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591_a_01L불설바라문자명종애념불리경(佛說婆羅門子命終愛念不離經)
019_0591_a_01L佛說婆羅門子命終愛念不離經
후한(後漢) 안식국(安息國) 사문 안세고(安世高) 한역
019_0591_a_02L後漢安息沙門安世高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9_0591_a_03L聞如是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어떤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외동아들이 목숨을 마치자 아들 생각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아 음식을 먹지도 못하고 마시지도 못하며 옷도 입지 않고 향도 바르지 않고, 그저 무덤에 찾아가 눈물만 흘렸다. 그는 울면서 항상 그를 품안에 안고 있던 때만 기억하였다.
그 때 그 바라문은 천천히 걸어 세존께 나아가 서로 위로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아, 너는 왜 모든 감관이 보통처럼 안정되지 않는가?”
019_0591_a_04L一時婆伽婆在舍衛城祇樹給孤獨園彼時有異婆羅門有一子命終愛念不離彼命終亦不能食亦不能飮亦不著衣亦不塗香但至塚閒而啼泣彼啼泣憶念在抱上於是彼婆羅門彷徉而行至世尊所到已共世尊面相慰勞面相慰勞已彼婆羅門卻坐一面已世尊告曰何以故婆羅門諸根不常定
“구담이시여, 제 의식(意識)이 어떻게 안정되겠습니까? 저는 외동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죽자 그리움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 아이가 죽은 후로 저는 음식을 먹을 수도 없고 마실 수도 없으며 옷도 입지 않고 향도 바르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집에서 눈물만 흘리면서 웁니다. 눈물을 흘리고 울 때에는 언제나 그 아이를 품안에 안고 있던 것만 기억납니다.”
019_0591_a_12L此瞿曇我意根云何意根當定我有一子而命終念不離彼命終我不能食不能飮著衣不塗香我但在家啼泣啼泣時憶念在抱上
“그렇다, 그렇다, 바라문아. 이 바라문아,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느니라.”
019_0591_a_16L如是如是婆羅門此婆羅門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
019_0591_b_01L“구담이시여, 어떻게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다고 하십니까? 구담이시여, 사랑이 생기면 기쁨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렇게 두번 세번 되풀이하였다. 세존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아니다, 아니다. 바라문아, 이 바라문아.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눈물이 있어 즐겁지 않으니라.”
이렇게 두번 세번 되풀이하셨다.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어떻게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이 있어 즐겁지 않다고 하십니까? 구담이시여, 사랑이 생기면 기쁨과 즐거움만 있습니다.”
그 때 그 바라문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도, 즐거워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으며, 즐거워하지 않는 것도 아니요 옳다고 말하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갔다.
그 때 기환(祇桓:기원) 동산 밖에서는 여러 놀이꾼들이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바라문은 기환 동산 밖에서 여러 놀이꾼들이 함께 놀이하고 있는 것을 멀리서 보고 생각하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총명한 이는 저들이다. 나는 사문 구담과 의논했던 것을 저들에게 모두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겠다.’
그 때 그 바라문은 곧 그 놀이꾼들에게로 가서, 부처님과 이야기했던 것을 모두 말하였다. 그렇게 말하고 나자 놀이꾼들이 그 바라문에게 대답하였다.
“이 바라문아, 어떻게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겠는가? 이 바라문아, 사랑이 생기면 반드시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그 때 그 바라문은 ‘이 놀이꾼들의 말은 내 생각과 같다’고 생각하고는 머리를 돌려 곧 떠났다.
019_0591_a_17L云何瞿曇豈當爾愛生已當有憂慼苦不樂耶此瞿曇愛生已當有歡喜愛念再三世尊告彼婆羅門曰如是如是婆羅門此婆羅門愛生已則有憂慼啼泣不樂再三彼婆羅門白世尊曰云何瞿曇豈當爾愛生已有憂慼不樂耶此瞿曇愛生已但有歡喜愛念於是彼婆羅門聞世尊所說亦不樂不說非不樂不然可已從坐起便還彼時祇桓門外有諸戲人共戲彼婆羅門遙見祇桓門外有諸戲人共戲見已作是念世閒聰明者此是最勝我寧可所可共沙門瞿曇論者盡當向彼戲人說之於是彼婆羅門便至彼諸戲人所到已所可共世尊論者盡向彼戲人說之如是說已彼諸戲人報彼婆羅門曰此婆羅門豈當爾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耶此婆羅愛生已當有歡喜愛念於是彼婆羅門作是念此諸戲人語與我等頭已卽便去
그 소문은 널리 퍼져 왕궁까지 전해졌다. 바사닉왕(婆斯匿王)도 사문 구담께서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다’고 말씀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말리(末利) 부인에게 말하였다.
“말리여, 나는 사문 구담께서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서 즐겁지 않다’고 말씀하신다는 말을 들었소?”
