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박가범(薄伽梵)께서는 왕사대성(王舍大城)의 죽림원(竹林園)에서 대비구[大苾芻] 대중들 500인과 함께 계셨다. 그 당시에 많은 비구들이 몸에 치질[痔病]이 나서 몸이 쇠약해지고 고통에 시달려 밤낮으로 지극한 괴로움을 받고 있었다. 그때 구수(具壽) 아난타(阿難陁)는 이런 사실을 알고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두 발에 머리를 숙여 예를 올린 다음 한쪽에 서서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왕사성에 있는 많은 비구들이 몸에 치질이 생겨 몸이 쇠약해지고 고통에 시달려 밤낮으로 괴로움을 받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치질을 어떻게 하면 치료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치질을 치료하는 경[療痔病經]을 듣고 읽고 외우고 받아 지녀 마음속에 깊이 새겨 잊지 말며,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널리 베풀어 설하도록 하라. 그러면 이 모든 치질이 다 차도가 있을 것이다. 즉 풍치(風痔)ㆍ열치(熱痔)ㆍ음치(癊痔)ㆍ삼합치(三合痔)ㆍ혈치(血痔)ㆍ복중치(腹中痔)ㆍ비내치(鼻內痔)ㆍ치치(齒痔)ㆍ설치(舌痔)ㆍ안치(眼痔)ㆍ이치(耳痔)ㆍ정치(頂痔)ㆍ수족치(手足痔)ㆍ척배치(脊背痔)ㆍ시치(屎痔)와 몸의 마디마다 생기는 여러 가지 치질 등, 이와 같은 치질은 모두 다 마르고 떨어져 소멸하여 결국 틀림없이 차도가 있을 것이니, 모두 꼭 이와 같은 신묘한 주문을 송하여야 하느니라.” 이윽고 곧 주(呪)를 송하셨다.
“아난타야, 이곳으로부터 북쪽 방향으로 커다란 눈 덮인 산[大雪山王:히말라야 산맥]이 있는데, 그곳에는 난승(難勝)이라는 큰 사라수(莎羅樹)가 있다. 이 나무는 세 종류의 꽃을 가지고 있으니, 첫째는 갓 피어난 것이고, 둘째는 원만하게 활짝 핀 것이며, 셋째는 마른 것이니라. 마치 그 꽃이 말라 떨어질 때처럼 내가 언급했던 온갖 치질병도 이와 같이 될 것이다. 다시는 피가 나지 않고, 또한 고름도 흐르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고통이 없어지고 모두 말라 나을 것이니라. 또한 만약 항상 이 경을 외우면, 숙주지(宿住智)를 얻어 과거 일곱 생(生)의 일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며, 주법(呪法)을 성취할 것이다. 사바하[莎訶].2)” 이윽고 곧 주(呪)를 송하셨다.
다냐타점몌 점몌샤점몌 점마니샤점니 사바하3) 怛姪他占米 占米捨占米 占沒你捨占泥 莎 訶 부처님께서 이 경전을 설하시고 나자, 그때 구수(具壽) 아난타와 많은 대중들이 모두 기뻐하면서 믿고 받아들여 받들어 행하였다.
2)범어로는 svāhā이다. 진언이나 다라니의 결구(結句)로 쓰이며, 사바하(沙婆訶) 또는 살바하(薩婆訶) 등으로 음역되기도 한다. 『인왕경염송의궤』 하권에 따르면 사바하란 성취ㆍ길상ㆍ원적(圓寂)ㆍ식재(息災)ㆍ증익(增益)ㆍ무주(無住)의 뜻이 있다고 한다. 『대일경소』제6권에 따르면 사바하(莎訶)란 온갖 장애를 때려 부수어 물리쳐 흩어지게 한다는 의미로서, 마(魔)를 쳐부순다는 뜻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