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1101_a_01L불설매의경(佛說罵意經)
020_1101_a_01L佛說罵意經


후한(後漢) 안식국(安息國) 안세고(安世高) 한역
김성구 번역
020_1101_a_02L後漢安息國三藏安世高譯



부처님께서 뜻을 꾸짖음[罵意]을 말씀하셨다.
“시방(十方)의 벌레들을 모두 다 먹어버리면 시방의 벌레들도 모두 나를 먹거늘, 어찌하여 부끄러움을 모르는가.
시방의 벌레들이 모두 나를 부인으로 삼는다면 나도 시방의 모든 벌레들을 취하여 부인으로 삼거늘, 어찌하여 부끄러워하지 않는가.
020_1101_a_03L佛說罵意十方虫蟻一切皆噉已方虫蟻一切亦噉我何不知慚十方虫蟻一切我爲作婦我亦一切取十方虫蟻作婦何不能作愧
나고 죽는 큰일에 있은 지 너무 오래되어 헤아릴 수 없으니, 마땅히 도를 심고 익힐지언정 축생의 업을 익히거나 심지 말지니라.
음행[婬妷]을 범하면 다섯 가지 죄가 있으니, 첫째는 재물이 없어지고, 둘째는 두려움에 떨어지고, 셋째는 고을의 관리를 두려워하고, 넷째는 원망과 화(禍)를 얻고, 다섯째는 목숨이 다하면 지옥에 떨어지느니라.
020_1101_a_07L在生死大久不可數當種習道不當習種畜生犯婬妷有五罪一者亡錢財二者墮驚怖三者畏縣官四者得怨禍己命盡墮惡地獄中
사람은 물질[色]인 음식을 좇아 몸을 얻는데, 사람이 되면 두려울 것이 없지만 다만 축생이 되는 것은 두려우니, 좇아서 지옥ㆍ아귀(餓鬼)에 들어갈 뿐이니라.
도인(道人)이 수염을 깎고 걸식(乞食)을 행하여 주리고 목마름을 참으며, 집을 떠나 재산을 버리고, 눈으로는 허망한 것을 보지 않으며, 여섯 감관[六根]을 수호하여 나쁜 인연을 피하는 것은 괴로움을 벗어나기 위함이니라.
020_1101_a_11L人從色飮食得身作人無所畏但恐得畜生從入地獄餓鬼中耳道人除鬚髮行乞食忍於飢渴去家棄財產目不妄視守護六根避惡因緣爲欲脫苦
또 한 가지 뜻을 일으키면 백 겁(劫) 동안 재앙이 있으니, 비유하면 마치 곡식을 심으면 백 배로 만 배로 불어나는 것과 같아서, 곡식은 아는 것이 없어도 항상 만 배를 얻거니와 사람의 뜻은 알고 있으니 두려울 뿐만이 아니니라.
020_1101_a_16L又起一意有百劫殃譬如種穀百倍萬倍穀無所知常得萬倍人意有知恐不啻耳
사람들이 앉아서 도를 닦을 때 바닷물의 벌레나 그 안에 있는 생물[物]들을 보면, 모두 지난 세상에서 물속의 벌레나 생물이었고, 금수(禽獸) 같은 것은 여러 생에 금수가 되었다가 금생에 인연을 얻은 것이니, 그러므로 죄는 반드시 시행되며, 소견이 많으면 모두 죄가 되느니라. 마땅히 이 뜻을 깨달아야 하니, 전생에 함께 지옥에 있었기 때문이니라.
020_1101_a_18L人坐行道若見海水虫若所有物前世水中虫物若禽獸通世作禽獸今世得因緣故罪但當行多所見皆爲罪當覺是意前世爲共地獄中
020_1101_b_02L과거의 죄는 쇠퇴[衰]하고, 현재는 죄(罪)가 되며, 미래에는 재앙[殃]이 되리니, 악(惡)은 부모가 있어서 어리석음은 악의 아비요 애욕은 악의 어미이며, 선(善)도 부모가 있어서 37품 경(經)이 선의 아비요 6바라밀이 선의 어미니라. 다시 부모가 있으니, 부처님은 아버지요 법은 어머니이니라. 부처님의 말을 따르고 법을 생각[案]하여 행하는 것이 바로 부모를 위한 행이니라.
020_1101_a_22L過去罪爲衰現在爲罪未爲殃惡有父母癡爲惡父愛爲惡母善亦有父三十七品經爲善父六波羅蜜爲善母復有父母佛爲父法爲母隨佛案法行是爲父母行
사람이 지옥에 떨어지면 귀신들이 붙들어다가 때리려고 하니, 그 사람이 뜻으로 문득 생각하길 ‘귀신을 만나는 것도 마땅히 다시 소멸되어 오래가지 않으리라’고 하면, 이러한 생각 때문에 곧 해탈하여 하늘에 태어나리라.
020_1101_b_06L人墮地獄中鬼欲持棒擊之其人意便念鬼會當復滅不得久意念如是則便解脫生天上
여섯 가지 일이 있으면 법이 없어지니, 첫째는 부처님을 섬기지 않고, 둘째는 법을 섬기지 않고, 셋째는 계행(戒行) 있는 비구승을 섬기지 않고, 넷째는 밝은 사람[黠人]을 섬기지 않고, 다섯째는 사람들에게 정진(精進)하여 도를 닦으라고 많이 가르치지 않고, 여섯째는 입으로만 말하는 것이니라. 어진 사람은 이러한 여섯 가지를 물리쳐 법을 늘리[增]느니라.
020_1101_b_09L有六事沒法一者不事佛二者不事三者不事戒比丘僧四者不事黠五者不多教人精進行道六者議賢者卻是六事爲增法
복(福) 가운데서 죄를 짓지 말고 차라리 죄 가운데서 복을 지으라. 사람이 배우는 곳에 있으면서 도를 행하지 않거나 경을 외우지 않으면, 이것이 복 가운데서 죄를 짓는 것이요, 사람이 병에 걸리거나 관청에 걸리거나 불과 물 때문에 재산이 없어져도 근심하지 않으면, 이것이 죄 가운데서 복을 짓는 것이니라. 복 가운데서 죄를 짓지 말지니,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는데 수레를 타고 큰소리로 꾸짖어서 이것을 짓거나 이것을 취하거나 이것을 엿보면, 이것은 복 가운데서 죄를 짓는 것이니라.
020_1101_b_13L不當於福中作罪寧於罪中作福在學處不行道誦經是爲於福中作人得病瘦縣官水火亡錢財不憂是爲罪中作福不當於福中作罪散花乘車訶作是取是候是爲福中作罪
살생에는 아홉 가지 부류[九輩]가 있어서 죄에도 가볍고 무거움이 있으니, 차라리 천 마리의 개미를 죽일지언정 한 마리의 파리를 죽이지 말지니라. 이렇게 위로 사람에 이르면서 큰 것을 죽이면 얻는 죄도 더욱 크니라. 백 곳의 절을 짓는 것이 한 사람을 살리는 것만 못하고, 시방 천하(天下)의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하루 동안 뜻을 지키는 것만 못하니, 사람이 좋은 뜻을 얻으면 그 복덕(福德)은 헤아리기 어려우니라.
020_1101_b_19L殺有九輩罪有輕重寧殺千頭蟻殺一頭蠅如是上至人殺大得罪益作百佛寺不如活一人活十方天下人不如守意一日人得好意其福難量
020_1101_c_02L나쁜 사람에게 물건을 베풀어 주면 뒤에는 반드시 나쁜 사람과 인연이 되리니, 이것이 번뇌(煩惱)를 받음이요, 착한 사람에게 물건을 베풀어 주면 이것은 복과 서로 따르는 것이니라.
020_1101_b_24L 施與惡人物後當與惡人爲因緣爲受惱施與善人物是爲福相從
또한 나쁜 사람의 물건을 받지도 말아라. 뒤에 서로 만나면 그것은 번뇌로 번뇌를 얻는 것이니, 차라리 착한 사람의 물건을 받아 착한 사람에게 물건을 베풀지언정 악한 사람의 물건을 받아서 악한 사람에게 주지 말며, 차라리 악한 사람에게 물건을 줄지언정 착한 사람의 물건을 받지 말며, 차라리 착한 사람의 물건을 받을지언정 악한 사람의 물건을 받지 말지니라.
020_1101_c_03L不當受惡人物後與相逢是爲惱得寧受善人物施與善人物不當受惡人物施與惡人寧與惡人物不受善人物寧受善人物不受惡人物
사람이 나쁜 뜻을 얻으면 마땅히 끊어야 하고, 착한 뜻을 얻어도 마땅히 끊어야 하니, 나쁜 뜻이란 지옥(地獄)ㆍ축생(畜生)ㆍ아귀(餓鬼)요, 착한 뜻이란 하늘[天上]과 인간(人間)이니, 일체를 끊어야만 하느니라.
020_1101_c_07L得惡意當斷得善亦當斷惡意者畜生餓鬼善意者天上人中一切當
다섯 가지 마군[五魔]이 있어서 사람의 뜻을 어지럽히고 사람으로 하여금 도를 얻지 못하게 하니, 첫째는 하늘의 마군[天魔]이요, 둘째는 죄의 마군[罪魔]이요, 셋째는 행의 마군[行魔]이요, 넷째는 번뇌의 마군[惱魔]이요, 다섯째는 죽음의 마군[死魔]이니라. 도인이 도를 행하되 반드시 이들 다섯 마군을 깨달을지니라.
020_1101_c_10L有五魔生亂人意令人不得道天魔二者罪魔三者行魔四者五者死魔道人行道當覺是五魔
다섯 가지 일이 있으면 시방의 부처님도 막을 수 없으니, 첫째는 지난 세상 일이 잊어짐이요, 둘째는 생명이 반드시 태어나는 것이요, 셋째는 목숨이 반드시 다하여 무너짐이요, 넷째는 목숨이 반드시 늙음이요, 다섯째는 목숨이 반드시 죽음이니, 이 일은 막을 수 있는 이가 없느니라.
020_1101_c_12L有五事十方佛無能制者一者宿命當忘二者命應當上生三者命當盡四者命當老五者命當死是事無能制者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 네 가지 일이 있으니, 첫째는 착한 계교에는 착함이 따르고, 둘째는 악한 계교에는 악이 따르고, 셋째는 착한 계교에 악이 따르고, 넷째는 악한 계교에 착함이 따르는 것이니라.
