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870_b_01L불설죄업응보교화지옥경(佛說罪業應報敎化地獄經)


후한(後漢) 안세고(安世高) 한역
김철수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대보살마하살(大菩薩摩訶薩) 및 성문(聲聞) 권속들과 함께 계셨으며, 또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및 천ㆍ용ㆍ귀신 등도 함께 모였다.
그때 신상보살(信相菩薩)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지옥ㆍ아귀ㆍ축생ㆍ노비와 가난하거나 부자거나 천하거나 고귀한 종류 약간이 있으니, 부디 세존이시여, 법을 갖추어 설해 주십시오. 만약 중생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을 들으면 마치 어린아이가 어머니를 만나는 것과 같고, 병자가 의원을 만나는 것과 같으며, 허약한 사람이 음식을 얻는 것과 같고, 어둠 속에서 도움을 얻는 것과 같을 것이니, 세존께서 법을 설하셔서 중생을 이익되게 하심 또한 이와 같을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이미 때가 이른 것을 관찰하시고 이 보살이 정성을 다해 권청(勸請)하는 것을 보시고는 양 눈썹 사이의 백호(白毫)로부터 광명을 놓아 세계를 비추시어 지옥의 고통을 쉬게 하시고 편안하게 하셨다.
그때 죄를 받은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의 광명을 쫓아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찾아와 부처님 주위를 일곱 번 돈 다음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세존께 도의 가르침을 펴시어 중생들로 하여금 해탈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권청하였다.
그때 신상보살이 중생들을 위하여 마음을 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죄를 받고 있는 중생들은 옥졸(獄卒)들에 의해 몸이 꺾이고 찧기고 베어지는데, 발부터 정수리까지 베어진 다음에는 교묘한 바람이 불면 살아나 다시 온몸이 베어지니, 어떤 죄로 이에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3존(尊)1)을 믿지 않고 부모에게 불효하며 어린아이를 죽이고 괴수가 되어 중생들을 베어 죽이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다시 신상보살이 아뢰었다.
“두 번째, 어떤 중생들은 신체가 둔해지고 마비되며, 눈썹이나 수염이 떨어지고, 몸을 일으킬 때는 크게 문드러지며, 새가 깃들이지 않고 사슴이 묵지 않으며, 인적이 영원히 끊기고, 친족을 적셔 더럽히며[沾汚]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니, 이를 나병이라 합니다. 어떤 죄업 때문에 이에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3존을 믿지 않고 부모에게 불효하며 탑사(塔寺)를 파괴하고 도인(道人)의 껍질을 벗기며, 현성(賢聖)을 베거나 쏘아 죽이고 스승을 상해하며, 항상 배신을 하고, 은혜와 옳음을 잊고 저버리며, 항상 행하는 것이 구차스럽고, 존귀하거나 비천하거나 관계없이 몰래 음행함에 거리낌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세 번째, 어떤 중생들은 신체가 장대하되 귀가 들리지 않고 우둔하며 발이 없어 배를 굽혀 몸뚱이로 다니며 오직 진흙을 먹으며 연명해 가고 여러 작은 벌레들에 의해 뜯겨 먹히니, 항상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이 감당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어떤 죄업 때문에 이에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다른 사람들을 자신을 위해 이용하고 훌륭한 말이나 착한 말을 믿지 않고 부모에게 불효하고 군왕에게 반역하거나 혹은 군주나 대신, 4진(鎭)2)의 우두머리[方伯], 주군(州郡)의 수장(首長), 관리 감독하는 하급 관리가 그 위세를 믿고 백성들의 재물을 침탈하고 도리(道理)에 맞지 않게 백성들로 하여금 고통과 근심으로 탄식하며 다니게 만들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네 번째, 어떤 중생들은 두 눈이 멀어 아무것도 볼 수 없어 나무에 깔리거나 도랑이나 구덩이에 빠져 죽는데, 다시 몸을 받아도 이와 같습니다. 