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1041_a_01L불설흥기행경(佛說興起行經) 서문(序文)
020_1041_a_01L佛說興起行經序


이른바 곤륜산(崑崙山)이라 함은 곧 염부리(閻浮利) 땅의 중심이다. 산은 모두 보석이요, 둘레에는 5백의 굴이 있고 줄은 다 황금인데 언제나 5백의 아라한이 살았다.
아뇩대천(阿耨大泉)은 바깥 주위는 산이며, 산 안이 평지인데 샘은 그 가운데 있으며, 샘 언덕은 모두가 황금이요, 네 가지 짐승의 머리로 되고 물은 그 입에서 나오는데 각각 한 바퀴를 돈 뒤에 도로 그 방향으로 되돌아서 4해(海)로 나아간다.
코끼리 입에서 나오는 것이 바로 황하(黃河)이다.
그 샘의 네모는 각각 25유순(由旬)요, 깊이는 3궐렬(厥劣)이며, 1궐렬은 7리(里)이다.
샘 안에는 금대(金臺)가 있고 대의 네모는 1유순이며, 대 위에는 금의 연꽃이 있어서 7보로써 줄기가 되었는데, 여래는 언제나 5백의 아라한을 데리고 15일에 그 가운데서 계율을 말씀하셨다.
020_1041_a_02L所謂崑崙山者則閻浮利地之中心山皆寶石周帀有五百窟窟皆黃常五百羅漢居之阿耨大泉外周圍山山內平地泉處其中泉岸皆黃以四獸頭出水其口各遶一帀已還復其方出投四海象口所出者黃河是也其泉方各二十五由延三厥劣--一厥劣者七里也泉中有金臺方一由延臺上有金蓮華以七寶爲莖如來將五百羅漢常以月十五日於中說戒
사리불이 부처님께 열 가지 전생 인연을 물었기 때문에, 뒤의 15일에는 본래의 제자들을 데리고 말씀하여 마치셨는데, 이렇게 하여 아홉까지만 이르렀다.
가셨던 곳에서 열 가지를 물었거늘 아홉 가지만 대답하신 것은 나무창 때문인데, 인간이 받는 앙갚음을 사람들에게 보이려 한 것이니, 전생의 인연은 도망하거나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아뇩의 샘 가운데서 번뇌의 장애가 있는 몸은 따라 다니지 못하게 되었었으나 오직 아난만은 여래께서 데리고 다니셨다.
은근히 사리불에게 말씀하신 까닭은 여러 용들을 교화하려 하셨기 때문이다.
020_1041_a_13L因舍利弗問佛十事宿緣後以十五日時將本弟子說訖乃止如是至九往所以十問而九答以木槍之對人閒償之欲示人宿緣不可逃避故也又阿耨泉中非有礙形所可周旋唯有阿難爲如來所接也所以慇懃告舍利弗者欲化諸龍故也



불설흥기행경(佛說興起行經) 상권
020_1041_a_20L佛說興起行經卷上一名嚴誡宿緣經出雜藏


후한(後漢) 강맹상(康孟詳) 한역
김달진 번역
020_1041_a_21L 後漢外國三藏康孟詳譯
020_1041_b_02L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이 마갈국(摩竭國)에 계시면서
널리 중생들을 위하신 까닭에
대숲 동산 안에서 머무셨다.
020_1041_a_22L聞如是一時
佛在摩竭國
普爲衆生故
止於竹園中

부처님은 여러 비구들과
신족(神足) 지닌 나한에게 말씀하셨다.
저마다 걸식할 것 가지고서는
아뇩천(阿耨泉)까지 같이 갈지어다.
020_1041_b_03L佛語諸比丘
及神足羅漢
各齎所乞食
共至阿耨泉

다섯 성씨 나라를 지나시면서
여러 비구들을 거느리시어
중간에서 같이 걸식을 하셨나니
비구는 5백 사람이었다.
020_1041_b_04L路由五姓國
將諸比丘衆
於中共乞食
比丘五百人

신족으로써 날아 내려오셔서
비구승들에게 에워싸이어
아뇩의 큰 샘에 도착하시니
세존은 그 가운데 앉으시었다.
020_1041_b_05L以神足飛下
比丘僧圍遶
到阿耨大泉
世尊坐其中

세존은 공양을 잡숫기를 마치셨고
비구들은 그대를 먹고 있는데
밥을 먹고 있을 때
땅이 몹시 울리며 흔들렸다.
020_1041_b_07L世尊食已訖
諸比丘故食
當於飯食時
地爲大震動

이 땅이 어째서 진동하느냐고
비구들은 세존께 여쭈었었는데,
세존은 그들을 위하여 말씀하되
이것은 중생 가엾어서 진동을 하느니라.
020_1041_b_08L比丘問世尊
此地何爲動
世尊便爲說
愍此衆生動

지옥에는 죄를 지은 사람이 있어서
극히 여러 큰 죄악을 행했으므로
귀신들이 천명이나 있으면서
그의 두 큰 갈빗대를 찍고 있느니라.
020_1041_b_09L地獄有罪人
極行衆逆惡
鬼神有千人
斫其兩大肋

조금도 쉬지 않는지라
도끼가 모두 빨갛게 달며
찍기를 꼭 천 년을 채우면
힘이 다해 비로소 끊어지게 되리라.
020_1041_b_11L須臾不休息
斧斤皆燒赤
斫滿正千歲
力極乃得斷

어떠한 죄를 지었었기에
이런 고통을 받게 되었으며
이 갈빗대의 크기가 얼마이기에
땅이 몹시 울려서 흔들립니까.
020_1041_b_12L問作何等罪
乃致此苦痛
此肋大爾許
使地爲震動

이는 본래 세간의 사람으로서
언제나 남의 아내 간음하기 좋아하고
색욕을 탐낸 데에 연루됐기 때문이며
또 청신사(淸信士)를 죽였으므로
020_1041_b_13L此本世閒人
恒喜婬他妻
坐貪色欲故
又殺淸信士

이러한 전생의 인연 때문에
이러한 큰 몸을 얻게 됐으며
귀신들이 천명이나 있으면서
늘 이 갈빗대를 쪼개고 있느니라.
020_1041_b_15L以是宿緣故
致得此大身
鬼神有千人
恒斫此兩肋

세존은 이렇게 말씀하시고
4과(果)를 증득한 비구들에게 묻기를,
너희들은 어떠한 인연을 지었느냐
저마다 스스로가 말할지니라.
020_1041_b_16L世尊說如是
佛問諸四道
汝等作何緣
各各可自說

신통을 지닌 크신 제자요
법 바퀴를 계승하고 굴릴 수 있는
지혜가 으뜸인 사리불이
일어나서 세존께 질문을 했다.
020_1041_b_17L神通大弟子
能繼轉法輪
智慧舍利弗
起問於世尊

세존은 견줄 데 없으시고
보셨거나 들으시지 않은 일이 없으므로
이전 세상의 모든 인연을
세존께서 먼저 말씀하소서.
020_1041_b_19L世尊無雙比
無事不見聞
世尊先自說
宿世諸因緣

손타리(孫陀利)가 악한 비방을 일으켜
공경해야 할 일을 원망하면서
까닭 없이 세존을 비방했는데
이는 바로 어떠한 인연입니까.
020_1041_b_20L孫陁生惡謗
望得其敬事
無故誹謗尊
此是何因緣

사미발제(奢彌跋提)가
이 5백의 비구들까지
까닭 없이 헐뜯으며 욕을 했는데
이는 바로 어떠한 인연이옵니까.
020_1041_b_21L坐奢彌跋提
此五百比丘
無故相誹謗
此是何因緣

5친(親)을 모두 죽이는 때에
무엇 때문에 두통(頭痛)을 앓았으며
모든 뼈마디가 다 쓰시며 아팠고
등골뼈가 아프며 굳어졌나이까.
020_1041_b_23L何爲得頭痛
誅殺五親時
諸節皆疼痛
及患脊背强

날카로운 목창(木槍)이 다리를 찔렀으며
조달(調澾)이 벼랑에서 돌을 굴려서
떨어지자 엄지발가락을 깨뜨렸는데
이는 바로 어떠한 인연이옵니까.
020_1041_b_24L剛木槍刺腳
調達崖石擲
堆破腳拇指
此是何因緣
020_1041_c_02L
다설 동녀(多舌童女) 그 여인이
주전자를 넣어 부르게 하고서
대중들의 안에 있다가
까닭 없이 와서는 헐뜯었나이다.
020_1041_b_25L多舌童女人
帶杅起其腹
無故來相謗
在於大衆中

또 비란읍(毘蘭邑)에 계시면서
석 달 동안 말 먹이는 보리를 잡술 적엔
국사 범지(國師梵志)가 청한 것인데
이는 바로 어떠한 인연이옵니까.
020_1041_c_03L又在毘蘭邑
三月食馬麥
國師梵志請
此是何因緣

울비(鬱秘)의 땅에 계시면서
고행하며 여섯 해를 채우셨으며
숨을 그치는 선정으로 파리해지셨는데
이는 바로 어떠한 인연이옵니까.
020_1041_c_04L在於鬱秘地
苦行足六年
斷息禪羸瘦
此是何因緣

세존은 그들에게 연설하셨다
사리불아 자세히 들어라
예전 세상에 행했던 인연을
이제 모두 너희에게 말하여 주리라.
020_1041_c_05L世尊爲演說
舍利弗諦聽
今當盡爲說
先世所行緣

