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 비구는 그 업의 과보를 알고는 정진하기를 쉬지 않고, 다시 삼십삼천 위에 또 어떤 하늘이 있는가 관찰하였다. 그 삼십삼천 위에는 광명이 뛰어나고 묘하며 힘과 수명이 자재하여, 그 과보가 삼십삼천보다 훌륭한 하늘이 있다. 그는 보고 들어 알았다. 즉 그 삼십삼천 위에는 다시 일체법승(一切法勝)의 전당이 있다. 법의 과보가 훌륭하며 광명은 뛰어나고 묘한데 이름을 야마천이라 한다.
세 가지의 계율로 인해 그 야마천에 태어날 수 있다. 세 가지란 이른바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행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들을 잘 닦아 빠뜨리지 않고 구멍 내지 않으며 부수지 않고 견고히 지켜 범하지 않으므로 모든 성인들의 칭찬을 받고, 계율을 찬탄하여 그 과보는 항상 청량하다. 그리하여 열반에까지 이른다. 그것은 마치 훌륭한 부모와 같고 생사의 바다를 건너는 것은 마치 다리와 같다. 그러므로 만일 누구나 계율의 다리에 오르면 그는 능히 생사의 큰 바다를 건너 저쪽 언덕에 이를 것이다. 그 수행하는 사람도 다시 자세히 생각하고 그 비구를 볼 때, 그 비구는 일곱 가지 계율을 관찰하고 업의 과보에 상ㆍ중ㆍ하가 있다는 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았다.
020_0294_b_02L그 비구는 바로 관찰한 뒤에 다시 야마천을 관찰하였다. 즉 수미산 위의 야마천은 어떤 곳을 가졌으며 어떤 광명이 있고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가? 이렇게 관찰한 뒤에 그는 보고 들어 알았다. 즉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 따위를 행하지 않기를 즐겨 닦고 많이 지어, 스스로도 계율을 지키고 남도 지키게 하여 자기와 남을 다 이롭게 하면, 그런 중생은 다 그 하늘에 날 수 있었다. 그 야마천의 높이는 얼마인가? 그는 보고 들어 알았다. 즉 그 높이는 68백천 유순으로서 수미산의 다락보다 두 배나 높고 멀었다.
그 야마천은 무릇 몇 곳을 가졌으며 그것들은 얼마나 높으며 무엇으로 그 땅이 되어 있는가? 그는 보고 들어 알았다. 즉 거기에는 서른두 곳의 땅이 있고 그 높이는 5천 유순이었다. 그 야마천은 허공에 있는데 마치 허공의 구름 무더기와 같았다. 그것은 바람에 떠받쳐 있는데, 그 땅 뿌리 밑에는 물이 떠받치고 있으며 물은 바람에 떠받쳐 있고, 염바(閻婆)라는 바람이 그 야마천을 떠받치고 있어 마치 구름 무더기를 떠받치고 있는 것과 같았다.
이것이 그 야마천의 모든 땅으로서 야마천왕의 이름은 모수루타라 한다. 저 삼십삼천의 주인을 교시가라고 하는 것처럼 그곳의 야마천왕의 이름을 모수루타라 한다. 야마천왕이 법의 행을 따르는 것은 제석천왕의 법의 신통의 즐거움보다 천 배나 더 많고 훌륭하다. 모수루타천왕의 키는 5유순으로서 광명이 뛰어나고 묘한데 제석천왕의 키는 1거사다. 그리하여 야마천왕 모수루타의 한 몸의 힘은 저 제석천왕을 백천 명 모아도 거기에 따르지 못한다. 그 업의 과보도 그와 같다. 그 비구는 이렇게 관찰한 뒤에 다음 게송을 읊었다.
조그만 짐을 진 사람은 물을 건너도 빠지지 않는 것처럼 그 악업이 적은 사람은 위로 오르고 가라앉지 않는다.
020_0294_c_13L如負少物者, 度水則不沒; 少惡業之人,
上昇不下沈。
마치 날개가 튼튼한 새는 허공을 날기에 장애가 없는 것처럼 계율을 굳게 지키는 사람 그는 바로 저 천상에 나리.
020_0294_c_15L如鳥翅堅牢, 行空無鄣㝵;
持戒堅固者, 則生於天中。
020_0295_a_02L 그 비구는 이렇게 그 야마천의 즐거운 과보와 업인을 관찰하였다. 그 야마천에는 네 개의 큰 산이 있다. 그 산들의 높이는 모두 1만 유순이다. 그 네 개의 산이란 첫째의 이름은 청정(淸淨)이요, 둘째는 무구(無垢)이며 셋째는 대청정(大淸淨)이요, 넷째는 내상(內像)인데, 이것이 이른바 네 개의 큰 산이다. 또 다른 갖가지 산이 있다. 그것들은 한량없는 종류, 한량없는 색, 한량없는 형상, 한량없는 공덕이 있다. 이와 같이 갖추어진 1천 개의 많은 다른 산은 많은 하늘꽃으로 두루 장엄하였다. 이와 같이 장엄한 서른두 곳에 있는 갖가지 산들도 갖가지로 장엄하였는데, 갖가지 많은 강물과 연꽃 못과 백천의 동산숲은 주위를 둘러쌌다. 한 가지 형상은 향기와 색과 맛을 두루 갖추었고 모든 나무와 연꽃에는 갖가지 맛이 있다.
저 제석의 삼십삼천에 있는 산ㆍ강물ㆍ연꽃 못ㆍ동산숲 등의 뛰어나고 묘한 것은 인간에 있는 산ㆍ강물ㆍ수림ㆍ연꽃 등으로는 따르지 못하는 것처럼, 그 야마천의 뛰어나고 묘한 것을 삼십삼천이 따르지 못하는 것도 그와 같다. 왜냐하면 인과가 많기 때문이다. 즉 거기에는 한량없는 선업의 복덕과 백 가지의 공덕과 업의 인연의 과보가 있어서, 그 선업으로 된 것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무슨 이유로 말할 수 없는가? 갖가지 업의 힘은 그 변화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업의 과보는 모든 중생의 말할 수 없는 것으로서 모든 선업으로 천상에 화생(化生)할 수 있다.
야마천의 그런 모든 것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그 하늘의 과보는 천 분의 1은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계율을 지키는 사람은 반드시 그 과보를 얻는다는 것이다. 지금 그것을 진실로 말하리라. 계율을 지니는 사람은 이 말을 들으면 마음이 왕성해질 것이요, 지혜를 닦는 사람은 이 말을 들으면 열 배나 힘이 왕성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 계율을 지키는 사람은 이렇게 차별이 있는 줄을 알기 때문이다.
계율을 지키는 사람은 천상에 태어나고 지혜를 닦는 사람은 열반을 얻는다. 이와 같이 지혜와 계율의 공덕을 이미 말하였다. 만일 그가 그런 계율의 과보와 지혜의 과보를 알면 그런 마음이 생길 것이다. 계율을 지키는 것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지혜를 닦음이겠는가? 나는 이와 같이 저에게서 이 말을 들었으니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자’ 라고 말하리라. 그리하여 거기는 중간 업의 과보가 있을 것이다.
020_0295_b_02L또 다른 인연으로 어떤 법을 설명하리라. 즉 그 천자는 이렇게 오랫동안 천상에 머무르면서 제일의 즐거움을 받되 아무 장애가 없다. 그러다가 뒤에는 타락하여 자유를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인간에서 욕심으로써 많은 허물이 있어 즐거움과 맛이 적고,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여 언제나 안온하지 않고 파괴 되며, 한량없는 벌과 두려운 도적과 함께 있음이겠는가?