020_1101_c_16L人在生有四事一者有善計善相隨二者有惡計惡相隨三者有善計惡相隨四者有惡計善相隨
사람이 생각하는 바가 있으면, 뜻도 사라지고, 몸도 사라지고, 보이는 인연도 사라지느니라. 후세(後世)에 가서 복과 재앙을 받는 것은 비유하면 마치 종자와 열매의 관계와 같으니, 금년에 이미 익어서 땅에 떨어지면 내년에 다시 열매를 맺는 것과 같아서, 죄는 비유컨대 나무와 같고, 뜻과 인연은 열매와 같으니라.
020_1101_c_19L人所有所念意亦滅身亦滅所見因緣亦滅後世行受殃福者譬如種果今年已熟墮地後年復有果罪譬如意因緣譬如果
사람이 선이나 악을 지으면 네 신(神)이 알게 되니, 첫째는 땅의 신[地神]이 알고, 둘째는 하늘의 신[天神]이 알고, 셋째는 옆 사람[傍人]이 알고, 넷째는 자기의 뜻이 아느니라.
020_1101_c_23L人所作善惡有四神知之一者地神知之二者天神知三者傍人知之四者自意知之
020_1102_a_02L세 가지 인연이 있어서 도(道)가 굳어지니, 첫째는 행함[行]이요, 둘째는 받음[受]이요, 셋째는 재앙[殃]이니라. 나쁜 짓을 하는 것이 행함이요, 이미 생긴 것이 받음이요, 이미 받은 것이 재앙이니라.
020_1102_a_02L三因緣固道一者二者三者惡事是爲行已生是爲受已受爲殃
다섯 명의 백정[屠家]이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문득 도를 생각하였으나 뒤에 목숨을 마치고는 나쁜 갈래에 떨어졌으니, 밤에는 다섯 가지 쾌락으로 즐기다가 새벽에 이르러 다시 다섯 가지 독(毒)으로 다스렸기 때문이니라.
020_1102_a_04L有五屠家子暮歸便念道後壽終於惡道中暮夜以五樂樂之至明復以五毒治之
부처님의 말씀을 받는 데 두 가지 무리가 있으니, 이른바 자기가 지혜롭다고 여기는 사람과 또한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라. 이 두 무리는 세 가지 일을 볼 수 없으니, 비유하면 마치 계행을 지키는 이가 모든 악을 볼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020_1102_a_07L有二輩人受佛語謂已黠人亦癡人是爲二輩三事不可見譬如持戒惡不可見
도인(道人)이 경을 전하고 도를 행하면 네 가지 복을 받으니, 첫째는 도를 행하여 일심(一心)이 되어서 음식을 먹지 않으므로 사람들의 예배를 받고, 둘째는 원래 빈궁하여 가진 것이 없으므로 사람들의 예배를 받고, 셋째는 스스로 만족한 데 있어서 남의 예배를 받지 못하고, 넷째는 사람의 몸으로 도를 행하되 차라리 음식이 족함을 취할지언정 많이 받지 않느니라.
020_1102_a_10L道人傳經已行道有四受福一者道一心無所食飮得受人禮二者貧窮無所有得受人禮三者居自有不得受人禮四者人身行道乍食取足不得多受
사람의 말이 경법(經法)에 응하면 받아들이고, 응하지 않으면 받지 말지니, 경을 듣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라.
남을 위하여 경을 말하되 비록 남의 뜻을 어지럽혀도 죄가 없으니, 왜 그런가 하면, 본래 경을 말할 때 남의 뜻을 어지럽히려고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니라. 경을 말하여 비록 남의 뜻을 어지럽혔더라도, 비유하면 마치 독약을 먹고 죽게 된 사람에게 독을 멈추는 약[止毒藥]을 먹게 한 것과 같아서, 문득 다시 죽지 않으니, 불경(佛經)은 독을 멈추는 약과 같으니라.
020_1102_a_15L人語應經法當受不應莫受聞經亦爲人說經雖亂人意無有罪何以本說經時不欲亂人意說經雖亂人意譬如食毒當死因教服止毒藥便不復死佛經譬如止毒藥
도인은 네 가지 일이 있어서 불이 태울 수 없고, 무기[兵]가 가해질 수 없으니, 첫째는 부처님이 부리는 것을 받지 않았고, 둘째는 멸진(滅盡)을 얻었고, 셋째는 4선(禪)을 얻고, 넷째는 도에 뜻을 두어 생사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니라.
020_1102_a_20L道人有四事火不能燒兵不能加一者佛所使未受二者得滅盡三者得四禪在道意不在生死
020_1102_b_02L부처님이 살아 계실 때 어떤 집에 이르셨는데, 주인이 곧 문을 닫아 다른 사람들이 부처님을 보지 못하게 하였으니, 그는 후세에 두 눈을 보지 못하게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부처님은 경(經)에서 등불을 켜면 하늘 눈[天眼]을 얻고 또한 멀리 볼 수 있으며, 또한 광명을 얻으며, 등잔의 심지를 만들면 예쁜 눈두덩[眼昛]을 얻고, 기름을 부으면 예쁜 동자(瞳子)를 얻고, 불을 주면 진리를 알며 이 인연을 좇아서 좋은 눈을 얻고, 등불을 주면 후세에 금과 은과 진귀한 보배 그릇을 얻음을 드러내고자 하셨느니라.
020_1102_a_23L佛在世時到人家主人便閉門不欲令餘人見佛後世兩目無所見是故佛經欲發露燃燈得天眼亦得遠見亦得光明作炷得好眼眶與麻油膏得好瞳子與火得識諦從是因緣好眼與燈後世得金銀珍寶器
사람들이 와서 나쁜 일을 말하여 사람의 뜻을 어지럽게 하면 이는 마군의 짓임을 마땅히 깨달아야 할 것이요, 이것을 좋은 사람이 나쁜 부모를 얻었다 할 것이니, 이것이 죄의 마군[罪魔]이니라.
사람이 와서 꾸짖으면 다만 바람이 있을 뿐이니, 귀는 마땅히 피해야 하느니라. 이것은 악의 바람이니, 피하지 않으면 도리어 나쁜 사람의 바람을 맞게 되고, 이를 좇아 다섯 가지에 연루되며, 이 다섯 가지 행으로 나쁜 길에 떨어지느니라.
020_1102_b_06L人來說惡事迷亂人意是魔所作當是名好人得惡父母是爲罪魔人來罵但有風耳當避之是爲惡風反爲惡人風所中從是五得坐五行墮惡道
뭇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들어가서, 네 가지 무리[四輩]의 일이 있거든 응당 끌어내야 할 것이니, 첫째는 그릇된 법[非法]을 말하여 사람의 뜻을 어지럽히는 이가 있으면 곧 끌어내고, 둘째는 말하는 것이 그릇된 줄 알면서도 그치지 않으면 끌어내고, 셋째는 하는 짓이 옳지 않음을 보거든 가르치지 말고 끌어내며, 넷째는 묻는 것이 법답지 않거든 다시 더불어 말하지 말고 끌어낼지니라. 모인다는 것은 비슷비슷한 도인들이 모이는 것이니라.
020_1102_b_11L入衆人聚會中有四輩事應牽出非法說爲亂人意到便牽出二者見所語非不制爲牽出三者見所爲不是不教爲牽出四者所問不如法復與語爲牽出
벼룩과 이와 벌레와 개미가 사람을 무는 것은 네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지난 세상의 일로 마땅히 죄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요, 둘째는 마군이 와서 사람을 무너뜨려 도를 이루지 못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요, 셋째는 청정한 곳을 찾지 않았기 때문이요, 넷째는 평등한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020_1102_b_16L聚者比近道人聚中蟻齧人有四因緣一者宿命當從受罪二者魔來壞人不欲使得三者不索淨處四者不等心
여덟 가지 무리[八輩]의 사람은 믿을 수 없으니, 첫째는 탐내는 사람이요, 둘째는 질투하는 사람이요, 셋째는 성내는 사람이요, 넷째는 경박(輕薄)한 사람이요, 다섯째는 아전[吏人]들이요, 여섯째는 마음이 다른 사람이요, 일곱째는 원수진 사람이요, 여덟째는 여인이니라. 고을의 관리와 물ㆍ불ㆍ뱀ㆍ독사ㆍ날카로운 칼은 가까이하지 않아야 하니, 가까이하면 곧 사람을 죽이느니라.
020_1102_b_19L有八輩人不可信一者貪人二者三者瞋恚人四者輕薄人五者六者異心人七者怨家人八者縣官水火蛇蚖利刀是不可近便殺人
020_1102_c_02L경(經)을 탐내고 사랑함에 다섯 가지 무리가 있는데, 첫째는 사람들이 나에게 경이 많은 줄 알게 하려는 것이니, 높은 체하고 좋은 이름을 얻고자 하기 때문이요, 둘째는 자기만 지니어 행하고 남들은 모르게 하려는 것이요, 셋째는 경에 의지하여 남의 예배를 받으려는 것이요, 넷째는 온갖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나에게 경을 배우게 하려는 것이니, 자기는 스승이 되기 때문이요, 다섯째는 경을 구하여 생사를 벗어나고 세상길을 벗어나서 경의 도[經道]에 맞게 하려는 것이니라.
020_1102_b_24L貪愛經有五輩一者欲使人知我有多欲自貢高得名聞故二者欲持行窮人自不解三者欲依經受人禮四者一切欲令人皆從我受經我爲師故五者求經欲脫生死得度世道可與經道
경을 배우는 데도 다섯 가지 무리가 있으니, 첫째는 많은 경(經)을 들으려고 하는 것이요, 둘째 복(福)을 많이 지으려고 하는 것이요, 셋째는 경을 알려고 하는 것이요, 넷째는 남에게 경을 말하기 위한 것이요, 다섯째는 생사를 끊으려고 하는 것이니라.
