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710_b_01L불설방우경(佛說放牛經)
019_0710_b_01L佛說放牛經


후진(後秦) 구자국(龜茲國) 구마라집(鳩摩羅什) 한역
019_0710_b_02L後秦龜茲國三藏鳩摩羅什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9_0710_b_03L聞如是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祈樹給孤獨園)에 계셨다.
019_0710_b_04L一時婆伽婆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이때에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소를 치는 이가 소를 키우는데 편리하고 마땅한 방법을 알지 못하여 소를 키울 줄을 모르는 것으로는 열한 가지를 들 수 있다.
그 열한 가지란, 첫째는 소를 치는 이가 그 색(色)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둘째는 그 모양[相]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셋째는 쓰다듬고 씻어 줄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넷째는 그 부스럼을 예방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연기를 피울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길을 가리어 다니게 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일곱째는 소를 사랑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어느 길로 건너게 해야 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아홉째는 좋은 물과 풀을 먹게 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열째는 소의 젖을 짤 때에 남겨 두어야 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열한 째는 소를 제대로 기르는지 아닌지를 분별할 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열한 가지 일을 소치는 이가 알지 못하여 소를 기르고 보호하지 못하면, 소는 마침내 잘 자라거나 불어나지 못하고 나날이 줄어들게 된다.
019_0710_b_05L是時佛告諸比丘有十一放牛兒不知放牛便宜不曉養牛何等十一一者放牛兒不知色二者不知相三者不知摩刷四者不知護五者不知作煙六者不知擇道行七者不知愛牛八者不知何道渡水九者不知逐好水草十者𤛓牛不遺十一者不知分別養可用不可用如是十一事放牛兒不曉養護其牛牛終不滋息日日有減
비구도 이 소치는 사람처럼 열한 가지 일을 알아 행하지 못하면, 마침내 이 법에서 사문이 될 수 없으며, 결국은 이 법에서 법과 계율의 뿌리를 심은 것이 아니어서, 그 그늘을 이루는 가지와 잎도 없게 된다. 만일 열한 가지의 일을 행하지 않고 억지로 사문이 된다면, 그는 죽어서 3악도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019_0710_b_14L比丘不知行十一事如放牛兒者終不成沙門此法中終不種法律根栽無有葉枝覆蔭不行十一事强爲沙門者死墮三惡道
그러면 비구로서 알아 행하지 못하는 열한 가지 행이란 무엇인가.
그 열한 가지란, 첫째는 비구로서 그 색(色)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둘째는 그 모양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셋째는 갈고 닦아 없애 버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갈고 닦아 없애 버릴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넷째는 부스럼을 사전에 단속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스럼을 사전에 단속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연기를 피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피울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길을 가리어 다닐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일곱째는 소를 사랑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어느 길로 물을 건너야 하는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아홉째는 먹을 만한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열째는 먹을 때에 한도가 있게 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1) 열한 째는 장로(長老)를 공경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019_0710_b_18L何等比丘十一行比丘不知不知相應摩刷不知摩刷應護瘡知護瘡應作煙不知作煙不知擇道行不知愛牛不知何道渡水不知食處不知敬長老
019_0710_c_01L첫째, 비구여, 무엇을 색(色)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가? 이는 비구가 4대(大)를 알지 못하며, 색(色)이 4대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색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019_0710_b_22L比丘云何不知色比丘不知四大不知四大所造色比丘如是不知
둘째, 비구여, 무엇을 모양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가? 이는 비구가 어리석음의 인연 모양[因緣相]을 알지 못함과 슬기로움의 인연 모양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무엇을 어리석음의 인연 모양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가? 비구가 나쁜 행동의 인연[黑緣]을 알지 못하고, 착한 행동의 인연[白緣]을 알지 못하며, 나쁜 행동과 착한 행동의 인연[黑白緣]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무엇을 슬기로움의 인연 모양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가? 비구가 나쁜 행동의 인연을 알지 못하고, 착한 행동의 인연을 알지 못하며, 나쁜 행동과 착한 행동의 인연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모양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019_0710_c_02L比丘云何不知相比丘不知癡因緣相不知黠因緣相云何不知癡因緣相比丘不知黑緣不知白緣知黑白緣云何不知黠相不知黑緣不知白緣不知白黑緣比丘如是不知相
셋째, 비구여, 무엇을 갈고 닦아 없애 버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갈고 닦아 없애 버리지 못한다고 하는가? 비구가 애욕의 마음이 발동하는 경우에 곧 즐기고 집착하여 그것을 버리지 않고 잊지 않으며 끊지 않고 다 간직하고 토해 버리지 않는 것과,2) 성냄ㆍ어리석음ㆍ탐내고 아까워함과 그 밖의 나쁜 마음이 일어나려고 하는 경우에 다 간직하고 토해 버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갈고 닦아 없애 버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갈고 닦아 없애 버리지 못한다.
