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1164_b_01L불설자애경(佛說自愛經)
020_1164_b_01L佛說自愛經


동진(東晉) 축담무란(竺曇無蘭) 한역
김성구 번역
020_1164_b_02L東晉天竺三藏竺曇無蘭譯



이와 같이 들었다.
020_1164_b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시었다.
그때에 국왕이 부처님에게로 가다가 멀리서 절을 보고 수레에서 내려 일산을 물리치고 칼을 풀고 신을 벗고 팔을 맞잡은 채 곧바로 나아가 온몸을 땅에 엎드리고 부처님의 발 앞에 예배한 뒤 꿇어앉아 여쭈었다.
“바라옵건대 내일 네거리에서 부처님과 스님 여러분을 모시고 약간의 음식을 보시하여 널리 어리석은 백성으로 하여금 부처님이 지극히 높으신 것을 알게 하고, 그 의식(儀式)을 보고 후세에 전하는 법칙을 삼도록 하옵소서. 바라건대 중생들로 하여금 귀신의 요망한 고혹[蠱]을 멀리하고 모두가 5계(戒)를 받들어 나라의 환난(患難)을 소멸하도록 하옵소서.”
020_1164_b_0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國王詣佛所遙見精舍下車卻蓋解劍脫履拱手直進五體投地稽首足下卻長跪白願以來日於四街道請佛及僧施設微食普令愚民知佛至尊睹其儀式傳世爲則使衆生遠鬼妖蠱悉奉五戒以消國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참으로 훌륭하다. 대개 국왕이란 마땅히 밝은 지도[導]로써 백성을 다스리고, 도로써 오는 세상의 복을 구해야 하느니라. 내가 옛날에 국왕이 되었을 때에도 부처님과 사문(沙門)과 바라문[梵志]을 받들었으며, 항상 네 가지 평등한 마음과 6바라밀을 행하여 부지런히 부처님을 드높고 위가 없으신 분으로 여기었느니라.”
020_1164_b_11L世尊曰善哉善哉夫爲國王宜有明導率民以道請求來福吾昔爲王亦奉諸佛沙門梵志常行四等六度勤以致佛巍巍無上
왕이 여쭈었다.
“지극하시고 참되니 진실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사옵니다. 대지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열매를 얻을 수 없사온데 저는 부처님의 은혜를 입사와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났고, 여자가 아닌 남자로서 여섯 감관[六情]을 완전히 갖추었사옵니다. 큰 복이 모여서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를 만났사오니, 성대하게 밝은 법화(法化)가 저의 나라에 있사옵니다. 착한 일 쌓은 것이 헤아릴 수 없사오니, 물러가서 정성껏 공양을 차리게 하여 주옵소서.”
020_1164_b_14L王曰至眞誠如佛教夫不種核無緣獲其果吾受佛恩生世爲人去女卽六情完具景福之會値佛處世明法化在於吾國積善難量乞退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참으로 훌륭하다.”
世尊曰善哉善哉
020_1164_c_02L왕은 곧 궁으로 돌아가서 한길을 고르게 다듬으니 높고 낮은 데가 평평하게 되었고, 휘장과 차일을 치고 번기와 당기를 세우는 한편, 네거리에서 절 문턱까지 길가에 난간을 치고, 등을 달아 별같이 하고, 여섯 자[步]마다 향로를 두고, 하늘의 음악과 뭇 광대는 부처님의 지극히 높으신 영혼과 사문의 맑고 곧은 덕행을 노래하고 찬탄하였다. 꽃과 가지가지 보배를 뿌리니어지러이 비가 내리는 것 같고, 향기로운 물을 땅에 뿌리고 다시 긴 꽃 초석을 깔았다. 왕은 스스로 밤을 새워 음식을 마련하고, 몸소 나아가 부처님을 맞으려 땅 위에 머리를 조아리고 꿇어앉아 여쭈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큰 자비를 드리우시고 그림자를 나타내시어 많은 중생을 제도하시옵소서.”