1. 부처님이 손타리의 전생인연을 말씀하시는 경[佛說孫 陀利宿綠經]
020_1041_c_07L佛說孫陁利宿緣經第一

이와 같이 들었다.
020_1041_c_08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은 아뇩대천(阿耨大泉)에서 큰 비구들 4백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가 이들은 아라한이며 여섯 가지 신족(神足)을 통하고 크게 이름이 있었으며 단정하고 잘나서 저마다 여러 상호를 지녔고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으며 살지지도 않고 파리하지도 않으며, 빛깔은 마치 붉은 연꽃과 같고 모두가 마음과 뜻을 잘 조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만은 그렇지 못하였나니, 바로 아난이었다.
020_1041_c_09L一時佛在阿耨大泉與大比丘五百人俱皆是阿羅漢--六通神足大有名稱端正姝好各有衆相不長不短不白不黑不肥不瘦色猶紅蓮皆能伏心意--唯除一比丘何者難是也
사리불은 꽃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연꽃자리에 꿇고서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못 보신 일이 없으시고 못 들은 일이 없으시며 모르는 일이 없으시므로, 세존이시야말로 견줄 이가 없으시옵니다. 뭇 악이 스러져 없어지고 모든 선이 널리 갖추셨으며, 여러 하늘과 용과 귀신과 제왕과 신민이며 일체 중생들을 모두 제도하려 하십니다.
세존께서는 이제 일부러 남아 있는 인연을 나타내시니, 원하옵건대 부처님은 스스로 이 인연을 말씀하시어 하늘과 사람과 중생들이 듣고 깨달아 알게 하소서.
020_1041_c_14L舍利弗自從華座起整衣服偏露右臂右膝跪蓮華座向佛叉手問世尊言世尊無事不見無事不聞無事不知世尊無雙比衆惡滅盡善普備諸天龍神帝王臣民一切衆皆欲度之世尊今故現有殘緣佛自說此緣使天人衆生聞者開解
020_1042_a_02L어떠한 인연 때문에 손타리가 와서 비방하였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사미발제에게 5백의 아라한까지 비방을 받게 되었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세존의 머리가 아프셨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세존의 등골뼈가 굳으셨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날카로운 나무가 발을 찔렀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데바닷타가 벼랑에서 돌을 굴렸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다설(多舌) 여인이 주전자를 넣고서 대중 안의 번뇌 있는 이와 번뇌 없는 이들 앞에 와서 비방하기를, ‘어째서 자기 집 일은 말하지 않고 남들을 위하여 말을 합니까. 나는 이제 해산을 하게 되어서 소유(酥油)가 필요합니다’라고 하였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비란읍에서 5백의 비구들과 함께 말이 먹는 보리를 잡수셨으며, 어떠한 인연으로 울비(鬱秘) 땅에서 고행하기를 6년 동안 겪고서야 부처님이 되셨다고 말씀하셨나이까?”
020_1041_c_20L以何因緣孫陁利來誹謗以何因緣坐奢彌跋提被謗及五百羅漢以何因緣世尊頭痛以何因緣世尊骨節疼痛以何因緣世尊脊背强以何因剛木刺其腳以何因緣地婆達兜以崖石擲以何因緣多舌女人帶杅大衆中有漏無漏前來相誹謗曰以不自說家事乃爲他說爲我今臨產當須酥油以何因緣於毘蘭邑與五百比丘食馬麥以何因緣在鬱秘地行經六年謂呼當得佛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도로 꽃자리로 돌아가리라.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전생의 여러 인연들을 말하리라.”
사리불은 곧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자, 아뇩대용왕(阿耨大龍王)이 부처님이 인연의 법을 말씀하겠다 함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면서 곧 부처님을 위하여 7보 교로(交露)의 일산을 만들어서 일산 안에서 전단의 가루향을 비내리자 모든 자리에 두루 하였으며, 헤아릴 수 없는 여러 하늘ㆍ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이 모두 와서 부처님에게 나아가 합장하여 예배하고 둘러싸며 섰다.
020_1042_a_08L佛語舍利弗還復華座吾當爲汝說先世諸因緣舍利弗卽便還復本座阿耨大龍王聞佛當說緣法踊躍歡喜卽爲佛作七寶交露蓋蓋中雨栴檀末香周遍諸座無數諸天龍鬼神乾沓和阿須迦樓羅甄陁羅摩休勒皆來詣佛叉手作禮圍遶而立
부처님은 곧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지나간 세상 바라나성 가운데에 정안(淨眼)이라는 노름꾼이 있어서 노래를 부르며 희롱하는 데에 솜씨가 있었고, 그때에 녹상(鹿相)이라는 음녀가 있어서 단정하며 잘 생기고 엄숙하며 깨끗하기가 견줄 데 없었다.
때에 정안은 녹상의 처소에 가 닿아서 이 여인에게 말하였다.
‘함께 밖의 동산 가운데로 나아가 좋은 땅을 찾아서 함께 서로 재미있게 즐깁시다.’
그러자 여인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십니다.’
녹상은 돌아가서 의복을 장엄하여 정안의 집으로 가자, 정안은 곧 좋은 수레를 차려서 녹상과 함께 타고 바라나성을 나가서 나무 동산에 이르러 함께 서로 재미있게 즐겼다.
020_1042_a_15L佛便爲舍利弗往昔過去世波羅柰城中有博戲名曰淨眼巧於歌戲爾時有婬女名曰鹿相端正姝好嚴淨無比時淨眼往至鹿相所語此女曰當共出外詣樹園中求於好地共相娛樂女答可爾鹿相便歸莊嚴衣服詣淨眼淨眼卽嚴駕好車與鹿相共載出波羅柰城至於樹園共相娛樂
020_1042_b_02L낮과 밤을 지나고 난 뒤에 정안은 그의 의복이 값지며 아름다움을 보고 곧 탐심을 내어, ‘이 여인을 죽이고 그의 옷을 가져야겠다’ 하고, 다시 생각하기를, ‘죽인 뒤에는 어떻게 숨길까’라고 하였다.
때에 이 동산 가운데에 낙무위(樂無爲)라는 벽지불이 있어서 그가 있는 데서 멀지 않았었는데, 정안이 또 생각하기를, ‘이 벽지불이 새벽에 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리니, 그 후에 나는 녹상을 죽여서 그의 오두막집 안에 파묻고 옷을 가지고 돌아가야겠구나. 누가 나의 처신을 알 것이냐’ 하였다.
다음 날 아침에 벽지불이 곧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는데, 정안은 그 후에 녹상을 죽여서 옷은 벗겨 가지고 시체는 낙무위의 오두막집 안에 파묻어 두고 땅을 골라서 예전과 같이 하고서 바로 수레를 타고 다른 문으로 해서 성으로 들어갔다.
020_1042_a_23L於日夜淨眼睹其衣服珍妙便生貪當殺此女取其衣服復念殺已云何藏之時此園中有辟支佛名樂無爲去其所止不遠淨眼又念此辟支佛晨入城乞食後我當殺鹿相其廬中持衣而歸誰知我處明旦支佛卽入城乞食淨眼於後便殺鹿脫衣服取埋屍著樂無爲廬中地如故便乘車從餘門入城
그때에 바라나시 국왕 이름은 범달(梵達)이었는데, 나라 사람들이 녹상이 보이지 않자 마침내 국왕에게 통하고 여러 사람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녹상이 보이지 않나이다.’
그러자 왕은 곧 여러 신하들을 불러서 두루 마음에 나아가 집마다 찾게 하였는데, 여러 신하들은 분부를 받고 명령대로 찾았으나 온통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다시 성을 나갔더니 나무 사이에 여러 새들이 그 위를 나는 것이 보이므로 여러 사람들은 문득 생각했다.
‘성중에서는 이미 널리 찾았으나 찾지 못하였는데, 이는 반드시 까닭이 있으리라. 같이 거기로 가 보아야겠구나.’
그리고는 곧 가서 낙무위의 오두막집 앞에 이르러서 수색하여 시체를 찾았다.
020_1042_b_09L爾時羅柰國王名梵達國人不見鹿相徹國王衆人白王鹿相不見王卽召群臣遍詣里巷戶至覓之諸臣受教如命覓之遍覓不得便復出城見樹閒衆烏飛翔其上衆人便念城中已遍不得此必有以當共往彼卽尋便往到樂無爲廬前搜索得屍
여러 신하들은 낙무위에게 말하였다.
‘이미 부정한 짓까지 하고 무엇 때문에 다시 죽였느냐?’
그러나 벽지불은 잠자코 대답을 하지 않는지라 이렇게 묻기를 세 번까지 하는데도 여전히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낙무위가 손과 다리를 땅에 대고, ‘이는 바로 전생의 인연이로다’ 하고, 일부러 잠자코 대답하지 않자, 여러 신하들은 곧 낙무위의 두 손을 뒤로 합쳐 묶고서 때리어 심문하는데, 수신(樹神)이 반 몸만을 나타내어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을 때리지 마시오.’
그러자 여러 신하들은 말하였다.
‘무슨 까닭에 이 사람을 때리지 말라고 합니까?’
그러자 수신이 말하였다.
‘이 분이 그럴 리가 없소. 끝끝내 그런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020_1042_b_16L諸臣語樂無爲曰已行不淨胡爲復殺辟支佛默然不答問如此至三不答如前樂無爲手腳著土此是先世因緣默不答衆臣便反縛樂無爲拷打問樹神人現出半身語衆人曰莫拷打此人衆臣曰何以不打神曰此無是終不行是
020_1042_c_02L여러 신하들은 신의 말을 들었으나 믿지 않고 이 낙무위를 데리고 왕에게 곧장 가서 왕에게 아뢰었다.
‘이 도사가 부정한 짓을 하고서 또 다시 죽였나이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성을 내며 큰 소리로 여러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이 도사가 그릇된 법을 행하였다고 하니, 응당 그랬다고 보느냐?’
그리고는 여러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급히 묶어서 당나귀에 태우고 북을 치며 두루 돈 뒤에 성의 남쪽 문을 나가 나무 아래로 데리고 가서는 쇠 창대 끝으로 꿰뚫어서 장대 끝에 놓아 두고 무더기 화살로써 쏘아라. 만약 죽지 않으면 곧 그의 머리를 베어라.’
여러 신하들이 분부를 받고 급히 묶어서 당나귀에 싣고서 북을 치며 거리마다 돌자, 나라 사람들은 보고서 모두 괴이하게 여기면서 혹은 믿는 이도 있고 혹은 믿지 않는 이도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보며 큰 소리로 부르면서 슬퍼하였다.
020_1042_b_23L諸臣雖聞神言不肯聽將此樂無爲徑詣王所白王曰道士行不淨已又復殺之王聞是語瞋恚大喚語諸大臣看是道士行於非法應當爾耶王勅諸臣急縛驢馱打鼓遍巡然後出城南門將至樹下鐵鉾䂎之貫著竿頭聚弓射之若不死者便斬其頭諸臣受教急縛驢馱打鼓巷至巡之國人見之皆怪所以或有信者或不信者衆人集觀喚呼悲傷
이에 정안은 깨뜨려진 담 안에 숨어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의 말하는 소리가 들리므로 곧 담 안에서 주의하며 몰래 보았더니, 낙무위가 두 손을 뒤로 합쳐 묶여서 당나귀에 실렸고 여러 사람들이 쫓아가는 것이 보이는 지라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이 도사는 까닭 없이 원통하게 죽음을 당하는구나. 이 분은 애욕이 없다. 내가 녹상을 죽인 것이요, 도사가 죽인 것이 아니니, 내 스스로가 죽음을 받고 도사를 살려야겠다.’
그리고는 곧 달려가서 대중에게 나아가 큰 소리로 상관을 불러서 말하였다.
‘이 도사를 괴롭히거나 죽이지 마십시오. 도사가 녹상을 죽인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죽였습니다. 이 도사를 석방하고 나를 결박하여 죄를 따라 나를 다스리십시오.’
020_1042_c_10L於時淨眼在破牆中藏聞衆人云云聲便於牆中傾顧盜視見樂無爲反縛驢馱衆人逐行見已心念道士無故見抂當死此不應有愛欲我自殺鹿相非道士殺我自受死活道士淨眼念已便出走趣大衆喚上官曰莫困殺此道士非道士殺鹿相是我殺之耳願放此道士縛我隨罪治我
여러 상관들은 모두가 놀라면서 말하였다.
‘어찌 남을 대신하여 죄를 받을 수가 있었을까?’
그리고는 힘께 벽지불의 결박을 풀고 정안을 붙잡아서 두 손을 뒤로 모아 묶은 뒤에, 여러 상관들은 모두 벽지불을 향하여 예배하고 참회하여 말하였다.
‘저희들이 어리석어서 까닭 없이 잘못 도사를 괴롭혔사옵니다. 크게 어여삐 여기시어 저희들 죄를 용서하고, 우리들이 장래에 이런 중한 재앙을 받지 않게 하소서.’
이렇게 세 번까지 하니, 낙무위 벽지불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020_1042_c_18L諸上官皆驚愕曰何能代他受罪卽共解辟支佛縛便捉淨眼反縛如前諸上官等皆向辟支佛作禮懺悔我等愚癡無故抂困道士以大慈原赦我罪莫使我將來受此重殃如是至三樂無爲辟支佛默然不答
020_1043_a_02L벽지불은 생각하였다.
‘나는 다시는 바라나성에 들어가서 걸식하지 말고, 이 대중들의 앞에서 열반을 하여야겠구나.’
벽지불은 곧 대중들의 앞에서 허공으로 솟아오르며 그 가운데서 가고 오고 하며 앉고 눕고 서고 하면서 허리 아래로 연기를 내고 허리 위로는 불을 내며, 혹은 다시 허리 아래로 불을 내고 허리 위로는 연기를 내기도 하며, 혹은 왼 겨드랑이에서 연기를 내고 오른 겨드랑이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며, 혹은 왼 겨드랑이에서 불을 내고 오늘 겨드랑이에서는 연기를 내기도 하며, 혹은 배 앞에서 연기를 내고 등 위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며, 혹은 배 앞에서 불을 내고 등 위에서는 연기를 내기도 하며, 혹은 허리 아래로 불을 내고 허리 위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며, 혹은 허리 아래에서 물을 내고 허리 위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였다.
020_1042_c_24L辟支佛心念我不宜更入波羅柰城乞食我但當於此衆前取滅度耳辟支佛便於衆前踊昇虛空於中往腰以下出煙腰以上出或復腰以下出火腰以上出煙左脅出煙右脅出火或左脅出火脅出煙或腹前出煙背上出火或腹前出火背上出煙或腰以下出火腰以上出水或腰以下出水腰以上出火
혹은 왼 겨드랑이에서 불을 내고 오른 겨드랑이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며, 혹은 왼 겨드랑이에서 물을 내고 오른 겨드랑이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며, 혹은 배 앞에서 물을 내고 등 위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며, 혹은 배 앞에서 불을 내고 등 위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며, 혹은 왼 어깨에서 물을 내고 오른 어깨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며, 혹은 왼 어깨에서 불을 내고 오른 어깨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며, 혹은 두 어깨에서 물을 내기도 하고 혹은 두 어깨에서 불을 내기도 하였으며, 그런 뒤에 온몸에서 연기를 내고 온몸에서 불을 내며, 온몸에서 물을 내다가 곧 공중에서 몸을 태우면서 열반하였다.
이에 대중들은 모두가 슬피 울면서 혹은 참회하기도 하고 혹은 예배를 하는 이가 있기도 하였는데, 그 사리를 가져다 네거리에 탑을 만들었다.
020_1043_a_10L或左脅出火右脅出水左脅出水右脅出火或腹前出水背上出火或腹前出火背上出水或左肩出水右肩出火或左肩出火右肩出水或兩肩出水或兩肩出火然後擧身出煙擧身出火擧身出水卽於空中燒身滅度於是大衆皆悲涕泣或有懺悔或有作禮者取其舍於四衢道起偸婆
여러 상관들은 즉시 정안을 데리고 왕 범달에게 나아가서 말하였다.
‘이 사람이 녹상을 죽인 것이요, 그 도사가 죽인 것이 아닙니다’.
그러자 왕은 이 관리들에게 성을 내며 말하였다.
‘전번에는 어째서 망령되게 거짓 일을 아뢰면서, 〈그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고 하였다가 이제는 아니라고 하여 나를 허망한 사람으로 만들어서 잘못 도사를 괴롭히게 하였느냐?’
그러자 여러 신하들은 말하였다.
‘때에 여러 번 도사에게 〈어째서 사람을 죽였느냐〉고 물었으나 도사는 잠자코 대답을 하지 않으면서 또 손과 다리를 땅에 대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신 등은 그 사람을 죽인 것이라 생각하였나이다.’
020_1043_a_18L諸上官卽將淨眼詣王梵達此人殺鹿相非是道士王便瞋此監司前時何爲妄白虛云此人殺人今云非也乃使我作虛妄之人抂困道士諸臣白王於時頻問道士何爲殺人也時道士默不見叉手腳復著土以是故臣等謂呼其殺人
020_1043_b_02L왕은 곧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이 사람을 당나귀에 태우고 성의 남쪽을 먼저하고서 창대 끝에 끼고 그런 뒤에 장대를 세워서 머리를 꿰뚫고서 무더기 활로써 쏘아라. 만약 죽지 아니하거든 그 머리를 베어라.’
여러 신하들은 분부를 받고 즉시 당나귀에 싣고 북을 치며 돈 뒤에 성의 남쪽 문을 나가서 나무 아래로 나아가 창대에 끼어 나무로 꿰뚫어서 무더기 활로써 쏘고 그런 뒤에 머리를 베었느니라.”
020_1043_b_02L王便勅臣驢馱此人於城南先以鉾䂎之然後立竿貫頭聚弓射若不死者便斫其頭諸臣受教以驢馱打鼓遍巡已出城南詣樹下鉾䂎貫木聚弓射之然後斫頭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때의 정안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사리불아, 또 녹상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손타리이니라. 사리불아, 너는 그 때의 범달왕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집장석종(執杖釋種)이니라.
사리불아, 나는 그때에 녹상을 죽이고 원통하게 벽지불을 괴롭혔는데, 그 죄 때문에 수천 년 동안 지옥에 있으면서 끓였고 칼나무에 올랐으며, 수천 년 동안 축생으로 있었고 수천 년 동안 아귀로 있었다.
그 때의 남은 재앙으로 지금 비록 부처가 되었다 하더라도 그 때문이 이 손타리의 비방을 받았다.”
020_1043_b_06L佛語舍利弗汝乃知爾時淨眼者不則我身是舍利弗汝復知鹿相者不則今孫陁利是舍利弗汝知爾時梵達王則今執杖釋種是舍利弗我爾時殺鹿相抂困辟支佛以是罪故無數千歲在泥犂中煮及上劍樹無數千在畜生中無數千歲在餓鬼中時餘殃今雖作佛故獲此孫陁利謗
이에 부처님은 스스로의 전생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20_1043_b_14L於是佛自說宿命因緣偈曰