020_1102_c_07L學經有五輩一者意欲多聞經二者欲多行福三者欲解經四者爲他人說經五者欲斷生死
다섯 가지 질투라는 것은, 첫째는 다른 사람과 함께 스승을 섬기되 나 하나만 사랑하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은 사랑하지 말기를 바라는 것이니, 이는 차지함의 질투[居嫉]요, 둘째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 혼자만 초라한 집안에 태어났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은 태어남의 질투[生嫉]요,
020_1102_c_10L五嫉者一者如人共事師欲令獨愛不欲令復愛餘人是爲居嫉二者自念我但作人獨生小姓家是爲生
셋째는 다른 사람이 부귀한 것을 보면 같아지기를 소원하는 것이니, 이것은 재물의 질투[財嫉]요, 넷째는 부처님의 깊은 경전을 혼자만 알려 하고 다른 사람은 얻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니, 이것은 경의 질투[經嫉]요, 다섯째는 남이 단정한 것을 보고 스스로 생각하길 ‘나 혼자만 그렇지 못하다’ 하니, 이것은 색의 질투[色嫉]이니라. 이 다섯 가지 질투를 범하면, 도를 얻지 못하느니라.
020_1102_c_14L三者見他人富有願欲與等是爲財嫉四者佛有深經獨欲得之欲令餘人得之是爲經嫉五者見他人端正自念我獨不如是爲色嫉是五嫉不得道
도인(道人)은 다섯 가지 다툼[諍]에 떨어지지 말아야 하니, 첫째는 부처를 다툼이요, 둘째는 법을 다툼이요, 셋째는 계를 다툼이요, 넷째는 경을 다툼이요, 다섯째는 어짊을 다투는 것이니라. 도인은 이것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다투지 말아야 하느니라.
020_1102_c_18L道人莫墮五諍一者諍佛二者諍法三者諍戒四者諍經諍賢者道人莫諍有是無是也
다섯 가지 잘못되어 굳셈[誤堅]이 있으니, 첫째는 몸이 잘못되어 굳센 것이요, 둘째는 요점(要點)이 잘못되어 굳센 것이요, 셋째는 삿됨이 잘못되어 굳센 것이요, 넷째는 탐심이 잘못되어 굳센 것이요, 다섯째는 경계[誡]함이 잘못되어 굳센 것이니라.
020_1102_c_21L有五誤堅一者身誤堅二者要誤堅邪誤堅四者貪誤堅五者誡誤堅
020_1103_a_02L일곱 가지 음행(婬行)이 있는데, 첫째는 의복의 빛깔을 보는 것이요, 둘째는 구슬과 패물들의 소리를 듣는 것이요, 셋째는 부인들의 말소리를 듣는 것이요, 넷째는 마음과 뜻으로 여자를 생각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눈으로 보는 것이요, 여섯째는 부부의 예(禮)를 생각하는 것이요, 일곱째는 뜻으로 생각으로 범하는 것이니, 이 일곱 가지 음행은 도를 얻지 못하느니라.
020_1102_c_23L有七婬一者見衣被色二者聞珠環三者聞婦人語聲四者心意念談女人五者眼視六者念夫婦禮七者意思想犯是七婬不得道
사람이 잊기를 좋아하는 데는 다섯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몸을 잊고, 둘째는 많은 생각을 잊고, 셋째는 애착을 잊고, 넷째는 본 것에 집착함을 잊고, 다섯째는 전생의 일을 잊느니라. 이른바 과거 세상에서 사람을 괴롭히고 말을 끊으며 사람을 놀라게 한 번뇌를 잊으며, 뜻과 생각의 번뇌와 술을 마시고 얻은 독을 잊느니라.
020_1103_a_04L人喜忘有五因緣一者身忘二者多念忘三者著愛四者見著五者本宿命者謂故世惱人斷語驚怖人勞忘謂意念勞
사분(四分)에서 물을 마시면 하늘의 기분을 얻고, 사분에서 누우면 죽음에서 벗어나고, 사분에서 좋은 말을 하면 하늘을 얻고, 사분에서 나쁜 일을 말하면 지옥을 얻을 것이니, 사분이란 지옥을 말하느니라.
020_1103_a_07L飮酒得毒四分飮水得天氣四分臥出得死四分說善言得天四分說惡事得地獄四分地獄
왕의 부인에게 동생이 있었는데,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게 되었으므로 부인이 왕에게 말하기를 ‘제 동생이 이 지옥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고 하니, 왕이 말하기를 ‘그대가 나를 대신하여 말리시오’라고 하였느니라. 그 동생이 들어가려고 하자 부인이 말하기를 ‘이것은 지옥의 문이니 들어가지 말아라’라고 하니, 아우가 말하기를 ‘이 안에는 많은 것이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곧바로 지옥으로 달려 들어가니, 사람이 죄에 끌리는 것이 이와 같으니라.
020_1103_a_10L王有婦弟死當入地獄中婦白王言莫令我弟入是獄中王言汝爲我止之其弟欲入是獄門不可入弟言是中多所有便走入獄中人爲罪所牽如是
어떤 사람이 남의 보습과 수레를 가져다 쓰면서 그 주인에게는 말하지 않고 나중에 돌려주려고 했는데,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그럴 수 없느니라. 이미 남의 것을 훔치고서 ‘나는 금수레를 만들어서 갚으려고 하였다’라고 말하는 것이니, 도둑질한 허물을 풀지 못하리라”고 하셨느니라.
020_1103_a_14L人有直取他人犂軛用不報其主已欲還之佛言不應爾已爲盜人言我欲作金軛償之佛言盜不解
사람이 계율(戒律)을 지니면 효순(孝順)해서 부모의 은혜를 갚을 뿐이니, 왜 그런가 하면, 만물을 죽이지 않으면 오래 살고, 물건을 훔치지 않으면 모두 부귀하고, 음행하지 않고 어지럽지 않고 속이지 않으면 모두가 믿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모두 청정해서, 부모가 이러한 곳에 태어나면 편안하리라.
절에서 재계(齋戒)하여 머물 때 사문의 승상(繩床)ㆍ걸상[榻]ㆍ책상[橙机] 위나 이불 속에 눕지 말지니, 모두가 계(戒)를 범하는 것이니라.
020_1103_a_17L人持戒乃孝順報父母恩耳何以故不殺萬物得長生不盜物皆富不婬不亂不欺皆信不飮酒皆淨父母有時墮是中便安隱於佛寺中齋宿得臥沙門繩牀榻橙机上及被中爲犯戒
사람이 도인(道人)을 청하되 도인이 아직 다 잡숫지 않았거든 경을 묻지 말 것이니, 도인이 말씀하시면 죄가 되느니라. 도인이 잡수신 뒤에 경과 도를 물을지니라.
020_1103_a_23L人請道人道人未食不應問經道人爲說有罪道人食乃得問經道
020_1103_b_02L계율을 지키지 않고 도를 행하지 않으면서 절에서 산다면, 스스로 가마[釜] 속에 뛰어드는 것만 같지 않으니, 가마 속에서는 한 몸만 태우거니와, 계율을 지키지 않고 도를 행하지 않으면서 절에 살면, 헤아릴 수 없는 몸을 태우느니라.
020_1103_b_02L不持戒不行道居佛寺中不如自投釜中釜中燒一身耳不持戒不行道在佛寺中燒無數身
도인은 또한 경(經)을 말해야만 하니, 어떤 사람이 경을 물으면 어기지 말지니라. 사람이 물건을 가지고 가서 도인에게 바쳤으면 경을 묻지 말아야 하며, 뒤에 비로소 경을 물을 수 있느니라. 물건을 받았으면 또한 경을 말하지 않아야 하니, 죄가 있느니라.
020_1103_b_05L道人亦應說經人有問經者無違持物上道人不應問經後乃得問物亦不應說經有罪
도인이 다섯 가지 인연이 있으면 청하여도 갈 수 없느니라. 첫째는 갑(甲)을 청하는 것이 을(乙)만 같지 않으면 갈 수 없고, 둘째는 을을 청하는 것이 갑만 같지 않으면 갈 수 없고, 셋째는 만일 갑을 청하였는데 갑이 말하였기 때문에 을을 청하였다면 을은 갈 수 없으며, 넷째는 내가 먼 곳에서 왔으므로 곧바로 청하지 않고 나중에서야 청한다면 갈 수 없으며, 다섯째는 만약 원수를 맺어서 서로 편하지 않은데 더불어 같은 마을에서 서로 가깝게 앉아 있다면 갈 수 없으니, 왜냐하면 잠을 자서 뜻을 그치게 하기 때문이니라.
020_1103_b_08L道人有五因緣請不可行一者請甲不如乙不當行二者請乙不如請不當行三者若請甲甲言爲故請乙乙不當行四者我從遠方來時不請後乃請不應行五者若怨家不相便與之同里相近若坐中不當何以故睡眠用止意故
그치는 것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나고 죽는 움직임[行]이 그치고, 둘째는 도행(道行)의 뜻이 지극하지 않아서 나고 죽는 인연의 뜻 안에서 그치기 때문이니라.
020_1103_b_15L止有三輩一者生死行止二者道行意不至死因緣意中止故
또 잠자는 사람이 잠자기를 좋아하는 데 세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많이 먹고, 둘째는 많이 마시고, 셋째는 근심하기 때문이니라. 다시 세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몸이 휴식하는 것이요, 둘째는 남은 뜻이 지극하면 누웠다가 나와서 다시 뜻을 받으며, 셋째는 느낌[受]을 멈추기 때문이니라.
020_1103_b_17L復睡眠人喜睡眠有三因緣一者多食二者三者復有三因緣一者身休息二者餘意極臥出更受意三者留受故
사람이 누웠다가 나오면 뜻이 있고, 알음알이[識]가 있고, 수명이 있고, 목숨이 있고, 가쁜 숨[喘]이 있고, 편한 숨[息]이 있으니, 하루 낮에 3만 6천 5백 번의 호흡이 어린아이에게 있느니라.
여덟 가지 행(行)으로 수면을 제거하니, 첫째는 적게 먹고, 둘째는 앉아 있고, 셋째는 서 있고, 넷째는 거닐고, 다섯째는 경을 외우고, 여섯째는 별을 바라보고, 일곱째는 낯을 씻고, 여덟째는 백골(白骨)을 관하느니라.
