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0674_c_01L불본행집경 제14권
020_0674_c_01L佛本行集經卷第十四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020_0674_c_02L隋天竺三藏闍那崛多譯


14.상식납비품 ②
020_0674_c_03L常飾納妃品下

그때 세존께서 처음 성도하신 뒤에 우타이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전에 구다미 석가족 딸이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다른 동자들을 버리고 꼭 여래를 남편으로 삼아 마음으로 즐겼습니까? 어찌하여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020_0674_c_04L爾時世尊於後最初得成道已時優陁夷卽白佛言未審世尊往昔之時與瞿多彌釋種之女有何因緣乃能令彼捨餘童子直取如來用以爲夫而心娛樂云何得爾
그때 부처님께서는 우타이에게 이르셨다.
“너 우타이야, 지극한 마음으로 자세히 듣거라. 그 구다미 석종의 딸이 모든 석가족 동자를 싫어하고 나를 좋아한 것은, 금세뿐만 아니라 저 과거세에도 또한 그러했다. 그들 석가족 모든 동자들을 취하지 않고 나를 맞아 남편을 삼았다.”
020_0674_c_09L時佛告彼優陁夷言汝優陁夷至心諦聽其瞿多彌釋種之女非但今世嫌餘釋童而樂於我過去世時亦復如是不用彼等諸釋童子取我爲夫
우타이는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까, 세존이시여. 저를 위하여 어떻게 된 일인지 말씀해 주소서. 저는 이제 기꺼이 듣겠습니다.”
020_0674_c_13L優陁夷卽白佛言唯然世尊願爲我說此事云何我今樂聞
020_0675_a_02L그때 부처님께서는 우타이에게 이르셨다.
“내가 기억하건대 지난 옛날 저 설산 밑에 온갖 종류의 한량없는 짐승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며 마음대로 먹을 것을 취하였다.
그때 그 짐승들 가운데 암범 한 마리가 있었는데 잘 생기기 짝이 없었고, 모든 짐승들 가운데 비길 자가 없었다. 그 범이 이렇듯 고운 털빛을 빛내며 저 한량없는 짐승들 중에 짝이 될 만한 자를 찾았더니 각각 다들 말하였다.
‘너는 나를 따라오라. 너는 나를 따라오라.’
다시 모든 짐승들이 서로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잠깐 기다리라. 서로 다투지 말고 저 암범에게 스스로 누구든 골라서 짝을 짓도록 하자. 그는 우리들의 왕이다.’
그때 모든 짐승 가운데 소의 왕이 있어 그 암범에게 나가 게송을 읊었다.
020_0674_c_15L爾時佛告優陁夷言我念往昔雪山之下多有雜類無量無邊諸獸群遊各各相隨任取所食時彼獸中有一牸虎端正少雙於諸獸中無比類者彼虎如是毛色光鮮爲於無量諸獸求覓欲取爲對各各皆言汝屬我來汝屬我來復有諸獸自相謂言汝等且待莫共相爭聽彼牸虎自選取誰卽爲作偶彼獸卽是我等之王獸中有一牛王向於牸虎而說偈言

세상 사람들은 다 내 똥을 취하여
땅에 바르고 청정하다고 하네.
그러니 어여쁘고 어진 암범이여,
마땅히 나를 취해 남편을 삼으라.
020_0675_a_04L世人皆取我之糞
持用塗地爲淸淨
是故端正賢牸虎
應當取我以爲夫

그때 암범은 소왕에게 게송으로 대답했다.
020_0675_a_06L是時牸虎向彼牛王說偈答言

그대 목덜미는 매우 높고 커서
겨우 수레를 메고 보습이나 끌지
어찌 그런 추한 몸으로
나의 남편이 되려 하느냐.
020_0675_a_07L汝項斛領甚高大
止堪駕車及挽犂
云何將是醜身形
悤欲爲我作夫主

그때 큰 흰 코끼리 한 마리가 암범 앞에 나가 게송을 읊었다.
020_0675_a_09L是時復有一大白象向於牸虎而說偈言

나는 설산의 큰 코끼리 왕이라
싸움에 나가도 지는 법 없다네.
내게 이렇게 큰 위력 있거니
그대는 왜 내 아내가 안 되느냐.
020_0675_a_11L我是雪山大象王
戰鬪用我無不勝
我旣有是大威力
汝今何不作我妻

이때 암범은 또 게송으로 답했다.
020_0675_a_13L是時牸虎復以偈答彼白象言

그대는 사자 왕을 보거나 듣기만 해도
담이 서늘하여 놀라 도망치리니
똥오줌을 싸면서 어지러이 갈 것이
어찌하여 내 남편이 될 수 있겠느냐.
020_0675_a_14L汝若見聞師子王
膽懾驚怖馳奔走
遺失屎尿狼藉去
云何堪得爲我夫

그때 그 가운데 모든 짐승의 왕 사자가 있어 그 범 앞에 나가 게송을 읊었다.
020_0675_a_16L 爾時彼中有一師子諸獸之王向彼牸虎而說偈言

그대는 이제 내 모습을 보라.
앞은 넓고 크며 뒤는 가늘다.
이 산중에서 마음대로 살며
다른 모든 중생을 보호한다.
020_0675_a_18L汝今觀我此形容
前分闊大後纖細
在於山中自恣活
復能存恤餘衆生

나는 이 모든 짐승 가운데 왕이니
나를 이길 자 아무도 없노라.
만약 나를 보거나 소리만 들어도
모든 짐승은 다 도망친다네.
020_0675_a_20L我是一切諸獸王
無有更能勝我者
若有見我及聞聲
諸獸悉皆奔不住

나에게 이런 힘과 용맹이 있거니
위신이 매우 큼은 말할 것도 없네.
그러니 어진 범아, 너는 알리라.
나를 위해 아내가 되어 다오.
020_0675_a_22L我今如是力猛壯
威神甚大不可論
是故賢虎汝當知
乃可爲我作於婦

그러자 암범은 사자 왕에게 게송으로 대답했다.
020_0675_a_24L彼牸虎向師子王而說偈言
020_0675_b_02L
용맹스런 큰 힘과 그 위신
몸의 형상도 매우 단정하오.
이렇게 나는 남편을 얻었네.
반드시 받들어 정성껏 섬기리.”
020_0675_b_02L大力勇猛及威神
身體形容極端正
如是我今得夫已
必當頂戴而奉承

