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들아, 또 무슨 인연으로 그 하늘에 환희(歡喜)라는 이름의 동산이 있는가? 비구들아, 그 환희 동산에 삼십삼천왕이 들어가서 환희와 선환희(善歡喜)의 두 돌 위에 앉으면, 마음에 환희를 느끼고 뜻으로 환희를 생각하며, 생각한 뒤에 다시 생각하며, 모든 쾌락을 누리고 즐거움을 누린 뒤에는 다시 또 지극한 즐거움을 누리나니, 그 때문에 여러 하늘들은 함께 그 동산을 환희라고 일컫는 것이다. 비구들아, 또 그 하늘의 나무는 무슨 인연이 있기에 파리야달라구비타라 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저 파리야달라구비타라 나무 아래에 말다(末多)라는 천자가 살고 있는데, 그는 밤낮 언제나 그 하늘의 갖가지 5욕의 공덕이 완전히 갖추어져 화합하여 유희하며 즐거움을 받으니, 그 때문에 여러 하늘들은 그 나무를 파리야달라구비타라라고 일컫는 것이다. 또 비구들아, 삼십삼천이 비록 느닷없는 질병에 걸렸더라도 일찍이 반다감파석(般茶甘婆石)을 버리려고 한 적은 없었으니, 반드시 공양을 마련하고 존중하고 공경하며, 그런 뒤에라야 비로소 뜻대로 떠나간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 돌은 바로 여래께서 옛날에 사셨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늘들이 지제(支提)로 삼고, 일체 세간의 천인(天人)과 마범(魔梵)과 사문과 바라문 등이 공양하는 것이다.
019_0311_a_01L비구들아, 어떤 삼십삼천은 눈으로는 파루사가(波婁沙迦) 동산을 볼 수 있지만, 몸은 들어갈 수는 없다. 몸이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5욕의 공덕으로 두루 갖춘 즐거움은 누리지 못하니,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의 업은 훌륭하지만 그 전생의 선근(善根)이 미약하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삼십삼천은 파루사가 동산을 볼 수도 있고 몸도 들어갈 수도 있는데, 들어가게 되면 그곳의 온갖 5욕의 화합 공덕을 고루 얻어서 쾌락을 누리게 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선근이 더욱 훌륭하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어떤 삼십삼천은 눈으로 잡색거 동산을 볼 수도 없고 몸도 들어가지 못하며, 또한 그 동산의 5욕의 화합 공덕의 쾌락을 누리지 못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선근에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삼십삼천은 눈으로 비록 잡색거 동산을 볼 수는 있되, 몸은 들어갈 수가 없으며, 또한 그 동산의 5욕의 화합 공덕의 쾌락을 누리지 못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선근에 우열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삼십삼천은 눈으로 잡색거 동산을 볼 수 있고 몸도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가서는 그 갖가지 5욕을 모두 다 얻고 몸과 함께 어울려 화합하여 쾌락을 누리는데,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선근이 더욱 훌륭하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무릇 이 모든 삼십삼천으로서 잡란 동산을 모두 보지 못하는 이가 없으며, 또한 전부 들어갈 수도 있다. 들어가서는 전부 똑같이 그 동산에서의 갖가지 5욕의 화합 공덕을 두루 갖추어서 한 몸으로 쾌락을 누린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업을 한결같이 닦았기 때문이며, 그들 중에는 남다른 선근을 지닌 이가 없기 때문이다.
019_0311_b_01L비구들아, 어떤 삼십삼천은 그 몸이 환희 동산을 보지 못하고 들어가지도 못하며,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 곳에서의 갖가지 5욕의 화합 공덕을 몸을 같이하여 두루 갖추거나 쾌락을 누릴 수가 없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곳의 과보는 훌륭하지만 전생에 지은 업에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삼십삼천은 환희 동산을 보기는 하지만 들어가지는 못한다. 그리하여 역시 환희 동산에서의 갖가지 5욕의 화합 공덕을 몸을 같이하여 두루 갖추거나 쾌락을 누리지 못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여러 하늘들의 업에 다른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삼십삼천은 환희 동산을 볼 수 있고 몸이 들어갈 수도 있으며, 들어가서는 그 갖가지 5욕의 화합 공덕을 모두 갖추어서 몸을 같이하여 쾌락을 누릴 수도 있고 모두 다 받을 수 있게 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하늘은 옛날에 닦은 선한 업에 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019_0311_c_01L비구들아, 삼십삼천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제석천왕이 살고 있는 궁전에도 두 갈래 길이 있고, 여러 작은 천왕들과 다른 권속들인 삼십삼천이 있는 궁전에도 두 갈래 길이 있으며, 이라파나 큰 코끼리 왕이 살고 있는 궁전에도 두 갈래 길이 있으며, 파루사가 동산에도 역시 두 갈래 길이 있으며, 잡색거 동산과 잡란 동산과 환희 동산과 환희못 등의 낱낱 처소에도 각각 두 갈래 길이 있으며, 파리야달라구비타라 나무 아래에도 두 갈래 길이 있다. 비구들아, 제석천왕이 만약 파루사가 동산과 잡색거 동산, 환희 동산에 나아가서 목욕하고 노닐며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지면, 그때 바로 이라파나 큰 코끼리 왕을 생각한다. 그러면 이라파나 큰 코끼리 왕도 ‘제석천왕이 나를 생각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안 뒤에는 그 궁전으로부터 나와 곧 저절로 서른세 개 머리로 변하는데, 그 머리 하나씩마다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갖추었고, 그 어금니 하나하나마다 뒤에는 일곱 개의 못이 만들어졌으며, 하나하나의 못 속에는 저마다 일곱 송이의 꽃이 놓여 있고, 하나하나의 꽃 위에는 저마다 일곱 옥녀가 있으며, 하나하나의 옥녀에게는 또 각각 저절로 일곱의 여인이 모시고 있다.
