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세존께서는 이러한 생각을 하셨다. ‘이 비구들은 모두 아련야 행을 닦으면서 누더기를 입고 걸식을 하고 있으나 누구나 배우는 처지라서 애욕의 결박을 끊지 못했으니, 나는 마땅히 이들을 위하여 알맞게 설법함으로써 여러 비구들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마음의 이해와 깨달음을 얻어서 온갖 번뇌를 끊어 없애도록 해야겠다.’
부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알아야 하나니, 생과 사는 아주 장구해서 변제(邊際)가 없기 때문에 그 근원(根源)을 아는 자가 없다. 온갖 중생들이 모두 무명(無明)에 덮여서 애욕의 결박으로 그 목을 동여 매고서 생사의 장구한 길을 끝없이 유전하면서 과거 억겁의 고통을 능히 알지 못하나니, 마치 항하(恒河)가 사해(四海)에 흘러드는 것과 같도다. 나는 지금 그대들에게 묻겠노니, 그대들이 생사에 처해서 흘린 피가 많은가, 항하물이 많은가?”
019_0148_b_01L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도다! 그대들이 과거 세상에 코끼리의 몸을 받아서 남에게 코를 끊기고 귀를 끊기며, 혹은 발을 끊기거나 쇠갈고리로 머리를 찍히며, 또는 목을 베이기도 했는데, 그때 흘린 피가 한량없고 가없으며, 또 소와 말과 노새ㆍ나귀ㆍ낙타ㆍ돼지ㆍ닭ㆍ개와 갖가지 날짐승과 길짐승의 몸을 받았었다. 가령 닭의 몸을 받았을 때 그 깃과 날개와 목과 발이 끊기면서 몸으로 흘린 피와 또는 모든 날짐승과 길짐승이었을 때 각각 잘리거나 상해를 받으면서 흘린 피도 이루 다 계산할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색(色)은 항상한 것인가, 항상하지 않은 것인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색은 무상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색이 무상하다면 괴로움인가, 괴로움이 아닌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움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색은 바로 무상한 것이니, 무상하기 때문에 곧 내가 없는 것이다. 만약 내가 없다면 곧 내 것도 없을 것이니, 이처럼 진실을 알고 바른 지혜로 관찰하면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마찬가지니라. 그러므로 비구에게는 가령 색이 잠시 동안 있더라도 과거와 미래와 현재, 안과 바깥, 가까운 데와 먼 데에서도 모두 나와 내 것이 없나니, 이런 것만이 실지에 알맞게 바른 소견으로 본 것이다.
성스러운 제자는 이러한 사실을 보고서 이름[名]에 즉(卽)해 많이 배우고, 색(色)에 대해서는 싫어하고 미워하며,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서도 또한 싫어하고 미워하니, 싫어하기 때문에 애욕을 떠나게 되고, 애욕을 떠나게 되므로 즉시 해탈하며, 해탈을 얻으므로 곧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얻나니, 만약 해탈지견을 얻으면 곧 ‘나의 생(生)은 이미 다했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끝내고 다시는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시자, 40명의 파리사가 비구들이 후생의 몸을 받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019_0148_c_07L佛說是時,四十波利蛇迦比丘不受後有,心得解脫。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19_0148_c_08L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33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9_0148_c_09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019_0148_c_10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알아야 하나니, 생사가 장구하고 끝이 없어서 그 근원을 아는 이가 없느니라. 온갖 중생들이 모두 무명(無明)에 덮이고 애욕에 결박되어서 생사에 끝없이 유전하기 때문에 과거 억겁의 고통을 능히 아는 이가 없나니, 마치 항하(恒河)의 물이 사해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니, 옛날 과거에 몸을 받아 오면서 근심하고 슬퍼하고 울면서 흘린 눈물이 많은가, 항하의 물이 많은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한 바로는 생사가 장구해서 눈에서 흘린 눈물이 저 항하 물보다 많고, 또한 사해 물보다 많다고 봅니다.”
