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태어나 해[日]를 봄은 적고 해를 보지 못함은 많으니, 선과 악의 변화는 서로 닮지 않았느니라. 부모를 업신여기고 천자를 범하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리니, 그 가운데는 깊고 얕음이 있으며, 불지옥[火泥犁]이 여덟이요, 추운 지옥[寒泥犁]이 열이 있으니, 땅의 절반 이하로 들어가면 불지옥이요, 하늘과 땅의 경계는 추운 지옥이니라.
처음에는 악했을지라도 뒤에 착하게 되면 지옥에 들어가지 않으니, 사람을 죽이거나, 남의 것을 훔치며, 남의 아내를 속여 범하고, 사람을 죽게 하여 그의 재물을 얻으려 하며, 더럽히거나 또 역적질하고, 착하지 않은 짓을 좋아하며, 성내어 남을 욕하고, 사람을 묶어 놓고 매질하거나, 즐겨 남의 허물을 들춰내며, 질투하여 성내어 말하고, 부리는 이에게 역정을 내며, 하늘과 땅의 귀신들을 막아 거스르면, 특히 목숨을 잃고 죽어서 나쁜 지옥으로 떨어져 들어가지만, 뒤에 다시 변하여 착하게 되면 지옥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느니라.
불도(佛道)를 알아 변한다면 비록 지옥에 들어갔더라도 반드시 하늘에 태어나며, 본래 착했던 이는 열반[泥洹]에 오르리니, 그러므로 불도를 알아야만 한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20_1117_a_14L知佛道變,雖入泥犂中,必當上天。本善者上泥洹,故曰佛道不可不知。
소인(小人)이 착하게 변하지 않으면 지옥으로 들어가 즐거움이 없으며, 지옥에 들어가 다시 착해지지 않으면, 지옥에 들어감이 더욱 깊어지리라. 그 무리가 사람이 되기도 하는데, 비록 굳세고 악하지만 죽이지 않고 살리기를 좋아하면 빨리 사람이 되고, 고기를 먹지 않은 이는 더욱 빠르며, 음덕(陰德)이 있으면 수명을 더하고 또한 빠르니라.
첫 번째 지옥은 선취호(先就乎)라 하니, 이것은 사람의 말로는 ‘일어나 죽음이 없음[起無死]’이니라. 이 지옥에 있는 사람은 서로 보기만 하면 싸우려고 해서, 거기에 무기는 없지만 스스로 무기가 되어 서로 다치고 죽이기를 무수한 세월 동안 하며, 또 죽지도 않아서 어떤 사람이 와서 ‘일어나라’고 하면 죽지 않고, 바람이 불어오면 곧 상처가 낫느니라.
020_1117_b_02L 이와 같이 무수한 세월 동안 되풀이해서 뜨거운 무쇠 칼로 서로 다치고 죽이며, 되풀이해서 무쇠 방망이로 서로 죽이며, 지극히 날랜 주먹으로 서로 다치기를 오래도록 무수한 세월 동안 하니, 이것이 바로 그 무리들이니라. 그 사람들은 키가 크고 덩치도 크며, 수명은 인간의 3,750년으로 하루를 삼아 30일로 한 달을 삼으며 열두 달로 한 해를 삼아서 만 살이니, 인간의 135억 살이니라.
두 번째 지옥은 거로쉬략(居盧倅略)이라 하니, 거로쉬략의 한 고통은 선취호의 20배에 해당하며, 사람의 말로는 ‘묶어 놓고 싸우게 함[繩而鬪之]’이니라. 이 지옥에 있는 사람은 큰 불 속에 넣어졌다가 붉어지면 끌어내어 다투게 하고, 다시 불 속에 집어넣었다가 붉어지면 다시 끌어내어 번번이 싸우게 하기를 오래도록 무수한 세월 동안 하느니라.
다시 태워졌다가 나와서 싸워 모나고 둥글게 되어도 죽지 않고 다시 살기를 무수한 세월 동안 하며, 되풀이해서 불속으로 달려가기를 무수한 세월 동안 하는 것이 바로 그 무리이니라. 그 사람들은 키가 크고 몸집도 크며, 수명은 인간의 7,500년으로 하루를 삼아 30일로 한 달을 삼으며 열두 달로 한 해를 삼아서 20만 살이니, 인간의 207천억만 살이니라.
세 번째 지옥은 승거도(乘居都)라 하니, 승거도의 한 고통은 거로쉬략의 20배에 해당하며, 사람의 말로는 ‘때려 죽임[捶殺]’이니라. 이 지옥에 사는 사람은 불 속에 있어서 뜨거움을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좌우로 돌아보면 산이 있는데 산 속은 즐거울 것 같이 보이지만 달려가서 그 안으로 들어가면 산이 다 와서 누르니, 또 죽지 않고 무수한 세월 동안 하느니라.