그는 이런 인연으로 하늘을 설명하였고, 나는 다시 다른 인연으로 저 하늘을 설명하리라. 즉 외도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모든 것은 마혜수라의 지은 것으로서 업으로 얻는 것이 아니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저 외도의 이 말을 막기 위해 나는 업의 과보(果報)를 말한다. ‘진실로 업의 과보가 있다. 진실로 인연이 있어서 생기는 것이요, 다른 어떤 것이 지은 것이 아니며 인(因)이 없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일체는 인과로서 원인과 같은 결과를 얻는다. 인과는 서로 같은 것으로서 다른 인에서 다른 과를 얻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선업의 인연으로 지옥에 나는 것이 아니요, 좋지 않은 업의 인연으로 천상에 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는 그런 인과의 인연으로 보시와 계율과 지혜를 닦아 결정적인 업이 있기 때문에 천상에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천상의 괴로움과 즐거움의 두 가지를 말하지마는 그것을 자세히는 말할 수 없다. 천상의 즐거움도 그 업의 일부분으로서 비유할 수 없다. 여기서는 그 적은 부분만 말했을 뿐이다. 또 그 비구는 그 업의 과보를 알고는 다시 야마천의 땅을 관찰하였다. 그는 보고 들어 알았다. 그 야마천에는 세력이라는 땅이 있다. 중생은 어떤 업으로 그 땅에 태어나는가 그는 보고 들어 알았다. 즉 어떤 사람은 계율을 지키되 티끌만한 악을 보아도 두려워한다. 그 마음은 정직하여 아첨하지도 않고 속이지도 않으며 남을 괴롭히지도 않는다. 바른 소견을 가져 삿되지 않고 마음은 어리석지 않아서 모든 세상의 무상과 고뇌와 나[我]가 없음을 관찰하고,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생각하며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는 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020_0295_c_02L또 삿된 음행을 행하지 않으므로 마음이 거기서 떠나 좋아하지 않고 행하지도 않으며 짓지[作]도 않는다. 그리하여 비둘기 따위의 새들의 음행하는 것까지도 보지 않고, 심지어 잠자려 할 때에도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도 그렇거니와 남도 그렇게 가르친다. 그는 남을 위해 업의 과보를 설명하되 ‘너는 그런 짓을 하지 말라. 만일 네가 그렇게 하면 반드시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한다. 그는 이와 같이 진실로 업의 과보를 본다. 그러므로 남의 아내 따위를 범하지 않는다. 그것은 업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선업으로 저 땅에 나서 백천 천녀들에게 둘러싸인다.
그가 그 땅에 태어나자마자 그때에 곧 천녀들은 하늘의 음성으로 노래한다. 그 천자는 갑자기 들으므로 마치 잠에서 깨어난 것 같다. 그 노래 소리가 처음 났을 때 그는 그렇게 화생(化生)하고 그 노래 소리를 듣고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저 노래 소리는 여덟 가지 공덕을 두루 갖추었다.’ 즉 첫째는 말이요, 둘째는 칭찬이며 셋째는 단맛이요, 넷째는 잘 어울림이며 다섯째는 알맞음이요, 여섯째는 매우 깊음이며 일곱째는 모두 즐거움이요, 여덟째는 백만 유순에까지도 소리가 막히지 않고 법의 글귀와 서로 맞아 흐리지 않고 청정한 것이다. 이런 여덟 가지 공덕을 두루 갖춘 훌륭하고 묘한 음성은 선업을 지은 그 사람을 깨우는 것이다.
그는 그 몸에서 광명을 내어 5유순에까지 뻗쳐 가고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 등은 마치 천상의 무지개와 같다. 그 천자가 처음 났을 때에는 그를 둘러 싼 광명은 마치 해와 달의 무리가 단엄(端嚴)한 것과 같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백천의 천녀들은 서로 어울려 둘러싼다. 그러므로 그는 가장 기뻐한다. 천자와 천녀들은 서로 어울려 광명이라는 숲으로 들어간다.
020_0296_a_02L또 야마천의 그 땅에는 시들지 않는 꽃이 있다. 이름은 안감로(眼甘露)로서 그 향기 때문에 꽃이 상하지 않고 훌륭한 색과 향기를 가진 꽃이다. 그 꽃 이름만 들으면 마음은 곧 즐거움을 받는다. 그 꽃은 이런 세력을 가졌다. 어디 어디서 그 꽃 이름을 말하는가? 저 허공에서 그 향기로운 꽃을 내는데 이름은 월승화(月勝花)ㆍ상전행화(常轉行花)라 한다. 천자가 생각할 때에는 그 하늘나무의 꽃은 소리를 내면서 그 천자의 가는 곳을 따라 다닌다. 그러므로 천자가 어떤 곳을 생각하면 그도 따라 그곳으로 간다.
이와 같이 천자는 그 나무 위에서 허공을 다닐 때 그 꽃 속에서 생각하는대로 간다. 그렇게 다니는 것은 마치 제 2의 삼십삼천이 궁전 위에 앉아 다니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이 야마천의 그 땅의 천자는 꽃 속에 있으면서 그렇게 다닌다. 광명이 번쩍이면서 항상 밑에 있는 모든 곳을 관찰하되, 눈 깜짝할 사이에 일체를 두루 보아도 피로해 싫증을 내지 않는다.
거기에 또 낙애(樂愛)라는 나무가 있어 그 나무는 즐길 만하다. 그 나무 안의 어디가 즐길 만한가? 그 안에 들어가서 천상의 쾌락을 누리기 때문이다. 동산숲의 연꽃 못에는 수순일체념(隨順一切念)이라는 나무가 있다. 그 나무의 세력은 만일 그 천자가 생각만 하면 그 야마천의 땅 속에 있는 모든 훌륭한 물건이 다 그 땅으로 와서 있다. 그 나무의 힘으로 나무속에서 쾌락을 누릴 때는 여덟 가지 음악 소리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020_0296_b_02L거기에 또 향표(香標)라는 나무가 있다. 그것은 세력이 있어서 그 천자가 향기를 생각하면 그 나무속에서 향기가 나온다. 거기에 또 화향(花香)이라는 나무가 있다. 그 나무속에 있으면 마치 방 안에서 유희하며 즐기는 것과 다름이 없다. 또 훌륭한 동산숲에는 연꽃 못이 있어서 그 야마천은 그 속에서 즐거움을 받는다. 그 야마천은 그 나무속에 있으면서 파랑ㆍ노랑ㆍ빨강ㆍ자줏빛 등 묘한 색의 광명을 갖추고 갖가지 향기와 색을 두루 갖추었다. 그리하여 천자가 거기 들어가면 온갖 묘한 색이 모두 생긴다. 그 천자의 몸도 그와 같은 색으로서, 그 옷 빛깔은 다 사라지고 오직 나무 색만 나타난다.
또 허공행(虛空行)이라는 나무가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백천 유순의 허공을 다니되 생각을 따라 간다. 그 나무의 광명은 해와 다름이 없다. 그 천자는 한량없는 갖가지 묘한 나무들을 타고 허공을 다니면 꽃다발과 향으로 몸을 장식한 백천 천녀들은 그를 둘러싸고 따른다. 그 천자의 몸에는 훌륭한 광명이 있다. 그 천자 앞에 있는 천녀들은 갖가지 묘한 옷으로 그 몸을 장엄하고 기뻐 웃으며 노래하고 춤춘다. 그 노래 소리는 한량없는 백천 유순에 두루 가득 찬다.
