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808_c_01L불설태자서응본기경 하권
019_0808_c_01L佛說太子瑞應本起經卷下


오나라 월지 우바새 지겸 한역
김두재 번역
019_0808_c_02L 吳月支優婆塞支謙譯



“보살은 여러 겁 동안 깨끗한 행(行)과 지극히 유순하고 커다란 사랑으로 도가 저절로 정해졌고, 참는 힘으로 마군[魔]을 항복 받아 귀신의 병사들이 물러가 흩어졌고, 정(定)의 뜻이 예전과 같아져서 지려(智慮:깊이 생각하는 능력)를 쓰지 않고도 근심하고 기뻐하는 생각이 없어졌느니라. 이 날 초저녁에 1술사(術闍:智)를 증득하여 스스로 숙명(宿命)을 증득했으므로 수없이 많은 겁 동안 정신의 소갱(所更:바뀌어 달라짐)으로 엎치락뒤치락 몸을 받은 적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도 그 일들을 다 알았느니라.
2야(夜)에 이르러 2술사(術闍)를 얻어 중생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선과 악, 재앙과 복, 나고 죽어서 나아가는 길 등을 다 알았느니라.
019_0808_c_03L菩薩累劫淸淨之行至儒大慈道定自然忍力降魔鬼兵退散定意如故不以智慮無憂喜想是日初夜得一術闍自知宿命無數劫來精神所更展轉受身不可稱計皆識知之至二夜時得二術闍悉知衆生心中所念善惡殃福生死所趣
3야(夜)에 이를 때쯤 3술사(術闍)를 증득하여 누(漏:번뇌)가 다 끊어지고 결(結:번뇌)이 풀려서 스스로 예전에 본래 오래도록 익혀 왔던 행(行)인 4신족념(神足念)ㆍ정진정(精進定)ㆍ욕정(欲定)ㆍ의정(意定)ㆍ계정(戒定)을 알게 되었다. 변화하는 법을 얻어서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대로 하였고, 다시는 생각을 쓰지 않고도 몸은 날아다닐 수 있고, 하나의 몸을 나누어서 백이 되고 천이 되었으며, 억만이 되고 수없이 많게도 되었으며, 다시 합해져서 한 몸이 되기도 하고 땅을 뚫고 들어갈 수도 있었고 석벽(石壁)도 모두 통과할 수 있었으며, 한쪽으로부터 나타나서는 밑으로 숨었다가 위로 뛰어나오는 것이 비유하면 마치 파도와 같았으며, 몸 속에서 물과 불을 낼 수도 있었고 물 위를 걷기도 하였으며, 허공을 걸어다녀도 몸이 떨어지거나 빠지지 않았고, 공중에서 앉고 눕는 것이 마치 새가 날아다니는 것과 같았다. 선 채로 하늘에 닿을 수 있어서 손으로 해와 달을 만지고 몸을 곧게 세우려고 하면 범천(梵天)과 자재천(自在天)까지 이를 수 있었으며, 눈으로 꿰뚫어 보고 귀로 훤히 들을 수 있었고, 마음으로 미리 다 알아서 여러 하늘ㆍ사람ㆍ용ㆍ귀신이며 기어다니거나 꿈틀대는 무리들에 이르기까지도 몸으로 행하고 입으로 말하거나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다 보고 들어 알았느니라.
019_0808_c_10L至三夜時得三術闍漏盡結解自知本昔久所習行四神足念精進定欲定意定戒定變化法所欲如意不復用思身能飛能分一身作百作千至億萬無數復合爲一能徹入地石壁皆過從一方現俯沒仰出譬如水波能身中出水火履水行虛身不陷墜坐臥空中如鳥飛翔立能及天手捫日月欲身平立至梵自在眼能徹視耳能洞聽意悉預知諸天鬼神蚑行蠕動之類身行口言心所欲念悉見聞知
019_0809_a_02L모든 탐음(貪婬)이 있거나 탐음이 없는 이와 진에(瞋恚)가 있거나 없는 이와 우치(愚癡)가 있거나 없는 이와 애욕(愛欲)이 있거나 없는 이와 큰 뜻과 행이 있거나 없는 이와 안팎의 행(行)이 있거나 없는 이와 선을 생각함이 있거나 없는 이와 한결같은 마음이 있거나 없는 이와 해탈할 마음이 있는 이와 없는 이에 대해서는 모두 다 알았느니라.
019_0808_c_21L諸有貪婬無貪婬者有瞋恚無瞋恚有愚癡無愚癡者有愛欲無愛欲有大志行無大志行者有內外行無內外行者有念善無念善者有一心無一心者有解脫意無解脫意者一切悉知
보살은 천상과 인간, 지옥과 축생, 그리고 귀신의 5도(道)에서 과거생의 부모ㆍ형제ㆍ처자며 안팍의 성자(姓字)들을 낱낱이 분별하여 1세(世)와 10세(世), 백천만억의 수없이 많은 세상의 일과 하늘과 땅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겁(劫)이 무너져서 텅 비어 황폐해진 때와 한 겁이 비로소 이루어지면서 사람과 물질이 생겨날 때이며, 10겁, 백 겁과 천만억 무수히 많은 겁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의 안팎 성자를 다 알 수 있었느니라.
옷과 밥, 괴로움과 즐거움, 수명의 길고 짧음,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남, 엎치락뒤치락 나아가는 세계며, 위로는 머리로부터 시작하여 여러 가지 바뀌어왔던 몸과 나고 자라고 늙고 죽는 일이며, 형색(形色)의 예쁘고 미움이며, 어질고 어리석음과 괴롭고 즐거운 일체 삼계의 모든 것들을 분별하여 알았느니라.
019_0809_a_06L菩薩觀見天上人中地獄畜生鬼神五道先世父母兄弟妻子中外姓字一一分別一世十世百千萬億無數世事至于天地一劫崩壞空荒之時一劫始成人物興時能知十劫百劫至千萬億無數劫中內外姓字衣食苦樂壽命長短死此生彼展轉所趣從上頭始諸所更身生長老終形色好醜賢愚苦樂一切三界皆分別知
사람의 혼신(魂神)을 각각 스스로 따라가서 5도(道)에 태어나는 것을 보되 혹은 지옥에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축생으로 태어나기도 하며, 혹은 귀신이 되기도 하고, 혹은 하늘 나라에 나기도 하며, 혹은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호탕하고 귀하며 부유하고 즐거운 집에 태어나는 이도 있고, 비천하고 더럽고 가난하고 천한 이의 집에 태어나는 이도 있음을 알았느니라.
019_0809_a_15L見人魂神各自隨行生五道中或墮地獄或墮畜生或作鬼神或生天上或入人形有生豪貴富樂家者有生卑鄙貧賤家者
019_0809_b_02L모든 중생들이 혹은 5음(陰)에 스스로 가려져 있음도 보았나니, 첫째는 색(色)의 형상이요, 둘째는 아프고 가려운 느낌의 형상이며, 셋째는 고정 관념[思想]의 형상이요, 넷째는 운행하는 작용[行作]이며, 다섯째는 인식 작용[魂識]이니, 이 모두가 다 5욕을 익힌 것으로 눈으로 색을 탐하고 귀로 소리를 탐하며, 코로 냄새를 탐하고 혀로 맛을 탐하며, 몸으로 부드럽고 미끄러운 감촉을 탐하고, 애욕에 끌려 혹은 재물이나 여색을 탐하기도 하고, 안락을 생각하고 바라서 이로부터 모든 악의 근본이 생겨나고, 악으로부터 괴로움이 이루어지므로 애욕의 습기를 끊고 음탕한 마음을 따르지 아니하며, 큰 것이라 해도 마치 터럭과 같이 여겼으며, 8도(道)를 받아 행하면 숱한 괴로움이 사라져 없어질 것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땔나무가 없으면 다시는 불이 없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작용이 없는 세상을 건지는 도라고 말하는 것이니라.
019_0809_a_19L知諸衆生或五陰自一色像二痛痒三思想四行作魂識皆習五欲眼貪色耳貪聲鼻貪舌貪味身貪細滑牽於愛欲或於財色思望安樂從是生諸惡本從惡致苦能斷愛習不隨婬心大如毛髮受行八道則衆苦滅矣譬如無薪亦復無火是謂無爲度世之道
보살은 이미 악의 근본을 버리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으며, 나고 죽음이 이미 제거되었고, 씨와 뿌리를 이미 끊었으므로 묘목과 싹도 남은 것이 없었으며, 하는 것이 이미 성취되고 지혜가 이미 분명해졌는데, 명성(明星)이 나올 때에 확연(廓然)히 크게 깨달아 최상의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증득하였고 최정각(最正覺)이 되었으며, 부처님의 18법[佛十八法]을 얻고 10신력(神力)과 4무소외(無所畏)를 얻었느니라.
019_0809_b_03L菩薩自知已棄惡本無婬怒癡生死已除種根已斷無餘栽枿所作已成智慧已了明星出時廓然大悟得旡上正眞之道爲最正覺得佛十八法有十神力四無所畏
