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1235_a_01L불설약교계경(佛說略敎誡經)


대당(大唐) 의정(義淨) 한역
송성수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실라벌성(室羅伐城:사위성)의 서다림(逝多林) 급고독원(給孤獨園:기수급고독원)에서 한량없는 비구[苾芻] 대중과 함께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나의 법 가운데 적은 욕심으로 만족할 줄 알며 목숨을 유지하는 일이 있다. 이를테면 나의 제자가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걸식해 살아가는 것인데, 세간의 우매한 사람들은 이것을 업신여긴다. 깨끗한 마음을 지닌 선남자가 세속을 벗어나고 집을 떠나 이 일을 수행하는 것은 왕난(王難)의 핍박 때문이 아니며, 도둑이 두렵거나 빚에 쪼들려 살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도 아니다. 다만 발심해서 생로병사와 근심ㆍ슬픔ㆍ고통ㆍ고뇌에 싫증을 내어 벗어나려고 하기 때문이며, 괴로움의 덩어리와 번뇌의 결박을 끊고 끝까지 없애고서 해탈을 구하려 하기 때문이다. 너희들이 어찌 이러한 일 때문에 출가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때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해탈하기 위해 출가를 원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아, 죄악을 짓는 한 무리의 비구가 있다. 그들은 비록 출가는 했지만 성품에 탐심과 더러움이 많아 5욕의 대상을 깊이 사랑하고 집착하며, 혹은 성을 내기도 하고 나쁜 생각들을 하기도 한다. 마음은 항상 방일하여 부지런히 자신을 채찍질하지 않으며, 늘 망령된 생각이 많아 선정의 문을 익히지 않고 모든 경계를 반연해 못된 일이나 즐기며 훌륭한 행을 희망하지 않으니, 끝내 얻을 것이 없을 것이다. 이런 나쁜 사람들은 무엇과 같은가? 너희 비구들아, 비유로 말할 것이니 들어라. 마치 들판의 시체를 태우던 나무와 같으니, 양 끝이 모두 타고 중간 역시 더러워 이런 나무는 마을 사람에게도 들판에 사는 사람에게도 쓸모가 없다. 나는 이제 이것으로써 저 출가하고도 게으르고 어리석은 한 무리를 비유하겠다. 이들은 세속의 모든 쾌락한 일들을 버리고도 사문의 이치와 이익을 닦아 익히지 않으며, 항상 세 가지 착하지 않은 생각만 일으킨다. 이른바 5욕을 생각하고 성냄을 생각하고 속임을 생각하니, 이 세 가지 착하지 않은 생각은 무엇으로 인해 생기는가? 마땅히 알라. 이 모두는 무명(無明)이 인연이 되어 일어나는 것이니, 몸이 무너져 목숨을 마치면 3악취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부지런히 닦고 익혀 무명을 끊어 버려야 한다.
나는 바로 큰 스승이며, 너희는 바로 제자이다. 나의 가르침 안에서 중요한 일들을 이제 너희들을 위해 설명한 것은 크게 자비한 까닭이며, 불쌍히 여기는 까닭이며, 이익을 주려는 까닭이며, 수승한 즐거움을 얻게 하려는 까닭이다. 나의 가르침대로 너희들은 수행해야 한다.
숲속 난야(蘭若:아란야)의 나무 아래 있건 한데 있건 너희들은 잘 생각해야 하며 방일하지 말아야 하니, 뒷날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 나의 말대로 수행하면 반드시 해탈을 얻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비구 대중들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20_1235_a_01L佛說略教誡經大唐三藏義淨奉制譯如是我聞一時佛在室羅伐城逝多林給孤獨園與無量苾芻衆俱爾時佛告諸苾芻汝等當知於我法中少欲知足活命之事謂我弟子剃髮染衣持鉢巡家乞食自濟世閒愚人之所輕慢若有淨信善男子離俗出修行此事不爲王難所逼迫故爲賊怖負債驚恐不存活故但爲發於生病死生厭離故欲斷苦蘊煩惱纏縛盡其邊際求解脫故汝等豈非爲此事故而求出家諸苾芻白佛言世尊如是如是解脫故而求出家汝等苾芻如有一類罪惡苾芻雖復出家性多貪染五欲境深生戀著或起瞋恚生惡尋思心恒放逸不勤策勵常多妄念不習定門攀緣諸境樂下劣事不希勝終無所獲此之惡人猶如何等諸苾芻聽說譬喩如野田中焚死屍兩頭俱燒中閒穢污此木不堪聚落中人及野田人之所受用我今以此喩彼一類出家懈怠愚癡之人棄捨俗間諸快樂事沙門義利復不修習恒生三種不善思惟所謂思惟五欲思惟瞋害思惟欺誑此之三種不善思惟因何而起當知皆以無明爲因得生起身壞命終墮三惡趣是故汝等應勤修習除斷無明我是大師是弟子於我教中要略之事今爲汝由大悲故由哀愍故爲利益故勝樂故如我所說汝等應修若在山林蘭若樹下或露地汝可善思不應放逸勿於後時心生悔恨如說修行當得解脫爾時世尊說是語已諸苾芻衆歡喜奉行佛說略教誡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