그때 부처님께서는 우타이에게 이르셨다.
“너 우타이는 알았으리라. 그때 모든 짐승의 왕 사자는 내 몸의 전신(前身)이고, 그때 암범은 지금 석가족 구다미의 전신이며, 그때 모든 짐승이란 현재 5백 석가족 동자들의 전신이다. 그 때도 구다미는 이미 모든 짐승을 싫어하여 뜻에 원하며 즐기지 않고 내 게송을 듣고 곧 내 아내가 되었듯, 오늘도 그러하여 모든 5백의 석가족 동자를 버리고 그들을 싫어하고 나를 취해 남편을 삼은 것이다.”
020_0675_b_04L爾時佛告優陁夷言汝優陁夷應當悟解彼時師子諸獸王者卽我身是時彼牸虎今瞿多彌釋女是也時彼諸獸現今五百釋童子是當於彼時其瞿多彌已嫌諸獸意不願樂聞我說偈卽作我妻今日亦然捨諸釋種五百童子旣嫌薄已取我爲夫
“그때 정반왕은 그 태자를 위하여 세 가지 궁을 세웠는데, 태자를 그곳에 붙들어 두기 위해서였다. 첫 번째 궁의 모든 채녀들은 초저녁[初夜]에 태자를 모시고, 두 번째 궁의 모든 채녀들은 밤[中夜]에 태자를 받들고, 세 번째 궁의 모든 채녀들은 늦은 밤[後夜]에 태자를 시봉했다.
그 중 첫 번째 궁에는 야수다라가 가장 상수(上首)가 되어 2만의 채녀들이 에워싸 모셨다.
020_0675_b_11L淨飯王爲其太子立三等宮以擬安置於太子故第一宮內所有婇女當於初夜侍衛太子第二宮內其諸婇女於夜半時供承太子第三宮內諸婇女輩於後夜時侍奉太子其第一宮耶輸陁羅最爲上首二萬婇女圍繞侍立
두 번째 궁에는 마노다라(摩奴陀羅)수나라 말로는 의지(意持)라 한다.가 상수가 되었다.어떤 논사들은 ‘이 마노다라 비(妃)에 대해서는 이름만 들었을 뿐 현재와 과거의 인연은 알려진 바 없다’고 말했다.1)
020_0675_b_18L第二宮中摩奴陁羅隋言意持而爲上首諸師復言此意持妃唯聞其名不見現在及往緣事
세 번째 궁에는 구다미가 상수가 되어 이런 차례로 태자를 시종하였는데, 모든 채녀들은 합하여 6만이나 되었다.
020_0675_b_21L第三宮內卽瞿多彌而爲上首如是次第侍御太子諸婇女等合有六萬
020_0675_c_02L또 어떤 논사는 말했다. ‘태자를 모시는 모든 채녀들은 세 궁을 합하여 10만이 있었는데, 2만은 다 석가 찰제리종이고, 나머지 8만은 모두 잡종성의 여자들이었다.’고 말했다.2)
020_0675_b_23L復有師言侍太子者諸婇女等合有十萬以爲三宮二萬悉是釋剎利種所餘八萬竝是衆雜異姓諸女
020_0676_a_02L그때 정반왕은 아사타 선인의 말을 기억했기 때문에 궁 안에 다시 큰 전각을 별도로 지었다. 그 전각은 마치 가을 구름에 노을빛이 서린 것같이 지어져 참으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묘하게 꾸몄으며, 언제든 때에 맞게 쾌락을 누릴 수 있도록 하였다. 그 굽은 난간이며 복도들은 한 곳도 치우치지 않고 반듯했으니, 무슨 까닭이냐 하면, 태자가 여기저기 거닐고 노닐 때 모든 탁하고 더러움을 볼까 두려워해서였다.
또 그 안에는 색다른 온갖 음악을 갖추었는데 각각 천 가지씩 되었다. 그 가운데는 공후 천 대, 쟁(箏) 천 대, 5현금 천 대, 작은북 천 대, 축(筑) 천 대, 거문고 천 대, 비파 천 대, 세고(細鼓) 천 대, 대고 천 대, 젓대 천 자루, 생(笙) 천 자루, 동발 천 대, 퉁소 천 자루, 필률(筆篥) 천 자루, 호(箎) 천 대, 소라 천 개가 있었다. 이러한 악기들이 천 가지며, 천 가지 노래와 천 가지 춤으로 그 손과 소리가 항상 궁내에 밤낮으로 끊임이 없었으며, 마치 큰 구름 속에서 은은히 매우 깊은 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이렇게 태자는 가장 묘하고 가장 우수한 채녀 만 명 가운데 앞뒤로 에워싸여 모든 쾌락과 공경과 시봉을 받았다. 그들 모두는 다 갖가지 영락으로 몸을 장엄했으며, 또 금 팔찌와 7보 가락지를 손과 팔에 끼고 음성을 냈는데, 마치 제석천왕이 모든 옥녀(玉女)들과 오락을 누리는 것과 같았다. 노래와 춤이 가장 묘하고 말과 자태가 아리따워 서로 보고 웃으며 서로 안고 서로 어르며 서로 보고 곁눈질하여 혹은 기웃거려 옆으로 돌아보며 혹 목을 틀고 보며 이마를 예쁘게 찌푸리며 교묘하게 눈을 깜작거려 다섯 빛깔이 화려하고 네 눈이 고왔다. 그들은 태자가 기쁘고 즐겁게 놀면서 멀리 궁 밖에 나가 놀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제석천왕이 옥녀들과 놀듯 하였다.
태자는 이렇게 보석 같은 여자들 속에서 모든 환락을 누렸고, 뿐만 아니라 그 가운데 여러 채녀들은 5욕을 잘 알아 항상 태자가 탐닉하고 즐겨 다시 궁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였다.
020_0675_c_03L淨飯王念阿私陁仙人所說故於宮內復更別造一大好殿猶如秋雲靉靆光潤作事微妙實難思議順一切時而受快樂鉤蘭閣道一切正等無有偏頗何以故恐畏太子處處遊見諸濁穢復教宮內色別置立諸雜音聲各各千數其中所謂一千箜一千具箏一千五絃一千小鼓千具筑一千張琴一千琵琶一千細一千大鼓一千具笛一千具笙千銅鈸一千具簫一千篳篥一千具一千具蠡諸如是等一切音聲別一千一千種歌一千種儛其手及常於宮內晝夜不絕猶大雲內出於隱隱甚深之聲如是太子在於最妙最勝婇女百千之中前後圍繞諸快樂恭敬侍養一切皆以種種瓔莊嚴其身復以金釧七寶璖環串於手臂而作音聲猶如帝釋受諸玉娛樂歌儛最勝最妙語言姿媚囑相笑相抱相嗚相觀相眄或傾側或斜項看工解顰眉巧閑頓䀹色綺靡四目㛹娟能令太子歡娛受不須遠涉出宮外遊如帝釋天玉女娛樂如是如是太子在於女寶之受諸歡樂乃至其中諸婇女等解五慾常能沃弱令太子歡不聽更出至於宮外
그때 정반왕은 태자에게 모든 공덕을 더하려고 고행을 행하여 모든 사악한 법을 끊고 모든 선법을 행하였으며, 모든 물건을 보시해서 복업(福業)을 지었다. 고행을 갖추어 행한 이 선근을 태자에게 돌려, 모든 공덕을 더 길러 태자가 출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므로 이런 게송이 있었다.
020_0676_a_08L淨飯王爲增太子諸功德故建立苦行斷於一切諸邪惡法行一切善布施諸物造衆福業備行苦行以此善根迴資太子爲令增長諸功德故願莫出家是故偈言

대왕은 태자의 공덕을 기르고자
또 아사타가 수기한 것 때문에
고행으로 모든 악을 버리고 조복하시며
항상 지혜로운 신하와 함께 앉아 생각하시네.
020_0676_a_13L大王增長太子故
復以私陁授記因
苦行調伏捨諸非
恒共智臣坐思念

이런 차례로 부왕의 궁 안에서 오직 태자 한 사람만이 5욕이 구족하고 오락하고 소일하며 마음대로 놀면서 10년이 다 차도록 밖에 나가지 않았다.
020_0676_a_15L如是次第太子在於父王宮內唯獨一人具足五慾娛樂逍遙嬉戲自恣足滿十年不曾外出
020_0676_b_02L그때 남쪽으로 마가타국에 대왕이 하나 있었으니, 성은 전련니(羶連尼)요 이름은 빈비사라(頻婆娑羅)였다. 그는 원적을 두려워하여 마음에 항상 근심을 품어 모든 신하들을 모아 놓고 노상 서로 이렇게 의논했다.
‘너희 모든 신하들아, 출입하고 왕래할 때 경계 안팎을 잘 살펴 나보다 나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게 하라. 만약 나보다 나은 사람이면 그가 와서 내 왕위를 빼앗을까 두렵구나.’
그러자 모든 신하들은 두 사람을 뽑아 국경을 순찰하게 했다.
그 두 사람은 왕의 칙명을 듣고 나서 자기네 경계 안과 이웃 경계를 두루 돌다가 돌아가고자 할 때 어떤 사람의 말을 들었다.
‘여기서 북쪽으로 크고 높은 설산(雪山)이 있고, 그 산기슭에 특별한 족성이 있으니 석가(釋迦)라 한다. 그 족성에 새로 한 동자가 태어났는데, 그 사람은 단정하여 날 곳을 잘 택했으며, 성씨도 으뜸인 데다가 권속도 부유하고 강건하여 모든 것이 구족하며, 몸에 32장부상과 80종호를 갖추었다.
그가 나던 날 상을 잘 보는 바라문들이 이렇게 수기하였다.
<이제 이 동자 몸에는 32상과 80종호가 구족해 있어 분명히 빛나니, 그가 만약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어 4천하를 통솔하고 10선(善)으로 백성을 교화할 것이며 7보가 충만하고 무기를 쓰지 않더라도 자연히 항복받을 것이요, 만약 이것을 버리고 출가하면 마침내 불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를 이루어 10호가 구족하며……(중략)……청정한 범행을 설할 것이다.>’
그 사람들은 도로 돌아와 빈비사라왕에게 들은 대로 이 일을 아뢰고 나서 말하였다.
‘대왕이여, 그런 까닭에 그가 어렸을 때 속히 군사를 일으켜 그 동자를 없애서 뒤에 와서 우리들 대왕의 자리를 빼앗지 못하게 하소서.’
마가타 빈비사라왕은 그 두 사람에게 일렀다.
‘경들 두 사람은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너희들 말과 같다면 그 동자는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어 법답게 다스릴 것이니, 나는 공경히 받들어 따를 것이며, 그 위신을 입어 우리들도 낙을 누리며 편안히 다스릴 것이요, 만약 그가 출가하여 성불한다면 자비와 연민으로 중생을 제도할 것이니 우리들은 그에게 법을 받는 성문(聲聞) 제자가 되리라. 이제 이런 두 가지 과보의 복된 인연을 관찰하니 그에게 가해할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겠다.”
020_0676_a_18L爾時南方摩伽陁國有一大王姓羶連尼名頻婆娑羅畏懼怨歒心內恒集聚群臣常相議論作如是語等諸臣出入去來觀境內外莫使更有一人勝我若勝我者恐彼人來我王位時諸臣等卽差兩人令巡境時彼二人聞王勅已歷自境內及鄰界首周帀欲還聞有人言從此已有一最大高峻雪山彼山麓下有別種姓稱爲釋迦族內初新產一童其人端正善得生地兼彼姓氏一特尊眷屬豪强衆事具足身有三十二丈夫相亦復備於八十種好生之日有諸解相婆羅門等以授其≺今此童子身體具有三十二相八十種好炳著分明其若在家必定得作轉輪聖王統四天下十善化民寶充備不用兵仗自然歸降若捨出當得作佛多陁阿伽度阿羅訶藐三佛陁十號具足乃至說於淸淨梵行時彼使人履涉迴還卽向其王頻婆娑羅白於是事乃至梵行如上所說是故大王及其幼年速當起兵滅彼童子莫令於後來奪我等大王之位作是語已摩伽陁王頻婆娑羅卽告於彼二使人言卿等二人莫作是說何以故若如汝言脫彼童子必定得作轉輪聖王如法治化我當敬奉伏接隨從依彼威神我等受樂安隱治若彼捨家得作佛者慈悲憐愍脫衆生我等爲其作於聲聞受法弟今觀如是二種果報福德因緣可興心加害於彼
그때 정반왕은 태자가 살고 있는 궁전 둘레에 작은 성[子城]을 별도로 만들어 문을 하나만 내놓고 이름은 들짐승이라 하였다. 그 문 밑에는 기계를 설치하여 5백 명이 붙들고 옹위해야 그 문짝을 여닫을 수 있고 그 소리가 반 유순까지 들리게 했다. 둘째 궁전에도 역시 문이 하나뿐인데 빗장과 열쇠 자물쇠에는 모두 기계를 장치하여 여닫을 때는 3백 명이 있어야 하고, 그 소리는 1구로사까지 들리게 했다. 다음에 내궁에 이르러 태자 좌전(坐殿)에도 문이 하나 있는데, 자물쇠와 빗장에 또 기계를 달아 여닫을 때 2백 명이 있어야 하고, 방비를 더욱 엄중히 하여 인간에 비할 나위도 아니고 그 소리도 반 구로사까지 들렸다.
그 세 곳의 문 안팎에는 다 장사들을 늘어 세워 지키게 했는데, 몸에 투구와 갑옷을 입어 날래고 굳세며, 손에는 화살ㆍ도끼ㆍ긴 칼ㆍ검ㆍ창ㆍ3지창ㆍ철퇴ㆍ철봉ㆍ쇠바퀴 등 갖가지 무기를 들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엄하게 궁궐문을 지킨 이유는, 태자가 집을 버리고 성을 넘고 출가하여 산숲으로 도망할까 두려워해서였다.”
020_0676_c_06L淨飯王於其太子所住宮院周帀別更造立子城唯置一門名爲野獸彼門下關安施機發開閉之時有五百人扶持擁衛方得開闔其門聲動聞半由旬次第二重中院宮閤亦開一門其關鍵鑰皆安機發開閉之時有三百人其聲聞徹一拘盧奢次至內宮太子坐殿復有一門鍵鑰累關亦安機發開閉擎接有二百人禦備轉嚴非人閒比其聲聞及半拘盧奢彼之三門內外悉羅壯士防守身著鎧甲精銳牢强手竝執持種種戎具所謂弓箭鉞斧長刀劍戟三叉鐵搥鐵棒鬪輪槊矛禁衛宮闈如是警嚴恐畏太子捨離椒房踰越出家逃竄山藪