019_0149_a_01L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그 눈물을 모은다면 실로 사해의 물보다 많나니, 진실로 그대들의 말과 같다. 과거와 미래 세상에서 부모를 등지고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와 형제와 자매와 자녀와 종친과 권속이 모두 죽어 없어지거나, 또는 돈과 재물과 코끼리와 말과 소와 염소를 잃어버리거나, 혹은 채찍과 곤장에 얻어맞거나, 혹은 상해를 입고 몸의 침해를 받거나, 나아가 갇히거나 구속을 당하는 등 이와 같은 온갖 고통으로 슬퍼하고 괴로워하면서 흘린 눈물은 이루 계산할 수 없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색은 바로 무상하고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움이며, 괴로움은 곧 나[我]가 없는 것이니, 만약 내가 없다면 내 것도 없다. 이처럼 실답게 알아서 바른 지혜로 관찰하면 수ㆍ상ㆍ행ㆍ식도 역시 마찬가지니라. 그러므로 비구에게는 색이 있거나 나아가 조금이나마 인정한다 해도 과거와 미래와 현재, 안과 바깥, 가까운 데와 먼 데에서도 모두 나와 내 것이 없는 것이니, 이처럼 사실에 알맞게 바른 소견으로 보아야 하느니라.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한 바로는 과거 오랫동안 어머니 젖을 먹은 것이 저 항하의 물과 사해의 물보다 많습니다.”
019_0149_b_13L比丘白佛:“如我解佛所說義者,過去久遠所飮母乳,多彼恒河,及四海水。”
“몸을 받은 이래로 한량없고 가이없이 코끼리와 말과 낙타와 나귀와 소와 염소와 사슴 따위의 갖가지 축생 몸을 받으면서 그 어미에게 젖을 먹은 것도 이루 다 계산할 수 없느니라. 비유컨대 사나운 흐름이 온갖 풀과 나무를 떠내려가게 하고, 물거품 덩이가 길을 막는 것과 같으니, 애욕이 모인 물거품도 역시 그와 같아서 능히 성인의 길을 가로막는다.”
019_0149_c_01L가령 어떤 사람이 온 천하의 풀과 나무를 베어서 모두 셈대를 만들고, 이 모든 셈대가 다하도록 과거 한량없는 세상으로부터 오면서 태어났던 어머니의 수를 계산하려고 하여도 그 변제를 다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온 천하의 풀과 나무를 베어 모두 셈대를 만들어서 과거에 태어났던 아버지를 계산하려고 하여도 끝내 그 변제를 알지 못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가령 어떤 사람이 크나큰 땅의 흙으로 콩알만한 환(丸)을 만들고 이 콩알만한 환(丸)으로 과거에 태어남을 받은 어머니를 세어 보려고 하면서 이 땅의 흙을 다하여도 능히 그 변제를 얻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마땅히 이것을 배워서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하며, 방편을 부지런히 구하여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한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세상에서 쾌락을 좋아하는 무리들이 최상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관찰해서 반드시 이러한 생각을 해야 한다. ‘나는 과거로부터 죽 그와 같은 즐거움을 받았지만, 자주 그러한 즐거움을 누리려다 실패를 해서 이와 같은 생사가 장구했다.’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들은 지금 마땅히 이를 배워서 방편을 부지런히 닦고 후생의 몸을 끊을지어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중생들이 심한 고통을 받으면서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걸 보면, 마땅히 이러한 생각을 하라. ‘나는 옛적부터 한량없는 겁 속에서 이러한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느라고 생사가 장구하였다.’ 그리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들 비구는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하고, 부지런히 방편을 닦아서 후생의 몸을 끊고 존재를 일으키는 인연을 짓지 말라.”
019_0150_b_01L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들 비구는 만약 어떤 사람이 놀래어 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보면 마땅히 전생의 몸이 원망하고 해치는 짓을 한 적이 있다고 알아야 한다. 이 때문에 생사가 장구한 것이다.”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들 비구는 마땅히 이를 배우고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한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어떤 중생이 자연히 사랑하고 좋아해서 애욕의 마음을 일으키며, 몹시 친하고 애착하는 마음을 보면, 그대들은 알아야 하나니, 그는 전생의 몸으로 있을 때 반드시 부모ㆍ형제ㆍ처자가 되었으며, 혹은 화상(和尙)ㆍ아사리(阿闍梨)와 스승과 높은 이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생사가 장구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들 비구는 반드시 이를 배우고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하고, 존재가 생기는 인연을 짓지 말아야 한다.”