부처님의 18법이란, 부처님이 되었을 때부터 니원(泥洹:涅槃)에 이르기까지 첫째 도(道)를 잃어버리는 일이 없고, 둘째 부질없는 말이 없으며, 셋째 뜻을 잊어버림이 없고, 넷째 마음이 깨끗하지 않음이 없으며, 다섯째 약간의 생각조차 없고, 여섯째 살펴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이니라. 일곱째 하고 싶어하는 뜻이 줄어드는 일이 없고, 여덟째 정진(精進)이 줄어드는 일이 없으며, 아홉째 정의(定意)가 줄어드는 일이 없고, 열째 지혜가 줄어드는 일이 없으며, 열한째 해탈이 줄어드는 일이 없고, 열두째 세상을 건지는 지견[度知見]이 줄어드는 일이 없는 것이니라. 열셋째 오래된 세상의 일을 다 알고 보며, 열넷째 미래세의 일을 다 알고 보며, 열다섯째 지금 세상의 일을 다 알고 보며, 열여섯째 숱하게 많은 몸의 행을 살펴서 교화하여 비로소 알게 하며, 열일곱째 숱하게 많은 말의 행을 살펴서 교화하여 비로소 알게 하고, 열여덟째 숱하게 많은 뜻의 행을 살펴서 교화하여 비로소 알게 하고, 열여덟째 숱하게 많은 뜻의 행을 살펴서 교화하여 비로소 알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처님의 열여덟 가지 함께하지 못하는 법[佛十八不共之法]이니라.
019_0809_b_08L佛十八法者從得佛至于泥曰無失道無空無忘志無不靜意無若干無不省視志欲無減精進無減定意無減智慧無減十一解脫無減十二度知見無減十三世之事悉知見十四來世之事悉知十五今世之事悉知見十六覽衆身行化以始所知十七覽衆言行化以始所知十八覽衆意行化以始所是爲佛十八不共之法
10신력(神力)이란, 부처님께서는 깊고 미묘하며 은밀하고 요원한 옳은 이치와 그른 이치에 대하여 밝고 자세하기가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모두 보고 아시나니 첫 번째의 힘이요, 부처님께서는 미래와 현재와 과거 세상에서 짓고 행한 것과 보응(報應) 받는 것을 모두 밝게 아시나니 이것이 두 번째 힘이며, 부처님께서는 하늘ㆍ사람ㆍ중생들이 저마다 다르게 가지고 있는 생각을 다 분별하시나니 이것이 세 번째 힘이고,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의 약간의 근본이 되는 말[種語]과 세상을 건지는 말들에 대하여 모두 다 아시나니 이것이 네 번째 힘이며, 부처님께서는 세간의 여러 가지 한량없는 마음과 형태를 모두 아시나니 이것이 그 다섯 번째 힘이니라.
019_0809_b_18L十神力者佛悉知見深微隱遠是處非處明審如有一力也佛悉明知來今往古所造行地所受報應二力也佛悉分別天人衆生彼彼異念三力佛悉知衆生若干種語及度世語四力也佛悉了知世閒雜種無量情五力也
019_0809_c_02L부처님께서는 선정ㆍ해탈ㆍ정의(定意)의 행을 나타내어 숱하게 많은 수고로움과 다툼을 제거하시나니 이것이 여섯 번째 힘이요, 부처님께서는 욕심과 속박을 아시고 속박을 푸는 요점을 알아서 처해 있는 곳에서 적절하게 행하나니 이것이 그 일곱 번째 힘이며, 부처님께서는 지혜는 마치 바다와 같고 착한 말은 한량없이 많으며 전생에 바뀌었던 온갖 것을 미루어 아시나니 이것이 그 여덟 번째 힘이고, 부처님께서는 천안(天眼)이 깨끗하여 사람이나 다른 물질이 죽으면 혼신이 다른 곳으로 가서 태어나며 선ㆍ악ㆍ재앙ㆍ복 따위가 행한 업에 따라 그 과보를 받는 것을 보시나니 이것이 그 아홉 번째 힘이며, 부처님께서는 번뇌[漏]가 이미 다 끊어지고 다시는 얽매이거나 집착함이 없으며 신비하고 참된 슬기로운 지혜로써 스스로 알고 보고 증득하며, 도의 행을 연구하여 펴서 해야 할 일이면 능히 하고 나고 죽음에 남음이 없으며, 그 지혜로 밝게 살피나니 이것이 부처님께서 지닌 10신력(神力)이니라.
019_0809_c_02L佛能現禪解定行除衆勞六力也佛知欲縛知縛解要在所宜行七力也佛智如海善言無量識一切宿命所更八力也佛天眼淨見人物死神所出生善惡殃福隨行受報九力也佛漏已盡無復縛著眞睿智自知見證究暢道行可作能無餘生死其智明審是爲佛十神力也
4무소외(無所畏)란, 부처님께서는 신비한 지혜를 가지셨고 바르게 깨달으셨으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데, 어리석고 미혹한 사람들은 서로들 말하기를, ‘부처님은 미처 다 알지 못하다’고 하지만 범천이나 마왕과 숱하게 많은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처님의 지혜에 대해서는 논란을 벌일 수조차 없기 때문에 독보적 존재로서 두려워하지 않나니, 이것이 그 첫 번째 두려워함이 없는 것이요, 부처님께서는 번뇌를 이미 다 끊으셨으므로 모두 다 알고 계시는데도 어리석고 미혹한 사람들은 서로들 말하기를, ‘부처님은 아직 번뇌를 다 끊어 버리지 못했다’고 하지만 범천이나 마왕과 숱하게 많은 성인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뜻을 논할 수 없기 때문에 독보적 존재로서 두려워하지 않나니, 이것이 그 두 번째 두려움이 없는 것이니라.
019_0809_c_11L四無所畏者佛神智正覺無所不知愚惑相言佛未悉知至於梵摩衆聖皆莫能論佛之智故獨步不懼一無畏也佛漏已盡悉知愚惑相言佛漏未盡至於梵摩衆聖莫能論佛之志故獨步不懼二無畏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전과 계율을 천하에서 외우고 익히는데도 어리석고 미혹한 사람들은 서로들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전은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범천이나 마왕과 숱하게 많은 성인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바른 경전을 논할 수 없기 때문에 독보적인 존재로서 두려워하지 않나니, 이것이 그 세 번째 두려움이 없는 것이요, 부처님께서는 도의 이치를 나타내되 그 말씀이 진실되고 긴요하여 능히 괴로움과 재액을 건져줄 수 있는데도 어리석고 미혹한 중생들은 서로들 말하기를, ‘부처님은 괴로움에서 건져줄 수 없다’고 말하지만 범천이나 마왕과 숱한 성인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바른 도를 논할 수 없기 때문에 두루 다니면서도 두려워하지 않나니, 이것이 그 네 번째 두려움 없는 것이니라.
019_0809_c_16L佛說經戒天下誦習愚惑相言佛經可遏至於梵摩衆聖莫能論毀佛之正經故獨步不懼三無畏也佛現道義言眞而要能度苦厄愚惑相言佛不能度苦至於梵摩衆聖莫能論佛正道故周行不四無畏也
019_0810_a_02L부처님께서는 정의(定意)를 얻으셨고 일체를 다 알고 보셨으므로 앉아서 스스로 생각하셨다.
‘이것은 진실로 미묘하여 알기도 어렵고 밝히기도 매우 어려운 것이구나. 높되 위가 없고 넓어서 끝이 없으며, 깊되 아래가 없으니 너무도 깊어서 헤아려 알 수 없느니라. 그리하여 크기로 말하면 천지도 에워싸고 작기로 말하면 틈이 없는 곳에도 들어간다. 옛날 정광(定光)부처님 때에 나에게 수기(授記)하시기를, 〈부처가 되어 이름을 석가문(釋迦文)이라 하리라〉고 하셨는데, 이제야 과연 얻게 되었다. 수없이 많은 겁으로부터 애써 고생하면서 구하던 것을 이제야 얻었구나. 스스로 기억해 보니 과거 세상에는 여러 가지 보시를 하였고, 사랑[慈]과 효도, 인(仁)과 의(義), 예의와 공경, 정성과 믿음으로 마음을 바르게 하고, 선(善)을 지켰으며, 마음을 비우고 성인의 법을 배웠다. 부드럽고 연약하게 마음을 깨끗이 하며, 6도무극(度無極:六波羅蜜)인 보시(布施)ㆍ지계(持戒)ㆍ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일심(一心)ㆍ지혜(智慧)를 행하고, 네 가지 평등심인 자(慈)ㆍ비(悲)ㆍ희(喜)ㆍ호(護)를 익히며, 중생들을 양육하되 마치 어린아이를 돌보듯 하였고, 여러 부처님들을 받들어 섬기는 등 덕 쌓기를 한량없이 많이 하였으며, 여러 겁 동안 애써 고생하였더니, 그 공이 헛되이 버려지지 않아서 이제야 다 얻게 되었구나.’
019_0809_c_22L佛得定意一切知見坐自念言是實微妙難知難明甚難得也高而無上廣不可極淵而無下深不可測大包天地細入無閒昔定光佛時別我爲名釋迦文今果得之從無數劫苦所求適今得耳自念宿命諸所施慈孝仁義禮敬誠信中正守善心學聖柔弱淨意行六度無極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習四等心慈悲喜護養育衆生如視赤子承事諸佛積德無量累劫勤苦不望其功今悉自得
그리고는 기뻐하시며 스스로 말씀하셨다.
喜自說曰

