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885_b_01L불설병사왕오원경(佛說蓱沙王五願經)
019_0885_b_01L佛說蓱沙王五願經


오(吳) 월지국(月支國) 지겸(支謙) 한역
권영대 번역
019_0885_b_02L吳月支國居士支謙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9_0885_b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국(王舍國)의 요산(鷂山)에서 5백 비구와 함께하셨다.
그때 왕사국의 왕의 이름은 병비사(蓱比沙)였다. 그는 젊을 적 태자로 있을 때에 마음에 늘 다섯 가지 원(願)을 구하였는데, 첫째는 ‘나이 젊어서 왕이 되게 하소서’ 하는 원이요, 둘째는 ‘우리나라에 부처님이 계시게 하소서’ 하는 원이며, 셋째는 ‘부처님의 처소에 늘 드나들고 오가게 해 주소서’ 하는 원이요, 넷째는 ‘부처님의 경을 늘 듣게 해 주소서’ 하는 원이요, 다섯째는 ’경을 듣거든 마음이 빨리 열리어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게 해 주소서’ 하는 원이었는데, 이 다섯 가지 원을 병비사왕은 모두 얻었다.
이때 왕사국의 북쪽에 한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이름은 덕차이라(德差伊羅)요, 국왕의 이름은 불가사(弗迦沙)로서 매우 고상하고 절묘하였다. 그는 전생[宿命] 때에 일찍이 부처님을 뵙고 불경의 도를 전수받았으며, 몸 안에 여섯 가지가 있다는 경을 배웠다. 무엇이 여섯 가지냐 하면, 첫째는 몸 가운데 땅[地]이 있음이요, 둘째는 몸 가운데 물이 있음이요, 셋째는 몸 가운데 불이 있음이요, 넷째는 몸 가운데 바람이 있음이요, 다섯째는 몸 가운데 허공이 있음이요, 여섯째는 몸 가운데 마음이 있음이니, 무릇 몸 가운데엔 이 여섯 가지가 있다는 내용이다.
019_0885_b_04L一時佛在王舍國鷂山中五百比丘俱時王舍國王號名蓱比少小作太子意常求五願一者我年少爲王二者令我國中有佛使我出入常往來佛所四者常聽佛說經五者聞經心疾開解得須陁洹道 是五願蓱比沙王皆得之時王舍國北方有異國國名德差伊羅國王名弗迦沙甚高絕妙宿命時曾更見佛受佛經道學身中六分經等六分一者身中有地二者身中有三者身中有火四者身中有風身中有空六者身中有心身中凡有是六分
019_0885_c_02L병비사왕은 불가사왕과 나서 서로 본 적이 없는데도 멀리서 서로 아끼고 공경하여 형제처럼 항상 글이 오고 갔으며 서로 문안함이 끊어지지 않았다. 병비사왕은 마음에 늘 생각하기를, ‘신기하고 좋은 물건을 얻어 불가사왕에게 주도록 하여 주소서’라고 하였으며, 불가사왕 또한 마음으로 ‘신기하고 좋은 것을 얻어서 병비사왕에게 주도록 할지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불가사왕의 국토에서 갑자기 한 송이의 연꽃이 났는데, 한 송이에 잎사귀가 천 개나 달렸고, 그 빛깔은 모두 금빛이었다. 그는 사신을 보내어 병비사왕에 이를 보내주었다. 병비사왕은 꽃을 보고 매우 환희하여 말하였다.
“불가사왕이 나에게 보낸 물건은 매우 기이하구나.”
병비사왕은 편지를 써서 말하기를, “저의 나라에는 금은ㆍ진보가 매우 많지만은 저는 보배로 여기지 않습니다. 저의 나라에는 사람 꽃[人華]이 있는데, 그 이름은 부처님으로서 빛깔은 자마금색(紫磨金色)이요, 몸에는 32상(相)이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불가사왕은 편지에서 부처님에 대한 말을 듣고 매우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으며 털과 옷이 모두 곧두섰으니, 이는 다 전생에서 이미 부처님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019_0885_b_17L蓱比沙王與弗迦沙王生未曾相見遙相愛敬如兄弟常書記往來相問遺不絕蓱比沙王意常念令我得絕奇好物以遺弗迦沙弗迦沙王亦常意念令我得絕奇好物遺蓱比沙王弗迦沙王國中奄生一蓮華一枚有千葉皆金色遣使者遺蓱比沙王蓱比沙王見華大歡喜言弗迦沙王遺我物甚奇有異蓱比沙王作書與弗迦沙王言我國中有金銀珍寶甚多我不用爲寶今我國中生一人華人華字佛紫磨金色身有三十二相弗迦沙王讀書聞佛聲歡喜踊躍毛衣皆豎——宿命曾已見佛故毛爲豎
불가사왕은 편지를 써서 병비사왕에게 보내기를, “신령스런 부처님께서 베푸시는 가르침과 훈계를 깨쳐 듣기 원하오니 말씀하여 주소서”라고 하였다.