15.공성권염품(空聲勸厭品)
020_0676_c_21L佛本行集經空聲勸厭品第十五爾時虛空有一天子名曰作甁彼天見是太子十年在於宮內受五慾樂作是思惟此之護明菩薩大士縱極多時在彼宮內受諸五慾莫爲貪著是五慾故心醉荒迷情放盈溢百年迅速時不待人護明菩薩今須覺察早應捐棄捨俗出家我若不先爲彼作於厭離之相則彼耽湎未有醒寤發出家心我今應當讚助其事爲成就故作甁天子卽於夜半而說偈言
020_0677_a_02L
“그때 허공에는 작병(作甁)이라는 천자가 있었는데, 그는 이 태자가 10년 동안 궁 안에서 5욕락을 받고 있는 것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이 호명보살 대사는 오랫동안 궁중에 있으면서 모든 5욕락을 누렸는데, 거기에 탐착하지 말아야 한다. 이 5욕 때문에 마음은 술 취한 듯 거칠고 미혹하며, 정(情)은 제멋대로 넘쳐 흐르니, 백 년이 빠르고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호명보살은 이제 각성하여 빨리 버리고 출가해야 할 것이다. 내가 만일 먼저 그를 위하여 싫어하고 떠나게 할 상을 짓지 않으면 그는 탐닉에서 깨어나 출가할 마음을 내지 않으리라. 그러니 나는 이제 마땅히 그 일을 도와 성취하게 하리라.’
그리하여 작병 천자는 밤중에 게송을 읊었다.
020_0677_a_10L身自被縛欲解他
譬若盲人引群瞽
己身解脫乃免彼
猶如有目能導人

제 몸이 얽혔으면서 남을 풀어 주려 함은
장님이 뭇 장님을 끌고 가는 격이라네.
자기 몸부터 해탈해야 남을 면해 주나니
눈 있는 자가 남을 인도함과 같네.
020_0677_a_12L善哉仁今年盛時
宜速出家令願滿
應當利益天人等
五欲行者不可厭

착하다, 어진 이여. 이제 한창때
빨리 출가해 발원했던 것 성취하여라.
마땅히 하늘과 인간을 이익되게 하리니
5욕을 행하는 자는 싫어할 줄 모르네.
020_0677_a_14L沒溺六塵境捨難
唯有出世行大智
乃能厭離此五慾
是故仁今可捐棄

6진(塵) 경계에 빠지면 버리기 어려우니
세간을 벗어나는 큰 지혜 행하는 이라야
이 5욕이 싫어 떠나리니
그러므로 어진 이여, 이제는 버리라.
020_0677_a_16L衆生多有煩惱患
仁當爲作大醫師
說妙種種法藥王
速疾將向涅槃岸

중생에게 번뇌의 병 하도 많으니
당신이 마침내 큰 의사 되시라.
갖가지 묘한 법약 설하는 왕이 되어
열반의 언덕으로 빨리 데려가시라.
020_0677_a_18L無明黑暗所障蔽
諸見羅網種種纏
速然智慧大燈明
早使天人得淨眼

무명의 어두움이 가리고 덮여
모든 견(見)의 그물이 갖가지로 얽혔네.
지혜의 큰 등에 속히 불을 밝혀서
천상과 인간들 빨리 정안(淨眼) 얻게 하라.
020_0677_a_20L爾時空中作甁天子說此偈已威神感動發勸因緣復以太子宿世善根福德力故令彼宮內婇女伎兒所作音聲歌曲不順五慾之事唯傳涅槃住持信解微妙之聲自然而述說於偈言
020_0677_b_02L
그때 공중에서 작병 천자가 이 게송을 읊고 나자 위신(威神)에 감동되어 권하는 인연을 내었다. 또 태자가 숙세에 지은 선근 복덕의 힘 때문에 궁 안에 있는 채녀 악사들의 음성 가곡도 5욕을 따르지 않고 오직 열반에 머물러 법을 지니고 믿고 이해하는 미묘한 소리만을 전하게 되었으며, 저절로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0_0677_b_03L世閒事無常
猶如雲出電
尊者今時至
應捨家出家

세상 일은 항상한 것 없어서
구름 속에서 번개가 치듯 하네.
존자여, 이제 때가 되었으니
마땅히 집을 버리고 출가하소서.
020_0677_b_05L一切行無常
如瓦坏甁器
如借他物用
如積乾土城

일체의 행은 항상함이 없어서
기왓장이나 질그릇 같소.
남의 물건을 빌려 쓰는 것 같고
마른 흙으로 성을 쌓는 것 같소.
020_0677_b_06L不久便破壞
猶如夏泥壁
如河兩岸沙
緣生不能久

오래잖아 문득 깨어지고 무너져
마치 여름의 진흙 벽 같고
강(江)의 양쪽 모래언덕 같아서
인연으로 생긴지라 오래가지 못하오.
020_0677_b_07L猶如燈出炎
生已速還滅
如風無暫住
急疾不曾停

마치 등잔에 이는 불꽃이
일었다가 빨리 꺼지듯
바람이 잠시도 머물지 않듯
급하고 빨라서 잠시도 머물지 않소.
020_0677_b_09L恒常無眞實
猶如芭蕉心
幻化誑人意
空拳誘小兒

항상 진실함이 없어서
마치 파초의 속과 같소.
꼭두각시가 사람의 마음을 속이듯
빈주먹으로 어린이를 꾀임과 같소.
020_0677_b_10L一切諸行者
皆悉因緣生
各各有緣因
愚癡輩不覺

일체의 모든 행이란
다 인연으로 생긴 것이라
각각 인연이 있다는 것을
어리석은 이들은 알지 못하오.
020_0677_b_11L猶如人索繩
手木成因緣
如因子生芽
離子芽不生

마치 사람이 새끼줄을 꼴 때
손과 나무로 인연을 이루듯
씨앗이 인(因)이 되어 싹이 나오듯
씨앗이 없으면 싹은 안 나오.
020_0677_b_13L二相離不成
復非常無常
諸行因癡生
彼不住無明

인과 연이 서로 떠나면 이루지 못하고
항상한 것도 무상한 것도 아니네.
모든 행은 어리석음으로 인해 생기나
그것은 무명에도 머물지 않네.
020_0677_b_14L無明亦非彼
本性來空寂
生滅無體故
如印成印文

무명 또한 그것 아니라
본성은 본래 공적하다오.
생멸(生滅)이 체(體) 없음은
도장 찍어 나타난 글자와 같소.
020_0677_b_15L非彼非離彼
諸行亦如是

저것도 아니며 저것을 떠남도 아니라
모든 행은 모두 이와 같다네.
020_0677_b_16L眼不離於色
識眼色因生
此三不相離
三亦不眞實

눈[眼]은 색(色)을 떠나지 않으니
식(識)은 안(眼)과 색(色)을 인(因)하여 나오네.
이 세 가지는 서로 떠나 있지 않고
그렇다고 진실한 것도 아니라네.
020_0677_b_17L空淨不淨法
眼等分別生
此顚倒分別
皆悉由識生

정법(淨法)ㆍ부정법(不淨法)이 다 공한데
눈 등은 분별에서 생한다네.
이 전도된 분별은
모두 다 식(識)에서 나온 것이라네.
020_0677_b_19L若有巧智人
推求識所生
知彼無去來
知我如幻化

만약 아주 지혜로운 사람이 있어
식이 생긴 데를 따져 본다면
그것이 가고 옴이 없음을 알 것이며
나도 환술로 만들어 낸 것임을 알리라.
020_0677_b_20L如兩木出火
第三因於手
若無此三因
則不得火用

양쪽에 나무를 잡고 불을 낼 때
셋째의 손이 인(因)이 되나니
만약 이 세 가지 인(因)이 없으면
불을 피워 쓰지 못하리.
020_0677_b_21L若智推求者
彼亦無去來
諸方尋求已
不見火來去

지혜로 그것을 찾으려 해도
그것 또한 가고 옴이 없고,
여러 곳을 두루 찾아봐도
불이 가고 옴을 보지 못하오.
020_0677_b_23L陰入諸界等
因貪癡業生
和合因衆生
眞如無衆生

음(陰)과 입(入)과 모든 계(界)는
탐ㆍ치의 업을 인해 생긴 것이라.
화합의 인(因)으로 여럿이 생기나
진여에는 여럿이 생하는 일 없다네.
020_0677_b_24L咽喉脣口舌
而出諸文字
字非是咽喉
亦非離彼等