019_0710_c_07L比丘云何應摩刷而不摩刷設欲心發便樂著不捨不忘不斷起愚癡貪慳及餘惡心盡懷不吐捨如是比丘應摩刷而不摩刷也
넷째, 비구여, 무엇을 부스럼을 사전에 단속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스럼을 사전에 단속할 줄을 알지 못한다고 하느냐.
비구가 색을 보고 생각을 일으키고ㆍ소리를 듣고 애착하고ㆍ사물의 모양을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나쁜 짓인지 알지 못하여,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 등 6근(根)을 사전에 단속하지 못하고, 그리고 6근이 밖의 6경계[塵]로 다 달아나도 막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그 부스럼을 사전에 단속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부스럼을 사전에 단속하지 못한다.
019_0710_c_10L比丘云何應護瘡而不護瘡比丘見色起想聞聲愛著思想形體不知爲惡不護眼根盡馳外塵而不能護如是比丘應護瘡而不護瘡
다섯째, 비구여, 무엇을 연기를 피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피울 줄을 알지 못한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배우고 들은 것을 남에게 말해줄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연기를 피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피울 줄을 알지 못한다.
019_0710_c_15L云何比丘應作煙而不作煙所學聞不知爲人說如是比丘起煙而不起煙
여섯째, 비구여, 무엇을 길을 가리어 다닐 줄을 알지 못한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바른 길에 들어 행하지 않고 옳지 못한 길에서 행함을 말한다. 무엇이 옳지 못한 길을 행함인가 하면, 비구가 사창가나 술집 또는 노름판에 들어감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갈 길을 알지 못한다.
019_0710_c_17L云何比丘不知擇道行比丘不入直道行行於非道云何行非道比丘入婬女里及酒會博戲處如是比丘爲不知行道
일곱째, 비구여. 무엇을 사랑할 줄을 알지 못한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법을 설하는 자리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좋아하거나 기꺼이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사랑할 줄을 알지 못한다.
019_0710_c_20L云何比丘不知愛比丘講說法寶時不至心愛樂如是比丘爲不知愛
019_0711_a_01L여덟째, 비구여. 무엇을 어느 길로 건너야 할 줄을 알지 못한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4제(諦)를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4제를 알지 못한다고 하느냐. 비구가 고제(苦諦)ㆍ고습제(苦習諦 : 集諦)ㆍ고진제(苦盡諦 : 滅諦)ㆍ고진도제(苦盡道諦 : 道諦)를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어느 길로 건너야 할 줄을 알지 못한다.
019_0710_c_22L云何比丘知渡水比丘不知四諦何等四諦不知苦諦苦習諦苦盡諦苦盡道如是比丘爲不知渡水
아홉째, 비구여. 무엇을 먹을 만한 곳을 알지 못한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4의지(意止 : 念處)를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4의지란, 첫 번째는 신념처(身念處)로 비구가 몸[身]을 안으로, 밖으로, 안팎으로 관찰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수념처(受念處)로 느낌[通]을 안으로, 밖으로, 안팎으로 관찰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세 번째는 의념처(意念處)로 마음[意]을 안으로, 밖으로, 안팎으로 관찰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법념처(法念處)로 법[法]을 안으로, 밖으로, 안팎으로 관찰할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구는 먹을 만한 곳을 알지 못한다.
019_0711_a_02L云何比丘不知食處比丘不知四意止何等四意止比丘不知內觀身外觀身內外觀身不知內觀痛外觀痛內外觀痛不知內觀意外觀意內外觀意不知內觀法外觀法內外觀法如是比丘爲不知食處
열째, 비구여, 무엇을 먹을 때에 한도가 있게 할 줄을 알지 못한다고 하느냐.