그 천녀들 가운데 있는 천자의 단정함을 우선 조금 말하면 그것은 선업으로 얻은 바로서, 마치 별 가운데의 달처럼 천자의 단정한 것도 그와 같다. 그런데 그 천자는 1천의 공덕이 훌륭하여 갖가지 음악 소리로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이 유희하면서 향기로운 숲 속으로 들어간다. 백천 종류의 새들은 그 숲에 두루 찼고, 한량없는 강물과 못과 훌륭하고 묘한 연꽃으로 장엄하여 매우 사랑하고 즐길 만하며, 백천 개의 해의 광명보다 훌륭하다.
020_0296_c_02L우선 현재의 사실로써 그 적은 부분을 비유하리라. 즉 마치 인간에서 즐길 만한 동산숲과 흐르는 물ㆍ강물ㆍ못ㆍ연꽃의 장엄 등도 저 사천왕천의 그것에 비하면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또 그 사천천의 그것도 삼십삼천의 즐길 만한 동산숲 따위에 비하면 그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그 삼십삼천의 즐길 만한 동산숲 따위도 이 야마천의 즐길 만한 동산숲에 비하면 그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와 같이 차례로 선업이 훌륭하고 최상의 훌륭한 선업이 있기 때문에 그 동산숲은 즐길 만한 것이다. 설사 모든 중생 중에서 훌륭한 지혜가 있는 사람으로서, 일심으로 뜻을 오로지하여 다른 일은 하지 않고 훌륭한 방편과 알맞은 변재를 쓰더라도 그 일 부분도 설명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모든 사람의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그곳은 모든 사람들 마음의 경계가 아니기 때문에 설사 제2의 삼십삼천이 제석천왕과 함께 백천년 동안 말하더라도 저 야마천의 한 땅에서 받는 쾌락은 말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경계가 아님으로써, 삼십삼천으로서는 일찍이 보지도 듣지도 못하였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선업은 우선 그 일부분만 말하려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을 다 자세히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 선업은 일체를 모든 것으로서 결정코 받는 즐거움은 불가사의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받는 즐거움은 즐길 만한 즐거움으로서 그 일부분만 말하리라. 비유하면 모든 교묘한 미술가나 혹은 그 제자가 벽 같은 데에 달을 그리고 해를 그린다 하더라도, 그 화가는 마침내 그 광명을 그릴 수 없고, 그 위덕을 행하게 할 수 없어, 비추게 하지도 못하고 시원하게 하지도 못하며 뜨겁게 하지도 못하고, 다만 그 둥근 모양만 그릴 수 있는 것처럼 야마천을 설명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다만 받는 즐거움만 말할 뿐으로서 그 받는 즐거움의 즐길 만한 것은 설명하지 못하고 그 진실한 세력은 설명하지 못한다.
020_0297_a_02L즉 그 광명이라거나 그 동산숲ㆍ그 훌륭한 덕ㆍ노래ㆍ음악ㆍ그 단정함ㆍ그 경계의 즐거움ㆍ그 광명의 바퀴라거나 혹은 천녀들과 가까이 하여 갖가지로 받는 쾌락 따위는 오직 비슷하게 그 적은 부분만을 설명해 비유할 뿐이다.
또 그 천자는 그 천상의 유희하는 곳에서 한량없는 갖가지 쾌락을 두루 갖추었는데 한량없는 나루터는 동산숲으로 장엄하였다. 그는 그 땅을 관찰하고 다섯 가지 욕심 경계의 공덕에 마음이 끌린다. 그리하여 경계의 힘이 움직여 마음을 안정하지 못하게 함으로 분별과 집착이 자꾸 변해 애욕의 강물에 휩쓸려, 눈으로 보는 것마다 모두 즐길 만하다.
그러나 그 천자는 그것을 다 보고 다시 한량없는 쾌락이 풍족하다는 숲 속으로 향하였다. 흐르는 물과 강물과 못은 온갖 연꽃으로 장엄하였고 한량없는 백천의 온갖 새소리가 있다. 그가 그 숲으로 가면 그 숲 속에는 일찍이 보지 못했던 것이 갖가지로 두루 갖추어져 있다. 천녀들과 함께 그곳에 가면 그 연꽃이 핀 강물과 못에는 진주로 된 모래가 있고 금ㆍ은으로 된 많은 새들은 푸른 보배 구슬의 색으로 그 날개가 되어 있다. 그 강물 언덕에 있는 갖가지 묘한 나무들은 강물의 언덕을 장엄하였는데 천자는 그 속에서 유희하며 쾌락을 누린다.
그 천자는 이렇게 쾌락을 누린 뒤에 다시 보안(寶岸)이라는 숲으로 향하였다. 많은 천자와 천녀들에게 둘러싸여 그 훌륭한 숲을 보면, 뛰어나고 묘한 7보의 광명이 있는 땅은, 어디로 가나 보배 산봉우리에 흐르는 물과 강물과 못에 핀 연꽃은 즐길 만하며, 백천만의 봉우리는 산골짜기를 장엄하였다. 그 땅은 묘한 보배의 장엄을 나누어 선업의 힘으로 말미암아 그 천자로 하여금 천녀들을 보고는 함께 유희하고 다니면서 즐거움을 받게 한다. 그것은 선업 때문이다. 선근의 인(因)과 같은 과보를 받는 데에는 한량없는 종류가 있기 때문에 이런 한량없는 갖가지 즐거움을 받는 것이다.
020_0297_b_02L그 천자는 다섯 가지 욕심의 공덕으로 훌륭한 쾌락을 누린 뒤에 다시 석가의 설법한 땅이라는 곳으로 갔다. 거기서 갖가지로 천상의 즐거움을 받자, 다시 사랑하는 경계에 마음이 끌리고 분별하는 세력에 뜻이 홀리어, 그가 보는 경계에 안정되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마음의 원숭이는 천상의 맛난 과실을 먹고 그 과실에 취하여, 천녀들을 보고는 욕정이 생기기 때문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언제나 그리로 갔다. 어떤 바람이 불어 그로 하여금 항상 흔들리게 하는가? 그 야마천의 무리들 속에서 원망스럽게도 경계의 즐거움에 만족할 줄 몰랐다. 한량없는 종류의 매우 즐길 만한 일이 있지마는 마침내 남에게 빼앗기지도 않고 또 남에게 나누어 주는 일도 없으며 또 남에게 파괴되지도 않았다.
또 묘한 보배 연꽃이 두루 생겼다. 그는 그러그러하게 갖가지로 유희하고 그러그러하게 갖가지로 생각하며, 그는 그렇게 그 연꽃 속에서 그 선업의 과보를 받았다. 그 하늘의 주인 모수루타 야마천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저 연꽃 속에 앉아 여러 천자들과 함께 허공을 타고 가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무수루타 야마천왕은 곧 여러 천자들과 함께 허공을 날아 갔다. 그렇게 날아가도 모든 천자들의 몸은 까딱도 하지 않았다. 그때에 여러 천자들은 연꽃 속에 앉아 허공에 떠 있으면서, 다섯 가지 음악 소리로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이 웃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천상의 즐거움을 받았다.