어떤 죄업 때문에 이에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죄복(罪福)을 믿지 않고 부처님의 광명을 장애하며 매의 눈을 봉합하고 중생들을 가두고 가죽을 벗겨 머리에까지 이르게 하여 볼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다섯 번째, 어떤 중생들은 말을 더듬거나 벙어리여서 말을 할 수가 없으며, 설령 말을 하더라도 눈을 감고 손을 휘저으며 말을 제대로 못합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3존을 비방하고 성스러운 도를 가볍게 여기고 훼손했거나 다른 사람의 좋은 점과 추한 점을 논하여 다른 사람의 장단점을 구했거나 선량한 사람을 억지로 모함하고 현인들을 증오하고 질투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섯 번째, 어떤 중생들은 배는 크고 목은 가늘어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며, 만약 먹으려 하면 고름과 피로 변합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수행승의 음식을 훔쳐 먹었거나 큰 모임을 위해 준비한 복된 음식을 훔쳐 은밀한 곳에서 먹었거나 자신의 재물은 아끼고 단지 다른 사람의 재물만을 탐하고 항상 악한 마음을 내어서 사람들에게 독약을 제공하여 숨을 쉬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일곱 번째, 어떤 중생들은 항상 옥졸들에 의해 뜨겁게 태워지고 사람의 온갖 뼈마디나 머리에 쇠못질을 당하며, 못질을 당하고 나서는 저절로 불이 발생하여 신체를 태워 모든 것이 다 바삭바삭하고 흐물흐물 녹아버립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침구 의사였을 때, 사람의 몸에 침을 주었어도 병에 차도가 없었거나, 다른 사람들을 속여서 재물을 취해 사람들을 고통을 받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번민하게 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여덟 번째, 어떤 중생들은 항상 끓는 솥 속에 있게 되며 우두아방(牛頭阿傍)3)이 세 갈래 창으로 끓는 솥 속에 사람들을 붙잡아 놓고 끓여 흐물흐물하게 만들고, 다시 바람이 불어 살아나면 다시 그들을 끓입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그릇되고 전도된 견해를 믿고 귀신에게 제사지냈거나 중생을 도살하여 끓는 물속에 집어넣고 털을 뽑고 끓는 솥에 넣고 졸이고 삶고 하는 일이 한량없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아홉 번째, 어떤 중생들은 항상 불타는 성 안에서 구워질 지경이어서 마음을 추슬러 사대문(四大門)을 열어 문을 향해 나아가려 해도 그 문들이 닫히니, 동서로 내달려도 면하지 못하고 불길에 태워 없어집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산이나 늪을 불태웠거나 불로 닭을 구웠거나 다른 사람들의 마을이나 논두렁을 태웠거나 중생들의 몸을 태우거나 끓여 문드러지게 하고 껍질을 벗겼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열 번째, 어떤 중생들은 항상 설산 속의 찬바람이 부는 곳에 살면서 피부가 벗겨지고 살점이 찢어지며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합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종횡무진 날뛰는 도적이 되어 사람들의 옷을 벗겨 추운 겨울날에 얼어 죽게 했거나, 소나 양의 가죽을 벗겨 감당하기 히든 고통을 가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열한 번째, 어떤 중생들은 항상 칼산[劍山]이나 칼 나무[劍樹] 위에서 지내니, 만약 던져지면 베이고 상처를 입어 몸의 지절(支節:머리와 팔다리)이 끊어지고 무너집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도살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 중생을 삶아 죽이고 도살하여 자르고 가죽을 벗기고 찢어 뼈와 살점을 분리하고 머리와 다리를 잘게 나누어 높은 곳에 걸어놓고 무게를 칭량하여 판매했거나, 살아 있는 중생을 고통스럽고 난처한 곳에 매달아 놓았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열두 번째, 또한 어떤 중생들은 다섯 감각기관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매를 날리거나 개를 풀어 새나 짐승을 잡았거나, 활을 쏘아 새나 짐승을 잡았거나, 그것들의 머리나 다리를 끊었거나, 산 채로 새의 깃털을 뽑았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열세 번째, 또한 어떤 중생들은 앉은뱅이가 되고 등이 굽고, 허리와 엉덩이뼈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다리를 절고 손이 꺾여 잡거나 돌아다니지를 못합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억누르며 