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869_b_01L용왕형제경(龍王兄弟經)


오(吳) 월지(月支) 우바새 지겸(支謙)한역


이렇게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원(祇洹)의 아난빈저(阿難邠低) 아람(阿藍)에 계셨다. 이때 수없이 많은 비구가 모였는데, 그들은 모두 아라한들이었다.
아난빈저는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예배하고 물러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람이란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를 수행하여야 한다.”
아난빈저는 듣고 기뻐하여 곧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내일 아침에 부처님과 비구들을 청하겠사오니 덕(德)을 베푸셔서 저의 집에 이르소서. 변변치 않은 음식이나마 준비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묵묵히 승낙하시자 아난빈저는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일 아침에 하늘에 올랐다가 한낮에 내려와서 아난빈저의 집으로 모이라.”
그리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팔 한번 펴는 동안에 곧 공중에 올라가 머무셨다. 그런데 이때 수단(須檀)이라고 하는 나한이 의복을 정돈하고 공중에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항상 허공을 오르내렸으나 오늘처럼 어두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두 용왕이 성내고 변화를 부리고 기운을 뿜어 구름을 만든 까닭이다.”
다시 애파(愛波)라고 하는 나한이 부처님에게 자신이 가서 그들을 막겠다고 여쭙자 부처님께서는 만류하시면서 말씀하셨다.
“저 용은 훌륭한 위신력(威信力)이 있으니, 네가 가면 반드시 나쁜 뜻을 일으켜 물을 몰아 천하 사람들을 몰살시키리라.”
그러자 마하목건련이 다시 의복을 정돈하고 공중에 꿇어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오늘은 수미산 제석 궁전 밑에 있는 질수자(質樹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것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두 용왕이 있으니 첫째 이름은 난두(難頭)요, 둘째 이름은 화난(和難)이다. 이들이 몹시 성내며 ‘어떤 사문이 나의 머리 위를 갈면서 지나가는가’라고 말하면서 그 몸으로 수미산을 일곱 겹 두르고 머리로 그 위를 덮고서, 기운을 뿜어 안개를 일으키는 까닭에 어두운 것이니라.”
목련은 부처님에게 말씀드렸다.
“제가 가서 꾸짖고 저지하겠습니다.”
부처님이 “매우 좋다”고 말씀하시자 목련은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그곳으로 갔다.
마침 석제환인(釋提桓因)이 8만 8천 옥녀들과 후원에서 즐기다가 목련이 그 곳을 지나는 것을 보고 맞아들였다. 목련이 머리 숙여 서로 예배하고 안부를 물은 뒤에 용 있는 곳에 이르렀다.
두 용은 목련을 보자 몹시 성내면서 곧 변화하여 연기를 뿜어내더니 잠깐 사이에 다시 불을 뿜었다. 목련도 또한 부처님의 뜻으로 변화를 일으켜 연기와 불을 뿜어 두 용을 세 겹으로 두르고, 점차 앞으로 나아가 몸을 변화시켜서 두 용의 몸 속에 들어갔다. 오른편 눈으로 들어갔다가 왼편 눈으로 나오고 왼편 눈으로 들어갔다가 오른편 눈으로 나오며, 오른편 귀로 들어갔다가 왼편 귀로 나오고 왼편 귀로 들어갔다가 오른편 귀로 나오며, 다시 오른편 코로 들어겄다가 왼편 코로 나오고, 왼편 코로 들어갔다가 오른편 코로 나왔으며, 날아서 그 입 속에도 들어갔다. 그러자 두 용은 목련이 제 뱃속에 들어있다고 의심하였다.
곧이어 목련이 다시 용의 몸으로 변화여 두 용을 열네 겹 두르고 머리로 수미산과 두 용을 덮으니, 두 용은 두려운 나머지 밑에서 수미산을 밀쳐내며 움직거리더니 꼬리로 바다물을 내려쳤다. 그러자 모든 짐승들이 놀래고 겁내었다.
부처님께서는 멀리서 목련에게 고하셨다.
“그 용이 이제 물을 몰아 천하를 빠뜨릴 것이니 너는 그들을 저지해야만 한다.”
목련은 말씀드렸다.
“제가 부처님에게서 이 법을 들어 알았고, 저에게 4신족(神足)이 있어, 마땅히 믿고 시행하여 능히 이 두 용과 수미산을 가져다 손바닥에 올려서 다른 방위의 세상으로 던져 넘기겠으며, 또한 능히 수미산을 갈아 부수어 티끌 같이 만들고, 다시 능히 수미산과 아래 땅을 갈되 만백성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두 용이 이 말을 듣고 두려워하여 머리를 조아리자, 목련은 다시 사문의 몸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두 용은 사람의 몸으로 변화하여 목련에게 예배하고 잘못을 뉘우쳤다.