목과 입술과 입과 혀로
모든 글자를 내지만
글자는 목이나 입술이 아니며
그것을 떠나 있는 것도 아니라네.
020_0677_c_02L彼等和合故
出語隨於智
語言不在智
亦復無色形
020_0677_c_02L
그것들이 화합하기 때문에
말을 낼 적에 지혜에 따르지만
말은 지혜에 있지도 않고
또한 빛과 모양도 없다네.
020_0677_c_04L生處及滅處
智人求不得
所觀悉空寂
語言如響聲

나는 곳과 또 멸하는 곳은
지혜 있는 사람도 찾을 수 없네.
보는 것이 모두 다 공적하여
말과 말이 메아리 소리 같소.
020_0677_c_05L因木因諸絃
人智三合故
箜篌而出聲
彼聲三處無

나무와 줄[絃]과 사람의 지혜
세 가지가 인이 되어 합한 까닭에
공후에서 소리가 나지만
그 소리는 세 곳에 없소.
020_0677_c_06L若有智慧人
求彼聲來去
諸方求覓已
去來不可得

만약 지혜 있는 사람이
그 소리가 오간 곳을 찾느라
여러 곳을 다 찾아도
오고 감은 얻지 못하오.
020_0677_c_08L因及有緣者
諸行如是生
有諦了之人
空觀應如是

인(因)이 있고 또 연(緣)이 있으면
모든 행이 이렇게 생겨나니
깨달아 알아 버린 사람이 있으면
마땅히 이런 줄을 공한 데서 관찰하리.
020_0677_c_09L陰入及諸界
內外悉皆寂
求一切處我
如虛空無形

음(陰)과 입(入)과 모든 계(界)는
안과 밖이 모두 다 고요해
일체처에서 나를 찾아도
아무 형상 없는 허공과 같소.
020_0677_c_10L如是諸法相
仁於定光佛
往昔已證知
今爲天人說

이러한 모든 법의 상은
당신이 저 정광불(定光佛)에게서
지난날에 이미 증득해 알았으니
이제 하늘과 사람을 위해 말해 주소서.
020_0677_c_12L顚倒分別故
欲等火焚燒
應起慈悲雲
施甘露法雨

전도되게 분별하는 까닭에
욕심의 불이 타고만 있으니
마땅히 자비의 구름을 일으켜
감로의 법비를 베푸소서.
020_0677_c_13L仁昔於億劫
念施及持戒
我得無上道
聖財分諸世

당신은 옛날 억 겁에
보시와 계율 가짐을 생각했소.
내가 위없는 높은 도를 얻으면
성재(聖財)를 모든 세상에 나눈다고.
020_0677_c_14L尊者念往昔
聖財施貧窮
以將聖財攝
調御莫慳惜

존자여, 지난날을 생각하소서.
성재를 궁한 자에게 베풀고
성재로 품어 주리라 하셨으니
조어(調御)시여, 간탐하지 마소서.
020_0677_c_16L仁昔持淨戒
窮急不偸財
願開甘露門
爲諸衆生說

당신은 지난날 정계(淨戒)를 지키고
궁하고 급해도 재물을 훔치지 않았네.
부디 감로(甘露)의 문을 열어서
모든 중생을 위해 말씀하소서.
020_0677_c_17L憶念往昔行
當閉地獄門
善開解脫路
戒行心願成

지난 옛날의 행을 기억하시어
지옥문은 닫아 걸고
해탈의 길 잘 열어서
계행의 마음에 바라던 바 이루소서.
020_0677_c_18L往昔修忍辱
聞他毀罵等
建立忍辱故
觀諸行悉空

지난날 인욕을 닦으셨으니
남의 비방을 듣더라도
인욕을 세웠기 때문에
모든 행이 다 공함을 관하소서.
020_0677_c_20L念此往行故
世閒嗔恚多
教住於忍辱
莫捨彼願力

지난날 행을 생각하기 때문에
세간에 화나는 일 많아도
인욕에서 머무르게 하시고
그 원력을 버리지 마소서.
020_0677_c_21L仁者行精進
當得我淨智
在於煩惱海
度衆到彼岸

당신은 정진을 행하시매
마침내 청정한 지혜를 얻어
저 번뇌의 바다에서 중생을 건져
저 언덕에 이르게 하소서.
020_0677_c_22L念於往昔願
拔衆四苦河
出大精進力
度脫厄難等

4고(苦)의 강물에서 중생을 건지려던
지난날 세운 큰 원을 생각하여
정진의 힘을 크게 내어서
횡액과 고난을 건너게 하시라.
020_0677_c_24L往昔修習禪
爲斷諸煩惱
諸根不調者
教令調伏故

지난날 선정을 닦고 익혀서
모든 번뇌를 끊으심은
모든 근(根)을 조복하지 못한 이도
모두 다 조복시키려 하심이었소.
020_0678_a_02L仁念於往昔
愍衆在煩惱
寂靜諸慧等
調伏彼諸根
020_0678_a_02L
당신은 지난날을 생각하소서.
번뇌에 빠진 중생 불쌍히 여겨
갖가지 적정(寂靜)한 지혜를 써서
그 모든 근을 조복하시라.
020_0678_a_03L仁昔修智慧
願破煩惱暗
愍衆在無明
開示眞如眼

당신은 지난 옛날 지혜를 닦되
번뇌의 어둠을 깨고
무명에 빠진 중생 불쌍히 여겨
진여의 눈 열어 보이기 서원했었네.
020_0678_a_05L仁念於往昔
衆生煩惱瞑
開無濁穢明

당신은 지난 옛날을 생각하여
번뇌로 눈 먼 중생들
탁하고 더러움 없는 밝음을 열어 주소서.
020_0678_a_06L仁最勝智慧
應愍諸衆生
方便教令出

당신의 가장 훌륭한 지혜로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사
방편으로 가르쳐 건지옵소서.
020_0678_a_07L三界生老病火熾
飢渴熱炎不曾休
應當爲世作大橋
濟渡令歸到彼岸

삼계는 생ㆍ노ㆍ병의 불에 타서
주리고 목마른 불꽃은 꺼질 길 없네.
마땅히 세상을 위해 큰 다리가 되어
그들을 건져 피안에 이르게 하소서.
020_0678_a_09L衆生流轉煩惱海
猶如蜂在竹孔閒
三有循復若秋雲
上下往還無止息

중생이 번뇌 바다에 떠도는 것이
대통 안에 들어간 벌과 같다네.
3유(有)에 도는 것 가을 구름과 같이
위아래 오가며 쉴 사이 없네.
020_0678_a_11L亦如戲場諸幻化
又似山川逝水流
衆生老病死亦然
或生天人三惡道

극장의 꼭두각시와 같이
산골에 흘러가는 물같이
중생의 노ㆍ병ㆍ사도 그러하여
하늘이나 인간이나 3악도(惡道)에 나네.
020_0678_a_13L諸有慾癡不自在
展轉五道無覺知
猶如陶師旋火輪
處處五欲自纏縛

모든 존재는 욕심과 치심으로 자유롭지 못해
5도(道)에 전전해서 깨달음 없네.
마치 옹기장이가 불바퀴 굴리듯
곳곳에서 5욕으로 스스로 얽히네.
020_0678_a_15L猶如飛鳥犯羅網
亦如獵師布黐膠
貪他財寶無厭足
如魚吞餌遇釣鉤

마치 나는 새가 그물에 걸리듯
사냥꾼이 끈끈한 아교를 발라 놓듯
남의 재물 탐내어 지칠 줄 모름이
물고기가 미끼 꿴 낚시 물듯 하네.
020_0678_a_17L諍競忿怒結怨讎
煩惱染著受諸苦
五慾過患如利刀
亦如妙器盛毒藥

다투고 성내어 원수만 맺고
번뇌에 물들어 갖은 괴로움 받나니
5욕의 허물은 드는 칼날과 같고
묘한 그릇에 독약을 담은 듯하네.
020_0678_a_19L應當棄捨如糞穢
貪著愛戀失正心
是因諸有相續生
增長欲垢不曾斷
六塵境界炎熾盛
猶如乾草猛火燒
速起捨離早出家

더러운 똥같이 내어 버리라.
애련하고 탐착하여 바른 마음 잃고
이 모든 유(有)로 인해 계속 태어나니
욕의 때만 더 길러 끊을 길 없네.
020_0678_a_23L智人觀察諸慾境
可畏猶如猛火坑
亦如魁膾屠刀机
亦如深泥忽溺人
利刃蜜塗將舌舐
如觸蛇頭及攪屛

6진 경계는 불꽃같이 타올라
마치 마른 풀에 불 붙음 같네.
빨리 일어나 내버리고 출가하시라.
020_0678_b_03L聖人觀慾亦復然
如箭如槊如劍戟
如毒射肉難可食
一切怨讎慾爲首
020_0678_b_02L
지혜 있는 사람은 모든 탐욕 경계를 보되
마치 맹화(猛火)의 구덩이같이 두려워하고
백정의 칼도마같이
진흙 구덩이에 빠진 사람같이
칼날 위에 발린 꿀을 혀로 핥듯
독사의 머리를 밟고 도망치듯 한다네.
020_0678_b_05L五慾功德如水月
如影亦如山谷響
亦如戲場衆幻師
猶如夢裏見喜事
智人見慾亦復然

성인이 욕(慾)을 관할 때도 마찬가지로
화살 같고 창 같고 칼끝같이 보며
독으로 쏜 고기를 먹지 못하듯
모든 원수 중에 탐욕이 가장 심하다고 본다네.
020_0678_b_07L境界諸塵悉空誑
怖畏不能得自在
譬如陽炎無有實
亦如水上聚浮漚
此事皆從分別生
智人應觀如是等