019_0312_a_01L이렇게 이라파나 큰 코끼리 왕은 이와 같은 여러 신통변화를 지은 뒤에 즉시 제석왕에게 나아가며, 도착한 뒤에는 앞에서 엄숙하게 서 있는다. 그 때, 제석천왕은 다시 삼십삼천의 여러 작은 왕과 삼십삼천의 여러 작은 하늘 무리들을 생각한다. 그러면 그 작은 왕과 여러 하늘 무리들도 ‘제석천왕께서 지금 우리들을 생각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안 뒤에 저마다 갖가지 여러 묘한 영락으로 그 몸을 장식하고 각자 수레를 타고 함께 제석천왕에게 나아가는데, 도착한 뒤에는 각각 앞에 서 있는다. 그때 하늘 제석은 여러 하늘들을 보고 자신도 갖가지로 그 몸을 장식하여 여러 영락을 두루고, 여러 하늘 대중들에게 앞뒤 좌우로 둘러싸인 채 여러 작은 왕들과 함께 이라파나 큰 코끼리 왕의 위에 오른다. 제석천왕이 한가운데인 그 머리 위에 앉으면, 좌우 양편에는 각각 열여섯의 여러 작은 천왕들이 그 이라파나 코끼리 왕의 변화한 머리 위에 앉는다. 다른 자리를 잡아 앉으면 천제석은 여러 하늘들을 거느리고 파루사가와 잡색거와 잡란과 환희 등의 동산을 향하며 나아가는데, 도착해서는 멈추어 선다. 그 환희 등의 네 곳의 동산에는 모두 각각 세 가지 풍륜이 있는데, 개(開)ㆍ정(淨)ㆍ취(吹)가 그것이며 …… (설명을 생략함) …… 문을 열고 땅을 깨끗이 하고 꽃에 부는 것 등이다. 비구들아, 그 여러 동산에서는 바람이 불어와 꽃을 흩뿌리는데, 그 꽃이 두루 땅 위에 깔려서 쌓이는 것이 무릎까지 이르며, 그 꽃의 향기는 곳곳에 널리 풍겨 나간다.
그때 천제석은 여러 작은 천왕들과 삼십삼천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잡색거와 환희 등의 동산에 들어가서 즐겁게 노닐며 쾌락을 누리고 마음껏 오가면서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한다. 그때 만약 제석천왕이 영락을 갖고 싶으면 비수갈마(毘守羯磨)천자를 생각한다. 그러면 그 천자는 여러 가지 보배 영락을 변화로 만들어 천왕에게 받들어 올린다. 만약 삼십삼천의 여러 권속들이 영락을 구하여도, 비수갈마는 역시 다 변화로 만들어서 그들에게 올린다. 노랫소리나 악기 연주를 듣고자 하면, 여러 새들이 갖가지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는 너무나 온화하고 맑아서 하늘들로 하여금 즐겨 듣게 한다. 여러 하늘들은 그때 이렇게 즐거움을 받기를 1일에서 7일에 이르도록 하며, 나아가 1개월에서 3개월에 이르도록 갖가지로 즐기고 목욕하며 유쾌하게 노닐면서 가고 오고 서고 앉으며 마음껏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비구들아, 제석천왕에게는 열 천자가 항상 수호하는데, 그 열 명의 천자가 누구인가 하면, 첫째는 인타라가(因陀羅迦), 둘째는 구파가(瞿波迦), 셋째는 빈두가(頻頭迦), 넷째는 빈두파가(頻頭婆迦), 다섯째는 아구타가(阿俱吒迦), 여섯째는 타도다가(吒都多迦), 일곱째는 시파가(時婆迦), 여덟째는 호로기나(胡盧祇那), 아홉째는 난다가(難茶迦), 열째는 호로파가(胡盧婆迦)이다. 비구들아, 제석천왕에게는 이와 같은 열 명의 천자들이 언제나 좌우에서 따르되 버리거나 떠난 적이 없었으니, 그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019_0312_b_01L비구들아, 염부제 땅의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물에서 여러 가지 꽃이 나는데, 그 중에 가장 훌륭하고 아주 즐길 만한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 발두마꽃,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인데, 이러한 여러 꽃들은 그윽한 향기가 풍기고 연하고 아름답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阿提目多迦)꽃ㆍ첨파가(瞻波迦)꽃ㆍ파타라(波吒羅)꽃ㆍ소마나(蘇摩那)꽃ㆍ파리사가(婆利師迦)꽃ㆍ마리가(摩利迦)꽃ㆍ마두건지가(摩頭揵地迦)꽃ㆍ소건지가(搔揵地迦)꽃ㆍ유제가(遊提迦)꽃ㆍ수저사가리가(殊低沙迦利迦)꽃ㆍ타노사가니가(陀奴沙迦膩迦)꽃 등이다.
비구들아, 구타니(瞿陀尼) 사람들에게 물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인데, 그윽한 향기가 자욱하게 곳곳에 널리 풍겨 나간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니가꽃 등이다.
019_0312_c_01L비구들아, 불파제(弗婆提) 사람들에게 물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인데, 빛깔이 매우 빛나고 산뜻하며, 그윽한 향기가 널리 풍겨 나간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니가꽃 등이다.
비구들아, 울단월(鬱單越) 사람들에게 물에서 나는 꽃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인데, 향기가 부드럽고 연하여 곳곳에 널리 풍겨 나간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니가꽃 등이다.
비구들아, 일체의 모든 용과 금시조가 사는 곳에서 각각 물에서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데,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인데, 향기가 많이 나며 연하고 아름답고 묘하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갈가라리가(羯迦羅利迦)꽃과 마하갈가라리가(摩訶羯迦羅利迦)꽃 등이다.