비구가 만일 국왕ㆍ장자ㆍ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에게 공양 초대를 받게 되어 그들이 갖가지 음식을 마련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받들어 올리는 경우에, 비구가 그 한도를 알지 못하고 먹고 남은 음식이 있으면 또 이를 가지고 가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먹을 때에 한도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
019_0711_a_08L云何比丘不知食不盡比丘設爲國王長者淸信士女請食設種種餚饌至心進上比丘不知齊食已有餘復欲持歸如是比丘不知食不盡
열한째, 비구여, 무엇을 장로(長老)를 공경할 줄을 알지 못한다고 하느냐.
비구가 공경함과 공양함을 모른 데서야 어찌 말이 되는가. 오랫동안 도와 덕을 닦고 학문이 넓고 높은 장로가 있는데, 젊은 비구가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하고 공경하지 않으며, 그를 보고도 일어서지 않고 자리를 피하지도 않으며, 업신여기고 거만하며 희롱하여서, 바른 마음으로 대우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장로를 공경할 줄을 알지 못한다.
019_0711_a_12L云何比丘不知敬長老比丘恭敬供養之云何不知設有長老比丘久習道德學問廣博小比丘不至心禮敬見之不起不爲避坐慢調戲不以善心待如是比丘不知敬長老
비구로서 이 열한 가지의 일을 행할 줄을 알지 못하면, 나의 법에서 응당 사문이 될 수 없으며, 법과 계율의 뿌리를 심은 것이 아니어서 그 그늘을 이루는 가지와 잎이 존재할 수가 없고, 모두 스스로 썩고 무너질 것이니, 도리어 속인으로 있는 것만도 못하다. 만약 억지로 사문이 된다면, 그는 죽어서 반드시 3악도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019_0711_a_17L其有比丘不知行十一法吾法中不應爲沙門不種法律根栽無枝葉覆蔭皆自朽壞不如還爲白若强爲沙門者必入三惡道
019_0711_b_01L비구여. 소치는 이가 열한 가지 일로 소를 기르고 보호하여, 소를 더욱 불어나게 할 수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그 11가지 일이란, 첫째는 소를 치는 이가 색(色)을 아는 것이요, 둘째는 모양을 아는 것이요, 셋째는 쓰다듬고 씻어줄 줄을 아는 것이요, 넷째는 그 부스럼을 예방할 줄을 아는 것이요, 다섯째는 연기를 피울 줄을 아는 것이다. 여섯째는 길을 가리어 다니게 할 줄을 아는 것이요, 일곱째는 소를 사랑할 줄을 아는 것이요, 여덟째는 어느 길로 건너게 해야 할 줄을 아는 것이요, 아홉째는 좋은 물과 풀을 먹게 해줄 줄을 아는 것이요, 열째는 소의 젖을 짤 때에 남겨 둘 줄을 아는 것이요, 열한째는 소의 장점과 단점을 분별할 줄을 아는 것이다.
이와 같이 소를 치는 이는 곧 그 소를 기르고 보호하여, 더욱더 불어나게 할 것이다.”
019_0711_a_20L比丘知放牛兒十一行養護其能使滋息云何十一此放牛兒爲知色知相護瘡起煙擇道渡水愛牛逐水草𤛓知遺殘齊限多少分別牛好惡視可用者如是放牛者便能養護增益其牛
부처님께서는 이에 게송을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소치는 이가 제대로 알아서
소의 주인으로서의 복덕이 있으면
여섯 마리 소가 6년 만에
60마리가 되고 줄어들지 않으리.
019_0711_b_03L放牛兒審諦
牛主有福德
六頭牛六年
成六十不減

소 치는 이 슬기로우면
여러 가지 잘 알아 분별하리.
소치는 이 이러하면
과거 부처님도 칭찬하시네.
