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755_a_01L수행본기경(修行本起經) 상권
019_0755_a_01L修行本起經卷上

후한(後漢) 서역(西域) 삼장 축대력(竺大力) 강맹상(康孟詳) 한역
김달진 번역
019_0755_a_02L後漢西域三藏竺大力共康孟詳譯

1. 변화를 나타내는 품[現變品]
019_0755_a_03L現變品第一

이와 같이 들었다.
019_0755_a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유라위국(迦維羅衛國) 석씨 정사(釋氏精舍)의 니구타수(尼拘陀樹) 아래서 큰 비구 대중 1,250인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모두가 아라한으로서 이미 먼저의 부처님으로부터 맑은 행을 깨끗이 닦아 모든 번뇌가 다하여 이치를 이해하고 때가 없으며, 온갖 지혜가 자유자재하고 모든 법을 환히 알며 무거운 짐에서 떠나고 원한 바를 얻었으며, 3처(處)가 다하고 바른 앎[正解]을 다 알며, 3신(神:明)을 원만히 갖추고 여섯 가지 신통을 이미 통달하였다.
비구니 대중 대복애(大伏愛)등 5백 인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우바새와 우바이들 4부대중이 널리 모였으며, 여러 외도의 바라문과 니건자(尼揵子) 등 헤아릴 수 없는 이들이 모두 와서 모였으며, 모든 사천왕ㆍ도리(忉利)천왕ㆍ염(炎)천왕ㆍ도솔[兜術]천왕ㆍ니마라제(尼摩羅提)천왕ㆍ바라니밀(波羅尼蜜)천왕ㆍ범(梵)천왕ㆍ아가니타(阿迦膩吒)천왕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헤아릴 수 없는 대중들과 함께 모두 와서 모였으며, 여러 용왕(龍王)ㆍ아수라[阿湏輪]ㆍ가루라[迦留羅]ㆍ긴나라[眞陁羅]ㆍ마후라가[摩休勒] 등 낱낱 존귀한 신들이 저마다 권속들과 함께 모두 모여 왔으며, 백정왕(白淨王)ㆍ무노왕(無怒王)ㆍ무원왕(無怨王)ㆍ감로정왕(甘露淨王)이며, 가유라위의 9억 장자들이 저마다 관속들을 데리고 한꺼번에 와서 모였는데 모두가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019_0755_a_05L一時佛在迦維羅衛國釋氏精舍尼拘陁樹下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皆是阿羅漢——已從先佛淨修梵行諸漏已盡意解無垢衆智自在曉了諸法離於重擔逮得所願三處已盡正解已解三神滿具六通已達——比丘尼衆大伏愛等五百人可計諸優婆塞優婆夷四輩普集諸異學婆羅門尼揵等不可計都悉來一切諸四天王忉利天王炎天王兜術天王尼摩羅提天王波羅尼蜜天王梵天王乃至阿迦膩咤天王與無央數衆皆悉來會諸龍王阿須迦留羅眞陁羅摩休勒一一尊神復各與眷屬皆悉會來白淨王怒王無怨王甘露淨王及迦維羅衛九億長者各從官屬一時來會爲佛作禮卻坐一面
019_0755_b_02L그때 부처님께서는 32상(相)과 80종호(種好)에서 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널리 비추시니 마치 만월이 별 가운데서 특이하게 밝음과 같아서 거룩함이 의젓하셨다.
뭇 성인들의 왕[聖衆王]과 온 대중의 모임에서는 모두가 의심하며 생각하기를, ‘태자는 가유라위에서 태어나 백정왕가에서 자라나셨고 나라를 버리고 도를 배우셨으며 명호가 부처님이 되셨는데, 나무 아래서 6년 만에 도를 얻으셨을까, 12년 만에 얻으셨을까?’라고 하였다. 혹은 또 생각하기를, ‘본래 무슨 술법을 행하시어 이렇게 높고 뛰어나게 되셨으며, 섬기신 스승은 누구였기에 이제 특별히 높게 되셨고, 처음 무슨 법을 닦으셨기에 부처님이 되셨을까?’라고 하기도 하였다.
019_0755_a_22L爾時佛放身三十二八十種好光明普照三千世界月盛滿星中特明威神堂堂衆聖中王一切衆會咸有疑心各自念言子生迦維羅衛長白淨王家棄國行學道成號佛爲於樹下六年得道耶十二年得乎或復念言本行何術斯巍巍所事何師今得特尊始修何得成爲佛
부처님께서는 모두에게 의심이 있음을 아시고 곧 마하목건련(摩訶目揵連)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달살아갈(怛薩阿竭)을 위하여 본기(本起)를 말할 수 있겠느냐?”
019_0755_b_09L佛知一切皆有疑意便告摩訶目揵連汝能爲怛薩阿竭說本起乎
이에 마하목건련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의복을 정돈하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아뢰었다.
“그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이제 부처님의 위신을 받자와 부처님의 신력을 지니고 일체를 위하여 자세히 말하겠나이다.”
019_0755_b_11L於是目楗連卽從坐起前整衣長跪叉手白佛言唯然世尊今當承佛威神持佛神力爲一切故當廣說之
019_0755_c_03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의 셀 수 없는 겁 때에 본래 범인으로서 처음에 부처님 도를 구한 이래로 정신은 형상을 받으면서 다섯 갈래[五道]를 두루 돌아다녔나니, 한 몸이 죽어 무너지면 다시 한 몸을 받는 등 나고 죽음이 한량없어서 마치 천하의 풀과 나무를 다 베어서 산가지[籌]를 만들고서 나의 옛 몸을 헤아린다 하여도 셀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대저 하늘과 땅이 시작하여 끝나는 동안을 1겁이라 하거니와 나에게는 하늘과 땅이 바뀌면서 이루어지고 무너진 것이란 헤아릴 수조차 없었느니라.
세간의 탐욕으로 애욕의 바다에서 오래도록 흐르며 빠져 있음을 마음 아파한 까닭에, 나는 혼자 그 근원을 돌이키기 위하여 스스로 힘쓰며 뛰어나오려 하였다. 그 때문에 세상마다 부지런히 고행하면서도 괴로움이라 여기지 않고 마음을 비워 고요함을 즐기며 함이 없고 욕심이 없으며 자기 것을 덜어서 보시하고 지성으로 힘써 나아가고 한마음으로 생각을 하며 성인의 지혜를 배우고 천하를 사랑하며 가난하고 불쌍한 이를 가엾이 여겼다. 근심하고 슬퍼하는 이를 크게 위로하며 중생을 길러주고 괴로워하는 사람을 구제하며 여러 부처님과 독각이며 아라한 등을 받들어 섬겼으므로 누적된 공훈(功勳)이야말로 기억할 수조차 없었느니라.
019_0755_b_13L佛言宿命無數劫時本爲凡人初求佛道以來精神受形周遍五道一身死壞復受一身生死無量譬喩盡天下草木斬以爲籌計吾故身不能數夫極天地之始終謂之一劫而我更天地成壞者不可稱載也所以感傷世閒貪意長流沒於愛欲之海獨欲反其原故自勉而特出是以世世懃苦不以爲勞虛心樂靜無爲無捐己布施至誠守戒謙卑忍辱猛精進一心思微學聖智慧仁活天悲窮傷戹慰沃憂慼育養衆生濟苦人承事諸佛別覺眞人功勳累不可得記
그 옛날에 정광부처님[錠光佛]이 세상에 나오시게 되었느니라.
제화위국(提和衛國)에 등성치(燈盛治)라는 성왕(聖王)이 있었고, 인민들은 수명이 길며 인자하고 효성스럽고 어질고 의로웠으며 땅은 기름져서 풍성하여 그 세상은 태평하였느니라.
한 태자가 탄생하여 이름을 정광(錠光)이라고 지었는데,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세상에서 짝할 이가 없었으므로 성왕은 사랑하고 생각하여 매우 기이하게 여겼다.
왕은 목숨을 마칠 적에 나라를 태자에게 맡겼는데, 태자 정광은 무상(無常)을 생각하며 나라를 아우에게 물려주고, 즉시 출가하여 사문이 되었다. 도를 이루어 명호를 불무상지존신덕광명(佛無上至尊神德光明) 이라고 하셨느니라.
밤낮 없이 비구 대중 62만을 거느리고 세계를 유행(遊行)하며 중생들을 교화하시다가, 제화위국에 돌아와서 종성(種姓)들과 나라의 백성들을 제도 해탈시키려고 여러 대중들과 함께 본국에 도착하셨느니라. 나라 안의 백관(百官)과 신하들은 ‘부처님 대중이 와서 나라를 쳐서 빼앗으리라’ 하여 모두가 함께 의논하기를, ‘이제 군사들을 일으켜 미리 가서 항거해야 할 것이요, 나라를 주어서는 안 되리라’고 하고, 즉시 서로가 인솔하여 부처님에게 향하려 하였다.
019_0755_c_05L至于昔者錠光佛興世有聖王號名燈盛治在提和衛國民長壽慈孝仁義地沃豐盛其世太生一太子字爲燈光聰明智遠之少雙聖王愛念甚奇甚異臨壽終國付太子太子燈光念計無常國授弟卽時出家行作沙門道成號佛無上至尊神德光明無晝無夜比丘衆六十二萬遊行世界開化群當還提和衛國度脫種姓及國臣與諸大衆遊詣本國是時國中官群臣謂佛大衆來攻奪國皆共議今當興師逆往拒之不宜與國時相率欲以向佛
부처님은 여섯 가지 신통으로써 그 마음을 미리 아시고 변화로 넓고 크고 으리으리한 성을 만들어 그 성에서 대처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나라의 인민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해탈시키려고 곧 두 성을 유리(琉璃)로 변화시켜, 그 성이 환히 트여서 안팎이 서로 비치게 하시고, 다시 변화로 62만의 비구들을 부처님과 다름없게 나타내 보였다. 왕은 보고 두려워하며 의심이 풀리고 마음이 조복되었으므로 바로 부처님께 나아가서 공경히 머리 조아리고 스스로 뉘우치면서, ‘성품이 고루하고 둔해서 악한 뜻으로 부처님께 향하였나이다. 어리석은 사람의 잘못이라 용서하시고, 부처님은 곧 정사로 돌아가시옵소서. 7일 동안에 공양을 마련하고서 지극히 높으신 이를 받들어 맞이하겠사옵니다’라고 하셨다. 부처님은 그의 뜻을 아시고 잠자코 곧 돌아가셨느니라.
019_0755_c_18L佛以六通逆照其化作大城廣大嚴峻與彼城對哀國人欲令解脫卽化二城變爲琉其城洞達內外相照復化六十萬比丘如佛無異變化示現王見惶疑解心伏卽出詣佛叩頭自悔性空頑惡意向佛愚人所誤幸唯原願佛便還精舍七日之中當修所奉迎至尊佛知其意默然便還
019_0756_a_02L이에 그 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묻기를, ‘성왕을 받들어 맞이하는 그 법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하자, 여러 신하들은 말하기를, ‘전륜성왕을 맞이하는 법은 국토를 장엄하되 두루 40리의 길을 편편하게 다스리고, 향즙을 땅에 뿌리며 금과 은이며 값진 옥의 7보 난간과 여러 당기 번기를 세우고 비단과 꽃 일산을 성문과 거리에 장엄하게 꾸미며, 거문고를 타고 악기를 울리며 도리천과 같이 하여 꽃을 흩고 등을 켜며 뭇 이름 있는 향을 사르면서 공경히 길 곁에서 모셔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7일 만에 마치고서 왕은 여러 신하와 백관에게 칙명하여 인도하고 따르게 하면서 몸소 부처님을 마중하는지라, 부처님은 인민들을 가엾이 여기어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갈 채비를 하라. 청에 응하여야겠다.’
비구들이 분부를 받고 본국으로 나아갔는데,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렇게 공양을 마련하고 잘 꾸민 광채를 눈으로 보느냐? 옛날에 내가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장엄한 것도 지금과 같으니라’
019_0756_a_02L是其王問諸群臣奉迎聖王其法云諸臣言迎遮迦越王法莊嚴國土面四十里平治道路香汁灑地金銀珍琦七寶欄楯起諸幢幡繒綵花蓋城門街巷莊嚴挍飾彈琴鼓樂如忉利天散花然燈燒衆名香敬侍道側七日已辦王勅群臣百官導從躬親迎佛佛哀人民告諸比丘嚴出應請比丘受勅行詣本國佛告比丘汝等見此供設嚴好光目者不昔吾承事往古諸佛供養莊嚴亦如今也
019_0756_b_02L이때에 나이 어린 범지 무구광(無垢光)이 있었는데, 어리면서도 총명하고 슬기로우며 뜻이 크고 포부가 넓었으므로 산림에 숨어살면서 그윽함을 지키고 선정(禪定)을 행하며 도서비참(圖書秘讖)에 모르는 바가 없었다. 공양을 받들어 스승의 은혜를 갚으려고 생각하여 하직하고 다니면서 교화하다가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느니라.
그 마을에 불루타(不樓陀)라는 범지가 있었는데, 하늘에게 성대한 제사를 지내기를 열두 달 동안 하면서 범지의 무리들 8만 4천 인에게 음식을 공양하다가, 그 해 마지막의 보시로서 금은의 값진 보배와 수레ㆍ말ㆍ소ㆍ양ㆍ옷ㆍ비단ㆍ신ㆍ7보 일산ㆍ석장(錫杖)이며 조관(澡罐) 등을, 그 중에서 가장 총명하고 지혜로운 이에게 주게 되어 있었느니라.
이레가 아직 끝나기 전에 나이 어린 보살은 그 대중 가운데 들어가서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도를 논하고 이치를 설명하였다. 그 때의 그 대중들은 한량없이 기뻐 뛰었으며 주인 장자도 매우 기뻐하여 딸 현의(賢意)를 보살에게 주었다. 보살은 받지 않고 다만 일산과 석장ㆍ조관ㆍ신ㆍ금전ㆍ은전 각각 1천을 가지고 돌아가서 옛 스승에게 올렸더니, 그 스승은 기뻐하며 같이 나누어주었느니라.
019_0756_a_13L是時有梵志儒童名無垢光幼懷聰志大苞弘隱居山林守玄行禪書秘讖無所不知心思供養奉報師辭行開化道經丘聚聚中梵志不樓陁盛祀天祠滿十二月飯食供梵志徒衆八萬四千人歲終達嚫金銀珍寶車馬牛羊衣被繒綵履屣七寶之蓋錫杖澡罐最聰明智慧者應受斯物七日未竟時儒童菩薩彼衆中論道說義七日七夜爾時其欣踊無量主人長者甚大歡喜女賢意施與菩薩菩薩不受唯取傘蓋錫杖澡罐履屣金銀錢各一千上本師其師歡喜便共分布
나이 어린 보살이 다시 하직하고 떠나올 때, 같이 배운 이들은 각기 한 사람이 은전 1전씩을 선물하여 보냈다. 유행하며 다니다가 이 나라에 들어와 보니, 사람들이 기뻐하며 바쁘게 길을 평탄하게 닦고, 물을 뿌려 쓸며 향을 사르는지라 행인에게 물었다.
‘무슨 일 때문이십니까?’
행인이 대답하였다.
‘정광부처님께서 오늘 오시므로 공양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나이 어린 보살은 부처님이라 함을 듣고 기뻐서 뛰며 옷과 털이 숙연하여져서 물었다.
‘부처님은 어디서 오시며, 어떻게 공양하게 됩니까?’
행인이 대답하였다.
‘오직 꽃과 향ㆍ비단 당기와 번기만으로 합니다.’
이에 보살은 곧 성으로 들어가서 공양거리를 애써 구하며 잠깐 동안에 두루 돌았지마는 끝내 얻을 수가 없었느니라.
나라 사람이 말하였다.
‘왕께서 꽃과 향을 금하고 있습니다. 7일이 되면 혼자만이 공양한답니다.’ 보살은 듣고 매우 언짢았다.
019_0756_b_04L儒童菩復辭出行時諸同學各各贈送人一銀錢遂行入國見人欣然悤悤平治道路灑掃燒香卽問行人用何等行人答曰錠光佛今日當來施設供養儒童聞佛歡喜踊躍衣毛肅然佛從何來云何供養行人對曰唯持花香繒綵幢幡於是菩薩便行入城勤求供具須臾周帀了不可得國人王禁花香七日獨供菩薩聞之甚不樂
잠깐 만에 부처님이 이르시어 동자의 마음을 알아채셨다. 그때에 한 여인이 병에 꽃을 담아 가졌는지라,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아 꽃병을 환히 비춰 유리로 변화 시켜 안팎에서 서로 보이게 하자, 보살이 나아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19_0756_b_14L須臾佛到知童子心時有一持甁盛花佛放光明徹照花甁爲琉璃內外相見菩薩往趣而說頌曰