불가사왕은 며칠 뒤에 생각하였다.
‘사람의 목숨은 알 수 없으니, 이는 숨을 쉬는 사이에 있다. 나는 병비사왕의 답장을 기다릴 수가 없구나. 차라리 직접 가서 부처님을 뵙겠다.’
당시 불가사왕은 99개국의 작은 나라를 주관하였으므로 그들은 조례(朝禮)에 왔다. 불가사왕은 그들 소국의 왕과 모든 신하ㆍ백관ㆍ군사들에게 명령하여 다들 수레를 장엄하게 하고서, 왕사국에 계시는 부처님에게로 떠났다. 길에서 병비사왕의 편지를 받았는데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019_0885_c_10L弗迦沙王作書與蓱比沙王願具聞神佛所施行教誡當所奉行願具告弗迦沙王卻後數日自念言人命不可知在呼吸間我不能復待蓱比沙報書不如便自行見佛弗迦沙王主九十九小國小國王曰來朝弗迦沙勅諸小國王及群臣百官諸兵悉嚴駕發行到王舍國佛所道逢蓱比沙王書書上言
019_0886_a_02L“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이는 집과 처자를 버리고 애욕을 끊으며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고 가사를 입어 사문이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어리석은 탓으로, 해서는 안 될 것을 하니, 이것이 곧 어리석음[癡:無明] 때문입니다. 이 어리석음으로부터 행(行)이 되고, 지어감으로부터 의식[識]이 되며, 의식으로부터 이름과 물질[名色]이 되고, 이름과 물질로부터 여섯 감관[六入]이 됩니다. 여섯 감관이란 눈ㆍ귀ㆍ코ㆍ입ㆍ몸ㆍ마음입니다. 이 여섯 가지는 다 바깥을 향하나니, 눈은 빛을 향하고, 귀는 소리를 향하며, 코는 향기를 향하고, 입은 맛을 향하며, 몸은 보드랍고 연함을 향하고, 마음은 욕망을 향합니다. 이것이 여섯 가지 향함[六向]입니다. 이 육향을 쫓아 합(合)이 되고, 합을 쫓아 고통과 즐거움이 되며, 고통과 즐거움을 쫓아 애욕[愛]이 되며, 애욕을 쫓아 느낌[受]이 되며, 느낌을 쫓아 존재[有]가 되며, 존재를 쫓아 태어남[生]이 되며, 태어남을 쫓아 늙음[老]이 되며, 늙음을 쫓아 죽음[死]과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과 뜻대로 되지 않는 번뇌가 됩니다. 이와 같이 큰 괴로움의 쌓임[苦陰]이 합쳐져서 습기(習氣)를 따르나니, 이 괴로움이 합하여 된 덩어리가 이른바 사람입니다.
019_0885_c_19L佛教人棄家捐妻斷愛欲當除鬚髮著法衣作沙門所以者何人愚癡故不當爲者而爲之便爲癡從癡爲行從行爲識從識爲名色從名色爲六入何等爲六入一者二者三者四者五者六者是爲六此六事皆外向向色耳向聲鼻向香口向味身向細心向欲是爲六向從六向爲合合爲痛從痛樂爲愛從愛爲受受爲有從有爲生從生爲老苦不如意惱如是合大苦陰隨習合此勤苦合名人
지혜로운 이는 스스로 어리석음을 버리나니, 어리석음이 다하면 온갖 악이 사라집니다. 악이 사라지면 곧 행(行)이 다하고, 행이 다하면 의식이 다하며, 의식이 다하면 이름과 물질이 다하고, 이름과 물질이 다하면 여섯 감관[六入]이 다하며, 여섯 감관이 다하면 합(合)이 다하고, 합이 다하면 고통과 즐거움이 다하며, 고통과 즐거움이 다하면 애욕이 다하고, 애욕이 다하면 느낌[受]이 다하며, 느낌이 다하면 존재가 다하고, 존재가 다하면 태어남[生]이 다하며, 태어남[生]이 다하면 늙음과 죽음이 다하고, 늙음과 죽음이 다하면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과 뜻대로 되지 않는 번뇌와 이렇게 화합된 큰 괴로움의 쌓임이 습기에 따라 다하여 다시 나지 않으며, 열반의 도를 얻어서 무위(無爲)가 됩니다.”