길거리를 다녔거나, 창이나 활을 들고 보금자리를 뒤지고 다녔거나, 올가미나 함정을 설치하여 중생들을 빠뜨려 머리를 깨뜨리고 다리를 부러뜨려 상처 입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게 하였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열네 번째, 또한 어떤 중생들은 항상 옥졸들에 의해 차꼬[桎]와 수갑[梏]으로 그 몸이 묶여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그물로 중생들을 잡아 우리에 가두고 굶겨 곤궁하게 하여 고통스럽게 했거나, 군주나 수령이 되어 탐욕스럽게 재물이나 돈을 취하고 선량한 사람을 바르지 못하게 얽어매어 그 원성이 하늘에 이를 정도여도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열다섯 번째, 또한 어떤 중생들은 지랄병이 나거나 미치거나 어리석거나 우둔하여 좋고 나쁜 것을 구별할 줄도 모릅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술을 마시고 취해 어지러이 서른여섯 가지 실수를 범하여 나중에 어리석은 몸을 얻어 마치 취한 사람과 같이 존귀함과 비천함을 알지 못하고 좋고 나쁨을 구별하지 못하며, 8만 겁 동안 끓거나 분뇨지옥에 떨어져 옥졸들에 의해 베이고 꺾여,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고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며 오궁육극(五窮六極)4)의 긴 밤 동안 고통을 받는데, 술을 과도하게 탐한 죄를 받은 다음에는 다시 사람이 되어도 쇠약하고 다리를 절고 사람들이 미워하며, 가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도 제멋대로 일처리를 하고, 항상 즐거움이 없을 때는 술을 마셔 과실을 범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열여섯 번째, 또한 어떤 중생들은 그 몸의 형태는 아주 작은데 그 생식기는 아주 커서 그것을 잡아당기고 다니려면 몸이 피로하고 다시 끌고 나아가되, 다니거나 서 있거나 앉거나 누워 있거나 간에 그것이 방해합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생활을 도모하기 위해 물건을 팔 때, 자신의 것은 자랑하고 다른 사람의 재물에 대해서는 나쁘게 평하며, 떠들썩하게 농간을 부려 되와 말을 속이고 살금살금 저울의 눈을 속여 다른 사람들을 기만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열일곱 번째, 또한 어떤 중생들은 남근이 갖추어지지 않아 황문(黃門:내시)의 몸이 되어 아내나 첩을 얻지 못합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코끼리나 말ㆍ소ㆍ양ㆍ돼지ㆍ개 등을 즐기면서 거세하여, 이런 중생으로 하여금 고통을 받게 하여 참기 어려워 죽을 지경을 만들었다가 다시 깨어나게 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은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열여덟 번째, 또한 어떤 중생들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자식이 없어 홀로 삽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사람들에게 포악하게 굴고 죄와 복을 지어 얻게 되는 결과에 대해 믿지 않으며, 온갖 새들이 알을 낳을 무렵 항아리를 가지고 큰물이 흐르는 하천의 작은 섬으로 가서 큰 기러기ㆍ고니ㆍ앵무새ㆍ거위ㆍ기러기 등 온갖 새들의 알을 주워 가지고 돌아와 삶아 먹으니, 새끼를 잃은 온갖 새들이 슬피 울어 눈이 찢어져 피가 나올 정도였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열아홉 번째, 또한 어떤 중생들은 아직 어린 나이에 홀로되어 부모형제가 없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힘겹고 고통스런 생활을 겨우 유지하다가, 장성하여 성인이 되어서는 제멋대로 굴어 앙화(殃禍)를 불러일으켜 현(縣)의 관리에 의해 붙들려 감옥에 갇히게 되어도, 어느 누구도 그를 면회하여 음식을 갖다 주는 이도 없어 배가 고파 극심한 고통에 처해도 호소할 수조차 없습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수리ㆍ독수리ㆍ매ㆍ새매ㆍ곰ㆍ큰 곰ㆍ호랑이ㆍ표범 등을 잡아 칼과 족쇄를 채워 가두어 이들을 고립시켜, 그들의 부모 형제가 항상 근심스런 생각으로 슬피 울며 절규하여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켜도 그들에게 먹이를 제공하지 않고, 항상 배가 고프도록 만들어 피골이 상접하여 죽고 싶어도 죽을 수가 없게 하였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게 된 것이다.”
