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 비구는 계율을 관찰한다. 누구나 계율을 지키지 않고 지혜가 없으면 천상에 태어나지 못한다. 그는 들어 얻은 지혜로 본다. 즉 계율을 지키는 사람은 천상에 태어나서 하늘의 쾌락을 누리고, 지혜가 있기 때문에 목숨을 마친 뒤에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다. 어떤 계율과 몇 가지의 계율로 천상에 태어나며 또 어떤 모양으로 태어나는가? 일곱 가지 계율로 천상에 화생하는데, 거기에는 상ㆍ중ㆍ하가 있다. 살생하지 않는 계율로는 사천왕천에 태어나고,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는 계율로는 삼십삼천에 태어나며,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을 행하지 않으면 야마천에 태어나고,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고 거짓말과 이간질하는 말과 나쁜 말과 발림말을 하지 않으면 도솔타천에 태어나며 세상의 계율을 받들고 부처님의 계율을 받들어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고 거짓말ㆍ이간질말ㆍ나쁜 말ㆍ발림말 등을 하지 않으면 화락천에 태어나고, 타화자재천에 태어나는 것도 그와 같다.
020_0201_a_02L이렇게 그 비구는 계율의 업이 중생을 얽매어 천상에 태어나는 것을 관찰한다. 어떤 계율을 지켜 어떤 곳에 태어나는가? 그는 들어 얻은 지혜로 본다. 즉 그 중생이 살생하지 않는 계율을 받들면 사왕천에 태어나서 몸의 크기와 빛깔과 힘과 재산과 수명이 제일이다.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는 계율을 받들면 삼십삼천에 태어나서 몸의 크기와 빛깔과 힘과 재산과 수명이 더욱 훌륭하다. 또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는 계율을 받들어 친근하고 수습하면 야마천에 태어나서 몸의 크기와 빛깔과 힘과 재산과 수명이 더욱 훌륭하다. 믿음과 지혜가 뛰어나면 도솔타천에 태어나서 몸의 크기와 빛깔과 힘과 재산과 수명이 더욱 훌륭하다.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고 거짓말ㆍ이간질말ㆍ나쁜 말ㆍ발림말 등을 하지 않으면 화락천에 태어나서 몸의 크기와 빛깔과 힘과 즐거움과 재산과 수명이 앞의 것보다 더 훌륭하다.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고 거짓말과 이간질말ㆍ나쁜 말ㆍ발림말 등을 하지 않는 계율을 받들어 지니면 타화자재천에 태어나서 몸의 크기와 빛깔과 힘과 수명과 재산과 즐거움이 다른 하늘보다 훌륭하다. 그리하여 악마 파순의 자유로운 지배를 받지 않고 또 악마를 부리지도 않는다.
또 그 비구는 그 업의 과보를 알고는 다시 미세한 업으로 천상에 태어나는 것을 관찰한다. 그는 보고 마음으로 생각한다. 즉 훌륭한 계율의 인을 짓되 상ㆍ중ㆍ하의 계율로 욕계의 여섯 하늘에 태어나는데, 마음이 뛰어나고 업이 뛰어나기 때문에 욕계의 여섯 하늘에 태어나고, 또 마음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가 태어나는 곳도 뛰어나다.
또 그 비구는 계율에 몇 가지가 있는가를 관찰한다. 그는 본다. 세간에는 두 가지 계율이 있다. 첫째는 자생(自生)이요, 둘째는 종타(從他)다. 자생이란 자기 성품으로 능히 지키는 것이요, 종타란 화합하여 생기는 것이다. 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재가(在家)요, 둘째는 출가(出家)다. 재가의 계율이란 이른바 다섯 가지 계율이요, 출가의 계율이란 해탈하는 계율이다. 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일행(一行)의 계율이요, 둘째는 비일행(非一行)의 계율이다. 일행이란 이른바 한 가지 계율이요, 비일행이란 두 가지나 혹은 세 가지를 가지는 계율이다.
020_0201_b_02L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구시(久時)요, 둘째는 불구시(不久時)다. 구시란 몸을 마치도록 지키는 계율이요, 불구시란 마음의 요구를 따르고 힘을 따라 지키는 계율이다. 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유구(有垢)요, 둘째는 무구(無垢)다. 유구란 천상에 태어나는 계율이요, 무구란 열반에 이르는 계율이다. 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세간의 계율이요, 둘째는 출세간(出世間)의 계율이다. 세간의 계율이란 유동(流動)이 있는 것이요, 출세간의 계율이란 유동이 없는 것이다.
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자호(自護)요, 둘째는 호타(護他)다. 자호란 스스로 계율을 지키는 것이요, 호타란 남을 세상의 더러운 계율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지(止)요, 둘째는 작(作)이다. 작이란 온갖 행을 성취하여 생사를 굴리는 것이요, 지란 인연을 알아 진학(進學)하지 않는 것이다. 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지섭(智攝)이요, 둘째는 시섭(施攝)이다. 시섭이란 보시에 속하는 계율로서 큰 재산과 즐거움을 얻는 것이요, 지섭이란 지혜에 속하는 계율로서 열반에 이르는 것이다.
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내행(內行)이요, 둘째는 외행(外行)이다. 외행이란 깨끗한 몸에 의하는 것이요, 내행이란 마음과 입과 뜻이 깨끗한 것이다. 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수습(修習)이요, 둘째는 불습(不習)이다. 수습이란 이미 한량없는 세상 동안 수습해 온 것이요, 불습이란 한 세상에서 지키는 계율이다. 그 비구는 이렇게 한량없는 이런 두 가지 계율을 관찰하였다. 또 그 비구는 미세한 계율에 몇 가지가 있는가를 관찰하고 그는 본다. 거기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소분계(少分戒)요, 둘째는 다분계(多分戒)며, 셋째는 진수계(盡受戒)다. 소분계란 한 가지 계율을 지키는 것이요, 다분계란 두 가지나 혹은 세 가지를 지키는 것이며, 진수계란 모든 계율을 지키는 것이다.
020_0201_c_02L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애(愛)요, 둘째는 불애(不愛)며, 셋째는 자성애(自性愛)다. 애란 재물의 이익을 위해 계율을 받는 것이요, 불애란 병 때문에 계율을 받는 것이며, 자성애란 자성의 청정한 행으로서 이 공덕이 훌륭하다. 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선행계(禪行戒)요, 둘째는 무선계(無禪戒)며, 셋째는 이악계(離惡戒)다. 선행계란 세간의 선정을 닦되 내지 도시나 촌락에 들어가서도 항상 선정을 닦는 것이요, 무선계란 선행을 떠난 계율이며, 이악계란 어떤 악을 지을까 두려워하여 그것을 버리고 행하지 않는 것으로서, 마치 어떤 사람이 술에 취해 좋지 못한 일을 행하였을 때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는 술을 끊고 마시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첨곡계(諂曲戒)요, 둘째는 불첨곡계(不諂曲戒)며, 셋째는 성선계(性善戒)다. 첨곡계란 더러운 때가 끼어 깨끗하지 않아 조그만 과보를 얻는 것이요, 불첨곡계란 큰 과보를 얻는 것이며, 성선계란 그 마음이 왕성하면 큰 과보를 얻고 그 마음이 약하면 그 과보가 적은 것이다.