당시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문안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미래에 마땅히 몇 분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에 마땅히 항하(恒河) 모래 수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실 것이다.”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마땅히 미래 부처님의 처소에서 범행을 닦아야겠다.’ 그는 되돌아가다가 이내 다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과거 세상에 몇 분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는지 묻지 않았구나.’ 그는 그러한 생각을 하고서 도로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과거의 세상에 몇 분의 부처님께서 출현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과거에도 한량없는 항하 모래 수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그리고는 즉시 일어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디 자비와 연민을 베풀어서 저에게 출가를 허락하여 부처님 법에서 범행을 닦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허락하시자, 그는 곧 출가했으며, 이미 출가한 뒤에는 조용한 곳에 혼자 있으면서 부지런히 닦고 익혀서 생사를 끊어 버리고 아라한을 성취하였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19_0150_c_06L佛說是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34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9_0150_c_0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비부라산(毘富羅山) 기슭에 계셨다.
019_0150_c_08L一時,佛住王舍城毘富羅山足。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1겁 동안 유전하면서 태어났던 그 백골을 거두어 서 헐거나 무너뜨리지 않고 쌓아서 무더기를 만든다면 비부라산(毘富羅山)과 같을 것이다. 성현의 제자는 때에 따라 들어서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를 실답게 알며, 괴로움의 쌓임을 실답게 알며, 괴로움의 사라짐을 알며, 괴로움이 사라지는 도를 안다. 그리고 이 같은 지견(知見)으로 3결(結)을 끊나니, 이른바 몸이라는 소견[身見]과 계율에 집착함[戒取]과 의혹함[疑]이다. 이를 수다원(須陀洹)이라고 말하니,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보리를 결정해서 열반에 나아가는데, 일곱 번 태어나고 일곱 번 죽는 것을 겪고서 괴로움의 끝을 다한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또한 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때 대중 중에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합장하면서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겁(劫)이 얼마나 되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위해 부연하여 말하겠으나, 네가 이해하지 못할까 염려되노라.”
그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유를 들어 말씀하여 주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로는 말할 수 있다. 쇠로 성을 만들되 가로와 세로가 똑같이 1유순(由旬)의 높이가 되게 해서 겨자씨를 그 속에 가득 넣어 넘치게 하는데, 만일 어떤 사람이 백 년 만에 겨자씨 하나를 가져다가 그 안에 넣는다면 성 안의 겨자씨는 다 셀 수 있어도 겁의 변제는 다 알 수 없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겁의 장구한 것이 그 비유와 같나니, 이처럼 백천억만의 오랜 겁에 백억만이나 되는 고통이 한량없고 가이없으며, 추악한 고통으로 마음이 기쁘지 못하다. 마치 물거품이나 핏방울처럼 몸을 받아서 자주 지옥과 아귀와 축생의 나쁜 길에 태어나고 사람 중에서도 나쁜 데에 태어났나니, 그러므로 반드시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하고,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멀리 여의어야 한다. 그대 비구들은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하느니라.”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9_0151_a_20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생사가 장구하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대중 안에 있던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무릎을 꿇고 합장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겁이 얼마나 되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말해 줄 수 있으나, 네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019_0151_b_01L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유를 들어서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를 들어 말할 수 있다.”
019_0151_b_02L比丘白佛:“爲可作方喩以不?”佛言:“可作方喩。”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견고한 돌이 아무 구멍도 없이 한 덩어리로 되어서 가로와 세로와 높이가 꼭 1유순인데, 어떤 사람이 부드러운 비단옷으로 처음 살짝 스치거나 부드러운 담요로써 스치기도 하되, 백 년 만에 한 번 스치면서 그 돌이 다 닳도록 하여도 겁은 오히려 다할 수 없나니, 이 때문에 나는 겁의 장구한 그 변제는 알기가 어렵다고 말하노라. 겁의 장구함에 대한 비유는 이와 같다.
