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대들을 위하여 성 법인(聖法印)에 알맞는 위의(威儀)와 청정한 행을 나타내는 것을 말할 것이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고 기억하여라.”
019_0719_a_06L佛言:“當爲汝說聖法印,所應威儀,現淸淨行。諦聽,善思念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설령 어떤 사람이, ‘공(空)을 구하지 않고 무상(無想)에 의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뜻을 내어 스스로 거만하지 않은 선정(禪定)의 업에 이르려고 하나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공법(空法)을 본받기를 좋아하며 뜻을 무상(無想)에 두고, 지극한 도[至要]에 이르려는 뜻을 내어 스스로 잘난 체하고 교만한 마음을 없애고 선정의 업에 이르려 한다면 이것은 가능한 일이다. 곧 도(道)에 따라 원(願)을 세우면 소견(所見)이 생기니, 무엇 때문인가. 공(空)을 본받아 좋아하고 무상(無想)을 얻으려고 하며, 교만하여 스스로 잘난 체하는 소견을 없애려 하기 때문이니, 이렇게 하면 혜업(慧業)은 모두 이룰 수 있을 것이다.
019_0719_b_01L무엇을 비구의 성법인이라고 하는가. 성법인은 늘 닦아 익혀서 청정한 견해에 이르는 것이다. 만일 비구가 한정한 곳에 있거나 나무 밑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 앉아서 색(色)이 무상함을 깨닫고 색이 본래 없음을 보아 이미 무상을 깨달아 지극히 공하여 없음을 알면 문득 모두 아득해져서[怳惚] 아(我)도 없고 욕망도 없어져 마음이 곧 쉬게 되니, 저절로 청정하게 되어 해탈을 얻으니, 이것을 아직 교만과 스스로 거만함을 버리지 못하고 선정의 청정한 소견의 업에 이른 공이라고 한다. 비록 그러하나 유순(柔順)한 정(定)에 이르렀기 때문에 곧 그 자리에서 모든 색에 대한 상(想), 소리에 대한 상, 냄새에 대한 상을 제거한다. 그러므로 무상(無想)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그러므로 아직 스스로 거만함과 교만을 버리지 못하고 선정의 청정한 소견에 이른 무욕(無欲)이라고 한다. 그 마음이 계속 유순한 정(定)에 있으면 그는 곧 지니고 있던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보고 제거한다. 그러므로 아직 스스로 거만함과 교만을 제거하지 못하고 선정의 청정한 소견에 이른 무욕(無欲)의 정(定)이라고 한다.
그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나의 아(我)가 생겼다가 사라지니 어디에서 생겨난 것일까?’라고 하고, 곧 사유하여 ‘나의 아(我)가 의미를 익히고 모든 식(識)을 분별하는 소인(所因)이니 모두 인연에서 이러한 업에 이르고, 이러한 인연에서 신식(神識)이 있게 되었구나’라고 깨달아 안다. 또 생각한다. ‘이들 모든 인연은 유상(有常)할까, 무상할까?’ 또 생각한다. ‘인연이 합하여 이루어진 신식은 모두 무상하고, 근본이 없다. 이 신식이 무상에 의지하여 망상(妄想)을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인연에 따라 12인연이 있다. 모든 것이 소멸[盡]로 돌아가니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무너져 없어지고 이별하고, 욕심을 버리고, 소멸하여 없어진다.’
이것을 분명히 깨달은 이라야 근본이 없음을 알고, 마음을 항복받고, 모든 일어나는 생각이 없어져 도행(道行)에 들어간다. 이렇게 해야만 비로소 스스로의 거만함을 없애 교만과 방일이 없는 선정의 업에 이르러 청정한 행이 나타난다. 이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르고, 구경(究竟)의 본말(本末)인 성법인(聖法印)1)의 청정한 업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