019_0313_a_01L비구들아, 아수라 등에게도 각각 물에서 나는 여러 꽃들이 고루 피어나는데,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이며, 향기가 널리 풍겨서 매우 사랑하고 즐길 만하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꽃과 갈가라리가꽃과 마하갈가라리가꽃과 빈린담(頻隣曇)꽃과 마하빈린담(摩訶頻隣曇)꽃과 만다라범(曼陀羅梵)꽃과 마하만다라범(摩訶曼陀羅梵)꽃 등이다.
비구들아, 사천왕천에 있는 여러 하늘들에게도 물에서 나는 꽃이 있는데, 그 중 아주 묘하고 단정하며 사랑하고 즐길 만한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이며, 그 기운은 매우 향기로우며, 바탕은 아주 부드럽고 연하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훌륭하고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꽃과 갈가라리가꽃과 마하갈가라리가꽃과 빈린담꽃과 마하빈린담꽃 등이다.
019_0313_b_01L비구들아, 삼십삼천에도 물에서 나는 꽃이 있는데, 그 중 아주 묘하고 단정하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한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인데, 그 기운은 아주 향기로우며 모양이 매우 부드럽고 연하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훌륭하고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니가꽃과 갈가라리가꽃과 마하갈가라리가꽃과 빈린담꽃과 마하빈린담꽃과 만다라범꽃과 마하만다라범꽃 등이다. 삼십삼천에 있는 꽃들과 같이 야마천(夜摩天)ㆍ도솔타천(兜率咤天)ㆍ화자락천(化自樂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ㆍ마신천(魔身天) 등도 이와 같이 차례로 하나하나 모두 갖추고 있으며, 조금도 차이가 없다.
비구들아, 인간 세상의 여러 가지 꽃에는 일곱 가지 색깔이 있으니, 무엇이 일곱 가지인가? 이른바 불 색깔의 불빛과 금 색깔의 금빛과 청색깔의 청빛과 붉은 색깔의 붉은 빛과 흰 색깔의 흰 빛과 노란색의 노란빛과 검은 색깔의 검은빛이니, 비유하자면 마범(摩梵)에게 언제나 나타나는 색과 같다.
019_0313_c_01L비구들아, 인간 세상에 이 일곱 가지 색의 꽃이 있으며, 아수라들도 그와 같이 이 일곱 가지 색깔이 있으며,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도 이 일곱 가지 색깔이 있으니, 마치 마범(魔梵)에게 언제나 나타나는 색과 같다. 비구들아, 일체 하늘들에게는 열 가지 특별한 법이 있으니, 무엇이 열 가지인가? 비구들아, 첫째는 여러 하늘들이 다닐 때 오고 감에 끝이 없는 것이고, 둘째는 여러 하늘들이 다닐 때 오고 감에 거리낌이 없는 것이고, 셋째는 여러 하늘들이 다닐 때 더디거나 빠름이 없는 것이고, 넷째는 여러 하늘들이 다닐 때 발자국이 없는 것이고, 다섯째는 여러 하늘들의 몸과 힘에 병환이나 피로가 없는 것이며, 여섯째는 여러 하늘들의 몸에는 형체는 있되 그림자가 없는 것이며, 일곱째는 일체 하늘들은 대소변이 없는 것이며, 여덟째는 일체 하늘들에게는 콧물과 침이 없는 것이며, 아홉째는 여러 하늘들의 몸은 청정하고 미묘하여 가죽과 살과 힘줄과 맥과 기름ㆍ피ㆍ골수가 없는 것이며 , 열째는 여러 하늘들의 몸은 길거나 짧게, 푸르거나 누렇게, 붉거나 희게, 크거나 작게, 거칠거나 가늘게 나타내려고 하면 뜻대로 모두 다 할 수 있으며, 다 아름답고 미묘하며 단정하고 엄숙하고 뛰어나서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것이다. 모든 하늘들의 몸에는 이러한 열 가지 불가사의가 있다. 비구들아, 또 하늘들의 몸은 충실하고 원만하며 이가 희고 촘촘하며, 머리카락은 푸르고 단정하며 보드랍고 윤기가 흐르고, 몸에는 광명이 있고 신통력이 있어서 허공을 타고 날아다니며, 눈으로 보되 눈을 깜박이지 않고, 영락은 저절로 나고 옷에는 때가 묻지 않는다.
019_0314_a_01L비구들아, 염부제 사람들의 수명은 백 살인데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으며, 구파니 사람들의 수명은 2백 살인데 역시 일찍 죽는 이가 있으며, 불파제 사람들의 수명은 3백 살인데 역시 중간에 죽는 이가 있으며, 울단월 사람들의 정해진 수명은 천 살인데 일찍 죽는 이가 없다. 염마라(閻魔羅) 세간 중생들의 수명은 7만 2천 살인데 역시 중간에 죽는 이가 있으며, 여러 용과 금시조들의 수명은 1겁인데 역시 중간에 죽는 이가 있으며, 아수라들의 수명은 천 살이어서 삼십삼천과 같은데, 그러나 역시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으며, 4천왕천의 수명은 5백 살인데 역시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다. 삼십삼천의 수명은 1천 살이고, 야마천들의 수명은 2천 살이고, 도솔타천의 수명은 4천 살이며, 화락천들의 수명은 8천 살이고, 타화자재천의 수명은 1만6천 살이며, 마신천의 수명은 3만2천 살이고, 범신천의 수명은 1겁이다. 광억념천(光憶念天)의 수명은 2겁이고, 변정천들의 수명은 4겁이고, 광과천들의 수명은 8겁이고, 무상천들의 수명은 16겁이며, 불추천(不麤天)들의 수명은 천 겁이며, 무뇌천들의 수명은 2천 겁이고, 선견천들의 수명은 3천 겁이고, 선현천들의 수명은 4천 겁이며, 색구경천의 수명은 5천 겁이고, 허공처천(虛空處天)들의 수명은 10천 겁이며, 식처천(識處天)의 수명은 2만 1천 겁이고, 무소유처천(無所有處天)의 수명은 4만 2천 겁이며,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의 수명은 8만 4천 겁인데, 이들 여러 하늘들은 모두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다.