019_0711_b_05L放牛兒聰明
知分別諸相
如此放牛兒
先世佛所譽

“이와 같은 열한 가지 법을 비구는 반드시 행하여, 곧 이 법에서 법과 계율의 뿌리를 심어 그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대지를 그늘로 덮고, 다시는 썩거나 무너지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그 열한 가지란, 첫째는 비구가 색(色)을 아는 것이요, 둘째는 모양을 아는 것이요, 셋째는 갈고 닦아 없애 버릴 줄을 아는 것이요, 넷째는 그 부스럼을 사전에 단속할 줄을 아는 것이요, 다섯째는 때에 맞추어 연기를 피울 줄을 아는 것이다. 여섯째는 길을 가리어 다닐 줄을 아는 것이요, 일곱째는 사랑할 줄을 아는 것이요, 여덟째는 어느 길로 건너야 할지를 아는 것이요, 아홉째는 먹을 곳을 아는 것이요, 열째는 먹을 때에 한도가 있게 함을 아는 것이요, 열한째는 오랫동안 배우고 나이가 많은 장로를 공경하고 공양할 줄을 아는 것이다.
019_0711_b_06L如是十一法比丘當行便能於是法中種法律根栽枝葉茂盛覆蔭大地不復朽壞何等十一比丘知色知相知摩刷知覆瘡知時作煙知行道知渡水知食處知不盡知敬長老舊學耆艾恭敬供養
첫째, 비구여, 무엇을 색(色)을 안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4대(大)를 알며, 물질이 4대로 이루어져 있음을 아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색을 안다.
019_0711_b_12L云何比丘知色比丘知四大造起色如是比丘爲知
둘째, 비구여, 무엇을 모양을 안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어리석음과 슬기로움을 분별하여 아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무엇을 어리석음이라고 하느냐. 비구가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을 생각하고, 행하지 말아야 할 것을 행하며,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하는 것이 어리석음이다. 그리고 무엇을 슬기로움이라고 하느냐. 비구가 생각해야 할 것을 생각하고, 행해야 할 것을 행하며, 말해야 할 것을 말하는 것이 슬기로움이다.
이 어리석음과 슬기로움을 분별할 수 있는 것을 모양을 안다고 한다.
019_0711_b_14L云何比丘知相比丘別癡別黠何癡非所思而思非所行而行非所說而說是爲癡云何爲黠思可思可行說可說是爲黠能別癡黠是爲知相
셋째, 비구여, 무엇을 갈고 닦아 없애 버려야 할 것을 갈고 닦아 없애 버릴 줄을 안다고 하느냐. 비구가 애욕의 마음이 발동하는 경우에 능히 이를 억제하고 멀리 피하여 나쁜 소견을 토해 버리는 것과 같이 하며, 그리고 성냄ㆍ어리석음ㆍ탐내고 아까워함과 그 밖의 나쁜 마음이 일어나는 경우에 능히 이를 억제하고 멀리 피하여 나쁜 소견을 토해 버리는 것과 같이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갈고 닦고 없애 버려야 할 것을 갈고 닦아 없애 버릴 줄을 안다.
019_0711_b_18L云何比丘應摩刷知摩刷比丘設生欲心能制遠避如吐惡見設起瞋恚慳貪及餘諸惡能制遠避如吐惡見如是比丘應刷知刷
019_0711_c_01L넷째, 비구여, 무엇을 사전에 단속해야 할 부스럼을 사전에 단속한다고 하느냐.
이는 다음을 말한다. 비구는 색을 보아도 좋다 나쁘다 분별하지 않아 눈의 감관을 사전에 단속하고, 바깥 경계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나쁜 짓을 멀리하여 눈의 감관을 사전에 단속하여야 한다. 그리고 귀로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을 보며, 몸으로 부드러운 촉감을 탐내거나, 뜻으로 많은 생각하는 것 등을 억제하고 집착하지 아니하여, 이러한 감관을 사전에 단속하여 바깥 경계[外塵]에 물들지 않게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이러한 것들을 마치 나쁜 소견을 토해 버리는 것처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부스럼을 사전에 단속할 줄을 안다.
019_0711_b_21L云何比丘應護瘡而護比丘眼見色不分別好守護眼根不著外色遠捨諸惡護於眼根耳聽聲鼻嗅香舌嗜味身貪細滑意多念制不令著護此諸根不外塵如吐惡見如是比丘爲知護
다섯째, 비구여, 무엇을 때를 맞추어 연기를 피운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배우고 들어서 아는 것을 때에 맞추어 자세히 말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연기를 피울 줄을 아는 것이다.
019_0711_c_04L云何比丘時時放煙比丘如所學所聞所知以是廣說如是比丘爲知放煙
여섯째, 비구여, 무엇을 다녀야 할 길을 안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진실하고 도리에 맞는 8정도(正道)를 행하며, 사창가나 술집 또는 노름판이 가서는 안 되는 곳임을 알고 결코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다녀야 할 길을 안다.
