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부처님께서 여러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바르지 못한 길과 함께 바른 길을 설하리니, 듣도록 하여라. 무엇이 바르지 못한 길인가. 도리에 어긋난 소견[見]ㆍ도리에 어긋난 생각[念]ㆍ도리에 어긋난 말[語]ㆍ도리에 어긋난 정진(精進: 治)ㆍ도리에 어긋난 수용(受用: 求)ㆍ도리에 어긋난 행위[行]ㆍ도리에 어긋난 사유(思惟: 意)ㆍ도리에 어긋난 선정(禪定: 定)을 행함이 여덟 가지 바르지 못한 길이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 바른 길을 행하는 일인가. 첫째는 도리에 맞는 소견이니라. 어떤 일들이 도리에 맞는 소견인가. 보시(布施)를 따라 행하는 일, 예의를 따라 행하는 일, 사당(祠堂)에서 재계(齋戒)를 따라 행하는 일이니라. 또 선악(善惡)의 행은 자연히 똑같은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을 확실히 아는 일, 부모에게 복종하는 일, 천하도인을 존경하는 일이니라. 그리고 구도(求道)를 따라 행하는 일, 도리에 맞는 행위를 따르는 일, 도리에 맞는 수용(受用)을 따르는 일이니라. 지금의 세상과 다음 세상에도 스스로 슬기롭게 깨닫고, 자신이 성취한 일을 곧바로 모두에게 알려 설하는 것이 도리에 맞는 소견이니라.
둘째는 도리에 맞는 생각이니, 어떤 일들인가. 욕심과 집을 버리겠다고 생각하는 일, 성내거나 분노하지 않는 일, 서로 침해하지 않는 일이 도리에 맞는 생각이니라.
019_0684_a_13L第二諦念爲何等?所意棄欲、棄家、不瞋恚怒、不相侵,是爲諦念。
셋째는 도리에 맞는 말이니, 어떤 일들인가. 두 말로 이간시키는 말을 하지 않는 일, 덧붙인 말을 남에게 전하지 않는 일, 사납게 남을 매도(罵倒)하지 않는 일, 거짓말로 남을 속이지 않는 일이 도리에 맞는 말이니라.
019_0684_a_15L第三諦語爲何等?不兩舌、不傳語、不惡罵、不妄語,是爲諦語。
넷째는 도리에 맞는 행위이니, 어떤 일들인가. 살생하는 일, 도둑질하는 일, 음탕한 일 등을 하지 않는 것이 도리에 맞는 행위이니라.
019_0684_a_17L第四諦行爲何等?不殺盜婬,是爲諦行。
다섯째는 도리에 맞는 수용(受用)이니, 어떤 일들인가. 법을 듣고 도를 지닌 제자는 법답게 수용하고 비법으로 수용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공양을 받는 일, 침상과 와구(臥具)를 마련하는 일, 병 치료에 탕약을 구하는 일 등을 바른 법으로 수용하고 비법으로 수용하지 않음이 도리에 맞는 수용이니라.
019_0684_b_01L여섯째는 도리에 맞는 정진(精進)이니, 어떤 일들인가. 삶과 죽음에 대한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나로 통일시켜 닦는 일, 정진할 대상을 향하여 닦는 일, 힘찬 인연을 일으켜서 닦는 일 등에 싫증 내지 않고 정진하여 마음에 굳게 지님이 도리에 맞는 정진이니라.
일곱째는 도리에 맞는 사유(思惟)이니, 어떤 일들인가. 삶과 죽음에 대한 마음을 집중하여 닦는 일에 하나로 통일된 사유를 계속 이어 사유하되, 거짓이나 함께함이 없는 마음으로 추구하는 것이 도리에 맞는 정진이니라.