020_0297_c_02L 그 천자는 이렇게 다섯 가지 욕심의 공덕으로 연꽃 속에 앉아 천상의 즐거움을 받으며 다녔다. 마치 뜬 해가 막 지려 할 때에 인간 세상의 허공이 단엄하여 모두 붉은 것처럼, 그 하늘의 연꽃의 단엄한 것도 그와 같았다. 또 그 천자들은 지극한 쾌락을 누린 뒤에 다시 구비라(拘鞞羅)라는 숲 속으로 향하였다. 활고산(滑高山)이라는 꼭대기로 향하였는데 그것은 즐거움을 받기 위해서이다. 그 천자들이 거기 가면 거기는 한량없는 7보로 장엄한 흐르는 물과 강물과 못 등의 모든 광명은 백천 개의 해보다 훌륭하다. 단정한 천자와 천녀들의 한량없는 7보의 광명은 해가 모든 나무들을 장엄한 것과 같다. 그 천자들은 활고산에 이르러 그 훌륭한 산에서 유희로 즐거워하면서 함께 돌아다닌다.
그 연꽃에서 내려 다시 유희하며 즐거워하기 위해 백봉(白峯)이라는 산에 오른다. 그리하여 그는 모수루타 야마천왕과 함께 그 하늘 무리들에게로 갔다. 여러 천녀들은 서로 어울려 그를 둘러쌌다. 저 하늘 무리들은 이들을 보고 맞이한 뒤에 매우 기뻐하여 노래하고 춤추며 유희하면서 다같이 모수루타 야마천왕에게로 갔다. 자기 업으로 그 과보를 받는 것이다.
그 선업에 상ㆍ중ㆍ하가 있는 것처럼 하늘의 즐거움에도 상ㆍ중ㆍ하가 있다. 즉 훌륭한 색에도 상ㆍ중ㆍ하가 있고 그 음식에도 상ㆍ중ㆍ하가 있으며 즐거움에도 또한 상ㆍ중ㆍ하가 있다. 그리하여 심지어 야마천이 받는 아주 나쁜 쾌락을 16분으로 나눈 중에서 제석천이 받는 쾌락은 그 1분에도 미치지 못한다. 저 제석천의 받는 쾌락도 설명할 수 없거늘 하물며 그 3배의 공덕을 지은 업이겠는가? 백 가지 업으로 받는 즐거움도 말할 수 있다. 그 하늘은 이와 같이 오직 선업만이 많다. 그런 선업으로 계율을 지킨 사람은 그 마음에 항상 한량없는 종류의 기쁨이 있다. 이것은 야마천에서 받는 큰 쾌락을 말한 것이니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020_0298_a_02L또 그 모수루타 야마천왕은 백천 가지로 분별하고 생각하여 한량없는 갖가지 공덕을 성취하였으므로 비유할 수 없는 온갖 즐거움을 받는다. 모수루타 야마천왕은 그 활고산 위에서 그 연꽃 속의 훌륭하고 묘한 7보로 쾌락을 누린 뒤에 다시 그 연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저 큰 연꽃 속에 들어가 모든 하늘 무리들과 함께 쾌락을 누리리라.’ 이렇게 생각할 때 그 연꽃의 꽃받침은 자꾸 넓고 커졌다. 선업으로 말미암아 그렇게 많고 큰 연꽃받침이 있었다. 그들은 다 그 안에 들어가려 하였다. 그 꽃받침 안에는 구멍이 많아 그 구멍으로 큰 광명을 내고 있었다. 그 연꽃 속에는 또 다른 천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일찍이 보지 못한 광명을 내어 1백 유순을 두루 덮었는데 그 광명은 한량없는 갖가지 색이 갖추어 있었다.
야마천왕 모수루타와 여러 천자들은 그 광명을 보고 희유하다 생각하고 말하였다. ‘어떤 광명이 이 연꽃 받침 안에서 나오는가?’ 그때에 천왕 모수루타는 여러 천자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이런 세력이 있는 광명이 이렇게 나오는 것을 보는가?’ 천자들은 대답하였다. ‘예, 이미 보았습니다. 이런 광명은 참으로 보기 드문 것입니다.’ 그때에 그 야마천왕은 다시 천자들에게 말하였다. ‘천자들이여, 지금 모두 나와 함께 연꽃 문에서 연꽃 받침으로 들어가자, 들어가서는 관찰하자.’
020_0298_b_02L그때에 그 천자들은 일심으로 아뢰었다. ‘우리들도 천왕님의 바라는 바와 같고 또 우리들의 소원도 그와 같습니다. 우리들도 저 큰 연꽃 속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천녀들과 함께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모수루타 야마천왕과 천자들과 여러 천녀들은 다함께 그 연꽃받침에 들어가 그 희귀한 일을 보려 하였다. 그때에 그들이 함께 구멍으로 들어가자 어떤 광명이 햇빛처럼 비추었다. 또 불에 녹은 금덩이가 다시 햇빛을 내어 모든 하늘 사람의 몸을 비추어 허공에 가득하였다.
그 큰 연꽃 받침은 이렇게 번쩍이고, 하늘들은 그것을 보기 때문에 모두 눈으로 들어와 광명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 연꽃 속에 들어간 그들은 매우 기뻐하고 희유하다는 생각을 내었다. ‘어떤 인연으로 이런 말할 수 없는 광명이 있는가? 우리로서는 일찍이 보지 못하던 것이다.’ 그때에 모수루타 야마천왕은 대중 앞에 서고 대중들은 그 뒤를 따라 함께 들어갔다. 야마천왕도 기뻐하면서 거기 들어가 보았다. 한량없는 백천 개의 보배 구슬의 백천 광명은 번쩍이며 빛나고, 한량없는 유희하는 곳이 있으며, 동산숲의 장엄과 한량없는 백천 궁전의 장엄이 있어서 광명이 두루 가득하였다. 한량없는 나무들이 있어 백천 가지로 장엄하였다. 또 한량없는 7보로 된 나무들은 동산숲을 장엄하였다. 한량없는 색의 각기 다른 형상의 온갖 새들이 있고 한량없이 유희하는 묘한 산들의 장엄은 즐길 만하였다.
020_0298_c_02L한량없는 연꽃 못의 장엄과 한량없는 백천의 묘한 궁전의 장엄과 백천의 흐르는 물ㆍ강물ㆍ못ㆍ계곡 등의 장엄이 있었다. 이런 일체의 색과 분량과 형상 등의 7보로 된 장엄 같은 것을 말하면 모수루타 야마천왕(夜摩天王)도 보지 못하던 것이거늘 하물며 다른 하늘이겠는가? 이와 같이 그 곳의 연꽃 받침 속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는데 그 강물의 양쪽 언덕은 모두 파리로 되었기도 하고 혹은 금 언덕ㆍ은 언덕ㆍ보배 언덕ㆍ푸른 보배 구슬의 언덕ㆍ붉은 연꽃 보배 언덕 혹은 갖가지 보배를 섞은 언덕이 있었다.
또 훌륭하고 묘한 연꽃 못이 있어 갖가지 보배 연꽃으로 장엄하였다. 한가지 색의 연꽃 장엄도 있고 갖가지 색을 가진 묘한 잎의 장엄이 있는데, 이른바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 등 색의 연꽃으로 장엄하였다. 그 잎이 푸르면 그것은 푸른빛 보배잎이라 하고 잎이 누르면 금이라 하며 흰빛이면 은이라 하고 붉은 빛이면 붉은 보배라 한다. 이런 한량없는 갖가지 연꽃이 그 큰 연못 속에 있었다. 그러므로 그 하늘들은 함께 기뻐하며, 또 그 연꽃을 보면 한량없는 백천 종류의 벌들이 그 속을 가득히 장엄하였다.