이제 깨달은지라. 부처님 극히 높아
음욕 버리고 깨끗하여 번뇌 없어졌으며
일체를 거느리고 인도할 수 있으니
따르는 이들 틀림없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리.
019_0810_a_10L今覺佛極尊
棄婬淨無漏
一切能將導
從者必歡預

지은 복의 과보가 통쾌한지라
미묘한 소원 다 성취하였으며
빠르게 최상의 고요함을 얻었으니
나는 장차 니원(泥洹)에 나아가리라.
019_0810_a_12L夫福之報快
妙願皆得成
愍疾得上寂
吾將逝泥洹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도를 증득하시고는 음식을 적게 드시고 신체가 텅 비고 가벼움을 스스로 아시고 천천히 일어나 물에 들어가셔서 깨끗이 목욕하셨다. 목욕을 마치시고 언덕으로 오르려고 하시자 하늘이 나뭇가지를 당겨 주었으므로 그것을 휘어잡고 나와서 나무 밑으로 걸어 가셨다.
그러자 5백의 푸른 새[淸雀]가 날아와서 부처님을 빙 둘러 세 바퀴 돌더니 가 버렸다.
019_0810_a_13L佛初得道自知食少身體虛輕徐起入水洗浴畢欲上岸天按樹枝得攀而出旋往樹下有五百靑雀飛來繞三帀而去
또한 장자(長者)의 여식으로서 시집간 이래로 아들 낳기를 기원하던 여인이 있었는데, 그녀는 온갖 맛이 나는 죽을 만들어 산에 가서 나무 신에게 기도하고 나면 반드시 아들을 얻는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쁜 나머지 곧 죽을 만들어 금발우에 가득 담기 위하여 죽을 쏟아 부었는데 솥과 국자엔 조금도 묻지 않았다. 여인은 더욱더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 몇몇 여인들과 함께 산 속에 들어가 좋은 나무를 바라보다가 곧 여종을 보내 먼저 가서 소제(掃除)하게 하였다.
019_0810_a_17L復有長者女始嫁有願生子男者當作百味之糜祠山樹神後生得男喜卽作糜盛以金鉢其女瀉糜釜杓不污女益珍敬卽與數女俱入山中望見好樹卽遣婢先往掃
019_0810_b_02L여종이 그곳에 이르러 부처님을 보고는 어떤 신(神)인지 알지 못해서 돌아와 장자의 딸에게 보고하여 말했다.
‘어떤 신이 나무 아래에 앉아 있습니다.’
장자의 딸은 여종을 시켜 온갖 맛이 있는 죽을 머리 위에 이고 있게 하고는 꿇어앉아 음식과 함께 금발우를 진상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에게 착한 마음이 있으면 틀림없이 현재 세상에서 복을 얻어 진리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니라.’
모든 여인들이 멀리에서 절하고 물러갔다.
019_0810_a_22L婢到見佛不知何神還報女言有神在樹下坐女令婢戴百味之糜置頭上前長跪上食幷金鉢佛言汝等能有善意必以現世得福見諦衆女遙拜而退
부처님께서 문득 죽을 드시고 나서 과거 세 부처님께서 처음 도를 증득했을 때를 기억해 보았더니, 그 부처님들께서도 모두 다 온갖 맛이 나는 음식을 받았고 아울러 금발우를 진상 받았는데, 지금 바친 이 그릇과 똑같은 것이 현재 문린용(文隣龍)의 처소에 있었다.
부처님께서 즉시 발우를 물 속에 던지자 저절로 거꾸로 들어갔는데, 물길로 7리쯤 거슬러 들어가더니 지난 과거의 세 개 발우가 있던 위에 떨어지니, 네 개의 그릇이 한 곳에 포개져서 한 개의 발우 모양을 하자 용왕이 기뻐하면서 다시 부처님께서 탄생하셨음을 알았다.
019_0810_b_04L佛便食糜已念先三佛初得道時皆有獻百味之食幷上金鉢如此器者今皆在文鄰龍所佛卽擲鉢水中自然逆流上水七里墮前三鉢上四器共相類如一龍王歡喜知復有佛
부처님께서 정의(定意)에 드시어 7일 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으시자 나무 신이 생각하기를, ‘부처님께서 새로 도를 증득하시고 속시원하게 앉아 계신 지 7일이나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아무도 음식을 드리는 이가 있지 않으니, 내가 마땅히 사람을 구하여 부처님께 밥을 올리게 해야겠다’고 하던 차에 때마침 장사꾼 5백 사람이 산 한쪽을 지나가는데 우마차가 모두 쓰러져서 가지 못하였다. 그 장사꾼들 중에 두 대인(大人)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제위(提謂)였고, 다른 한 사람은 파리(波利)였다.
그들은 두려워하면서 다시 여러 상인들과 함께 나무 신에게 나아가 복을 빌었다.
019_0810_b_08L定意七日不動不搖樹神念佛新得快坐七日未有獻食者我當求人令飯佛時適有五百賈人從山一面車牛皆躓不行中有兩大人一名提謂二名波利怖還與衆人俱詣樹神請福
그러자 신이 빛나는 모습으로 나타나 말하였다.
‘금세(今世)에 부처님께서 이 우류국(優留國) 경계에 있는 니련선(尼連禪) 물가에 계시는데 아직까지 음식을 바치는 사람이 있지 않았다. 다행히도 너희들이 먼저 착한 마음을 가질 수만 있다면 틀림없이 큰 복을 얻게 될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부처님이란 이름을 듣고는 모두들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틀림없이 홀로 크고 높으신 분이실 것이다. 천신(天神)이 공경하는 바이니 평범하신 분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즉시 미숫가루에 꿀을 섞어서 다 함께 나무 아래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올렸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사람들이 보시하는 것을 가엾게 여겨 받으셨을 것이며 법으로 모두 발우를 가지셨을 것이다. 다른 도를 닦는 사람들처럼 손으로 밥을 받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리라.’
019_0810_b_14L神現光像言今世有佛在此優留國界尼連禪水邊未有獻食者汝曹幸先能有善意必獲大福賈人聞佛名皆喜言佛必獨大尊天神所非凡品也卽和麨蜜俱詣樹下稽首上佛佛念先古諸佛哀受人施法皆持鉢不宜如餘道人手受食也
그때 사천왕(四天王)은 즉시 멀리서 부처님께서 마땅히 발우를 쓰시려 하심을 알고는 사람이 팔을 한 차례 굽혔다가 펼 만큼 짧은 시간에 알나산(頞那山) 꼭대기에 함께 이르니,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바와 같이 바위 사이에서 네 개의 발우가 저절로 나왔는데 향기롭고 깨끗하며 조금도 더러움이 없었다.
사천왕은 각기 발우 하나씩을 가지고 돌아와 함께 부처님께 바치며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상인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그들로 하여금 큰 복을 얻게 하여 주십시오. 지금 철로 만든 발우가 있사오니 뒤에 제자들이 마땅히 그 그릇을 가지고 음식을 먹게 하십시오.’
019_0810_b_20L時四天王卽遙知佛當用鉢如人屈申臂頃俱到頞那山上如意所念石中自然出四鉢香淨潔無穢四天王各取一鉢還共上佛願哀賈人令得大方有鐵鉢後弟子當用食
019_0810_c_02L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내가 한 개의 발우만 가지게 되면 다른 세 사람의 마음은 상쾌하지 못할 터이니 네 개의 발우를 다 받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는 왼쪽 손에 네 개의 그릇을 포개놓고 오른손으로 어루만져 한 개의 발우로 합성(合成)하셨으나 밖으로는 네 언저리가 각각 나타나게 하셨다.
부처님께서 미숫가루와 꿀을 받으시고 모든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부처에게 귀명(歸命)하고 법에 귀명하도록 하라. 때마침 여기에 비구 대중이 있으니 마땅히 참예하여 스스로 귀명하고 곧 모두 가르침을 받으라.’
각각 세 가지에 스스로 귀명하였다.
019_0810_b_25L佛念取一鉢不快餘三意便悉受四鉢累置左手中右手按之合成一鉢令四際佛受麨蜜告諸賈人汝當歸命於歸命於法方有比丘衆當預自歸卽皆受教各三自歸
부처님께서 일어나셔서 다른 곳에서 식사를 마치시고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주원(呪願)하시며 말씀하셨다.
‘이제 보시를 한 것은 이 음식을 먹은 이로 하여금 기력(氣力)을 넉넉하게 해 주려는 것이니, 장차 보시한 집으로 하여금 대대로 소원을 이루고 색(色)을 얻고 힘을 얻으며, 우러러봄을 얻고 기쁨을 얻으며, 편안하고 쾌락하며 병이 없고 끝내 연수(年壽)를 보전하며, 모든 사악한 귀신들이 번거롭게 하거나 가까이할 수 없게 하리니, 착한 마음을 지녀서 덕을 세워 그 근본이 견고해졌기 때문이니라.
모든 착한 귀신들은 언제나 마땅히 옹호(擁護)하여 도의 자리[道地]를 열어 보이며, 이익을 얻고 화합하여 마주 대하게 하겠으며, 머뭇거려 험한 일이 없게 하겠으며, 다시는 환란이 없도록 하리라.
사람으로서 바른 견해가 있고 믿음으로써 기뻐하고 공경하면 맑고 깨끗하여 뉘우치지 않을 것이며, 도덕(道德)을 베푸는 이는 복덕이 더욱 커서 따르는 것마다 훌륭하게 변하고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으리라.
019_0810_c_07L佛起於異處食呪願賈人言今所布施欲使食者得充氣力當令施家世世得願得色得力得瞻得喜安快無病終保年壽諸邪惡鬼不得嬈近以有善意立德本固諸善鬼神常當擁護開示道地得利諧偶不使迍蹇無復艱患人有正見以信喜敬潔淨不悔施道德者福德益大所隨轉勝吉無不利
해와 달과 5성(星)이며 28수(宿)와 천신(天神)과 귀왕(鬼王)들이 언제나 따르고 보호하여 도울 것이며, 사천대왕(四天大王)은 착한 사람을 구분하여 상을 주는데, 동쪽의 제두뢰(提頭賴)와 남쪽의 유섬문(維睒文)과 서쪽의 유루륵(維樓勒)과 북쪽의 구균라(拘均羅)가 마땅히 너희들을 보호하여 너희들로 하여금 횡액을 당하지 않게 하리라.
능히 지혜로운 뜻이 있어서 학문을 정밀하게 연구하고 부처님과 그 법과 승가를 공양하며, 숱한 악을 버리고 스스로 방자하지 않으면 길하고 상서로움을 받으리라.
복을 심으면 복을 얻고 도를 행하면 도를 얻어서 먼저 부처님을 뵙고 일심으로 받들어 섬겼기 때문에 장차 이로부터 제일가는 복이 이르게 되어 현재 세상에서 복을 얻고 시원하게 깨달아 진리를 보게 되며, 부유하고 즐겁게 장수를 누리다가 자연히 니원(泥洹)에 이르게 되리라.’
019_0810_c_15L日月五星二十八宿天神鬼王常隨護助四天大王賞別善人東提頭賴南維睒文西維樓勒北拘均羅當護汝等令不遭撗能有慧意硏精學問敬佛法衆棄捐衆惡不自放恣現受吉祥種福得福行道得道以先見佛一心承奉當爲從是致第一福現世獲祐快解見諦富樂長壽自致泥洹
019_0811_a_02L그때 미숫가루와 꿀이 차가워져서 부처님의 뱃속에서 풍기(風氣)가 일어났다. 제석(帝釋)이 곧바로 알아차리고 그 때를 따라 염부제(閻浮提) 경계에 이르러 가리륵(呵梨勒)이라는 약과실을 구해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과실은 향기롭고 맛이 좋아서 드실 만할 것입니다. 내풍(內風)을 없애는 데에는 가장 좋은 약입니다.’
부처님께서 받아 잡수시자 풍기가 곧 제거되었다.
019_0810_c_23L時麨蜜冷佛腹內風起帝釋卽知應時到閻浮提界上取藥果名呵梨勒來白佛是果香美可服最除內風佛便食之風卽除去
부처님께서 일어나셔서 문린(文隣)이라는 눈먼 용이 살고 있는 무제수(無提水) 속에 이르시어 7일 동안 좌정(坐定)하셨으나 호흡이 가쁘지 않았다. 광명이 물 속을 비추자 용이 눈을 뜨게 되어 스스로 전과 다름없이 알게 되었다. 3불(佛)의 광명을 보고 눈으로 문득 볼 수 있게 되자 용왕은 기뻐하면서 깨끗이 목욕하고 이름 있는 향ㆍ전단(栴檀)ㆍ소합(蘇合)을 가지고 물 밖으로 나와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보고 마치 나무에 피어 있는 꽃과 같은 광명의 그림자로 부처님의 앞을 일곱 겹이나 둘렀고, 몸은 부처님의 주위에서 40리나 떨어져 있으면서도 일곱 개의 머리를 가진 용이 부처님 위를 펼쳐진 채 덮고 있었으니, 그것은 모기와 등에 따위의 해충과 추위와 더위의 장애를 막기 위해서였다.
019_0811_a_03L起到文鄰瞽龍無提水邊坐定七日不喘不息光照水中龍目得開自識如前見三佛光明目輒得龍王歡喜沐浴名香栴檀蘇合出見佛相好光影如樹有華前繞佛七帀身離佛圍四十里龍有七頭覆佛上欲以障蔽蚊蝱寒暑
때마침 7일 동안이나 비가 내렸는데 용은 일심으로 목말라 하거나 배고파 하지 않았다. 7일 만에 비가 그치자 부처님께서 선정에서 깨어나셨다. 용은 변화로 나이 어린 도인이 되어 좋은 옷을 입고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춥지는 않으십니까? 덥지는 않으십니까? 모기나 등에 따위가 가까이하여 괴롭히지는 않습니까?’
019_0811_a_09L時雨七龍一心不飢不渴七日雨止佛悟龍化作年少道人著好服飾稽首問佛得無寒得無熱得無爲蚊蝱所嬈近耶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佛時答言