나는 먼저 이름이 정안이었고
바로 노름하는 사람이었는데
낙무위라 하는 벽지불을
까닭 없이 괴로움을 받게 하였다.
020_1043_b_15L我先名淨眼
乃是博戲人
辟支名樂無
無過致困苦

참되고 깨끗한 행을 지닌 이 분에게
대중의 소란과 괴롬을 받게 하고
헐뜯고 욕하면서 결박을 하여
다시 성에서 내쫓으려 하였다.
020_1043_b_17L此有眞淨行
爲衆所擾惱
毀辱而縛束
復欲驅出城

곤욕을 받고 결박을 당한
이 벽지불을 보게 되고서
나는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켜
해탈을 얻게 하였느니라.
020_1043_b_18L見此辟支佛
困辱被繫縛
我起慈悲心
使令得解脫

이러한 인연 때문에
오랜 동안 지옥의 고통을 받았고
그리고 그 때의 남은 재앙으로
이제 그 때문에 비방을 당했도다.
020_1043_b_19L以是因緣故
久受地獄苦
乃爾時殘殃
今故被誹謗

나는 이제 후생(後生)을 끊어버려서
이런 세상을 다하였거니와
이 손타리에 연루된지라
이 때문에 그 비방을 받았느니라.
020_1043_b_21L我今斷後生
便盡於是世
坐此孫陁利
故得其誹謗

인연이란 마침내 벗어나지 못하고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아니하나니
마땅히 세 가지 인연을 수호하여
끝내 범하지 아니해야 하리라.
020_1043_b_22L因緣終不脫
亦不著虛空
當護三因緣
終始不可犯

나는 스스로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세계의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에서
그 때문에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020_1043_b_23L我自成尊佛
得爲三界將
故說先因緣
阿耨大泉中
020_1043_c_02L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라. 뭇 악이 모두 다하고 여러 선이 널리 갖추었으며 하늘과 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이며 기고 날고 꿈틀거리는 동물까지 제도할 수 있고 모두 함이 없는[無爲] 안락을 얻게 하다. 비록 이런 공덕이 있다 손치더라도 오히려 전생의 인연을 면하지 못하거든, 하물며, 또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로서 몸과 입과 뜻을 껴잡지 못한 이러한 이들은 어떻게 되겠느냐.”
020_1043_c_02L佛語舍利弗汝觀如來衆惡皆盡善普備能度天龍鬼神帝王臣民蠕動皆使得度無爲安樂雖有是功猶不免於宿緣況復愚冥未得道不攝身此等當如何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를 배울지니라. 그리고 아라한과 일체 중생들은 마땅히 몸의 세 가지ㆍ입의 네 가지ㆍ뜻의 세 가지를 수호하여야 한다. 사리불아, 너는 이를 배우고 아울러 일체에게 미쳐야 하리라.”
020_1043_c_07L佛語舍利弗汝當學是及諸羅漢幷一切衆生當護身三口四意三舍利弗汝當學幷及一切
부처님이 이를 말씀할 때에, 사리불과 5백 아라한과 아뇩 대용왕ㆍ하늘ㆍ용ㆍ귀신ㆍ건답화(乾沓和)ㆍ아수륜(阿須倫)ㆍ가루라(迦樓羅)ㆍ견타라(甄陀羅)ㆍ마휴륵문(摩休勒聞) 등이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020_1043_c_10L佛說是時舍利弗及五百羅漢阿耨大龍王鬼神乾沓阿須倫迦樓羅甄陁羅摩休勒佛所說歡喜受行

2. 부처님이 사미발의 전생인연을 말씀하시는 경[佛說奢 彌跋宿綠經]
020_1043_c_13L佛說奢彌跋宿緣經第二

이와 같이 들었다.
020_1043_c_1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은 아뇩대천에서 큰 비구들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가 이들은 아라한이며 여섯 가지 신족을 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 아난만은 그렇지 않았다.
020_1043_c_15L一時佛在阿耨大泉與大比丘衆五百人俱皆是羅漢六通神足唯除一比丘--阿難也
이때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멀고 오랜 91겁 전에, 이때 선설(善說)이라는 왕이 있었고 성의 이름은 선설소조(善說所造)였으며, 연여달(延如達)이라는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학문을 좋아하여 널리 외도의 4부(部)와 천문(天文)ㆍ도참(圖讖)ㆍ점상(占相)ㆍ예술(藝術) 등의 일곱 가지 글과 외도의 가르치는 계율이 환하였고 여러 가지 법과 세속의 전적(典籍)을 분명히 알았으며 상호는 서른 가지가 있었고 언제나 5백의 뛰어난 성바지의 동자(童子)들을 가르쳤었다.
020_1043_c_17L是時佛告舍利過去久遠九十一劫是時有王曰善說城名善說所造有一婆羅門名延如達好學廣博外學三部天文圖讖占相藝術曉七種書及外道教解了衆法世俗典籍相有三十教學五百豪族童子
020_1044_a_02L또 범천(梵天)이라는 한 바라문이 있어서 큰 부자로서 재물이 넉넉하고 코끼리와 말과 일곱 가지 보배며 종들을 부렸다. 그의 부인은 이름이 정음(淨音)으로 단정하고 잘 생기어 용모가 으뜸가며, 성품과 행동이 고르고 질투심이 없었다. 연여달은 범천을 시주로 삼았으므로 그 부인 정음은 연여달에게 음식ㆍ의복ㆍ평상ㆍ자리며 병들고 야위는 데에 먹는 의약을 공양하였다.
020_1043_c_23L復有一婆羅門名曰梵天大富饒財七珍侍使僕從婦名淨音端正姝妙容貌第一性行和調無嫉妒心延如達以梵天爲檀越婦淨音供養延如達飮食牀臥坐具病瘦醫藥
애학(愛學)이라는 벽지불이 성 안에 도착하여 법의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다니면서 걸식하려 하다가 우연히 범천의 문에 이르렀다. 때에 정음은 벽지불의 의복이 가지런하고 걸음걸이가 차분하며 여섯 감관이 고요히 안정되었음을 보고서 마음으로 매우 사랑하고 좋아하여 곧 공양을 청하면서 말하였다.
‘지금으로부터 옷과 음식과 침구며 의약은 언제나 저로부터 받으십시오. 저를 위하여 일부러 저의 청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리고는 정음은 곧 맛있는 음식을 바루에 가득히 채워 주었다.
벽지불은 받은 뒤에 바루를 가지고 허공으로 올라가 일곱 번 돌고 날아서 있던 데로 돌아가니, 성 안의 사람들은 이 신통을 보고서, ‘나라에 이런 사람이 계시니, 우리들이야말로 복이 있도다’ 하며 온 나라가 기뻐하여 공양하며 싫어함이 없었다.
020_1044_a_05L有一辟支佛名曰愛學往到城內執衣持鉢行欲乞食偶至梵天門時淨音見辟支佛服整齊行步詳審六根寂定心甚愛卽請供養曰自今已去衣被飮食牀臥醫藥常從我受當爲我故受我淨音卽以濃美飮食滿鉢與之支佛受已執鉢昇虛七反迴旋飛還所止時城內人見此神足曰國有是我等有福擧國歡喜供養無厭
정음은 벽지불을 공양하는 것이 날마다 더해만 갔고 연여달에 대한 대접은 드디어 박해졌으므로, 연여달은 스스로 자기는 박대하고 그를 후히 함을 깨닫고서 곧 질투심을 일으켜 비방하는 말을 하였다.
‘이 도사는 참으로 계율의 덕이 없도다. 왜냐하면 이 정음과 함께 부정한 짓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그를 후히 공양하는 것이다.’
그리고 연여달은 5백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이 도사는 계행을 범하였고 정진의 행이 없다. 여러 동자들은 저마다 집에 돌아가거든 널리 알리기를, 〈이 도사는 깨끗한 행이 없으며, 정음과 함께 간통하였다〉라고 하여라.’
동자들은 대답하였다.
‘스승님이 말씀한 바와 같이 이 도사는 참으로 음욕심이 있습니다.’
020_1044_a_14L淨音供養辟支佛日進待延如達遂薄如達自覺薄已厚彼便興妒嫉誹謗之言此道士實無戒德何以故與此淨音作不淨行故也以是故厚供養之延如達告五百弟子曰此道士犯戒無精進行諸童子各歸家宣令曰〈此道士無有淨行與淨音通諸童子曰如師所言此道士實有婬欲心
020_1044_b_02L5백의 동자들은 가르침을 받고 성에 들어가 마을에 이르러서 널리 알렸다.
‘이 도사는 음욕심이 있어서 정음과 간통하습니다.’
나라 사람들은 모두 함께 의심하였다.
‘신통이 그와 같거늘 이런 더러운 소리가 있구나.’
그리고 이 소리는 7년 동안이 지나서야 비로소 끊어졌다.
뒤에 벽지불은 열여덟 가지 변화를 나타내고 열반에 들었으므로, 여러 사람들은 비로소 연여달이 거짓말을 하였고 벽지불이 깨끗했는지 알았다.”
020_1044_a_22L百童子受教入城至巷宣令曰此道有婬欲心與淨音通國人咸疑足如是有此穢聲耶此聲經七年乃後辟支佛現十八變取於滅度人乃知延如達爲虛妄辟支佛爲淸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때의 연여달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그 때의 범천은 지금의 우전왕(憂塡王)이 그요, 그 때의 정음은 지금의 사미발이며, 그 때의 5백 동자들은 바로 지금의 5백 아라한이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에 공양을 놓쳤기 때문에 곧 질투심을 내었고, 너희들과 함께 지옥에 들어가서 끊는 가마 속에서 삶음을 당한 것이 수천 년이었다. 이 남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지금 비록 부처님이 되었어도 그 때문에 너희들과 같이 사미발의 비방이 있었다.”
020_1044_b_05L佛語舍利弗汝知爾時延如達不則我身是爾時梵天者憂塡王是時淨音者奢彌跋是爾時五百童子今五百羅漢是佛語舍利弗我爾時因失供養故便生妒嫉心與汝等共誹謗辟支佛以是因緣與汝等共入地獄鑊湯見煮無數千歲由是餘今雖得佛故與汝等有奢彌跋之謗也
그리고는 세존은 전생의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於是世尊說先世因緣偈曰