020_1117_c_02L 그러고 나서 다시 불 속에 두었다가 붉어지면 다시 꺼내기를 무수한 세월 동안 하느니라. 그 사람들은 키가 크고 몸집도 크며, 수명은 인간의 1만 5천 년으로 하루를 삼아 30일로 한 달을 삼으며 열두 달로 한 해를 삼아서 4만 살을 사니, 인간의 540억 살이니라.
네 번째 지옥은 누(樓)라 하니, 누의 한 고통은 승거도의 20배에 해당하며, 사람의 말로 바꾸면 ‘즐기다[樂之]’이니라. 이 지옥에 사는 사람은 성(城)이 매우 큰데, 그 안에 다시 작은 성이 있으니, 사람들이 밖에서 보기에는 그 안에 모두 귀중한 하늘 사람이 있는 것 같으니라.
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붉게 달궈진 무쇠를 다시 성안에 넣으니, 몹시 뜨거워서 이루 말할 수 없으며, 그 몸과 피부가 모두 타서 문드러지나 무수한 세월 동안 쉬지도 못하고 눕지도 못하며, 가죽과 뼈까지 모두 타고서도 다시 살아나 무수한 세월 동안 하는 것이 바로 그 무리들이니라. 그 사람들은 키가 크고 몸집도 크며, 수명은 인간의 3만 년을 하루로 삼아 30일로 한 달을 삼고 열두 달로 한 해를 삼아서 8만 살을 사니, 인간의 1,800억 살이니라.
다섯 번째 지옥은 방졸(旁卒)이라 하니, 방졸의 한 고통은 누의 20배에 해당하며, 사람의 말로는 ‘태우고 볶음[爛者之]’이니라. 이 지옥에 사는 사람은 큰 구덩이와 깊은 못에 불길이 가득한데 지옥을 지키는 이가 쇠 지팡이로 때려서 그 가운에 밀어 넣어 사람들의 몸을 태우느니라.
다 태워도 무수한 세월 동안 또 죽지 않고, 거듭 태워도 죽지 않으니, 불을 가져다 사람에게 붙이느니라. 몸이 죽으면 한 못에서 끌어내어 다시 다른 못에 집어넣으니, 이와 같이 수없이 하는 것이 바로 그 무리들이니라. 그 사람들은 키가 크고 몸집도 크며, 수명은 인간의 6만 년을 하루로 삼아 30일로 한 달을 삼고 열두 달로 한 해를 삼아서 16만 살을 사니, 인간의 2,160억 살이니라.
여섯 번째 지옥은 초오비차(草烏卑次)라 하니, 초오비차의 한 고통은 방졸의 20배에 해당하며, 사람의 말로 옮기면 ‘뜨겁게 볶음[焯熱之]’이니라. 이 지옥에 사는 사람은 성(城)의 높이가 2천 리(里)요 넓이가 4천 리며 불이 그 안에 가득한데, 사람들을 그 안에 넣고 다시 무쇠로 덮어서 무수한 세월 동안 하느니라.
020_1118_a_02L 이와 같이 숨도 못 쉬고, 말도 못하며, 눕지도 못하고 무수한 세월 동안 볶이고 나서 다시 볶이는 것이 바로 그 무리들이니라. 그 사람들은 키가 크고 몸집도 크며, 수명은 인간의 20만 년을 하루로 삼아 30일로 한 달을 삼고 열두 달로 한 해를 삼아서 32만 살을 사니, 인간의 4,320억 살이니라.
그때 한 문이 열리면 사람들이 모두 나가려고 하나 문은 다시 닫히고, 다시 불 속에 떨어져 무수한 세월을 지내며, 그러고 나서 다시 한 문이 열린 것을 보고는 사람들이 모두 달려가서 나가려고 하지만 겨우 문을 벗어나면 또 다시 더러운 진흙탕에 빠지니, 더러운 시궁창에는 벌레들이 있어서 깨물건만 벗어나지 못하고 무수한 세월을 보내는 것이 바로 그 무리들이니라.
여덟 번째 지옥은 불로도반호(不盧都般呼)라 하니, 불로도반호의 한 고통은 도의난차의 20배에 해당하며, 사람의 말로는 ‘대단히 괴롭게 익힘[大苦熟之]’이니라. 이 지옥에 사는 사람들은 온 땅 위에 불이 있는데 죽은 사람이 불 속에 있어서 통째로 구워지고 태워지며, 또한 평상에 서거나 누워서 가지도 못하고 쉬지도 못하며 문드러지고 태워지고 나서 다시 살아나 무수한 세월 동안 하니, 그 고통은 다른 지옥의 만 배여서 괴로움을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그 무리들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지옥의 여덟 곳은 악이 많으면 깊고 또 더디며, 악이 적으면 얕고 또 쉬우니, 지옥이란 마치 사람이 옥에 갇혀 죄수의 몸이 되는 것과 같으니라. 과보를 먼 데서 지었으니, 들에서 죽었거나, 집안에서나, 길에서나, 물에 빠져서 죽었거나 간에 이 생에 도를 얻지 못하고 죽은 이는 지옥에 들어가면 괴로워서, 그 괴로움을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오래오래 지나서야 벗어나리라.
