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0612_b_01L불본행집경 제5권
020_0612_b_01L佛本行集經卷第五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020_0612_b_02L隋天竺三藏闍那崛多譯


1.현겁왕종품 ②
020_0612_b_03L賢劫王種品下

“모든 비구들이여, 저 대조요왕(大照曜王)의 아들은 이름을 의희(意憙)라 했으며 다음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b_04L諸比丘彼大照耀王有子還名意憙次紹王位如上所說
그 의희왕의 아들은 선희(善喜)라 했고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b_06L諸比丘彼意憙王有子名曰善喜紹王位如上所說
그 선희왕의 아들은 만족(滿足)이라 했고 왕위를 계승하였음은 위에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b_08L諸比丘彼善喜王有子名曰滿足紹王位如上所說
그 만족왕의 아들은 대만족(大滿足)이라 했고, 왕위를 계승하였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b_10L諸比丘彼滿足王有子名大滿足紹王位如上所說
그 대만족왕의 아들은 양육(養育)이었으니 왕위를 계승하였음은 위에 말한 대로이다.
020_0612_b_12L諸比丘彼大滿足王有子還名養育次紹王位如上所說
그 양육왕의 아들은 또 이름을 복거(福車)라 했으며 왕위를 계승하였음은 위에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b_14L諸比丘彼養育王有子還名福車紹王位如上所說
그 복거왕의 아들은 인수령(人首領)이며 다음에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b_16L諸比丘彼福車王有子名人首領紹王位如上所說
그 인수령왕의 아들은 화질(火質)이라 불렀고 다음에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 말한 대로이다.
020_0612_b_18L諸比丘彼人首領王有子名曰火質次紹王位如上所說
그 화질왕의 아들은 광염(光炎)이며 다음에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b_20L諸比丘彼火質王有子名曰光炎紹王位如上所說
020_0612_c_02L 그 광염왕의 아들은 선비관(善譬冠)이라 불렀으며 다음에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b_22L諸比丘彼光焰王有子名善譬冠紹王位如上所說
그 선비관왕의 아들은 공관(空冠)이라 불렀으며 다음에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c_03L諸比丘彼善譬冠王有子名曰空冠次紹王位如上所說
그 공관왕의 아들은 선견(善見)이라 불렀으며 다음에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c_05L諸比丘彼空冠王有子名曰善見紹王位如上所說
그 선견왕의 아들은 대선견이라 불렀으며 다음에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c_07L諸比丘彼善見王有子名大善見紹王位如上所說
그 대선견왕의 아들은 수미(須彌)라 불렀으며 다음에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c_09L諸比丘彼大善見王有子名曰須彌次紹王位如上所說
그 수미왕의 아들은 대수미라 불렀으며 다음 왕위를 이었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0_0612_c_11L諸比丘彼須彌王有子名大須彌紹王位如上所說
전륜성왕이란 4천하의 대지와 바다까지 통치하며 7보가 구족하고……(중략)……법답게 인민들을 다스리는 자이다.
모든 비구들이여, 이와 같은 왕은 다 과거의 전륜성왕으로서 한량없는 복업을 구족히 닦았고 모든 선근을 깊이 심었으며, 이런 과보로 이 4천하의 일체 대지에서 받아 먹으며 모든 복락을 누리며 수명도 헤아리기 어려워 계산할 수 없다.
모든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꼭 알아 두어라. 나는 이제 다시 저 전륜성왕들의 자손들이 대대로 이어진 것과 또 나머지 작은 왕들의 자손들이 물려받아 온 주처(住處)와 이름과 차서의 적고 많은 것들을 말하리라. 너희들을 위해 간략히 그들 씨족(氏族)을 말하리니 너희들은 잘 들으라.
020_0612_c_13L轉輪聖王統四天下海等大地具足七寶乃至如法治化人民諸比丘是等王皆是過去轉輪聖王具足修習無量福業深種善根以是果報得食於此四天下一切大地受諸福壽命難量不可筭計諸比丘汝等當知我今更說彼轉輪王種姓苗裔世世相承幷餘小王子孫繼襲住處名字次第少多爲汝略說彼等氏族汝等善聽
020_0613_a_02L모든 비구들이여, 대수미왕의 치세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면서 자자손손 101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다 포다나성(褒多那城)에 머물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는데, 그 모든 왕 가운데 마지막 왕의 이름이 사자승(師子乘)이었다. 사자승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에 61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었는데, 모두 다 바라나성(波羅㮈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2_c_23L諸比丘大須彌王治化已來世世相子子孫孫有一百一小轉輪王皆住在襃多那城治化人民受於福樂彼諸王內最後一王名師子乘師子乘王世世相承子子孫孫有六十一小轉輪王悉皆住在波羅柰城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여승(女乘)이라 이름했으며, 그 여승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56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었는데, 모두 다 아유사성(阿踰闍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a_07L彼諸王內最後一王名曰女乘彼女乘王世世相承子子孫孫有五十六小轉輪王悉皆住在阿踰闍城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엄치생(嚴熾生)이라 불렀고, 엄치생왕으로부터 세세로 이어 자자손손 도합 천 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가비리야성(迦毘梨耶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a_11L彼諸王內最後一王名嚴熾生嚴熾生王世世相承子子孫孫合有一千小轉輪王皆悉住在迦毘梨耶城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범덕(梵德)이라 불렀고, 범덕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25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아사제나부라성(阿私帝那富羅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a_15L彼諸王內最後一王名曰梵德彼梵德王世世相承子子孫孫有二十五小轉輪王皆悉住在阿私帝那富羅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상장(象將)이라 불렀고, 상장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25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덕차시라성(德叉尸羅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a_19L彼諸王內後一王名爲象將彼象將王世世相子子孫孫有二十五小轉輪王悉住在德叉尸羅城治化人民受於福樂
020_0613_b_02L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이름을 호(護)라 불렀고, 호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1천2백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사야나성(奢耶那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a_23L彼諸王內最後一王號名爲護而彼護王世世相承子子孫孫一千二百小轉輪王皆悉住在奢耶那城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능항복(能降伏)이라 불렀고, 능항복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도합 90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가나구사성(迦那鳩闍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b_04L彼諸王內最後一王名能降伏能降伏王世世相承子子孫孫合有九十小轉輪王皆悉住在迦那鳩闍城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승장(勝將)이라 했고, 승장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2천5백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첨파성(瞻波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b_08L彼諸王內最後一王名爲勝將彼勝將王世世相承子子孫孫二千五百小轉輪王皆悉住在於瞻波城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용천(龍天)이라 불렀고, 용천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25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왕사성(王舍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b_12L彼諸王內最後一王名曰龍天彼龍天王世世相承子子孫孫有二十五小轉輪王皆悉住在於王舍城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작사(作闍)라 불렀고, 작사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25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구시나갈성(拘尸那竭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b_16L彼諸王內最後一王名爲作闍彼作闍王世世相承子子孫孫有二十五小轉輪王皆悉住在拘尸那竭城化人民受於福樂
020_0613_c_02L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대자재천(大自在天)이라 불렀고, 대자재천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25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암바라겁파성(菴婆羅劫波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b_20L彼諸王內最後一王名大自在天大自在天王世世相承子子孫孫二十五小轉輪王悉皆住在菴婆羅劫波城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이름을 또 대자재천이라 불렀으며, 그 대자재천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25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단다부라성(檀多富羅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b_24L彼諸王內最後一王還名大自在天彼大自在天王世世相承子子孫孫有二十五小轉輪王悉皆住在檀多富羅城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선의(善意)라 불렀고, 그 선의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25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다마파파리다성(多摩婆頗利多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c_05L彼諸王內最後一王名曰善意彼善意王世世相承子子孫孫有二十五小轉輪王悉皆住在多摩婆頗梨多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무우만(無憂鬘)이라 불렀고, 무우만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8만 4천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다 매체라성(寐涕羅城)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c_09L彼諸王內最後一王名無憂鬘彼無憂鬘王世世相承子子孫孫八萬四千小轉輪王皆悉住在寐亡私反他梨反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비뉴천(毘紐天)이라 불렀고, 그 비뉴천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101명의 작은 전륜왕이 있어 모두 비포다나(毘褒多那)성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c_13L彼諸王內最後一王名毘紐天彼毘紐天王世世相承子子孫孫一百一皆悉住在毘襃多那城治化人民受於福樂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이름을 또 대자재천이라 불렀고 그 대자재천왕으로부터 세세에 이어 자자손손 합하여 8만 4천의 여러 임금이 다시 저 매체라성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3_c_17L彼諸王內最後一王還名大自在天彼大自在天王世世相承子子孫孫合有八萬四千諸王還在於彼寐亡私反他梨反羅城治化人民受於福樂
020_0614_a_02L 그 모든 왕 가운데 가장 뒤의 왕은 이름을 어왕(魚王)이라 하였다.