020_1164_b_19L王卽還宮平治大道高下齊平廣設帳幔豎諸幢幡自彼四衢至精舍門挾道欄楯羅燈如星步有香爐天樂衆伎歌佛至尊之靈咨嗟沙門淸貞之德散華雜寶紛紛如雨香湯灑地卻敷綩綖王親通夜手自爲饌身往奉迎稽首于地長跪曰願世尊垂大慈現影則濟衆
부처님께서 일어나서 법복(法服)을 입으시고, 모든 사문과 함께 네거리로 가시니, 왕과 신하들이 좌우에 모시고 따랐다. 부처님께서 자리에 앉으시니, 부인과 태자들은 모두가 머리를 조아려 땅에 대고, 옷을 걷고, 버선을 벗고, 물로 씻은 뒤에 손수 음식을 내었다. 부처님께서 공양을 마치시니, 머리를 조아리고 여쭈었다.
“지금 많지 않은 음식을 베푼 공덕으로 하늘ㆍ사람ㆍ귀신ㆍ용ㆍ날파리ㆍ벌레들까지가 모두 세세생생(世世生生)에 부처님과 법과 스님네를 만나며, 세상의 더러움을 버리고, 불법의 진정(眞正)함을 품게 되기를 바랍니다.”
020_1164_c_06L佛起著法服與諸沙門俱之四衢王及群臣翼從左右佛至就座夫人太子皆稽首于地攘衣跣韤行澡水已手自斟酌佛飯畢稽首曰今設微食願天人蜎蜚蚑行蠕動之類世世逢佛逢法逢沙門衆去世穢臊懷佛正眞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왕은 백성의 부모이니 자비로써 가꾸고 큰 지혜로써 이끌면 소원을 반드시 이루리라.”
020_1164_c_12L佛言善哉王爲民父母之以慈導以大明所願必得
왕이 여쭈었다.
“천하의 백성들이 헤어질 때에는 스스로 사랑하라[自愛] 하오니, ‘스스로 사랑하는 것’에 요점이 있사옵니까?”
020_1164_c_13L王曰地之民當別之際咸曰自愛自愛之其有要乎
020_1165_a_02L부처님께서 칭찬하시면서 말씀하셨다.
“참 잘 물었도다. 사람이 세상에 있으되 마음으로 독한 생각을 품고, 입으로 독한 말을 하며, 몸으로 독한 업을 행하니, 이 세 가지는 마음과 몸과 입에서 나와서 함께 어울려 악을 이루어 중생에게 더하여지느니라. 중생이 독을 입으면 원한을 품고 마음으로 맹세하여 갚고자 하니, 때로는 이 세상에서 얻기도 하고, 때로는 목숨을 마친 뒤에 영혼이 하늘에 올랐다가 내려와서 갚기도 하느니라. 사람들과 축생과 귀신과 지옥이 서로서로 상극(相剋)이 되는 것은 모두가 숙명(宿命)이요, 공연히 나는 것이 아니니라. 몸의 셋과 입의 넷과 뜻의 셋에 악이 없거늘 어리석은 이가 방자하여 어버이에게 효도하지 않고, 귀신과 요망한 것을 공경하여 받들며, 음란하게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려 하천(下賤)한 흐름으로 나아가서 몸이 위태하고, 종족이 멸하는 데 이르며, 죽어서는 태산(太山:지옥)의 뜨거운 불길 속에 들어가 혹형을 당하고, 영원히 사람의 몸을 잃고, 부처님을 떠나며바른 법을 멀리하고, 사문의 맑고 깨끗한 계를 즐기지 않고, 항상 어리석음과 어울리니, 이것이 위태로운 재앙을 즐기는 것으로, 스스로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020_1164_c_15L世尊嘆曰善哉問也夫人處世心懷毒念口施毒言身行毒業斯三事出于心唱成其惡以加衆生衆生被毒卽結怨恨誓心欲報或現世獲或身終後魂靈昇天卽下報之人中畜生太山更相剋賊皆由宿命非空生也身三口四意三無惡愚者恣之不孝其親敬奉鬼妖婬亂酒悖就下賤之濁以致危身滅族之禍入太山湯火之酷長不獲人身去佛遠正不樂沙門之淸戒常與愚會謂樂危亡之禍不自愛者也
왕이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계율은 옳고도 옳으신 말씀이옵니다. 바라옵건대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듣고자 하오니, 그 법칙이란 무엇입니까?”