신상보살이 다시 아뢰었다.
“스무 번째, 또한 어떤 중생들은 그 모습이 아주 추하고 몸이 검기가 옻과 같으며, 두 눈은 푸르고 머리와 뺨이 함께 높으며, 얼굴에는 여드름이 덕지덕지 나고 코는 낮으며, 두 눈은 황적색이고 치아는 성글고 빠져 있으며, 입에서는 구린내가 나고 키가 작으며, 배에는 큰 종기가 나 있고 허리와 엉덩이뼈와 다리가 얽혀 있으며 척추가 굽어 옆구리와 닿고, 비싼 옷이나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어도 악창(惡瘡)이나 고름과 피가 흐르고, 수종(水腫)과 마른버짐이 피고 옴이나 나병이나 악성 종양이 생겨 갖가지 못된 병이 그 몸에 모이니, 비록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더라도 사람들이 그를 뜻에 두지 않기에, 만약 다른 사람이 죄를 지으면 그 재앙을 너저분하게 퍼뜨리고 다닙니다. 그리하여 영원히 부처님을 뵙지 못하고 영원히 법을 듣지 못하며 영원히 승단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이는 어떤 죄가 이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에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불효하고, 신하로서 군주에게 불충하고, 군주로서 아랫사람들을 사랑하지 않고, 친구로서 벗에게 믿음으로 대하지 않고, 마을에서 나이에 맞게 처세하지 못하고, 조정에서 그 지위에 맞게 처신하지 못하고, 재미삼아 어떤 일을 행하고, 마음이 전도되어 그 법도가 없고, 3존(尊)을 믿지 않고, 군주를 살해하고, 스승을 해치고, 나라를 정벌하여 백성들의 재물을 약탈하고, 성을 공격하여 성채를 파괴하고, 방책을 넘어가 노략질하여 그 악업이 하나가 아니며, 자신은 드러내고 남을 폄하하며, 홀로 된 늙은이를 능멸하고, 현명한 성인을 비방하고 모함하며, 어른들을 경시하여 교만하게 굴고, 하천한 사람들을 속여 일체의 죄업을 모두 갖추고 범하여 온갖 악이 모였으니, 그 대가를 치르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는 것이다.
그때 죄업을 받고 있던 일체 모든 중생들은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신 것을 듣고 땅이 흔들릴 정도로 슬피 울며 비 오듯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디 오랫동안 머무시면서 저희들에게 법을 설하셔서 해탈을 얻게 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내가 오랫동안 머물더라도 덕이 보잘 것 없는 사람은 선근(善根)을 심을 수 없다. 나는 항상 머물러 있으니 항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말라. 선남자들이여, 비유하자면 어린아이의 어머니가 항상 곁에서 아이가 어려움을 만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과 같으니, 그 아이는 만약 어머니가 멀리 떠나면 그립고 사모하는 마음이 생기고 어머니가 다시 돌아오면 기뻐하게 된다. 선남자들이여, 나도 지금 이와 같아 모든 중생들이 지은 선업이나 악업의 인연에 따라 받게 되는 좋거나 나쁜 과보에 대해서 잘 안다. 그러므로 반열반(般涅槃)에 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죄업을 받고 있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게송으로서 말씀하셨다.