오랜 동안 가려진 곳에 있으면서
도를 생각하니 그 복이 통쾌하구나.
예전에 원하는 바를 듣고 싶어했었는데
이제 다 알게 되어 통쾌하구나.
019_0811_a_13L久得在屛處
思道其福快
昔所願欲聞
今以悉知快

저것들이 괴롭히는 대상이 되지 않아서
중생을 편안케 할 수 있어 통쾌하구나.
세간을 건져 3독(毒)을 멸하고
부처님의 니원(泥洹) 얻으니 통쾌하구나.
019_0811_a_15L不爲彼所嬈
能安衆生快
度世三毒滅
得佛泥洹快

태어나는 세상마다 부처님을 볼 수 있고
경법(經法)을 듣고 받으니 통쾌하구나.
벽지불(辟支佛)과
진인(眞人)이 모일 수 있으니 통쾌하구나.
019_0811_a_16L生世得睹佛
聞受經法快
得與辟支佛
眞人會亦快

어리석은 사람이 따르는 일을 함께하지 않고
악한 사람을 여읠 수 있으니 통쾌하구나.
지혜가 있어 참되고 거짓됨을 분별할 수 있고
바른 도를 알아 믿으니 통쾌하구나.
019_0811_a_17L不與愚從事
得離惡人快
有黠別眞僞
知信正道快

부처님께서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도 마땅히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하고 스스로 법(法)에 귀의하며, 스스로 비구 승가에게 귀의하여 곧 세 가지에 스스로 귀의함을 받도록 하라.’
여러 축생들 가운데에서는 이 용이 가장 먼저 부처님을 뵈었다.
019_0811_a_19L佛告龍王汝當復自歸於佛自歸於自歸於比丘僧卽受三自歸諸畜生中是龍爲先見佛
019_0811_b_02L부처님께서 신족(神足)으로써 석실(石室)에 옮겨 앉아 스스로 생각하셨다.
〈내 본래의 서원은 중생들을 건지려고 함이다. 나고 죽는 근본을 생각해 보니 12인연(因緣)을 따라서 법(法)이 생겨나고, 법이 생겨나기 때문에 문득 나고 죽음이 있게 되었구나. 만약 법이 사라져 없어지면 나고 죽음도 곧 다 없어지리라. 이런 것을 지었기 때문에 스스로 이것을 얻나니, 이것만 짓지 않는다면 이것은 곧 쉬어 버릴 것이다.
일체 중생에게는 뜻이 곧 정신이 되나니, 그 정신은 그윽하고 어두우며 황홀하여 형체가 없는데 스스로 인식 작용과 고정 관념을 일으켜 행을 따라 몸을 받나니, 몸은 항상하는 주인이 없고 정신은 항상하는 형상이 없다. 정신인 마음이 변화하여 조급하고 흐려져서 맑히기 어렵다.
저절로 났다가 저절로 사라지며 일찍이 쉬지 않아 한 생각이 가면 다른 한 생각이 오는데, 마치 물 속의 거품과 같나니, 하나가 사라지고 나면 다른 하나가 다시 일어나는구나.
019_0811_a_22L佛以神足移坐石室自念本願欲度衆生思惟生死本從十二因緣法起法起故便有生若法滅者生死乃盡作是故自得是不作是是便息一切衆生意爲精神窈窈冥冥恍忽無形自起識想隨行受身身無常主神無常形神心變化躁濁難淸自生自滅未曾休息一念去一念來若水中泡一滴滅一復興
세 가지 세계인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에 이르기까지 아홉 가지 신(神)이 머무는 곳이다. 인식 작용에 얽매여 괴로움을 면할 수 없으며, 어둡고 깜깜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어리석어 요긴한 도를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대체로 지극히 묘함을 얻음은 텅 비고 고요하여 생각이 없으므로 평범한 세간의 뜻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세간의 도술(道術)이 아흔여섯 가지나 되는데 저마다 믿고 섬기는 것이거늘 누가 그 미혹함을 알겠는가. 모두가 사는 것을 좋아하고 편안하기를 바라며 맛있는 음식을 탐내고 좋은 소리와 빛깔을 좋아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도를 즐거워할 수 없느니라.
부처님의 도는 맑고 깨끗하며 공(空)하여 존재하는 바가 없다. 대개 몸과 온갖 물질을 헤아려 보아도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설사 천하가 다 괴로움이요, 공(空)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다고 말한들 누가 믿을 사람이 있겠는가? 나를 애타게 하고 괴롭게 할 뿐이로다. 잠자코 있고 싶구나. 세간을 위하여 설법하지 않고 편안히 정의(定意)에 들리라.〉
019_0811_b_08L至于三界欲無色九神所止皆繫於識不得免苦昧昧然不自覺故謂之癡莫知要道夫道至妙虛寂無念不可以凡世閒意知世閒道術九十六種各信所事孰知其惑皆樂生求安貪欲嗜味好於聲色故不能樂佛道佛道淸淨空無所有凡計身萬物不可得常有設當爲說天下皆苦空無所有誰能信者枯苦我耳意欲默然不爲世閒說法便入定意
부처님께서 눈썹 사이에서 광명을 놓아 위로 일곱 하늘을 비추시자 범천(梵天)이 부처님께서 니원(泥洹)에 들려고 하심을 알고 슬프게 생각하면서 〈삼계가 모두 오래도록 침체하고 말겠구나. 끝내 세상을 건지는 방법을 알 수 없으니 죽으면 꼭 3악도(惡道)에 떨어지고 말 터인데 어느 때에 마땅히 벗어나겠는가. 이 천하에 오랜만에 비로소 부처님께서 계시게 되었다. 부처님은 한 번 만나 뵙기 어려움이 마치 우담화(優曇華)와 같다. 이제 내가 마땅히 하늘과 인간을 위하여 명을 청하고 부처님께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구하여 부처님으로 하여금 바르게 경을 설해 달라고 요구해야겠다〉고 하고는 곧바로 제석에게 말하여 하늘의 악사(樂師) 반차(般遮)를 데리고 내려와 석실(石室)에 이르니, 부처님께서는 마침 정의(定意)에 들어 계셨다. 그래서 반차에게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부르게 하였으니, 그 노래의 가사는 이러했다.
019_0811_b_17L佛放眉中光上照七天梵天知佛欲取泥悲念三界皆爲長衰終不得知度世之法死卽當復墮三惡道何時當天下久遠乃有佛耳佛難得見若優曇華今我當爲天人請命求哀於令止說經卽語帝釋將天樂般遮伎下到石室佛方定意覺般遮彈琴而其辭曰
019_0811_c_02L
제가 10력(力)을 노래하오니 들어주소서.
번뇌[蓋]를 버리고 고요한 선정에 들어
광명이 통하여 일곱 하늘에 비추시니
덕의 향기 전단보다 뛰어납니다.
019_0811_c_02L聽我歌十力
棄蓋寂定禪
光徹照七天
德香踰栴檀

상제(上帝)와 신묘(神妙)가 내려와서는
찬탄하고 우러러 높은 분 뵈려 하고
범왕과 제석이 공경하는 뜻 가지고서
머리 조아리며 받아 듣고 싶어합니다.
019_0811_c_04L上帝神妙來
歎仰欲見尊
梵釋齎敬意
稽首欲受聞

부처님께선 본래의 행원(行願)으로
백 겁 동안 애써서 정진하셨고
네 가지 평등심[四等] 크게 펴고 베풀어
시방에서 큰 은혜 받았습니다.
019_0811_c_05L佛所本行願
精進百劫勤
四等大布施
十方受弘恩

깨끗이 계율 지켜 더러움이 없으시고
인자하고 부드럽게 중생들을 보호하며
용맹스런 결단으로 선정과 지혜에 들어
큰 자비로 교화하는 경법(經法)을 펴셨습니다.
019_0811_c_06L持戒淨無垢
慈耎護衆生
勇決入禪智
大悲敷度經

고행(苦行)을 수없이 쌓으시다가
지금에야 공훈(功勳)이 이루어졌으며
지계ㆍ인욕ㆍ선정ㆍ지혜의 힘으로
땅을 움직여 이미 마군[魔]을 사로잡았습니다.
019_0811_c_08L苦行積無數
功勳成於今
戒忍定慧力
動地魔已擒

덕은 하늘과 땅을 널리 덮었고
신령한 지혜 영성(靈聖)보다 뛰어납니다.
상호(相好)는 특별하여 비할 데 없고
여덟 가지 소리는 시방에 떨칩니다.
019_0811_c_09L德普蓋天地
神智過靈聖
相好特無比
八聲震十方

뜻은 수미산(須彌山)보다 더 높고
맑고 미묘하여 논할 수 없습니다.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아주 여의었고
다시는 늙고 죽는 근심이 없어졌습니다.
019_0811_c_10L志高於須彌
淸妙莫能論
永離婬怒癡
無復老死患

오직 가엾이 여겨 선정에서 깨어나시어
여러 하늘과 사람들을 불쌍하게 여기시사
법보(法寶)의 창고 문을 여시고
지혜로 감로(甘露)의 보배 펼쳐 주소서.
019_0811_c_12L唯哀從定覺
愍傷諸天人
爲開法寶藏
敷惠甘露珍

근심과 두려움에서 풀려나게 해 주시고
위엄과 재앙에서 편안함을 얻게 하소서.
미혹한 이들에게 바른 도 보이시고
삿되고 의심하는 이에게는 참된 말씀 보이소서.
019_0811_c_13L令從憂畏解
危厄得以安
迷惑見正道
邪疑睹眞言

일체가 다 버리고 좋아하면서
듣고 받으려고 싫어함이 없사옵니다.
마땅히 죽음 없는 법을 여시고
끝없는 교화를 펴시옵소서.
019_0811_c_14L一切皆願樂
欲聽受無厭
當開無死法
垂化於無窮