020_1165_a_04L王曰唯佛教誡願聞自愛其則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스스로 사랑하는 법은 먼저 삼보(三寶)에 귀의하고, 법으로써 부모를 봉양하며, 사람과 중생을 사랑하고, 어리석은 이를 불쌍히 여기며, 바른 것을 보면 기꺼이 나아가고, 평등하게 보호하며, 편안하게 중생을 제도하여 이렇듯 네 가지 은혜를 베풀어 궁색한 이에게 보시하면 중생은 원망함이 없고, 모든 하늘이 보살피고 길러 주어 어떤 재앙도 더해지지 않으며, 감옥과 날카로운 칼과 모든 독기가 소멸되고, 어버이가 편안하고 친족이 번성하며, 살아서는 재앙이 없고, 죽어서는 하늘에 태어나서 항상 밝은 것과 합하리니, 이것이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이니라.”
020_1165_a_05L佛言自愛之法先三自歸以法飬親慈愛人物悲愍愚惑見正喜進平等普護安濟衆生施斯四恩布施窮乏衆生無怨諸天祐育衆橫不加牢獄利劍諸毒消歇親安族興生無災患死得上天常與明會斯謂自愛者也
왕이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계율은 옳고도 옳으신 말씀이옵니다.”
020_1165_a_11L王曰善哉唯佛教誡
“진실로 실천이 높고 어진 사람은 맑고 곧게 참됨을 지키어 더러운 이익과 간사한 쾌락으로 마음을 더럽히지 않고, 입으로 네 가지 말을 않고, 세 가지 흉한 일을 몸에서 멀리하여 위태로운 목숨을 온전하게 지켜 나가니, 모든 부처님이 소중하게 여기신 바이니라. 어버이가 편안하고, 친족이 번성하며, 마침내는 하늘에 태어나서 항상 복덕과 만나리니, 이것이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自愛者]이니라.”
020_1165_a_12L誠高行賢者貞守眞穢利邪樂不以染心口四不三凶遠身危命全行諸佛所珍安族興終得上天常得福會斯謂自愛者也
왕이 여쭈었다.
“훌륭하시옵니다. 부처님의 참된 가르치심이여.”
王曰善哉唯佛教眞
“모든 고통이 어지러이 더해지더라도 참고 말하지 않으며, 사랑하고 측은한 마음으로 그를 불쌍히 여기며, 처음과 끝까지 구제하여 정진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삼보를 계승하여 안과 밖을 고요하게 하며, 도의 근원을 생각하고 넓고 깊이 성스러운 갈래를 관찰하며, 참된 말씀으로 밝게 교화하고 어버이에 효도하고 자기를 제도하며, 무리를 그렇게 이끌어 항상 복과 만나나니, 이것이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이니라.”
020_1165_a_16L衆毒撗忍默不說慈惻愍彼終始濟之進不怠紹心三尊外靜內寂殖念道深觀聖趣明化眞言孝親濟已衆使然常與福會斯謂自愛者也
왕이 여쭈었다.
“훌륭하시옵니다. 부처님의 참된 가르치심이여, 관찰할 이가 헤아릴 수 없겠나이다.”
020_1165_a_20L善哉唯佛教眞觀者無數
020_1165_b_02L그때에 두 장사꾼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생각하였다.
‘부처님의 몸은 열여섯 자고, 붉은 금빛의 연꽃 같으시며, 정수리에 살 상투가 있으시고, 목에는 햇빛이 있어서 드높음이 말로 다할 수 없으시구나. 부처님은 제왕(帝王)과 같으시고, 사문은 충신과 같구나. 부처님이 밝은 법을 베푸시면 사문들이 외우고 선전하니, 이는 제왕인 것이 분명하다. 부처님이 거룩하신 줄 이제야 알겠구나.’
부처님께서 그의 생각을 아시고 자세히 굽어보시니,그 사람은 마음이 기뻐져서 마치 보물을 얻은 것과 같았다. 다른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임금은 어리석구나. 한 나라의 임금이면서 다시 무엇을 구하려는가. 부처라는 이는 소와 같고, 제자는 수레와 같도다. 소가 동서남북으로 수레를 끄는 것과 같이 부처도 그러하구나. 그대에게 무슨 도가 있기에 뜻을 굽히어 받드는가.’