나는 전생에 범지가 되어
널리 외도의 4부(部)를 배워
나는 동산 가운데 머무르면서
5백 동자를 가르쳤느니라.
020_1044_b_13L我先爲梵志
廣學外四部
止於樹園中
教授五百童

한 분의 벽지불이 있어서
깨끗하고 신통을 지녔었는데
그가 공양을 받음을 보고
까닭 없이 방자하게 비방을 하였으며
020_1044_b_15L有一辟支佛
淸淨有神足
見是得供養
無故撗相謗

도리어 여러 동자들에게 말하되
도사는 부정한 짓을 하였다 했더니
내가 마침 이것을 말할 때에
동자들은 모두가 기뻐하였느니라.
020_1044_b_16L還語諸童子
道士不淨行
我適說是時
童子皆歡喜

동자들은 이를 듣고 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다니며
모두 여러 사람들을 향하여 말하기를
도사는 부정한 짓을 범하였다 하였도다.
020_1044_b_17L童子聞是已
遍行諸里巷
盡向衆人說
道士犯不淨

이러한 인연 때문에
지옥을 겪고 지내 옴이 오래며
나와 그리고 너희 무리는
이런 한없는 고통을 받았도다.
020_1044_b_19L以是因緣故
經歷地獄久
我及汝曹等
更是無限苦

이런 남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 대중인 5백 사람이
까닭 없이 비방을 받게 되었고
이 사미발에 걸려 들은 것이며
020_1044_b_20L由是殘因緣
是衆五百人
無故被誹謗
坐此奢彌跋

나는 이제 말세에 있으면서
위없는 도를 이뤘으면서도
까닭 없이 비방을 받게 되었고
이 사미발에 걸려들었느니라.
020_1044_b_21L我今在末世
成於無上道
無故而誹謗
坐此奢彌跋

여래는 높은 부처를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의 대장으로서
아뇩의 큰 못 가운데서
스스로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020_1044_b_23L如來成尊佛
三界之大將
阿耨大池中
自說本世緣
020_1044_c_02L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아라. 뭇 번뇌가 다하고 모든 선이 널리 갖추었으며 하늘과 사람이며 꿈틀거리는 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제도하려고 한다. 비록 이런 공덕이 있다 손치더라도 오히려 전생 인연을 면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또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느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하며, 여러 아라한과 일체 중생 모두가 이를 배워야 할지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몸의 세 가지 입의 네 가지 뜻의 세 가지를 지켜야 한다. 사리불아,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20_1044_b_24L佛告舍利弗汝觀如來衆漏已盡善普具慈愍天人乃至蠕動皆欲使濟度雖有此功德猶不免於宿緣復愚曚未識道者佛語舍利弗汝當學是及諸羅漢一切衆生皆當學是佛語舍利弗汝當護身三口四意三舍利弗當學如是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사리불과 5백의 아라한이며 아뇩대용왕ㆍ하늘ㆍ용ㆍ귀신ㆍ건답화ㆍ아수륜ㆍ가루라ㆍ견타라ㆍ마휴륵문 등이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020_1044_c_08L佛說是已舍利弗及五百羅漢阿耨大龍王鬼神乾沓和阿須倫迦樓羅甄陁羅摩休聞佛所說歡喜受行

3. 부처님이 아프신 전생 인연을 말씀하시는 경[佛說頭痛 宿綠經]
020_1044_c_11L佛說頭痛宿緣經第三

이와 같이 들었다.
020_1044_c_1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이 아뇩대천에서 큰 비구들 5백 사람과 함께 계셨다.
모두가 이들은 아라한이며 여섯 가지 신족을 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 아난만은 그렇지 않았다.
020_1044_c_13L一時佛在阿耨大泉與大比丘五百人俱皆是阿羅漢六通神足唯除一比丘--阿難也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멀고 오랜 세상에 왕사성 큰 성중에는 때에 곡식이 귀하였으므로 굶주려서 사람들이 모두 흰 뼈를 주워 가져다 두드려 삶아서 즙을 마셨고 온갖 풀뿌리를 캐서 변변치 못한 목숨을 이어갔으며 한 되의 금으로써 한 되의 곡식을 바꾸었다.
그때 나열기(羅閱祇:왕사성)에는 집이 수백 가구가 되는 지월(吱越)이라는 큰 마을이 있었고, 마을의 동쪽으로 멀지 않는 데에 다어(多魚)라는 못이 있었는데, 지월촌 사람들은 처자들을 거느리고 다어지(多魚池)에 나아가서 못가에 머무르면서 고기를 잡아먹었다.
때에 고기를 잡는 사람이 고기를 잡아다 언덕 위에 놓아 두자 육지에서 뛰었었다.
020_1044_c_15L佛告舍利弗去久遠世於羅閱祇大城中時穀貴飢饉人皆捨取白骨打煮飮汁掘百草根以續微命以一升金貿一升穀爾時羅閱祇有大村數百家名曰吱九支反村東不遠有池名曰多魚吱越村人將妻子詣多魚池止於池邊魚食之時捕魚人採魚著岸上在陸而跳
020_1045_a_02L나는 그때에 어린아이로서 나이 마침 네 살이었으므로 고기의 뛰는 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때에 못 안에는 두 가지 고기가 있어서 한 가지는 이름이 부(䞯)요, 한 가지는 이름이 다설(多舌)이었는데, 이들은 서로가 말하였다.
“우리들은 사람들을 침범하지 않았거늘 멋대로 잡아먹는구나. 우리들은 뒷세상에 반드시 이를 보복하리라.”
020_1044_c_23L我爾時爲小兒年適四歲見魚跳而喜時池中有兩種魚一種名䞯一種名多舌此自相語曰我等不犯撗被見食我等後世要當報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때의 지월촌 사람들인 남녀 모두를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카필라국 여러 샤아캬 성바지들이니라.
그 때의 어린아이는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요, 그 때의 부라는 고기는 바로 지금의 비루륵왕(毘樓勒王)이요. 그 때의 다설이라는 고기는 바로 지금 비루륵왕의 관상하는 바라문 악설(惡舌)이라는 아이니라.
그때 고기가 뛰므로 나는 작은 막대기로써 고기의 머리를 때렸더니, 이 인연 때문에 지옥에 떨어져서 수천년 동안 있었고, 내가 이제 비록 아비삼붓타[阿惟三佛]를 얻었다 하더라도 이 남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비루륵왕에게 샤아캬 성바지가 정벌 당할 적에 나는 두통을 얻었었다.”
020_1045_a_03L佛語舍利弗汝識爾時吱越村人小不則今迦毘羅越國諸釋種是時小兒者我身是爾時䞯魚者毘樓勒王是爾時多舌魚者今毘樓勒王相師婆羅門名惡舌者是爾時魚跳我以小杖打魚頭以是因緣墮地獄中無數千歲我今雖得阿惟三佛由是殘緣故毘樓勒王伐釋種時我得頭痛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어떻게 머리가 아팠는 줄 알겠느냐. 사리불아, 나는 처음 머리가 아플 적에 아난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에게 바루에 냉수를 가득히 담아서 오라’ 하였더니, 아난은 분부를 받고 가져 왔으므로 손가락으로써 이미 위에다 물방울을 묻히자, 물이 곧 스러져 없어짐이 마치 종일 불을 지핀 빈 큰 솥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자, 물이 곧 닳아 없어지는 것처럼 머리 아프며 열이 난 그 형상도 그와 같았다.
가령 수미산 변두리의 옆으로 불룩 나온 절벽에 1유순에서 백 유순에 이르기까지 나의 두통 열이 닿게 하였다면 역시 녹아 없어졌으리라.
사리불아, 여래의 두통이 그와 같았느니라.”
020_1045_a_11L佛語舍利弗汝知我云何頭痛舍利我初得頭痛時語阿難曰以四升盛滿冷水來阿難如教持來以指抆額上汗渧水中水卽尋消滅猶如終日炊空大釜投一渧水水卽燋燃頭痛之熱其狀如是假令須彌山邊旁出亞崖一由延至百由延値我頭痛熱者亦當消盡舍利弗如來頭痛如是
부처님은 그때에 전생의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爾時說宿緣偈曰

전생 세상의 지월이란 마을에
지월의 한 아들로 있으면서
고기를 잡아서 언덕 위에 놓자
막대기로 그 머리를 두드렸느니라.
020_1045_a_20L先世吱越村
有一吱越子
捕魚置岸上
以杖敲其頭

이러한 인연 때문에
지옥을 겪고 지내 옴이 오래인데
그 이름은 흑승(黑繩) 지옥이며
타고 삶아짐이 심히 오래였느니라.
020_1045_a_22L以是因緣故
經歷地獄久
名曰黑繩獄
燒煮甚久長

악행을 하는 비루륵왕이
이 여러 샤아캬를 죽이는 때에
이런 남은 인연 때문에
이제 두통의 열을 얻었느니라.
020_1045_a_23L由是殘因緣
今得頭痛熱
殺是諸釋時
惡行毘樓勒
020_1045_b_02L
이 인연은 마침내 변화하지 아니하며
도한 허공에도 붙지 않나니
마땅히 같이 스스로 근신하여
몸과 입과 뜻을 막고 지킬니지라.
020_1045_a_24L此緣終不化
亦不著虛空
當共自謹愼
防護身口意