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인연지(因緣持)요, 둘째는 비인연지(非因緣持)며, 셋째는 법불응작(法不應作)이다. 인연지란 어떤 인연이 있기 때문에 지키는 계율이요, 비인연지란 아무 인연이 없이 지키는 계율이며, 불응작이란 큰 종성으로 태어나 그 종성을 보호하기 위해 하지 않을 일은 하지 않는 것이다. 또 인연지란 부처가 되기 위해 그 생각이 훌륭하기 때문에 그 과보가 큰 것이요, 비인연지란 그 과보가 적은 것이니 그 과보를 모르기 때문이며, 불응작이란 세상의 명예를 구하기 때문에 그 과보가 적어 인간에 태어나는 것이다.
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스승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둘째는 스승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나쁜 세계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스승을 두려워해 지키는 계율은 하급이요, 스승을 두려워하지 않고도 지키는 계율은 중급이며, 나쁜 세계를 두려워해 지키는 계율은 상급이다. 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스스로는 계율을 지키면서 남에게는 가르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스스로도 행하고 또 남에게도 가르치는 것이며, 셋째는 남에게 대하여 평등한 마음을 행하는 것이다.
020_0202_a_02L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계율을 깨뜨리는 것이요, 둘째는 계율을 깨뜨리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계율을 모두 깨뜨리는 것이다. 계율을 깨뜨림이란 처음에는 계율을 잘 지키다가 뒤에 가서 계율을 깨뜨리는 것이요, 계율을 깨뜨리지 않음이란 처음이나 중간이나 나중이나 항상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이며, 계율을 모두 깨뜨림이란 외도들을 만나 그 재계를 받들고 삿된 소견으로 살생하는 것이다.
또 그 비구는 네 가지 계율을 관찰한다. 네 가지란, 업의 네 가지 허물을 떠나는 것이니, 첫째는 거짓말이요, 둘째는 이간질하는 말이며, 셋째는 나쁜 말이요, 넷째는 발림말이다. 또 다섯 가지 계율이 있어서 다섯 가지 계율을 쉬게 하는데 이것을 다섯이라 한다. 또 여섯 가지 인연으로 계율을 지킨다. 첫째는 남을 두려워하여 편하기를 구하기 위해서요, 둘째는 형벌을 두려워해서이며, 셋째는 두려움 때문이요, 넷째는 인연이며, 다섯째는 관찰하지 않음이요, 여섯째는 자성(自性)이다.
또 일곱 가지 계율이 있다. 이른바 몸의 세 가지와 입의 네 가지다. 그 비구는 이렇게 한량없는 계율을 관찰한다. 중생들은 나쁜 세계를 두려워하는데 계율을 가짐으로써 능히 구제될 수 있다. 이런 계율에 대해 간략히 말하면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세간의 계율이요, 둘째는 출세간의 계율이다. 이렇게 그 비구는 사천왕천을 관찰하고 다시 삼십삼천의 사는 땅과 그 업행을 관찰한다. 어떤 업으로 삼십삼천에 태어나는가? 그는 들어 얻은 지혜로 삼십삼천의 사는 땅을 본다.
그 비구는 미세한 업의 과보를 관찰한다. 계율을 지키는 좋은 업이 있는데 어떤 업을 모아야 좋은 세계에 태어나는가? 선업의 인연으로 좋은 과보를 얻어 즐거운 과보를 받는 곳에 태어난다. 그는 들어 얻은 지혜로 외도의 법이 아닌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여러 하늘들이 태어난 곳을 볼 때 그들이 유희하며 누리는 쾌락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제석천왕의 옹호를 받으며 선법당에 머무르면 외도들은 언제나 머물러 멸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먼저 선법을 관찰하고 다음에는 분별하여 어떤 계율을 잘 닦으면 선법당에 태어나는가를 관찰한다.
020_0202_c_02L그는 보고 들어 안다. 즉 어떤 사람이 일곱 가지 계율을 지켜 깨뜨리지 않고 구멍내지 않으며 빠뜨리지 않고 견고히 가져 아무도 비방하지 못하며, 보시하는 마음을 닦아 때를 맞추어 복밭에 보시할 때, 아라한이나 간병하는 사람ㆍ부모ㆍ아나함ㆍ사다함ㆍ수다원이나 멸진정(滅盡定)에서 일어난 이나 혹 길 가는 이에게 보시하되, 자비스런 마음으로 즐거이 보시하며 두려워하는 이에게 그 수명을 보시하면, 그는 목숨을 마치고 선법전에 태어나서 석가제바가 되어 성을 교시가라 하고, 이름을 능천주(能天主)라 한다. 그리하여 99나유타의 천녀들은 그의 권속이 되어 그를 공경하며 둘러싸고 공양한다. 한 여자가 남자를 받들듯, 여러 천녀들은 질투하는 마음이 없이 천후(天后)에게 공양하고 다 같이 제석을 받들어도 질투하는 마음이 없다.
그 선법전은 너비가 5백 유순으로서 비유리 구슬로 난간을 만들고 산호로 기둥을 만들었으며, 파리ㆍ차거ㆍ마노로 장엄하고 염부단금으로 벽을 만들어 마치 녹인 금빛 같고, 그 평상은 다 금강마니ㆍ붉은 연꽃 구슬ㆍ푸른 구슬의 보배로 장엄하였다. 그 연꽃들은 금강으로 꽃술이 되었고 순금으로 줄기가 되었으며 청정한 연꽃 못으로 장엄하였다. 또 온갖 새들이 있는데, 날개는 비유리로 되었고 부리는 붉은 연꽃 구슬로 되었으며, 그 몸은 푸른 인다라 보배로 되어 그 못에 가득 차 있다. 그 못의 사방 언덕은 푸른 마니꽃으로서 마니가 땅에 깔려 있다.
또 갖가지 새가 있다. 그 발은 푸른 인다라 보배로 되었고 부리는 차거로 되었으며 눈은 산호로 되어 그 못에 가득 차 있다. 또 그 못에는 온갖 새들이 있다. 그 몸은 원만한데 모두 염부단금 같고 날개는 산호로 되었으며, 그 눈은 인다라 보배로 되었다. 또 목욕 못이 있다. 온갖 벌들로 장엄하였고 그 벌들의 빛깔과 모양은 비유리와 같다.
020_0203_a_02L그 선법당에는 열 개의 큰 꽃 못이 있다. 그 열이란, 첫째의 이름은 난타(難陀)요, 둘째는 마하난타며, 셋째는 환희(歡喜)요, 넷째는 대환희며, 다섯째는 유희(遊戱)요, 여섯째는 정억념(正憶念)이며, 일곱째는 일체의(一切義)요, 여덟째는 정분별(正分別)이며, 아홉째는 여의수(如意樹)요, 열째는 인다라부처자재대광명(因陀羅覆處自在大光明)이니, 이런 열 개의 큰 연꽃 못으로 그 하늘의 선법당을 장엄하였다.
