 있겠는가?’
018_1156_b_01L有一梵天住梵天上起如是邪見言此處常恒不變易純一出離未曾見有來至此處況復有過此上者
그때 세존께서 범천의 생각을 아시고, 곧 삼매에 들어 삼매에 드신 채로 사위국에서 사라져 범천 궁전에 나타나셨다. 그래서 범천 정상(頂上)에 머물러 허공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모으셨다.
018_1156_b_04L爾時世尊知彼梵天心之所念卽入三昧如其正受於舍衛國沒梵天宮當彼梵天頂上於虛空中跏趺坐正身繫念
그때 존자 아야구린(阿若俱隣)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세존께서는 어디에 계시는가?’
018_1156_b_07L爾時尊者阿若俱鄰作是念今日世尊爲在何所
그는 곧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天眼)으로, 세존께서 범천 정상에 계신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삼매에 들어 삼매에 든 채로 사위국에서 사라져 범천 세계에 나타났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처님을 향해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모아, 부처님의 자리보다는 아래이고 범천의 자리보다는 위인 위치에 있었다.
018_1156_b_08L卽以天眼淨過人閒眼觀見世尊在梵天見已卽入三昧如其正受於舍衛國沒現彼梵世在於東方西面向佛結跏趺坐端身繫念在佛座下梵天座上
그때 존자 마하 가섭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세존께서는 어디에 계시는가?’
018_1156_b_13L爾時尊者摩訶迦葉作是念日世尊爲在何所
곧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천안으로, 세존께서 범천 정상에 계신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삼매에 들어 삼매에 든 채로 사위국에서 사라져 범천에 나타났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부처님을 향해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모아, 부처님의 자리보다는 아래이고 범천의 자리보다는 위인 위치에 있었다.
018_1156_b_14L卽以天眼淨過於人眼見世尊在梵天上見已卽入三如其正受於舍衛國沒現梵天上在於南方北面向佛結跏趺坐端身繫念在佛座下梵天座上
그때 존자 사리불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018_1156_b_18L尊者舍利弗作是念世尊今者爲在何所
그도 곧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천안으로, 세존께서 범천에 계신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삼매에 들어 삼매에 든 채로 사위국에서 사라져 범천에 나타났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처님을 향해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모아 부처님의 자리보다는 아래이고 범천의 자리보다는 위인 위치에 있었다.
018_1156_b_19L以天眼淨過於人眼見世尊在梵天見已卽入三昧如其正受於舍衛國沒住梵天上在於西方東面向佛結跏趺坐端身繫念在佛座下梵天座上
018_1156_c_01L그때 존자 마하 목건련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세존께서 어디에 계시는가?’
018_1156_c_01L爾時尊者大目揵連卽作是念今日世尊爲在何所
그도 곧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천안으로, 세존께서 범천 정상에 계시는 것을 멀리서 보았다. 그는 곧 삼매에 들어 삼매에 든 채로 사위국에서 사라져 범천에 나타났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부처님을 향해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모아 부처님의 자리보다는 아래이고 범천의 자리보다는 위인 위치에 있었다.
018_1156_c_03L以天眼淨過於人眼遙見世尊在梵天上見已卽入三昧如其正受於舍衛國沒住梵天上於北方南面向佛結跏趺坐端身繫在佛座下梵天座上
그때 세존께서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도 ‘과거부터 아직 나보다 나은 이를 보지 못하였다’는 소견을 가지고 있는가?”
018_1156_c_07L爾時世尊告梵天曰汝今復起是見從本已來曾見有過我上者不
범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는 감히 ‘일찍이 나보다 나은 이를 보지 못하였다’는 소견을 내지 않습니다. 다만 범천의 광명이 가려진 것만을 볼뿐입니다.”
018_1156_c_09L梵天白佛我今不敢復言我未曾見有過我上者見梵天光明被鄣
그때 세존께서 그 범천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주신 뒤에, 곧 삼매에 들어 삼매에 든 채로 범천에서 사라져 사위국으로 돌아오셨다.
018_1156_c_11L爾時世尊爲彼梵種種說法示教照喜已卽入三昧如其正受於梵天上沒還舍衛國
존자 아야구린과 마하 가섭과 사리불도 그 범천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준 뒤에, 곧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을 따라 범천에서 사라져 사위국으로 돌아왔다.
018_1156_c_13L者阿若俱鄰摩訶迦葉舍利弗爲彼梵天種種說法示教照喜已卽入三如其正受於梵天沒還舍衛國
오직 존자 마하 목건련만 그대로 그곳에 남아 있었다. 그때 그 범천이 존자 목건련에게 물었다.
“세존의 다른 여러 제자들도 다 그런 큰 덕과 큰 힘이 있는가?”
018_1156_c_16L尊者大目揵連仍於彼住彼梵天問尊者大目揵連世尊諸餘弟子有如是大德大力不
그때 존자 목건련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6_c_19L尊者大目揵連卽說偈言