은전이 모두 합해 5백이 있으니
다섯 송이의 꽃을 사기를 청합니다.
정광부처님께 받들어 올려
나의 본래 소원을 구하겠습니다.
019_0756_b_16L銀錢凡五百
請買五莖花
奉上錠光佛
求我本所願

여인은 그때에 게송으로 보살에게 대답하였느니라.
019_0756_b_18L女時說頌答菩薩言

이 꽃의 값어치는 불과 몇 전인데
5백 전으로 사려고 하십니까?
지금 어떠한 소원을 구하기에
은전의 보배를 아끼지 않는 것입니까?
019_0756_b_19L此花直數錢
乃顧至五百
今求何等願
不惜銀錢寶

보살은 곧 대답하였느니라.
019_0756_b_21L菩薩卽答言

제석ㆍ법왕ㆍ악마왕을 구하는 것도 아니요
사천왕과 전륜성왕 구하는 것도 아니며
소원은 내가 부처를 이루어
온갖 시방을 제도 해탈함입니다.
019_0756_b_22L不求釋梵魔
四王轉輪聖
願我得成佛
度脫諸十方

여인은 흔쾌히 말하였느니라.
장하십니다, 참으로 좋습니다.
소원을 빨리 이루소서.
원컨대 저는 다음 세상에 태어나서는
언제나 당신의 아내가 되게 하소서.
019_0756_b_24L 女言善快哉
所願速得成
願我後世生
常當爲君妻
019_0756_c_02L
보살은 곧 대답하였느니라.
019_0756_c_02L菩薩卽答言

여인이란 애정과 교태가 많은지라
사람의 바른 도의 뜻을 무너뜨리고
구한 바의 서원을 어지럽히며
사람의 보시(布施)의 마음을 끊게 합니다.
019_0756_c_03L女人多情態
壞人正道意
敗亂所求願
斷人布施心

여인은 보살에게 대답하였느니라.
019_0756_c_05L女答菩薩言

저는 맹세코 다음 세상에 태어나서
아이들과 그리고 나의 몸까지
당신이 남에게 보시하려 하면 따르겠으니
이제 부처님께서는 저의 뜻을 아시리다.
019_0756_c_06L女誓後世生
隨君所施與
兒子及我身
今佛知我意

당신이 나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내가 원하는 바를 들어 주시겠다면
이 꽃을 곧 얻으실 수 있겠지만
들어주지 않겠다면 돈을 도로 당신께 드리리라.
019_0756_c_08L仁者慈愍我
唯賜求所願
此華便可得
不者錢還卿

곧 바로 전생을 생각하여
그의 본래 행을 자세히 살펴보매
5백 생 동안을 지나오면서
거듭하여 보살의 아내였었다.
019_0756_c_09L卽時思宿命
觀視其本行
以更五百世
曾爲菩薩妻