비구들아, 꼭 알아 두어라. 이와 같은 작은 전륜왕도 다 복덕이 있으며 다 선근을 심어 세간의 복보(福報)를 구족히 받아 비길 사람이 없으며, 그가 교화를 주는 곳은 대지며 바다며 일체 모든 산을 다 통섭한다. 비구들아, 저 전륜왕들은 각각 좁쌀같이 많은 후왕들을 퍼뜨렸으니, 내 이제 여기에 대해 말하겠다.
020_0613_c_21L彼諸王內最後一王名曰魚王比丘當知諸如是等小轉輪王悉有福德皆種善根具足受於世閒福報無與等者其化所被大地及海一切諸山悉皆統攝諸比丘彼轉輪王各各皆有粟散諸王我今說之
모든 비구들아, 어왕에게 아들이 있으니 이름이 진생(眞生)이며, 그 진생왕은 아비와 조부 때부터 선근을 닦아 왕위를 계승하였으나 복보가 다하자 왕위를 잃었다. 그때 사람들은 그 왕이 교화하는 도를 잃고 복덕이 없음을 보고 서로 말하였다.
‘이 왕은 사람 가운데서 가장 가난하고 용렬하며 사람 가운데서 복이 적으며 사람 가운데서 가장 불쌍하고 사람 가운데서 가장 굴(掘)하다.’
020_0614_a_04L諸比丘魚王有子名曰眞生彼眞生王父祖已來修習善根得紹繼王報盡故便失王位時人見彼王化失道無有福德共相謂言此王人中最好貧劣人中單薄人中可愍人中可
020_0614_b_02L이런 까닭에 세상 사람들은 다 그를 가굴왕(可掘王)이라 했다.
가굴왕에게 아들이 있으니 이름이 평등행(平等行)이요, 평등행왕의 아들 이름은 암화(闇火)요, 암화왕의 아들은 염치(焰熾)요, 염치왕의 아들은 선비(善譬)요, 선비왕의 아들은 허공(虛空)이요, 허공왕의 아들은 계행(戒行)이요, 계행왕의 아들은 무우(無憂)요, 무우왕의 아들은 이우(離憂)요, 이우왕의 아들은 제우(除憂)요, 제우왕의 아들은 승장(勝將)이요, 승장왕의 아들은 대장(大將)이요, 대장왕의 아들은 태생(胎生)이요, 태생왕의 아들은 명성(明星)이며, 명성왕의 아들은 방주(方主)요, 방주왕의 아들은 진(塵)이요, 진왕의 아들은 선의(善意)며, 선의왕의 아들은 선주(善住)요, 선주왕의 아들은 환희이며, 환희왕의 아들은 대력이요, 대력왕의 아들은 대광이며, 대광왕의 아들은 대명칭이요, 대명칭왕의 아들은 십거(十車)요, 십거왕의 아들은 이십거이며, 이십거왕의 아들은 묘거(妙車)요, 묘거왕의 아들은 보거(步車)요, 보거왕의 아들은 십궁(十弓)이며, 십궁왕의 아들은 백궁이요, 백궁왕의 아들은 이십궁이며, 이십궁왕의 아들은 묘색궁(妙色弓)이요, 묘색궁왕의 아들은 죄궁(罪弓)이며, 죄궁왕의 아들은 해장(海將)이요, 해장왕의 아들은 난승(難勝)이요, 난승왕의 아들은 모초(茅草)며, 모초왕의 아들은 대모초며, 대모초왕은 세세로 이어 자자손손으로 먼 후손을 합하여 108명의 왕이 있어 모두 저 포다나성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며 복락을 받았다.
020_0614_a_10L是故世人皆號之爲可掘之王王有子名爲平等行王平等行王子名闇火闇火王子名爲焰熾焰熾王子名爲善譬善譬王子名爲虛空空王子名爲戒行戒行王子名爲無無憂王子名爲離憂離憂王子名爲除憂除憂王子名爲勝將勝將王子名爲大將大將王子名爲胎生生王子名爲明星明星王子名爲方方主王子號名爲塵彼塵王子名爲善意善意王子名爲善住善住王子名爲歡喜歡喜王子名爲大力力王子名爲大光大光王子名大名大名稱王子名爲十車十車王子名二十車二十車王子名爲妙車妙車王子名爲步車步車王子名爲十弓十弓王子名爲百弓百弓王子名二十弓二十弓王子名妙色弓妙色弓王子名爲罪弓罪弓王子名爲海將海將王子名爲難勝難勝王子名爲茅草茅草王子名大茅草大茅草王世世相承子子孫孫苗裔合有一百八王還住在彼襃多那城治化人民受於福樂
그 108명의 왕 중 가장 뒤의 왕 대모초에게는 아들이 없었다. 그 왕은 이런 생각을 했다.
‘저 윗대부터 나의 종성은 좁쌀같이 많은 왕들이 있었는데, 자신들에게 흰 수염과 흰 머리가 나는 것을 볼 때 각각 모든 아들을 관정(灌頂)시켜 왕을 삼고, 따로 가장 좋은 한 고을을 떼서 보시를 하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닦았다. 그런데 나는 이제 자식이 없으니 누구에게 내 왕위를 계승시키며 누가 우리 종성을 떠 맡아 늘리랴. 혹은 내게서 이제 모든 왕종이 끊길 것인가?’
그는 다시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이제 출가하여 도를 닦지 않으면 모든 성현의 종자를 끊게 되리라.’ 그리고 나서 대모초는 왕위를 모든 대신들에게 부촉했다. 대중들은 왕을 둘러싸고 전송하였으며, 왕은 성에서 나가 머리와 수염을 깎고 출가자의 옷을 입었다. 왕은 출가하고 나서 청정하게 계를 지키고 전심으로 용맹히 닦아 4선(禪)을 성취하고 5통(通)이 구족하여 왕선(王仙)을 이루었다. 그는 수명이 매우 길었으나 늙고 쇠약해지자 살이 줄고 등이 굽어져서 지팡이를 의지해도 멀리 가지 못하였다.
020_0614_b_10L彼一百八最在後王大茅草者其王無子作如是念上世已來我之種姓粟散諸王見自頭鬚生白髮時各以諸子灌頂爲王別取勝上最好一州以用布施剃除鬚髮捨於王位出家修道我今無兒當以誰繼嗣我王後誰堪增長我之種姓或復我今斷諸王種復生此念我今若不出家修道則斷一切諸賢聖種思惟是已茅草卽以王位付諸大臣大衆圍繞送王出城剃除鬚髮服出家衣王出家已持戒淸淨專心勇猛成就四禪具足五通得成王仙壽命極長至年衰老肉消背曲雖復柱杖不能遠行
020_0614_c_02L그때 왕선의 모든 제자들은 이리저리 음식을 구하러 가면서 좋고 부드러운 풀을 뜯어 대바구니에 깔고 왕선을 담아서 나뭇가지 위에 걸었다. 왜냐 하면 벌레나 짐승이 왕선을 범할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제자들이 걸식하러 간 뒤에 포수 한 사람이 산과 들에 사냥을 나왔다가 멀리서 왕선을 보고는 흰 새인 줄 알고 쏘았다. 왕선은 살에 맞고서 두 덩이 피를 흘리고 땅에 떨어져 곧 숨이 끊어졌다. 걸식을 하고 돌아온 제자들은 왕선이 살에 맞아 죽은 것을 보았다. 또 두 덩이 피가 땅에 있음을 보고 그 대바구니를 내려 왕선을 땅에 모시고 장작을 주워 모아 왕선의 시체를 화장한 뒤에 뼈를 거두어 탑을 만들고 또 갖가지 온갖 묘한 향과 꽃으로 그 탑을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여 받들기를 다하였다.