020_1103_b_20L人臥出有意有識有壽有命有喘晝日凡三萬六千五百息小完等耳有八行除睡眠一者小食二者三者四者經行五者誦經六者視星洗面八者觀骨
020_1103_c_02L알 수 없거든 마땅히 모든 좋은 일들을 생각하라. 뜻이 이미 움직였거든 마땅히 스스로 중생에게로 돌리라. 복된 도와 선정(禪定)의 뜻을 얻고자 하여 생각을 얻으면 나머지 일은 이미 저절로 풀리느니라.
020_1103_c_02L不解當念諸善事意已轉當自還物欲得福道定意故得念餘事已自解
몸으로 얻는 복이 있고, 입과 뜻으로 얻는 복이 있고, 공(空)으로 얻는 복이 있으며, 또한 몸으로 얻는 죄가 있고, 입과 뜻으로 얻는 죄가 있고, 공으로 얻는 죄가 있느니라. 공으로 복을 얻는다 함은 이른바 꿈에 금ㆍ은 같은 진귀한 보배와 호귀(豪貴)함과 부(富)와 즐거움을 얻는 것이니, 이것이 공으로 복을 얻는 것이니라.
020_1103_c_04L有身得福有口意得福有空得福有身得罪亦有口意得罪亦有空得空得福者謂夢得金銀珍寶豪貴富樂是爲空得福
공으로 죄를 얻는다 함은 꿈에 사람이 와서 죽이거나 침해(侵害)하는 것이니, 이것이 공으로 죄를 얻는 것이니라. 입으로 남에게 나쁜 짓을 짓도록 하거나 사람을 죽이라고 권하면 뒤에 그 인연으로 남에게 채찍질을 당하리니, 이것이 입에 연루되어 죄를 짓는 것이니라. 뜻으로 자신이 인(因)을 짓고 연(緣)을 삼아서 남에게 상(傷)하거나 죽는 것은 뜻의 죄이니라.
020_1103_c_08L空得罪者夢人來殺人若侵人是爲空得罪口教人作若勸人殺人後因緣撗爲人所捶是爲坐口罪意自作因爲緣人所傷是爲意罪
사람에게 좋거나 나쁜 꿈이 있는 까닭은, 먹고 마시고 싶지만 물건은 없고 단지 뜻만 있다면 이 때문에 꿈에서 잘 먹고 마시며, 마음속으로 사람을 죽이고 싶어하면 이 때문에 꿈에서 사람이 와서 죽이니, 모두 인연이 있느니라. 혹은 전생(前生)과 후생(後生)과 현세(現世)의 일이 밤에 꿈에 나타난 것이 아침이나 저녁에 일에서 나타나느니라.
020_1103_c_12L人所以有善惡夢者欲飮食無有物但有意因夢好飮食意欲殺人因夢人來殺之皆有因緣或前世後世或現世上夜夢者朝暮現在事
꿈속의 좋고 나쁜 일은 모두 뜻으로 짓는 것이며, 상대하는 것도 모두 뜻이니, 비유컨대 마치 어떤 사람이 한 물건을 취하여 자세히 보고 나서 곧바로 갈무리하여 두면 비록 보지 않더라도 뜻으로 생각하면 곧 나타나서 보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 지난 세상에서 지은 것이 문득 저절로 지금 세상의 뜻과 상대하기 때문이니라.
020_1103_c_16L夢所爲善惡皆意所作所對亦俱意譬如有人直取一物觀視已便藏去雖不見意念卽來與見無異前世所作便自與今世意作對
사람이 죽은 뒤에 다시 일어나 앉는 것은 살았을 때 즐겨 귀신 놀이로 사람을 놀라게 하였기 때문이며, 혹 세간에서 병이 났을 때 곁의 사람에게 ‘나를 불러 깨우라’고 하였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이미 죽었는데 다시 일어나 앉는 것이니라.
020_1103_c_20L人死後復坐住者用生時喜作鬼恐或世得病時語邊人呼我覺以是已死復起坐住
020_1104_a_02L용의 무리에 떨어지는 데 네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보시(布施)를 많이 하고, 둘째는 많이 성내며, 셋째는 사람을 가벼이 여기고, 넷째는 잘난 체하여 높은 데 앉기 때문이니라. 이 네 가지 일로 용이 되니, 첫머리의 하나로 복을 얻고, 뒤의 셋으로 용의 몸을 얻느니라.
020_1103_c_23L墮龍中有四因緣一者多布施二者多瞋恚三者輕易人四者自貢高坐是爲四事作龍上頭一得福後三事得龍身
율경(律經)에서 말하기를 ‘모든 뿔이 있는 축생들은 전생에 즐겨 뿔을 차거나 비녀를 꽂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으니, 뿔을 좋아하였기 때문에 죄로 축생의 몸이 되었고, 혹 다른 빛깔이 있는 것은 채색 옷을 입기 위하여 나쁜 뜻을 가지고 탐내어 좋아하였기 때문에 이런 죄를 받느니라.
020_1104_a_04L『律經』說諸畜生有角者爲前世喜著撗叉爲好得角罪畜生身或有異色者爲著彩衣有惡意貪以爲好得是罪
앵무새에 붉은 부리[嘴]와 붉은 발이 있는 것은 지난 세상에서 채색 옷과 입술 붉은 여인을 좋아하였기 때문이며, 긴 치마를 즐겨 입었기 때문에 다음 세상에서 꼬리가 긴 꿩의 무리에 떨어지니, 모두가 지난 세상에서 좋아하던 것을 지금 얻느니라.
020_1104_a_08L鸚鵡有赤脣嘴赤足者前世喜彩衣朱脣女人喜著長裙後世墮雉鸐中長尾皆過世所喜今因得之
사람이나 축생이나 몸에 종기[瘡]가 많은 것은, 지난 세상에서 나무나 대나무로 살아 있는 물고기나 축생의 입을 찔렀기 때문에 지금 세상에서 이러한 죄를 받느니라.
020_1104_a_11L人及畜生身體多瘡者前世以木竹刺生魚畜生口故今世得罪如是
사람이나 축생이나 보고서 기뻐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는 것은, 전생에 서로 더불어 좋았으므로 금생[今世]에 서로 보면 기뻐하고, 전생에 그렇지 못하였기 때문에 지금 서로 보면 기뻐하지 않는 것이니라.
020_1104_a_13L若人畜生視見有喜者有瞋恚者前世相與善今世相見便喜前世不可故今相見不喜
축생이 되어서 나쁜 복을 짓고도 밥을 얻으면 문득 기뻐하는데, 이것은 나쁜 짓을 하고도 기뻐하는 것이니, 그 사람은 전생에 악을 짓고서도 문득 기뻐하였기 때문에 이 복을 얻었느니라.
축생이 좋은 음식을 얻지 못하는 것은 세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익히지[習] 않았고, 둘째는 좋은 복이 다하였고, 셋째는 죄 때문에 그렇게 되느니라.
020_1104_a_16L作畜生爲惡福得食便喜是爲惡喜謂其人前世作惡已便喜故得是福畜生不得羙食有三因緣一者不習二者善福盡三者罪使自然
축생도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보드라운 감촉을 바라며, 또한 서로 더불어 말하지만, 다만 사람과 같이 말하지 못할 뿐이니라.
여인이 수염이 있는 이는 전생에 염소와 닭과 따오기의 무리에 있다가 왔기 때문에 수염이 있느니라.
020_1104_a_20L畜生亦欲色細滑亦自相與但不能如人語耳女人有鬚者世從羊中鷄鶩地中來以故有鬚
020_1104_b_02L물고기와 자라가 소리를 못 내는 것은 전생에 남의 말머리를 끊었기 때문이니라. 물고기가 태어날 때 바로 태어나지 않고 7일을 있다가 태어나는 까닭과, 풀이나 나무에 붙어 마른 곳에서 사오십 년을 있다가 물을 만나면 태어나되 새끼가 많은 까닭은, 악을 지은 이가 많아서 죄가 같은 이가 함께 태어나기 때문이니라.
020_1104_a_23L鼈無聲者前世斷人語頭故魚生不卽生乃七日乃生故著草木在乾處四五十歲得水乃生所以多子者作惡人多罪同俱生
성냄과 질투와 어리석음과 음행을 좋아하여 이 네 가지를 행하면 원숭이로 떨어지며, 일을 하되 안전하게 살피지 않으면 또한 원숭이로 떨어지며, 사람이 한량의 풍류를 짓기 좋아하면 후생에 새의 무리나 원숭이의 무리에 떨어지느니라.
살생하여 사당(祠堂)에 제사하는 일을 배우기 좋아하면 후생에 염소의 무리에 떨어지리니, 왜 그런가 하면, 남의 머리를 끊거나 껍질을 벗겼기 때문이니라.
020_1104_b_04L好瞋恚嫉妒行是四墮獼猴中作事不安諦墮獼猴中人好作倡伎後世墮鳥獼猴中喜學殺祠祀後世墮羊中以故斷人頭皮剝皮解
혹 지난 세상에서 사람을 겁주고 남의 입은 옷을 벗겨서 갖기를 좋아하였기 때문에 재앙을 끼치는 벌레가 되며, 또한 지난 세상에서 사람을 겁주고 남의 옷을 벗겨 가져서 그로 하여금 추위에 얼어 불을 쬐게 하였기 때문에 스스로 먼저 이러한 재앙을 받아서 실을 토하고 스스로 얼어서 끓는 물에 들어가 죽느니라.
020_1104_b_08L或前世喜劫解取人衣被故得殃蟲亦復前世劫人解取人衣被令寒凍向火故自先得是殃吐絲自凍入湯火中死
어리석어 살생을 좋아하면 후세(後世)에 돼지가 되고, 사람을 놀라게 하면 후세에 사슴이 되고, 맛있는 것을 많이 탐내면 후세에 파리가 되리라.
사람 때리기를 좋아하면 후세에 당나귀가 되리니, 귀가 긴 이유는 남의 귀를 잡아당기기 좋아하였거나 축생이 사람의 귀를 때리기 좋아하였기 때문이며, 혹은 지난 세상에서 수자리[征戌] 살던 병졸이니, 왜냐하면 한 병졸이 다른 병졸에게 전하면 모두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이 한 당나귀가 울면 나머지 당나귀들도 울기 때문이니라.