이에 보살이 곧 허락하고 기뻐하면서 꽃을 받아 떠나가는지라, 매우 기뻐하며, ‘지금 저는 연약한 여인이므로, 나아가 뵈올 수 없습니다. 두 송이 꽃을 맡기오니, 부처님께 올려 주소서’라고 하였느니라.
그때에 부처님이 이르셨는데, 국왕과 신하와 인민이며 장자와 거사들이 권속들에게 에워싸여 수천 겹 수백 겹이었으므로, 보살은 나아가 꽃을 흩으려 하였지마는 나아갈 수조차 없었다. 부처님은 지극한 뜻을 아시고 변화로 땅을 질게 만드시어 사람들이 양쪽으로 갈라서게 하셨다.
보살은 비로소 나아가게 되어 곧 다섯 송이 꽃을 흩었더니 모두가 공중에 머물러서 꽃 일산으로 변화되어 70리를 덮었으며, 두 송이 꽃은 부처님의 두 어깨 위에 머물러서 마치 뿌리에서 난 것 같았으므로 보살은 기뻐하면서 머리를 풀어 땅에 깔며, ‘부처님께서 밟으시옵소서’라고 하였느니라.
부처님은 말씀하시기를, ‘어찌 밟을 수가 있겠느냐?’라고 하시자, 보살은 대답하기를, ‘오직 부처님만이 밟으실 수 있사옵니다’라고 하였다.
부처님은 비로소 밟으시고 서서 웃으시니, 입안에서 5색의 광명이 나와 입으로부터 일곱 자를 떠나서는 두 줄기로 나누어지면서, 한 줄기의 광명은 부처님을 세 번 돌고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시어 안 비친 데가 없게 하시고, 정수리로 들어간 다른 한 줄기의 광명은 아래로 18지옥에 들어가서 고통이 한꺼번에 편안하여지게 하셨느니라.
019_0756_c_10L於是便可之歡喜受花去意甚大悅今我女弱不能得前請寄二華以上於佛卽時佛到國王臣民長者居士眷屬圍繞數千百重菩薩欲前散花不能得前佛知至意化地作泥人衆兩披爾乃得前便散五花皆止空中變成花蓋面七十里二花住佛兩肩如根生菩薩歡喜布髮著地願尊蹈之佛言豈可蹈乎菩薩對曰唯佛能蹈佛乃蹈之卽住而笑口中五色光出離口七尺分爲兩分一光繞佛三帀光照三千大千剎土莫不得所還從頂入一光下入十八地獄苦痛一時得安
019_0757_a_02L여러 제자들은 부처님께 아뢰기를, ‘부처님께서는 헛되이 웃으시지 않으시니 그 뜻을 말씀하여 주소서’라고 하였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이 동자를 보느냐?’라고 하시므로, 제자들은 ‘네, 보았나이다’라고 하였다.
세존(世尊)은 말씀하시기를, ‘이 동자는 무수한 겁 동안 배운 바가 깨끗하여 마음을 항복받고 목숨을 버리며 욕심을 버리고, 공(空)을 지키며 일으키지도 않고 없애지도 아니하며 치우침이 없는 사랑[慈]으로 덕과 행과 서원을 쌓아서 이제야 얻었느니라’라고 하셨느니라.
019_0756_c_24L諸弟子白佛言佛不妄笑願說其意佛言汝等見此童子不然已見世尊言此童子於無數劫學淸淨降心棄命捨欲守空不起不無倚之慈積德行願今得之矣
부처님은 동자에게 말씀하기를, ‘너는 지금으로부터 100겁 후에 부처님이 되리니, 명호는 석가문(釋迦文)한(漢)나라 말로는 능인(能人) 여래ㆍ무소착(無所着)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이라고 할 것이며, 겁의 이름은 파타(波陀)요한나라 말로는 위현(爲賢), 세계의 이름은 사부(沙捊)한나라 말로는 공외국토(恐畏國土)이리라.
아버지 이름은 백정(白淨)이요, 어머니 이름은 마야[摩耶]이며, 아내의 이름은 구이(裘夷)요, 아들의 이름은 라운(羅云)이며, 시자의 이름은 아난이리라. 오른편의 제자는 사리불(舍利佛)이요, 왼편의 제자는 마하목건련(摩訶目揵連)이니 5탁(濁) 세상 사람들을 교화하고 시방을 제도 해탈함이 나와 같으리라라고 하셨느니라.
이에 능인(能仁)보살은 수기하시는 말씀을 듣고 뛸 듯이 기쁘고 의심이 풀리고 욕망이 그치며 환하여지고 생각이 없어져서 고요히 선정에 들었는데, 바로 깨끗한 생멸 없는 법의 지혜를 얻고서 즉시 몸을 솟구쳐 공중으로 올라가 땅에서 일곱 길을 떨어져 있다가 위로부터 내려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면서 문득 사문이 되었느니라.
019_0757_a_05L佛告童子汝卻後百劫當得作佛釋迦文漢言能仁如來無所著至眞等正覺劫名波陁漢言爲賢世界名沙捊漢言恐畏國土父名白淨母名摩耶妻名裘夷子名羅雲侍者名阿右面弟子名舍利弗左面弟子摩訶目揵連教化五濁世人度脫十當如我也於是能仁菩薩以得決踊躍歡喜疑解望止㸌然無想而入定便逮淸淨不起法忍卽時身懸在空中去地七仞從上來下首佛足便作沙門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느니라.
佛說偈言

너는 장차 이 세상에서
풀을 깔고 나무 아래 앉아서는
계율과 선정과 지혜의 힘으로
악마의 권속들을 항복시키리라.
019_0757_a_17L汝當於是世
把草坐樹下
戒力定慧力
降伏魔官屬

너는 성인의 도량에 가서
감로의 북을 치고 울리며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
잇따라 위없는 법 바퀴를 굴리리라.
019_0757_a_19L汝行聖人場
打震甘露鼓
愍念衆生故
續轉無上輪

너는 장차 이 세상에서
좋은 방편과 위없는 지혜로
아흔 여섯의 외도들이
법의 눈을 다 얻게 하리라.
019_0757_a_20L汝當於是世
善㩲無上慧
九十六外道
皆令得法眼

너는 장차 이 세상에서
자비로써 네 가지 은혜를 행하고
법의 감로를 베풀면서
3독(毒)의 병을 없애주리라.
019_0757_a_21L汝當於是世
慈哀行四恩
施惠法甘露
滅除三毒病
019_0757_b_02L
능인 보살은 정광부처님을 받들어 섬겼고 열반하기까지 계율을 깨끗이 받들고 바른 법을 수호하며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고 기뻐하고 보호하며 어짊과 사랑을 베풀고 사람을 이롭게 하되, 평등하게 이롭게 하며 구제하는데 게으르지 않았다. 목숨을 마치고 도솔 천상에 올라가 났으며 일체를 구제하고 눈 어두운 이들을 거두어 제도하려고 위로부터 내려와 전륜왕 비행황제(飛行皇帝)가 되었는데, 7보가 인도하며 따랐느니라.
무엇이 7보인가 하면, 첫째는 금륜보(金輪寶)요, 둘째는 신주보(神珠寶)요, 셋째는 옥녀보(玉女寶)요, 넷째는 전보장신(典寶藏臣)이요, 다섯째는 전병신(典兵臣)이요, 여섯째는 감마보(紺馬寶) 주모갈(珠髦)이요, 일곱째는 백상보(白象寶) 주모미(珠髦尾)이니라.
019_0757_a_23L能仁菩薩承事錠光至于泥曰奉戒淸淨守護正法慈悲喜護惠施仁愛利人等利救濟不惓壽終上生兜術天上欲救一切攝度盲冥從上來下爲轉輪王飛行皇帝七寶導從何等爲七金輪寶神珠寶玉女寶典寶藏臣典兵臣紺馬寶珠髦白象寶珠髦尾
금륜보라 함은, 수레바퀴에 천 개의 바큇살이 환히 비쳐서 해와 달의 광명보다 뛰어났으며, 왕의 위에 있다가, 왕이 마음으로 생각만 하면 수레바퀴가 굴러가게 되어 천하를 순행하되 잠깐 동안에 두루 도나니, 이 때문에 금륜보라고 하느니라.
신주보라 함은, 29일이 되어 해와 달이 없어진 밤에 구슬을 공중에 매달아 두면 그 나라의 위에 있으면서 나라의 크고 작음에 따라 안팎을 밝게 비추어 낮과 다름없이 하나니, 그 때문에 신주보라고 하느니라.
옥녀보라 함은, 그의 몸이 겨울이면 따뜻해지고 여름이면 시원해지며, 입 안에서는 푸른 연꽃 냄새가 나고 몸에서는 전단향 냄새가 나며, 음식은 저절로 소화되어 대변과 소변의 근심이 없고, 여인으로서의 오로(惡露)와 부정한 것도 없으며, 머리카락과 몸은 길지도 않으며 짧지도 않고 희지도 않으며 검지도 않고 비대하지도 않으며 파리하지도 않나니, 그 때문에 옥녀보라고 하느니라.
전보장신이라 함은, 왕이 금ㆍ은ㆍ유리ㆍ수정ㆍ마니ㆍ진주ㆍ산호 등 값진 보배를 얻으려 할 때에 손을 들어 땅을 가리키면 땅에서 7보가 나오고 물을 가리키면 물에서 7보가 나오며 산을 가리키면 산에서 7보가 나오고 돌을 가리키면 돌에서 7보가 나오나니, 그 때문에 전보장신이라 하느니라.
019_0757_b_08L金輪寶者輪有千輻雕文刻鏤衆寶塡廁光明洞達絕日月光當在王上王心有念輪則爲轉案行天下須臾周帀是故名爲金輪寶也神珠寶者至二十九日月盡夜時以珠懸於空中在其國上國大小明照內外如晝無異是故名爲神珠寶也玉女寶者其身冬則溫夏則淸涼口中靑蓮花香身栴檀食自消化無大小便利之患亦無女人惡露不淨髮與身等不長不短不白不黑不肥不瘦是以名爲玉女寶也典寶藏臣者王欲得金銀琉璃水精摩尼眞珠珊瑚珍寶時擧手向地出七寶向水水出七寶向山出七寶向石石出七寶是故名爲典寶藏臣也
019_0757_c_02L전병신이라 함은, 왕이 네 가지 병사인 마병(馬兵)ㆍ상병(象兵)ㆍ거병(車兵)ㆍ보병(步兵)을 얻으려고 생각하면 그 신하가 왕에게 아뢰기를, ‘얼마의 병사들을 얻으려 하십니까?’ 하여 ‘천이다’, ‘만이다’, ‘무수하다’라고 하면, 돌아보는 순간에 병사들이 벌써 마련되어 진을 치고 엄숙하게 정돈되나니, 그 때문에 전병신이라 하느니라.
감마보라 함은, 검푸른 빛깔의 말인데 갈기에 꿰진 구슬을 문질러 씻으면 곧 떨어지지만 잠깐 만에 다시 본래대로 생기며, 그 구슬은 산뜻하여 앞의 것보다 낫다. 말 우는 소리는 멀리 1유순까지 들리고 왕이 때마침 올라타면 천하를 순행하되 아침에 갔다가 저물 무렵에 돌아오면서도 지치지 아니하며, 말의 다리에 먼지가 닿으면 모두가 금모래가 되기 때문에 감마보라 하느니라.
백상보라 함은, 몸 빛깔은 희고 눈은 검푸르며 7지(肢)를 갖추었고 힘은 백 마리의 코끼리보다 뛰어나며, 갈기 끝에 꿰진 구슬은 산뜻하고 깨끗하며 입에는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고 어금니는 7보의 빛깔이다. 만약 왕이 타기만 하면 하루에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되 아침에 갔다가 저물 무렵에 돌아오면서도 괴로워하거나 지치지 아니하며, 만약 물을 건너면 물이 요동치지 않고 발 또한 젖지 않나니 그 때문에 백상보라고 하느니라.
019_0757_b_24L典兵臣者王意欲得四種兵——馬兵象兵車兵步兵——臣白王言得幾種兵若千若萬若至無數顧視之閒兵卽已辦行陣嚴整是故名爲典兵臣也紺馬寶者馬靑紺色髦鬣貫珠搵摩洗刷珠則墮落須臾之閒更生如故其珠鮮潔又踰於前鳴聲于遠聞一由旬王時乘騎案行天下朝去暮還亦不疲極馬腳觸塵皆成金沙是故名爲紺馬寶也白象寶者色白紺目七肢平跱力過百象髦尾貫珠旣鮮且潔口有六牙牙七寶色若王乘時一日之中周遍天下朝往暮返不勞不疲若行渡水水不搖動足亦不濡是故名爲白象寶也
그 때의 인민들은 수명이 8만 4천 살이요, 후궁 채녀도 각각 8만 4천이며, 왕에게는 천의 아들이 있어서 인자하고 씩씩하여 한 사람이 천 명을 당해 내며 성왕은 바르게 다스리고 계율의 덕과 열 가지 선행으로 인민들을 가르친다. 천하가 태평하고 비와 바람이때에 알맞으며, 5곡이 잘 익어서 먹으면 병이 적으며 맛은 단 이슬과 같고 기력이 왕성하다. 다만 일곱 가지 병이 있는데, 첫째는 추움, 둘째는 더움, 셋째는 배고픔, 넷째는 목마름, 다섯째는 대변, 여섯째는 소변, 일곱째는 뜻대로 하고 싶어 하는 것뿐이니라.
성왕은 목숨이 다하여 또 범천에 올라가서 범천왕이 되는 등, 올라가서는 하늘의 임금이 되고 내려와서는 전륜성왕이 되기를 각각 서른여섯 번 되풀이하면서 인간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수시로 나왔느니라.
019_0757_c_15L爾時人民壽八萬四千歲後宮婇女各八萬四千王有千子仁慈勇武一人當聖王治正戒德十善教授人民下太平風雨順時五穀熟成食之少味若甘露氣力豐盛唯有七病者寒二者熱三者飢四者渴五者大便六者小便七者意所欲聖王壽盡又昇梵天爲梵天王上爲天帝下爲聖主各三十六反終而復始欲度人隨時而出
019_0758_a_03L 보살은 애써 고생하며 3아승기겁 동안을 겪고 지나다가 겁이 다하려 할 적에 일체를 가엾이 여겨 끝없이 돌면서[輪轉] 중생들을 위하였고, 몸을 굶주린 범에게 던지면서 용맹스럽게 힘써 나아갔는지라, 9겁을 뛰어넘었느니라.
능인 보살은 91겁 동안 도와 덕을 닦고 부처님의 뜻을 배우며 6바라밀[度無極]인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를 행하고 좋은 방편과 사랑ㆍ가엾이 여김ㆍ기쁨ㆍ보호로써 중생들을 기르되, 마치 갓난아이 보살피듯 하였다.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겨서 쌓은 덕이 한이 없고 여러 겁 동안 부지런히 고행하여 10지(地)의 행을 통달하였으며,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있으면서 공과 뜻이 이룩되어 거룩한 지혜가 한량없었는데, 시운(時運)이 다가와서 내려가 부처가 되어야 했으므로 도솔천상에서 네 가지를 자세히 살폈느니라.
토지를 자세히 살펴보고 부모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어느 나라 안에 나서 교화함이 마땅하며, 먼저 누구를 제도할 것인가? 백정왕이야말로 바로 나의 여러 세상 동안 낳아 주신 아버지로구나’라고 하였느니라.
구리찰제(拘利刹帝)에 두 딸이 있었는데, 이때에 후원에 있는 못 안에서 목욕을 하였으므로 보살은 손을 들어 가리키며 말하기를, ‘바로 나를 세상마다 낳아 주신 어머니로구나. 가서 태어나야겠구나’라고 하였느니라.
이때에 5백의 범지들은 모두가 다섯 가지 신통을 지녔는데, 궁성을 날아 지나다가 지나갈 수가 없는지라 놀라며 서로가 말하기를, ‘우리들의 신통은 석벽(石壁)도 모두 지나가거늘, 무엇 때문에 지금은 지나갈 수 없을까?’라고 하자, 범지의 스승이 말하기를, ’그대들은 이 두 여인을 보느냐? 한 여인은 장차 서른두 가지 몸매를 지닌 거룩한 분을 낳을 것이요, 한 여인은 장차 서른 가지 몸매를 지닌 사람을 낳으리라. 바로 그의 위신으로 우리들의 신통을 잃게 하였느니라’ 하였다. 이때에 음성이 천하에 널리 들렸다.
019_0758_a_03L菩薩勤苦經歷三阿僧祇劫劫垂欲盡愍傷一切輪轉無際衆生故投身餧餓虎勇猛精進超踰九劫能仁菩薩於九十一劫修道德學佛意行六度無極——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善㩲方便慈悲喜護育養衆生如視赤子承事諸佛積德無限累劫懃苦通十地行在一生補功成志就神智無量期運之至下作佛於兜術天上興四種觀觀視土地觀視父母生何國中教化之宜先當度誰白淨王者是吾累世所生之父拘利剎帝有二女時在後園池中沐浴菩薩擧手指言是吾世世所生母也當往就生時有五百梵志有五神通飛過宮城不能得度驚而相謂吾等神足石壁皆過因何等故今不得度梵志師言汝見此二女不一女當生三十二相大人一女當生三十相人是其威神令吾等失神足是時音聲普聞天下
019_0758_b_02L 백정왕은 기뻐 뛰면서 비행황제(飛行皇帝)가 그의 집에 태어난다 함을 욕심내어 곧 구혼하여 맞아서 아내로 삼았느니라.
카필라[迦夷衛]는 3천의 해와 달과 만 2천의 하늘과 땅에서 한가운데가 되는 곳인데,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이 모두 이 땅에서 탄생하셨느니라.”
019_0758_a_23L是時白淨王喜踊躍貪得飛行皇帝來生其家便求索娉迎爲妻迦夷衛者三千日月萬二千天地之中央也過去來今諸佛皆生此地