019_0591_b_16L彼所論則廣聞次第徹王宮王波斯匿聞之沙門瞿曇作是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王波斯匿聞已告末利夫人曰此末利我聞沙門瞿曇作是言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사랑이 생기면 괴로움과 근심과 슬픔이 있어 즐겁지 않습니다.”
019_0591_b_21L如是如是大王愛生已則有苦憂慼不樂
019_0591_c_01L“말리여, 나는 그대 스승이 그런 말을 한다고 들었더니, 그 제자인 그대도 마찬가지구려. 말리여, 저 사문 구담이 바로 그대의 스승이기 때문에 지금 그대는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다’라고 말하는것이오?”
019_0591_b_22L此末利我聞汝師言子亦爾汝末利彼沙門瞿曇是汝師而今汝作是言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
“대왕이여, 제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가시든지 혹은 사신을 보내 보십시오.”
019_0591_c_02L此大王聞我所說不信者便可自往若遣使
그 때 바사닉왕은 나리앙가(那梨鴦伽)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너 나리앙가여, 저 사문 구담에게 가서, 내 말로 문안하고 한량없이 문안하되 ‘기체 편안하시고 건강하신가’라고 여쭈어라. 그리고 이렇게 말하라.
‘구담이시여, 저 바사닉왕은 한량없이 문안합니다. 기체 편안하시고 건강하십니까? 구담께서는 참으로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다≻라고 말씀하셨습니까?’
그리하여, 나리앙가여, 만일 그 사문 구담께서 무엇이라 말씀하시거든, 너는 잘 받들어 가지고 외워 두거라. 왜냐 하면 그 분은 헛된 말씀을 하시지 않기 때문이다.”
019_0591_c_03L於是王波斯匿告那梨鴦伽婆羅門曰汝那梨鴦伽往彼沙門瞿曇所到已以我言問訊沙門瞿無量問訊安隱輕擧有力不作如是言此瞿曇王波斯匿無量問訊隱輕擧有力不實沙門瞿曇作是言≺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耶此那梨鴦伽若彼沙門瞿曇作是說汝當善受持誦習之何以故彼不虛說
나리앙가 바라문은 왕의 분부를 받고 부처님께 나아가 서로 위로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나리앙가 바라문은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바사닉왕은 한량없이 문안합니다. 기체 편안하시고 건강하십니까? 사문 구담께서는 참으로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다’라고 말씀하셨습니까?”
019_0591_c_11L彼那梨鴦伽婆羅門速受王波斯匿敎已至世尊所到已共世尊面相慰勞相慰勞已卻坐一面彼那梨鴦伽婆羅門卻坐一面已白世尊曰此瞿曇波斯匿王無量問訊安隱輕擧有力實沙門瞿曇作是言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耶
019_0592_a_01L“나리앙가야, 나는 너에게 도로 물으리니 아는 대로 대답하라. 나리앙가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혹 어떤 사람은 어머니가 목숨을 마치면 그는 미친 듯 마음이 어지러워 옷도 입지 않고 벗은 몸으로 아무데나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어머니를 볼 수 없다. 나는 어머니를 볼 수 없다.’
바라문아, 마땅히 알라. 이것이 곧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부형이나 자매나 아내가 목숨을 마치면 그는 곧 미친 듯 마음이 어지러워 옷도 입지 않고 벗은 몸으로 아무데나 돌아다니면서 ‘나는 아버지와 아내를 볼 수 없다’라고 말한다. 바라문아, 마땅히 알라. 이것이 곧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다’는 것이니라.
바라문아, 옛날 어떤 사람의 아내가 그 친정에 돌아갔을 때, 그 친정의 친척들은 그녀를 남편에게서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려고 하였다. 그 부인은 친척들이 자기를 데려다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곧 달아나 남편에게 돌아가 말하였다.
‘당신은 아셔야 합니다. 우리 친정 친척들이 저를 데려다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합니다. 당신이 지금 당장 어떻게 해 보세요.’
그러자 그 사람은 아주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 가지고 그 아내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 ‘우리 같이 떠나자. 우리 같이 떠나자’ 하고는, 그 아내의 목숨을 끊고 자기 목숨도 끊었다. 바라문아, 마땅히 알라. 이것이 바로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다’는 것이니라.”
019_0591_c_18L此那梨鴦伽我還問隨所有力當還報之於那梨鴦伽意云何或有人母命終彼母命終意狂亂裸形不著衣隨彼遊行作如是我不見母我不見母此婆羅門當知之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如是父兄姊妹若婦命終彼婦命終已則意狂亂裸形不著衣隨彼遊行作是我不見父及婦此婆羅門當知此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此婆羅門昔有一人婦還歸家彼親屬欲奪與他人彼婦人聞之親屬欲持我與他彼婦人聞已速便走還還至己夫到已語彼夫曰君當知我親屬欲持我與他人君所應爲者今當爲之於是彼人作極利刀持彼婦人手還入屋中作如是言當共同去當共同斷彼女人命亦自斷命此婆羅門當知此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
이에 나리앙가 바라문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잘 받들어 지니고 외워 익히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돌고 떠났다.