019_0886_a_08L智者自去愚癡癡盡衆惡消除惡消除便行盡行盡識盡識盡名色盡名色盡六入盡入盡合盡合盡痛樂盡樂盡愛盡愛盡受盡受盡有盡有盡生盡生盡死盡死盡已苦不如意惱如是合大苦陰隨習爲盡便不復生不生卽得泥洹道無爲
019_0886_b_02L불가사왕의 편지를 다 읽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밤이 되어 모든 신하ㆍ백관의 무리들이 다 눕거든 나가자’ 하였다. 이윽고 그는 소리 없이 조용히 몰래 일어나 도망하여 무덤 사이에 들어갔으며, 거기서 스스로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어 사문이 되었으나 밥을 담을 발우가 없었으므로 곧 무덤을 헤치고 죽은 지 오래된 사람의 해골을 취하여 깨끗이 도려내고 씻어서 발우를 만들었다. 그는 이 해골 발우를 가지고 걸어가서 병비사왕이 다스리는 왕사국의 성 밖에 이르렀는데, 해를 쳐다보고 생각하기를, ‘오늘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기는 늦었으니 내일 가야겠다’ 하고는 앞으로 가다가 옹기 굽는 집[窯家]에 가서 말하였다.
“하룻밤 묵어도 되겠습니까?”
옹기장이는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우리 집은 다행히 넓어서 잠잘 데가 있습니다.”
불가사왕은 바깥에서 조그만 풀 자리[草蓐]를 가져다가 구석진 데 들여놓고 그 위에 깔고 앉아 스스로 오온[五內]을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천안(天眼)으로 요산에서 불가사왕을 멀리 보시니, 그는 왕사국으로 와서 성 밖의 옹기 굽는 집에 머물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불가사왕의 명이 이튿날이면 다한다는 것을 생각하시고 만나보지 못할까 걱정하셔서 곧 날아서 옹기 굽는 집 문밖에 이르셨다.
019_0886_a_15L弗迦沙王讀書竟自思念夜人定後群臣百官衆皆臥出寂然無聲竊起亡去入丘墓閒便自剃頭被法衣作沙門無飯食應器便取塚閒久死人髑髏淨刮洒以爲應器持是髑髏應器轉行到王舍蓱比沙王國止於城外擧頭視今日至佛所晚明日乃行弗迦沙王前報窯家願寄一宿窯家言我舍幸寬有宿止處弗迦沙王於外取小草蓐入於一屛處布座坐其自思惟五內佛以天眼從鷂山中遙見弗迦沙王來到王舍國止於城外窯家佛念弗迦沙王命盡明日不復生相見佛卽飛行就到窯家門外
부처님께서 옹기장이에게 말씀하셨다.
“하룻밤 묵기를 원합니다.”
옹기장이는 대답하였다.
“다행히 저의 집은 커서 쉬실 수 있습니다. 조금 전에 어떤 사문이 와서 자고 있으니 그분에게 이야기하여서 허락한다면 주무셔도 좋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곧 불가사왕이 있는 곳으로 가셔서 말씀하셨다.
“주인에게 하룻밤 자기를 청하였더니 그대에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가 여기서 하룻밤을 묵어도 괜찮겠습니까?”
불가사왕은 말했다.
“나에게 마침 조그만 풀 자리가 있는데 족히 앉을 만하며 이 집은 다행히 널찍하여 그대는 자유로이 하고픈 대로 주무십시오.”
부처님께서는 곧 옆에서 조그만 풀 자리를 취하여 한 곳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단정하게 앉아 밤[三夜]을 지내셨으며, 불가사 또한 단정히 앉아 있었다.
