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 계셨는데, 그때에 목련(目連)이 포시(晡時)1)에 선정에서 일어나 항하의 강가를 따라 거닐면서, 모든 아귀(餓鬼)들이 받는 죄가 같지 않음을 보았다. 그때에 아귀들이 존자(尊者) 목련을 보고, 모두가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와서 인연(因緣)을 물었다.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한번 태어난 이래로 항상 어떤 사람이 갖가지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와서 나의 살을 도려냅니다. 살이 다하여 그가 가지고 가면 잠깐 동안에 살이 다시 솟아나고 그러면 다시 와서 도려내고 하니, 아픈 고통은 말로써 형용할 수 없습니다. 무슨 죄 때문입니까?”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한번 태어난 이래로 완악(頑惡)하여 아는 것이 없으니, 무슨 죄 때문입니까?”
019_0734_a_04L一鬼問言:“我一生已來,頑無所知。何罪所致?”
목련이 대답하였다. “네가 인간이었을 때 억지로 사람에게 술을 권하여 그로 하여금 뒤바뀌게[顚倒]하였느니라. 이제 꽃의 과보를 받았으니, 열매로 지옥에 들어가리라.”
019_0734_a_06L目連答言:“汝爲人時,强勸人酒,令其顚倒。今受花報,果入地獄。”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한번 태어난 이래로 항상 목마른 고통을 겪습니다. 다니다가 항하(恒河)를 보고 그 가운데 들어가서 더위와 갈증을 면하고자 하여, 바야흐로 그 안으로 들어가면, 몸뚱이는 태워지고 가죽과 살은 뼈를 여읩니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고 싶어서 한 모금이라도 넘기면 오장(五臟)이 타는 듯이 뜨거워서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으니, 무슨 죄 때문입니까?”
019_0734_b_02L목련이 대답하였다. “너는 사람이었을 때 바라문(婆羅門)의 아들이었는데, 어떤 한 도인이 점심때가 지나 와서 너에게 걸식하였느니라. 네가 그때에 이 방편을 써서 그 도인이 다시는 걸식을 오지 않게 하려고 그의 발우[鉢]를 받아서 그 밑에는 똥을 담고, 밥으로 덮어서 주었느니라.도인이 발우를 받아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 한 쪽에 두고 세수를 마친 뒤에 발우를 들고 먹으려 하니 발우에서 똥냄새가 나 가까이할 수가 없었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지옥에 떨어졌으니, 너는 장래에 똥이 가득한 지옥에 떨어지리라.”
목련이 대답하였다. “너는 사람이었을 때 유나(維那)가 되어서 승가[僧]의 일을 보았느니라. 한 병의 우유가 있었는데 다른 곳에다 감추어 두고 승가에 돌리지 않다가 손님이 떠나기를 기다려 있던 스님에게만 주었느니라. 이 우유는 승가 공동의 물건으로 누구에게나 몫이 있거늘 승가의 물건을 아까워한 까닭에 이제 꽃의 과보를 받았으니, 열매로 지옥에 들어가리라.”
목련이 대답하였다. “너는 사람이었을 때 하느님 사당[天祠]의 주인이 되었는데, 세 가지 짐승[三牲]을 죽여 천신(天神)께 제사하되 피와 살을 사방에 뿌리며, 뭇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도 제사하면 큰 이익을 얻으리라’ 하여, 이렇듯 마군의 사특한 말로 백성을 가벼이 여기고 속이며 부모를 속이고 미혹하였으니, 이런 이유 때문에 과보로 지옥에 떨어졌느니라.”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한번 태어난 이래로 항상 무쇠 탄환을 삼키고 있으니, 무슨 죄 때문입니까?”
019_0734_b_21L一鬼問言:“我一生以來,常吞鐵丸,何罪所致?”
019_0734_c_02L목련이 대답하였다. “너는 사람이었을 때 사미(沙彌)가 되었는데, 맑은 물을 떠다가 꿀물[石蜜漿]을 만들면서 꿀이 단단하고 크기에 몰래 잘라서 조금 취하였느니라. 스님들이 아직 잡숫기도 전에 한 입을 훔쳐 먹은 까닭에이러한 인연 때문에 과보로 지옥에 떨어졌으니, 너는 오는 세상에서 항상 무쇠 탄환을 삼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