019_0684_b_03L第七諦意爲何等?生死行合意念、向意念,不妄不共意求,是名爲諦意。
여덟째는 도리에 맞는 선정(禪定)이니, 어떤 일들인가. 삶과 죽음이 하나로 통일된 사유가 고요해지고, 계속 고요함을 지켜 나가면, 이미 고요한 상태가 한 곳에 집중된 선정을 이루느니라. 그러면 무엇을 한다는 생각도 없고, 어떠한 결점도 생기지 않으며, 가운데[無記]에 떨어지지도 않으니, 이를 도리에 맞는 선정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비구들이여, 도를 닦는 제자들은 마땅히 닦아야 할 이 여덟 가지 도리에 맞는 도(道)를 받들어서 말한 대로 행한다면, 당연히 여덟 가지로 닦는 깨달음의 길을 얻으리라.
019_0684_b_08L比丘!所有道弟子,當受是八種行諦道,如說行可得道八行覺。
도리에 맞는 소견이란, 보시(布施)를 따라 행하는 일이니, 다음 세상에 구족한 복을 얻을 것이요, 예의를 따라 행하는 일이니, 사문(沙門)과 도인(道人)을 보고 예경(禮敬)하는 복을 지을 것이며, 사당(祠堂)에서 재계(齋戒)를 따라 행하는 일이니, 번을 달고 향을 태우며 꽃을 뿌려 등불을 밝힐 것이니라. 또 닦아야 할 열 가지 선[十善]을 따라 행하는 일이니, 자연히 복을 얻을 것이요, 부모를 따라 복종하는 일이니, 효도와 순종이 따를 것이며, 천하도인을 존경하는 일이니, 경(經)을 기쁜 마음으로 받들 것이니라. 또 구도(求道)를 따라 행하는 일이니, 도를 닦게 될 것이요, 도리에 맞는 행위를 따르는 일이니, 나쁜 마음이 끊어질 것이며, 도리에 맞는 수용(受用)을 따르는 일이니, 계율을 범하지 않게 되리라. 그리고 지금의 세상과 다음 세상에서 자기의 슬기로 지혜를 얻고 다른 사람을 깨우칠 수 있도록 자신이 성취하는 일이니, 능히 남을 성취시키는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성취시키면서, 곧바로 모두에게 알려 설하는 것이니라. 이를 도리에 맞는 소견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이와 같이 알면, 곧 스스로 해탈하고 다른 사람도 해탈시키느니라.
셋째 도리에 맞는 말이란, 사납게 남을 매도(罵倒)하지 않는 일이요, 입으로 짓는 네 가지 허물을 범하지 않는 일이며, 단지 성의를 다하여 도품(道品)의 진실한 요점만을 설하는 일이니라.
019_0684_b_22L第三諦語者,不惡罵不犯口四過,但說至誠道品諦要。
019_0684_c_01L넷째 도리에 맞는 행위란, 살생하는 일과 도둑질하는 일과 음탕한 일을 하지 않으면서, 성실한 신의를 실천하는 일이니라.
019_0684_c_01L第四諦行者,不殺盜婬而行誠信。
다섯째 도리에 맞는 수용(受用)이란, 탐욕에 빠지지 않고, 단지 한 벌의 옷과 한 끼니의 밥으로 천하게 몸을 가려 지탱하는 일이니라.
019_0684_c_02L第五諦不墮貪者,但求一衣一食爲賤醫。
여섯째 도리에 맞는 정진이란, 삼십칠품경(三十七品經)으로 향하기 위한 일이니라.
019_0684_c_04L第六諦治者爲向三十七品經。
일곱째 도리에 맞는 사유(思惟)란, 날로 더욱 삼십칠품경(三十七品經)을 떠나지 않고 사유하는 일이니라.
019_0684_c_05L第七諦意者日增三十七品經,不離意。
여덟째 도리에 맞는 선정(禪定)이란, 잊어버리지 않는 인연의 일이니라. 흔들림 없이 고요함[止]은 언제나 사유를 되돌려 지킬 것이요. 이미 흔들림 없이 고요한 상태[已止]는, 어떤 것도 범할 대상이 아니며, 한 곳에 집중된 선정은 순조롭게 닦는 길[福道]이 성취된 경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