019_0886_b_07L佛報窯家願寄一宿窯家報言我舍幸大可得相容屬者有一沙門來寄宿自與相相便安者便可止宿佛卽前至弗迦沙王所言我從主人寄一宿云當報卿寧肯令我一宿耶弗迦沙言適有小草蓐裁足坐耳此舍幸寬便自在所欲宿耳佛便自左右取小草蓐於一處坐端坐過三夜弗迦沙亦端坐
019_0886_c_02L부처님께서는 속으로 ‘이 불가사의 앉은 자세가 편안하고 조용하며 흔들리지 않는구나’ 하시고 시험삼아 왜 사문이 되었으며 무슨 경과 계율을 받았으며, 어떤 경을 좋아하는지를 물으시려고 일어나 불가사 앞으로 가서 물으셨다.
“선생은 누구의 도를 받았으며, 무엇 때문에 사문이 되었습니까?”
불가사가 대답하였다.
“제가 듣기로 이곳에 부처님께서 계시는데 성은 구담(瞿曇)이요, 그분의 아버지는 열두단(悅頭檀)으로서 곧 백정왕(白淨王)입니다. 그는 머리를 깎고 사문이 되어 부처의 도를 얻었답니다. 나는 그분을 스승으로 섬기며, 또한 그 부처님 때문에 사문이 되었으며,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이 마음속에 들어 매우 기쁩니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부처님을 본 일이 있습니까?”
불가사가 대답하였다.
“아직 보지 못했으며, 설령 본다고 한들 부처님인 줄을 알 수 있겠습니까?”
불가사가 대답하였다.
“보아도 능히 알 수 없습니다.”
019_0886_b_16L佛自念是弗迦沙坐安諦寂寞不動不搖意試欲前問用何等故作沙門受何經戒喜何等經佛起到弗迦沙前問卿師受誰道用何等故作沙門迦沙報言我聞有佛姓瞿曇父字悅頭檀白淨王也其子剃頭鬚作沙門得佛道我師事之我用佛故作沙門佛所說經入我心中我甚喜之佛問寧曾見佛不弗迦沙言未曾見設使見者寧能識是佛不弗迦沙言見之不能識
부처님께서 생각하기를, ‘이 어진 이[賢者]가 나 때문에 사문이 되었으니, 내 이 자를 위해서 전생 때 깨달은 경(經)을 말한다면 너는 이해가 빠르리라’ 하시고, 곧 불가사에게 말씀하셨다.
“내 그대를 위해서 경을 설하노니 처음 말도 좋고 중간의 말도 좋으며 나중의 말도 좋으리라. 내가 그대를 위해서 몸 가운데 여섯 가지 일[六分事]에 대하여 설하겠으니 잘 들어라.”
불가사가 말했다.
“대단히 좋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여섯 가지가 화합하면 능히 사람의 몸뚱이를 이루나니, 사람은 여섯 가지 때문에 지각할 수 있으며, 사람의 뜻은 열여덟 가지 일[十八事] 때문에 사람의 뜻을 움직인다. 또한 네 가지 일[四事]이 있으니, 도인은 마땅히 받들어 행하여야 한다. 받들어서 행하면 자기의 뜻이 다시는 움직이지 않으며, 뜻이 다시 움직이지 않으면 곧 도를 얻는다. 도를 얻으면 다시 나지 아니하고 다시 늙지 아니하고 다시 병들지 아니한다. 지금 세상에서 죽지 아니하고 뒷세상에서도 죽지 아니한다. 또한 다시는 근심하지 아니하고 걱정하지도 아니하며 성내지도 아니하고 생각하지도 아니하며 애욕을 갖지도 아니하나니, 이것이 세상을 도탈(度脫)하는 길이니라.
019_0886_c_04L佛念是賢者爲用我故作沙續當爲子說宿命時所知經爾乃解疾耳佛語弗迦沙言我爲卿說經上語亦善中語亦善下語亦善爲卿說身中六分事善聽之弗迦沙言佛言合此六事能成爲人身人身凡六事有所覺知人志用十八事轉動人意凡有四事道人所當奉行行已志不復轉志不復轉者便得道得道已不復生不復老不復病不復於今世死亦不復於後世死亦不復亦不復憂亦不復怒亦不復思不復愛是爲度世之道
여섯 가지의 화합이 사람이라는 것을 설명하리니, 잘 이해하여라. 첫째는 땅이요, 둘째는 물이요, 셋째는 불이며, 넷째는 바람이요, 다섯째는 허공이요, 여섯째는 마음이다.