또 다른 연꽃 숲 못이 있다. 그 꽃은 청정한데 줄기는 백은으로 되었고, 꽃술은 진금으로 되었으며, 잎은 산호로 되었고 받침은 금강으로 되었다. 또 연꽃이 있다. 줄기는 금강으로 되었고 잎은 잡색으로 되었다. 그래서 그 낱낱의 꽃잎은 붉은 보배꽃과 같은 것도 있고, 비유리와 같은 것도 있으며, 차거와 같은 것도 있고 금빛과 같은 것도 있다. 이런 잡색의 연꽃잎은 1백 잎, 2백 잎 내지 1천 잎으로서 갖가지 다른 빛깔의 잎을 가진 꽃으로 그 석가천왕의 선법당을 장엄하였다.
또 그 연꽃 속에는 온갖 새들이 있다. 상욕조(常欲鳥)ㆍ일체행조(一切行鳥)ㆍ상음성조(常音聲鳥)들로서 만일 제석천이 천녀들과 함께 연꽃 못에 들어가 즐기고 유희하면 그 새들도 유희하고, 하늘이 음악을 아뢰면 새들도 소리를 낸다. 또 온갖 새들이 있다. 이름은 욕방일(欲放逸)로서 제석천이 연꽃 못에서 유희하면 그 새들도 유희하는데, 그것은 천녀의 몸과 같다. 또 유행(遊行)이라는 새들이 있다. 꽃 못 언덕에서 꽃술을 물고 온 못가에서 춤추고 희롱하고 유희하면서 묘한 소리를 낸다. 석가천왕은 이런 훌륭한 연꽃 못들을 가지고 있다.
020_0203_b_02L또 그 비구는 제석천의 선업으로 된 것들을 관찰하고 그는 그 꽃 못을 본다. 거기의 고기들은 진금이나 백은이나 비유리로 되었고 날개는 붉은 연꽃의 보배로 되었으며 눈은 차거로 되었다. 성을 냈을 때는 붉은 연꽃과 같으며 그 비늘은 갖가지 보배로 되었고, 혹은 7보로 된 날개로 연꽃 못에서 유희하며 즐거워한다. 또 그 비구는 다시 제석의 연꽃 숲의 못을 관찰한다. 그는 들어 얻은 지혜로 연꽃 못을 관찰한다. 그 땅은 무엇으로 되었는가? 그는 들어 얻은 지혜로 제석천을 본다. 즉 진주의 모래로 그 땅을 덮었고, 혹은 은모래, 금모래, 비유리의 모래도 있다. 이런 온갖 잡색의 장엄을 분별하여 보는데, 그것은 다 제석천왕의 선업으로 된 것이다.
또 그 비구는 이렇게 여러 땅을 분별하여 관찰하고 들어 얻은 지혜로 파두마꽃의 숲을 본다. 그 주위에는 모두 진금의 난간으로 둘렀고 혹은 비유리의 난간, 백은의 난간도 있으며, 진금의 그물로 그 위를 덮었다. 온갖 새들은 묘한 소리를 내며 못가에서 유희한다. 또 그 비구는 그 업의 과보를 알고는 다시 선법당의 연꽃 못을 관찰한다. 그 연꽃 못에는 온갖 잡색의 벌들이 묘한 소리를 낸다. 금빛 꽃 속에는 백은빛 벌이 있는데, 날개는 금강으로 되었고 그 몸은 부드러우며, 백은빛 연꽃에는 금빛의 벌이 있다. 이렇게 온갖 벌들이 그 가운데서 유희하는데, 이런 것들은 다 그 선업으로 성취한 갖가지의 과보이다.
020_0203_c_02L또 그 비구는 선법당을 관찰한다. 그는 들어 얻은 지혜로 선법당의 숲을 관찰한다. 석가천왕은 몇 가지의 동산숲을 가졌는가? 그는 들어 얻은 지혜로 선법당에 있는 모든 동산숲을 보고 선법당의 여러 하늘들을 낱낱이 관찰한다. 제석천왕은 여러 천녀들과 어떤 숲에서 유희하며 즐거움을 받되, 다섯 가지 쾌락으로 스스로 즐기는가?
그는 천녀유희(天女遊戱)라는 숲을 본다. 그 하늘 나무들은 꽃과 과실을 모두 두루 갖추었고 온갖 새들이 거기 가득하다. 여의(如意)라는 나무는 하늘의 생각을 따라 모두 그 숲에서 낸다. 하늘 무리들이 숲 속에서 유희할 때에는 훌륭한 꽃들이 모두 핀다. 천녀들이 숲에 들어가 그 나무 가까이 가면 꽃들은 천녀들에게 드리워 준다. 그리하여 천녀들이 그 꽃을 꺾으면 가지는 다시 바로 든다. 이렇게 온갖 꽃들의 빛깔과 향기와 모양은 각기 다르지마는 그들의 생각을 따라 생기기 때문에 여의수라 하는 것이다.
또 음악을 생각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갖가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음의 생각을 따라 선업의 바람이 불면 온갖 나뭇잎들은 서로 부딪쳐 미묘한 그 소리는 마치 하늘의 음악과 같다. 그러므로 여의수라 한다. 또 한량없이 생각하는 나무가 있다. 천녀들의 생각을 따라 하늘옷과 하늘꽃 등의 장엄 거리가 생각대로 다 얻어지기 때문에 여의수라 한다. 또 어떤 여의수는 비유리의 빛으로서 줄기와 잎은 진금으로 되었고 가지는 백은으로 되었으며, 또 산호로 된 가지도 있고 일곱가지 보배로 된 잎에서는 맛좋은 물이 흘러나온다.
020_0204_a_02L또 어떤 여의수는 천녀들이 제석을 보고 싶어하면 그 선업으로 말미암아 곧 그 숲 속에서 변화로 된 제석을 만나 서로 즐긴다. 그것은 그 숲의 공덕으로 변화된 제석을 보는 것이다. 이렇게 그 숲 속에는 99나유타의 천녀가 있지마는 그 하나하나의 천녀들은 각각 자기와만 즐긴다고 생각하고 다른 여자는 보지 못한다. 천주와 만날 때는 천녀들의 생각하는 장엄을 따라 그대로 제석의 몸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여의수라 한다. 이렇게 그 숲 속에서 한량없는 쾌락을 누린다. 숲 속에서 차례로 유희하면서 희락산으로 간다. 그 산의 장엄은 7보로 되었다. 금강의 몸으로 바위를 장엄하고 진금의 나뭇가지는 주위를 두루 덮어 마치 궁전과 같다. 금ㆍ은과 푸른 진주로 된 사슴으로 그 산을 장엄하고 온갖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그 산에는 승상(勝上)이라는 궁전이 있다. 그 궁전에는 천 개의 기둥이 있고, 그 기둥은 모두 금ㆍ비유리ㆍ푸른 마니 등의 보배로 이루어졌다. 금강으로 사이를 채운 백천의 궁전들은 마치 무지개 빛깔과 같아서 단엄하고 특수하다. 사자자리의 깔개는 부드럽고 연하다. 궁전에 있는 천 개의 평상은 비유리의 보배로 장엄하였다. 석가천왕이 아수라 군사를 쳐부수고 승리하면 일체의 하늘 무리들은 모두 기뻐하여 제석을 찬탄하고, 천녀들과 함께 이 궁전에 올라 유희하고 가무하면서 서로 즐길 때에는 그 본래의 업을 따라 각각 상ㆍ중ㆍ하의 쾌락을 누린다. 거기서 유희를 마치고 다시 산중으로 들어가 유희하고 즐거워하면서도 일심으로 애욕을 생각한다. 왜냐하면 여자는 애욕이 많고 하늘의 애욕은 더욱 심하기 때문이니 하늘의 애욕은 불타고 있다.