이른바 추운 지옥은 하늘과 땅의 살피에 있는데, 커다란 산이 있으니 높이가 2천 리요, 주로 바람을 막음으로 그 산의 이름은 작로(雀盧)라 하니라. 산이 어두운데 해와 달이 없어서 미치지 않으니, 큰 산에 가려졌기 때문에 어둡지만, 밖에는 해와 달의 왕이 매우 많으며, 헤일 수 없는 지옥이 그 안에 있느니라.
아홉 번째 지옥은 오경도(烏竟都)라 하니, 오경도의 한 고통은 불로도반호(不盧都般呼)의 20배에 해당하며, 사람의 말로는 ‘불에 쬐어서 일으킴[暴而起之]’이니라. 이 지옥에 사는 사람은 추위가 이루 말할 수 없으니, 무수한 세월 동안 몸이 꽁꽁 얼었다가 자주자주 불에 쬐어서 스무 번째가 되면 불 속에서 소리가 나면서 그 몸의 절반이 끊어지되 마치 쇠뇌[弩]를 쏘아 끊는 것 같으니라.
그러고 나서 다시 그 나누어졌던 것이 이어지면, 큰 돌로 마구 때리니, 아픔을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되풀이해도 죽지 않으니, 그 갈아 없앰이 마치 쇠 맷돌 같아서, 되풀이해 그의 발을 맷돌질하고 온몸까지 두루 다 갈고 나서야 그치느니라. 이렇게 하기를 무수한 세월 동안 되풀이하니, 그 아프고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020_1118_c_02L 그 사람들은 키가 크고 몸집도 크며, 수명은 겨자씨[芥種] 128섬[斛]을 백 년마다 하나씩 버리어 겨자씨가 다하여도 수명이 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와 같은 것이 만 분의 1도 못 되느니라. 이것이 그 무리들이니, 불법을 아는 이는 벗어남이 빠르리라. 사람이 낮에는 나쁜 짓을 하다가 밤에는 범하는 것이 없으면, 그 사람은 지옥에 들어가서 낮에만 괴로우며, 밤에는 죄악을 짓고 낮에는 범한 것이 없으면, 밤에 즐겁지 않음이 말할 수 없으니, 그러므로 불도(佛道)는 듣고 알아야만 하느니라.
020_1119_a_02L열여섯 번째 지옥은 말두건직호(末頭乾直呼)라 하는데, 말두건직호의 한 고통은 수건거의 20배에 해당하느니라. 그곳의 사람은 키가 크고 몸집도 크며, 수명은 겨자씨 12,384섬(斛]을 백 년마다 하나씩 버려서 겨자씨가 다하여도 수명이 다하지 않느니라.
열여덟 번째 지옥은 침막(沈莫)이라 하는데, 침막의 한 고통은 구포도의 20배에 해당하느니라. 그곳의 사람은 키가 크고 몸집도 크며, 수명은 겨자씨 65,136섬을 백 년마다 하나씩 버려서 겨자씨가 다하여도 수명은 다하지 않느니라. 매우 춥고 또 괴로워서 이루 말할 수 없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모두가 다른 지옥보다 만 배나 더하여 고통이 견디기 어려우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을 어찌 귀신이 지킬 수 있겠는가. 열여덟 가지 지옥은 거처가 어두운데, 부처님께서 처음 태어나실 때에 하늘과 땅과 32천(天)과 열여덟의 지옥이 모두 밝았으며, 부처님께서 처음 도를 얻으셨을 때 다시 한 번 밝았고, 부처님께서 범천(梵天)의 조회[朝]를 받으셨을 때 다시 한 번 밝았고,
사람이 선(善)을 한 것이 많은 이는 하늘에 오르고, 악(惡)을 한 것이 많은 이는 지옥에 들어가거나 혹은 축생(畜生)이 되느니라. 불도를 알면 죽지 않고, 소인(小人)일지라도 반드시 오래 사니, 다만 불도를 자주 듣기만 하고 배우지 않고 살거나, 착한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거나, 착한 일을 듣지 않더라도 근심과 걱정을 여의리라.
불도를 비웃는 이는 지옥에 들어감이 깊으리니, 부처님께서 그러므로 그르다 하셨느니라. 사람이 나쁜 짓을 함을 기뻐하며, 꾸짖고 욕하는 악구(惡口)를 늙도록 그치지 않으면, 천신(天神)이 미워하여 금수(禽獸)로 만들어서 축생의 혈기(血氣)와 벌레나 짐승의 자손이 되어 정랍(正臘)1)에 집으로 올라가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착한 일을 하지 않으면 인류(人類)를 버리고 벌레와 축생과 무덤 위의 귀신이 될 것이니, 이들이 어찌 귀신의 음식을 얻으리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선(善)을 하면 하늘에 태어나고, 뒤에 다시 태어나면 인간의 형상을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