그 하늘들은 그것을 보고 다시 다른 곳으로 갔다. 그곳은 매우 크고 즐길 만한 동산숲 속의 유희하는 곳으로서 거기는 갖가지 음악 소리가 있었다. 그 소리를 듣고는 그들은 매우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 천자와 천녀들은 서로 기뻐하고 희유하다 생각하면서 그 동산숲으로 들어갔다. 온갖 새들의 소리가 있고 7보로 장엄한 그 땅은 부드럽고 연하여 발을 내려디디면 푹 들어가고 발을 들면 다시 솟았다. 그들은 모두 기뻐하여 곳곳을 두루 돌아보면 볼수록 더욱더 훌륭하였다. 그들은 서로 좋아하여 유희하며 즐거움을 받는다.
020_0299_a_02L그들은 오랫동안 서로 좋아하고 그렇게 유희하며 쾌락을 누리다가 다시 다른 곳으로 가서 차례로 즐거움을 받았다. 그들은 행종종보(行種種寶)라는 곳으로 갔다. 거기 가서는 음성으로 오락하는데, 갖가지 음성으로 기뻐하며 즐거움을 받고, 여섯 가지 경계를 좋아하여 보고는 쾌락을 누리면서 방일을 행하고 즐거워하며 돌아 다녔다. 거기서 또 다른 공덕을 보면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 등 한량없는 종류는 모두 즐길 만 하였다.
그 하늘들은 이렇게 거기서 다시 희희(嬉戱)라는 산으로 가서 경계의 즐거움을 받으면서 만족할 줄 몰랐다. 그 희희산은 7보로 장엄하였고, 한량없는 온갖 새들은 갖가지 색과 갖가지 형상을 가졌다. 한량없는 백천 나무들의 장엄이 있고 흐르는 물ㆍ강물ㆍ못 등은 연꽃으로 장엄하였으며, 동산숲의 유희하는 곳과 산골짜기, 험한 언덕의 아주 높은 곳에는 온갖 사슴들로 장엄하였다. 그 하늘 무리들은 그 희희산 속에서 다섯 가지 욕심의 공덕으로 쾌락을 누리며 서로 사랑한다. 그 천자의 몸은 갖가지 광명으로 장엄하고, 한량없는 갖가지 장엄이 훌륭하고 묘한 천녀들과 서로 즐겼다.
이렇게 거기서 오랫동안 큰 쾌락을 누리면서도 만족할 줄을 몰랐다. 그들은 다시 작행중루(作行重樓)라는 누각으로 갔다. 또 행당(行堂)이 있는데 그들은 거기 가서 유희하고 즐거워하면서 만족할 줄을 몰랐다. 또 다섯 가지 쾌락에도 만족할 줄을 몰랐다. 그리하여 한량없는 분별과 한량없는 갖가지 욕심은 더욱 자라, 애욕을 더욱 왕성하게 하여 한량없는 갖가지 쾌락을 더욱 누렸다. 그 천자와 천녀들은 피차 서로 기뻐하며 즐거움을 받고, 다시 야마천왕 모수루타와 함께 기뻐하면서 즐거움을 누렸다. 그 연꽃 속의 빛나는 광명은 백천의 해보다 훌륭하고, 모든 광명보다 훌륭하면서도 뜨겁지 않았다. 그들은 각각 그 눈으로 서로 좋아하고 다섯 감관으로 즐거움을 받으면서 제일 단정하여, 보는 이는 매우 즐거워하였다.
020_0299_b_02L성인의 사랑하는 계율의 그 좋고 깨끗하며 훌륭한 과보에는 한량없는 종류가 있다. 그들은 한량없이 분별하고 한량없는 경계에서 온갖 쾌락을 받으면서도 모두 한 마음이어서, 피차 서로 방해하지 않고 서로 공경하고 존중하며, 청정한 마음으로 그 연꽃 속에서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린다. 그런 때에도 그들은 만족할 줄 모르고 생각을 따라 그 연꽃 받침 문에서 나가려 한다. 그렇게 들어왔기 때문에 다시 그렇게 나가는 것이다. 막 나가려 할 때, 그 활고산에 있는 제견(諦見)이라는 새는 그 천자들이 나가려 하는 것을 보고, 곧 그들을 위해 다음 게송을 읊었다.
이 하늘 몸의 색은 공(空)이거니 젊음도 또한 그러하니라. 즐거움은 생각생각에 다하려 하건만 어리석기 때문에 깨닫지 못하네.
020_0299_b_11L此天身色空, 年少亦復然, 樂念念向盡,
愚癡故不覺。
이와 같이 모든 이 천상의 한량없이 묘하고 훌륭한 모양도 시간의 바퀴에 갈리고 찢기어 온몸을 부수어 흩어지게 하네.
020_0299_b_13L如此天一切, 無量妙善相,
時輪所劈割, 令身分散壞。
저 하늘의 목숨과 같이 한량없는 백 가지의 그 모양도 그 업이 다함으로 말미암아 사왕(死王)의 죽임을 받네.
020_0299_b_14L如彼天身命,
無量百種相, 以其業盡故, 死王之所殺。
이 하늘은 오랫동안 즐거움 받아 언제나 그 마음 방일하므로 자기 그물에 스스로 얽매여 장차 그 즐거움 무너지려 하나니.
020_0299_b_15L此天受樂久, 恒常心放逸, 自羂之所繫,
將欲壞其樂。
즐거움과 편안한 힘도 목숨도 사랑하는 그것도 이별하게 하나니. 죽음의 왕의 매우 센 힘은 가까이 있어 곧 닥치려 하네.
020_0299_b_17L樂及安力命, 能令愛別離,
死王力甚大, 在近臨欲至。
만일 누구나 방일이 많아 하늘의 그물이 닥치려 하면 반드시 와서 즐거운 목숨 앗아 어느새 부수어 다하게 하려 하네.
020_0299_b_18L若多放逸者,
天羂臨欲到, 必來奪樂命, 速疾壞令盡。
그것은 벌써부터 부수고 있었건만 언제나 방일을 행하는 하늘들이 지나친 쾌락에 집착해 깨닫지 못하는 것은 그 즐거움에 홀렸기 때문이네.
020_0299_b_19L此久時破壞, 常放逸行天, 著勝樂未覺,
爲樂之所誑。
이 하늘도 광명을 잃고 감관과 마음이 쇠약해지면 염라의 처소에 떨어지리니 그때에 가서 그 결과를 알리라.
020_0299_b_21L此天失光明, 諸根心劣減,
墮於閻羅處, 彼時則知果。
이 몸은 생각생각으로 변하고 즐거움은 찰나찰나 무상하건만 그래도 마음이 더러워진 하늘은 눈이 없기 때문에 보지 못하네.
020_0299_b_22L此身念念變,
樂念念無常, 猶故染心天, 無眼故不見。
애욕에서 보다 나은 애욕으로 가면서 언제나 그 쾌락을 누리지만 만일 저 죽음이 닥쳐올 때는 즐거운 곳에는 가지 못하리.
020_0299_b_23L從愛至勝愛, 恒常受行樂, 若死王來至,
不能到樂處。
020_0299_c_02L 남과 늙음과 죽음을 모르고 마음으로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네.