020_0204_b_02L다시 어떤 강물로 간다. 그 강물에는 아주 맛난 음식이 물을 따라 흘러온다. 갖가지 빛깔과 향기를 가진 맛난 음식이 그 물에 가득하다. 누구나 그것을 마시면 어지러운 마음이 없어진다. 그 물을 환희라 하여 천녀들은 그것을 마시고 매우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또 맛난 물이 있다. 이름을 능관(能觀)이라 한다. 그 물을 마시면 일체의 하늘에 있는 동산숲을 두루 볼 수 있고 한량없는 산을 다 볼 수 있다. 또 중미(衆味)라는 하늘 물이 있다. 그 물은 매우 많은데 그것을 마시면 빛깔과 힘이 백 배나 더 왕성해진다. 천녀들이 그 물을 마시면 다시 음식이 땅으로 들어간다. 스스로 지은 상ㆍ중ㆍ하의 업으로 이런 과보를 얻는데, 갖가지의 빛깔과 향기와 맛을 두루 갖추었다.
그 음식을 먹고는 다시 음악의 땅으로 가서 산중에서 유희한다. 그 악기는 비유리의 보배로 줄은 진금으로 되었으며, 온갖 보배의 북소리가 있고 퉁소와 피리는 마노와 잡보로 되었으며, 천녀들의 한량없는 소리가 있다. 이런 한량 없고 수없는 음악과 건달바의 음악으로 천녀들은 온몸을 장엄하고, 온갖 악구로 유희하고 즐거워하면서 스스로 즐긴다. 노래와 음악 소리는 궁상(宮商)의 부드럽고 맑음과 갖가지 음곡(音曲)을 두루 갖추었고, 쾌락을 돕기 위해 이미 노래와 음악을 지어 두었다.
또 방울소리의 땅으로 간다. 그 땅의 방울 그물은 실바람에 불리어 한량없는 백천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므로 그것을 듣고 기뻐하여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이 웃으면서 갖가지 묘한 보배로 그 몸을 장엄한다. 또 온갖 새로 장엄한 연꽃 못으로 간다. 그 못의 새들은 금ㆍ은의 잡보로 장엄하였다. 천녀들은 거기 들어가 유희하며 쾌락을 누린다. 각기 금꽃을 가지고 유희하며 꽃을 서로 흩고 질투하는 마음이 없이 갖가지로 유희할 때 그 소리들은 아름다우며 8공덕수(功德水)에서 유희한다. 유희를 마치면 애욕을 돋구려 하지마는 애욕을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애욕에 탐착하여 불타면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
020_0204_c_02L또 거울 나무[鏡樹]의 숲으로 간다. 그 숲 속에서 갖가지로 장엄하고 공덕을 두루 갖춘 제 몸을 본다. 갖가지 거울 속에서 갖가지 빛깔을 보고 열 배나 방일해진다. 왜냐하면 여자의 성질에는 세 가지의 방일이 있기 때문이다. 세 가지란 첫째는 스스로 그 몸의 색(色)을 믿고 방일한 마음을 내는 것이요, 둘째는 그 남자를 믿고 방일한 마음을 내는 것이며, 셋째는 교만하여 방일한 마음을 내는 것이니, 자기 몸의 색을 보고 다른 여자를 업신여긴다.
그 땅을 버리고 다시 일체시(一切時)라는 숲으로 간다. 그 숲의 하루는 여섯때를 두루 갖추어 언제나 끊어지지 않는 것은 마치 수레바퀴가 구르는 것과 같아서 그 여섯 때로 장엄하였다.
그 숲 속의 온갖 새들은 한량없는 잡색으로서 그 숲의 철을 따라 빛깔이 같아진다. 그 숲 속에서 함께 놀면서도 질투하는 마음이 없이 항상 즐거워한다. 그 숲을 다 보고 생각을 따라 육시림(六時林)으로 들어가 때를 따라 유희하면서 즐거움을 누린다. 온갖 새들은 스스로 모여 유희하며 천녀들과 서로 즐기며, 그 숲에서 다섯 가지 쾌락을 누리면서 다른 숲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에 제석천이 그 숲에 온다. 천녀들은 기뻐하여 노래와 춤과 즐거운 웃음으로 제석천에 공양한다. 이와 같이 제석의 한 숲 가운데에는 갖가지 공덕을 두루 갖추었다.
또 그 비구는 제석천의 둘째 동산숲을 관찰한다. 거기는 몇 가지나 있으며, 이름은 무엇인가? 그는 들어 얻은 지혜로 일체유희라는 제석의 숲을 본다. 거기는 어떤 공덕이 있는가? 그는 보고 들어 안다. 그 숲의 자체의 이름은 일체림(一切林)이다. 그 숲 속에는 많은 천자들이 여러 천녀들과 함께 유희하며 쾌락을 누린다. 백천 천녀들이 생각대로 유희할 때 그 유희하는 곳에는 8만 4천의 행전(行殿)이 있다. 그 수레바퀴는 비유리의 보배로 되었고, 방울 그물은 염부단금으로 되었으며, 백은의 그물로 그 위를 덮고 7보로 장엄하였다.
020_0205_a_02L제일의 천자로서 말을 타기도 하고 거위를 타기도 하며 허공을 타기로 하고 땅으로 다니기도 하며 음악을 아뢰기도 하고 혹은 노래를 부르는 이들이 있어서 제석을 둘러싸고 유희하는 곳으로 향한다. 8만 4천의 큰 코끼리는 금 그물로 몸을 덮고 보배 방울로 장엄하였으며 부드러운 요로 그 위를 덮었다. 코끼리는 애욕을 생각하면 그 턱이 곧 열려 향기로운 물이 흘러나온다. 제일 훌륭한 하늘은 그 코끼리를 타고 제석을 우러러보며 앞뒤로 둘러싸고 유희하는 곳으로 간다. 8만 4천의 천녀들은 갖가지로 장엄하고 제석을 우러러보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혹은 음악도 아뢰고 갖가지로 유희하며 유희하는 곳으로 간다. 8만 4천의 천녀들은 온갖 음악을 아뢰면서 유희와 가무로 제석을 즐겁게 하고 갖가지 장엄으로 제석을 우러러본다.
천후(天后) 사지(舍脂)는 천 폭의 바퀴가 달린 7보의 궁전을 타고, 진금ㆍ비유리ㆍ차거ㆍ마노ㆍ푸른 진주ㆍ큰 푸른 진주 등으로 장엄하였다. 또 천 마리의 거위를 탄다. 그 거위의 몸은 염부단금으로 되었고 발은 산호로 되었으며 눈은 붉은 보배로 되었다. 또 그 몸이 붉은 연꽃으로 된 것은 그 부리는 산호로 되었고 날개는 진주로 되었다. 천녀들은 그 궁전을 타고 제석의 생각대로 어디나 간다. 제석의 자리에서 갖가지 보배로 그 몸을 장엄하면 그 위덕의 광명은 백 개의 햇빛이 한꺼번에 비치는 것보다 훌륭하다. 제석이 그 왕후 사지와 함께 유희하는 곳으로 갈 때에는 그녀의 장엄은 다른 천녀들의 장엄보다 백 배나 더하다. 그녀는 제석과 자리를 나누어 앉아 유희하는 곳으로 간다.
