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는데, 그때 어떤 기이한 비구가 교살라인 사이에 있는 숲속에 살았다. 그때 그 비구는 장자의 부녀자와 함께 놀아났다는 나쁜 소문에 휩싸였으므로 그 비구는 생각하기를, ‘내가 지금 다른 부녀자와 더불어 나쁜 소문이 난 것은 마땅하지 않으니, 이제 이 숲속에서 자살해야겠다’ 하였다. 그때 그 숲속에 있던 천신(天神)은 생각하기를, ‘악과 착하지 않음은 같지 않다. 이 비구는 계율을 어기지도 않았으며 허물도 없는데 숲속에서 자살하려고 하니, 내가 이제 가서 방편을 써서 일깨우리라’ 하고는 장자의 부녀자 몸으로 변화하여 비구에게 말하였다. “골목과 거리마다 세간 사람들이 나와 그대 사이에 나쁜 소문이 퍼지기를 ‘나와 그대가 서로 가까이하여 부정한 일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이왕에 나쁜 소문이 났으니, 이제 세속으로 돌아가서 서로 즐깁시다.” 이에 비구가 대답하였다. “마을의 네거리에서 나와 당신에 대해 나쁜 소문이 나기를 서로 가까이하여 부정한 일을 지었다고 하니, 나는 이제 스스로 목숨을 끊겠소.” 그때 천신은 다시 천신의 몸으로 되돌아와 게송을 읊었다.
나쁜 소문 많이 들리더라도 고행하는 이여, 참을지어다. 괴로움으로 자신을 해치지 말고 번뇌 또한 일으키지 말지어다.
소문 듣고 두려워하는 이는 바로 숲속의 짐승이요 또한 가볍고 조급한 중생이라 출가의 법을 이룩하지 못하네.
그대는 견디어 참을지어다. 어떤 나쁜 소문도 마음을 다잡아 굳게 머무는 것 이것이 바로 출가의 법일세.
남들의 말이 그대를 해칠 수 없고 다른 사람으로 인하여 아라한(阿羅漢)을 얻는 것도 아닐세.
법대로 하였음을 스스로 알면. 모든 하늘 또한 이를 알아주리라.
그때에 비구는 천신으로 인하여 깨우침을 받고 오로지 정진하고 사유하여 번뇌를 끊어 없애 아라한을 얻었다.