그는 바사닉왕에게 돌아가 말하였다.
“사실이었습니다, 대왕이여. 저 사문 구담은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바사닉왕은 말리 부인에게 말하였다.
“사실이었소, 말리여. 저 사문 구담께서는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다’라고 말씀하셨소.”
“그러므로 대왕이여, 저는 대왕께 도로 묻겠습니다. 마음대로 대답하소서. 대왕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왕께서는 저 비류라(鞞留羅) 대장을 사랑하십니까?”
019_0592_a_13L是那梨鴦伽婆羅門聞世尊所說受持誦習已從坐起繞世尊已離世還至王波斯匿所到已白王波斯匿曰實爾大王彼沙門瞿曇作是說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於是王波斯匿告末利夫人曰實爾末利彼沙門瞿曇作是說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是故大王我還問王隨所有力當報之於大王意云何愛鞞留羅大將不
“말리여, 나는 저 비류라 대장을 사랑하오.”
此末利我愛彼鞞留羅大將
019_0592_b_01L“대왕이여, 저 비류라 대장에게 몸이 무너져 썩어 없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대왕님께서는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생겨 즐겁지 않겠습니까?”
019_0592_a_23L大王彼鞞留羅大將是敗壞是變異生苦憂慼不樂不
“말리여, 비류라 대장에게 몸이 무너져 썩어 없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생겨 즐겁지 않을 것이오.”
019_0592_b_02L此末利鞞留羅大有敗壞變異則有憂慼苦不樂
“그러므로 대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은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왕께서는 저 현수(賢首) 대장을 사랑하십니까? 그리고 일분다리(一奔陀利) 큰 코끼리와 바이제(婆夷提) 공주와 바사찰제례(婆沙刹諦隷) 부인과 가시국(迦尸國) 인민들을 사랑하십니까?”
019_0592_b_03L大王當以此知之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於大王意云何愛賢首大將愛一奔陁利大象愛婆夷提女愛婆沙剎諦隸夫人愛迦尸人民不
“말리여, 나는 가시와 구살라(拘薩羅) 인민들을 모두 사랑하오.”
019_0592_b_07L此末利愛迦尸拘薩羅人民
“대왕이여, 만일 그들에게 몸이 무너져 썩어 없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괴로움과 근심과 슬픔이 생겨 즐겁지 않겠습니까?”
“말리여, 내가 다섯 가지 음욕으로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모두 가시와 구살라 인민 덕분이오. 말리여, 가시 인민들에게 몸이 무너져 썩어 없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내 목숨도 보전하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괴로움과 근심과 슬픔의 즐겁지 않음이 없을 수 있겠소?”
019_0592_b_08L此大王迦尸拘薩羅人民亦是敗壞有變異生苦憂慼不樂不此末利諸五婬欲自娛樂皆因迦尸拘薩羅人民此末利尸人民敗壞變異者我命不全況當不生苦憂慼不樂
“대왕이여, 아셔야 합니다. 그것이 곧 ‘사랑이 생기면 괴로움과 근심과 슬픔이 있어 즐겁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왕께서는 지금 저를 사랑하십니까?”
019_0592_b_13L此大王當知此愛生已則有苦憂慼不樂於大王意云今寧愍妾不
“말리여, 나는 그대를 사랑하오.”
此末利我亦愍汝
“대왕이여, 저에게 몸이 무너져 썩어 없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과연 괴로움과 근심과 슬픔의 즐겁지 않음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019_0592_b_15L大王妾亦有敗壞有變異寧可不生苦憂慼不樂耶
“그대 말리에게 몸이 무너져 썩어 없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내게는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의 즐겁지 않은 마음이 생길 것이오.”
019_0592_b_17L汝末利敗壞有變異我亦當生憂慼苦不樂
“그러므로 대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사랑이 생기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어 즐겁지 않은 것입니다.”
019_0592_b_18L此大王以此當知之愛生已則有憂慼苦不樂
019_0592_c_01L“말리여, 나는 이 사실로 말미암아 오늘부터는 저 사문 구담을 내 스승으로 모시고 나는 그 제자가 되겠소. 말리여, 나는 저 세존과 법과 비구들에게 귀의하오. 나는 저 세존 밑에서 우바새가 되어, 오늘부터는 살생하지 않겠소. 나는 지금 부처님께 귀의하오.”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바사닉왕은 멀리서 부처님 말씀을 전해 듣고 기뻐하고 또 즐거워하였다.
019_0592_b_19L末利從今日始彼沙門瞿曇因此事當爲我師我爲弟子此末利我今歸彼世尊法及比丘僧我於彼世尊持優婆塞從今日始離於殺今自歸佛如是說王波斯匿遙聞世尊所說喜而樂
佛說婆羅門子命終愛念不離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