부처님께서 그에게 나쁜 생각이 있으니 반드시 재앙을 받을 줄 아시고 슬픈 표정으로 굽어보시니, 그 사람은 마음이 두려워져서 무엇인가를 만난 것 같았다.
020_1165_a_21L時有兩商人一人念曰佛身丈六華色紫金頂有肉髻項有日光巍巍難言佛如帝王沙門猶忠臣佛陳明法沙門誦斯王明矣知佛可尊佛知其念視之其人心喜喜如獲寶其一人念斯王愚惑爾爲國主將復何求佛者若牛弟子猶車彼牛牽車西南北佛亦猶然子有何道屈意奉之乎佛知其有惡念必獲其殃然愍之其人心懼若有所遭
두 사람이 함께 가다가 30리 밖에 머무르면서 술을 마시는데, 때마침 싸움이 벌어져서 어지러웠다. 착한 생각을 했던 사람에게는 사천왕(四天王)이 착한 신을 보내어 보호하였고, 독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비방한 사람은 지옥의 귀신이 창자에 술이 들게 하여 불이 온몸을 태우는 것 같았다. 뛰어나가 길에 누웠다가 굴러서 수레바퀴 자국 속으로 들어가니, 새벽에 장사꾼들의 5백 수레가 지나가면서 치어 죽였다. 벗이 찾다가 발견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나도 이제 늙었으니,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아무래도 물건을 취하는 것은 의롭지 못한 일이라 여겨, 몸은 가볍게 하고 재물은 버리고서 길을 떠났다.
점점 멀리 이르러 사위국에서 멀어지기 수만 리에 이르렀다.
020_1165_b_08L二人俱去三十里停宿沽酒飮之共平屬事之紛紛其善念者四王遣善神護焉毒心謗佛者太山鬼令酒入腸猶火燒身出停路臥卽宛轉落車轍中有商人車五百乘轢殺之焉伴求而其然曰吾衰矣還國見疑取物去爲不義遂輕身委財而逝展轉遠邁去舍衛數萬里
한 나라가 있었는데 국왕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태자가 없었다. 참서(讖書)에 이르되 ‘중앙 지방에 미묘한 사람이 있으니, 마땅히 이 땅의 왕이 되리라’ 하였다. 대신들이 모여 의논하기를 ‘나라에 임금이 없는 것은 사람에게 머리가 없는 것과 같으니, 시간이 너무 지난 뒤에 세우기는 어려운 일이다. 돌아가신 왕에게 말이 있는데 항상 왕에게 절을 했으니, 만일 임금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말이 무릎을 굽힐 것이다’ 하였다. 모두가 좋다 하고, 곧 임금의 수레를 치장하여 왕의 옥쇄[印綬]를 수레 위에 싣고, 떠들썩한 거리로 나아가니 이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장사꾼도 나와서 보고 있었는데 태사(太史)가 말하였다.
“저기에 누런 구름의 일산이 있으니, 상서로운 기운이다.”
020_1165_b_16L有一國國王崩無太讖書云中土有微人當王斯土僚議曰國之無君猶體之無首難以久立也故王有馬常爲王禮若有任王者馬必屈膝僉曰大善卽具嚴駕以王印綬著車上人馬塡路觀者莫不揮涕商人亦出觀國太史曰彼有黃雲之蓋斯者氣也
020_1165_c_02L신령한 말이 곧장 나아가서 상인의 발을 핥으니, 신하들이 모두 기뻐하면서 향탕(香湯)으로 목욕을 시키고 왕으로 모신 뒤에 모두가 신하되기를 맹세하였다.
왕이 말하였다.
“나는 본래 장사꾼으로서 백성에게덕이 없으니, 임금의 지위를 맡을 수 없노라.”
신하들이 말하였다.
“하늘이 덕 높으신 어른을 주시니, 신령한 말이 무릎을 꿇었나이다.”
그리하여 왕은 드디어 왕궁에 거처하였다. 나라의 정사(政事)를 보살피면서 깊이 생각하기를 ‘나는 작은 선행(善行)도 한 일이 없는데 어떻게 이런 복을 얻었을까? 반드시 부처님의 은혜로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하였다. 새벽에 어좌(御座)에 앉아 부처님의 더할 나위 없는 성스러움을 찬탄하고 뭇 신하와 함께 사위국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하였다.