물이 흘러도 항상 가득 차는 법은 없고
불이 치성하여도 오랫동안 타는 법은 없으며
태양이 떠오르면 잠시 후에 지고
달이 차오르면 다시 기우는 법이네.

존귀하여 영화를 누리더라도
덧없이 흘러가 버리나니
열심히 정진할 것을 염두에 두고
위없이 존귀한 분께 머리 숙여 예 올려야 하리.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자 죄를 받고 있는 중생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선행을 닦아야 이런 고통을 떠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힘써 부모님께 효순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고 3존(尊)께 귀의하여 받들어야 하며, 부지런히 보시(布施)ㆍ지계(持戒)ㆍ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선정(禪定)ㆍ지혜(智慧)와 자비희사(慈悲喜捨)를 행하고 원수이거나 친한 이이거나 간에 평등하게 대하고 자기 자신과 똑같다고 여겨 구별을 두지 않아야 하며, 외로운 늙은이를 속이지 않고 하천한 사람을 경시하지 않아 그들을 자신의 몸처럼 보살펴야 한다. 만약 그대들이 이와 같이 수행한다면 부처님의 은덕을 받아 영원히 온갖 괴로움을 멀리 여의게 될 것이다.”
이 경을 다 설해 마치시자 보살마하살들은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었고 성문(聲聞)과 연각(緣覺)들은 6통(通)과 3명(明)5)을 얻고 8해탈(解脫)을 갖추어 법안(法眼)이 깨끗해졌으며, 혹 어떤 중생들은 이 경을 듣고, 삼도팔난(三途八難)의 처소에 떨어지지 않고, 지옥의 고통이 쉬어 편안해졌다.
그때 신상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경의 명칭을 무엇이라고 해야 하며, 어떻게 받들어 간직해야 합니까?”부처님께서 신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죄업보응교화지옥경(罪業報應敎化地獄經)』이라 하니, 마땅히 받들어 지니고서 널리 유포하게 하면 그 공덕이 한량없을 것이다.”
모든 천상의 대중들이 경전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오체투지(五體投地)하여 예를 올리고 받들어 행하였다.
019_0870_b_01L佛說罪業應報教化地獄經後漢安息三藏安世高譯如是我聞一時佛住王舍城耆闍崛山中與大菩薩摩訶薩及聲聞眷屬亦與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及諸天鬼神等皆悉集會爾時相菩薩白佛言世尊今有地獄餓鬼奴婢貧富貴賤種類若干唯願世尊具演說法若有衆生聞佛說法如孩子得母如病得醫如羸得食如暗得世尊說法利益衆生亦復如是爾時世尊觀時已至見斯菩薩勸請慇懃卽放眉閒白毫相光照于世界地獄休息苦痛安寧爾時一切受罪衆生尋佛光明來詣佛所遶佛七帀爲佛作禮勸請世尊敷演