019_0314_b_01L비구들아, 염부제 사람의 신장은 3주(肘) 반이고, 옷 길이는 7주며, 너비는 3주 반이다. 구타니 사람과 불파제 사람의 몸의 크기와 옷은 염부제와 같으며, 울단월 사람의 신장은 7주이고, 옷 길이는 14주이며 위와 아래는 7주이다. 아수라의 신장은 1유순이고, 옷의 길이는 2유순이며, 너비는 1유순이며, 무게는 반 가리사(迦利沙)[수(隋)에서는 반 냥(兩)을 말한다]이다. 사천왕천의 신장은 반 유순이고, 옷 길이는 1유순이며, 너비는 반 유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이다. 삼십삼천의 신장은 1유순이고, 옷 길이는 2유순이며, 너비는 1유순이며, 무게는 반 가리사이다. 야마천의 신장은 2유순이고, 옷 길이는 4유순이며, 너비는 2유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迦利沙)와 4분의 1이다. 도솔타천의 신장은 4유순이며, 옷 길이는 8유순이고, 너비는 4유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와 8분의 1이니라. 화락천의 신장은 8유순이며, 옷 길이는 16유순이며, 둘레는 8유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의 16분의 1이다. 타화자재천의 신장은 16유순이며, 옷 길이는 32유순이고, 너비는 16유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와 삼십이분의 일이다. 마신천들의 신장은 32유순이며, 옷 길이는 64유순이고, 너비는 32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와 육십사분의 1이다. 이로부터 위의 여러 하늘들의 몸의 크기와 옷은 똑같아서 차이가 없다.
비구들아, 염부제 사람들은 모든 시장에서 교역할 때 혹은 돈과 보배로 하기도 하고, 혹은 곡식과 비단으로 하기도 하고, 혹은 중생들로 하기도 한다. 구타니 사람들은 모든 시장에서 교역할 때 혹은 소와 양으로 하기도 하고, 혹은 마니보(摩尼寶)로 하기도 한다. 불파제 사람들이 벌이는 시장의 교역은 혹은 재물과 비단으로 하기도 하고, 혹은 오곡(五穀)으로 하기도 하거나 혹은 마니보로 하기도 한다. 울단월 사람들에게는 시장의 교역이란 것이 없으니, 원하는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019_0314_c_01L비구들아, 염부제 사람과 구타니 사람과 불파제 사람들에게는 모두 남녀가 혼인하는 법이 있지만, 울단월 사람들에게는 나와 내 것이 없어서 만약 나뭇가지가 드리워지면 남녀가 교합하되, 다시 혼인이란 것이 없다. 비구들아, 용과 금시조와 아수라들에게는 모두 혼인하는 일이 있고, 남자와 여자의 법식(法式)이 있으니, 거의 인간들과 같다. 사천왕천과 삼십삼천과 야마천과 도솔타천과 화락천과 타화자재천과 마신천 등은 혼인하는 일이 있으니 …… (앞과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여기서부터 위에 있는 하늘들은 혼인하는 일이 없는데,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염부제 사람이 만약 음욕을 행할 때면 두 개의 근(根)이 서로 맞닿아서 부정한 것이 흘러 나온다. 구타니 사람과 불파제 사람과 울단월 사람들도 다 그와 같다. 모든 용과 금시조들이 만약 음욕을 행할 때면, 역시 두 개의 근이 서로 맞닿기는 하지만 그저 교미하는 기색을 낼 뿐 이내 유쾌하고 즐거워하기만 하되, 부정한 것은 없다. 아수라와 사천왕과 삼십삼천들이 음욕을 행할 때에는, 근이 맞닿아서 기분 좋게 즐기되, 역시 교미의 기색만을 낼 뿐 마치 용과 금시조들과 같아서 차이가 없다. 야마천들은 손을 잡기만 하면 음욕이 이루어지고, 도솔타천은 생각하기만 하면 음욕이 이루어지고, 화락천들은 눈여겨 자세히 보기만 하면 음욕이 이루어지고, 타화자재천은 함께 말하기만 하면 음욕이 이루어지고, 마신천들은 서로 보기만 하면 음욕이 이루어지는데, 모두가 기분 좋게 즐거움을 얻으면서 그 원하던 것을 이룬다.