나는 스스로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에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서
일부러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020_1045_b_03L我自成尊佛
得爲三界將
故說先世緣
阿耨大泉中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라. 뭇 악이 다하고 모든 선을 널리 갖추었으며 하늘ㆍ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들에게 모두 그 선행을 생각하게 하려 하는데도 오히려 이런 인연이 있거든, 하물며 다시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는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를 배워야 할 것이며, 여러 아라한과 일체 중생들도 모두 이를 배워야 할지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몸의 세 가지와 입의 네 가지와 뜻의 세 가지를 수호하여야 할지니라.
사리불아, 이를 배워야 할지니라.”
020_1045_b_04L佛語舍利弗汝見如來衆惡已盡善普具欲使天鬼神帝王臣民念其善猶有此緣況復愚冥未得道佛語舍利弗汝當學是及諸羅漢一切衆生皆當學是佛語舍利弗汝當護身三口四意三舍利弗當學是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사리불과 5백의 아라한이며, 아뇩대용왕ㆍ하늘ㆍ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이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020_1045_b_10L說是已舍利弗及五百羅漢阿耨大龍王鬼神乾沓和阿須倫迦樓甄陁羅摩休勒聞佛所說歡喜受行

4. 부처님이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인연을말씀하시는 경 [佛說骨節疼因綠經]
020_1045_b_13L佛說骨節煩疼因緣經第四

이와 같이 들었다.
020_1045_b_1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이 아뇩의 큰 샘에서 큰 비구들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가 이들은 아라한이며 여섯 자기 신족을 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 아난만은 그렇지 아니하였다.
020_1045_b_15L一時佛在阿耨大泉與大比丘衆五百人俱皆是阿羅漢六通神足唯除一比丘--阿難也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의 멀고 오랜 세상에 왕사성 성중에는 한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열병을 얻어서 매우 괴로워하였다.
그 성중에는 한 큰 의원이 있어서 특별히 모든 약을 알았으므로, 장자의 아들은 이 의원을 불러서 말하였다.
‘나의 병을 낫게 해 주시면 그대에게 재물과 보배를 많이 드리겠습니다.’
의원은 곧 치료하여 장자의 아들 병은 낫게 되었는데, 나은 뒤에는 그곳을 갚지 아니하였다.
장자의 아들은 뒤에 또 병이 들어서 다시 명하였으므로 치료하였으나 나으면 보답을 아니하였는데, 이렇게 하기를 세 번까지 하였는데도 여전히 보답을 하지 아니하였다.
020_1045_b_17L佛語舍利弗昔久遠世於羅閱祇城中有一長者得熱病甚困其城中有一大醫子別識諸藥能治衆病長者子呼此醫子曰爲我治病愈大與卿財寶醫子卽治長者子病得差旣差之後不報其長者子於後復病復命治之差不答勞如此至三不報如前
020_1045_c_02L뒤에 다시 병이 들자 계속 불러서 치료하게 하므로 의원은 생각하였다.
‘전에 이미 세 번이나 나았으면서도 보답을 받지 못하였다.’
장자의 아들은 말하였다.
‘당신은 먼저와 뒤에 나를 치료하셨으나 아직 보답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이번에 나를 잘 치료하여 나으면 한꺼번에 보답하겠습니다.’
의원은 생각하였다.
‘이렇게 세 번을 속였다. 거짓말쟁이 어린아이로구나. 나는 이제 이를 치료하는 체하면서 목숨이 끊어지게 하여야겠다.’
그리고 곧 잘못 약을 주었더니, 마침내 더욱 성하여 문득 죽었다.”
020_1045_b_24L後復得病續喚治之醫子念曰前已三差而不見報長者子曰卿前後治我未得相今好治我差當倂報醫子念曰欺如此至三如誑小兒我今治此令命斷卽便與非藥病遂增劇便致無常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때의 의원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그 때의 병든 장자의 아들은 바로 디바달(地婆達)이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에 장자의 아들에게 잘못 약을 주어서 죽게 하였었는데, 이 인연 때문에 수천 년 동안 지옥에서 삶아졌으며 축생과 아귀를 받았다.
이 남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제 비록 부처님이 되었다 손치더라도 그 때문에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병이 생겼었다.”
020_1045_c_07L佛語舍利弗汝知爾時醫子不則我身是爾時病長者子者地婆達兜是也佛語舍利弗我爾時與此長者子非藥致令無常以是因緣數千歲受地獄燒煮及畜生餓鬼由是殘今雖得作佛故有骨節煩疼病生
이에 부처님은 전생의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20_1045_c_12L於是佛說宿緣頌曰

나는 옛날의 의원이 되어
장자의 아이를 치료하였었는데
성을 내며 잘못된 약을 주어서
이로 말미암아 죽게 하였느니라.
020_1045_c_13L我往爲醫子
治於長者兒
瞋恚與非藥
由此致無常

이런 전생의 인연 때문에
오랜 동안 지옥의 고통을 받았으며
그때에 남은 인연 대문에
쑤시고 아픈 병을 앓았느니라.
020_1045_c_15L以是宿因緣
久受地獄苦
爾時餘因緣
故致煩疼患

인연은 마침내 없어지지 아니하고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아니하나니
이 때문에 세 가지 인연인
몸과 입과 뜻을 지키기 다하여라.
020_1045_c_16L因緣終不滅
亦不著虛空
以是三因緣
盡護身

나는 스스로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의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서
짐짓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020_1045_c_17L我自成尊佛
得爲三界將
故說先世緣
阿耨大泉中
020_1046_a_02L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아라. 뭇 악이 이미 다하고 모든 선을 널리 갖추었으며, 하늘과 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들에게 모두 그 선행을 생각하게 하려 하는데도 오히려 이런 인연이 있거든, 하물며 다시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느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할 것이며, 5백의 아라한과 일체 중생들도 모두 이를 배워야 할지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몸의 세 가지와 입의 네 가지와 뜻의 세 가지를 지켜야 할지니라.
사리불아, 너는 당연히 이를 배워야 할지니라.”
020_1045_c_19L佛語舍利弗汝見如來衆惡已盡善普具欲使天鬼神帝王臣民念其善猶有此緣況復愚冥未得道佛語舍利弗汝當學是及五百羅一切衆生皆當學是佛語舍利弗汝當護身三口四意三舍利弗汝當學是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사리불과 5백 아라한이며, 아뇩대용왕ㆍ하늘ㆍ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이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020_1046_a_03L佛說是已舍利弗及五百羅漢阿耨大龍王鬼神乾沓和阿須迦樓羅甄陁羅摩休勒聞佛所說歡喜受行

5. 부처님이 등이 아픈 전생인연을 말씀하시는 경[佛說背 痛宿綠經]
020_1046_a_06L佛說背痛宿緣經第五

이와 같이 들었다.
020_1046_a_07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이 아뇩의 큰 샘에서 큰 비구 대중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 이들은 아라한으로서 여섯 가지 신족을 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 아난만은 그렇지 아니하였다.
020_1046_a_08L一時佛在阿耨大泉與大比丘衆五百人俱皆是羅漢六通神足唯除一比丘--阿難也
이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아득하게 멀고 오랜 세상에 왕사성에는 철에 큰 명절날이면 모두가 모였었는데, 때에 나라 안에는 두 성바지의 역사(力士)가 있어서 한 성바지는 찰제리(刹帝利)요, 한 성바지는 바라문으로서 역시 모임에 와서 있었다.
때에 두 역사는 같이 씨름을 하게 되는데, 바라문 역사는 찰제리 역사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나를 쓰러뜨리지 아니하면, 나는 장차 그대에게 돈과 보물을 많이 주리라.’
찰제리는 힘을 쓰지 않고 장난으로 그에게 굴복을 당하였으나 두 사람은 모두 칭찬을 받았고 다 왕의 상을 받았는데, 바라문 역사는 마침내 찰제리 역사에게 허락한 것을 보답하지 아니하였다.
그 후의 명절이 다가오자, 다시 모임에 와서 씨름을 하게 되었으므로, 바라문 역사는 또 찰제리 역사를 향하여 전과 같이 허락할 것을 구하는지라 찰제리 역사는 또 너그러이 보아 주며 쓰러뜨리지 않았으며, 상을 탄 것은 먼저와 같았으나, 또 보답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하기를 세 번이나 하였다.
020_1046_a_10L於是佛語舍利往昔久遠世時於羅閱祇時大節日聚會時國中有兩姓力士一姓剎帝利種一姓婆羅門種亦來在會時兩力士共相撲婆羅門力士語剎帝利力士卿莫撲我我當大與卿錢寶剎帝利便不盡力戲令其屈伏也二人俱得稱皆受王賞婆羅門力士竟不報剎帝利力士所許到後節日復來聚會相撲婆羅門力士復求首剎帝利力士如前相許剎帝利力士復饒不得賞如上復不相報如是至三
020_1046_b_02L뒤의 명절날에 또 모여서 바라문 역사가 거듭 찰제리 역사에게 말하였다.
‘먼저와 뒤에 허락했던 것은 한꺼번에 보답할 것입니다.’
찰제리 역사는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여러 번 나를 속여서 나에게 보답하지 않았을 뿐더러 나의 몫까지 침범하였다. 나는 오늘 그를 없애버리리라.’
찰제리 역사는 문득 건성으로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나를 세 번이나 속였다. 이제는 다시 그대의 물건을 쓰지 않겠다.’
그리고 곧 오른손으로 목을 누르고 왼손으로는 사타구니를 붙잡고서 두 손으로 오그라뜨리자 등골뼈가 꺾이는 것이 마치 사탕수수 꺾이듯 하였는데, 높이 들어서 세 번을 돌고 여러 사람들이 보게 한 연후에 땅에 쓰러뜨리자 모두가 크게 기뻐하며 금전 10만을 내렸다.”
020_1046_a_21L後節復會婆羅門力士重語剎帝利力士前後所許當一時倂報剎帝利力士心念曰此人數欺我旣不報我侵我分我今日當使其消是剎帝利便乾笑語曰卿誑我滿三今不復用卿物便右手捺項左手捉袴腰兩手蹙之挫折其脊如折甘蔗擎之三旋使衆人見然後撲地墮地卽死王及群臣皆大歡喜賜金錢十萬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때에 바라문 역사를 쓰려 뜨려 죽인 찰제리 역사를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요, 바라문 역사는 바로 디바달이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에 탐냄과 성냄 때문에 이 역사를 쓰러뜨려 죽였는데, 이 인연 때문에 지옥에 떨어져서 불에 타고 매를 맞으며 수천 년 동안 지냈다.
이제 나는 이미 아유삼불을 이루고 모든 번뇌 다하였거니와 그 때의 남은 인연으로 이제 그 때문에 이 등골뼈의 병이 있었다.”
020_1046_b_07L佛語舍利弗汝知爾時剎帝利力士撲殺婆羅門力士者不則我身是婆羅門力士者地婆達兜是佛語舍利弗我爾時以貪恚故撲殺此力士以是因緣墮地獄中燒煮搒治經數千歲今我已成阿惟三佛諸漏已盡爾時殘緣故有此脊痛之患
이에 세존은 스스로 전생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20_1046_b_14L於是世尊自說宿緣頌曰

명절 나의 모임에 같이 씨름하면서
뜻에 그 사람을 굴복시키려 하여
한 번에 들어 쳐서 땅에 쓰려드리어
그의 등골뼈가 꺾어지게 하였도다.
020_1046_b_15L節會共相撲
意欲屈彼人
一擧撲著地
令其脊中折

이러한 인연 때문에
오랜 동안 지옥의 고통을 받았으며
전생에 남은 재앙 때문에
등골뼈의 병환이 있게 되었느니라.
020_1046_b_17L以是因緣故
久受地獄苦
先世殘餘殃
故致脊痛患

이 인연은 마침내 없어지지 아니하고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아니하나니
이 세 가지 인연을 지켜서
몸과 입과 뜻을 범하지 말라.
020_1046_b_18L此緣終不滅
亦不著虛空
護是三因緣
莫犯身