020_1104_b_11L癡喜殺後世作猪驚怖人後世作鹿多貪嗜羙後世作蠅好捶人後世作所以長耳者好挽人耳畜生好搏人耳或故世征卒何以故一卒傳卒皆作聲一驢鳴餘驢亦鳴
빚을 지고 갚지 않으면 소가 되는데, 소의 발굽이 갈라진 이유는 두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빚을 짓고, 둘째는 나막신[木履]을 신기 좋아해서 잘 만들었기 때문이니라. 말의 발굽이 완전한 까닭도 두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빚을 짓고, 둘째는 나무 신[木舃]을 신고서 좋다고 여겼기 때문이니라.”
020_1104_b_16L負債不作牛牛所以破蹄者有二因緣負債二者好著木屐以作好馬所以完蹄者有二因緣一者負債二者好著木舄以爲好
여섯 사람이 짝이 되어 함께 지옥에 떨어져서 한 가마에 삶아졌다. 모두 본래의 죄를 말하려고 하였는데 한 사람은 ‘사(沙)’라 말하고, 두 번째 사람은 ‘나(那)’라 말하고, 세 번째 사람은 ‘지(持)’라 말하고, 네 번째 사람은 ‘섭(涉)’이라 말하고, 다섯 번째 사람은 ‘고(姑)’라 말하고, 여섯 번째 사람은 ‘다라(陀羅)’라 말하니, 부처님이 보시고 문득 웃으셨다.
목건련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웃으시나이까?”
020_1104_b_20L有六人共爲伴俱墮地獄中同在一釜中皆欲說本罪一人言二人言三人言四人言五人言人言陁羅佛見之便笑目連問佛何以笑
020_1104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섯 사람이 짝이 되어 함께 지옥의 가마솥 안에 있으면서 각자 말하려고 하나 물이 끓어서 솟구치므로 다시 말하지 못하고 각각 한 마디씩만 하고는 다시 빠지니, 첫 번째 사람이 ‘사’라 말한 것은 ‘세간의 6천억만 년이 지옥의 하루이니 언제나 끝나겠느냐’는 것이요. 두 번째 사람이 ‘나’라 말한 것은 ‘기한도 없고 또한 언제 벗어날지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요,
020_1104_c_02L佛言有六人爲伴共在地獄釜各欲自說湯沸踊躍不能得再語各一語便復沒第一人言沙者世閒六千億萬歲在地獄中爲一日當何時竟也第二人言那者無有期亦不知當何時得脫
세 번째 사람이 ‘지’라 말한 것은 ‘쯧쯧 마땅히 살았을 때 삶을 다스렸어야 하는데 이와 같이 스스로 뜻을 제어하지 못하였으며 지난 세상에서 내가 만족할 줄을 몰랐다’고 하는 것이요, 네 번째 사람이 ‘섭’이라 말한 것은 ‘나는 삶을 다스리되 지성(至誠)으로 하였고 또한 나의 재산을 남에게 맡겼거늘 나는 고통을 얻었다’고 하는 것이요, 다섯 번째 사람이 ‘고’라 말한 것은 ‘뉘라서 내가 지옥에서 벗어나서 다시는 도와 금계(禁戒)를 범하지 않고 하늘에 태어나서 천하의 즐거움을 받으리라고 보증하리오’라고 하는 것이요.
020_1104_c_07L第三人言持者咄咄當用生爲治生如是不能得自制意過世我所多少不知厭足第四人言涉者我治生至誠亦令我財產屬他我爲得苦痛第五人言姑者誰當保我從地獄中得出便不復犯道得上天受天下樂者
여섯 번째 사람이 ‘다라’라고 말한 것은 ‘이 일이 애초에는 마음으로 헤아린 것이 아니니, 비유컨대 수레를 모는 이가 큰 길을 잃고 삿된 길[邪道]에 들어가서 바퀴살[車輻]이 부러져서야 뉘우쳐도 되돌아갈 수 없는 것과 같도다’라고 한 것이니라.”
020_1104_c_13L第六人言陁羅者是事上頭本不爲心計譬如驅車失大道入邪道折車輻悔無所復
부처님께서 네 개의 관문(關門)을 말씀하셨다.
“세간으로부터 위로 여섯 번째 하늘까지는 죽음의 관문[死關]이요, 일곱 번째 하늘로부터 위로 열여덟 번째 하늘까지는 허공의 관문[空關]이요, 열아홉 번째 하늘로부터 스물세 번째 하늘까지는 덧없는 관문[非常關]이요, 스물네 번째1) 하늘로부터 스물여덟 번째 하늘까지는 벗어나는 관문[出關]이니라. 이 네 개의 관문을 벗어나는 것이 벗어남의 요체(要體)이니라.
020_1104_c_16L佛說四關從世閒上至第六天爲死關從第七天上至十八天爲空關從十九天上至二十三天爲非常關從二十五天上至二十八天爲出關出是四關爲出要
지극한 복도 스물여덟 하늘에 불과하고, 지극한 악(惡)도 아비(阿鼻)지옥에 지나지 않으니, 그 밖의 재앙과 죄는 모두 많고 적음이 있느니라. 한 가지 일에서 세 가지 독(毒)이 생기고, 거기에서 다시 세 가지 나쁜 갈래가 생기니, 이 세 가지 나쁜 갈래만 없으면 사람들도 모두 도를 얻으리라.
020_1104_c_20L極福不過二十八極惡不過阿鼻泥犂其餘殃罪有多少從一事便有三毒從三毒便有三惡道無有三惡道人亦皆得道
020_1105_a_02L아비의 큰 지옥으로부터 위로 여섯째 하늘까지가 함께 하나의 세계요, 일곱째 하늘에서부터 열아홉째 하늘까지는 함께 네 가지 평등한 마음[四等心]을 행하므로 다시 하나의 세계가 되고, 스물다섯째 하늘부터는 덧없음[非常]ㆍ괴로움[苦]ㆍ공함[空]ㆍ몸 아님[非身]을 행하며 위로 스물여덟째 하늘까지가 다시 하나의 세계가 되느니라. 스물여덟 하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3독(毒)이 다하지 않으면 다시 내려와서 사람이 되어 삼계(三界)를 가고 오리니, 벗어나기를 구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생각[思想]을 멸할지니라.
020_1104_c_23L阿鼻大泥犂至六天同爲一界從七天上至十九天同行四等心復爲一從二十五天行非常非身至二十八天復爲一界不脫二十八三毒未盡復下作人往來三界求出要當滅思想
아비의 큰 지옥으로부터 위로 여섯째 하늘까지는 욕계(欲界)가 되고, 일곱째 하늘에서부터 위로 열아홉째 하늘까지는 색계(色界)가 되고, 스물다섯째 하늘에서부터 위로 스물여덟째 하늘까지는 무유색계(無有色界)가 되니 생각이 없기도 하며 생각이 있기도 하느니라.
020_1105_a_06L從阿鼻摩訶泥犂上至第六天爲欲界從七天上至十九天爲色界從二十五天上至二十八天爲無有色界無有思想亦有思想
아비지옥으로부터 위로 스물여덟째 하늘까지는 생사계(生死界)가 되고, 스물여덟째 하늘을 지나면 무위계(無爲界)가 되느니라.
탐심과 음심을 끊으면 비로소 색계에 이르고, 성냄을 끊으면 무사상계(無思想界)에 떨어지고, 어리석음을 끊어야 마침내 벗어남에 이르느니라.
020_1105_a_10L從阿鼻泥犂以上至二十八天爲生死界過二十八爲無爲界斷貪婬乃到色界斷瞋墮無思想界斷愚癡乃到要出
삼계에는 세 곳이 있으니, 첫째로 아비지옥으로부터 위로 여섯째 하늘까지는 탐심ㆍ음심의 곳이요. 둘째로 일곱째 하늘로부터 위로 열아홉째 하늘까지는 색(色)에 집착하여 행하는 곳이요, 셋째는 위로 아나함(阿那含)까지 네 하늘을 제외하고 스물다섯째 하늘에서부터 위로 스물여덟째 하늘까지는 생각이 없기도 하며 생각이 있기도 한 곳이니, 색(色)이 없음을 행하는 곳이라고 하느니라.
020_1105_a_13L界有三處一者從阿鼻泥犂上至六爲貪婬處二者從七天上至十九名爲行色著三者除四天上至阿那含從二十五天上至二十八天無有思想亦有思想名爲行無有色
이것이 세 곳이니, 생사에 떨어져서 색에 집착하여 행하는 것은 비유컨대 마치 불빛처럼 볼 수는 있어도 잡지는 못하는 것과 같으며, 탐욕을 내는 곳에 있으며, 색을 기뻐하는 곳에 있음을 합하여 세 곳이 되느니라.
020_1105_a_18L是爲三處墮生死轉行色著譬如火光但可見不可得持也在貪欲處在喜色是爲三處
020_1105_b_02L지옥ㆍ축생ㆍ아귀가 음욕과 색을 탐내는 곳에서 벗어나 세 곳에서 살려면 어떤 도를 원해야 하는가? 반드시 세 가지 근본이 있으니, 악의 근본과 선의 근본과 도의 근본이 있느니라. 지옥ㆍ축생ㆍ아귀는 악의 근본이요, 인간으로부터 위로 여섯째 하늘은 선의 근본이요, 일곱째 하늘에서부터 위로 열두 개의 문을 벗어나면 이것이 도의 근본이 되느니라.
020_1105_a_21L從泥犂畜生餓鬼貪婬色當出向三活在願何等道有三本有惡本有善本有道本畜生餓鬼是爲惡本從人中上至第六天是爲善本從第七天以上出十二門是爲道本
이미 스물여덟째 하늘까지 이르렀으나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세 가지 인연이 있느니라. 첫째는 탐심이요, 둘째는 어리석음이요, 셋째는 뜻[意]이 있는 것이니, 그러므로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이미 열두 겹의 문을 벗어났으면 마땅히 뜻 없기를 소원할 것이니, 세 가지 독(毒)을 끊지 못하여 해탈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뜻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020_1105_b_03L已到二十八天不得脫者有三因緣一者二者有癡有意故不得脫已出十二門當願無有意三毒不斷不上脫者未盡故
스물여덟 하늘은 무엇 때문인가? 먼저 본래 세간에서 몸을 받았을 때 몸을 탐내거나 뜻을 흩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니, 밖의 일곱 가지 일을 끊으면 여섯째 하늘에 올라가 복을 받고, 안의 세 가지 일을 끊으면 위로 열여덟째 하늘에 오르며, 스물한 번째 하늘로부터 네 곳은 아나함(阿那含)에 속하느니라.