그때 그 땅에 있던 두 덩이 피에서 두 줄기의 사탕 수수[苷蔗]싹이 솟아나 점점 자라났다. 때가 되어 사탕수수가 익자 햇빛에 타서 쪼개졌으며 그 한 줄기 사탕수수에서는 동자가 나오고, 다른 한 줄기 사탕수수에서는 동녀가 나왔는데, 매우 단정하고 아름다워 세상에 둘도 없었다..
그때 모든 제자들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왕선이 세상에 있을 때 아이를 낳지 못했으나 지금 이 두 아이는 왕선의 씨일 것이다.’
그리하여 보호해 기르고 모든 대신들에게 알렸다. 모든 대신들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그 숲에 나아가 두 어린이를 맞아 데리고 궁으로 돌아와서 상을 잘 보는 큰 바라문을 불러 상을 보고 이름을 짓게 하였다.
그 관상쟁이는 말했다.
‘이 동자는 원래 햇빛에 타서 사탕수수가 깨어진 데서 났으므로 첫 번째 이름은 선생(善生)이라 하고, 또 사탕수수에서 나왔기 때문에 두 번째 이름은 감자생(苷蔗生)이라 하며, 또 햇빛에 사탕수수가 쪼여 타서 났으므로 또한 일종(日種)이라 이름하시오. 동녀의 인연도 한가지로 다름이 없으니 이름을 선현(善賢)이라 하고, 다시 수파(水波)라 하시오.’
그리고 모든 대신들은 사탕수수에서 나온 동자가 어릴 적에 관정식을 하고, 그를 왕으로 세웠다. 그 선현녀도 나이 차서 시집갈 만하였므로 첫 번째 왕비로 모셨다.
020_0614_b_24L時彼王仙諸弟子等欲往東西求覓飮食取好軟草安置籠裏用盛王仙懸樹枝上何以故畏諸虫獸來觸王時諸弟子乞食去後有一獵師行山野遙見王仙謂是白鳥遂卽射時彼王仙旣被射已有兩渧血出墮於地卽便命終彼諸弟子乞食來見彼王仙被射命終復見有血兩渧在地卽下彼籠將王置地集聚柴焚燒王屍收骨爲塔復將種種雜妙香華供養彼塔尊重讚歎承事畢爾時彼地有兩渧血卽便生出二苷蔗芽漸漸高大至時蔗熟日炙開其一莖蔗出一童子更一莖蔗一童女端政可憙世無有雙時諸弟心念王仙在世之時不生兒子此兩童是王仙種養護看視報諸臣諸大臣聞已歡喜往至彼林二童子將還入宮召喚解相大婆羅教令占相幷遣作名彼相師言童子者旣是日炙熟苷蔗開而出生一名善生又以其從苷蔗出故二復名苷蔗生又以日炙苷蔗出故亦名日種彼女因緣一種無異故善賢復名水波時彼諸臣取苷蔗種所生童子幼少年時卽灌其頂立以爲王其善賢女至年長大堪能伏事卽拜爲王第一之妃
그때 감자왕에게는 두 번째 왕비가 있었는데 절묘하고 단정하였으며, 네 아들을 낳았는데, 첫째는 거면(炬面)이요, 둘째는 금색(金色)이요, 셋째는 상중(象衆)이요, 넷째는 별성(別成)이었다.
선현 왕비는 아들 하나만 낳아 이름을 장수(長壽)라 하였는데 단정하고 잘 생겨 세간에 짝이 없었으나 왕이 될 만한 골상(骨相)은 아니었다. 그래서 선현 왕비는 이렇게 생각했다.
‘감자종왕에게는 네 아들이 있는데 거면의 형제들은 모두 굳세지만, 나에게는 이 외아들뿐인데 비록 단정하기는 세상에 둘도 없으나 그 상이 임금이 되지는 못할 것 같으니, 어떤 방편을 꾸며야 내 아들로 왕위를 계승시키겠는가.’
또 이런 생각도 했다.
‘감자왕은 지금 나에 대해 한량없이 경애하고 마음 깊이 염착하여 마음껏 정을 쏟고 있으니, 나는 이제 다시 부인들의 화장하는 법을 다해 보리라. 곧 몸을 깨끗이 닦고 만지며 향탕에 목욕하여 향기롭게 하고, 머리에 택란(澤蘭)을 칠하고 얼굴에 연지와 분을 바르고 꽃다발과 영락 등 갖가지로 치장하여 감자왕의 마음이 내 곁에 거듭 빠져서 사랑하고 즐기게 하리라. 만약 마음과 같이 되면 나는 은밀한 곳에서 애원하리라.’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위에 말한 대로 몸을 치장하여 유난히 다듬고 왕의 곁에 이르렀다.
020_0615_a_06L苷蔗王有第二妃絕妙端政生於四子一名炬面二名金色三名象衆四名別成其善賢妃唯生一子名爲長壽端政可憙世閒少雙然其骨相不堪作王時善賢妃如是思惟苷蔗種王有此四子炬面等輩兄弟群强我今唯有此之一子雖極端正世無有雙然其相分不堪爲主作何方便令我此子得紹王位復作此念是苷蔗王今於我邊無量敬愛深心染著縱情蕩意我今可更窮極婦人莊飾之法所謂淨潔摩拭身體香湯沐浴使氣芬芳髮塗澤蘭面著脂粉花鬘瓔珞種種莊嚴令苷蔗王心於我邊重生耽湎愛戀娛樂若得如心我於屛處當乞求願思惟是已如上所說莊嚴自身令極殊絕至於王邊
020_0615_b_02L왕은 왕비가 오는 것을 보자 더욱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나서 그 마음이 혹해졌다. 왕비는 왕에게 이런 마음이 생긴 것을 보고서 두 사람이 함께 누웠을 때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굽어 살펴 주소서. 이제 왕에게 한 가지 원을 비오니 꼭 들어주소서.’
왕은 대답하였다.
‘대비여, 뜻에 따라서 거스르지 않을 것이오, 하고자 하는 대로 나는 부인에게 허락하리라.’
그때 왕비는 거듭 아뢰었다.
‘대왕은 마음대로 저의 원을 들어주고 마음이 변해 후회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후회한다면 저는 말하지 않겠나이다.’
왕은 왕비에게 일렀다.
‘내가 한 번 부인의 마음대로 소원을 들어주고 뒤에 만약 후회한다면 당장 내 머리가 깨어져 일곱 조각이 되리라.’
왕비는 말하였다.
‘대왕이여, 거면 등 네 왕자들을 나라 밖으로 쫓아 보내고 제가 낳은 아들 장수로 왕을 삼아 주기 바랍니다.’
그러자 감자왕은 왕비에게 말했다.
‘나의 이 네 아들은 허물도 없고 함부로 재물을 구하지도 않고 죄와 근심도 없는데 어찌 허물도 없이 억울하게 멀리 다른 땅에 쫓아내며, 내가 다스리는 국경 안에 무슨 불상사가 있다고 살지도 못하게 하겠는가?’
왕비는 또 아뢰었다.
‘왕께서 만약 후회한다면 머리가 일곱 조각으로 깨어진다고 이미 맹세하지 않았나이까?’
왕은 왕비에게 말했다.
‘내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부인의 소원을 들어줄 테니 부인은 때를 기다리시오. 부인의 생각대로 하리라.’
감자왕은 그 밤을 지내고 아침이 밝자 네 아들을 모으고 칙명을 내렸다.
‘너희 네 동자는 지금부터 내가 다스리는 나라 안에서 나가, 거주하지 말라. 멀리 다른 나라로 가라.’
020_0615_a_23L王見妃來生重愛敬縱逸其心妃見王生如是心已二人眠臥妃白王言大王當知我今從王乞求一願願王與我王言大妃隨意不逆從心所欲我當與妃時妃復更重諮王言大王自在若與我願不得變悔若變悔者我不須此王語妃言我一與妃心之所願後若悔者當令我頭破作七分妃言大王王之四子炬面等輩願擯出國遣我生子長壽爲王時苷蔗王卽語妃言我此四子無有過失不撗求財無有罪患豈可無辜抂得驅遣遠擯他土於我治化國境之內有何非祥不聽其住妃又白言王已先誓語若悔者頭破七分王告妃言我如前言與妃所願妃若知時任隨妃意時苷蔗王過此夜後至明淸旦集聚四子而告勅言汝四童子今可出去我治化內不得居住遠向他國
020_0615_c_02L그러자 네 동자는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부왕에게 여쭈었다.