나는 스스로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의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서
스스로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020_1046_b_19L我自成尊佛
得爲三界將
阿耨大泉中
自說宿世緣
020_1046_c_02L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아라. 뭇 악이 이미 다하고 모든 선이 널리 갖추어졌으며, 모든 하늘ㆍ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이며, 일체 중생들을 모두 제도 되게 하려 하는데도 오히려 남은 재앙을 면하지 못하거든 하물며 다시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느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를 배워야 할 것이며, 몸의 세 가지와 입의 네 가지와 뜻의 세 가지를 지킬지니라.”
020_1046_b_21L佛語舍利弗汝見如來衆惡已盡善普具諸天帝王臣民一切衆皆欲令得渡尚不免餘殃況復愚未得道者佛語舍利弗汝等當學護身三口四意三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샤리불과 5백의 아라한이며, 8부 귀신들이 부처님의 말씀하신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020_1046_c_03L佛說是已舍利弗及五百羅漢八部鬼神聞佛所說歡喜受行

6. 부처님이 나무창에 발을 찔린 인연을 말씀하시는 경[佛說木槍脚因綠經]
020_1046_c_05L佛說木槍刺腳因緣經第六

이와 같이 들었다.
020_1046_c_06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이 왕사성 죽원 정사(竹園精舍)에서 큰 비구승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세존은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5백 인의 비구승과 아난에게 둘러싸여 같이 왕사성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집집마다 두루 다니시다가 이 마을 가운데를 보았더니 쪼개진 날카로운 나무인데 한 조각의 나무 길이는 두 자 정도인 것이 한 쪽에서 솟아나오며 부처님의 앞에 서 있었다.
020_1046_c_07L一時佛在羅閱祇竹園精舍與大比丘僧五百人俱世尊晨旦著衣持鉢與五百比丘僧及阿難圍遶共入羅閱祇城乞食家家遍至見此里中有破剛木者有一片木長尺二逬在一邊於佛前立
부처님은 곧 생각하셨다.
‘이것은 바로 전생의 인연이로다. 내 스스로가 이를 지은 것이니, 스스로가 받아 살펴보리라.’
대중들이 보고서 놀라며 소리조차 내지 못하므로 부처님은 다시 생각하셨다.
‘이제 전생의 인연에 대한 앙갚음을 나타내리라. 여러 사람들이 보고서 앙갚음을 믿고 알게 하면 감히 악을 짓지 않으리라.’
020_1046_c_12L佛便心念此是宿緣我自作是自當受之衆人聞見皆共聚觀大衆見之驚愕失聲佛復心念今當現償宿緣使衆人見信解殃對不敢造惡
부처님은 곧 허공으로 솟구치며 땅에서 한 길이 떨어지자 나무창도 부처님을 다라서 역시 높이가 한 길이 되어 부처님의 앞에 서므로, 부처님은 다시 두 길ㆍ세 길ㆍ네 길, 내지 일곱 길까지 오르시자 창 역시 따라서 일곱 길을 올라왔으며, 세존은 다시 높이 1다라(多羅)를 오르시자 창 역시 따라 올라오면서 부처님의 앞에 섰으며, 부처님은 다시 높이 7리를 오르시자 창 역시 높이가 7리가 되었으며, 부처님은 다시 높이 10리를 오르시자 창 역시 그와 같이 하였으며, 부처님은 다시 높이 1유순을 오르시자 창 역시 따랐으며, 부처님은 다시 7유순을 오르시자 창 역시 위로 따라올랐다.
020_1046_c_16L佛便踊在虛空去地一刃木槍逐佛亦高一刃於佛前立佛復上二刃三刃四刃乃至七刃亦隨上七刃世尊復上高一多羅亦高一多羅佛復上乃至七多羅亦隨上立於佛前佛復上高七里亦高七里佛復上高十里槍亦如是佛復上高一由延槍亦隨之佛復上七由延槍亦上隨之
020_1047_a_02L부처님은 공중에서 변화로 두께 6유순에 세로와 넓이 12유순의 청석(靑石)을 만들어서 부처님이 그 위에 서시자 창은 곧 돌을 뚫고 나와서 부처님의 앞에 섰으며, 부처님은 다시 공중에서 변화로 세로와 넓이 12유순에 깊이 6유순의 불을 만들어서 불꽃의 위에 서시자 창 역시 불꽃을 지나서 부처님의 앞에 이르러 섰으며, 부처님은 다시 공중에서 변화로 세로와 넓이 12유순에 높이 6유순의 회오리바람을 만들어서 바람 위에 서시자 창은 곁 변두리를 따라 비스듬히 와서 부처님의 앞에 섰었다.
020_1046_c_24L佛於空中化作靑厚六由延縱廣十二由延佛於上槍便穿石出在佛前立佛復於空化作水縱廣十二由延深六由延於水上立槍復過水於佛前立佛復於空中化作大火縱廣十二由延六由延於焰上立槍亦過焰至佛前佛復於空中化作旋風縱廣十二由延高六由延於風上立槍從傍邊斜來趣佛前立
부처님의 다시 올라가 4천왕의 궁전 안까지 이르러서 서시자 창 역시 올라와서 부처님 앞에 닿아 섰으며, 부처님은 다시 올라가 33천 위의 벽에 모가 1유순 되는 유리석(琉璃石)까지 이르러서 부처님이 그 위에 서시자 창 역시 올라와서 부처님의 앞에 서 있었다.
부처님이 떠나가신 뒤에 4천왕들은 서로가 말하였다.
“부처님은 이 나무창을 두려워하시고, 창 역시 좇아가며 그만두지 않는구나.”
모두가 다 그렇게 여기며 기뻐하지 아니하였다.
020_1047_a_10L佛復上至四天王宮殿中住槍亦來上至佛前立佛復上至三十三天上壁方一由延琉璃石佛於上立槍亦來上在佛前立佛去四天王相告曰佛畏此木槍槍亦逐不置皆共僉然不悅
33천에서 변화하며 떠나가서 염천(焰天)에 이르시고, 염천에서 변화하며 떠나가서 도솔천(兜率天)에 이르시고, 도솔천에서 변화하며 떠나가서 열마라타천(涅磨羅他天)에 이르시고, 열마라타천에서 변화하며 떠나가서 바라니밀천(婆羅尼蜜天)에 이르시고, 바라니밀천에서 변화하며 떠나가서 범천(梵天)까지 이르셨는데, 목창도 33천에서 차례로 올라오며 범천까지 이르러서 부처님의 앞에 서 있었다.
“부처님은 이 창이 무서워서 버리며 도망하시지마는, 그러나 창은 따르며 그만두지 않는구나.”
020_1047_a_15L從三十三天化去至焰天焰天化去至兜率兜率化去至涅磨羅他涅磨羅他化去至婆羅尼蜜婆羅尼蜜化去至梵天木槍從三十三天以次來上乃至梵天於佛前立諸天皆相謂曰佛畏此槍捨走然槍逐不置
020_1047_b_02L그때 세존은 여러 범천들에게 자신의 전생 인연을 말씀하시고 범천으로부터 돌아와 바라니밀천에 이르셨고 바라니밀천에서 내려와 열마라타천에 이르셨고, 열마라타천에서 내려와 도솔천에 이르셨고, 도솔천에서 내려와 염천에 이르셨고, 염천에서 내려와 33천에 이르셨고 33천에서 내려와 4천왕천에 이르셨으며, 4천왕천에서 내려와 도로 왕사성에 이르셨는데, 지나신 여러 하늘에서 모두 그들을 위하여 전생의 인연법을 말씀하셨으며, 창 역시 또 위에서부터 내려와 왕사성에 닿았는데, 부처님은 역시 왕사성 사람들을 위하여 전생의 인연법을 말씀하셨다.
020_1047_a_21L爾時世尊與諸梵天說自宿緣法從梵天還至婆羅尼蜜婆羅尼蜜下至涅摩羅他涅摩羅他下至兜率兜率下至焰天焰天下至三十三天三十三天下至四天王四天王還至羅閱祇所過諸天皆爲說宿緣法槍亦復從上下至羅閱祇佛亦爲羅閱祇人說宿緣法
부처님은 비구승들과 함께 왕사성성을 나오시자 창 역시 부처님의 뒤를 따르므로, 나라 사람들은 모두 부처님을 다라 성을 나오는지라, 부처님은 여러 사람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무엇 하러 오느냐.”
대중들은 대답하였다.
“여래를 따라서 이 인연을 구경하고자 하옵니다.”
부처님은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각자 돌아가라. 여래는 스스로가 시절을 아느니라.”
020_1047_b_05L佛與比丘僧出羅閱祇城槍亦尋佛後國人盡逐佛出城佛問衆人汝等欲何至衆人答欲隨如來看此因緣佛語衆人自還歸如來自知時節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는 무엇 때문에 여러 사람들을 돌아가게 하옵니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여러 사람들이 내가 받는 이 인연을 보면, 모두가 기절하며 당에 쓰러지게 되리라.”
아난은 곧 잠잠하였다.
020_1047_b_09L阿難問佛何以遣衆人還佛語阿難若衆人見我償此緣者皆當盟死墮地阿難便默
세존은 죽원 승가람(僧伽藍)에 돌아가시어 스스로 당신 방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명하셨다.
“각자 방으로 돌아가거라.”
저마다 분부를 받고 방에 돌아갔으므로,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어떻게 하오리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방으로 돌아가거라.”
아난이 즉시 돌아갔다.
020_1047_b_12L世尊卽還竹園僧伽藍自處己勅諸比丘各自還房各受教還房阿難問佛我當云何佛語阿難汝亦還房阿難卽還
부처님은 생각하시기를, ‘이 인연은 내가 전생에 스스로 지은 것이니, 반드시 받아야 하리라’ 하고, 곧 큰 옷을 가져다 네 겹으로 접으시고 돌아와서 본래 자리에 앉으시고 부처님은 곧 오른 발을 펴시니, 목창은 문득 발등으로부터 아래로 들어가서 뚫고 땅으로 들어가되 땅 깊이가 6만 7천 유순이었고 이 땅을 지나서 물에 닿았는데 물의 깊이 역시 6만 8천 유순이요, 물을 지나서 불에 닿았는데 불의 높이도 6만 8천 유순이었으며 불에 닿아서야 비로소 탔었다.
020_1047_b_15L佛便心念是緣我宿自造必當償之卽取大衣四疊襞之還坐本座佛便展右足木槍便從足趺上下入徹過入地地深六萬八千由延過此地至水水深亦六萬八千由延過水至火火高六萬八千由延至火乃燋
020_1047_c_02L그런데 때에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으므로, 아난과 여러 비구들은 각자 생각하기를, ‘이제 이 땅이 진동하는데, 창이 반드시 부처님의 다리를 찔렀으리라’고 하였으며, 부처님은 찔린 뒤에 고통이 매우 심해서 숨이 끊어질 듯 아팠는데, 아난이 곧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 부처님의 다리가 창에 찔렸음을 보고서 곧 기절하며 땅에 넘어지므로, 부처님은 곧 물을 아난에게 뿌리자, 아난이 비로소 일어났다.
020_1047_b_21L當爾時地六反震動阿難諸比丘各自心念今此地動槍必刺佛腳也佛被刺已苦痛辛痛疼痛氣痛阿難卽至佛所見佛腳槍刺瘡便悶死倒地佛便以水灑阿難阿難乃起
일어난 뒤에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 발을 어루만지고 닦으며 부처님 발에서 흐느껴 울면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 다리로써 가시어 나무 아래 이르러서 악마를 항복시켰고, 33천까지 올라가서 어머님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셨나이다. 세존은 금강의 몸이시거늘 어떠한 인연을 지으셨기에 이런 작은 나무에 해를 받으셔서 그러하시나이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그쳐라. 근심하거나 슬피 울지 말아라. 세간의 인연이란 바퀴돌 듯 나고 죽으면서 이런 괴로움과 근심이 있느니라.”
020_1047_c_03L起已禮佛足摩拭佛足嗚佛足涕泣墮淚曰佛以是腳行至樹下降上至三十三天爲母說法世尊金剛之身作何因緣爲此小木所害乃佛語阿難且止勿憂涕泣世閒因輪轉生死有是苦患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상처의 고통은 더하시옵니까, 덜하시옵니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점점 덜 하느니라.”
020_1047_c_08L阿難問佛瘡痛增損何如佛語阿難漸漸有
사리불이 여러 비구승들을 데리고 부처님에게 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예배한 뒤에 한 쪽에 서서 사리불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상처의 아프심이 더하시옵니까, 덜하시옵니까?”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상처의 아픔이 점차로 덜 하느니라.”
020_1047_c_10L舍利弗將諸比丘僧來詣佛所首佛足禮已一面住舍利弗問佛審瘡痛增損云何佛報舍利弗瘡痛漸漸有損
그때 비구 대중 가운데서 번뇌가 아직 다하지 못한 이들은 이 상처를 보고서 모두가 슬프게 울부짖으며 말하였다.
“세존은 크게 자비하시어 제도 못하실 것이 없으신데, 어찌하여 이런 아픔의 인연이 있으시옵니까?”
부처님은 이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그치고 울지 말아라. 나는 전생에 스스로가 이 인연을 지었으므로, 당연히 받아야 하며 도망하거나 피할 곳이 없느니라.
이 앙갚음은 아버지가 지은 것도 아니요, 어머니가 지은 것도 아니요, 왕이 지은 것도 아니요, 하늘이 지은 것도 아니며, 사문과 바라문이 지은 것도 아니니라. 본래 나 스스로가 지은 것이므로 이제 스스로가 받는 것이니라.”
020_1047_c_13L爾時比丘衆中漏未盡者見此瘡皆悲喚號泣曰世尊大悲物不濟而云何有此痛緣也佛語此等比丘且止莫涕我乃先世自造此要當受之無可逃避處此對亦非父亦非母作亦非王作亦非天作非沙門婆羅門所作本我自造今自受之
여러 번뇌가 다하고 신통을 지닌 이들은 각자 잠자코 생각을 하다가, 부처님이 옛날 일찍이 말씀하셨던 게송을 말하였다.