이처럼 장구한 겁의 수는 백, 천, 만, 천억만이니, 중생들은 이 장구한 겁에서 큰 고뇌를 받고 좋지 못한 고통으로 마음이 기쁘지 못하다. 마치 물거품이나 핏방울처럼 몸을 받아서 지옥ㆍ아귀ㆍ축생에 자주 태어나서 나쁜 갈래에 들어가나니, 그러므로 그대들은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하고, 도를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의 인연을 여의어야 하며, 반드시 이를 배워야 한다.”
그때 대중 안에 있던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무릎을 꿇은 채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옛적부터 얼마나 많은 겁이 지나갔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할 수는 있으나, 네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유를 들어서 말씀하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를 들어 말할 수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나이가 백 살이 되도록 날마다 새벽에 일어나 한낮과 석양인 세 때[三時]에 각각 백천 겁의 일을 기억하는데, 이처럼 날마다 기억하여 백 년이 넘도록 하여도 오히려 과거 겁수의 변제를 얻을 수 없으리니, 겁 수의 장구함이 또한 이와 같다.
019_0151_c_01L중생들이 이 장구한 겁에서 온갖 고통을 받고 좋지 못한 고통으로 마음이 기쁘지 못해서 자주 몸을 받아 지옥ㆍ아귀ㆍ축생에 태어나서 나쁜 갈래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비구들은 마땅히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하고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떠나야 하나니, 그대들 비구는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한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나아가 과거 억이나 되는 겁도 알 수가 없으며, 이 크나큰 땅도 그대들이 옛적에 태어나고 죽지 않은 곳이 없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해서 끝을 알기가 어렵나니, 그대 비구들은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끊고 여의어야 한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나아가 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19_0151_c_13L爾時,佛告諸比丘:“生死長遠。”乃至如上所說。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서 누구라도 그대들의 부모ㆍ형제ㆍ자매ㆍ처자ㆍ권속과 화상과 아사리와 어른이 되지 않는 자는 한 사람도 없으며, 또 이 세상에서 한 중생도 그대들을 살해하거나 그대들의 원수가 되지 않는 자도 없으며, 또한 다시 한 중생도 그대들의 몸과 살을 먹지 않은 자가 없으니, 이처럼 끝없이 나고 죽고 했느니라. 그리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비구들은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끊고 여의어야 하며,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19_0151_c_21L佛說是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34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9_0151_c_2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019_0151_c_23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9_0152_a_01L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하늘의 비가 땅에 내리면 곧 거품이 일어나면서 빨리 생겼다가 빨리 없어지듯이, 생사의 법이 빨리 생겼다가 빨리 없어지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며, 끝없는 생사의 장구함도 그와 같나니,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끊고 여의어야 하며,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19_0152_a_05L佛說是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34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9_0152_a_06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019_0152_a_07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의 장구함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19_0152_a_08L爾時,佛告諸比丘:“死生長遠。”如上所說。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치밀함이 빗자루로 쓸어내리는 것과 같아서 동쪽ㆍ서쪽ㆍ남쪽ㆍ북쪽과 네 간 방에 빈 공간이 없듯이, 동방에 있는 한량없는 세계에 중생들이 치성하고 안락하다가도 한량없는 세계가 모두 다 파괴되면 한량없는 세계에 가득 찬 중생들과 한량없는 세계도 모두 텅 비게 되면서 그 속에 사는 중생이 하나도 없게 되며, 남쪽ㆍ서쪽ㆍ북쪽과 네 간 방과 위아래도 역시 그와 같을 것이다. 그리고 생사는 비롯함이 없다.”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끊고 여의어야 하며 이를 마땅히 배워야 한다.”