2. 보살이 세상으로 내려오시는 품[菩薩降身品]
019_0758_b_03L菩薩降身品第二

“이때에 능인 보살은 변화하여 흰 코끼리를 타고 와서 어머니의 태(胎) 안으로 나아갔다.
4월 8일에 부인은 목욕하고서 향을 바르고 새 옷을 입은 뒤에 조금 몸을 편안히 기댔는데, 꿈에 공중에 흰 코끼리를 탄 어떤 사람이 광명을 천하에 모두 비추며 거문고를 뜯고 악기를 울리며 노래하고 꽃을 흩뿌리고 향을 사르며 자기 위에 와서는 갑자기 없어짐을 보았다. 부인이 놀라 깨어났으므로 왕은 곧 묻기를, ‘무엇 때문에 놀라시오?’하였다. 부인은 말하기를, ‘방금 꿈속에서 흰 코끼리를 탄 이가, 공중으로부터 날아오면서 거문고를 뜯고 악기를 울리며 꽃을 흩고 향을 사르며 저의 위로 와서는 갑자기 없어진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문에 놀라 깨났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두렵고 마음이 언짢아 곧 관상쟁이 수약야(隨若耶)를 불러서 그 꿈을 점치게 하였다.
관상하는 이는 말하기를, ‘이 꿈이야말로 왕에게 복과 경사입니다. 거룩한 신이 태 안에 내려오셨기 때문에 이런 꿈을 꾸었습니다. 탄생한 아들이 집에 있으면 장차 전륜비행(轉輪飛行) 황제가 될 것이요,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 장차 부처님이 되어서 시방을 제도하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기뻐하였으며, 이에 부인은 몸과 뜻이 온화하고 맑아지는지라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19_0758_b_04L於是能仁菩薩化乘白象來就母胎用四月八日夫人沐浴塗香著新衣畢小如安身夢見空中有乘白象光明悉照天下彈琴鼓樂絃歌之聲散花燒香來詣我上忽然不現夫人驚寤王卽問曰何故驚動夫人言向於夢見乘白象者空中飛來彈琴鼓樂散花燒香來在我上忽不復現是以驚覺王意恐懼心爲不樂便召相師隨若那占其所夢相師言此夢者王福慶聖神降胎故有是夢生子處當爲轉輪飛行皇帝出家學道得作佛度脫十方王意歡喜於是夫身意和雅而說偈言

이제 나는 아이를 잉태하였는데
반드시 마하살(摩訶薩)이라
음욕과 삿됨, 시샘과 성냄이 그치고
몸과 마음 깨끗하고 편안하여지는구나.
019_0758_b_18L今我所懷胎
必是摩訶薩
婬邪嫉恚止
身心淸淨安

마음으론 언제나 보시를 즐기고
계율을 지니며 인욕을 정진하며
선정의 뜻으로 삼매에 들고
지혜로 널리 사람들을 제도하리.
019_0758_b_20L心常樂布施
持戒忍精進
定意入三昩
智慧廣度人

대왕의 몸을 자세히 살피고
공경함을 마치 부형(父兄)처럼 하고
인민들을 보시면 가엾이 여기심도
자기의 갓난아이같이 여기시리.
019_0758_b_21L觀察大王身
敬如父以兄
瞻愍人民類
亦如己赤子

병든 이는 약으로 치료해 주고
배고프고 추운 이에겐 옷과 밥을 주며
가난한 이 가엾이 여기고 어른과 늙은이 공경하며
기꺼이 나고 늙음을 없어지게 하리라.
019_0758_b_22L疾病醫藥療
飢寒施衣食
憐貧敬尊老
樂令生老滅

여러 감옥에 갇혀 있는 이들은
모진 고통 근심에 시달리나니
원컨대 왕이시여, 큰 사랑 내리시어
한꺼번에 죄와 허물 용서하소서.
019_0758_b_24L諸在獄閉繫
毒苦愁怖惱
願王加大慈
一時赦罪過