세상 사람들이 짓는 행은
선하고 악한 일을 짓기도 하는데
이 행은 도리어 몸에 되돌아오며
마침내 썩거나 없어지지 않느니라.
020_1047_c_20L諸漏盡神通者各自默然思惟佛往日曾所說偈曰
世人所作行
或作善惡事
此行還歸身
終不朽敗亡
020_1048_a_02L
기바(耆婆)는 부처님이 나무창에 찔렸음을 듣고 울면서 아사세왕(阿闍世王)에게 이르자, 아사세왕은 말하였다.
“너는 어째서 우느냐?”
기바는 대답하였다.
“제가 듣건대 부처님께서 나무창에 다리를 찔리셨다 하옵니다. 그 때문에 우나이다.”
020_1047_c_23L耆婆聞佛爲木槍所刺涕泣至阿闍世王所阿闍世王曰卿何以涕泣婆答曰我聞佛爲木槍刺腳是以涕
아사세왕은 이 말을 듣고 평상 위에서 기절하며 땅으로 쓰러졌다가 한참 만에 소생하였고, 온 궁중 안팎은 모두 다 놀라고 두려워하였다.
왕은 일어나서 울며 여러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빨리 수레를 차려라. 부처님께 가겠다.”
여러 신하들은 분부를 받고 즉시 수세를 차리고서 왕에게 아뢰었다.
“수레를 다 차렸나이다.”
왕은 즉시 수레에 올라 왕사성을 나가자 성 안의 네 성바지와 청신사며 청신녀들도 부처님이 나무창에 찔렸음을 들었는지라 왕과 아우 기바는 이 사람들 백천에게 에워싸여 같이 부처님 처소에 닿아서는 수레에서 내리어 관을 벗고 칼을 풀며 일산을 물리치고서 걸어 부처님께 나아갔다.
020_1048_a_04L阿闍世王聞此語便從牀上悶死墮地良夂乃蘇擧宮內外咸皆驚怖王起涕泣勅諸臣曰速疾嚴駕欲至佛所諸臣受教卽便嚴駕白王曰駕已訖王卽便上車出羅閱祇城城內四姓宗族淸信士女聞佛爲木槍所王與弟耆婆及此人衆百千圍遶共至佛所下車脫冠解劍退蓋步進詣佛
부처님이 오른 겨드랑을 대고 옆으로 누워 계시므로 왕은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손으로 부처님 발을 붙잡고 어루만지며 입으로 불면서 국호와 성명을 말하였다.
“마가다와 아사세가 세존께 문안하옵니다. 상처의 아픔이 어찌 조금 덜하옵니까?”
부처님은 아사세에게 말씀하셨다.
“장차 대왕은 언제나 편안과 고요함을 얻고 오래 살며 병이 없게 하리라. 왕은 마땅히 바른 법으로써 다스리며 그릇된 법을 행하지 마십시오.”
020_1048_a_12L佛右脅側臥王禮佛已手捉佛摩抆口嗚自稱國號姓名曰摩竭王阿闍世問訊世尊瘡痛寧有小損佛報阿闍世當使大王常得安隱長壽無病王當治以正法莫行非法
부처님은 곧 왕에게 명하여 앉게 하시니, 왕은 곧 자리에 나아가서 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여래에게서 들었사온데, 부처님의 몸은 금강이라 헐거나 무너뜨릴 수 없다 하였나이다. 이제는 어째서 이런 나무창에 찔리셨나이까?”
부처님은 왕에게 말씀하셨다.
“일체의 법은 모두 인연의 갚음에서 무너짐을 받습니다. 나의 몸이 비록 금강이어서 나무창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손치더라도 전생의 앙갚음에서는 무너지는 것입니다.”
020_1048_a_16L佛便命王使坐王卽就座王問佛言我從如來所聞佛身金剛不可毀壞不審今者何爲此木槍所刺耶佛告王曰一切諸法皆爲緣對所壞我身雖是金剛非木槍能壞宿對所壞
이에 세존은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세상 사람들이 지었던 일은
저마다 스스로 그의 행을 받나니
선을 행하면 선의 과보 얻으며
악을 행하면 악의 과보 얻느니라.
020_1048_a_21L世尊卽說頌曰
世人所爲作
各自見其行
行善得善報
行惡得惡報
020_1048_b_02L
“그러므로 대왕이여, 악을 버리고 선을 좇는 것을 배워야 하오. 악하고 어리석어서 학문을 하지 않고서 아직 참된 도를 모르는 이가 익살이나 부리며 가벼이 죄를 짓고 나면 뒤에는 울면서 받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여, 익살부리며 죄를 짓지 말아야 하리니, 왕은 이와 같은 것을 배워야 합니다.”
020_1048_a_24L是故大王當學捨惡從善愚騃不學未識眞道者戲笑輕作罪後當號泣受是故大王不可以戲笑作罪王當學如是
왕은 기바에게 말하였다.
“너는 좋은 약을 배합해서 상처를 씻고 주문으로 다스리며 반드시 낳게 하여라.”
기바는 답하였다.
“네.”
기바는 곧 부처님께 예배하고 발을 씻어서 살이 나는 약을 부친 뒤에 다시 고통이 멎는 주문을 외우면서 기바는 백천의 값어치 되는 가는 모직을 내어 부처님의 발을 싸고 손으로는 발을 어루만지며 입으로 불면서 말하였다.
“원하나니, 부처님께서 오래 사시고 그 병환이 빨리 나시며, 일체 중생들의 오랜 세월 동안의 고통도 역시 해탈하게 하옵소서.”
곧 일어나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한 쪽에 머물렀다.
020_1048_b_05L王語耆婆汝合好藥瘡呪治必令時差耆婆曰耆婆卽便禮佛洗足著生肌藥已復讀止痛呪耆婆出百千價㲲用裹佛足以手摩以口嗚之曰願佛老壽此患早除一切衆生長夜之苦亦得解脫卽起禮佛於一面住
부처님은 이에 아사세왕과 일체 대중들의 모임을 위하여 네 가지 진리를 말씀하셨으나, 이른바 네 가지 진리라 함은 괴로움이라는 진리[苦諦]ㆍ괴로움의 원인이라는 진리[苦習諦]ㆍ괴로움의 소멸이라는 진리[苦盡諦]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의 진리[苦盡道諦]이니, 이것이 네 가지 진리[四諦]이다.
이를 말씀할 때에 60의 비구가 번뇌가 다하고 뜻이 풀리었으며, 1만 1천 인이 법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020_1048_b_11L佛於是爲阿闍世王一切衆會故說四諦法何謂四諦苦習諦苦盡諦苦盡道諦是爲四諦說是時六十比丘得漏盡意解萬一千得法眼淨
왕은 이에 하직을 하며 말하였다.
“나라 일이 많고 때문에 돌아가고자 하직을 하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바로 때인 줄 알아야 하리라.”
왕은 곧 일어나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세 번 돌고서 돌아가므로, 여러 대중들 역시 저마다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서 돌아갔다.
020_1048_b_15L王於是辭曰國事多故還請辭佛言宜知是時王卽起首佛足遶三帀而歸諸衆亦各禮佛遶三帀而還
이에 날이 저물어지고 밤중에 일곱의 천인들이 모두 백 가지 음성을 내어 부처님에게 나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리고 평상을 한 번 돌고서 서서 하나의 하늘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 사문이시여, 사자와 같으셔서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능히 고통을 참으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씀하지 아니하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코끼리와 같으셔서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능히 고통을 참으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씀하지 아니하시옵니다.”
020_1048_b_18L於是暮夜半有七天人人人能出百種音聲來詣佛所首佛足遶牀一帀而立一天白佛曇沙門如師子受瘡能忍苦痛不告他人一天又曰瞿曇沙門如象受瘡能忍苦痛不語他人
020_1048_c_02L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들소[犎牛]가 부르짖을 대와 같으셔서 역시 고통을 깨닫지 못하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무소가 크게 울 때와 같으셔서 역시 고통을 깨닫지 못하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8비(臂) 천왕과 같으셔서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능히 고통을 참으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보배 말[寶馬]과 같으셔서 고통을 깨닫지 못하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자세하고 진실하고 깨끗하여 고통을 깨닫지 못하시옵니다.”
020_1048_b_23L一天復曰瞿曇沙門如犎牛號時亦不覺苦痛一天復瞿曇沙門如水牛號時亦不覺痛一天復曰瞿曇沙門如八臂天王受能忍苦痛一天復曰瞿曇沙門寶馬不覺苦痛一天復曰瞿曇沙門審諦淸淨不覺苦痛
첫째의 하늘이 말하였다.
“부처님이야말로 사람 가운데 사자이시고, 사람 가운데 코끼리이시고, 사람 가운데 들소이시고, 사람 가운데 무소이시고, 사람 가운데 8비 천왕이시고, 사람 가운데 보배 말이시며, 사람 가운데서 자세하고 진실하며 깨끗하시옵니다. 세존은 이와 같으신지라 능히 고통을 참으시옵니다.
이런 무리들은 어리석어서 고통을 참거니와 세존은 슬기로써 참으시므로, 외도와는 같지 않으시옵니다. 범지들은 중년(中年)이 지나면 게을러서 부인 가지기를 그만 두고 일부러 고통 제도하기를 바라므로 제도될 까닭이 없나이다. 왜냐하면 구경(究竟)일 수 없기 때문이옵니다.
여래의 법 안에는 깨끗함이 구경이며, 모든 애욕을 끊어서 없어지고 다한 열반이니, 이와 같이 하여야 비로소 三계의 더러운 바다를 건너시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마음과 뜻이 바르고 안정되어 네 가지 진리로부터 열반을 구하기 때문이옵니다.”
020_1048_c_06L第一天曰人中師子人中象人中犎牛人中水牛中八臂天王人中寶馬人中審諦淸世尊如此等能忍苦痛此輩愚耐世尊以慧耐不如外學梵志已過中年懈廢取婦故望度苦無由得度何以故不能究竟故也如來法中淨究竟斷諸愛欲滅盡涅槃如此乃度三界穢海也何以故是輩心意正從四諦求涅槃故也
하늘은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020_1048_c_15L天於是以偈頌曰