019_0315_a_01L비구들아, 인간에 있는 반딧불의 밝기는 등불의 밝기보다 못하고, 등불의 밝기는 또한 횃불의 밝기보다 못하고, 횃불의 밝기는 불 더미의 밝기보다 못하고, 불 더미의 밝기는 여러 하늘의 별의 밝기보다 못하고, 별의 밝기는 달 궁전의 밝기보다 못하고, 달 궁전의 밝기는 또 해 궁전의 밝기보다 못하고, 해 궁전의 밝기는 그 빛이 환히 눈부시게 빛나지만 여전히 사천왕천의 담벽과 궁전과 몸에 두른 영락의 밝기보다 못하다. 사천왕천의 밝기는 또 삼십삼천에 있는 밝기보다 못하고, 삼십삼천의 밝기는 또 야마천의 담벽ㆍ궁전ㆍ영락의 밝기보다 못하고, 야마천 안에 있는 여러 밝기는 도솔타천의 밝기보다 못하고, 도솔타천에 있는 여러 밝기는 또 화락천의 밝기보다 못하고, 화락천 안에 있는 광명은 또 타화자재천들의 밝기보다 못하고, 타화자재천에 있는 밝기는 또 마신천의 밝기보다 못하며, 마신천들의 담벽ㆍ궁전ㆍ영락의 밝기는 아래 하늘들에 비하여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하며 특별하여 이보다 더한 것이 없다. 비구들아,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이 마신천의 밝기는 범신천의 밝기에 비하여 더욱더 미치지 못하며, 그 범신천의 것은 광억념천의 광명에 비하면 더욱 미치지 못하며, 광억념천의 것은 변정천의 것에 비하면 또 미치지 못하며, 변정천의 것은 광과천에 비하면 또 미치지 못한다. …… (이와 같아서 설명을 생략함) …… 무열뇌천과 선견천과 선현천과 아가니타천 등은 오직 영락만을 제외하고, 다른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 이렇게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하늘 세계거나 악마거나 범(梵)이거나 사문이거나 바라문인 사람들의 세간에서 지니고 있는 광명을 여래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의 광명에 비하려고 하면 백천만억 항하수로도 비할 수가 없으니, 이 여래의 광명이야말로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하며 특별하여 으뜸가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비구들아, 여래의 몸은 계행이 한량없기 때문이요, 삼마제(三摩提), 반야, 해탈, 해탈지견(解脫知見), 신통과 신통행(神通行), 교화와 교화륜(敎化輪), 설처(說處)와 설처륜(說處輪) 등이 모두 한량이 없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여래의 이와 같은 한량없는 공덕은 일체법을 모두 다 완전히 갖추었으니, 이런 이치 때문에 여래의 광명은 가장 훌륭하고 위없는 것이니, 이렇게 지녀야만 한다.
019_0315_b_01L비구들아, 모든 중생들에게는 네 가지 먹이[食]가 있어서 여러 요소[大]를 돕고 스스로 살고 유지하며, 모든 유(有)를 이룰 수 있고 서로 섭수(攝受)할 수 있다. 무엇이 네 가지 인가 하면, 첫째 큰 덩어리나 미세한 먹이[麤段及微細食]이고, 둘째는 부딪침의 먹이[觸食]이고, 셋째는 생각의 먹이[意思食]이고, 넷째는 식별의 먹이[識食]이다. 어떤 것을 중생이 큰 덩어리나 아주 미세한 먹이를 먹는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염부제 사람은 밥과 미숫가루와 콩과 생선 및 고기 등을 먹는데, 이것들을 큰 덩어리의 먹이라 하며, 덮고 가리고, 안마하고 목욕하고, 씻고 기름 발라 문지르는 이것들을 아주 미세한 먹이라고 한다. 구타니 사람과 불파제 사람들의 큰 덩어리나 미세한 먹이는 염부제와 거의 같으며, 울단월 사람은 몸소 농사짓지 않아도 저절로 익은 멥쌀이 생겨나 있으므로 이것을 큰 덩어리의 먹이로 삼으며, 덮고 가리며 목욕하고 안마하는 등을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비구들아, 모든 용과 금시조들은 여러 고기와 자라ㆍ악어ㆍ두꺼비ㆍ교룡ㆍ뱀ㆍ물개와 금비라(金毘羅) 등을 큰 덩어리의 먹이로 삼고, 덮고 가리며 목욕하는 등을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아수라들은 하늘 수타(須陀)의 묘하고 좋은 맛을 큰 덩어리의 먹이로 삼고, 가리고 덮는 것 등을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사천왕천과 여러 하늘들은 모두 저 하늘 수타의 맛을 큰 덩어리의 먹이로 삼으며, 여러 가리고 덮는 것 등을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삼십삼천은 또 그 하늘 수타의 맛을 커다란 덩어리의 먹이로 삼으며, 여러 가리고 덮는 것 등을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삼십삼천과 같이 이에 야마천ㆍ도솔타천ㆍ화락천과 타화자재천 등도 모두 그 하늘 수타의 맛으로 큰 덩어리의 먹이로 삼으며, 여러 가지 가리고 덮는 것 등으로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이로부터 그 이상의 모든 하늘들은 전부 선열(禪悅)과 법희(法喜)로써 먹이를 삼고, 삼마제(三摩提)로 먹이를 삼고, 삼마발제(三摩跋提:等至)로 먹이를 삼으며, 큰 덩어리나 미세한 먹이는 없다.
019_0315_c_01L비구들아, 어떤 중생들이 부딪침[觸]을 먹이를 삼는다. 비구들아, 일체 중생 가운데 알에서 나는 것[卵生]이 있는데, 이른바 거위와 기러기ㆍ학ㆍ닭ㆍ오리ㆍ공작ㆍ앵무새ㆍ비둘기ㆍ구욕새ㆍ제비ㆍ참새ㆍ꿩ㆍ까치ㆍ까마귀 등과 다른 여러 종류의 중생들이다. 알에서 난다는 것은 그 알에서 몸을 얻기 때문이니, 일체가 모두 부딪침으로 그 먹이를 삼는다. 어떤 중생들이 생각[思]으로 먹이를 삼는가 하면, 어떤 중생은 뜻과 사유로써 여러 감관을 도와서 몸과 목숨을 더욱 자라게 하니, 이른바 고기와 자라ㆍ거북ㆍ뱀ㆍ두꺼비ㆍ가라구타(伽羅瞿陀) 등과 그 밖의 다른 중생들이 뜻과 사유로써 여러 감관을 이롭게 해서 목숨을 더욱 자라게 하는 이들이니, 이들은 모두 생각으로 그 먹이를 삼는다. 어떤 중생들이 식별[識]로 먹이를 삼는가 하면, 이른바 지옥의 중생과 무변식처천(無邊識處天) 등이니, 이 중생들은 모두 식별로 유지하여 그 먹이로 삼는다. 비구들아, 이 네 가지 먹이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여러 감관을 유지하고머물게 하며 살아가는 것을 이어나가게 한다. 이 가운데 우타나(優陀那)가 있다.