세속의 음악 소리를
이제 저는 듣고 싶지 아니하므로
산과 숲의 편안함에 나아가서
깨끗하고 평온하며 고요하게 안정하리.
019_0758_b_25L今我不欲聞
世俗音樂聲
志趣山林宴
淸淨寂默定
019_0758_c_02L
이때에 여러 작은 나라의 왕들은 대왕의 부인이 임신하였음을 듣고 모두가 와서 조하(朝賀)를 하며 저마다 금은의 값진 보배와 옷이며 꽃과 향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바쳐 올리면서 길함을 찬양함이 한량없었는데, 부인은 그들을 물리치며 피로하거나 번거롭지 않게 하려 하였느니라.
부인은 임신하고서부터 하늘에서 바친 여러 가지 맛있는 것으로 정신과 기력을 돕고 보태었으므로, 저절로 배가 부르며 왕궁의 요리는 받지 않았느니라.
열 달이 다 차서 태자의 몸이 이루어지고 4월 8일이 되었다. 부인은 나가서 유람하며 유민수(流民樹) 아래를 지나다가, 많은 꽃이 피고 샛별이 돋아날 때에 나뭇가지를 붙잡았는데, 문득 오른쪽 겨드랑이로부터 태자가 탄생하였다.
태자는 땅에 떨어지면서 일곱 걸음을 걸어가 손을 들고서 말하기를, ‘하늘 위와 하늘 아래서 오직 나만이 높도다. 삼계가 모두 괴로움이므로, 나는 장차 편안하게 하리라’ 하였느니라.
바로 그때에 하늘과 땅은 크게 진동하고 삼천대천세계는 크게 밝았으며, 제석과 범왕이며 사천왕은 그의 관속들인 여러 용ㆍ귀신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 등과 함께 와서 모시며 호위하였고, 용왕의 형제 가라(迦羅)와 울가라(鬱迦羅)는 왼편에서 따뜻한 물을 비처럼 내리고 오른편에서 찬 물을 비처럼 내렸다.
제석과 범왕은 하늘옷을 가지고 감쌌고 하늘에서는 꽃과 향을 비처럼 내리며 거문고를 뜯고 악기를 울리며 쪼이는 향[熏香]ㆍ사르는 향[燒香]ㆍ찧은 향[擣香]ㆍ기름향[澤香]이 허공을 꽉 메웠다. 부인은 태자를 안고 교룡거(交龍車)에 태워서 당기와 번기며 풍악으로 인도하고 따르면서 궁중으로 돌아왔느니라.
019_0758_c_02L於是粟散諸小國王聞大王夫人有皆來朝賀各以金銀珍寶衣被花敬心奉貢稱吉無量夫人擧手攘不欲勞煩自夫人懷妊天獻衆味補益精氣自然飽滿不復饗王廚月已滿太子身成到四月七日夫人出遊過流民樹下衆花開化明星出夫人攀樹枝便從右脅生墮地七步擧手而言天上天下唯我爲尊三界皆苦吾當安之應時天地大動三千大千剎土莫不大明釋梵四王與其官屬諸龍鬼神閱叉揵陁羅阿須皆來侍衛有龍王兄弟一名迦羅二名鬱迦羅左雨溫水右雨冷泉梵摩持天衣裹之天雨花香彈琴鼓熏香燒香擣香澤香虛空側塞人抱太子乘交龍車幢幡伎樂導從還宮
019_0759_a_02L왕은 태자가 탄생했음을 듣고 마음에 뛸 듯이 기쁨을 품고 곧 대중(大衆)과 백관(百官)이며 여러 신하와 범지(梵志)ㆍ거사(居士)ㆍ장자(長者)며 관상 보는 이들[相師]과 함께 나가서 마중하였는데, 왕의 말이 발굽이 땅에 닿으면 5백이나 되는 보배들이 한꺼번에 튀어 나왔으므로 많은 일행(一行)들은 이익을 얻었느니라.
이때에 모인 범지 관상하는 이들은, ‘만세(萬歲)’를 널리 부르면서 곧 태자의 이름을 실달(悉達)한(漢)나라 말로 재길(財吉)이라고 지었으며, 왕은 제석ㆍ범왕ㆍ사천왕과 여러 하늘ㆍ용ㆍ신 등이 공중에 가득 찼음을 보고서 공경한 마음으로 숙연하여지는지라, 모르는 결에 말에서 내려와 태자의 발에 예배하였느니라.
태자가 아직 성문에 이르기 전에, 길옆의 신묘(神廟)는 온 나라가 존경하는 바라 범지인 관상하는 이들이 모두 말하기를, ‘태자를 데리고 가서 신상(神像)에 예배하여야 하리다’라고 하였다.
곧 태자를 안고 신묘에 들어갔더니 여러 신들의 형상이 모두 뒤집혀 넘어지므로 범지인 관상하는 이들과 온 대중들은 모두 말하기를, ‘태자야말로 참으로 신령하고 진실로 미묘하도다. 거룩한 덕에 감화하여 천신들이 귀명하는구나’라고 하면서 태자를 일컫되, ‘하늘 중의 하늘[天中天]’이라고 하였느니라.
019_0758_c_20L王聞太子生心懷喜躍卽與大百官群臣梵志居士長者相師出往迎王馬足觸地五百伏藏一時發海行興利於時集至梵志相師稱萬歲卽名太子號爲悉達漢言財王見釋梵四王諸天龍神彌滿空敬心肅然不識下馬禮太子時未至城門路側神廟一國所宗梵志相師咸言宜將太子禮拜神像卽抱入廟諸神形像皆悉顚覆梵志相一切大衆皆言太子實神實妙德感化天神歸命咸稱太子號天中天
궁중으로 돌아오자 하늘에서 서른두 가지의 서응(瑞應)을 내렸느니라.
첫째, 땅이 크게 움직이면서 큰 언덕이 모두 평평하여졌으며, 둘째, 길과 거리가 저절로 깨끗해지고 더러운 냄새나는 곳이 향기로운 냄새로 바뀌었으며, 셋째, 나라 경계의 마른 나무에서 모두 꽃과 잎이 났으며, 넷째, 동산에서 저절로 기이하고 달콤한 과일이 났으며, 다섯째, 육지에서 연꽃이 나와 크기가 마치 수레바퀴 만하였으며, 여섯째, 땅 속에 묻혀 있던 보배 광이 모두 저절로 튀어나왔으며, 일곱째, 안에 감춰진 보물이 열리면서 밝은 광명을 나타냈으며, 여덟째, 상자에 있던 옷들이 횃대에 걸려 있었으며, 아홉째 많은 시내의 만 갈래 흐름이 멈추면서 맑고 깨끗하여졌으며, 열째, 바람이 그치고 구름이 걷히면서 공중이 깨끗하고 맑아졌느니라.
열한째, 하늘의 4면에서 기름 향이 비처럼 내렸으며, 열두째 명월신주(明月神珠)가 전당(殿堂)에 걸렸으며, 열셋째 공중에 불과 촛불이 다시 쓸데가 없어졌으며, 열 넷째 해와 달과 별이 모두 서서 가지 않았으며, 열 다섯째 비성(沸星)이 아래에 나타나서 태자의 탄생을 모셨으며, 열여섯째 하늘의 맑은 보배 일산이 궁중 위를 완전히 덮었으며, 열일곱째, 8방의 신들이 보배를 받들고 와서 바쳤으며, 열여덟째, 하늘의 온갖 맛있는 밥이 저절로 앞에 나타나 있었으며, 열아홉째, 보배 항아리의 입구마다 단 이슬이 매달려 담겨 있었으며, 스무째, 천신이 7보로 된 교로(交露) 수레를 끌고 왔느니라.
019_0759_a_09L於是還宮天降瑞應三十有二一者爲大動坵墟皆平二者道巷自淨臭處更香三者國界枯樹皆生花葉苑園自然生奇甘果五者陸地生蓮花大如車輪六者地中伏藏悉自發出七者中藏寶物開現精明八者篋笥衣被被在柁架九者衆川萬流停住澄淸十者風霽雲除空中淸明十一者天爲四面細雨澤香十二者明月神珠懸於殿堂十三者宮中火燭爲不復用十四者日月星辰皆住不行十五沸星下現侍太子生十六天梵寶蓋彌覆宮上十七八方之神奉寶來獻十八天百味飯自然在前十九寶甕萬口懸盛甘露二十天神牽七寶交露車至
019_0759_b_02L스물한째, 5백 마리의 흰 코끼리 새끼가 저절로 전각 앞에 벌리고 서 있었으며, 스물둘째, 5백 마리의 흰 사자 새끼가 설산으로부터 나와서 궁전 앞에 벌리고 서 있었으며, 스물셋째, 하늘의 아름다운 채녀(婇女)들이 궁녀들의 어깨 위에 나타나 있었으며, 스물넷째 여러 용왕의 딸들이 궁성을 빙 둘러 서 있었으며, 스물다섯째, 하늘의 1만 옥녀들이 공작의 불자(拂子)를 붙잡고 궁성 담 위에 나타나 있었으며, 스물여섯째, 하늘의 채녀들이 금병(金甁)에 향즙(香汁)을 담아 가지고 줄을 서서 공중에서 모셨으며, 스물일곱째, 하늘의 악기가 모두 내려와서 한꺼번에 갖추어졌으며, 스물여덟째, 지옥이 모두 휴식하고 모진 고통이 시행되지 않았으며, 스물아홉째, 독벌레가 숨어 엎드리고 상서로운 새들이 날면서 지저귀었으며, 서른째, 고기잡고 사냥하는 나쁜 짓이 한꺼번에 인자한 마음으로 되었느니라.
서른한째, 경계 안에 아이 밴 부인들이 아이를 낳으면 모두가 사내아이였고 귀머거리ㆍ소경ㆍ벙어리ㆍ곱사등이 등 온갖 질병이 모두 나았으며, 서른둘째, 수신(樹神)이 사람으로 나타나서 머리 숙여 예배하고 모신 것이었느니라.
이 때를 당하여 열여섯의 큰 나라에는 맑고 기특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므로 전에 없던 일이라고 찬탄(讚嘆)하였느니라.
019_0759_b_02L二十一五百白象子自然羅在殿前二十二五百白師子子從雪山出羅住城門二十三諸婇女現伎女肩上二十四諸龍王女繞宮而住二十五天萬玉女把孔雀拂現宮牆上二十六天諸婇女持金甁盛香汁列住空中侍二十七樂皆下同時俱作二十八地獄皆休毒痛不行二十九毒虫隱伏吉鳥翔三十漁獵怨惡一時慈心三十一境內孕婦生者悉男聾盲瘖瘂癃殘百疾皆悉除愈三十二樹神人現低首禮侍當此之時十六大國莫不雅歎未曾有
019_0759_c_02L이에 향산(香山)에 있던 도사(道士) 아이[阿夷]는 한밤중에 깨어나 하늘과 땅이 크게 진동하므로, 자세히 살펴보니 광명이 빛나고 예사롭지 않았으며 산중에 있던 우담발화(優曇鉢花) 속에서 큰 사자가 저절로 생겨 땅에 떨어지자마자 곧 일곱 걸음을 걸어가서 머리를 들고 으르렁거리니 두루 40리 안의 날짐승ㆍ길짐승과 날고[蜎飛] 기며 꿈틀거리는 동물들이 두려워하며 엎드리지 않는 것이 없었다.
아이 도사는 생각하기를, ‘세간에 부처님이 계셔야 이런 상서로움이 나타나는 것이다. 지금의 세상은 5탁(濁)으로 악이 왕성하거늘, 어째서 이런 상서로운 서응이 있을까?’ 하였다.
날이 밝아 가유라위국으로 날아가는데, 미처 성에 도착하기도 전에 40리 밖에서 갑자기 땅으로 떨어지는지라, 마음으로 매우 놀라면서도 기뻐 ‘여기 반드시 부처님이 계시리라. 나는 의심할 것조차 없다’ 하고, 걸어서 궁전 문에 나아갔다. 문지기가 왕에게 아뢰기를, ‘아이 도사가 문 앞에 계시옵니다.’라고 하므로, 왕은 놀라며 말하기를, 아이 도사는 언제나 날아다니거늘 지금은 어찌하여 문에 계시면서 들겠다고 알리실까?’하였다. 왕은 곧 나가서 예배하고 영접하여 씻게 한 뒤에 새 의복을 주고서 문안하였느니라.
‘오늘 이렇게 찾아와 주시니 높고 거룩함을 굽히신 것입니다’라고 하자, 아이는 대답하기를, ‘듣건대 대왕의 부인께서 태자를 낳으셨다고 하므로 일부러 살펴보러 왔습니다’라고 하였다. 그 나인[內人]에게 명하여 태자를 안고 나오게 하니 시녀가 아뢰기를, ‘태자는 고단하시어 지금 편안히 잠이 드셨나이다’라고 하는지라, 아이는 기뻐하면서 곧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19_0759_b_15L於是香山有道士名阿夷中夜覺天地大動觀見光明暉赫非常山中有名優曇鉢花中自然生師子王墮地便行七步擧頭而吼面四十里其中飛鳥走獸蜎飛蚑行蠕動之類莫不懾伏阿夷念言世閒有佛應現此瑞今世五濁盛惡何故有此吉祥瑞應天曉飛到迦維衛國未及國城四十里外忽然落地心甚驚喜此必有佛於我無疑步詣宮門門監白王阿夷在門王愕然曰阿夷常飛今者何故在門求通王卽出禮拜迎澡洗沐浴施新衣服問訊今日臨顧勞屈尊聖阿夷答言聞大王夫人生太子故來瞻省勅其內人抱太子出侍女白言太子疲懈始得安眠阿夷喜悅便說偈言