그는 이 뒤에 죽으려 할 때는 자기가 지은 업을 후회하리라.
020_0299_c_02L不知生死老, 心見不生怖,
彼後欲死時, 於自業生悔。
그 경계에 만족할 줄 모르면 모든 감관도 그러하리니 만일 지혜의 등불이 비추면 쾌락에 집착한 어둠 없어지리.
020_0299_c_03L境界不厭足,
諸根亦如是, 若爲智燈照, 則除著樂闇。
항상 경계를 가까이 하여 한량없는 종류를 늘 생각하면 마치 저 불이 바람 때문에 더욱 왕성이 타는 듯하리.
020_0299_c_04L常習近境界, 思念無量種, 如火爲風吹,
熾然而增長。
욕심의 즐거움은 그 힘이 세어 항상 욕심의 불꽃을 보태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잘 생각하므로 능히 그 경계를 조절하네.
020_0299_c_06L欲樂甚大力, 常增欲火焰,
智者諦思量, 故能調境界。
마음이 늘 헷갈려 어지러우면 언제나 그 경계를 즐거워하리. 그것 모두 우치의 힘 때문이니 그러므로 이렇게 쾌락 누리네.
020_0299_c_07L若常迷亂心,
恒樂於境界, 皆是癡力故, 如是受戲樂。
우치 때문에 쾌락을 가까이 하면 경계의 불은 더욱 왕성하리니. 마치 저 섶나무와 불이 합쳐 바람에 불리는 것과 같으리.
020_0299_c_08L癡故樂近之, 境界火增長, 如薪與火合,
爲風之所吹。
욕심에 예속되어 만족할 줄 모르고 언제나 욕심의 지배 받으면 그 천자[天]는 하늘에서 떨어지리니 천상의 쾌락에 홀렸기 때문이네.
020_0299_c_10L屬欲未厭足, 常爲欲所使,
此天退天墮, 天欲所誑故。
전생에 몸으로 즐거움 받을 때에 그 몸이 공덕을 모았더라도 찰나찰나 목숨은 머무르지 않나니 그는 무너져 어디로 갈 것인가?
020_0299_c_11L前身受樂時,
彼身集功德, 念念命不住, 彼壞何處去?
사람의 몸이 무너지는 것처럼 하늘 목숨 그럴 것도 의심 없나니 비록 오래 모였어도 마땅히 죽을 것이어서 하늘 몸도 반드시 무너지리라.
020_0299_c_12L如彼人身壞, 天命爾不疑, 雖久會當死,
天身必破壞。
이 천상 경계를 즐거워하여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반드시 여기서 떨어지겠건마는 그래도 그 고뇌를 깨닫지 못하는구나.
020_0299_c_14L此天境界樂, 常著心不離,
必當退此處, 而不覺知苦。
이 하늘이 받는 다섯 가지 욕심에 그 공덕의 즐거움 같은 것도 하늘과 이별하는 그 고뇌에 비하면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니라.
020_0299_c_15L如此天所受,
五欲功德樂, 不及別天苦, 十六分之一。
마치 고기가 물에 있을 때에는 갈증의 고뇌가 없는 것처럼 사랑에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아직 그에게는 욕심이 없네.
020_0299_c_16L如魚在水中, 未曾有渴苦, 於愛知足者,
亦未曾有欲。
사람이 마음을 관찰하지 않고 항상 쾌락을 행하기 좋아하면 오랜 밤에 늘 잠속에 있어 일찍이 고뇌가 사라질 때 없으리.
020_0299_c_18L若人不觀心, 常愛行欲樂,
長夜久時睡, 苦惱不曾滅。
어리석기 때문에 쾌락을 즐기면서 닥쳐올 고뇌를 깨닫지 못하다가 뒷날에 고뇌를 받을 때에야 비로소 어떤 결과 얻은 줄 아네.
020_0299_c_19L癡故樂受樂,
不覺知苦惱, 後得衰惱時, 乃知得何果。
욕심도 처음에는 선량한 것 같지만 실로는 그것 매우 나쁜 것이네. 그것은 지옥의 사자가 되어 유익하지 못한 일만 오로지 하네.
020_0299_c_20L欲初似賢善, 而實甚爲惡, 此爲地獄使,
專行不饒益。
눈 먼 사람은 이 욕심을 믿지만 지혜의 눈 가진 이 그것 떠나네. 그것은 마치 험한 언덕 같나니 그렇게 하여 지옥에 떨어지네.
020_0299_c_22L盲者信此欲, 智眼者則離,
猶嶮岸相似, 如是墮地獄。
삼가는 것은 제일의 벗으로서 유익한 일을 항상 짓지만 방일은 제일의 원수이거니 그러므로 착한 벗 친해야 하네.
020_0299_c_23L謹愼第一友,
常能作利益, 放逸第一怨, 故應近善友。
020_0300_a_02L 욕심이 온몸에 퍼지는 것은 마치 저 제일 엄한 독과 같아라. 나쁜 길로 가는 제일의 길잡이는
이른바 방일이 그것이니라.
020_0299_c_24L欲遍一切身, 如第一嚴毒, 惡道第一導,
所謂放逸是。
만일 방일한 행을 행하고 또 그 경계에 물들어 집착하면 그는 우치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언제나 가지가지 고뇌 받으리.
020_0300_a_03L若行於放逸, 復染著境界,
彼以愚癡心, 常受諸苦惱。
만일 이 고뇌를 알지 못하고 관찰할 줄도 모르는 사람, 그는 저 염소 따위 같나니 쾌락을 좋아하는 하늘도 그와 같네.
020_0300_a_04L若不知是苦,
不知觀察者, 彼則與羊等, 愛樂天亦爾。
음식의 즐거움을 즐기는 것은 염소에게도 그 즐거움 있네. 만일 하늘도 그와 같다면 저 염소와 아무 다를 것 없네.
020_0300_a_05L飮食樂欲樂, 羊亦有此樂, 若天亦如是,
與羊則不異。
마음의 힘이 훌륭하기 때문에 업도 그와 같이 훌륭하니 업의 공덕을 버린 뒤에는 훌륭한 것은 얻을 수 없네.
020_0300_a_07L以心力勝故, 業亦如是勝,
離業功德已, 勝則不可得。
하늘은 겁내지 않고 유희하지만 그러므로 죽음 속에 사는 것이네. 죽음이 이미 닥친 때에야 비로소 그 과보 나쁜 줄 아네.
020_0300_a_08L天不畏而戲,
是故住死中, 死時旣到已, 方知其果惡。
아직 죽음이 오기 전에는 그 뜻이 언제나 어지럽지 않나니 지혜로워 그 법을 즐기는 것은 모두 법의 행을 따르는 것이네.
020_0300_a_09L乃至未死來, 意常不錯亂, 黠慧意樂法,
皆隨順法行。
일체의 목숨을 모두 잃으면 일체의 즐거움도 모두 끝나고 일체의 사랑과도 이별하리니 너의 죽을 때가 닥치려 하네.
020_0300_a_11L一切命皆失, 一切樂皆盡,
一切愛別離, 汝死時欲至。
죽음이란 가장 나쁜 것이다. 광야의 큰 길에 이르러서는 법에 귀의할 만한 것 다시는 없으리니 그러므로 그 법을 따라야 하네.