道化令此衆生得蒙解脫爾時信相菩薩爲諸衆生而作發起前白佛言世尊今有受罪衆生爲諸獄卒剉碓斬身從頭至足乃至其頂斬之已訖巧風吹活而復斬之何罪所佛言以前世時坐不信三尊不孝父母屠兒魁膾斬截衆生故獲斯罪第二復有衆生身體頑痹眉鬚墮落擧身洪爛鳥棲鹿宿人迹永絕沾污親族人不喜見名之癩病何罪所致佛言以前世時坐不信三尊不孝父破壞塔寺剝脫道人斬射賢聖害師長常無返復背恩忘義常行茍婬匿尊卑無所忌諱故獲斯罪第三復有衆生身體長大聾騃無足宛轉腹行唯食泥土以自活命爲諸小虫之所唼食常受此苦不可堪處何罪所致佛言以前世時坐爲人自用不信好言善語不孝父母反戾時或爲帝主大臣四鎭方伯州郡令吏禁督護恃其威勢侵奪民物有道理使民苦悴吁嗟而行故獲斯罪第四復有衆生兩目盲瞎都無所見或觝樹木或墮溝坈於時死已更復受身亦復如是何罪所致佛言以前世時坐不信罪福障佛光明縫鷹眼籠繫衆生皮囊盛頭不得所見獲斯罪第五復有衆生謇吃瘖瘂口不能言若有所說閉目擧手乃不言了何罪所致佛言以前世時坐誹謗三尊毀聖道論他好醜求人長短强誣良憎嫉賢人故獲斯罪第六復有衆生腹大頸細不能下食若有所食變爲膿血何罪所致佛言以前世時偸盜僧食或爲大會福食屛處偸噉悋惜己物但貪他財常行惡心與人毒藥氣息不通故獲斯罪第七復有衆生常爲獄卒熱燒鐵釘釘人百節骨頭釘之已訖自然火生焚燒身體悉皆燋爛何罪所致佛言以前世時坐爲鍼炙醫師鍼人身體不能差病誑他取財徒受苦痛令他苦惱故獲斯罪第八復有衆生常在鑊湯中爲牛頭阿傍以三股鐵叉叉人內著鑊湯中煮之令爛還復吹活而復煮之何罪所致佛言以前世時信邪倒見祠祀鬼神屠殺衆生湯灌搣毛鑊湯煎煮不可限量故獲斯罪第九復有衆生常在火城中煻煨齊四門俱開若欲趣向門卽閉之西馳走不能自免爲火燒盡何罪所佛言以前世時坐焚燒山澤火煨雞子燒他村陌燒煮衆生身爛皮剝故獲斯罪第十復有衆生常在雪山中寒風所皮肉剝裂求死不得何罪所致以前世時坐撗道作賊剝脫人衣使冬月之日令他凍死生㓟牛羊不可堪故獲斯罪第十一復有衆生常在刀山劍樹上若有所投卽便割傷支節斷壞何罪所致佛言以前世時坐屠殺爲業烹害衆生屠割剝裂骨肉分離頭腳星懸於高格稱量而賣或復生懸生苦痛難處故獲斯罪第十二復有衆生五根不具何罪所佛言以前世時坐飛鷹走狗彈射禽獸或斷其頭或斷其足生搣鳥翼故獲斯罪第十三復有衆生攣躄背僂腰髖不腳跛手拘不能操涉何罪所致以前世時坐爲人憯剋行道安槍或安射窠施張弶穽陷墜衆生頭破腳折傷損非一故獲斯罪第十四復有衆生常爲獄卒桎梏其不得免脫何罪所致佛言以前世坐網捕衆生籠繫而畜飢窮困苦或爲宰主令長貪取財錢柱繫良善怨苦號天不得縱意故獲斯罪第十五復有衆生或癲或狂或癡或騃不別好醜何罪所致佛言以前世坐飮酒醉亂犯三十六失後得癡如似醉人不識尊卑不別好醜萬劫墮沸屎地獄獄卒斬剉求死不求生不得五窮六極長夜受苦坐貪酒過受罪已始得爲人癃殘跛爲人之所憎嫉行逢接他撗事常無樂時以酒過犯故獲斯罪第十六復有衆生其形甚小陰藏甚挽之身疲皆復進引行立坐臥之爲妨何罪所致佛言以前世時治生販賣自譽己物毀呰他財囂升弄斗躡秤前後欺誑於人故獲斯罪第十七復有衆生男根不具爲黃門身不得妻娶何罪所致佛言以前世時坐喜犍象馬牛羊豬狗不可稱數令此衆生苦痛難忍死而復蘇故獲斯罪第十八復有衆生從生至老無有兒孤立獨存何罪所致佛言以前世坐爲人暴惡不信罪福百鳥產乳之時齎持缾器循大水渚求拾鴻鸚鵡鴈諸鳥子卵擔歸煮噉諸鳥失子悲鳴叫裂眼中血出故獲斯罪第十九復有衆生少小孤寒無有父母兄弟爲他作使辛苦活命長大成撗羅殃禍縣官所縛繫閉牢獄人追餉飢窮困苦無所告及何罪所佛言以前世時坐喜捕拾雕枷鎖而畜孤此衆生母兄弟常恒憂念悲鳴叫裂哀感人不能供養常苦飢餓骨立皮連死不得故獲斯罪第二十復有衆生其形甚醜身體黑如漆兩目復靑頭頰俱堆皰面平鼻兩目