“미천한 사람이 부처님의 도우심을 받아 임금이 되었사오나 이 땅에서는 여러 대를 전하도록 부처님이 계신 줄 알지 못하여, 세상에 전하는 글에서조차 그런 기록이 없사옵니다. 바라옵건대 큰 광명으로써 이 나라 사람의 귀 먹고 눈 먼 것을 열어 주시옵소서. 바라옵건대 내일은 청정한 무리와 함께 이곳에 강림하시와 한 때나 석 달을 머물러 주옵소서.”
020_1165_b_23L神馬直進屈膝舐商人足群臣欣豫香湯澡浴拜爲國王僉然稱臣王曰余本商人無德於民不任天位也群僚曰天授有德神馬屈膝於是遂處王宮聽省國政深惟曰余無微善何緣獲此必是佛恩使之然也晨在御座歎佛無上之率諸群僚向舍衛稽首曰賤人蒙世尊潤獲爲人王斯土傳世不知有佛流俗之書亦無記焉願以大明開斯國人之聾盲明日願與應眞衆垂意顧斯一時三月
부처님께서 아난다와 모든 비구에게 분부하셨다.
“내일은 저 왕이 청하니, 모두가 천천히 변화하여 거룩한 위덕을 나타내 그 나라의 백성들이 모두 보도록 하여라.”
모든 하늘이 부처님께서 그곳에 이르러 교화하신다는 말을 듣고, 무리를 거느리고 노래로써 공덕을 찬탄하며, 보배로운 휘장과 번기와 당기를 마련하고, 꽃을 화려하게 뿌리니, 광명과 빛이 사람에게 비치었다. 부처님과 아라한들이 모두 정전(正殿)에 앉으시니, 왕은 사위국의 왕이 공양하는 법에 따라 몸소 음식을 권하였다. 공양이 끝난 뒤에 작은 의자[机]를 갖다 부처님 앞에 앉으니 부처님께서 널리 법을 말씀하시었다.
020_1165_c_11L佛告阿難勅諸比丘明日彼王請皆當徐徐變化現神尊令其國民咸共睹焉諸天聞佛至彼教化相率導從作樂歌德寶帳幢幡華下紛紛光色燿人佛及應眞皆坐正殿王案舍衛國王供飬明法身自斟酌畢以小机於佛前坐佛廣說法
020_1166_a_02L왕이 여쭈었다.
“저는 본래 미약한 사람으로 아무런 훌륭한 덕이 없사온데 무슨 인연(因緣)으로 이런 자리를 얻었사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옛날에 저 왕이 여래에게 밥을 베풀 때 왕은 생각하기를 ‘부처님은 국왕과 같고, 사문(沙門)은 신하와 같다’ 하였으니, 왕은 이러한 공덕(功德)을 심었기 때문에 이러한 과보를 얻었고, 다른 한 사람은 ‘부처는 소와 같고 제자는 수레와 같다’ 하여 스스로 수레에 깔리는 씨를 심어 지금은 지옥에서 불 수레에 깔리고 있으니, 스스로가 그러한 과보를 얻었느니라. 왕이 용맹하고 굳세어서 이를 얻은 것이 아니니라. 착함을 지으면 복이 따르고, 악을 밟으면 재앙이 따르나니, 마치 메아리가 소리에 응하는 것과 같으니라. 착하고 악한 것은 소리와 같으니 하늘과 용과 귀신의 하는 바가 아니며, 조상의 영혼이 하는 일도 아니고,짓는 이의 마음이 몸과 입을 통해 이루는 것이니라.”
020_1165_c_17L王曰吾本微人素無快德何緣獲斯佛告王曰昔彼王飯佛王心念言佛如國王沙門猶臣下王種斯栽今自獲其果彼一人云佛若牛弟子如車自種車轢之栽今在太山爲火車所自獲其果也非王勇健所能致矣爲善福隨履惡禍追響之應聲善惡如音非天神所爲非先靈所爲造之者心成身口矣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佛說偈曰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되니
마음이 상전(上典)이 되어 마음을 부리네.