020_1105_b_06L二十八天何以故先身本世閒時貪身散意故斷外七事上第六天受斷內三事上十八天上從二十一天爲四處屬阿那含
10선(善)을 행하되 첫 번째 하늘에 태어나는 이도 있고, 여섯 번째 하늘에 태어나는 이도 있으니, 이는 착한 일을 지음에 많고 적음이 있기 때문에 처함이 같지 않느니라.
10악(惡)을 행하되 지옥에 들어가는 이도 있고, 축생ㆍ아귀에 태어나는 이도 있으니, 악을 지음에 가볍고 무거움이 있기 때문에 처함이 같지 않느니라.
020_1105_b_10L行十善有生第一天上者有生第六天上者作善有多少故不同處行十惡有入地獄者有入畜生餓鬼者惡有輕重故不同處
착한 일을 행하고도 다시 나쁜 행을 얻기도 하고 악을 행하고도 다시 선을 얻기도 하니, 선 가운데 작은 악이 있고 악 가운데 작은 선이 있는 것은 작아서 볼 수 없느니라. 선 가운데 작은 악도 없으면 또한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악 가운데 작은 선도 없으면 또한 극악(極惡)함을 벗어나지 못하니, 지극히 악한 것은 아비지옥에 지나지 않고 지극히 착한 것은 스물여덟 하늘에 지나지 않는데, 미세한 뜻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020_1105_b_14L行善復得惡惡復得善善中有小惡惡中有小善微不可見善中無小惡亦不復墮惡中惡中無小善亦不得出極惡極惡不過阿鼻泥犂極善不過二十八天不覺知微意故不得脫也
일체가 10선(善)을 행함을 좇아 하늘과 인간에 태어나는데, 하늘과 인간으로 변화하여 태어나는 까닭은 본래 세간에 있을 때에 색(色)을 향하여 깨닫지 않고 오로(惡露)가 부정하여 이로부터 변화로 태어나게 되니, 뜻만 있으면 곧 여자를 바꾸어 태(胎)에 드느니라.
020_1105_b_19L一切從行十善得生天上人中天人所以化生者在世閒時不向色覺惡露不淨從是得化生有向意便當更女子胞胎
020_1105_c_02L모든 하늘이 변화로 태어나는 데는 다섯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여인을 가까이하지 않고, 둘째는 뜻을 일으키지 않고, 셋째는 어린아이를 원하지 않고, 넷째는 홀로 앉았기를 기뻐하고, 다섯째는 세간을 의지하지 않고 몸을 탐내지 않기 때문에 변화하여 태어나느니라.
020_1105_b_22L天得化生有五因緣一者不近女人二者意不起三者不願小兒四者獨坐五者不用世閒不貪身亦得化生也
사람의 목숨이 끊어지려 할 때는 반드시 뜻과 생각을 잡아야만 하니, 뜻을 이미 쉰 사람은 호흡에 집중하면 첫 번째 하늘로부터 위로 올라갈 때가 있느니라. 이것이 뜻을 쉬어 몸에 서른두 가지 물건이 있음을 관찰하는 것이니, 머리카락ㆍ터럭ㆍ이빨ㆍ뼈ㆍ가죽ㆍ살과 5장(臟) 등 열한 가지는 땅[地]에 속하고, 눈물ㆍ콧물ㆍ침ㆍ고름ㆍ피ㆍ기름ㆍ소변 등 일곱 가지는 물[水]에 속하고, 체온[溫熱]과 밥을 소화하는 두 가지는 불[火]에 속하고, 바람[風]에는 열두 가지가 있음을 헤아리느니라.
020_1105_c_03L人命欲絕時當持意念息已意者著喘息有時從第一天上是意息觀身有三十二物者十一事屬地便七事屬水溫熱注消食二事屬火風有十二事
이 서른두 가지 물건은 모두가 땅ㆍ물ㆍ불ㆍ바람에서 나오니, 어떤 것이 땅인가?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곡식의 정기(精氣)를 좇아서이니, 곡식은 땅이 되고 뜻은 종자가 되며 정기는 물이 되어서 두 가지가 문득 합하여 몸을 낳기 때문이니라.
020_1105_c_09L是三十二物皆從地風出何等爲地人生從穀精氣爲地意爲種精氣爲水兩便合生身
한 벌의 옷과 한 그릇 밥을 구하는 것이 기운을 보양(保養)하여 주인의 몸을 보호하는 것이나 본래 없던 것이므로 사라져 다하여 덧없으며, 도를 얻으면 문득 몸이 몸 아닌 줄을 알 것이니, 몸은 오래 가지 못하고 반드시 죽어 썩어짐을 기억할지니라.
020_1105_c_12L求一衣一食是爲養氣護主人身爲本無故滅盡無常得道便知身非念身不久要當死敗
뜻이 사람의 씨앗[種]이 되니 일심(一心)으로 뜻을 지켜야 하거늘 어리석은 사람은 혼백과 정신을 수호하지 못하고 다만 네 개의 기둥[四柯]만을 길러서 빛깔과 맛에 속임을 당하느니라.
이른바 몸을 ‘나’라고 계교하면 모든 악이 몸을 좇아 일어남을 알지 못하고 음식의 맛만을 탐내어 문득 괴로움에 떨어지니, 생사(生死)를 오고 가면서 근본을 벗어나지 못하면 나쁜 상대를 만나서 혼백만이 공연히 떠나가 좋거나 나쁜 길에 나아가리라.
020_1105_c_14L意爲人種便守意一心癡人不可守護魂魄神但養四柯爲色味所欺謂身是我計不知一切從身起飮食貪味便墮苦來生死不脫本逢惡對魂魄空去善惡之道
몸이 죽어서 땅에 들어가면 밤낮으로 썩어지고 또한 본래 없던 것이거니와, 다만 뜻으로 행하였기 때문에 변화하여 태어났으니, 몸이 죽으면 모두 땅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만물(萬物)도 또한 그러하니라.
020_1105_c_19L身死墮地日夜消腐亦本無所有但意行故化成身死皆歸土物亦爾
모두 지나 가버려서 덧없음을 사람들이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여 만 가지 실마리를 생각하는 까닭에 하나를 이루지 못하니, 이것이 괴로운 몸[苦身]이며, 죽음의 올가미로 만 가지 실마리를 버리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라. 멸하였다가 다시 태어나고 태어나서는 다시 괴로워하여 문득 착하거나 나쁜 행을 지어 심고 가꾸어서 벗어날 곳을 알지 못하니, 이것이 그릇된 몸[非身]이니라.
020_1105_c_21L皆過去是爲非常人不自計多念萬端皆不爲一已是爲苦身死索棄萬端亦爾亦滅是爲已復生生復苦便作善惡行種栽未知所趣爲非身
020_1106_a_02L도인(道人)은 도를 행하되 반드시 사람[人]이란 생각을 끊어야만 하고, 네 가지 덧없음을 알지 못하면 끝내 도를 얻지 못하리니, 이미 스스로 몸을 헤아려서 모든 죽음의 형태를 관찰하고, 사람과 물건이 모두 공하며 공하여 없는 것임을 안다면, 뜻이 곧 안정되어서 행함에 기쁨을 얻으리라. 이미 행과 마음이 편안함을 얻어서 여의지 않고, 다섯 가지가 그 마음과 하나가 되는 것이 바로 도(道)이니라.
020_1106_a_02L道人行道當爲斷人不知四非常終不得道己自計身視諸死敗知人物皆空空無所有意便守止行歡喜已得行心便安不離五者心一是爲道
이미 스스로 몸을 헤아려서 없는 것임을 알면 곧 몸과 뜻이 멈추고, 뜻과 법을 느끼면 또한 몸과 뜻이 멈추느니라. 멈춘다는 것은 이른바 세 가지를 말하는 것이니, 아픔을 멈추고 가려움을 멈추고 아프고 가렵다는 생각을 멈추는 것이니라. 이른바 네 가지 일의 탐욕(貪欲)을 멈추면 뜻이 멈추고, 안의 세 가지 생각이 멈추면 뜻을 지음[作意]이 멈추느니라. 이른바 식(識)이 멸하면 밖의 법이 멈추니, 이것이 바로 네 가지 뜻이 멈추는 것이니라. 멈추면 곧 지키게 되고, 멈춤을 지키면 곧 관찰하게 되니, 그러므로 경(經)에서 말하기를 ‘멈춤[止]과 관찰[觀]을 함께 행해야 네 가지 진리[四諦]를 얻는다’고 하였느니라.”
020_1106_a_06L己自計身知無所有便身意止痛痒意法亦身意止止謂三事痛痒止痒意止謂四事貪欲止意止內三事思想止作意止謂識滅外法止是爲四意止止便守守止便觀故經言觀俱行爲得四諦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홀로 앉아서 자기의 뜻을 생각한다는 것은 이른바 생각함으로써 색(色)과 느낌[痛痒]과 생각[思想]과 생사식(生死識)을 멸하는 것이니라.
자기의 뜻을 멈춘다는 것은, 밖으로는 뜻을 멸하여 멈추었으나 항상 움직이며 있는 것 같고, 도(道)를 보되 있는 것같이 하는 것이니, 앉거나 다니거나 문득 스스로 보기 때문이니라.