5욕의 특성은 물 속의 달과 같고
그림자 같고 산골의 메아리 같으며
연극하는 배우들 같고
마치 꿈에 기쁜 일 보는 것같이
지혜 있는 이 욕을 관하되 그렇게 본다네.
020_0678_b_10L凡人處世年少時
端正可喜著諸慾
及至年老頭鬚白
爲衆棄薄如枯河

경계의 모든 티끌 다 비고 거짓이나
두려워 마음대로 하지 못하네.
마치 실체가 없는 아지랑이 같고
또한 물 위에 뜬 거품 같다네.
이런 일이 모두 다 분별에서 나온 줄을
지혜 있는 이라면 그렇게 관하리.
020_0678_b_12L富貴饒財多放逸
如是之人多樂慾
於後失財貧窮苦
以不自在捨於慾

사람이 세상에서 젊었을 때는
단정하고 어여뻐 모든 욕심에 물들다가
늙어서 머리 수염 희게 되면
남에게 박대 받기 마른 강 같네.
020_0678_b_14L如樹多饒華果故
衆人競來慾採摘
人喜布施亦復然
爲他歸投無厭足
其人財盡年老至
從他乞求不喜見

부귀하여 재물 많고 방일함이 많으니
이런 사람은 욕심을 너무 즐기다가
뒤에는 재물 잃고 궁하여 고생하나니
자재롭게 욕심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일세.
020_0678_b_17L色美財多氣力充
人喜愛見聚集樂
財盡行乞人不喜
年過膢脊手執杖
如雹折樹無人愛
如是可畏衰老法

나무에 꽃과 열매 많이 열리면
뭇 사람이 다투어 꺾고 따듯이
사람이 보시함도 역시 그러해
남에게 의지되어 싫어할 줄 모르다가
그 사람이 늙고 재물이 다하여
남에게 구걸하면 쳐다보지도 않네.
020_0678_b_20L汝當速出求正覺
自證已後爲人說
老病瘦損諸人輩
如摩樓迦遶大樹
衰老身力無精進
乾枯猶如朽爛木

얼굴 아름답고 재물 많고 기력 있을 땐
사람들이 보고 싶어 모여들지만
재물 다해 구걸하면 사람들이 싫어해
나이 많아 허리 굽고 지팡이를 짚으니
우박에 꺾인 나무 사람이 사랑하지 않듯
노쇠한 것 이렇듯 두려운 법이라네.
020_0678_b_23L老奪好色生惡色
怡悅顏面皮膚皺
老壞華色爲悴色
欲樂奪樂令無樂
老奪威勢到命終
衆病至如鹿投穽

당신은 속히 나와 정각을 구하여
스스로 증득하고 사람에게 가르치시라.
늙고 병들어 수척한 모든 사람들은
마루를 둘러싼 큰 나무같이
쇠하고 늙은 몸은 정진도 못해
썩은 나무와 같이 바싹 말랐네.
020_0678_c_03L汝見世閒百病已
速說解脫方便處
猶如冬天風雪雨
摧折樹木軟枝柯
世閒老病多種至
諸根損瘦亦復然
020_0678_c_02L
늙음은 예쁜 얼굴 빼앗고 추한 얼굴 만들어
활짝 폈던 그 얼굴에 주름이 지네.
늙음은 꽃다운 자태 초췌하게 만드니
즐기려 해도 즐거움 빼앗아 즐거움 없게 하네.
늙음은 위세를 빼앗고 목숨이 다할 때
온갖 병이 찾아와 함정에 빠진 사슴 같네.
020_0678_c_06L老至令人盡倉庫
世閒欺苦莫過老
死命鬼奪人氣去
如日沒山不復現

당신은 세간의 백 가지 병을 보았으리니
속히 해탈하는 방편을 말하소서.
마치 겨울날 바람과 눈비가
약한 나뭇가지를 꺾어 버리듯
세간의 늙고 병듦 갖가지로 닥치어
모든 근이 쇠약함도 또한 그러하다네.
020_0678_c_08L死命令人恩愛離
使人憎嫉不喜會
欲共恩愛之人合
忽失如葉墮大水

늙음은 사람의 창고를 다하게 하니
세간의 괴로움 중 늙음보다 더한 것 없네.
죽음의 귀신이 사람 기운을 뺏어 가서
해가 서산에 지면 다시 뜨지 않음과 같네.
020_0678_c_10L死至令人不自由
命去如水漂一草
人到彼世無有伴
隨其業緣而受有

죽은 목숨은 사람의 사랑을 떠나게 하여
사람들이 싫어하여 만나려 하지 않네.
사랑하는 사람과 합하려 해도
잎새가 큰 물에 떨어지듯 잃어진다네.
020_0678_c_12L死命鬼飮無量衆
猶如摩竭吞海舟
若金翅鳥噉大龍
如猛火燒乾草澤

죽음이 찾아오면 사람은 자유를 잃어
죽는 목숨 풀잎이 물 위에 떠가듯
저 세상에 이르면 벗이 없고
자기 업연을 따라 후생을 받을 뿐일세.
020_0678_c_14L如是苦惱逼切已
大士往昔起弘誓
念彼願力今時至
捨慾應當速出家

죽음의 귀신이 한량없는 중생을 마심이
고래가 바다의 배를 삼키듯
금시조가 큰 용을 먹어 버리듯
모진 불길이 마른 풀밭을 태우듯 하네.
020_0678_c_16L憶往昔行檀
戒忍及精進
寂靜禪智等
爲他不爲自
時至今願滿
速出復脫他

이런 고뇌가 핍박해 오니,
대사여, 옛적에 일으킨 큰 서원으로
그 원력 지금에 때가 이른 것 생각하여
욕심을 버리고 속히 출가하시라.
020_0678_c_18L仁昔施諸珍
金銀及瓔珞
恒立無遮會
隨他所須願
乞子與其子
索孫卽與孫
求女與他女
乞位捨王位
乞資財不違

지난 옛날에 보시 행한 일
지계와 인욕과 정진이며
선정(禪定) 지혜(知慧)를 행할 적에
남 위하고 자신 위하지 않았네.
그 소원의 시기 이르러 이제 찼으니
속히 출가하고 남을 해탈시키소서.
020_0678_c_21L仁昔作一王
名爲大聞德
復一大德王
名尼民陁羅
復名阿私陁
復名爲師子
此等諸王輩
布施千種財

당신은 옛날 모든 보배를 베풀어
금과 은과 또 많은 영락으로
항상 무차회(無遮會)를 차려
남의 필요와 원에 따라 주었네.
자식을 요구하면 자식을 주고
손자를 달라면 손자도 주고
딸을 달라면 딸을 주고
왕위를 구하면 왕위도 버리고
재물을 빌면 어김없이 주었소.
020_0678_c_24L昔復有大王
名常思諸法
復一大德王
名爲眞實行
此等思惟法

당신은 옛날 한 왕이 되어서
이름을 대문덕(大聞德)이라 했소.
다시 한 대덕왕이 되었으니
이름을 니민다라(尼民陀羅)라 했고
다시 이름을 아사타(阿私陀)라 했고
또 이름을 사자(師子)라 했소.
이런 모든 왕으로서
천 가지 재물을 보시하였소.
020_0679_a_03L往昔有大王
精進名聞月
復有一王子
名曰福業光
庶幾大威德
得至知恩義
020_0679_a_02L
옛적 또 대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상사제법(常思諸法)이요,
또 한 대덕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진실행(眞實行)이었는데
이들은 법을 생각했었소.
020_0679_a_05L仁昔一大王
名爲月色仙
復名健猛將
次名實增長
次名求善言
次名有善意
次名調伏根
如是等諸王
法行大精進
仁往昔作來

옛적에 한 대왕이 있었으니
정진명문월(精進名聞月)이었소.
또 한 왕자가 있었으니
이름을 복업광(福業光)이라 했소.
매우 큰 위덕이 있어
은혜를 알고 의리를 알았소.
020_0679_a_08L仁昔作大王
名爲月光者
其次名勝行
其次名連兔
其次名方主
其次名健施
次名迦尸王
次名寶髻王
如是諸大王
卽仁是非異

당신은 옛적 대왕이 되었으니
이름을 월색선(月色仙)이라 일렀고
다음에는 건맹장(健猛將)이라 했으며
그 다음 이름은 실증장(實增長)이라 했으며
그 다음 이름은 구선언(求善言)이라 했으며
그 다음 이름은 유선의(有善意)라 했으며
그 다음 이름은 조복근(調伏根)이라 했소.
이런 모든 왕들은
법답게 크게 정진을 행했으니
당신은 지난날부터 지어왔소.
020_0679_a_11L種種珍寶貨
來乞皆隨與
仁彼世財施
今勸捨法財

당신은 옛날 대왕이 되었으니
이름을 월광(月光)이라 했소.
그 다음 이름은 승행(勝行)이라 했고
그 다음 이름은 연토(連兎)라 했고
그 다음 이름은 방주(方主)라 했고
그 다음 이름은 건시(健施)라 했고
그 다음 이름은 가시왕(迦尸王)이라 했고
그 다음 이름은 보계왕(寶髻王)이라 했소.
이런 모든 대왕들은
바로 당신이지 다른 이가 아니었소.
020_0679_a_13L仁昔於過去
見佛如恒沙
彼諸佛世尊
仁悉曾供養
無量供養具
布施無慳悋
求道不休息
衆生解脫故

가지가지 진귀한 보배를
와서 빌면 다 주었소.
당신은 저 세상에서 재물로 보시했으니
이제 법의 재물로 보시하기 권합니다.
020_0679_a_15L今正是其時
速出莫住家