‘대왕이여, 살피소서. 저희들 네 사람은 죄악이 없고 아무 허물도 없고, 바르지 못한 법으로 남의 돈이나 재물도 취하지 않았으며, 그 밖에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부왕께서는 갑자기 저희들을 나라 안에서 쫓아내려 하십니까?’
왕은 왕자들에게 말하였다.
‘나도 위에서 말한 대로 너희들이 참으로 과실이 없고 재물을 횡탈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것은 내 뜻이 아니라 선현 대비의 뜻이다. 그 비가 원하는 것이라 나는 그를 어길 수 없으니, 너희들은 나라에서 나가도록 하여라.’
그때 네 아들을 낳은 어머니도 감자왕이 그 아들을 나라 밖으로 쫓아낸다는 말을 듣고 왕에게 쫓아와 말했다.
‘대왕이여, 저의 네 아들을 나라 밖으로 쫓아낸다니 그것이 정말입니까?’
왕이 사실이라고 하자, 모든 비들도 각각 왕에게 여쭈었다.
‘좋습니다, 대왕이여. 우리들도 각각 아이들을 따라 가기를 비나이다.’
020_0615_b_19L時四童子胡跪合掌白父王言大王當知我等四人無有罪惡無諸過咎不作非法取他錢財又復不造其餘惡業云何父王忽然擯我出於國界王勅子言我知汝等實無過失不撗取財如上所說此非我意驅擯於汝此是善賢大妃之意彼妃乞願我不違彼令汝出國時四王子所生之母聞苷蔗王欲擯其子令出國界聞已速疾往至王所至王所已白言大王聞王欲逐我之四子令出國界爲實爾不王言實遣諸妃各復白於王言善哉大王我等各求乞隨兒去
020_0616_a_02L왕은 모든 비에게 일렀다.
‘너희들 마음대로 따라가라.’
그러자 모든 비의 동생들도 다시 왕에게 여쭈었다.
‘저의 언니와 조카들도 이제 이미 나라에서 나가니 저희들도 따라가기를 빕니다.’
왕은 각각 대답했다.
‘너희들 마음대로 하라.’
그때 모든 대신ㆍ공경ㆍ보상(輔相)들도 왕에게 아뢰었다.
‘왕이여, 이제 이 네 왕자를 나라 밖으로 나가라 하시니, 저희 모든 신하들도 따라가기를 바라나이다.’
왕은 대답했다.
‘마음대로 하라.’
그때 모든 코끼리와 말을 맡고 있는 신하들도 따라가기를 청하자 왕은 마음대로 하라고 허락했으며, 또 궁장(弓將)ㆍ노장(弩將)ㆍ옥장(獄將)ㆍ모든 양들의 목축을 맡은 장수, 모든 신하의 아들과 그 밖의 주장(主藏), 병장(兵將)ㆍ유군장사(遊軍壯士)ㆍ선사장(善射將)이며,노비(奴婢)ㆍ복사(僕使)와 그 아들들도 감자왕이 네 아들을 쫓아 나라에서 내보낸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왕에게 여쭈었다.
‘저희들도 왕자를 따라 어디든지 가겠습니다.’
왕은 마음대로 하라고 허락했다.
또 다시 나라 안의 죽장(竹匠)ㆍ피장(皮匠)ㆍ와사(瓦師)ㆍ전사(塼師)ㆍ조옥목사(造屋木師)ㆍ양조ㆍ요리ㆍ이발ㆍ세탁ㆍ백정ㆍ안마ㆍ의사ㆍ약제사ㆍ어부 등의 기술자들도 말했다.
‘국왕께서 네 아들을 나라에서 나가라 하셨다니 이것이 사실입니까?’
왕이 그렇다고 하자, 그들도 따라가겠다 하므로 왕은 허락하였다.
그때 감자왕은 여러 왕자에게 교칙을 내렸다.
‘너희들 왕자는 지금부터 혼인을 하고자 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다른 외족(外族)을 취하지 말고 자기와 같은 성안에서 취하여 감자종성을 끊지 말라.’
그러자 여러 왕자는 부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의 칙명을 따르겠나이다.’
020_0615_c_09L王報諸妃隨汝意去時諸妃妹復白王言我姊𡖦甥今旣出國我亦乞去王各報言任隨汝意時諸大臣公卿輔相亦白王言王今斥遣此四王子令出國者我等諸臣亦求隨去王言任意時王典當諸象馬臣亦求隨從王言隨意復有弓將弩將獄將諸典當羊畜牧等將諸臣之子又復諸餘主藏兵將遊軍壯士善射之將奴婢僕使及其子等聞苷蔗王欲逐四子令出國界俱白王言我等竝求隨從王子東西而去王言隨意又復國內竹匠皮匠瓦師塼師造屋木師造酒食師剃鬚髮師染洗衣師屠兒按摩治病合藥釣魚等師聞王欲驅四子出國審如是不王言實爾我等求去王言隨意時苷蔗王勅諸王子作如是言汝等王子從今已去若欲婚姻不得餘處取他外族還於自家姓內而取莫令苷蔗種姓斷絕諸王子白父王言如大王勅
020_0616_b_02L그 모든 왕자들은 부왕의 교칙을 받고 나서 각각 친어머니와 이모의 자매들과 노비들과 자재(資材)들을 싣고 태워서 곧 북쪽으로 향하여 설산(雪山) 아래 이르렀다. 얼마를 가다가 바기라(婆耆羅)라는 큰 강이 나왔는데, 그 강을 건너서 설산 꼭대기에 올랐다.
여러 곳에 다니며 놀면서 오래 머물렀다. 그때 네 왕자는 산꼭대기에서 여러 금수를 잡아먹으면서 점점 앞으로 나아가 산 남쪽에 이르렀다. 거기서 넓고 평탄한 냇물을 보았으며, 구덩이ㆍ흙무더기ㆍ언덕ㆍ큰 언덕ㆍ골짜기ㆍ구렁ㆍ개굴창ㆍ가시덤불ㆍ티끌ㆍ모래ㆍ자갈 등이 없었다. 그 땅에는 오직 부드러운 푸른 풀이 나서 깨끗하고 사랑스러웠으며, 나무 숲과 꽃과 열매가 울창하고 화려하게 번성해서 마치 검은 구름 같고 빛깔이 검푸르게 빛나고 아람드리 나무가 가득 차 있었다. 그 사이 적은 공간에는 사라나무ㆍ다라나무ㆍ나다마라나무ㆍ아설타나무ㆍ니구다나무ㆍ우담바라나무ㆍ천 년 된 대추나무ㆍ가리라나무 등이 서로 가지를 드리워 각각 서로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또 여러 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었으니, 아제목다꽃ㆍ첨파꽃ㆍ아수가꽃ㆍ파다라꽃ㆍ파리사가꽃ㆍ구란나꽃ㆍ구비다라꽃ㆍ단노사가리가꽃ㆍ목진린타꽃ㆍ소마나꽃 등 모든 꽃이 활짝 피었거나 아직 피지 않았고, 혹은 방긋이 피려 하고 혹은 피어 떨어지기도 했다. 또 한량없는 여러 가지 과일 나무가 있었으니, 암바라과ㆍ염부과ㆍ능구사과ㆍ파나바과ㆍ진두가과ㆍ하리륵과ㆍ비혜륵과ㆍ아마륵과 등 가지가지 과일이 혹은 맺히기 시작하기도 하였고, 혹은 익으려 하기도 하였고, 혹은 이미 익어서 먹음직스러웠다.