목련이 장차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려고 하자 두 용은 말하였다.
“저희들이 미혹하고 날뛰어 거룩한 신통력을 알지 못하고 우뢰와 같은 짓은 범하였으니, 가엾이 여기셔서 그 죄를 용서하소서.”
이에 그들은 5계를 받고 물러갔다.
이때 아난빈저는 정사(精舍)에 이르러 부처님과 비구들을 찾아 보았으나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그대로 꿇어 앉아 부처님에게 아뢰었다.
“공양준비가 이미 엄숙히 갖추어졌으니, 바라옵건대 부처님이시여, 굽혀 주소서.”
부처님께서 그의 말을 듣고 곧 내려오셔서 그의 집으로 가서 공양을 드셨다. 그러자 아난빈저가 여쭈었다.
“제가 부처님을 찾았으나 뵙지 못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목련이 두 용과 함께 다투던 하늘 위에서 막 내려왔노라.”
그가 여쭈었다.
“누가 이겼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목련이 이겼느니라.”
아난빈저는 말씀드렸다.
“거룩하고 거룩합니다. 그 용은 계율을 굳건히 지니다가 털끝만한 실수로 용이 되었기에 위신력이 대단한 자였는데 어떻게 목련이 그를 굴복시켰습니까. 저는 오늘부터 부처님과 비구들을 청하여 목련의 공덕을 드날리겠습니다.”
부처님은 가라월(迦羅越) 아난빈저에게 주원(呪願)하여 주셨다.
“너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도를 얻은 이들을 공양하였으니, 선신(善神)이 마땅히 너의 집을 보호하여 모두 편안케 하리라.”
아난빈저는 예배하고 물러갔다.
019_0869_b_01L龍王兄弟經 今金吳月支優婆塞支謙譯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祇洹阿難邠低阿藍有無央數比丘僧皆阿羅漢也阿難邠低至佛所作禮卻坐人當布施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阿難邠低聞之歡喜卽起白佛明旦請佛及比丘僧降德到舍設麤食佛默阿難邠低繞佛三帀而去佛告比丘僧旦日當上天投日中下會阿難邠低舍佛如伸臂頃卽住虛空中漢名須檀正衣服於虛空中長跪白佛我恒上下未嘗冥如今日也佛言有兩龍王瞋恚作變吐氣爲雲故也復有羅漢名愛波白佛欲行止之此龍大有威神汝行者必當興惡出水沒殺天下人民摩訶目揵連復正衣服長跪虛空中問佛今日以冥不復見須彌山帝釋宮殿下已質樹佛言有兩龍王一名難頭二名和大瞋恚言何等沙門欲飛過摩我頭上龍身繞須彌山七帀以頭覆其吐氣出霧故冥目連白佛欲往呵止之佛言大善目連繞佛三帀而行釋提桓因從八萬八千王女於後園相娛樂目連先過其所天帝迎之稽首作禮相問訊已乃到龍所兩龍見之大怒便變化出煙須臾復出火目連以佛意亦變化出煙必繞兩龍三重稍前分身入兩龍身中右目入左目左目入右目出右耳入左耳出耳入右耳出復入右鼻左鼻出入左鼻右鼻出飛入其口中兩龍謂目連在其腹中也目連亦復作龍身繞兩龍十四以頭覆須彌及兩龍兩龍於下悚慄延動須彌山以尾搏扇海水百獸震怖佛遙告目連此龍今當能出水沒壞天汝且須止目連言我從佛聞知此我有四神足當信持行之我能取是兩龍及須彌山著掌中跳過他方天亦能取劑磨須彌山令碎如塵能磨須彌山及下地令萬民不覺兩龍恐懼稽首目連復沙門身龍化作人爲目連作禮悔過目連將至佛所兩龍言我迷狂惑不知尊神觸犯雷震哀原其罪便受五戒而去阿難邠低到精舍索佛及比丘僧不見一人便長跪白佛飯具以嚴辦可自屈佛卽下到其舍飯已阿難邠低言我求佛不見佛從何所來佛言目連與兩龍王共諍適從天上來問誰勝者佛言目連阿難邠低言善哉善哉此龍乘戒堅强失之毫數罪至於龍威神尊重目連迺臣伏之我從今日始請佛及比丘僧宣揚目連功德佛呪願迦羅越阿難邠低前後飯食得道人善鬼神當擁護汝皆令安隱阿難邠低作禮而去龍王兄弟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