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1175_a_01L불설부인우고경(佛說婦人遇辜經)


걸복진(乞伏秦) 성견(聖堅) 한역
김철수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의 정사(精舍)에서 대비구들 1,250인과 함께 머물고 계셨다.
그때 어떤 사람이 아직 부인이 없었는데, 사위국을 방문하여 부인을 맞이한 다음 본국으로 돌아가 아들 둘을 두었다. 큰 아들은 일곱 살이었고, 둘째는 안고 다닐 정도의 어린아이였다. 부인은 다시 아이를 임신하였고 출산할 날이 가까워졌다. 인도[天竺]의 예속(禮俗)에는 부인이 산달에 이르면 부모의 나라로 돌아가 아이를 낳게 되어 있었다. 그때 남편과 부인은 소가 끄는 수레에 두 아들과 함께 올라타고 사위국을 향해 길을 떠났다. 길을 가는 도중에 식사를 하기 위해 쉬었는데, 그때 독사가 소의 다리를 빙 돌아 감았고 소는 마침내 죽고 말았다.
한편 남편은 소를 데리고 와 다시 수레에 메고 출발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소가 독사에게 물려죽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 뱀은 다시 소를 버리고 남편을 감아 물어 죽였다. 부인은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몸을 떨면서 하늘을 부르며 통곡했으나 어느 누구도 구하러 오지 않았다.
날이 저물 무렵 길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강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물가에는 방앗간이 있었고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부인은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기 때문에 도적들에 의해 겁탈당할 것이 두려워 수레를 버리고 두 아들을 데리고 물가에 이르렀다. 큰 아들을 물가에 남겨 놓고, 어린 자식만을 안고 물을 가로질러 반쯤 나아갔을 때 이리가 큰 아들을 공격했다. 아들은 어머니를 불러댔다. 부인이 다시 돌아보았을 때 그 아들은 이리에게 잡아먹히고 있었다. 부인은 놀라 당황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안고 있던 아이를 놓치고 말았다. 그 아이는 물에 빠져 떠내려 가버렸다.
부인은 더욱 괴로워하였고 그 상황에 미혹되어 정신이 없어지자 갑자기 물속으로 쓰러져 임신했던 자식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마침내 그 강물을 건넜을 때 그녀는 길을 가는 행인에게 물었다.
“저의 집에 계신 부모님은 편안하신지요?”
행인이 답하였다.
“어제 집에 불이 나 모두 타버리고 부모님도 다 돌아가셔서 남은 분이 없습니다.”
부인이 다시 행인에게 물었다.
“저의 시댁에 계신 시부모님들께서는 편안하신지요?”
행인이 답하였다.
“어제 극악한 도적들이 그 집을 약탈하였는데 시부모님들은 다 돌아가시고 온전하신 분이 없습니다.”
부인은 그 소식을 듣고 슬픔과 근심에 싸이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마음이 혼미해져 동쪽과 서쪽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나가버렸다. 그녀는 옷을 벗고 발가벗은 모습으로 정신이 미혹된 채 미쳐 뛰어다녔다.
길거리의 행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 매우 괴이하게 여겼다. 그녀가 몹쓸 병을 얻어서 귀신에 의해 시달리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고, 혹은 근심과 슬픔으로 미혹되어 정신을 잃은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천하다고 침을 뱉고 멀리 피해서 가는 이도 있었고, 혹은 불쌍하다고 동정하여 그녀를 가엾게 여기는 이도 있었다.
그 당시에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있는 정사(精舍)에 계셨다.
그때 그 부인은 그곳을 향해 달려 나아가 기수급고독원을 지나가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큰 집회에서 법을 설하고 계셨고, 네 무리의 제자들과 모든 천(天)ㆍ용(龍)ㆍ신(神) 등 시방 일체의 모든 이들이 다 경을 듣고 있었다.
“모든 부처님들의 법은, 맹인이 부처님을 알면 눈을 얻을 수 있고, 귀머거리는 들을 수 있으며, 말 못하는 이는 말을 할 수 있고, 병이 난 이는 치유될 수가 있으며, 몸이 여위고 약한 이는 강하고 건장하게 될 수 있고, 독에 의해 피해를 입어도 그 독이 작용할 수 없으며, 마음이 어지러운 이는 삼매[定]를 얻을 수 있다.”
그때 부인은 부처님의 모습을 바라보고 마음이 안정되어 더 이상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모습이 나체인 것을 알고 부끄러워 땅에 엎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을 불러 옷을 가져다 부인에게 주도록 하였다. 아난은 즉시 말씀을 받들어 옷을 가져다 부인에게 주었다. 부인은 옷을 다 입고 나서 머리 숙여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린 다음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경을 설하셔서 죄와 복에 관해 말씀하셨다.
“인간의 수명은 무상(無常)하여 만나면 헤어지고, 태어나면 죽는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태어남도 없고 마치는 일도 없어 일체가 다 공한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스스로 지어 일으켰다가 멸하면서 계속적으로 5도(道)를 유전(流轉)한다. 비유하면 수레바퀴가 해체되었을 경우 수레바퀴가 본질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구르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 부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열리고 생각이 풀려 이해하게 되었고, 곧 위없이 바른 진실한 도의 마음[無上正眞道意]을 내었으며, 곧 불퇴전지(不退轉地)에 안립하였다. 근심과 슬픔이 제거되고 치유되어 마치 태양이 밝게 비추고, 한점 구름이 없는 것과 같았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경을 설하시자 네 무리의 제자들이 기뻐하였고, 여러 천ㆍ용ㆍ신(神)들이 머리 숙여 예를 표하고 물러갔다.
020_1175_a_01L佛說婦人遇辜經乞伏秦沙門聖堅譯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精舍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時有一人無婦往詣舍衛國娶婦自有兩子大子七歲次子孩抱母復懷軀欲向在產天竺禮俗婦人臨月歸父母國時夫婦乘車載二子當詣舍衛中路息幷牧牛時有毒蛇纏繞牛腳牛遂離圈其夫牛欲嚴發見牛爲毒蛇所殺蛇復捨復纏夫殺婦遙見之怖懼戰慄啼哭呼天無救護者日遂欲冥去道不遠有流河水水碓有家居婦迫日冥懼爲賊所劫棄車將二子到水畔留子著水邊抱小子渡水適到水半狼食其子子叫呼母母時還顧見子狼所噉驚惶怖懼失抱中子墮水流母益懊惱迷惑失志頓躓水中墮懷子遂便渡水問道行人我家母爲安隱不行人答曰昨家失火皆燒父母悉盡無餘又問行人我夫家妐爲安隱不行人答曰昨有劇賊傷害其家姑妐皆死無完在者其母聞之愁憂怖懼心迷意惑不識東西脫衣裸形迷惑狂走道中行人見大怪之謂得邪病鬼神所嬈乎或謂愁憂迷惑失志或有唾賤捨避之走有憐傷愍念哀之佛在舍衛祇樹給孤獨精舍婦馳走而往趣之祇樹園爾時世尊大會說法四輩弟諸天十方一切皆悉聽經佛之法盲者見佛皆得眼目聾者得瘂者能言疾病除愈尫劣强健毒不行心亂得定婦見佛意卽得不復愁憂自視裸形慚愧伏地呼阿難取衣與婦卽時受教則取衣與婦著衣竟稽首佛足卻坐一面卽說經爲現罪福人命無常合會有生者有死無生不終一切本空作起滅展轉五道譬如車輪已解本無不復起分婦聞佛言心開意解發無上正眞道意卽時得立不退轉愁憂除愈如日無雲佛說如是輩歡喜諸天神稽首而退佛說婦人遇辜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