020_0616_a_07L彼諸王子受父教已各各自將所生之母幷姨姊妹奴婢資財諸馱乘等卽向北方到雪山下經少時住有一大河名婆耆羅渡於彼河上雪山頂遊涉久停四王子在彼山頂射獵捕諸禽獸而漸漸前行至山南面見川寬平諸坑坎堆阜陵谷丘壑溝渠荊棘塵埃及沙礫等其地唯生軟細靑草淨可愛樹林花果蔚茂敷榮猶如黑光澤儵鑠林木遍滿其閒少空謂娑羅樹多羅樹那多摩羅樹阿說他樹尼拘陁樹優曇婆羅樹千年棗迦梨羅樹等垂諸枝柯各相蔭映又有種種諸雜妙花所謂阿提目多瞻波華阿輸迦華波多羅花婆利師迦華拘蘭那華拘毘陁羅花檀奴沙迦梨迦花目眞鄰陁華蘇摩那等一切諸華或有已開或有未開或初欲開或開已落復有無量衆雜果樹所謂菴婆羅果閻浮果陵拘闍果那婆果鎭頭迦果呵梨勒果毘醯勒阿摩勒等種種諸果或始結子子欲熟或子已熟堪可食噉
다시 이니야ㆍ노루ㆍ사슴ㆍ물소ㆍ나라가ㆍ들소ㆍ흰 코끼리ㆍ사자 등 한량없는 여러 가지 들짐승들이 있었고, 게다가 앵무ㆍ구시라ㆍ구욕ㆍ공작ㆍ가릉빈가ㆍ명명새ㆍ교청새ㆍ산닭ㆍ백학ㆍ자마가새ㆍ난마새 등 모든 새가 한량없이 많았다.
다시 한량없는 여러 가지 물의 방죽이 있었는데, 그 못에는 우발라꽃ㆍ파두마꽃ㆍ구물두꽃ㆍ분타리꽃들이 가득 찼으며, 못 언덕 4면에도 여러 가지 꽃이 있어 못 위를 덮었다. 그 물도 깨끗하여 흐리고 더러움이 없었고, 맑게 가득 차 깊지도 않고 얕지도 않아 건너가기도 쉬웠으며, 못 주위를 갖가지 나무가 둘러싸고 있었다. 못 안에는 다시 고기ㆍ자라ㆍ큰 자라ㆍ악어ㆍ거북ㆍ왕자라ㆍ소라ㆍ조개 등 일체의 어류들이 있었고, 물오리ㆍ기러기ㆍ거위ㆍ집오리ㆍ갈매기ㆍ가마우지[鸕鷀]ㆍ원앙새 등 모든 물새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옛부터 한 신선이 살고 있었는데 이름을 가비라(迦毗羅)라 하였다. 여러 왕자들이 이곳을 보고 나서 서로 말하였다.
‘이 안에 성을 만들고 다스릴 만하다.’
020_0616_b_07L復有無量諸雜野獸所謂伊泥耶獸獐鹿水牛那羅迦獸野牛白象及師子等復有無量種種飛鳥所謂鸚鵡及拘翅羅鸜鵒孔雀迦陵頻伽命命鵁鶄山鷄白鶴遮摩迦鳥及蘭摩等一切雜鳥復有無量諸水陂池其池各有種種雜花所謂優鉢羅華波頭摩花拘勿頭華分陁利華悉滿諸池池岸四邊復有諸華垂覆池上其水淸淨無有濁穢湛然彌滿不深不淺易度易行周帀四邊種種諸樹池內復有種種諸虫所謂魚鼈黿鼉龜鼇螺蜂一切水性復有小鳥所謂鳧鴈鵝鴨白鷺鸕鶿及鴛鴦等一切諸鳥然其彼處舊有一仙在中居止名迦毘羅彼諸王子見是處已共相謂言可於此閒造城治化
020_0616_c_02L그때 왕자들은 이미 편안히 살게 되자 부왕의 말을 생각하고 감자 성(姓) 가운데서 혼인할 상대를 찾았으나 아내를 구할 수 없어 각각 이모와 그 자매를 들여서 부부가 되어 혼례를 치렀으니, 첫째는 부왕의 명을 따르고자 함이었고, 둘째는 석종(釋種)에 잡종이 날까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어느 때 일종(日種) 감자왕이 국사(國師)인 큰 바라문 한 사람을 불러서 말했다.
‘큰 바라문이여, 나의 네 왕자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국사는 대답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네 왕자는 이미 각자 이모와 그 자매들을 데리고 사람과 물건을 싣고 멀리 나라 밖에 나가 북쪽으로 갔으며, 나아가 벌써 예쁜 자녀를 낳았습니다.’
그때 감자왕은 원래 모든 왕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그들을 보고 싶어하다가 이렇게 말하였다.
‘저 모든 왕자들은 나라의 계획을 잘 세우고 크게 잘 다스렸으니 그들 왕자는 성(姓)을 석가라 하거라. 또 석가가 큰 나무들이 울창한 줄기와 가지 밑에서 살았으니 사이기야(奢夷耆耶)라고 하라. 또 본래 가비라 신선이 살던 곳에 그 이름을 따서 성(城)을 지었으니, 가비라바소도(迦毘羅婆蘇都)라고 부르라.’
020_0616_b_24L爾時王子旣安住已憶父王語於自姓中求覓婚姻不能得婦各納姨母及其姊妹共爲夫妻依於婦禮一欲隨從父王教令二恐釋種雜亂相生爾時日種苷蔗之王召一國師大婆羅門來謂之言大婆羅門我四王子今在何處國師答言大王當知王之四子已各自將母姨姊妹馱乘人物遠出國外向於北方乃至已生端政男女時苷蔗王爲自所愛諸王子故心思欲見意情歡喜而發是言彼諸王子能立國計大好治化彼等王子是故立姓稱爲釋迦以釋迦住大樹蓊蔚枝條之下是故名爲奢夷耆耶以其本於迦毘羅仙處所住故因城立名故名迦毘羅婆蘇都
020_0617_a_02L그때 감자왕의 세 아들이 죽고 하나만 남았으니, 이름이 니구라(尼拘羅)였다수나라 말로는 별성(別成)이라는 뜻이다. 그는 왕이 되어 가비라성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그 니구라왕이 아들 하나를 낳았으니 구로(拘盧)라 이름했고, 역시 부왕의 가비라성에 머물러 다스렸다. 그 구로왕이 또 아들 하나를 낳았으니 이름이 구구로(瞿拘盧)였고, 그도 아버지의 성에 있으면서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렸다. 그 구구로왕이 또 아들 하나를 낳았으니 이름이 사자협(師子頰)이었고, 그도 아버지의 성에 살면서 인민을 다스렸다.
그리고 사자협왕은 네 왕자를 낳았으니, 첫째는 열두단왕(閱頭檀王)수나라 말로 정반(淨飯)이라는 뜻이다.이라 이름했고, 둘째는 수구로단나(輸拘盧檀那)수나라 말로는 백반(白飯)이라는 뜻이다.라 했고, 셋째는 도로단나(途盧檀那)수나라 말로 곡반(斛飯)이라는 뜻이다.라 했으며, 넷째는 아미도단나(阿彌都檀那)수나라 말로 감로반(甘露飯)이라는 뜻이다.라 이름했으며, 또 감로미(甘露味)라는 딸이 하나 있었다. 사자협왕의 장자인 열두단[淨飯]이 다음 왕위를 이어 다시 아버지의 성에서 인민을 다스리고 복락을 받았다.
020_0616_c_17L時苷蔗王三子沒後唯一子在名尼拘羅隋言別成王住在迦毘羅城治化人民受於福樂其尼拘羅王生於一子名曰拘盧在父王迦毘羅城治化而住其拘盧復生一子名瞿拘盧亦在父城王治化其瞿拘盧王復生一子名師子頰還在父城治化人民師子頰王生於四子第一名曰閱頭檀王隋言淨飯第二名爲輸拘盧檀那隋言白飯第三名爲途盧檀那隋言斛飯第四名爲阿彌都檀那隋言甘露飯復有一女名甘露味師子頰王最初長子閱頭檀者次紹王位還在父城治化人民受於福樂
020_0617_b_02L그때 가비라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비(天臂)라는 성이 하나 있었다. 그 천비성에 선각(善覺)이라는 석가종의 부호 장자(長者)가 하나 있었는데, 큰 부자라서 재물이 많았고 모든 진기한 보배를 쌓아 재산이 넉넉하고 위덕이 구족하여 마음에 걸림이 없고 세상에 아쉬운 것이 없었으며, 그 저택도 마치 비사문왕(毘沙門王)의 궁전과 다름이 없었다.