019_0152_a_15L是故比丘,當勤方便,斷離諸有,應作是學。”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19_0152_a_16L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34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9_0152_a_17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019_0152_a_18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의 장구함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리고 생사는 비롯함이 없다.”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19_0152_a_19L爾時,佛告諸比丘:“生死長遠。”如上所說。“乃至無始生死。”亦如上說。
019_0152_b_01L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막대를 던질 때 밑이 땅에 붙기도 하고, 혹은 머리가 땅에 붙기도 하며, 혹은 깨끗하지 못한 더러운 곳에 떨어지기도 하듯이, 일체 중생도 그처럼 무명(無明)에 덮여서 혹은 천상에 나기도 하고, 혹은 인간에 있기도 하며, 혹은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떨어지기도 하며, 혹은 또 아수라(阿修羅)에 떨어지기도 하나니, 이 때문에 생사가 장구한 것이다.” 자세한 설명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다섯 개의 바퀴살이 있는 수레바퀴를 그 힘이 센 것이 빨리 굴리듯이, 일체 중생도 그처럼 무명(無明)에 덮여서 다섯 갈래에 윤회하나니, 이른바 인간ㆍ천상ㆍ지옥ㆍ아귀ㆍ축생이다. 이처럼 비롯함 없이 나고 죽고 하나니, 그러므로 비구들은 온갖 존재를 마땅히 끊고 착한 법을 행해야 한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지어감[行]은 무상하니 이는 생사의 법으로서 머무는 때가 없으며,믿을 만한 것이 못 되어서 무너지는 법이니, 그러므로 그대 비구들은 모든 지어감에 대하여 지족(止足)할 줄을 알고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애욕을 떠나 해탈을 구해야 한다.”
019_0152_c_01L당시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가손(迦孫)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다. 그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위하여 요긴한 법을 연설하시는데,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모두 좋았고, 그 뜻은 아주 심원하고 그 말씀은 교묘하였으며, 순일하여 잡됨이 없어서 맑고 깨끗한 범행(梵行)의 모양을 갖추었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그 때의 바기반사산의 모습은 이제는 이미 없어졌으며 그 때의 인민들도 모두 다 죽었다. 그리고 그 부처님 세존께서 열반하신 후에는 사람의 수명이 차츰 줄어들었다. 이러한 뜻에서 모든 지어감은 무상한 생사의 법으로서 머무는 때도 없고 믿을 만한 것도 못 되는 무너지는 법이니, 그러므로 비구들은 모든 지어감에 대하여 지족(止足)할 줄을 알고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애욕을 떠나고 해탈을 구해야 한다.”
그때 세상에는 부처님 세존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가나함모니(迦那含牟尼)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다. 당시 그 부처님께서 널리 대중들을 위하여 법의 요체를 연설하셨나니, 연설하신 바는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모두 좋았고, 그 뜻은 아주 심원하고 그 말씀은 교묘하였으며, 맑고 깨끗함을 갖추어서 범행(梵行)의 모양을 발휘한 것이었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는 인민들은 차츰 줄어들고 그 때의 산 모습은 이제 없어졌으며, 그 때의 인민들도 모두 죽었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모든 지어감은 무상하여 변천하는 법으로서 믿을 만한 것이 못 되어 마침내 마멸하고 만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지어감에 대하여 지족할 줄을 알고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애욕을 떠나고 해탈을 구해야 한다.”
019_0153_a_01L부처님께서 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적에 이 산의 이름은 선변(善邊)이었고, 그 때의 국토 이름은 적마(赤馬)였으며, 그때 사람의 수명은 2만 세였다. 당시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그 명호는 가섭(迦葉)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다. 그 부처님께서 널리 대중들을 위하여 온갖 법의 심오함을 분별해서 연설하셨는데, 그 말씀하신 것은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모두 좋았고, 그 뜻은 심원하고 그 말씀은 교묘하였으며, 순일하여 잡됨이 없어서 청정한 범행의 모습을 갖추었다.
비구들이여! 알아야 하나니, 선변산의 이름도 이제는 이미 없어졌고, 그 때의 사람들도 모두 죽었으며, 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로는 사람의 수명도 차츰 줄었나니, 그러므로 모든 지어감은 무상하여 변천하는 법으로서 머무는 때가 없고 믿을 만한 것이 못 되어서 마침내 마멸하고 만다. 따라서 마땅히 모든 지어감에 대하여 지족할 줄을 알고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애욕을 떠나고 해탈을 구해야 한다.