이렇게 하늘들은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닿임 등의 쾌락을 누리고 삼십삼천과 함께 일체락(一切樂)의 숲으로 향한다. 모든 하늘 무리들은 제석과 사지를 둘러싸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한량없는 백천 가지의 쾌락을 누린다. 대신들은 큰 코끼리의 궁전으로 시위하고 노래와 음악으로 제석을 즐겁게 하면서 일체락의 숲으로 향하여 유희하며 쾌락을 누린다. 그 숲으로 가려 할 때에는 거기 먼저 살던 천녀들은 이 하늘의 음악 소리를 듣고는 연꽃을 손에 들고 갖가지 음악을 아뢰며 나와 제석을 맞이한다.
020_0205_b_02L제석은 그것을 보고 하늘 무리들에게 말한다. ‘이 천녀들은 일체의 숲 속에서 갖가지 보배로 장엄하고 갖가지 음성이 있다. 나는 지금 저들과 더불어 이 숲 속에서 유희하리라.’ 그때에 하늘 무리들은 제석의 이 말을 듣고 아뢴다. ‘천왕이여, 이 천녀들은 천왕의 시녀입니다. 언제나 왕을 의지하고 왕을 주인으로 모실 것입니다.’ 제석은 말한다. ‘이 천녀들은 나의 시녀가 아니요, 내게 의지하지 않으며 내 업의 힘이 아니다. 자기 업의 힘으로 그 몸을 받았고, 그 업을 따라 상ㆍ중ㆍ하가 있다. 그러므로 이 천녀들에게도 상ㆍ중ㆍ하가 있다. 그것은 내 힘이 아니다.’ 그리고 제석은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말한다.
하급의 업은 하급의 과보 받아 중생의 도를 성취하였고 중급의 업은 중급의 과보 받고 상급의 업은 장부의 몸 받는다.
020_0205_b_11L下業得下報, 衆生道成就, 中業得中報,
上業丈夫身。
만일 누구나 짓는 업이 있으면 그 업을 따라 과보 받나니 그 사람의 때와 곳의 그 업을 이 몸으로 모두 받는다.
020_0205_b_13L若人所作業, 隨業得果報,
其人時處業, 於此身中受。
하늘 광명의 수레바퀴와 같이 유희하며 갖가지로 즐거워한다. 그 사람d; 얻은 이 좋은 과보는 청정하고 훌륭한 업 때문이다.
020_0205_b_14L若天光明輪,
遊戲種種樂, 斯人得善果, 淸淨勝業故。
만일 사람으로 업을 지을 때 좋거나 또는 좋지 않으면 그 과보를 받을 때에는 괴로움이나 혹은 즐거움 받으리라.
020_0205_b_15L若丈夫作業, 或善或不善, 受於果報時,
或苦或受樂。
이런 갖가지 즐거운 과보로서 갖가지 하늘에서 유희하는 것 그것은 이 나의 인연 아니요 그들 전생 업으로 얻은 것이다.
020_0205_b_17L此種種樂報, 種種天遊戲,
此非我因緣, 由彼前業得。
020_0205_c_02L 그때에 하늘 무리들은 제석천의 이 게송을 듣고 모두 기뻐하여 합장하고 공경하며 받들었다. 그리하여 일체락의 숲으로 향하여 모두 유희하려 할 때 천녀들은 백이나 천으로서 연꽃을 손에 들고 갖가지로 장엄한다. 낱낱의 천녀들은 그 모양이나 빛깔에 아무 차별이 없고 노랫소리도 그와 같다. 그것은 선업으로 된 것으로서 모두 제석을 우러러보고 춤추고 유희하며 유희림을 향해 간다. 그 숲의 보배 나무들은 백은으로 잎이 되었고 백은으로 땅이 되었다. 그 안에 가득한 은빛 새들은 갖가지 소리를 낸다.
제석이 앞에 서서 하늘 무리들을 데리고 차례로 들어간다. 갖가지 보배 빛깔은 그 몸과 땅에 광명을 돌려 허공에 가득 찬다. 제석은 그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고 천녀들의 노랫소리는 궁상(宮商)과 같아서 하늘의 음악소리다. 8만 4천의 행전(行殿)은 큰 코끼리를 타고 방울 그물로 장엄하여 온갖 묘한 소리를 내며, 한량없는 천자와 99억의 천녀들은 제석을 찬탄하면서 여섯 가지 쾌락을 누린다.
그때에 제석천은 천녀들과 함께 다시 일체락의 숲으로 간다. 큰 용전(龍殿)을 탄 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석가천왕과 하늘 무리들은 차례로 금림(金林)에 들어간다. 금잎과 금열매는 다섯 장부의 크기만하다. 그 맛은 달고 맛나며 온갖 향기를 두루 갖추었다. 그것을 먹으면 애욕을 돋구므로 큰 코끼리는 그것을 먹고 애욕에 취해 가다가 온갖 음악 소리를 듣고는 춤추고 유희하며 스스로 즐긴다. 하늘들은 그것을 보고 희한하다는 마음을 내어 춤추고 유희하며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그들도 그것을 먹고 춤추고 유희한다. 그 숲에는 온갖 새들이 있다. 그 금림에 사는 은빛 새들은 가장 단엄하다.
020_0206_a_02L그때에 제석천은 왕후 사지와 하늘 무리와 천자ㆍ천녀들과 함께 유희하며 쾌락을 누리고, 다른 천자들도 각각 천녀들과 가무하고 즐거이 웃으며 서로 즐긴다. 그러나 그 선업이 있기 때문에 질투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 다시 금림으로 간다. 숲 속에는 청량(淸凉)이라는 못이 있다. 금색 연꽃과 비유리의 꽃은 갖가지로 섞이고 모여 제석천을 둘러싸고 선법당에서 제석천과 함께 즐기며 쾌락을 누린다. 천녀들과 오랫동안 연꽃 못가에서 음악으로 즐기다가 그 선법당의 모든 하늘 무리들은 다시 일체락의 숲으로 들어간다. 그 숲은 모두 비유리의 나무들로서 금과실이 풍족하고 충만한 좋은 맛은 파나바(波那婆) 열매와 같다. 빛깔과 향기와 맛을 두루 갖춘 그 과실을 따서 하늘들은 그것을 쪼개어 물을 마신다. 그 맛은 인간의 맛 좋은 마투(摩偸)의 술과 같다. 하늘들은 그것을 마시고도 취하지 않는다.
하늘은 세 가지 방일로 쾌락을 누린다. 첫째는 천녀요, 둘째는 과실이며, 셋째는 다섯 가지 욕심이다. 이 세 가지로 방일하여 쾌락을 누린다. 석가천왕이 먹는 하늘밥 소타(蘇陀)의 맛과 같은 것은 스스로의 업으로 성취한 것이다. 하늘은 공경하고 둘러싸 낱낱 방면의 비유리의 숲에서 유희하며 즐거움을 누리면서 온갖 새들과 벌들을 방울 그물로 덮는다.