대웅(大雄)께서는 늘 스스로 깨달았고
깨닫지 못한 이들 깨우쳤으며
겁을 지내면서 눕고 자지 않았거늘
어찌 잠을 잔다 하겠습니까?
019_0759_c_09L大雄常自覺
覺諸不覺者
歷劫無睡臥
豈當眠寐乎

이에 시녀는 태자를 안고 나와서 태자가 아이를 향하여 절을 하게 하자, 아이는 문득 놀라며 일어나서 나아가 태자의 발에 예배하였다. 국왕과 여러 신하들은 국사(國師) 아이가 태자에게 공경히 예배함을 보고 마음에 송구하게 여기며 더욱 지극히 높으신 이인 줄 알아채고서 곧 땅에 엎드려 태자의 발에 예배하였느니라.
아이는 백 명의 장사들을 항복시키듯 하는 날쌘 힘으로 태자를 안았으므로 그의 근육과 뼈가 따라 움직였는데, 기특한 몸매인 서른두 가지와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이며 몸이 금강과 같고 아주 미묘하여 헤아리기 어려움을 보고서, ‘모두가 비기 참서[秘讖]에서와 같구나. 반드시 부처님이 되시리라. 나는 의심할 것조차 없다’하고 눈물을 흘리며 목이 메어 슬퍼 말조차 못하였다.
이때에 왕은 당황하며 묻기를, ‘태자에게 상서롭지 못한 일이 있나이까? 길하거나 흉하거나 간에 어려워하지 마시고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하자, 아이는 스스로 억제(抑制)하며 곧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19_0759_c_11L於是侍女抱太子出欲以太子向阿夷禮阿夷便驚起前禮太子足國王及群臣見國師阿夷敬禮太子心便悚然益知至尊卽頭面禮太子足夷猛力迴伏百壯士方抱太子筋骨委震見奇相三十二八十種好身如金剛殊妙難量悉如秘讖必當成佛於我無疑淚下哽咽悲不能言時王惶怖請問太子有不祥乎吉凶願告幸勿有難阿夷自抑制卽便說偈言

이제 큰 성인이 태어나셨으니
세상의 모든 재난 없어질 텐데,
나 자신은 복이 없어서
7일 후면 죽게 됨을 슬퍼하는 것입니다.
019_0759_c_21L今生大聖人
除世諸災患
傷我自無福
七日當命終

신통과 변화를 보지 못하고
설법하며 세간에 비처럼 내림도 못 보며
이제 태자와 이별하게 되었으니
그 때문에 스스로 슬퍼서 우는 것입니다.
019_0759_c_23L不見神變化
說法雨世閒
今與太子別
是故自悲泣

태자는 손을 들며 말하기를
다섯 갈래[五道]와 시방의 사람들을
나는 응당 다하도록 교화하여
모두가 그 원하는 바를 얻게 하리라.
019_0759_c_24L太子擧手言
五道十方人
吾當盡教化
皆令得其所
019_0760_a_02L
본래 나의 뜻에 원하는 바는
마땅히 살화살(薩和薩)을 제도하여서
한 사람이라도 도를 얻지 못하면
나는 열반에 들지 않는 것이다.
019_0760_a_02L本我意所願
當度薩和薩
一人不得道
吾不入泥洹

이에 아이는 기뻐하면서 거듭 태자의 발에 예배하는지라, 백정왕도 두려움이 그치고 기뻐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19_0760_a_04L於是阿夷喜重禮太子足白淨王怖止歡喜而說偈言

태자에게 어떠한 상(相)이 있으며
어떻게 세상을 다스리겠습니까?
모든 상에 어떤 복이 있는가를
저를 위해 하나하나 말씀하여 주십시오.
019_0760_a_06L太子有何相
當何治於世
願爲一一說
諸相有何福

이때에 아이는 왕에게 대답하였느니라.
019_0760_a_08L阿夷以偈答王言

지금 태자의 몸을 살피건대
금빛깔에 뜻이 견고하여
위없는 금강저로
음욕의 산을 찧어 부숴 버릴 것입니다.
019_0760_a_09L今觀太子身
金色堅固志
無上金剛杵
舂破婬欲山

대인상(大人相)을 원만히 갖추시어
발바닥은 편안하고 바른지라
나라에 계시면 늘 태평하게 다스리고
출가하면 다 옳게 깨달으시겠습니다.
019_0760_a_11L大人相滿具
足下安平趾
居國常平治
出家等正覺

손발에 윤상(輪相)이 나타나고
그 상호엔 천 개의 바퀴살이 있나니
그러므로 법의 바퀴[法輪] 굴리시게 될
삼계의 높으신 부처님 되시리라.
019_0760_a_12L手足輪相現
其好有千輻
是故轉法輪
得佛三界尊

사슴의 장딴지에 용의 넓적다리며
말처럼 감추어진 남근의 상은
보는 이가 싫어함이 없을 것이니
그러므로 법이 깨끗하리라.
019_0760_a_13L鹿腨而龍髀
隱相陰馬藏
觀者無有厭
是故法淸淨

가늘고 긴 팔과 손가락이며
손바닥은 보드랍고 평평하며 윤기가 있으니
그러므로 법은 오래고 길어서
천 년 동안 세상을 가르치리라.
019_0760_a_15L纖長手臂指
軟掌鞔中里
是故法久長
千歲在世教

피부와 터럭은 부드럽고 가늘며
오른편으로 말리고 티끌이 끼지 않으며
금빛깔의 뼈는 단단하고 잘 맞물려 있으니
그러므로 외도를 항복시키리라.
019_0760_a_16L皮毛柔軟細
右旋不受塵
金色鉤鎖骨
是故伏外道

방정한 몸에 사자의 가슴이며
빙빙 돌았으되 굽지 않았고
반듯이 서면 손이 무릎을 지나니
그러므로 일체가 예배하리라.
019_0760_a_17L方身師子臆
旋轉不阿曲
平住手過膝
是故一切禮

몸의 일곱 군데가 원만하고
천의 장부 힘으로 적을 당해 내리니
보살이 전생부터 지은 행이라
그러므로 원한과 미워함이 없으리라.
019_0760_a_19L身有七處滿
千子力當敵
菩薩宿作行
是故無怨惡

입 안에는 마흔 개의 이가 있어서
바르고 희면서 가지런하므로
감로법(甘露法)으로 중생을 통솔하리니
그러므로 일곱 가지 보배가 있으리라.
019_0760_a_20L口含四十齒
方白而齊平
甘露法率衆
是故有七寶

뺨은 마치 사자와 같으며
네 개의 어금니 같은 만(萬)자가 있는지라
부처님의 덕은 천하에 나타나리니
그러므로 3세가 넉넉하리라.
019_0760_a_21L頰車如師子
四牙萬字現
佛德現天下
是故豐三世

갖가지 맛을 차례로 맛보아
먹는 것에 그 맛을 알 것이므로
그 때문에 법의 맛을 마련하여서
일체에게 베풀어 줄 것입니다.
019_0760_a_23L味味次第味
所食識其味
是以設法味
施與於一切

넓은 혀는 마치 연꽃과 같고
입에서 나오면 그 얼굴을 뒤덮나니
그러므로 그 여러 가지 음성을
받는 이는 감로와 같이 여기리라.
019_0760_a_24L廣舌如蓮花
出口覆其面
是故種種音
受者如甘露
019_0760_b_02L
말씀하시는 소리는 난새의 소리[鸞音]이며
경전을 외우면 범천보다 뛰어나리
그러므로 법을 말씀하실 때엔
몸이 편안하고 뜻의 안정 얻으리라.
019_0760_b_02L語聲哀鸞音
誦經過梵天
是故說法時
身安意得定

눈동자의 모양은 검푸른 빛깔인데
세상마다 인자한 마음으로 보았나니
그러므로 하늘과 사람의 무리들이
부처님을 뵈올 적에 싫어함이 없으리라.
019_0760_b_04L眼相紺靑色
世世慈心觀
是故天人類
視佛無有厭

정수리엔 살상투[肉髻]가 났으며
머리칼의 빛깔은 감유리(紺琉璃)색인데
일체를 제도하려 하였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법은 융성하리라.
019_0760_b_05L頂特生肉髻
髮色紺琉璃
欲度一切故
是以法隆盛

얼굴빛은 마치 만월과 같고
색상(色像)은 꽃이 처음 핀 것 같나니
그러므로 눈썹사이의 털은
희고 깨끗하여 밝은 구슬 같습니다.
019_0760_b_06L面光如滿月
色像花初開
是以眉閒毫
白淨如明珠