무엇이 땅인가. 땅에는 두 가지가 있다. 몸의 땅과 바깥의 땅이다. 무엇이 몸의 땅인가. 곧 털ㆍ손톱ㆍ이ㆍ가죽ㆍ살ㆍ힘줄ㆍ뼈ㆍ지라ㆍ콩팥ㆍ간ㆍ허파ㆍ장(腸)ㆍ위(胃) 등 몸 가운데 단단한 모든 것은 다 땅이다. 몸의 땅[身地]과 바깥의 땅[外地]이 합해서 똑같이 땅이지만, 몸의 땅과 바깥 땅은 나의 땅[我地]이 아니니 거기에 탐하고 사랑할 것이 없나니, 지혜로운 이는 마땅히 익혀 생각해서 스스로 알아야 한다.
019_0886_c_16L請解六事合名爲人熟聽之一者二者三者四者五者六者何等爲地地有二品身地外地何等爲身地者謂髮身中諸堅者皆爲地外地同合爲地身地外地非我地適無所復貪愛知者當熟思惟是以自解
019_0887_a_02L무엇이 물인가. 물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몸의 물[身水]과 바깥의 물[外水]이다. 무엇이 몸의 물인가. 이른바 눈물ㆍ콧물ㆍ침ㆍ고름ㆍ피ㆍ땀ㆍ기름ㆍ골수ㆍ뇌ㆍ소변 등 몸 가운데 부드러운 모든 것은 다 물이다. 몸의 물과 바깥의 물이 합해서 똑같이 물이지만 몸의 물과 바깥의 물은 나의 물[我水]이 아니니, 거기에 탐내고 사랑할 것이 없나니, 지혜로운 이는 잘 생각하여 스스로 알아야 한다.
019_0886_c_24L何等爲水水有二品身水外水何等爲身水者謂淚小便身中諸軟者皆爲水身水外水同合爲水身水外水非我水適無所復貪愛知者當熟思惟以自解
무엇이 불인가. 불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몸의 불[身火]과 바깥의 불[外火]이다. 무엇이 몸의 불인가. 이른바 몸 가운데의 따뜻함과 뜨거움으로 뱃속의 소화를 주관하는 것이니, 몸을 덥게 하는 몸속의 모든 것은 다 불이다. 몸의 불과 바깥의 불이 합해서 똑같이 다 불이지만 그 몸의 불과 바깥의 불은 나의 불이 아니다. 거기에 탐내고 사랑할 것이 없다. 지혜로운 이는 잘 생각하여 스스로 알아야 한다.
019_0887_a_06L何等爲火火有二品身火外火何等爲身火者謂身中溫熱腹中主消食身中諸熱者皆爲火身火外火同合爲火身火外火非我火適無所復貪愛知者當熟思惟以自解
무엇이 바람인가. 바람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몸의 바람과 바깥의 바람이다. 무엇이 몸의 바람인가. 이른바 기가 오르는 바람[上氣風], 기가 내리는 바람[下氣風], 뼈 사이 바람, 뱃속 바람, 사지(四肢) 바람, 숨찬 바람 등 몸 가운데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다 바람이다. 몸의 바람과 바깥의 바람은 합해서 똑같이 바람이지만 몸의 바람과 바깥의 바람은 나의 바람이 아니다. 거기에 탐내고 사랑할 것이 없나니, 지혜로운 이는 잘 생각하여 스스로 알아야 한다.
019_0887_a_11L何等爲風風有二品身風外風何等爲身風者謂上氣風下氣風骨閒風腹中風四支風喘息風身中諸起者皆爲風身風外風同合爲風身風風非我風適無所復貪愛知者當熟思惟以自解
무엇이 허공인가. 허공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몸의 허공과 바깥의 허공이다. 무엇이 몸의 허공인가. 이른바 눈의 허공ㆍ귀의 허공ㆍ코의 허공ㆍ입의 허공ㆍ목구멍의 허공ㆍ배의 허공ㆍ위(胃)의 허공ㆍ음식물이 드나드는 허공 등 이것이 몸의 허공이다. 몸의 허공과 바깥의 허공은 합해서 똑같이 허공이지만, 몸의 허공과 바깥의 허공은 나의 허공이 아니다. 거기에 탐내고 사랑할 것이 없나니, 지혜로운 이는 익히 생각해서 스스로 알아야 한다.