꽃[花]과 빛깔[色]과 모든 법[諸法]과 수명(壽命)과 옷[衣]이 다섯째이고, 시장의 교역[市易]과 혼인하는 일과 근(根)과 광명과 먹이[食]가 열 가지이다.
019_0315_c_09L花色與諸法, 壽命衣第五, 市易及嫁娶,
根光食爲十。
비구들아, 세간의 중생들에게는 누구나 한결같이 세 가지 나쁜 행이 있는데, 무엇이 세 가인가 하면, 이른바 몸의 나쁜 행과 입의 나쁜 행과 뜻의 나쁜 행이다. 비구들아, 어떤 중생들이 몸의 나쁜 행을 짓고, 입의 나쁜 행을 짓고, 뜻의 나쁜 행을 지어서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나쁜 길에 떨어져 지옥에 나게 된다. 그는 이곳에서 최후의 식(識)이 없어지고, 지옥의 식이 처음으로 이어서 생겨나며, 그의 식이 같이 날 적에 곧 명색(各色)이 있고, 명색을 의지한 까닭에 곧 6입(入)이 있게 된다.
019_0316_a_01L비구들아, 다시 어떤 중생들은 몸의 나쁜 행을 짓고, 입의 나쁜 행을 짓고, 뜻의 나쁜 행을 짓는데,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나쁜 길에 떨어져 축생에 나게 된다. 그는 이곳에서 최후의 식이 없어지고, 축생의 식이 처음으로 이어서 생겨나며, 그의 식이 같이 생겨날 때에 곧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의지한 까닭에 곧 6입이 있게 된다. 비구들아, 또 어떤 중생들은 몸의 나쁜 행을 짓고 입의 나쁜 행을 짓고 뜻의 나쁜 행을 지어서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나쁜 길에 떨어져 염마세(閻摩世)에 나게 된다. 그는 이곳에서 최후의 식이 없어지고, 염마세의 식이 처음으로 이어서 생겨나며, 그의 식이 처음으로 생겨날 때에 곧 명색이 함께 일시에 나고, 명색을 의지한 까닭에 곧 6입이 있게 된다. 비구들아, 이것들을 이름하여 세 가지 나쁜 행이라 하니, 멀리하고 떠나야만 한다.
비구들아, 세간에는 다시 세 가지 착한 행이 있는데,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몸의 착한 행과 입의 착한 행과 뜻의 착한 행이다. 비구들아, 어떤 중생들은 몸으로 착한 행을 짓고, 입으로 착한 행을 짓고, 뜻으로 착한 행을 지어서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사람의 길에 태어난다. 그는 이곳에서 최후의 식이 없어지고 사람 길의 식을 처음으로 이어서 나게 되는데, 그 식이 생겨날 때에 곧 명색이 함께 일시에 생겨나고, 명색을 의지한 까닭에 곧 6입이 있게 된다.
019_0316_b_01L비구들아, 또 어떤 중생들은 몸으로 착한 행을 짓고, 입으로 착한 행을 짓고, 뜻으로 착한 행을 지어서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천상에 나게 된다. 이곳의 식이 없어지고 저 천상의 식이 처음으로 이어서 생겨나며, 그 식이 생겨날 때 곧 명색이 함께 일시에 나게 되며, 명색이 있는 까닭에 곧 6입이 생긴다. 비구들아, 그는 하늘에서 어떤 천자(天子)나 천녀(天女)에게서 혹은 앉은 곳에서나 혹은 양 무릎 사이에서 혹은 양 다리 사이에서 홀연히 나게 된다. 처음 날 때는 마치 인간 세상의 열두 살짜리 어린아이만 한데, 만약 그가 하늘 남자라면 곧 천자의 앉은 곳이나 무릎가의 한 곳에서 나게 되고, 만약 그가 하늘 여자라면 곧 천녀의 양 다리 안에서 나게 된다. 태어나면 그 하늘은 곧 ‘이는 나의 아들이다, 딸이다’라고 말하니, 이와 같음을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선을 닦아 하늘에 나면 이와 같은 법이 있나니, 이른바 천자와 천녀들은 처음 날 때에 스스로의 업인(業因)으로 훈습되었기 때문에 세 가지 기억을 얻는다. 첫째는 자신이 어떤 곳에서 죽은 줄을 알며, 둘째는 자신이 지금 이곳에 난 줄을 알며, 셋째는 그가 생겨난 것이 바로 이 업의 결과이고, 바로 이 복의 과보인 줄을 아는 것이다. 또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저곳에서 몸과 목숨이 무너진 뒤에 이 세간에 와서 났다. 나는 이 세 가지 업의 결과와 세 가지 업이 과보가 성숙함을 연하여 여기에 와서 났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몸의 착한 행과 입의 착한 행과 뜻의 착한 행이다. 이들 세 가지 업의 과보가 성숙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는 이곳에 와서 난 것이다.’
