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1236_a_01L불설비유경(佛說譬喩經)
020_1236_a_01L佛說譬喩經


대당(大唐) 삼장법사(三藏法師) 의정(義淨) 한역
020_1236_a_02L大唐三藏法師義淨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20_1236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실라벌성(室羅伐城)의 서다림(逝多林)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때에 세존께서는 대중 가운데서 승광왕(勝光王)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나는 지금 대왕을 위하여 간단히 한 가지 비유로써 생사의 맛과 그 근심스러움을 말하리니, 왕은 지금 자세히 잘 듣고 잘 기억하시오.
한량없이 먼 겁 전에 어떤 사람이 광야에 놀다가 사나운 코끼리에게 쫓겨 황급히 달아나면서 의지할 데가 없었소. 그러다가 그는 어떤 우물이 있고 그 곁에 나무 뿌리 하나가 있는 것을 보았소. 그는 곧 그 나무 뿌리를 잡고 내려가 우물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소.
그때 마침 검은 쥐와 흰 쥐 두 마리가 그 나무 뿌리를 번갈아 갉고 있었고, 그 우물 사방에는 네 마리 독사가 그를 물려 하였으며, 우물 밑에는 독룡(毒龍)이 있었소 . 그는 그 독사가 몹시 두려웠고 나무 뿌리가 끊어질까 걱정이었소 . 그런데 그 나무에는 벌꿀이 있어서 다섯 방울씩 입에 떨어지고 나무가 흔들리자 벌이 흩어져 내려와 그를 쏘았으며, 또 들에서는 불이 일어나 그 나무를 태우고 있었소.”
020_1236_a_04L一時薄伽梵在室羅伐城逝多林給孤獨園爾時世尊於大衆中告勝光王曰大王我今爲王略說譬喩諸有生死味著過患王今諦聽善思念之乃往過去於無量劫時有一人遊於曠野爲惡象所逐怖走無依一空井傍有樹根卽尋根下潛身井有黑白二鼠互齧樹根於井四邊有四毒蛇欲螫其人下有毒龍心畏龍蛇恐樹根斷樹根蜂蜜五滴墮口搖蜂散下螫斯人野火復來燒然此
왕은 말하였다.
“그 사람은 어떻게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 그 보잘것없는 맛을 탐할 수 있었겠습니까?”
020_1236_a_15L王曰是人云何受無量苦貪彼少
그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 광야란 끝없는 무명(無明)의 긴 밤에 비유한 것이요, 그 사람은 중생에 비유한 것이며 코끼리는 무상(無常)에 비유한 것이요, 우물은 생사에 비유한 것이며, 그 험한 언덕의 나무 뿌리는 목숨에 비유한 것이요, 검은 쥐와 흰 쥐 두 마리는 밤과 낮에 비유한 것이며, 나무 뿌리를 갉는 것은 찰나찰나로 목숨이 줄어드는 데 비유한 것이요, 네 마리 독사는 4대(大)에 비유한 것이며, 벌꿀은 5욕(欲)에 비유한 것이요, 벌은 삿된 소견에 비유한 것이며, 불은 늙음과 병에 비유한 것이요, 독룡은 죽음에 비유한 것이오. 그러므로 대왕은 알아야 하오. 생ㆍ노ㆍ병ㆍ사는 참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이니, 언제나 그것을 명심하고 5욕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하오.”
020_1236_a_16L爾時世尊告言大王曠野者喩於無明長夜曠遠言彼人者喩於異生象喩無常井喩生死險岸樹根喩黑白二鼠以喩晝夜齧樹根者喩念念滅其四毒蛇喩於四大蜜喩五蜂喩邪思火喩老病毒龍喩死故大王當知生老病死甚可怖畏應思念勿被五欲之所吞迫
020_1236_b_02L그리고 세존께서는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20_1236_b_02L爾時世尊重說頌曰

넓은 들판은 무명의 길이요
달리는 사람은 범부의 비유며
큰 코끼리는 무상의 비유요
그 우물은 생사의 비유니라.
020_1236_b_03L曠野無明路
人走喩凡夫
大象比無常
井喩生死岸

나무 뿌리는 목숨의 비유요
두 마리 쥐는 밤과 낮의 비유며
뿌리를 갉는 것은 찰나찰나로 줄어드는 것이요
네 마리 뱀은 네 가지 요소이다.
020_1236_b_05L樹根喩於命
二鼠晝夜同
齧根念念衰
四蛇同四大

떨어지는 꿀은 5욕(欲)의 비유요
벌이 쏘는 것 삿된 생각의 비유며
그 불은 늙음과 병의 비유요
사나운 용은 죽는 고통의 비유다.
020_1236_b_06L蜜滴喩五欲
蜂螫比邪思
火同於老病
毒龍方死苦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이것을 관찰하여
생(生)의 재미를 곧 싫어하라.
5욕에 집착 없어야
비로소 해탈한 사람이라 하느니라.
020_1236_b_07L智者觀斯事
象可厭生津
五欲心無著
方名解脫人

무명의 바다에 편한 듯 있으면서
죽음의 왕에게 휘몰리고 있나니
소리와 빛깔을 즐기지 않으면
범부의 자리를 떠나는 줄 알라.
020_1236_b_09L鎭處無明海
常爲死王驅
寧知戀聲色
不樂離凡夫

그때에 승광대왕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생사의 근심스러움을 듣자 일찍이 알지 못했던 일이라 생사를 아주 싫어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합장하고 공경하며 한마음으로 우러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큰 자비로 저를 위해 이처럼 미묘한 법의 이치를 말씀하였사오니, 저는 지금 우러러 받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오. 대왕이여, 그 말대로 실행하고 방일하지 마시오.”
020_1236_b_10L爾時勝光大王聞佛爲說生死過患得未曾有深生厭離合掌恭敬一心瞻仰白佛言世尊如來大慈爲說如是微妙法義我今頂戴佛言善哉善大王當如說行勿爲放逸
그때에 승광대왕과 대중들은 모두 기뻐하고 받들어 행하였다.
020_1236_b_15L時勝光王及諸大衆皆悉歡喜信受奉行
佛說譬喩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