019_0887_a_17L何等爲空空有二品身空外空何等爲身空者謂眼空耳空鼻空口空腹空胃空食所出入空是爲身空身空外空同合爲空身空外空非我適無所復貪愛知者當熟思惟以自解
019_0887_b_02L지혜로운 이는 도를 배워서 몸 가운데 다섯 가지[五分]를 구별해서 알 수 있다. 나머지 한 가지[一分]는 마음인데, 마음이 청정하여 욕심을 없애고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이렇게 맑고 깨끗하다. 만약 제25 공혜천(空慧天)에 올라가기를 원한다면, 아마도 혹시 25천상에서 수명(壽命)은 천 겁이리니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또한 제26 식혜천(識慧天)에 올라가기를 원한다면 수명은 25천상의 갑절일 터이나 아마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만약 다시 제27 무소념혜천(無所念慧天)에 올라가기를 원한다면 거기의 수명은 26천상의 갑절일 터이나 아마도 벗어나지 못할 터이고, 또한 제28 무사상천(無思想天)에 오르기를 원한다면 거기의 수명은 84천만 겁일지나 아마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뜻으로는 괴로움을 싫어하여도 수명이 오래면 벗어나지 못하리라’ 하고는 곧 열반의 도를 취한다.
019_0887_a_23L智者學道能自別知身中五分餘一分者心心淸淨無欲自念我淸潔如是若願欲上第二十五空慧天恐於二十五天上壽數千劫不得脫若復願上第二十六識慧天壽復倍於二十五天上恐復不得脫若復願欲上第二十七無所念慧天壽復倍二十六天上恐復不得脫若復願欲上第二十八無思想天壽八十四千萬劫恐復不得脫志便厭苦壽久不得脫便取泥洹道
무엇이 여섯 가지가 서로 합하는 것인가. 이른바 눈은 빛깔과 합하고 귀는 소리와 합하며 코는 향기와 합하고 혀는 맛과 합하며 몸은 부드럽고 미끄러움과 합하고 마음은 알음알이[知]와 합하는 것이니, 이것이 여섯 가지 화합[六合]이다.
019_0887_b_10L何等爲六事各合者謂目合於色合於聲鼻合於香舌合於味身合於細滑心合於知是爲六合
무엇이 뜻의 열여덟 가지 움직임[志十八轉者]인가. 이른바 눈은 좋은 빛깔에 움직이고 나쁜 빛깔에도 움직이며, 보통 빛깔에도 움직인다. 귀는 좋은 소리에 움직이고 슬픈 소리에도 움직이며 나쁜 소리에도 움직인다. 코는 좋은 향기에 움직이고 나쁜 향기에도 움직이며 구린내[臭香]에도 움직인다. 혀는 좋은 맛에도 움직이고 나쁜 맛에도 움직이며 덤덤한 맛[無味]에도 움직인다. 몸은 부드럽고 연한 데에 움직이며 거칠고 딱딱한 데도 움직이며 춥고 따스한 데에도 움직인다. 마음은 착한 일에도 움직이고 악한 일에도 움직이고 세상 일[世事]에도 움직인다. 이것이 뜻의 열여덟 가지 움직임이다.
019_0887_b_13L何等爲志十八轉者謂目爲好色轉爲惡色轉爲中色轉耳爲好聲轉悲聲轉爲惡聲轉鼻爲好香轉惡香轉爲臭香轉舌爲美味轉爲惡味轉爲無味轉身爲細軟轉爲麤堅爲寒溫轉心爲善事轉爲惡事轉爲世事轉爲志十八轉
019_0887_c_02L어떤 것이 사람을 견제하는 네 가지[四事]인가. 첫째는 지극한 정성이요, 둘째는 평등한 뜻이며, 셋째는 지혜요, 넷째는 모든 악을 소멸함이니, 이것이 네 가지 굳은 의지다.