019_0316_c_01L또 이런 생각을 한다. ‘원컨대, 내가 만약 이곳에서 죽으면 장차 인간에 태어날지이다. 내가 인간에서 생을 받은 뒤에, 또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닦고, 몸과 입과 뜻의 착한 행을 닦음으로써 몸이 무너진 이후에 다시 이곳에 와서 날지어다.’ 이런 생각을 한 다음에는 이어 음식을 생각하는데, 먹고 싶다고 생각할 때에 바로 그 앞에는 여러 보배 그릇이 생기고, 그 그릇에는 저절로 하늘 수타의 맛이 갖가지 신기한 빛깔로 가득히 담겨진다. 여러 천자들 가운데 훌륭한 업을 지닌 이는, 그 수타 맛의 빛깔이 가장 희고 깨끗하며, 만약 그 천자의 과보가 중간이면 그 수타 맛의 빛깔은 조금 붉으며, 만약 그 천자의 복덕(福德)이 낮으면 그 수타 맛의 빛깔은 조금 검다. 그때 그 천차가 손으로 하늘 수타의 맛을 움켜쥐어 그 입 안에 넣으면 이 수타의 맛은 입에 들어가는 즉시 저절로 점점 녹아서 변화하는데, 마치 소(酥)와 생소(生酥)를 불 속에 던져 넣으면 저절로 녹아서 형체나 그림자가 없어져 버리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러하여 하늘 수타의 맛을 입 안에 넣으면 저절로 소화되는 것도 그와 같다. 이 맛을 먹고 난 뒤에, 만약 목이 마르면 이때 바로 그 앞에 하늘 보석의 그릇이 있다가 하늘 술이 가득히 담겨지는데, 복의 상ㆍ중ㆍ하에 따라 희고 붉고 검은 빛깔을 띠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그 입 안에 들어가서 녹는 것도 그러하다. 그때 그 천자가 다 먹고 마시고 나면, 몸은 드디어 크게 자라나는데, 몸의 크고 세밀함과 키의 높낮음은 그곳에 먼저 나 있던 천자와 천녀들과 다름이 없다.
비구들아, 이 여러 천자와 천녀들은 몸이 충족되고 나면 저마다 그 뜻에 따라 가고 싶은 곳으로 나아간다. 혹은 못물에 나아가기도 하는데, 그 못에 들어가서 깨끗하게 목욕하고 기뻐하며 즐거움을 누린다. 못에서 나온 뒤에 다시 향 나무로 나아가는데, 그때 그 향 나무의 가지가 저절로 낮게 굽어진다. 그러면 가지 속에서 온갖 묘한 향기가 나와 그의 손에 흘러 들어가며, 여러 천자들은 이것을 몸에 바르고, 몸에 바른 뒤에는 다시 옷 나무로 나아간다. 그때 옷 나무도 가지를 낮추고 그 가지 사이에서 또 갖가지 미묘하고 좋은 옷을 내는데, 그 손까지 닿도록 드리우면 옷을 가져다 입는다. 옷 입기를 마치면 영락 나무로 나아가며, 가지가 낮게 드리워져서 손에 들어오는 것도 앞에서와 같으며, 위아래에 영락을 둘러서 몸치장을 마치면 다시 다리[鬘] 나무로 나아간다. 그 나무가 낮게 드리워서 온갖 훌륭하고 묘한 꽃다발이 흘러 나오면, 천자는 그것을 가져와 머리를 꾸미고는 다시 그릇 나무로 나아간다. 이 나무에서도 갖가지 여러 보석 그릇들이 나오므로 마음껏 취한 뒤 과일 숲으로 가지고 나아가서 여러 가지 과일을 담아 깨물어 먹기도 하고, 혹은 즙을 내어서 먹기도 한다. 이렇게 하고 다시 여러 음악 나무로 나아가면, 나무가 또한 낮게 드리워지며 저절로 갖가지 악기를 변화해서 낸다. 그러면 뜻대로 가져다가 혹은 타거나 두드리고 혹은 노래하거나 춤추는데, 음성이 미묘하여 사람들이 즐겨 듣는다.
019_0317_a_01L이에 다시 여러 동산 숲으로 나아가는데, 동산에 들어가면, 곧 무량백(無量百)ㆍ무량천(無量千)ㆍ무량무변백천억(無量無邊白千億)의 여러 하늘 옥녀들을 만나게 된다. 이 여러 하늘들은 아직 옥녀를 보지 못하였을 때는 이른바 ‘나는 어느 곳에서부터 이 세간에 와서 났다. 나의 몸이 지금 이와 같은 과보를 얻은 것은 업이 성숙하였기 때문이다’라고 하여 전생의 업보를 전부 알며, 똑똑하고 분명하게 지난 세상 일을 기억하여 손바닥 안을 보듯 하지만, 천녀를 보자 이로 말미암아 여러 색(色)에 헷갈리기 때문에 바른 생각과 깨달아 알았던 이 마음이 곧 사라진다. 이와 같은 전생의 생각을 잃고는 현재의 욕망에만 집착하여 입으로 그저, ‘이들이 모두 바로 하늘의 옥녀입니까, 하늘의 옥녀입니까?’ 라고만 외치니, 이것을 바로 애욕에 속박을 받았다고 이름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 등을 세 가지 착한 행이라 하나니, 닦고 익혀야만 한다.
019_0317_b_01L비구들아, 매달마다 여섯 번의 오포사타(烏晡沙他)[수(隋)나라 말로는 증장(增長)이라 하는데, 재법(齋法)을 받아 지녀서 선근을 불린다는 뜻이다]가 있다. 백월(白月)은 반 달로서 15일이 있고, 흑월(黑月)도 반 달로서 15일이다. 백월과 흑월에는 각각 세 번의 재일(齋日)이 있는데, 무엇이 백월의 반 달 동안 세 번 재를 받드는 날인가 하면, 이른바 백월의 8일ㆍ14일ㆍ15일이다. 흑월에도 세 번 재를 받드는 날이 있는데 백월에서의 숫자와 같다. 무엇 때문에 백월ㆍ흑월의 두 달에 각 3일을 재계(齋戒)를 받아 지녀야 하는가? 비구들아, 백월ㆍ흑월에 각각 8일이 있는데, 이날에는 사대천왕이 그 권속을 모아서 널리 이른다. ‘너희들은 저마다 가서 두루 사방의 세간 가운데 어떤 사람이 행을 닦아 부모에게 효순하고 공양하며,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는지, 여러 어른들을 숭배하고 존중하는지, 보시를 닦고 행하며 계율을 받드는지, 8관(關)을 지켜 다스리며 6재(齋)를 지니는지를 자세히 살피라.’ 그때 사천왕이 이렇게 칙명하면, 그 여러 사자들은 천왕의 명을 받들어서, 곧 내려가서 일체 세간 사람들 가운데 누가 행을 닦아서 부모에게 효행하고 공양하며, 어느 족성자(族姓子)가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는지, 또 어느 집안의 남자와 여인이 어른을 공경히 섬기고 깍듯하게 숭배하며 예의로써 섬기는지, 누가 보시를 행하며, 누가 6재를 받들며, 누가 8금(禁:八關)을 지니며, 누가 계행을 지키는지를 두루 살핀다.