019_0711_c_06L云何比丘知行道比丘行審諦八道知不可行處婬里酒家博戲處終不妄入如是比丘爲知行道
일곱째, 비구여, 무엇을 사랑할 줄을 안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법을 설하는 자리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뛸 듯이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사랑할 줄을 안다.
019_0711_c_08L云何比丘知愛比丘見說法寶時至心聽受踊躍愛樂如是比丘名爲知愛
여덟째, 비구여. 무엇을 어느 길로 건너야 할 줄을 안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4제(諦)를 아는 것을 말한다. 4제란 고제(苦諦)ㆍ고습제(苦習諦)ㆍ고진제(苦盡諦)ㆍ고진도제(苦盡道諦)이다. 이러한 비구는 어느 길로 건너야 할 줄을 안다.
019_0711_c_10L何比丘知渡水處比丘知四諦云何四苦諦苦習諦苦盡諦苦盡道諦是比丘爲知渡水
아홉째, 비구여. 무엇을 먹을 만한 곳을 안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4의지(意止)를 아는 것을 말한다.
4의지란, 첫 번째는 신념처(身念處)로 비구가 몸을 안으로, 밖으로ㆍ안팎으로 관찰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수념처(受念處)로 느낌(受)을 안으로, 밖으로, 안팎으로 관찰하는 것이요, 세 번째는 의념처(意念處)로 마음을 안으로, 밖으로, 안팎으로 관찰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법념처(法念處)로 법을 안으로, 밖으로, 안팎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구는 먹을 만한 곳을 안다.
019_0711_c_13L云何比丘知食處比丘知四意止云何四意止比丘內身觀外身觀內外身觀內痛觀外觀內外痛觀內意觀外意觀內外觀內法觀外法觀內外法如是比丘爲知食處
열째, 비구여, 무엇을 먹을 적에 한도가 있게 할 줄을 안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를 만일 국왕ㆍ장자ㆍ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가 믿고 좋아하는 마음에서 비구를 초대하여 온갖 음식으로 공양을 올리고 공손하게 바치고 권하는 경우에, 비구는 예절을 잘 알아서 몸에 음식이 적당하게 맞으면 그만 먹고 부처의 말을 생각하며, 보시한 것이 많더라도 반드시 그 한도를 알아서 다 받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먹을 적에 한도가 있음을 안다.
019_0711_c_18L云何比丘知食不盡比丘若國王長者淸信士女以信樂心請於比丘供養飮食種種餚饌加敬進勸比丘知節供身則止思惟佛語施者雖豐當自知限不爲盡受如是比丘知食不盡
019_0712_a_01L열한째, 비구여, 무엇을 오랫동안 배웠고 나이가 많은 존경스러운 장로(長老)를 공경하며 공양할 줄을 안다고 하느냐. 이는 비구가 마땅히 학문이 높고 나이가 많은 장로를 친근하여 예배하고 공양하며, 그가 나가거나 들어올 적에는 영접하거나 전송하며, 오는 것을 보면 그 자리를 피하여 일어서고, 힘껏 부축해 드리는 데에 게으르지 않은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구는 장로를 공경할 줄을 안다.
019_0711_c_23L云何比丘知敬長老舊學耆艾恭敬供養比丘當親近是輩禮敬供養出入迎逆見來避坐任力進勿以懈慢如是比丘知敬長老
비구가 이 열한 가지의 일을 능히 행하다면, 이 법에서 법과 계율의 뿌리를 심어 그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덮어주는 그늘이 많으며, 청정하여 번뇌가 없을 것이다.”
019_0712_a_03L能行是十一事者於此法中種法律根栽枝葉滋茂多所覆蔭淸淨無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을 말씀하셨다.
爾時世尊以偈頌曰

믿음이 있고 애써 배우고
음식 받음엔 절도가 있으며
장로를 공경하고 공양한다면
이런 행을 부처님이 칭찬하시네.
019_0712_a_06L有信精進學
受食知節限
恭敬於長老
是行佛稱譽

이와 같은 11가지 법을
비구로서 이 법 배우고
밤낮으로 마음과 뜻을 닦으면
6년 만에 아라한 성취하리.