유희를 마치고 다시 하늘 무리들과 함께 선법당으로 들어간다. 거기는 무비(無比)라는 셋째 숲이 있다. 석가천왕의 5백 명 아들은 천녀들에게 둘러싸이어 그 가운데서 유희한다. 그 동산은 넓고 거기서 받는 쾌락은 제석의 다음 간다. 그는 언제나 법의 행을 따르고 바른 소견으로 삿됨이 없다. 바른 소견이기 때문에 싸울 때에는 언제고 아수라를 이긴다. 사람으로서 부모를 공양하고 사문ㆍ바라문을 공경하며 순종하여 다투지 않는다.
020_0206_b_02L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지금 천녀들을 데리고 무비림으로 가리라. 여러 천자들은 각각 1나유타의 천녀들을 권속으로 삼고 있다. 그 천녀들은 모두 아름다운 색을 두루 갖추고 다 한 마음으로 유희하며 즐거워한다.’ 그때에 천자들은 제석천에게 나아가 아뢴다. ‘천왕이여, 저희들은 지금 무비림으로 가서 유희하며 즐기려 합니다. 원컨대 저희들을 데리고 그 숲 속으로 가 주소서.’ 그때에 제석천은 그 천자들에게 말한다. ‘나는 이미 유희하였다. 이제는 법을 따라 스스로 이익되려 한다. 쾌락은 탐욕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만족할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방일의 허물을 두려워해 방일을 버렸다. 방일은 독보다 무섭다. 그러므로 버린 것이다.’ 그리고 제석천은 다음 게송을 말한다.
방일하지 않으면 죽지 않나니 방일은 바로 죽는 곳이다. 방일하지 않으면 죽지 않나니 방일은 바로 나고 죽는 것이다.
020_0206_b_04L不放逸不死, 放逸是死處; 不放逸不死,
放逸常生死;
방일하지 않으면 죽지 않나니 방일은 바로 사구(死句)이니라. 나는 방일하지 않음으로써 지금 천상의 훌륭함을 얻었다.
020_0206_b_06L不放逸不死, 放逸是死句;
我以不放逸, 今得天中勝。
나는 지금 여래를 믿어 받든다. 너희들도 그 법을 닦아 행하라. 나는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법을 감히 어기거나 잃지 않으리.
020_0206_b_07L我今信如來,
汝當修行法, 我於佛教法, 不敢有違失。
만일 부처님의 말씀 어기면 그는 탐욕 있는 우치한 사람으로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언제나 갖가지의 고뇌 받으리.
020_0206_b_08L若違如來語, 貪欲愚癡人, 不得脫衆苦,
常受諸衰惱。
그때에 제석천은 이 게송을 마치고 선법당에 들어간다. 그때에 제석천의 아들 천자들은 매우 기뻐하여 다 같이 본궁으로 가서 금보배로 장엄하고 노래하여 즐기며 살던 곳으로 돌아가 북을 치고 서로 명령한다. ‘동산숲으로 가서 유희하며 쾌락을 누리고 싶다.” 그때에 천자들은 명보전(名寶殿)을 타기도 하고 하늘새를 타기도 하여 여러 천녀들과 공중을 돌아다니며 논다. 하늘 무리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연꽃 못 사이에서 놀며 온갖 하늘 음악을 아뢰고 노래와 춤과 즐거운 웃음으로 무비림으로 간다.
020_0206_c_02L그때에 제석의 아들들은 하늘의 꽃다발로 장엄하고 전단향을 뿌린다. 그 광명은 환하여 햇빛 같기도 하고 어떤 광명은 보름달 같기도 하며 또 별 같기도 하여 자기 업을 따라 무비림으로 향한다. 그리고 각각 연모하는 마음은 간단이 없다. 그 숲에 들어가서는 하늘의 쾌락을 누리는데, 그 숲의 단엄하기는 비유로도 말할 수 없다. 그 숲에 들어갈 때에는 향기가 비할 데 없어 우두전단의 향기도 그 16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 그 향기를 맡고는 희한하다는 마음이 생겨 다시 즐거움을 구하기 위해 음림(飮林)으로 들어간다. 차츰 그 숲으로 들어가면 선업으로 말미암아 비유리의 나무ㆍ금 나무ㆍ은 나무ㆍ파리가 나무들은 각각 수백 가지의 잡색으로 되었다. 마치 잡색 비단처럼 그 나무들의 잡색으로 장엄하여 기묘한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한량없는 빛깔과 모양을 천자들은 본다. 깨끗한 거울과 같은 한량없는 백천 가지를 사방으로 둘러보고 매우 기뻐한다. 천녀들은 둘러싸고 온갖 음악을 들으면서 매우 기뻐한다. 다시 다른 곳으로 가서 유희하며 즐긴다. 그 숲의 온갖 새들은 진금으로 날개가 되었고 비유리로 가슴이 되었으며 산호로 발이 되었고 백은으로 등이 되었으며 붉은 진주로 그 눈이 되어 온갖 묘한 소리를 낸다. 어떤 천자들은 이 묘한 소리를 듣고 저희끼리 말한다. ‘자세히 들으라. 온갖 새소리의 한량없는 음곡은 천녀들의 소리와 같아 분별할 수가 없다.’
그 새소리를 듣고 다시 다른 숲으로 가서 유희하며 즐거워한다. 여러 못들을 보면 천 잎의 연꽃은 광명이 해와 같다. 그 못으로 가면 그 갖가지 장엄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천녀들과 함께 꽃 못을 둘러싸고 노래와 춤과 즐거운 웃음으로 즐기며 쾌락을 누린다. 다시 다른 천녀들과 함께 다른 숲으로 간다. 그 숲 속에는 강물과 샘과 흐르는 물이 있다. 그 강물에는 갖가지 물이 있으니 이른바 젖물과 마시는 물과 온갖 맛난 단 물로서 천자는 그것을 마신다. 온갖 벌과 수백 가지의 새가 있으며, 금ㆍ은ㆍ마노 등의 잡색 보석이 그 하수 속에 모여 있다. 천자와 천녀들은 그 숲 속에서 오랫동안 유희하고 즐기며 다섯 가지 쾌락을 누린다.
020_0207_a_02L다시 화수림(華樹林) 속으로 간다. 그 숲의 꽃들은 아무것도 시들지 않고 향기는 두루 퍼져 10유순에 가득 찬다. 이른바 달광명꽃ㆍ달빛꽃ㆍ흰빛꽃과 청량하여 뜨거움이 없는 별빛꽃 같은 것들이다. 또 과림(果林)으로 간다. 그 숲에는 과실이 있다. 이른바 밀박(蜜搏)나무의 과실ㆍ신맛나무의 과실ㆍ부드러운 나무의 과실ㆍ향만(香鬘)나무의 과실로서 그 향기를 맡으면 곧 배가 부르고 또 여섯 맛 나무의 과실ㆍ뜻대로 맛이 되는 과실ㆍ만족이 없는 과실들이다. 이렇게 무비림 속에는 그 과실이 두루 갖추어져 있는데, 그것은 선업으로 생긴 것이다. 그는 이 숲 속에서 유희하고 쾌락을 누리면서 먹고 또 마신다.