020_0300_a_12L死爲第一惡,
到曠野大道, 更無如法歸, 故應隨順法。
또 죽음이라는 다른 법이 있나니 그것은 이른바 방일한 마음이네. 방일은 먼저 중생을 부수고 그 다음에는 중생을 죽이네.
020_0300_a_13L有異法名死, 所謂放逸心, 放逸前破壞,
然後爲死殺。
법에 의해 목숨의 즐거움 얻나니 그러므로 법을 제일이라 말하네. 법이란 방일하지 않는 것으로 하늘세계로 가는 길잡이이네.
020_0300_a_15L由法得命樂, 故說法第一;
法爲不放逸, 天道之導師。
이익과 손해는 다르지 않고 결박과 해탈이 또한 그렇네. 방일과 방일하지 않음과 공덕과 허물은 평등이니라.
020_0300_a_16L益不益不異,
縛脫亦如是, 放逸不放逸, 功德過平等。
그 어리석은 마음 때문에 이 하늘들을 무지하게 만들어 원수와 함께 모여 유희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버리느니라.
020_0300_a_17L由彼癡心故, 令天無所知, 共怨聚戲樂,
智者則捨離。
이렇게 거기 있는 제견(諦見)이라는 새는 자세히 관찰한 뒤에 그 하늘의 한량없는 온갖 허물을 꾸짖었지마는 그 하늘은 깨닫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방일이 그 마음을 덮었기 때문에 경계에서 다섯 가지 쾌락을 즐기고 쾌락을 받기 때문에 진리를 깨닫지 못하며 그러므로 타락할 것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와 같이 하늘도 반드시 무상으로 돌아가고 일체 세상도 다 무상할 것이지마는 그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였다.
020_0300_b_02L또 그 천자는 활고산의 연꽃 자리에 앉았다가 거기서 떠나는데, 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광지(廣池)라는 곳으로 갔다. 거기는 5백 의 전당이 있는데 7보로 장엄하고 에워싼 난간은 곳곳에 한량없이 뒤섞여 장엄하였다. 그 안에는 다른 하늘들이 즐거움을 받고 있었다. 그 전당 안으로 모두 들어갔지마는 그들은 높은 누각에 있었으므로 그 수가 많아졌다. 또 천자들이 있어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그 전당 안에 가득 찼다. 한량없는 음식ㆍ의복ㆍ평상들이 있었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공경하므로 마음에 방해됨이 없이 항상 유희하며 즐거워하였다. 음식은 항상 풍성하고 언제나 다섯 가지 음악 소리가 있었다. 그곳의 모든 천녀와 천자들은 그렇게 쾌락을 누리며 있었다.
모수루타 야마천왕은 연꽃받침에 앉아 여러 천자들과 그 광지로 갈 때 잠깐 동안에 갔다. 거기 가면 먼저부터 있던 천자들은 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다락에서 내려왔다. 연꽃받침에서 떠나는 이도 있고 전당에서 나오는 이도 있으며 난간을 떠나는 이도 있었다. 이렇게 모두 그 머무르는 곳에서 나와 기뻐하면서 모수루타천왕을 맞이하였다. 그들은 모두 왕을 향해 달려가 공경하고 존중하며 기뻐하였다. 천왕이 허공에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은 정수리에 합장하고 왕에게 경례하였다.
020_0300_c_02L모수루타천왕은 대중 앞에 있고 천자들은 모두 그 뒤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그 광지로 가까이 갔다. 거기는 모든 공덕이 두루 갖추어져 있다. 한량없는 묘한 전당은 모두 줄을 지어 갖가지로 장엄하였다. 갖가지 새들의 온갖 소리가 있고 한량없는 백천 나무들의 장엄이 있어서, 그 모든 광명은 백천 개의 해보다 훌륭하였다. 거기 있는 한량없는 천자들은 항상 쾌락을 누리면서 야마천의 훌륭하고 묘한 땅에 살고 있었다.
야마천왕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모두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모수루타천왕을 찬탄하였다. 모수루타천왕은 고운 말로 먼저 위안한 뒤에 광지로 갔다가, 다음에는 견심락승묘(見心樂勝妙)라는 전당으로 올라갔다. 그 전당의 빛나는 보배 광명은 그곳을 둘러싸 갖가지로 섞였고, 한량없는 훌륭한 모양들의 공덕이 있었다. 야마천왕은 백천 가지로 장엄한 천자들에게 둘러 싸여 그 전당에 올라갔다.
제일 훌륭한 모양과 미묘한 광명이 있는 사자좌는 7보로 장엄하였다. 그 훌륭한 자리는 모든 즐거운 촉감을 두루 갖추었다. 천왕이 거기 앉자 거기서 제일 오래 살았던 천자들이 앞에 나타나 그를 둘러쌌고, 한량없이 많은 천녀들은 먼저 노래하고 춤추었다. 그 다음에 먼저부터 살던 천자는 천왕에게 물었다. ‘천왕님은 어디서 연꽃 자리를 타고 지금 여기 오셨습니까? 오랫동안 천왕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천왕을 극히 존경하였다. 그때에 천왕은 대답하였다. ‘나는 아까 저 연꽃받침 안에서 희귀한 일을 보았다. 나는 아까 모든 천자와 천녀들이 함께 저 연꽃받침 속에 들어가 모든 것을 다 보았다.’
020_0301_a_02L그때에 천왕은 그가 본 희귀한 일을 모두 그에게 자세히 말하였다. 즉 그 연꽃 속의 갖가지 공덕을 모두 그에게 자세히 말하였다. 그러나 그 천자는 이전부터 그 훌륭하고 훌륭한 것들을 잘 보아 왔기 때문에 조금도 신기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 연꽃 속의 갖가지 훌륭한 일을 이전부터 잘 보아 왔기 때문이다.
그때에 그 천자는 모수루타천왕을 위해 옛 법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천왕님, 들으십시오. 나는 이 큰 연꽃이 큰 세력을 가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즉 이 연꽃 속의 큰 세력이란 무엇이나 생각하는 대로 갖가지 공덕을 모두 갖춘다는 것입니다. 이 야마천의 모든 곳 가운데서 여기를 제하고는 이 연꽃 속처럼 즐거운 곳은 다시없습니다. 나는 이전에 이렇게 들었습니다. <가나가모니(迦那迦牟尼) 세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께서 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 분의 설법은 처음도 중간도 나중도 좋은데 뜻도 좋고 말도 좋았다. 그 분만이 법을 두루 갖추었으며, 그 법은 청정하고 선명하였다.> 그 분은 바른 법을 연설하셨다. <이것은 물질이요, 이것은 물질의 모임이며, 이것은 물질의 사라짐이요, 이것은 물질의 사라지는 길이다> 이와 같이 그 법은 처음과 중간과 나중이 같았습니다.’
020_0301_b_02L이렇게 설법하셨을 때 그 불법 안에는 이미 진리를 본 이도 있었고 그 결과를 얻은 이도 있었다. 이와 같이 차례로 아나함ㆍ사다함ㆍ수다원 등을 얻은 이도 있고 넷째 선정ㆍ셋째 선정ㆍ둘째 선정ㆍ첫째 선정 등을 얻은 이도 있었다. 그 부처님은 이와 같이 사람들을 편히 머무르게 하시고 다시 다른 사람들을, 열 가지 선법에 머물러 법의 행을 따르게 하셨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한량없는 백천억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선업을 행하게 하셨다. 그 다음에는 ‘또 어떤 사람이 있는가? 나는 지금 다루어 길들이리라’ 하고 관찰하셨다. 그 분은 사람보다 뛰어난 청정한 하늘눈으로 이 야마천을 보시고 ‘나는 다루어 길들이리라’ 고 하셨다. 그 때의 이 야마천왕의 이름은 낙견(樂見)이라 하였다. 그 왕은 안에는 선의 종자를 간직해 있었지만은 몸으로는 방일하였다. 그 왕의 곁에 있는 한량없는 천자들도 선근은 순수히 익었으나 많은 방일한 행을 행하였다.