흉악하고 모진 이는 항복하기 어렵고
미련하고 의심한 이는 안정된 지혜 없나니
뜻이 거칠어서 벌판에 있으면
나고 죽음의 못을 건너지 못하리다.
020_1048_c_16L凶獷難降伏
癡疑無定智
志荒處野露
不度生死淵

안정된 지혜로 흉악과 어리석음 없애고
뜻을 고루어 뭇 결박을 풀며
뜻이 고요하여 미침과 헷갈림이 없어야
바로 나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리다.
020_1048_c_18L定智除凶愚
調意衆縛解
志寂無狂惑
是度生死海

이에 하늘이 게송을 말하여 마치자, 부처님은 잠자코 옳다고 여기신 줄 알아채고서 곧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세 번 돌도 나서 홀연히 없어지며 떠나갔다.
020_1048_c_19L於是天說偈已佛默然可之諸天見佛默然知爲可意卽稽首佛足遶三帀已忽然化去
020_1049_a_02L맑은 새벽이 이르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 전에, 그때 두 편의 장사하는 이들이 있었는데 각각 5백 인씩이 있었다.
바라나국에 있으면서 각각 자료와 재물을 합치어 배를 꾸며서 바다를 건너가려 하였다. 길 떠날 차림이 끝나자 닻을 풀고 돛을 달아서 곧 끌고 떠나갔는데, 바람을 타고 곧장 가서 바로 보배 섬에 닿았다.
섬 위에는 모든 것이 넉넉하여 의복과 음식ㆍ평상ㆍ침구ㆍ아름다운 여인이며 갖가지 여러 보물들이 없는 것이 없었다.
020_1048_c_22L至淸旦佛語舍利弗往昔無數阿僧祇劫前爾時有兩部賈客各有五百人在波羅柰國各撰合資財欲嚴船渡海裝捒已訖解繫張帆便引而去乘風徑往卽至寶渚渚上豐饒多有衣被飮食牀臥坐具妙婇女種種雜寶無物不有
한 편의 장수 우두머리가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다.
‘우리들은 재물 때문에 몸을 애쓰고 고생시키면서 바다를 건너 여기까지 닿았다. 구하는 바를 이미 얻었으니 이제 여기서 살면서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써 스스로 재미있게 즐겨야겠다.’
둘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그 부하들에게 말하였다.
‘여기는 비록 넉넉하여 뭇 보배와 다섯 가지 즐거움과 아름다운 여인이며 옷과 밥이 모자람이 없다 손치더라도 여기에서 오래 사는 것은 마땅하지 못하도다.’
020_1049_a_05L一部賈客主語衆人曰我等以資財故勤身苦體渡海至此所求已獲今當住此以五樂自娛第二薩薄告其部衆閒雖饒衆寶五樂婇女衣食無乏當於此久住
이때에 공중에서 어떤 천녀가 이 장사하는 이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어서 마음의 소망을 따라 많은 재보를 얻었고 할 것이 없으니 돌아가게 하려고 곧 공중에서 여러 장수들에게 말하였다.
‘여기가 비록 재보와 다섯 가지 즐거움과 아름다운 여인이며 의복 음식이 있다 하더라도 오래 살 데는 못됩니다.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후 7일이 되면 이 땅은 모두 물에 빠질 것입니다.’
말을 마치고 없어지며 떠나갔다.
020_1049_a_10L是時於虛空中有天女慈愍此輩賈客欲使從心所願多得財寶無爲還歸便於空中語衆賈人此閒雖有財寶五樂婇女衣被不足久住當早還去何以故卻後七日此地皆當沒水語訖化去
다시 악마천의 여인이 있다가 뜻에 이 장사하는 이들을 여기에 빠져 죽고 돌아갈 수 없게 하려고 하여 공중에서 말하였다.
‘그대들은 갈 채비를 하거나 돌아가려 할 것이 없소. 여기야말로 유쾌하고 즐거우며 극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다. 이 땅은 처음부터 물이 이르지 않을 것이요, 만일 여기까지 물이 이른다 하면 이 여러 보배와 음식ㆍ의복ㆍ아름다운 여인이며, 다섯 가지 즐거움이 무슨 까닭에 있겠습니까. 먼저의 하늘이 말한 바는 물이 여기를 빠뜨릴 것이라 하였으나 모두 이것은 거짓이니, 믿을 거리가 못됩니다.’
말하여 마치고 없어지며 떠나갔다.
020_1049_a_15L復有魔天女意欲使此賈客於此沒盡得還歸於空中告曰卿等不足嚴駕欲還去此閒快樂極可娛樂此地初無水至設當有水至此此之衆寶飮食衣被婇女五樂何由而有前天所說當沒此皆是虛妄不足信之說已化
020_1049_b_02L첫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천녀의 말을 듣고 나서 그 부하들에게 명하였다.
‘그대들은 다시는 갈 채비를 하며 돌아가려고 하지 말라. 먼저 하늘이 말한 것은 믿지 말 것이니, 이것은 바로 거짓이니라. 여기는 유쾌하고 즐거우며 다섯 가지 욕심이 모자람이 없거늘, 염부제는 애쓰고 고생하면서 바로 이를 구하려 한다. 이제 이미 얻었거늘 무슨 일로 또 떠나가겠느냐.’
020_1049_a_22L第一薩薄聞天女語已勅其部衆卿等勿復嚴駕欲得還去莫信前天所說此是虛妄耳此閒快樂五欲無閻浮勤苦正欲求此今已得之何緣復去
둘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도리어 그대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다섯 가지 즐거움을 탐내어 여기에서 오래 살려 하지 마시오. 이후 7일이면 물이 여기에 찰 것입니다. 빨리 팔기 위하여 짐을 꾸리고 배를 고칩시다. 먼저 하늘의 말한 바가 지성이어서 거짓이 아니오. 설사 7일이 되어서 물이 없다 하더라도 오히려 고치고 꾸려서 돌아가야 합니다. 어찌 본래의 부모와 처자를 버릴 수 있겠습니까. 만일 이후 7일이 되어서 물이 이르지 아니한다면 곧 여기에서 다섯 가지 즐거움을 스스로 즐기다가 그런 뒤에 천천히 돌아가십시다. 만일 물이 진실로 와서 먼저 하늘의 말씀한 바와 같다면 고치고 꾸린 뒤인지라 떠나감이 또 무엇이 어렵겠소.’
라고 하였다.”
020_1049_b_03L第二薩薄還告其衆卿等莫貪五樂於此久住卻後七日水當滿此速疾市買裝駕治船前天所說誠不虛設七日無水猶當治嚴還去豈可捨本父妻子乎若當卻後七水不至者便當於此五樂自娛後徐歸若水審來如前天所說者嚴已竟去復何難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후 7일이 되어서 먼저 하늘이 말한 바와 같이 물이 그 땅에 가득히 찼으므로, 때에 둘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먼저 이미 꾸려 놓았는지라 물이 이르는 날에 거느리는 부하들을 곧 배에 올릴 수 있었으나, 첫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먼저 꾸려 놓지 않았는지라 물이 이르는 낮에야 꾸려 놓은 이들과 배를 다투었으므로, 선주(船主)는 그들을 보호하며 나올 수 없게 하면서 곧 투구를 쓰고 무기를 가지고서 같이 서로 맞붙어 싸우다가 둘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배 위에서 작은 창으로써 찔렀더니, 첫째 번 장수 우두머리의 다리가 찔려서 곧 죽었다.”
020_1049_b_10L佛語舍利弗卻後七日如前天所言水滿其地於時二薩薄先已嚴辦水至之日所將部卽得上船第一薩薄先不治嚴至之日與治嚴者爭船船主護之令得前便著鎧持杖共相挌戰第二薩薄於船上以鋑麤官反鉾鋑第一薩薄腳徹過卽便命終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첫째 장수 우두머리를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데바닷타이니라. 작은 창으로써 첫째 번 장수 우두머리를 찌른 둘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그 때의 첫째 번 장사하는 이들 5백 인은 바로 지금 데바닷타의 5백 제자들이요, 그 때의 둘째 번 장수 5백 인은 바로 지금의 5백 아라한들이니라. 그 때의 첫 번째 천녀는 바로 지금의 바라문 제자였던 만월(滿月) 비구니라.”
020_1049_b_17L佛語舍利弗汝知第一薩薄者不則地婆達兜是第二薩以鉾鋑第一薩薄者則我身是第一賈客衆五百人者則今地婆達兜五百弟子是爾時第二賈客百衆者則今五百羅漢是爾時第一天女者則舍利弗是爾時第二天女則今名滿月比丘婆羅門弟子是
020_1049_c_02L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 장수의 우두머리가 되어서 재물을 탐내어 죽음을 각오하고 바다를 건넜다가 그와 함께 배를 다투면서 작은 창으로써 그 장수 우두머리의 다리를 찔렀다.
이 인연 때문에, 수천 년 동안 지옥의 고통을 겪었고 지옥에서는 수천 번을 창에 찔리었으며, 축생에 떨어져서는 사람들에게 화살을 맞았고 수천 년 동안 아귀에 있으면서 쇠의 송곳나무 위에 올라갔었다.
이제 비록 여래의 금강 몸을 얻었다 손치더라도 남은 재앙 때문에 이제 나무창에 찔린 것이다.”
020_1049_b_24L語舍利弗我往昔作薩薄貪財分死渡海與彼爭船以鋑鉾鋑彼薩薄腳以是因緣無數千歲經地獄苦於地獄中無數千過爲鋑鉾所刺無數千墮畜生中爲人所射無數千歲餓鬼中上鐵錐樹上今雖得如來金剛之身以是餘殃故今爲木槍所刺
그때 세존은 전생의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20_1049_c_08L世尊說宿緣偈曰

예전의 세상에서 장수 우두머리가 되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갔었는데
두 편의 장수들이 같이 배를 다투다가
자근 창으로써 그의 다리를 찔렀네.
020_1049_c_09L先世作薩薄
乘船行渡海
兩賈共爭船
以鉾鋑彼腳

이러한 인연 때문에
지옥에서 창에 찔린 고통을 받았고
축생 되어 언제나 화살을 맞았으며
아귀에선 송곳나무에 올라갔었느니라.
020_1049_c_11L以是因緣故
地獄受鋑苦
爲畜常被射
餓鬼上錐樹

이제 이미 부처의 도를 이루어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비록 금강의 몸을 얻었다 하더라도
나무창을 면하지 못하였느니라.
020_1049_c_12L今已成佛道
愍念衆生故
雖得金剛身
不免於木槍

인연은 마침내 없어지지 아니하고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아니하나니
마땅히 세 가지 인연을 지켜서
몸과 입과 뜻을 범하지 말지니라.
020_1049_c_13L因緣終不滅
亦不著虛空
當護三因緣
莫犯身口意

이제야 나는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의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서
스스로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020_1049_c_15L今我成尊佛
得爲三界將
阿耨大泉中
自說先世緣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아라, 뭇 악이 이미 다하고 모든 선을 널리 갖추었으며, 여러 하늘ㆍ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이며 일체 중생들을 모두 제도하려고 하는데도 오히려 이런 과보를 면하지 못하거든 하물며, 또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느냐.
그러므로 사리불아, 몸과 입과 뜻을 보호하며 이 세 가지 일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사리불아, 너희들은 이와 같이 배울지니라.”
020_1049_c_16L佛語舍利弗汝觀如來衆惡已盡善普備諸天帝王臣民一切衆皆欲度之猶不免此對況復愚冥未得道者是故舍利弗當護身莫犯是三事舍利弗汝等當學如是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사리불은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020_1049_c_21L佛說是已舍利弗歡喜受行
佛說興起行經卷上
癸卯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