019_0317_c_01L그때 사자가 차례로 두루 세간을 다니며 관찰하는데, 만약 사람들 가운데 부모에게 효순하고 공양하는 이가 적고, 사문을 잘 섬기며 존중하는 이가 적고, 노인과 덕이 있는 바라문들을 잘 공경하는 이가 적고, 여러 장로들을 잘 숭배하며 공경하는 이가 적고, 보시가 박하고, 재를 받드는 이가 드물며, 보호하는 계율이 온전하지 못하고, 금하여 지키는 것에 모자람이 많음을 보면, 그때에 하늘 사자는 다 보고 나서 그날로 사천왕에게 돌아가서 이렇게 아뢴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세간의 모든 사람들 중에는 부모에게 효도로 봉양하며 받들어 섬기는 이가 많지 않습니다. 또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는 이도 많지 않으며, 노인이나 덕이 있는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고 중히 여기는 이가 많지 않습니다. 또한 보시를 닦아 행하고, 6재를 받아 지니는 사람도 많지 않으며, 계율을 받들어 행하며 8관을 수호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면 사대천왕은 여러 천사들의 이런 말을 듣고 마음으로 몹시 슬퍼하며 참으로 기뻐하지 않으면서 사자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만약 세간의 여러 사람들이 정말 그렇다면, 참으로 착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인간의 목숨은 극히 짧고 촉박하므로 젊은 시절 세상에 있으면서 여러 선을 닦고 후세까지 옮아가서 안락함을 얻어야 할 것인데, 어찌하여 지금 저 사람들은 부모에게 효도로 봉양하기를 많이 하지 못하고, 나아가 6재를 닦아 지니지 못하고 8금을 받아 행하지 못하며, 몸과 입을 지키며 다스리지 못한다는 말인가. 이것은 우리 하늘 대중들을 크게 줄이고 아수라 종자를 더욱 불리는 일이다.’
비구들아, 만약 세간 사람들이 부모에게 효순하고 공양하는 이가 많고, 사문과 바라문을 존중하며, 노인을 공경히 섬기면서 깍듯하게 닦고 예의로 겸양하며,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즐거이 6재를 받들며, 복의 업을 부지런히 숭상하고, 한결같이 8금을 지켜서 이렇게 수행하되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려면, 그때 하늘의 사자는 순찰을 마치고 사천왕에게 이렇게 아뢴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세간의 여러 사람들이 부모에게 효순하고 공양하는 이가 많고, 사문과 바라문과 여러 어른들을 공양하는 이가 많고, 기꺼이 보시를 행하고 부지런히 재계를 닦습니다.’ 그러면 사대천왕은 여러 천사들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즐거워하며 한없이 뛸 듯이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참으로 좋구나. 여러 세간 사람들이 이와 같이 아주 크게 어질고 착한 일을 잘 닦고 있구나. 왜냐 하면 그 여러 사람들의 수명은 너무나도 짧으므로 오래지 않아 다른 세상에 옮아갈 것인데, 지금 그 인간 세상에서 부모에게 효도로 봉양하고, 사문과 바라문을 받들어 섬기고 노인을 존경하고 행을 닦아 예의로써 겸양하며, 보시하기를 매우 좋아하며, 계율을 지니고 재를 지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일은 여러 하늘의 한량없는 권속을 불리고 아수라의 모든 종류를 줄이는 일이다.’
019_0318_a_01L비구들아, 무슨 까닭에 흑월과 백월의 각 14일을 바로 오포사타라 하는가? 비구들아, 이 흑월과 백월의 14일에는 사대천왕이 역시 각각 앞에서와 같이 그 태자를 불러서 세간에 내려가 선과 악을 관찰하게 한다. 선이 적으면 근심하고 선이 많으면 기뻐하나, 자세한 것은 모두 천사들이 말하는 바와 같지만 다만 태자를 몸소 내려가게 하는 것이 다르다.
비구들아, 흑월과 백월의 각 15일을 무슨 까닭에 또 오포사타라 하는가? 비구들아, 이날 사대천왕은 직접 세간에 내려가서 몸소 선과 악을 살피는데, 많고 적음을 안 뒤에 즉시 스스로 여러 하늘들이 모여 의논하는 곳인 선법당에 나아가 그 선법당 앞에서 제석을 향하여 인간의 선과 악의 많고 적음이며, 어기고 따르는 일들을 자세히 고한다. 그러면 제석은 만약 인간 세상에 복 닦는 이가 적다는 말을 들으면 역시 슬퍼하고 한탄하며 좋아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할까? 그렇게도 하늘의 무리는 점점 줄어들고 아수라의 무리들은 더욱더 불겠구나’라고 한다. 만약 인간 세상에 법다운 이가 많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으로 크게 즐거워하며 한없이 뛸 듯이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을 한다. ‘우리 하늘의 무리는 점차로 불어날 것이며, 아수라들의 무리는 점점 줄어들겠구나.’ 비구들아, 이로 말미암아 엿새는 여러 하늘들이 내려가서 인간의 선과 악을 살피므로 재계를 닦아야 하기 때문에 이날을 오포사타라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