큰 덕이 있고 삼명(三明)을 갖추어
통달하여 남의 마음 환히 안다.
온갖 번뇌 다 끊은 여러 아라한
그 수효가 한량이 없소.
018_1156_c_20L大德具三明
通達觀他心
漏盡諸羅漢
其數無有量
018_1157_a_01L
그때 존자 마하 목건련은 그 범천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준 뒤에, 곧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을 따라 범천에서 사라져 사위국으로 돌아왔다.
018_1156_c_22L尊者大目揵連爲彼梵天種種說示教照喜已卽入三昧如其正受於梵天沒還舍衛國

1197. 입멸경(入滅經)2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1157_a_0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시나갈(俱尸那竭)국의 역사(力士)가 태어난 곳인 견고쌍수(堅固雙樹) 숲에 계셨다.
018_1157_a_03L一時佛住俱尸那竭國力士生地堅固雙樹林
그때 세존께서 반열반(般涅槃)할 시기에 임박하여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견고쌍수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둘 수 있도록 하여 평상을 펴라. 여래가 오늘 밤중에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 것이다.”
018_1157_a_04L爾時世尊臨般涅槃告尊者阿難汝於堅固雙樹閒敷繩牀北首如來今日中夜於無餘涅槃而般涅槃
그때 존자 아난은 세존의 분부를 받고, 세존을 위해 견고한 쌍수(雙樹)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둘 수 있게 평상을 폈다. 그리고 세존께 돌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여래를 위해 견고한 쌍수 숲 사이에 북쪽으로 머리를 둘 수 있게 하여 평상을 펴놓았습니다.”
018_1157_a_07L尊者阿難奉世尊於雙堅固樹閒爲世尊敷繩牀北首已還世尊所稽首禮足白言世尊已爲如來於雙堅固樹閒敷繩牀
그러자 세존께서는 평상에 나아가 북쪽으로 머리를 두시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 발을 포개고 밝은 현상에 생각을 모았다.
018_1157_a_10L北首於是世尊往就繩牀右脅著地北首而臥足足相累繫念明相
그때 세존께서 한밤중에 무여열반에 드셨다. 그러자 견고한 쌍수 숲은 곧 꽃을 피우고는 에워싸듯 가지를 드리우며 세존께 공양하였다. 그때 어떤 비구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7_a_12L爾時世尊卽於中夜於無餘涅槃而般涅般涅槃已雙堅固樹尋卽生花周帀垂下供養世尊有異比丘卽說偈言

장하다! 너희들 견고 나무여,
가지 드리워 부처님께 예배하네.
큰 스승님의 반열반을
아름다운 꽃으로 공양하는구나.
018_1157_a_16L善好堅固樹
枝條垂禮佛
妙花以供養
大師般涅槃尋

제석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時釋提桓因說偈

일체의 행은 덧없는 것이니
그것은 모두 생멸(生滅)하는 법이니라.
비록 생겨나도 이내 사라지는 것
이 적멸(寂滅)로 곧 즐거움을 삼느니라.
018_1157_a_18L一切行無常
斯皆生滅法
雖生尋以滅
斯寂滅爲樂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7_a_20L尋時娑婆世界主梵天王次復說偈言
018_1157_b_01L
이 세상에 한번 생겨난 것이면
그 자리에서 모두 버려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거룩한 큰 스승님은
이 세상에 아무도 짝할 이 없네.
018_1157_a_21L世閒一切生
立者皆當捨
如是聖大師
世閒無有比

비록 여래의 힘을 얻어서
두루 이 세상의 눈이 되었건만
결국은 사라짐에 돌아가
이제 무여열반에 드셨네.
018_1157_b_02L逮得如來力
普爲世閒眼
終歸會磨滅
入無餘涅槃

존자 아나율타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8_1157_b_03L尊者阿那律陁次復說偈言

드나드는 숨길 이미 멈추었으나
그 즉시 마음 잘 거두어 잡았으니
의지했던 곳으로부터 나와서
이 세상에서 반열반에 드셨네.
018_1157_b_04L出息入息住
立心善攝護
從所依而來
世閒般涅槃