그 석종 장자는 여덟 명의 딸을 낳았으니, 첫째 딸은 의(意)요, 둘째 딸은 무비의(無比意)요, 셋째 딸은 대의(大意)요, 넷째 딸은 무변의(無邊意)요, 다섯째 딸은 계의(髻意)요, 여섯째 딸은 흑우(黑牛)요, 일곱째 딸은 수우(瘦牛)이며, 여덟째 딸은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수나라 말로는 대혜(大慧) 또는 범천(梵天)이라는 뜻이다.이며, 그리고 이 마하파사파제는 여러 딸들 가운데서 가장 나이가 어렸다. 그가 처음 나던 날 관상을 잘 보는 바라문들에게 보였더니 말하였다.
‘이 여아는 출가하여 아기를 낳으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어 4천하의 주인이 될 것이요, 7보가 저절로 생기고 천 명의 아들이 구족하며 내지 채찍과 곤장을 쓰지 않고 인민을 다스리리라.’
선각 장자의 그 딸은 점점 자라서 마침내 시집갈 때가 되었다.
그때 정반왕은 자기 나라 경내에 큰 부자 석씨(釋氏)가 있어 여덟 번째 딸을 낳았는데 단정하기 둘도 없으며……(중략)……관상쟁이가 그녀를 보고 앞으로 귀한 아들을 낳겠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 정반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이제 그 여자를 찾아 비를 삼고 우리 감자 전륜성왕의 후손을 끊기지 않게 하리라.’이것은 율가(律家)들이 이렇게 말한 것이다. 또 말하기를 ‘대혜(大慧)가 보살의 어머니라는 것은 아파타나(阿波陁那) 경문에 따른 것이다’ 하였다. 또 수두단왕(輸頭檀王)은 나의 아버지요, 마야(摩耶)부인은 나의 어머니다’라는 설은 아파타나경(阿波陀那經)에서 설한 것과 같다. 모든 경문을 상고하건대 이 뜻이 옳으리라.
020_0617_a_07L時迦毘羅相去不遠復有一城名曰天臂彼天臂城有一釋種豪貴長者名爲善覺大富多財積諸珍寶資產豐饒具足威德稱意自然無所乏少舍宅猶如毘沙門王宮殿無異彼釋長者生於八女一名爲意二名無比三名大意四名無邊意五名髻意六名黑牛七名瘦牛八名摩訶波闍波提隋言大慧亦云梵天而此梵天於諸女中年最幼小初生之日爲諸能相婆羅門師觀占其體此女嫁若生兒者必當得作轉輪聖王王四天下七寶自然千子具足乃至不用鞭杖治民時善覺女年漸長成堪欲行嫁白淨王聞自國境內有一釋氏甚大豪富生於八女端政少雙乃至相師占觀其女當生貴子淨飯王聞是語已作如是言我今當索是女作妃令我苷蔗轉輪聖王苗裔不絕此是律家作如是說又言大慧是菩薩母者此依阿波陁那經文又言輸頭檀王是我之父摩耶夫人是我之母阿波陁那經說撿諸經文此義是實
그리고 정반왕은 곧 선각 장자의 집에 사신(使臣)을 보내 대혜를 찾아 ‘나를 위해 파사파제를 지어 달라’고 하였다.파사파제(波闍波提)란 수나라 말로 생활본(生活本)이라는 뜻이다.
그때 선각은 그 사신에게 말했다.
‘훌륭한 사신이여, 나를 위하여 대왕에게 이런 말을 올려 주소서. 나에게 딸이 여덟 있는데, 큰 딸은 이름이 의요……(중략)……여덟째 딸의 이름이 대혜인데, 어찌하여 대왕께서는 가장 어린 것을 구하시느냐고. 대왕이여, 잠깐 기다려 주시면 제가 일곱 딸을 처분하고 나서 대왕에게 대혜를 보내어 비를 삼게 하겠습니다.’
그때 정반왕은 또다시 사신을 장자에게 보내 일렀다.
‘나는 지금 그대가 일곱 딸을 하나하나씩 출가시킬 때까지 기다려서 대혜를 비로 맞을 수 없노라. 그대의 여덟 딸을 내가 다 맞고자 하노라.’
그러자 선각 석종이 대왕에게 대답했다.
‘그러시다면 대왕의 명령에 따르겠사오니 마음대로 데려가소서.’
그러자 정반왕은 곧 사람을 보내 한꺼번에 여덟 여자를 맞아 궁으로 데려왔다.
궁에 이르자마자 두 여자를 비로 삼았으니, 그 두 여자는 큰 딸 의와 여덟째 딸 대혜이며, 나머지 여섯은 세 동생에게 보내어 한 사람에게 두 여자씩 비를 삼게 했다. 정반왕은 의의 자매를 궁중에 들여 정을 쏟고 즐기며 왕의 법에 따라서 사방을 통치하였다.”
020_0617_b_05L淨飯王卽遣使人往詣善覺大長者家求索大慧爲我作於波闍波提波闍波提者隋言生活本爾時善覺語彼使言善使仁者爲我諮啓大王是言≺我有八女一名爲意乃至第八名爲大慧何故大王求最小者大王且可待我處分七女竟已當與大王大慧作妃飯王復更遣使語長者言我今不得待汝一一嫁七女訖然後取於大慧作妃汝八頭女我盡皆取善覺釋報大王言若如是者依大王命隨意將去淨飯王卽遣使人一時迎取八女向宮至於宮已卽納二女自用爲妃其二女者第一名爲意及以第八名大慧者自餘六女分與三弟人與二竝妻爲妃時淨飯王納意姊內於宮中縱情嬉戲歡娛受樂諸王法治化四方

4.상탁도솔품(上託兜率品) ①
020_0617_b_23L佛本行集經上託兜率品第四上
020_0617_c_02L
“어느 때 호명(護明)보살대사(大士)는 가섭불ㆍ세존의 처소에서 금계를 지키면서 범행을 청정히 닦아 목숨이 다한 뒤에 바른 생각으로 도솔타천에 왕생(往生)하였다. 무슨 까닭이냐. 어떤 중생들은 목숨이 끝난 날에 바람 칼에 마디마디가 쪼개지는 고초를 받으며 혹은 기운이 다하려면 숨이 편안치 않다. 이런 인연으로 큰 고뇌를 받아 본래의 마음을 잃고 그 숙행(宿行)을 잊어버리고 자기 마음을 바른 적정(寂定)에 전념하지 못한다. 보살은 그렇지 않아 목숨이 다하려 하는 날에는 바른 마음으로 생각하여 그 전세의 인연으로 날 곳에 태어나니, 이러한 희기(希奇)한 법이 있다. 모든 보살에게는 또 한 법이 있으니, 목숨이 끝난 뒤에 반드시 천상에 나되 높은 곳인지 낮은 곳인지 한 하늘로 정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은 대부분 도솔타천에 왕생하며 마음에 매우 기쁨을 내고 지혜가 만족하다. 왜냐 하면 아래 있는 모든 하늘들은 많이 게으르고 위 하늘들은 선정의 힘이 많아서 고요하고 연약하여 천상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다시 생을 받고 싶어하지 않고, 또 그들은 일체 중생을 위하여 자비를 내지 않는 반면, 보살은 그렇지 않아서 다만 모든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도솔천에 나는 것이다. 하계의 모든 하늘들은 법을 듣기 위해서 도솔천에 올라가며, 상계의 모든 하늘들도 법을 듣기 위해 도솔천에 내려온다.
020_0617_b_24L爾時護明菩薩大士從於迦葉佛世尊所護持禁戒梵行淸淨命終之後正念往生兜率陁天何以故或有衆命終之日爲於風刀節節支解於楚痛或氣欲盡喘息不安以是因受大苦惱失於本心忘其宿行能專正寂定其心菩薩不然命欲終正心思惟緣其前世託生處所如是等希奇之法又諸菩薩復有一命終之後必生天上或高或下定一天而其一生補處菩薩多必往生兜率陁天心生歡喜智慧滿足以故在下諸天多有放逸上界諸天禪定力多寂定軟弱不求於生以受樂故又復不爲一切衆生生慈悲故菩薩不然但爲教化諸衆生故生兜率天下界諸天爲聽法故上兜率天聽受於法上界諸天復爲法故亦有下來兜率陁天聽受於法
020_0618_a_02L그리고 이 보살이 또 도솔천에 났을 때 그 도솔타천에 살고 있는 모든 하늘들이 그를 호명(護明)이라 불렀으므로 이런 까닭에 이름을 호명이라 하였으며, 모든 하늘들이 계속 호명이라 퍼뜨림으로써 그 소리는 위로 사무쳐 정거천(淨居天)에 이르렀고, 또 아가니타천(阿迦膩吒天) 꼭대기까지 이르렀다. 그때 모든 하늘들은 다 같이 불러 말하였다.