이 산은 지금 또 비부라산이라는 이름을 가졌고, 이 국토의 이름도 마갈제(摩竭提)라고 하며, 이 안에 있는 중생들의 수명은 백 년을 기준으로 더하기도 하고 줄기도 하였는데, 이 중생들이 만약 산에 오르려고 하면 잠깐 만에 갔다가 돌아온다. 그리고 나 석가문(釋迦文)이 세상에 출현하되, 10호(號)가 구족해서 대중들을 위해 한량없는 경전을 연설하나니, 그 말한 바는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모두 좋고, 그 뜻도 아주 심원하고, 그 말도 교묘하며 순일하여 잡됨이 없어서 청정한 범행의 모습을 갖추었다.”
019_0153_b_01L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산의 이름과 이 나라의 사람들도 오래지 않아 반드시 모두 없어질 것이며, 나 또한 오래지 않아서 곧 열반에 들 것이니, 이러한 뜻에서 모든 지어감은 무상하여 변천하는 법으로서 머무는 때가 없고, 믿을 만한 것이 못 되어서 마침내 마멸하고 만다.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모든 지어감에 대하여 지족할 줄을 알고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애욕을 떠나고 해탈을 구해야 한다.”
곱고 흰 옷에 검은 점 있으면 마치 파리가 붙은 것과 같아서 세상 사람이 모두 다 봅니다.
019_0155_a_22L鮮白上有點, 猶如蠅腳等, 世人皆共見。
019_0155_b_01L 만일 어질고 슬기로운 이가 조그마한 작은 허물 있으면 그 비유가 역시 그와 같아서
흰 옥에 검은 점 있는 것을 사람들이 멀리서도 다 봅니다.
019_0155_a_23L設諸賢智人。 有少微細過, 其喩亦如是,
珂貝上黑點, 人皆遠見之。
만약 번뇌를 다 끊어 버리면 모든 업이 다 깨끗해지는데 터럭만한 악이라도 있으면 사람들은 언덕이나 산처럼 봅니다.
019_0155_b_02L若斷結使者,
諸業皆潔淨, 有如毛髮惡, 人見如丘山。
비구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9_0155_b_03L比丘復說偈言:
천신이 지금 나를 이익케 하고 나를 구제하고자 하기 때문에 나를 볼 적마다 자주자주 나를 깨우쳐 주네.
019_0155_b_04L天今利益我, 爲欲拔濟故, 隨所見我處,
數數覺悟我。
천신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9_0155_b_06L天神說偈答言:
당신은 돈과 재물로써 나를 살 수도 없으며 또는 다른 나라를 깨트려서 포로로 잡을 수도 없습니다.
019_0155_b_07L汝不以錢財, 而用市我得, 又不破他國,
虜掠見擒獲。
손해와 이익을 당신 스스로 알지니 누가 당신을 따르면서 깨우칩니까? 온갖 손해와 이익에 대한 것을 당신은 지금 스스로 생각해야 합니다.
019_0155_b_09L損益汝自知, 誰逐汝覺悟?
汝今應自忖, 諸有損益事。
359 그때 존자 십력가섭(十力迦葉)이 구살라의 서니굴(栖尼窟) 속에 있었다.
019_0155_b_10L爾時,尊者十力迦葉在俱薩羅國拪泥窟中。
당시 이름이 연가(連迦)라는 한 사냥꾼이 있었는데, 그는 존자와 멀지 않은 곳에서 사슴 잡을 그물을 치고 있었다. 존자는 그 사냥꾼을 불쌍히 여겨서 그에게 설법을 하였으나, 그는 법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존자 가섭이 손가락 끝에서 광명을 내어 보였는데도, 사냥꾼은 보기는 했지만 그와 같은 나쁜 일을 싫어하지 않고 다만 혼자서 생각하였다. ‘사슴이 와서 그물에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그물에 들어가지 않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