눈으로 탐하고 사랑하는 것을 얻으면 곧 쾌락하며 쾌락이 떠나가면 스스로 지나간 것임을 깨닫는다. 괴로움으로부터 괴로움을 이루나니 능히 괴로움을 알며, 괴로움이 가버리면 스스로 괴로움을 벗어난 줄을 안다. 사람이 고난을 행하여 즐거움을 얻나니, 마땅히 사유하며 모든 나쁜 일을 끊어라. 그러면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는 것을 얻음으로써 스스로 모든 괴로움을 멀리 여읠 줄을 안다. 비유하면 두 나무를 서로 문질러 불을 내나니, 두 나무를 때어서 따로 따로 한쪽에 두면 불은 꺼지고 물 또한 차다. 은혜와 사랑은 합하면 곧 괴로움을 얻나니, 은혜와 사랑을 버리면 스스로 벗어남을 안다. 마치 금을 정련하는 사람이 좋은 금을 얻어서 만들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할 수 있나니, 어떤 기이한 물건이거나, 팔찌ㆍ귀고리ㆍ머리 장식[步搖] 및 온갖 종류를 다 만들 수 있나니, 도인의 마음가짐은 이 연금사와 같이 태어나고 싶은 대로 자재하며, 25천이나 26천이나 27천이나 28천 같은 데에 태어나려고 하지 아니하나니, 살펴보면 이는 모두 유(有)라. 이것들이 비록 오래[久]이긴 하지만 반드시 무너지고 말아서 다 지나가는 것이며 항상됨이 없다. 지나감을 알면 다시는 향할 것을 뜻하지 않고 기억하지 아니하며 생각하지 아니하고 사랑하지 않나니, 이것을 무위(無爲)라고 한다.
019_0887_b_20L何等爲四事堅制人者一爲至誠爲等意三爲智慧四爲消滅諸惡爲四堅志目所貪愛得之因快樂樂離人自覺過去從苦致苦能知爲苦已去自知爲脫苦人行苦難得當思惟斷諸惡事因得不苦不樂自知遠離諸苦譬如兩木相揩生火因別兩木各著一面火亦滅木亦冷恩愛合便得苦棄捐恩愛自知爲脫譬如鍛金師得好金自在欲作何等奇物——臂環耳璫步瑤華光及百種——皆能作之道人持心當如是鍛金師自在欲生不假令欲生二十五天二十六天二十七天二十八天然審皆有雖久會當壞皆當過去無有常當復過去意不復向不復念不復思不復愛是名爲無爲
지혜로운 이는 스스로 생각하나니, 이렇게 해야 비로소 높은 경지에 이르며, 모든 악을 멀리 여의어야 지혜롭게 된다. 눈으로 보는 모든 것[萬物]은 모두 한때 지나가는 것이며 항상된 무위가 아니며, 또 가지도 아니하고 오지도 아니한다. 도인이 이것을 알아야만 곧 도가 무위이며 가장 지성(至誠)이라는 것을 믿는다. 아직 도를 얻지 못하였을 때 기뻐하고 사랑하고 즐거워함은 몸과 마음에서 나온 것이니 도를 얻고 나면 그것은 모두 없어져버리니, 사람이 가지고 있던 애착과 은혜를 버리는 것을 일러서 무위라고 한다.
019_0887_c_14L智者自思惟是乃爲高耳人遠離諸惡乃爲智耳目所見萬物皆當過無有常無爲亦不復去亦不復來道人知是者便信於道無爲最爲至誠未得道時所喜愛樂身心所生得道已皆棄捐之棄所在恩愛是名爲無爲
뜻이 음란함과 방탕함에 있기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며, 뜻이 성냄에 있기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며, 뜻이 어리석음에 있기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나니, 도인은 이것을 알고 깨달아서 음란하고 방탕한 마음을 버리며, 성내는 마음을 버리며, 어리석은 마음을 버린다. 은혜와 애착의 뿌리를 뽑고 그 가지를 끊으며 뿌리와 줄기를 끊음으로써 다시는 살아나고 불어나지 않나니, 이것을 무위라고 한다.
019_0887_c_20L志在婬妷故不得脫志在瞋怒故不得脫志在愚癡故不得脫道人知是因棄婬妷之心棄瞋怒之心棄愚癡之心拔恩愛之本斷其枝條截其根莖不復生滋是名無爲
019_0888_a_02L스스로 내[我]가 있다고 생각하며 뜻을 움직이고 내가 없다고 하여 뜻을 움직이며 나는 단정하다고 하여 뜻을 움직이고 나는 단정하지 못하다고 하여 뜻을 움직이는 등 사람은 미리 스스로 생각하나니, 이것이 병이 되며 이것이 심각함이 되며 이것이 아픔이 되며 이것으로 해탈하지 못하는 것이다. 때문에 많이 생각하려고 하지 않나니, 이것이 모든 괴로움의 요추이니라.”