‘호명보살이 이미 도솔천에 났다.’
020_0617_c_20L然此菩薩亦生兜率其兜率陁所居諸天卽喚菩薩名爲護明以是因緣號爲護明諸天展轉稱喚護明其聲上徹至淨居天及到阿迦膩咤天頂時諸天等皆同唱言護明菩薩已來生於兜率天中
020_0618_b_02L이 소리는 밑으로 삼십삼천을 거쳐 사천왕천에 도달했고, 또다시 모든 아수라 궁(宮)에 사무치니 각각 서로에게 알렸다.
‘호명 보살이 이미 솔타천상에 나셨다.’
이렇게 맨 밑 아수라 궁에서부터 맨 위 아가니타천까지 모두 다 도솔천에 와서 모였으며, 호명보살 궁전에 함께 모여서 법을 들었다. 호명보살이 도솔천에 나자 그 도솔타천 모든 하늘의 궁전은 광명이 비쳐서 자연히 장엄되었으며, 다시 또 한량없고 끝없는 장엄을 내었으니, 다 호명보살의 공덕 위신력(威神力) 때문이며, 대범천왕과 대위덕 아수라들까지 다 도솔천에 모여 와서 앞뒤에서 호명보살을 호위했다.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들이 도솔천에 태어났지만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한 5욕(欲)을 보고는 마음이 미혹해 잊어버리고 본행(本行)이나 선업(先業)을 기억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호명보살은 도솔천에 나서 설사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한 5욕을 보더라도 마음에 미혹이 없이 잊어버리지 않았으며, 본래 인연을 바로 생각하고 모든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도솔천에 머물러서 하늘의 수명으로 4천 세가 차도록 그 모든 하늘을 위하여 법을 설해 교화하고 법의 모습을 나타내 보여 마음을 기쁘게 하였다.
그 하늘에 난 다른 중생들은 옛날의 청정하지 않은 업 때문에 그 가운데 났거나 하늘의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횡사하였으나 호명보살은 과거에 수행한 청정한 업 때문에, 그리고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 도솔천의 수명을 끝까지 다하였다. 이런 까닭에 ‘희유하고 희유하며 불가사의하다’ 하였으며, 또 다시 ‘부사의법을 얻어서 호명보살은 저 하늘의 수명을 다하였다’고 하였다.
020_0618_a_03L此聲下至三十三天乃至達到四天王天幷復徹諸阿修羅宮各共相謂護明菩薩已得上生兜率陁天極下至於阿修羅宮最上到彼阿迦尼咤皆悉來集兜率陁聚於護明菩薩宮所聽受於法明菩薩旣生兜率其兜率陁諸天宮殿光明照耀自然莊嚴更復出於無量無邊莊嚴之事皆由護明菩薩功德威神力故大梵天王及大威德阿修羅等皆悉集來兜率天中前後圍繞護明菩薩復有無量無邊衆生生兜率得見最勝最妙五欲心迷忘不憶本行及以先業護明菩薩生兜率天設見最勝最妙五欲心不迷不曾忘失正念本緣乃至爲化諸衆生故住兜率天天數壽命滿四千爲彼諸天說法教化顯示法相心歡喜自餘衆生生彼天者或以往昔不淸淨業故生其中或復撗死不滿天壽護明菩薩過去修行淸淨業復爲教化諸衆生故盡兜率天所有壽命是故稱言希有希有不可思又復得於不思議法護明菩薩盡彼天年
020_0618_c_02L그때 호명보살대사는 하늘의 수명이 다하자 자연히 다섯 가지 쇠하는 모양이 나타났으니,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 머리 위에 꽃이 시들고, 둘째 겨드랑 밑에 땀이 나오고, 셋째 의상에 때가 끼고, 넷째 몸에 거룩한 빛을 잃으며, 다섯째 본 자리를 즐기지 않는 것이었다. 그때 도솔천들은 호명보살에게 쇠하는 모양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서 큰 소리로 ‘오호, 오호!’ 하며 서로들 탄식했다.
‘괴롭고 괴롭다. 호명보살이 오래지 않아서 이 도솔천궁을 떠나려고 위신이 감퇴한다. 우리들은 이제 어떻게 사나.’
그곳 도솔천의 대중들은 오직 곡성뿐이었고 모든 하늘 궁전에도 메아리가 서로 이어져 이 소리는 위로 색계(色界)의 꼭대기인 수타회천(首陀會天)과 아가니타천에 이르러 모든 하늘 대중들은 각각 서로에게 말하였다.
‘아아 슬프다. 호명보살이여! 이제 이미 다섯 가지 쇠약한 모양이 나타났으니 오래지 않아 떨어지지라.’
도솔천에서 아래로 아수라궁에 미치도록 ‘아아!’ 하고 슬퍼하는 소리, 그 소리는 곳곳에 두루 차서 오직 들리는 것은 ‘오래지 않아 떨어지리라’는 소리뿐이었다. 이때 모든 하늘들은 이 소리를 들었고, 아가니타천ㆍ타화자재천ㆍ색계ㆍ욕계의 하늘들은 모두 다 내려와 도솔천에 이르렀고, 야마천과 사천왕천도 이 소리를 듣고 나서 모두 모여 도솔천에 올라왔다. 뿐만 아니라 용과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구반다ㆍ나찰 등 땅에 사는 모든 하늘과 색계ㆍ욕계 모든 하늘들에 포함된 자들까지 모두 날아서 도솔천에 올라가 한 곳에 모였다. 그리고 서로 말하였다.
‘우리들이 이제 호명 천자(天子)를 보니 도솔천에서 내려가 인간에 나고자 한다.’
그렇게 도솔천의 쇠약한 모양이 나타나는 동안은 곧 인간계의 수로 12년이었다.
020_0618_b_04L爾時護明菩薩大士天壽滿自然而有五衰相現何等爲五者頭上花萎二者腋下汗出三者衣裳垢膩四者身失威光五者不樂本時兜率天見彼護明衰相現已大音聲嗚呼嗚呼共相謂言苦哉苦護明菩薩不久應當捨離於此兜率天宮退失威神我等今者何可得是時彼處兜率天衆唯聞哭聲天宮殿聲響相接此聲乃至上色界頂首陁會天阿迦膩咤諸天衆等相謂言嗚呼哀哉護明菩薩今已現於五種衰相不久墜落從兜率下修羅宮嗚呼之聲其音遍滿處處唯不久墮落是時諸天聞此聲已迦膩咤他化自在色欲天等竝各下來至兜率天夜摩諸天四天王天此聲已皆悉集聚上兜率天如是乃至龍王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緊陁羅摩睺羅伽鳩槃荼羅剎等地居諸天屬色欲界諸天攝者皆悉飛騰上兜率天集聚一處共相謂言我等今見護明天子欲從兜率下生人閒其兜率天衰相現時卽人閒數有十二年
그때 수타회의 모든 하늘들은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옛날에 보처 보살이 도솔천에서 내려와 인간에 태어날 때를 보았는데 지금과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그들 모든 하늘들은 이제 호명보살 대사에게 다섯 가지 쇠약한 모양이 나타남을 보고 꼭 염부제로 내려갈 것이 틀림없는 줄 알자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사람들아, 그 세계를 장엄하라. 보살대사가 오래지 않아 이 도솔천에서 내려가 그곳에 나리라. 깨끗이 소제하고 다듬어라. 부처님께서 하생(下生)하려 하신다.’
이때 이 염부제 땅에 5백의 벽지불이 한 숲 가운데서 도를 닦으며 살고 있었는데, 이 소리를 듣고서 허공을 날아서 함께 바라나성에 이르렀다. 그곳에 이르고는 각각 다섯 가지 신통을 나타내어 몸을 허공에 솟구쳐 연기와 불꽃을 내며 차례로 게송을 부르고 수명을 버리고 열반에 들었다.