부처님께서 마음속으로 다 아시고서 선정으로부터 깨어나시자 범천(梵天)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래전 아주 먼 과거에서부터 오늘에 이른 지금에야 다시 부처님을 뵙게 되어 여러 하늘들이 기뻐 뛰면서 부처님의 법을 듣고 싶어하오니 마땅히 세간을 위하여 경(經)을 설해 주십시오. 바라옵건대 부디 반니원(般泥洹:般涅槃)에 들지 마십시오. 저희 중생들이 어리석고 어두워 지혜의 눈[慧眼]이 없사오니 오직 자비를 더하시어 저희들을 인도하사 저희들로 하여금 해탈할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여러 하늘과 사람들 중엔 어질고 착한 사람이 많아 도를 좋아하고 쉽게 이해하며, 또한 정진(精進)하는 사람도 있어 계율과 법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지옥 따위의 3악도(惡道)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바라는 것은 법의 창고[法藏]를 열어 감로(甘露)를 나타내 주시는 것입니다. 받아 가질 사람이 틀림없이 많을 것입니다.
019_0811_c_16L佛意悉知便從定覺梵天白佛言久遠以來適復見佛耳諸天喜踊聞佛法當爲世閒說經願莫般泥洹衆生愚闇無有慧眼唯加慈導令得解脫諸天人中多有賢善好道易解亦有精進能受戒法畏於地獄三惡道者願開法藏爲現甘露受者必多
019_0812_a_02L천하에 부처님이 없었을 때에 제가 다른 도인(道人)을 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3독(毒:貪ㆍ瞋ㆍ癡)을 갖추고 있었으며 제멋대로 경전을 만들었는데도 사람들은 지극히도 성실하지 못한 그 법을 숭상하고 배웠는데, 더구나 부처님의 깨끗하고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는 법이겠습니까?
바라오니 부처님이시여, 부디 법을 설해 주시어 중생들로 하여금 지극하고 성실한 법을 들을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019_0811_c_23L天下無佛時我見餘道人具有三毒自意合作經典人尚學其不至誠法何況佛之淸淨無婬怒癡願佛說法使衆生得聞至誠之道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범천이여, 편안함을 널리 펴서 모든 세간을 구제하며 그들로 하여금 해탈케 하는 것을 즐거워하는구나.
내가 생각하건대 세간은 탐애(貪愛)와 기욕(嗜慾:즐기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나고 죽는 괴로움에 떨어지는데도 스스로 깨달아 아는 사람이 적다.
019_0812_a_04L佛言善哉善哉梵天欲廣施安救諸世閒撫利寧濟樂使解脫我念世閒貪愛嗜欲墮生死苦少能自覺
본래 12인연으로부터 어리석음[癡:無明]이 일어나고, 어리석음을 연(緣)하여 작용[行]이 일어나며, 작용을 연하여 인식 작용이 일어나고, 인식 작용을 연하여 이름과 형상[名像:名色]이 일어나며, 이름과 형상을 연하여 6입(入)이 일어나고, 6입을 연하여 갱락(更樂:접촉)이 일어나며, 갱락을 연하여 아픔[痛:느낌]이 일어나고, 아픔을 연하여 사랑[愛]이 일어나며, 사랑을 연하여 느낌[受]이 일어나고, 느낌을 연하여 존재[有]가 일어나며, 존재함을 연하여 생겨남이 있고, 생겨남을 연하여 늙음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고민[苦悶]ㆍ심뇌(心惱)가 일어난다. 그 존재함을 크게 걱정하여 정신이 애욕을 좇아 변천하며 나고 죽음을 받나니, 도를 증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탐욕과 애욕을 끊고 정욕(情欲)을 덜어 없애며, 작용함도 없고 일어남도 없어야 한다.
019_0812_a_07L本從十二因緣起癡緣癡行緣行識緣識名像緣名像六入緣六入更樂緣更痛緣痛愛緣愛受緣受有緣有緣生老死憂悲苦悶心惱大患其有精神從愛轉受生死欲得道者當斷貪愛滅除情欲無爲無起
그렇게 하면 어리석음이 소멸되고, 어리석음이 소멸하면 작용이 사라지며, 작용이 사라지면 인식 작용이 사라지고, 인식 작용이 사라지면 이름과 형상이 사라지며, 이름과 형상이 사라지면 6입이 사라지고, 6입이 사라지면 갱락(更樂)이 사라지며, 갱락이 사라지면 아픔이 사라지고, 아픔이 사라지면 사랑이 사라지며, 사랑이 사라지면 느낌이 사라지고, 느낌이 사라지면 존재함이 사라지며, 존재함이 사라지면 생겨남이 사라지며, 생겨남이 사라지면 늙음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고민ㆍ심뇌의 커다란 걱정거리가 다 없어지리니, 이것을 바로 도를 증득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9_0812_a_13L然則癡滅癡滅則行滅行滅則識滅識滅則名像滅名像滅則六入滅六入滅則更樂滅更樂滅則痛滅痛滅則愛滅滅則受滅受滅則有滅有滅則生滅生滅則老死憂悲苦悶心惱大患皆是謂得道
오직 부처님만이 이 미묘하여 밝히기 어려운 이치를 깨달으셨느니라. 대체로 이 깨끗하여 어리석은 생각이 없는 것은 세간 평범한 사람의 뜻으로는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천하의 도술(道術)이 아흔여섯 가지나 되는데 제각기 섬기는 것이 있다. 혹은 하늘과 땅, 해와 달, 5성(星)을 섬기기도 하고, 더러는 물과 불, 귀신과 용신(龍神)을 섬기기도 하면서 모두 삶을 즐거워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며, 탐욕스럽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소리와 빛깔을 좋아하기 때문에 부처님 도를 즐거워하지 않고 불경을 듣지 않아서 긴요한 법을 알지 못하느니라.
019_0812_a_19L唯佛覺此微妙難明此淸淨無愚癡想不可以世閒凡夫意知天下道術九十六種各有所事或事天地日月五星或事水火鬼神龍神皆樂生求安貪欲嗜味好於聲故不能樂佛道不聞佛經不知要
019_0812_b_02L평범한 사람은 생각이 달라서 몸과 온갖 물질을 헤아리되 항상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니, 이들을 위하여 〈눈앞에 보이는 온갖 물질은 덧없는 것이요, 몸이 있으면 다 괴로운 것이며, 몸은 곧 몸이 아니라 공(空)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다〉고 말해 주면, 저들은 〈친척이나 집안 사람들은 모두 남의 소유가 아니다〉고 말할 터이니, 바른 말을 반대와 같이 여겨서 그 누가 믿으려 하겠느냐? 내가 마른 풀과 같이 되어 니원을 취하는 것만 못하기 때문에 말하지 않으려고 할 뿐이니라.’
019_0812_b_02L凡人意異計身萬物謂可常有當爲說目之所見萬物無常有身皆身爲非身空無所有親戚家屬非人所正言似反誰能信者吾爲枯不如取泥洹故欲不言耳
범천(梵天)이 다시 말하였다.
‘수없이 많은 겁을 지내오는 동안 사람들이 이 세간에 있으면서 나고 죽고 했건만 오직 부처님의 경법만은 듣기 어려웠습니다. 이 세간을 건져 주실 수 있으신 부처님으로부터 이제 원하던 바를 얻었으니 인간 세상에서는 있기 어려운 일입니다. 지극히 존귀하여 비교할 데 없는 부처님이시기에 저희들은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립니다.
019_0812_b_06L梵天復曰從無數劫人在世閒生死唯佛經難得聞從佛在世能度極者今以得願人中難有尊極無佛比是故稽首禮
세간 사람들이 집착에 얽매여 오래도록 깜깜한 속에 있었는데 이제 10력(力) 지니신 분께서 출현하시니 신비한 지혜 한량없사옵니다. 마땅히 법의 창고 여시어 지혜로운 광명 베푸시어 여러 하늘과 사람들을 비추어 그들로 하여금 깨달아 알게 하여 주소서. 부처님만이 능히 일체를 제도할 수 있으시니, 그런 까닭에 스스로 귀의하기 원하옵니다.
019_0812_b_09L世閒縛著爲久在冥今十力興神智無量當開法藏施慧光明照諸天人令得開解佛能度一切是故願自歸
본래 발의(發意)한 때로부터 맹서하기를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수고롭고 겸손하여 덕을 쌓으시어 행원(行願)을 이미 이루셨으니, 무명과 늙고 죽음에 오래도록 쇠미해진 이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마땅히 법약(法藥)을 베풀어 여러 병통(病痛)을 구제하소서. 자애롭기가 부처님보다 뛰어난 이 없으니, 그런 까닭에 머리 조아려 간청합니다.’
019_0812_b_12L從本發意誓爲苦人勞謙積德行願已成無明老死長衰可悲當施法藥救諸病痛慈哀無過佛是故稽首請
부처님께서는 이미 범천의 생각을 인가하시고 생각하셨다.
‘누가 가장 먼저 제도 받을 수 있는 사람인가? 예전에 부왕(父王)께서 다섯 사람을 보내어 나를 모시게 했었는데 그들이 지금 이 산 속에 살고 있으니 가서 먼저 제도해야겠다.’
019_0812_b_15L佛已可梵天誰可先度者昔者父王遣五人侍我今在山中
그리고는 즉시 나아가셨는데 그 다섯 사람이 부처님을 보고는 저희들끼리 서로 말하였다.
‘이 사람이 오더라도 삼가 일어나지 말자.’
이렇게 약속했는데 부처님께서 그곳에 이르시자 다섯 사람은 모두 일어나서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예를 올렸다.
019_0812_b_17L卽復道還人見佛自相謂言是人來者愼莫與起也佛到五人皆起不覺作禮
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마음을 가짐이 어찌 그리도 굳세고 단단하지 못한가? 일어나지 말자고 서로들 약속해 놓고 어째서 예를 올리는가?’
다섯 사람은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저희들이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즉시 손으로 그들의 머리를 어루만져 사문(沙門)이 되게 하시자 도수(道樹:菩提樹) 아래로 돌아와서 제각기 앉아 명상[思惟]에 들어갔다.
019_0812_b_19L時佛卿等持心何無牢固屬言莫起以作禮五人不對願爲弟子佛卽手摩其頭以爲沙門還道樹下各坐思
019_0812_c_02L부처님께서는 다시 생각하셨다.
〈이 주변에 우위가섭(優爲迦葉:優樓頻那迦葉)이 있는데, 그는 크게 밝고 용맹스럽고 건장하며 좋은 명성[好名]이 있기 때문에 국왕과 관리 및 백성들이 다 함께 그를 섬기고 있다. 그가 5백 명의 제자와 함께 니련선(尼連禪) 강가에 있으니 먼저 교화하여 그로 하여금 깨달아 알게 해서 기뻐하면서 부처의 법을 믿고 좋아하게 하여 그의 제자들도 마땅히 그를 따라 배우도록 해야겠다.〉
그리고는 곧바로 가서 그곳에 이르셨다.
019_0812_b_23L佛又復念此閒有優爲迦葉--大明勇健有好名字國王吏民皆共事之--與五百弟子在尼連禪水邊欲先開化令歡喜信樂佛法爾乃餘人當隨而卽往從之
가섭이 부처님을 보고 얼른 일어나 맞이하며 찬탄하여 말하였다.
‘매우 다행스럽습니다. 큰 도인께서는 잘 오셨습니다.’
서로 만나보고 그간의 소식과 안부를 물었다.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병 없는 것이 제일가는 이익이며,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제일가는 부자이며, 좋은 친구가 제일가는 두터움이고, 함이 없는 것[無爲]이 제일가는 편안함입니다.’
019_0812_c_04L迦葉見佛卽來起迎讚言幸甚大道人善來相見消息安不卽答言無病第一利知足第一富友第一厚無爲第一安
가섭이 말하였다.
‘칙명하여 시키실 어떤 일이 있으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한 가지 일을 부탁하려고 하는데 혹 성내지는 마십시오. 번거롭지만 화실(火室)을 하룻밤 동안만 빌려 주십시오.’