당신은 지난 과거세에
항하의 모래처럼 불타를 보았소.
그 모든 불세존들을
당신은 모두 다 공양했습니다.
한량없는 공양구로
아낌없이 보시하고
쉬지 않고 도를 구했으니
중생을 해탈시키려 함이었습니다.
이제 바로 그 때가 왔소.
집에 있지 말고 속히 출가하소서.
020_0679_a_16L仁昔初睹佛
名曰不空見
持毘奢迦華
喜心供養彼

당신이 옛날 처음 뵌 부처님
이름을 불공견(不空見)이라 했소.
비사가(毘奢迦) 꽃을 가지고서
기쁜 마음으로 공양을 드렸소.
020_0679_a_17L往昔有一佛
名毘盧遮那
一時歡喜視
往昔有一佛
名曰微妙音
將一呵梨勒
供養彼世尊

지난 옛날 한 부처님 계서
이름을 비로자나(毘盧遮那)라 했으니
한때 기쁨에 차서 바라보았소.
지난 옛날 한 부처님 계셨으니
이름을 미묘음(微妙音)이라 불렀소.
한 개의 하리륵(呵梨勒) 과일을 가지고
그 세존께 공양했었소.
020_0679_a_20L往昔有一佛
名曰白栴檀
立於彼佛前
暗然一草莖
往昔有一佛
名曰連兔者
欲入大城時
一掬末香散

지난 옛날 한 부처님 계셨으니
이름을 백전단(白栴檀)이라 불렀고
그 부처님 앞에 서서
가만히 풀 한 줄기를 태웠소.
지난 옛날 한 부처님 계셨으니
이름을 연토(連兎)라 불렀고
대성에 들어오려 할 때
한 줌의 가루향을 뿌렸소.
020_0679_a_22L次佛名法主
說法唱善哉
聞法言快談
仁稱說無量
尊應當供養

다음 부처님 이름은 법주(法主)라 했고
법을 설하매 착하다 하니
법을 듣고서 쾌한 말씀이라 하여
당신은 한량없이 일컬으며
부처님께 공양을 드렸소.
그 다음에 뵌 부처님은
보시현(普示現)이라 이름했고
당신은 그 부처님을 뵙고 찬탄했소.
020_0679_a_24L其次睹一佛
名曰普示現
仁見讚歎彼
020_0679_b_02L
또 그 다음의 부처님은
이름을 치성분(熾盛分)이라 일렀고
당신은 기쁨 마음으로
그 부처님 몸을 관찰했으며
황금 꽃다발을 가지고
그 부처님께 공양했었소.
이제 그 때를 생각하여서
마음으로 잊지 마소서.
020_0679_b_02L其次有一佛
名曰熾盛分
仁以歡喜故
觀察彼佛身
又將金華鬘
供養於彼佛
今可憶念彼
勿令心忘失

또 그 다음 부처님은
이름을 광명당(光明幢)이라 했는데
한 줌의 팥을 가지고
그 부처님을 공양했었소.
020_0679_b_05L其次有一佛
名曰光相憧
持一掬小豆
用供養彼佛

또 그 다음 부처님은
이름을 지당(智幢)이라 일렀고
당신은 수가꽃[輸迦華]을 가지고
그 부처님을 공양했었소.
020_0679_b_06L往昔有一佛
號名曰智憧
仁持輸迦華
以供養彼佛

또 그 다음 부처님은
이름을 조복거(調伏車)라 불렀고
당신은 그 부처님을 보자
그 앞에서 찬탄했었소.
020_0679_b_07L次復有一佛
名曰調伏車
仁見彼佛已
於前立讚歎

또 그 다음 부처님은 보승(寶勝)이었으니
그 앞에서 수많은 등을 밝혔고
한량없는 묘한 음악을 베풀었소.
020_0679_b_09L次佛名寶勝
前然無量燈
施妙無量樂

그 다음 부처님은 일체승(一切勝)이었는데
진주 영락을 보시했었소.
다음에 대해불(大海佛)을 뵙고
모든 연꽃을 보시했었소.
연화장(蓮花藏)부처님 때 이르러서
큰 장막 일산을 보시하였소.
두 사자(師子)부처님께는
부드러운 풀을 깔아드렸소.
020_0679_b_10L佛名一切勝
曾施眞珠瓔
次見大海佛
布施諸蓮華
至蓮花藏佛
布施大帳蓋
師子兩佛邊
曾施軟草鋪

저 사라왕(娑羅王)부처님께는
필요한 모든 것을 보시하였고
부화(敷華)부처님 앞에 이르러서는
미묘한 젖을 보시하였소.
야수타(耶輸陀) 부처님 처소에서는
구다라꽃[拘陀羅華]을 보시하였고
그 실견(實見)부처님을 뵙고 나자
기뻐서 음식을 보시했소.
020_0679_b_12L於娑羅王佛
布施諸所須
到敷華佛前
布施微妙乳
耶輸陁佛所
施拘陁羅華
實見佛睹已
歡喜布施食

옛날 지산(智山)부처님 앞에서
몸을 굽혀 예배하였고
용덕(龍德)부처님 앞에서는
자기 아들을 드렸으며
고비공행(高飛空行)부처님 앞에서는
전단 가루향을 보시했었소.
그 다음 제사(帝沙)부처님께는
진기한 보배와 붉은 꽃으로
그 부처님을 공양하였소.
020_0679_b_15L昔佛名智山
屈身禮彼佛
有佛名龍德
施彼佛己子
高飛空行佛
曾施栴檀末
次佛名帝沙
珠寶及赤花
曾供養彼佛

대장엄(大莊嚴)부처님을 뵙고는
향기로운 첨복꽃[瞻蔔華]을 가지고
그 부처님을 공양하였고
광왕(光王)부처님을 뵙고서
모든 보배로 공양하였소.
일찍이 석가문(釋迦文) 부처님을 뵙고서는
아름다운 은꽃을 많이 가지고
그 부처님을 공양하였소.
020_0679_b_18L見大莊嚴佛
持瞻蔔香華
而供養彼佛
曾見光王佛
持衆寶供養
昔見釋迦文
持妙多銀花
而供養彼佛

그 다음 제석상(帝釋相)부처님께는
뵙고 나서 기쁨으로 찬탄하였소.
그 다음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광대일천면(廣大日天面)부처님이라.
모든 꽃장식을 가지고
그 세존께 공양하였소.
020_0679_b_21L其次帝釋相
見已喜讚歎
昔有佛名曰
廣大日天面
多持衆花嚴
供養彼世尊

또 그 다음 부처님은
이름을 승존(勝尊)이라 불렀고
아름다운 은꽃을 가지고
그 부처님 위에 장엄하였소.
지난 옛날 여래께서 계셨으니
용승(龍勝)이란 이름이었고
그 부처님께 등불을 밝혀 주었소.
020_0679_b_23L其次復有佛
號名爲勝尊
持妙多銀華
莊嚴彼佛上
往昔有如來
名曰龍勝者
然燈照彼佛
020_0679_c_02L
부사(富沙)여래께는
흰 담요를 보시하였고
약사왕(藥師王)부처님께는
보배 일산을 공양하였소.
한 부처님 이름은 대모니(大牟尼)요
다시 사자상(師子相)부처님 계신 데는
세존의 뛰어난 공덕을
보배 그물로 공양하였소.
020_0679_c_02L富沙如來邊
曾施白㲲敷
藥師王佛邊
持寶蓋供養
佛名大牟尼
復有師子相
世尊勝功德
持寶網供養

가섭부처님 앞에서는
온갖 음악을 공양하였고
해탈(解脫)부처님 앞에서는
온갖 가루향을 공양하였고
실상(實相)불세존께는
하늘 꽃으로 공양하였소.
020_0679_c_05L有佛名迦葉
雜音聲供養
昔佛名解脫
供養雜末香
寶相佛世尊
天華而供養

아추파(阿蒭婆) 여러 부처님께
수레에 앉기를 권청하였고
세간왕(世間王)부처님께는
꽃다발을 가지고 공양했으며
시기(尸棄)불세존께는
왕위를 버려 보시했소.
020_0679_c_07L阿芻婆諸佛
勸請坐像輿
世閒王尊佛
供養以華鬘
尸棄佛世尊
捨王位布施

난항(難降)부처님 앞에서
일체의 향을 공양했고
대연(大然)여래 앞에서는
자신의 몸을 보시했고
연화상(蓮花上)부처님 앞에서는
모든 영락을 보시하였소.
020_0679_c_09L有佛名難降
一切香供養
大然尊佛邊
布施自身體
蓮花上佛前
布施諸瓔珞

법당(法幢)여래의 위에는
묘한 꽃과 향을 뿌렸고
연등(然燈)세존께는
다섯 송이 푸른 연꽃을 바쳤소.
020_0679_c_11L法憧如來上
散諸妙花香
然燈世尊邊
五靑蓮奉施

이러한 모든 부처님들
그 밖에도 한량이 없었소.
말하기도 어렵고 불가사의한
지난날 여러 세상 가운데
당신은 다 공양하였고
또 한량없는 여러 가지
가장 묘한 공양구로
그 과거 부처님을 공양하되
피로하고 권태로운 마음이 없었소.
020_0679_c_12L如是等諸佛
自餘無有量
難說不思議
往昔諸世中
仁竝曾供養
復持無量種
最妙供養具
供彼過去佛
無有疲惓心

이제 그 공양하던 것 생각하시어
지난 모든 부처님들이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자비로 해탈케 하던 일 생각하여
깨치시고 집에 애착하지 마소서.
020_0679_c_15L今念彼供養
思惟往諸佛
爲諸衆生輩
生慈解脫故
覺悟莫戀家

당신은 저 과거세에
연등불 곁에 있으며
그 부처님을 공양하고서
가장 높은 상등 무생(無生)을 깨달았고
또 5신통을 얻었고
순법인(順法忍)을 증득했소.
020_0679_c_17L尊於過世時
在然燈佛所
供養彼佛已
逮得上無生
及獲五神通
復證順法忍