020_1106_a_12L故佛言獨坐思惟自意謂思惟滅色痛痒思想生死自意止者外滅意常行如有見道爲如有坐行便自見故
경에서 말하기를 ‘비구가 능히 이와 같이 안으로 뜻을 멈추어야 비로소 멈춤을 지킬 수 있으니, 이 뜻을 마땅히 먼저 관찰하고 생각하여 망념을 멸할지니라. 망념이 자기의 뜻을 상대함에 문득 뜻을 지켜서, 뜻이 몸을 벗어나지 않아야 도인(道人)이 되느니라. 밖을 상대하여 만물(萬物)이라 이르고, 생각이 안에 있는 것을 사식(思識)이라고 하니, 망념이 상대하는 것을 멸하고자 하면 항상 물건은 덧없이 썩어져서 모두 ‘나의 것’이 아님을 생각할지니라. ‘나’는 또한 물건이 아니니, 급한 생각을 내어서 죽을 때를 생각하되 무엇을 가지고 갈 것인가? 착한 행을 가지고 가며, 일심(一心)을 가지고 가며, 경을 외운 많은 즐거움을 가지고 가느니라’라고 하였으니,
020_1106_a_16L經言比丘能如是內意止乃守止是意當先觀思惟滅念念待自意便守意意不出身爲道人待外謂萬物念在內謂思識欲滅念待常念物非常敗皆非我所我亦非物生急念念死時持何等去持善持一心持諷經多樂故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너의 물건만 가지고 가리니, 그 나머지 일체는 모두 ‘나의 것’이 아니니라. 뜻으로 마땅히 기억하여 알지니, 어떠한 은애(恩愛)도 모이면 반드시 이별하며 각각 소멸하여 썩느니라. 생각하여 다만 사람의 뜻을 어지럽히면, 사람의 죄를 따라서 반드시 도로 몸을 받고, 청정함을 지키면 열반에 나아가느니라’라고 하셨느니라.
020_1106_a_22L佛言是汝物持去其餘一切皆非我所意當識念何等恩愛會當別離各自消腐念之但亂人意隨人要有還身守淨趣泥洹道
020_1106_b_02L부처님은 한마음을 좇아 아홉 갈래[九道]에 이르시니, 네 가지 색이 모두 소멸함을 생각하시느니라. 이른바 사람이 죽은 지 4,5일이면 냄새가 나고 썩으려고 해서 색(色)이 바뀌어 정말로 푸르고 5,6일에는 피와 고름이 입ㆍ코ㆍ귀ㆍ눈에서 나오되 정말로 붉으며, 뒤에는 살과 가죽이 무너지고 썩으며 내장[腸胃]에는 벌레가 생겨 도리어 자기 살을 먹느니라. 가죽이 녹고 뼈가 썩어서 정말로 하얗게 되었다가 오래오래 지나면 검게 변하여 재(灰)와 흙이 되니, 땅ㆍ물ㆍ불ㆍ바람이 공하여 모두 ‘나의 것’이 아니니라.
020_1106_b_02L佛從一心至九道念四色皆當消滅謂人死四日五日欲臭敗色轉正靑五日六日膿血從口目中出正後肌肉壞敗腸胃生虫還自食肉革消腐骨項正白久久轉黑作灰土空皆非我
생각하건대 너희들은 헤아릴 수 없는 세상으로부터 사람이 되어 처자와 종이 되었고, 또한 축생과 소ㆍ말ㆍ벌레가 되어서 수고롭게 무거운 짐을 졌으며, 또한 사람들에게 도살되어 벗겨져 날고기[膾]나 구운 고기[炙]가 되었으므로 지금 사람이 되어 다시 사람들을 취하여 처자와 종으로 삼으며, 또한 축생과 소ㆍ말ㆍ벌레를 취하여 도살하고 가죽을 벗겨서 날고기와 구운 고기로 찌르고 깎기를 마음대로 하다가, 몸이 죽으면 모두 다시 받아 행하느니라.
020_1106_b_08L所意汝從無數世以來亦爲人作妻子奴婢亦作畜牛馬勤苦重負債亦爲人所屠膾炙今爲人復取人作妻子奴婢亦取畜生牛馬屠剝膾炙刺斫自身死皆當復受
도인(道人)은 ‘그대가 어찌 사람이 죽어서 기절(氣絶)하면 문득 아는 것이 없고 몸이 곧게 뻣뻣하며 냄새나고 무너져 흉측한 것을 보겠는가’라고 하여, 자세히 생각하고 문득 두려워하여 보지 않았으면 하니, 왜 그런가 하면 두려워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위로 하늘에 태어나 열반을 얻게 하려는 것이니라.
020_1106_b_13L行道人汝寧見人死氣絕便無所知身挺正直便臭壞可惡諦念便畏不欲見何以故不怖令人上天得泥洹道也
부처님께서는 아홉 갈래가 모두 공하여 있는 바가 없음을 아시니, 그러므로 도리어 한마음에 나아가 행하시느니라.
도인이 시급히 망념을 멸하여 없애면 다른 모실 것이 없으니, 만약 곧 물건이 깊고 굳음에 이르면 행에 구속됨이 깊어서, 모두 보는 바에 있고 작용은 있지 않기 때문에, 뜻과 욕심과 탐내는 생각과 덧없어 썩어짐과 음욕을 보지 않고, 마땅히 성내는 마음과 평등한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을 대치(對置)하여 생각할지니라.
020_1106_b_16L佛知九道皆空無所有故還就一心行道人急滅念侍無所他如便至物深固行拘深俱在所見用不在故不見意欲貪念非常敗婬當念對瞋恚念心愚癡念
본래의 행이 항상 무위(無爲)하여 안은(安隱)하지 않으나 사람이 덧없음을 알지 못하여 끝내 탐심을 버리지 못하며, 또한 쑥과 여지가 우거진 길을 여의지 못하느니라. 세간에 있는 것은 꿈과 같을 뿐이니, 꿈에서 밥이 좋은 것을 보았으나 깨어나면 곧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이 세간에 있는 것들도 이와 같아서, 태어나면 곧 죽고 이루어지면 곧 무너지니, 반드시 모두 공(空)으로 돌아가거늘 무엇을 탐하겠는가.
020_1106_b_21L本行不常無爲安隱不知非常終不去貪亦不離薜荔道世閒所有如夢耳夢飯食見好覺便不見世閒所有如是生便死成便壞要皆歸空當何等貪
020_1106_c_02L사람들이 가진 처자와 재산도 또한 그러하니, 왜 그런가 하면, 사람이 생업(生業)을 다스려 돈과 재물의 이로움을 얻었을 때 집안이 모이면 기쁘고 즐겁지만 비유컨대 마치 나는 새가 모인 것 같아서 또한 모두 덧없으며, 하루아침에 헤어지면 또한 문득 보지 못하느니라. 만약 항상함이 있게 하더라도 근심과 두려움이 만 가지나 되리니, 뜻이 나고 죽는 가운데 있으면서 날마다 죄를 쌓았기 때문이니라.
020_1106_c_02L人有妻子財產亦爾何以故人治生得錢財利時室家合會喜樂譬如飛鳥聚會亦皆無常一旦別離亦便不見正使有常憂恐萬端意在生死中爲日積罪
지혜로운 사람은 스스로 검약하여 욕심이 적어서 한 벌의 옷과 한 그릇의 밥을 구하되 선정(禪定)의 뜻을 좇아 행하여, 구함이 없는 경지에 머물고, 항상 몸을 돌이켜 청정함을 지켜서, 구함을 끊고 공(空)을 생각하느니라.”
020_1106_c_06L人自約少欲趣求一衣一食從定意不求地止常還身守淨斷求念
대중들이 여쭈었다.
“도를 행하고 뜻을 지키는 것은 본래 무엇을 좇아 일어납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하늘과 땅의 성품으로 사람을 이루니, 열다섯째 하늘 위에서 내려와서는 수명이 짧은 이가 없었고 나고 죽는 다섯 갈래를 뽑아 버렸거니와, 여섯 가지 쇠퇴함[六衰]을 좇아 일어나느니라.
020_1106_c_09L問曰行道守意本從何起說曰地性成人從十五天上來下壽無有拔生死五道從六衰起
사람이 태어남에 마음과 뜻이 본래부터 착해서 탐애(貪愛)와 느낌[痛痒]과 생각함과 생사식(生死識)이 없었으나 눈ㆍ귀ㆍ코ㆍ입에게 속임을 당하느니라. 눈으로 먼저 빛깔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맛을 보며, 마음으로 생각해서 열 가지 일을 지으니, 다섯 가지 쌓임[五陰]을 이루고, 뜻은 의식[識]이 되니, 합하여 여섯 가지 쇠퇴함이 되느니라.
020_1106_c_11L人生心意本自善無有貪愛痛痒思想生死爲目口所欺目先視色耳聽音鼻知香口知味心爲念作十事成五意爲識合爲六衰
선행(善行)과 악행(惡行)의 씨앗을 지었기 때문에 ‘나’를 이루니, 이로부터 문득 늙고 병들고 죽고 태어남이 있느니라. 다섯 갈래에서 도(道)를 구하여 생사를 끊으려 하기 때문에 스스로 지켜서 뜻을 멈추고, 눈에는 빛깔을 멈추고, 귀에는 소리를 멈추고, 코에는 냄새를 멈추고, 입에는 맛을 멈추고, 몸에는 여섯 가지 쇠퇴를 끊음을 좋아하고, 행은 무너지는 마음을 관찰하고, 좌선하여 의식(意識)을 멸하니, 도를 얻으면 다섯 가지 쌓임이 모두 소멸하느니라.
020_1106_c_15L因作善惡行種我從是便有老病死生五道求道斷生死故自守意止目色止耳聲止鼻香止口味止身好斷六衰行觀壞心念坐禪滅意識得道者五陰悉滅
본래 없는 것임을 알면 문득 기억[念]이 공해지고 생각[想]이 공해져서, 빨리 열반의 문에 나아가리니, 자기를 지킨다는 것은 뜻[意]이 식(識)이 되어 행을 주장하기 때문이니라. 요약하면 여섯 가지 쇠퇴함은 재앙이 되고, 행은 다섯 갈래의 근본을 심으니, 도인은 정밀하게 생각하여 스스로 네 가지 뜻을 지켜서, 멈추어 사특함이 없게 하고자 하느니라.
020_1106_c_19L知本無便念空想空徑向泥洹門已守者意爲識主行故要六衰爲禍行種五道根本道人精思自守四意欲止無邪
020_1107_a_02L기억과 의식과 생각이 어디로 달아나리오. 도인이 기억과 의식과 생각을 멸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일체를 행해야 하며, 몸의 열 가지 일을 끊어서는 안 되니, 몸ㆍ입ㆍ뜻의 세 가지가 정해지면 다섯 가지 쌓임과 여섯 가지 쇠퇴함이 마침내 바르게 되리라. 세 가지가 정해진다는 것은, 입에 아는 것이 없음이 입이 정해짐[口定]이요, 몸에 아는 것이 없음이 몸이 정해짐[身定]이요, 뜻에 생각하는 것이 없음이 뜻이 정해짐[意定]이니라.