‘아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 안에는 독룡(毒龍)이 있어 해칠까 염려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고민하지 마십시오. 용은 나를 해치지 못할 것입니다.’
거듭하여 빌려 달라고 간청하기를 세 차례에 이르자 가섭이 말하였다.
‘그렇게 하십시오. 큰 도인께서는 덕이 높으시니 그 안에 거처하신다 해도 아주 잘 지낼 수 있으실 것입니다.’
019_0812_c_07L迦葉曰有何勅使佛言欲報一事不瞋恚煩借火室一宿之閒不愛中有毒龍恐相害耳佛言無苦不害我重借至三迦葉言大道人德高能居中者大善
부처님께서 곧바로 깨끗이 씻으시고 화실에 들어가셔서 풀을 가져다가 땅에 깔고 자리에 앉아 시간이 조금 지나자, 독룡이 성을 내어 몸 속에서 연기를 뿜어내므로 부처님께서도 신통을 나타내어 몸에서 연기를 뿜어내시니, 용이 크게 분노하였다. 그러자 용의 몸 곳곳에서 불이 나왔다. 부처님께서도 다시 신통을 나타내어 몸에서 불빛을 뿜어내시니 용의 불과 부처님의 불이 그때 한꺼번에 성해져서 석실이 온통 타 버렸다. 그 불꽃과 연기가 나오는 것이 마치 실수하여 불을 낸 형상과 같았다.
가섭이 밤에 일어나서 성수(星宿)를 바라보다가 화실이 타는 것을 보고 탄식하여 말하였다.
‘쯧쯧, 안됐구나. 이 큰 사문이 단정하던데 애석한 일이로구나. 내 말을 따르지 않다가 마침내 독한 불에 화를 당했구나.’
부처님께서는 그 뜻을 아시고 그 화실 안에서 도의 신통력으로써 용의 성냄의 독을 소멸시켜 용을 항복 받아 용의 몸을 변신시켜 발우 속에 넣어 두었다.
019_0812_c_12L佛卽澡洗前入火室持草布地適坐須臾毒龍瞋恚身中出煙佛亦現神身中出煙龍大忿身皆火出佛亦現神身出火光龍火佛光於是俱盛石室盡燃其炎煙出如失火狀迦葉夜起相視星宿見火室洞然噫噫言是大沙門端正惜不隨我語竟爲毒火所害佛知其於其室內以道神力滅龍恚毒降伏龍身化置鉢中
가섭은 황급히 5백 제자들로 하여금 한 병씩의 물을 가져다가 불을 끄게 하였다. 그런데 한 병의 물을 부으면 다시 불 하나가 일어나곤 했다.
스승과 제자들은 더욱더 두려워서 다 함께 말하였다.
‘쯧쯧, 안됐구나. 이 큰 사문을 죽여 버렸구나.’
019_0812_c_21L迦葉惶遽令五百弟子人持一缾水就擲滅火而一缾者更成一火師徒益怖皆言咄咄殺是大沙門
019_0813_a_02L다음날 아침에 부처님께서 발우에 용을 담아 가지고 나오시자 가섭이 한편 놀라고 한편 기뻐하면서 물었다.
‘큰 도인께서 아직 살아 계셨습니까? 그릇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그렇습니다. 나는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이 발우 속에 있는 것은, 이른바 독룡인데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워하여 그 집에 감히 들어가지 못하게 했던 바로 그 용입니다. 이제 이 용을 항복 받아 이 계율까지 받게 하였습니다.’
가섭은 자신이 얻은 도를 가지고 부처님의 도는 참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이 큰 사문이 매우 신통하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아직 도에는 미치지 못했으니 내가 터득한 나한(羅漢)의 도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2_c_24L明旦佛持鉢盛龍而出迦葉驚喜問大道人乃尚活耶器中何等答言吾自活耳是鉢中者可言毒龍衆人所畏不敢入室者也今者降之已受戒矣迦葉自以得道謂佛非眞顧語弟子是大沙門極神雖爾未及於道不如我得羅漢也
부처님께서는 다시 가섭이 있는 곳 가까이에 옮겨가서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계셨는데 밤에 첫 번째 사천왕이 함께 내려와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경(經)을 들었다. 그런데 사천왕의 빛과 그림자의 밝기가 마치 성대한 불과 같았으므로 가섭이 밤에 일어나 기후를 점쳐 보다가 부처님의 주변 사방에 불이 있는 것을 보았으므로 다음날 아침에 부처님께 가서 물었다.
‘큰 도인께서도 불을 섬기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을 섬기지 않습니다.’
‘어제 밤에 이 주변에 사방에 불이 있었는데 그것은 무엇입니까?’
‘어제 밤에 사천왕이 내려와서 경문 설하는 것을 들었는데 그것은 그 빛이었습니다.’
가섭은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매우 신통하구나. 비록 그렇기는 하나 아직까지 도를 증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얻은 나한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3_a_07L佛復移近迦葉坐一樹下夜第一四天王俱下聽佛說經四王光影明如盛火迦葉夜起占候見佛邊有四火明旦行問大道人亦事火乎佛言事火也昨夜此閒有四火何也昨夜四天王來下聽經是其光耳迦葉念言是大沙門極神雖然尚未得道故不如我得羅漢也
부처님께서 나무 아래에 머물고 계셨는데 두 번째 천제석(天帝釋)이 밤에 다시 내려와서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경을 들었다. 제석의 빛과 그림자는 더욱 크게 밝았다. 가섭이 밤에 일어나서 기후를 점쳐 보다가 부처님의 주변에 있는 큰 광명이 어제 밤 사방의 불빛보다 배나 더 밝은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계속해서 불을 섬기는구나.〉
다음날 아침에 다시 가서 물었다.
‘큰 도인께서는 불을 섬기는 것이 아닙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어제 저녁에 천제석이 내려와서 경전 설하는 것을 들었는데 그것은 그 광명이었습니다.’
가섭이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은 신비하고 거룩하구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 도에는 미치지 않았으니 내가 얻은 나한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3_a_15L佛止樹下第二天帝釋夜復來下聽佛說經帝釋光影甚益大明迦葉夜起占候見佛邊火光倍於昨四火明心念是大沙門續事火也明旦復行大道人得無事火佛言不也昨天帝釋來下聽經是其光耳迦葉念言是大沙門乃神聖雖然未及於道如我得羅漢也
019_0813_b_02L뒷날 밤에 일곱 번째 하늘 범천(梵天)이 또 내려와서 경을 들었다. 범천의 빛과 그림자는 제석보다도 배나 더 밝았다.
가섭이 밤에 일어나서 기후를 점쳐 보다가 불빛을 보았는데 더욱더 밝고 성하였다. 다음날 물었다.
‘큰 도인께서도 불을 섬기십니까?’
대답하였다.
‘불을 섬기지 않습니다.’
‘어제 밤에 불빛이 더욱 밝고 컸는데 그것은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제 밤에는 범천이 내려와서 경을 들었는데 그것은 그 광명이었습니다.’
가섭은 다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신비하기는 정말 신비하구나. 그렇지만 아직 도를 증득하지는 못했으니 내가 얻은 나한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3_a_23L後夜第七梵天又下聽經梵之光影倍於帝釋迦葉夜起占候見火光益大明盛明日問大道人事火乎答言不事火也昨夜火光益明大何也佛言昨夜梵天來下聽經是其光耳迦葉復念是大沙門神則神矣然未得道不如我得羅漢也
가섭의 5백 제자들은 사람마다 세 가지 불을 섬겼으므로 모두 합하면 1천5백 가지의 불이 되었다.
다음날 아침에 불을 태워도 불이 마침내 타지 않았다. 괴이하게 여겨 스승에게 아뢰었더니, 스승이 말하였다.
‘이것은 아마도 큰 사문이 하는 짓일 것이다.’
그리고는 즉시 가서 부처님께 물었다.
‘저의 5백 제자가 대체로 1천5백 가지 불을 섬기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 아무리 불을 붙여도 불이 모두 타지 않으니, 이것이 큰 도인께서 하신 일입니까?’
019_0813_b_07L迦葉五百弟子人事三火合千五百明旦燃之火了不燃怪而白師疑是大沙門所爲也卽行問佛我五百弟子凡事千五百火今旦燃之皆不燃是大道人之所爲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불이 타게 하려고 그러는 것입니까?’
이런 질문이 세 번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말하였다.
‘불이 타게 하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 보십시오. 불이 당연히 탈 것입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모두 불이 붙었다.
가섭이 다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신통하기는 정말 신통하구나. 그러나 아직 도를 얻지 못하였으니 내가 이미 나한을 증득한 것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3_b_12L佛言卿欲使火燃不問之至三欲使燃佛言可去火當燃應聲皆燃迦葉復念大沙門神則神矣然未得道不如我已得羅漢也
가섭은 몸소 세 가지 불을 섬겼는데 다음날 아침에 불을 붙이려고 하였으나 불이 타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또 이 큰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곧바로 가서 부처님께 물었다.
‘제가 몸소 세 가지 불을 섬기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 불을 붙이려고 하였으나 끝내 불이 타지 않았습니다. 계속해 이것은 큰 도인께서 하신 일입니까?’
019_0813_b_16L迦葉身自事三火明旦燃之又不可心念復是大沙門所爲也卽行問我自事三火今旦燃之了不可燃續是大道人所爲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불이 타게 하려고 그러십니까?’
이렇게 질문하여 세 번째에 이르자 비로소 말하였다.
‘불을 붙이고 싶습니다.’
‘어서 가 보십시오. 불이 당연히 타고 있을 것입니다.’
말소리가 끝나자마자 모두 불이 탔다.
가섭이 다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신통하기는 정말 신통하구나. 그러나 아직 도를 증득하지 못했으니 내가 이미 나한을 증득한 것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3_b_20L佛言卿欲使火燃不問之至三使燃佛言可去火當燃應聲皆燃葉復念是大沙門神則神矣然未得不如我已得羅漢也
019_0813_c_02L불이 붙은 뒤에 가섭이 불을 끄려고 하였으나 불이 꺼지지 않았다. 5백 제자와 불을 섬기는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힘을 합쳐 끄려고 하였는데도 끝내 꺼지지 않자 모두들 말하였다.
‘큰 사문이 하는 짓일 것입니다.’
019_0813_b_24L火燃之後迦葉欲滅之不可得滅百弟子及諸事火者共助滅之而了不滅皆言大沙門所爲也
가섭이 가서 부처님께 물었다.
‘불이 이미 타기는 하였으나 이제는 끌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을 끄려고 하십니까?’
‘끄려고 합니다.’
‘가 보십시오. 불은 마땅히 꺼졌을 것입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바로 불이 꺼졌다.