019_0712_a_08L如此十一法
比丘學是者
晝夜定心意
六年得羅漢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모두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019_0712_a_09L諸比丘聞佛所說歡喜受行
佛說放牛經


불설고수경(佛說枯樹經)
019_0712_a_11L佛說枯樹經一卷

승가니성(僧伽尼城)의 북쪽, 가섭불 때에 투바(倫姿)1)가 있었는데 아래쪽의 금강(金剛) 부근까지 무너져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천상에서 어머니를 위하여 법을 설하신 후에 다시 이 성으로 내려 오셨다.
019_0712_a_12L僧伽尼城北迦葉佛時偸婆陷在下方金剛際佛從天上爲母說法還於此城下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천상에서 내.려 오셨는데 어떤 표식(織)을 들고 계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마땅히 증험해 보이리라.”
019_0712_a_15L阿難問佛佛從天下以何爲佛言今當現證
019_0712_b_01L이윽고 부처님께서는 아래쪽으로 손을 펼쳐 가섭불의 투바를 꺼내 드셨다.
“이 투바는 갖가지 옥석(玉石)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승가시(僧伽尸)라 한다. 가섭불의 아버지가 그 명칭을 붙이고 투바를 세우라는 자비로운 말씀을 남기셨다. 그리하여 높이가 삼백 주(肘)이고 사방 삼 리 반의 길이에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지고 일곱 가지 색으로 빛나는 성(城)이 나타났으니, 이 투바는 뭇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다. 가섭과 아난 등은 이 땅에서 경전을 결집하던 사람들이었다. 두 가지 경우에는 열반을 얻지 못했으니, 첫째는 인간 세계에 없었던 경우이고, 둘째는 천상 세계의 사람인 네 가지 부류의 무리에서 온 이들로서 모두가 슬픈 감정과 혼란스러움을 지니고 있어 편안하게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집을 마치고 나서 여러 왕들이 그곳에 승가람(僧伽藍)을 지어 제왕사(諸王寺)라 이름하였으니, 투바의 북쪽에 위치하였다.
019_0712_a_16L卽申手下方執迦葉佛偸婆出此偸婆以雜色玉石作偸婆名僧伽尸迦葉佛父名說立婆留言慈造高三百肘方三里半本眞七寶合故有七種色現城卽以此偸婆爲稱也迦葉阿難等所以於此地集經者有二事不得涅槃處出一者不在人中二者天人四輩來者皆當悲感心亂不靖聽故也集訖諸王於其處造僧伽藍名諸王寺在偸婆北
후에 군다왕(群茶王)은 투바가 성문과 마주하고 있는 것을 혐오하여 그것을 허물어 버리려고 성 안에 칙령을 내려 남김없이 녹이고 파헤치도록 해서 곧 그것을 제거하려 했다. 그러나 밤중에 투바가 이동하였고 성 위로부터 들리는 음성이 나라를 흔들었다. 투바는 성 남쪽 이십 리 지점으로 옮겨가 나무 숲속에 멈추었다. 왕에게 절을 파괴하도록 권한 신하는 오족(五族)이 주살되었으며, 왕은 그 변화를 보고 깨달아 청신사(淸信士)로 개종하였으며, 투바는 스스로 이동한 이래 사십 년 간을 약속받았다.
제왕사는 허물어졌으나 후에 횡왕(橫王)이 출현하여 다시 그것을 보수하고 장엄하여 금일 현재에까지 이르렀느니라.”
019_0712_b_02L後群茶王慊偸婆當城門王欲壞之勅城內嚴銚䤺明當除之夜半偸婆便移從城上過音聲振國去城南二十里在林樹閒止所勸王破寺臣者卽誅五族王睹變知改爲淸信士移來可四十年許諸王寺朽壞後有撗王出更修飾之今日現在
佛說枯樹經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열째 부분은 이 경의 원문에는 빠져 있으나, 다음에 나오는 열한 가지 설명에 맞추어 보충하였다.
  2. 2)‘다 간직하고 토해 버리지 않는 것과’의 부분은 이 경의 원문에는 없으나, 이 글의 중반부에 반복되는 문장에서 보충하였다.
  3. 1)불탑(佛塔)을 뜻하며 범어 stūpa를 간략히 음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