이에 왕은 그가 관상에 능한 줄을 잘 알았으므로 대자를 위하여 네 철의 궁전을 일으켜서 봄ㆍ가을ㆍ겨울ㆍ여름 동안에 각각 처소를 달리하게 하였는데, 그 전각의 앞에는 달콤한 과일나무를 줄지어 심고 나무들의 사이에는 7보로 된 목욕하는 못이 있으며, 못 안의 기이한 꽃은 색색으로 저마다 달랐나니, 마치 하늘의 꽃과 같았느니라.
물에서 사는 새들은 수십 수백 가지며 궁성은 견고하고 7보의 누각에는 방울과 당기ㆍ번기를 달았으며 문의 여닫는 소리는 40리까지 들리고 5백의 기녀들을 선택하되 온화하고 맑고 예의가 갖추어진 이로써 선발하여 공양하면서 재미있게 즐기며 태자를 기르게 하였느니라.
태자가 탄생하던 날에 나라 안의 8만 4천의 장자들이 아이를 낳되 모두가 사내아이였고, 8만 4천의 마구간에서 말이 망아지를 낳았는데, 그 중 한 마리는 특이하여 털 빛깔이 뛰어나게 희고 갈기에는 구슬이 꿰어 있었는지라, 그 때문에 이름을 건특(蹇特)이라고 하였다. 마구간에서 또 흰코끼리 8만 4천을 낳았는데, 그 중 한 마리 코끼리는 7지(肢)를 갖추었고 갈기 끝에 구슬이 달렸으며 입에 여섯 어금니가 있었기 때문에 이름을 백상보(白象寶)라 하였으며, 흰말에 딸린 마부의 이름은 차닉(車匿)이었느니라.
019_0760_b_08L於是王深知其能相爲起四時殿各自異處於其殿前列種甘果樹樹閒七寶浴池池中奇花色色各異譬如天花水類之鳥數十百種宮城牢固七寶樓觀懸鈴幡幢門戶開閉聲聞四十里選五百妓女擇取溫雅禮儀備者供養娛樂育養太子太子生日國中八萬四千長者生子悉男八萬四千廏馬生駒其一特異毛色絕白髦鬣貫珠以是之故名爲蹇特廏生白象八萬四千其一白象七肢平跱髦尾貫珠口有六牙是故名爲白象之寶白馬給乘奴名車匿
019_0760_c_02L태자가 탄생한지 7일 만에 그 어머니는 목숨을 마쳤는데, 하늘 스승을 잉태한 공덕이 컸기 때문에 도리천에 나서 봉록을 저절로 받았느니라.
태자는 궁중에 있으면서 시끄러움을 좋아하지 아니하고 한가하고 편안함에 뜻을 두고 생각하였다. 왕은 시녀에게 묻기를, ‘태자가 즐거워하느냐?’라고 하자, 시녀는 아뢰기를, ‘공양과 풍악은 때를 잃지 않는데도, 태자를 자세히 살피건대 기뻐하거나 즐거워하지 않나이다’라고 하였다.
왕은 걱정이 되어 곧 여러 신하들을 불러서, ‘아이 도사가 관상 보며 말하기를, 〈반드시 부처님의 도를 이루리라〉 하였는데, 무슨 방편을 써서 태자를 머무르게 하며 도의 뜻이 없게 하겠소?’라고 하였다. 한 신하가 있다가 말하기를, ‘오직 글만을 가르치시면서 뜻을 매어 두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므로, 곧 종 5백 인을 갖추어 함께 찾아가 스승으로 삼게 하였다.
그 스승이 태자가 옴을 듣고 즉시 나가서 예배하고 맞이하니 태자가 묻기를, ‘무엇 하는 분이십니까?’ 하므로, 신하는 말하기를, ‘바로 임금님에게 글을 가르치는 스승이십니다’라고 하였다.
태자는 묻기를, ‘염부제(閻浮提)의 글에 모두 예순네 가지가 있습니다’ 하고, 곧 그 글들을 거명하고는 ‘이제 어느 글로써 나를 가르치겠습니까?’라고 하는지라, 범지는 당황하며 태자에게 대답하기를, ‘예순네 가지라 하시는데, 저는 아직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다만 두 가지의 글만을 가지고 인민들을 가르쳤습니다’하고 즉시 귀명하면서, ‘원컨대 미치지 못했음을 용서하옵소서’라고 하였느니라.
019_0760_b_21L太子生七日其母命終以懷天師功德大故生忉利天封受自然太子在不樂憒鬧志思閑燕王問侍女子樂乎侍女白言供養伎樂不失時觀省太子不以歡樂王用愁憂召群臣阿夷相言必成佛道以何方便使太子留令無道志有一臣言教書疏用繫志意卽與其僕五百人共詣師門師聞太子至卽出拜迎子問言此爲何人臣言是國教書師太子問言閻浮提書凡有六十四卽數書名今用何書以相教示志惶怖答太子言六十四種己所未唯持二書以教人民卽時歸命赦不及