가섭이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아무리 신통하다 해도 내가 도진(道眞)을 증득한 것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3_c_04L迦葉行問佛火旣燃矣今不可滅佛言欲使滅乎欲使滅佛言可去火當滅應聲卽滅迦葉故念是大沙門雖神不如我得道眞也
가섭이 부처님께 가서 말하였다.
‘바라건대 큰 도인께서는 여기에 머무십시오. 기어코 다시 먼 곳으로 가시지 마십시오. 제가 몸소 음식을 공급해 드리겠으며, 곧바로 집안에 명하여 내일 좋은 음식을 지어 올리겠습니다.’
음식상을 차리고 자리를 마련하고 나서 음식을 먹을 때에 몸소 가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서 가십시오. 금방 뒤따라가겠습니다.’
가섭이 떠나가자 부처님께서는 사람이 팔 한 번 구부렸다가 펴는 짧은 시간에 동쪽에 있는 불우체(弗于逮) 경계 위 수천억 리나 되는 먼 곳까지 가시어 염핍(閻逼)이라는 과실을 따서 발우에 가득 담아 가지고 돌아오셨는데도 가섭은 아직 이르지 않았다.
019_0813_c_08L迦葉行白佛言願大道人留此不須復遠行我自給飯食卽還勅家明日作好施牀座已食時自行請佛佛言便今隨後到迦葉適去佛如人屈申臂頃東適弗于逮界上數千億里樹果名閻逼盛滿鉢還迦葉未至
019_0814_a_02L부처님께서 이미 그 자리 위에 앉아 계셨는데 가섭이 뒤에 이르러 물었다.
‘큰 도인께서는 어느 길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가고 나서 나는 동쪽에 있는 불우체의 땅에 가서 염핍 과일을 따 가지고 왔는데, 이 과일이 향기롭고 맛이 있어 먹을 만하니 가져다가 먹어 보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식사를 마치시고 떠나가셨다.
가섭은 계속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비록 신통하기는 하지만 나 도진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3_c_14L已坐其牀上迦葉後到大道人從何道來佛言卿適去我東到弗于逮地取閻逼果香美可食便取食之佛飯已去迦葉續念是大沙門雖神不如我道眞也
다음날 식사 때에 가섭이 다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서 가십시오. 금방 뒤따라가겠습니다.’
가섭이 떠나가자 부처님께서 문득 남쪽에 있는 염부제 경계 수천만 리에까지 가셔서 가리륵(呵梨勒) 과일을 따서 발우에 가득 담아 가지고 돌아오셨는데 가섭은 그 때까지 오지 않았다.
019_0813_c_19L明日食時迦葉復請佛佛言便去隨後到迦葉適去佛便南行極閻浮提界數千萬里取呵梨勒果盛滿鉢還迦葉未歸
부처님께서 이미 자리에 앉으시자 가섭이 이르러 부처님께 물었다.
‘어떤 연(緣)으로 먼저 오신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가고 나서 나는 곧바로 남쪽 끝에 있는 나라에 가서 가리륵 과일을 따 가지고 왔는데 그것 또한 향기롭고 맛이 좋으니 가져다가 들어 보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식사를 마치시고 떠나가셨다. 가섭은 계속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아무리 신통하다 하더라도 나 도진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3_c_23L佛已坐其牀迦葉至緣先到佛言卿適去我卽南行極此地取呵梨勒果亦香且美便取食之佛飯已去迦葉續念是大沙門雖神不如我道眞也
다음날 가섭이 다시 가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서 가십시오. 금방 뒤따라가겠습니다.’
가섭이 떠나자가 부처님께서는 서쪽에 있는 구야니(拘耶尼) 경계 위 수천억 리나 떨어진 곳에 가셔서 아마륵(阿摩勒) 과일을 따서 발우에 가득 담아 돌아오셨는데도 가섭보다 먼저 오셨다.
019_0814_a_04L明日迦葉復行請佛佛言便去今隨後迦葉適去佛西到拘耶尼界上數千億里取阿摩勒果盛滿鉢還先迦葉
그 자리에 앉으시자 가섭이 뒤에 이르러 물었다.
‘큰 도인께서는 어느 길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떠나간 뒤에 나는 서쪽에 있는 구야니의 땅에 가서 아마륵 과일을 따 가지고 왔는데 향기롭고 맛이 좋아 먹을 만하니 가져다가 드셔 보십시오.’
부처님께서 식사를 마치시고 떠나가시자 가섭이 다시 생각했다.
〈이 큰 사문이 비록 신통하기는 하지만 나 도진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4_a_08L坐其牀上迦葉後至問大道人何而來佛言卿適去後我西適拘耶尼地取阿摩勒果香美可食便取食佛飯已去迦葉復念是大沙門雖故不如我道眞也
다음날 가섭이 다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서 가십시오. 금방 뒤따라가겠습니다.’
가섭이 뒤돌아보았으나 홀연히 부처님이 보이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신족통(神足通)으로 북쪽에 있는 울단월(鬱單越) 경계 수천억 리나 되는 곳에 가시어 저절로 난 찹쌀[粳米]을 발우에 가득 담아 가지고 돌아오셨는데도 가섭보다 먼저 이르셨다.
019_0814_a_12L明日迦葉復請佛佛言便去今隨後迦葉反顧忽然不見佛佛以神足北適鬱單越界上數千億里取自然粳米滿鉢而還先迦葉至
그 자리에 앉으시자 가섭이 뒤에 이르러 물었다.
‘큰 도인께서는 어느 길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북쪽에 있는 울단월이라는 땅에 가서 이렇게 잘 익은 찹쌀을 가지고 왔는데 맛있고 향기로우며 시원하니 그대는 가져다가 먹어 보시오.’
부처님께서 식사를 마치시고 나서 떠나가시자, 가섭이 다시 생각했다.
〈이 큰 사문이 비록 신통하기는 하지만 나 도진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4_a_16L坐其牀上迦葉後至大道人復從何來佛言從北鬱單越地取此成熟粳米快美且香卿試食之佛飯已去迦葉復念是大沙門雖神故不如我道眞也
019_0814_b_02L다음날 식사할 때가 되어 부처님께서 발우를 가지고 몸소 가섭의 집에 이르러서 밥을 받아 가지고 돌아와 은밀한 곳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서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려고 생각하시자, 천제(天帝)가 부처님의 뜻을 알고 곧바로 내려와서 손으로 땅을 가리키니 물이 솟아나 연못이 되어 부처님께서 사용하시도록 하였다.
가섭이 저녁 때에 이 마을 저 마을을 왔다갔다하다가 샘물이 있는 것을 보고 괴이하게 여겨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인연으로 이것이 있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아침에 그대의 집에 가서 밥을 얻어 가지고 여기에 와서 식사를 마친 다음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려고 생각하였더니, 천제석이 땅을 가리켜서 이 물이 나오게 하였습니다. 당신은 이 샘을 지지못[指地池]이라고 이름하십시오.’
가섭이 다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비록 신통하긴 하지만 나 도진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4_a_20L明日食時佛持鉢自到迦葉家受飯而還於屛處食已念欲澡漱天帝知佛意卽下以手指地水出成池令佛得迦葉晡時彷徉聚中見有泉水而問佛何緣有此佛言吾朝得卿飯於此食已念欲澡漱天帝釋指地有水出汝當名此爲指地池迦葉復是大沙門雖神故不如我道眞也
부처님께서 나무 아래로 돌아가시다가 길에 버려진 해진 옷을 보고 주워다가 빨려고 하셨는데 천제가 부처님의 뜻을 알고 곧 알나산(頞那山) 꼭대기에 이르러서 정사각형으로 만들어진 좋은 돌을 가져다가 못가에 놓아두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것을 사용하여 옷을 빠십시오.’
부처님께서 옷을 말리려 하자, 천제석은 다시 육각형의 돌을 가지고 와서 옷을 말리도록 드렸다.
019_0814_b_05L佛還樹下道見棄弊衣取欲浣之帝知佛意卽到頞那山上取正四方成治好石來置池邊白佛言可用浣佛欲曬衣天帝復行取六方石來給曬衣
가섭이 못가에 두 개의 좋은 돌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또 물었다.
‘무슨 인연으로 이런 것이 여기에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옷을 빨고 옷을 말리려 하자 천제석이 알나산 꼭대기에 가서 이 돌을 가지고 왔습니다.’
가섭이 다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아무리 신통하다고 하지만 나 도진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4_b_10L迦葉見池邊有兩好石又問何緣有佛言吾欲浣濯及欲曬衣天帝到頞那山上取此石來迦葉復念是大沙門雖神故不如我道眞也
부처님께서 훗날 지지못에 들어가 목욕을 마치시고 나오려고 하는데 휘어잡을 것이 없어 머뭇거리셨다. 그 못가에는 본래 가화(迦和)라는 나무가 있었는데 아주 키가 크고 좋았다. 그 나무가 저절로 가지를 굽혀 부처님 앞에 이르러 부처님께서 그 가지를 잡고 나오셨다.
가섭이 나뭇가지가 아래로 굽어져 그늘을 드리운 것을 보고 괴이하게 여겨 또 묻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못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고 나오려고 하는데 휘어잡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나무 신이 나를 위하여 가지를 굽혀 주었습니다.’
가섭이 다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아무리 신통하다고 하지만 나 도진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4_b_14L佛後日入指地池澡浴畢欲出無所攀池上素有樹名迦和絕大脩好其樹自然曲下就佛佛攀而出迦葉見樹曲下垂蔭怪而又問佛言吾入池浴出無所攀是故樹神爲我曲之迦葉復念是大沙門雖神故不如我道眞也
그때 마갈국(摩竭國)의 왕과 신하며 백성들이 명절마다 여는 연회에 예물을 가지고 가섭에게 나아가 7일 동안이나 서로 즐기며 놀았는데 가섭이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신통하고 거룩하며 밝은 지혜가 있으시므로 모든 사람들이 보기만 하면 틀림없이 다 나를 버리고 모두들 그를 섬기게 되리라. 마땅히 그로 하여금 7일 동안만 떠나 있게 하였으면 기분이 좋겠다.〉
부처님께서 그의 생각을 아시고 곧바로 숨어서 7일 동안 나타나지 않으셨다.
019_0814_b_21L時摩竭國王及吏民以歲節會禮詣迦葉所相娛樂七日迦葉念佛神聖明衆人見者必俱捨我而共事之當令其去七日快也佛知其意卽隱七日
019_0814_c_02L가섭이 훗날 또 생각하였다.
〈근간에 나에게 명절날 베풀었던 연회에서 남은 음식들이 매우 많다. 큰 사문을 오시게 하여 대접하면 좋겠구나.〉