020_0618_c_05L首陁會一切諸天作如是念我昔曾見補處菩薩兜率天下生人閒時與此無異彼等諸天今見護明菩薩大士五衰相現必定知下於閻浮提卽發大聲唱如是言人等莊嚴於此剎土菩薩大士不久從彼兜率天來下生此處掃治掃治佛欲下生是時此閒閻浮提地有五百辟支佛在一林中修道居住時彼五百辟支佛聞此聲已飛騰虛空相共往詣波羅柰城至彼處已各各示現五種神通踊身虛空出於煙焰次第說捨於壽命入般涅槃
020_0619_a_02L그때 호명보살대사는 저 하늘 무리들과 범천(梵天) 제석천[釋天]과 세상을 두호하는 하늘과 모든 용, 비사사(毘舍闍)들을 보고 그들을 관찰하였는데, 마음과 뜻이 태연하여 두려워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으며 의심하지도 않고 겁내지도 않은 채 부드러운 소리로 말했다.
‘그대들 어진 이여, 모두 알아 두라. 내 지금과 같이 다섯 가지 쇠약한 모양이 나타남을 볼 때는 머지않아 도솔천에서 내려가 인간에 나려는 것이다.’
그러자 범천ㆍ제석천 등 모든 하늘들은 아뢰었다.
‘존자 호명이여, 존자가 보시는 바와 같이 다섯 가지 쇠약한 모양이 나타남은 존자가 오래지 않아 도솔천에서 내려가 인간에 나려는 것입니다. 존자여, 옛날 본행(本行)의 원(願)을 기억하소서.’
그때 저 한량없는 백천의 하늘들은 이 말이 끝나자 온몸이 떨리고 몸의 털이 다 곤두서며 마음이 크게 놀랍고 두려워 합장하고 호명에게 정례하였다.
020_0618_c_17L爾時護明菩薩大士見彼天衆及梵釋天護世毘舍闍等觀察彼衆心意泰然恐不驚不疑不畏出柔軟語而告之汝諸仁者各各當知如我今見有此五種衰相出時不久從於兜率天下生於人閒時梵釋等諸天報言者護明如尊所見五種衰相出現之尊必不久當下兜率生於人閒可憶念昔本行願時彼無量百千天發是語已遍體戰慄身毛皆豎大驚怖合十指掌頂禮護明
그때 호명보살은 저 대중들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반드시 내려가는 것은 결정코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이제 때가 되었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무상을 생각하고 미래의 공포를 생각하라. 너희들은 몸의 더러움과 마음의 굳은 애착을 잘 관하라. 이 모든 욕심이 함께 두루 얽힘으로써 저 생사 가운데서 떠나지 못한다. 이런 냄새나는 몸을 크게 싫어하고 미워하라. 너희들은 모두 두 손을 모아 내 몸과 또 모든 중생을 보라. 모두들 아직 이 법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니 너희들은 나 때문에 근심하지도 말고 나 때문에 괴로워하지도 말아라.’
그 모든 하늘들은 말했다.
‘존자 호명이여, 부디 존자께서는 자비로 널리 덮어 주시고 다시 그 밖에 여러 가지 마음을 내지 말고, 다만 지난 옛적 본래 서원한 인연을 생각하소서. 억겁 동안 나면서 존자도 하늘과 인간의 업과를 받아 왔으니, 지난 옛적 지은 선업 인연으로 저 선근 법행을 기억하여 모든 중생에게 자비심을 내소서.’
호명보살은 모든 하늘에게 대답했다.
‘너희들은 꼭 알아 두라. 일체 중생은 세간 가운데서나 또 나는 곳에서 다만 이렇게 있게 되고 이렇게 나게 되어 나뉘고 헤어짐을 면치 못하나니, 하물며 나에게 있어서랴. 또 모든 중생은 다 무상한 것이니, 은혜와 사랑이 마침내 이별이 되는 것을 어찌 벗어나겠느냐.’
020_0619_a_05L爾時護明告彼衆言我今必下決定無疑時今已至是故汝等應念無常當想未來恐怖之事汝等善觀身體穢污心强愛著以是諸欲共相纏繞於生死中不得出離如是臭形甚可厭惡汝等一切合十指掌觀我身體及諸衆生相與未能免脫此法是故汝等爲我莫愁爲我莫苦彼諸天言尊者護明唯願尊者慈悲普覆亦莫更生其餘諸心但念往昔本誓因緣億劫生身尊亦曾受天人業果往昔所造善業因緣憶念彼施善根法行於諸衆生生慈悲心護明菩薩報諸天言汝等當知一切衆生於世閒中及以生處但令是有但令是生不免分離況復於我又諸衆生皆悉無常恩愛別離云何得脫
020_0619_b_02L이때 모든 하늘들은 또다시 아뢰었다.
‘희유하고 희유하나이다, 존자 호명이여. 참으로 생각하기 어렵나이다. 저 무상한 경계 가운데 목숨을 버리려 할 때도 마음에 변재를 얻어서 통달하고 아는 것이 평시와 다름이 없습니다. 존자 호명이여, 그 밖에 모든 하늘들은 이 다섯 가지 쇠약한 모양이 나타남을 보았을 때 근심 때문에 바른 생각을 잃었습니다.’
호명보살은 또 거듭 모든 하늘들에게 일렀다.
‘일생보처의 모든 보살은 선근을 더욱 길러 모든 세상을 알아서 공덕 가운데서 그 마음을 고요히 정하고 괴로움이 핍박해 오더라도 모든 번뇌를 내지 않으며,……(중략)……모든 괴로움을 따라가지 않으며, 저 모든 중생 곁에서 큰 자비를 일으킨다.’
그러자 모든 하늘들은 말했다.
‘그렇고 그렇습니다, 존자 호명이여. 일체 중생도 저 인간계에서 모든 선근을 심어 이 천궁에 나고, 이곳에서 복이 다하면 도로 물러갑니다.’
020_0619_a_22L是時諸天復更白言希有希有尊者護明難可思議能於無常境界之中臨捨壽時心得辯才一種達解無有別異尊者護明又復一切自餘諸天見此五種衰相現時心卽憂愁失於正念護明菩薩復更重告諸天衆言一生補處諸菩薩等善根增長知諸有處於功德中寂定其心苦來逼切不生諸惱乃至不隨諸苦而行能於一切諸衆生邊起大慈悲時諸天言如是如是尊者護明一切衆生於彼人閒種諸善根生此天宮此處福盡還卽退下
호명보살은 다시 하늘들에게 말했다.
‘나도 이런 까닭에 사람과 하늘 세계에 이런 허물이 있음을 보았으므로 나는 이제 여기서 내려가 인간에 나서 모든 세간의 일체 중생을 위하여 모든 괴로움을 다 없애 주리라.’
그때 대중 가운데 한 천녀(天女)가 호명보살을 사랑하여 다른 천녀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은 저 염부제에 가서 우리의 님 호명보살이 어느 곳에 나는지 보자.’
그 천녀도 말하였다.
‘나도 이제 저 염부제를 좋아한다. 왜냐 하면 우리의 님이 그곳에 나려 한다. 그래서 나도 그 사이에 있기를 원한다.’
그리고 두 천녀는 다시 서로에게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님을 따라 저기 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우리의 님이 염부제에 가면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이 있어 모든 선근을 심고, 그 가운데서 믿어 받으며 교화를 행할 것이요, 또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이 있어 모든 복업을 닦아 이곳에 와서 태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020_0619_b_11L護明菩薩復告天言我以是故見人天中有是過失我今從此下生人閒爲諸世閒一切衆生滅盡諸苦是時彼中有一天女愛樂戀著護明菩薩復更別告一天女言我等可至閻浮提中觀我大家護明菩薩於何處生彼天女言我今亦樂於閻浮提何以我之大家欲生彼處是故我亦願在彼閒時二天女復相謂言我亦不爲此大家故願往生彼何以故我此大家往閻浮提則有無量無邊衆生種諸善根於中信受而行教化復有無量無邊衆生修諸福業來生此處
佛本行集經卷第五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