그 뒤 당신 존자는
높으신 부처님 앞에 공양하면서
아승기수의 아승기
이런 모든 겁수를 지냈소.
그 모든 겁이 다하고
모든 부처님도 열반하시고
당신의 지난날 몸도
저 세상 가운데서 받은
종족이나 이름자도
또한 다 멸해 없어졌소.
020_0679_c_19L於後仁尊者
供養佛勝前
僧祇數僧祇
如是諸劫數
彼諸劫皆盡
諸佛亦滅度
仁往昔諸身
彼世中所受
種族及名字
亦皆悉滅無

모든 법은 항상함 없고
세간 상(相)도 정해진 것 없소.
허망한 경계를 속히 버리고
어서 빨리 성을 나가소서.
생ㆍ노ㆍ병ㆍ사가 따름은
감당하기 어렵고 두려워
마치 겁화(劫火)가 일면
모든 세간을 불살라 버리듯
무상의 불도 또한 그러해
일체의 세상을 다 태우오.
020_0679_c_22L諸行法非常
世閒相不定
速捨空誑境
疾宜早出城
生老病死隨
難當甚可畏
猶如劫火起
炎熾燒世閒
無常火亦然
燒盡一切世
020_0680_a_02L
이런 모든 고가 핍박하는데
어찌 잠시인들 머물 수 있소.
모든 중생을 관하시오.
번뇌의 어둠에 빠져 있으며
어리석고 지혜의 눈 없어
스스로 깨쳐 알지 못하오.
020_0680_a_02L如是諸苦逼
云何可暫停
應觀諸衆生
沒在煩惱暗
愚癡無慧眼
不能自覺知

큰 정진의 마음을 내셔서
공덕이 원만케 하소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집에 머물지 말고 속히 나오소서.
020_0680_a_04L發大精進心
令功德圓滿
爲諸衆生輩
速出莫住家

이때 궁 안의 모든 채녀들이 음악 소리를 냈는데, 그 소리 속에 다 이러한 법문 소리가 나서 태자에게 세간이 싫어 떠날 마음을 내고 깨닫게 하였다.”
020_0680_a_06L時彼宮內諸婇女等作音聲時其音聲內皆出如是諸法之聲欲令太子厭離世閒心生覺悟

16.출봉노인품(出逢老人品)
020_0680_a_09L佛本行集經出逢老人品第十六

“그때 작병 천자는 태자가 동산 숲에 나가 좋고 나쁜 일을 보고, 싫은 마음을 내서 점차 그 궁중을 버리고 떠나게 하려 하였다. 그때 궁중의 모든 채녀들은 모든 음악과 노래를 부르느라 매우 피로했으므로 자연히 이번에는 차례로 동산 숲의 공덕을 찬탄했다. 그 소리는 이렇게 일컬었다.
‘성자(聖子)여, 자세히 들으소서. 동산 숲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곳에는 푸르고 부드러운 풀이 깔렸고 수목들도 어여쁘며 나뭇가지와 잎새가 가지런하고 꽃과 열매가 가득 달려 무성합니다. 또 기러기ㆍ학ㆍ공작ㆍ앵무ㆍ구욕ㆍ구시라ㆍ원앙 등 온갖 새가 미묘한 소리를 냅니다.’
020_0680_a_10L爾時作甁天子欲令太子出向園林觀看好惡發厭心故漸教捨離於彼宮中是時宮中所有婇女作諸音聲歌唱疲極自然次第更復讚歎園林功德其音稱言聖子諦聽園林之地甚可愛樂所謂其地布靑軟草樹木可喜枝葉扶疏華果敷榮蓊鬱滋茂復有諸鳥所謂種種鴻鶴孔雀鸚鵡鸜鵒及拘翅羅鴛鴦等鳥出於如是微妙之聲
020_0680_b_02L그때 태자는 이 소리를 듣고 나가 놀고 싶은 마음이 나서 말몰이꾼을 불러 말했다.
‘너 착한 말몰이꾼아, 이제 빨리 좋은 수레를 장엄해 차비하라. 나는 곧 저 동산 숲에 나가 좋은 곳을 구경하고자 하노라.’
말몰이꾼은 이 말을 듣고서 태자에게 아뢰었다.
‘어김없이 명령대로 따르겠습니다.’
그리고는 빨리 정반왕에게 알렸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태자께서 지금 동산 숲에 나가서 좋은 곳을 구경하고자 합니다.’
그때 정반왕은 칙명을 내려 가비라성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고 장엄하게 하였다. 흙 무더기ㆍ돌 자갈ㆍ더러운 쓰레기 등을 치우게 하고 다 평탄히 만든 뒤, 묘한 향탕을 땅 위에 뿌려 모든 먼지와 티끌을 없애고 또 향 반죽을 땅에 바르게 했다. 또 갖가지 향기로운 꽃을 그 거리와 골목에 뿌리고, 곳곳에 온갖 묘한 향을 사르고, 그 모든 길거리며 네거리에 물병을 놓고 온갖 꽃을 꽂았다. 파초나무로 곳곳에 장엄하고, 모든 나무 사이에 여러 색깔의 깃발을 달고, 또 그 나무 위에 보물이나 비단으로 일산과 당번을 만들어 장식했다. 나무 사이에 또 진주로 된 영락과 7보로 된 보배 그물을 달아 그 위에 덮었으며, 그 그물 구멍마다 금과 은으로 만든 보배 방울을 달아 바람이 불면 미묘한 소리가 나게 했다. 혹은 7보로 해ㆍ달의 모양과 모든 하늘들의 형상을 만들었으니 각각 영락을 그물 사이에 늘어놓았으며, 그 그물 사이에 또다시 흰 소 꼬리와 온갖 깃을 달았다. 정반왕은 이렇게 칙명을 내려 가비라성을 건달바성과 다름없이 묘하게 장엄하여 정미롭고 화려하게 꾸몄다.
성을 장엄하고 나서 또 동산 숲을 장식하되 모래와 자갈과 모든 더러운 쓰레기를 소제하고……(중략)……영락과 모든 보배 방울을 위에 말한 것과 같이 달고, 그 모든 나무 가운데 남자 이름이 있는 곳은 남자의 영락으로 장엄하고, 여자 이름이 있는 곳은 여자의 영락으로 장엄하였다.
또 북을 치고 방울을 흔들며 성안의 사람들에게 두루 일렀다.
‘너희들은 다 길을 치워 혹 늙고 병들고 죽었거나 장님ㆍ벙어리같이 6근에 결함이 있는 불구자는 다 쫓아내고, 마음에 즐겁지 않은 것과 길상하지 못한 것을 모두 치워서 태자가 길에서 보지 않도록 하라.’
그때 말몰이꾼은 수레를 장식하고 잘 조련된 말을 멍에하여 장엄을 마치고 나서 태자에게 아뢰었다.
‘성자께서는 굽어살피소서. 이제 거마가 준비되었으니 바로 나갈 만한 때입니다. 수레를 타고 나가 아름다운 곳을 구경하소서.’
020_0680_a_20L爾時太子聞是聲已發出遊心卽喚馭者而謂之言汝善馭者今可速疾嚴飾莊挍賢直好車我今欲向於彼園林觀看善地是時馭者聞此語已白太子言謹依命教不敢有違是時馭者速疾卽奏淨飯王言大王當知太子今欲出向園林觀看善地時淨飯王出勅宣令迦毘羅城一切內外遣灑掃淸淨莊嚴除卻土堆砂礫瓦穢濁糞聚皆使端平以妙香湯灑散地上滅諸塵埃又以香泥用塗其復持種種香華散上於諸街巷處皆燒雜妙好香其諸街巷四衢道置滿甁水安諸雜華以芭蕉樹處莊嚴於諸樹閒懸雜色憣復於樹或以寶物或以繒綵作蓋作幢莊嚴樹樹閒復懸眞珠瓔珞七寶羅網而覆其上其羅網目節節復懸金銀寶鈴和風吹動出微妙聲或以七寶作日月像及諸天形各持瓔珞廁羅網閒於羅網閒又復更懸白猫牛尾及雜毦等時淨飯王如是教勅雜妙莊嚴迦毘羅城精麗猶如乾闥婆城一種無異莊嚴城已復飾園林除卻沙石及諸糞穢乃至交珞懸衆寶鈴如上所說其諸樹中有男名者以男瓔珞而莊嚴之若女名者以女瓔珞而莊嚴之復教打鼓振鈴遍告城內人言汝等悉皆除卻道上或老或病或復死亡盲聾瘖瘂六根殘缺不具足者悉令驅逐但是心意所不好喜及非吉祥竝令除擗勿使太子於路見之是時馭者莊飾車乘駕善調馬悉嚴備已白太子言聖子當知今已駕被車馬訖了正是行時可乘而出觀看善地
020_0681_a_02L그때 태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레 타는 곳에 이르러 보배 수레에 올랐다. 대왕의 위신과 드높은 세력으로 성 동문에서 인도되어 나와 동산 숲을 향하여 복된 곳을 구경코자 했다.
이때 작병 천자는 그 길거리에 있다가 태자 앞에서 늙어 빠진 사람으로 몸을 변화하여 나타났다. 허리는 구부러지고 머리는 숙인 채, 이빨이 빠졌고 귀밑과 수염이 서리 같았으며, 얼굴은 검게 주름지고 살빛은 주근깨투성이었다. 허리가 굽어 비딱하게 걸었으며 뼈와 가죽뿐 살이 없었으며, 목줄띠가 밑으로 늘어져 소 목의 턱살이 처진 것과 같았다. 몸이 시들고 쇠하고 오직 지팡이 힘을 의지했으며, 가래가 끓고 숨이 차 목 안에서 톱질하는 듯 가르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사지가 떨려 걸음이 불안한 채로 넘어지고 붙들면서 지팡이를 잡고 이런 모양으로 태자 앞에서 길을 걸어갔다.
태자는 위에서 묘사한 대로 그 노인이 이렇게 몸을 떨며 상서롭지 않은 쇠약한 모양으로 그의 앞에서 괴롭게 가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말몰이꾼에게 물었다.
‘이 자는 어떤 사람인가? 몸은 주름뿐 살이 없고, 가죽은 늘어지고, 충혈된 눈에서는 눈물을 흘리니 매우 추하고 유독히 더러워 다른 사람 같지 않으며, 게다가 머리털까지 빠졌다. 내가 보기에는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또 눈이 쑥 들어가 보통 사람보다 특이하고 이가 빠져 볼품이 없구나.’
그리고는 말몰이꾼에게 게송을 읊었다.
020_0680_c_10L爾時太子從座而起至輦乘所登上寶車上已秉持大王威神巍巍勢力從城東門引導而出欲向園林觀看福地是時作甁天子於街巷前正當太子變身化作一老弊人傴僂低頭口齒疏缺鬚鬢如霜形容黑皺膚色黧黮曲脊傍行唯骨與皮無有肌肉咽下寬緩如牛垂𩑶身體萎摧唯仰杖力上氣苦嗽喘息聲麤喉內吼鳴猶如挽鋸四支戰挑行步不安或倒或扶取杖爲正如是相貌在太子前順路而行太子見彼老人身體如是戰慄不祥衰相如上所說於太子先困苦匍匐太子見已卽問馭者此是何人身體皺𧹞肉少皮寬眼赤涕流極大醜陋獨爾鄙惡不似餘人兼其頭顱髮稀脫落如我所見餘人不然又復眼深與衆特異口齒缺破無可觀瞻卽向馭者而說偈言