다시 조무림(鳥舞林)으로 간다. 그 숲의 온갖 새들은 유희하고 가무하면서 온갖 묘한 소리를 낸다. 천자는 그 소리를 듣고 곧 쾌락을 받는다. 또 잡림(雜林)으로 간다. 그 숲은 모두 다른 빛깔로서 모든 꽃과 과실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고 강물과 못과 온갖 새들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잡림이라 한다. 그 숲 속에서 다섯 가지 쾌락을 누리고 건달바의 향기로 오랫동안 쾌락을 받는다. 석가천왕은 이렇게 생각한다. ‘내 아들들은 어디서 방일의 즐거움을 받으면서 타락할 줄을 깨닫지 못하는가?’ 그때에 그 천자들은 제석천이 생각하는 바를 알고 제석천에게로 가서 여러 천녀들과 함께 각각 본래의 궁전으로 돌아가 유희하며 쾌락을 누린다. 그때에 제석천은 천자들을 보고 다음 게송으로 말한다.
그 온갖 경계를 얻기 바라면 탐애하는 마음은 만족하기 어렵다. 탐애를 떠나면 만족할 줄을 알아 그에게는 근심과 고민 없으리.
020_0207_a_17L悕望諸境界, 愛心難厭足, 離愛則知足,
此人無憂惱。
누구나 탐욕의 경계를 사랑하면 그는 안락을 얻지 못하리. 경계는 마치 독의 해와 같아서 뒷세상 가서 고뇌 받는다.
020_0207_a_19L若人愛欲境, 則不得安樂,
境界如毒害, 後世受苦惱。
처음이나 중간이나 또 나중이나 그리고 현재나 또 미래에 즐거움을 구해도 얻지 못하고 뒤에 가서는 고뇌 받으리.
020_0207_a_20L若初若中後,
若現在未來, 求樂不可得, 後則受苦惱。
일체의 이 온갖 세간은 나고 죽음만 더욱더 늘게 하고 흘러 돌아 잠깐도 멈추지 않아 모이면 반드시 이별 있나니 아무도 그것을 면할 이 없다.
020_0207_a_21L一切諸世閒, 增長於生死, 流轉不暫停,
和合必有離, 未曾有免者。
즐거움은 괴로움 때문에 덮이어 한량없는 온갖 미혹 있나니 중생들은 그 어리석음에 속아 사랑하는 욕망에 즐거이 논다.
020_0207_a_23L樂爲苦所覆,
無量諸誑惑, 衆生癡所誑, 遊戲於愛欲。
020_0207_b_02L 모든 어리석은 애욕 지닌 사람들 일찍이 거기에 만족한 일이 없다. 경계에 만족하기 어려운 것은
마치 불에 마른 숲을 보태는 것 같다.
020_0207_a_24L一切癡愛人, 未曾有厭足, 境界難滿足,
如火益乾薪。
세상의 애욕에 미혹 당하면 만족하기 어려움도 그와 같나니 비록 죽는 땅에 가깝더라도 그래도 떠날 마음 내지 않는다.
020_0207_b_03L世閒愛所誑, 難滿亦如是,
雖近於死地, 猶不生厭離。
사랑하는 경계의 미혹을 당해 좋은 노자 양식을 구하지 않고 하늘에서 떨어질 때 자유롭지 못한 것 애욕에 미혹되기 때문이니라.
020_0207_b_04L爲愛境所誑,
不求善資糧, 天退不自在, 爲愛所誑惑。
나는 지금 너희들을 훈계하리니 너희들은 애욕에 미혹돼 있다. 부디 스스로의 이익 구하라. 법이 바로 제일의 그 길이니라.
020_0207_b_05L我今教呵汝: 汝爲欲所迷, 當作自利益,
法爲第一道,
만일 누구나 법을 행하면 즐거움에서 즐거운 과보 얻으리니 능히 그렇게 행하는 사람이면 번뇌 아주 사라진 열반 얻으리.
020_0207_b_07L若有行法者, 從樂得樂報,
能如是行者, 得寂滅涅槃。
그러므로 부디 복덕을 닦아 그것으로 열반의 즐거움 구하라. 만일 누구나 늘 복덕 닦으면 다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리.
020_0207_b_08L是故應修福,
以求涅槃樂, 若有常修福, 得至無盡處。
하늘들은 제석천의 이 말을 듣고 마음이 고요하고 부드러워졌나니 그리고 이때에 제석의 아들들은 항복하고 아버지의 교훈 들었다.
020_0207_b_09L天聞帝釋說, 寂靜心調柔, 是時帝釋子,
調伏順父教。
그때에 제석천은 그 아들들을 훈계하여 바른 도를 따르고 선업을 수행하여 나쁜 도의 문을 닫게 하였다. 그리고 잡림으로 가서 유희하며 쾌락을 누린다. 그것은 온갖 선업에서 생긴 것이다. 제석천왕에게는 5백 의 궁전이 있다. 거기에는 파리ㆍ산호ㆍ금ㆍ은과 하늘의 푸른 보배의 왕과 하늘의 큰 푸른 보배 등의 온갖 보배가 있다. 석가천왕은 갖가지 숲을 본다. 온갖 연꽃잎의 장엄은 마치 처음으로 뜨는 해와 같았다. 제석은 그것을 보고 다음 게송으로 말한다.
인간에서 온갖 복덕을 짓되 인간에서 한없이 많은 종류의 가지가지의 그 복덕 지으면 그 가지가지를 모두 다 성취한다.
020_0207_b_18L人中造福德, 人中無量種, 作種種福德,
種種皆成就。
그 어떠한 좋은 업도 짓지 않고 마음의 원수에 미혹 당하면 타락할 때에는 자유롭지 못하여 지극히 나쁜 곳에 떨어지나니
020_0207_b_20L不作衆善業, 爲心怨所誑,
退時不自在, 墮於極惡處。
이 일체의 온갖 궁전은 온갖 좋은 그의 업 장엄이거니 그 좋은 업이 늘고 자람으로써 천상ㆍ인간의 과보를 성취한다.
020_0207_b_21L一切諸宮殿,
諸業所莊嚴, 以善業增長, 成就天人報。
020_0207_c_02L 그때에 이 게송을 마치고 다시 다른 궁전으로 간다. 그 궁전에는 한량없는 보배로 장엄한 부드러운 자리를 깔아 장식하였다. 그것은 그 선업으로 된 것이다. 그래서 교시가는 그 궁전을 보고 거기 살면서 즐거움을 받는다. 다시 은궁전으로 간다. 한량없는 광명과 한량없는 온갖 보배와 한량없는 온갖 꽃으로 그 궁전을 장엄하고, 한량없는 천녀들은 유희하며 쾌락을 누린다.
다시 동산숲으로 간다. 여러 천녀들이 있고 그 땅은 부드러우며 온갖 꽃으로 장엄하였다. 그 숲은 넓고 갖가지 금새들은 온갖 묘한 소리를 낸다. 온갖 벌들은 여의수를 둘러싸고 있다. 거기는 석가천왕의 넓은 눈으로 보는 곳으로서 하늘 무리들에게 둘러싸이어 유희하며 즐거움을 받는다. 그 몸의 위덕은 해와 달보다 훌륭하다. 금 나무 숲 속에는 비유리의 궁전이 있어 온갖 보배 기둥으로 장엄하였고, 온갖 연꽃 못은 푸른 보배로 장엄하였다.