019_0888_a_02L自念有我志復動無我志復動我端正志復動我不端正志復動人豫自如是是爲病是爲劇是爲痛是爲不脫是故不欲多念是謂諸苦之要
불가사는 본래 부처님이신 줄을 모르고 제3 아나함(阿那鋡)의 도를 얻었는데, 부처님이신 줄을 알고는 곧 일어나서 부처님의 발밑에 머리를 대어 절하고 말하였다.
“제가 실로 어리석어서 면목 없이 예의와 공경을 범했습니다.”
부처님께서 곧 번쩍이는 위신[光景威神]을 나타내셨다.
이에 불가사는 스스로 뉘우치면서 말했다.
“저는 어리석은 사람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능히 스스로 허물을 뉘우치고 선을 행하였으니 너로 하여금 허물이 없게 하노라.”
불가사는 말하였다.
“원컨대 저로 하여금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019_0888_a_06L弗迦沙本不知是佛得第三阿那鋡能知爲佛耳卽起以頭面著佛足我實愚癡無狀失於禮敬佛便自現光景威神弗迦沙便自悔過言愚癡人佛言若能自悔過爲善令若過除弗迦沙言願持我作沙門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사문이 되기 위한 옷과 발우를 갖추었느냐?”
불가사는 말하였다.
“갖추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문이 옷과 발우를 갖추지 못한다면 사문이 될 수 없다.”
불가사는 말하였다.
“그럼, 갖추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매우 훌륭하다.”
불가사는 일어나서 부처님께 절하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았다.
019_0888_a_12L佛問若作沙門衣鉢具不弗迦沙言未具佛言沙門衣鉢不具不得作沙門迦沙言諾請行具之佛言大善弗迦沙起爲佛作禮遶佛三帀
019_0888_b_02L이튿날 불가사는 성안에 들어갔는데, 얼마가지 아니하여 성안에 있던 어린 암소가 달려와서 뿔로 그를 들이받았다.
여러 비구들이 이에 대해 전해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어제 옹기 굽는 집에서 경을 설하셨는데, 그 사문이 옷과 발우를 구비하러 가다가 달려드는 소에 떠받치어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장차 어느 도(道)에 이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장자는 내가 설한 경을 모두 받아 받들어 행하였으며, 이내 세 도인 수다원(須陀洹)ㆍ사다함(斯陀鋡)ㆍ아나함(阿那鋡)을 얻었으며, 곧 5개(蓋)를 버렸으니, 곧 첫째는 음란하고 방일함이요, 둘째는 성냄이요, 셋째는 마음이 혼침해짐이요, 넷째는 기뻐하고 좋아함[喜樂]이요, 다섯째는 의심하는 바르지 못한 마음이다. 그는 이제 16천상에 나서 아나함으로 있다가 곧 그 천상에서 아라한(阿羅漢)을 얻어 세상을 도탈(度脫)하리니, 이제 모든 비구들은 함께 불가사의 몸뚱이를 잘 거두어 장사 지내고 그 위에 탑을 세우라.”
모든 비구들은 모두 곧 탑을 세우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었으며, 부처님께서 경을 설해 마치시자 합장하고 부처님께 절하였다.
019_0888_a_17L弗迦沙明日卽入城入城未遠城中有少齒牸牛犇走以角觸抵弗迦沙諸比丘展轉聞之白佛言佛昨日可於窯家爲說經沙門辭行具衣爲犇牛所抵殺如是當趣何道是大長者我爲說經皆悉心受奉行之卽得第三道——須陁洹斯陁鋡——阿那鋡便棄五蓋——一者婬妷二者瞋怒三者睡眠四者戲樂五者悔疑不正之心今生十六天上阿那鋡中便自於天上得阿羅漢度世去今諸比丘共取弗迦沙身好收葬之於其上起諸比丘卽共承受佛教卽爲起塔佛說經已諸比丘皆叉手爲佛作禮
佛說蓱沙王五願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