3. 재주를 시험하는 품[試藝品]
019_0760_c_13L試藝品第三
019_0761_a_02L
이에 태자는 여러 관속들과 함께 즉시 궁전으로 돌아왔는데, 나이 열일곱이 되자 기묘한 재주가 더욱 나타났지마는 밤낮으로 근심하며 기뻐하거나 즐거워하는 일이 없이 언제나 출가만을 생각하였다. 왕은 그의 수종에게 묻기를, ‘태자는 어떻더냐?’라고 하였더니 그 수종은 대답하기를,‘태자는 날마다 근심하고 여위기만 하며 기뻐하거나 즐거워하는 일이 없나이다’라고 하였다. 왕은 또 근심하며 여러 신하들을 불러 ‘태자가 근심을 한다 하니, 이제 어떻게 해야 하겠소?’라고 물었다. 한 신하가 있다가 말하기를, ‘병법과 기마술을 익히게 하옵소서’라고 하였고, 어떤 이는 말하기를, ‘나라의 지경을 순행하게 하면서 유람하고 보시하게 하여 그 뜻이 흩어지게 하여야 하리다’라고 하기도 하였으며, 어떤 대신은 말하기를, ‘태자는 이미 장대하시니, 의당 장가를 들여서 그 뜻을 돌려야 하오리다’라고 하기도 하였느니라.
백정왕은 태자를 위하여 명문가의 여인을 채택하려 하였으나 뜻에 맞는 이가 없었는데, 작은 나라의 왕, 선각(善覺:須波佛)이라는 이에게 구이(裘夷)라는 딸이 있어서 단정하고 맑고 깨끗하여 천하에 짝할 이가 없었는지라, 여덟의 나라에서 왕들이 모두가 아들을 위하여 구혼하였지마는 모두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함을 들었다. 왕은 곧 선각을 불러서 말하기를, ‘나는 태자를 당신의 따님에게 장가를 들이려 하오’라고 하였다. 선각 여러 신하들과 국사(國師) 범지(梵志)가 있으므로 마땅한가를 물어야 하겠으니, 따로 아뢰겠습니다’라고 하였다.
019_0760_c_14L於是太子與諸官屬卽迴還宮至年十七妙才益顯晝夜憂思未曾歡樂常念出家王問其僕太子云何僕答言太子日日憂悴未嘗歡樂復愁憂召諸群臣太子憂思今當如有一臣言令習兵馬或言當習手搏射御或言當令案行國界使觀施散諸意思有一臣言太子已大當娶妻以迴其志王爲太子採擇名女無可意者有小國王名須波漢言善覺有女名裘夷端正皎潔天下少雙八國諸王皆爲子求悉不與之白淨王聞卽召善覺而告之曰吾爲太子娉取卿女善覺答言今女有母及諸群臣國師梵志當卜所宜別自啓白
선각은 나라로 돌아가서 근심하고 언짢아하면서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였느니라.
딸은 곧 왕에게 묻기를, ‘몸이 불편하십니까? 무엇 때문에 언짢아하십니까?’하고 물었다. 부왕은 말하기를, ‘너 때문에 내가 근심을 하느니라’하므로 딸은 말하기를, ‘어찌하여 저 때문이라 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부왕은 말하기를, ‘여러 국왕들이 와서 너에게 청혼함을 들었으면서도 나는 모두 허락하지 아니하였는데, 이제 백정왕이 태자를 위하여 너에게 청혼하였다. 만약 허락하지 않으면 벌을 줄 것이요, 마음에 든다 하여 허락하려 하면 여러 나라에 원한이 맺힐 것이다. 그 때문에 나는 근심하느니라’라고 하였다. 딸은 말하기를, ‘아버님께서는 뜻을 편히 지니십시오. 이 일은 쉽습니다. 제가 7일 후에 스스로 결정하러 문을 나가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선각은 허락하고서 백정왕에게 알리기를, ‘딸이 7일 후에 자신이 나가서 나라 안에서 무용(武勇)과 기술이 가장 뛰어난 이로써 결정하겠다 하니, 그렇게 하여야 되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백정왕은 생각하기를, ‘태자가 궁중에 있으면서 일찍이 익힌 적이 없거늘, 이제 재주를 시험하려 하니 어떻게 해야 할까? 하였다.
019_0761_a_07L善覺歸國愁憂不樂絕不飮食女卽問王體力不安何故不樂父言坐汝令吾憂耳女言云何爲我父言聞諸國王來求索汝吾皆不許今白淨王爲太子求汝若不許者見誅罰適欲與者諸國怨結以是之令吾憂慼女言願父安意此事易我卻七日自處出門善覺聽之白淨王女卽七日自出求處國中勇武技術最勝者爾乃爲之白淨王念太子處宮未曾所習今欲試藝當如何乎
019_0761_b_02L 그 날이 되자 구이는 5백의 시녀들을 데리고 국문(國門) 위에 나아갔는데, 여러 나라의 재주 있는 선비들이 널리 구름처럼 모였는지라, ’가장 미묘한 재주와 예법과 음악을 갖춘 이에게 나는 비로소 응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칙명하기를, ‘경기장에 나가서 여러 기술을 관전하여라’ 하였고, 우타(優陀)에게 말하기를, ‘너는 태자에게 〈태자를 장가들이려고 하는 것이니, 기특한 재주를 나타내라〉고 일러라’ 하였다. 우타는 분부를 받고 가서 태자에게 말하기를, ‘왕께서 장가들이려고 예법과 음악을 시합하게 한 것이니, 경기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라고 하였느니라.
태자는 곧 우타와 난타(難陀), 조달(調達), 아난 등 5백 인과 함께 예법ㆍ음악ㆍ활쏘기 등 재주 겨루는 도구를 가지고 성문을 나가는데 코끼리 한 마리가 놓여 있었다. 그 성문에 당도하여 힘이 세다고 뽐내는 조달이 먼저 나오다가 코끼리가 문을 막고 있음을 보고 한 주먹으로 내질러서 즉사시켰느니라.
난타가 생각해보고 길옆에 끌어다 놓았는데, 태자가 뒤에 오다가 그 종에게 묻기를, ‘누가 코끼리를 죽였느냐?’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조달이 죽였나이다’라고 하였다. 또 ‘누가 옮겼느냐?’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난타이옵니다’라고 하므로, 보살은 인자스럽게 천천히 코끼리를 어루만지다가 들어서 성밖으로 내던지자, 코끼리는 곧 도로 소생하여 본래와 같아졌느니라.
019_0761_a_18L至其時日裘夷從五百侍女國門上諸國術士普皆雲集觀最妙技禮樂備者我乃應之王勅群臣出戲場觀諸技術王語憂陁汝告太(爲爾娶妻當現奇藝)憂陁受教往告太子王爲娶妻令試禮樂宜就戲太子卽與優陁難陁調達阿難等五百人執持禮樂射藝之具當出城安置一象當其城門決有力者調達先出見象塞門扠之一拳應時卽難陁尋至牽著道側太子後來其僕曰誰抂殺象答言調達殺之復移者答言難陁菩薩慈仁徐前接擧擲城外象卽還蘇更生如故
조달은 경기장에 이르러서 여러 역사(力士)들과 씨름을 하였는데, 당해 낼 수 있는 이가 없어서 여러 이름 있고 힘이 용감한 이들이 모두 참패를 당하였느니라.
왕은 그 종에게 묻기를, ‘누가 이겼느냐?’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조달이옵니다’라고 하므로, 난타에게 말하기를, ‘너와 조달 두 사람이 씨름을 해 보라’고 하였다. 난타는 분부를 받고 즉시 씨름을 하였는데, 조달이 단번에 넘어지면서 기절하였다. 물을 붓고 하여 한참 만에 깨어났는데, 왕은 다시 묻기를, ‘누가 이겼느냐? 하였다. 그 종은 대답하기를, ‘난타가 이겼나이다’라고 하였더니, 왕은 난타에게 말하기를, ‘태자와 결판 하여라’ 하였다. 난타는 왕에게 아뢰기를, ‘형님이야말로 마치 수미산과 같고 저는 실로 겨자씨와 같으므로 실로 그 동류(同類)가 아니옵니다’ 하고 사양하면서 물러갔느니라.
019_0761_b_08L調達到場撲衆力士莫能當者諸名勇皆爲摧辱王問其僕誰爲勝者調達王告難陁汝與調達二人相難陁受教卽撲調達頓躄悶絕水灌之有頃乃蘇王復問言誰爲勝其僕答言難陁得勝王告難陁太子決難陁白王兄如須彌難陁如芥子實非其類拜謝而退
019_0761_c_02L다시 활쏘기로써 결정하는데, 먼저 쇠북을 놓되 10리마다 하나씩을 놓아 일곱 개의 북을 놓았다. 모두들 유명한 사수들이라 그 화살의 힘이 대단하였지마는 하나의 북에도 미치지 못하였느니라.
조달이 쏘자 하나를 뚫고 두 개를 맞혔으며, 난타는 둘을 지나 화살은 세 개째의 북을 꿰뚫었으며, 그 나머지 사수들은 미칠 수 있는 이가 없었느니라.
태자가 나아가 쏘려 하였지마는 모두가 꺾어지며 손에 맞는 것이 없었으므로 그의 종에게 말하기를, ‘우리 선조에게 활이 있었는데 지금 천묘(天廟)에 있다. 너는 가지고 오너라’ 하였다. 곧 가서 활을 가져오는데 두 사람이어야 감당할 수 있었으며, 여러 사람들에게 주어도 들 수 있는 이가 없었느니라.
태자가 활에 시위를 매자 활 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와 같았고 대중들에게 주어도 당길 수 있는 이가 없었다. 태자가 잡아끌어다 활을 쏘니 소리가 40리까지 들렸으며 활을 당겨 화살을 쏘았더니, 일곱 개의 북을 꿰뚫어 지나갔고, 재차 쏘자 북을 뚫고 땅으로 들어가서 샘물이 솟아 나왔으며, 세 번째 쏘자 북을 꿰뚫고 철위산(鐵圍山)에 닿았으므로 모인 대중들은 전에 없었던 일이라 찬탄하였으며, 와서 재주를 겨룬 이들은 모두가 참패당하고 부끄러워하면서 떠나갔느니라.
019_0761_b_16L復以射決先安鐵鼓十里置一至于七鼓諸名射者其箭力勢不及一鼓調達放發徹一中二難陁徹二箭貫三鼓其餘藝士無能及者太子前射挽弓皆折無可手者告其僕曰吾先祖有弓在天廟汝取持來卽往取弓二人乃令與衆人無能擧者太子張弓聲如雷傳與大衆莫能引者太子攬牽彈弓之聲聞四十里彎弓放箭過七鼓再發穿鼓入地泉水涌出發貫鼓著鐵圍山一切衆會歎未曾諸來決藝悉皆受折慚辱而去
다시 어떤 힘센 사람이 맨 나중에 왔는데, 씩씩하고 건장하여 보통이 아니었고 용맹함이 세상에서 뛰어나서 말하자면 조달과 난타는 당해낼 수 없었고, 태자라야 함께 재주를 겨룰 만하였느니라.
욕을 당하고 떠나가던 이들이 그를 살펴보고선 ‘보복할 수 있겠다’고 하며 기뻐 뛰면서 힘센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그대의 뛰어난 용맹은 이 세상에 당할 자가 없소. 온 힘을 다한다면 반드시 그대 뜻대로 승리하리라.’
태자와 승부를 겨루는 것을 구경하려고 모두들 그를 따라 돌아갔느니라. 이를 본 조달과 난타가 그 위엄과 용맹을 떨치면서 곧 나아가 치려고 하자 태자가 말리며 말하였다. ‘이는 사람이 아니라 힘이 센 악마 왕이니라. 너희들로서는 제압할 수 없고 반드시 욕을 당하리니, 내가 직접 상대하리라’ 하였느니라.
부왕은 이를 듣고 ‘태자가 어린지라 매우 근심되고 두렵구나’라고 생각하였으며, 몰려온 구경꾼들은 ‘태자를 이겨라’고 외쳤느니라. 이때 힘센 사람이 땅을 박차며 날쌔게 일어나 팔을 뻗어 손을 들어서는 바짝 태자를 거머잡았다. 태자가 즉시 그를 잡아 내동댕이치자 땅이 크게 진동하였으며, 모였던 구경꾼들은 거듭 욕을 당했는지라 뿔뿔이 흩어져 홀연히 없어져버렸느니라.
태자가 가장 뛰어났으며 종을 치고 북을 두드리며 거문고를 타고 노래를 부르면서 수레를 타고 궁중으로 돌아갔느니라.
019_0761_c_05L有力人王最於後來壯健非常勇猛絕世謂調達難陁爲不足擊當與太子共決技耳被辱去者審呼能報躍歡喜語力人王卿之雄傑世無當決力取勝必自如意皆隨從還與太子決於勝負調達難陁奮其威便前欲擊太子止言此非爲人力魔王耳卿不能制必受其辱吾自當之父王聞此念太子幼深爲愁怖諸來觀者謂勝太子時力人王蹹地勇起奮臂擧手前撮太子太子應時接撲著地地爲大動衆會重辱散去忽滅太子殊勝椎鍾擊鼓彈琴歌頌騎乘還宮
019_0762_a_02L 우타가 선각(善覺)에게 말하였느니라.
‘태자의 재주는 모든 면에서 뛰어납니다. 따님 구이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선각은 대답하기를, ‘5백의 시녀들을 데리고 성문 위에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우타가 태자에게 ‘놀라운 모습을 보이셔야 합니다’라고 하자, 태자는 몸의 영락을 벗어 멀리서 던지려 하므로 우타는 말하기를, ‘여러 여인들이 많거늘 이제 누구에게 던져 주렵니까?’라고 하였다. 태자는 말하기를, ‘영락이 목에 걸리는 바로 그 사람이리라’ 하면서 곧 구슬을 던지니 바로 구이에게 걸렸으므로 모든 여인들은 칭찬하면서, ‘미묘하구나. 매우 기특하며 세상에서 있기 드문 일이로다’라고 하였느니라.
이에 선각은 엄숙하게 격식을 갖춰 딸을 전송하며 태자의 궁전으로 보냈는데, 따르는 광대와 시종이 무려 2만 명이었느니라.
밤낮으로 재미있게 즐기며 세상에서 뛰어난 음악이 있었지만 태자는 뜻에 기쁘게 여기지 않고 언제나 버리고서 고요히 도업(道業)을 닦으며 중생들을 제도하려 하였다.
019_0761_c_19L憂陁語善覺言太子技藝事事殊特卿女裘夷今爲所在善覺答言從五百侍女在城門上憂陁白太子言宜現奇特太子脫身珠瓔遙擲之憂陁言衆女大多今擲與誰太子言珠瓔著頸則是其人尋便擲卽著裘夷一切衆女皆稱妙哉爲奇特世之希有於是善覺嚴辦送詣太子宮衆伎侍從凡二萬人夜娛樂絕世之音太子志意不以爲常欲棄捨靜修道業濟度衆生
왕이 그 종에게 묻기를, ‘태자가 비(妃)를 맞이한 이래로 뜻이 어떻더냐? 라고 하자, 종이 왕에게 대답하기를, ‘근심하고 언짢아하시는지라, 몸이 여위어서 점점 전보다 못하옵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조심하면서 곧 여러 신하들을 불러, ‘태자가 기뻐하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하겠소?’라고 하자, 여러 신하들이 의논하며 말하기를, ‘다시 장가를 들여서 그 기악(伎樂)을 늘려야 하겠나이다’라고 하였다. 왕은 즉시 또 아름다운 여인에게 장가들였나니, 첫째가 중칭미(衆稱美)요, 둘째가 성락의(常樂意)라고 하였느니라.
그 하나의 부인에게 2만의 채녀가 있었는지라, 세 부인에게 모두 6만의 채녀들이 있어 단정하고 아름다워 천녀(天女)들과 다름이 없었다.
왕은 구이에게 ‘태자에겐 지금 6만의 채녀들이 있어 풍악을 잡히고 공양하는데, 태자는 과연 즐거워하느냐?’라고 묻자, 구이는 대답하기를, ‘태자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정신을 외곬으로 쓰며 도에 뜻을 두는지라 욕심과 즐거움을 생각조차 하지 않나이다’라고 하였느니라.
왕은 듣고 근심하면서 여러 신하들을 불러서 또 함께 의논하기를, ‘지금껏 태자에게 공급한 것들은 세상에서 더할 나위 없이 값지고 기이한 것인데도 여전히 뜻을 오로지 하여 한번도 기뻐하거나 즐거워하지 않으니, 정말 아이 선인의 말씀대로 되는 것인가?’라고 하였다.
여러 신하들은 대답하기를, ‘6만의 채녀들이면 세상에 가장 즐거울 것이거늘 기쁘게 여기지 않는다면, 밖으로 내보내어 유람하며 정사나 자세히 살피게 하면서 도의 뜻을 흩어지게 해야 하오리다’라고 하였느니라.
019_0762_a_06L問其僕太子迎妃以來意志云何答王言憂思不樂身體羸瘦轉不如王心愁憂卽召群臣太子不悅如之何諸臣議言宜復娉娶增其伎樂儻能迴志樂於世閒卽復爲娉妙女名衆稱味二名常樂意其一夫人者萬婇女三夫人者凡有六萬婇女端正妙好天女無異王問裘夷太子今有六萬婇女伎樂供養太子寧樂乎太子夙夜專精志道不思欲樂聞憂慘召諸群臣復共議言今供太盡世珍奇而故專志未曾歡樂如阿夷言乎諸臣答言六萬婇女世之樂不以爲歡宜使出遊觀於治以散道意
修行本起經卷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