가나가모니께서는 그들을 가엾이 여겨 이 야마천의 세계로 올라오셨다. 그것은 하늘들을 이익하게 하여 괴로움을 없애고 이 하늘들의 방일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그리하여 번뇌가 없어진 비구 5천 명에게 둘러 싸여 그들과 함께 이 야마천에 오셨다. 보다 훌륭한 광명이 곳곳에 두루 가득하였다. 그때에 부처님을 일찍이 보지 못한 천자들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바로 하늘이다. 하늘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 그리고 그들은 부처님에 대해 희유하다는 생각으로 말하였다. ‘이 분이 부처님인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 부처님의 몸빛은 여러 천자들보다 가장 훌륭하고 뛰어나며, 일체의 공덕을 두루 갖추어 견줄 데가 없으며 그 광명은 모든 천상 세계를 두루 쌌다.’
그 천자들은 또 부처님을 따르는 성문들을 보고는 희유하다는 마음을 내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이들은 어떤 사람인가? 저런 형상과 복색으로 저 하늘을 따라 떨어지지 않고 에워싸고 다닌다.’ 그때에 그 천자는 갖가지 훌륭하고 묘한 연꽃을 들고 가나가모니께로 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그 천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허공에 올라 갖가지 훌륭하고 묘한 신통을 보이시고, 생각을 따라 한량없는 공덕을 분별하여 몸에서 물을 내는데 그 물은 색과 향기와 맛을 두루 갖추었으므로 그 하늘의 물은 이것에 비하면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그리고 그 정수리에서 내는 불꽃의 한량없는 종류의 색은 허공에 가득하였으니, 이른바 파랑ㆍ노랑ㆍ빨강ㆍ자주빛 등이었다.
020_0301_c_02L또 달리 훌륭하고 묘한 신통을 나타내었다. 이른바 한 몸이 많은 몸이 되는데 1천 몸ㆍ백천 몸ㆍ혹은 억 몸이 되어 그 광명은 그 천상 세계에 두루 가득하였다. 그리고 또 많은 몸을 한 몸으로 만들기도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또 이렇게 신통을 나타내셨다. 즉 야마천의 모든 곳을 낱낱이 손으로 붙들어 손바닥에 두기도 하시고, 또 모든 동산숲과 흐르는 물ㆍ강물ㆍ못 등을 허공에 던져 보이지 않게 하셨다가 다시 본래 있던 곳에 도로 가져다 두기도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또 신통을 나타내셨다. 즉 그곳의 큰 산을 손으로 붙잡아 허공에 던져 거기 있는 동산숲ㆍ강물ㆍ못ㆍ골짜기와 천녀들이 어디 있는지 모르게 하셨다가 다시 본래 있던 곳에 가져다 두셨다. 그러나 거기 있는 천자들은 마치 목석과 같아서 흔들림을 깨닫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또 신통을 나타내셨다. 한량없는 갖가지 색을 한량없이 갖가지로 만들고, 한량없는 갖가지 형상에는 한량없는 갖가지 공덕의 색을 만들어 큰 세력을 나타내어, 그 천자들로 하여금 갖가지로 달리 보게 하셨다.
즉 부처님께서 산중에 계시는 것을 보게 하시고 동산숲 속이나 연꽃숲에 계시는 것을 보게 하시며, 집 안에서 거닐거나 나무 밑에 계시는 것을 보게 하시고 강물 속이나 유희하는 동산숲 속에 계시는 것을 보게 하셨다. 혹은 부처님께서 좌선하는 곳이나 허공에 가득히 좌선하고 계시는 것을 보게 하시고 혹은 부처님께서 허공의 자리에 앉으셨다가 다시 허공에서 앉았거나 다니거나 거닐다가 다시 좌선하시는 것을 보게 하셨다.
020_0302_a_02L부처님께서는 또 신통을 보이셨다. 즉 여러 가지 음성으로 설법하시고 다섯 가지 음악 소리는 야마천의 음악 소리보다 훌륭하면서도 야마천의 모든 소리를 닮았고 또 염부제의 까마귀 소리와도 같았다. 이와 같이 그 모든 하늘은 모자랐다. 그러므로 그 하늘은 이런 소리를 듣고 모두 노래를 잘한다는 교만한 마음을 버렸다. 부처님께서는 또 신통을 나타내셨다. 이른바 허공에서 천자가 되기도 하고 또 천녀가 되어서는 그 얼굴이 뛰어나고 아름답되 야마천의 그들을 닮았다. 그리고 야마천의 천녀들은 반딧불의 밝기와 같았다.
이러한 형상과 이 의복의 장엄으로 동산숲의 즐거움은 모두 뛰어나고 묘하였다. 그러므로 그 천왕과 천자들은 그 변화한 하늘을 보고 모두 부끄러워하였는데 그 자신들의 색과 쾌락은 지푸라기나 다름이 없다고 보았다. 그 야마천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근기가 성숙한 것과 그 깊은 마음을 아시고, 또 인(因)과 그 과보를 아시고는 장애가 없는 소견으로, 모든 세상을 유익하게 하기 위해 매우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셨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는 곧 야마천왕 낙견에게 가서 다시 다른 신통을 나타내셨다. 아까 신통을 나타낸 것처럼 낙견왕을 위해 나타내는 모든 신통은 백배나 더 훌륭하였다. 그러므로 야마천왕 낙견은 교만한 마음을 모두 다 버렸다.
020_0302_b_02L그때에 낙견 야마천왕도 다시 그 큰 연꽃 속에 앉아, 이전에 모수루타 야마천왕이 큰 연꽃 속에서 유희하며 즐거워하는 것처럼, 유희하며 즐거워하였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큰 연꽃 속에서 신통을 보이신 뒤에 다시 그 야마천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지금 본 것은 다 낙견왕의 공덕으로 된 것이다. 세존께서 신통을 부려 그로 하여금 교만을 버리게 하셨다. 너희들은 유희하는 곳을 보라. 그 안에는 동산숲ㆍ연꽃ㆍ강물ㆍ못ㆍ산골짜기 및 묘한 전당들과 한량없는 갖가지 경계와 거니는 곳이 있다.’ 그리하여 그 낙견왕은 교만한 마음을 버렸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큰 연꽃 속에 들어가 온갖 변화를 부리셨다. 즉 낙견왕 앞에서 억백천의 잎을 가진 연꽃이 나타났다. 부처님께서는 그 연꽃받침 위에 앉고 성문 제자들은 그 잎사귀 위에 앉아 갖가지 훌륭하고 묘한 신통을 나타내었는데, 혹 어떤 이는 허공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연꽃 속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 다시 갖가지 신통을 보이셨다. 그때에 낙견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는 어떤 사람으로서 어떤 선업과 어떤 세력이 있기에 이런 신기한 일을 나타내는가? 내가 가진 많고 적은 광명 따위는 매우 떨어진다. 저 분은 참으로 훌륭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