그때에 제석천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 보배 궁전에 들어가 유희하며 즐기리라.’ 여러 하늘들도 생각한다. ‘천왕이 들어가려 한다. 여러 권속과 천녀들에게 둘러싸이어 기뻐하며 쾌락을 누릴 것이다.’ 그때에 제석천은 그 하늘들이 생각하는 바를 알고 하늘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각각 동산숲에서 유희하라.’ 그때에 천자들은 천왕의 분부를 받고 각각 꽃 못에 들어가 그 천녀들과 유희하며 즐긴다. 천왕은 궁전에 들어가 청정한 비유리의 평상에 앉는다. 그 선업으로 말미암아 그 궁전의 청정하기는 마치 맑은 거울과 같다. 그래서 그 깨끗한 벽에서 옛날의 여러 천왕들이 타락하는 모양과 그 이름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이런 천왕들은 그 선업이 다하였기 때문에 지옥이나 아귀ㆍ축생 등에 떨어지고 그 태어나는 곳에서 큰 고뇌를 받는다. 만일 지옥에 들어갔으면 그가 큰 고뇌를 받는 것을 그 벽에서 보고, 아귀에 떨어졌으면 그가 큰 고뇌를 받되, 주림과 목마름으로 몸을 태우고 여위고 파리하며 고통스러워 힘줄과 뼈가 서로 잇닿은 것을 그 벽에서 보며, 축생에 떨어졌으면 서로 해치며 큰 고뇌를 받는 것을 그 벽에서 보고, 인간에 태어났으면 업을 짓기를 구하여 갖가지 고통을 받는 것을 본다. 이와 같이 그 생사를 보면 하나도 즐거워할 것이 없다. 생사 가운데에는 온갖 근심이 많고, 모든 것은 견고하지 않으며 덧없는 것으로서 변하고 부서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천왕들은 모두 타락하는데, 자기 업의 과보로 지옥이나 아귀ㆍ축생에 태어난다. 어쩌면 그처럼 큰 쾌락을 버리고 이런 큰 고뇌를 받는가?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 이상하다. 생사는 참으로 큰 고통이다. 그것은 능히 하늘과 사람을 끌고 매우 두려운 곳으로 간다. 제2의 천왕은 이런 큰 고통을 받는다. 석가천왕은 제일 훌륭한 사람으로서 이런 일을 보고 생사를 매우 싫어한다. 스스로 그 몸을 관찰하고 세 갈래의 나쁜 길을 막아 버린다. 천상에서 죽으면 인간에 태어나고, 인간에서 죽으면 다시 천상에 태어난다. 만일 인간에 태어나면 안락한 나라ㆍ도시ㆍ촌락에 태어나되, 바른 법을 행하는 큰 성바지의 집에 태어나서 삿된 소견과 교만과 아첨을 떠난다.
020_0208_b_02L또 자기 몸을 볼 때 인간에 태어나되 국왕의 아들이나 대신의 아들이 되어 바른 소견을 가진 집에 태어나 큰 부자로서 자유롭다. 인간에서 목숨을 마치면 장차 어디에 태어날 것인가? 그는 곧 자기 몸이 다시 천상에 태어나서 큰 신통과 제일의 광명을 두루 갖출 것을 본다. 그러다가 다른 하늘 무리들과 잡식을 먹으면서 마음으로 부끄러워한다. 업이 엷기 때문에 그 지은 업을 따라 그 업과 같은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 뒤에 태어날 곳에서는 훌륭한 음식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부끄러운 마음으로 생각한다. ‘나는 장차 몇 세상 동안이나 이런 과보를 받아야 할까?’
선업으로 말미암아 그 궁전의 벽에서 그 자신을 보는데, 천상에 일곱 번 태어나고 인간에 일곱 번 태어나면 일곱 번 갔다 왔다 하다가 여덟째 생(生)은 없다. 그래서 천상도 아니요 인간도 아니며, 지옥 속도 아니요 아귀 속도 아니며, 축생들 속도 아니다. 제석은 마음으로 생각한다. ‘어째서 내 몸이 다시 태어날 곳이 없는가? 내가 날 곳이 어딘지 볼 수 없구나.’ 그는 마음으로 놀라고 괴상히 여겨 생각한다. ‘어째서 여덟 번째의 태어날 곳이 없는가?’ 그는 오래 생각하다가 스스로 안다. ‘나는 일찍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들었다. 즉 수다원의 사람은 일곱 번 태어난 뒤에는 남음이 없는 열반에 들어간다고, 나도 반드시 그럴 것이다.’
그는 청정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예경하고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켜 그 금자리에 앉는다. 그 자리의 평상은 염부단금으로 되었고,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다. 또 전생에 타락한 천왕들을 그 벽에서 보고 다시 생각하면서 선법당으로 들어가 하늘 무리들을 돌아보고 그 하늘들을 이롭게 한다. 그리하여 제석천왕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잡림으로 가서 여러 천자ㆍ천녀ㆍ권속들과 함께 유희하고 즐기며 다섯 가지 쾌락을 누린다. 온갖 새들은 그 숲을 장엄하고 또 연꽃으로 장엄한다. 하늘들은 그것을 보고 온갖 풍악을 치고 건달바의 음성을 지으면서 제석천에게로 나아가 모두 예배한다. 제석을 둘러싼 천자와 천녀들은 가무하고 유희하며 갖가지로 기뻐한다. 선법당천은 갖가지 장엄으로 천녀들과 함께 제석을 둘러싸고 풍류를 치면서 선법당으로 나아가 모두 기뻐하고 가무하며 즐거이 웃는다.
020_0208_c_02L그때에 선법당에 머무르는 하늘들은 제석을 따라가면서 제석을 공양한다. 갖가지 소리를 내고 하늘의 풍악을 치며 갖가지로 노래하고 춤추며 미묘한 소리를 내어 온 하늘에 두루 퍼진다. 다른 데 살던 하늘들도 그 음악 소리를 듣고 모두 선법당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천왕에 예배한 뒤에 오른쪽으로 돌고 서 있다. 한량없는 백천 하늘들도 선법당으로 나아가 노래와 춤 등 갖가지로 장엄하는데, 선업으로 말미암마 거기 태어났고, 계율의 보호를 받아 그런 과보를 얻었다. 그리하여 모든 하늘 무리들은 즐거운 과보를 성취하였다.
그 선법당은 세로와 너비가 5백 유순이요, 그 빛깔은 선명하고 묘하여 마치 녹인 금덩이 같다. 비유리로 장엄하고 갖가지 보배꽃으로 두루 장엄하였다. 그 향기는 5백 유순에 가득하고 그 꽃은 갓 핀 것 같으므로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여 만족하는 일이 없다. 이렇게 하늘 무리들은 제석을 모시고, 99나유타의 천녀들은 제석천을 따라 환희전(歡喜殿)으로 들어간다. 금ㆍ비유리ㆍ차거 등의 기둥으로 장엄하였고, 그 평상은 유연한데 거기에 하늘옷을 깔았다. 석가천왕이 하늘들을 모두 앉으라 하면 그들은 분부를 받고 모두 자리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