수레를 잘 모는 말몰이꾼, 너는 들으라.
웬 사람이 내 앞에 있느뇨?
몸도 굽고 머리털도 빠졌네.
나면서부터 그런가, 늙어서 그런가?
020_0681_a_06L善馭駕乘汝今聽
此是何人在我前
身體不正頭髮稀
爲生來然爲老至

그때 말몰이꾼은 작병 천자의 신력을 입어 태자에게 아뢰었다.
‘대성 태자여, 이 같은 사람을 세상에서는 늙었다고 합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세간에서 무엇을 늙었다고 하느냐?’
말몰이꾼은 곧 태자에게 아뢰었다.
‘늙었다 함은 사람에게 쇠하고 혼미함이 닥쳐와 자기도 모르는 결에 모든 기관이 점점 쇠퇴하여 기력이 줄어들고 몸이 수척하여 이미 괴로운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그는 친척에게도 구박을 받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 데도 의지할 곳이 없으며, 이 사람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아침 아니면 저녁에는 그 목숨을 마치게 됩니다. 이런 인연으로 늙어 빠졌다 합니다.’
그리고는 태자를 위하여 게송을 읊었다.
020_0681_a_08L爾時馭者因被作甁天子神力白太子言大聖太子如此人者世名爲老太子復問於馭者言世閒之中何者名老馭者卽事報太子言凡名老者此人爲於衰耄所逼諸根漸敗無所覺知氣力緜微身體羸瘦旣到苦處被親族驅無所能故不知依怙兼且此人亦不能久非朝卽夕其命將終以是因緣故名老壞卽爲太子而說偈言

이 늙음을 큰 고생이라 하니
아름다운 자태와 즐거움을 앗아가네.
모든 기관이 헐어서 생각도 잃고
팔다리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네.
020_0681_a_18L此老名爲大苦惱
劫奪美色及娛樂
諸根毀壞失所念
支節擧動不隨心
020_0681_b_02L
태자는 이 게송을 듣고 말몰이꾼에게 물었다.
‘이 사람 하나만 이렇게 된 것이냐, 아니면 세상 사람 모두가 다 이런 것이냐?’
말몰이꾼은 태자에게 아뢰었다.
‘성자여, 굽어살피소서. 이 사람 하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간의 모든 중생도 다 이렇게 되는 법입니다.’
태자는 또 말몰이꾼에게 물었다.
‘지금 내 몸도 장차 이 늙는 일을 겪게 되는가?’
말몰이꾼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대성 태자여, 귀천은 다르나 태어난 일이 있으면 다 이런 늙는 법을 면치 못합니다. 사람의 몸에는 처음부터 이런 늙고 쇠퇴하는 상을 갖추고 있으나 다만 아직 나타나지 않았을 뿐입니다.’
태자는 말몰이꾼에게 일렀다.
‘만약에 내 몸도 이 늙는 일을 피할 수 없고 이런 추하고 더러운 쇠악상(衰惡相)을 면치 못한다면, 나는 이제 동산 숲에 가서 놀고 웃을 겨를이 없다. 빨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들어가자. 나는 어떤 방편으로든지 이 괴로움을 멸할 도리를 생각해 보리라.’
말몰이꾼은 대답했다.
‘성자의 칙명대로 저는 감히 어기지 않겠습니다.’
그리고는 곧 수레를 돌려 성에 돌아왔다.
이때 태자는 궁 안에 이르자 그의 자리에 앉아서 마음을 바로 하여 생각했다.
‘나도 마침내 늙을 것이요 늙는 법은 면할 수 없으니, 어찌하여 게으름을 피우며 스스로 몸과 마음을 방종할 것인가.’
020_0681_a_20L爾時太子聞此偈已問馭者言此人爲是獨一家法使其如是爲當一切諸世閒相悉皆如斯是時馭者報太子言聖子當知此人非獨自一家法使其如斯但是一切世閒衆生皆有是法太子復問彼馭者言我今此身亦當如是受老法耶馭者答言如是如是大聖太子貴賤雖殊凡是有生悉皆未過如是老法卽今人身具有如是老弊之相但未現耳太子復問於馭者言若我此身不離是老老法未過有是醜陋衰惡相者我今不假向彼園林遨遊戲笑宜速迴駕還入宮中我當思惟作何方便得免斯苦是時馭者答太子言如聖子勅我不敢違卽迴車乘還入於城是時太子至其宮內坐本座上正念思惟我亦當老老法未過云何縱逸自放身心
020_0681_c_02L그때 정반왕은 말몰이꾼에게 물었다.
‘너 착한 말몰이꾼아, 이제 태자가 궁에서 나가 동산에 가서 놀고 구경할 때 기쁜 것을 많이 보고 마음대로 즐겼느냐?’
말몰이꾼은 무릎을 꿇고 왕에게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굽어살피소서. 태자께서는 놀러 나가시다가 중도에서 수레를 돌리고 동산에 가지 않으셨습니다.’
그러자 정반왕은 말몰이꾼에게 물었다.
‘태자가 어찌하여 동산에 가지 않고 중도에서 도로 돌아왔느냐?’
말몰이꾼은 또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굽어살피소서. 태자께서 동산 숲에 놀러 나가시던 중 중간 지점에 이르렀을 때 문득 길옆에서 한 노인을 보았습니다.……(중략)……그는 몸을 떨고 지팡이를 짚었으나 넘어지고 일어나며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태자는 이렇게 그 사람을 보고 나서 당장 수레를 돌리라 명하시고 궁에 들어오시자 가부좌를 맺고 앉아 마음을 바로 하여 생각에 잠겨 계십니다.’
그때 정반왕은 마음으로 생각했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이런 형상을 보니 아사타 선인의 수기가 반드시 진실하구나. 태자가 집을 버리고 출가할 것이 진짜 두렵다. 나는 이제 다시 태자에게 5욕을 더하게 하리라. 만약 그가 5욕의 일을 널리 본다면 마음과 눈이 충족하고 정이 미혹하여 출가하지 않고 내 뜻대로 되리라.’
그리하여 정반왕은 실달태자를 위하여 5욕을 충족시킬 만한 일을 더욱 늘려 태자의 마음이 애락에 물들어 출가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런 게송이 있었다.
020_0681_b_15L時淨飯王問馭者言汝善馭者今從太子從宮內出至於園中遊戲觀看恣情極目歡樂以不其馭者跪報於王言大王當知太子出遊至於半道勒駕迴還不到園苑時淨飯王問馭者言太子何故不至園林中道而返馭者答言大王當知太子欲向園林遊戲始至半路忽於道傍見一老人乃至身體戰慄拄杖或倒或起不能正行太子如是見彼人已卽勅迴車還入宮內加趺而坐正念思惟飯王卽心念言希有希有此之形相阿私陁仙授記語言必定眞實決恐太子捨家出家我今宜應更爲太子增益五慾若其廣見五慾之事充足心眼染著情迷不捨出家稱適我意淨飯王卽爲悉達加足種種五慾諸事悉令增廣使太子心著於愛樂不聽出家而有偈說

궁 안에서 많은 낙을 누렸지만
나가 놀려다 노인을 보고 나서
도로 궁 안에 돌아와 근심에 잠겼네.
아아, 나도 이 늙음을 면치 못한다.
020_0681_c_11L彼宮內中多受樂
欲出遊戲見老人
還入宮內心憂愁
嗚呼我未脫此老

부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태자가 출가할까 두렵게 생각하고
5욕과 궁인들을 더욱 늘려
애정에 얽혀 왕위를 잇게 하였네.
020_0681_c_13L父王聞此語言已
心思畏子捨出家
增益五慾及宮人
令著恩愛紹王位

그때 궁 안에서 5욕락을 충족할 만큼 오락과 유희에 빠져 지내며 의심과 고뇌 없이 존중받는 사람은 태자 한 사람뿐이었다.”
020_0681_c_15L爾時太子在於宮內充足五慾娛樂遊戲無有疑難尊重貴勝唯獨一人
佛本行集經卷第十四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 ] 속이 고려대장경에는 본문으로 되어 있으나 주의 내용이 분명하므로 원주로 처리하였다.
  2. 2)위의 각주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