부처님께서 멀리 계시면서 그 뜻을 아시고 즉시에 이르시자 가섭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큰 도인께서 오시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서 공양을 올리려고 하였는데 어째서 7일 동안 나타나지 않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요사이 왕과 신하와 백성들이 함께 모여 7일 동안 연회를 베풀 때에 그대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말하기를, 〈이 큰 사문이 신통하고 거룩하며 밝은 지혜가 있으므로 뭇 사람들이 그를 보기만 하면 틀림없이 다 나를 버리고 함께 그를 섬길 것이다. 마땅히 그로 하여금 7일 동안만 떠나 있게 하였으면 좋겠다〉고 하기에 그 때문에 내가 떠나 있었는데, 그대가 지금은 나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왔습니다.’
가섭이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남의 마음을 알고 있구나. 비록 그렇다고 해도 나 도진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4_c_02L迦葉後日又念閒者我有節會餘食甚得大沙門來飯之快耶佛遙知之卽時來到迦葉喜言大道人來一何善也我適欲相供養中閒何爲七日不現佛言閒者王與吏民共會七日卿意念言〈是大沙門神聖明智衆人見者必俱捨我而共事之當令其去七日快也〉是故我去卿今念我故復來迦葉心念是大沙門乃知人意故不如我道眞也
그때 가섭의 5백 제자들이 마침 함께 땔나무를 쪼개는데 각기 도끼를 한 번 들기만 하면 다시 내리칠 수가 없었으므로 부끄러워하면서 스승에게 아뢰자 스승이 말하였다.
‘이것은 큰 사문이 하는 짓일 것이다.’
곧바로 가서 부처님께 물었다.
‘나의 여러 제자들이 어제 함께 땔나무를 쪼개는데 도끼를 들어 올리기만 하면 다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서 가 보십시오. 도끼가 내려졌을 것입니다.’
도끼가 즉시 내려졌는데 내려진 뒤에 도끼가 땔나무에 붙어 버려서 아무리 들어 올리려고 해도 들리지 않았다.
019_0814_c_12L爾時迦葉五百弟子適俱破薪各擧一斧斧皆不得下懅共白師師言是大沙門所爲也卽行問佛我諸弟子共破薪斧皆擧而不下佛言可去當下斧卽下下之後斧皆著薪擧之不擧
다시 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도끼가 내려오기는 했는데 또 모두 들리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서 가 보시오. 지금 도끼가 들려졌을 것입니다.’
곧바로 도끼가 들려져서 사용할 수 있었다.
가섭이 다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아무리 신통하다 해도 나 도진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4_c_18L復行白佛今斧適下又皆不擧佛言可去今使斧擧卽擧得用迦葉復念是大沙門雖神故不如我道眞也
019_0815_a_02L그때 니련선(尼連禪)의 강물이 긴 데다 매우 빠르게 흘러갔는데 부처님께서는 자연 신통력으로써 물을 끊어 멈추게 하시고 물결이 높이 일어 사람들의 머리까지 솟아오르게 하시고는 밑바닥에서 먼지를 날리며 그 가운데로 지나가셨다. 가섭은 부처님께서 물에 떠내려 가실까 봐 두려워하며 즉시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부처님을 찾다가 물이 막히고 끊겨 있는 그 중앙에 먼지가 일어나고 부처님께서 그 사이로 지나가시는 것을 보자 부르면서 말하였다.
‘큰 도인이시여, 아직 살아 계시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나는 살아 있습니다.’
또 물었다.
‘부처님이시여, 배에 올라오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매우 좋습니다.’
019_0814_c_20L時尼連禪水長流駃疾佛以自然神斷水令住使水隔起高出人頭底揚塵佛行其中迦葉恐佛爲水所漂卽與弟子俱乘舩索佛迦葉見水隔斷中央塵起佛行其閒迦葉呼言大道乃尚活耶佛言吾自活耳又問欲上舩不佛言大善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셨다.
〈이제 마땅히 신통을 나타내어 너희들의 마음을 항복시키리라.〉
곧 물 속에서부터 배 밑을 뚫고 들어갔으나 뚫린 자국이 없었다.
가섭이 다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신기하기는 정말 신기하구나. 그러나 내가 이미 나한을 증득한 것만은 못할 것이다.〉
019_0815_a_04L佛念今當現令子心伏卽從水中貫舩底入有穿迹迦葉復念是大沙門神則神然不如我已得羅漢也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나한이 아니며, 또한 도진(道眞)도 알지 못합니다. 어째서 허망한 짓을 하면서도 스스로 귀한 사람이라고 말합니까?’
그때 가섭이 마음속으로 놀라 털이 곤두서고 스스로 도가 없음을 알고서는 곧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말하였다.
‘큰 도인이시여, 진실로 신통하고 거룩하시어 마침내 저의 뜻을 아시옵니다. 차라리 큰 도인을 따라 경전과 계율을 받고 사문(沙門)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우선 돌아가서 너의 제자들에게 알리고 의논하는 것이 더욱 좋겠다. 그대는 큰 장자(長者)라서 나라 안에서 받들어 모시는 대상이니 이제 큰 도를 배우고 싶다 하여 혼자 스스로 알아 처리할 수 있겠는가?’
019_0815_a_07L佛語迦葉汝非羅漢亦不知道眞爲虛妄自稱貴乎於是迦葉心驚毛自知無道卽稽首言大道人實神乃知我意志寧可得從大道人稟受經戒作沙門耶佛言且還報汝弟報之益善卿是大長者國中所承今欲學大道可獨自知乎
가섭이 가르침을 받고 돌아가서 여러 제자들에게 알렸다.
‘너희들은 알겠는가? 내 눈이 보는 바 뜻이 이제야 믿음이 가고 풀어졌다. 마땅히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法衣)를 입고 부처님의 계율을 받아 사문이 되어야겠다. 너희들은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5백 제자들이 말하였다.
‘저희들이 알고 있는 것은 모두가 큰 스승의 은혜입니다. 스승께서 존경하고 믿는 것이라면 틀림없이 허망하지 않을 터이니, 바라건대 모두 따라서 사문이 될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스승과 제자가 입던 갖옷과 모포 옷이며 물병ㆍ지팡이ㆍ가죽신을 벗어 버리고 불을 섬기던 모든 도구까지 다 물 속에 버렸다.
019_0815_a_14L迦葉受還告諸弟子汝曹知乎我目所見意始信解當除鬚髮被法衣受佛戒作沙門汝等欲何趣五百弟子曰等所知皆大師恩師所尊信必不虛願皆隨從得爲沙門於是師徒身裘褐及取水缾杖屣諸事火具棄水中
다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저와 5백 제자는 믿는 마음이 있사오니 바라건대 집을 떠나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부처님의 계율을 받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라. 여러 사문들이여, 어서 오너라.’
가섭과 5백 제자는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면서 모두 사문이 되었다.
019_0815_a_21L俱共詣佛稽首白佛言今我五百弟子以有信意願欲離家除鬚受佛戒佛言諸沙門來迦葉及五百弟子鬚髮自墮皆成沙門
019_0815_b_02L우위가섭(優爲迦葉)에게는 두 아우가 있었는데, 둘째는 나제가섭(那提迦葉)이고, 가장 어린 동생은 갈이가섭(竭夷迦葉)이었다. 두 아우에게는 각기 250명의 제자들이 있었으며, 물가의 오두막집에 줄지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여러 범지(梵志)들이 입었던 의복이며 집물(什物)이며, 불을 섬기던 모든 도구들이 다 물을 따라 흘러 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두 아우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아마 형과 사도(師徒) 5백 사람이 나쁜 사람들에게 해를 입어 큰물에 떠내려 오는 것일 거라고 생각하여 곧 5백 제자들과 함께 물을 거슬러 올라왔는데, 형과 그의 제자들이 모두 사문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괴상하게 여겨 큰 형에게 물었다.
‘큰 형은 나이가 120에 지혜가 높고 뛰어나며 국왕과 신하와 백성들이 함께 종주로 섬겼으며, 저의 생각에도 형님은 곧 나한이 되었으리라고 여겼는데, 이제 도리어 범지(梵志)의 도를 버리고 사문의 법을 배우십니까? 이는 작은 일이 아닙니다. 부처님인들 어찌 유독 크셔서 그 도가 그렇게 훌륭하겠습니까?’
019_0815_a_24L優爲迦葉有二弟次曰那提迦葉幼曰竭夷迦葉二弟各有二百五十弟子舍列居水邊見諸梵志衣服什物諸事火具皆隨水流二弟驚愕恐兄師徒五百人爲惡人所害大水所漂卽與五百弟子逆水而上見兄師徒皆作沙門怪問大兄年百二十智慧高遠國王吏民所共宗事我意以兄爲是羅漢今反捨梵志道學沙門法此非小事佛豈獨大其道勝乎
가섭이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도야말로 가장 우세해서 그 법은 한량없단다. 나는 비록 세상의 학문을 하였으나 일찍이 얻은 도와 신비한 지혜는 부처님만 못하다. 그 경과 계율은 매우 깨끗하였으며, 나는 이제 인자한 마음으로 사람을 제도하고 세 가지 일로써 교화하는 것을 보았다.
그 첫째는 도와 선정과 신족(神足)과 변화가 저절로 그러하였으며, 둘째는 지혜로 남의 본 마음을 알았으며, 셋째는 정당한 도[經道]와 바른 행[正行]으로 병에 따라 약을 주었다.’
019_0815_b_11L迦葉答言佛道最勝其法無量我雖世學未曾有得道神智如佛者也其經戒甚淸淨我今以見慈心度人以三事教化一者道定神足變化自然二者智慧知人本意三者經道正行隨病與藥
두 동생이 서로 돌아보며 모든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어디로 나아가려 하느냐?’
합하여 5백 사람이 다 함께 똑같은 소리로 말하였다.
‘바라건대 큰 스승과 함께하겠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모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사문이 되기를 구하는지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라. 모든 사문들이여, 어서 오너라.’
두 동생과 5백 제자들도 모두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곧 부처님의 뒤를 따라 다시 사문이 되었느니라.
019_0815_b_16L二弟各顧謂諸弟子汝等欲何趣合五百人同聲言願如大師卽皆稽首求作沙佛言諸沙門來二弟及五百弟皆除鬚髮卽隨佛後復成沙門
부처님에겐 갑자기 천 명의 사문이 있게 되었는데 모두 바라내이(波羅奈夷) 고을에 이르러 우거진 나무 숲 아래 앉았느니라.
부처님의 모든 제자들은 다 옛날 범지(梵志)들이었으므로 부처님께서 제자로 삼으시고는 신통 변화를 나타내셨으니, 첫째 날아다니는 것이었고, 둘째 경전을 말씀하시는 것이었으며, 셋째 가르치고 경계하신 것이었다.
모든 제자들은 부처님의 위엄과 신통력을 보고는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었고 예를 올리고 받들어 행하였느니라.”
019_0815_b_20L佛便有千沙門俱到波羅奈夷縣叢樹下坐佛諸弟子皆故梵志佛爲諸弟子現神變化一者飛行二者說經三者教誡諸弟子見佛威神莫不歡作禮奉行
佛說太子瑞應本起經卷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