마음속에 죄악을 일으키어서
말로써 나타내고 행동하면
020_1166_a_03L心爲法本
心尊心使
中心作惡
卽言卽行

괴로움의 과보가 스스로 따라서
수레바퀴 자국에 치어 죽으리라.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어서
마음이 상전이 되어 마음을 부리네.
020_1166_a_05L罪苦自追
車轢于轍
心爲法本
心尊心使

마음속에 착한 일을 생각하여서
말로써 나타내고 행동하면
복덕과 쾌락이 스스로 따르는데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과 같으리라.
020_1166_a_06L中心念善
卽言卽行
福樂自追
如影隨形

부처님께서 다시 왕에게 말씀하시었다.
“온갖 죄악 가운데 가장 무거운 것이 다섯 가지 있으니, 효도하지 않고 충성하지 않으며 부모를 죽이거나 임금을 죽이어 집을 멸망케 하고, 나라를 어지럽히는 것이 무거운 죄의 첫째이니라.
아라한의 행은 공(空)을 얻지만 생각 없는 선정[無想定]으로써 부처님과 뜻을 같이 하여 중생을 건지려 하지 않고, 어리석게 그를 향하는 것이 무거운 죄의 둘째이니라.
020_1166_a_07L世尊又告王曰衆惡之罪最重有五不孝不忠殺親殺君家滅國亂重罪一也羅漢之行得空不願無想之定與佛齊意拯濟衆生而愚向之重罪二也
부처는 온갖 죄악이 다하고, 큰 복을 모두 성취하여 10력(力)과 상호(相好)로써 중생을 법답게 인도하며 자비와 기뻐함과 보호하는 마음이 자비한 어머니보다 더 하거늘 어리석게 비방하는 것이 무거운 죄의 셋째이니라.
맑고 깨끗한 사문은 뜻이 맑고 행실이 높으며, 경법(經法)을 가슴에 품고 부처님을 도와서 어리석은 이를 교화하며, 모든 부처님을 이음으로써 중생들이 제도를 얻는 것은 모두가 승가(僧伽)에 의하는 것인데, 편벽하고 아첨한 이가 서로 얽히어서 화합하지 못하게 하느니라. 승가가 화합하지 못하면 정치의 법이 무너지고, 백성이 어지러이 달아나며, 정치가 망그러지고 백성이 달아나면 세 가지 나쁜 일이 일어나서 비구승(比丘僧)이 번거로워지니, 이것이 무거운 죄의 넷째이니라.
020_1166_a_12L佛者衆罪已畢景福會成相好十力法導衆生慈悲喜護心過慈母而愚惡謗重罪三也淸淨沙門志淸行高懷抱經法助佛化愚諸佛相紹衆生得度皆由衆僧佞讒交搆致不調僧不調政法毀民狂走政法民狂走者三道興惱比丘僧重罪四也
부처님의 도량(道場)에 있는 보물과 물과 흙은 중생들이 붉은 마음으로 삼보에 바친 것이거늘 어리석은 사람이 망그러뜨리거나 훔치니, 이것이 무거운 죄의 다섯째이니라.
이 다섯 가지 죄를 범하면 죄가 청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자신을 죽이고 스스로 종족을 멸하며, 스스로 지옥에 든다고 하느니라. 다섯 가지 죄의 무거움은 수미산보다 무거우니 삼가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020_1166_a_19L佛之尊廟寶物水土衆生赤心以貢三尊愚人或毀盜之重罪五也犯斯五者罪無請謂之自殺身自滅族自投太山火矣五罪之重重於須彌愼無犯焉
020_1166_b_02L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시니, 왕과 모든 신하가 수다원(須陀洹)1)을 얻고, 5계(戒)를 받아 청신사(淸信士)가 되었으며, 국민들 가운데 사문이 된 이와 계를 지니어 청신사가 된 이가 있었다. 드디어 5계와10선(善)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니, 모든 하늘이 보호하여 나라는 번성하였고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과 왕과 백성이 모두 기뻐하였다.
020_1166_a_23L佛說經竟王及群臣皆得須陁洹受五戒爲淸信士國民有作沙門者守戒爲淸信士者遂以五戒十善爲國政諸天祐護國遂興矣黎民無不歡喜
佛說自愛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성문 4과(果)의 하나. 예류과(預流果)의 범명(梵名), 무루도(無漏道)에 처음 참례하여 들어간 지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