020_1106_c_23L念識思想走何道人欲滅思想當一切行不當斷身十事意三事者定五陰六衰乃正定者口無所知爲口定身無所知爲身定意無所念爲意定也
뜻에는 네 가지 병이 있으니, 어리석음이 많다는 것은 다섯 가지 쌓임이 많다는 것이니라. 다섯 가지 쌓임이 많으면, 뜻으로는 곧 달리려고 해도 행할 수 없으니, 행할 수 없으면 문득 스스로 성을 내고, 음란한 마음이 일어나도 제어하지 못하니, 어리석음에 떨어졌기 때문이니라. 도(道)를 행함에 반드시 다섯 가지 쌓임을 끊어야만 하니, 다섯 가지 쌓임과 느낌과 불안(不安)과 욕심이 많음을 끊음이 옳으니라.”
020_1107_a_04L意有四病癡多者謂五陰多五陰多意便走不得行不得行便自瞋恚便婬念起不能制便墮癡故行道要當斷五陰斷五陰痛痒不安多欲是
스승이 말하였다.
“몸으로 행하려 하지 않음은 피로함이 많기 때문이요, 뜻으로 행하려 하지 않거나 생각하려고 하지 않음은 죽고 썩어서 괴롭고 공하기 때문이니라.”
020_1107_a_08L身不欲行用多疲極故意不欲行不欲念死敗苦空故
제자가 물었다.
“어떤 것이 본생(本生)입니까?”
스승이 말하였다.
“이른바 의심하지 않음이 근본의 생(生)이 되느니라.”
020_1107_a_10L問曰何等爲本生師言謂不疑爲本根生
“어떤 것이 향(向)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상대(相對)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행(行)하는 것입니까?”
스승이 말하였다.
“뜻을 옮기지 않음이 향함이 되고, 생각을 옮기지 않음이 상대함이 되며, 뜻에 맞게 함이 행이 되느니라.”
020_1107_a_12L何等爲向何等爲對何等爲行師曰不轉意爲向不轉念爲對可意爲行
제자가 물었다.
“이것은 어떤 밭[田]이며, 누가 밭이라고 한 것입니까?”
“내가 생각하건대, 그대는 뜻이 있다고 여기고 밭[田家]은 알지 못하므로 뜻이 없다고 여기는가? 밭은 깨달을 수 없지만 그대는 뜻이 있어서 깨달을 수 있다고 여기고, 밭은 뜻이 없어서 깨달을 수 없다고 여기는가? 뜻으로 깨닫는다고 말할 수 있다면, 음행(婬行)을 맛봄도 또한 뜻인데, 무슨 까닭에 깨닫지 못하는가? 가까이 집을 벗어나면 밭이 없으니, 이와 같음이 옳음이 되느니라.”
020_1107_a_14L問曰是何等田誰名爲田意汝爲有田家不知爲無意耶田家不覺爲有意覺田家爲無意不覺耶可言意覺婬味亦意何以故不覺近出家無有田如是爲是
제자가 물었다.
“뜻이 있을진대 부처님의 마을은 뜻이 없습니까?”
“그러하니라. 본래 몸과 뜻이 없거늘 다만 스스로가 이것을 지어서 이것을 얻었을 뿐이니, 비유컨대 다섯 가지 씨앗[種]은 본래 또한 씨앗이 있지 않지만 문득 생긴 것처럼, 사람이 태어남도 또한 본래 씨앗이 있지 않지만 문득 있느니라. 마치 불을 태우면 불꽃이 나와서 활활 타오르지만 섶을 제거하면 문득 그치는 것처럼, 사람도 스스로의 몸이 몸이 아닌 줄 헤아리면 만물도 따라서 그치리라.”
020_1107_a_19L有意佛鄕里無意耶如是爲本無身意但自作是得譬如五種本亦無有種便生人生亦本無有種便有如燃火焰出爲烠烠去薪便止人自計身非身萬物亦止
제자가 따져 물었다.
“본래 뜻이 없다면 무엇을 지킵니까?”
스승이 말하였다.
“작용이 본래 없는 까닭에 지킬 수 있고, 적멸이 본래 있는 까닭에 지킬 수 없느니라.”
020_1107_a_23L難曰本無有意所以守何師曰用本無故可守滅本有不可守
020_1107_b_02L스승이 말하였다.
“도에는 네 가지 요체[四要]가 있으니, 첫째는 여러 가지가 집을 지탱하는 것이요, 둘째는 몸이 몸 아님을 알면 문득 몸이 무너져서 다시 사랑하지 않으니 이것이 사람으로부터 여섯 번째 하늘 위의 문을 벗어남이요, 셋째는 덧없음을 알면 뜻으로 다시 향하지 않으니 이것이 열여덟 번째 하늘의 문을 벗어남이요, 넷째는 허공처럼 사라져 공(空)하니 이것이 스물여덟 번째 하늘의 문을 벗어남이니라.
020_1107_b_02L師曰道有四要一者衆持戶二者知身非身便壞身不復愛是爲從人得出門第六天上戶三者知非常意不復向是爲得出第十八天戶四者如空滅是爲得出二十八天戶
허공처럼 사라지면 마침내 도에 들어가니, 그러므로 경에서 말하기를 ‘도를 행하여 깨달으면 벗어날 수 있다’고 하였으니, 이른바 괴롭고[苦] 공하고[空] 몸이 아니고[非身] 덧없음[非常]을 깨닫는 것이요, 벗어난다는 것은 네 가지 중요한 세계[四要界]를 벗어나는 것이니라. 첫 번째 선정을 얻으면 위로 일곱째 하늘에서 몸을 받되 다만 그림자만 있으리니, 왜 그런가 하면 도를 행하여 몸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니라.
020_1107_b_07L空滅乃墮道故經言行道覺者得出謂覺苦非身非常得出者謂得出四要界第一禪上七天有身但有影何以故行道壞身故
몸을 생각하고 머리털과 뇌(腦)를 관찰하면, 터럭은 본래 온 곳이 없고 변화하여 만들어진 것이니 모두 썩어 떨어질 것이요, 뇌는 마치 쌀죽이 엉긴 것 같으니 모두 냄새나게 썩을 것이며, 눈은 다만 구멍에 물이 있으니 모두 흘러가 공(空)할 것이요, 귀는 다만 구멍만 있으니 모두 더러운 물이 새어나올 것이요, 코와 입에서는 콧물과 가래가 모두 흘러 나와서 버리고 흩어지며 사라지고 무너지리라. 혀와 목구멍과 허파는 간(肝)과 심장[心]을 거두고, 심장에는 나쁜 피가 있으며, 쓸개와 명치[膈]와 지라[脾]는 위(胃)에 붙어있고, 콩팥[腎]은 등뼈[脊骨]에 붙어 있느니라.
020_1107_b_11L念身觀頭念髮本無所來作爲化成皆當腐落腦如凝米粥皆當臭敗眼但有穴水皆當汁出空耳但有穴皆垢水漏鼻口唾涕皆當流出棄散消壞咽喉肺捲心中惡血脾著胃腎著脊骨
위 안에서는 음식이 소화되고, 큰 배[大腹]에는 똥이 있으며, 작은 배[小腹]에 있는 구멍에는 오줌이 있으니, 똥과 오줌이 나오리라. 아랫배[少腹]는 모두 부풀어 올라 무너지고 문드러지며, 내장[腹胃]에서 오줌과 똥이 서로 섞이면 냄새가 지독하리라. 아래에 있는 볼기의 살과 피와 두 종아리와 두 발의 가죽과 살은 녹아 없어지고, 심줄과 맥은 무너지며, 뼈 사슬은 마디마디 풀어져 떨어지리라.
020_1107_b_16L胃中有味消食大腸有屎小腸有穴有溺發便少腸皆當胮脹壞爛屎溺相澆灒臭處可惡下有尻肉血兩脛脡兩足肌肉消盡筋脈壞敗骨鎖節節解墮
종아리는 벗겨져서 정말로 하얗고, 볼기의 뼈는 수레바퀴 같으며, 궁둥이의 뼈는 등뼈와 잇닿아 있으며, 어깨뼈와 팔꿈치와 팔뚝과 손은 서로 이어져 살가죽이 또한 사라지고 썩어서 마디마디가 풀어져 떨어지며, 목뼈[頸骨]와 해골이 잇닿아 있으나 피와 살이 또한 다 녹아버려서 도리어 재와 흙이 되느니라.
020_1107_b_21L脛脡礭正白髀骨如車輪尻骨與脊相連髆骨與肘臂手相連皮革亦消腐節節解墮頸骨與髑髏相血肉消盡還作灰土
020_1107_c_02L온갖 고물고물 움직이는 것들은 기운이 나가서 돌아오지 않으면 문득 세상을 지나가 몸이 굳어 뻣뻣하여 다시는 움직이지 못하느니라. 불이 떠나가면 몸이 차가워지고, 바람이 떠나가면 기운이 끊어지고, 진물이 아홉 구멍에서 흘러나오니 물이 떠나가는 것이요, 다시는 먹지 못하니 땅이 떠나가는 것이니라.
020_1107_b_24L一切蠕動出氣不報便以過世身體挺直不復動火去身冷風去氣絕汁從九孔流出便爲水去不復食爲地去
3,4일에는 빛이 더욱 푸르딩딩하다가, 피고름이 입과 코와 귀와 눈 등의 아홉 구멍으로부터 흘러나오면 정말로 붉으며, 가죽과 뼈와 살은 무너지고, 배[腹]에 있는 위(胃) 등 오장(五臟)과 마디마디가 모두 재와 흙으로 돌아가느니라.
020_1107_c_04L三四日色轉靑黑膿血從口眼從九孔流正赤肌肉壞五藏支節切還爲灰土
만물을 보되 이와 같이 하며, 자기 몸도 그렇게 할지니, 모두 다 사라져서 허공이 되느니라.
날숨과 들숨을 자세히 살펴서 공(空)함을 알면 문득 도에 가까워지리라.”
020_1107_c_07L視萬物如是自身亦爾皆滅盡爲空出息入息諦知爲空便可近道
佛說罵意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원문에는 ‘이십오(二十五)’로 되어 있으나 문맥에 맞게 고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