모두들 서로 큰 두려움 일으켜
사람들 온 몸의 털 곤두서나니
일체의 행(行)과 힘을 갖추신
큰 스승님 지금 반열반하셨네.
018_1157_b_06L大恐怖相生
令人身毛豎
一切行力具
大師般涅槃

그 마음 항상 게을리 하지 않았고
온갖 애욕에도 집착하지 않았네.
마음의 법 점점 해탈하는 것
섶나무 다해 불이 꺼지는 것 같네.
018_1157_b_07L其心不懈怠
亦不住諸愛
心法漸解脫
如薪盡火滅

여래께서 열반하신 지 이레 뒤에 존자 아난이 지제(枝提)27)에 가서 게송을 읊었다.
018_1157_b_08L如來涅槃後七日尊者阿難往枝提而說偈言

스승님의 이 보배로운 몸
저 범천 위로 떠나가셨네.
이와 같이 큰 신통의 힘으로
속에서 불을 내어 몸을 태우셨네.
오백 벌의 고운 모포로 몸을 감싸서
모두 태워 없애고자 했네.
018_1157_b_10L導師此寶身
往詣梵天上
如是大神力
內火還燒身
五百㲲纏身
悉燒令磨滅

천 벌의 고운 흰옷으로
여래의 몸을 염(殮)하였는데
오직 두 겹만 타지 않았으니
가장 좋은 것과 속옷이었네.
018_1157_b_12L千領細㲲衣
以衣如來身
唯二領不燒
最上及襯身

존자 아난이 이 게송을 읊었을 때, 모든 비구들은 잠자코 있으면서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였다.
018_1157_b_14L尊者阿難說是偈時諸比丘默然悲喜
雜阿含經卷第四十四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9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2. 2)바라문의 이름. 또는 바사타(婆私吒)ㆍ바사체(婆斯搋)로 쓰기도 하며, 팔리어로는 Vasitthi로 표기하고 있다.
  3. 3)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0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4. 4)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5. 5)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2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6. 6)바라문의 이름인데 혹은 제바비다(提婆比多)로 표기하기도 하며, 『별역잡아함경』에는 천경(天敬)으로 되어있다. 팔리어로는 Devahita로 표기한다.
  7. 7)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3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8. 8)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4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9. 9)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6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0. 10)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6번째 소경과 『증일아함경』 제6권 제13 「이양품(利養品)」의 5번째 소경과 『중아함경(中阿含經)』 제23권 93번째 소경인 수정범지경(水淨梵志經)과 그 내용이 비슷하며, 이역본으로는 한역한 사람을 알 수 없는 『불설범지계수정경(佛說梵志計水淨經)』이 있다.
  11. 11)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7번째 소경 전반부와 그 내용이 비슷하다.
  12. 12)바라문의 이름인데, 송ㆍ원ㆍ명 세 본에는 바라두바차(婆羅豆婆遮)로 되어 있고, 팔리어본에도 Bharadvaja로 표기되어 있다. 이것으로 보아 고려장경의 표기는 바(婆)자가 결여된 것이 아닌가 싶다.
  13. 13)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7번째 소경 후반부와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 14)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8번째 소경 후반부와 그 내용이 비슷하다.
  15. 15)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9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며, 이역본으로는 한역자를 알 수 없는 『잡아함경 k.745』의 4번째 소경이 그것이다.
  16. 16)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20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7. 17)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2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8. 18)아련야법이란 인가(人家)를 멀리 떠나 텅 비고 고요한 곳에서 혼자 조용히 앉아 선정에 들어 사색하는 공부법을 말한다.
  19. 19)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22번째 소경과 『장아함경』 제12권 재292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며, 이역본으로는 법천(法天)이 한역한 『불설대삼마야경(佛說大三摩若經)』이 있다.
  20. 20)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23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며, 이역본으로는 한역자를 알 수 없는 『잡아함경』(k.745)의 5번째 소경이 그것이다.
  21. 21)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6권 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22. 22)『별역잡아함경』에는 “그때 두 하늘이 있었는데 하나는 소승선폐범(小乘善閉梵)이고, 다른 하나는 소승광범(小乘光梵)이었다”라고 되어 있다.
  23. 23)송ㆍ원ㆍ명 3본에는 ‘니라부타(尼羅浮陀)’로 되어있다.
  24. 24)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6권 2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25. 25)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6권 3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26. 26)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6권 4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27. 27)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 세 본에는 지제(枝提)가 지제(支提)로 되어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