黃赤牙齒疏缺口氣腥臭矬短癰腫大腹腰髖腳復繚戾僂脊匡肋費衣健食惡瘡膿血水腫乾痟疥癩癰疽種種諸惡集在其身雖親附人人不在意若他作罪撗羅其殃永不見佛永不聞法永不識僧何罪所佛言以前世時坐爲子不孝父母爲不忠其君爲君不敬其下朋友不以其信鄕黨不以其齒朝廷不以其趣爲趣作心意顚倒無有其度信三尊殺君害師伐國掠民攻城破偸寨過盜惡業非一美己惡人陵孤老誣謗賢聖輕慢尊長欺誑下一切罪業悉具犯之衆惡集報獲斯罪爾時一切諸受罪衆生聞佛作如是悲㘁動地淚下如雨而白佛言願世尊久住說法令我等輩而得解佛言若我久住薄德之人不種善謂我常在不念無常善男子譬如孩兒母常在側不生難遭之想若母去者便生渴仰思戀之心母方還來生歡喜善男子我今亦復如是知諸衆生善惡業緣受報好醜故般涅槃爾時世尊卽爲此諸受罪衆生而說偈言水流不常滿 火盛不久然 日出須臾沒月滿已復缺 尊榮豪貴者 無常復過是宗戒念當勤精進 頂禮無上尊爾時世尊說斯偈已諸受罪衆生白佛言世尊修何善行得離斯苦佛言當勤孝順父母敬事師長歸奉三尊勤行布施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慈悲喜捨怨親平等同己無二不欺孤老不輕下賤護彼如己汝等若能如是修行則爲已得報佛之恩永離衆苦說是經已菩薩摩訶薩卽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聲聞緣覺卽六通三明具八解脫有得法眼淨若有衆生得聞是經不墮三塗八難之處地獄休息苦痛安寧爾時信相菩薩白佛言當何名此經云何奉持佛告信相菩薩善男子此經名爲罪業報教化地獄經當奉持之廣令流布功德無量諸天大衆聞經歡喜五體投地作禮奉行佛說罪業應報教化地獄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부처님[佛]과 법(法)과 승가[僧], 또는 부처님과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의 셋을 말한다.
  2. 2)군사상 중요한 지역에 설치한 네 곳의 지방 행정 구역을 말한다.
  3. 3)소의 머리와 사람의 몸을 가진 귀졸(鬼卒)을 말한다.
  4. 4)오궁은 다섯 가지 궁함이다. 육극은 세상의 극에 달한 나쁜 일로서, 흉단절(凶短折)ㆍ질(疾)ㆍ우(憂)ㆍ탐(貪)ㆍ악(惡)ㆍ약(弱)이다.
  5. 5)범어로는 tri-vidya이며, 첫째는 숙명지증명(宿命智證明)으로서 자신과 중생들의 일생과 나아가 백천만억 생(生)의 모습에 관해 아는 지혜이고, 둘째는 생사지증명(生死智證明)으로서 중생이 죽을 때와 태어날 때 그릇된 법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악행(惡行)이 성취되면 죽어서 악취 가운데 태어난다는 것을 알고 정법(正法)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선행(善行)이 성취되면 죽어서 선취(善趣) 가운데 태어난다는 것을 아는 지혜이며, 셋째는 누진지증명(漏盡智證明)으로서 여실하게 4제(諦)의 이치를 증득하여 번뇌의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일체의 번뇌를 멸하여 없애는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